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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서 찍어낸 엔비디아 칩⋯'반도체 독립' 첫발 뗐다
-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팹21(Fab 21)'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Blackwell)' 생산을 위한 첫 웨이퍼를 출하했다. 2020년 공장 건설 발표 이후 5년여 만에 거둔 첫 결실이다. 2025년 11월 19일, 미 반도체 업계는 이를 두고 "미국 반도체 제조업의 역사적 회귀"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화려한 축포 뒤에는 '전공정은 미국, 후공정은 대만'이라는 기형적 생산 구조의 한계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외신과 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TSMC와 엔비디아는 지난 10월 팹21에서 생산된 첫 4나노미터(4N) 공정 기반의 블랙웰 웨이퍼를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칩이, 가장 앞선 공장을 통해 바로 이곳 미국 땅에서 생산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시제품 생산을 넘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반도체법(CHIPS Act, 칩스법)'이 실질적인 제조 성과로 이어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다. 美서 만들고도 대만행…'절반의 성공' 그러나 냉정히 뜯어보면 이번 생산은 '절반의 성공'에 가깝다. 엔비디아는 '대량 생산(Volume Production)' 단계 진입을 선언했지만, 애리조나에서 갓 구워진 웨이퍼가 곧바로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전공정(웨이퍼 회로 그리기)은 미국에서 끝났지만, 이를 칩 형태로 조립하고 마감하는 후공정(패키징) 설비가 미국에는 없다. 특히 블랙웰 같은 초고성능 AI 반도체는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수직으로 쌓아 연결하는 TSMC만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Chip-on-Wafer-on-Substrate)'가 필수적이다. 현재 애리조나 팹에는 이 고난도 패키징 라인이 구축되지 않았다. 결국 '미국산' 웨이퍼는 다시 태평양을 건너 대만으로 보내져야만 완제품이 된다. 진정한 의미의 '공급망 자립'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류 동선이 꼬이면서 생산 효율성은 떨어지고, 지정학적 위기 발생 시 공급망 단절 리스크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비용보다 안보…'메이드 인 USA'의 대가 경제성 측면에서도 애리조나 공장은 난제가 많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생산 비용은 대만 대비 5~20%가량 높다. 고임금 구조와 인력난, 자원 조달 비용 상승 탓이다. 팹21 가동 과정에서도 이미 인력 수급 문제와 장비 설치 지연, 인허가 이슈 등으로 수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와 TSMC가 이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는 명분은 명확하다. 바로 '안보'다. TSMC와 미 정부 관계자들은 높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공급망의 핵심 거점을 미국 내에 두는 것이 '기술 주권'과 직결된다고 본다. 유사시 대만 해협이 봉쇄되더라도, 최소한의 칩 설계와 웨이퍼 제조 역량을 자국 내에 보유함으로써 국가 안보 리스크를 헤지(Hedge, 위험 회피 행위)하겠다는 전략이다. '기가팹'으로 밸류체인 완성 노려 TSMC는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애리조나 단지를 단순 공장이 아닌 거대 생산 기지인 '기가팹 클러스터(Gigafab Cluster)'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향후 투자 단계에서는 미국 내에 첨단 패키징 라인까지 구축해, 웨이퍼 생산부터 최종 조립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번 블랙웰 웨이퍼 생산은 미국이 잃어버린 제조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긴 여정의 첫발이다. 설계도(Blueprint)에 머물던 계획이 실체(Reality)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비록 당분간 대만 의존도는 지속되겠지만, 미국은 이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최상단으로 복귀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는 향후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쥔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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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서 찍어낸 엔비디아 칩⋯'반도체 독립' 첫발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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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드, 삼성SDI 배터리 탑재 이스케이프·링컨 코세어 2만여 대 리콜
- 포드가 이스케이프(Escap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링컨 코세어(Corsair) 그랜드 투어링 약 2만600대에 대해 추가 리콜을 실시한다. 이들 차량에서 고전압 배터리 셀 내부 단락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배터리 팩은 삼성SDI가 공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자동차전문매체 오토이볼루션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교통부 산하 고속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NHTSA)의 리콜 보고서에서는 해당 배터리 팩이 2019년 7월부터 2024년 4월 사이 생산된 차량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NHTSA에 따르면 리콜 대상 차량은 이스케이프 PHEV 약 1만6543대, 코세어 PHEV 약 4015대이며, 총 약 2만558대가 잠재적 결함 대상으로 보고됐다. 이번 조치는 2024년 12월 동일 문제로 시행된 1차 리콜에 이은 후속 조치다. 당시 포드는 셀 이상을 탐지하도록 배터리 에너지 제어 모듈(BECM)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분리막 손상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를 감지하면 계기판 경고 메시지를 표시하고, 충전 중 이상이 발생할 경우 고전압 배터리 충전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담고 있다. 그러나 포드는 2025년 8월 유럽에서 판매되는 쿠가(Kuga) 모델 3건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에도 열방출(thermal venting)이 발생했다는 현장 보고를 받았다. 포드가 회수해 분석한 두 개의 BECM에서는 열방출 이전 단계에서 셀 이상 징후가 확인되지 않았다. 제조사는 현재까지 총 7건의 열방출 사례를 파악했으며, 모두 유럽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터리 분해 조사에서도 명확한 원인 규명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포드는 2차 리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개발 중이며,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고객들에게 충전 상한을 제한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고객 대상 임시 조치 안내문은 오는 12월 1일까지 발송되며, 판매 딜러사는 11월 18일자로 먼저 통보를 받았다. 포드는 또한 차량을 '오토 EV(Auto EV)' 모드로 사용해 위험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두 차종은 2026년형 모델을 끝으로 단종된다. 포드는 켄터키주 루이빌 공장을 개조해 완전 신규 전기 픽업트럭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유니버설 EV 플랫폼(Universal EV Platform)'을 적용해 기존 코르세어·이스케이프 생산 대비 40% 빠른 조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형 전기 픽업은 3만달러부터 출고가가 시작될 예정이며, 2027년 고객 인도가 계획돼 있다. 포드는 이 차량이 2026년형 토요타 RAV4보다 넓은 실내공간과 2026년형 포드 머스탱 에코부스트보다 빠른 가속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1∼9월 누적 판매량은 이스케이프가 11만4728대, 코세어가 1만9806대로 집계됐다. 포드는 새 전기 픽업이 코르세어의 판매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스케이프의 상업적 성과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26년형 이스케이프는 지역에 따라 판매 제한이 있으며, 내연기관 모델은 3만350달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3만5400달러부터 시작한다. 코세어 그랜드 투어링의 기본 가격은 5만4365달러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준 최대 전기 주행거리는 각각 37마일(약 60km), 27마일(약 43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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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드, 삼성SDI 배터리 탑재 이스케이프·링컨 코세어 2만여 대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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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페리아 사태 일단락 국면⋯네덜란드, 중국 압박에 개입 중단
- 네덜란드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 넥스페리아에 대한 개입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넥스페리아 사태가 일단락되는 국면을 맞았다. 독일 dpa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금이 건설적인 조치를 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카레만스 장관은 중국 당국과 최근 며칠 동안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밝혀 이런 조치가 중국과 조율 아래 이뤄진 것임을 시사했다. 네덜란드가 넥스페리아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기업을 둘러싸고 최근 고조됐던 중국과 네덜란드의 갈등도 해결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도 18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네덜란드 정부와 협상했다면서 네덜란드 측이 관련 행정명령의 잠정 중단을 제의했고 중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혼란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행정명령 폐지'와는 아직 거리가 있으며 중국 모회사 윙테크의 지배권을 박탈한 네덜란드 기업법원의 잘못된 판결 역시 문제 해결을 막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네덜란드 측이 진정으로 건설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면서 양측이 행정 관여를 취소해야 한다는 점 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는 중국 최대 스마트폰 조립업체인 윙테크가 2019년 36억달러에 인수한 회사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말 네덜란드 정부는 '부적절한' 경영관리를 이유로 '상품 가용성 법'을 처음 발동해 장쉐성 윙테크 회장의 넥스페리아 지배권을 박탈하는 비상조치를 내렸다. 이에 중국이 자국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넥스페리아 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것으로 맞대응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칩 부족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 말 미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이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하면서 중국도 넥스페리아 칩 수출금지를 풀어 개별 기업 단위로 허가를 내주고 있으나 네덜란드 본사와 중국 법인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공급난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또 중국은 칩 공급을 완전히 재개하기 전 네덜란드가 넥스페리아에 대한 통제를 축소해야 한다고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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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페리아 사태 일단락 국면⋯네덜란드, 중국 압박에 개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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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완두콩 크기 플라스틱도 치명적"⋯해양생물 1만건 부검이 드러낸 참상
