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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6)] 플라스틱 생수병 속 '보이지 않는 위협'⋯연간 수만 개 미세입자 체내로 유입
- 플라스틱 생수병이 편리함 뒤에 '보이지 않는 위협'을 숨기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상적으로 생수를 마실 경우, 매년 수만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 입자가 인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경고다. 캐나다 콘코디아대학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논문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인체 내에 축적되는 미세 입자가 만성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고 과학 기술 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가 9월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를 이끈 세라 사제디(Sarah Sajedi) 박사는 "플라스틱 생수는 비상 상황에서는 괜찮지만 일상적인 음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제디 박사팀은 140여 편의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식수 섭취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연간 3만9000~5만2000개 수준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생수병에 의존하는 경우, 이보다 약 9만 개가 더 많은 입자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입자는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미세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에서 5㎜ 이하, 나노플라스틱은 1㎛보다 작다. 사제디 박사는 "저등급 플라스틱으로 제조된 생수병은 생산·운송·보관 과정에서 입자를 방출하며, 햇빛이나 온도 변화에 노출될 때 그 양이 급격히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 입자가 체내에 들어간 뒤의 경로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생물학적 장벽을 통과해 혈류로 들어가며, 주요 장기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런 입자는 만성 염증, 세포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교란, 생식 기능 저하, 신경 손상, 일부 암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표준화된 측정 기법이 부족해 장기적 영향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사제디 박사는 "플라스틱 생수병 속 입자 문제는 급성 독성이 아니라 만성 독성의 문제"라며 "현재의 테스트 방식으로는 인체 내 미세입자 축적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입자를 탐지하는 첨단 분석 장비는 고가이기 때문에, 저소득 국가나 개발도상국에서는 관련 연구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는 정부와 기업의 제도적 대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각국이 일회용 비닐봉투나 빨대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일회용 생수병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생수 대신 수돗물이나 재사용 가능한 물병을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속 나노·미세플라스틱의 만성 건강위험: 종합 검토(Unveiling the hidden chronic health risks of nano- and microplastics in single-use plastic water bottl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에는 사제디 박사 외에 천쟝 안(Chunjiang An), 즈 천(Zhi Chen) 연구자가 공동 참여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더 이상 해양 오염이나 생태계 파괴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인류의 식생활과 건강에 직결되는 '만성 오염'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생수병의 편의는 우리의 건강과 맞바꾸는 대가일 수 있다. '깨끗한 물'이라 믿었던 한 병의 생수가, 사실상 인체 내 미세 플라스틱 축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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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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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6)] 플라스틱 생수병 속 '보이지 않는 위협'⋯연간 수만 개 미세입자 체내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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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1)] 지구 '한계선' 9개 중 7개 붕괴⋯'해양 산성화' 위험 올해 첫 진입
- 지구 환경의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ies)' 중 9개 중 7개가 이미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가 지난 24일 발표한 '2025 행성 건강 보고서(Planetary Health Check)'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지구 위험 한계선을 1개 더 넘어섰으며 올해는 '해양 산성화(Ocean Acidification)'가 새롭게 위험 구역에 포함됐다. PIK 보고서는 ▲기후 변화 ▲생물권 완전성 ▲토지시스템 변화 ▲담수 사용 ▲생지화학적 순환(질소·인) ▲신규 화학물질(오염물) ▲해양 산성화 등 7개 항목이 한계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해양 산성화는 올해 처음으로 '위험 상태'로 평가됐다. 산업화 이후 해수 표면 pH는 약 0.1 낮아져 산성도가 30~40% 상승했으며, 냉수 산호, 열대 산호초, 극지 해양 생태계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요한 록스트룀 PIK 소장은 "지구 생명 유지 시스템의 4분의 3이 안전구역을 벗어났다"며 "인류는 문명 유지가 가능한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성화의 주요 원인은 화석연료 사용과 산림 파괴, 토지 이용 변화로, 바다가 기후 안정 장치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니해설] '바다의 경고등' 켜진 지구…7번째 경계선 붕괴가 의미하는 것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의 새 보고서는 인류가 지구 시스템의 '안전한 운영 한계'를 넘어섰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특히 올해는 해양 산성화가 새롭게 한계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지구의 위기 수준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ies)'은 인류가 안전하게 존재할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을 정의하는 개념으로, 2009년 PIK와 스톡홀름 복원센터 연구진이 제시했다. 9개의 핵심 시스템은 지구의 건강을 유지하는 '생명 유지 장치'로, 그중 7개가 이미 위험 단계를 넘어섰다는 것은 문명 유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새롭게 붕괴된 항목인 해양 산성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의 직접적인 결과다. 화석연료 연소와 산림 파괴로 인해 흡수된 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해수의 pH를 떨어뜨리면서, 바다는 점점 더 산성화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해수의 pH는 약 0.1 하락했으며, 이는 산성도가 약 40%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대기와 맞닿은 해양 표층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인 플랑크톤(pteropods)과 산호초가 약화되고, 해양 먹이사슬 전체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플랑크톤은 어류의 주요 먹이원으로, 이들의 감소는 수산업과 인류의 식량 안보에도 직결된다. 레브케 카이저 PIK 해양연구 공동대표는 "해양의 산성화, 산소 감소, 해양 열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지구 기후 안정의 핵심 축인 바다가 압박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현상은 단순한 해양 문제를 넘어 식량 안보와 인류 복지, 기후 안정성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학자 실비아 얼은 "바다는 지구의 생명 유지 장치이자 산소의 근원"이라며 "지금의 산성화는 지구 시스템의 대시보드에 켜진 '적색 경고등'"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바다를 보호하지 않으면, 인류 자신이 서 있는 기반이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7개 항목이 한계를 넘었지만 △'성층권 오존층'과 △'에어로졸(대기오염 입자)'은 여전히 안전 구간에 있다. 이는 국제 협력의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19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오존층 파괴 물질의 사용을 제한한 결과, 오존층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에어로졸 배출 역시 전 세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남아시아·아프리카·남미 일부 지역은 여전히 위험 수준의 미세입자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보리스 작슈베프스키는 "지구 한계선은 서로 연결돼 있어, 어느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시스템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인류 복지와 경제 발전, 사회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지구 시스템의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요한 록스트룀 소장은 "오존층 회복과 대기오염 감소가 보여주듯, 국제 정책과 협력이 위기를 되돌릴 수 있다"며 "지구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지만, 치료의 창문은 아직 열려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기후 변동의 임계점(tipping point)에 접근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남극 빙붕 붕괴, 아마존 열대우림의 건조화, 해류 순환 약화 등 복합적인 변화가 임계 수준에 도달하면, 인류의 대응 능력을 넘어서는 '불가역적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성 한계 보고서'는 경고와 동시에 해답을 제시한다. 해양 산성화를 늦추려면 화석연료 사용 감축, 해양 생태계 복원, 국제적 탄소 감축 협력이 필수다. 7개의 붕괴된 한계선은 위기를 알리는 신호이자, 인류가 아직 행동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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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1)] 지구 '한계선' 9개 중 7개 붕괴⋯'해양 산성화' 위험 올해 첫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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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일본 미사와 기지에 F-35A 배치⋯F-16 전면 교체
-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군사 위협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이 동북아 핵심 동맹인 일본의 공군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공군은 일본 북부의 핵심 기지인 미사와 공군기지에 배치된 노후 F-16 전투기 편대를 최신예 F-35A 스텔스 전투기로 전면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해 역내 억지력 강화에 나섰다. 이번 전력 교체는 단순한 무기 교체를 넘어, 일본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미일 동맹을 격상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 우위를 다지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미 태평양 공군은 뉴스위크에 "미국은 이번 현대화 노력을 통해 일본 방위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조치가 동맹 방어 약속의 연장선임을 분명히 했다. '적 방공망 제압' F-16 시대 저물고 F-35A 온다 미 공군 제35전투비행단이 지난 4일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제13전투비행대대 소속 F-16 전투기들이 9월 2일 "마지막으로" 미사와 공군기지를 이륙했다. 사진 설명은 "F-16 전투기를 처분하고 F-35A 전투기를 미사와에 영구 주둔시켜 제35전투비행단은 억지 태세를 강화하고 대응 능력을 연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배치는 지난해 7월 미군이 발표한 대대적인 전투기 현대화 계획의 핵심이다. 계획에 따라 일본의 4대 주요 섬 중 가장 큰 혼슈 북부에 자리한 미사와 기지의 F-16 전투기 36대는 총 48대의 F-35A로 바뀐다. 