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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7)] AI, 모니터 찢고 '몸'을 얻다⋯'피지컬 AI' 시대 개막
- 컴퓨터 화면 속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쏟아내던 인공지능(AI)이 마침내 모니터를 찢고 현실 세계로 걸어 나왔다. 2026년은 AI가 가상 공간의 '생성(Generation)' 단계를 넘어, 물리적 실체를 갖고 현실을 '작동(Action)'시키는 '피지컬 AI(Physical AI·실물 AI)'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생성형 AI가 지식 노동의 혁명을 가져왔다면, 피지컬 AI는 도로를 달리고 공장을 가동하며 실물 경제의 핏줄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이다. 그 변화의 최전선인 'CES 2026' 현장에서 확인된 기술 패권의 이동을 심층 분석한다. 상상이 현실로…'생성' 넘어 '작동'의 시대로 피지컬 AI는 말 그대로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 안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는 AI다. 챗GPT가 시를 쓰고 코드를 짰다면,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로 도로를 누비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되어 공장(스마트공장) 라인을 돌린다. 이 변화가 갖는 함의는 엄중하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누가 더 그럴듯한 답을 내놓느냐(알고리즘)'에서 '누가 더 현실에서 사고 없이 완벽하게 움직이느냐(시스템)'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오류가 나면 다시 쓰면 되는 텍스트와 달리, 현실에서의 오류는 곧 사고이자 비용이다. 따라서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화려함이 아닌 '안정성'과 '신뢰'에 있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로봇에 눈을 달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 흐름을 정확히 꿰뚫었다. 그가 전격 공개한 '베라 루빈 NVL72'는 단순한 칩셋이 아니다.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36개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 72개를 결합한 이 괴물 같은 시스템은 피지컬 AI를 위한 강력한 심장이다. 황 CEO는 "AI의 다음 단계는 로봇"이라고 단언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은 단순한 패턴 인식을 넘어, 돌발 변수가 난무하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0.1초 뒤를 예측하는 고차원적 추론 능력이 필수적이다. 엔비디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업한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와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심(Isaac Sim)'을 통해, 가상의 뇌를 현실의 몸체에 이식하는 과정을 시연해 보였다. 이는 "로봇 공학의 챗GPT 시대"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같은날 미국 자율주행 배송 로봇 스타트업 누로(Nuro)와 전기차 제조 기업 루시드(Lucid), 우버(Uber)도 CES 2026 엔비디아 라이브 행사에서 3개사가 합작으로 제작한 로보택시를 공개해 이에 화답했다. 현대차 '아틀라스', 제조 현장의 새 작업자 소프트웨어에 엔비디아가 있다면, 하드웨어의 주도권은 제조 강자들이 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날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축으로 한 피지컬 AI 산업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핵심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연간 3만 대 규모로 아틀라스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의 '옵티머스'에 맞불을 놓는 전략이자, 자동차 제조 공정을 로봇의 테스트베드로 삼겠다는 영리한 포석이다. 이미 현대차와 모셔널이 개발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특정 구간 무인 주행이 가능한 '레벨 4' 단계에 진입했다. 구글 웨이모와 우버 등 글로벌 기업들이 레벨 4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자동차를 만드는 로봇'과 '물류를 나르는 로봇'까지 직접 설계·운영하는 '토털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축적된 제조 데이터의 가치"는 바로 피지컬 AI를 학습시킬 가장 강력한 무기다. 韓 제조업의 기회…'가능성' 아닌 '책임' 물어야 왜 지금 피지컬 AI인가. 기술이 무르익어서가 아니다. 현실 적용의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비용 절감의 도구였다면, 피지컬 AI는 노동, 안전, 책임 구조를 재설계하는 사회적 인프라다. 레벨 4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의 공장 투입은 AI가 처음으로 '실패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존재가 됐음을 의미한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무엇을 해도 되는가"라는 윤리적·법적 질문으로 치환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은 독보적인 기회를 잡았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물류 등 실물 산업 전반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는 글로벌 빅테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다. 우리가 가진 공장과 물류 현장은 피지컬 AI를 가장 혹독하게 검증하고 훈련시킬 최적의 학교다. 하지만 과제는 기술 밖에 있다. 자율주행 사고의 책임 소재, 로봇의 오작동에 대한 법적 기준 등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기술은 이미 도로 위를 달릴 준비를 마쳤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낯선 지능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법과 제도의 '가드레일'을 세우는 일이다. 2026년, 피지컬AI의 등장과 함께 우리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첫 번째 챕터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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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7)] AI, 모니터 찢고 '몸'을 얻다⋯'피지컬 AI'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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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직접투자 360억달러 '사상 최대'⋯미국 자금 유입 급증
- 지난해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60억5000만달러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발표한 '2025년 FDI 동향'에서 신고 기준 FDI가 전년 대비 4.3% 증가해 5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행된 도착 금액도 179억5000만달러로 16.3% 늘어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FDI는 3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나, 4분기 들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가 집중 유입되며 반등했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시장 신뢰가 회복된 점이 외국인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투자액은 고환율과 AI 정책 드라이브가 맞물리며 전년 대비 86.6% 급증한 9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지난해 외국인 투자 역대 최대⋯미국 투자 86% 급증 지난해 한국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투자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미·중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고점 논란 속에서도 한국이 주요 투자처로 다시 부각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신고 기준) FDI는 360억5000만달러로, 2020년 대비 5년 만에 73% 증가했다. 특히 실제 집행된 투자 금액인 도착 금액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점은, 단순한 투자 계획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물 투자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FDI 흐름은 지난해 3분기까지 부진했지만, 4분기 들어 AI·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형 투자가 몰리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고 시장 신뢰가 회복된 점을 꼽았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4분기에는 아마존웹서비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앰코테크놀로지의 반도체 후공정 투자, 프랑스 에어리퀴드의 반도체 공정가스 투자, 독일 싸토리우스의 바이오 원부자재 투자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잇따랐다. 남명우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은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가 위축되는 흐름 속에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며 투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며 "이는 우리 제조업의 기초 체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FDI는 157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8% 늘었고, 서비스업은 190억5000만달러로 6.8%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서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 분야 투자가 두드러졌다. 화학공업 투자는 99.5% 늘어난 58억1000만달러, 금속 분야 투자는 272.2% 급증한 2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반면 전기·전자와 기계장비·의료정밀 분야는 전년 대비 투자액이 줄어 업종별 온도 차도 뚜렷했다. 서비스업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온라인 플랫폼 관련 투자가 확대되며 유통, 정보통신,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 분야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다만 금융·보험 부문은 투자액이 감소해 고금리·고변동성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존재감이 가장 두드러졌다. 미국의 대한국 투자액은 97억7000만달러로 86.6% 급증하며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금속, 유통,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유럽연합(EU)도 화공과 유통 업종을 중심으로 35.7% 증가한 6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의 투자는 각각 28.1%, 38.0% 감소했다. 미국 투자 급증의 배경으로는 고환율 효과도 거론된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외국인 입장에서 투자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부는 환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AI 정책, 첨단산업 육성 전략, 제조업 기반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최대 실적의 핵심은 '그린필드 투자'였다.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신설하는 그린필드 투자는 285억9000만달러로 7.1%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과 달리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질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M&A 투자는 74억6000만달러로 감소했지만, 3분기 급감 이후 감소 폭이 크게 줄어 회복 조짐을 보였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올해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중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제 블록화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전략적 투자 유치와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FDI 최대 실적이 일회성 반등에 그칠지,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는 올해 정책 집행과 글로벌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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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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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직접투자 360억달러 '사상 최대'⋯미국 자금 유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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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5)] 원화 약세 장기화, 외국인 투자 신뢰 약화가 배경
