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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EU, 의약품·반도체 관세 '15% 상한' 합의
-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의약품과 반도체 품목관세와 관련해 1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합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미국은 한국의 주요 경쟁 상대이기도 한 유럽산 철강 제품에 대해 관세 인하 효과가 있는 저율관세할당(TRQ)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점도 공식화했다. 미국과 EU는 21일(현지시간) 양측간 무역합의를 문서화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EU에 대한 15% 상호관세율 적용을 골자로 한 정상간 합의 타결 이후 25일 만이다. 공동성명은 "미국은 EU산 의약품, 반도체, 목재에 부과되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른 관세를 합산한 (최종)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신속히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예고한 의약품, 반도체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따른 품목관세가 결정되더라도 EU산은 1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의 모든 교역 상대국이 품목관세를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재로선 EU가 가장 처음으로 관세 상한선을 약속받은 셈이다. 공동성명은 또 유럽산 자동차,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도 15%가 적용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현재는 MFN에 따른 2.5%에 더해 품목관세 25% 등 27.5%가 부과되고 있다. 다만 자동차 관세 인하 조치는 미국산 공산품 관세 전면 철폐, 미국산 일부 해산물·농산물에 대한 TRQ 물량 확대 등 EU가 미국에 약속한 합의 이행을 위한 관련 입법안을 공식적으로 마련한 뒤 시행된다는 단서가 달렸다. 이와 관련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되도록 이달 안에 서둘러 이행법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그럴 경우 (인하된) 15%의 자동차 관세율이 8월 1일 이후 수출된 물량에도 소급 적용될 것이라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어제 내게 분명히 약속했다(assured)"고 설명했다. 공동성명엔 미국이 현재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적용 중인 50% 관세와 관련, "각자의 국내 시장을 과잉 공급에서 보호하기 위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상호간 공급망 안보를 보장하고 여기에는 관세할당(TRQ) 해법도 포함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철강 TRQ 도입 방안은 지난달 합의 타결 뒤 EU가 발표했으나 미국이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입장에서는 TRQ 물량까지는 일정 부분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TRQ 적용 물량은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고 EU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특히 한국산 철강은 한미 간 무역합의 타결에도 50%가 계속 부과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산에 대한 TRQ가 시행되면 한국 수출기업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공동성명에는 유럽산 일부 상품에 대한 관세 면제 목록도 명시됐다. 이에 따라 9월 1일부터 유럽산 항공기 및 부품,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복제약, 화학 전구체는 15% 상호관세율이 아닌 기존대로 MFN 세율이 계속 적용된다. EU는 합의된 관세 면제 제품에 대한 MFN 세율이 0% 혹은 0%에 가깝기에 사실상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EU는 또 다른 대미 주력 수출품인 와인·주류를 면제 목록에 포함하는 데는 실패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불행히도 와인·주류 품목을 포함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지만 미국 역시 이 산업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며 미국 측을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성명에 '면제 목록 추가 모색'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면서 "아직 문이 아예 닫힌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U는 공동성명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를 고려, 최근 합의된 면제 기준에 더해 시행 과정에서 추가적인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CBAM은 EU 역외에서 생산된 시멘트, 전기, 비료, 철·철강, 알루미늄, 수소 등 6가지 품목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아울러 디지털 및 비관세 장벽을 완화·제거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EU는 이것이 자체 규제인 디지털시장법(DMA), 디지털서비스법(DSA)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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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EU, 의약품·반도체 관세 '15% 상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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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9)] 번개로 인한 고사목, 연간 3억 그루⋯탄소배출, 연간 10억 톤 달해
