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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검은 화요일' 7.24% 폭락⋯5,8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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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일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충격으로 452.22포인트(-7.24%) 급락한 5,791.91에 마감했다. 낙폭은 역대 최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6,165.15(-1.26%)로 출발해 장중 5,791.65까지 밀렸고, 정오께 코스피200선물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55.08포인트(-4.62%) 내린 1,137.70에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6.4원 오른 1,466.1원(+26.4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9.88%), SK하이닉스(-11.50%) 등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한화시스템(29.14%),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 등 방산주는 급등했다.
[미니해설] 중동 리스크 직격탄…6천피 신화 3일 만에 붕괴
사상 첫 '6천피' 돌파의 열기는 단 사흘 만에 사라졌다. 코스피는 3일 5,791.91(-7.24%)로 마감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 5% 이상 급락하자 코스피200선물 기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이 2조원 이상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개인 매수세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폭락의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확산 우려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며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오프' 흐름이 동시에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1,466.1원(+26.4원)으로 치솟으며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등 주도주가 동반 붕괴했다. 삼성전자(-9.88%)는 195,100원으로 마감하면서 '20만전자'를 내줬고, SK하이닉스(-11.50%)는 939,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100만닉스'가 무너졌다. 한미반도체(-12.83%)도 급락했다. 현대차(-11.72%), 기아(-11.29%), LG에너지솔루션(-7.96%), LG화학(-13.53%) 등 경기민감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했다. 한화시스템(29.14%)은 상한가에 근접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 현대로템(8.03%)도 강세를 보였다. 전쟁 리스크가 실적 기대감으로 연결된 대표적 업종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충격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과도한 공포 확산을 경계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핵심은 유가와 금리 변동성"이라며 "실제 봉쇄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환율이 1,480원 상단을 열어두는 리스크 오프 구간에 진입했다"면서도 "중동 갈등이 확전 없이 관리된다면 낙폭 과대 종목 중심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동성 지표인 VKOSPI가 56선을 넘기며 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점은 시장 불안의 강도를 보여준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120달러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이는 인플레이션 재자극과 금리 경로 불확실성 확대라는 2차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건은 중동 정세의 확산 여부다. 지정학 리스크가 단기 이벤트로 그친다면 급락은 '과잉 반응'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군사 충돌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6천피 신화가 붕괴된 지금, 시장은 공포와 기회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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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5: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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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인도, 러시아산 S-400 '수다르샨' 5개 포대 추가 도입⋯대공 방어망 '철벽'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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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세계 최강의 대공 미사일 방어 체계로 평가받는 러시아산 S-400 '수다르샨(Sudarshan)' 5개 포대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속에서도 인도 국방부가 러시아와의 전략적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독자적인 안보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인도 ANI 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 시간) 인도 국방부가 영공 방어 능력의 획기적 강화를 위해 S-400 시스템의 추가 구매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하늘의 신(神) 무기' 수다르샨, 400km 밖 표적도 '바늘귀' 타격
인도에서 '수다르샨(힌두교 신의 원반 무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S-400 시스템은 현존하는 지대공 미사일 중 가장 위협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최대 사거리 400km 내에서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동시에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다기능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이미 인도 공군은 2018년 체결된 55억 달러 규모의 1차 계약분 중 3개 포대를 인도받아 중국 및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인 펀자브(Punjab)와 라자스탄(Rajasthan) 등에 실전 배치한 상태다. 이번에 추가로 도입되는 5개 포대까지 합류할 경우, 인도는 총 10개 포대의 S-400을 보유하게 되어 유라시아 대륙에서 손꼽히는 촘촘한 '중층 방공망'을 완성하게 된다.
