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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GM 6.2ℓ V8 리콜 엔진, '수리 후'에도 연쇄 파손 논란
- 미국 연방 안전 규제 당국이 제너럴모터스(GM)의 6.2리터 V8 엔진(L87)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가이드닷컴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콜 수리를 마친 이후에도 엔진 파손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기존 시정 조치의 적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결함조사국(ODI)에 따르면, 지난해 봄 시행된 리콜(번호 25V-274) 대상 차량에서 엔진 고장이 발생했다는 차량 소유주 설문(Vehicle Owner Questionnaire) 36건이 접수됐다. 모든 사례에서 소유주들은 "제조사가 권고한 리콜 수리를 이미 완료한 상태에서 엔진이 파손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리콜은 2021~2024년 생산된 GM의 대형 SUV와 픽업트럭 72만1000여 대를 대상으로 2025년 4월 발령됐다. 대상 차종에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및 에스컬레이드 ESV, 쉐보레 실버라도 1500·서버번·타호, GMC 시에라 1500·유콘·유콘 XL 등이 포함됐다. GM 내부 조사에서는 2021년 4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엔진 고장 신고가 2만8000여 건 접수됐으며, 이 중 절반가량은 주행 중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당국은 문제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하나는 커넥팅 로드와 크랭크축 오일 통로에 남은 가공 잔여물로 인한 로드 베어링 손상이며, 다른 하나는 크랭크축 치수와 표면 마감이 규격을 벗어난 점이다. 이에 따라 GM은 딜러들에게 진단 코드 P0016(크랭크축·캠축 불일치)을 기준으로 점검을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점검을 통과한 차량에는 점도가 높은 0W-40 엔진오일을 주입하고 오일 캡과 사용 설명서를 교체했으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에는 엔진 교체를 적용했다. 그러나 NHTSA는 지난해 11월, 기존 리콜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2019년식 차량까지 포함해 L87 V8 엔진을 장착한 GM 차량 28만6000대에 대해 추가 조사를 개시했다. 엔진 베어링 고장 신고가 1100건 이상 접수되자, 당국은 조사 수위를 전면적인 공학 분석 단계로 격상했다. 이 같은 공학 분석 결과가 공개되기도 전에, NHTSA는 GM의 시정 조치가 근본적인 결함을 충분히 해소했는지 평가하기 위한 '리콜 적정성 검토 절차(recall query)'를 공식 개시했다. 이는 리콜 수리가 문제의 원인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을 때 활용되는 절차다. 이번 조사가 곧바로 추가 리콜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단순히 점도가 높은 오일로 교체하는 방식이 근본적인 가공 결함이나 금속 잔여물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힘을 실어주는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L87 6.2리터 V8 엔진은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 위치한 GM의 토너완다 파워트레인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당국의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리콜 범위 확대나 시정 방식 변경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어서, 해당 차량 소유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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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GM 6.2ℓ V8 리콜 엔진, '수리 후'에도 연쇄 파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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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중국 판매 급감-4년 새 반토막도 안돼
- 독일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중국 판매가 최근 4년 사이 절반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포르쉐는 16일(현지시간) 지난해 중국에서 4만 1938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판매량인 5만 6887대보다 26% 줄어든 수치다. 중국 판매는 2021년 9만 5671대를 기록한 뒤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실적은 202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포르쉐는 지난해 북미를 제외한 독일(-16%), 유럽(-13%) 등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판매량은 2024년 31만718대에서 10% 줄어든 27만 9449대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감소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크다고 전했다. 순수 전기차가 전체 판매의 22.2%, 하이브리드차가 12.1%를 차지했다. 회사 측은 순수 전기차 비중이 지난해 목표치인 20~22%의 상한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포르쉐는 중국 내 고급차 수요 둔화와 함께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된 점을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때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로 평가받았던 포르쉐는 전기차 전환이 경쟁사보다 늦어진데다 중국 부유층 소비자들이 고급 외제차를 외면하면서 다른 독일 완성차 업체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포르쉐는 지난해 실적 전망을 네 차례나 하향 조정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독일 증시 우량주 DAX 지수에서도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포르쉐 감독이사회는 폭스바겐과 포르쉐 CEO를 겸직해온 올리버 블루메를 퇴임시키고 올해 1월부터 경쟁사 맥라렌 출신 미하엘 라이터스에게 경영을 맡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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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중국 판매 급감-4년 새 반토막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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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3)] 지구 평균기온 3위 기록한 2025년⋯'1.5도 한계' 사실상 붕괴
- 2025년이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더운 해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주요 기후 관측 기관들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으며, 온난화 속도가 과거 예상보다 빠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진단은 미국이 탄소 배출 감축 규제를 완화하고 국제 기후 협력에서 이탈하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제시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기준으로 삼는 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47도(섭씨) 높았다. 이는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연간 상승 폭이다. 코페르니쿠스 집계 기준으로 최근 11년은 모두 역대 가장 더운 해 상위 11위에 해당한다. 지난 14일 공개된 코페르니쿠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평균 기온은 2023년보다 0.01도 낮았고, 기록상 가장 더웠던 2024년보다는 0.13도 낮았다. 다만 2023~2025년 최근 3년간의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모두 1.5도 이상 높았다. 3년 연속 1.5도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전 세계 육지 기온은 두 번째로 높았으며, 남극은 역대 최고 연평균 기온을, 북극은 두 번째로 높은 연평균 기온을 기록했다. 사만다 버지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기후전략 책임자는 "전 세계 육지와 해양의 91%에서 연평균 기온이 평균을 웃돌았다"며 "화석연료 연소로 누적된 온실가스가 기록적인 고온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시스템 전반에서 고온 현상이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과는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의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최근 3년 연속 이 기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국방·산업·우주총국의 마우로 파키니 국장은 "1.5도 초과가 3년 평균으로 현실화됐다는 점은 누구도 원치 않았던 이정표"라며 "기후 대응의 시급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온 자료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25년 미국의 연평균 기온이 관측 기록(1850년 이후) 기준으로 세 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도 전 지구 평균 지표에서 유사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NOAA는 2025년 전 세계 지표면 평균 기온이 1901~2000년 평균보다 약 1.17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들이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구 온난화가 빠르고 위험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과거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더 가파른 경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 기조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1월 7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방침을 공식화하며 국제 기후 논의에서 미국의 역할을 사실상 축소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대한 지원 중단 방침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기후 변화의 속도와 영향을 분석하는 국제 연구 체계에서 영향력을 잃게 된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인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에서 잇따라 이탈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일 UNFCCC를 포함한 유엔 산하 기구 31곳과 비(非)유엔기구 35곳에서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또한 한국에 본부를 둔 유엔 녹색기후기금(GCF)에도 탈퇴했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국제 금융기구로, 인천 송도에 사무국이 있다. UNFCCC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1992년 체결된 기본 협약으로, 국제사회의 위기의식과 공동 대응 노력이 집약된 틀이다. 게다가 이달 말에는 대기 기간을 거쳐 파리기후협정에서도 공식 탈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사기"라고 표현해 왔으며, 행정부는 국가기후평가보고서 등 주요 기후 관련 보고서의 영향력을 축소하거나 무력화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환경보호청(EPA)의 온실가스 규제 권한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석탄 산업을 부양하고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유지하도록 지시하는 등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등 이전 행정부의 기후 정책도 상당 부분 되돌리는 중이다. 