미사와 기지는 유사시 한반도와 대만 해협에 가장 신속하게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미 태평양 공군 대변인은 지난 11일 뉴스위크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제13전투비행대대의 이전 항공기는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현대화 계획을 지원하는 단계적 재배치의 일환"이라며 "F-16 대신 F-35 라이트닝 II를 도입해 미사와 공군기지의 합동 지상군에 기동의 자유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F-35의 뛰어난 스텔스 성능과 네트워크 작전 능력은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아군 지상군의 작전 반경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무장을 탑재해 적 방공망 제압(SEAD)과 공대지 정밀 타격 임무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제35전투비행단은 적 방공망 제압 및 파괴(SEAD)를 주 임무로 수행한다. 기존에는 제13, 14 전투비행대대가 운용하는 F-16CM 블록 50 전투기가 배속돼 있었다. 13대대의 F-16이 철수한 뒤에도 14대대 소속 F-16은 여전히 미사와 기지에 남아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도련선 전략' 강화…인도-태평양 제공권 장악 포석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전투기 기종을 교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도련선(island chain)' 전략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 균형을 미국에 유리하게 재편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일본은 5만 명이 넘는 미군이 주둔하는 미국의 핵심 안보 파트너로, 미 국방부는 이미 F-35B(단거리 이륙 및 수직 착륙형)와 F-35C(항공모함 탑재형) 전투기, 지상 기반 타이폰(Typhon) 미사일 시스템 등 최첨단 자산을 일본에 순환 배치하며 군사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F-35A의 영구 배치는 이러한 흐름에 쐐기를 박는 조치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2018년부터 같은 기지에서 F-35A를 운용해온 만큼, 강화된 상호 운용성을 통해 양국 간 공동 작전 능력은 한층 더 강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공세적 전력 증강은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 역내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이번 전력 증강을 자국에 대한 군사적 포위망 구축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며, 러시아 역시 극동 지역의 군사 균형이 흔들리는 상황을 경계할 것이다. 북한 또한 이를 새로운 대북 압박으로 해석하고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 미 태평양 공군 대변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해 치명적이고 민첩하며 전진 배치된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미사와 기지를 떠난 F-16의 향방도 주목된다. 미 공군은 이달 초 철수한 F-16의 구체적인 재배치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 6월 말 개량된 F-16 전투기 한 그룹이 제35전투비행단에서 한국의 오산 공군기지로 이전된 바 있다. 미군의 전력 재배치가 일본뿐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전역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 공군 F-35A의 미사와 기지 도착 시점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2026년 상반기 안에 초기 전력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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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일본 미사와 기지에 F-35A 배치⋯F-16 전면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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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9)] 전례 없는 감마선 폭발, 미지의 블랙홀 가능성 제기
- 우주에서 지금까지 관측된 적 없는 이례적인 감마선 폭발 현상이 포착됐다. 은하계를 넘어 발생한 이번 폭발은 하루 동안 수차례 반복적으로 관측돼, 기존의 천체 물리학적 설명으로는 온전히 해석할 수 없는 사례로 기록됐다고 스페이스닷컴과 웹사이트 Phys.org 등 다수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영국 더블린대학교(University College Dublin, UCD) 물리학부 안토니오 마르틴-카리요 박사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을 활용해 이 현상을 포착했다. 마르틴-카리요 박사는 "이번 사건은 지난 50년간의 감마선 폭발 관측사에서 유례가 없는 사례"라며 "대개 감마선 폭발은 별의 격변적 파괴로 인해 한 번 발생한 뒤 소멸되지만, 이번에는 강력한 폭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주기성을 띠는 듯한 양상까지 보여 학계에 큰 의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 GRB)은 우주에서 관측되는 가장 강력한 폭발 현상 가운데 하나로,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감마선을 방출하는 천체 현상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GRB는 거대한 별이 수명을 다해 중력 붕괴를 겪어 블랙홀이나 중성자 별이 되거나, 어떤 하나의 별이 블랙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소위 ' 조석파괴 사건(TDE)'으로 인해 산산이 조각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진은 이번 현상이 두 가지 가설로 설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태양 질량의 약 40배에 달하는 거대 별이 특수한 방식으로 붕괴해 중심부가 장시간 에너지를 공급하는 경우다. 또 다른 가능성은 블랙홀이 항성을 찢어내는 '조석파괴 사건(TDE)'이다. 다만 기존의 TDE와는 달리, 이번 사례를 설명하려면 매우 특이한 별이 '중간질량 블랙홀'과 같은 이례적 천체에 의해 파괴됐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관측 사상 처음 제기되는 시나리오다. 이번 폭발, 'GRB 250702B'로 명명된 사건은 일반적인 감마선 폭발이 수 밀리초에서 수 분간 지속되는 것과 달리, 무려 하루가량 이어졌다. 이는 "대부분의 감마선 폭발보다 100~1000배 더 긴 지속 시간"이라고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교의 앤드루 레반 교수가 밝혔다. 이 현상은 7월 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과 중국과 유럽이 공동 운영하는 '아인슈타인 탐사선'이 잇따라 신호를 포착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ESO 연구진은 초거대망원경의 HAWK-I 카메라를 통해 폭발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했으며,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으로 외부 은하 기원임이 확인됐다. 이는 사건의 위력을 기존 추정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재평가하게 하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현재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의 파라날 천문대에 위치한 VLT의 분광기(X-shooter)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폭발 이후의 잔광을 추적 관측 중이다. 이를 통해 정확한 거리와 에너지를 산출하고 물리적 모델링을 정교화할 계획이다. 마르틴-카리요 박사는 "이번 사건의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로 우리는 우주에서 가장 드문 천체 현상 중 하나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견은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비롯해 감마선 폭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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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9)] 전례 없는 감마선 폭발, 미지의 블랙홀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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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8)] 소행성 '류구'에서 지구에 없는 미지의 광물 발견
-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2020년 지구로 가져온 소행성 '류구(Ryugu)' 시료에서 지구상에서는 한 번도 확인된 적 없는 신종 광물이 발견됐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태양계 형성과 초기 화학 반응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뿐 아니라, 생명 기원의 단초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십억 년 전 태양계의 흔적 류구는 탄소질 소행성으로, 태양계 형성 초기의 화학적 기록을 거의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간직하고 있다. 지구는 화산 활동, 판 구조 운동, 풍화 작용 등으로 원시 기록이 사라졌지만, 류구는 그러한 변화를 겪지 않아 상대적으로 '원형'에 가까운 물질을 보존하고 있다. 하야부사2는 2020년 총 5.4g의 시료를 지구로 반입했으며, 국제 연구진은 이 가운데 불과 9.3mg만을 확보해 분석을 진행했다. 이처럼 극히 제한된 물질로도 학계는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 X선 분석으로 드러난 희귀 성분 미국 에너지부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BNL)와 미국 스토니브룩대학 지구과학팀은 두 가지 X선 이미징 기법을 통해 류구 시료를 비파괴 방식으로 관찰했다. 표면과 내부를 동시에 화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귀중한 시료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시료에는 셀레늄, 망간, 철, 황, 인, 규소, 칼슘 등 다양한 원소가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인(Phosphorus)은 지구에서 흔히 발견되는 '인산염(우리 치아와 뼈에서 발견되는 미네랄)' 형태와 함께,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한 '인화물' 형태의 두 가지로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지구에 없는 결정체 'HAMP' 연구팀은 후속 분석에서 '수화 암모늄 마그네슘 인산염(HAMP, Hydrated Ammonium Magnesium Phosphate)'이라는 새로운 광물을 특정했다. 이는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결정체로, 지구에서 발견되는 스트루바이트(Struvite)와 유사한 성질을 지녔다. 스트루바이트는 생물학적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된 광물로, 인간의 신장 결석의 주요 구성 성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매슈 파섹 교수(우주생물학)는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2024년) 기고문에서 "류구에서 발견된 HAMP는 외계 물질이 지구 생명 탄생 과정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생명 기원 연구로 확산 지구 생명 기원 연구에서 외계 기원 물질의 역할은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 혜성이나 소행성이 원시 지구에 충돌하며 물과 유기물을 공급했다는 '범세계적 씨앗설(판스페르미아)'은 대표적인 가설이다. 이번 HAMP 발견은 이러한 논의를 한층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성과로 꼽힌다. 연구를 이끈 폴 노스러프 스토니브룩대 교수는 "시료의 내부와 외부 화학 성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기술 덕분에, 귀중한 자료를 훼손하지 않고 태양계 형성 초기의 흔적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희소성과 연구 경쟁 류구 시료의 양은 고작 5.4g에 불과하다. 전 세계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연구 기회를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각 연구팀에 배분된 양은 수 mg 단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연구 역시 9.3mg만으로 성과를 도출했으며, 이는 과학자들이 얼마나 정밀하고 신중하게 분석을 진행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희귀성과 중요성 때문에 국제 공동연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한된 물질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과학계의 과제다. 태양계 형성의 비밀 열쇠 류구 시료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광물을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 원소와 광물의 형태는 태양계 형성 당시의 온도, 압력, 화학 반응 환경을 반영한다. 이번에 발견된 HAMP와 같은 광물은 초기 태양계에서 인과 질소, 수소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결합이 생명체가 이용 가능한 분자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학계는 이번 발견을 토대로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태양계 형성과 생명 기원의 연결 고리를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구에서 가져온 미세한 암석 입자는 인류가 우주와 생명 기원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귀중한 열쇠가 되고 있다.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광물이 발견되면서, 외계 물질이 생명 탄생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오사이언스(Geosciences)에 게재됐다. 과학계는 류구 시료 분석이 앞으로도 태양계 형성과 생명 기원의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핵심 연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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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8)] 소행성 '류구'에서 지구에 없는 미지의 광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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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9)] 스웨덴 린셰핑대, 원자 한 겹 '2차원 금' 세계 최초 개발