- 미국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참석한 한국 경제학자들이 최근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경쟁력 약화와 외국인 투자 신뢰 저하를 지목했다. 5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총회에 참석한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근본 원인은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할 유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정체된 반면 해외로 나가는 투자만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자본 흐름이 고환율을 구조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쉽게 넘지는 않겠지만, 과거처럼 140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니해설] 원화 약세 장기화, 외국인 투자 신뢰 변화 주목 최근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책임 논쟁은 수출 기업, 개인 해외투자자, 글로벌 금리 환경 등으로 분산돼 있다. 그러나 미국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참석한 한국 경제학자들의 진단은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지목했다. 원화 약세는 단기 수급이나 심리 요인이 아니라,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된 결과라는 것이다.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 주식시장과 기업이 매력적이라면 외국인 자금은 환율과 관계없이 유입된다"며 "지금은 그 반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한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국내 기업과 자본의 해외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자본이 한국을 '투자처'가 아닌 '자본 유출국'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특히 미국과의 대비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경쟁력과 자본시장 신뢰 측면에서 미국 기업과 증시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환율의 원인으로 종종 거론되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 역시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구조적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근본 원인은 한국 경제의 성장 기대와 제도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환율 전망에도 반영된다. 김 교수는 "달러당 1500원을 쉽게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과거처럼 1400원 아래로 환율이 안정되기도 쉽지 않다"며 "고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범위 안에 갇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와 규제 환경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원화 약세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 요인은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총회에 참석한 장유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교수는 AI 기술이 생성형 AI 단계를 넘어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고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전환 과정에서 한국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피지컬 AI(Physical AI)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말과 글을 다루는 생성형 AI를 넘어, 자율주행 차량이나 휴머노이드로봇, 산업물류로봇, 스마트공장처럼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AI가 핵심이다. 장 교수는 "피지컬 AI는 단순한 데이터 학습이 아니라, 제조·물류·건설·정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숙련도가 핵심 자산"이라며 "한국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숙련공을 다수 보유한 드문 국가"라고 말했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된 미국과 유럽 다수 국가와 달리,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픈AI가 대형언어모델(LLM)을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로 훈련했듯, 한국은 숙련공과 산업 현장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모델을 훈련·개발할 수 있다"며 "이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린다면 원화 약세와 투자 부진이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원화 약세는 환율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글로벌 자본과 기술 경쟁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인 투자자 신뢰 회복과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 없이는 환율 안정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학계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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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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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5)] 원화 약세 장기화, 외국인 투자 신뢰 약화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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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엔비디아, '베라 루빈' 조기 공개로 AI 슈퍼칩 패권 굳힌다
- 엔비디아가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Vera Rubin)'을 조기 공개하며 AI 반도체 경쟁에서 초격차 전략을 분명히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36개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 72개를 결합한 '베라 루빈 NVL72'를 전격 공개했다. 해당 칩은 기존 '그레이스 블랙웰' 대비 추론 성능이 5배 향상됐고, 토큰당 비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엔비디아는 루빈 기반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황 CEO는 "매년 컴퓨팅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알파마요'와 로봇·디지털 트윈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CES 2026'서 슈퍼칩 베라 루빈 조기 공개 엔비디아가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을 예정보다 앞당겨 공개한 것은 단순한 신제품 소개를 넘어, AI 컴퓨팅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 전반에 대한 선언에 가깝다. 현재 주력 제품인 '그레이스 블랙웰(GB)'이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차기 아키텍처를 조기 노출한 것은, 경쟁사에 추격의 시간 자체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공개된 '베라 루빈 NVL72'는 CPU 36개와 GPU 72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초대형 슈퍼칩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 칩은 추론 성능이 기존 대비 5배 향상됐고, 대규모 언어모델(LLM) 운용에서 핵심 지표로 꼽히는 토큰당 비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델 학습에 필요한 GPU 수 역시 4분의 1로 줄어들어, 기업과 연구기관은 훨씬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AI 인프라 비용 부담이 산업 확산의 병목으로 지적돼 온 만큼, 이번 성능·비용 구조의 변화는 시장 파급력이 크다. "베라 루빈 기반 제품 올 하반기 출시"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단 1년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매년 컴퓨팅 기술의 기준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베라 루빈은 이미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칩 개발 주기가 과거 반도체 산업보다 훨씬 짧아졌음을 스스로 인정한 발언이기도 하다. 엔비디아는 루빈 기반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하겠다고 밝혀, AMD나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인 구글과의 경쟁에서 기술 간극을 더욱 벌리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기 공개의 배경에는 '실물 AI(Physical AI)'의 급부상도 자리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은 단순한 패턴 인식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고차원 추론 능력을 요구한다. 이는 곧 막대한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며, 엔비디아가 강점을 가진 GPU 중심 컴퓨팅 구조와 직결된다.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도 공개 황 CEO가 이날 함께 공개한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는 이러한 전략의 상징적 사례다. 알파마요는 엔비디아의 세계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와 연계돼, 카메라로 인식한 정보에 더해 향후 발생할 상황까지 추론해 차량을 제어한다. 황 CEO는 "골목길에서 공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어린이가 뒤따라 나올 가능성까지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파마요가 적용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CLA'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고 표현했다. 해당 차량은 1분기 내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2~3분기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알파마요가 오픈소스로 공개돼, 완성차 업체들이 자유롭게 수정·적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AI 다음 단계는 로봇" 엔비디아는 로봇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강화했다. 황 CEO는 "AI의 다음 단계는 로봇"이라며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심(Isaac Sim)'을 통해 로봇이 물리적 세계를 학습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로봇 구동 모델 '그루트(GROOT)'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미국 로봇공학회사 피겨 AI(Figure AI, Inc.)의 로봇 사례를 소개했고, 독일 지멘스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차세대 AI 공장 구상도 공개했다. 무대에는 픽사 애니메이션 '월-E'를 연상시키는 2족 보행 로봇이 등장해, 엔비디아의 소형 컴퓨터 '젯슨'과 '옴니버스' 플랫폼으로 훈련된 상호작용 장면을 연출했다. "AI 전체 시스템 만든다" 기조연설에 앞서 메르세데스 벤츠, 스케일AI, 코드래빗, 에이브리지, 스노플레이크 등 주요 파트너들이 대담 형식으로 무대에 오른 장면 역시 의미심장하다. 엔비디아가 단순한 GPU 공급업체를 넘어, 데이터·모델·플랫폼·애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AI 전체 스택'을 지배하는 기업임을 부각하기 위한 연출로 풀이된다. 황 CEO는 연설 말미에 "우리는 칩을 만드는 회사이지만, 이제는 전체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놀라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스택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베라 루빈 조기 공개와 자율주행·로봇 전략은, 엔비디아가 AI 시대의 인프라 표준을 계속해서 자사 중심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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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엔비디아, '베라 루빈' 조기 공개로 AI 슈퍼칩 패권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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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1)] 서부 캐나다 빙하, 2025년 급속도로 후퇴