이런 정책 변화 속에서 미국의 기후 오염 배출량은 2025년 약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을 추적하는 독립 연구기관 로디움그룹은 이 증가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직접적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데이터센터 확산, 비교적 추운 겨울 기후 등이 배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생에너지 비용 하락에 힘입어 미국의 장기적 배출 감소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감축 속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 전망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가스로 갇힌 열은 기상이변의 강도를 키우고 있다. 폭우와 폭염, 홍수 위험이 확대되고 있으며, 실제 피해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2025년이 기후·기상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 기준으로 세 번째로 큰 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23건의 기상 재난이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냈고, 총 피해액은 1150억 달러, 사망자는 276명에 달했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핵심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엘니뇨·라니냐 같은 자연적 변동성도 단기적인 기온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2025년 말에는 비교적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라니냐 현상이 나타났지만, NOAA는 올해 초 중립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자연 변동성이 일시적인 완충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정책 방향과 국제 협력의 수준이 기후 위기의 속도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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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3)] 지구 평균기온 3위 기록한 2025년⋯'1.5도 한계' 사실상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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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은행주 조정⋯'실적·정책 리스크'에 동반 하락
- 뉴욕증시가 기술주와 은행주 동반 약세 속에 이틀 연속 조정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7% 하락하며 최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물러섰다. 나스닥지수는 1%를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2% 내렸다. 이날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브로드컴,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중국 세관 당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H200의 중국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은행주도 실적 발표 이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웰스파고는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5% 넘게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도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도입 가능성이 금융권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지연 공개된 11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인플레이션 재확산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시 전반의 발목을 잡았다. 한편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과 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 행정부의 강경 발언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미니해설] 실적·지표보다 규제와 지정학…'높은 밸류에이션의 피로' 드러난 하루 뉴욕증시는 이날 단순한 조정 이상의 메시지를 드러냈다. 지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무엇이든 악재가 되면 바로 반응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정책, 지정학 변수 어느 하나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분위기다. 반도체 규제 리스크, 기술주 랠리의 첫 균열 이번 조정의 1차 원인은 반도체다. 중국의 H200 반입 제한 소식은 단순한 통관 문제가 아니라 미·중 기술 갈등이 다시 전면으로 부상했음을 상징한다. AI 투자 사이클이 장기적으로 유효하다는 믿음은 여전하지만, 수출 규제·정책 변수는 언제든 밸류에이션을 흔들 수 있다는 현실을 시장이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기술주는 2025년과 2026년 초반까지 이어진 랠리로 이미 높은 기대를 반영한 상태다. 이 때문에 작은 정책 신호에도 조정폭이 확대되는 구조다. 이날 나스닥의 낙폭이 다우보다 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행 실적의 역설…'좋아도 못 오르는 주가' 은행주는 실적 발표의 역설을 보여줬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은 소비와 대출 흐름이 여전히 견조함을 입증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시장은 숫자보다 정책 리스크에 더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현실화될 경우 금융사의 핵심 수익 구조를 흔들 수 있다. 투자자들은 "실적이 좋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 먼저 반응했다. 이는 금융주가 단기 반등의 동력을 잃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준 독립성·지정학 변수…금이 먼저 말하다 이날 금과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은 증시에 중요한 시그널이다. 안전자산 급등은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와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 의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중동과 북극권(그린란드)을 둘러싼 미국의 강경 발언은 당장은 증시를 붕괴시키지 않지만, 변동성의 바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은 '패닉'이 아니라 '보험'을 사는 단계로 해석된다. 고점에서의 조정, 추세 붕괴와는 다르다 이번 조정은 추세 붕괴라기보다 고점 부담 속 위험 재정렬 과정에 가깝다.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경로가 보다 명확해지기 전까지 시장은 상승보다 선별과 조정에 익숙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뉴욕증시는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지금 시장은 '좋은 뉴스에 덜 오르고, 나쁜 뉴스에 더 민감한' 전형적인 고점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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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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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은행주 조정⋯'실적·정책 리스크'에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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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해 세계성장률 2.6%로 전망⋯관세여파속 소폭 둔화
-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소폭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13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추정치 2.7%보다 0.1%포인트 낮고 지난해 6월 전망치 2.4%보다는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세계은행은 지난해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둔 교역 증가와 글로벌 공급망의 빠른 재편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력이 예상보다 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교역량과 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러한 성장 촉진 효과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세계은행은 세계 금융 여건의 개선과 일부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의 재정 지출 확대가 성장률 둔화를 일정 부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의 상당 부분은 미국이 차지했다. 상향 조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성장세가 크게 작용했다는 세계은행의 설명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2.2%로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관세 부담이 점차 소비와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세제 혜택 연장과 지난해 말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업무의 일시적 정지) 종료가 올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 지역의 성장률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0.9%로 둔화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4%로, 지난해 4.8%보다 낮다. 이는 중국의 성장 둔화 영향이 크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4.9%에서 올해 4.4%로 하락할 전망으로, 세계은행은 소비자 신뢰 위축과 부동산 시장 침체, 고용과 제조업 둔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4.5%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주요 국가들이 미국과 양자 무역 합의를 체결했음에도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상대적인 관세율 변화가 역내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4.2%에서 올해 4.0%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성장률은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하방 위험이 더 크다며, 무역 갈등 심화와 무역장벽 강화, 자산 가격 하락, 금융시장 여건 악화, 재정 우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등이 현실화할 경우 성장 둔화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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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해 세계성장률 2.6%로 전망⋯관세여파속 소폭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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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그룹 전 계열사 해킹사고⋯교육·생활 플랫폼 전반 '비상'