- 해양동물이 극히 적은 양의 플라스틱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환경단체 오션컨서번시(Ocean Conservancy)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바닷새는 플라스틱 조각 23개만 섭취해도 치사율이 90%에 이르며, 해양포유류는 29개, 바다거북은 405개 섭취 시 같은 수준의 위험에 도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내용은 BBC, 사이언스얼럿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수집된 1만여 건의 해양동물 부검 자료를 토대로 플라스틱 섭취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사망 원인과 플라스틱 섭취량이 기록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존 연구와 각종 데이터베이스에서 부검 사례를 추출했으며, 동물의 소화관 크기 대비 플라스틱 섭취 총량과 조각 수를 기준으로 사망 확률을 모델링했다. 부검 자료는 바닷새, 바다거북, 해양포유류(물개·바다사자·돌고래 등) 등을 대상으로 했으며, 대부분 해변에 좌초되거나 우연히 포획됐다. 분석 결과 플라스틱을 섭취한 비율은 바다거북이 약 50%, 바닷새가 약 30%, 해양포유류가 약 10%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완두콩보다 작은 플라스틱 6조각만 있어도 바닷새가 죽을 확률은 90%에 달했다. 이는 예상보다 매우 적은 양의 플라스틱도 해양 생물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돌고래는 축구공보다 작은 부피의 연성 플라스틱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으며, 바닷새는 완두콩 크기 고무 조각 몇 개만으로도 생존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종류에 따라 달랐다. 바닷새는 고무류에 가장 취약했고, 해양포유류는 연성 플라스틱과 어업 장비, 바다거북은 경질·연질 플라스틱 모두에서 높은 사망 위험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동물의 위 속에서 발견된 물리적 플라스틱만 분석했기 때문에 화학적 독성이나 얽힘(entanglement) 피해는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에린 머피(Erin Purphy) 박사는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생물에 실존적 위협을 가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연구"라며 "생산량 감축, 수거·재활용 체계 개선, 그리고 이미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의 적극적 제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17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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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완두콩 크기 플라스틱도 치명적"⋯해양생물 1만건 부검이 드러낸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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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열풍에 대외금융자산 또 사상 최대⋯순자산국 위상 강화
-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 증가로 우리나라의 대외 금융자산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외 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돼 전분기 대비 1,158억달러 늘었다. '서학개미' 개인투자자와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이 1조2,140억달러로 한 분기 새 890억달러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대외 금융부채는 900억달러 증가에 그치며, 순대외금융자산(대외자산–대외부채)은 1조562억달러로 258억달러 확대됐다. 이는 세 분기 만의 증가세이자, 네 분기 연속 '1조달러 순자산국' 지위 유지다. 해외 증시 강세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해외 증권투자를 확대한 데다 외환보유액 증가도 자산 확충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외채 비중이 21.9%로 낮아지고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8.3%로 떨어져 외채 건전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해설] 거주자 대외금융자산·증권투자 또 역대 최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자산 구축 속도가 다시금 가속화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 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되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대외 금융자산이란 우리나라 거주자가 해외에 보유한 주식·채권·직접투자·외환보유액 등을 모두 합한 것으로, 국가의 해외 투자 역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서학개미 효과" 해외 증권투자가 자산 증가 견인 자산 증가세의 중심에는 해외 증시 투자 열풍이 자리한다. 3분기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1조2,140억달러로 한 분기 만에 890억달러 불어났다. 이 중 지분증권이 814억달러 증가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 증시 강세와 반도체·기술주 투자 확대, 그리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결합하면서 개인과 기관의 해외 투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결과다. 직접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2차전지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87억달러 늘어나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기업의 북미·유럽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은 제한…원화 약세 영향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85억달러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부채 증가 폭은 900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비거주자 직접투자가 37억달러 줄어든 점도 부채 증가 폭을 제한했다. 이로써 대외 금융자산 증가 폭(1,158억달러)이 금융부채 증가 폭(900억달러)을 웃돌며,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562억달러로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달러 순자산국'에 진입한 뒤 네 분기 연속 흑자 규모를 유지한 셈이다. 대외채권·채무 지표도 안정…외채 건전성 회복 대외 금융자산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들도 개선됐다. 3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1,199억달러로 271억달러 증가했다. 국외투자 증가와 함께 한은의 준비자산이 118억달러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반면 대외채무는 7,381억달러로 25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18억달러로 246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 비중이 21.9%로 떨어졌고,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8.3%로 낮아졌다. 단기외채 지표는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외환 안전판' 역할을 하는데, 이 비율이 낮아질수록 국가의 대외지급 능력은 강화된다. 해외 투자 확대가 의미하는 것 우리나라가 순대외금융자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글로벌 금융 환경의 변동성 속에서도 대외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해외 주식과 채권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흐름은, 국내 투자자 저변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해외 증시 변동성 확대와 미국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향후 투자 흐름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에는 순대외채권의 안정성도 영향을 받는 만큼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대외건전성 개선…불확실성 속 안전판 확보 중요" 한국은행은 이번 증가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통상 환경과 통화 정책 변화 등 외부 충격 요인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단기외채 지표가 개선되었으며,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순자산국' 지위를 유지하는 한편, 해외 자산의 질과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에 대비한 국가적 안전망도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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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열풍에 대외금융자산 또 사상 최대⋯순자산국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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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3)] "우주 상추, 우주인 식량으로 부적합"
- 우주에서 재배한 상추가 지구에서 자란 상추보다 영양 성분이 부족해 우주인의 장기 식량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어스닷컴에 따르면 NASA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중국 톈궁(天宮) 2호에서 재배한 상추를 분석한 결과, 우주 농작물이 지구산 작물 대비 영양 성분이 뚜렷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 장기 탐사에서 신선 식품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특정 미네랄과 항산화 물질의 감소가 확인되면서 우주채소의 영양적 한계가 다시 부각됐다. 미국 텍사스 A&M대 B. 바르베로 바르세니야 연구팀은 서로 동일한 조명·생장 조건에서 재배한 우주 상추와 지구 상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우주 재배 상추의 칼슘이 지구 재배 상추보다 약 30% 낮았으며, 마그네슘도 감소한 반면 칼륨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 미네랄 구성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항산화 물질의 주요 구성인 페놀류는 ISS 재배분에서 감소했으나 전체 항산화 능력은 일정 수준 유지됐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뿌리의 수분 이동과 무기질 흡수가 달라지며 세포 내 화학적 균형이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색소가 줄어들어 채소 자체의 방사선 방어 능력도 약화될 수 있다. 실제로 ISS와 톈궁에서 재배한 상추의 영양 구성이 '전반적 저하'가 아닌 '불균형한 변화' 형태로 나타난 점이 확인됐다. 문제는 이러한 영양 변화가 우주인 건강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다. 우주에서는 체액 이동과 미세중력의 영향으로 뼈의 칼슘 손실이 빠르게 진행된다. 연구진은 163개 칼슘 관련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우주 비행 중 발현 패턴이 변하고 뼈 대사 지표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에서는 우주 체류 시 장 점막 투과성이 증가하는 이른바 '리키 거트(leaky gut)'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NASA 쌍둥이 연구에서도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이 임무 기간 중 크게 변했다가 귀환 후 회복되는 양상이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NASA는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수준을 넘어 '영양 안정성'을 핵심 연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플랜트 해비타트-07(Plant Habitat-07) 실험은 수분 수준과 뿌리 미생물 환경을 조정해 영양 변동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테스트 중이다. 동시에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잎채소 품종 개발, 식물의 미네랄 농도를 높이는 생물강화(biofortification) 전략, 필요 영양소를 보완하는 맞춤형 보조제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NASA는 발효식품의 활용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ISS에서 진행된 된장(미소) 발효 실험에서는 30일간의 발효 후 지상 대비 안전성과 풍미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생물이 미세중력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발효식품의 우주식 적용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연구진은 "화성까지 수개월간 비행하고 지구와 멀리 떨어진 기지에서 생활하는 장기 탐사에선 단순 신선식품 공급만으로는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식량 생산·영양 관리·장내 미생물 관리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마이크로그래비티(NPJ Microgravit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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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3)] "우주 상추, 우주인 식량으로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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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훈풍에 코스피 1.94% 급등⋯삼성·하이닉스 동반 랠리로 4,080선 회복
