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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흔들리나⋯중국 경제, '자체 쇼크'에 신음
- 한때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중국이 심각한 경제 둔화 속에서 과거 서방 국가들이 경험했던 '차이나 쇼크'와 유사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며,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했던 중국 경제가 이제 급격한 임금 상승, 자동화, 첨단 기술 산업 재편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차이나 쇼크'는 중국 내 저숙련 노동 시장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해 제조업 성장을 이끌었던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된 제조업체들이 인건비 상승과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의 영향으로 생산 기지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로 옮기는 추세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중국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700만 개가 넘는다. 이는 주로 고령층과 기술 수준이 낮은 노동자들에게 큰 타격으로 작용하며, 한때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던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사회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기사는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전기차, 로봇 공학 등 첨단 자동화 제조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은 기존 노동 집약적 산업에 비해 훨씬 적은 수의 숙련된 인력을 필요로 한다. 이는 곧 저숙련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지 못할 경우 실업 증가, 임금 하락, 사회적 불평등 심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직업 훈련 확대와 사회 안전망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충격 완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과거 서방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차이나 쇼크'를 겪었던 것처럼, 이제 중국 스스로가 경제 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숙련 기술 부족으로 새로운 산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불만이 사회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노동력은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약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경제는 과거 고성장 시대의 영광을 뒤로하고 기술 혁신과 내수 시장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값싼 노동력에 의존했던 과거의 성장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이러한 구조적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이나 쇼크'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여부가 향후 중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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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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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흔들리나⋯중국 경제, '자체 쇼크'에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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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넷리스트, 삼성과 또 한 번 격돌서 승리⋯5600억 원대 특허 배상금 '눈앞'
- 넷리스트(Netlist Inc.)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서 삼성전자와의 계약 위반 소송 재심에서 또다시 승리하며, 4억 2100만 달러(약 6180억 원)에 달하는 특허 침해 배상금 확보에 한층 다가섰다. 이번 재판 결과는 직접적인 금전적 배상 명령은 아니지만, 넷리스트가 앞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승소한 특허 침해 소송의 배상금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법률 전문 매체 로360(Law360)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넷리스트는 2021년 배심원 재판에서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받아 3억 300만 달러(약 445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확보했다. 이후 별도의 계약 위반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8800만 달러(약 1290억 원)의 배상금을 추가로 얻어냈다. 하지만 계약 위반 소송의 일부에 대해 항소법원이 재심을 명령하면서 불확실성이 드리웠다. 이번 재심에서 넷리스트는 다시 한번 승리하며 삼성전자가 계약 의무를 위반했음을 법적으로 확인받았다. 넷리스트의 홍춘기 최고 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평결은 삼성이 우리와의 계약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법적 공방은 넷리스트가 2015년 삼성전자가 자사의 메모리 기술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시작된 장기간의 소송전이다. 특허 침해 소송에서는 이미 넷리스트의 손을 들어준 바 있으며, 이번 계약 위반 소송 재심 승소로 넷리스트는 유리한 고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특허 침해 소송에서 인정된 넷리스트의 특허는 9,189,485번과 9,256,203번으로, 모두 컴퓨터 메모리 모듈 관련 기술이다. 계약 위반 소송에서는 삼성이 넷리스트와 맺은 합의 계약을 깨고 특허 기술 정보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점이 쟁점이 되었다. 비록 특허 침해 평결에 대한 삼성전자의 항소가 남아있으나, 이번 재심 승소는 넷리스트가 항소심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번 사건은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 법원의 린지 P. 스톨러(Linsey P. Stoller) 판사가 맡았으며, 넷리스트는 아이렐 & 마넬라 LLP(Irell & Manella LLP)의 로버트 M. 벤자민(Robert M. Benjamin)과 앤드류 N. 골드스타인(Andrew N. Goldstein) 변호사가, 삼성전자는 시들리 오스틴 LLP(Sidley Austin LLP)의 캐슬린 M. 설리번(Kathleen M. Sullivan) 변호사와 왁텔, 립튼, 로젠 & 카츠(Wachtell, Lipton, Rosen & Katz)의 윌리엄 B. V라호스(William B. Vlahos) 변호사가 각각 대리했다. 해당 사건 번호는 Netlist Inc. v. Samsung Electronics Co., case number 2:21-cv-00463, U.S. District Court for the Central District of Californi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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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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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넷리스트, 삼성과 또 한 번 격돌서 승리⋯5600억 원대 특허 배상금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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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에 30조원 투자⋯철강공장·HMGMA 포함
- 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210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하는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기 제철소 건설 등 2028년까지 4년 간 미국에 210억 달러의 전략적 대미(對美)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방 의전 서열 3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스티븐 스컬리스 하원 원내총무,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이 백악관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현대차는 정말로 위대한 회사"라며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Hyundai will be producing steel and making its cars in America. As a result, they’ll not have to pay any tariffs)"고 했다. 이날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트럼프가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4월 2일 직전에 이뤄진 것이다. 현대차는 자동차에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에 61억 달러, 미래산업 에너지에 63억 달러를 각각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달 26일 준공식을 갖는 조지아주(州) 서배너 전기차 공장(HMGMA)의 생산 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해 미국 현지 생산 120만대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HMGMA의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 자동차 부품의 현지화율을 높이기 위해 루이지애나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저탄소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제철소로 현대차의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될 차량용 철강재를 제조하는데, 철강은 트럼프가 지난 12일부터 외국산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품목이다. 또 루이지애나는 존슨의 지역구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이른바 ‘레드 스테이트(red state)’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날 "허가에 문제가 있으면 나를 찾아오라"면서도 "절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소개를 받아 마이크를 잡은 정 회장은 "향후 4년 동안 추가로 21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이는 지금까지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한 금액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했다. 루이지애나에 신축한다고 밝힌 전기 제철소 관련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이 시설에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다"며 "이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 랜드리 주지사, 존슨 의장, 스칼리스 원내총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방문하게 돼 영광이다. 미국과의 파트너십, 미국 산업 리더십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30억 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LNG 구매 계획도 밝히며 "미국의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를 향해 "직접 우리의 최첨단 제조 시설을 방문해 미국과 미국 노동자에 대한 헌신을 확인해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정말로 위대한 회사인 현대와 함께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차는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미국에 건설하는 최초의 제철소로 철강 노동자들에 14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제철소는 향후 몇 년 동안 현대가 미국에서 진행하게 될 210억 달러 규모 대규모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아주 훌륭한 장소를 골랐다"고 했다. 백악관은 별도로 낸 보도자료에서 "트럼프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부흥을 위한 노력의 성과"라며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했다. 한편 현대차는 "모빌리티 혁신 허브인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도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0조4000억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에 12조원, 전략투자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와 핵심 기술 내재화, 국내외 톱티어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 등을 통해 미래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 회장은 구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1기 2017년 11월과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며 정 회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정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막후 실세로 평가되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도 친분이 있다. 지난 2월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딸 카이 트럼프 등과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해외 기업 중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 대만 반도체업체 TSMC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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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에 30조원 투자⋯철강공장·HMGMA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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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6)] 뇌파로 움직이는 '꿈의 팔', 마비 환자에 희망 심다
- 마비 환자가 뇌파로 팔을 움직였다. 과거에는 그저 공상 과학 소설 속 이야기로 여겨졌던 일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 San Francisco, UCSF)의 연구진이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통해 마비 환자가 오직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획기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이는 마비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특히 BCI 기술의 장기적 안정성과 적응형 학습 능력을 뚜렷하게 입증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BCI 장치들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며칠 이상 안정적인 작동을 담보하기 어려웠으나, UCSF 연구진이 개발한 AI 강화 BCI는 무려 7개월이라는 놀라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더욱 획기적인 것은 이 장치가 뇌 활동의 일일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능력을 갖춰, 시간이 흐르더라도 초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꾸준히 유지한다는 점이다. 연구를 총괄 지휘한 UCSF 웨일 신경과학 연구소의 신경과 교수 카루네시 강굴리(Karunesh Ganguly) 박사는 "인간의 학습 능력과 AI의 강력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융합하는 것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BCI 기술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 훈련 거쳐 '현실' 로봇 팔 제어 성공 강굴리는 동물의 뇌활동 패턴이 특정 움직임을 어떻게 나타내는지 연구했고, 동물이 학습함에 따라 이러한 패턴이 매일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인간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뇌졸중 발병 후 수년 동안 마비 상태로 지내온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의 뇌 표면에 아주 작은 센서들을 심어, 그가 움직임을 상상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뇌 활동 신호를 감지하도록 설계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2주 동안 손가락, 손 또는 엄지손가락으로 간단한 동작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요청하고 센서가 뇌 활동을 기록하여 AI를 훈련시켰다. 그런 다음 참가자는 로봇 팔과 손을 제어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정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굴리는 참가자에게 가상의 로봇 팔로 연습하게 하고 시각화의 정확도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참가자가 실제 로봇 팔로 연습을 시작한 후 몇 번의 연습 세션만 거치면 자신의 기술을 실제 세계로 옮길 수 있었다. 그는 로봇 팔로 블록을 집어 돌리고 새로운 위치로 옮길 수 있었다. 심지어 캐비닛을 열고 컵을 꺼내 정수기까지 들어올릴 수 있었다. 연구 초기 단계에서 환자는 시각화 훈련을 통해 가상 로봇 팔을 정확하게 제어하는 연습에 집중했다. 강굴리 박사는 "환자가 가상 환경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팔을 움직이는 방법을 완전히 숙달하자, 놀랍게도 실제 로봇 팔을 제어하는 데에는 단 몇 번의 훈련 세션만으로 충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로봇 팔을 이용한 실험에서 환자는 단순히 생각만으로 물건을 집어, 옮기고, 원하는 장소에 내려놓는 등 섬세한 동작들을 막힘없이 수행해냈다. 심지어 컵을 집어 들고 물 디스펜서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비교적 복잡한 일상생활 동작까지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AI 기반 BCI 기술이 더 이상 실험실 안의 몽상이 아닌, 실제 삶의 영역에서 마비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AI, 뇌파 변화 '실시간'으로 읽는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공 요인은 개발된 AI 모델이 인간 뇌 활동 패턴의 미묘한 변화를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하는 데 있다. 강굴리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 동물이 새로운 동작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뇌 활동 패턴이 매일매일 미세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뇌 활동의 '변동성'이 BCI 기술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환자가 특정 동작을 반복적으로 상상하는 동안 뇌 활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뇌 활동의 변화 패턴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BCI 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뛰어난 적응 능력을 갖춘 AI 덕분에 개발된 BCI는 장기간 사용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BCI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니킬레스 나타라즈(Nikhilesh Natraj) 박사는 "AI는 뇌 활동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자동으로 보정함으로써 BCI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BCI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의료 현장과 일상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시점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비 환자 삶, BCI로 바꿀 수 있다" 현재 강굴리 박사 연구팀은 개발된 AI 모델을 더욱 고도화하여 로봇 팔의 움직임을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부드럽게 만들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BCI 기술을 환자의 가정 환경에 적용했을 때의 실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계획 중이다. 강굴리 박사는 "마비 환자들이 BCI 기술을 통해 스스로 식사를 하고, 목마를 때 물을 마실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의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바뀔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드디어 BCI 시스템을 실용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으며, 머지않아 이 기술이 실제 환자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NIH 지원, '셀' 논문 게재 '주목'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셀(Cell)' 2025년 3월 6일자에 정식 게재되어 전 세계 과학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에는 UCSF의 사라 세코(Sarah Seko)와 아델린 투-찬(Adelyn Tu-Chan), 그리고 로드아일랜드대학교의 레자 아비리(Reza Abiri)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연구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마비 질환 환자들에게 AI 기반 BCI 기술이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춰줄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성과다. 향후 BCI 기술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더욱 발전하여, 마비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이 불편함 없이 로봇 팔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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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6)] 뇌파로 움직이는 '꿈의 팔', 마비 환자에 희망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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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글과 애플 디지털시장법 위반 잠정판단⋯과징금 부과 경고