- 구몬학습과 빨간펜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에서 랜섬웨어로 추정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교육·렌털·상조·여행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사업 구조상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원그룹은 12일 "최근 사이버 침해 정황을 확인하고 즉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전 8시 일부 사내 시스템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한 뒤 내부망 분리와 접근 차단 조치를 시행했다. 현재 외부망을 통한 공격으로 추정되며, 백업 자료를 활용한 시스템 복구와 보안 점검이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여행이지 등 일부 계열사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침해 정황은 인지 13시간 만인 지난 10일 오후 9시께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수사 기관에 신고됐다. 교원그룹은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조사 중이며,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고객에게 안내하고 보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구몬' 교원그룹서 해킹사고…"개인정보 유출여부 확인중" 교원그룹이 전 계열사에 걸친 대규모 랜섬웨어 공격을 받으면서 국내 교육·생활 서비스 산업 전반에 보안 경보가 울렸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서비스 장애를 넘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과 미성년자 정보 보호 문제까지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교원그룹에 따르면 이상 징후는 지난 10일 오전 사내 일부 시스템에서 처음 포착됐다. 이후 내부망 분리, 외부 접속 차단 등 긴급 대응이 이뤄졌지만, 출판·학습지·유아교육·렌털·상조·여행·헬스케어·물류 등 사실상 전 계열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자는 시스템을 암호화한 뒤 협박성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피해 범위다. 구몬학습은 1990년부터 2024년 5월까지 약 890만 명에게 학습지를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가전 렌털을 담당하는 교원웰스의 누적 계정은 약 100만 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교원라이프(상조), 여행이지(여행), 헬스케어 등 계열사 고객까지 포함하면 잠재적 유출 대상이 수백만 명에서 최대 천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주력 사업이 교육인 만큼 미성년자 회원 정보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학부모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름, 주소, 연락처는 물론 학습 이력이나 가족 관계 정보까지 유출될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원그룹은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는 신고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은 "랜섬웨어 공격의 특성상 시스템 접근과 데이터 탈취가 병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포렌식 조사 결과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유출이 확인될 경우, 교원그룹은 정보주체 통지와 함께 집단 분쟁, 과징금,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복합적인 법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교육·생활 플랫폼 기업들이 축적해 온 방대한 고객 데이터가 얼마나 큰 ‘공격 표적’이 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특히 교육 기업은 아동·청소년 정보를 다루는 만큼 일반 기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보안 체계와 위기 대응 능력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다각화로 회원 기반을 급격히 확장한 기업일수록, 보안 투자와 계열사 통합 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 번의 침해로 전사적 마비에 빠질 수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교육·생활 서비스 기업 전반의 사이버 보안 수준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원그룹은 사고 원인과 피해 범위, 복구 진행 상황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용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투명하고 선제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향후 조사 결과와 개인정보 유출 여부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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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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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그룹 전 계열사 해킹사고⋯교육·생활 플랫폼 전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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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0)] 빅뱅 직후 우주에서 '초고온' 은하단 발견⋯우주 진화 이론에 도전장
- 우주가 처음 만들어진 빅뱅 이후 불과 14억 년밖에 지나지 않은 아주 초기 우주에서, 과학자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초고온 은하단'이 발견됐다. 기존 이론으로는 이렇게 이른 시기에 이처럼 뜨거운 은하단 구조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문제가 된 은하단의 이름은 SPT2349-56이다. 이 은하단은 2010년 남극에 설치된 특수 망원경 관측을 통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2018년 연구에서 이 은하단 안에 30개가 넘는 은하가 모여 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별이 만들어지는 속도는 우리 은하의 약 1,000배에 달한다. 최근 국제 공동연구진은 칠레 사막에 있는 초고성능 전파망원경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배열(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ALMA)을 이용해 이 은하단 주변을 더 자세히 관측했다. 연구진은 우주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는 아주 오래된 빛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cosmic microwave background, CMB 또는 CMBR)을 분석했다. 이 빛은 빅뱅 이후 남은 흔적으로, 우주의 나이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순야예프–젤도비치((Sunyaev–Zeldovich, SZ) 신호'라는 현상이다. 이는 은하단 안의 매우 뜨거운 가스가 CMB에 남기는 아주 작은 흔적이다. 쉽게 말해, 은하단이 우주 배경빛에 살짝 그림자를 남긴 것과 같다. CMB는 매우 고르고 일정하기 때문에, 이런 흔적이 보인다는 것은 은하단 안의 가스가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는 뜻이다. 비유하자면, CMB는 우주 전체에 깔린 옅은 안개이고, 은하단은 그 안개 속에 놓인 뜨거운 용광로와 같다. SZ 신호는 용광로 위를 지나간 안개가 살짝 색이 변한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은하단 안의 가스 온도가 1000만 켈빈(K·1000만 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크기의 오늘날 은하단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치이며, 과학자들이 예측했던 온도의 최소 5배에 해당한다. 중력만으로 이런 온도에 도달하려면 수십억 년이 걸려야 한다. 연구를 이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박사과정 다즈 저우(Dazhi Zhou) 연구원은 "이렇게 초기 우주에서 이렇게 뜨거운 은하단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처음에는 신호가 너무 강해 실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차례 확인 끝에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뜨거운 환경의 원인으로 초대질량 블랙홀에 주목했다. 은하단 안에 최소 3개의 매우 큰 블랙홀이 있고, 이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 줄기(제트)가 주변 가스를 뜨겁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동연구자인 캐나다 달하우지대학교의 스콧 채프먼(Scott Chapman) 교수는 "우주가 아주 젊었을 때부터 블랙홀이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은하단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기존 이론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히 중력과 별 생성만이 아니라, 블랙홀과 뜨거운 가스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별이 많이 만들어지는 현상, 블랙홀의 활동, 뜨거운 가스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며 오늘날의 거대한 은하단이 만들어졌는지 밝히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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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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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0)] 빅뱅 직후 우주에서 '초고온' 은하단 발견⋯우주 진화 이론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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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5)] 원화 약세 장기화, 외국인 투자 신뢰 약화가 배경
- 미국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참석한 한국 경제학자들이 최근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경쟁력 약화와 외국인 투자 신뢰 저하를 지목했다. 5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총회에 참석한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근본 원인은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할 유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정체된 반면 해외로 나가는 투자만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자본 흐름이 고환율을 구조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쉽게 넘지는 않겠지만, 과거처럼 140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니해설] 원화 약세 장기화, 외국인 투자 신뢰 변화 주목 최근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책임 논쟁은 수출 기업, 개인 해외투자자, 글로벌 금리 환경 등으로 분산돼 있다. 그러나 미국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참석한 한국 경제학자들의 진단은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지목했다. 원화 약세는 단기 수급이나 심리 요인이 아니라,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된 결과라는 것이다.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 주식시장과 기업이 매력적이라면 외국인 자금은 환율과 관계없이 유입된다"며 "지금은 그 반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한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국내 기업과 자본의 해외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자본이 한국을 '투자처'가 아닌 '자본 유출국'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특히 미국과의 대비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경쟁력과 자본시장 신뢰 측면에서 미국 기업과 증시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환율의 원인으로 종종 거론되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 역시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구조적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근본 원인은 한국 경제의 성장 기대와 제도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환율 전망에도 반영된다. 김 교수는 "달러당 1500원을 쉽게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과거처럼 1400원 아래로 환율이 안정되기도 쉽지 않다"며 "고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범위 안에 갇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와 규제 환경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원화 약세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 요인은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총회에 참석한 장유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교수는 AI 기술이 생성형 AI 단계를 넘어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고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전환 과정에서 한국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피지컬 AI(Physical AI)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말과 글을 다루는 생성형 AI를 넘어, 자율주행 차량이나 휴머노이드로봇, 산업물류로봇, 스마트공장처럼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AI가 핵심이다. 