- 연간 3억 그루 이상의 나무가 번개에 맞아 쓰러지면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로 번개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번개가 전 세계 산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공대(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TUM)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번개로 인한 나무의 직접적 피해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연간 약 3억 2000만 그루의 나무가 번개로 인해 고사목이 된다고 밝혔다고 과학 기술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번개 발생과 지구 온난화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 지구 온난화는 단순히 온도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대기의 역학 자체를 변화시켜, 뇌우와 낙뢰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는 주요 촉진 요인이다. 기후 과학자들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대기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번개 발생 빈도와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번개는 주요 자연발화 원인 중 하나이며, 고온의 건조한 기후와 겹칠 경우 대형 산불의 직접 원인이 될 수 있다. 번개에 의한 고사목, 연간 탄소배출량 10억톤 이상 TUM 연구에 따르면, 번개에 의해 죽은 나무는 전 세계 식물 바이오매스(생물량) 연간 손실의 최대 2.9%를 차지하며, 이를 통해 연간 최대 10억 9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이 수치는 번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만을 다룬 것으로, 산불 등 2차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참고로 서울시 기후변화 대응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의 탄소배출량은 연간 4000만~4500만톤에 달한다. 10억톤의 CO₂는 서울의 1년 탄소 배출량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또한 대한민국 전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억~7억톤 수준으로 10억톤의 CO₂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탄소 배출량의 약1.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열대 우림서 수집한 데이터, 전 지구 모델로 확장 연구팀은 파나마 바라콜로라도섬(Barro Colorado Island, BCI)의 원시 열대림에서 촬영된 카메라 기반 번개 관측 자료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드론과 현장 조사로 낙뢰 피해 나무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평균 한 번의 번개가 3.5그루의 나무를 죽인다는 사실을 도출했다. 특히 '플래시오버(flashover)'라 불리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낙뢰 전류가 나무의 수관 간 공기층을 타고 최대 45미터 떨어진 나무까지 전파되며 피해를 확산시키는 현상이다. 이후 연구진은 이를 검증된 수학 모델에 적용한 뒤, 위성 기반 광학망과 지상 관측 자료로 구성된 두 개의 방대한 낙뢰 빈도 데이터를 결합해 전 지구적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2억 8600만3억 2800만 건의 낙뢰가 지구 표면을 강타했고, 이로 인해 연간 3억 100만3억 4,000만 그루의 나무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름 60cm 이상의 대형 수목은 2400만~3600만 그루에 달했다. 전체 고사 비중 0.7%지만, 대형수목 피해는 6.3% 연구에 따르면 자연적인 원인으로 죽은 나무는 연간 500억 그루에 달한다. 번개는 전체 죽은 나무의 0.69%만을 차지하지만, 대형 죽은 나무에서는 최대 6.3%를 차지해 생태계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번개 피해는 주로 열대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나, 향후 중위도 및 고위도 지역에서 낙뢰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온대 및 냉대림에서도 관련 피해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TUM 기후·지표면 상호작용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크라우제(Andreas Krause) 박사는 "기후모델은 향후 온대림에서 번개에 의한 수목 사망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기후모델, 탄소 시뮬레이션에 낙뢰 반영 필요성 제기 이번 연구는 산림 구조 및 탄소 저장량을 예측하는 기존 기후모델에서 번개로 인한 수목 사망이 과소평가돼 있거나 아예 누락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의 산림 탄소 계산 및 환경 예측 모델에 낙뢰 요인을 포함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TUM 연구진은 "죽은 나무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식별하기 어렵고, 기존 조사도 국지적·일회성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통계적 추정이 불가능했다"며, 이번 연구는 그 공백을 메우는 첫 정량 분석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는 산림 파괴의 주요 원인이 벌목이나 산불, 병충해로 여겨졌지만, 이 연구는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번개'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 지구적 변수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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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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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9)] 번개로 인한 고사목, 연간 3억 그루⋯탄소배출, 연간 10억 톤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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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8)] 지구, 3년 내 1.5도 임계치 초과 위기⋯기후과학자들 '탄소 예산 고갈' 경고
- 전 세계 탄소배출량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국제사회가 설정한 '1.5도 임계치'를 단 3년 만에 초과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유수의 기후과학자 60여 명은 최근 지구온난화의 최신 동향을 종합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전망을 제시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BBC,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등 다수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195개국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재난을 피하기 위한 목표였다. 그러나 보고서는 현재의 화석연료 소비 속도와 산림 파괴 추세가 계속된다면, 해당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리즈대 프리슬리 기후미래센터 소장이자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피어스 포스터 교수는 "지금 세계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지구와 해수의 온난화,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초 기준 지구의 '탄소 예산(Carbon Budget)'은 약 5천억 톤으로, 이는 1.5도 제한선을 지킬 수 있는 여지를 의미했다. 