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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11)] 미 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연내 추가 인하 기대 고조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금리는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낮아졌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과 경제전망(SEP)에서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10월과 12월 회의에서도 완화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다만 2026년에는 1회 인하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며 불확실성은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수와 인플레이션 반등 가능성을 두고 연준 내부 시각이 갈리면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논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니해설] 美 연준, 금리 인하 착수…트럼프 관세·고용 둔화 사이 흔들리는 정책 경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정책금리는 4.00~4.25%로 내려가며, 2023년 이후 이어진 긴축 기조가 본격적인 완화로 전환되는 신호탄을 쏘았다. 이번 조치는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된 결정이었다.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에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반등하는 등 노동시장 약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연준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관심은 연내 추가 인하 여부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전망(SEP)의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2025년까지 총 3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에서 제시됐던 2회 인하보다 완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특히 2025년 말 금리 중간값은 3.6%로 6월(3.9%)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시장은 이를 '비둘기적 신호'로 해석하며 10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 연속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2026년 전망은 사뭇 달랐다. 연준은 2026년 말 금리를 3.4%로 예상하며 추가 인하를 단 1회로 제한했다. 위원들의 전망치는 2.75~3.75% 사이에 넓게 분포돼 있어 향후 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는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치적 변수도 크다. 전날 취임한 스티븐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0.25% 인하가 아닌 0.50%포인트 '빅컷'을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을 대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보다 수익성이 높은 반도체와 의약품에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에 긴장을 불러왔다. 관세 정책의 파급력이 통화정책에도 부담을 주는 셈이다. 연준 내 정치적 색채는 점점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 1기 시절 임명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이 완화 기조에 적극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월러 이사와 보먼 부의장은 지난 7월 회의에서 다수 의견인 동결에 반대하고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두 명의 이사가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 이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정치적 압박 가능성을 높인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고용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며 균형이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노동시장 둔화를 금리 인하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을 '위험관리 인하(risk management cut)'로 규정하며 "현 경제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연준의 독립성 우려는 여전히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이사의 해임을 시도하면서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독립성을 강조했지만, 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는 단기적으로 하락했으나, 장기 금리는 불확실성에 소폭 상승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연내 완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변동성과 정치적 압력이 변수로 남아 있다. 노동시장 둔화가 지속된다면 연준은 추가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겠지만, 인플레이션 반등 조짐이 나타날 경우 긴축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는 고용지표와 물가 흐름, 그리고 정치적 리스크가 맞물린 복합 방정식 속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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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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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11)] 미 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연내 추가 인하 기대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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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행동주의 펀드·조직 불신'에 칼 댄 은행 출신 CEO
- 2015년 희대의 부정회계 사태로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일본의 자존심 도시바. 미국 원전 사업의 천문학적 손실과 연이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리더가 쉴 새 없이 바뀌었다. 거함 도시바의 침몰을 막으려 등판한 구원투수들은 심연의 어둠 속에서 무엇을 보았고, 조직을 어떻게 이끌려 했을까. 최근 도시바의 실질적인 경영을 주도해 온 핵심 조직이 연내 해체를 앞두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 부사장 등을 거쳐 2023년 말 도시바에 합류한 이케야 고지 미쓰비시UFJ은행 출신 부사장이 전권을 쥐고 이끌어온 경영개혁 프로젝트팀, 이른바 '팀 이케야'다. 지난 8월 약 20명의 정예 인력으로 출범한 이 팀의 해체는 도시바가 길고 길었던 '재건 모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 노선'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조치다. 이케야 부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재건의 큰 그림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팀 해체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8월 3일 일요일, 도쿄 하마마쓰초의 구 본사 빌딩에 도시바의 핵심 임원 30여 명이 모였다. 이케야 부사장이 휴일까지 반납하며 소집한 이 회의의 주제는 단 하나, '도시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그는 '행동 변혁'이라는 열쇳말을 제시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도시바는 지금 당장 변해야 합니다. 그 방법을 외부인이 아닌 여러분 스스로 찾아내고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 정예 조직 중심의 하향식 개혁을 끝내고,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주도하는 상향식 성장 전략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혼자 오시오"…위기 속 등판한 구원투수 시간을 약 7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당시에도 은행에서 온 또 다른 '재건 해결사'가 도시바의 문을 두드렸다. 구루마타니 노부아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부행장을 거쳐 영국계 펀드 일본 법인 회장을 지낸 인물이었다. 2017년 말, 고바야시 요시미쓰 당시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 회장(도시바 이사회 의장 겸임)이 그에게 은밀히 손을 내밀었다. "아시다시피 도시바는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힘을 빌려주십시오." 갑작스러운 제안에 구루마타니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큰 의문이 맴돌았다. 첫째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은 막대한 잠재 손실의 규모였다. 그는 "대차대조표가 실제 얼마나 훼손됐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둘째는 '행동주의 주주'라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도시바는 60개에 달하는 국내외 펀드에서 6000억 엔을 수혈받는 궁여지책을 썼다. 이 결정으로 행동주의 주주들의 지분은 단숨에 30%를 넘어섰고, 사실상 경영의 칼자루를 넘겨준 꼴이 됐다. 구루마타니는 이를 두고 "도시바 역사상 최악의 오점을 남긴 경영 판단의 실패"라고 혹평했다. 그럼에도 도시바가 가진 기술력과 저력은 매력적이었다. 그는 "알면 알수록 일본에 반드시 필요한 회사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아슬아슬하지만, 어떻게든 해볼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그에게 "반드시 혼자 부임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주거래 은행 출신인 그가 대규모 인력을 대동할 경우, 은행의 경영 지배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결국 그는 홀로 거대한 어둠이 도사린 조직에 발을 들였다. 외부의 시선은 냉혹했다. 경제산업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도시바의 경영은 끔찍한 수준이다. 파산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행동주의 주주 대표는 더욱 날 선 경고를 날렸다. "연 30%의 수익률을 요구하는 우리 같은 '고리대금업자'에게 스스로 경영권을 넘긴 구 경영진의 판단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구루마타니 씨, 앞으로 정말 힘든 일이 닥칠 겁니다." 내부는 더욱 충격이었다. 한 내부 출신 임원은 부정회계 연루자를 묻는 말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만 100명에 가깝다. 사실상 거의 전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구루마타니는 "내부의 반란은 피할 수 없겠다고 각오했다"고 털어놨다. 절망 속 '보물산'과 조직의 오랜 병폐 거대한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은 있었다. 2018년 3월, 회장 취임을 앞둔 그는 가와사키시의 한 연구소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기술자들은 외부에서 온 자신에게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정치색이라곤 전혀 없는, 오직 최고의 기술을 만들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집단이었다. 그들의 기준은 당연하다는 듯이 '세계 최고'였다"고 말했다. 기술 문외한인 그의 눈에도 양자암호통신을 비롯한 첨단 기술들은 거대한 '보물산'으로 비쳤다. 문제는 조직 전체에 퍼진 고질적인 병폐였다. 회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무관심, 본사 임직원을 불신하는 현장의 냉소주의가 팽배했다. 거대 기업의 실체는 구심점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 모래알 조직이었다. 구루마타니는 이 '무관심의 악습'을 깨려 전 직원이 참여하는 경영 개혁에 착수했다. 전국의 모든 사업장을 직접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내 약 8만 명의 직원을 중심으로 해외 인력을 포함한 13만 명에 달하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1만 5200개의 개선 과제를 추진했다. 설계 변경, 소액 비용 절감 등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현장에서부터 쌓아 올린 것이다. 그는 "도요타라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나의 진짜 목표는 전원 참여를 통한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개혁이었다"고 말했다. 시스템LSI, 해외 원전, LNG 사업 등 부실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64개 자회사를 줄이는 대수술을 단행하는 동시에, 바닥부터 시작한 개혁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2021년 3월기, 도시바는 1139억 엔의 흑자를 내며 1146억 엔의 적자에서 벗어났고, 2021년 1월에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를 덮친 또 하나의 예언이 있었다. '고리대금업자'를 자처했던 행동주의 주주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었다. 잃어버린 경영권을 되찾으려 치밀한 전략을 짜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시바의 지난 10년은 일본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문화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였다. 은행 출신 해결사들의 연이은 등판은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 행동주의 펀드와 내부 불신, 관료주의적 병폐를 정면으로 마주한 실험장이기도 했다. '팀 이케야' 해체와 함께 도시바는 이제 재건 모드에서 성장 궤도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자본과의 긴장, 글로벌 경쟁 환경, 그리고 조직 문화 혁신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도시바가 '보물산'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그 성패는 앞으로의 조직 운영과 시장과의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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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행동주의 펀드·조직 불신'에 칼 댄 은행 출신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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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 텔루라이드 전선 단락으로 신차 내부 철거
