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에 의한 일자리 감소' vs. '새 일자리 창출' 의견 팽팽
영국 노동당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직원 해고가 발생하는 기업에 '로봇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알렉스 데이비스-존스 기술·디지털 경제담당 부차관은 지난달 노동당 회의의 부대 행사에서 제3자 기관과의 논의 과정에서 '로봇세' 도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러미 코빈 당수 시절 논의되었던 '로봇세' 아이디어의 재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노동당은 데이비스-존스의 발언 의미를 축소하려고 노력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데이비스-존스 부차관은 영국 싱크탱크 데모스(Demos)가 주최한 노동당 컨퍼런스에서, AI에 의한 해고를 방지하기 위해 세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부차관은 "영국이 이미 'AI에 의한 일자리 감소'라는 '매우 현실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선거구인 사우스 웨일즈의 폰티프리드 지역에서 자동화의 도입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한 "우리는 농기계에서 사람이 없이 기계만 작동하고, 매장에서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모습을 보았다. 대기업들이 이러한 일자리 감소를 자신들의 경영 결정 결과로 보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기업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데이비스-존스 부차관은 노동당의 정책이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부차관은 "우리는 고객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그래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당의 한 대변인은 "노동당 정책이 아닌 아이디어는 종종 노동당 회의의 프린지 이벤트에서 논의된다"고 언급하며, 노동당이 기업의 AI 사용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대변인은 "노동당의 정책은 AI의 잠재력을 활용하여 더 나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대변인은 "노동당은 토리 정부의 경제 성장 실패로 인해 현재 세금 부담이 7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노동당의 계획은 안정과 경제적 안정성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향후 몇 년 안에 경제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AI가 전 세계적으로 3억 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예측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 기술로 인해 2027년까지 일자리 1400만 개가 없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게다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일자리 감소 걱정이 지속적으로 일고 있다. AI 로봇이 단순 노동이 반복되는 공장 노동력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기, 소설 쓰기 등 창작활동 영역을 파고 들면서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미국 전자상거래 아마존은 올해 말 이족로봇 '디짓'을 물류 창고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짓은 인간의 키와 크기에 가까운 형태의 로봇으로, 바닥에 부착된 가이드라인을 따라 이동하며 창고 내에서 물품을 운반하고 포장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아마존은 올해 말부터 미국 내 일부 창고에서 디짓을 테스트 운영할 계획이며, 2024년부터 본격적인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짓의 도입으로 창고 내 물류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근로자의 안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 노동당의 데이비스-존스 부차관과 같이 AI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불거질 것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단순 반복 노동에 AI가 투입되면, 사람들은 기계의 유지 보수와 관리, 새로운 로봇 시스템의 개발 등 다른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