-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며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금(金). 그 영원할 것 같던 가치의 근원이 이제 원자 단위에서 새롭게 쓰이고 있다.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 연구진이 주축이 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두께가 원자 한 겹에 불과한 2차원 형태의 금, '골딘(Goldene)'을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이름은 탄소 원자 한 층 물질인 '그래핀(graphene)'의 명명법을 따라 '금(gold)'과 접미사 '-ene'을 결합한 것이다. 이는 2004년 '꿈의 신소재' 그래핀의 등장 이후 재료과학계에 또 하나의 거대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물질을 극한의 두께로 제어할 때 그 본성이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번 발견은 전자, 에너지, 의료 등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품고 있다. 난제 중의 난제, '2차원 금'을 향한 도전 물질을 원자 한 겹 수준으로 얇게 펴면, 3차원 덩어리 상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라운 특성들이 나타난다. 원자들의 궤도가 바뀌면서 전자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지고 전기적 특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며, 빛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극대화된다. 또한, 거의 모든 원자가 표면에 노출되면서 촉매 반응의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인류가 원자 두께의 금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금속 원자는 평평하게 퍼지기보다 서로 뭉쳐 구슬 같은 입자를 형성하려는 성질이 매우 강해, 지지대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2차원 금속판을 만드는 것은 오랫동안 재료과학계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했다. 마치 샌드위치처럼 서로 다른 원자층이 겹겹이 쌓인 'MAX상(MAX phase)'이라는 특수한 세라믹 결정 구조에서 해법을 찾은 것이다. MAX상은 M(전이금속), A(A족 원소), X(탄소 또는 질소) 원자로 구성된 층상 세라믹 물질로, 특정 층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티타늄(Ti), 규소(Si), 탄소(C)로 이루어진 결정(Ti₃SiC₂)에 금을 코팅한 뒤 670°C의 고온으로 가열했다. 그러자 금 원자들이 결정 내부로 스며들어 규소 원자의 자리를 밀어내고 차지하면서, 티타늄-탄소 층 사이에 원자 한 겹의 금 층이 삽입된 새로운 물질(Ti₃AuC₂)이 탄생했다. 샌드위치 속 금 꺼내기…'선택적 식각'의 묘수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린셰핑 대학교의 라르스 훌트만 재료과학자는 "좋은 소식은 원자 한 개 두께의 금 층을 얻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그것이 모체 결정 내부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라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이 샌드위치 구조에서 금 층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주변의 티타늄-탄소 층만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무라카미 시약'이라는 고전적인 식각액을 활용했다. 이 시약은 특정 조건에서 티타늄과 탄소에는 강하게 반응해 녹여내지만, 금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특성을 지닌다. 하지만 공정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식각액의 농도가 너무 강하면 골딘 구조 전체가 나노입자로 부서져 버렸고, 너무 약하면 공정이 한없이 길어지며 오히려 골딘 판이 손상되었다. 연구팀은 수많은 실험 끝에 낮은 농도의 식각액을 사용하되, 식각 과정 동안 골딘이 말리거나 덩어리로 뭉치는 것을 막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투입하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냈다. 부피가 큰 양쪽성 분자인 CTAB과 황(S)을 포함해 금과 잘 결합하는 시스테인 같은 분자로 구성된 계면활성제는 갓 노출된 골딘 표면에 달라붙어 교통 통제관처럼 서로 뭉치지 않고 평평한 구조를 유지하도록 도왔다. 또한, 빛이 금을 녹일 수 있는 시안화물을 생성하는 부가 반응을 막기 위해 모든 공정은 철저히 빛이 차단된 암실에서 진행됐다. 베일 벗은 골딘, 새로운 물질의 증거들 이렇게 탄생한 골딘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연구팀은 마침내 원자 한 겹 두께의 독립적인 금 판을 확인했다. 그 크기는 수 나노미터에서 최대 100나노미터에 불과했지만, 이는 분명 지지체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최초의 2차원 금이었다. 흥미롭게도 골딘의 원자 구조는 일반적인 3차원 금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웃한 금 원자 사이의 거리가 일반 금보다 약 9% 더 짧아진 것이다. 이는 원자들이 2차원 평면에 갇히면서 서로 더 강하게 결합했음을 의미하는 구조적 증거다. 관찰된 표면의 자연스러운 물결무늬와 가장자리 말림 현상은 그래핀에서도 나타나는 2D 구조 고유의 불안정성을 반영한다. X선 광전자 분광법 분석에서도 골딘의 전자가 일반 금보다 약 0.88전자볼트(eV) 더 높은 결합 에너지를 갖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골딘이 단순히 얇은 금박이 아니라, 덩어리 금과는 완전히 다른 고유한 전자 환경을 지닌 새로운 물질임을 명확히 입증하는 결과다. 원소 분석 결과 역시 티타늄이나 탄소 같은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금 원자 층임이 확인되었고, 시뮬레이션에서는 골딘이 상온에서도 구조적으로 안정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반도체부터 암 치료까지…무한한 가능성의 문 골딘의 등장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혁신을 예고한다. 기존에도 금은 뛰어난 전도성과 안정성 덕분에 차세대 반도체 및 포토닉스 소자 등 전자, 광학, 센서, 의료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골딘은 모든 원자가 표면에 노출된 구조 덕분에 기존의 금 나노입자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월등한 촉매 효율을 낼 수 있다. 이는 CO₂ 전환이나 고부가가치 화합물 합성 등 친환경 화학 공정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태양광 부품에 적용하면 빛을 수확하는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붙어 빛을 열에너지로 바꿔 종양만 정밀하게 파괴하는 광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는 곧 값비싼 금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성능은 향상시켜, 귀금속의 채굴 및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까지 덜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층상 결정 내부에 단일 원자층의 금을 가둔 뒤, 주변부를 섬세하게 녹여내면서 동시에 계면활성제로 금을 보호해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는 독창적인 방법론을 확립했다. 이는 금으로 만든 최초의 독립적인 2차원 물질이자, 오랜 시간 과학자들의 희망 목록에만 머물러 있던 개념을 마침내 현실의 물질로 구현해낸 쾌거다. 만약 그래핀처럼 넓은 면적으로 안정적인 합성이 가능해진다면, 차세대 양자소자, 나노광학 분야까지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다만 현재는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한 크기로만 제작이 가능해, 향후 수율과 안정성 확보라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그래핀이 탄소 소재의 역사를 새로 썼듯, 골딘은 금속 소재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를 마쳤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신세시스(Nature Synthesis) 저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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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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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9)] 스웨덴 린셰핑대, 원자 한 겹 '2차원 금' 세계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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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2)] 뇌 건강 위협하는 '숨은 식품' 3가지⋯신경과 전문의 경고
- 찌그러지거나 부풀어 오른 통조림과 덜 익힌 돼지고기 등을 섭취하면 신경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신경과 전문의들이 뇌와 신경계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야 할 3가지 식품으로 손상된 통조림, 대형 포식성 열대 물고기, 덜 익힌 돼지고기 등을 제시했다고 폭스뉴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베리류, 견과류,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다크 초콜릿 등은 신경 건강에 이로운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당분과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은 뇌졸중과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찌그러진 통조림 속에 들어 있는 식품 등 덜 알려진 식품 중에도 신경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저지 홀리 네임 메디컬센터의 신경과 전문의 메리 앤 피코네 박사는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식중독은 흔히 위장관 증상과 연관되지만, 일부 병원균과 독소는 신경계를 직접 공격해 장기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질환은 발병 빈도가 낮고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의료진도 신경학적 연관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부풀거나 손상된 통조림 식품 미시간주의 신경과 전문의이자 간질 전문의 바이빙 첸 박사는 부풀거나 금이 가거나 심하게 찌그러진 통조림은 보툴리눔 독소 오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첸 박사는 SNS에서 빙 박사(Dr. Bing)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무취·무미이며 가열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독소에 감염되면 드문 질환인 보툴리즘이 발병해 근육 마비, 호흡 곤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가정에서 만든 저산성 식품(그린빈, 아스파라거스, 옥수수, 육류, 마늘, 발효 어류 등)을 특히 주의하고, 남은 음식은 신속히 냉장·냉동 보관하며 손상된 통조림은 폐기하라고 권고했다. 2. 대형 포식성 어종 황돔이나, 바라쿠다, 그루퍼 등 대형 열대 산호초 물고기에 들어 있는 시구아톡신(ciguatoxin) 독소는 조리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시구아톡신은 맛도, 냄새도 안 나고 가열하는 조리로도 파괴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형 포식성 어종의 간이나 알과 같이 독소가 축적되기 쉬운 부위를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독소에 오염된 생선을 먹으면 신경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태평양·인도양·카리브해 등에서 흔하다. 참고로, 시구아톡신은 우리나라 거문도 해역에서도 발견돼 어패류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남해연구소 해양시료도서관의 신현호 박사 연구팀은 2023년 거문도 해역에서 신종 플랑크톤인 곤얄록스 거문엔시스(Gonyaulax geomunensis)를 발견해 국제조류학회지에 발표했다. 그에 앞서 신 박사 팀은 2021년 제주도 해역에서 시구아톡신을 생산하는 플랑크톤을 발견하고 우리나라 국명을 따서 '후쿠요아 코리안시스(Fukuyoa Koreansis)'로 명명했다. 코리안시스의 시구아톡신은 와편모조류가 생산하는 신경독의 한 종류로 신경세포 활성화와 경련을 유발하며, 사람이 섭취하면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KIOST는 경고했다. 거문엔시스의 예소톡신은 독화된 패류(조개류) 속에 있고, 이를 사람이 섭취하면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간, 췌장, 삼장근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물질이라고 KIOST는 덧붙였다. 3. 덜 익힌 돼지고기 덜 익힌 돼지고기도 뇌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첸 박사는 규제되지 않은 공급원에서 나온 덜 익힌 돼지고기를 섭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신경 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 위험 때문이다. 이 질환은 돼지 촌충의 알이 인체에 들어가 뇌 등 신경계 조직에 낭종을 형성하는데, 전 세계 후천성 뇌전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미국에서도 매년 약 1,000건의 입원 사례가 보고되며, 뉴욕·캘리포니아·텍사스·오리건·일리노이 등지에서 빈발한다. CDC는 손 씻기, 과일·채소 세척 및 껍질 제거, 안전이 의심되는 지역에서는 끓인 물이나 병입 음료 섭취를 권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식품의 위험성을 숙지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뇌와 신경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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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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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2)] 뇌 건강 위협하는 '숨은 식품' 3가지⋯신경과 전문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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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9)] 번개로 인한 고사목, 연간 3억 그루⋯탄소배출, 연간 10억 톤 달해