그러나 2025년까지 이 수치는 1300억 톤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재와 같은 400억 톤 수준을 유지할 경우, 3년 내 해당 예산이 소진되면서 1.5도 초과가 사실상 확정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처음으로 1.5도를 넘겼으며, 이는 자연적인 기후 요인 외에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의 기온은 평균 1.36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10년간 0.27도씩 추가 상승할 경우 2030년을 전후해 임계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급격한 온난화는 빙하 융해와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심화를 초래하고, 특히 빈곤층과 저개발국에 더 큰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보고서는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Earth’s energy imbalance), 즉 지구 기후 시스템에 축적되는 초과 열량이 1970~1980년대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2010년대 대비 약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열의 약 90%는 해양에 흡수되며, 이는 해양 생태계 교란과 해수면 상승을 동반한다. 보고서는 또, 해수면 상승 속도가 1990년대 이후 두 배로 빨라졌고, 이는 전 세계 해안 지역 거주자 수천만 명의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희망적인 조짐도 언급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청정에너지 기술의 확산으로 배출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기술 의존적 접근만으로는 온난화를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정책 전문가 요에리 로헬히 교수는 "1.5도를 넘는 초과 상태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다시 제거하더라도 현재의 피해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10년간의 배출 감축 노력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며, 온도 상승의 매 0.1도마다 피해 규모와 인류의 삶의 질에 중대한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는 이미 진행 중이며, 단기적 기준이 아닌 지속적인 정책 전환과 감축 이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2도와 1.5도는 그 영향 면에서 질적으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지금의 선택이 미래 세대의 삶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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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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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8)] 지구, 3년 내 1.5도 임계치 초과 위기⋯기후과학자들 '탄소 예산 고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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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제 재생 위해 대규모 투자·개혁 필요성 제기돼
-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중국을 쫓아가기 위해서는 보다 협조적인 산업정책과 더 빠른 의사결정,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의 글로벌 경쟁력이 '실존적 위험'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보고서에서 미국,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간 7500억∼8000억 유로(약 1114조∼1188조 원)의 신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EU 국내총생산(GDP)의 4.4∼4.7%에 달하는 규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유럽 재건 원조 계획인 '마셜플랜' 규모가 GDP의 1∼2%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가 넘는 비율의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한 것이다. 특히 민간부문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회원국간 공동 투자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자본시장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공동 안전자산을 발행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금 조달을 위해 유로존 국가들이 연대 보증을 통해 공동명의로 발행하는 채권인 유로본드의 적극적인 발행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약 330쪽 분량의 보고서는 청정기술, 반도체, 국방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별 상황 진단과 정책적 해법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보호무역주의를 피해야 한다면서도 "개방무역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탈탄소화, 경쟁력 관련 공동 계획 추진 시에는 공평한 글로벌 경쟁환경과 역외에서 국가 지원을 받는 (업체들과의) 경쟁을 상쇄하기 위한 방어적 무역 조치가 수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철강기업 등이 영향을 받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해서는 역외 기업들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행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역내) 에너지집약 산업에 대한 탄소배출권거래(ETS) 무상 할당의 단계적 폐지를 보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BAM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보완될 때까지는 역내 기업 보호수단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CBAM은 철강 등 6개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역외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현재는 전환기로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만 부여되고 있으며 2026년부터는 비용이 본격 부과된다. EU는 당초 역외 기업의 반발을 고려해 2026년부터 2034년까지 EU 기업들에 제공해온 'ETS 무상 할당'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었다. 