- 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에서 신차 출고 전 점검(PDI) 과정에서 배선 압착으로 인한 전기 결함이 확인돼 차량 내부 전체를 분해하는 대규모 수리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한 정비 기술자가 전한 바에 따르면, 해당 텔루라이드는 주행거리 10마일에 불과한 신차였으나 좌측 방향지시등 점멸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고, 후미등과 번호판 조명이 점등되지 않는 현상이 발견됐다. 진단 결과, 좌측 후미등에서 ICCU(통합제어유닛)로 연결되는 배선에서 접지선과 전원선이 접촉해 합선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함은 좌측 후방 스피커 하우징 뒤편에서 배선 일부가 강하게 눌리며 절연 피복이 손상된 것이 원인이었다. 단순히 압착된 배선을 풀어내는 것만으로도 기능이 정상 복구됐으나, 기아는 장기적인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해당 차량의 플로어 하네스 전체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하네스 교체는 좌석과 카펫, 실내 트림 등 차량 내부 주요 부품을 모두 분해해야 하는 고난도의 작업으로, 실제 수리에는 약 12시간이 소요됐다. 단순 배선 보수로는 한 시간 이내에 해결 가능했지만, 기아는 전기저항 증가나 재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정식 교체 방식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비용과 시간이 크게 들더라도 장기적인 결함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제조사의 보수적 품질 관리 방침으로 해석한다. 현대 차량이 전자 장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작은 결함이 대규모 수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다시 한 번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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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 텔루라이드 전선 단락으로 신차 내부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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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TC, 구글·메타·오픈AI 등 AI 챗봇 아동 안전성 전면 조사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조사에 착수했다. FTC는 11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플랫폼, 스냅, 캐릭터 테크놀로지스, 오픈AI, xAI 등 7곳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FTC는 기업들이 챗봇을 어떻게 측정·테스트·모니터링하며, 아동·청소년의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AI 챗봇이 숙제 지도부터 정서적 상담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일부 청소년이 챗봇과의 상호작용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추진됐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챗봇이 자살 계획을 돕거나 청소년과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정황이 알려지며 사회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니해설] FTC, 아동·청소년 대상 AI 위험성 검증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챗봇의 안전성과 사회적 영향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번 조사의 대상에는 알파벳(구글), 메타, 스냅, 캐릭터 테크놀로지스, 오픈AI, 일론 머스크의 xAI 등 주요 소셜미디어·AI 기업 7곳이 포함됐다. FTC는 기업들이 챗봇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어떻게 측정·테스트·모니터링하는지, 미성년자 사용 제한과 보호 장치 마련 여부, 그리고 위험성을 부모와 사용자에게 알리는 방식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조사의 배경에는 최근 AI 챗봇의 확산과 더불어 드러난 여러 문제점이 자리 잡고 있다. AI 챗봇은 숙제 해결이나 일상적 대화는 물론, 정서적 지원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점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례에서는 챗봇이 자살 방법을 제공하거나 청소년과 성적·정서적으로 부적절한 대화를 이어가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는 10대 청소년이 챗봇과 장기간 상호작용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으며, 유족은 오픈AI와 캐릭터.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AI 챗봇이 '디지털 친구' 역할을 하는 현상은 특히 아동·청소년 세대에서 뚜렷하다. 사회적 연결망이 온라인으로 확장되면서 일부 청소년은 챗봇을 인간 관계의 대체재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챗봇이 알코올, 약물, 섭식 장애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위험한 조언을 내놓는 경우가 발생해 학부모와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의 대응은 다양하다. 캐릭터.AI는 "FTC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며 미성년자 전용 환경과 부모용 관리 기능을 이미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대화에 '캐릭터는 허구'라는 면책 조항을 삽입해 현실과의 혼동을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자사 챗봇이 십대 청소년과 자해·자살·섭식장애·연애 관련 대화를 차단하며, 전문가 도움을 권고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 역시 청소년 보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부모 계정과 자녀 계정을 연동해 기능을 제한하거나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자살 등 위기 대화는 보다 정교한 AI 모델로 전환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FTC의 이번 조사와 별도로, 미국 44개 주 법무장관은 지난달 주요 챗봇 기업에 아동 보호 강화 조치를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발송했다. 연방 상원 역시 메타의 내부 문서에 기반해 AI 챗봇이 아동과 성적 대화를 나눴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는 단순히 기업 차원의 안전 관리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아동·청소년 보호 체계와 연결되는 문제임을 시사한다. AI 챗봇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서 우리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과 같은 취약 계층에게 미칠 영향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FTC의 이번 조사는 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정책적 기준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사회적 안전망이 따라가지 못하면, 혁신의 그늘에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챗봇의 미래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안전장치 위에 세워져야 한다. FTC의 이번 조사가 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과 안전한 AI 활용을 위한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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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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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TC, 구글·메타·오픈AI 등 AI 챗봇 아동 안전성 전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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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0)] 류구 모체 소행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 흔적 발견⋯행성 형성 이론에 새 시각
- 일본 우주탐사선 '하야부사2'가 채취한 소행성 류구(Ryugu)의 암석 샘플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장기간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확인됐다고 스페이스닷컴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태양계 형성 초기 조건과 지구 물의 기원에 대한 기존 가설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도쿄대 우주화학과 츠요시 이이즈카 교수 연구팀은 류구 암석 샘플에 포함된 루테튬·하프늄 방사성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한 결과, 약 10억 년 전에도 유체 활동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는 물의 존재가 태양계 형성 초기 짧은 시기에만 국한됐다는 기존 정설을 뒤흔드는 결과다. 류구는 태양계 형성 초기 얼음과 먼지로 생성된 탄소질 소행성으로, 원시 지구에 물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특히, 충돌로 인한 충격이 얼음을 녹여 암석 내부로 액체가 스며들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루테튬이 용해돼 독특한 화학적 기록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류구와 같은 천체가 지구에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을 공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패니즈타임스에 따르면 동위원소 비교 결과 류구와 같은 소행성에서 나온 물질이 지구 질량의 약 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 소행성들이 엄청난 양의 얼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구로 운반된 물의 총량은 지구 질량의 최대 1.8배에 달했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연구는 쌀알보다 작은 극미량의 샘플로 정밀 동위원소 분석을 수행하는 신기술을 통해 이루어졌다. 향후 연구팀은 류구 시료 내 인산염 광맥을 추가 분석해 물 흐름의 정확한 시기를 규명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진은 2023년 9월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이 지구로 귀환시킨 소행성 베누(Bennu) 시료와의 비교 분석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류구의 모체 소행성에서 늦은 시기에 발생한 물 흐름이 이 천체에서만 독특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소행성에서도 비슷한 물 활동으 보존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이즈카 교수는 "류구가 장기간 얼음을 보존했다는 사실은 지구 형성의 출발 조건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습윤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지구 생명 탄생의 환경을 재해석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연구팀이 지구 형성 중에 얼마나 많은 물이 우주로 빠져나갔는지, 얼마나 많은 물이 지구의 맨틀과 핵 깊숙한 곳에 저장되어 있었는지, 그리고 오늘날 이곳에서 생명을 지탱하는 대륙과 바다의 균형을 이루기에 충분한 물이 지구 표면에 얼마나 남아 있었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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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0)] 류구 모체 소행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 흔적 발견⋯행성 형성 이론에 새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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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1) ]브룩헤이븐 연구소 '빅뱅 머신', 초기 우주 탐사 준비 완료
