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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 급등
- 국제유가는 18일(현지시간) 중동과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으로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4.6%(2.86달러) 상승한 배럴당 65.19달러에 마감됐다.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4%(2.93달러) 오른 배럴당 70.3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에 진전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하락한 지 불과 하루 만에 군사작전도 검토하고 있다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발언으로 급등세로 돌아섰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미국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17일 밤 폭스뉴스에 "어떤 면에서는 협상이 잘 됐고, 그들(협상대표들)이 이후에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밴스는 "다른 면에서는 대통령이 설정한 일부 레드라인을 이란 측이 아직까지도 실제로 인식하고 적용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점이 매우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막지 못하면 트럼프가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고, 대통령은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못 박았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미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핵 협상을 했고, 아라그치 장관은 대화가 "건설적이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는 대화 원칙에 대해 양측이 합의했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의 3개국간 열렸던 종전협상이 이날 성과없이 종료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이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제한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된 상황이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강세와 우크라니아·중동 리스크 고조 등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3.1%(103.6달러) 오른 온스당 500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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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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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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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위 간편결제앱 '페이페이'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스마트폰 결제기업 페이페이(PayPay)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을 추진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12일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페이페이 기업공개(IPO)가 올해 4분기 중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2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상장 시기와 조달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그룹측은 매각할 주식을 약 10% 수준으로 제한하겠다고 전해졌다. 페이페이 상장은 당초 지난해 12월에 예정되어 있었지만 미국 연방정부 폐쇄에 따라 상장심사가 지체되면서 늦어졌다. 매각규모와 상장 가격대는 공개되지 않았다. 페이페이는 모바일 앱을 통한 결제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은행과 신용카드를 포함한 금융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페이페이 상장이 성사되면 소프트뱅크 계열 투자 기업으로는 2023년 블록버스터급 상장을 한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 홀딩스 이후 첫 미국 상장이다.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암을 545억 달러(약 75조7000억 원) 가치로 상장시켰으며 현재 암의 시가총액은 1450억 달러(약 201조5000억 원)를 넘어서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 IPO 시장은 강력한 기술주 실적과 무역 협상 진전 조짐에 힘입어 오랫동안 기다려온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 데뷔작들의 연이은 성공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신규 상장이 지연됐던 상황에서 완전한 반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페이페이는 상장주관사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미즈호,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페이페이가 캐시레스결제에 대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에서의 점유율이 높은 점을 들어 미국에 상장된 핀테크기업에 대해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닛케이(日本經濟新聞)은 페이페이가 오는 3월에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추정 시가총액은 3조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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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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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위 간편결제앱 '페이페이'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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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림 읽기] 미국 1월 고용 '서프라이즈' 13만명 증가⋯당분간 금리동결 전망
- 올해 1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도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 노동시장이 급격히 식고 있다는 우려를 완화시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11일(현지시간) 1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달보다 13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만5000개 증가)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앞서 12월 고용 증가폭은 4만8000개로 소폭 하향 수정됐다. 이에 따라 1월 수치는 전월 대비로도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1월 실업률은 4.3%로 집계돼 전월(4.4%)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실업률이 4.4%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수치는 이를 밑돌았다. 이번 고용보고서는 부분적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약 일주일가량 발표가 지연됐다. 보고서 전반은 노동시장이 저성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해고가 급격히 늘어나는 조짐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한편 노동통계국은 2025년 3월까지 1년간의 고용 통계에 대한 최종 벤치마크 수정치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기간 고용 규모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총 89만8000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잠정치(91만1000개 하향)보다는 다소 축소된 수준으로,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다. 노동부는 1월 통계에 대해 전미의 광범위한 지역을 덮친 가혹한 한파나 눈 폭풍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하지만 가계조사 집계는 악천후의 영향을 받고 응답률은 평균 이하인 64.3%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1월 실업률 저하를 액면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고용증가는 일부 업종에 집중 업종별로는 의료관련이 8만2000명 증가와 25년 월평균인 3만3000명 증가를 크게 웃돌아 20년 7월 이후 최대가 됐다. 사회부조는 4만2000명 늘어났다. 건설은 비주택 건설업체가 주도했으며 3만3000명 증가했다.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섹터는 3만4000명 늘어났다. 제조업은 약간 회복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8만명 이상의 고용이 줄어들었다. 소매업, 공익사업, 레저·접객은 소폭 증가했다. 반면 금융은 2만2000명 감소했다. 운수·창고업, 정보산업, 광업에서도 줄어들었다. 연방 정부는 3만4000명 감소했는데 연방정부 고용은 2024년 10월 정정에 도달한 이후 32만7000명 감소하고 있다. 고용자 수가 증가한 업종 비율은 55.0%로 전월 54.2%에서 상승했다. 산탄데르 US 캐피탈 마켓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스탠리 씨는 "1월 고용 통계로 나타난 호조양상이 앞으로도 일관되게 계속될까 회의적이지만 노동시장이 붕괴 직전에 있다는 견해에는 완전히 종지부가 찍혔다"고 지적했다. 다만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통계 연례 벤치마크(기준) 개정치에 따르면 2025년 3월까지 1년간 고용창출은 기존 추계보다 86만2000명 적어 노동시장의 부진이 다시 재확인됐다. 이번 고용통계 발표는 연방정부 폐쇄 영향으로 당초 예정인 6일부터 연기돼 왔다. ▲ 견고한 고용시장에 금리인상 관측은 후퇴 미국의 고용상황이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4월까지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은 약 20%로 통계 발표 전 약 40%에서 크게 떨어져 금리인하 속도가 감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 금융서비스사 에드워드 존스의 전략가는 "FRB 내에서 노동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견해를 강화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금리인하 시기를 6월로 판단하는 견해가 여전히 유력하다. 단 6월까지 금리 인하가 실시되지 않는다는 관측이 고용 통계 발표 전 약 25%에서 40% 가까이까지 강해졌다. 연준은 3회 연속 금리 인하 이후 올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의 동결을 결정했다. 노동시장 안정화와 인플레이션률이 목표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동결이유로 꼽았다.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반대표를 던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회의 후 2025년 노동시장은 상정보다 훨씬 약해 앞으로 더욱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 개정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는 월 평균으로 고용자 수가 1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10~2019년 월평균 18만3000명 증가에 비해 크게 적어졌으며 경제성장기보다 경기후퇴 초기에 보이는 저조한 페이스를 보였다. 다만 최근 3개월간 평균 고용 증가수는 7만3000명으로 복조 추세에 있어 10일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의 로건 총재가 제시한 노동시장 하락 위험은 크게 감소했다는 견해를 뒷받침한 형태가 됐다. 추가 금리 인하에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로건 씨는, 현시점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보다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일 발표될 예정이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물가지수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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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림 읽기] 미국 1월 고용 '서프라이즈' 13만명 증가⋯당분간 금리동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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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에도 은행 건전성 '경고등'⋯부실대출 8조원 육박