장 교수는 "피지컬 AI는 단순한 데이터 학습이 아니라, 제조·물류·건설·정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숙련도가 핵심 자산"이라며 "한국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숙련공을 다수 보유한 드문 국가"라고 말했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된 미국과 유럽 다수 국가와 달리,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픈AI가 대형언어모델(LLM)을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로 훈련했듯, 한국은 숙련공과 산업 현장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모델을 훈련·개발할 수 있다"며 "이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린다면 원화 약세와 투자 부진이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원화 약세는 환율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글로벌 자본과 기술 경쟁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인 투자자 신뢰 회복과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 없이는 환율 안정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학계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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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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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5)] 원화 약세 장기화, 외국인 투자 신뢰 약화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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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마케팅 축소에도 '실패'로 단정하기 이른 이유
- 애플의 고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가 생산과 마케팅 규모를 대폭 축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 '실패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이를 둘러싼 평가는 시각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애플 내부의 성과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전 프로를 단순한 판매 대수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은, 애플이 추구하는 중장기 플랫폼 전략을 간과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플 비전 프로는 2024년 2월 출시 이후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 완성도 논란 속에서도 약 1년간 50만 대 안팎이 출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애플이 생산 및 마케팅을 축소한 점을 근거로 비전 프로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5년 크리스마스 분기 판매량이 약 4만5000대에 그쳤다는 점을 들어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애플이 비전 프로에 대한 생산량과 마케팅 지출을 크게 줄였다는 점은 여러 보고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FT는 시장 정보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 자료를 인용해 애플이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 비전 프로 관련 디지털 광고비를 95% 이상 축소했다고 전했다. 신제품 출시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애플의 관행에 비춰볼 때, 이는 수요 둔화를 반영한 전략 조정으로 해석된다. 생산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FT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제조 파트너인 럭스쉐어(Luxshare)는 2025년 초부터 비전 프로 생산을 중단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4년 약 39만 대가 출하된 데 이어, 2025년 연간 판매량은 약 4만5000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초기 생산 계획을 조정하며 수급과 재고 관리를 강화한 결과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애플은 비전 프로의 판매 실적이나 생산·마케팅 정책 변화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전 프로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3499달러에 달하는 가격, 무거운 착용감, 제한적인 배터리 사용 시간, 네이티브 앱 부족 등을 꼽는다. 영국 가디언 역시 메타(Meta)가 저가형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비전 프로는 일부 기업 고객을 제외하면 대중적인 수요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매출 관점에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는 비전 프로가 분기 기준으로만 약 1억57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VR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메타의 헤드셋 사업 매출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단일 고가 제품으로 경쟁사의 분기 매출 상당 부분에 맞먹는 실적을 거둔 셈이다. 애플 내부의 성공 기준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만큼, 판매 대수만으로 성패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전 프로는 대중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라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한 초기 모델로 기획됐다는 점에서다. 애플 역시 이를 초기 수용자와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한 실험적 플랫폼으로 규정해 왔다. 실제로 애플은 생산량을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 일정 수준의 재고 목표를 달성한 뒤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난이도와 부품 수급 제약, 특히 고급 디스플레이 공급 한계를 감안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생산 라인 조정 역시 차세대 모델 출시와 생산 거점 이전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비전 프로의 의미는 단기 판매 실적보다 장기 생태계 구축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비전OS를 중심으로 한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는 이미 경쟁사 제품과 다른 플랫폼 설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애플 내부적으로는 향후 증강현실(AR) 기기와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개발의 기술적 토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약 100만 명 안팎의 활성 이용자를 확보한 신생 플랫폼을 단순히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비전 프로의 성패는 매출보다 개발자 생태계와 콘텐츠 확장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설정한 목표가 '대량 판매'가 아니라 '미래 컴퓨팅의 출발점'이었다면, 현재 단계의 성과를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비전 프로를 둘러싼 논쟁은 숫자의 해석 문제에 가깝다. 애플이 이 제품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는 외부에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점은, 비전 프로가 애플의 장기 전략 속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판매량이 아니라 플랫폼의 진화와 개발자 참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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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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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마케팅 축소에도 '실패'로 단정하기 이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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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세플라스틱, 혈관 침투해 심장병 가속⋯수컷에서만 치명적 영향
- 미세플라스틱이 혈관 깊숙이 침투해 심혈관 질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동일한 조건에서 수컷에서만 동맥경화가 현저히 악화되는 성별 차이가 관찰돼,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영향에 대한 새로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UCR) 의과대학 연구진은 일상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이 동맥경화를 가속화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포장재·의류·플라스틱 제품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체내에 존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직접 교란해 죽상동맥경화의 진행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단 내용은 최근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 저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장청청 저우 교수는 "심혈관 연구 전반에서 남녀 간 반응 차이가 반복적으로 관찰돼 왔는데, 이번 결과도 그 연장선에 있다"며 "정확한 기전은 추가 규명이 필요하지만, 성염색체 차이와 에스트로겐의 보호 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 전반에 확산된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음식, 식수, 공기 전반에 퍼져 있으며, 최근에는 인체 내부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동맥경화 플라크(죽상반) 내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고, 체내 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이 입자들이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인지, 아니면 질병 과정에 동반되는 부산물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저우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최소화하며, 고도로 가공된 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실험으로 확인된 성별 차이 연구진은 동맥경화 연구에 널리 활용되는 LDL 수용체 결핍 생쥐(LDLR 결손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수컷과 암컷 모두 비교적 건강한 사람의 식단에 해당하는 저지방·저콜레스테롤 사료를 제공받았으며, 9주간 체중 1㎏당 하루 10㎎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됐다. 이는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수준을 반영한 양이다. 그 결과, 수컷 생쥐에서는 동맥경화가 급격히 악화됐다. 심장과 연결된 대동맥 기시부의 플라크 면적은 63% 증가했고, 상흉부에서 갈라지는 완두동맥에서는 무려 624%까지 늘어났다. 반면 동일한 조건에 노출된 암컷 생쥐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체중 증가나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을 유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실험 개체들은 전반적으로 마른 체형을 유지했고, 혈중 지질 수치도 변화가 없었다. 