-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은 19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애플이 일명 '빅테크 갑질 방지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며 법 준수를 요구하며 과징금부과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EU가 미국 빅테크 기업을 갈취하고 있다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정권과 EU간 갈등관계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예비조사 결과 구글의 검색 사업이 경쟁사보다 자체 서비스를 유리하게 노출하는 '자사서비스 우대(Self-Preferencing)' 행위로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구글의 앱스토어인 플레이의 경우 개발자들이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서비스와 요금제 사용을 유도하는 것을 제한해 DMA를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EU의 규제가 "소비자와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발했다. 구글은 집행위의 예비 조사 결과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집행위는 이와 별도로 애플에는 DMA 준수를 위해 이행해야 하는 조치를 담은 법적 결정문을 채택했다. EU 당국은 애플이 DMA 준수를 위해 헤드폰,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자사 기기와 경쟁사 제품 간의 상호호환성을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여기에는 애플이 아이폰 및 아이패드 운영체제(OS)에서 스마트워치 및 헤드폰 제조업체들을 위해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기기를 더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애플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불필요한 규제를 가중시켜 유럽에서 애플의 혁신을 저해하고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기업들에게 자사의 신기능을 무료로 넘겨주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EU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EU 당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DMA는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됐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7개 기업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글로벌 매출의 10%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EU는 지난 한해 동안 게이트키퍼의 DMA 위반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EU 집행위는 이미 애플과 메타가 DMA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이며 조사는 조만간 최종 단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EU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가한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트럼프는 EU의 디지털 서비스세, 과징금 및 규제 정책이 미국 기술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외 갈취"라고 표현했다. 또 이에 맞서 유럽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EU는 회원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마련된 '반강압' 조치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의 빅테크 견제로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EU는 보복 조치로 위스키에 50% 관세를 포함해 여러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하며 내달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는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산 와인과 증류주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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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글과 애플 디지털시장법 위반 잠정판단⋯과징금 부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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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로봇·메드텍 도전⋯한종희 "초격차 기술로 재도약"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산업 성장에 맞춰 로봇, 메드텍, 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경영철학을 실천하겠다"며 "2024년 브랜드 가치가 사상 첫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9조 8000억 원 배당과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등이 논의됐으며, AI 기술 체험 전시도 마련됐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53분 현재 2.26% 상승한 58,900원을 기록했다. [미니해설] 삼성전자, AI 시대를 향한 도약⋯주주가치·기술혁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의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AI 산업 성장에 맞춰 로봇, 메드텍, 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2025년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으로 돌아가 삼성전자의 경영철학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원칙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경쟁 심화와 IT 기술 급변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매출 300조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며 성과를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한 부회장은 "2024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5년 연속 글로벌 5위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중시 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한 부회장은 "2024년 연간 9조 80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지난해 11월 회사 가치 저평가 우려를 반영해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1차로 3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2월에 완료했으며, 2차 3조 원 자사주 매입도 충실히 진행해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혁신 기술을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 노력도 강조됐다. 한 부회장은 "2022년 발표한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이행과 성과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요 안건 심의 및 표결이 진행됐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송재혁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됐으며, 재무제표 승인 및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도 논의됐다. 주총 이후에는 사업 전략 발표 및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됐다.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 전영현 부회장이 올해 사업 전략을 공유하며,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AI 및 차세대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운영됐다. 전시장에는 스마트싱스 기반 AI 홈, 갤럭시 S25 시리즈를 활용한 갤럭시 AI, 투명 마이크로 LED, 하만의 AI 기반 전장 솔루션, 삼성메디슨의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AI 홈 컴패니언 로봇 볼리 등이 소개됐다. 또한, 주주들은 갤럭시 탭을 활용해 응원 메시지를 입력하고, 이를 대형 LED 디스플레이 '메시지 월'에 띄우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주주 편의를 위해 전자투표를 진행했으며, 온라인 중계를 병행했다. 이날 오전 9시 53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6% 상승한 58,900원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57,4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표된 경영 전략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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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로봇·메드텍 도전⋯한종희 "초격차 기술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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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CPO "클로드, AI 혁신 주도할 것"
-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유니콘데이 2025' 기조강연에서 마이크 크리거 앤스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가 혁신·과학기술·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로드가 단순 보조 기능을 넘어 독립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해졌으며, 2027년에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혁신자'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WS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기혁 AWS 한국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총괄은 AI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실리콘밸리·일본 진출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니해설] 클로드, AI 혁신의 미래를 그리다⋯AWS와 앤스로픽, 스타트업 지원 강화 "몇년 후에는 클로드가 혁신·과학기술·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선도할 것입니다" 마이크 크리거 미국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 유니콘데이 2025'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창립 멤버들이 2021년 설립한 앤스로픽은 최신 AI 모델 '클로드'를 앞세워 AI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크리거 CPO는 클로드가 단순 업무 보조 역할을 넘어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로드의 진화⋯AI의 '혁신자'로 거듭난다 크리거 CPO는 클로드의 발전 속도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클로드는 개인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에 그쳤지만, 올해부터는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에는 AI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자'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발전에는 클로드가 아마존의 생성형 AI 플랫폼 '베드록'과 통합되며 맞춤형 AI 모델 미세 조정(파인 튜닝) 등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크리거 CPO는 "AI 모델들이 AWS 플랫폼과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보안 측ㅂ면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신 AI 모델 '클로드 3.7 소넷'도 주목받았다. 크리거 CPO는 "하이브리드 추론 기능을 활용해 보다 확장된 사고를 지원하며,. 즉각적인 응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고 확장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신 모델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AWS, 한국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강화 AWS는 이날 행사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기혁 AWS 한국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총괄은 "AWS의 글로벌 프로그램인 '생성형 AI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에서 성공할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AWS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AWS는 글로벌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회사(ISV), 컨설팅사를 포함하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들이 현지 기업들과 협력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 총괄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40여 개 스타트업을 선발해 25곳이 해외 진출 기회를 얻었으며, 올해는 이 숫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와 일본을 해외 진출의 주요 지역으로 꼽으며, AWS의 글로벌 행사 'AWS 리인벤트'를 포함해 다양한 국제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은 "모두가 '빌더'(창조자)가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AWS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AI에이전트 시대, 스타트업 성장 기회될까 AWS는 AI 기술 발전이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태 AWS 한국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는 "2023년에는 AI 도입을 실험하는 단계였고, 2024년에는 PoC(기술 검증) 프로젝트들이 실제 프로적션에 적용되기 시작했다"며 "2025년에는 AI 기술이 극대화되며 본격적으로 비느지스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스타트업들이 AI를 활용해 '넥스트 점프(다음 단계 도약)'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AWS 플랫폼을 활용해 성장한 실제 사례도 소개됐다. 장정식 야놀자 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WS 플랫폼을 통해 회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설명했다. 또한 매트 테일러 AWS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스타트업 SA 총괄은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와 AI 기반 모델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스타트업들이 적절한 AI 기술을 선택하고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와 AI의 결합⋯스타트업 성공의 열쇠 될까 이번 'AWS 유니콘데이 2025'는 클라우드와 AI 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AI 혁신을 주도하며 오픈AI와 경쟁하는 동시에, AWS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기업과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AI가 단순한 보조 기능을 넘어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으로 진화하면서, 이를 활용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AWS의 지원과 AI 기술의 발전이 맞물려,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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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CPO "클로드, AI 혁신 주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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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1)] 나노겔, 요로 감염 퇴치 위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
- 과학자들이 나노겔(nanogel)을 사용해 항생제를 감염된 방광세포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완치가 어려운 재발성 요로 감염(UTI)을 퇴치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Anschutz Medical Campus)의 연구진이 요로 감염(UTI)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연구는 나노겔과 특수 펩타이드(작은 단백질)를 결합하여 항생제인 겐타마이신을 유해 세균이 숨어 있는 방광 세포 내로 직접 운반하는 방식이다. 국제 학술지 '나노메디슨(Nanomedicine)'에 게재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방법은 동물 모델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나타나 방광 내 세균을 90%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콜로라도대학교 의과대학 면역학 및 미생물학과 부교수인 마이클 슈어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기술이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향후 임상적으로 매우 효과적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재발성 감염의 완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나노겔이 기존의 항생제 전달 방식에 비해 감염된 세포 내로 약 36% 더 많은 겐타마이신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이 기술은 건강한 세포에 최소한의 손상만을 일으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빠르고 정밀한 약물 전달 연구진은 또한 나노겔이 약물을 신속하게 방출하여 방광 내 세균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멸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콜로라도대학교 치과대학 두개안면생물학과 부교수이자 고분자 기반 생체 재료 개발을 연구하는 데바타 나이어 박사는 "우리는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이 약물을 감염된 세포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감염을 정확하게 표적화하고 제거하여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방법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항생제 내성 위험을 줄인다. 반면, 현재의 항생제는 효과를 보기 위해 장기간 또는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내성을 유발하고 특히 신장과 같은 기관에 해로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 감염 넘어 더 넓은 의학적 잠재력 연구진은 이 나노겔 기반 약물 전달 방법이 요로 감염 외에도 더 넓은 범위의 의학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나노겔을 이용한 치료법 투여 개념은 치주 질환 치료의 잠재적인 접근 방식으로 콜로라도대학교 치과대학에서 처음 고안됐다. 이번 연구는 콜로라도대학교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 내 여러 단과대학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진행됐다. 나노겔은 치과대학 나이어 박사의 고분자 연구실에서 개발되었으며, 펩타이드는 콜로라도대학교 Skaggs 약학 및 제약과학대학의 드미트리 심버그 박사 연구실에서 연구되고 특성이 분석됐다. 나노겔(Nanogel)은 나노미터(1~100nm) 크기의 입자로 이루어진 하이드로겔(hydrogel)이다. 즉, 물 분자를 포함하는 3차원 가교망 구조를 가진 나노 크기의 젤을 의미한다. 나노겔은 고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의료, 약물 전달, 화장품, 바이오센서, 환경 정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논문의 주 저자인 움베르토 에스코베도 박사는 고분자 화학, 약리학, 미생물학, 비뇨부인과학을 융합하여 표적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임상의사이자 비뇨부인과 전문의인 마샤 K. 게스 박사는 슈어 박사 연구실과 협력하여 이 접근 방식을 인간에게 적용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테스트했다. 감염 치료의 미래 슈어 박사는 "이는 의약품 전달 분야의 흥미로운 발전이며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요로 감염은 흔하고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쇠약하게 만들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더욱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 발전은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나노겔은 차세대 스마트 약물 전달 시스템 및 맞춤형 치료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암 치료, 백신 전달,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친환경 소재로서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 문헌: Humberto D. Escobedo, Nicholas Zawadzki, James K.A. Till, Andres Vazquez-Torres, Guankui Wang, Dmitri Simberg, David J. Orlicky, Joshua Johnson, Marsha K. Guess, Devatha P. Nair and Michael J. Schurr, 2025년 2월 28일, Nanomedicine: Nanotechnology, Biology and Medicine. DOI: 10.1016/j.nano.2025.10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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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1)] 나노겔, 요로 감염 퇴치 위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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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이드, 거래 종목 110개로 확대…장·단점은?