- 우주 탄생 직후의 '뜨거운 혼돈' 상태를 재현하는 '빅뱅 머신'이 본격적인 탐사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의 차세대 검출기 'sPHENIX'가 성능을 검증하는 핵심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며, 태초의 물질로 알려진 '쿼크-글루온 플라스마(QGP)'의 특성을 정밀하게 재구성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고에너지 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sPHENIX는 빛의 속도로 금 이온을 충돌시켰을 때 방출되는 입자의 수와 에너지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험의 성공은 sPHENIX가 본격적인 과학 연구에 돌입할 준비가 됐음을 의미한다. '표준 촛불' 시험 통과…탐사 능력 입증 이번에 통과한 시험은 물리학에서 '표준 촛불(Standard Candle)' 테스트로 불린다. 이는 검출기의 정확도를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100와트(W) 전구가 항상 같은 밝기를 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멀리 있는 100W 전구가 희미하게 보인다면, 우리는 그 밝기를 기준으로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이처럼 '표준 촛불' 시험은 이미 결과가 잘 알려진 입자 충돌을 일으켜, 검출기가 그 결과를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앞으로 미지의 현상을 관측한 데이터 역시 신뢰할 수 있게 된다. 2024년 가을 3주 동안 진행된 이번 시험에서, 연구진은 금(金)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이온'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충돌시켰다. 그 결과, 이온들이 정면으로 충돌했을 때가 스치듯 비껴간 경우보다 10배 더 많은 하전 입자(전기적 성질을 띤 입자)를 생성했으며, 이 입자들의 에너지 또한 10배 더 강력하다는 예측된 결과를 정확히 측정해냈다. sPHENIX 공동연구단의 일원이자 전 대변인인 군터 롤런드 MIT 물리학과 교수는 "이는 검출기가 설계된 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마치 10년간 만든 새 망원경을 우주로 보내 첫 사진을 성공적으로 찍은 것과 같다. 완전히 새로운 발견은 아닐지라도, 이제 새로운 과학을 시작할 준비가 됐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논문의 주 저자인 하오런 정 MIT 물리학과 대학원생은 "이 강력한 기반 위에서 sPHENIX는 쿼크-글루온 플라스마 연구를 더 높은 정밀도와 해상도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의 저자들은 모두 sPHENIX 공동연구단 소속으로, 이 연구단은 롤런드 교수와 하오렌 정(Hao-Ren Jheng) 연구원을 비롯해 MIT 베이츠 연구 및 공학 센터의 물리학자들을 포함, 전 세계 여러 기관의 과학자 300명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 태초의 '완벽한 유체'를 찾아서 연구진이 찾으려는 쿼크-글루온 플라스마(QGP)는 대체 무엇일까? 우리 몸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로, 그리고 양성자와 중성자는 더 작은 '쿼크(quark)'라는 기본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레고 블록(쿼크)들이 모여 장난감 자동차(양성자, 중성자)를 만드는 것과 같다. 이때 '글루온(gluon)'이라는 입자가 강력한 접착제처럼 쿼크들을 단단히 붙잡고 있어 평소에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주가 탄생한 빅뱅 직후 수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동안은 상상할 수 없는 초고온·초고압 상태였다. 초기 우주 환경에서는 강력한 접착제도 소용이 없어져, 쿼크와 글루온이 분리된 채 마치 뜨거운 수프(원시 수프)처럼 자유롭게 떠다녔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이 상태가 QGP다. QGP가 생성되더라도 그 지속 시간은 단지 10⁻²²초, 즉 약 100분의 1섹스틸리언(1/10²²)초에 불과하다. 이 원시 수프는 약 100분의 1섹스틸리언(1/10²²)초라는 눈 깜짝할 사이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 존재하다가, 우주가 빠르게 냉각되면서 다시 뭉쳐 오늘날의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었다. 특히 QGP는 섭씨 수조 도에 달하는 상태에서 점성이 거의 없는 '완벽한 유체(perfect fluid)'처럼 행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물처럼 흐르는 액체라기보다, 수천 마리의 물고기 떼가 한 몸처럼 완벽하게 움직이듯 모든 입자가 저항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롤런드 교수는 "QGP 자체는 결코 볼 수 없고, 그것이 붕괴하며 남긴 입자 형태의 '재'만 볼 수 있다"면서 "sPHENIX의 목표는 이 입자들을 측정해 순식간에 사라진 QGP의 특성을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게 1000톤 '빅뱅 머신'의 압도적 성능 이처럼 까다로운 임무를 위해 sPHENIX는 2층집 크기에 무게 1000톤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제작됐다. 현재는 퇴역한 기존 PHENIX 검출기를 대체해 2021년 설치됐으며, 초당 1만5000건의 입자 충돌을 포착하고 그 잔해를 3차원으로 추적할 수 있다. 검출기의 여러 시스템이 함께 작동하며 sPHENIX는 단일 충돌에서 생성된 입자 폭발을 추적하는 거대한 3D 카메라 역할을 한다. 특히 MIT 베이츠 연구 및 공학 센터가 제작한 핵심 부품 'MVTX'는 측정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25년 여정의 마침표…새로운 시작 예고 현재 sPHENIX는 25년간 우주 초기 비밀을 탐사해 온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RHIC)의 마지막 임무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RHIC는 이번 가동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하며, 그 뒤를 이어 차세대 '전자-이온 충돌기(Electric-Ion Collider, EIC)'가 임무를 이어받게 된다. MIT 박사후연구원 캐머런 딘은 "sPHENIX의 재미는 이제 시작"이라며 "모든 데이터가 확보되면, 우리는 QGP의 밀도나 서로 다른 입자를 묶는 에너지의 비밀을 풀어줄 '10억분의 1' 확률의 극히 드문 현상을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 과학실과 국립과학재단의 일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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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1) ]브룩헤이븐 연구소 '빅뱅 머신', 초기 우주 탐사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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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VW, 비용절감 위해 AI에 최대 10억 유로 투자
- 독일 폭스바겐(VW)은 9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최대 10억 유로(약 1조6200억 원)를 인공지능(AI)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VW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자동차전시회 'IAA 모빌리티 2025'에서 모든 사업분야에 AI기술을 활용해 비용절감을 목표로 AI에 대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VW은 AI를 활용한 차량개발, 자동차산업에 대한 응용, 고성능 IT인프라 확대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2035년까지 최대 40억 유로의 비용절감을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VW는 AI활용으로 새로운 차량모델과 기술의 개발프로세스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W IT담당 고위인사는 "AI는 스피드,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열쇠다. 이는 차량개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체에 미친다"고 말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2024년 1월, 내부에 AI 연구소(AI Lab)를 설립했다. 이 조직은 AI 기반 신기술 발굴과 프로토타이핑을 전담하는 글로벌 역량센터 및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며, 외부 테크 기업과의 협력도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설계됐다. 2024년부터는 음성 인식 기반 AI 비서(ID.A Plus Speech)를 탑재해, 챗GPT와 연동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특히 2025년형 제타, ID.4 등 주요 모델에 포함됐으며, 운전자의 자연어 명령에 대응하며 차량과의 상호작용을 혁신한다. 폭스바겐의 AI 전략은 단발적 기술 도입이 아닌, 제조, 연구개발, 차량 사용자 경험 등 모든 사업 영역에 걸친 포괄적 변혁을 의미한다. 전통적 제조업의 경계를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반 운송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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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VW, 비용절감 위해 AI에 최대 10억 유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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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화학물질 유출⋯치료 환자 전원 퇴원
-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로 입원했던 직원 전원이 퇴원했다고 야후 닷컴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홀랜드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현지 시간 6일 오후 3시 26분경 48번가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홀랜드 공장에서 발생했다. 유해물질 유출이 확인되자 소방과 경찰, 응급의료지원팀이 긴급 출동해 유해물질 대응 절차를 가동하고 현장 안전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16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검진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홀랜드 공장(146번가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소방당국은 유출된 물질이 50~100갤런(약 190~380리터) 규모의 용제(solvent)였다고 밝혔다. 긴급 대응팀은 신속히 사고를 통제했고, LG 측은 "교정 조치를 취했으며 환경적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예방 차원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 검진을 받았으며, 모두 양호한 상태로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 명은 홀랜드병원, 네 명은 코어웰 헬스 질랜드병원, 여덟 명은 미시간대학 헬스웨스트에서 각각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사고 당시 피해를 입은 직원은 15명으로 알려졌으나, 1명이 더 추가돼 총 16명이 검진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산업안전보건국(MIOSHA)은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보다 앞서 9월 4일에는 별도의 민원에 따른 조사를 개시했다. 또 지난 7월 27일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장 내부 안전 관리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과거 물류 관리 부문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 조엘 투크는 "장비 결함과 안전장비 부족 등으로 작업 환경이 충분히 안전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이 공장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최소 20건의 안전 규정 위반으로 지적받았으며, 이 중 13건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위반’, 2건은 고의적 혹은 인지적 위험 방치로 분류됐다. 해당 위반 건으로 OSHA가 부과한 벌금은 총 30만 달러(약 4억 1500만원)에 달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약 9만 달러(약 1억2400만원)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17만5000달러(약 2억 4200만원) 규모의 추가 벌금 부과에 직면해 있으며, 주 안전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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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화학물질 유출⋯치료 환자 전원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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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 배터리 합작공장, 美 불법체류 단속에 차질