- 4대 주요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인 약 14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부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며 건전성 지표가 뚜렷한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2025년 연간 순이익은 13조991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5%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음에도 대출 자산이 확대되며 이자이익이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요주의여신 규모는 7조9291억원으로 1년 새 11% 증가했고, 고정이하여신(NPL)도 4조5489억원으로 14% 늘었다. 이에 따라 NPL 비율은 0.30%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NPL 커버리지 비율은 171.7%로 급락하며 충격 흡수 능력 약화가 뚜렷해졌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둔화와 금리 반등이 겹칠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니해설] 은행은 웃고 경제는 앓는다…이익 뒤에 숨은 금융 리스크의 실체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순이익 14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이익의 이면에서는 금융 시스템의 체력을 갉아먹는 신호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 대출을 늘려 이자이익을 키운 성장 전략이 한계에 이르렀고, 그 부담이 이제 자산 건전성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4대 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13조9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2021년 10조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불과 4년 만에 약 40% 가까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하락했지만,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면서 총 이자이익이 이를 상쇄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자산 증가로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설명은 절반의 진실에 가깝다. 대출 자산이 늘어난 만큼,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장기간 누적된 자영업자·중소기업의 부담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요주의여신과 고정이하여신의 증가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요주의여신은 2021년 말 5조3000억원에서 2025년 말 7조9000억원으로 49% 급증했다. 연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도 4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히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 악화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실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장치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2024년 말 200%를 하회한 데 이어 지난해 말 171.7%까지 떨어졌다. 불과 1년 사이 30%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은행들이 지난해에만 3조3천억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음에도, 위험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 회복의 질적 편중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의 경기 개선은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내수 기반 산업과 영세 자영업 부문은 여전히 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K자형 성장' 구조 속에서 취약 차주의 상환 능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금리 환경 변화라는 변수도 겹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한 가운데, 시장금리는 이미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연체 증가와 부실 확대의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위기감은 감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왔다고는 하지만, 커버리지 비율이 빠르게 떨어진다는 것은 충격 흡수 능력이 실제로 소진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0년대 초 금융위기 직후 이후 가장 나쁜 건전성 흐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단기 실적을 위해 대출 외형 확대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리스크 관리와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인지의 문제다. 지금의 이익은 과거의 저금리와 대출 확대가 만들어낸 결과지만, 앞으로의 손실은 지금의 판단이 결정하게 된다. 은행이 웃는 동안, 금융 시스템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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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에도 은행 건전성 '경고등'⋯부실대출 8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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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미국발 투매에 5천100선 붕괴
- 미국 뉴욕증시 급락 여파로 6일 국내 증시가 큰5,100선 아래로 밀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74.43포인트(1.44%) 내린 5,089.14에 거래를 마치며 5,100선을 내줬다. 장중 한때 4,900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코스닥 지수도 27.64포인트(2.49%) 하락한 1,080.77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0.5원 오른 1,469.5원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투자심리 위축 속에 반도체와 2차전지, 방산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삼성전자는 0.44% 하락한 158,600원, SK하이닉스는 0.36% 내린 83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KB금융(7.03%)과 신한지주(2.97%)는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미국발 'AI 한파'가 흔든 한국 증시…조정인가 추세 전환의 신호인가 6일 국내 증시는 미국 뉴욕증시 급락의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와 우량주를 가리지 않는 투매가 나타났고, 이는 서울 증시 개장과 동시에 매도 압력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장 초반 3% 가까이 급락하며 4,900선을 위협했고, 코스닥 역시 낙폭을 키웠다.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장 초반 코스피 선물 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은 극도의 불안 국면에 놓였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증시를 덮친 'AI 수익성 우려'다. 그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 설비 투자 확대와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자본지출 전망을 근거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AI 투자 대비 수익 창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급증했다. 여기에 고용 지표 둔화 조짐까지 더해지며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재부각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대형주를 정면으로 압박했다. AI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았지만, 투자심리 위축을 피하지는 못했다. 2차전지와 바이오, 방산 등 그동안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2.53%), 삼성SDI(-4.02%), 삼성바이오로직스(-1.88%), 한화에어로스페이스(-3.75%),한화오션(-3.69%), 현대차(-4.30%), 기아(-2.75%) 등이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반면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호실적 발표와 주주환원 기대가 부각되며 상승 마감했다. 이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전형적인 ‘위험 회피 장세’의 단면으로 해석된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설수록 성장 기대보다는 실제 실적이 확인된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위험 회피 심리는 분명히 드러났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을 넘어서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에 더해 달러 강세, 엔화 약세 흐름이 겹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주식시장에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적인 숨 고르기로 볼지, 아니면 중기적인 추세 전환의 신호로 볼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AI 관련 투자 확대 기조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며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뉴욕증시의 고평가 논란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 변화를 감안하면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관건은 미국 증시의 방향성과 환율 흐름이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될 경우 국내 증시도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지수보다는 실적과 재무 구조가 탄탄한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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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미국발 투매에 5천1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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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물가상승률 2.0%로 둔화⋯석유류·농산물 진정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이 멈추고, 농축수산물 오름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0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11월 2.4%까지 오른 뒤 12월 2.3%, 올해 1월 2.0%로 두 달 연속 둔화됐다. 물가 상승폭 축소의 핵심 요인은 석유류다. 지난해 12월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끌어올렸던 석유류는 지난달 보합(0.0%)을 기록하며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휘발유(-0.5%), 자동차용 LPG(-6.1%) 가격이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은 2.6% 올라 상승폭이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채소 가격이 크게 떨어진 반면, 축산물과 수산물은 설 연휴 수요와 공급 여건 악화로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물가는 식었지만 부담은 남았다…'2% 시대'의 착시와 현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까지 내려오면서 물가 흐름은 겉으로 보면 안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하락 요인과 상승 요인이 뚜렷하게 엇갈리며 체감물가 부담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물가 둔화의 결정적 배경은 석유류 가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 오름세를 이끌어온 석유류는 지난달 상승세가 멈추며 전체 물가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쳤다. 평균 환율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1년 전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60달러대로 하락한 점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 영향으로 휘발유와 자동차용 LPG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다만 국제유가는 1월 중순 이후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달 물가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석유류가 다시 물가를 자극할 경우, 최근의 물가 안정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상승률이 2.6%로 둔화되며 물가 부담을 일부 덜어줬다.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당근(-46.2%), 무(-34.5%), 배(-24.5%), 배추(-18.1%) 등은 작황 개선과 출하 물량 증가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농축수산물의 전체 물가 기여도도 0.20%포인트로 낮아졌다. 그러나 모든 먹거리 가격이 안정된 것은 아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쌀(18.3%), 고등어(11.7%), 사과(10.8%), 국산 쇠고기(3.7%) 등 주요 품목이 두 자릿수 또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쌀은 재배면적과 생산량 감소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으며, 축산물은 도축 마릿수 감소와 수요 증가가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산물은 기상 악화로 조업이 어려워 공급이 줄면서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달걀 가격도 6.8% 상승해 서민 체감 부담을 키웠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일부 품목의 가격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공식품 물가는 2.8% 올라 지난해 12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라면 가격이 8.2% 뛰며 2023년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부담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식 물가도 2.9%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외식 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3%대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체감 부담이 큰 항목으로 남아 있다.