미국 '제재'보다 '안보'가 우선…인도의 전략적 자율성
인도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적대국 대응 제재법(CAATSA)' 위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단행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그동안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 도입을 강하게 견제해 왔으나, 인도는 "국가 안보와 주권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지속해 왔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 등 중동 정세의 급변과 중국의 공세적인 공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도입 가능한 러시아산 시스템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S-400은 인도가 자체 개발 중인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BMD)와 통합되어 입체적인 대공 방어망의 핵심 '두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의 S-400 추가 도입은 우리 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도는 한국산 K9 자주포와 천무 등 다양한 무기 체계를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핵심 방산 파트너지만, 대공 분야에서는 여전히 러시아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는 인도 방산 시장이 성능뿐만 아니라 '정치적 자율성'과 '기술 이전'을 중시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 방산업계로서는 향후 인도 시장 공략 시 L-SAM(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등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기술적 우수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인도의 독자적 안보 노선에 부합하는 유연한 협력 패키지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S-400의 레이더 탐지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 인도 인근 지역에서 작전하는 우리 군 자산의 보안 대책에 대해서도 전략적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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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4: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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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H200 對중 수출 '업체당 7만5천개' 제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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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대중국 수출 물량을 업체당 7만5천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중국 주요 AI 기업들이 요청한 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식통들은 AMD의 'MI325' 등 유사 성능 제품에도 같은 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고성능 AI 칩이 중국의 군사용 AI 역량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H200은 한때 수출이 금지됐다가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허용됐지만, 전체 수출 상한은 100만개로 묶여 있다.
보도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 하락했다가 반등, 한국시간 3일 오전 11시28분 기준 2.93% 상승했다.
[미니해설] AI 패권전의 새 변수, '칩 쿼터 외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H200의 대중국 수출을 업체별 7만5천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순한 수출 허용 여부를 넘어 ‘물량 쿼터’라는 정교한 통제 장치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AI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규정한 미국의 통제 기조가 한층 세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H200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영상 처리 AI 학습에 폭넓게 활용되는 고성능 칩이다. 최신 블랙웰 제품군보다는 효율이 낮지만, 여전히 중국 화웨이 제품 대비 경쟁력이 높다. 중국 AI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다.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은 수십만 개 단위 주문을 희망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미국이 제시한 7만5천개 한도는 이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이번 조치는 AMD의 MI325 등 유사 성능 칩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정 기업이 아닌 ‘성능 기준’ 중심의 통제로 전환될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AI 생태계 전체의 수출 전략과 직결된다.
미국 내 강경론자들은 고성능 AI 칩이 중국의 군사용 AI 개발, 특히 감시·무기체계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실제로 미국은 텐센트를 중국군 연계 의심 기업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바이두와 알리바바에 대해서도 제재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는 이제 상업적 상품을 넘어 안보 자산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은 다르다.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이 자체 반도체 개발을 가속화해 미국의 AI 주도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공급 차단은 단기적 압박 수단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자를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기업은 자체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쿼터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말 H200 수출을 재허용하면서도 전체 물량을 100만개로 제한한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블랙웰 제품까지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안보 우려가 제기되며 후퇴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완전 차단'과 '전면 허용' 사이에서 정밀 통제를 선택했다.
시장 반응은 민감했다. 블룸버그 보도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2.93% 상승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단기 충격보다 장기 수요 전망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향후 쿼터가 실제 시행될 경우 매출 구조에 변동이 불가피하다.
이번 조치는 AI 시대의 새로운 통상 질서를 보여준다. 관세가 아닌 '칩 수량'이 외교·안보 협상의 카드가 되는 시대다. 미국은 AI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을 통제하고, 중국은 자립을 가속화하며 대응한다. H200 7만5천개라는 숫자는 단순한 물량 제한을 넘어, 기술패권 경쟁의 상징적 분수령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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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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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1)] 36년 만의 귀환 정월대보름, 붉은 달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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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이 오늘만큼은 달력을 거슬러 올라간다.
음력 정월 열닷새, 한 해 첫 보름달이 가장 둥글고 밝게 떠오르는 정월대보름(正月大望月)의 밤. 그 달이 오늘 밤 붉게 물든다.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일직선으로 들어서며 달을 제 그림자 속에 완전히 가두는 개기월식(皆旣月食), 이른바 '블러드문(Blood Moon)'이 36년의 침묵을 깨고 정월대보름 하늘로 돌아온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정월대보름 당일 개기월식이 관측되는 것은 1990년 2월 10일 이후 36년 만이다. 그리고 오늘 이 우연한 만남을 다시 목격하려면 인류는 207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붉은 달은 왜 붉은가
달이 붉어지는 이유는 지구 대기(大氣)의 작용 때문이다.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은 지구 본그림자 속에 완전히 잠기지만, 지구 대기를 비스듬히 통과한 태양빛 일부가 굴절되어 달 표면에 닿는다. 이 과정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대기 중에 산란되어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이 살아남아 달을 물들인다. 마치 지구 전체의 일출과 일몰이 한꺼번에 달 표면에 투영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 결과 평소의 하얗고 밝은 보름달은 검붉고 신비로운 빛깔로 변모한다. 서양에서 이를 '블러드문(Blood Moon)'이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국-오늘 밤, 전국이 블러드문 관측 무대
오늘 한반도의 하늘은 저녁부터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맨눈으로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놓여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날씨만 허락한다면 전국 모든 지역에서 달이 뜬 이후 개기월식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상청 예보상 오늘 오후 강원 영동과 경상권, 제주도는 구름이 남을 가능성이 있어 서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
달의 고도는 최대식 시각인 오후 8시 33분경 동쪽 하늘 약 24도에 위치한다. 시야가 탁 트인 공터나 야산 정상, 혹은 강변이라면 더없이 훌륭한 관측지가 된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있다면 달 표면을 가로지르며 번지는 붉은 음영의 농담(濃淡)을 한층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다.