이는 비만이나 고지혈증 같은 전통적 위험 요인과 무관하게 혈관 손상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혈관 내피세포 기능 교란 확인 연구진은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혈관을 보호하는 내피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교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내피세포는 혈관 내부를 덮고 염증 조절과 혈류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미세플라스틱 노출 시 이 세포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광 표지된 미세플라스틱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입자가 실제로 죽상반 내부와 내피층에 축적되는 모습도 관찰됐다. 이는 최근 인체 연구에서 보고된 결과와도 일치한다. 더 나아가 쥐와 인간의 내피세포 모두에서 플라크 형성을 촉진하는 유전자 활성화가 확인돼, 종을 초월한 공통 반응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체 영향 규명은 과제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미세플라스틱과 심혈관 질환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실험적 증거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도, 사람에게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종류별 차이, 남녀 간 취약성 차이의 분자적 기전 규명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저우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인체 영향에 대한 이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번 연구가 미세플라스틱을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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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세플라스틱, 혈관 침투해 심장병 가속⋯수컷에서만 치명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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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美 배터리 계약 잇단 해지⋯열흘 새 13조5천억 수주 증발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FBPS(Freudenberg Battery Power System)와 체결한 3조9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 앞서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의 9조6000억원 규모 계약 해지를 포함하면 불과 일주일여 만에 13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수주가 취소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공시를 통해 FBPS의 배터리 사업 철수 결정에 따라 지난해 4월 체결한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상호 합의로 해지한다고 밝혔다. 해지 금액은 공시일 환율 기준 3조9217억원으로, 이미 이행된 물량을 제외한 잔여 계약분이다. 회사는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되지 않아 재무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불확실한 수요처를 정리하고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LG엔솔, 美서 3.9조 계약해지 LG에너지솔루션이 연말을 앞두고 연이어 대형 계약 해지를 공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이번에 해지된 FBPS와의 계약은 단일 규모로만 보면 4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수주다. 여기에 앞서 포드와의 9조6000억원 규모 계약 해지까지 더하면, 열흘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사라진 예정 매출은 13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이번 계약 해지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객사의 전략 수정이다. FB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배터리팩 제조사로,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서 상용차용 배터리팩 생산을 추진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등 북미 상용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배터리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계약은 결국 해지로 이어졌다. 앞서 포드 역시 전기차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자,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예정됐던 대규모 배터리 셀·모듈 공급 계약도 백지화됐다. 시장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별 계약 해지'로만 보지 않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초기 고성장 국면을 지나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소재 업체 간 수요 불확실성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정책 변화, 보조금 축소 가능성, 소비자 가격 부담 등이 겹치며 전기차 수요 전망이 빠르게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재무적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약과 연계된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되지 않아 손실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수주 잔고와 성장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회사 측은 이번 계약 해지를 오히려 '정리의 기회'로 보고 있다. 수요 가시성이 낮은 고객을 정리하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완성차 업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비전기차 영역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글로벌 배터리 업계 전반에서도 전기차 일변도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ESS, 상용차, 산업용 배터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번 연쇄 계약 해지는 LG에너지솔루션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 시장의 속도 조절 국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장기 흐름은 유효하지만, 그 경로는 당초 기대보다 훨씬 굴곡이 크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시장은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이 어떤 고객과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수주를 확보하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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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美 배터리 계약 잇단 해지⋯열흘 새 13조5천억 수주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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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6)] 생명의 설계도는 '책'이 아닌 '입체 퍼즐'이었다⋯인간 게놈 '4D 지도' 완성
-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핵 속에는 생명의 모든 정보를 담은 설계도, DNA가 들어있다. 인류는 지난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이 설계도의 글자(염기서열)를 모두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에게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제가 있었다. 설계도의 글자는 다 읽었지만, 정작 이 설계도가 좁은 세포 핵 안에서 '어떻게 접혀 있는지', 그 입체적인 형태를 몰랐던 것이다. 마치 가구 조립 설명서의 글자는 읽었으나, 조립된 가구의 완성된 입체 모습은 모르는 것과 같았다. 2025년, 마침내 그 수수께끼가 풀렸다. 노스웨스턴대학교 펑 위에(Feng Yue) 교수가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 '4D 뉴클레옴 프로젝트(4D Nucleome Project)'가 인간 유전자의 3차원 입체 지도를 완성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것은 단순한 지도가 아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4D 영상 지도'다. 2m 실을 테니스공에 넣는 '압축의 미학' 우리 몸속 세포 하나에 들어있는 DNA를 일자로 펼치면 그 길이는 약 2m에 달한다. 반면 세포의 핵은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 분의 일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2m짜리 긴 끈을 이 좁은 공간에 넣기 위해서는 고도의 '포장 기술'이 필요하다. DNA는 무질서하게 구겨진 것이 아니라, 히스톤 단백질을 감고 코헤신(cohesin) 단백질을 이용해 특정한 규칙에 따라 실타래처럼 감기고, 고리를 만들며 차곡차곡 접혀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흔히 보는 막대 모양의 'X자 염색체'는 세포가 분열할 때 이동을 위해 일시적으로 꽉 뭉쳐진 상태일 뿐이다. 평소 세포 속 DNA는 거대한 도서관의 책장처럼, 혹은 아주 복잡하지만 질서 정연한 오리가미(종이접기)처럼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인간 배아 줄기세포와 포피 섬유아세포를 정밀 분석해, DNA가 꼬이고 접히는 핵심 지점이 14만 곳이 넘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4만 개의 'DNA 루프'…유전자의 스위치 역할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14만 개에 달하는 '염색질 루프(Chromatin Loops)'의 발견이다. 루프란 끈을 동그랗게 말아 만든 고리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DNA는 왜 하필 고리 모양으로 접혀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전등 스위치'의 원리를 떠올리면 쉽다. 방의 전등(유전자)을 켜려면 벽에 있는 스위치(조절 부위)를 눌러야 한다. 전등과 스위치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벽 속의 전선으로 연결돼 있다. DNA도 마찬가지다. 유전자를 작동시키는 조절 부위는 유전자 본체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DNA가 고리(루프) 모양으로 접히면, 멀리 있던 조절 부위와 유전자가 물리적으로 딱 맞닿게 된다. 즉, "DNA가 접히는 순간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14만 1365개, 섬유아세포에서 14만 6140개의 루프를 확인했다. 이 루프들이 정확한 모양으로 접혀야만 필요한 유전자가 제때 활성화되어 세포가 정상 기능을 수행한다. 반대로 루프가 잘못 접히면 스위치가 고장 난 것처럼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거나, 켜지지 말아야 할 유전자가 켜지면서 암이나 각종 유전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AI 닥터, 게놈의 3차원 모양을 예측하다 이번 연구가 독자들의 주목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결합이다. 연구팀은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딥러닝 모델'을 훈련시켰다. 이를 통해 복잡한 실험 과정 없이도 환자의 DNA 염기서열(글자 정보)만 입력하면, AI가 "이 사람의 DNA는 3차원 공간에서 이런 모양으로 접힐 것"이라고 예측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의 의학적 가치는 막대하다. 많은 질병이 유전자 글자 자체의 오타(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유전자가 위치한 '공간적 구조의 문제'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펑 위에 교수는 "질병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의 대다수는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비부호화 영역(Non-coding regions)'에 위치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정크 DNA'(쓰레기 DNA) 취급을 받았던 이 영역들이 사실은 DNA를 어떻게 접을지 결정하는 중요한 '접기 안내선'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구조'를 고쳐 병을 낫게 한다 이번 '3차원 게놈 지도'의 완성은 의학계에 세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생물학적 관점이 1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됐다. 