- 17일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투자심리 회복과 반도체 업종 강세에 힘입어 4,080대를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68포인트(1.94%) 오른 4,089.25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4.77포인트(0.53%) 상승한 902.67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0원 오른 1,458.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3.50% 오른 100,6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SK하이닉스는 8.21% 급등한 606,000원으로 '60만 닉스'를 다시 회복했다. 미 해군의 국내 조선소 방문 소식으로 '마스가(MASGA·한미 조선 협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HD현대중공업(2.90%), 한화오션(1.39%) 등이 강세를 보였다. SK스퀘어(4.64%), 한국항공우주(7.86%), LIG넥스원(4.17%) 등이 상승한 반면 셀트리온(-3.16%), KB금융(-2.08%) 등 금융주는 약세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AI버블 완화 기대감에 상승 마감 국내 증시가 기술주 강세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17일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4% 오른 4,089.25로 마감하며 4,08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0.53% 상승한 902.67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며 지수는 개장 직후 4,078선을 넘긴 뒤 변동성을 보였으나, 오전 중 상승폭을 다시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기술주 투자심리 회복…"AI 버블 완화" 기대감 유입 이번 상승세의 배경에는 최근 미국 증시에서 불거졌던 'AI 버블' 우려가 일정 부분 진정되며 기술주 중심의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점이 자리한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는 장중 변동성을 보였으나 나스닥이 소폭 상승하며 반등의 단초를 마련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9월 대비 최대 60%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 영향이 국내 시장으로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만 전자'와 '60만 닉스'를 재탈환했다. 삼성전자는 3.50% 상승한 100,600원, SK하이닉스는 8.21% 오른 606,000원으로 마감하며 반도체 업종 전체를 견인했다. 한미반도체도 5.33% 올랐다. 조선·방산주 동반 강세…"MASGA 기대감" 조선·방산 섹터에서도 강한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 주말 미국 해군 최고 지휘부가 국내 조선소를 직접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 조선 협력 사업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했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은 2.90%, 한화오션은 1.39% 상승했다. 방산주 역시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한국항공우주(KAI)는 7.86%, LIG넥스원은 4.17%,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1% 올랐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방산업체의 수주 기대감과 생산 확대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시총 상위주 전반 상승…금융주는 약세 대형주 대부분이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금융주는 약세로 마감했다. SK스퀘어(4.64%), NAVER(0.59%), 두산에너빌리티(0.51%), 기아(0.34%) 등이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0.37%), 셀트리온(-3.16%)은 하락했다. KB금융(-2.08%), 신한지주(-1.76%), 하나금융지주(-1.38%), 우리금융지주(-1.12%) 등 금융주는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았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은행주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 강세 영향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원 오른 1,458.0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장 초반 1,451.0원에서 출발했으나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상승 전환했다. 달러인덱스는 99.423으로 0.15% 올랐다. 다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환시 개입 가능성을 시장이 의식하면서 상승폭은 제한됐다. 구윤철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과도한 환율 변동성은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힌 점도 시장 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는 AI·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단기 반등세를 연출했다. 조선·방산·2차전지 등 테마별 순환매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경로, 반도체 가격 상승세 지속 여부, 정부의 환시 정책이 향후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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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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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훈풍에 코스피 1.94% 급등⋯삼성·하이닉스 동반 랠리로 4,080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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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전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배치⋯UB테크 '워커 S2' 산업 현장 투입
- 중국 선전(深圳)에서 전 세계 최초의 대규모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 배치가 시작됐다. 중국 로봇기업 UB테크(UBTECH) 로보틱가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Walker S2)' 수백 대를 자동차·전자 등 주요 산업 현장으로 출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산업계가 그동안 제기해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활용성'에 대한 질문에 처음으로 본격적인 답을 내놓은 셈이다. UB테크에 따르면 생산량은 11월 중순부터 본격 확대됐으며 첫 출하 물량은 이미 조립라인 인력 수요가 높은 파트너사에 전달됐다. 회사는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규모 상용 납품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중국 내 수요 폭증…주문액 8억 위안 돌파 올해 UB테크가 확보한 휴머노이드 로봇 수주는 총 8억 위안(약 1억 1300만달러, 약 1642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실제 산업 수요'에 기반한 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9월에는 중국 대기업으로부터 2억 5000만 위안 규모의 대형 계약을 확보했고, 쓰촨(四川)과 광시(廣西)에서도 각각 1억 5900만 위안, 1억 2600만 위안 규모의 프로젝트가 체결됐다. 후베이(湖北)의 미이오토(Miee Auto) 역시 1억 위안 이상을 투입해 워커 S2 도입을 결정했다. UB테크는 "연말까지 워커 S2 500대를 출하할 계획이며, 생산 일정은 순조롭다"고 밝혔다. BYD·지리·폭스콘까지…자동차·전자 기업이 대량 도입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워커 S2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BYD, 지리(Geely)자동차, FAW-폭스바겐, 둥펑류저우(東風柳州) 등이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폭스콘도 물류 라인 자동화를 위해 로봇 투입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은 "24시간 무중단 연속 운영"을 위해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로봇을 요구해왔으며, 초기 배치된 로봇들은 연구실이 아닌 실제 공장과 창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자가교체 기능이 경쟁력…산업용 설계 강화 워커 S2의 가장 큰 차별점은 로봇이 스스로 배터리를 분리·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산업용 로봇의 최대 문제였던 '재충전 시간'을 대폭 줄여 장시간 작업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워커 S2는 7월부터 산업용 모델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사람과 유사한 관절 구조와 정밀한 손가락 제어 기능을 갖춰 무게물 운반과 정밀 조립 작업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생산라인 공개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UB테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10%에서 30%로 급증했다. UB테크는 "이는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구조적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재무 개선세 뚜렷…홍콩증시서 150% 급등 UB테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억2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5% 늘었다. 매출총이익은 17.3% 증가한 2억1700만 위안, 순손실은 18.5% 줄어든 4억40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비용 구조 개선과 생산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다. 주가도 급등했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50% 이상 상승해 최근 133홍콩달러를 기록했으며, 씨티와 JP모건은 목표주가를 170홍콩달러 이상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UB테크는 2023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첫 로봇기업으로, 이번 대규모 납품이 글로벌 로봇 경쟁에서 입지를 굳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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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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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전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배치⋯UB테크 '워커 S2' 산업 현장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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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대 수출업종 5년 뒤 전부 중국에 역전"
- 한국의 10대 수출 주력업종 경쟁력이 중국에 빠르게 추월당하고 있으며, 5년 뒤에는 모든 업종에서 중국이 우위에 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7일 매출액 1천대 기업 중 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현재 최대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62.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2030년에는 이 비중이 68.5%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경쟁국의 수준은 미국 107.2, 중국 102.2, 일본 93.5였으며, 2030년에는 미국 112.9, 중국 112.3으로 한국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철강·일반기계·이차전지·디스플레이·자동차 등 5개 분야에서 이미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한국이 우위인 반도체·전기전자·선박 등도 2030년에는 중국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니해설] "5년 뒤 10대 수출전략 전부 중국에 밀린다"…기업들 '총체적 경쟁력 경고음' 한국의 수출 산업을 떠받쳐온 10대 주력업종이 경쟁국 대비 빠르게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의 격차가 향후 5년 안에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1천대 기업 중 2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기업들은 가장 위협적인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을 압도적으로 지목했으며, 이 추세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은 중국(62.5%)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22.5%), 일본(9.5%)이 뒤를 이었지만,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2030년 전망에서도 이 비율은 68.5%로 더 높아진다. 한경협은 "한국의 대외 경쟁환경은 향후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업 경쟁력 수준을 수치화한 결과는 더 우려스럽다. 