전국 과학관과 천문대도 오늘 밤만큼은 문을 활짝 열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공개 관측회와 함께 전통 악기 연주회와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과학관(오후 6시 30분~)과 충북 증평 좌구산천문대(유튜브 '좌구산별밤TV' 생중계), 제주 별빛누리공원, 국립대구과학관, 대전시민천문대 등도 특별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찾아갈 여건이 안 된다면 각 기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붉은 달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
미국-새벽을 깨워야 만나는 블러드문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블러드문이 뜨는 장면은 3월 3일(현지시간) 이른 새벽의 이야기다. 2일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블러드문 현상은 3일 오전 6시 3분(미국 동부시간)에 시작돼 58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관측 여건이 크게 갈리는 까닭에, 서부 해안 지역 거주자들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동부 시간대의 경우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이 지평선 아래로 기울기 시작해 관측이 어려울 수 있다. 최적의 조망은 북미 서부 지역의 몫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미국 내 으뜸 관측지로는 빛 공해가 극히 적고 고도가 높은 와이오밍(Wyoming) 일대와 미시간주의 공식 다크스카이(Dark Sky) 공원인 닥터 로리스 카운티 파크(Dr. Lawless County Park) 등이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오전 3시 04분(PST) 기준 개기월식 관측이 가능하며, 태평양을 끼고 트인 해안가 언덕이라면 블러드문과 수평선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장관을 기대할 수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이번 개기월식을 전혀 볼 수 없다. 미국에서 다음 블러드문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는 2029년 새해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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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3: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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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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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파이의 장
스파이와 평화(2)
며칠 후 그는 경포호수의 산책로를 걸었다.
강릉 경포호수의 벚꽂은 아름답다. 경포대 정자를 둘러싼 벚꽃도 좋지만, 호수 둘레길을 따라 늘어선 벚꽃이 물에 비친 정경은 마치 호수가 수면 위로 벚꽃을 들어 나에게 바치는 듯한 착각을 준다. 아름답다 못해 신비감에 젖게 한다.
마침 벚꽃 축제기간.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연인과 또는 혼자서 봄의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모두들 행복해 보였다. 허민과 그의 아내와 강아지 '슈나'도 행복해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행복해지기로 했다.
순간 작은 바람이 일면서 눈 앞 자욱하게 벚꽃 잎이 날렸다. 왜 벚꽃은 지는 것이 아니라 산산히 부서지는 것일까? 날리는 벚꽃 잎을 보며, 허민은 문득 그가 영국에 잠깐 근무하던 시절 만났던 '알렉세이' 생각이 났다.
현장작전 전문이었던 그에게, 회사가 잠깐 선심을 쓴 시기였다. 직전 작전에서 그는 오른발 뒤꿈치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요즘 시대에 부비트랩 같은 유물에 다 당하다니. 발 뒤꿈치 부상의 후유증은 상당기간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이는 곧 현장 투입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 사고는 한국 모 대학 인류문명학 교수의 국적세탁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필리핀을 거쳐 레바논까지 갔었다. 베이루트 항 부두 구석진 곳의 한 창고에 진입했을 때 어두운 모퉁이에 설치되어 있던 사냥용 덫에 걸렸다. 왼발 뒤꿈치 3센티미터 정도가 잘려나갔다. 마침 특수전용 안전화를 신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레바논 범죄조직 '샤리카트 알 아르즈(Sharikat al-Arz al-Mutawassit)'의 창고였다. 덕분에 레바논 경찰은 엄청난 양의 대마합성 각성제인 '캡타곤'을 압수했다. 그들이 직전 삼 년 간 압수한 양을 훨씬 웃돌았다. 당시 경찰 특수작전팀 ISF의 팀장이었던 '카림 알 하다드'는 나중에 경찰청장이 되었다.