유전자가 단순히 '있다/없다'를 넘어, '어디에 위치하고 누구와 접촉하는지'가 중요해졌다. 둘째, 원인 불명이었던 질병의 매커니즘이 규명됐다. 백혈병이나 뇌종양 같은 암세포는 DNA 구조가 정상 세포와 달리 엉망으로 꼬여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기존 약물이 특정 단백질을 공격하는 방식이었다면, 미래의 치료제는 꼬인 DNA를 풀어주거나 올바르게 접히도록 유도하는 '구조 교정' 방식이 될 전망이다. 펑 교수는 이를 "후생유전학적 억제제(epigenetic inhibitors)"를 이용한 치료라고 설명하며, 암과 발달 장애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인류는 생명이라는 거대한 건축물의 설계도를 평면도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3D 입체도로 손에 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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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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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6)] 생명의 설계도는 '책'이 아닌 '입체 퍼즐'이었다⋯인간 게놈 '4D 지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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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혼다 CR-V e:FCEV, 냉각수 누출 우려로 미국 판매 중단·388대 리콜
- 혼다는 연료전지 냉각 시스템 결함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2025년형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혼다 CR-V e:FCEV' 388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혼다 미국법인은 지난 12월 중 이 같은 내용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공식 보고했다. 혼다에 따르면 일부 차량에서 연료전지 냉각수가 연료전지 스택 내부의 비(非)유체 구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이 경우 내부 전기 회로에서 단락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결함이 발생하면 출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거나 전력 생성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차량이 움직이지 못할 수 있어서 주행 중에는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혼다는 설명했다.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리콜 차량인 혼다 CR-V e:FCEV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극소소의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중의 하나로, 주로 남부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다. 가솔린을 연소하는 기존 차량이나 대형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 전기차와 달리, 연료전지 차량은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주행 중 전기를 생산한다. 유일한 부산물은 수증기뿐이어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급속 충전도 가능한 청정 기술이다. 혼다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해당 문제가 △ 조립공정 변경과 △협력업체 제조 문제 등 두 가지 주요 원인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혼다는 연료 전지 스택 부품의 밀봉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조립 시 사용되는 접착 실런트의 양을 줄였다. 그러나 이 변경 사항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냉각수가 새어 나올 수 있는 틈이 발생했다. 게다가 냉각 시스템의 '유동식 연결부' 일부를 제조하는 업체에서 O링 홈의 버(burr미세한 거친 모서리)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았다. 이러한 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결부의 밀봉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러한 작은 결함들이 모여 냉각수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 즉 민감한 연료 전지 스택 부품이 들어 있는 케이스 내부로 스며들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전기 절연이 손상되어 접지 오류나 단락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혼다는 시스템이 완전히 작동을 멈추기 전에 운전자에게 여러 경고 신호가 먼저 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계기판에는 고전압 이상을 알리는 '파워 시스템' 경고를 비롯해 냉각수 수위 저하 알림, 출력이 약 20킬로와트(kW) 수준으로 제한됐음을 알리는 경고, 심할 경우 '운행 금지(Do not drive)' 메시지까지 단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혼다는 이러한 경고가 표시될 경우 즉시 차량 운행을 중단하고 공식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점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서는 연료 라인 어셈블리를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하는 조치가 무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리콜은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핵심 부품인 냉각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혼다는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품질 관리와 사전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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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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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혼다 CR-V e:FCEV, 냉각수 누출 우려로 미국 판매 중단·388대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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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5)] 비타민 C,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 완화 가능성 제시
- 비타민 C가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을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천식과 폐암 등 각종 호흡기 질환과의 연관성이 지적돼 온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22일(현지시간)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공과대학(UTS) 연구진은 수컷 생쥐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폐 조직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에 노출된 조직에 비타민 C를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비타민 C가 공기 오염이 유발하는 주요 세포 손상을 일부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는 세포 내 에너지 생성에 핵심적인 미토콘드리아의 손실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완화했으며, 불안정한 활성 분자로 인해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데 기여했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 기능 이상과 조직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이 미세먼지로 인한 생체 손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주목해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를 주도한 쉬 바이(徐白) 박사과정 연구원은 논문에서 "항산화 비타민 C 보충은 낮은 수준의 PM2.5 노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고위험군에 대한 보조적 예방 수단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동물 실험과 배양 조직을 기반으로 한 만큼, 실제 생활 환경에 있는 인간에게도 동일한 보호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험에서 사용된 미세먼지 농도와 비타민 C 투여량은 정밀하게 조절된 조건으로, 일반인의 일상적 노출 환경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UTS 분자생물학자인 브라이언 올리버 교수는 "허용 범위 내에서 비교적 높은 용량의 비타민 C 섭취가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정 섭취량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충제 복용 전에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M2.5는 교통 혼잡, 산불, 황사와 같은 자연·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최근 들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비교적 낮은 농도의 미세먼지라도 세포 수준에서는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험에 사용된 미세먼지 농도는 선진국 다수 지역에서 관측되는 수준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근본적으로는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사회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장 노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비타민 C 섭취가 잠재적인 보완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리버 교수는 "수억 명이 영향을 받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저비용의 예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세먼지는 안전한 노출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산불 등으로 인해 폐 염증과 각종 만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국제 환경 저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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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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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25)] 비타민 C,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 완화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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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제일제당 계열 CJ슈완스, 전직 사우스다코타 경제개발 수장 영입 뒤 6천900만달러 지원 논란