-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되는 종목이 기존 10개에서 110개로 대폭 확대된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 시장의 거래 환경이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유동성 분산과 가격 괴리 등의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55개, 코스닥시장 상장사 55개로 총 110개로 늘어난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신세계, GS, OCI, HD현대, LG생활건강, 삼성증권 등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 원익IPS, 코스메카코리아, 하나머티리얼즈 등이 포함됐다. 이번 종목 확대에 따라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주요 지수에 포함된 대형 종목들이 거래 가능해지면서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일 문을 연 넥스트트레이드는 출범 4주 차에 접어드는 다음 주부터는 거래 종목이 총 350개로 추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대형주들도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대체거래소의 장점과 단점 넥스트레이드는 기존 한국거래소(KRX)에 비해 긴 거래 시간(오전 8시~오후 8시)을 제공해 투자자들에게 보다 유연한 매매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식 시장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유동성 분산으로 인한 시장 효율성 저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으며, 일부 종목의 유동성이 저하될 위험도 존재한다. 또한, 기존 거래소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거래량이 지속될 경우,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거래소는 기존 시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도지만, 거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가격 괴리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교한 시장 조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넥스트레이드는 향후 상장 종목 확대와 함께 알고리즘 매매 등 다양한 거래 기능을 도입해 시장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대체거래소가 국내 금융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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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이드, 거래 종목 110개로 확대…장·단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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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美 무역 압박에 맞선 EU의 생존 전략⋯유로화 강화와 美 국채 의존 탈피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무역 압박은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을 넘어선 심층적인 지정학경제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유럽산 제품 전반에 25% 관세, 특히 와인에 대해서는 2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은 무역 정책을 노골적인 경제적 무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르몽드에 기고한 경제학자 나타샤 발라는 이러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유럽이 자기 파괴적인 확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발라 경제학자는 기고문에서 "워싱턴의 관세 장벽 위협에 직면하여 여러 가지 가능한 방법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며 유럽이 미국 부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줄이고 달러의 경쟁자로서 유로의 성장을 촉진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3년 프랑스는 항공, 제약, 와인, 화장품 분야에서 450억 유로(약 71조 2156억 원) 상당의 상품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프랑스 샴페인 수출의 최대 고객으로, 작년에만 2500만 병이 수출되었으며, 2024년에는 와인과 주류 수출액이 38억 유로(약 6조 137억 원)에 달해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발라 경제학자는 "이러한 분야의 수출 기업들은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단한 거시경제 시뮬레이션 결과, 약 10%의 수출 감소, 즉 연간 35억 유로(약 5조 5389억 원)에서 50억 유로(약 7조 9128억 원)의 잠재적 수출 손실이 예상되며, 특히 항공 산업과 와인 및 증류주 산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200% 관세 위협에 프랑스 샴페인 산업은 이미 공황 상태에 빠졌으며, 판매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타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러한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해 유럽은 여러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 발라 경제학자는 첫째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언급하며 이는 "명백히 정당한 조치"이지만, WTO 분쟁 해결 절차의 장기성과 미국의 WTO 결정 무시 가능성을 지적하며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둘째로 유럽이 미국의 관세에 상응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무역 전쟁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결국 양측 모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보호주의의 역사적 실패 사례를 강조했다. 대신 발라 경제학자는 미국의 무역 공격에 덜 직접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제안하며, 그 핵심 축으로 유럽 경제의 회복력 강화와 국제 통화 시스템에서 유로의 역할 강화를 꼽았다. 유럽 경제의 회복력 강화는 혁신, 투자, 경쟁력 향상을 위한 구조 개혁을 통해 가능하며, 더 강력한 경제는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발라 경제학자는 현재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루어지는 상황을 지적하며 유로를 달러의 진정한 경쟁자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의 더 강력하고 통합된 경제 정책 추진, 유로 표시 채권 발행 장려, 국제 무역에서 유로 사용 적극 장려 등이 포함된다. 특히 발라 경제학자는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 중 하나는 미국 부채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의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상당한 양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유럽이 점진적으로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고 유로존 발행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유로존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유로의 매력을 높이며, 미국에 대한 유럽의 경제적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러한 조치들이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수반할 수 있지만, 발라 경제학자는 "장기적으로 이는 유럽이 미국의 경제적 압력에 더 잘 대처하고 세계 경제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타샤 발라 경제학자는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한 유럽의 대응은 다각적이어야 하며, WTO 제소와 보복 관세도 고려될 수 있지만, 유럽 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와 유로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초점을 맞춘 장기적인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와인 및 주류 수출업체 연합은 "무역 전쟁의 여파로 체계적으로 희생당하는 데 지쳤다"고 밝혀, EU 차원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로랑 생 마르탱 프랑스 무역부 장관은 "우리는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항상 우리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며, 프랑스 정부 역시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샴페인 판매는 이미 2년 이상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샴페인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파클링 부브레 와인과 같은 저렴한 대체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샴페인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유럽이 자기 파괴적인 확대에 빠지지 않고 미국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발라 경제학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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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美 무역 압박에 맞선 EU의 생존 전략⋯유로화 강화와 美 국채 의존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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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0)] 플라스틱, 4시간만에 94% 재활용⋯공기 중 습기가 비결
- 지구촌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이 공기 중 습기를 이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해하는 혁신적인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신기술은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에 비해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지속가능한 것으로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기술은 공기 중의 미량의 습기만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간편한 방법이다. 연구팀은 폴리에스터 계열 플라스틱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페트(PET)의 결합을 끊는 저렴한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를 활용해 분해된 PET는 공기중의 미량의 수분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플라스틱의 기본 구성 단위인 단량체로 전환된다. 연구팀은 이 단량체를 재활용하거나 고부가가치물질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전문매체 쿨다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웹사이트 PHYS.org 등 다수 매체가 다루었다. 연구의 공동 교신 저자인 노스웨스턴 대학 조교수인 요시 크라티쉬 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본 연구의 가장 획기적인 성과는 플라스틱 분해에 공기 중 습기를 활용하여 매우 깨끗하고 선택적인 공정을 달성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크라티쉬 연구원은 "미국은 1인당 플라스틱 오염국 1위이며, 우리는 그 플라스틱의 5%만 재활용한다"면서 "다양한 유형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더 나은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가진 대부분의 기술은 플라스틱 병을 녹여서 품질이 낮은 제품으로 다운사이클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연구에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공기 중의 수분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여 매우 깨끗하고 선택적인 공정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PET의 기본 구성 요소인 단량체를 회수함으로써 재활용하거나 더 가치 있는 재료로 업사이클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지속 가능한 해결책 제시 연구팀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해하기 위해 몰리브덴 촉매와 활성탄을 사용했다. 이 두 물질은 모두 저렴하고 풍부하며 무독성이라는 장점을 지닌다. 실험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PET 플라스틱과 촉매, 활성탄을 혼합한 후 가열한다. 폴리에스터 플라스틱은 화학 결합으로 연결된 반복 단위의 거대 분자(폴리머)로 구성되어 있다. 가열 과정을 통해 이 화학 결합이 단시간내 끊어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분해된 물질을 공기에 노출시켰다. 놀랍게도 분해된 물질은 극소량의 습기만으로 폴리에스터의 고부가가치 전구체인 테레프탈산(TPA)으로 변환됐다. 부산물은 상업적 가치가 있는 산업용 화학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뿐이었다. 이는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나빈 말라크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건조한 환경에서도 대기 중에는 평균 1만~1만5000㎦의 물이 존재한다"며 "대기 중 습기를 활용함으로써 대량의 용매를 제거하고 에너지 투입량을 줄이며, 공격적인 화학 물질 사용을 피할 수 있어 더욱 깨끗하고 환경 친화적인 공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크라티쉬 연구원은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했지만, 과도한 양의 물을 첨가했을 때 기능이 오히려 저하됐다고 밝혔다. 이는 폐플라스틱 분해에 적절한 균형 유지가 중요하며, 결국 자연적인 공기 중 습도가 플라스틱 폐기물 분해에 최적의 양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심각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 PET 플라스틱은 식품 포장재 및 음료 용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전 세계 플라스틱 소비량의 12%를 차지한다. 자연 분해가 잘 안 돼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사용 후 매립되거나 미세 플라스틱 또는 나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토양과 하수, 수로를 오염시킨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중요한 연구 분야이지만, 기존 방식은 고온, 고에너지 소비, 유해 용매 사용 등 극단적인 조건에 의존하며 독성 부산물을 생성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백금, 팔라듐과 같은 촉매는 고가이며 독성이 있어 더욱 유해한 폐기물을 생성한다. 반응 완료 후에는 재활용 물질을 용매로부터 분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 또한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크라티쉬 연구원은 "용매 대신 공기 중 수증기를 사용했다. 이것은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는 훨씬 더 우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빠르고 효율적인 공정 새로운 공정은 빠르고 효율적이다. 단 4시간 만에 가능한 TPA의 94%를 회수한다. 개발된 촉매는 내구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하며, 반복 사용에도 효과를 유지한다. 또한 이 방법은 혼합 플라스틱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선택적으로 재활용 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성은 재활용 산업에 상당한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는 전처리 분류의 필요성을 없애준다. 실제 플라스틱 병, 의류,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 등 실제 재료에 대한 테스트에서도 이 공정은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색깔있는 플라스틱까지 순수하고 투명한 무색의 TPA로 분해됐다. 연구팀은 향후 산업적 응용을 위해 공정 규모를 확대해 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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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0)] 플라스틱, 4시간만에 94% 재활용⋯공기 중 습기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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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환경 오염 규제 12건 이상 '도끼질'⋯규제 철폐 속도전
- 트럼프 행정부가 12일(현지 시간), 차량 및 발전소 오염 규제를 포함한 주요 기후변화 정책들을 대거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미국의 청정 대기, 깨끗한 물,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규제 완화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해 온 제조업을 포함한 주요 산업계에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이 이날 전했다. 이날 행정부는 불과 2시간여 만에 31건에 달하는 규제 철회 및 정책 변경을 속도전처럼 발표했으며, 보도자료에는 내용 미비나 오탈자가 발견되기도 하는 등 졸속 추진 논란마저 일고 있다. 환경보호국(EPA)은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했던 발전소 및 자동차 제조업체 대상 규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매연, 수은, 석탄재 오염 규제, 풍하 지역 대기 오염을 규제하는 '선한 이웃 규칙(good neighbor rule)' 또한 철회하고, 환경 정의 및 다양성 감독 프로그램도 폐지할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EPA는 기후 오염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재검토하여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연방 정부의 기후변화 규제 근거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오염 물질 관리 권한을 EPA로부터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과학자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연맹(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사익을 위해 국민 건강을 희생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레이첼 클리터스 선임 정책 국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규제 철폐는 미국을 병들게 하고, 대기, 물, 토양을 위험 수준으로 오염시킬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EPA의 임무를 공중 보건 및 환경 보호에서 오염 유발 기업과 억만장자들의 이익 증진으로 변질시키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클리터스 국장은 대기 및 수질 오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이라고 개탄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주 휴스턴에서 열린 주요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기후 과학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기후변화 규제들을 '분쇄기(shredder)'에 넣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CERAWeek 컨퍼런스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민들에게 끝없는 희생을 강요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비합리적이고 사이비 종교적인 기후변화 정책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변화를 현대 세계 건설의 부작용인 지구적 물리 현상 그 자체로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EPA는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을 철폐하고 새로운 규정을 제정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친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번 발표는 그 과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기후변화 및 환경 단체들은 EPA의 잇따른 조치에 격렬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제이슨 릴랜더 생물다양성센터 기후법률연구소 법률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지는 지구에 대한 악의로만 능가될 뿐"이라며, "지옥과 고난, 맹렬한 화재와 치명적인 폭염이 닥쳐와도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은 국민의 생명보다 오염 유발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려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난했다. 