'알렉세이'는 러시아 대사관 공보담당 참사, 허민은 한국 대사관의 공보담당 서기관이었다. 각국 대사관의 공보담당 중 상당 수는 그 나라 정보기관 출신이다. 대외활동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영국 외교부에서 개최한 여왕 생일축하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그 후 두 사람은 가까워져 서로 집으로 초대하는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이 같은 국제학교를 다닌 데다 두 사람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라는 게 그들을 가까워지게 만들었다. 허민은 KMA, '알렉세이'는 '프룬제(Frunze)'를 졸업했다.
스파이의 세계에서 절대적 적은 없다. 절대적 동맹도 없다. 그러나 친구는 있다. 비록 어느 훗날 적으로 만나 총구를 겨눠야 하는 운명에 처해질 때도 프로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한다. 그것이 스파이 사회에서의 우정이다.
"은퇴를 하면 호젓한 시골에 농장을 갖고 싶다네. 농장 가득하게 벚나무를 심는 거야. 왕벚꽃나무 백 그루. 벚나무 사이 사이에 작은 밭을 일구어 채소를 심고 말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벚꽃 그늘에서 우유를 듬뿍 넣은 홍차를 마시는 그런 꿈을 꾸지."
어느 날 문득 '알렉세이'가 말했다. 허민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테라스에서 코냑을 마실 때였다. 그날따라 왠지 '알렉세이'의 눈빛이 공허해 보였다. 얼마 후 허민은 귀국하였다. 그리고 일년쯤 되었을 때 '알렉세이'가 영국으로 망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후 벚꽃철이 되면 허민은, 영국 어느 시골 농장의 벚꽃나무 그늘 아래에서 홍차를 마시는 '알렉세이'를 떠올리곤 했다. 그리고 그의 평화를 기원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알렉세이'가 스코틀랜드 시골 농장에서 독극물이 든 홍차를 마시고 사망했다는 슬픈 소식을 듣게 되었다. 상세한 사망경위에 대한 영국 정부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다만 몇 군데 탐사보도 매체에서 정원의 야외탁자 위 찻잔에서 검출된 방사능 물질 폴로늄을 근거로 러시아 정보기관을 거론했다. 그것이 끝이었다. 더 이상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
세계의 대부분 나라와 정보기관은 국가정보활동과 관련되는 한 그 어떤 사항도 확인하지 않는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오직 NCND(Neither Confirm Nor Deny)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주 희귀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와 정보기관도 있다. 그 나라의 정보기관과 스파이는 정치적 희생물이 될 뿐이다.
'알렉세이'의 가족에 대한 소식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의 스코틀랜드 농장에 벚나무가 심어져 있었는지, 몇 그루가 심어져 있었는지, 벚꽃이 피어 있었는지, 야외탁자가 벚나무 아래에 놓여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날 저녁 그와 그의 아내는 주문진 항의 생선회센터에서 대게 찜을 먹었다. 모처럼 소맥도 몇 잔 말아 마셨다. 시원한 소맥이 가져오는 느긋한 취기를 즐기면서 허민은 결심했다.
"그래. 벚나무를 심는 거야. 아버지의 포도밭을 농장정원으로 만드는 거야. 왕벚나무와 함께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겹벚나무를 마주 보게 심는 거야. 지형에 어울리게 여러 품종의 목련을 심고 때죽나무, 팥배나무, 복자기, 산수유를 배합해야지. 과실이 열리는 살구와 체리와 호두나무를 빠트리면 안 돼.
그리고 나무들 사이 사이에 작은 밭을 일구어 꽃과 채소를 심어 가꾸는 거야. 알리움, 히야신스, 수선화 같은 구근 류와 수십 종의 붓꽃을 심어야지. 그리고 코스모스, 봉숭아, 과꽃 씨앗을 여기 저기 흩어 뿌려 온통 꽃마을을 만들 테야. 땀 흘려 일 한 날 저녁에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벼운 소설책도 좀 보다가 잠자리에 들 때면, 기분 좋은 피로감과 함께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나오겠지. 평화라는 선물에 감사하는 기도."