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도 일부 품목에서 나타났다. USB메모리와 외장하드 등 저장장치 가격은 22.0% 급등했다. 첨단산업 수요 확대가 소비재 물가로 전이되는 조짐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2% 상승해 전체 물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0.2% 하락하며 '밥상 물가'는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2.0%,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2.3%를 기록해 구조적인 물가 압력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성과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일부 먹거리 품목 강세로 서민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설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역대 최대 규모의 설 민생안정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물가 흐름이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수급, 서비스 물가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헤드라인 물가는 2%대로 내려왔지만, 체감물가 안정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의 미세 조정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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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물가상승률 2.0%로 둔화⋯석유류·농산물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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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인하 멈춘 연준…파월, '독립성 수호' 마지막 배수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과 사법 처리 위협 속에서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의 ‘숨 고르기’를 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오던 금리 인하 행진에 제동을 걸며, 연준의 최우선 가치인 ‘정치적 독립성’과 ‘데이터 후행적(Data-dependent) 정책’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표결 결과는 10대 2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대세는 ‘동결’이었다. 이로써 3차례 연속 이어지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 멈춰 섰다.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연준의 확연히 달라진 경기 진단이다. 성명서 곳곳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연준은 기존 12월 자료의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문구를 “견조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고용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문구를 과감히 삭제하고, 대신 “실업률이 일부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고용 악화 우려보다 “여전히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불씨를 더 경계하겠다는 선회다. 연준은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경제 지표와 전망, 위험의 균형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밝혀, 시장에서는 연준이 빨라야 오는 6월에나 금리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 지표 이면에는 오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벼랑 끝 대치가 자리 잡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연준 청사 개보수 문제로 미 법무부 대배심의 소환장을 받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그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수사를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전례 없는 행정부의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임기 말 파월 체제의 연준이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번 금리 동결로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연준의 독립성 수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 경제 연설에서 “차기 의장 후보를 곧 발표할 것”이라며 “새 의장 체제에서 금리가 크게 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이 떠난 5월 이후, 트럼프의 의중이 반영된 새 의장이 연준의 운전대를 잡을 경우 글로벌 통화정책은 또 한 번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Key Insights] 미 연준의 금리 동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장악 시도는 한국 경제에 중대한 도전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은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 속도를 제약해 내수 회복에 부담을 준다. 반대로 5월 이후 트럼프 입맛에 맞는 새 연준 의장이 인위적인 대폭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극심한 환율 변동성이 촉발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통화정책의 정치화가 부를 외환·금융 시장의 거대한 충격에 대비해 철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Summary] 미 연준은 올해 첫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하며 3회 연속 이어온 인하 행진을 멈췄다. 경제의 견조한 성장과 고용 안정 조짐을 반영해 인플레이션 경계감으로 선회한 조치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미 법무부의 기소 위협을 받으며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파월 퇴임 후 새 의장 체제에서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압박해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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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인하 멈춘 연준…파월, '독립성 수호' 마지막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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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 미국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 '기록 경신'과 '상승 둔화'가 교차하는 장을 연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장중 7000선을 사상 처음 넘어 7002.28까지 치솟았지만, 연준이 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고 경제 평가를 '견조' 쪽으로 끌어올리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해 보합권으로 밀렸다. 다우지수도 보합권, 나스닥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0.3% 안팎 오름세를 유지했다. 연준 성명은 "경제 활동이 탄탄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넣고, 실업률에 대해서도 "안정 조짐"을 언급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며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고, 통화정책 경로가 '서두르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자 위험자산의 추격 매수도 한 템포 느려졌다. 지수 상단을 떠받친 것은 반도체·AI 관련주였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가 AI 데이터 저장 수요를 근거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며 주가가 20% 급등했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와 2026년 낙관 전망을 제시하며 장중 강세를 이끌었다. 또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엔비디아가 1% 넘게 오르는 등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가 붙었다. 마이크론, TSMC도 동반 강세를 보였고, 반도체 ETF(SMH)는 2%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칩 랠리'가 장 전체로 넓게 번지지 못하면서 S&P500의 상승도 연준 발표를 기점으로 힘이 빠졌다. 시장의 다음 초점은 초대형 기술주의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가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고, 애플은 다음 날 성적표를 공개한다. 월가는 AI 투자 규모(설비·운영비)와 수익화 속도, 클라우드 성장률이 이번 분기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니해설] '7000 돌파'의 의미…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S&P500이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선 장면은 분명 상징적이다. 그러나 이번 돌파는 과거와 같은 '환호성 랠리'와는 결이 달랐다. 지수는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장중 7002선까지 올라섰지만, 고점을 확인한 직후 매수세는 빠르게 둔화됐다. 연준의 정책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지수 숫자’ 자체에 반응하기보다, 그 숫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펀더멘털의 지속성을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뉴욕증시는 AI 기대감이 촉발한 랠리를 통해 이미 상당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거쳤다. 7000선 돌파는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었지만, 동시에 "이 가격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시장에 던졌다. 특히 연준 회의를 전후로 한 매매 패턴은, 상승 추세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기록 경신 이후 곧바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점은, 시장이 과열보다는 균형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Fed의 메시지 변화…'인하 방향'은 유지, '속도'는 후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은 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의 인식 변화에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 평가를 '완만한 속도'에서 '탄탄한 속도'로 상향했고,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안정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준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경기 둔화 우려에서 한 발 물러선 신호로 읽힌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지만, 실물 경제를 압박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연준 내부에서 10대2라는 비교적 단단한 동결 표결이 나온 점 역시, 정책 방향에 대한 내부 합의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메시지는 금리 인하 기대를 완전히 꺾지는 않았지만, 그 시계(時系)를 뒤로 미뤘다. 시장은 여전히 올해 하반기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는 반등했고,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반납한 배경에는 이러한 금융 환경의 미묘한 재조정이 자리 잡고 있다. AI 랠리의 재편…'이야기'에서 '실적 언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급락하지 않은 것은 AI를 둘러싼 실적 기반 신뢰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는 AI 데이터 저장 수요 급증을 근거로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등했고, ASML은 사상 최대 수주 잔고와 함께 2026년까지 이어지는 강한 수요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소식도 반도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 이 같은 흐름은 AI 랠리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처럼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거시적 서사보다는, 누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를 증명하느냐가 주가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반도체·장비·메모리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에서 수요 초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AI 투자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임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랠리가 지수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특정 섹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경계 요소다. 기술주 외 업종에서는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는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낙관론과 경계심을 동시에 안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S&P500의 7000선 돌파는 AI 시대의 또 다른 이정표이지만, 그 위에서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선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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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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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돌파에 재계 지형도 대격변