규제 '분쇄기'에⋯혼란 가중되는 산업계 규제 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수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수립하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자동차 및 전력 유틸리티 산업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CNN은 전기 및 자동차 산업 협회에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 EPA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3월 확정한 차량 오염 규제를 폐지함으로써 전기차(EV) 산업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강화하여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및 가솔린-배터리 혼합 방식의 연료 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리 젤딘 EPA 국장은 성명에서 "미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 행정부의 억압적인 규제 체제로 인해 발목이 잡혀왔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소비자 선택권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법치주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자동차 산업 협회는 이번 발표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존 보젤라 자동차혁신연합(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 CEO는 성명에서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은 차량 선택권을 보존하고,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며, 향후 국가 경제 및 안보를 지원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 대한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를 전시하고, 머스크의 정부 개입 논란과 유럽 판매 부진 속에서 주가가 하락하자 테슬라 차량을 '정가'로 구매하겠다고 공언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오랫동안 운전을 안 했지만,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백악관에 전기차를 두고 직원들이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전기차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지만, 머스크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이후로는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석탄 및 신규 천연가스 발전소에 2032년까지 기후 오염 배출량을 90% 감축 또는 포집하도록 의무화한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을 철폐하겠다고 발표했다. 젤딘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발전소 규제까지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청정 전력 계획(Clean Power Plan)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우리는 현재 그 약속을 이행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렉스 본드 전력 유틸리티 무역협회인 에디슨 전기 협회(Edison Electric Institute) 청정 에너지 및 환경 담당 이사는 "전력 회사들은 일관된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주별 규제와 소송에 직면하여 고객 비용 상승과 전력망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본드 이사는 협회와 회원사들이 "청정 대기법(Clean Air Act)에 따른 EPA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권한을 계속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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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환경 오염 규제 12건 이상 '도끼질'⋯규제 철폐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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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5)] 액체처럼 흐르는 황금빛 고체, '초고체' 탄생
- 레이저 빛을 초고체로 만드는 혁신적인 기술이 처음으로 개발됐다. 마법은 더 이상 동화속 이야기가 아니었다. 한 줄기 레이저 광선이 불가능을 현실로 바꾸며, 액체와 고체의 낯선 경계를 허무는 '황금빛 고체'를 눈 앞에 펼쳐냈다. 물리학자와 나노 기술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마치 연금술같은 놀라운 기술로 레이저 빛을 '초고체(supersolid)'라는 미지의 물질 상태로 변환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며 오랫동안 과학계가 품어온 꿈을 마침내 실현했다. 이번 쾌거는 응축 물질 물리학의 오랜 숙원을 해결했을뿐 아니라, 상상조차 어려웠던 양자역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활짝 열어젖힌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네이처닷컴, 웹사이트 PHYS.org와 뉴사이언티스트, 퍼퓰러메카닉스 등 다수 외신이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일반적으로 양자 초고체는 양자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실체로, 초저온 원자를 통해서만 형성되었지만 이탈리아 레체에 있는 국립연구위원회 나노기술 연구소(CNR Nanotec)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새로운 연구에서는 처음으로 빛을 사용하여 이 양자 물질 상태를 만들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초고체는 점도가 0이고 소금 결정에서 원자가 배열되는 방식과 유사한 결정과 같은 구조로 형성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저명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이번의 놀라운 연구는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CNR)의 디미트리오스 트리포게오르고스 연구원의 지휘 아래 나노기술, 공학, 물리학 등 여러 분야의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융합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이룩한 값진 결실이다. 연구팀은 '빛의 연금술'이라고도 불러도 좋을만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레이저 빛을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꿈만 같았던 초고체로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레이저광으로 초고체 최초 구현 먼저 팀은 초고체를 만들기 위해 특수한 능선으로 형성된 갈륨 비소화물 조각에 레이저를 발사했다. 빛이 능선에 부딪히면서 빛과 재료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플라리톤(polariton)이 형성됐다. 폴라리톤은 미리 설계된 방식으로 능선에 의해 제한됐고, 그로 인해 폴라리톤은 스스로 초고체를 형성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만들어진 결과물이 진짜 초고체인지를 테스트했다. 이는 빛으로 만들어진 초고체가 이전에 생성된 적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초고체가 고체이자 유체이며 점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트리포게오르고스 연구원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우리는 실제로 빛을 고체로 만들었다. 정말이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성취다"라고 외쳤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번 연구가 과학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충분히 담겨 있다. 미지의 물질 초고체, 과학계의 오랜 염원 초고체,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이 물질은 마치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다. 점성이 전혀 없는 '초유동성'과,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고체의 결정 구조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흐르는 액체의 자유로움과 단단한 고체의 견고함을 동시에 가진 초고체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미지의 영역 속에 머물러 있었다. 소금 결정처럼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원자들 사이를 액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초고체의 기묘한 이중성은, 현대 과학의 오랜 난제 중 하나였다. 특히 초고체는 극도로 낮은 기온, 즉 일반적인 상상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 그것도 원자라는 극히 제한적인 재료로만 만들수 있었기에, 그 심오한 비밀을 파헤치는 것은 마치 별을 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반도체, 레이저 그리고 '폴라리톤'⋯빛의 마법이 현실이 되다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는 인간의 불굴의 의지와 끊임없는 탐구 정신은, 마침내 과학의 역사를 진전시키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이번 연구팀은 오랫동안 굳어져 왔던 기존 연구의 틀을 과감하게 부수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극저온, 원자라는 낡은 공식을 과감히 버리고, '알루미늄 갈륨비소' 반도체와 레이저 빛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초고체 창조라는 꿈을 마침내 현실로 불러왔다. 연구진은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초정밀 기술을 동원해 좁고 규칙적인 능선 패턴을 새겨 넣은 특별한 알루미늄 갈륨비소 웨이퍼를 제작하고, 이 혁신적인 반도체 구조에 레이저를 정밀하게 쏘았다. 레이저 빛이 능선에 부딪히는 찰나, 빛과 물질 사이에서 지금껏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마법과 같은 상호작용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그 결과, '폴라리톤'이라는,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혼성 입자가 마치 마법처럼 탄생했다. 능선 패턴이라는 특수한 환경은 폴라리톤의 움직임과 에너지 레벨을 숙련된 조련사처럼 정교하게 통제했고, 마침내 폴라리톤들은 스스로 응축하며 꿈에서 그리던 물질, 초고체로 변신했다. 양자 기술 혁명의 도화선, 빛 기반 초고체의 무한한 가능성 이번 연구가 더욱 값진 이유는 단순히 빛을 초고체로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을 넘어, 빛으로 만들어진 초고체의 놀라운 특성을 과학적인 실험으로 명확하게, 그리고 최초로 입증했다는 점이다. 공동 연구팀의 핵심 연구자인 다니엘레 산비토 CNR 연구원은 "빛으로 초고체를 만들고,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미지의 영역에 발을 내딛는 것과 같았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초고체가 과연 고체와 액체의 성질을 모두 가진 진정한 초고체인지,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걸으며 확인하는 과정은 마치 미지의 대륙을 탐험하는 것만큼이나 험난하고 가슴 뛰는 여정이었다"며 연구 과정 당시의 숨 막힐 듯한 긴장감을 전했다. 수많은 밤을 지새우는 실험과 고도의 분석을 거듭한 끝에, 연구진은 빛으로 빚어낸 초고체가 고체와 액체의 이중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드러내며, 점성이 '0'이라는 믿기 힘든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전 세계 과학계에 당당히 선언하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의 알베르토 브라마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응축 물질 물리학 분야의 오랜 숙제를 마침내 해결했을 뿐 아니라, 물질의 상전이, 특히 양자 물질이 그 상태를 변화시키는 근본 원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인류에게 선사하는 획기적인 과학적 성취"라고 극찬하며, "빛 기반 초고체 연구는 앞으로 양자 기술 분야에 지금껏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응용 가능성을 활짝 열어줄 것이다"라고 밝은 미래를 예견했다. 트리포게오르고스 연구원은 "빛으로 만든 초고체는 기존의 원자 초고체에 비해 훨씬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고, 훨씬 더 편리하게 다룰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를 기회 삼아, 이제까지는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미지의 물질 세계를 탐험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인류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꿀 양자 기술 발전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는 뜨거운 열정을 내비쳤다. 한 줄기 빛에서 시작된 작은 불꽃이, 마침내 과학 역사의 거대한 불꽃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빛의 연금술로 빚어낸 꿈의 물질, 초고체가 우리에게 선사할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응축 물질 물리학은 물론, 양자 컴퓨팅, 양자 센서 등 모든 첨단 기술 분야를 뿌리부터 뒤흔들 혁명의 드라마가, 바로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려 하고 있다. ◇ 참조: Dimitrios Trypogeorgos et al, Emerging supersolidity in photonic-crystal polariton condensates, Nature (2025). DOI: 10.1038/s41586-025-08616-9 광자를 사용하여 만든 초고체, Nature (2025). DOI: 10.1038/d41586-025-006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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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5)] 액체처럼 흐르는 황금빛 고체, '초고체'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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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숨통 트인 뉴욕증시, '인플레 훈풍'에 기술주 기지개
-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예상보다 둔화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힘입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 넘게 급등했지만, 격화되는 미중 무역 갈등, 이른바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12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한 반면,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49%, 1.22% 상승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2월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를 보였다. 이에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엔비디아(6.4%), AMD(4%↑) 등 기술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캐나다와 EU가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무역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며 증시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니해설] 인플레이션 둔화 vs 무역전쟁 격화⋯뉴욕증시, 기술주의 운명은? 미국 뉴욕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라는 '호재'와 미중 무역 전쟁 격화라는 '악재'가 팽팽히 맞서면서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혼조세를 보였다. 기술주, 인플레 둔화에 '환호'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2월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여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에는 '단비'와 같았다. 아스피리언트 자산관리의 데이브 그렉섹은 "이번 수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논의를 다소 희석시키고, 연준의 정책 유연성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여지를 만들어준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투자와 고용을 촉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2% 급등,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엔비디아(6.4%↑), AMD(4%↑), 메타(2%↑), 테슬라(7%↑) 등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관세 폭풍', 무역전쟁 그림자 드리우다 그러나 시장의 낙관론은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즉각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며 무역 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울프 리서치의 토빈 마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사용하여 세계 경제를 재편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며, 시간과 고통 감내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무역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감수할 의향이 있어 보인다. 이는 기업들의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 나아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부담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 얽혀 있는 기술 기업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엇갈린 전망, 불확실성은 커져만 간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향후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팀 헤이즈는 "시장의 우려는 시장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며 "우려는 정당화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더 높고, 이 경우 주식은 극심한 비관론에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BCA 리서치의 매트 거트켄은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성장 우려가 지배적이 되면서 단기적으로 국채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방어적인 투자를 고수할 것"을 권고했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지정학적 문제는 자유 세계에 있어 향후 경제 상황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며, 경제 외적인 요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기로에 선 기술주의 미래 뉴욕 증시, 특히 기술주의 미래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 그리고 무역 전쟁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힘의 균형점에 달려있다.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더멘털이 튼튼한 기업, 그중에서도 기술 혁신을 이끄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웰스 파고 투자 연구소의 대럴 크롱크의 조언처럼, "소음 속에서 신호를" 찾고,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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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숨통 트인 뉴욕증시, '인플레 훈풍'에 기술주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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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투자 '올인'⋯"기술 굴기" 가속화, 유망 종목은?