한국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현재 미국은 107.2, 중국은 102.2로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만이 93.5로 한국보다 낮았다. 더 큰 문제는 전망치다. 2030년 미국과 중국 경쟁력은 각각 112.9, 112.3까지 상승해 한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중국이 5년 내 미국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 경쟁력 우위는 이미 절반 가까이 뒤집혔다. 중국은 철강(112.7), 일반기계(108.5), 이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한국 핵심 산업 5개 분야에서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이 아직 우위를 갖는 업종은 반도체(99.3), 전기전자(99.0), 선박(96.7), 석유화학(96.5), 바이오헬스(89.2)로 절반에 그쳤다. 그러나 2030년 전망에서는 이 5개 업종마저 모두 중국에 역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국의 이차전지 경쟁력은 119.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돼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상 약화를 시사한다. 미국과의 경쟁 구도에서도 한국의 비교우위는 제한적이었다. 현재 한국이 미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분야는 철강(미국 98.8), 선박(90.8), 이차전지(89.5) 등 3개 업종뿐이다. 그러나 2030년에는 미국이 철강에서 한국을 역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우위 업종은 선박과 이차전지 2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기업들은 중국과 미국이 가진 구조적 강점을 지목했다. 중국은 가격경쟁력, 생산성, 정부 지원에서 한국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상품 브랜드, 전문 인력, 핵심 기술 등에서 한국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특히 브랜드 경쟁력은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앞서는 유일한 영역이지만, 5년 후에는 이 부분에서도 중국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돼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현재 경쟁력 약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국내 제품경쟁력 약화(21.9%)와 대외 리스크 증가(20.4%)를 꼽았다. 여기에 인구감소로 인한 내수 기반 축소(19.6%), AI·첨단 기술 분야 인력 부족(18.5%)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치면서 경쟁력 회복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이 정부에 가장 시급한 지원 정책으로 지목한 것은 '대외 리스크 완화'였다. 응답 기업의 28.7%는 미중 갈등,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복합 리스크에 대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핵심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18.0%), 세제·규제 완화 및 노동시장 유연화 등 경제 효율성 제고(17.2%)도 주요 요구로 제시됐다.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역사적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5년이 한국의 수출 경제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협은 "한국 산업의 경쟁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구조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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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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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대 수출업종 5년 뒤 전부 중국에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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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경제 4분기 '적신호', 소비 4년래 최장 둔화에 투자 '사상 최악' 급감
- 중국 경제가 4분기 시작부터 예상보다 심각한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투자 급감과 산업 생산 증가세 둔화가 겹친 가운데, 소비마저 4년여 만에 가장 긴 둔화 터널에 진입하며 '내수 부진'이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발표한 10월 경제 지표는 시장의 우려를 재확인시켰다. 올해 1~10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며 사상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0월 한 달간의 투자가 12% 급감하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 생산 역시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하는 데 그쳐, 연초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5.5%)를 하회하는 수치다. 소매 판매 증가율, 5개월 연속 둔화 가장 심각한 경고음은 소비 부문에서 울렸다. 10월 소매 판매는 2.9% 증가에 그쳤다. 이로써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5개월 연속 둔화하며 2021년 이후 가장 긴 둔화 행진을 기록했다.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약한 증가세이기도 하다. 앞서 13일 블룸버그는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소비 냉각은 이달 초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이미 감지된 바 있다. 당시 여행 및 지출 데이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내수 회복의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 최고위층은 "내수 지출을 확대하겠다"고 거듭 공언해왔다. 지난달 공산당은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상당히" 높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수사와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가계의 구매력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광범위한 개혁 대신 특정 상품에 대한 제한적 보조금에 의존하는 베이징 당국의 접근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한다. 물론 10월 지표 악화에는 기술적인 요인도 일부 작용했다. 지난해 10월의 판매 실적이 높아 비교 기저가 높았고, 2024년보다 영업일수가 하루 적었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의 위샹룽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기저 효과, 달력 효과, 그리고 약화된 모멘텀으로 인해 10월 경제 지표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분기 성장 동력이 10월 들어 명확히 소멸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영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과잉 생산 및 과당 경쟁 해소 노력이 투자 파이프라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사상 첫 투자 역성장"…1조 위안 부양책도 '백약이 무효'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 중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사상 첫' 투자 역성장이다. 고정자산 투자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인프라 자본 지출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제조업 지출 증가세도 둔화했다.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는 완화되기는커녕 더욱 악화하며 전체 투자 감소를 이끌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투입한 대규모 부양책이 실물 경제로 원활하게 흘러 들어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중국 당국은 9월 말 이후 투자 촉진과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해 총 1조 위안(약 141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 자금이 경제 전반에 스며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5000억 위안 규모의 새로운 정책 금융 도구를 통한 자금 투입 역시 현재까지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수 전반의 약화는 기업과 가계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10월 신규 대출 및 신용 증가세는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람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부양책이 경제에 반영되는 속도가 더디다"면서도 "5000억 위안의 자금이 배포됨에 따라 향후 몇 달 안에 더 나은 모멘텀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통계국은 데이터 발표와 함께 "외부 환경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인들, 그리고 국내 경제 구조조정에 대한 상당한 압력으로 경제가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기존 정책의 "적극적인 이행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여, 당장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수출 쇼크'에 꺾인 中경제…"내수 대신 수출 의존" 기형적 구조 고착화 우려 중국 경제는 10월 지표 발표 직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수출 쇼크'를 겪었다. 견조하던 수출마저 예상치 못하게 위축되면서, 취약한 내수 경제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는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자국 산업이 압박받는다는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우려를 해소하기는커녕, 내부적 취약성을 더욱 노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외부 환경에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말 한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무역 휴전 합의는 향후 몇 달간 양국 간 교역을 활성화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또한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역시 중국의 수출 전망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요인이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놀라움"으로 수출을 꼽았다. 그는 "가속화되는 글로벌 성장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에 힘입어 외부 수요가 다시 한번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중국의 '이분화된 경제 패턴'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 즉, "견고한 외부 수요가 내수 진작의 시급성을 낮추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이다. 한편, 추가적인 통화 부양책이 즉각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최근 대출 증가세 둔화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덜 완화적인(dovish) 태도를 시사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2025년 '5% 내외'로 설정한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여전히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는 점이 당국의 정책적 여유를 제공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성장률 컨센서스는 4.9%로, 목표치에 근접해 있다. ING 은행의 린 송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성장 목표는 큰 개입 없이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베이징은 아마도 내년을 위해 실탄을 아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중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장기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HSBC의 테일러 왕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재 보상판매 프로그램의 견고한 성과에 비추어 2026년에는 서비스 소비까지 확대되는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소비 보상판매 프로그램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중국의 소득 분배와 사회 보장 시스템의 장기 개혁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ey Insights] 중국 내수 시장의 '빨간불'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얼어붙으면서, 한국의 중간재 및 소비재 수출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중국발(發) 복합 위기에 대비한 수출 전략의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 [Summary] 중국 경제가 4분기 시작부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10월 고정자산 투자가 사상 초유의 -1.7% 감소를 기록하고, 소매 판매마저 4년래 최장기인 5개월 연속 둔화했다. 산업생산도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1조 위안 부양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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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경제 4분기 '적신호', 소비 4년래 최장 둔화에 투자 '사상 최악'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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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스위스, '2천억달러' 미국내 투자-관세 15% 인하 합의