- 2025년 서부 캐나다의 빙하가 관측 사상에 가까운 속도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더글로브앤메일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빙하 후퇴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른 지질 재해와 수자원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지난해 8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남동부의 버가부 주립공원에서는 빙하가 형성한 자연 댐이 붕괴되며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등산객과 하이커 60여 명이 고립돼 헬기로 구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해발 3000m를 넘는 화강암 봉우리로 유명한 이 지역은 전 세계 산악인들이 찾는 명소지만, 빙하 축소로 지형 안정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빙하학자들은 2025년을 서부 캐나다 빙하 관측 역사상 최악의 해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빙하 표면에서 평균 2.5m에 달하는 물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는 질량 기준으로 약 300억 톤이 사라진 것과 맞먹는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북부대 지구과학과 브라이언 메뉴노스 교수는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라며 "최근 몇 년의 누적 손실을 감안하면 매우 우려스러운 추세"라고 말했다. 2025년은 유엔이 지정한 '빙하 보전의 해'이자, 과학자들이 역대 가장 더운 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한 시기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의 대형 산불, 아시아의 치명적 홍수 등 전 세계적 기후 재난이 잇따른 가운데, 북극권 역시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메뉴노스 교수는 "빙하를 보전하기는커녕, 오히려 손실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부 캐나다에는 1만8000개가 넘는 빙하가 분포해 있으며, 이는 해양 생태계와 지역 사회의 수자원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빙하가 급속히 줄어들면 호수와 하천의 유량 조절 기능이 약화돼 가뭄 위험이 커지고, 실제로 브리티시컬럼비아와 앨버타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 산악 빙하가 2100년까지 절반 이상의 질량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지만, 최근 관측 결과는 이 전망조차 낙관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메뉴노스 교수 연구팀은 최근 4년간의 빙하 손실 속도가 이전 10년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만한 감소 구간을 이미 지났고, 훨씬 가파른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빙하 소실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현재 각국이 제출한 기후 대응 계획으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데 필요한 감축량의 1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캐나다 서부에서는 신규 화석연료 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18년간 유지해 온 소비자 탄소세를 폐지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개시와 신규 송유관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원주민 단체들은 빙하 축소가 생태계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관측과 대응 투자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인디언 추장 연합의 마릴린 슬렛 재무총장은 "빙하는 많은 원주민 공동체에 신성한 존재"라며 "미래 세대에 대한 공동의 책임 차원에서 연구와 보호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빙하 아래 형성되는 호수의 수자원 활용 가능성 등 적응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메뉴노스 교수는 "단순히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 아니라, 이 손실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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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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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1)] 서부 캐나다 빙하, 2025년 급속도로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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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9)] 블랙홀 주변 시공간 흔들림 첫 포착⋯아인슈타인 예측 100년 만에 실증
- 천문학자들이 회전하는 블랙홀 인근에서 시공간 자체가 흔들리는 현상을 처음으로 직접 관측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보도했다. 별이 블랙홀에 의해 파괴되는 극적인 순간에 포착된 이번 발견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핵심 효과를 실증적으로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관측이 극히 어려운 우주 현상을 추적해온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돌파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과 영국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이 만들어내는 시공간의 소용돌이 왜곡을 최초로 직접 검출했다고 밝혔다. 회전 블랙홀이 시공간을 끌어당기는 '프레임 드래깅' 이 현상은 '렌즈–시링 프리세션(Lense–Thirring precession)'으로 불리며, 일반적으로 '프레임 드래깅(frame-dragging)'으로 알려져 있다. 회전하는 블랙홀이 주변 시공간을 비틀어 끌어당기면서 인근의 물질과 천체 궤도가 서서히 흔들리는 효과를 뜻한다. 연구는 중국과학원 산하 국가천문대가 주도했으며,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초대질량 블랙홀에 접근했다가 파괴된 별의 흔적을 관측한 '조석파괴사건(TDE)' 천체인 AT2020afhd를 집중 연구했다. 별의 붕괴가 드러낸 회전 원반과 제트의 동조 흔들림 별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찢겨나가면서 잔해는 블랙홀 주변에 빠르게 회전하는 원반을 형성했고, 동시에 물질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분출되는 강력한 제트가 방출됐다. 연구진은 X선과 전파 신호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분석한 결과, 원반과 제트가 함께 흔들리는 '공동 프리세션' 현상을 확인했다. 이 흔들림은 약 20일 주기로 반복됐으며, 이는 회전 블랙홀이 시공간을 비틀어 만드는 프레임 드래깅 효과의 명확한 관측 신호로 해석됐다. 한 세기 전 예측, 관측으로 입증되다 이 효과의 개념은 1913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처음 제시했고, 1918년 렌즈와 시링이 수학적으로 정식화했다. 이번 관측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주요 예측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블랙홀의 회전 속도와 물질 유입 과정, 제트 생성 메커니즘을 연구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동 저자인 카디프대 코시모 인세라(Cosimo Inserra) 박사는 "이번 연구는 회전하는 블랙홀이 시공간을 끌어당긴다는 프레임 드래깅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며 "100년 넘게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예측을 실제 관측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물리학자들에게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AT2020afhd는 기존에 연구된 조석파괴사건과 달리 단기적인 전파 신호 변동을 보였고, 이는 단순한 에너지 방출로 설명되지 않았다"며 "이 점이 시공간 왜곡 효과를 확신하게 만든 결정적 단서였다"고 설명했다. X선·전파 망원경으로 포착한 시공간의 흔들림 연구진은 프레임 드래깅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닐 게럴스 스위프트 천문대(Swift)의 X선 자료와 미국 칼 G.얀스키 초대형전파망원경(VLA)의 전파 관측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여기에 전자기 분광 분석을 통해 블랙홀 주변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규명함으로써, 관측된 현상이 이론적 예측과 부합함을 확인했다. 인세라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이 시공간을 끌어당기는 과정을 실제로 관측함으로써, 그 물리적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회전하는 전하가 자기장을 만드는 것처럼, 거대한 질량을 가진 회전 천체가 중력자기장(gravitomagnetic field)을 형성해 주변 천체의 운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블랙홀 물리학의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우주에서 일어나는 극한 현상을 탐구할 새로운 관측 창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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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9)] 블랙홀 주변 시공간 흔들림 첫 포착⋯아인슈타인 예측 100년 만에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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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테슬라 제치고 세계 1위⋯전기차 시장 '가격 전쟁' 본격화
-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로 올라선 가운데, 초저가 전략이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년 대비 27.9% 늘어난 225만6714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했다. 반면 테슬라는 164만대를 인도하는 데 그치며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BYD가 성장세를 이어간 배경으로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 전략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기차 시장의 승부처가 '누가 얼마나 싸게 파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해설] 2026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가성비'가 키워드 중국 BYD가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되는지를 입증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BYD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225만대가 넘는 순수 전기차를 팔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30%에 가까운 증가세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164만대 인도에 그치며 8% 이상 감소했다.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독주하던 흐름이 꺾이고, 중국 업체가 주도권을 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BYD의 약진 배경에는 철저한 원가 구조 관리가 자리하고 있다. 배터리부터 구동 모터, 반도체, 소프트웨어까지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BYD는 글로벌 시장에 초저가 모델을 대거 투입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BYD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현재 BYD는 유럽에서 9~10개에 달하는 전기차 모델을 판매 중인 반면, 테슬라는 4개 모델에 그친다. 대표 모델인 '돌핀'의 경우 독일 시장 평균 가격이 2만4000유로(약 4000만 원) 수준으로, 현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부담이 크지 않은 가격대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자, BYD는 곧바로 현지 생산기지 투자로 대응했다.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화 생산' 전략을 통해 정치·통상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이다. 이러한 전략은 판매량 증가로 직결됐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1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BYD의 성공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략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2만 유로대 가격의 ID.2올과 ID.에브리원 출시를 예고하며 반격에 나섰다. '대중차'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기차에서도 되살리겠다는 의지다.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캐스퍼 일렉트릭(인스터), EV3 등 보급형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 전반에 대한 가격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3를, 기아는 EV2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아이오닉3는 현대차 최초의 소형 전기차로, 유럽 시장에서 2만 유로대 가격으로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 EV2는 오는 9일 개막하는 브뤼셀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가장 큰 압박을 받는 쪽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이미 LFP 배터리를 적용한 중국산 저가형 모델을 통해 가격을 낮춰 왔으며, 지난해 독일에서 모델Y 저가형을 3만 유로대에 선보였다. 한국에서도 최근 모델Y와 모델3 주요 트림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방어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기차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가성비'를 꼽는다. 기술 경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는 가격이라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시장은 누가 얼마나 싸게, 그리고 많이 팔 수 있느냐에 따라 승자가 갈릴 것"이라며 "BYD가 촉발한 초저가 경쟁이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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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테슬라 제치고 세계 1위⋯전기차 시장 '가격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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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고용지표·연준 변수 앞에 선 월가⋯2026년 첫 승부는 '금리 속도전'