- 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 '올인'하며 기술 굴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텐센트, 알리바바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고, PCB(인쇄회로기판), 광 트랜시버 등 AI 인프라 투자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과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AI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까? 중국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지원에 대한 베이징의 움직임에 발맞춰 신제품 출시 경쟁에 나섰다고 CNBC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중국 스타트업 '모니카(Monica)'가 대표적인 예다. 모니카는 지난 수요일 '마누스(Manus)'라는 AI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초대 전용으로 제공되는 마누스는 오픈AI, 딥씨크, 앤스로픽 등 유력 기업들의 모델을 활용해 이력서와 재무 정보 분석을 간소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의 빙 돤(Bing Duan) 중국 기술 분석가는 "마누스의 혁신이 딥씨크만큼 획기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AI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노무라 분석팀은 지난 목요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AI 밸류체인 전반에서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됐다"며 "이는 중국 주요 인터넷·통신 기업들의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이어져 관련 기술 선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는 중국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PCB(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 3곳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선난 서킷츠, 셩이 테크놀로지, WUS PCB가 그 주인공이다. 또한, AI 개발의 핵심 인프라인 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광 트랜시버 분야의 선두 공급업체인 어세링크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제시한 4개 종목 모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했다. 기술주, 중국 증시 상승세 '견인차' 최근 중국 경제는 관세 장벽 상승과 성장 둔화라는 겹악재에 직면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주 이례적으로 재정 적자 확대를 감수하면서 소비 촉진을 위한 보조금 확대와 기술 기업 금융 지원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딥씨크 AI의 부상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규제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을 기술 혁신이라는 험난하지만, 가치 있는 길로 내몰았다"고 발언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니콜라스 여 에버딘 중국 주식 대표는 "기술 부문에 대한 정부의 잇따른 메시지는 혁신과 민간 부문 지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 경쟁 기업 대비 저평가된 인터넷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AI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국 기술주는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홍콩 항셍지수는 5.6%나 급등하며 3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반면 CSI 300 지수는 1.4% 하락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아론 코스텔로 캠브리지 어소시에이츠 아시아 총괄은 "최근 중국 증시 상승 랠리는 기술주가 주도하고 있으며, A주 대비 항셍지수 강세가 이를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요 중국 기술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코스텔로 총괄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A주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찾으며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했다. AI 경쟁 '후끈'⋯텐센트도 가세 홍콩 항셍지수 상승의 일등 공신은 단연 알리바바였다. 알리바바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알리바바는 최근 딥씨크의 R1 모델과 견줄 만한 새로운 AI 추론 모델을 공개하며 AI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텐센트 역시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텐센트는 딥씨크 V3, 오픈AI GPT-4o, 클로드 3.5 소넷, 라마 3.1 등 쟁쟁한 경쟁 모델들을 능가하는 최신 훈위안 AI 모델 '터보 S'를 야심 차게 공개했다. 텐센트는 터보 S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T1 추론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T1 모델은 현재 텐센트의 AI 비서 앱인 위안바오를 통해 이용 가능하며, 위안바오 앱은 딥씨크 기능 또한 일부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 주 번스타인 중국 인터넷 분석가는 "최근 텐센트의 행보를 보면 AI 상용화 역량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텐센트를 최선호 중국 AI 투자 종목으로 주저 없이 꼽았다. 번스타인 분석팀은 지난 수요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텐센트가 딥씨크를 위챗, 위안바오, 피스키퍼 엘리트 등 핵심 앱 서비스에 발 빠르게 통합하는 것은 AI를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삼고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텐센트 목표 주가를 기존 540홍콩달러에서 640홍콩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역시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이는 금요일 종가 대비 2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번스타인 측은 "텐센트 AI 비서 위안바오의 다운로드 건수가 바이트댄스의 도우바오, 딥씨크 앱을 이미 넘어섰다"며 "소셜 광고는 AI 기술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며, 위안바오의 가파른 성장세는 향후 텐센트의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텐센트는 3월 19일 분기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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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투자 '올인'⋯"기술 굴기" 가속화, 유망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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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워치(73)] 은행-핀테크, 스테이블코인 '新 골드러시' 참전⋯블랙록·페이팔 등 '총력전'
-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이 규제 준수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금본위 시대'를 맞아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며 암호화폐 산업의 '넥스트 스텝' 무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블랙록, 페이팔 등 금융 거물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잇따라 나서면서, 한때 '투기성 디지털 자산'으로 치부됐던 스테이블코인이 월가와 실리콘밸리 주류 사회에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전통 통화에 가치를 고정하여 변동성이 극심한 암호화폐 시장에 '안정성'을 제공한다. 일상 거래와 디지털 상거래를 간편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이번 움직임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중대한 전환점으로 읽힌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디지털 자산 가격이 여전히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스템 전반에서 '실용적' 역할을 할 잠재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트리치 11:FS 암호화폐 책임자는 "모든 대형 결제 기업과 다수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주시하며 참여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참여는 '만약(if)'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when)'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전통 금융 '무게' 실린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 3월 'BUIDL' 펀드를 출시하며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현금 등으로 가치를 안정화하는 스테이블코인 펀드였다. BUIDL은 기관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블랙록은 BUIDL 출시를 "디지털 자산 시장의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로버트 미치니크 블랙록 디지털 자산 책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의 효율성, 투명성, 접근성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팔은 지난 8월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출시했다. 페이팔 USD는 페이팔 결제 플랫폼 내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됐다. 페이팔 플랫폼 이용자들은 PYUSD를 통해 암호화폐를 사고, 팔고, 보유할 수 있다. 댄 슐먼 페이팔 CEO는 스테이블코인을 "전 세계 결제 시스템을 혁신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게임 체인저'’로 규정하며 "페이팔 USD는 소비자와 판매자, 개발자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넥스트 스텝'"이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 또한 활발하다. 뉴욕멜론은행은 기관 고객 대상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보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JP모건체이스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JPM 코인'으로 결제 및 증권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 스페인 카이샤뱅크(CaixaBank)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제 송금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처럼 전통 은행 업무에 스테이블코인 통합이 속도를 내는 추세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환경' 주시 스테이블코인 확산 속도에 발맞춰 각국 규제 당국의 감시망도 촘촘해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시스템 리스크, 자금 세탁, 소비자 보호 등과 관련된 우려를 낳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원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규칙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 문턱을 넘어야 최종 확정된다. 규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가 스테이블코인의 장기 성장에 '약'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명확한 규제는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스테이블코인 대중화의 길을 열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맷 해리스 리브리 벤처스 파트너는 "규제는 궁극적으로 득이 될 것"이라며 "규제는 시장의 '경계'를 설정하고 신뢰를 구축, 기관 참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 '심화' 불가피 규제 준수 스테이블코인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기존 금융 기관과 암호화폐 기업 모두 시장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거는 형국이다. 서클, 테더 등 기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이미 상당한 시장 장악력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블랙록, 페이팔 등 거대 기업의 시장 진입은 판도를 뒤흔들 '메기'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브랜드 인지도, 기존 고객 기반, 규제 전문성 등을 무기로 경쟁 우위를 노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업체들은 네트워크 효과와 사용자 충성도를 앞세워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트리치 11:FS 암호화폐 책임자는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공존할 여지가 있지만, 결국 신뢰, 규제 준수, 유용성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테이블코인 '미래'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산업과 금융 시스템 전반을 '게임 체인저'할 잠재력을 품고 있다. 변동성 완화, 거래 간편화 등 강점을 바탕으로 디지털 경제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블코인의 진화와 대중화가 계속될수록 결제, 국경 간 송금, 탈중앙 금융(DeF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리스 리브리 벤처스 파트너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공간의 '넥스트 레벨'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게임 체인저를 넘어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시스템의 판도를 바꿀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그것이 알고 싶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유로 등 특정 자산에 가치가 고정된 암호화폐다. 가치 고정은 통상적으로 준비금, 알고리즘 메커니즘, 또는 이 둘의 조합을 통해 유지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큰 다른 암호화폐 대비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꼽힌다. 거래 및 디지털 상거래에 유용하며, 탈중앙 금융(DeFi) 플랫폼에서 대출, 차입, 수익률 농사 등 활동을 지원하며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테더(USDT), USD 코인(USDC), 바이낸스 USD(BUSD) 등이 대표 스테이블코인으로 꼽힌다. 블랙록, 페이팔 등 기존 금융 공룡들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규제 준수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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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워치(73)] 은행-핀테크, 스테이블코인 '新 골드러시' 참전⋯블랙록·페이팔 등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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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대만 최초 AI 모델 '폭스브레인' 개발