- 연간 3억 그루 이상의 나무가 번개에 맞아 쓰러지면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로 번개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번개가 전 세계 산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공대(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TUM)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번개로 인한 나무의 직접적 피해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연간 약 3억 2000만 그루의 나무가 번개로 인해 고사목이 된다고 밝혔다고 과학 기술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번개 발생과 지구 온난화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 지구 온난화는 단순히 온도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대기의 역학 자체를 변화시켜, 뇌우와 낙뢰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는 주요 촉진 요인이다. 기후 과학자들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대기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번개 발생 빈도와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번개는 주요 자연발화 원인 중 하나이며, 고온의 건조한 기후와 겹칠 경우 대형 산불의 직접 원인이 될 수 있다. 번개에 의한 고사목, 연간 탄소배출량 10억톤 이상 TUM 연구에 따르면, 번개에 의해 죽은 나무는 전 세계 식물 바이오매스(생물량) 연간 손실의 최대 2.9%를 차지하며, 이를 통해 연간 최대 10억 9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이 수치는 번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만을 다룬 것으로, 산불 등 2차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참고로 서울시 기후변화 대응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의 탄소배출량은 연간 4000만~4500만톤에 달한다. 10억톤의 CO₂는 서울의 1년 탄소 배출량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또한 대한민국 전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억~7억톤 수준으로 10억톤의 CO₂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탄소 배출량의 약1.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열대 우림서 수집한 데이터, 전 지구 모델로 확장 연구팀은 파나마 바라콜로라도섬(Barro Colorado Island, BCI)의 원시 열대림에서 촬영된 카메라 기반 번개 관측 자료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드론과 현장 조사로 낙뢰 피해 나무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평균 한 번의 번개가 3.5그루의 나무를 죽인다는 사실을 도출했다. 특히 '플래시오버(flashover)'라 불리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낙뢰 전류가 나무의 수관 간 공기층을 타고 최대 45미터 떨어진 나무까지 전파되며 피해를 확산시키는 현상이다. 이후 연구진은 이를 검증된 수학 모델에 적용한 뒤, 위성 기반 광학망과 지상 관측 자료로 구성된 두 개의 방대한 낙뢰 빈도 데이터를 결합해 전 지구적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2억 8600만3억 2800만 건의 낙뢰가 지구 표면을 강타했고, 이로 인해 연간 3억 100만3억 4,000만 그루의 나무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름 60cm 이상의 대형 수목은 2400만~3600만 그루에 달했다. 전체 고사 비중 0.7%지만, 대형수목 피해는 6.3% 연구에 따르면 자연적인 원인으로 죽은 나무는 연간 500억 그루에 달한다. 번개는 전체 죽은 나무의 0.69%만을 차지하지만, 대형 죽은 나무에서는 최대 6.3%를 차지해 생태계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번개 피해는 주로 열대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나, 향후 중위도 및 고위도 지역에서 낙뢰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온대 및 냉대림에서도 관련 피해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TUM 기후·지표면 상호작용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크라우제(Andreas Krause) 박사는 "기후모델은 향후 온대림에서 번개에 의한 수목 사망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기후모델, 탄소 시뮬레이션에 낙뢰 반영 필요성 제기 이번 연구는 산림 구조 및 탄소 저장량을 예측하는 기존 기후모델에서 번개로 인한 수목 사망이 과소평가돼 있거나 아예 누락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의 산림 탄소 계산 및 환경 예측 모델에 낙뢰 요인을 포함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TUM 연구진은 "죽은 나무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식별하기 어렵고, 기존 조사도 국지적·일회성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통계적 추정이 불가능했다"며, 이번 연구는 그 공백을 메우는 첫 정량 분석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는 산림 파괴의 주요 원인이 벌목이나 산불, 병충해로 여겨졌지만, 이 연구는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번개'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 지구적 변수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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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9)] 번개로 인한 고사목, 연간 3억 그루⋯탄소배출, 연간 10억 톤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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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4)] 운명을 바꾼 0.1%의 DNA⋯영국 '세 부모 아기' 8명, 유전병 대물림 끊었다
- 영국에서 유전병을 끊기 위해 획기적인 기술을 통해 세 명의 부모로부터 태어난 아기 8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뉴캐슬 대학에서 개발한 세 명의 유전 물질을 이용한 획기적인 생식 기술 덕분에, 치명적인 유전병의 대물림을 끊고 태어난 아기 8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 기술로 태어난 아이들 모두 심각한 유전 질환 없이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밟고 있어, 유전병으로 고통받던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대물림되는 고통…'세포 발전소'가 멈추는 병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 안에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의 발전소',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하지만 이 발전소에 유전 결함이 생기면 몸은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해 심장 박동 이상, 뇌 손상, 발작, 실명, 근육 약화 등 심각한 복합 장애를 겪는다. 약 5000명 가운데 1명꼴로 나타나는 이 질환은 오직 어머니를 통해서만 유전되는데, 어떤 아이들은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사망하기도 한다. 영국의 키토 가족은 이 병의 고통을 생생히 증언한다. 어머니 캣의 막내딸인 14세 포피는 미토콘드리아 질환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며, 튜브를 통해 음식을 섭취하고 말을 하지 못한다. 캣은 "딸은 있는 그대로 사랑스럽지만, 이 병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고 말한다. 언니인 16세 릴리 역시 미래에 자신의 자녀에게 병을 물려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았다. 릴리는 "나와 내 아이들 같은 미래 세대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라며 이 기술의 뜻을 강조했다. 부모의 설계도에 건강한 에너지를…'0.1%의 재구성' 이러한 비극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영국 뉴캐슬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 바로 '수핵 이식'이라고도 부르는 '전핵 치환술(pronuclear transfer)'이다. 이 기술은 비유하자면, 설계도(부모의 핵 DNA)는 훌륭하지만 발전소(미토콘드리아)가 고장 난 집에, 발전소가 튼튼한 새 집의 동력 시스템을 옮겨오는 것과 같다. 연구진은 먼저 예비 엄마의 난자와 기증자의 난자를 각각 아버지의 정자로 체외수정시킨다. 수정 후 약 10시간이 지나면, 두 수정란에는 머리카락 색과 키 등 아이의 모든 유전 정보가 담긴 '전핵'이라는 설계도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 두 수정란에서 전핵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즉 '튼튼한 발전소'를 가진 기증자의 수정란에 예비 부모의 전핵을 옮겨 심는다. 이렇게 탄생한 아이는 외모와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유전 정보(99.9%)는 생물학적 부모에게서 물려받고, 세포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DNA(약 0.1%)만 기증자에게서 받는다. 세계 첫 도전, 윤리 논쟁 넘어 마침내 '성공' 영국은 이 기술의 과학 토대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2015년 의회 투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임상 적용을 허용했다. 물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미토콘드리아의 0.1% DNA 역시 다음 세대로 유전되기 때문에, 인류의 유전 정보에 영구 변화를 가한다는 점에서 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유전자를 마음대로 바꾸는 '맞춤형 아기'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이 기술이 특정 유전병으로 고통받는 가족에게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마침내 문이 열렸다. 뉴캐슬 대학교의 더그 턴불 교수는 "세계 최고의 과학, 이를 뒷받침한 입법, 그리고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지원이 있었기에 영국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었다. 질병 없는 8명의 아이가 태어난 것은 정말 멋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지금까지 모두 22가족이 뉴캐슬 불임 센터에서 이 시술을 받았고, 그 결과 쌍둥이 한 쌍을 포함해 남자아이 4명, 여자아이 4명이 태어났다. 현재 한 명은 임신 중이다. NHS에서 희귀 미토콘드리아 질환 서비스를 책임지는 보비 맥팔런드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기다림과 두려움 끝에 아기를 품에 안은 부모들의 안도와 기쁨을 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아기들이 살아있고, 잘 자라며, 정상으로 발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시술을 받은 한 어머니는 익명으로 "수년간의 불확실성 끝에 이 치료법이 우리에게 희망을, 그리고 마침내 아기를 선물했다"며 "생명력과 가능성으로 가득 찬 아이를 보며 감사함에 벅차오른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 부모 아기' 남은 과제와 새로운 희망 시술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 태어난 8명의 아기 가운데 5명에게서는 결함 미토콘드리아 DNA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나머지 3명에게서 5~20% 수준의 결함 DNA가 나타났으나, 이는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임계치인 80%를 크게 밑돈다. 일부 아이에게서 고지혈증, 부정맥, 간질 같은 합병증이 나타났지만 모두 치료됐고 자연적으로 사라졌으며, 시술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모나쉬 대학교의 메리 허버트 교수는 "이번 결과는 낙관할 근거를 제시하지만, 치료 결과를 더욱 개선하려면 미토콘드리아 기증 기술의 한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 환자 지원 단체인 '릴리 재단'의 리즈 커티스 설립자는 "수년간의 기다림 끝에, 이제 우리는 8명의 아기가 모두 미토콘드리아 질환 징후 없이 태어났다는 것을 안다"며 "고통받는 많은 가족에게 유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첫 번째 진정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시술이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꾸준히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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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4)] 운명을 바꾼 0.1%의 DNA⋯영국 '세 부모 아기' 8명, 유전병 대물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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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4)]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 80년간 20% 더 파괴적⋯기후변화 영향 가시화