- 2026년 첫 거래 주를 맞는 뉴욕증시는 고용지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 전망을 둘러싼 긴장 속에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의 초점은 12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ISM 제조·서비스업 지표 등 연휴 이후 한꺼번에 공개되는 핵심 경제지표에 맞춰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다음 주 발표될 고용·활동 지표를 통해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다시 가늠할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해 말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12월 회의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추가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은 1월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종료가 다가오는 점도 향후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 방향에 따라 연준 독립성과 금리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 국채금리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달러화는 지난해 큰 폭 하락 이후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고용 둔화 신호가 확인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앞당겨질 수 있는 반면, 지표가 견조할 경우 주식·채권·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니해설] 고용·금리·연준 독립성…2026년 뉴욕증시의 진짜 변수들 다음 주 뉴욕증시는 방향성보다 판단의 재료가 쏟아지는 한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WSJ가 정리한 일정에 따르면 12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중심으로 ADP 민간 고용,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ISM 제조업·서비스업 지표가 잇따라 공개된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지표들이 정상화되는 첫 구간이다. 시장에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이 이 지표들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3.5~3.75% 수준이다. WSJ는 “시장은 다음 0.25% 포인트 인하를 완전히 반영하는 시점을 6월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을 경우, 이 시계는 앞당겨질 수 있다. 연준 내부도 '속도 조절' 고민 중 로이터가 전한 연준 관계자 발언과 12월 회의 의사록을 종합하면,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인하 속도를 두고 의견 차가 존재한다. 일부 위원들은 물가 둔화가 이어질 경우 추가 인하가 적절하다고 보지만, 다른 위원들은 금리를 일정 기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WSJ는 "최근 발표된 3분기 GDP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준의 신중론에 힘이 실렸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음 주 고용지표가 더욱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고용이 견조하면 연준은 ‘속도 조절’에 명분을 얻게 되고, 고용이 약화되면 인하 기대는 다시 살아난다. 파월 이후 연준,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소 2026년을 관통하는 변수 중 하나는 연준 의장 교체다.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로이터는 "연준 독립성 유지 여부가 시장의 핵심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의장이 누구냐에 따라 통화정책의 일관성, 정치적 압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 주가보다 중장기 금리 프리미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연준의 정책 신뢰도가 흔들릴 경우, 주식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이후의 시장, 다음 주가 분기점 2025년 시장을 이끈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는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로이터는 "대규모 AI 투자 성과가 언제 실물 경제에 반영될지가 새로운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단순 테마 장세에서 실적과 금리의 싸움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과 은은 지난해 기록적 상승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달러와 미 국채금리는 다시 방향을 잡으려 하고 있다. 다음 주 고용·ISM 지표는 이 모든 자산의 흐름을 동시에 흔들 수 있는 촉매다. 1월 첫 주, '방향'보다 '신호'를 본다 다음 주 뉴욕증시는 상승·하락 자체보다 연준이 어떤 선택지를 갖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이 식으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앞당겨지고, 견조하면 변동성은 커진다. 2026년의 첫 방향타는 결국 고용지표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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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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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고용지표·연준 변수 앞에 선 월가⋯2026년 첫 승부는 '금리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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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AI 권리 논쟁에 경고음⋯벤지오 "자기보존 징후, 필요하면 전원 차단해야"
-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진화 속에 'AI 권리 부여'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적 AI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가 엄중한 경고를 내놓았다. 그는 일부 최첨단 AI가 이미 '자기보존(self-preservation)'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통제 가능성을 전제로 한 기술 개발과 함께 필요할 경우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지오는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AI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발상은 "적대적 의도를 지닌 외계 생명체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유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사회적 장치의 정비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권리 부여는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제 AI 안전성 연구를 이끄는 벤지오는 특히 대형 언어모델을 포함한 최신 AI가 실험 환경에서 감독 체계를 회피하거나 통제를 약화시키려는 행동을 보인 사례에 주목했다. 그는 "일부 프런티어 AI 모델은 이미 자기보존의 초기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만약 법적 권리까지 부여된다면 인간이 이를 중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권리 부여' 논쟁 확산 최근 AI의 자율성과 추론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각(sentience)'을 갖춘 AI에 권리를 부여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센티언스 인스티튜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응답자의 약 40%가 ‘지각 능력을 가진 AI’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산업계에서도 AI의 '복지' 개념을 언급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은 지난해 자사 모델 '클로드 오퍼스 4'가 이용자와의 일부 대화를 스스로 종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AI의 '복지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자신이 설립한 xAI의 챗봇 '그록(Grok)'과 관련해 "AI를 고문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인간 의식'과 '기계 작동' 명확히 구분해야" 이에 대해 벤지오는 인간의 의식과 기계의 작동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간 뇌에는 과학적으로 규명 가능한 의식의 물리적·생물학적 속성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챗봇과 상호작용할 때 느끼는 '의식의 감각'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AI 내부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보다, 마치 자율적 인격과 목표를 가진 존재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에 반응한다"며, 이러한 주관적 인식이 정책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센티언스 인스티튜트 공동 설립자인 제이시 리스 앤디스는 AI와 인간의 관계가 일방적 통제와 강압에 기초할 경우 안전한 공존은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AI에 대한 권리를 과도하게 부여하거나, 반대로 일절 부정하는 극단적 접근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든 잠재적 지각 존재의 복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제프리 벤지오는 딥러닝 분야의 기초를 확립한 선구자로 가장 잘 알려져있다. 벤지오는 제프리 힌튼, 얀 르쿤과 함께 2018년 튜링상(컴퓨팅계의 노벨상)을 수상하며 'AI의 대부'로 불린다. 벤지오는 "AI의 능력과 자율성이 확대될수록, 기술적·사회적 안전장치와 함께 최종적으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인간이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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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AI 권리 논쟁에 경고음⋯벤지오 "자기보존 징후, 필요하면 전원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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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세플라스틱, 혈관 침투해 심장병 가속⋯수컷에서만 치명적 영향
- 미세플라스틱이 혈관 깊숙이 침투해 심혈관 질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동일한 조건에서 수컷에서만 동맥경화가 현저히 악화되는 성별 차이가 관찰돼,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영향에 대한 새로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UCR) 의과대학 연구진은 일상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이 동맥경화를 가속화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포장재·의류·플라스틱 제품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체내에 존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직접 교란해 죽상동맥경화의 진행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단 내용은 최근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 저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장청청 저우 교수는 "심혈관 연구 전반에서 남녀 간 반응 차이가 반복적으로 관찰돼 왔는데, 이번 결과도 그 연장선에 있다"며 "정확한 기전은 추가 규명이 필요하지만, 성염색체 차이와 에스트로겐의 보호 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 전반에 확산된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음식, 식수, 공기 전반에 퍼져 있으며, 최근에는 인체 내부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동맥경화 플라크(죽상반) 내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고, 체내 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이 입자들이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인지, 아니면 질병 과정에 동반되는 부산물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저우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최소화하며, 고도로 가공된 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실험으로 확인된 성별 차이 연구진은 동맥경화 연구에 널리 활용되는 LDL 수용체 결핍 생쥐(LDLR 결손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수컷과 암컷 모두 비교적 건강한 사람의 식단에 해당하는 저지방·저콜레스테롤 사료를 제공받았으며, 9주간 체중 1㎏당 하루 10㎎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됐다. 이는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수준을 반영한 양이다. 그 결과, 수컷 생쥐에서는 동맥경화가 급격히 악화됐다. 심장과 연결된 대동맥 기시부의 플라크 면적은 63% 증가했고, 상흉부에서 갈라지는 완두동맥에서는 무려 624%까지 늘어났다. 반면 동일한 조건에 노출된 암컷 생쥐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체중 증가나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을 유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실험 개체들은 전반적으로 마른 체형을 유지했고, 혈중 지질 수치도 변화가 없었다. 이는 비만이나 고지혈증 같은 전통적 위험 요인과 무관하게 혈관 손상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혈관 내피세포 기능 교란 확인 연구진은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혈관을 보호하는 내피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교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내피세포는 혈관 내부를 덮고 염증 조절과 혈류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미세플라스틱 노출 시 이 세포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광 표지된 미세플라스틱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입자가 실제로 죽상반 내부와 내피층에 축적되는 모습도 관찰됐다. 이는 최근 인체 연구에서 보고된 결과와도 일치한다. 더 나아가 쥐와 인간의 내피세포 모두에서 플라크 형성을 촉진하는 유전자 활성화가 확인돼, 종을 초월한 공통 반응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체 영향 규명은 과제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미세플라스틱과 심혈관 질환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실험적 증거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도, 사람에게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종류별 차이, 남녀 간 취약성 차이의 분자적 기전 규명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저우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인체 영향에 대한 이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번 연구가 미세플라스틱을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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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세플라스틱, 혈관 침투해 심장병 가속⋯수컷에서만 치명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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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7000선 도전⋯연말 랠리의 마지막 시험대