-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이 대만 최초의 인공지능(AI) 모델 '폭스브레인'을 개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브레인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서 추론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 수학 연산, 코드 생성 등의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폭스콘은 미국의 AI 선두 기업 엔비디아가 대만 내 슈퍼컴퓨터와 기술 컨설팅을 지원해 불과 4주 만에 AI 모델 학습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폭스콘은 업계 협력을 위해 폭스브레인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제조 및 공급망 관리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스콘 AI 연구소의 리융후이 이사는 "단순히 컴퓨팅 성능을 투입한 것이 아니라 최적화된 학습 전략을 우선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 모델에는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 처리 장치(GPU) 100개가 활용됐다. 폭스콘은 이날 폭스브레인의 일부 사양만 공개했으며, 이달 중순에 개최되는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에서 추가 정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폭스브레인은 메타의 '라마 3.1'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고급 추론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만 및 일부 중국어 사용 커뮤니티를 고려해 번체 중국어에 최적화됐다. 폭스콘 측은 이 모델의 성능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일부 모델보다는 다소 낮지만,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아이폰 제조업체로 널리 알려진 폭스콘은 핵심 전자제품 생산 사업에서 산업 변화와 수익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AI와 전기차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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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대만 최초 AI 모델 '폭스브레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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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워치(71)] 트럼프, '암호화폐 대통령' 자처⋯밈 코인·규제 완화 '노골적' 행보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 때 암호화폐 회의론자였으나 현재 친 암호화폐 대통령으로 활약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한때 사기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전략 비축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는 등 암호화폐 친화적인 노선으로 급선회한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 자신의 저택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거액 기부자들에게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정책을 소상히 밝혔다. 더 나아가 대통령 재임 중 암호화폐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까지 직접 언급하며 노골적인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2025년 1월 17일 출시한 자신의 밈 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를 거론하며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슈퍼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에 100만 달러(약 14억 4980만 원)씩을 쾌척한 기부자들에게 농담처럼 "$Trump 코인의 현재 시가총액을 아는가?" 묻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기부자는 놀랍게도 그 액수를 꿰뚫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참석자에 따르면, $Trump 코인의 시가총액은 무려 130억 달러(약 18조 8474억 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취임 직전 1월 19일 $Trump는 사상 최고가인 75.35달러를 기록했다. 바로 전날인 1월 18일 $Trump는 6.24달러에 불과했다. 하룻밤 사이에 무려 1107.54% 급등한 셈이다.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Trump는 3월 9일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Trump는 11.44달러 대에서 움직였고, 시가총액은 약 22억8800달러로 40위를 차지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vs 이해 상충 논란 $Trump 코인의 성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행정부가 관할하는 산업에서 직접적인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미국 최초의 암호화폐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기업들을 겨냥해 진행해온 소송 약 12건을 줄줄이 기각한 사실을 상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거듭 천명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의 암호화폐 산업 성장이 멈춰 섰다고 진단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 설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데이비드 색스는 최근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암호화폐 자산을 모두 처분했으며, 자신이 이끄는 투자 회사 역시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 지분을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그의 회사가 여전히 암호화폐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투자 대비 놀라운 수익률'⋯업계, 트럼프에 '화답' 암호화폐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 환호하며 "투자 대비 놀라운 수익률"을 실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 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최소 8명의 암호화폐 업계 고위 관계자를 잇달아 만났으며, 이 과정에서 취임 기념 펀드 및 관련 단체에 5000만 달러(약 724억 9000만 원)를 웃도는 거액의 기부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규제를 설계하길 바라는지", "규제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등 업계의 의견을 직접 구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지난해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암호화폐 업계는 친 트럼프 성향 단체에 1600만 달러(약 231억 9680만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슈퍼 PAC들은 친 암호화폐 성향의 의회 의원 후보들을 후원하기 위해 양당을 통틀어 1억 3000만 달러(약 1884억 7400만 원)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선거판에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자금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 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밈 코인 계약에 서명한 이후, 트럼프 관련 법인들은 약 3억 5000만 달러(약 5074억 3000만 원)에 상당하는 스테이블코인 USDC를 확보했다. 이 금액은 거래 수수료와 $TRUMP 토큰 판매액을 합산한 수치이며, 아직 실현되지 않은 손실은 제외된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USDC(USD Coin)은 미국 달러에 연동된 것으로 1 USDC=1USD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현재 미국 내 암호화폐 거래는 의회가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연방 정부의 직접적인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규제는 월스트리트 금융 규제보다는 다소 완화된 형태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규제 철퇴에서 '해방'⋯실리콘밸리 환호 지난달 캘리포니아 북부 로스알토스 힐스에서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이 오찬 회동을 갖고 "규제 해방"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코인베이스가 SEC의 증권거래소 규제 소송이라는 족쇄를 풀게 되자 업계는 "오랜 규제 굴레에서 벗어났다"며 열렬히 환호했다. 트레버 트라이나(암호화폐 기업가)는 당시 회동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며 "모두가 갑자기, 마치 마법처럼 소송에서 풀려난 상황을 화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리콘밸리에서는 SEC 소송 취하야말로 새로운 '명예 훈장'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20여 명 심층 인터뷰⋯백악관 "암호화폐 선도국가 도약" 자평 월스트리트저널은 20명이 넘는 암호화폐 업계 임원, 로비스트, 의회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 측근 등과 심층 인터뷰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명실상부한 암호화폐 분야의 글로벌 리더 국가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트럼프 그룹과 슈퍼 PAC은 취재진의 거듭된 논평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전략 비트코인 보유고 구축 계획을 발표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만에 9%나 폭등하며 9만 3000달러(약 1억 3483만 원) 선을 단숨에 넘어섰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과 엑스알피(XRP·리플)와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등 알트코인을 망라하는 디지털 자산 비축량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 디지털 자산 편입을 위해 로비전을 펼쳐온 소규모 암호화폐 업계의 오랜 숙원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 암호화폐 서밋' 성황⋯초대장 쟁탈전 지난 7일 백악관에서 데이비드 색스의 주도 하에 암호화폐 서밋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수십 석에 불과한 제한된 좌석을 꿰차기 위한 업계 관계자들의 초대장 쟁탈전이 벌어질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들이 직간접적으로 후원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까지 초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데이비드 색스는 서밋 개회사를 통해 한 암호화폐 기업가의 말을 빌려 "1년 전만 해도 이곳 백악관이 아닌 차가운 감옥에 수감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격세지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기'에서 '대통령'으로⋯트럼프, 극적인 태세 전환 수년간 암호화폐를 '사기',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과 같은 노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맹렬히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는 자칭 '암호화폐 대통령'을 자처하며 암호화폐 옹호론자로 180도 돌아선 배경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암호화폐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하며, 기존 금융 자산과 동일한 수준의 투자자 보호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 위원장은 암호화폐 산업을 '사기, 투기, 이해 상충'으로 얼룩진 '고위험 자산'으로 규정, 강도 높은 규제 도입을 예고해왔다. 2022년 FTX 거래소 파산 사태를 기점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잇따라 붕괴하면서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막대한 손실을 감내해야 했고 각국 규제 당국의 감시망은 더욱 촘촘해졌다. 겐슬러 전 위원장은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대형 거래소들을 투자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제소하며 규제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스윙 보터' 공략⋯정치적 셈법 작동했나 2023년 말 차기 대선 캠페인이 본격 점화되자 암호화폐 업계는 발 빠르게 트럼프 캠프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들은 트럼프 캠프에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포용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의 '스윙 보터(swing voter)' 표심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특히 흑인 유권자와 젊은 남성층이 암호화폐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코인베이스 법률 총괄 책임자 폴 그루월은 "트럼프 캠프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지지 선언이 서부 펜실베이니아, 남서부 미시간 지역은 물론, 대선 승리의 향방을 가를 핵심 유권자층의 표심을 움직이는 데 주효할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 나아가 업계 관계자들은 2023년 내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배런 트럼프 등 트럼프 일가와의 끈끈한 관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는 아버지에게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산업적 중요성을 끈기 있게 설득,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역시 암호화폐 업계와 트럼프 캠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업계 주요 관계자들을 트럼프 측근에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은행 및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 사면을 받았던 폴 매너포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기념 '크립토 볼' 행사에 VIP 자격으로 당당히 참석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의 잇따른 논평 요청에는 끝내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바이든·해리스 캠프 '외면'⋯트럼프 캠프만 '화답' 암호화폐 업계는 바이든 캠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에도 잇따라 접촉을 시도했지만 모두 문전박대를 당하며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 캠프만이 암호화폐 업계의 간절한 '구애'에 화답한 셈이다. 지난해 6월 데이비드 색스와 트레버 트라이나는 실리콘밸리에서 암호화폐 업계 거물들과 함께 성대한 트럼프 대통령 기금 모금 만찬을 공동으로 주최했다. 만찬 자리에서 JD 밴스와 트라이나는 규제 완화의 당위성을 끈질기게 설파했고, 만찬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강경 일변도 규제 정책을 맹렬히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필코 암호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 암호화폐 업계의 묵은 갈증을 해소해 줌과 동시에 뜨거운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이날 만찬 행사 한 번으로 트럼프 캠프는 무려 1200만 달러(약 173억 9760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정치 자금을 긁어모았다.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직접 참석해 연설하며 "대통령에 취임하는 첫 날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을 즉각 해고하고 암호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인사를 후임 SEC 의장 자리에 앉히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암호화폐에 대한 부당한 박해는 완전히 종식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차기 대선 정강 정책에 친 암호화폐 산업 육성 및 지원에 대한 내용을 명문화하도록 직접 지시했다. 밈 코인 사업 '전격' 진출⋯아들 3형제 '홍보대사' 자처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를 통해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슬로건을 내걸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암호화폐 벤처 기업을 전격 설립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는 펀드의 얼굴 마담 격인 '웹3 홍보대사'로, 막내 아들 배런 트럼프는 '최고 DeFi 비저너리'라는 다소 생소한 직함을 맡아 홍보 전면에 나섰다.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법인은 해당 벤처 기업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벤처 기업 설립 발표 당시 "암호화폐는 좋든 싫든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우리가 반드시 뛰어들어 성과를 내야만 하는 사업"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트럼프 일가의 노골적인 암호화폐 사업 진출에 대한 비판 여론 또한 만만치 않았다. 암호화폐 벤처 투자가 닉 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rising tide)에 편승해 부당 이익을 챙기려 한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닉 카터를 직접 만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시스템을 확립하고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사업을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흥미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후 스티브 위트코프를 중동 및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특사라는 중책에 임명했다. 닉 카터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자처했지만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대통령은 기업, 특히나 암호화폐 산업처럼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따라 사업의 명운이 엇갈릴 수 있는 분야에는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덧붙여 그는 스티브 위트코프에 대해 "평화 협상가라는 역할이 '암호화폐 재벌'이라는 타이틀보다는 훨씬 더 잘 어울려 보인다"고 비꼬았다. 특히 위트코프가 밈 코인을 엉터리 영어 발음으로 '미-미 코인(me-me coin)'이라고 지칭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노골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외국 자본 유입·정부 정책 영향력 악용 우려 '고조'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자칫 외국 자본의 불법적인 유입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에 불투명한 자금이 유입될 경우, 투명성 논란은 물론이고 잠재적인 이해 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비판론이 팽배하다. 일례로 중국계 암호화폐 거물 사업가 저스틴 선은 자금 조달에 심각한 난항을 겪고 있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3000만 달러(약 434억 9400만 원)를 '묻지마 투자' 방식으로 투자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저스틴 선은 과거 SEC로부터 '폰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으며 이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고문으로 '셀프 영입'됐다. 저스틴 선은 현재 시총 10위권 가상화폐 트론(TRON, TRX)을 2017년 출시했다. 최근 SEC는 저스틴 선을 대상으로 끈질기게 진행해오던 사기 혐의 소송을 석연치 않게 돌연 중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저스틴 선은 SEC의 소송 제기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SEC의 소송 중단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끈질긴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뉴욕대학교 새내기 대학생 배런 트럼프는 가족 암호화폐 사업의 주요 전략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하여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폭넓은 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부인실은 배런 트럼프의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한 언론의 확인 요청에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스티브 위트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 배런이 사업에 대해 이토록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심도 깊은 사고를 한다는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백악관 업무에 본격적으로 투입된 이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경영 일선에서는 완전히 손을 뗀 상태다. 