- 미국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Nor'easter)'가 지난 80년 동안 약 20% 더 강력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대기 중 수증기 보유량이 증가하면서, 이들 강력한 외열대성 저기압(Extratropical Cyclone)의 위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마이클 만 교수 연구팀은 기후 자료에 사이클론 추적 알고리즘을 적용해 1940년부터 현재까지 900건의 노이스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평균 강도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지만, 가장 강력한 상위 1% 폭풍의 경우 최고 풍속이 69mph(시속 약 111km)에서 74mph(약 119km)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단순한 풍속 상승에 그치지 않고, 약 20%의 파괴력 증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지난 7월 14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강력한 노이스터가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은 해안 침수, 눈 폭풍, 한랭 공기 유입 등 동부 해안 지역의 삶과 인프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노이스터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 자주 발생하며, 보스턴, 뉴욕, 워싱턴D.C. 등 인구 밀집 지역을 관통해 심각한 피해와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91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1993년 208명의 사망자를 낸 '세기의 폭풍(Storm of the Century)', 2010년의 '스노마게돈(Snowmageddon)', 2018년 1월의 폭설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이처럼 초강력 폭풍이 증가하는 배경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과 대기의 수증기 보유 능력 증가를 지목했다. 이는 더 많은 수분이 응축되어 강수량을 높이고, 폭풍의 에너지 공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더 강력한 북동풍은 미국 동부 해안 내륙 지역에서 겨울철 한파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북일리노이대 앨리슨 미카엘리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역사적 노이스터 추세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며, "동부 해안 지역의 해수면 상승 및 침수 위험이 실질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기후학자들은 북극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과 아열대 간 온도 차가 줄어들면서, 외열대성 저기압의 전체 빈도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강도 변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스토니브룩대학 해양대기과학부 에드먼드 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기후 모델이 예측한 시점보다 더 이른 시기에 강한 폭풍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래 폭풍 리스크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보고서 말미에서 "앞으로 1993년 '세기의 폭풍'이나 2010년 '스노마게돈'과 같은 초강력 노이스터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심각한 해일, 대설, 극단적 한파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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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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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4)] 북대서양 폭풍 '노이스터', 80년간 20% 더 파괴적⋯기후변화 영향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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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저커버그의 'AI 초지능' 도박⋯수천억 달러 투자·초일류 인재 영입
-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쥐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초일류 인재를 동원한 초지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스레드(Threads)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 이번 구상은, 메타의 AI 모델 '라마 4'의 시장 실패 이후 오히려 더 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지난 14일 스레드를 통해 "업계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구축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컴퓨팅 자원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타가 현재 수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다수 건설 중이며, 이 중 첫 번째 클러스터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내년 가동에 들어가고, '하이페리온(Hyperion)'은 수년 내 5기가와트 규모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1기가와트는 약 8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성능 AI 인프라의 전력 소비 규모도 급변하고 있다. 과거 클라우드 컴퓨팅용 데이터센터가 50메가와트(MW) 수준의 전력을 사용했다면, 오늘날 10만 개의 GPU를 탑재한 AI 데이터센터는 최대 150메가와트를 소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배런스 등은 메타가 건설 중인 수기가와트급 설비들이 AI 인프라의 '기하급수적 확장'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략은 메타의 라마 4 모델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은 2024년 중·하반기와 2025년 초 이후의 전환점이기도 하다. 한 AI 연구자는 해당 모델이 "사라졌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이 일에 뛰어들었다"며,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인 AI 인재도 포함…메타, 초지능 연구소에 오픈AI 인력 대거 영입 저커버그 CEO는 최근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을 위한 전담 연구소 설립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저커버그는 지난 2025년 6월 30일 사내 메모를 통해 '메타 초지능 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 MSL)' 출범을 발표하고, AI 분야 최고 인재들을 대거 영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AI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며 초지능 개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메타가 그 길을 선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의 AI 초지능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세계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메타는 오픈AI와 구글 등 주요 AI 기업에서 연구진을 연이어 영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오픈AI의 추론 모델 개발에 참여한 한국인 연구원 정형원 씨도 메타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메타 초지능 연구소(MSL) 최고 AI 책임자로 영입했으며, 냇 프리드먼 전 깃허브(GitHub) CEO도 공동 이사진으로 합류하는 등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스로픽 출신 연구원 11명을 채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IT 전문매체 와이어드(Wired)는 16일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Superintelligence Labs)'에 오픈AI 소속 연구원 2명이 추가 합류했으며, 이 중 한 명은 정형원 씨"라고 보도했다. 정 씨는 오픈AI가 개발한 추론 모델 'o1'의 핵심 연구진으로, 지난해 9월 모델 공개 당시 공식 영상에서 이를 직접 설명하며 얼굴을 알렸다. 영상에서 그는 "문법이 파괴된 한국어 문장도 o1 모델은 정확히 해석해 영어로 번역한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추론(inference)과 에이전트(agent) 기술이 주된 연구 분야로, 구글 재직 시절부터 함께한 동료 제이슨 웨이와 함께 메타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이번 영입에서도 기존에 팀으로 협업한 경험이 있는 인재들을 '패키지 채용'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메타는 오픈AI의 스위스 연구소 소속 인력 3명을 팀 단위로 데려온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메타는 오픈AI 소속 루카스 바이어(Lucas Beyer), 알렉산더 콜레스니코프(Alexander Kolesnikov), 샤오화 자이(Xiaohua Zhai) 등도 초지능 연구소에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 1억 달러(약 1390억 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가 제시됐으며, 애플의 AI 모델 개발 책임자를 데려오는 데는 2억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AI 시장의 격변 속에서 메타는 '초지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정면 돌파를 택했다. 자본과 인재를 무기로 내세운 저커버그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전 세계 기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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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저커버그의 'AI 초지능' 도박⋯수천억 달러 투자·초일류 인재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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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1)] 기후변화발 가뭄, 전 세계 덮친 '지속형 재앙'
-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빈발하면서 지속형 재앙으로 돌변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유엔이 3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를 강타한 가뭄이 단순한 기상이변을 넘어선 '느리게 진행되는 글로벌 재앙(slow-moving global catastrophe)'이라고 경고했다. '2023~2025 세계 가뭄 집중지대(Drought Hotspots Around the World)' 보고서는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근 2년간 사상 최악의 가뭄이 동아프리카부터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뭄을 "자원을 고갈시키고 생계를 파괴하며 서서히 삶을 붕괴시키는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 규정했다. 특히 사망, 식량 위기, 생태계 붕괴, 사회 기반 붕괴 등 여러 위기가 중첩되는 양상을 강조했다. 2025년 1월 기준, 소말리아에서만 440만 명이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했으며, 2022년 한 해 동안 가뭄과 기아로 인해 4만 3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1월, 70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이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 소말리아와 그 인근 지역)을 강타했다. 이 가뭄은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에서 수년간 우기가 이어지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가뭄은 생태계도 위협하고 있다. 짐바브웨와 나미비아에서는 코끼리가 굶주림과 갈증으로 떼죽음을 당했고, 보츠와나에서는 하천이 마르며 하마들이 고립됐다. 브라질 아마존강 수위는 사상 최처를 기록하며 어류와 희귀 민물돌고래의 집단 폐사를 초래했다. 경제적 피해도 광범위하다. 스페인은 2년 연속 가뭄으로 올리브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며 올리브유 가격이 두 배로 급등했고, 영국에서는 과일·채소 공급대란이 벌어졌다. 태국과 인도는 설탕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미국내 설탕 가격이 8.9% 올랐다. 파나마 운하에서는 수위 저하로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일일 선박 통과량이 38척에서 24척으로 감소하며 국제 물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여파도 심각하다. 동아프리카 징역 4곳에서는 조혼(아동 강제 결혼) 비율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가정은 지참금을 통해 생존을 도모했고, 여성과 아동, 노인, 만성질환자, 소규모농가 등 취약 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미국 국립가뭄경감센터 창립자인 마크 스보보다 박사는 "이것은 단순한 가뭄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에 최악의 글로벌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켈르 헬름 스미스 박사는 "문제는 이 사태가 반복될지 여부가 아니라, 다음엔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지에 달렸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각구 정부에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대비할 것을 권고하며 조기경보체제 강화, 체계적인 가뭄 영향 모니터링, 회복력있는 물 관리 전략 수립 등을 제안했다. 유엡 사막화방지협약(UNCCD) 이브라힘 티아우 사무총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가별 다응을 넘어선 전 지구적 협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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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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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1)] 기후변화발 가뭄, 전 세계 덮친 '지속형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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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5)] 밤하늘에 동시에 떠오른 두 개의 '신성'⋯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희귀 천문현상