- 미국 조지아주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300여 명의 한국인이 구금된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가 약 6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합작 배터리 공장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2023년 합작법인 'HL-GA 배터리회사'를 설립하고 연간 30GWh, 전기차 30만 대 분량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지 내에 조성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추가 투자분을 포함해 9조원에 달하며,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를 거쳐 미국 내 현대·기아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단속 사태로 공사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니해설] 미국 단속에 흔들린 현대차·LG의 전기차 배터리 전략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300여 명의 한국인이 구금된 배경에는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해온 초대형 프로젝트가 있다. 양사가 공동으로 6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HL-GA 배터리회사'는 미국 조지아주 앨라벨에 들어서는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 공장으로,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략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합작공장은 현대차그룹이 300만평 규모로 조성 중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지 한쪽 끝에 자리 잡았다. 양사는 2023년 계약 체결 후 43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30GWh, 전기차 약 3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후 조지아주 정부가 발표한 추가 투자분 20억달러까지 합치면 총 투자 규모는 9조원에 달한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한·미 양측 모두에게 전략적 의미가 큰 대형 투자다. 생산된 배터리셀은 HMGMA 부지 내 현대모비스로 이송돼 배터리팩으로 조립된다. 완성된 팩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미국 내 생산거점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조립·완성차까지 이어지는 배터리 공급망을 완결 짓고, 북미 전기차 보조금 요건에 맞춘 안정적인 현지 조달 체제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HL-GA 배터리회사는 단순한 배터리 생산 시설이 아니라, 전기차 전체 가치사슬을 관통하는 통합 관리 체계의 출발점으로 평가돼 왔다. 고효율·고성능 배터리를 현지에서 적시에 조달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전기차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생한 불법체류자 단속 사태는 이러한 청사진에 차질을 불러왔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지난 4일 공사 현장을 전격 급습해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과 설비 협력사 인원 250여 명을 구금했다. 전체 구금 인원만 300명이 넘는 초유의 사태였다. 현재 공장은 내부 설비 공사와 주요 생산 장비 반입에 착수해 사실상 준공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당초 업계는 내년 초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번 대규모 인력 공백으로 공정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도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구금된 인원의 조속한 석방이 최우선”이라며 “공장 건설 일정은 당분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공사 지연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배터리 공급망 확보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돼 왔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에 대규모 합작공장을 추진한 것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요건 충족과 현지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 단속이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면서 미국 내 고용·노동 관리 리스크가 부각됐다. 대규모 이민 단속이 외국계 합작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겨냥한 것은 드문 사례로, 향후 다른 해외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환경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L-GA 배터리회사는 원래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략에서 핵심 거점으로 설계됐다. 이번 사태로 공장 준공 및 가동 일정이 지연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현지화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물려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의 파장은 단순히 기업 차원을 넘어 미·한 양국의 산업 협력 관계에도 적지 않은 여진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 및 협력업체 직원들의 신속한 석방이 최우선"이라며 "공장 건설 일정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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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 배터리 합작공장, 美 불법체류 단속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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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서 화학물질 유출⋯직원 15명 병원 이송
-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해 직원 1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폭스17, 미시간 라이브 등 외신들이 전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신속히 대응해 현장을 봉쇄하고 정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중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홀랜드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현지 시간 6일 오후 3시 26분경 48번가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홀랜드 공장에서 발생했다. 유해물질 유출이 확인되자 소방과 경찰, 응급의료지원팀이 긴급 출동해 유해물질 대응 절차를 가동하고 현장 안전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15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검진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된 화학물질은 공장 내부에서 신속히 차단돼 외부로의 확산은 없었다. 특수 정화팀이 투입돼 현장 정리와 안전 점검을 완료했으며, 주변 지역에는 어떠한 위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홀랜드 소방서뿐 아니라 그라프스합 소방서, 오타와 카운티 중앙통제센터, 응급의료지원팀 등이 협력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LG에너지솔루션은 환경안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화학물질 유출…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안전 경고등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6일(현지시간) 발생한 LG에너지솔루션 화학물질 유출 사고는 배터리 산업의 급성장 속에 놓치기 쉬운 안전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 현지 소방당국은 오후 3시 26분경 유출이 확인되자 즉시 유해물질 대응 절차를 가동했다. 경찰과 응급의료팀, 오타와 카운티 중앙통제센터까지 합동 출동해 현장을 봉쇄하고 정화팀을 투입했다. 이 사고로 직원 15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유출된 화학물질이 공장 내부에서 차단돼 외부 지역으로는 확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배터리 공장, '산업안전' 시험대 LG에너지솔루션 홀랜드 공장은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거점 중 하나다. 수조 원대 투자가 진행된 이 시설은 미국 내 친환경차 확산 전략과 맞물려 가동률을 빠르게 높여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필연적으로 직면하는 화학물질 관리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극 제조, 전해액 충전 등 배터리 생산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폭발성과 독성을 지니는 경우가 많아, 소규모 누출이라도 인명과 환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사고로 직접적인 지역 주민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안전 우려는 남는다. 특히 미시간은 '자동차 벨트'로 불리는 제조업 중심지로, 지역 정치권은 고용 창출과 안전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다. 환경단체와 지역 언론은 공장 안전관리 체계와 유해물질 공개 범위를 더욱 엄격히 따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쟁 속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사고 이후 현장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환경안전 당국과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세계 2위 배터리 제조업체로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안전사고는 단순한 지역 이슈를 넘어 기업 신뢰와 직결된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 정책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기업들의 현지 투자 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번 사고는 한국 배터리 3사가 직면할 수 있는 안전관리 부담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경고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속도'에서 '안전'으로의 전환 요구 전기차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증설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제는 안전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사고는 곧바로 생산 차질과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져 수조 원 규모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배터리 산업 전반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안전 관리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어떤 화학물질이 유출됐는지, 유출 경위가 무엇인지에 따라 파장은 달라질 수 있다. 규제기관은 화학물질의 위험성 여부에 따라 기업의 책임 범위를 가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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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서 화학물질 유출⋯직원 15명 병원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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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8)] 소행성 '류구'에서 지구에 없는 미지의 광물 발견