배런 트럼프의 측근으로 알려진 18세 청년 보 로든은 최근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과의 비공식적인 통화에서 트럼프 일가와의 끈끈한 친분을 과시하며 트럼프 측에 접근하려는 기업들을 물색, '유료 브로커' 역할을 자처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보 로든은 문제의 통화에서 "자신을 트럼프 일가와의 연결 통로로 활용하려면 최소 수만 달러의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고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 로든은 언론의 해명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천만에요!!!"⋯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 '자축 세리머니' 암호화폐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대선 압승에 열광하며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호화 만찬을 연이어 개최했다. 리플(Ripple)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자신의 SNS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계획' 4가지 항목을 상세히 제시하며 공개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4가지 항목 중 첫 번째로 '게리 겐슬러 SEC 의장 즉각 해임'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리플 측은 갈링하우스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초호화 만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위원회에 암호화폐 XRP 500만 달러(약 72억 4900만 원)를 '통 큰 기부' 형태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 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고객들에게 "트럼프 슈퍼 PAC에 100만 달러(약 14억 4980만 원)를 뭉칫돈으로 쾌척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마러라고 초호화 만찬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VIP 초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은밀하게 귀띔했다. 500만 달러(약 72억 4900만 원) 이상을 선뜻 내놓는 '큰 손' 기부자들에게는 꿈에 그리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일대일' 단독 면담 기회까지 '보너스'로 약속되었다. 일부 암호화폐 업계 고위 임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부가 불법 자금 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압류한 디지털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투입해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사들여 '국가 비트코인 보유고'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쏟아내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비트코인 '묻지마 사자' 정책이 비트코인 가격 폭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만찬 참석자들에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일부는 '규제는 곧 시장 침체'라며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SEC 수장 인선 '좌지우지'⋯'친 암호화폐' 인사 발탁 '극찬 릴레이'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만찬 참석자들에게 차기 SEC 수장, 즉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의 후임으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고, 폴 앳킨스 등 친 암호화폐 성향의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초로 10만 달러(약 1억 4498만 원)를 돌파한 직후인 2024년 12월 초 폴 앳킨스를 차기 SEC 의장 자리에 전격 낙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10만 달러(약 1억 4498만 원)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사건을 "YOU'RE WELCOME!!!" 단 세 단어로 압축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자화자찬' 게시물을 남겨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이후 암호화폐 업계는 백악관 암호화폐 위원회 '금배지' 자리를 꿰차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 일부 기업들은 백악관 정계 관계자들과의 끈끈한 인맥을 활용해 '줄 대기'에 나섰고 월별 자문료가 8만 달러(약 1억 1598만 원)를 웃도는 고가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사례까지 속출했다. 백악관 암호화폐 위원회 자리를 둔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자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특정 기업에 '특혜 시비'가 불거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을 암호화폐 위원회에 '선별적으로' 참여시키는 대신 백악관 주최 '암호화폐 서밋'을 개최하는 것으로 급선회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에 따른 형평성 논란과 불필요한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행사 준비에 필요한 물류 및 예산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암호화폐 위원회 대신 서밋을 개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코인' 전격 출시⋯대통령 취임 직전 '날림 계약' 논란 정권 인수 기간 빌 잔커(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지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다른 암호화폐 사업 아이템인 '트럼프 코인' 발행을 은밀히 제안했다. 트럼프 캠프는 대통령 취임식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트럼프 코인' 발행 계약을 속전속결로 체결, 졸속 계약 논란을 낳았다. 계약 조건에 따르면 트럼프 그룹의 페이퍼컴퍼니는 빌 잔커가 세운 유령회사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와 손잡고 $TRUMP 토큰 총 발행량의 80%를 독점적으로 소유하게 된다. 빌 잔커는 '트럼프 코인' 사업 관련 질문에 대해 일체의 답변을 거부하며 입을 다물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대통령 취임 며칠 전 밈 코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묻지마 투자'를 부추겼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 내부에서는 '트럼프 코인'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심각한 윤리적 딜레마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비판론이 거세게 제기되었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전에 밈 코인 사업 계약을 서둘러 마무리 짓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마러라고 리조트 측근들에게 "밈 코인이 이제 마러라고 리조트의 자산 가치를 가볍게 뛰어넘을지도 모른다"며 노골적인 사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WSJ, "암호화폐 관련 제보 적극 환영"⋯추가 심층 취재 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암호화폐를 포함해 어떤 분야든, 어떤 내용이든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제보나 믿을 만한 문건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제보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향후 추가 심층 취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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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반도체 2025, AI 엔진 쾌속 질주⋯'빛과 그림자' 엇갈린 전망
- 반도체 시장이 2025년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구축 확장에 힘입어 괄목할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딜로이트 기술·미디어·통신 센터가 발표한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는 2025년 칩 판매액이 6970억 달러(약 1017조 원)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4년 예상 매출액 6270억 달러(약 915조 원)에서 더욱 증가한 수치이며, 2030년 칩 판매액 1조 달러(약 1459조 원) 달성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음을 분명히 했다. 보고서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7.5%의 복합 성장률만 유지하면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식 시장, 반도체 호황 선반영⋯AI 칩 기업 '훨훨', 타 분야는 '글쎄' 주식 시장은 이미 반도체 산업의 밝은 미래를 기민하게 예측하고 있는 듯하다. 2024년 12월 중순, 글로벌 상위 10대 칩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6조 5000억 달러(약 9485조 원)로 1년 만에 무려 93%나 급증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 중순과 비교하면 235%나 폭등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칩 주식 시장은 '두 개의 시장'으로 명확히 나뉘는 씁쓸한 양극화 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생성형 AI 칩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기업들은 평균 이상의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반면, 자동차, 컴퓨터, 스마트폰 등 AI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분야의 반도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다. 생성형 AI 칩 '폭풍 성장'⋯시장 규모 218조 원 전망 반도체 산업 성장의 일등 공신은 단연 생성형 AI 칩이다. CPU, GPU, 데이터센터 통신 칩, 메모리, 전력 칩 등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생성형 AI 칩은 2024년 1250억 달러(약 182조 원)를 훌쩍 넘어선 시장 규모를 기록하며 전체 칩 판매액의 2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엔진으로 맹렬히 질주했다. 딜로이트는 2025년에는 생성형 AI 칩 시장 규모가 1500억 달러(약 218조 원)를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AMD의 리사 수 CEO 역시 AI 가속기 칩 시장 규모가 2028년 5000억 달러(약 7296조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는 2023년 전체 칩 산업 매출액을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인 규모다. PC·스마트폰 '주춤'⋯반도체, 최종 시장 다변화 절실 PC 판매량은 2025년 4% 수준의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며 2억 7300만 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1%대의 낮은 한 자릿수 성장에 턱걸이하며 12억 4000만 대 수준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기준으로 통신 및 컴퓨터 칩(데이터센터 칩 포함) 판매액은 전체 반도체 판매액의 57%를 점유했지만, 자동차 및 산업용 칩 판매액은 31%에 그쳤다. 결국 이는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특정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탈피하고, 최종 시장을 전략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를 던져준다. 웨이퍼 생산 '속 빈 강정'?⋯첨단 패키징 기술 중요성 증대 생성형 AI 칩이 눈부신 수익성을 견인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냉정히 뜯어보면 이는 극소수의 고부가치 칩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나타나는 기형적인 현상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무려 1조 개에 달하는 칩이 평균 0.61달러(약 890원)라는 헐값에 판매되었지만, 놀랍게도 생성형 AI 칩은 매출액의 20%를 차지하면서도 웨이퍼 생산량의 0.2%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4년 칩 매출액은 19%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웨이퍼 출하량은 오히려 2.4%나 감소했다는 점은 곱씹어볼 만하다. 2025년 웨이퍼 출하량은 1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되지만, 이마저도 생성형 AI 칩에 특화되어 사용되는 칩렛 등 특정 기술에 대한 비정상적인 수요 증가에 기댄 일시적인 '착시 효과'일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리콘 웨이퍼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첨단 패키징 기술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업계의 자성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실제로 TSMC의 CoWoS(Chip-on-Wafer-on-Substrate) 2.5D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은 2024년 월 3만 5000 웨이퍼에서 2026년 말 9만 웨이퍼까지 2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R&D 투자 '고삐'⋯수익성은 '글쎄' 미래 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 개발(R&D) 투자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칩 산업의 평균 연구 개발비는 EBIT(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의 45%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52%까지 껑충 뛰었다. R&D 투자는 연평균 12%씩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거듭하는 반면, 수익성 지표인 EBIT 증가율은 10%에 머무르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깊은 고뇌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반도체 경기 '롤러코스터'⋯2026년 '미지수' 반도체 산업은 예측 불허의 경기 순환적인 변동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34년간 무려 9번이나 성장과 침체를 숨 가쁘게 반복했으며, 최근 14년간 변동폭이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완만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경기 침체 빈도는 오히려 증가하는 기이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5년 전망은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지만, 2026년 이후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라는 신중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칩, PC·폰 넘어 'IoT'까지? 딜로이트는 2025년 반도체 산업의 4가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PC·스마트폰·엔터프라이즈 엣지 시장을 정조준한 생성형 AI 가속기 칩, '시프트 레프트(Shift-Left)' 칩 설계 방식,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되는 인력난, 점증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현재 생성형 AI 칩은 고성능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2025년부터는 엔터프라이즈 엣지, PC, 스마트폰, IoT(사물 인터넷) 기기 등 '빛의 속도'처럼 다양한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PC 시장에서는 2025년 생성형 AI PC 판매 비중이 무려 절반에 육박하고, 2028년에는 '대부분'의 PC가 생성형 AI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스마트폰 시장 역시 생성형 AI 칩 탑재 비중이 2025년 30% 수준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데이터센터發 엣지 컴퓨팅 '격변'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건히 자리매김했지만, 기업들은 데이터 주권 및 철통 보안 유지, 그리고 '쩐의 전쟁'이라 불리는 비용 절감 등을 절박하게 요구하며 사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올인'(all-in)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엔터프라이즈 엣지 컴퓨팅 시장의 폭풍 성장을 거침없이 견인하며, 마침내 AI 칩 시장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화려하게 부상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엔터프라이즈 엣지 서버용 칩 시장 규모가 2025년 수백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PC, 생성형 AI '프리미엄' 입는다⋯스마트폰, 교체 주기 단축 '변수' 생성형 AI PC는 일반 PC 대비 10~15%나 높은 '과도하게 비싼'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점쳐진다. 40 TOPS(초당 테라 연산) 이상의 압도적인 연산 능력을 '필수'로 장착한 PC만이 비로소 '진정한 AI PC'라는 '새로운 기준'도 새롭게 제시됐다. 