- 미국이 2000억 달러(약 291조 원)를 투자받는 조건으로 스위스에 대한 상호관세를 현 39%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유럽연합(EU)이 6000억 달러를 약속하고 관세를 15%로 낮춘 점을 감안하면 경제 규모에 비해 상당히 큰 액수를 약속한 셈이다. 스위스의 국내총생산(GDP)는 한국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과 스위스 정부는 14일(현지 시간) 팩트시트(설명자료)와 보도자료를 내고 양국이 이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기업들은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에 직업교육과 훈련을 포함해 2028년까지 20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스위스는 또 모든 공산품과 수산·해산물, 민감하지 않은 품목의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육류의 경우 소고기 500톤, 들소고기 1000톤, 가금류 1500톤의 무관세 쿼터(할당량)가 적용된다. 기 파르믈랭 스위스 경제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약품과 금, 화학제품은 앞으로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몇 달 안에 MOU 내용을 법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의 대미 수출 가운데 약 60%는 의약품이다. 이밖에는 시계, 정밀기계, 초콜릿, 커피 캡슐, 치즈를 주로 수출한다. 스위스 양대 제약 업체 로슈와 노바티스는 미국 수요 전체를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이 신선·건조 견과류, 생선·해산물, 일부 과일, 화학제품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스위스, 리히텐슈타인과의 무역 협정을 내년 초까지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지난해 미국의 대(對)스위스·리히텐슈타인 무역 적자는 385억 달러였는데 2028년까지 적자를 해소할 길이 열렸다"며 "미국 수출업자들에게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 시장에 대한 전례 없는 접근을 제공하고 미국 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촉진해 미 전역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직전인 7월 31일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 통화를 나눈 뒤 상품수지 불균형 해소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며 격노하고 몇 시간 뒤 관세율을 31%에서 39%로 상향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최근 미국과 합의한 15%는 물론 그 이전 관세인 25%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8월 6일 황급히 미국 워싱턴DC를 찾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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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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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스위스, '2천억달러' 미국내 투자-관세 15% 인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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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반등에도 혼조…AI 고평가 부담과 금리 불확실성 겹쳐 변동성 확대
- 뉴욕증시가 14일(현지시간) 변동성을 소화하며 혼조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 주요 지수는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의 조정을 받았고, 기술주는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반발 매수세를 이끌었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AI 관련 고평가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지수의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 상승했다. 장중 1.9%까지 밀렸으나 엔비디아, 오라클, 팔란티어, 테슬라 등이 전일 하락분을 일부 회복하며 반등을 유도했다. S&P500지수는 0.3% 올랐고, 다우지수는 0.4% 하락했다. 주요 지수는 장중 저점 대비 낙폭을 크게 줄였지만 방향성은 갈리지 않은 상태다. 정부 셧다운 종료는 투자심리 회복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전망은 약해졌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반영한 1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불과 한 달 전 95.5%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AI 투자 열기에 대한 경계심도 이어졌다. 전날 오라클 급락이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기술주 전반으로 고평가 논란이 확산됐다. 월가공포지수(VIX)는 20 위로 올라섰다. 위험자산 회피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은 9만 50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유럽·아시아 증시도 약세로 마감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 항만이 타격을 받으며 국제유가가 반등했다. [미니해설] 기술주 반등에도 시장 흔들림 지속…AI 고평가와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만든 '불안한 회복' 미국 증시는 전날 낙폭을 일부 되돌렸지만,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여전히 높다. 기술주 중심 조정이 시작된 이번 주 내내 투자자들은 두 가지 요인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AI 투자 열기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연준의 금리 결정 경로다. 두 변수는 이틀 연속 지수 흐름을 흔들었다. 나스닥은 장 초반 1.9%까지 밀렸고, 7주 연속 상승 흐름이 끊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0.6% 반등했으나, 전반적인 흐름은 아직 방향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전날 기술주가 이끄는 급락으로 나스닥은 2% 넘게 떨어졌고, S&P500도 1.4% 하락했다. 변동폭 확대가 하루 만에 진정됐지만 낙폭을 되돌릴 만큼의 탄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AI 고평가 논란 재부상 기술주 조정의 출발점은 오라클의 급락이었다. 오라클은 전일 6% 넘게 하락했고, 이는 시장 전반으로 고평가 논란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오라클의 성장성이 오픈AI와의 클라우드 계약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 다시 주목받았고, 현금 보유력이 빅테크 대비 낮다는 구조적 제약도 투자자들의 불안 요인으로 부각됐다. 머서 어드바이저스(Mercer Advisors)의 데이비드 크라카우어는 CNBC에 "AI 관련주는 미래 성장 기대가 가격에 선반영되면서 작은 변수에도 가격 변동이 커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시장이 경험한 급등·급락의 배경을 설명한다. AI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이익 전망이나 금리 인식 변화가 곧바로 가격 변동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셧다운 종료로 단기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됐지만, 시장은 즉시 금리 경로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은 50% 아래로 내려왔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장은 95% 이상 인하를 기대했지만, 최근 들어 연준 내 강경 목소리가 늘면서 전망이 수정됐다.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 제프리 슈미드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완화적이지 않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용시장 냉각이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주 연준 관계자들이 보여준 신중한 태도와 일관된 흐름을 이룬다. 위험자산 전반 약세 월가공포지수(VIX)가 20선을 상향 돌파한 점은 투자심리가 방어적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은 장중 9만 4519달러까지 하락하며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스트래티지 등 비트코인 관련주의 조정폭도 컸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흐름이 두드러졌다. 유럽 증시는 영국의 세제 정책 혼선, 기업 실적 부담 등으로 동반 하락했다. 영국 길트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0.13% 포인트 상승했다. 파운드화도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는 미국 기술주 조정의 여파를 받으며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로 이동 이번 반등은 가격 조정 이후 유입된 저점 매수 성격이 강하다. AI 관련주 부담, 연준의 신중한 태도, 경제지표 공백 등 시장이 직면한 변수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은 셧다운 기간 동안 생산된 일부 경제지표가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경기 판단을 위한 핵심 정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와 연결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실적은 AI 관련주의 수요 지속 여부를 가늠할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주의 단기 반등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엔비디아의 가이던스와 시장의 수요 전망 변화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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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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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반등에도 혼조…AI 고평가 부담과 금리 불확실성 겹쳐 변동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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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월 산업·소비 '14개월 최저'⋯투자 부진까지 겹쳐 경기 삼중고