-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2020년 지구로 가져온 소행성 '류구(Ryugu)' 시료에서 지구상에서는 한 번도 확인된 적 없는 신종 광물이 발견됐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태양계 형성과 초기 화학 반응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뿐 아니라, 생명 기원의 단초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십억 년 전 태양계의 흔적 류구는 탄소질 소행성으로, 태양계 형성 초기의 화학적 기록을 거의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간직하고 있다. 지구는 화산 활동, 판 구조 운동, 풍화 작용 등으로 원시 기록이 사라졌지만, 류구는 그러한 변화를 겪지 않아 상대적으로 '원형'에 가까운 물질을 보존하고 있다. 하야부사2는 2020년 총 5.4g의 시료를 지구로 반입했으며, 국제 연구진은 이 가운데 불과 9.3mg만을 확보해 분석을 진행했다. 이처럼 극히 제한된 물질로도 학계는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 X선 분석으로 드러난 희귀 성분 미국 에너지부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BNL)와 미국 스토니브룩대학 지구과학팀은 두 가지 X선 이미징 기법을 통해 류구 시료를 비파괴 방식으로 관찰했다. 표면과 내부를 동시에 화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귀중한 시료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시료에는 셀레늄, 망간, 철, 황, 인, 규소, 칼슘 등 다양한 원소가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인(Phosphorus)은 지구에서 흔히 발견되는 '인산염(우리 치아와 뼈에서 발견되는 미네랄)' 형태와 함께,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한 '인화물' 형태의 두 가지로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지구에 없는 결정체 'HAMP' 연구팀은 후속 분석에서 '수화 암모늄 마그네슘 인산염(HAMP, Hydrated Ammonium Magnesium Phosphate)'이라는 새로운 광물을 특정했다. 이는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결정체로, 지구에서 발견되는 스트루바이트(Struvite)와 유사한 성질을 지녔다. 스트루바이트는 생물학적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된 광물로, 인간의 신장 결석의 주요 구성 성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매슈 파섹 교수(우주생물학)는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2024년) 기고문에서 "류구에서 발견된 HAMP는 외계 물질이 지구 생명 탄생 과정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생명 기원 연구로 확산 지구 생명 기원 연구에서 외계 기원 물질의 역할은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 혜성이나 소행성이 원시 지구에 충돌하며 물과 유기물을 공급했다는 '범세계적 씨앗설(판스페르미아)'은 대표적인 가설이다. 이번 HAMP 발견은 이러한 논의를 한층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성과로 꼽힌다. 연구를 이끈 폴 노스러프 스토니브룩대 교수는 "시료의 내부와 외부 화학 성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기술 덕분에, 귀중한 자료를 훼손하지 않고 태양계 형성 초기의 흔적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희소성과 연구 경쟁 류구 시료의 양은 고작 5.4g에 불과하다. 전 세계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연구 기회를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각 연구팀에 배분된 양은 수 mg 단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연구 역시 9.3mg만으로 성과를 도출했으며, 이는 과학자들이 얼마나 정밀하고 신중하게 분석을 진행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희귀성과 중요성 때문에 국제 공동연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한된 물질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과학계의 과제다. 태양계 형성의 비밀 열쇠 류구 시료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광물을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 원소와 광물의 형태는 태양계 형성 당시의 온도, 압력, 화학 반응 환경을 반영한다. 이번에 발견된 HAMP와 같은 광물은 초기 태양계에서 인과 질소, 수소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결합이 생명체가 이용 가능한 분자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학계는 이번 발견을 토대로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태양계 형성과 생명 기원의 연결 고리를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구에서 가져온 미세한 암석 입자는 인류가 우주와 생명 기원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귀중한 열쇠가 되고 있다.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광물이 발견되면서, 외계 물질이 생명 탄생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오사이언스(Geosciences)에 게재됐다. 과학계는 류구 시료 분석이 앞으로도 태양계 형성과 생명 기원의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핵심 연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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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8)] 소행성 '류구'에서 지구에 없는 미지의 광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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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내년 초 독자 AI 반도체 생산⋯엔비디아 의존도 낮춘다
-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내년 초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처음으로 생산할 예정이라고 5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오픈AI는 지난해부터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협력해 AI 모델 학습·운영용 칩을 개발해왔으며, 외부 판매보다는 내부 활용에 집중할 계획이다. 브로드컴 호크 탄 CEO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칩 생산 계약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고객사 중 '네 번째 고객'을 언급했는데, FT는 이를 오픈AI라고 확인했다. 해당 칩은 'XPU'라는 명칭으로 GPU와 차별화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오픈AI의 독자 칩 도전, 엔비디아 독점 흔드는 새 변수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내년 초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첫 생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AI 연구와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연산 자원 확보를 위해 독자 칩 개발에 나선 것으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컴퓨팅 수요 폭증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과 손잡은 오픈AI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부터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협력해 AI 모델 학습 및 실행을 위한 맞춤형 칩을 설계해왔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CEO는 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며, '네 번째 고객'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FT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 고객이 오픈AI라고 확인했다. 탄 CEO는 이번 계약으로 내년부터 제품 출하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맞춤형 칩 사업이 엔비디아 GPU에 맞설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은 이미 구글, 아마존, 메타 등과 협업하며 AI 인프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XPU'라는 새로운 이름 브로드컴은 이번에 생산할 칩을 'XPU'라 명명했다. 이는 엔비디아와 AMD의 GPU와 구분하기 위한 전략적 명칭으로,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성능과 구조를 강조한다. 구글이 브로드컴과 공동 개발 중인 TPU(텐서 프로세서 유닛)와 유사하게, 오픈AI 역시 특정 AI 모델 운용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기반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오픈AI는 이번 칩을 외부 판매용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GPT-5와 같은 초대형 모델 학습·운영 과정에서 요구되는 막대한 연산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달 "GPT-5 수요 증가에 대응해 향후 5개월 동안 컴퓨팅 자원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비디아 의존 줄이기 AI 반도체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의 GPU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AI,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독자 칩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치열해진 GPU 수급 경쟁 속에서 안정적으로 연산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오픈AI가 이번에 선보일 'XPU'는 내부 워크로드 최적화와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브로드컴의 맞춤형 칩 사업이 내년에는 엔비디아 GPU 사업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반응과 전망 브로드컴의 주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맞춤형 칩 사업 확대와 AI 인프라 시장 내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브로드컴이 확보한 대규모 주문은 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픈AI의 행보는 단순한 칩 개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초대형 AI 모델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연산 인프라 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독자 칩은 안정적인 운영뿐 아니라 비용 구조 최적화, 기술 자립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로운 칩이 실제 성능과 효율성 면에서 엔비디아 GPU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향후 시장에서 검증돼야 한다. 또한 오픈AI가 단기적으로는 내부 활용에 집중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외부 고객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픈AI의 독자 칩 생산은 AI 반도체 시장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AI 칩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엔비디아 독점 체제에 변화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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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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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내년 초 독자 AI 반도체 생산⋯엔비디아 의존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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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0)] 中 연구진, 세계 최초 다색 발광 식물 개발⋯'살아있는 램프' 시대 여나