- 최근 밤하늘에 새로운 별 두 개가 동시에 출현하는 이례적인 천문현상이 관측됐다. 천문학자들은 이 두 개의 '신성(nova)'이 육안으로 동시에 보인 것은 관측 역사상 처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스카이 앤 텔레스코프 (Sky & Telescope)에 따르면, 첫 번째 신성인 'V462 루피(V462 Lupi)'는 6월 12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가 주도하는 전천 자동 초신성 탐사(ASAS-SN)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이 신성을 낳은 별은 보통 너무 어두워서 맨눈으로는 볼 수 없으며, 겉보기 밝기( 등급 )는 +22.3이다. 남쪽 하늘의 늑대자리에서 관측된 V462 루피(V462 Lupi)는 원래보다 300만 배 이상 밝아진 후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6월 25일에는 돛자리에서 두 번째 신성인 'V572 벨로룸(V572 Velorum)'이 출현하며, 약 2주 사이 두 개의 밝은 폭발이 잇따라 관측됐다. 1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이러한 신성은 태양처럼 안정적인 별이 아닌, 백색왜성과 동반성이 짝을 이루는 쌍성계에서 발생하는 폭발 현상이다. 백색왜성이 동반성으로부터 가스를 흡수해 표면에 물질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겨 표면이 폭발하면서 강한 빛을 발산하는 것이 신성이다. 이와 달리 초신성은 별 자체가 완전히 파괴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대학교의 천문학자 유스케 탐포가 별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이는 클래식 신성으로 분류됐다. 클래식 신성은 보통 1년에 한 번 정도 관측될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문데, 이번처럼 두 개가 같은 시기에 육안으로 관측된 사례는 전례가 거의 없다. 천문학자 스티븐 오미어라는 "동시 관측된 신성 두 개의 사례는 역사상 처음일 수 있다"며 "1936년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때는 두 별이 같은 시점에 최대 밝기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V462 루피는 6월 20일 밝기 +5.5등급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소 어두워졌지만, 여전히 맨눈으로 볼 수 있는 +6등급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V572 벨로룸은 6월 27일 +4.8등급까지 밝아지며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 참고로 등급이 낮을수록 밝은 별이며, 예를 들어 보름달은 -12.7등급이다. 천체사진가 엘리엇 허먼은 칠레에 위치한 원격 카메라를 통해 두 신성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에서 V572 벨로룸은 청백색의 빛을, V462 루피는 자줏빛을 띠고 있다. 신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청색 파장이 먼저 사라지며 붉은빛으로 바뀌고, 점차 시야에서 사라진다. 두 신성 모두 남반구 하늘의 별자리에서 관측돼, 남반구에서는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북미 지역에서도 루피 신성은 남쪽 지평선 부근에서 관측 가능하며, 벨로룸은 멕시코와 미국 남부 일부 지역에서 조건에 따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맨눈으로도 관측이 가능하지만, 천체망원경이나 쌍안경이 있으면 훨씬 뚜렷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출현한 두 신성은 과거에 기록되지 않았던 새로운 천체로, 재출현 여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 천문학자들은 두 신성이 향후 몇 주 내로 점차 시야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이전에 가능한 한 많은 관측과 기록을 통해 이 역사적인 천문현상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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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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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5)] 밤하늘에 동시에 떠오른 두 개의 '신성'⋯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희귀 천문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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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1)] 바이러스인가 세포인가⋯생명의 정의 뒤흔드는 '스쿠나아르카에움' 발견
- 기존 생명의 규칙을 깨는 새로운 생물체가 발견됐다. 과학계가 '생명'의 경계를 다시 그려야 할지도 모른다. 생명과 무생물을 넘나드는 이 유기체는 바이러스도 아니고 완전한 세포도 아니면서,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녀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와 일본 공동 연구팀이 발견한 이 유기체 '스쿠나아르카에움 미라빌레(Sukunaarchaeum mirabile)'는 바이러스처럼 숙주에 기생하지만, 세포처럼 스스로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 능력을 가졌고, 생명과 비생명의 정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교 하라다 료 분자생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거의 우연히 이 생물체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해양 플랑크톤 '키타리스테스 레기우스(Citharistes regius)'의 게놈을 연구하다, 기존에 알려진 어떤 생물과도 다른 독특한 DNA 고리를 찾아냈다. 분석 결과 이 유기체는 고세균(Archaea)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세균은 겉모습은 박테리아와 비슷하지만, 유전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생물 그룹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크게 세균, 고세균, 진핵생물(인간과 동식물 포함) 세 영역으로 나누는데, 놀랍게도 인간은 세균보다 고세균과 더 가깝다. 기존 상식 파괴한 '초소형 유전체' 스쿠나아르카에움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유전 정보의 총량, 즉 게놈(Genome)의 크기가 극도로 작다는 점이다. 이 생물의 게놈은 DNA를 이루는 글자인 '염기쌍'이 23만 8000개에 불과하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작은 고세균의 게놈(49만 염기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크기다. 이렇게 축소된 게놈은 자신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기구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아 강박적인 복제에의 집중을 드러낸다. 이 유기체는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거나 대부분의 대사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생존과 증식을 위해 숙주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생명 활동의 핵심인 리보솜과 메신저 RNA를 스스로 만드는 유전자를 가졌다. 생명체의 모든 정보는 DNA라는 거대한 설계도에 담겨있다. 이 설계도 원본(DNA)에서 필요한 부분만 복사한 사본이 메신저 RNA이며,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은 이 사본을 보고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바이러스는 이 공장과 사본을 모두 숙주에게서 훔쳐 써야 하지만, 스쿠나아르카에움은 스스로 공장을 짓고 사본을 만들 능력이 있는 셈이다. 생명의 정의, 경계에 서다 연구팀은 생물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유기체의 게놈은 극도로 축소돼 인식 가능한 거의 모든 대사 경로가 없으며, 주로 DNA 복제, 전사, 번역 같은 복제 핵심 기제를 암호화하는 정보만 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사는 DNA 설계도를 메신저 RNA로 복사하는 과정, 번역은 메신저 RNA 정보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어 "이는 숙주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대사 의존성을 시사하며, 최소한의 세포 생명과 바이러스의 기능상 구분에 도전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는 통상 스스로 번식하고 성장하며 에너지를 만드는 단세포 생물 이상을 생명으로 정의했다. 이 때문에 숙주 없이는 아무 활동도 못 하는 바이러스는 생명과 무생물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존재로 여겼다. 스쿠나아르카에움의 등장은 이 회색지대의 폭을 더욱 넓혔으며,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에 있는 존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포 진화의 비밀 풀 열쇠 될까" '스쿠나아르카에움'의 존재는 자연이 인간의 엄격한 정의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발견은 세포 생명체와 바이러스의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더 넓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물학적 다양성이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스쿠나에르카에움의 발견은 세포 생명의 기존 경계를 허물고, 미생물 상호작용 안에 있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광대한 생물학적 신비를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생 시스템을 추가로 탐사하면 훨씬 더 특별한 생명 형태를 드러내 세포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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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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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1)] 바이러스인가 세포인가⋯생명의 정의 뒤흔드는 '스쿠나아르카에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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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3)] 은하 외곽서 별을 집어삼킨 유영 블랙홀⋯사상 첫 광학 관측