- 미국 뉴욕증시가 2025년 마지막 거래 주간에 접어들며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 경신과 7000선 돌파를 동시에 노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에도 고점 부근에서 움직이며 연초 대비 약 18%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 주는 올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2026년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집중돼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025년 말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를 3.50~3.75%까지 낮췄지만, 향후 추가 인하 시점을 둘러싼 내부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록 문구 하나하나가 연말 얇은 거래 속에서 과도하게 해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수 흐름도 미묘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S&P500은 7000선까지 불과 1% 안팎을 남겨둔 상황이지만, 최근 상승 동력은 기술주 단독이 아니라 금융·산업재·헬스케어·중소형주 등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이는 강세장의 건강도를 높이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기술주 주도력이 약화될 경우 지수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연말 특유의 계절적 강세 구간인 '산타 랠리'도 다음 주 본격화된다. 역사적으로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첫 2거래일 동안 S&P500은 평균 1% 이상 상승해 왔다. 다만 2025년처럼 이미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해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이전보다 낮아진 상태다. [미니해설] 7000선 돌파 이후가 더 중요하다 관전 포인트① 연준 의사록, ‘속도 조절’ 신호 나올까 다음 주 공개될 FOMC 의사록은 단순한 과거 기록이 아니라, 2026년 통화정책의 윤곽을 가늠할 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공식적으로는 물가 안정과 고용 균형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미 두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이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경계가 강조될 경우, 연말 랠리의 열기는 빠르게 식을 수 있다. 반대로 '완화 기조 유지'가 재확인될 경우, 7000선 돌파 시도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관전 포인트② 기술주 vs 비기술주, 주도권의 향방 2025년 강세장은 인공지능과 대형 기술주가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은 금융주와 산업재, 헬스케어,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순환매 흐름이 뚜렷해졌다. 다음 주 증시는 이 흐름이 일시적 분산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주도주 교체의 신호인지를 가늠하는 구간이 될 전망이다. 기술주가 다시 반등해 지수를 끌어올릴 경우 7000선 돌파 가능성은 커지지만, 순환매만 지속될 경우 지수는 고점 부근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관전 포인트③ 산타 랠리 이후를 보는 시장 연말 강세는 이미 '기대'로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문제는 산타 랠리 이후다. 2026년은 중간선거를 앞둔 해로,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이다. 여기에 S&P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2배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점은 조정 압력을 키운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상승 자체보다, 연초 첫 5거래일의 흐름과 거래량 변화에 더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26년 상반기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다음 주 뉴욕증시는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 7000선 돌파는 상징적 성과에 그칠 수도 있고, 반대로 조정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연말 마지막 주는 강세장의 끝이 아니라,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예고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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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7000선 도전⋯연말 랠리의 마지막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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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6)] 생명의 설계도는 '책'이 아닌 '입체 퍼즐'이었다⋯인간 게놈 '4D 지도' 완성
-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핵 속에는 생명의 모든 정보를 담은 설계도, DNA가 들어있다. 인류는 지난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이 설계도의 글자(염기서열)를 모두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에게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제가 있었다. 설계도의 글자는 다 읽었지만, 정작 이 설계도가 좁은 세포 핵 안에서 '어떻게 접혀 있는지', 그 입체적인 형태를 몰랐던 것이다. 마치 가구 조립 설명서의 글자는 읽었으나, 조립된 가구의 완성된 입체 모습은 모르는 것과 같았다. 2025년, 마침내 그 수수께끼가 풀렸다. 노스웨스턴대학교 펑 위에(Feng Yue) 교수가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 '4D 뉴클레옴 프로젝트(4D Nucleome Project)'가 인간 유전자의 3차원 입체 지도를 완성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것은 단순한 지도가 아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4D 영상 지도'다. 2m 실을 테니스공에 넣는 '압축의 미학' 우리 몸속 세포 하나에 들어있는 DNA를 일자로 펼치면 그 길이는 약 2m에 달한다. 반면 세포의 핵은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 분의 일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2m짜리 긴 끈을 이 좁은 공간에 넣기 위해서는 고도의 '포장 기술'이 필요하다. DNA는 무질서하게 구겨진 것이 아니라, 히스톤 단백질을 감고 코헤신(cohesin) 단백질을 이용해 특정한 규칙에 따라 실타래처럼 감기고, 고리를 만들며 차곡차곡 접혀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흔히 보는 막대 모양의 'X자 염색체'는 세포가 분열할 때 이동을 위해 일시적으로 꽉 뭉쳐진 상태일 뿐이다. 평소 세포 속 DNA는 거대한 도서관의 책장처럼, 혹은 아주 복잡하지만 질서 정연한 오리가미(종이접기)처럼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인간 배아 줄기세포와 포피 섬유아세포를 정밀 분석해, DNA가 꼬이고 접히는 핵심 지점이 14만 곳이 넘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4만 개의 'DNA 루프'…유전자의 스위치 역할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14만 개에 달하는 '염색질 루프(Chromatin Loops)'의 발견이다. 루프란 끈을 동그랗게 말아 만든 고리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DNA는 왜 하필 고리 모양으로 접혀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전등 스위치'의 원리를 떠올리면 쉽다. 방의 전등(유전자)을 켜려면 벽에 있는 스위치(조절 부위)를 눌러야 한다. 전등과 스위치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벽 속의 전선으로 연결돼 있다. DNA도 마찬가지다. 유전자를 작동시키는 조절 부위는 유전자 본체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DNA가 고리(루프) 모양으로 접히면, 멀리 있던 조절 부위와 유전자가 물리적으로 딱 맞닿게 된다. 즉, "DNA가 접히는 순간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14만 1365개, 섬유아세포에서 14만 6140개의 루프를 확인했다. 이 루프들이 정확한 모양으로 접혀야만 필요한 유전자가 제때 활성화되어 세포가 정상 기능을 수행한다. 반대로 루프가 잘못 접히면 스위치가 고장 난 것처럼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거나, 켜지지 말아야 할 유전자가 켜지면서 암이나 각종 유전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AI 닥터, 게놈의 3차원 모양을 예측하다 이번 연구가 독자들의 주목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결합이다. 연구팀은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딥러닝 모델'을 훈련시켰다. 이를 통해 복잡한 실험 과정 없이도 환자의 DNA 염기서열(글자 정보)만 입력하면, AI가 "이 사람의 DNA는 3차원 공간에서 이런 모양으로 접힐 것"이라고 예측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의 의학적 가치는 막대하다. 많은 질병이 유전자 글자 자체의 오타(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유전자가 위치한 '공간적 구조의 문제'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펑 위에 교수는 "질병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의 대다수는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비부호화 영역(Non-coding regions)'에 위치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정크 DNA'(쓰레기 DNA) 취급을 받았던 이 영역들이 사실은 DNA를 어떻게 접을지 결정하는 중요한 '접기 안내선'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구조'를 고쳐 병을 낫게 한다 이번 '3차원 게놈 지도'의 완성은 의학계에 세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생물학적 관점이 1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됐다. 유전자가 단순히 '있다/없다'를 넘어, '어디에 위치하고 누구와 접촉하는지'가 중요해졌다. 둘째, 원인 불명이었던 질병의 매커니즘이 규명됐다. 백혈병이나 뇌종양 같은 암세포는 DNA 구조가 정상 세포와 달리 엉망으로 꼬여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기존 약물이 특정 단백질을 공격하는 방식이었다면, 미래의 치료제는 꼬인 DNA를 풀어주거나 올바르게 접히도록 유도하는 '구조 교정' 방식이 될 전망이다. 펑 교수는 이를 "후생유전학적 억제제(epigenetic inhibitors)"를 이용한 치료라고 설명하며, 암과 발달 장애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인류는 생명이라는 거대한 건축물의 설계도를 평면도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3D 입체도로 손에 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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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6)] 생명의 설계도는 '책'이 아닌 '입체 퍼즐'이었다⋯인간 게놈 '4D 지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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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0)] 미국 연안 해수면 상승 속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가속
