- 화웨이 이어 샤오미까지…중국 업체, 모바일 AP 시장 급부상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小米)가 중국 기업 최초로 3나노 공정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체 개발하여 내년부터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3나노 공정의 모바일 AP 개발을 완료하고 곧 양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샤오미는 중국 기업 최초로 3나노 공정 AP의 시제품 양산 단계인 '테이프아웃'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테이프아웃은 칩 설계 등을 마친 뒤 대량 양산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를 말한다.
당초 샤오미는 내년 상반기 4나노 공정 AP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기술 수준을 높여 3나노 공정 제품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가 3나노 AP 양산에 성공하면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3나노 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어서, 샤오미가 어느 업체에 생산을 맡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미디어텍·퀄컴 주도 모바일 AP 시장, 중국발 변수 등장
현재 미디어텍과 퀄컴이 주도하는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진입하면서, 내년부터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7나노 AP '기린9000s'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업체의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0%에서 올해 4%로 증가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경쟁력 확보 어려움…고객사 확보 차질 우려
현재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텍 31%, 퀄컴 29%, 애플 19%, 삼성전자 6% 순이다. 아직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대량 주문을 기반으로 AP 성능 수준을 빠르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500'을 양산할 예정이지만, 수율(양품 비율)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 진출하면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고객사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이 예상보다 빠르다"며 "삼성전자는 3나노 수율을 높이지 못하면 AP 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