- UC버클리 천문학자들이 은하 중심 아닌 외곽에서 발생한 중력파 후보 현상을 포착했다. 은하 중심이 아닌 외곽에서 거대한 블랙홀이 별을 집어삼키는 극적인 장면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테크 데일리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두 초대질량 블랙홀의 병합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초로, 향후 중력파 관측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UC버클리 천문학자들은 최근 AT2024tvd로 명명된 현상을 관측하고, 그 원인이 은하 외곽을 떠도는 블랙홀의 '조석파괴사건(TDE, Tidal Disruption Event)'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100만 배에 달하며, 자전 속도가 빠른 별 하나를 강한 중력으로 찢어낸 뒤 그 잔해에서 발생한 섬광을 통해 존재를 드러냈다. 이번 발견은 캘로포니아주 팔로마 천문대에 설치된 츠비키 천이 관측소(ZTF, Zwicky Transient Facility)의 광학 카메라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후 허블 우주망원경, X선, 전파망원경 등 다중 파장 관측으로 확정됐다. 이러한 유형의 TDE는 기존에 은하 중심에서만 발견됐으며, 비핵 영역(off-nuclear)에서 광학적으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블랙홀의 공존…장기 병합 가능성 주목 은하 중심부에도 이미 하나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곽에 또 다른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은 은하 병합의 잔재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이 떠돌이 블랙홀이 과거 소형 은하의 중심이었던 블랙홀로, 병합 후 큰 은하에 포획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1억 배이며, 근처 가스와 물질을 빨아들이며 성장 중이다. 두 블랙홀이 현재는 수천 광년 떨어져 있지만, 수십억 년 후에는 중력 상호작용을 통해 병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UC버클리의 라파엘라 마르구티(Raffaella Margutti) 교수는 "지금처럼 TDE를 통해 두 블랙홀이 근접해 있는 사례를 관측한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미션을 통해 이 병합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DE, 보이지 않는 블랙홀을 밝히는 '플래시' 블랙홀은 그 자체로 빛을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변의 별이나 가스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찢겨나가며 생성되는 밝고 뜨거운 원반(강착 원반)과 방출되는 빛은 관측이 가능하다. TDE는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발적인 섬광이다. ZTF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100건 가까운 TDE를 은하 중심에서 포착했으며, 이번처럼 외곽에서 발생한 사례는 전례가 없었다. 이는 블랙홀들이 은하 내에서 떠돌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그 수는 지금까지 예측보다 더 많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공동 저자인 라이언 초녹(Ryan Chornock) 교수는 "은하가 병합하면 블랙홀도 함께 들어오지만, 곧바로 병합하진 않는다"며 "이처럼 은하 내부를 떠도는 '유영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이 이번에 관측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LISA, 수백만 태양질량급 병합 중력파 탐지 준비 유럽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리사(LISA) 우주 미션은 향후 10년 내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LISA는 수백만 태양질량 규모의 블랙홀 병합에서 나오는 중력파를 탐지하는 데 최적화된 장비로, 지상 기반의 LIGO나 VIRGO가 관측하지 못하는 중간질량대 영역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AT2024tvd의 발견은 LISA의 과학적 타당성을 높이는 결정적 사례로 꼽힌다. TDE 같은 일시적 사건을 체계적으로 탐색한다면, 향후 LISA가 관측할 수 있는 병합 대상 블랙홀을 사전에 포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조용히 병합 중…우리는 단지 그 흔적을 따라간다" 연구 책임자인 유한 야오(Yuhan Yao) 박사는 "보통은 은하 중심에서만 찾던 현상이 외곽에서 나타났다는 것 자체가 우주 구조 형성의 과정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이번 발견은 하나의 시작이며, 더 많은 '숨은 블랙홀'을 찾을 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천문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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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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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3)] 은하 외곽서 별을 집어삼킨 유영 블랙홀⋯사상 첫 광학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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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지하 91m '포르도 요새'⋯美 B-2·벙커버스터로도 파괴 힘든 까닭
-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전체가 숨을 죽이고 있다. 특히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인 포르도(Fordo) 핵 시설은 두꺼운 암반과 콘크리트로 지하 90~300피트(약 27~91미터) 깊이에 건설된, 세계에서 가장 견고하게 방호된 인프라 중 하나로, 일반적인 폭탄이나 미사일로는 파괴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직접 타격을 포함한 모든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난 6월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역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하 요새 뚫을 유일한 창, '벙커버스터' 이란 핵 프로그램 파괴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북서부에 위치한 포르도 농축 시설이다. 산 내부에 건설되고 여러 겹의 콘크리트로 보강되어 사실상 외부 공격에 대한 완벽한 방호력을 갖췄다. 이 견고한 요새를 파괴할 유일한 수단으로 'GBU-57 MOP(초대형 관통탄)'가 꼽힌다. 무게 3만 파운드(약 13.6톤), 길이 6.6m에 달하는 이 '벙커버스터'는 두꺼운 강철 외피와 2.7톤의 고성능 폭약을 내장, 지하 60~200피트까지 암반과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이 폭탄을 운반 및 투하할 수 있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역시 미국만이 보유한 독점적 전략 자산이다. B-2는 스텔스 성능으로 적의 방공망을 회피하며 한 번에 두 발의 GBU-57을 탑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분쟁에서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간절히 원하는 배경이다. '일격필살'은 환상…첩첩산중의 군사적 난제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MOP를 동원하더라도 포르도 시설의 완벽한 파괴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미 국방대학교 부설 근동·남아시아 전략연구소의 데이비드 데 로슈 교수는 "두 발의 관통탄을 정확히 같은 지점에 명중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여러 차례의 폭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발이 먼저 지표를 뚫으면 다음 탄이 그 구멍을 따라 더 깊이 파고들어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버로잉(burrowing)' 기법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그는 "설사 폭격에 성공하더라도 시설 내부의 파괴 정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 로슈 교수는 이스라엘이 제공권을 장악한 뒤 특수부대를 투입해 시설 출입문을 폭파하고 내부로 진입, 확보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한 뒤 내부에서 폭파시키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격 감행 시 전면전 비화…걷잡을 수 없는 파장 미국의 직접 공격은 더 큰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 이란은 자국 본토가 공격받을 경우 중동 내 미군 기지와 대사관 등을 즉각 보복 타격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위험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수석 분석가는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추가 공격을 명령할 수밖에 없다"며 "단일 작전이 아닌 장기적인 공중전, 나아가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이 보복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물론 GBU-57과 같은 강력한 무기의 사용은 이란에 심대한 심리적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군사적 해법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는 순간 외교의 문은 닫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도를 파괴할 수는 있겠지만, 이란이 이미 습득한 핵 관련 지식까지 폭격으로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공격이 오히려 이란의 핵무장 의지를 자극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나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 거부 같은 극단적 대응을 촉발할 수도 있다. 백악관이 앞으로 며칠 안에 내릴 결정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향방을 넘어, 중동 전체의 평화와 이슬람 공화국 정권의 명운까지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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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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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지하 91m '포르도 요새'⋯美 B-2·벙커버스터로도 파괴 힘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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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8)] 지구, 3년 내 1.5도 임계치 초과 위기⋯기후과학자들 '탄소 예산 고갈' 경고
- 전 세계 탄소배출량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국제사회가 설정한 '1.5도 임계치'를 단 3년 만에 초과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유수의 기후과학자 60여 명은 최근 지구온난화의 최신 동향을 종합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전망을 제시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BBC,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등 다수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195개국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재난을 피하기 위한 목표였다. 그러나 보고서는 현재의 화석연료 소비 속도와 산림 파괴 추세가 계속된다면, 해당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리즈대 프리슬리 기후미래센터 소장이자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피어스 포스터 교수는 "지금 세계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지구와 해수의 온난화,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초 기준 지구의 '탄소 예산(Carbon Budget)'은 약 5천억 톤으로, 이는 1.5도 제한선을 지킬 수 있는 여지를 의미했다. 그러나 2025년까지 이 수치는 1300억 톤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재와 같은 400억 톤 수준을 유지할 경우, 3년 내 해당 예산이 소진되면서 1.5도 초과가 사실상 확정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처음으로 1.5도를 넘겼으며, 이는 자연적인 기후 요인 외에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의 기온은 평균 1.36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10년간 0.27도씩 추가 상승할 경우 2030년을 전후해 임계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급격한 온난화는 빙하 융해와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심화를 초래하고, 특히 빈곤층과 저개발국에 더 큰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보고서는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Earth’s energy imbalance), 즉 지구 기후 시스템에 축적되는 초과 열량이 1970~1980년대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2010년대 대비 약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열의 약 90%는 해양에 흡수되며, 이는 해양 생태계 교란과 해수면 상승을 동반한다. 보고서는 또, 해수면 상승 속도가 1990년대 이후 두 배로 빨라졌고, 이는 전 세계 해안 지역 거주자 수천만 명의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희망적인 조짐도 언급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청정에너지 기술의 확산으로 배출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기술 의존적 접근만으로는 온난화를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정책 전문가 요에리 로헬히 교수는 "1.5도를 넘는 초과 상태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다시 제거하더라도 현재의 피해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10년간의 배출 감축 노력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며, 온도 상승의 매 0.1도마다 피해 규모와 인류의 삶의 질에 중대한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는 이미 진행 중이며, 단기적 기준이 아닌 지속적인 정책 전환과 감축 이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2도와 1.5도는 그 영향 면에서 질적으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지금의 선택이 미래 세대의 삶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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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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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8)] 지구, 3년 내 1.5도 임계치 초과 위기⋯기후과학자들 '탄소 예산 고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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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7)] 기후변화, 행성파 패턴 3배 증가시켜⋯"폭염·홍수 고착화하는 또 하나의 패턴"