사월의 주문진 밤 바다는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했다. 파도는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와 순순히 백사장에 스며들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했다.■
<편집자주>
하이브리드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는 은퇴한 스파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는 대의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 그 대의가 국가든 이념이든 정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대의의 깃발이 내려졌을 때 종종 스파이들은 버려진다. 때로는 제거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대의의 깃발이 다시 올랐을 때, 스파이는 그들을 버렸던 세상의 싸움에 다시 나선다. 스파이의 숙명이다.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동해안의 소도시에 은거하여 정원을 가꾸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대의의 깃발이 올랐다. 신물질 마약의 탄생을 막아 세상을 구해야 한다. 종래의 마약이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였다면 신물질 마약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강릉의 조그만 농장 정원 '더파든'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힌두쿠시산맥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 부족장의 딸 '자흐라', 전 CIA 부국장으로 비정부기구 STC(Save the Cat)의 집행위원인 '코르맥 오로크',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물리학 교수이며 STC의 설립자인 '엘리아스 워드' 그리고 고양이 머리를 한 이집트 신 '바스테트'의 눈인 세상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스파이의 여정에 함께 한다.
■ 작가 프로필
김남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GMU)에서 공부했다.
육군과 국가기관에서 31년간 국가의 업무에 봉직하였다.
은퇴 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있는 대학교에 강좌를 열고 본인이 태어난 마을이 바라보이는 강의실에서 학부와 대학원생들에게 테러리즘과 범죄정보에 대해 강의하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물려준 아담한 땅에 농장 정원 ‘더 파든’을 가꾸면서 가드닝 잡지에 정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제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섞어 사실 같으면서 사실 아닌 이야기를 꾸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허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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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0: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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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조치 혼선⋯자치구, 재계약 매물 토허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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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일몰(5월 9일)을 앞두고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보완책을 내놨지만, 일선 자치구가 이를 잘못 해석해 거래를 막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보완책에서 무주택 매수자가 다주택자 주택을 살 경우 현행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자치구는 재계약·계약갱신권 행사 매물의 경우 '최초 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국토부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이 재계약이더라도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는 데 문제가 없다"며 "일선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일선 허가관청에 공문을 보내 명확한 지침을 재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팔겠다는데 왜 막나"…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혼선, 무엇이 문제였나
정부 보완책의 취지는 무엇이었나
올해 5월 9일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온 조치가 끝나는 날이다. 정부는 이 시한 전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유도해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조정대상지역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도 묶여 있어, 주택을 취득한 매수자에게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샀다가는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의 '전세 낀 매물'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했고, 보완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보완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핵심은 무주택자가 다주택자로부터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을 살 경우, 해당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임차인은 계약 기간 중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면서 집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책 의도만 놓고 보면 매도자·매수자·임차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이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그러나 보완책 발표 후 현장은 달랐다. 주택 매매의 토지거래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자치구 일부에서 재계약이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매물에 대해 허가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서울 성북구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 A씨가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A씨의 세입자는 성북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되기 전인 2021년부터 거주해왔고, 계약을 연장해 내년 6월까지 임대 기간이 남아 있다. A씨는 국토부 보완책을 보고 무주택 매수자를 구해 거래를 추진했지만 관할 자치구로부터 "국토부 지침에 '최초 계약'이라고 명시돼 있어 허가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3개 자치구에 문의해도 결과는 같았다.
실제로 국토부가 지난달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실거주 의무가 개정안 발표일(2026년 2월 12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상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자치구들은 이 '최초 계약'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재계약 매물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다.
또 다른 다주택자 B씨도 비슷한 황당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2026년 2월 11일 신규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면 2028년 2월 11일까지 실거주가 유예되지만, 2024년에 신규 계약하고 2026년에 재계약한 물건은 유예가 안 된다는 것이 구청의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오래 살아온 세입자를 둔 집주인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국토부 "재계약도 유예 가능…지침 혼선 인정"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자치구의 해석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존재하는 임대차계약이 최초 계약인지를 따지지 않는다"며 재계약 상태의 매물도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수 이후 기존 임대차계약을 또다시 갱신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를 허용할 경우 갭투자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일선에서 약간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자치구 등 일선 허가관청에 명확한 의미를 담은 공문을 발송해 재지침을 내리겠다고 했다.