- 중국의 10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이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4.9% 증가해 9월(6.5%)보다 둔화됐으며, 로이터·블룸버그 전망치(5.5%)에도 미달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 증가율도 2.9%로 작년 8월 이후 최저치이며, 5개월 연속 둔화했다. 내수 경기의 핵심 지표로 평가되는 소매판매가 약화한 점은 소비 회복세가 다시 꺾였음을 시사한다. 고정자산투자(1~10월)는 전년 대비 1.7% 감소해 감소폭이 9월(-0.5%)보다 확대됐다. 특히 서비스업·인프라를 포함한 3차 산업 투자가 5.3% 줄었다. 부동산 개발투자도 14.7% 감소하며 경기 압박을 더했다.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5% 떨어져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국 도시 실업률은 5.1%로 소폭 개선됐지만, 당국은 "구조조정 압박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연휴 영향이 일부 수치를 왜곡했지만, 투자 부진 심화는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미니해설] 중국 산업생산·소매판매 약 1년 만에 최저 성장 중국 경제가 하반기 들어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 소비, 투자, 부동산 등 주요 거시지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의 동력이 다시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초 국경절·중추절 연휴가 통계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표 전반의 하락폭은 시장 예상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생산·소매판매 모두 '1년 2개월 만의 최저'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9월(6.5%)보다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주요 기관 예상치 5.5%에도 미달했다. 이는 2023년 8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수출 주문이 9월로 앞당겨졌다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생산 회복세가 둔화된 것은 분명하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글로벌 수요 부진, 대외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소매판매는 2.9% 증가해 2023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5월 이후 5개월 연속 둔화세다. ‘국경절 대목’이 포함됐음에도 소비 반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수 회복 동력이 약해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소비심리가 반등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청년 실업, 소득 둔화,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자산효과 약화 등이 자리한다. 블룸버그가 "2021년 이후 최장기간의 소비 둔화"라고 평가한 이유다. 투자 부진이 경기 둔화의 '핵심 위험요인' 1~10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1.7% 감소하며 감소폭을 크게 늘렸다. 이코노미스트 전망치(-0.8%)를 두 배 넘게 밑도는 수준이다. 상반기까지 플러스를 유지했던 고정투자가 9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10월 들어 하락 폭이 커진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1차·2차 산업은 각각 2.9%, 4.8% 증가했지만 3차 산업 투자가 5.3% 줄며 전체 감소를 이끌었다. 인프라 투자 부진, 부동산 개발 위축, 지방정부 재정 여력 고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핀포인트자산운용 장즈웨이 수석은 "투자 감소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부동산·인프라 투자 약세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EIU는 "소비 중심 모델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투자 부진은 중국 성장 구조에 구조적 부담을 남긴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주택 가격 '이례적 낙폭' 1~10월 부동산 개발투자는 지난해보다 14.7% 줄어 9월(-13.9%)보다 더 악화했다. 신규주택 가격도 전월 대비 0.5% 떨어져 2023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연휴가 포함된 '전통적 성수기(9~10월)'에도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은 시장의 체감 냉각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부동산 안정화를 목표로 한 당국의 정책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업체의 자금난, 미분양 증가, 가계의 주택 구매 의지 약화 등이 지속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부문은 중국 GDP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지만, 침체가 길어지면서 금융·지방재정·소비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휴 효과'로 설명되기 어려운 경기 둔화 일부 기관은 10월 수치가 연휴로 인해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을 언급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공장들이 생산·수출 주문을 9월로 앞당기면서 10월 통계가 왜곡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 감소 확대와 부동산 지표 악화는 '일시적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산업생산·소비·투자 전반이 둔화한 현상은 중국 경제가 구조적 압력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추가 부양책 압력 커져…정책 의존도 높아질 가능성 전문가들은 현재의 둔화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선 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HSBC의 프레드 뉴먼 수석은 "중국 경제는 모든 면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며 "대규모 추가 부양 없이 소비·투자 둔화를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정지출 확대, 인프라 부양, 부동산 금융 완화, 소비 진작 등이 구체적 대응책으로 거론된다. 중국 당국도 "외부 불확실성과 국내 구조조정 압력이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제 운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기존 기조는 유지했다. 다만 정책 대응의 강도와 속도에 따라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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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월 산업·소비 '14개월 최저'⋯투자 부진까지 겹쳐 경기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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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외환·투자' 3대 패키지 합의⋯불확실성 걷혔지만 구조적 부담은 남았다
- 한미 양국이 14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확정 발표하며 관세·투자·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협의 내용을 공식화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으나, 적용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 한국산 의약품 관세도 15% 이내로 제한돼 100% 관세 논란은 일단락됐다. 한국이 전략산업 분야에서 2000억달러, 조선업에서 1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MOU도 최종 반영됐다. 다만 연간 조달액은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단서가 붙었다.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이 별도 항목으로 명시돼 대규모 대미 투자로 인한 환율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양국의 공감대가 문서화됐다. 다만 미국의 대응 조항이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한다"는 수준에 그쳐 실제 이행력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조선·반도체·제약 업계는 불확실성 해소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관세 부담과 경쟁 심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함께 표했다. [미니해설] 한미양국, '조인트 팩트시트' 확정 한미 양국이 한 달간의 후속 협상을 거쳐 14일 '조인트 팩트시트'를 확정하면서 자동차·의약품·반도체·조선 등 핵심 산업을 둘러싼 관세 및 투자 조건이 구체화됐다. 이번 문서는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큰 틀의 합의를 공식 문서로 정리한 것으로, 그동안 업계가 우려하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환시장 불안 완화 문구 첫 명문화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외환시장 안정’ 항목이 별도로 포함된 점이다. 팩트시트는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양국의 공감대를 명문화했다. 또한 미국이 한국에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조달을 요구하지 않으며, 조달 시 "시장 매입을 통한 달러 확보가 아닌 다른 방식"을 활용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원칙도 포함됐다. 투자 이행 과정에서 원화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이 조달 규모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도 삽입됐다. 이는 1,47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안정세를 찾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이러한 요청을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한다"고만 규정해 구속력이 약하다는 점은 이번 합의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실질적 조절 권한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관세 '인하'와 '신설' 사이의 복합적 결과 자동차 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안도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것은 단기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정부의 협상 노력에 감사 입장을 내면서도 관세 인하 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아쉬움으로 남겼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0%였던 한국산 자동차 수출 관세가 15%로 사실상 '신설'된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업계는 큰 불확실성에서 벗어났지만, 관세 15%는 현실적 부담"이라며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제약·바이오, '100% 관세' 공포는 해소…바이오시밀러는 과제로 남아 의약품 분야에서는 관세 100% 부과 가능성이 사라지며 업계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한국산 의약품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명시했으며, 제네릭 의약품은 기존대로 무관세가 유지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제거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규정이 문서에 포함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일부 남아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등 주요 기업은 이미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해 관세 구조를 다변화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반도체·조선, 불리한 대우 방지 조항이 핵심 반도체 관세는 "한국 이상의 반도체 교역 규모를 가진 국가와의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는 향후 미국의 공급망 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이 '차별적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한 안전장치로 평가된다. 조선업 분야에서는 한국이 1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MOU가 재확인됐다. 이는 미국 조선·해양 산업의 수요 확대와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2천억달러 투자, 구조적 환율 압력은 지속 전반적 평가와 별개로, 2000억달러라는 투자 규모 자체가 한국 외환시장에는 상시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컨센서스에 가깝다. 매년 최대 200억달러(약 29조원)가 해외로 이동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율은 꾸준히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미 공동 팩트시트는 산업계가 가장 우려하던 '관세 급등'과 '외환시장 충격'이라는 두 축의 불확실성을 크게 완화했다. 자동차·의약품·반도체 등 주요 산업은 당장 숨통을 틔웠고, 시장도 안도감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관세 신설, 투자 규모, 환율 구조 등 중장기적 부담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합의는 '최악을 피한 합의'이자 '새로운 숙제를 남긴 합의'라는 평가가 공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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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외환·투자' 3대 패키지 합의⋯불확실성 걷혔지만 구조적 부담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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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두, 자체 설계한 AI 칩 2종 공개⋯슈퍼노드 제품 두 종류도 선보여