-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이나 심해어처럼 자연의 '생물 발광(Bioluminescence)' 현상은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로 가로등을 대체하고 도시를 밝히는 미래는 공상 과학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최근 중국 과학자들이 유전자를 조작하는 대신, 빛을 저장하는 특수 입자를 식물에 주입해 세계 최초로 다채로운 색상의 빛을 내게 하는 데 성공하며 이러한 상상이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학술지 '매터(Matter)'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저렴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식물을 '살아있는 램프'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전자 변형' 한계 넘은 발상의 전환 과거 과학계는 식물이 빛을 내도록 유전자 자체를 바꾸는 '유전 공학' 기술에 집중했다. 주로 식물성 플랑크톤 등에서 발견되는 생물 발광 유전자를 식물 DNA에 삽입하는 이 방식은 빛이 희미하고 비용이 많이 들었으며, 조작된 유전자가 자연 생태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유전자 변이'의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유전 공학의 대안으로 빛을 내는 입자를 주입하는 '소재 공학' 연구 역시 있었지만, 초기 단계에 머물렀다. 반딧불이의 발광 효소인 '루시페레이스'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사용한 경우, 빛이 약했을 뿐만 아니라 30분 만에 급격히 어두워지는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중국 화남농업대학 연구팀은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 바로 야광 장난감이나 안전 표지판 등에 널리 쓰이는 '무기 잔광 입자'다. 이 입자는 햇빛이나 LED 조명 등 외부의 빛 에너지를 흡수해 저장했다가 어두운 곳에서 서서히 방출하는 성질을 가졌다. 연구팀은 이 입자를 식물의 잎에 직접 주입하는 간편한 방식을 고안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유전자 조작 없이 10분 남짓한 시간 안에 식물을 발광체로 만들 수 있다. 비용 또한 식물 하나당 10위안(약 2000원)에 불과해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연구를 이끈 슈팅 리우 제1 저자는 "우리는 실험실에서 이미 다루는 재료를 사용해 영화 '아타바'의 비전을 실현하고 싶었다"며 "가로등을 대체하는 빛나는 나무를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적혈구 크기' 입자, 다육식물서 최적 해법 찾아 연구의 성공은 적절한 입자 크기를 찾는 것과 이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식물을 발견하는 데 달려있었다. 연구팀은 입자의 최적 크기가 약 7마이크로미터(μm), 즉 사람의 적혈구 하나와 비슷한 너비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보다 작은 나노 입자는 식물 조직 내에서 쉽게 퍼졌지만 빛이 약했고, 더 큰 입자는 빛은 훨씬 밝았지만 크기 탓에 멀리 이동하지 못하는 딜레마가 있었다. 이 난제를 해결해 준 것은 뜻밖에도 다육식물 '에케베리아 메비나'였다. 스킨답서스나 청경채 같은 일반 잎 식물과 달리, 다육식물은 조밀하면서도 균일한 내부 조직 구조를 갖고 있었다. 바로 이 구조가 입자들이 뭉치지 않고 잎 전체로 빠르고 고르게 퍼져나갈 수 있는 이상적인 '통로' 역할을 한 것이다. 리우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입자들이 단 몇 초 만에 확산되었고, 다육식물 잎 전체가 빛났다"고 밝혔다. 이렇게 빛 에너지를 가득 머금은 다육식물은 최대 2시간 가까이 밝은 빛을 유지했다. 다육식물은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의 빛을 냈다. 안전성·다양성 확보…살아있는 '컬러 램프' 구현 안전성 또한 중요한 과제였다. 연구팀은 입자 표면을 '인산염'으로 코팅해 식물 조직 내에서 거부 반응 없이 안정적으로 머무는 '생체 적합성'을 높였다. 실제로 입자를 주입한 식물은 며칠이 지나도 엽록소, 당, 단백질 수치가 정상적으로 유지돼 생명 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다양한 종류의 인광체를 섞어 녹색뿐만 아니라 적색, 청색, 청자색 등 여러 색상의 빛을 자유자재로 구현했다. 56개의 다육식물을 벽처럼 배열해 주변의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밝은 빛을 내는 시연에 성공했으며, 자외선(UV)을 이용해 잎사귀에 원하는 글자나 그림을 일시적으로 새기는 것도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지속가능한 도시의 빛…친환경 건축 청사진 제시 이번 연구는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와 친환경 건축에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한다. 식물이 내뿜는 빛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햇빛을 받으면 얼마든지 재충전된다. 정원이나 산책로, 실내 디자인에 화학 전지나 전력 공급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조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연 셈이다. 다만 연구팀은 해당 물질이 식물에 미치는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리우는 "완전히 인간이 만든 마이크로 스케일의 재료가 식물의 자연 구조와 이토록 완벽하게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며 "그들이 통합되는 방식은 거의 마법과 같고, 특별한 종류의 기능성을 창출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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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0)] 中 연구진, 세계 최초 다색 발광 식물 개발⋯'살아있는 램프' 시대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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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7)] 나비성운서 포착된 '우주의 먼지'⋯지구 탄생 비밀 푸는 단서
- 지구 탄생의 기원을 밝히는 단서인 '우주의 먼지'가 나비성운에서 포착됐다고 과학기술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이 전했다. 지구로부터 약 3400광년 떨어진 전갈자리 남쪽에 자리한 나비성운(NGC 6302)에서 별의 죽음 과정에서 형성된 결정성 먼지가 식어가는 장면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에 잡힌 것이다. 별의 최후, '우주의 건축 자재' 남기다 나비성운은 거대한 항성이 생을 마치며 외곽 물질을 우주로 방출해 형성된 행성상 성운이다. 중심에는 백색왜성이 남아 극도로 뜨거운 열을 내뿜고 있으며, 폭발적으로 분출된 가스와 먼지가 나비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연구진은 JWST의 적외선 관측과 칠레 아타카마 전파망원경(ALMA)의 데이터를 결합해 성운 내부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성운 중심부의 두꺼운 먼지 고리에서는 그을음과 같은 비정질 입자뿐 아니라 포스터라이트, 엔스타타이트, 석영 등 규산염 결정 구조가 확인됐다. 먼지 입자는 수 마이크론 크기로 비교적 오래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이온화 에너지가 낮은 원소가 분포하는 뚜렷한 농도 구배도 관측됐다. 생명 기원의 단서 '탄소 분자' 연구팀은 또 별에서 분출된 철·니켈 제트와 함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고농도 분포를 발견했다. PAH는 탄소 원자가 고리 구조로 배열된 분자로, 우주 전역에 널리 퍼져 있으며 생명체 형성 이론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산소가 풍부한 환경으로 알려진 나비성운 중심부에서 PAH가 검출된 것은, 별의 강한 바람이 주변 물질과 충돌하며 새로운 유기 화합물을 생성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우리는 별의 먼지로 이루어졌다" 영국 카디프대의 천체물리학자 마쓰우라 미카코 박사는 "수년간 논쟁이 이어졌던 우주 먼지의 생성 과정을 이번 관측으로 한층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차분하게 냉각된 영역에서는 보석 같은 결정체가, 격렬한 충돌이 일어난 영역에서는 거친 먼지가 동시에 형성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지구와 태양계 형성 과정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계의 기원을 직접 되돌릴 수는 없지만, JWST와 같은 차세대 장비는 별의 죽음이 남긴 '먼지'가 어떻게 행성과 생명의 재료로 재탄생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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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7)] 나비성운서 포착된 '우주의 먼지'⋯지구 탄생 비밀 푸는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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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로랑 프레익스 CEO 전격 경질⋯'부하와 부적절한 관계'
-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가 40년 경력의 베테랑 로랑 프레익스 최고경영자(CEO)를 취임 1년 만에 전격 경질했다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하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숨긴 사실이 결정적 해임 사유로 작용했다. 네슬레는 후임으로 네스프레소 사업부를 이끌어온 필립 나브라틸을 즉시 임명했다. 네슬레는 내부 고충 처리 시스템인 '스피크 업(Speak Up)'에 관련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자 조사에 착수했다. 회사 측은 초기 조사에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이후 외부 법률 자문을 구해 재조사한 끝에 프레익스가 직속 부하와 연애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회사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네슬레는 프레익스에게 별도의 퇴직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네슬레의 폴 불케 회장은 "이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네슬레의 가치와 지배구조는 우리 회사의 강력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부진·관세 압박…첩첩산중 빠진 네슬레 프레익스는 1986년 입사한 베테랑으로, 1922년 이후 첫 외부 출신 CEO였으나 '조직 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질된 마크 슈나이더의 뒤를 이을 구원투수로 2024년 9월 CEO에 올랐다. 그는 네스카페 커피부터 디지오르노 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네슬레의 부진한 매출 성장을 회복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 관리 능력을 입증하고 유럽과 미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력이 있다. 하지만 프레익스 체제에서도 네슬레는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올 2분기 유기적 성장률은 3%에 그쳤으며,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17%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회사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자 가든오브라이프, 솔가 등 비타민·미네랄 보충제 사업부와 페리에 등 일부 생수 브랜드 매각을 검토해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건강과학 사업부의 IT 통합 실패가 초래한 공급망 차질 등 악재가 겹쳤다. 프레익스 CEO의 갑작스러운 퇴진으로 네슬레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회사는 어려운 소비 환경과 세계 무역 관세 위협에 직면한 데다,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끈 폴 불케 회장 역시 명년 퇴임을 앞두고 있다. '정통 네슬레맨' 구원투수로…시장은 '냉담' 최근 세계 소비재 업계에서는 경영진의 불명예 퇴진이 잇따르고 있다. 네슬레의 경쟁사인 유니레버, 디아지오, 허쉬 등도 올해 윤리 문제로 경영진에 변화가 있었으며, 미국 유통업체 콜스는 지난 5월 CEO가 이해 상충 문제로 해임된 바 있다. CEO의 사적 관계가 문제가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와 2019년 맥도날드의 스티브 이스터브룩 CEO 역시 부하 직원과의 관계로 사임했다. 새 CEO 필립 나브라틸은 2001년 내부 감사인으로 네슬레에 입사한 정통 '네슬레맨'이다. 중앙아메리카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09년 온두라스 지사장을 지냈으며, 2013년부터는 멕시코 커피·음료 사업부를 이끌었다. 2020년 커피 전략 사업부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24년 7월 네스프레소 사업부 수장을 맡았고, 올해 1월부터 네슬레 집행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해왔다. 네슬레 이사회는 나브라틸을 프레익스의 잠재적 후계자로 고려해왔으며, 그는 기존의 사업부문 재편과 효율화 전략을 이어가되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CEO 교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네슬레의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신임 CEO가 전임자의 전략을 그대로 따르도록 제약된 점이 실망스럽다"며 "이번 변화는 회사의 중기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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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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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로랑 프레익스 CEO 전격 경질⋯'부하와 부적절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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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09)] 트럼프의 미국 연준 흔들기와 관세불안에 안전자산 금·은 랠리