-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와 재계 지형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방산, 로봇 등 성장 산업을 보유한 그룹은 덩치를 급격히 키운 반면 내수·소비 중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4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 대비 91.63포인트(1.87%) 오른 5,001.56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날 사상 처음 '오천피'를 달성했다. 기업집단별 시가총액은 삼성이 1,194조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시총 급증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그룹 시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 2위는 SK는 시총 67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SK는 그룹 핵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시총이 158조7000억원에서 538조7000억원으로 증가한 결과다. 3위는 현대자동차그룹(300조6000억원)이었다. 반면 LG는 4위로 내려앉았고, 카카오·네이버 등 IT 그룹과 내수 비중이 큰 기업들은 코스피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오천피'돌파, 재계 순위 변동 코스피 5,000 돌파는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권력 지형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수 상승의 동력과 기업별 시가총액 변화를 들여다보면 '어떤 산업이 미래를 선점했는가'라는 질문에 시장이 분명한 답을 내놓고 있다. 이번 랠리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다. 삼성과 SK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AI 수요는 단순한 GPU 경쟁을 넘어 데이터센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인프라 투자로 확장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 반등과 중장기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그룹 전체 시총을 끌어올렸다. 시장은 이를 일회성 호재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약진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불과 1년 만에 시총이 두 배 이상 늘며 LG를 제치고 재계 3위로 올라섰다. 전통 완성차 기업의 재평가라기보다는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정체성 전환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2028년 생산라인 투입 계획은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에서 선두 주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조선·방산·중공업 그룹의 시총 확대 역시 시장 흐름을 상징한다. HD현대와 한화는 순위는 유지했지만 덩치를 2~3배 키우며 LG를 바짝 추격했다. 글로벌 해양 플랜트, 방산 수출,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이 장기 성장 스토리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 중후장대 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두산의 10위권 진입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가스터빈 수주 확대와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성은 '에너지+로봇'이라는 조합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반면 내수와 소비, 전통 IT 플랫폼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LG는 TV 사업 부진과 이차전지·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겹치며 4위로 밀려났다. 포스코는 철강 업황 부진과 전기차 캐즘 장기화라는 이중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코스피 랠리 속에서 존재감이 약해졌다. 성장 스토리가 명확하지 않으면 지수 상승 국면에서도 주가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20위권 변화도 의미심장하다. 효성과 미래에셋은 각각 전력기기·첨단소재, 증시 활황 수혜를 발판으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반면 롯데, KT, KT&G 등 내수 의존도가 높은 그룹은 소비 회복 지연과 비용·규제 부담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수출·기술·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피 5,000 돌파를 "산업 간 격차가 본격적으로 구조화되는 출발점"으로 본다. 반도체, AI 인프라, 조선·방산, 로봇처럼 중장기 성장성이 명확한 산업은 추가 재평가가 가능하지만, 내수와 전통 소비 산업은 구조조정과 신사업 없이는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스피 5,000 시대는 모든 기업에 축복이 아니다. 시장은 미래 성장 스토리를 가진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더욱 냉정하게 가려내고 있다. 재계 전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성장 동력 확보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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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돌파에 재계 지형도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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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그린란드 관세' 맞불⋯보잉·BMW·위스키까지 148조원 美 수출 직격
- 미국이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를 추진하자 유럽연합(EU)도 대규모 보복 관세를 검토하면서 미국산 어떤 상품이 직격탄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EU의 보복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이 EU로 수출하는 상품 가운데 약 1000억 달러(148조 원) 규모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항공기와 자동차, 위스키, 대두 등 주력 수출품부터 주크박스와 우산 같은 틈새 품목까지 광범위하다. 특히 항공기에 30% 관세가 부과될 경우 보잉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산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예고돼 있으나, 실제 피해는 미국이 아닌 미국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BMW와 메르세데스가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산 위스키와 대두도 주요 보복 대상에 포함됐다. [미니해설] 보잉·BMW·위스키, 트럼프 타격 큰 EU관세 품목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통상 갈등이 '그린란드 관세'를 계기로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을 겨냥해 추가 관세를 예고하자, EU도 이미 마련해 둔 보복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보복 조치의 특징은 범위와 정치적 파급력이다. WSJ에 따르면 EU가 검토 중인 관세 대상은 미국의 대EU 수출 가운데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항공기·자동차·주류·농산물 등 미국 산업과 정치 지형에 모두 민감한 품목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는 단순한 무역 보복을 넘어 미국 내 정치적 부담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깔린 조치로 해석된다. 항공기·자동차 직격탄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항공기 산업이다. EU가 항공기에 30% 관세를 부과할 경우, 2024년 기준 128억 달러 규모의 對EU 수출을 기록한 보잉이 직격탄을 맞는다. 보잉은 지난해 EU 소재 항공사와 항공기 임대업체에 73대를 인도했으며, 앞으로 인도 예정 물량도 약 700대에 달한다. 유럽 사업부 매출은 87억 달러로 전체의 약 13%를 차지한다. 보잉뿐 아니라 텍스트론(세스나 172 제작사), 제너럴 다이내믹스(걸프스트림 보유) 등 미국 항공·비즈니스 제트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부문은 더 복잡하다. 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지만, 최대 피해자는 미국 기업이 아니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대규모 SUV를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고, 메르세데스 역시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유럽 시장에 공급한다. 미국 생산 거점을 글로벌 수출 기지로 활용해온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이 역설적으로 '미국산' 관세의 덫에 걸리는 셈이다. 테슬라 역시 일부 고급 모델을 미국 프레먼트 공장에서 생산해 EU로 수출하고 있어 영향권에 든다. 위스키·대두 산업, 정치적 상징성 커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품목은 위스키와 대두다. 미국산 위스키에는 30% 관세가 예정돼 있으며, 이는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테네시와 켄터키주 양조업체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실제로 트럼프 1기 집권기인 2018~2021년 미·EU 관세 보복전 당시 미국산 위스키의 EU 수출은 약 20% 감소한 전례가 있다. 대두 역시 25% 관세 대상에 포함돼 농업 중심의 공화당 우세 지역에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미국 대두 농가들은 이미 중국이 수입선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 돌리면서 이중의 압박을 받고 있다. EU는 미국산 대신 남미산 대두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 같은 보복 관세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을 상대로 '그린란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미국은 2월 1일부터 해당 국가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에는 이를 25%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는 기존 미·EU 무역협정에 따른 관세에 추가로 얹히는 조치다. EU, 對美 보복관세 빠르면 2월 7일 발효 가능 EU는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를 대비해 보복 관세 목록을 마련해 둔 상태다. 지난해 여름 협상 타결로 시행이 연기됐지만, 연기 조치가 종료되면 2월 7일부터 발효될 수 있다. EU는 미국이 실제로 2월 1일 관세를 집행하는지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미국과 EU는 서로 최대 교역 파트너로 경제적으로 깊이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전면 충돌은 부담스럽지만, 이번 갈등은 그린란드라는 지정학적 사안과 통상 압박이 결합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EU는 22일 27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대응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며, 대화와 보복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대서양 경제 질서의 긴장도는 한층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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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그린란드 관세' 맞불⋯보잉·BMW·위스키까지 148조원 美 수출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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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그린란드 병합·관세 압박'에 EU 반격 수순⋯독일도 '무역 바주카포' 가세
