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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팔란티어 마피아,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권력 네트워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신생기업들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창업자 상당수가 팔란티어 출신이다. 팔란티어는 2003년 피터 틸과 알렉스 카프가 세운 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미군과 정보기관 프로젝트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까지 민감한 영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다섯 배나 뛰며 '안보와 빅데이터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 출신들은 단순한 퇴사자가 아니다. '팔란티어 마피아'라 불리는 이들은 스타트업 창업, 벤처 투자, 인재 영입, 정치적 영향력까지 행사하며 실리콘밸리의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난해 10월 팔란티어와 사우스파크 커먼스가 함께 연 행사에서도 '팔란티어 마피아'라는 표현이 공식 홍보 문구로 등장했다. 동문들은 왓츠앱, 시그널 대화방, 러시안 리버 캠핑 모임을 통해 긴밀히 교류한다. 350개 기업, 12곳 이상 유니콘 팔란티어에서 투자자관계 업무를 맡았던 루바 레시바는 지금 '팔루미니 VC(Palumni VC)'라는 벤처펀드를 운영하며 동문 기업에 투자한다. 그의 집계에 따르면 팔란티어 출신이 세우거나 이끄는 기업은 350곳이 넘고, 이 가운데 12곳 이상이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레시바는 팔란티어 동료들을 "사막이나 중서부의 한적한 공단에 던져져도 서버와 드라이버만 있으면 버티는 사람들, 고통을 견디며 일하는 집단"이라고 표현했다. 투자자 로스 푸비니는 2017년 발표 자료에서 "팔란티어가 차세대 창업자 집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팔란티어 출신 기업 10여 곳에 투자하며 "지난 1년간 이들에 대한 벤처 자금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현장 투입식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 팔란티어 출신들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독특한 조직 문화다. 이른바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 전략은 엔지니어를 고객 현장에 직접 파견해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이라크 전쟁터에서부터 네브래스카 오마하, 중동 오만의 프로젝트 현장까지 직원들이 투입돼 난제를 해결했다. 배리 맥카델은 2014~2018년 팔란티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BP의 글로벌 유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는 2주마다 앵커리지, 휴스턴, 스코틀랜드, 아제르바이잔을 오가며 현장 문제를 해결했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제안을 받을 만큼 우수한 엔지니어들을 현장에 투입한 것이 팔란티어의 마법이었다"고 회상했다. 2019년 창업한 헥스 테크놀로지스는 초기 멤버 대부분이 팔란티어 동문이었다. 맥카델은 동문 할로윈 파티에서 '곰' 분장을 하고 있다가 '벌'로 분장한 옛 동료를 만나 창립 디자이너로 영입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살인사건 수사 지원에서 25억 달러 기업으로 닉 누운은 팔란티어에서 군 특수작전 배치 프로젝트를 이끌며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 독일 등을 오갔다. 2017년 창업한 페레그린 테크놀로지스는 처음에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산 파블로 경찰과 데이터 분석 툴을 개선했지만, 곧 살인사건 수사까지 맡게 됐다. 기지국 신호, 과거 경찰 기록, 차량 번호판 데이터를 분석해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했고, 법정에서 직접 증언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경험은 회사의 정체성이 됐고, 올해 초 세쿼이아캐피털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25억 달러에 올랐다. 안보에서 헬스케어까지 확산 코비 블루멘펠트-간츠는 팔란티어에서 6년 동안 농업, 군사, 안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미 해병대와 함께 중동 사막과 동아시아 현장을 누볐다. 이후 그는 은퇴자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챕터(Chapter)'를 창업했다. 브라이언 심프와 트래이 스티븐스가 이끄는 앤듀릴 인더스트리도 팔란티어 출신이 만든 대표적 기업으로, 국경 감시와 군사 장비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미 국방부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네트워크의 빛과 그림자 팔란티어 마피아의 네트워크는 창업자들에게 자본과 인재를 빠르게 연결해 혁신을 앞당긴다. 하지만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특정 집단이 기회와 자원을 독점한다는 비판도 있다. 멜로디 힐데브란트, 개리 탄, 슈레야 머시 등도 이 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과 투자를 이끌며 팔란티어 마피아의 대표 얼굴로 떠올랐다. 팔란티어 마피아는 이제 실리콘밸리의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 중 하나가 됐다. 팔란티어 마피아는 단순한 인맥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딪힌 경험, 정부·산업과의 접점, 그리고 동문 네트워크가 결합해 권력 지형을 바꾸는 사례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기술 창업에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또한 자본과 인재가 순환하는 개방적 네트워크를 키워야 장기 경쟁력이 생긴다. [Key Insights] 팔란티어 마피아는 350개 기업과 12곳 이상의 유니콘을 배출하며 실리콘밸리 권력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 문화, 끈끈한 동문 네트워크, 정부·군사와의 접점이 결합해 정치와 경제 전반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Summary] 팔란티어 출신들은 '팔란티어 마피아'라는 이름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벤처투자, 정치권까지 장악하고 있다. 러시안 리버 캠핑과 메신저 모임 같은 교류망, 350개 기업 창업, 25억 달러 가치 기업 배출까지 결합해 새로운 권력 축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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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9월 0.25%p 금리인하 기대 93%⋯잭슨홀 파월 발언에 '촉각'