드라기 전 총재는 또 미국의 중국산 관세 인상,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 규정 강화 등을 언급하면서 "EU에서는 외국인 직접 투자 심사가 각 회원국 권한이어서 집단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수요가 급증한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EU 반도체 전략' 수립도 주문했다. EU 예산을 통한 반도체 부문 공동 지원, 신규 사업 패스트트랙 승인을 비롯해 역내 공동·민간입찰 사업 촉진을 위한 'EU 반도체 인증제도' 신설 등이 제시됐다. EU 차원의 반도체 수출통제 관리 강화, 제3국의 반도체 장비·소재 수출통제에 따른 EU 이익 방어 등도 언급됐다. 드라기 전 총재는 이날 경쟁력 쇠락을 막으려면 전반적 개혁이 '급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복잡한 EU의 의사결정 구조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EU는 여러 회원국이 모인 특성상 특정 회원국의 거부권 행사로 법안 처리가 지연되거나 아예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날 보고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9월 연례 정책연설에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연구해달라고 공식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드라기 전 총재가 유럽 재정위기 당시 과감한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으로 유로존(당시 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위기를 막아내 '슈퍼 마리오', '유로존 구원투수' 등으로 불리는 대표적 금융경제통이라는 점에서 보고서 내용에 이목이 쏠렸다. 이날 제안 중 일부는 오는 11월 이후 출범하는 '폰데어라이엔 2기' 정책 수립 시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당수가 27개국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한 데다 공동채권 등 일부 사안의 경우 EU 내에서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회원국간 입장차가 크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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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제 재생 위해 대규모 투자·개혁 필요성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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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57)] 영국 스타트업, AI로 희토류 없는 영구자석 개발
- 영국의 한 스타트업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도 영구 자석을 제작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머티리얼스 넥서스(Materials Nexus)는 영국 헨리 로이스 연구소 및 셰필드 대학교와 협력해 AI 기반 소재 발굴 플랫폼을 활용해 희토류 원소를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영구 자석인 '마그넥스(MagNex)'를 개발했다고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IE)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구 자석은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도 자기장을 유지할 수 있는 자석이다. 전자레인지 문이나 스피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뿐만 아니라 풍력 터빈 로터, 첨단 로봇, 전기자동차(E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현재 사용되는 영구 자석은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과 같은 희토류 광물을 사용해서 만들어진다. 이들은 매우 희귀하며 공급망 문제에 매우 취약한 광물이다. 머티리얼스 넥서스는 강력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기존 재료를 대체하거나 프로세스를 줄이는 새로운 재료를 설계해 산업생산 과정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새로 개발된 영구 자석 제작은 기존 프로세스보다 200배나 빨랐고, 탄소 배출량은 70%나 절감됐다. 조나단 빈(Jonathan Bean) 머티리얼스 넥서스 공동 설립자 겸 CEO는 "이 AI 기반 플랫폼은 원하는 물성을 지닌 원소 조합을 빠르고 체계적으로 주기율표에서 검색한다. 모든 데이터는 자체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생성되기 때문에 실험 데이터 세트보다 정확성과 범위가 넓다. 이 데이터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입력되고 최적의 공식을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1억개 이상 후보 물질 조성 연구팀은 이 기술을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영구 자석 개발에 적용하여 1억 개 이상의 후보 물질 조성을 분석해 새로운 유형의 영구 자석을 제작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3개월간의 설계 및 테스트를 거쳐 기존 방식 대비 20% 저렴한 소재 비용으로 마그넥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개발 속도는 기존 방식의 200배나 빨랐다. 셰필드 대학의 야금 및 재료 가공교수인 이안 토드(Iain Todd)는 "머티리얼스 넥서스와의 첫번째 협력이 이처럼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토드 교수는 "재료 발견을 위해 AI를 사용하는 머티리얼스 넥서스의 접근 방식과 셰필드의 헨리 로이스 연구소에서 고급 합금을 제조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시설이 결합되어 새로운 자성 재료를 놀라운 속도로 개발할 수 있었다. 이 접근 방식의 추가적인 이점은 현재 사용 가능한 희토류 재료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70% 감소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량 70% 감소 빈 CEO는 "AI 기반 재료 설계는 자기 뿐만 아니라 재료 과학 전체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는 모든 종류의 산업 요구에 맞는 새로운 재료를 설계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방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그넥스에 대한 소재 발굴 재료 검색에 3개월이 걸렸다. 