-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대규모 공적 지원을 받은 CJ제일제당 그룹 식품기업이 주(州) 정부 고위 경제개발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한 사실을 두고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스다코타주 경제개발국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인 CJ 슈완스(CJ Schwan’s)는 주정부로부터 총 6900만 달러(약 1000억 원)에 이르는 보조금과 대출 승인을 받았다고 22일(현지시간) 지역 매체 워터타운여론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현재 수폴스(Sioux Falls)에 총 5억5000만 달러(약 8160억 원) 규모의 대형 식품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며, 완공 시 약 6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주정부는 이를 사우스다코타 역사상 단일 민간 투자로는 최대 규모라고 평가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스티브 웨스트라(Steve Westra) 전 사우스다코타주 경제개발국장이 해당 기업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이다. 웨스트라는 4년 전 주정부 재직 당시 CJ 슈완스의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처음 승인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이후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현재 CJ 슈완스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또한 CJ 슈완스 이사회 구성원인 제프 에릭슨(Jeff Erickson)이 주정부 경제개발위원회(Board of Economic Development)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위원회는 CJ 슈완스에 대한 일부 재정 지원을 승인한 기구다. 회의록에 따르면 에릭슨 위원장은 해당 안건 논의와 표결에서는 스스로 기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라 전 국장 역시 공직 퇴임 후 1년의 '쿨링오프(cooling-off) 기간'을 거쳐 CJ 슈완스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신이 관여했던 계약이나 신규 주정부 계약과 관련해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없도록 규정한 주법상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의회 안팎에서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 경제개발위원회 위원을 지낸 레이놀드 네시바(Reynold Nesiba) 전 주 상원의원은 "기업 이사회와 공적 심의기구의 수장을 동시에 맡는 구조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며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피하려면 두 직책 중 하나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 재직은 양측 기관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팀 리드(Tim Reed) 주 상원의원도 이번 사안을 두고 "해당 투자가 일자리와 세수 확대 측면에서 사우스다코타에 분명한 이익을 가져올 수는 있다"면서도 "전직 고위 관료의 이직 과정이 외부에서 보기에 매우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외형적 인식(optics)'은 극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정부의 대규모 산업 유치 성과와 별개로, 공직자 윤리와 이해충돌 방지에 대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편, CJ슈완스는 핵심 사업으로 수폴스 북서부 파운데이션 파크 내 142에이커(약 57만㎡) 부지에 아시안 푸드 생산 공장을 건설중이다. 2024년 11월 착공한 이 공장은 올해 연말까지 건물 외부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7년 중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은 미국 내 대표 한식 브랜드로 자리 잡은 '비비고' 만두를 비롯해, 아시안 스낵 브랜드 '파고다'의 제품과 에그롤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신 자동화 설비를 갖춘 생산라인 2개를 시작으로 앞으로 증설을 위한 추가 공간을 확보했으며, 자체 폐수 처리 시설과 물류 센터 등도 함께 건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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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제일제당 계열 CJ슈완스, 전직 사우스다코타 경제개발 수장 영입 뒤 6천900만달러 지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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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 여전⋯금융 불균형 누증 경계해야"
- 한국은행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민간부문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금융시스템의 주요 잠재 위험으로 지목하고,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인 장용성 위원은 23일 "하반기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이 정부 대책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금융 불균형이 누증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관된 거시건전성 정책과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대책, 취약 부문에 대한 미시적 보완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말 45.4로 전 분기보다 상승해 장기 평균 수준에 근접했다. 민간신용 레버리지도 GDP 대비 200%를 웃돌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니해설] 한은, '주택시장 안정'에 무게 한국은행의 진단은 표면적으로는 '안정', 이면에서는 '불균형 누증'이라는 이중 구조로 요약된다. 실물 경기 회복과 통상 환경 불확실성 완화로 금융시스템의 즉각적인 위기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자산 가격과 신용 흐름이 특정 부문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중장기적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주택시장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택이 단순한 거주 수단을 넘어 투자·수익 추구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 불균형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인식이다. 장용성 위원이 "경제주체의 수익 추구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서울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을 반영해 소폭 상승했고, 민간신용 레버리지는 GDP 대비 200%를 웃돈다. 가계와 기업의 빚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 신용 레버리지 비율은 신흥국 평균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충격 발생 시 조정 폭이 커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한은은 정책 대응의 방향으로 '완화 기조 전환'이 아닌 '정책 일관성'을 택했다. 장정수 부총재보가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가 확실히 이뤄진 이후에야 제도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은행 자본규제 강화 역시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분에 대한 위험가중치 하한이 상향되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고, 자본비율은 평균 0.08%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치상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부동산 대출 확대에 따른 자본 부담이 구조적으로 커진다는 의미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기업 부문으로 신용을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을 반영한다. 주담대의 상대적 매력을 낮추고, 기업대출·주식·펀드 등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흐름을 돌리겠다는 신호다. 다만 고환율 지속에 따른 외화자산 환산액 증가, 기업 부실 확대 가능성, 바젤3 최종안 적용에 따른 규제 부담까지 겹치며 은행의 자본 관리 여건은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번 한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기적 안정에 안주해 정책 기조를 흔들 경우, 누적된 불균형이 향후 더 큰 조정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다. 주택시장, 가계부채, 은행 건전성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관리하지 못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은 언제든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화도, 급격한 긴축도 아닌, 일관성과 인내를 전제로 한 구조적 관리라는 점을 한은은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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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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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 여전⋯금융 불균형 누증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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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9)] 알래스카 강이 주황색으로 변한 이유⋯영구동토 해빙이 부른 기후 경고
- 미국 알래스카 일부 지역의 강과 하천이 최근 선명한 주황색으로 변색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과학적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겉보기에는 국지적 오염 사고를 연상시키지만, 미 해양대기청(NOAA)은 해당 현상이 단순한 환경오염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직결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NOAA가 최근 발표한 '북극 보고서(ARC) 2025'에 따르면, 알래스카의 강물이 주황색으로 변한 원인은 영구동토층(permafrost)의 해빙으로 토양 속 철 성분이 노출되면서 발생한 '녹물' 현상이다. 온실가스 증가로 북극 지역의 기온 상승이 가속화되자, 오랜 기간 얼어 있던 지반이 녹아 철과 기타 금속 성분이 수계로 유입되고, 이들이 산화되면서 강과 하천을 물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알래스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북극 전반이 전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라고 지적한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NOA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북극 지역의 지표면 기온은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4년 가을과 2025년 겨울은 북극 전역에서 특히 따뜻했으며, 각각 역대 최고 기온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지난 10년은 북극에서 가장 따뜻한 10년이었다. 극히 우려스러운 점은 2006년 이후 북극의 연평균 기온 상승률은 전세계 기온 변화율의 두 배 이상이었다. 또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강수량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동안 북극 지역의 겨울, 봄, 가을 강수령은 모두 1950년 이후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북극은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냉각 장치' 역할을 해왔지만, 해빙이 가속되면서 해수면 상승과 기상 패턴 교란 등 전 지구적 영향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NOAA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8월, 북극해 대서양 연안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991~2020년 8월 평균보다 약 13°F(약 7°C) 더 높았다. 북극에서 가장 오래되고 두꺼운 해빙(4년 이상)은 1980년대 이후 95% 이상 감소했다. 