-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앙은행 흔들기와 관세 불확실성 확대로 치솟고 있다. 1일(현지시간) 런던금시장협회(LBMA)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전거래일 대비 0.9% 상승한 온스당 3477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금값이 급등하면서 지난 4월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500.05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올 들어 금값은 누적 34% 상승했다. 은 현물은 전일 보다 2.6% 상승해 온스당 40.69달러까지 오르며, 2011년 9월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값은 올해 들어서만 40% 넘게 올랐다. 반면 주요 6개국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지난 7월28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달러지수는 이날 0.1% 하락한 97.600을 기록했다. 금·은 가격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한 데 이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리사 쿡 연준 위원을 해임하는 등 공세를 연준 내부로까지 확대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고 달러 자산 불안감이 확산되며 금·은 투자 수요로 이어졌다. BMO의 헬렌 에이모스 상품 분석가는 "시장은 연준 뿐 아니라 미국 기관들의 건전성 전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해 금 가격에 자연스레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파월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고용 악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금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 오는 5일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 둔화가 확인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금과 은은 투자 시 이자 수익이 없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질수록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금과 은은 불확실성이 커질 때 대표적인 피난처 역할을 해왔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 난항 등 지정학적 긴장과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미국 성장 둔화 우려 역시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른 귀금속 투자 매력도 높아졌다. 실제로 백금, 팔라듐 등도 동반 상승세를 보인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수석은 "금과 특히 은은 지난주 금요일(8월 29일)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끈질긴 미국 인플레이션, 소비 심리 악화, 금리 인하 기대, Fed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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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09)] 트럼프의 미국 연준 흔들기와 관세불안에 안전자산 금·은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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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허위 할인광고로 과징금 20억 부과
- 중국계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7500여 건의 허위 할인 광고로 과징금 20억93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 계열사인 오션스카이와 MICTW는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이전에 판매 이력이 없는 가격을 '정가'로 표시하고 허위 할인율을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200만원도 부과했다. [미니해설] 알리익스프레스, 허위 할인 광고 적발…과징금 20억 부과 중국계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대규모 허위 할인 광고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알리익스프레스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20억9천3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알리익스프레스 계열사인 오션스카이와 MICTW는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7천500여 차례에 걸쳐 거짓·과장 광고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광고 방식은 동일했다. 판매 이력이 전혀 없는 가격을 '정가'로 표기한 뒤, 실제 판매 가격과의 차이를 부풀려 높은 할인율을 강조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판매가가 27만원인 태블릿PC의 '정가'를 66만원으로 표기하고 "58% 할인"이라고 홍보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소비자의 구매 판단을 왜곡하는 심각한 기만행위라고 판단했다. 소비자 피해 우려 커 오션스카이는 2422건, MICTW는 5천여 건에 이르는 허위 광고를 게재했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만큼 피해 규모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질적 할인율이나 경제적 이득을 과장해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전형적인 기만 행위"라며 "국내외 사업자를 막론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법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전자상거래법 위반 사항도 추가로 적발했다. 알리바바 싱가포르는 운영 초기 화면에 상호, 대표자, 주소, 전화번호, 약관 등을 명시하지 않았다. 한국 법인 알리코리아도 '케이베뉴(K-Venue)'를 운영하면서 입점 판매자의 신원 정보를 확인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 법 집행 강화로 신뢰 회복 공정위는 "국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행위를 엄정하게 제재했다"며 "앞으로도 해외 사업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으로 법 집행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규제 강화 신호로 해석된다. 글로벌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확대하면서도 국내 규제를 소홀히 대하는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글로벌 플랫폼이 준수해야 할 규정과 책임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시정 조치 완료"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은 모두 즉각 시정했다"며 "시정 조치가 공정위로부터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 시장의 법규를 준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규정과 기대에 부합하도록 운영 체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유통 시장의 투명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가격 표시와 할인율 산정의 표준화, 플랫폼의 판매자 관리 강화 등이 과제로 꼽힌다. 소비자 권익 보호 단체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법을 위반했을 때 실질적인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며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격 표시 기준과 감시 체계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사태는 해외 플랫폼의 국내 시장 책임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향후 공정위의 관리·감독 강화와 더불어 플랫폼들의 자발적인 내부 규제 강화가 병행돼야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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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허위 할인광고로 과징금 20억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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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9)] 스웨덴 린셰핑대, 원자 한 겹 '2차원 금' 세계 최초 개발
-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며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금(金). 그 영원할 것 같던 가치의 근원이 이제 원자 단위에서 새롭게 쓰이고 있다.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 연구진이 주축이 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두께가 원자 한 겹에 불과한 2차원 형태의 금, '골딘(Goldene)'을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이름은 탄소 원자 한 층 물질인 '그래핀(graphene)'의 명명법을 따라 '금(gold)'과 접미사 '-ene'을 결합한 것이다. 이는 2004년 '꿈의 신소재' 그래핀의 등장 이후 재료과학계에 또 하나의 거대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물질을 극한의 두께로 제어할 때 그 본성이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번 발견은 전자, 에너지, 의료 등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품고 있다. 난제 중의 난제, '2차원 금'을 향한 도전 물질을 원자 한 겹 수준으로 얇게 펴면, 3차원 덩어리 상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라운 특성들이 나타난다. 원자들의 궤도가 바뀌면서 전자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지고 전기적 특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며, 빛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극대화된다. 또한, 거의 모든 원자가 표면에 노출되면서 촉매 반응의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인류가 원자 두께의 금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금속 원자는 평평하게 퍼지기보다 서로 뭉쳐 구슬 같은 입자를 형성하려는 성질이 매우 강해, 지지대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2차원 금속판을 만드는 것은 오랫동안 재료과학계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했다. 마치 샌드위치처럼 서로 다른 원자층이 겹겹이 쌓인 'MAX상(MAX phase)'이라는 특수한 세라믹 결정 구조에서 해법을 찾은 것이다. MAX상은 M(전이금속), A(A족 원소), X(탄소 또는 질소) 원자로 구성된 층상 세라믹 물질로, 특정 층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티타늄(Ti), 규소(Si), 탄소(C)로 이루어진 결정(Ti₃SiC₂)에 금을 코팅한 뒤 670°C의 고온으로 가열했다. 그러자 금 원자들이 결정 내부로 스며들어 규소 원자의 자리를 밀어내고 차지하면서, 티타늄-탄소 층 사이에 원자 한 겹의 금 층이 삽입된 새로운 물질(Ti₃AuC₂)이 탄생했다. 샌드위치 속 금 꺼내기…'선택적 식각'의 묘수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린셰핑 대학교의 라르스 훌트만 재료과학자는 "좋은 소식은 원자 한 개 두께의 금 층을 얻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그것이 모체 결정 내부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라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이 샌드위치 구조에서 금 층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주변의 티타늄-탄소 층만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무라카미 시약'이라는 고전적인 식각액을 활용했다. 이 시약은 특정 조건에서 티타늄과 탄소에는 강하게 반응해 녹여내지만, 금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특성을 지닌다. 하지만 공정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식각액의 농도가 너무 강하면 골딘 구조 전체가 나노입자로 부서져 버렸고, 너무 약하면 공정이 한없이 길어지며 오히려 골딘 판이 손상되었다. 연구팀은 수많은 실험 끝에 낮은 농도의 식각액을 사용하되, 식각 과정 동안 골딘이 말리거나 덩어리로 뭉치는 것을 막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투입하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냈다. 부피가 큰 양쪽성 분자인 CTAB과 황(S)을 포함해 금과 잘 결합하는 시스테인 같은 분자로 구성된 계면활성제는 갓 노출된 골딘 표면에 달라붙어 교통 통제관처럼 서로 뭉치지 않고 평평한 구조를 유지하도록 도왔다. 또한, 빛이 금을 녹일 수 있는 시안화물을 생성하는 부가 반응을 막기 위해 모든 공정은 철저히 빛이 차단된 암실에서 진행됐다. 베일 벗은 골딘, 새로운 물질의 증거들 이렇게 탄생한 골딘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연구팀은 마침내 원자 한 겹 두께의 독립적인 금 판을 확인했다. 그 크기는 수 나노미터에서 최대 100나노미터에 불과했지만, 이는 분명 지지체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최초의 2차원 금이었다. 흥미롭게도 골딘의 원자 구조는 일반적인 3차원 금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웃한 금 원자 사이의 거리가 일반 금보다 약 9% 더 짧아진 것이다. 이는 원자들이 2차원 평면에 갇히면서 서로 더 강하게 결합했음을 의미하는 구조적 증거다. 