왜 이런 혼선이 생겼나
이번 혼선의 근본 원인은 정책 보도자료의 표현 모호성에 있다. '최초 계약 종료일'이라는 문구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의 만료일'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일선 담당자들은 이를 '처음 체결된 신규 계약에만 해당한다'고 오독했다. 정책 입안 단계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은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이 5월 9일로 불과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행정 혼선은 매물 출회를 기대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자치구 공문 재발송으로 혼선이 조속히 수습되더라도, 시한 내에 매도를 완료하려는 다주택자들의 거래 기회는 이미 일부 소실됐다.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지침 전달과 함께 피해 사례에 대한 신속한 구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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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0: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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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50)] 안전자산 달러, 중동분쟁 확산으로 가치 상승⋯엔화유로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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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맞물리며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원유가격 폭등에 직격탄을 맞은 엔화·유로화·스위스프랑은 일제히 내리막을 걸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31% 상승한 98.37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이 지수가 98선을 웃돈 것은 최근 들어 이례적인 수준이다.
그밖에 △ 엔화 0.7%↓ → 달러당 157.13엔, △ 유로화 0.85%↓ → 1.1712달러, △ 스위스프랑 1.2%↓ → 0.778프랑이었다.
전선은 확대 중…출구가 안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후 이란을 전면 공습한 이후 3일 연속 공습을 이어갔다. 이란 역시 페르시아만 연안국을 향해 미사일·드론 보복 공격을 감행하며 전선을 넓히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연계된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지역까지 공습했다.
버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이란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열쇠"라며 "출구전략이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을 명령했다면서 "필요하다면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브렌트유, 장중 13% 폭등…1년여 만에 최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에너지 시장을 강타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3%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대까지 치솟아 약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했고, 중동 전역의 석유·가스 시설에서도 예방적 조업 중단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는 국면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G10 통화 조사·북미 매크로전략 책임자 스티브 잉글랜드는 "원유에 대한 환율 익스포저가 이번 통화 움직임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Fed 금리인하, 9월도 '물 건너가나'
달러 강세를 가속한 또 다른 축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정책 불확실성이다.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재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금융시장은 현 시점에서 9월까지 금리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기 시작했다. 비둘기파적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에는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더해졌다.
이란·이스라엘 분쟁의 확전 여부와 국제유가 흐름이 당분간 외환시장의 가장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할 경우 인플레 재점화→Fed 긴축 장기화→달러 추가 강세의 연쇄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 환율 익스포저=예상치 못한 실제 환율의 변동으로 기업의 미래의 현금흐름이나 현재의 가치가 변화하는 가능성, 즉 기업 가치의 민감도를 측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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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08: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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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페이, 뉴욕 IPO 최대 11억 달러 조달 목표⋯이란 공습으로 로드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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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SBG)의 자회사 스마트폰 결제앱 페이페이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예정된 기업공개(IPO)에서 최대 11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페이페이는 약 5500만 주의 미국예탁증서(ADS)를 1ADS당 17~20달러로 매각할 계획이다.
페이페이의 IPO로드쇼는 당초 2일 증시가 개장되기 전에 이루어질 예정이었지만 주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혼란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연기됐다.