-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이상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 해안의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지 않았다는 최근 일부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분석이다. 미국지구물리학연합(AGU) 학술지 AGU 어드밴시스(Advance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본토 연안을 따라 관측된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00년대 초 연평균 2㎜ 미만이었으나, 2024년 기준 연 4㎜를 넘어섰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약 125년간 누적 상승 폭은 약 40㎝(16인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물리해양학자 크리스 피에커치는 "미국 연안 해수면이 장기 평균을 넘어 명백한 가속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해수면 변화는 연안에 설치된 조위계(tide gauge)를 통해 측정된다. 조위계는 해수면이 육지에 대해 얼마나 상승하는지를 기록하는 장치로, 일부 지역에서는 100년 이상 축적된 관측 자료가 존재한다. 다만 개별 관측 지점은 지반 침강이나 융기, 해류, 폭풍, 기압 변화 등 지역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 전체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피에커치 연구팀은 이러한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본토 연안을 따라 30년 이상 관측 기록을 보유한 조위계 70곳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지역적 변수를 상쇄하고 국가 차원의 해수면 변화 추세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미국 에너지부(DOE)가 발표한 보고서와 대비된다. 당시 DOE는 5개 조위계 자료를 근거로 미국 해수면 상승 속도가 장기 평균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에커치는 해당 지점들이 루이지애나주 그랜드아일, 텍사스주 갤버스턴 등 지반 침강 영향이 큰 지역에 집중돼 있어 전국적 경향을 설명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지반 침강이 특정 지역에서 해수면 상승을 과장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미국 전 연안에서 동시에 관측되는 가속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반 운동은 대체로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되며, 최근 수십 년간 나타난 급격한 상승 추세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피에커치는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 가속이 해수 온난화에 따른 열팽창과 빙하·빙상 손실이라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별된 소수 관측치만으로 해수면 상승 가속을 부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며 "전체 관측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 연안 해수면이 분명히 가속 경로에 올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수면 상승이 빨라질수록 연안 지역은 더 높은 기준선에서 침수 위험에 노출된다. 만조 시 해수가 더 깊숙이 유입되고, 폭풍이나 허리케인 피해도 증폭된다. 도로와 주택 침수 빈도가 높아지고, 습지는 소실 압박을 받으며, 담수 자원은 염수 침투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연구는 과거 평균에 기초한 연안 관리 기준이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은 멈추지 않았으며, 그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연안 도시 계획과 인프라 정책은 이러한 변화 속도를 전제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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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0)] 미국 연안 해수면 상승 속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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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5)] 비타민 C,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 완화 가능성 제시
- 비타민 C가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을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천식과 폐암 등 각종 호흡기 질환과의 연관성이 지적돼 온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22일(현지시간)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공과대학(UTS) 연구진은 수컷 생쥐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폐 조직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에 노출된 조직에 비타민 C를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비타민 C가 공기 오염이 유발하는 주요 세포 손상을 일부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는 세포 내 에너지 생성에 핵심적인 미토콘드리아의 손실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완화했으며, 불안정한 활성 분자로 인해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데 기여했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 기능 이상과 조직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이 미세먼지로 인한 생체 손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주목해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를 주도한 쉬 바이(徐白) 박사과정 연구원은 논문에서 "항산화 비타민 C 보충은 낮은 수준의 PM2.5 노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고위험군에 대한 보조적 예방 수단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동물 실험과 배양 조직을 기반으로 한 만큼, 실제 생활 환경에 있는 인간에게도 동일한 보호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험에서 사용된 미세먼지 농도와 비타민 C 투여량은 정밀하게 조절된 조건으로, 일반인의 일상적 노출 환경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UTS 분자생물학자인 브라이언 올리버 교수는 "허용 범위 내에서 비교적 높은 용량의 비타민 C 섭취가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정 섭취량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충제 복용 전에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M2.5는 교통 혼잡, 산불, 황사와 같은 자연·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최근 들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비교적 낮은 농도의 미세먼지라도 세포 수준에서는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험에 사용된 미세먼지 농도는 선진국 다수 지역에서 관측되는 수준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근본적으로는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사회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장 노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비타민 C 섭취가 잠재적인 보완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리버 교수는 "수억 명이 영향을 받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저비용의 예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세먼지는 안전한 노출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산불 등으로 인해 폐 염증과 각종 만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국제 환경 저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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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5)] 비타민 C,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 완화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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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7)] 제임스웹 망원경, 레몬 모양의 '탄소 대기' 외계행성 포착
-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활용한 관측에서, 기존 행성 형성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레몬 모양의 긴 타원형을 가진 특이한 외계행성이 포착됐다. 이 행성은 대기 성분부터 형성 과정까지 기존의 천문학적 상식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례로 평가된다. 문제의 천체는 공식 명칭이 PSR J2322-2650b인 외계행성으로, 질량은 목성과 비슷하지만 대기 구성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NASA는 설명했다. 헬륨과 탄소가 주성분인 이 행성의 대기에는 그을음 형태의 탄소 구름이 떠다니는 것으로 추정되며, 행성 내부 깊은 곳에서는 탄소가 응결돼 다이아몬드가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관련 연구 결과는 2025년 12월 18일(현지시간)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카네기 지구·행성과학연구소의 피터 가오 박사는 "관측 데이터를 처음 확인했을 때 연구진 모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며 "기존 예측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 외계행성은 매우 특이하게도 맥동하는 중성자별인 '펄서(pulsar)'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펄서는 초고속으로 자전하며 규칙적인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천체로,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지녔지만 크기는 도시 규모에 불과하다. 강력한 중력과 방사선 환경 탓에 펄서 주변에서 행성이 존재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펄서는 주로 감마선과 고에너지 입자를 방출해 적외선 관측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연구진은 중심 천체의 간섭 없이 행성 자체의 대기를 정밀 분석할 수 있었다.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연구원 마야 벨레즈네이는 NASA 성명에서 "모항성은 보이지 않으면서 행성만 빛을 받아 드러나는 독특한 조건 덕분에 매우 깨끗한 스펙트럼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측 결과 독특한 레몬 모양의 행성만큼 대기의 구성 또한 특이한 것으로 밝혀졌다. 표면 온도가 섭씨 약2070도(화씨 3700도)에 달하는 이 행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금성(약 460~470도씨)보다 온도가 약 4배 더 높다. 분석 결과, 행성 대기에서는 물(H₂O), 메탄(CH₄),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일반적인 분자 대신 C₂, C₃ 형태의 분자 탄소가 검출됐다. 시카고대학의 외계행성 과학자이자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마이클 장 교수는 "이 정도 고온 환경에서는 산소나 질소가 조금이라도 존재할 경우 탄소가 결합해 다른 분자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 행성의 대기에는 그런 흔적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행성은 모항성으로부터 불과 약 160만㎞ 떨어진 초근접 궤도를 돌고 있으며, 공전 주기는 단 7.8시간에 불과하다. 강력한 중력 영향으로 행성의 형태는 구형이 아닌 레몬 모양으로 늘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이 시스템을 '블랙 위도우(black widow)' 계열로 분류하지만, 일반적인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블랙 위도우 계열은 강력한 펄서가 동반 천체를 점차 증발시키는 구조를 뜻하지만, 이 경우 동반체는 항성이 아닌 행성으로 분류된다. 국제천문연맹(IAU)은 질량이 목성의 13배 이하인 천체가 항성이나 항성 잔해를 공전할 경우 행성으로 규정한다. 현재까지 발견된 약 6000개의 외계행성 가운데 펄서를 공전하는 가스형 행성은 PSR J2322-2650b가 유일하다. 형성 기원 역시 미스터리다. 시카고대 장 교수는 "일반적인 행성처럼 형성됐다고 보기엔 대기 조성이 지나치게 이질적이고, 블랙 위도우 계열처럼 항성 외피가 벗겨진 결과로 보기도 어렵다"며 "알려진 어떤 형성 메커니즘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스탠퍼드대의 로저 로마니 교수는 "행성 내부에서 탄소와 산소 혼합물이 결정화되면서 순수 탄소 결정이 상층으로 떠올라 헬륨과 섞였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산소와 질소가 배제된 이유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고감도 적외선 관측 능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NASA는 웹 망원경이 향후 외계행성 연구뿐 아니라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밝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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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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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7)] 제임스웹 망원경, 레몬 모양의 '탄소 대기' 외계행성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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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6)] NASA, 25광년 거리 우주 충돌 첫관측