뉴욕증시의 시선이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잭슨홀 심포지엄으로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보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둔화하고 관세 영향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은 다음 달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3% 이상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번 심포지엄은 현지시간으로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며, 올해의 주제는 '전환기의 노동시장'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정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8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7월 주택 착공 실적 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와 캐나다·영국의 물가, 일본·뉴질랜드·인도네시아의 금리 결정 등 각국의 주요 정책 발표도 대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 결과 또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미니해설] 9월 인하 93% 선반영했지만…파월의 '강경 발언' 경계하는 월가 다음 주 잭슨홀 심포지엄은 글로벌 채권·외환·주식시장이 주목하는 최대 이벤트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들은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대와 다른 신호 나올 경우 주식·채권 되돌림 압력 IBKR의 스티븐 소스닉 시장전략가는 "올해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다시 '비둘기파 파월'을 기대하는데, 그가 강경한 메시지를 내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경고했다. 시장은 이미 9월 인하 가능성을 93.5%로 가격에 반영했지만, 잭슨홀에서 예상과 다른 신호가 나오면 주식과 채권 모두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주택건설주 랠리…'연준 인하' 시장 확신의 증거?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앤드루 슬림먼은 최근 주택건설주의 강세에 주목한다. 풀티그룹, 레너, 디알 호턴 등 대형 건설주는 지난주에만 4.2~8.8% 상승했다. 그는 "주택건설주의 랠리가 강해질수록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확신한다는 의미"라며 "잭슨홀에서 다른 신호가 나올 경우 조정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나친 부양 의지는 '경기 침체' 신호로 읽힐 위험 재너스핸더슨의 아슈윈 알랑카르는 파월 의장이 지나친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칠 경우, 오히려 시장이 '경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과열도, 침체 위험도 아닌 '골디락스' 상태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쿼리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역시 "수요일까지는 '메가 인하' 논의도 있었지만, 9월에 소폭의 비둘기파적 인하가 현실적"이라고 평가해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사상 최고치 증시·최저 변동성…예상 밖 발언에 취약 연준 의사록(21일 발표)과 8월 제조업·서비스업 PMI(22일)는 관세가 생산과 물가에 미친 최신 영향을 보여줄 지표다. HSBC는 "상응 관세가 시행된 만큼, 미국 PMI의 투입물가 항목이 관세의 가격 파급 효과를 가늠할 첫 단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캐나다, 영국, 일본의 물가 지표와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의 금리 결정 등 글로벌 변수가 많다. 특히 일본은 2% 목표를 웃도는 3% 안팎의 물가가 예상돼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음 주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메시지를 축으로 주요 경제·정책 이벤트들이 맞물려 움직일 것이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 있고, 변동성지수(VIX)는 연중 최저 수준이다. 호재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시장은 예상 밖 신호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소스닉 전략가는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이 들뜰수록, 예상치 못한 결과에 더 큰 충격을 받을 위험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확약하지 않더라도, 물가 경로와 경기 전망에 대한 그의 미묘한 어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이번 주는 단순한 ‘대기 모드’가 아니라, 9월 이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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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2030년 달 원자로 가동⋯중국과 '우주 영토' 경쟁 점화
미국이 2030년까지 달 표면에 핵분열 원자로를 건설하는 계획을 본격화한다. 달 자원 선점을 둘러싼 중국과 우주 개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숀 더피 장관 대행은 2025년 8월 5일,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에 따라 2030년까지 100킬로와트(kW)급 실용 원자로를 달에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피 대행은 "미국은 달 개발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이는 중국과의 경쟁이다"라고 말해 이번 계획이 중국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했다. NASA는 원자로 건설이 단순히 달에 깃발을 꽂는 상징적인 행위를 넘어, 실질적인 영유권 주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 더피 대행은 원자로 주변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출입 금지 구역을 통해 물과 얼음이 있는 크레이터 같은 중요 자원 지역에 대한 실질 영향력과 '영토' 주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SA는 국제 협약의 안전 구역 조항을 근거로, 달 기지 주변에 '배타적 접근금지구역' 설정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태양광 안 통하는 '14일의 밤'…독자 에너지원 필수 달 기지 건설에 원자력 발전은 필수 요소로 꼽힌다. 달의 하루는 지구 시간으로 약 29.5일에 이르러 낮과 밤이 약 2주 간격으로 바뀐다. NASA에 따르면 달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 한계가 있지만, 핵 반응로는 영구적으로 그늘진 곳(물이 얼어 있을 수 있음)에 설치하거나 지구 시간으로 14일 반인 달의 밤 동안 계속해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달의 낮과 밤 사이 온도 차이가 무려 약 300도에 달한다. 달의 낮에는 태양빛을 직접 받아 표면 온도가 섭씨 약 120도까지 올라간다. 반대로 달의 밤에는 태양빛이 전혀 닿지 않아 급격히 식으면서 섭씨 -170도 정도까지 떨어진다. 태양광 패널만으로는 2주 동안 계속되는 혹독한 밤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다. 