- 지구온난화가 여름철 극단적 기상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대기 행성파(planetary wave) 패턴을 75년 전보다 3배 이상 자주 발생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폭염·가뭄·홍수 등 재해성 기후 현상이 더욱 고착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현지시간) MSN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기후학자 마이클 만(Michael Mann) 교수릴 브롯한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1950년대에는 여름철 한 번꼴로 발생하던 극단적 행성파 패턴이 현재는 평균 세 차례 이상 나타난다. 이 연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행성파'는 북반구 제트기류의 곡선을 따라 대기층을 흐르는 대규모 대기 파동이다. 이 파동이 특정 위치에 장기간 머무르는 현상을 '준공명 증폭(quasi-resonant amplification·QRA)'이라 하며, 해당 위치에 폭우나 폭염이 수 주간 지속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 2021년 북미 태평양 북서부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 폭염 △ 2010년 러시아 폭염과 파키스탄 대홍수 △ 2003년 유럽의 치명적 폭염 등이 있다. 연구진은 이들 재난이 모두 QRA 패턴과 연관됐다고 분석했다. 만 교수는 "서부에는 고기압, 동부에는 저기압이 고착된 2018년 여름 미국의 기상 패턴이 대표적인 QRA 사례"라며 "이로 인해 서부에는 폭염과 산불이, 동부에는 장기간 폭우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이 잦아지는 주요 원인은 인위적 기후변화다. 특히 북극이 지;구 평균보다 3~4배 빠르게 온난화되면서, 열대와 북극 간 온도 차가 줄어들고, 이는 제트기류 흐름을 약화시켜 파동이 쉽게 고정되는 조건을 만든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우드웰 기후연구센터의 제니퍼 프랜시스 박사는 "이 연구는 인류 활동이 여름철 기후 시스템을 어떻게 왜곡시키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기존의 온난화와 증발량 증가 외에도, 제트기류의 흐름을 뱅해하는 행성파의 고착화가 여름 재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랜시스 박사는 또 "이는 겨울철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와 제트기류의 변화로 겨울 재난이 발생하는 것과는 또 다른 여름철의 고유한 기후위기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엘니뇨(El Niño) 현상도 QRA 발생을 더욱 유발할 수 있는 자연적 촉매로 꼽힌다. 중앙 태평양의 해수 온난화로 시작되는 엘니뇨 이후 여름에는 QRA 패턴이 더욱 빈번하게 관측된다는 것이다. 만 교수는 "2024년 여름이 강한 엘니뇨 해였던 만큼, 올해 여름도 고착된 제트기류에 따른 이상기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의 컴퓨터 기상 예측 모델이 이러한 QRA 메커니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예측보다 실제 기상이 더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프랜시스 박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여름 극단 기후는 점점 더 악화될 것"이라며 "폭염은 더 오래 지속되고, 규모도 커지며. 기온도 더 높아질 것이다. 동시에 가뭄은 농업 피해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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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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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7)] 기후변화, 행성파 패턴 3배 증가시켜⋯"폭염·홍수 고착화하는 또 하나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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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2)] 달 표면서 발견된 유리구슬, 고대 화산 분출로 형성된 '우주의 타임캡슐'
- "보석인가, 화산재인가." 1969년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디딘 이래 반세기 넘게 정체가 불분명했던 주황색 유리구슬의 기원이 56년 만에 밝혀졌다. 미국 아폴로 탐사대가 수집한 이 미세한 유리구슬은 달의 고대 화산 활동이 남긴 결정체로, 약 33억~36억 년 전 분화 활동의 흔적으로 추정된다고 어스닷컴, 라이브 사이언스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 구슬의 크기는 1mm미만이고, 33억~36억년 전 분출됐지만 그 안에는 달의 화산 활동 일지가 담겨 있다고 어스 닷컴이 전했다. 최첨단 분석 기술로 50년 만에 내부 성분 첫 정밀 규명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아폴로 임무 당시 수거된 이 구슬은 각각 모래알보다도 작으며, 당시 예상됐던 회색 암석과 달먼지를 벗어난 예외적인 샘플로 주목받았다. 겉보기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 구슬들은 사실상 '화산의 타임캡슐'로, 대기와 풍화작용이 없는 달의 표면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왔다. 과학자들은 오랜 기간 이 샘플을 분석하지 못한 채 보관만 해왔다. 당시 기술로는 구슬 내부 구조를 정밀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에너지 이온빔과 전자현미경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비파괴 분석 기술이 진전을 이루면서, 구슬 내부의 광물과 화학 성분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과 브라운 대학의 토마스 윌리엄스, 스티븐 파먼, 알베르토 살, 케빈 라이언 오글리오레가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오글리오레의 연구실에서는 샘플에 이온을 쏘아 한 번에 한 원자씩 조각을 세는 나노심스(NanoSIMS) 장비를 사용했다. 또한 협력 기관의 보완적 현미경과 원자 탐침 단층촬영 시스템이 전체적인 구슬의 그림을 완성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색과 조성을 가진 유리구슬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화산 분출에서 형성됐음을 확인했다. 대표적으로 주황색 구슬은 고온의 현무암질 용암이 순간적으로 응고되며 형성된 것이며, 검은색 구슬은 보다 깊은 내부의 마그마 성분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우주비행사들은 1972년 쇼티 크레이터에서 최초의 오렌지색 퇴적물을 발견했고, 연구를 위해 해당 토양을 수 파운드 포장해 지구로 가져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주황색 등의 밝은 색상은 달의 다른 곳에서 발견된 어두운 녹색 구슬과 달리 티타늄이 풍부한 마그마를 상징한다. 이들 유리구슬은 약 33억~36억 년 전, 달이 아직 지질학적으로 활발하던 시기의 폭발적인 화산 활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기가 없는 환경에서 분출된 용암 방울이 진공 상태에서 즉시 냉각되며 유리질 형태로 굳어진 것이다.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용암 분출과 유사하지만, 공기가 없는 우주 공간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아폴로 샘플, 태양계 형성과 행성 진화 연구에 기여 기대 이번 연구는 단순한 지질 구조 분석을 넘어, 태양계 초기 행성의 열역학적 진화와 내핵 활동, 그리고 휘발성 원소의 분포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어스닷컴에 따르면 수성이나 일부 소행성처럼 대기가 없는 행성과 위성도 달과 비슷한 화산쇄설물 활동이 일어났을 경우 분출된 흔적이 보전된 표면 물질을 가질 수 있다. 달 샘플에서처럼 연구자들에게 향후 화성의 위성이나, 예를 들어 NASA의 소행성 우주 탐사선 오시릭스-렉스가 소행성 베누에서 지구로 귀환시킨 베누의 표토와 같은 다른 임무에서 얻은 샘플을 연구하는 데 있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에 참여한 케빈 오글리오레(Kevin R. Ogliore) 교수는 이 구슬들을 "고대 달 화산학자의 일기장을 읽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달 내부의 진화 과정과 그 당시의 조건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이카루스(Icarus)에 게재됐다. 이번 발견은 아폴로 탐사 이후 장기간 보관돼 있던 샘플이, 첨단 분석 기술의 발전을 통해 새로운 과학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달 표면의 작은 유리구슬 하나하나가 달의 과거는 물론, 태양계의 형성 과정까지도 조망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연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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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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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2)] 달 표면서 발견된 유리구슬, 고대 화산 분출로 형성된 '우주의 타임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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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캐나다 대형산불 등 영향 3거래일만에 반등
- 국제유가는 2일(현지시간) 캐나다의 대형 산불,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격화 등 영향으로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9%(1.73달러) 오른 배럴당 62.52달러에 마감됐다. 지난달 20일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3.0%(1.85달러) 상승한 64.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것은 캐나다 대형산불,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분출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전체에서 180곳 이상에서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중 절반 가까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의 대규모 산불로 세계 4위 산유국인 캐나다 원유생산이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주요 오일샌드와 석유생산지인캐나다 알버트주에서는 지난주말 2곳 이상의 원유생산시설에서 직원들이 피난조치되고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산불로 캐나다 원유 생산이 약 7% 준 것으로 추산됐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드 파트는 "(캐나다)앨버타주 산불이 서서히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부 원유 배럴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란과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가 지난주말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비행기를 대거 파괴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정전협상이 더욱 어려운 지경에 봉착했다. 이란이 자국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증가를 지적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강하게 반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은 지정학적 불안감을 자극해 유가를 상승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뿐 아니라 달러 약세도 유가 급등에 일조했다. 달러 약세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들에게는 유가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해 수요를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석유수출국기수(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지난달 31일 7월 생산량을 5월과 6월에 이어 하루 41만1000배럴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지난주말 시장에서는 OPEC+가 증산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원유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이같은 우려가 완화됐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상품 전략가는 "일각에서는 더 빠른 증산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서 "현재 원유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며, 이는 추가 공급을 흡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중 무역마찰 격화와 달러약세 등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2.5%(81.8달러) 오른 온스당 339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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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캐나다 대형산불 등 영향 3거래일만에 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