- 관세 카드까지 동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에 맞서 유럽연합(EU)이 본격적인 보복 대응에 나설 조짐이다. 프랑스에 이어 독일도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긴급 정상회의에서 EU 집행위원회에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공식 요청할 방침이라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0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을 상대로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분야의 무역을 제한할 수 있는 고강도 조치로 '무역 바주카포'로 불린다. 프랑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독일과 분명한 공감대가 있다"며 "더 이상 안이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ACI 발동에는 EU 이사회 27개국 가운데 최소 15개국의 지지가 필요해 내부 조율이 최대 관문으로 꼽힌다. [미니해설] 독일, 大미-EU 무역 바주카포 추진에 동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 차원을 넘어 통상 질서를 직접 흔드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단계적 관세 부과 방침을 공언하면서, 외교·안보 사안을 통상 압박과 결합하는 '트럼프식 협상 공식'을 다시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EU가 꺼내 들려는 카드가 바로 통상위협대응조치(ACI)다. ACI는 기존의 보복관세와는 성격이 다르다.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시장 접근 제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통제, 금융시장 접근 차단, 공공조달 배제, 지식재산권 보호 제한까지 포괄한다. 상대국의 경제 구조 전반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 EU 내부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분류돼 왔다. 그만큼 실제 발동 사례는 아직 없다. 이번 사안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독일의 태도 변화다. 그동안 독일은 대미 관계 악화를 우려해 EU 차원의 강경 대응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전면에 내세워 병합 압박 수위를 높이자, 프랑스와 보조를 맞추며 ACI 발동 논의에 동참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프랑스 정부 고위 관계자가 "독일과의 공감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 같은 기류 변화를 반영한다. 다만 ACI 발동까지는 넘어야 할 정치적·제도적 장벽이 적지 않다. EU 이사회에서 최소 15개 회원국의 찬성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국가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릴 수 있다. 특히 변수로 꼽히는 인물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다. 멜로니 총리는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며, 대미 갈등이 이탈리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신중론을 펼 가능성이 크다. 일부 동유럽 국가들 역시 미국과의 안보 협력 관계를 이유로 강경 대응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U 내부의 이런 균열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협상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EU가 ACI 발동에 성공할 경우, 이는 단순한 통상 분쟁을 넘어 '안보·주권 사안을 관세로 압박하는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집단적 제동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미국 역시 서비스·금융·공공조달 분야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 큰 시나리오다. 이번 사안은 그린란드 문제 자체보다도, 트럼프식 통상 압박에 EU가 어디까지 집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관세를 외교 무기로 삼는 미국과, 제도적·집단적 대응을 중시하는 EU의 충돌이 본격화하면서 대서양 양안의 통상·외교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이 영토 및 안보 목표를 위해 동맹국에조차 무역을 무기화하는 행태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위비 분담금이나 핵심 동맹 현안을 이유로 언제든 보편 관세나 통상 압박이 가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U가 '무역 바주카포'라는 집단 대응 체제로 맞서듯, 한국 역시 핵심 산업의 공급망 무기화를 방어하고, 유사시 다자간 통상 연대를 구축해 미국의 강압에 맞설 협상 지렛대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압박하며 유럽 국가들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자, EU가 초강력 보복 조치인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준비하고 있다. 대미 관계를 우려해 신중했던 독일마저 프랑스와 뜻을 모아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전방위 경제 제재를 촉구하고 나섰다. 다만 실제 발동을 위해서는 회원국 15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이탈리아 등 내부의 친트럼프 및 신중론 국가들을 설득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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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그린란드 병합·관세 압박'에 EU 반격 수순⋯독일도 '무역 바주카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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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카자흐스탄 원유공급 차질 우려 등 영향 상승
- 국제유가는2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원유공급 차질 우려와 달러가치 하락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5%(90센트) 상승한 배럴당 60.34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1.5%(98센트) 오른 배럴당 64.9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의 원유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에 발생한 카자흐스탄 발전소 화재 영향으로 조업을 중단한 카자흐스탄 석유 생산업체 텡기체브로일은 이날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텡기즈와 코롤료프 유전의 생산을 7~10일간 추가로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미 원유수출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원유공급 차질 문제가 부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ICIS의 에너지 및 정유 담당 이사 아제이 파르마르는 "텡기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번 정전은 원유 흐름에 확실히 큰 혼란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혼란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미국과 유럽의 관세 전쟁이 계속된다면 유가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덴마트 자치령 그린란드를 확보할 때까지 그린란드 자치를 지지하는 유럽 8개국에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정책 불투명으로 인해 달러가치가 하락한 점은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미즈호증권의 로버트 요가는 “이란 정세의 긴장상화도 계속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린란드 사태에 따른 미-유럽 무역전쟁 비화조짐은 양 지역 경제를 둔화시켜 원유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그린란드 사태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자 3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각겨은 3.7%(170.4달러) 오른 온스당 47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이날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700달러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제금값은 장중 일시 4771.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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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카자흐스탄 원유공급 차질 우려 등 영향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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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폭주'에 월가 급랭
- 뉴욕증시가 20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을 압박하며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 부과를 공개적으로 경고하자, 시장은 위험자산뿐 아니라 달러와 미 국채까지 동시에 내던지는 전형적인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73.55포인트(1.77%) 급락한 4만8485.7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5.66포인트(2.10%) 밀린 6794.35로 내려앉았고, 나스닥지수도 558.51포인트(2.38%) 하락한 2만2956.8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은 연초 이후 기준으로도 하락 전환했다. 시장의 불안은 변동성 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VIX)는 장중 20.78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미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4.29% 선까지 뛰었고, 달러화는 유로·엔·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 대비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의 완전한 인수가 이뤄질 때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8개국을 상대로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부터는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프랑스가 반대에 나설 경우 와인과 샴페인에 최대 200%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유럽 각국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연합(EU)이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발동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무역 갈등의 전선이 동맹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외교 발언 충격을 넘어, 자본 흐름 자체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이날 "미국의 재정과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미 국채 약 1억달러어치를 이달 말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돼 온 미 국채에서조차 이탈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자금은 금과 은 등 전통적 실물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76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지정학적 충돌과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기형 자산 이동'이다. [미니해설] 관세의 '정치화'가 흔든 월가…이번 하락의 본질은 무엇인가 관세가 경제정책을 넘어 '지정학 무기'로 변했다 이번 급락의 핵심은 관세가 물가·경기를 조절하는 전통적 정책 수단이 아니라, 영토·안보 문제를 관철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 도구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시장은 이미 고평가 논란 속에서 '완벽한 실적'을 전제로 가격이 형성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가 동맹국을 겨냥한 강압 수단으로 비치자,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재가격화됐다. 브래드 롱 웰스파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비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기간에 무기화된 점은 시장에 새로운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리스크 오프'가 아닌 '미국 회피' 신호 통상적인 위험회피 국면에서는 달러와 미 국채가 강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달랐다. 달러 약세, 미 국채 매도, 주식 급락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리스크 오프'가 아니라 미국 자산 비중 자체를 줄이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설립자는 "무역 전쟁의 반대편에는 자본 전쟁이 있다"며 "미국 국채를 사려는 의지가 약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이날 시장 흐름을 상징적으로 설명한다. 다음 변수는 '말의 정책화' 속도 향후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정책 일정과 법적 조치로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되느냐다. 관세 대상국 확대, 관세율 인상, 특정 품목에 대한 초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의 대응 수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월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2025년 봄 이후 잠잠했던 '트럼프 변동성'의 재개 신호가 될지를 가늠하고 있다. 고평가된 주식시장, 흔들리는 미 국채 수요, 연준 독립성 논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정책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변동성은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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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폭주'에 월가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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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문턱 낮아진다⋯1분기 대출태도 3분기 만에 완화 전환