- 허블우주망원경이 지구에서 25광년 떨어진 포말하우트 항성계에서 미행성 간 대규모 충돌 현장을 직접 포착했다. 태양계가 형성되던 초기에는 소행성과 미행성, 혜성 등이 무질서하게 충돌하며 지구와 달, 내행성들을 잇따라 강타하는 격동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우주적 충돌의 시대'가 다른 항성계에서도 실제로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관측 결과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지구에서 약 25광년 떨어진 포말하우트(Fomalhaut) 항성계에서 대규모 천체 충돌로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잔해 구름을 직접 포착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외계 행성계에서 이 같은 파괴적 충돌 장면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의 폴 칼라스 교수는 "외계 행성계에서 이전 관측에는 존재하지 않던 빛의 점이 갑자기 나타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두 개의 거대한 미행성이 충돌해 형성된 전례 없는 규모의 잔해 구름을 직접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말하우트는 남쪽물고기자리(Piscis Austrinus) 방향에 위치한 밝은 항성으로, 태양보다 질량과 광도가 크며 여러 겹의 먼지 원반으로 둘러싸여 있다. 2008년 허블망원경 관측을 통해 이 항성계에서는 가시광선으로 관측된 최초의 외계 행성 후보 '포말하우트 b'가 보고됐지만, 이후 연구 결과 이는 실제 행성이 아니라 미행성 충돌로 생성된 먼지 구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를 'cs1'으로 명명했다. 칼라스 교수 팀은 1993년 젊은 항성 포말하우트를 처음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행성(중심 별의 강한 인력의 영향으로 타원 궤도를 기리며 중심 별의 주위를 도는 천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중심 별의 빛을 받아 반사한다) 탄생의 잔해물을 추적하던 중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이 항성 주위에 해당 물질의 원반을 발견했다. 이후 2008년 칼라스는 소위 이 행성 형성 초기 단계의 원반 안에서 밝은 점을 발견했는데, 이는 처음에는 행성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번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행성 후보 포말하우트 b(cs1)는 실제로 격렬한 소행성체들 간의 충돌로 인해 휘저어진 먼지 구름이다. 최근 허블의 추가 관측 과정에서 연구진은 cs1과 유사한 또 다른 빛의 점을 발견했고, 이를 'cs2'로 명명했다. 두 잔해 구름은 포말하우트 외곽 먼지 원반의 안쪽 경계 부근에서 서로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과학적 의문을 낳고 있다. 충돌이 무작위로 발생한다면 서로 무관한 위치에서 관측돼야 하지만, 두 사건이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원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4년과 2023년에 관측된 현상의 밝기를 통해 관련된 천체들이 지름 약 60km(37마일) 이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각각의 천체가 6600만 년 전 지구에 충돌하여 공룡을 비롯한 모든 동식물 종의 75%를 멸종시킨 소행성 칙술루브 충돌체 보다 최소 네 배 이상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칙술루브 충돌구는 직경 약 180km, 깊이 약 20km의 운석 충돌구로 6600만년 전 이 충돌이 공룡을 포함한 생물종의 약 75%를 멸종시킨 K-Pg 대멸종 원인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 이례적인 점은 충돌 빈도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이 정도 규모의 충돌은 10만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포말하우트 항성계에서는 불과 20년 사이 두 차례나 관측됐다. 칼라스 교수는 "수천 년에 걸친 행성계의 역사를 빠르게 재생한다면, 이 시스템은 끊임없이 충돌이 일어나는 불꽃처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관측은 행성계 진화 연구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마크 와이엇 교수는 "이 관측을 통해 충돌한 미행성의 크기와 개수를 추정할 수 있다"며 "cs1과 cs2를 만든 미행성은 지름 약 60㎞ 규모이며, 포말하우트 항성계에는 이와 유사한 천체가 약 3억 개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관측의 흥미로운 점은 충돌하는 천체의 크기와 원반 내에 존재하는 소행성의 개수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어떤 방법으로는 얻기가 거의 불가능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잔해 구름은 향후 외계 행성 직접 관측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고적 의미도 지닌다. cs1과 cs2는 별빛을 반사하는 방식이 실제 행성과 매우 유사해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이를 행성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칼라스 교수는 "큰 먼지 구름은 수년간 행성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는 반사광 기반 외계 행성 탐사에 중요한 주의점"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향후 3년간 허블망원경으로 cs2의 밝기와 형태, 궤도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다. 또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를 활용해 먼지 입자의 크기와 성분, 물 얼음 포함 여부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허블과 적외선을 관측하는 웹망원경의 결합 관측은 포말하우트 항성계의 빠른 진화 과정을 입체적으로 규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18일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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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6)] NASA, 25광년 거리 우주 충돌 첫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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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6)] 하버드 연구진, 기후 변화와 미국 산불 연관성 밝혀
- 미국 서부 지역에서 산불과 이에 따른 유해 연기 노출이 지난 30여 년간 급증한 배경에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건강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2.5) 노출의 거의 절반이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이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과학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과 웹사이트 Phys.에 따르면 하버드대 공학·응용과학대(SEAS) 연구진은 1990년대 초 이후 미국 서부 산림에서 발생한 전체 산불 피해 면적 가운데 60~82%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건조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중부·남부 지역에서도 기후변화 기여도는 33%에 달했다. 이를 종합하면 1997~2020년 미국 전체 산불 배출량의 평균 65%가 인간 유발 온난화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해당 내용은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기후변화가 키운 산불 연기…"유해 연기 노출의 절반, 인간 유발 온난화 영향" 연구진은 특히 산불 연기 중에서도 인체에 가장 위험한 초미세먼지(PM2.5)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1997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서부에서 관측된 유해 산불 연기의 약 절반이 기후변화로 설명됐으며, 2010~2020년 기간으로 한정하면 기후변화가 초미세먼지 증가분의 58%를 차지했다. 이 연구는 기후 관측 자료, 머신러닝 분석, 대형 기후모형, 화학수송모델(GEOS-Chem)을 결합해 산불 활동과 연기 노출의 원인을 다각도로 추적했다. 공장 등 기존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은 같은 기간 44% 감소했지만, 산불 연기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북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워싱턴·아이다호 일부 지역에서는 2010~2020년 동안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연기가 전체 PM2.5의 44~6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지역 주민의 경우 호흡한 초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이 산불 연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로레타 미클리 하버드대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목적은 기후변화가 서부 지역 산불 연기 노출을 얼마나 증폭시켰는지를 정량적으로 밝히는 데 있었다"며 "토지 관리와 산불 대응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20세기 동안 이어진 산불 억제 정책이 숲의 연료 축적을 키워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욱 증폭시켰는지도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계획적 소규모 소각(처방 화재·prescribed burning) 등 선제적 산림 관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산불이 기후를 식힌다?"…상층 대기 연기, 기존 기후모형의 빈틈 드러내 또한 산불이 단순히 지표를 태우는 데 그치지 않고, 대기 상층까지 도달해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실측을 통해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일부 초대형 산불은 자체적인 기상 현상을 만들어 연기를 성층권 가까이까지 끌어올리며, 이 연기가 오히려 대기를 냉각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뉴멕시코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직후 형성된 연기 구름을 고고도 항공기로 직접 관측한 결과, 기존 기후모형에 반영되지 않은 대형 연기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2년 6월, 산불 발생 닷새 뒤 NASA의 고고도 항공기 ER-2를 투입해 지상 약 14.5㎞ 상공의 연기층을 통과하며 입자 크기와 농도, 화학적 조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연기 입자의 크기가 약 500나노미터로, 일반적인 저고도 산불 연기 입자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층 대기에서는 공기 혼합이 매우 느려 입자들이 오랜 시간 밀집 상태로 유지되며 응집(coagulation)이 효율적으로 일어난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렇게 커진 입자들은 태양복사 에너지의 반사율을 크게 높여, 저고도 연기보다 30~36% 많은 복사 에너지를 우주로 되돌려 보내는 냉각 효과를 나타냈다. 이번 발견은 현재의 기후모형이 상층 대기 산불 연기의 물리적 특성과 복사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대형 연기 입자가 국지적 대기 가열이나 제트기류 변화 등 복합적인 기후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존 다이케마 하버드대 연구원은 "상층 대기 산불 연기가 기후 시스템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며 "다만 기존에 고려하지 않았던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더 많은 실측 자료를 통해 산불 연기의 장기적인 기후 영향과 기상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산불이 기후변화의 결과일 뿐 아니라, 다시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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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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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6)] 하버드 연구진, 기후 변화와 미국 산불 연관성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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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U 집행위,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 담합에 7,200만유로 과징금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 시장에서 장기간 담합에 가담한 제조업체들과 업계 단체에 대해 총 7200만 유로(약 105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원자재 가격 연동을 명분으로 가격 협의를 벌여 경쟁을 제한한 행위가 EU 경쟁법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러피언스팅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엑사이드(Exide), FET(전신 일렉트라 포함), 롬바트(Rombat) 등 자동차용 시동 배터리 제조사 3곳과 업계 단체 유로배트(EUROBAT)가 약 12년 이상 담합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과 함께 담합에 가담했던 클라리오스(Clarios·구 존슨컨트롤즈 오토배터리)는 내부 고발자 보호 프로그램(리니언시 제도)에 따라 위법 사실을 최초로 신고한 점이 인정돼 과징금이 면제됐다. 자동차 시동 배터리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을 시동하는 시동 모터에 전류를 공급한다. 또한 차량의 전기 장비에도 전력을 공급한다. 모든 종류의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납은 가장 중요한 원자재이자 비용요소다. 이 납은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납보다 순도가 높고특정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자동차 시동 배터리 업체는 이러한 순도 높 품질의 납을 조달하기 위해 납 공급업체에 프리미엄을 지불한다고 유러피언스팅은 전했다. 집행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경제지역(EEA) 내 완성차 제조사(OEM)에 공급하는 시동용 배터리 가격과 관련해 반경쟁적 합의와 공동 행위를 지속했다. 