원자로는 이 기간에도 중단 없이 전력을 공급해 인류가 오래 머물고 기지를 운영할 핵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1960년대 아폴로 계획 시절부터 사용한 원자력 전지의 출력은 100와트(W) 미만에 불과하다. 이번에 추진하는 핵분열 원자로는 우라늄 연료를 이용해 100킬로와트(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지구 일반 가정 수십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으로, 앞으로 달 기지를 운영하려면 원자로 여러 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NASA는 '킬로파워 프로젝트'를 통해 초소형 원자로 기술을 검증했으며, 2022년에는 40kW급 원자로 설계 계약을 3개 연합체(컨소시엄)와 500만 달러 규모로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최종 목표인 100kW급 원자로 건설을 위해 민간 기업들의 제안을 받고 있다. 달 원자로의 요구 사양은 총중량 6톤 이내, 지름 4m·길이 6m의 원통형 용기에 담을 수 있어야 하고, 10년 동안 보수나 연료 보급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 운전 등 매우 까다롭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평균 40kW의 전력으로 33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록히드마틴·웨스팅하우스…개발 경쟁 나선 미 기업들 세바스찬 코르비시에로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INL) FSP 프로젝트 책임자는 "지구의 원자로는 가볍고 작게 설계되지 않지만, 우주에서는 로켓에 실을 수 있도록 질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기술상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달 원자로가 "화성 식민지 유지를 위한 체계(시스템) 개발의 필수 첫걸음"이라며 "달에서 계속 머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FSP 프로젝트에는 세 연합체가 참여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BWX 테크놀로지스 등과 협력하고, ▲원자로 개발 경험이 풍부한 웨스팅하우스는 에어로젯 로켓다인과 손을 잡았다. ▲신생기업 X-에너지는 보잉, 막사르와 팀을 이뤘다. 최종 원자로는 핵분열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스털링 엔진과 과열을 막는 액체 나트륨 순환 냉각 장치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행정부는 NASA의 다른 예산을 삭감하는 흐름 속에서도 달 원자로 프로젝트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해 우주 패권 확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030년까지 계획을 완수하지 못하면 비슷한 계획을 추진하는 중국과 러시아보다 전략상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코르비시에로 책임자는 5년 안에 원자로 설치가 가능하냐는 물음에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관련 예산이 확보된다는 조건이 붙는다. 아르테미스 2호의 첫 유인 비행은 2026년 초로 예정됐다. 지구에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건설 비용은 큰 과제다. 그러나 NASA는 중국의 추격 때문에 계획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은 2029년 달 탐사선 '창어 8호'를 쏘아 올려 2030년대 중반까지 로봇과 3차원(3D) 프린터로 달 기지를 짓는 기술을 시험할 계획이다. 더피 대행은 "햇빛이 항상 내리쬐고 얼음이 있는 달의 극지방은 최고의 땅"이라며 "미국은 그곳에 가장 먼저 도달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달 원자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면 화성 같은 더 먼 우주를 탐사하고 식민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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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 카자흐스탄 제과법인 상반기 순이익 53.4% 급감
카자흐스탄 최대 제과업체 중 하나인 롯데라카트가 2025년 상반기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카자흐스탄 증권거래소(KASE)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4%(440만 달러) 줄어든 약 39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현지 경제매체 쿠르시브 이코노미(KYPCNB/ECONOMY)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매출 감소와 비용 급증이다. 총수입은 23.4% 줄어든 1,400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제과 판매 수익은 약 900만 달러 늘었지만, 생산비가 1300만 달러 급증하면서 이익을 잠식했다. 특히 원자재 비용이 전년 대비 1200만 달러(25%) 증가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관리·판매 등 일반비용도 주로 직원 급여 인상 영향으로 60만 달러 늘었다. 투자 규모도 축소됐다. 고정자산 투자는 54.3% 감소한 1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재무 구조에서는 현금 잔액 증가로 총자산이 연초 대비 240만 달러 늘어난 1억 4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본금은 390만 달러 늘어난 약 1억 3000만 달러, 부채는 140만 달러 줄어 1300만 달러였다. 롯데라카트는 2013년 롯데제과가 라카트 지분을 76%인수하면서 탄생했다. 알마티에 공장, 쉼켄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현재 지분 95.6%를 한국 롯데웰푸드가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2023년 9월 알마티 공장을 알마티 지역 외곽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부지 면적은 20~30헥타르, 예상 투자 규모는 2억 달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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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 알래스카서 3대3 회담⋯우크라이나 휴전 '부분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인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약 3시간 동안 3대3 형식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러시아 측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포크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이 각각 배석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당초 소규모 회담 이후 확대 오찬 회담이 예정됐으나, 양 정상은 곧바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담의 핵심 의제는 3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문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고 여러 지점에서 합의가 있었다"며 "합의하지 못한 몇 가지 큰 사안이 남아 있지만 일부는 중요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쟁점 중 하나는 아마 가장 중요한 사안일 것"이라며 "합의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내용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먼저 전달하겠다고 밝히며, 나토(NATO)와 관련국 정상들과도 통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전 합의가 성사되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 또는 일부 유럽 정상들이 포함된 다자 회담으로 종전 협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구체적인 발언을 자제했으나, "이번에 도달한 이해가 우크라 평화 위한 길 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이번 회담이 양국 간 입장 차이를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제사회는 양국 정상의 이번 논의가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가를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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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UNH 12% 폭등에 0.08%↑⋯반도체 쇼크에 나스닥 0.40%↓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 소식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교차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전날보다 0.08% 오른 44,946.12에 마감했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헬스케어 기업 유나이티드헬스(UNH)의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는 소식에 UNH 주가가 12% 폭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9%, 0.40%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가 중국 수요 부진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 전망을 내놓자 주가가 14% 급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엔비디아 역시 1% 가까이 하락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7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견조한 소비를 보여줬지만,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하락하며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시장은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 결과와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해설] '버핏의 가치주' vs '반도체의 경고'…혼돈의 시장, 어디로 제이 햇필드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CEO 는 "AI 붐과 필연적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8월과 9월의 좋지 않은 계절성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은 제이 햇필드의 말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라는 단비가 곧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2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도이체방크 역시 "역사적으로 연준이 경기 침체가 아닌 연착륙 국면에서 금리를 인하했을 때 시장은 매우 강력한 배경을 맞이했다"며 긍정론에 힘을 실었다. UBS가 "인플레이션이 현금 보유 수익률을 갉아먹는 만큼 초과 현금을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버핏의 '선별적 투자'…전면 강세장 신호 아니다 하지만 15일 시장은 이 장밋빛 전망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다우지수는 올랐지만 S&P 500과 나스닥은 하락한 이날의 혼조세는 시장 참여자들이 겪는 극심한 혼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워런 버핏의 선택'과 '반도체의 경고'가 자리 잡고 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유나이티드헬스 지분을 16억 달러어치 사들였다. 올 들어 40%나 폭락하며 소외됐던 가치주에 베팅한 것이다. 이는 시장의 관심이 AI와 반도체 등 성장주에서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리솔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시 브라운 CEO는 "버크셔의 3000억 달러 포트폴리오에서 16억 달러는 반올림 오차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의 지적처럼 버크셔는 같은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버핏의 선택은 전면적인 강세장 베팅이 아니라, 옥석 가리기를 통한 '선별적 투자'에 가깝다. 반도체 업황 경고등…구조적 위기 그림자 반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경고는 훨씬 더 직접적이었다. 중국 수요 부진을 이유로 암울한 4분기 전망을 내놓자 주가는 14% 폭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둔화가 회사에 특화된 문제"라면서도 "과잉 공급된 성숙 공정, 특히 중국 시장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중 갈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특정 기업을 넘어 산업 전체를 위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대와 현실의 괴리…갈림길에 선 투자자들 엇갈린 경제지표는 혼란을 가중시킨다. 견조한 7월 소매판매는 '소비가 살아있다'는 증거지만, 급락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앞으로 지갑을 닫겠다'는 예고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치 대표는 "문제는 관세가 상품 가격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시장이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안일함에 빠져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15일의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기업 실적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투자자들은 '버핏처럼 옥석을 가릴 것인가', 아니면 '반도체의 경고를 더 무겁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시장은 햇필드의 말처럼 "여전히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곳곳에서 울리는 경고음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들리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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