하지만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성능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멈추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 화려하게 출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NPU(신경망 처리 장치) 탑재 PC를 눈 빠지게 기다리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성형 AI 칩의 파괴력은 PC 시장보다는 다소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희미한 빛'처럼 생성형 AI 기능이 꽁꽁 얼어붙은 스마트폰 교체 수요 심리를 자극하여 교체 주기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만약 생성형 AI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폭풍전야'와 같은 잠재된 기대감이 '봇물'처럼 터져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면, 이는 생성형 AI 칩 제조사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칩 제조사 전반에 걸쳐 부인할 수 없는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IoT 시장, '저가형' AI 칩 개발 '관건' 데이터센터, PC, 스마트폰에 이어 IoT 시장까지 생성형 AI 칩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가장 큰 허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있다. IoT 기기에 탑재될 AI 칩은 개당 0.3달러(약 437원) 수준의 초저가로 개발되어야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oT 시장은 장기적으로 AI 칩 시장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I 칩 시장, M&A·투자 '봇물' 생성형 AI 칩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에 선제적으로 주목한 기업들의 인수합병(M&A) 및 투자가 2025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칩 스타트업들은 이미 벤처 캐피탈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으며, 사모 펀드, 국부 펀드 등 다양한 투자 주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결국, AI 칩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기업들의 합종연횡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성·전력 효율성 '화두'⋯소형 폼팩터 AI 칩 개발 경쟁 '점화'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전력 소비량 증가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랩톱, 스마트폰, IoT 기기 등 소형 폼팩터 기기에서는 전력 효율성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는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저전력·고성능 AI 칩 개발 경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칩 설계 판도 바꾼다⋯'시프트 레프트' 디자인 방식 '대세' AI는 복잡하기로 악명 높은 칩 설계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생성형 AI는 기존 설계 개선 및 새로운 설계 아이디어 발굴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PPA(전력·성능·면적) 최적화를 통해 칩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 2025년부터는 칩 설계 초기 단계부터 테스트, 검증, 유효성 확인 등 검증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시프트 레프트' 디자인 방식이 칩 설계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와트당 성능, 와트당 FLOPS(초당 부동 소수점 연산 횟수), 열적 요인 등 시스템 수준의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화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칩 설계가 향후 칩 전력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맞춤형 칩 시대 개막⋯특화된 칩 설계 경쟁 '본격화' 자동차, 특정 AI 워크로드 등 특정 산업 및 특정 분야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범용 칩보다 도메인별·특수 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생성형 AI 도구는 기업들이 맞춤형 실리콘 설계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3차원 집적 회로, 이종 아키텍처 등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칩렛 설계, 조립, 검증, 테스트 등 전반적인 설계 프로세스의 복잡성 또한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칩 설계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EDA 업계, AI 기반 설계 도구 개발 '총력'⋯설계·검증·보안 기능 '업그레이드' 칩 설계 프로세스 혁신의 중심에는 EDA(전자 설계 자동화) 업계가 있다. EDA 업계는 AI 기반 설계 도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설계, 시뮬레이션, 검증, 유효성 확인 등 핵심 기능들을 AI 기술을 기반으로 대폭 업그레이드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모델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 도구를 '시프트 레프트' 접근 방식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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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반도체 2025, AI 엔진 쾌속 질주⋯'빛과 그림자'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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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관세 폭탄' vs 시진핑 '소비 부양'⋯G2, 경제 '정반합' 게임
- 아시아 시간 5일(현지시간) 오전, 세계 곳곳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개의 풍경이 펼쳐졌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긴밀하게 얽혀왔던 미중 두 경제 대국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흥'을 외치고 있고, 중국은 자국민의 소비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 한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환호와 야유 속에 극명하게 갈라진 미국 의회의 모습을 뒤로하고, 인민대회당으로 향했다. 불과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0%까지 인상하는 새로운 무역 장벽을 발표했다. 이는 시 주석에게 '투자 중심' 경제에서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이라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숙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14억 인구의 거대한 소비 시장을 앞에 두고,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정부 업무 보고에서 "소비 진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2025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5% 내외'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소비 활성화에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는 지난 2년간의 성장 목표와 동일한 수치다. 리창 총리는 구체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언급은 삼갔지만, "내수 확대를 경제 성장의 '주요 엔진'이자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며 소비 중심 경제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른바 '중국판 연두교서'로 불리는 정부 업무 보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직전에 마무리됐다. 한편, 시 주석 역시 지난주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설에서 소비 중심 경제 전환을 '전략적 선택'이라고 규정하며,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안정과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역설했다. 중국 경제 시스템의 '대전환'이 불가피하다. 현재 중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으로, 선진국 평균인 50~70%에 크게 못 미친다. 낮은 소비 비중은 무역 불균형과 잦은 무역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반면, 제조업 투자를 포함한 총 투자 비중은 GDP의 40%에 달해, 미국보다 2배나 높고,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미국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놓고 극심한 당파 싸움을 벌였지만, 중국 권력 투쟁은 수면 아래에서 벌어진다. 빅터 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중국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국영 기업, 특히 '중공업' 분야 국영 기업 간부들"이라고 지적하며, 이들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에 익숙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반면, 일반 중국인들의 목소리는 정책 결정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중국 경제의 '소비 중심 전환'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전부터, 중국 경제는 투자 주도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1970년대 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방 정부들은 경쟁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섰고, 주택, 인프라, 공장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한 중국은 전 세계에 값싼 공산품을 수출하며 '고도 성장' 시대를 구가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중국 경제는 첫 번째 '브레이크'가 걸렸다. 당시 중국 정부는 GDP의 12.5%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쏟아부으며 위기를 극복하는 듯했지만, 이는 부채 증가와 부동산 거품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2015년 이후, 중국 경제는 성장 둔화 조짐을 보였고, 정부는 금리 인하, 감세, 수출 기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지만, '부채'와 '부동산' 문제만 더욱 심화시켰다. 이러한 탓에 중국 경제는 '재정 악화'라는 늪에 빠졌다. 지방 정부는 토지 판매 수입 감소와 투자 수익률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고, 가계는 소득 정체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지갑'을 닫고 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루이스 쿠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도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은 2015년 이전까지 기업 보조금 감축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다시 '투자 확대'라는 단기 처방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창 총리가 제시한 소비 진작책은 '소비자 직접 지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중국 정부는 '복지 국가' 건설에 오랜 거부감을 드러내왔다. 막대한 재정 부담은 물론, '근로 의욕 상실'과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고령층의 높은 저축률을 감안할 때, 정부 지원금이 소비 확대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중국의 가계 저축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스마트폰 등 소비재 교체 지원 정책 외에도, '전국 단일 시장 구축', '사회 보장 시스템 강화', '민간 부문 육성', '고용 안정망 확충'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장기적으로 이러한 정책들이 소득 증대, 고용 확대, 소비자 신뢰 회복으로 이어져,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주석의 '압도적인 권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시스템은 여전히 '관료주의'와 '지방 정부 이기주의'라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의 지침보다는 '지역 경제 성장'과 '세수 확보'에 더 큰 관심을 갖고, 경쟁적으로 투자 유치에만 매달린다. 이는 지역 경제 발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중복 투자'와 '자원 낭비'라는 비효율을 초래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세 피난처' 문제다. 중국 중앙 정부는 10년 넘게 지방 정부의 '과도한 투자 유치 경쟁'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세금 감면'과 '보조금 지급'과 같은 불법적인 '유인책'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방 재정이 악화되면서, '조세 피난처' 문제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칭화대학교의 데이비드 리 다오쿠이 교수는 "현재 중국은 30여 개의 '중상주의적 지방 정부'로 나뉘어,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고, 정부에 '우리 제품을 사달라'고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지방 정부 간의 '세수 공유'를 통해, 지방 정부가 더 이상 무리하게 투자 유치에만 매달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세금 시스템은 '생산' 단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세수 시스템을 '소비' 중심으로 전환하여, 지방 정부가 '소비 증진'을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세' 문제는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의 오랜 갈등 요인이다. 1994년 중국 정부는 재정 수입의 중앙 정부 귀속 비율을 높여, 국가 전체의 재정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려 했지만, 지방 정부의 재정 자립 기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방 정부는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했지만, 중앙 정부에 세금 의존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지방 정부는 '적자 재정' 운영도 금지되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지방 정부는 '지방 정부 융자 플랫폼(LGFV)'이라는 우회 통로를 통해 인프라 투자 자금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LGFV 부채 규모가 GDP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토지 판매 수입이 급감하면서, 지방 정부의 재정난이 심화되고, 공무원 임금 체불과 공사 대금 연체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몇 년간 중앙 정부 세수를 지방 정부에 이양하는 방식으로 재정 분권화를 추진하고 있다. 담배, 휘발유, 자동차, 주류 등에 부과되는 소비세를 지방 정부의 주요 수입원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지방 정부가 '투자 유치' 대신 '소비 증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는 '세수 기반 확대'와 '관료 조직 개혁'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리창 총리는 정부 업무 보고에서 '전국 단일 시장' 구축을 재차 강조하며, '지역 보호주의'와 '시장 분절화' 해소를 통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 업무 보고서 초안 작성에 참여한 천창성 국무원 연구실 관리는 "지역 보호주의와 시장 분절화는 '스스로 무술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단일 시장'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비 확대'를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미흡한 사회 안전망'이다. 특히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에 대한 사회 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것은 지방 정부에게 또 다른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주 노동자'에 대한 사회 복지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지원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류스진 전 인민은행 자문위원은 지난해 '이주 노동자' 주택 지원, 교육 및 의료 서비스 평등 제공 등을 포함한 '공공 서비스 확대'를 위해 10조 위안(약 1993조 4000억 원) 규모의 재정 투입을 제안했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이코노미스트는 "사회 복지 시스템 개혁은 '지속 가능한 소비 확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막대한 재정 부담이 수반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복지 시스템 개혁에 2년간 1조 달러(약 1443조 3000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며,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재정 정책의 급진적인 전환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 확충은 지방 정부의 '사회 안전망 강화'와 '연금 시스템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중국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이 소비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리창 총리는 공산당 간부들에게 "역경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주문하며, "중국 경제라는 거대한 배는 파도를 헤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저장성에서 온 리잔궈 공산당원은 총리의 연설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그는 "미국의 압박은 분명히 중국에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압박은 중국의 발명과 혁신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오히려 미국의 압박이 중국 경제의 ‘활력’과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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