-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에 맞선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바이두가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칩 2종을 공개했다.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날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바이두 월드'에서 반도체 부문 자회사 쿤룬신이 설계한 AI 칩 M100과 M300을 선보였다. M100은 '전문가 혼합(MoE)' 방식을 활용해 모델의 추론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키도록 설계됐으며 내년 초 출시예정이다. M300은 수조개의 매개변수를 갖는 초대형 멀티모달모델(LMM)을 훈련하도록 설계됐으며 2027년 출시할 예정이다. 바이두는 지난 2011년부터 자체 반도체칩을 생산해왔다. 션더우 바이두 클라우드 부문 사장은 이 두 제품에 대해 "강력하고 저렴하며, 통제 가능한 AI 연산능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두가 실제 출시에 앞서 AI 칩을 공개한 것은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책에 맞서 반도체 자립을 서두르겠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9월 자국 기술기업에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신형 저사양칩 주문을 중단하라고 통보하는 등 '엔비디아 불매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에는 중국 당국이 국가 자금이 투입되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자국산 AI 칩만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SCMP는 바이두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화웨이를 비롯한 다른 자국 기업과 함께 국가의 기술 자립을 향한 노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려는 야망을 드러냈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미국 엔비디아 등 외산 고급 프로세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두는 내년 상반기에 두 종류의 슈퍼노드 제품도 선보였다. 바이두는 자사 칩 P800 256개로 구성된 '톈츠256' 클러스터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512개의 칩을 사용하는 업그레이드 버전 '톈츠512'도 같은 해 하반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바이두는 또한 2030년까지 수백만 개의 칩을 연결하는 '슈퍼노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이날 밝혔다. 바이두의 톈츠는 화웨이의 '어센드 910C' 384개로 구성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와도 구조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매트릭스 384가 엔비디아의 블렉웰 기반 'GB200 NVL72' 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이날 바이두는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인 '어니'의 새 버전도 공개했는데, 이 모델은 텍스트 뿐 아니라 이미지 및 영상 분석 능력도 탁월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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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두, 자체 설계한 AI 칩 2종 공개⋯슈퍼노드 제품 두 종류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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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800포인트 폭락⋯기술주 급락·연준 불확실성에 흔들린 시장
- 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밀렸다. 기술주 조정에 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809포인트(1.7%) 내려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 떨어졌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2.5% 급락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AI 관련 대형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알파벳이 모두 하락했고, 디즈니는 4분기 실적 부진 충격으로 7%대 급락하며 다우지수 하락을 키웠다. 테슬라도 7% 떨어졌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진 점도 시장을 짓눌렀다. 시카고상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시장이 반영한 12월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하루 만에 62.9%에서 49%대로 하락했다. 사상 최장기였던 6주 넘는 셧다운이 종료됐지만, 공백 기간의 경제 지표 상당수가 제때 발표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책 판단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고평가 부담이 부각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경기 방어주와 가치주로 일부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시스코는 실적 전망 상향으로 4%대 상승했고 버라이즌도 구조조정 추진 소식에 오름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기술주 조정과 연준 불확실성 겹친 뉴욕증시…급락을 만든 세 가지 구조적 요인 13일 급락은 기술주 매도세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며 나타난 흐름이다. CNBC와 WSJ 모두 이날 하락을 이끈 종목군으로 엔비디아, 브로드컴, 알파벳을 지목했다. 나스닥은 2% 넘게 밀려 주간 기준으로도 마이너스권으로 들어섰다. 연초부터 시장을 이끌어온 AI 대형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단기적으로 다시 부각된 셈이다. WSJ에 따르면 S&P500 업종 11개 중 9개가 하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일부 자금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업종으로 옮기고 있다. 마크 말렉(시버트 파이낸셜 CIO)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장주에서 더 안전하고 저렴한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를 팔아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흐름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AI 밸류에이션 부담 속 '조정 성격' 논쟁 기술주 중심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의 급락을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CNBC는 론 알바헤리(레이어드 노턴 CIO)의 분석을 인용해 "오늘의 하락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흐름"이라는 진단을 전했다. 그는 AI 투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실물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기업의 막대한 투자(Capex)가 이익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투자 대비 실적 반영 속도가 늦어지며 밸류에이션 조정이 나오는 구간이지만, 장기 전망은 유지된다는 시각이다. 기술주의 중장기 성장성에는 변함이 없고, 단기 변동성은 감내해야 할 과정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12월 금리 인하 기대 약화…데이터 공백이 만든 불확실성 시장을 압박한 두 번째 축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12월 인하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봤으나, 이날 49%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준은 6주 넘게 경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백악관은 셧다운 기간의 일부 경제 지표, 특히 고용·물가 관련 자료가 아예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나 크리슈난(슈로더스 자산운용 매니저)은 WSJ에서 "지난 40일간 시장은 완전히 어둠 속에 있었고, 앞으로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데이터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기반의 정책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결정은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캐럴 슐라이프(BMO 프라이빗 웰스)는 "데이터 시스템이 다시 가동되는 동안 시장 혼조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셧다운 종료에도 남은 불확실성…연말 장세의 핵심 변수 셧다운이 끝났지만 시장은 여전히 데이터 공백의 충격권에 있다. 10월 고용보고서는 발표되더라도 실업률을 포함하지 못할 전망이다. 통화정책, 기업 실적 전망, 경기 모멘텀 판단이 모두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락장 속에서도 일부 종목은 반등했다. 시스코는 AI 관련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을 반영해 실적 전망을 상향했고, 주가는 4% 넘게 올랐다. 버라이즌도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 보도로 상승했다. 반면 디즈니는 TV·영화 부문의 부진으로 7~8% 떨어졌고, 테슬라도 7% 하락하며 시가총액 대형주의 변동성이 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연말 증시는 결국 금리 인하 여부, 셧다운 공백 데이터의 복원 속도, 기술주 이익 전망 현실화 등 세 가지 변수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관망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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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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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800포인트 폭락⋯기술주 급락·연준 불확실성에 흔들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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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전 세계 20억 명이 화석연료 기반시설 위험에 노출"⋯앰네스티, 첫 글로벌 분석보고서
- 화석연료 생산·운송·정제 시설이 전 세계에서 최소 20억 명의 건강과 생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과 미국 콜로라도대학 볼더캠퍼스 산하 베터플래닛연구소(BPL)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생애주기 전반이 인간의 권리와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20억 명, 시설 반경 5km 내 거주…어린이만 5억2천만 명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석유·가스 시설 1만 8000여 곳의 운영 현황과 인구 밀도 자료를 겹쳐 분석한 결과, 약 20억 명이 해당 인프라 반경 5km 안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억 2000만 명은 아동, 4억 6000만 명은 반경 1km 이내에 거주해 더 높은 노출 위험에 놓여 있다. 특히 전 세계 화석연료 인프라의 최소 16%가 원주민(Indigenous Peoples) 영토와 중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전체 시설의 32%가 '중요 생태계(critical ecosystems)'와 겹쳐 생물다양성 훼손과 탄소흡수원 파괴 우려가 제기됐다. 새로운 프로젝트 3500건…"국가 공약과 정면 배치" BPL은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3500개 이상의 신규 화석연료 프로젝트가 제안·착공·개발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신규 프로젝트로 인해 최소 1억 3500만 명이 추가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PL의 데이터 과학자 지니 브레이크는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감축을 약속해 왔지만, 실제로는 핵심 생태계에 신규 프로젝트가 집중되고 있다"며 "기후목표와 현장의 정책·투자 흐름이 명백히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건강·생계·문화권 훼손…취약계층 피해 집중 보고서는 화석연료 인프라 인근 주민들이 암·심혈관 질환·임신 합병증 등의 건강문제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관아바라만, 캐나다 웻스워튼 지역, 세네갈 살롬델타 등에서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는 환경오염뿐 아니라 △전통적 생계 활동 제한 △토지·문화적 권리 침해 △기업·정부와의 갈등 심화 등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브라질의 한 소규모 어민은 "우리는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생업을 이어갈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캐나다의 원주민 활동가들은 "전통 토지를 지키려 하면 오히려 법적·물리적 위협에 직면한다"고 호소했다. 