시동 배터리는 승용차와 트럭 등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을 작동시키는 핵심 부품으로, 주요 원가 요소인 납 가격 변동이 제조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유로배트의 지원 아래 납 구매 가격을 기준으로 한 이른바 '유로배트 프리미엄'을 공동 산출·공표하고, 이를 완성차 업체와의 가격 협상에 일괄 적용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을 반영하기 위한 할증 자체는 합법적일 수 있으나, 경쟁사들이 비밀리에 공모해 업계 표준처럼 사용한 것은 명백한 불법 담합에 해당한다고 집행위는 판단했다. 과징금은 EU의 2006년 과징금 산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출 규모, 담합 기간과 중대성,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됐다. 업체별로는 엑사이드가 3000만유로(약 520억 원)로 가장 많았고, 롬바트가 2021만8000유로(약 350억 원), FET와 전신 일렉트라가 각각 611만 유로(약 106억 원)와 1559만4000유로(약 270억 원)를 부과받았다. 업계 단체 유로배트에는 담합을 조장한 책임을 물어 12만5000유로(약 2억 원)의 일시 과징금이 부과됐다. 집행위는 "회원사뿐 아니라 업계 단체까지 제재한 것은 단체가 경쟁 제한 행위를 촉진하거나 중개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에는 재무 상태를 고려해 분할 납부가 허용됐으며, 경제 활동이 중단된 일부 법인에는 과징금이 사실상 면제됐다. 이번 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소비자는 각 회원국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EU 집행위의 담합 결정은 위법 행위가 존재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구속력 있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과징금은 EU 일반 예산으로 귀속돼 회원국 분담금 부담을 경감하는 데 사용된다. 집행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도 담합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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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U 집행위,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 담합에 7,200만유로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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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해 성장률 '5% 안팎' 달성 자신⋯내년 내수·재정 역할 확대
- 중국 경제 당국 고위 책임자가 올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5% 안팎'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책임자는 전날 주요 매체 인터뷰에서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 범위에 부합해 올해 성장률이 5% 안팎을 유지하며 세계 주요 경제권 중 선두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중국 경제 규모가 약 140조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고용 안정과 수출 다변화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 목표를 유지해왔으며, 내년에는 재정·통화정책의 역할을 강화해 경기 회복을 이어갈 방침이다. [미니해설] 중국 고위 당국자, 올해 성장률 '5% 안팎' 전망 중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였던 '5% 안팎' 달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책임자는 16일 중국 주요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요 경제 지표가 전반적으로 예상에 부합하고 있으며, 연간 성장률이 5% 안팎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통상 공식 통계 발표에 앞서 고위 당국자가 성장률 전망을 사전 언급하는 방식을 취해왔고, 이번 발언 역시 내년 1월 발표될 공식 수치를 염두에 둔 '예고' 성격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 이는 내수 회복 지연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공격적인 목표로 평가돼 왔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미·중 무역 갈등 재부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수출 부문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중국의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4%, 2분기 5.2%에서 3분기 4.8%로 둔화됐다. 다만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5.2%로 목표 달성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기구들의 시각도 최근 들어 다소 완화됐다. 세계은행(WB)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상향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5.0%로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5.0% 전망을 내놓으며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며 관세 부담이 줄어든 점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거시정책 기조 전환을 강조했다. 해당 책임자는 중국이 올해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하고, 14년 만에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도입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중앙경제공작회의 방침에 따라 적극적이고 역할을 강화한 거시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내년 최우선 과제로는 내수 확대가 다시 한 번 강조됐다. 중국 정부는 도농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을 본격화하고, 고품질 고용 창출과 연금 인상을 통해 소비 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가사 서비스, 관광, 건강·요양 산업 등 이른바 '소비 신성장 동력' 육성에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재정 측면에서는 중앙정부 예산과 초장기 특별국채, 지방정부 특별채권을 활용해 투자 강도를 높이고, 철도·원자력 등 인프라 분야에 민간 자본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지방정부 간 과도한 투자 유치 경쟁과 출혈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발 투자 감소는 재고 조정과 신축 통제의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향후에는 '신규 분양 중심'에서 '보유·운영 및 고품질 주거 서비스 제공' 모델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도시화율 격차와 농민공, 청년층의 잠재적 주택 수요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 회복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중국 당국의 이번 발언은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도 성장 자신감을 유지하려는 메시지이자, 내년을 겨냥한 정책 의지의 재확인으로 해석된다. 다만 내수 회복 속도와 부동산 구조조정의 진전 여부가 실제 성장 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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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해 성장률 '5% 안팎' 달성 자신⋯내년 내수·재정 역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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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위기 재부각⋯당국, 자금 유용 차단·금융 규율 강화
- 중국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위기 우려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주무 장관이 개발업체 자금 유용을 차단하고 금융·감독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은 16일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고부채·고레버리지·고회전 모델의 폐해가 누적돼 지속 가능성이 약화됐다"며 "공급 구조와 경영·감독 방식 개혁을 통해 리스크를 예방·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 프로젝트 자금의 불법 유용과 조기 배당을 엄격히 금지하고, 프로젝트별 주관 은행제를 도입해 자금 흐름을 통제하겠다고 했다. 또 현물 판매제 도입과 분양 자금 감독 강화를 통해 주택 인도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미니해설] 중국 부동산 위기론 재부각⋯주택장관 "업체 자금 유용 규제"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에 이어 국유 자본이 최대 주주인 완커까지 디폴트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동산 리스크가 중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이 직접 시장 안정화 구상을 밝힌 것은 당국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 부장은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중국 부동산 산업이 고속 성장 과정에서 '고부채·고레버리지·고회전' 구조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고 진단했다. 자본의 신속한 확장과 대규모 차입에 기반한 성장 모델이 단기간에는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경기 둔화와 금융 여건 변화 속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다. 그가 제시한 핵심 대책은 자금 흐름에 대한 통제 강화다. 니 부장은 개발 프로젝트 법인을 실질적인 독립 주체로 운영하고, 모회사는 투자자 책임을 명확히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 인도 이전에 투자자가 판매 대금이나 융자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자본 도피나 조기 배당도 강력히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과거 일부 대형 개발업체들이 분양 대금을 다른 프로젝트나 채무 상환에 전용하다 유동성 위기를 키운 전례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 부문에서는 '주관 은행제' 도입이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마다 하나의 은행 또는 은행단이 주관 은행을 맡아 자금을 관리하고, 개발·건설·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을 해당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은행은 자금 관리와 동시에 융자를 제공해 프로젝트 성과에 따른 이익과 리스크를 개발업체와 함께 부담하게 된다. 이는 금융기관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무분별한 차입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주택 인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니 부장은 거래용 주택이 실제로 인도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현물 판매제 도입을 검토하고, 분양 자금에 대한 감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완공 주택 분양이 일반화된 중국 부동산 시장 구조상, 주택 인도 지연과 미인도 문제는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수요 측면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강조했다. 니 부장은 중국 도시 지역의 1인당 주택 면적이 40㎡를 넘어섰고, 가구당 주택 보유 수가 1.1채를 웃돌고 있다고 소개하며 "주택 수요는 '있느냐 없느냐'에서 '좋으냐 안 좋으냐'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적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품질과 거주 환경 개선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저소득층을 위한 보장성 주택 확대와 노후 지역 주거 환경 개선, 이른바 '좋은 집' 공급이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니 부장은 부동산 산업의 경제적 비중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2024년 기준 부동산업과 건축업의 부가가치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며, 부동산 산업이 지난 20여 년간 중국의 도시화와 경제 성장을 지탱해온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발전 잠재력이 존재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정책 의지보다 실행력에 쏠려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부동산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지만, 개발업체 부실과 수요 위축, 금융 경색이 맞물리며 시장 신뢰 회복에는 한계를 보여왔다. 특히 국유 자본이 참여한 대형 업체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은 정책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위기 진화보다는 중장기 구조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자금 유용 차단과 금융 규율 강화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반등을 이끌기보다는, 연착륙을 목표로 한 관리 국면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 국면으로 복귀하기는 어렵고, 정책의 성패는 리스크 통제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얼마나 병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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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위기 재부각⋯당국, 자금 유용 차단·금융 규율 강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