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파든의 스파이-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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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소설 '더 파든의 스파이'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사진=김남수 작가 제공

 

하이브리드 소설  『더 파든의 스파이』는 은퇴한 스파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는 대의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 그 대의가 국가든 이념이든 정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대의의 깃발이 내려졌을 때 종종 스파이들은 버려진다. 때로는 제거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대의의 깃발이 다시 올랐을 때, 스파이는 그들을 버렸던 세상의 싸움에 다시 나선다. 스파이의 숙명이다.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동해안의 소도시에 은거하여 정원을 가꾸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대의의 깃발이 올랐다. 신물질 마약의 탄생을 막아 세상을 구해야 한다. 종래의 마약이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였다면 신물질 마약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강릉의 조그만 농장 정원 '더 파든'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힌두쿠시산맥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 부족장의 딸 '자흐라', 전 CIA 부국장으로 비정부기구 STC(Save the Cat)의 집행위원인 '코르맥 오로',,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물리학 교수이며 STC의 설립자인 '엘리아스 워드' 그리고 고양이 머리를 한 이집트 신 '바스테트'의 눈인 세상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스파이의 여정에 함께 한다. <편집자주>



더 파든의 스파이-프롤로그


그는 오늘 새벽에 또 그 꿈을 꾸었다. 대략 두 달 반 전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찾아오는 꿈. 그 고양이 두 마리가 농장 정원 ‘더 파든(The Farden)’에 나타난 즈음에 꿈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어떤 우연과 필연의 연결고리일 수도 있다는 그런 불안한 예감을 주는 꿈.


고대의 전쟁터에 있었다

아마 힌두쿠시 어디쯤일 것이다


하늘의 문은 닫히고 

땅의 어둠은 깊다


삼 주야를 싸웠다

투구가 깨어지고

갑옷의 줄도 잘렸다


피와 땀에 절은 가슴에

적장의 칼끝이 닿았다

이제 날카로운 칼은 

해진 옷을 뚫고 가슴을 헤집을 것이다


"지친 내 심장을 가져가라"


희미한 심장의 온기마저 사라지면

영혼은 서늘한 밤하늘에 이를 것이다

기우는 달과 푸른 별빛이 아득하리라


깃털처럼 가벼워진 영혼

이내 훌훌 나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가슴 먹먹한 나의 집으로


그리고 대의의 깃발을 들었던 그곳으로……



운명이 우리를 찾는가? 우리가 운명의 문을 여는가? 


내가 무엇을 선택하는 순간에도 운명의 길 위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곧잘 잊는다. 그러나 운명의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 운명에 끌려가지 않고 운명 속으로 담담히 걸어 들어가는 사람. '운명'을 '자유 의지'로 승화시키는 사람. 그리하여 운명을 자신의 서사로 만드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남기는 '운명적 서사'를 우리는 기억한다.


이제 나는 자신의 운명 속으로 담담히 걸어 들어간 어떤 전직 스파이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 전직 스파이가 누구인가요?" 


어쩌면 당신은 이렇게 묻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당신이 알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해두자.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사람일 수도 있겠고, 언젠가 당신이 읽었을 신문 기사의 배후에 존재하였던 익명의 헌신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SNS나 탐사보도 매체에 잠시 올랐다가 바로 사라져 버린(어디에서 기사 삭제에 개입했을 수도, 팩트 체크에 실패했을 수도 있는) 기사의 주인공이거나 외신 발 카더라 소식에 등장하는 인물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사실이냐고?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당신 주변에 있을 수 있는, 또는 있었던 일이라고  해두자.


어차피 이 이야기는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이니까.



■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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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든의 스파이>를 연재하는 김남수 작가. 사진=프로필

 

김남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GMU)에서 공부했다.

육군과 국가기관에서 31년간 국가의 업무에 봉직하였다.

 

은퇴 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있는 대학교에 강좌를 열고 본인이 태어난 마을이 바라보이는 강의실에서 학부와 대학원생들에게 테러리즘과 범죄정보에 대해 강의하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물려준 아담한 땅에 농장 정원 ‘더 파든’을 가꾸면서 가드닝 잡지에 정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제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섞어 사실 같으면서 사실 아닌 이야기를 꾸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허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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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 파든의 스파이'(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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