- 올해 1분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8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올해 들어 플러스로 전환됐다. 대출 주체별로는 가계 주택대출이 6으로, 지난해 하반기 큰 폭의 강화 기조에서 완화로 돌아섰다. 가계 일반대출은 0으로 나타났다. 대기업(6)과 중소기업(11) 대출태도도 전 분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12로,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수요 증가에 따른 가계 주택대출 수요 확대가 예상됐다. [미니해설] 은행권 "1분기 가계 대출 완화 조짐" 은행권 대출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내내 이어졌던 대출 문턱 강화 흐름이 올해 1분기 들어 완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가계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태도가 눈에 띄게 바뀌면서,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13), 3분기(-28), 4분기(-21)에 이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흐름이 끊긴 것이다. 조사에서 플러스는 대출 태도 완화를 의미하는 만큼,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대출에 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16일까지 203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7·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개)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장 큰 변화는 가계 주택대출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53, -44를 기록하며 강도 높은 억제 기조를 유지했던 주택대출 태도 지수가 1분기에는 6으로 돌아섰다. 이는 연초 대출 취급 재개와 함께 주택 관련 자금 수요에 대한 은행권의 대응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다만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대출은 0으로, 본격적인 완화보다는 관망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대출에서도 완화 흐름이 감지된다. 대기업 대출태도는 6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됐고, 중소기업은 11로 더 큰 폭의 완화가 예상됐다. 연초 설비투자와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1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12로 전 분기보다 높아졌으며, 중소기업 대출수요 지수는 17로 조사됐다. 대출수요 증가 전망은 가계와 기업 모두에서 나타났다. 가계의 경우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택대출 수요가 11로 집계됐다. 금리 인하 기대와 주택 거래 회복 가능성이 맞물리며, 억눌렸던 수요가 점진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출 태도 완화가 곧바로 신용 위험 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1분기 은행들이 예상한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20으로 전 분기와 같았다. 대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 지수는 각각 14로 상승했고, 중소기업은 28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이 기업과 가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신용 위험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회복이 더딘 중소기업의 상환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은행권이 대출 태도를 완화하더라도 심사 기준을 완전히 낮추기는 어려운 배경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시각은 더 보수적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은 대체로 대출 태도 강화 기조를 유지하되, 그 강도만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 위험은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에 대한 자금 공급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은행권이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연초를 맞아 대출 운용 전략을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계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 완화, 기업 대출의 선별적 확대, 그리고 신용 위험 관리 강화라는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대출 문턱이 낮아진다고 해도, 은행권의 '속도 조절'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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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문턱 낮아진다⋯1분기 대출태도 3분기 만에 완화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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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반도체·은행주 반등에 되살아난 '위험 선호'
- 뉴욕증시가 반도체와 은행주 동반 강세에 힘입어 이틀간의 조정을 딛고 반등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23포인트(0.7%)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 오르며 동반 반등했다. 이날 증시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 2026년 설비투자 규모를 520억~560억 달러로 제시한 것이 결정적 촉매로 작용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며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2%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도 3% 뛰었다. 은행주도 실적 발표 이후 반등에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주가가 4% 상승했고, 모건스탠리는 자산관리 부문 호조에 힘입어 6% 가까이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하락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 넘게 급락했다. 여기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적게 나오며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지정학 리스크로 흔들렸던 뉴욕증시는 이날을 기점으로 다시 ‘실적과 펀더멘털’에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정치보다 강한 실적…월가는 다시 '본질'로 돌아왔다 이번 반등은 단순한 기술적 반발 매수로 보기 어렵다. 최근 뉴욕증시는 연준 독립성 논란,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정책 발언, 중동과 북극권을 둘러싼 지정학 이슈 등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출렁였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분명한 메시지를 내놨다. 정치 뉴스보다 기업 실적과 투자 사이클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TSMC가 던진 신호 "AI는 유행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다" 시장 반등의 출발점은 TSMC였다. 분기 실적 자체도 사상 최대였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한 대목은 2026년 설비투자 가이던스였다. 520억~560억 달러라는 숫자는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라, 전 세계 AI 인프라 확장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선언에 가깝다. 최근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규제, AI 서버 투자 속도 둔화 우려 등으로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파운드리 산업의 최상단에 있는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는 점은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시장은 규제 뉴스보다 실제 자본 지출(capex) 에 더 큰 신뢰를 보냈다. 엔비디아·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동반 반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 투자의 방향성이 단기 수요가 아니라 장기 인프라 구축이라는 인식이 다시 강화됐다. 은행 실적이 말해준 것: "정책은 시끄러워도 돈은 돈다" 금융주 반등 역시 가볍게 볼 대목이 아니다. 최근 은행주는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연준(Fed) 압박, 금융 규제 강화 가능성 등 정치 변수에 짓눌려왔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실적은 월가의 '본업'이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했다. 특히 트레이딩과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수익성 회복은, 2026년 자본시장 환경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운다. IPO와 인수·합병(M&A)이 다시 살아날 경우, 월가 대형 은행들이 가장 먼저 수혜를 입게 된다. 이는 "정책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아직 실적을 꺾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시장의 판단으로 읽힌다. 유가·고용 지표가 만든 '숨 고르기 구간' 유가 급락은 이날 증시에 또 다른 숨통을 틔웠다. 중동 정세가 완화 조짐을 보이자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내려왔고, 이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연준이 다시 매파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계심도 일부 완화됐다. 다만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소는 양면성을 지닌다. 고용시장이 견조하다는 신호는 경기 침체 우려를 낮추지만, 동시에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과열 신호도 함께 켜졌다 이번 반등이 마냥 낙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개인투자자 낙관 심리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미 많은 호재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경고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AI와 대형 기술주로 쏠린 자금, 높은 밸류에이션 역시 부담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장의 의미는 분명하다. 뉴욕증시는 다시 '숫자와 투자 계획'을 보기 시작했다. 정치와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실적과 투자 사이클이 이를 압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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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반도체·은행주 반등에 되살아난 '위험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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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실업급여 12조원 돌파⋯지급액은 늘고 신청자는 줄었다
