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비차저 해산·미국 공장 중단…전기차 충전 사업 3년 만에 철수
  • 조주완 CEO "과감한 도전보다 선택과 집중"…HVAC 중심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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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22일 "캐즘(Chasm·일시적인 수요 둔화) 장기화와 가격 중심 경쟁 격화에 따라 E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의 급속 충전기.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철수한다.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전문 자회사 하이비차저 인수를 통해 본격 진출한 지 3년 만이다. 

 

LG전자는 22일 "캐즘(Chasm·일시적인 수요 둔화) 장기화와 가격 중심 경쟁 격화에 따라 E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하이비차저는 전날 해산을 결의했으며, 텍사스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인력은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된다. 

 

LG전자는 향후 가정용·상업용 에어컨과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HVAC 사업에 집중하고, 인접 영역에서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미니해설] 전기차 충전 철수, 전략 전환의 신호탄⋯LG 전자 '선택과 집중'으로 HVAC 사업 강화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설루션 사업을 접는다. 2022년 시장 진출 이후 3년 만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가격 중심의 경쟁 심화, 그리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이다. LG전자는 이번 결정을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적 리밸런싱'이라고 표현하며, 향후에는 냉난방공조(HVAC)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LG전자는 22일 "캐즘 장기화와 경쟁 격화로 E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캐즘은 혁신 기술이 초기 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겪는 수요 정체기를 의미한다. 전기차 시장이 지금 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는 더 이상의 자원 투입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 종료는 자회사 하이비차저의 해산으로 구체화됐다. 하이비차저는 LG전자가 2022년 인수한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로, 당시 애플망고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회사는 2023년 70억 원, 2024년 7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고,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서는 외부 감사인의 ‘의견 거절’을 받는 등 재무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였다.


전기차 충전 사업의 해외 생산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텍사스 공장 역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LG전자는 해당 공장의 가동을 이미 중단한 상태이며, 현재는 공장을 자재 보관소나 서비스 거점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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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조주완 CEO가 지난 2023년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업 철수는 단지 한 사업의 실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LG전자 사업 전략 전반의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 3월 주총에서 "기존 신사업은 불확실성이 높더라도 과감히 추진했지만, 시장 변화가 빠른만큼 이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기존의 '공격적 확장'에서 '수익 기반 재정비'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LG전자 ES사업본부는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가정용 및 상업용 에어컨, 칠러(Chiller), 히트펌프, 데이터센터용 냉각 설루션 등 고효율 친환경 제품군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기후 변화와 에너지 고효율화 기조는 HVAC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LG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LG전자는 HVAC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접 사업 영역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 연계 냉난방 시스템, 에너지 절감형 통합 솔루션 등 고부가가치 융합 제품 개발이 그 일환이다.

 

전기차 충전 철수는 단기적으로 아쉬운 성과지만, 장기적으로는 LG전자가 보다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자원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확실성과 기술 변화 속도, 고객 니즈의 빠른 전환 등을 감안할 때 '선택과 집중' 전략은 LG전자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합리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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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전기차 충전 사업 3년 만에 철수…HVAC 사업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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