관찰된 표면의 자연스러운 물결무늬와 가장자리 말림 현상은 그래핀에서도 나타나는 2D 구조 고유의 불안정성을 반영한다. X선 광전자 분광법 분석에서도 골딘의 전자가 일반 금보다 약 0.88전자볼트(eV) 더 높은 결합 에너지를 갖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골딘이 단순히 얇은 금박이 아니라, 덩어리 금과는 완전히 다른 고유한 전자 환경을 지닌 새로운 물질임을 명확히 입증하는 결과다. 원소 분석 결과 역시 티타늄이나 탄소 같은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금 원자 층임이 확인되었고, 시뮬레이션에서는 골딘이 상온에서도 구조적으로 안정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반도체부터 암 치료까지…무한한 가능성의 문 골딘의 등장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혁신을 예고한다. 기존에도 금은 뛰어난 전도성과 안정성 덕분에 차세대 반도체 및 포토닉스 소자 등 전자, 광학, 센서, 의료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골딘은 모든 원자가 표면에 노출된 구조 덕분에 기존의 금 나노입자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월등한 촉매 효율을 낼 수 있다. 이는 CO₂ 전환이나 고부가가치 화합물 합성 등 친환경 화학 공정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태양광 부품에 적용하면 빛을 수확하는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붙어 빛을 열에너지로 바꿔 종양만 정밀하게 파괴하는 광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는 곧 값비싼 금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성능은 향상시켜, 귀금속의 채굴 및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까지 덜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층상 결정 내부에 단일 원자층의 금을 가둔 뒤, 주변부를 섬세하게 녹여내면서 동시에 계면활성제로 금을 보호해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는 독창적인 방법론을 확립했다. 이는 금으로 만든 최초의 독립적인 2차원 물질이자, 오랜 시간 과학자들의 희망 목록에만 머물러 있던 개념을 마침내 현실의 물질로 구현해낸 쾌거다. 만약 그래핀처럼 넓은 면적으로 안정적인 합성이 가능해진다면, 차세대 양자소자, 나노광학 분야까지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다만 현재는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한 크기로만 제작이 가능해, 향후 수율과 안정성 확보라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그래핀이 탄소 소재의 역사를 새로 썼듯, 골딘은 금속 소재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를 마쳤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신세시스(Nature Synthesis) 저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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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9)] 스웨덴 린셰핑대, 원자 한 겹 '2차원 금' 세계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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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블루오벌SK, 노조 결성 저지 논란 확산
- 미국 켄터키주에 건설 중인 포드자동차와 한국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 내부에서 노조 결성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현장 근로자들은 회사가 대규모 '노조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반발하는 한편, 근무 환경 개선과 안전 보장을 위해 노조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역 현지 매체 렉싱턴 헤럴드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훈련 부재·잦은 규정 변경으로 혼란" 블루오벌SK의 생산직 근로자인 타일러 코너는 외신 기고문에서 "입사 당시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합류했지만, 실제 현장은 체계적인 훈련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초기에는 사전 승인 없이 긴급 휴가(Emergency PTO)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최근에는 관리자가 '사유 타당성'을 직접 판단해 불승인 시 불이익을 받는다"며 "개인 생활을 계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안전 문제도 지적됐다. 그는 "작업 중 소음 때문에 화재 경보를 듣지 못했고, 동료의 안내로만 대피했다"며 "실제 비상 상황이었다면 큰 위험에 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통해 안정적 근무 환경 필요" 이 근로자는 과거 미국 육군 복무 경험과 대형 물류창고(크로거) 근무 경험을 언급하며, 노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군 생활을 통해 규율과 조직의 가치를 배웠고, 크로거에서는 노조 덕분에 명확한 계약과 안정된 고용을 경험했다"며 "계약으로 임금 인상과 복지 수준을 명확히 보장받았고, 관리자와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반면 블루오벌SK는 노조 결성 움직임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노(NO) 투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노조 회피 전문 인력'이 투입돼 직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회사가 왜 이토록 노조 결성을 막으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나는 회사의 미래를 믿지만, 근로자들의 집단적 목소리가 보장돼야 회사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노조 투표를 둘러싼 갈등은 블루오벌SK의 향후 노사 관계는 물론,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전반의 노동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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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블루오벌SK, 노조 결성 저지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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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연준, 고용 둔화 우려 속 금리 인하 시사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노동시장 둔화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통화정책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하며, 향후 지표 흐름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7월 PCE 물가, 5개월 만에 최고 상승 전망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7월 전년 대비 2.9%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두 달 연속 0.3%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물가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경제 활동이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 경우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 지표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계 소비의 회복세도 두드러진다. 이번 주 발표될 개인소득과 소비 지표는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소비가 경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온 만큼, 소비 여력의 유지 여부가 향후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 균형 속 불안 요인 확대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를 주목했다. 이민 억제 정책과 고령화로 인해 노동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들의 고용 수요 역시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시장 균형은 유지되고 있는 듯하지만, 이 균형이 언제든 깨질 수 있으며 해고 증가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용 지표는 완만한 둔화를 시사한다. 실업률은 여전히 낮지만 신규 고용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고 일부 기업은 신규 채용 계획을 보류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는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물가 부담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시장 반응과 글로벌 파급 파월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 초반 9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도 각각 1.5% 안팎 상승했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90%에 근접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연내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물가가 여전히 연준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는 만큼 서두른 인하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경기 과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연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캐나다는 미·캐 무역 갈등 심화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와 한국, 필리핀은 이번 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일본은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실업률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지 주목된다. 유럽·신흥국 변수도 확대 유럽에서는 독일의 Ifo 경기지수와 주요국 물가 지표가 주목받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은 소폭 상승이 예상되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에 못 미치는 0.9%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CB는 최근 무역 합의 이후 9월 회의에서 당장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신흥국도 불확실성이 크다. 브라질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하를 2026년 이후로 미루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2분기 성장률은 하향 조정됐다. 칠레와 콜롬비아, 브라질의 7월 고용 지표도 발표를 앞두고 있어 시장은 이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 경제와 글로벌 변수의 교차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주(8월 28일)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연준의 향후 정책 변화에 따라 원·달러 환율과 채권시장,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은 미국 경기와 금리 방향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와 전략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원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합적인 변수에 대비한 시나리오 분석과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Key Insights] 연준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물가와 고용이라는 상반된 지표가 혼재하면서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고령화와 이민 감소로 인한 노동력 축소가 구조적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과 수출기업은 원·달러 환율 변동과 글로벌 금리 흐름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Summary] 미국의 7월 핵심 PCE 물가가 전년 대비 2.9%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고용 둔화 우려를 이유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9월 단행 여부는 지표 흐름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증시는 발언 직후 다우지수가 900포인트 급등하는 등 강하게 반응했다. 유럽과 신흥국의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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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연준, 고용 둔화 우려 속 금리 인하 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