데이터 세트와 기능을 확장함에 따라 검색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IE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빈은 또한 "이미 반도체, 촉매제, 코팅 등 다양한 제품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점점 더 시급해지는 공급망과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소재 개발에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우리 플랫폼이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마그넥스의 개발은 희토류 없는 영구 자석 제조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미래 청정 에너지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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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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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57)] 영국 스타트업, AI로 희토류 없는 영구자석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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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3년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 수주
- 한화오션이 3년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23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342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6년만의 최고가다. 한화오션이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한 것은 2021년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이는 지속적인 고수익 제품위주의 선별 수주전략으로 이룬 성과로 평가된다. 이들 선박은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6년 상·하반기 각각 1척씩 선주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계약에는 추가로 계약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 선박은 한화오션이 개발한 각종 연료 저감 장치와 최적화된 선형을 적용해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한 친환경 원유운반선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되어 온 차별화된 VLCC 기술력과 건조 경험 그리고 선도적 친환경기술 적용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2022년 3척이 발주됐지만 2023년 18척이 발주되는 등 시황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건조중인 수주 잔량도 23척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과 건조실적을 보유한 한화오션의 수혜가 앞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현재 전세계에서 운항중인 925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중 가장 많은 185척을 건조했다. 최근 세계적인 조선해운 리서치 기관인 클락슨사가 집계한 신조선가 기준을 보면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선가는 2021년 이후 3년동안 무려 40% 이상 상승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LNG운반선, 암모니아운반선과 더불어 새로운 고수익 선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과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2척 등 총 4척 약 5억1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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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3년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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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비용·탄소 배출 확 줄여주는 페인트 나왔다
- 미국 SLAC 국립가속기 연구소에서 최근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배출량을 줄여주는 신개념 페인트를 개발했다. 미국 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 페인트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탄소 배출량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 페인트의 주요 장점이다. SLAC 연구소(스탠퍼드 대학교 운영, 미국 에너지부 소속)에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는 건물의 난방 에너지 소비량을 무려 36% 절감했다. 냉방 에너지 소비량 역시 21% 감소시킴으로써, 건물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을 짧은 기간 동안 7.4%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추이이(Yi Cui, 崔屹) 교수는 “기존 에너지 절감 기술들이 제한된 색상에만 적용되었던 반면, 이번 페인트 기술은 8가지 다양한 색상을 포함하여 개발되었다”며, 그 혁신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페인트는 중적외선을 효과적으로 반사해 에너지 절약 효과를 극대화하며, 기존 페인트보다 10배 이상 높은 반사율을 보여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의 에너지 절약 기술들은 '창문용 저방사막 필름' 등이 존재했으나, 이들은 주로 금속색과 회색으로 제한됐다. 그러나 이번 혁신을 통해 흰색,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주황색, 보라색, 어두운 회색 등 8가지 다양한 색상의 페인트가 개발되었다. 청결을 유지하는 특성과 함께 고온 및 저온에도 견디는 내구성도 이 페인트의 또 다른 장점이다. 공동 연구자 펑 위찬(Yucan Peng, 彭雨粲) 박사는 환경 친화적인 페인트 기술의 지속적 발전을 강조하며, 이를 통한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감에 대한 연구소의 노력을 약속했다. 이러한 혁신적 페인트 기술의 도입으로, 건물에서의 에너지 소비 절감 및 환경 보호 측면에서의 큰 발전이 기대되며, 앞으로 건물의 에너지 관리에 있어 큰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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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비용·탄소 배출 확 줄여주는 페인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