앰네스티의 기후정의 담당 연구원 캔디 오피메는 "환경·인권 수호자를 범죄화하거나 소송을 악용해 위축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가가 이들의 신변 안전과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필요"…비판 수위 높인 앰네스티 앰네스티 사무총장 아그네스 칼라마르는 "화석연료 산업은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이라는 명분으로 인권·생태계 파괴를 정당화해 왔다"며 "국제사회는 신속하고 공정하며 재정적으로 뒷받침된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염, 문화 침식, 인권 침해를 야기하는 화석연료 구조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며 "국가와 기업의 책임 이행을 강제하는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환은 필연…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책 전환 서둘러야" 보고서는 "화석연료 시대는 필연적으로 종말을 향하고 있다"며 △취약계층 보호 △환경·인권 수호자 보호 △생태계 복원 △재생에너지 중심의 공정 전환 등을 정부·기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석이 "글로벌 피해 규모를 정량화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자료 부재와 미보고 시설을 고려하면 실제 위험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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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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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전 세계 20억 명이 화석연료 기반시설 위험에 노출"⋯앰네스티, 첫 글로벌 분석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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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 지난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0월 ICT 수출은 23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25.4% 늘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D램·낸드 가격 상승과 AI 서버 중심의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가 수출을 견인했다. 휴대전화는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 판매는 확대됐으나 중국향 부품 수출 둔화로 전체는 11.8% 감소했다. 對대만 수출은 TSMC의 성장세 속에 60% 급증했다. 10월 ICT 수입은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ICT 수출, '역대 10월' 최대⋯전형적인 'AI 사이클' 초기 국면 평가 지난달 ICT 수출이 역대 10월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글로벌 AI 확산과 메모리 업황 회복이 한국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줄었고 주요국 통상환경도 불확실성이 이어졌음에도 수출 규모가 12% 넘게 확대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흐름은 전형적인 'AI 사이클'의 성격을 띤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157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25.4% 증가했다. 증가세가 8개월 연속 두 자릿수에 달했다는 것은 업황이 회복을 넘어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D램·낸드 가격이 반등했고, 데이터센터 시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출 품목 구조도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 급증은 상징적이다. 10월 대만 수출액은 4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이는 TSMC의 AI 칩 파운드리 생산 확대와 직결된다. 한국의 HBM·DDR5 등 프리미엄 메모리가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하는 글로벌 AI 칩 생태계와 맞물리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고부가 메모리 수출액이 32억 달러로 60% 증가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휴대전화 품목의 감소는 구조적 요인과 단기 요인이 혼재한다.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이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부품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스마트폰 생태계가 둔화되면서 전체 수출액은 11.8% 감소했다. 이는 중국 아이폰 생산 기반의 조정과 현지 수요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품 완성품의 경쟁력은 유지되지만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부품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통신장비는 베트남·인도 중심의 기지국 장비 수요가 늘면서 2.5% 증가했다. 인도 정부의 네트워크 구축 확대 정책과 베트남의 통신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흥국은 ICT 인프라 투자 속도가 빠르고, 장비 교체 주기 또한 짧아 향후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 측면에서는 전체 ICT 수입이 129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지만, GPU 수입이 725.9%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국내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 시대에 GPU는 곧 '생산설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서버, 데이터센터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인 가운데 GPU 수입이 급증하는 현상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메모리 공급과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양축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흑자를 이어갔다. ICT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다만 품목 편중 우려도 존재한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대외 환경 변화-특히 미국·중국 수요 변동,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 조정-에 따른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번 실적은 AI 투자가 이끄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전형적 초기 국면으로 평가된다. 한국 ICT 수출이 향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전통 ICT 품목의 수요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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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훈풍에 10월 ICT 수출 '233억달러' 역대 최대⋯對대만 수출 60%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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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미국 배터리공장서 배터리 첫 생산 개시⋯100억달러 신규 대미투자 공식화
- 일본 자동차 생산업체 도요타가 140억달러(약 20조5000억원)를 투자한 미국 배터리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에 돌입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요타는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버티에 위치한 배터리 제조시설 가동을 시작했다. 도요타는 이곳에서 하이브리드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와 배터리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요타는 지난 2021년부터 140억달러를 투입해 노스캐롤라이나주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왔다. 해당 공장은 도요타가 해외에 짓는 첫 배터리 생산 시설로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도요타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수십만대 규모'의 하이브리차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새 공장의 생산라인 14개 중 10개는 켄터키에서 제조되는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차(SUV) 등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나머지 라인 중 일부는 캠리, 코롤라 크로스, 베스트셀러인 RAV4 하이브리드 모델 배터리를 생산한다. 최근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와 수요 감소로 배터리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는 한편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도요타가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도요타의 미국 내 차량 판매의 약 절반이 하이브리드 또는 배터리 전기차인데 이는 업계 평균치의 두 배 수준이다. 현재 도요타의 주요 인기 모델인 캠리 세단과 시에나 미니밴 등은 하이브리드차로만 판매된다. 또 내년부터 미국 내 베스트셀러인 RAV4는 100%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되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비중도 전체 생산량의 약 20%까지 네 배 확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의 찰리 체스브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사람들은 도요타가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 너무 뒤처졌다고 비판했지만 그 전략이 결국 통했다"며 "도요타는 전통 하이브리드에 집중했고 그 부문에서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도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공장 외에도 향후 5년간 미국 제조업에 최대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로부터 도요타가 미국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자동차 공장을 건설한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 직후 도요타는 이를 단순한 "추측"이라며 일축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확인한 것이다. 도요타는 이번 추가 투자의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도요타 미국법인의 테드 오가와 최고경영자(CEO)는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공장과 신규 대미 투자가 "회사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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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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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미국 배터리공장서 배터리 첫 생산 개시⋯100억달러 신규 대미투자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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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글로벌 원유공급 부족 우려 해소 등 영향 급락
- 국제유가는 12일(현지시간) 글로벌 원유공급 부족 우려 해소 등 영향으로 급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4.2%(2.55달러) 하락한 배럴당 58.49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물은 3.8%(2.45달러) 내린 배럴당 62.71달러로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인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날 내놓은 월간보고서에서 내년도 석유시장이 공급 부족 사태를 맞을 것이란 기존 전망을 철회하고 수급 균형을 관측했다. OPEC은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증산 여파로 2026년도 석유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6년도에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한 기존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석유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란 시장 전망은 확실히 유가에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올해 미국 석유 생산량 전망치를 종전 대비 상향 조정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글로벌 석유 수요가 2030년 전에 피크에 도달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철회하고 2050년까지 글로벌 석유 수요·공급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금까지 내년 원유시장이 공급과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글로벌 원유수급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국제 원유시장은 IEA의 장기 전망 수정보다 OPEC보고서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양상을 보였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진 점은 국제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지난달 1일 시작돼 이달 5일 종전 최장(35일) 기록을 넘어섰고 12일까지 43일째 지속되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 영향으로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2.4%(97.3달러) 오른 온스당 421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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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글로벌 원유공급 부족 우려 해소 등 영향 급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