페이페이는 이날 시장 개장 전 나스닥 상장 가격 범위를 담은 수정 투자설명서를 제출하고 대형 기관투자자들과 순차적으로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페이페이 경영진은 자문단과 협의 후 중동 사태 파장을 지켜보며 로드쇼 일정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공습이후 처음으로 개장된 미국 금융시장에서 이날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고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미국 증시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는 3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정치적 불안 국면에서 신규 상장에 선뜻 자금을 투입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페이페이의 IPO에서 골드만삭스, JP모건, 미즈호, 모건스탠리가 공동 주간사 역할을 맡았다.페이페이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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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08: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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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6%대 급등⋯국제금값, 장중 온스당 54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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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2일(현지시간)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6.3%(4.21달러) 상승한 배럴당 71.23달러에 마감했다. WTI 선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75.33달러로 12% 급등하며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7%(4.87달러) 오른 배럴당 77.74달러에 거래됐다.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장중 일시 13% 뛰며 배럴당 82.37달러로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에 이란 공습을 개시했으며 이란도 보도공격으로 대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다고 이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고 복수의 서방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과 수출에 대한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이 드론공격으로 일시 조업을 중단했다. 카타르는 국영에너지 회사 카타르에너지의 세계 최대 LNG 수출 플랜트가 드론 공격으로 파손되면서 LNG 생산이 중지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여파로 아시아·유럽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 선물 가격은 장중 최대 50% 가까이 치솟으며 지난 2022년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LNG 수출국으로, 유럽과 아시아 LNG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 고객의 80% 이상은 아시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이란이 군사작적에 대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도 문제없다"며 당초 예상되는 4~5주간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은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와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중동 석유 시설 피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란의 군사력이 언제까지 유지되면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란의 군사력으로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를 언제까지 지속할 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 전면전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등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2%(63.7달러) 오른 온스당 531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선물은 장중 일시 5434.1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1월하순이래 약 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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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0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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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장중 급락⋯S&P 'V자 반등' 보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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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뉴욕증시가 장 초반 급락했다가 낙폭을 크게 줄였다. 유가 급등과 중동 확전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와 유가 고점 이탈이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2일(현지시간) 오후 장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 하락한 6875선에서 등락했다. 장중 한때 1.2%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2% 상승으로 돌아섰고(장중 저점 -1.6%),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6포인트(0.3%) 하락했다. 다우는 한때 6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12%까지 치솟은 뒤 상승폭을 줄였으나 5% 이상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은 6%대 급등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며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제프 킬버그 KKM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선물시장이 이란 충돌에 과잉 반응하며 S&P500이 2026년 저점 부근에 접근했고, 이는 매수 기회가 됐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돼도 강세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 넘게 올랐다. 록히드마틴(약 +3%), RTX·노스롭그루먼(각 +4% 내외) 등 방산주와 엑손모빌·셰브런 등 에너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유가·금리 동시 자극…'인플레 재점화' 경계
중동 충돌은 에너지 시장을 먼저 흔들었다. 브렌트유 선물은 6.7% 급등했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카타르발 LNG 공급 차질 우려 속에 39% 치솟았다. 디젤 선물은 12% 급등해 2022년 초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이 운송·물류 비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를 다시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로 초반엔 채권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유가 급등이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확산되며 금리가 반등했다. WSJ는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다만 장중 유가가 고점에서 내려오자 증시는 숨을 돌렸다.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는 한 실물경제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인식이 반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는 “추가적 확전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기술주 '저가 매수'…강세장 내성 시험
장중 반등의 축은 기술주였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현금흐름이 탄탄한 대형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지정학적 충격 국면에서 ‘캐시 리치’ 기업의 방어력이 부각된 것이다.
웰스파고 자료에 따르면 S&P500은 주요 지정학적 충돌 이후 2주 내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고, 3개월 뒤 평균 1% 상승했다. 이러한 통계가 단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수의 '겉보기 안정'과 달리 내부 온도차는 뚜렷했다. 시가총액 가중지수는 반등했지만 동일가중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소비재·헬스케어는 1% 안팎 하락했고, 메가캡 기술주가 지수를 떠받치는 구조였다.
소프트웨어 '공매도 17년래 최고'…사모신용 불안 지속
독일 도이체방크 리서치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업종의 공매도 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중간값 5%대)으로 치솟았다. 소프트웨어 주가는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25% 아래로 밀려 2022년 기술주 조정기보다 낙폭이 깊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모신용 시장에 대한 경계도 이어졌다. 바클레이스는 블루아울캐피털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소프트웨어 대출 노출과 유동성 제한 이슈가 부담으로 지목됐다.
방산·에너지의 상대적 강세
방산주는 기록적 강세를 보였다. 항공우주·방산 ETF는 사상 최고 종가를 향해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BAE시스템스, 탈레스, 레오나르도 등이 올랐다. 에너지 기업들은 일부 생산자가 향후 생산분을 헤지(가격 고정)했다는 보도 속에 강세를 유지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장 초반 하락했다가 7만달러에 근접하며 6% 이상 반등했다. 금 선물은 1%대 상승했다.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반등이 교차하는 전형적인 '위기 속 순환' 양상이었다.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장기 차질을 빚을 경우 에너지·물가·금리의 연쇄 파급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월가는 역사적 패턴과 대형 기술주의 체력을 근거로 '강세장 유효'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장은 지금, 유가와 확전 신호를 가늠하며 다음 변곡점을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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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05:3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