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WST·ALMA 관측, 규산염 결정과 탄소 분자 형성 과정 확인
  • 우주 먼지 연구, 태양계와 생명 기원 이해에 새 단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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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탄생의 기원을 밝히는 '우주의 먼지'가 나비성운에서 포착됐다. 사진은 나비성운 중심부의 아름다운 혼돈. 사진=ESA/Webb, NASA & CSA, M. Matsuura, ALMA (ESO/NAOJ/NRAO), N. Hirano, M. Zamani/CC BY 4.0

 

지구 탄생의 기원을 밝히는 단서인 '우주의 먼지'가 나비성운에서 포착됐다고 과학기술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이 전했다.


지구로부터 약 3400광년 떨어진 전갈자리 남쪽에 자리한 나비성운(NGC 6302)에서 별의 죽음 과정에서 형성된 결정성 먼지가 식어가는 장면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에 잡힌 것이다.


별의 최후, '우주의 건축 자재' 남기다


나비성운은 거대한 항성이 생을 마치며 외곽 물질을 우주로 방출해 형성된 행성상 성운이다. 중심에는 백색왜성이 남아 극도로 뜨거운 열을 내뿜고 있으며, 폭발적으로 분출된 가스와 먼지가 나비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연구진은 JWST의 적외선 관측과 칠레 아타카마 전파망원경(ALMA)의 데이터를 결합해 성운 내부를 정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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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우주 망원경이 촬영한 나비 성운의 가시광선 이미지. 중앙에 두꺼운 어두운 먼지 띠가 보인다. 사진=ESA/Webb, NASA & CSA, K. Noll, J. Kastner, M. Zamani/CC BY 4.0


그 결과, 성운 중심부의 두꺼운 먼지 고리에서는 그을음과 같은 비정질 입자뿐 아니라 포스터라이트, 엔스타타이트, 석영 등 규산염 결정 구조가 확인됐다. 먼지 입자는 수 마이크론 크기로 비교적 오래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이온화 에너지가 낮은 원소가 분포하는 뚜렷한 농도 구배도 관측됐다.


생명 기원의 단서 '탄소 분자'


연구팀은 또 별에서 분출된 철·니켈 제트와 함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고농도 분포를 발견했다. PAH는 탄소 원자가 고리 구조로 배열된 분자로, 우주 전역에 널리 퍼져 있으며 생명체 형성 이론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산소가 풍부한 환경으로 알려진 나비성운 중심부에서 PAH가 검출된 것은, 별의 강한 바람이 주변 물질과 충돌하며 새로운 유기 화합물을 생성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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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왼쪽으로, 광학, 근적외선, 그리고 적외선과 전파 파장을 결합한 성운 관측 이미지. 사진=ESA/Webb, NASA & CSA, M. Matsuura, ALMA (ESO/NAOJ/NRAO), N. Hirano, M. Zamani/CC BY 4.0


"우리는 별의 먼지로 이루어졌다"


영국 카디프대의 천체물리학자 마쓰우라 미카코 박사는 "수년간 논쟁이 이어졌던 우주 먼지의 생성 과정을 이번 관측으로 한층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차분하게 냉각된 영역에서는 보석 같은 결정체가, 격렬한 충돌이 일어난 영역에서는 거친 먼지가 동시에 형성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지구와 태양계 형성 과정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계의 기원을 직접 되돌릴 수는 없지만, JWST와 같은 차세대 장비는 별의 죽음이 남긴 '먼지'가 어떻게 행성과 생명의 재료로 재탄생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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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7)] 나비성운서 포착된 '우주의 먼지'⋯지구 탄생 비밀 푸는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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