- 지난해 12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9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과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3.3%) 감소했다.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2월 구직급여 지급자는 5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000명(0.8%) 줄었다. 반면 지급액은 813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4억원(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1월 누적 구직급여 지급액은 11조471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12월 잠정 지급액을 합산하면 연간 누적 지급액은 12조285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종전 최고치는 2021년의 12조575억원이었다. 한편 12월 중 워크넷을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하며 3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신규 구직 인원도 43만2000명으로 10% 늘었다. 다만 구인배수는 0.39로, 2009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니해설] 작년 고용보험 가입자, 전년대비 1.1%↑⋯최저 증가폭 지난해 연간 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이면서 고용 지표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지급액은 늘었지만 지급 인원과 신규 신청자는 오히려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실업이 늘었다'는 해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가 읽힌다. 우선 수치부터 보면 12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특히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던 건설업과 숙박·음식업에서 신청자가 줄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급자 수도 52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단기적인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지급액은 늘었다. 12월 한 달 동안 지급된 구직급여는 8136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누적 지급액은 잠정 기준으로 12조원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1년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 같은 현상은 고용보험 제도의 '양적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실업 상태에 놓였을 때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대상 자체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급 인원이 줄어도 전체 지급액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고용보험 적용 범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등으로 점진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또 하나의 요인은 평균 지급 기간과 지급 단가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1인당 지급액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장년층이나 숙련 인력의 경우 이전 임금 수준이 높아 급여 단가도 상대적으로 크다. '사람 수'보다 '지급 기간'과 '단가'가 지급액 증가를 이끄는 구조다. 노동시장 수급 지표는 여전히 팍팍한 현실을 보여준다. 12월 신규 구인 인원은 34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지만, 구직자 증가 폭이 더 컸다. 이로 인해 구인배수는 0.39로 떨어졌다. 이는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0.39개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이다. 다만 산업별 흐름에는 미묘한 변화 조짐도 나타난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구인 증가 폭이 확대되고, 제조업과 건설업의 구인 감소 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바닥 통과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고용의 질과 속도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급격한 악화 국면은 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올해에도 서비스업, 특히 보건·복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 확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여러 기관의 전망이 대체로 일치한다"며 "디지털 기술 진전에 힘입어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 남아 있고, 특히 건설 부문은 단기간 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역시 60세 이상 연령층이 주도하고 있어, 청년층 고용 지표가 뚜렷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표는 '고용 쇼크'보다는 '고용 구조 전환기'에 가깝다.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는 노동시장 불안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안전망이 이전보다 넓고 두터워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관건은 구직급여에 머무는 기간을 줄이고, 재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얼마나 강화하느냐에 있다. 일자리는 줄고 안전망 비용은 늘어나는 상황이 고착될 경우, 재정 부담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업급여 통계의 ‘역대 최대’라는 숫자 이면을 어떻게 해석하고 정책으로 연결하느냐가 올해 고용정책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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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실업급여 12조원 돌파⋯지급액은 늘고 신청자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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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세금 폭탄 피하자"…'억만장자세'에 짐 싸는 실리콘밸리 거물들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억만장자 부유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자, 실리콘밸리가 술렁이고 있다. "이건 세금이 아니라 탈출 신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부유세 저지를 위해 지갑을 열고, 채팅방을 만들고, 심지어 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벤처캐피털 거물이자 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 그는 최근 부유세 반대 로비 단체인 캘리포니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300만달러(약 44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억만장자세'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방패막이용 실탄"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반대 진영의 움직임은 꽤 조직적이다. 이들은 세금 저지에만 최대 7500만달러(약 1095억원)가 투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캘리포니아를 구하라(Save California)'라는 이름의 비공개 온라인 채팅방에서 불만을 쏟아내며 대응 전략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 방에는 방산 기술기업 안두릴 공동창업자 팔머 러키,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 가상화폐 업체 리플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슨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세금 폭탄이 오기 전에 플랜B를 세워야 한다"는 분위기다. 플랜B의 핵심은 '탈(脫)캘리포니아'다. 색스가 운영하는 벤처투자사 '크래프트 벤처스'는 이미 텍사스 오스틴에 새 사무실을 냈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플로리다에서 새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색스는 엑스(X)에 직접 "오스틴으로 오라"고 공개 권유까지 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한술 더 떠 "억만장자세 논의만으로도 캘리포니아에서 1조달러의 자본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과장이 섞였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의 긴장감만큼은 분명하다. 문제의 억만장자세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보건의료노조와 진보 성향 정치권은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 4575억 원) 이상 부자에게 재산의 5%를 일회성으로 부과해, 트럼프 행정부가 삭감한 1조 달러 상당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예산을 메우자고 주장한다. 이 안건이 올해 11월 주민투표에 오르려면 약 87만5000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를 품은 캘리포니아에는 200명 안팎의 억만장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주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025년 말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과세 대상이 되는 캘리포니아 내 억만장자는 214명이며 이들은 대부분 기술업계 거물들과 벤처 투자자들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과세 대상으로 추정되는 명단의 최상단에는 순자산이 2562억 달러(약 370조원)에 달하는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가 올라 있고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2461억 달러)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2364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2251억 달러),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1626억 달러) 등도 포함됐다. "부자에게 세금을"과 "부자들이 떠난다" 사이에서, 캘리포니아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Key Insights] 캘리포니아의 억만장자세 논란은 징벌적 과세가 초래할 부작용을 명확히 보여준다. 세수 확충을 명분으로 내세운 극단적 부유세가 결국 자본과 혁신 인재의 엑소더스를 유발해 지역 경제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이는 상속세율 등 세금 부담이 큰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의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기업가 정신을 꺾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부추기는 과도한 조세 제도는 국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세제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 [Summary]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 부호에게 5%의 일회성 세금을 매기는 억만장자세 도입이 추진되자 실리콘밸리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피터 틸 등 기술업계 거물들은 반대 로비에 거액을 기부하고, 비밀 채팅방을 만들어 세금 저지 전략을 논의 중이다.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 등 214명이 과세 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텍사스나 플로리다 등으로 거주지와 본사를 옮기는 엑소더스 조짐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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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세금 폭탄 피하자"…'억만장자세'에 짐 싸는 실리콘밸리 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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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금리보다 실적⋯월가, 다음 주 '은행·물가'에 베팅
- 2026년을 강하게 출발한 뉴욕증시가 다음 주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월가는 기업 실적 시즌 개막과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가를 분기점으로 '은행 실적'과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는 주 JP모건체이스를 시작으로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은행주는 실적 그 자체보다도 가계 소비와 신용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체감지표'로 평가받는다. 카드·자동차 대출 연체율, 대손충당금 변화, 순이자마진(NIM) 등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물가 지표도 중대한 변수다. 14일(현지 시간) 발표되는 12월 CPI는 이달 말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회의를 앞두고 마지막 핵심 지표로 꼽힌다. 지난해 말 노동시장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다시 반등할 경우,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월가는 최근 미국의 대외 군사 행동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이를 크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업 실적 개선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위험 요인을 상쇄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S&P500지수는 연초 이후 약 2% 상승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 이후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니해설] 뉴욕증시, 'CPI+어닝' 고비…S&P 사상 최고 뒤 변동성 재점화 은행 실적은 '경기 성적표'다 어닝 시즌의 첫 장면을 여는 은행 실적은 월가에서 가장 현실적인 경기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JP모건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이 공개하는 숫자는 단순한 기업 성과가 아니라, 미국 경제의 실제 체온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시장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카드·자동차 대출 연체율이다. 