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전환 속 불확실성 증폭, BMW 투자 계획 수정 시사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 가속화 속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하며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가운데, 독일 BMW가 1조 원 규모의 영국 전기차 투자 계획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BMW는 22일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영국에서 '미니'(Mini) 배터리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려던 계획 등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24일 전했다.
BMW가 2023년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옥스퍼드 공장에서 미니 배터리 전기차 생산을 추진했던 계획은 2026년 생산 개시 및 2030년 전량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설정됐으나, 최근 자동차 산업의 불안정한 전망과 관세, 보조금 등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로 인해 계획 이행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해당 투자를 통해 창출될 예정이었던 4,000개의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GM,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신모델 투자 확대에 나서며 시장 판도 재조정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미니 해설] 세계 車 업계, 하이브리드로 '유턴'⋯BMW 1조 영국 전기차 투자 재검토, 전환 시기 조정의 신호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지난 수년간 전기차 중심의 미래 전략을 견지해왔으나, 최근 산업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한 외부 변수로 인해 전략 수정의 움직임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특히, 독일 BMW가 1조 원에 달하는 영국 전기차 투자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는 소식은 업계의 중대한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당초 BMW는 2023년 영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옥스퍼드 공장에서 미니 배터리 전기차 모델 생산에 착수, 2026년 생산 개시 및 2030년 전량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6억 파운드(약 1조 905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산업의 불안정한 전망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25% 관세 등 다양한 외부 변수로 인해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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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방침을 세우고, BMW의 투자를 통해 최대 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투자 재검토로 인해 이러한 전망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혼다, 포드, 재규어랜드로버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영국 내 생산 기지를 축소하거나 철수한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으며, 닛산 역시 전기차 판매 규정 완화 없이는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제조사들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의 둔화와 생산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투자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GM,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업체들이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신모델 출시 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점을 주목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이브리드 신모델 출시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116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차량은 높은 생산 효율성과 소비자 수요, 그리고 탄소 저감 정책과의 부합성 측면에서 큰 강점을 지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19종과 배터리 전기차 17종을 동시에 출시할 계획을 발표하며 경제적 합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포르쉐 역시 지난해 타이칸 전기차 세단 매출이 급감한 후,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신차 개발에 8억 유로(약 1조 2,42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하며 전략 재조정을 단행했다.
프랑스 르노의 루카 데 메오 CEO는 전기차 기술의 발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 분야의 경쟁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며, 유럽에서 전기차가 주류 기술로 자리 잡기까지는 최소 20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은 2033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계획을 발표했으나, 최근 고객 수요와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 계획의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 내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전환과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 투자 간 균형을 모색하는 가운데, BMW의 투자 재검토 결정은 단순한 기업 차원의 전략 수정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의 미래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를 촉구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 중립 및 환경 규제 강화 추세 역시 제조사들의 전략 수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기차 보조금 확대 및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규제 강화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충의 지연, 배터리 제조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더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도입의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및 기존 내연기관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단계적인 전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의 공존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BMW의 이번 투자 재검토는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 구조 변화와 제조사들이 선택할 기술 조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투자 계획 수정이 아니라, 유럽 및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투자 방향, 고용 안정, 기술 혁신에까지 파급 효과를 미칠 이번 결정은 업계 관계자들로 하여금 미래 전략 수립에 신중한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업계는 전기차 기술 발전과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제성 및 소비자 선호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중이며, BMW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의 향후 움직임이 향후 업계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