이는 가계의 현금 흐름이 얼마나 버티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증감은 은행이 경기 하강 가능성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순이자마진과 예대율 흐름 역시 고금리 환경이 금융권 수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실적에서 '소비 둔화는 제한적'이라는 신호가 확인되면, 주식시장에서는 강세장 논리가 한층 힘을 얻게 된다. 반대로 연체율과 충당금이 빠르게 악화될 경우, 시장은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한지 다시 계산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의 표현을 빌려 전한 것처럼, 은행은 여전히 "경기 현장의 최전선"이다. CPI가 흔들리면, 연준도 멈춘다 다음 주 또 하나의 핵심은 12월 CPI다. 지난해 말 미국의 43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 지표가 지연·왜곡되면서, 이번 CPI는 '정상화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준은 지난해 말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지만, 추가 완화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가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인다면,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시장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 안정과 임금 상승 둔화가 확인되면, 연준의 완화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월가에서는 "모든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 정책의 나침반"이라는 말이 나온다. CPI가 안정적이면 강세장은 이어지고, 물가가 흔들리면 주식시장은 단기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지정학 리스크, 아직은 '노이즈' 미국의 군사 행동과 영토 관련 발언 등 지정학적 변수는 최근 월가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지만, 시장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변동성 지수(VIX)는 여전히 지난해 저점 부근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에너지 가격 급등이나 실물 경제 충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그러한 연결 고리가 약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실적 개선, 완화적 통화정책, 재정 정책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 주 월가의 질문은 단순하다. "소비는 아직 버티는가, 물가는 다시 고개를 드는가."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이 2026년 초반 강세장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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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금리보다 실적⋯월가, 다음 주 '은행·물가'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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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디플레 우려 완화 신호
-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이는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치로, 로이터는 34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라고 전했다. 중국 CPI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다 10월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 효과로 반등한 이후 11월 0.7%, 12월 0.8%로 오름폭을 키웠다. 전월 대비로도 12월 CPI는 0.2% 상승해 시장 예상(0.1%)을 웃돌았다. 한편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9% 하락해 여전히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미니해설] 중국 작년 12월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말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논쟁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2024년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해 11월(0.7%)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중국 내 소비 회복 신호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중국 CPI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3분기까지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됐다. 그러나 10월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를 기점으로 여행·외식 등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며 물가가 상승 전환했고, 연말까지 그 흐름이 이어졌다. 전월 대비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12월 CPI는 전달보다 0.2% 올라 로이터 전망치(0.1%)를 웃돌았다. 계절적 요인 외에도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과 지방 정부의 재정 집행 확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추진해온 재정·통화 정책이 소비자물가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생산 단계의 물가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해 2022년 10월 이후 3년 넘게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제조업 과잉 공급과 부동산 경기 침체,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하락 폭은 지난해 7월의 -3.6%를 저점으로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간의 온도 차에 주목하고 있다. CPI 반등이 내수 회복의 초기 신호일 수는 있지만, PPI가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는 한 기업 수익성 개선과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부동산 부문 부진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 CPI 지표는 중국 경제가 최악의 디플레이션 국면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과 소비 진작 정책이 물가 흐름을 어떻게 끌어올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CPI의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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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디플레 우려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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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직접투자 360억달러 '사상 최대'⋯미국 자금 유입 급증
- 지난해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60억5000만달러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발표한 '2025년 FDI 동향'에서 신고 기준 FDI가 전년 대비 4.3% 증가해 5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행된 도착 금액도 179억5000만달러로 16.3% 늘어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FDI는 3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나, 4분기 들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가 집중 유입되며 반등했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시장 신뢰가 회복된 점이 외국인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투자액은 고환율과 AI 정책 드라이브가 맞물리며 전년 대비 86.6% 급증한 9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지난해 외국인 투자 역대 최대⋯미국 투자 86% 급증 지난해 한국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투자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미·중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고점 논란 속에서도 한국이 주요 투자처로 다시 부각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신고 기준) FDI는 360억5000만달러로, 2020년 대비 5년 만에 73% 증가했다. 특히 실제 집행된 투자 금액인 도착 금액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점은, 단순한 투자 계획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물 투자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FDI 흐름은 지난해 3분기까지 부진했지만, 4분기 들어 AI·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형 투자가 몰리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고 시장 신뢰가 회복된 점을 꼽았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4분기에는 아마존웹서비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앰코테크놀로지의 반도체 후공정 투자, 프랑스 에어리퀴드의 반도체 공정가스 투자, 독일 싸토리우스의 바이오 원부자재 투자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잇따랐다. 남명우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은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가 위축되는 흐름 속에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며 투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며 "이는 우리 제조업의 기초 체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FDI는 157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8% 늘었고, 서비스업은 190억5000만달러로 6.8%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서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 분야 투자가 두드러졌다. 화학공업 투자는 99.5% 늘어난 58억1000만달러, 금속 분야 투자는 272.2% 급증한 2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반면 전기·전자와 기계장비·의료정밀 분야는 전년 대비 투자액이 줄어 업종별 온도 차도 뚜렷했다. 서비스업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온라인 플랫폼 관련 투자가 확대되며 유통, 정보통신,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 분야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다만 금융·보험 부문은 투자액이 감소해 고금리·고변동성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존재감이 가장 두드러졌다. 미국의 대한국 투자액은 97억7000만달러로 86.6% 급증하며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금속, 유통,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유럽연합(EU)도 화공과 유통 업종을 중심으로 35.7% 증가한 6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의 투자는 각각 28.1%, 38.0% 감소했다. 미국 투자 급증의 배경으로는 고환율 효과도 거론된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외국인 입장에서 투자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부는 환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AI 정책, 첨단산업 육성 전략, 제조업 기반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최대 실적의 핵심은 '그린필드 투자'였다.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신설하는 그린필드 투자는 285억9000만달러로 7.1%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과 달리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질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M&A 투자는 74억6000만달러로 감소했지만, 3분기 급감 이후 감소 폭이 크게 줄어 회복 조짐을 보였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올해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중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제 블록화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전략적 투자 유치와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FDI 최대 실적이 일회성 반등에 그칠지,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는 올해 정책 집행과 글로벌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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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직접투자 360억달러 '사상 최대'⋯미국 자금 유입 급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