현재 다년생 해빙은 주로 그린란드 북쪽과 캐나다 군도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8월에 얼음이 없는 북극해 지역은 1982년 이후 섭씨 약 1.4°C(2.3°F) 상승했다. NOAA 보고서 책임 저자인 매슈 드러큰밀러 국립설빙·빙설자료센터 선임연구원은 "북극의 해빙과 온난화는 단지 지역적 변화가 아니라 전 세계 기후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극 지역이 지구 평균보다 몇 배 빠르게 온난화되면서 북부 생태계와 경관, 원주민의 생계 방식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래스카 주민들이 주황색 수로를 처음 인식한 것은 2018년 무렵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의 수문학자 조시 코크는 "조종사와 국립공원 방문객 등 현지인들의 제보를 통해 이상 현상이 확인되기 시작했다"며 "조사 결과, 수백 마일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에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온 상승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토양 속 철 성분이 물과 공기에 노출돼 산화되고, 이 과정에서 강물의 색이 변한다는 것이다. 특히 철과 금속 성분이 하천에 도달하는 순간 침전되며 강한 착색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주민 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과학자들은 수질 산성화가 수생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성도가 높아진 하천 환경은 알래스카 대표 어종인 돌리바든차(Dolly Varden char)의 치어 개체 수 급감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드러큰밀러 연구원은 "북극 지역의 먹이사슬은 곧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돼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변화는 생태계 문제를 넘어 인간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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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9)] 알래스카 강이 주황색으로 변한 이유⋯영구동토 해빙이 부른 기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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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베네수엘라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 급등
-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영향으로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2월물은 전거래일보다 2.6%(1.49달러) 상승한 배럴당 58.01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6%(1.60달러) 오른 배럴당 62.0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해안 앞바다에서 유조선을 나포했다는 소식에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전 세계 공급량의 약 1%를 차지한다.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서 유조선을 추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성공할 경우 주말 동안 두 번째, 2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세 번째 작전이 된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플로리다 회담이 지난 3일간 진행되었으며, 회담의 주요 내용은 입장 조율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회담과 러시아 협상단과의 개별 회담이 생산적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 정책 최고 보좌관은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제안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 전망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파르타 커머디티스의 수석 석유 시장 분석가인 준 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거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원유 시장이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IG 분석가 토니 시카모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 유조선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봉쇄를 발표하고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상황 변화, 그리고 이어 우크라이나 드론이 지중해에서 러시아 비밀 함대 소속 선박을 공격했다는 보도가 유가 반등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과 베네수엘라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달라약세 등 영향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1.9%(82.1달러) 오른 온스당 446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장중 일시 4477.7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18일이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금 현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2% 급등한 온스당 4434.26달러(약 656만원)를 기록했다. 금값은 올해 초와 비교하면 69% 이상 상승해 제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은값도 금값 못지않은 상승세다. 이날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69.44달러(약 10만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136% 올랐다. 시장 분석가들은 금값 상승에 대해 '전형적' 불안과 금리 인하 기대 영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니모머니 소속 분석가는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군사적 긴장이 단기적 지지선 역할을 했다"며 "현재 상승 탄력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맞물려 내년에는 온스당 5000달러(약 740만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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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베네수엘라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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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중소기업 '직격탄'⋯수출·수입 병행 기업 41% "피해"
- 원·달러 환율 급등이 이어지면서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중소기업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2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수출·수입 병행 중소기업은 40.7%로, '이익이 발생했다'는 응답(13.9%)을 크게 웃돌았다. 수출 기업의 경우 '영향 없음'이 62.7%로 가장 많았다. 피해 유형으로는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81.6%)이 가장 많았고, 외화결제 비용 증가와 물류비 상승이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55.0%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니해설] 중소기업, 환율 급등으로 피해…"적정환율 1,363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체감 경영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영위하는 기업들은 환율 상승의 '양면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원가 부담 확대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수입 중소기업을 포함해 63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수입 병행 기업의 40.7%가 환율 급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이익을 봤다는 응답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수출 전업 기업은 환율 변동의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영향 없음'이라는 응답이 60%를 웃돌았다. 환율 상승이 반드시 수출 기업의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적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해 원인은 명확하다. 환율 상승은 곧바로 수입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중소기업의 원가 구조를 빠르게 압박했다. 응답 기업의 81.6%가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외화결제 비용 증가와 해상·항공 운임 상승도 상당수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대비 원재료 비용이 6~10% 상승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환율 변동이 단기간에 수익성을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은 원가 증가분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기업과의 거래 구조, 경쟁 심화, 가격 인상에 따른 거래 이탈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환율 상승의 충격이 기업 내부에서 흡수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는 구조다. 환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중소기업의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87.9%는 환율 변동에 대비한 관리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전문 인력과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환헤지 상품이 중소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중소기업들이 요구하는 정부 지원 역시 단기 처방보다는 구조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안정적인 환율 운용 노력과 물류비 지원, 원자재 가격 상승분 보전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는 단순한 금융 지원보다 실질적인 비용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해석된다. 내년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1,450~1,500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목표 영업이익 달성을 위한 적정 환율은 평균 1,362.6원으로 조사됐다. 현재 환율 수준이 중소기업의 손익 구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달러 약세 국면에서도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수출 기업보다 수입 기업이 훨씬 많은 국내 중소기업 구조를 고려할 때, 납품대금연동제 활성화와 원가 부담 완화 중심의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환율 변동성이 '일시적 충격'을 넘어 구조적 리스크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환율 대응 체계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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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중소기업 '직격탄'⋯수출·수입 병행 기업 41%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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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8)] 미국 CO₂ 배출 '초정밀 지도' 공개⋯연방 통계 공백 속 과학의 역주행
- 미국에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주목되는 CO₂ 배출 지역에 대한 초정밀 지도가 공개됐다. 미국 북애리조나대 정보·컴퓨팅·사이버시스템학부(SICCS)의 케빈 거니 교수 연구팀은 미국 내 화석연료 연소로 발생하는 모든 CO₂ 배출원을 고해상도로 집계한 데이터베이스 '벌컨(Vulcan)'의 네 번째 버전을 발표했다고 기즈모도가 보도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출발점은 정확한 측정이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추적하는 과학적 노력은 정책 변화 속에서도 핵심적 의미를 지닌다. 해당 내용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사이언티픽 데이터(Nature Scientific Data)'에 게재됐다. 이번 자료에는 2022년을 기준으로 한 미국 내 화석연료 CO₂ 배출 집중 지역 지도가 포함됐다. 거니 교수는 "미국 납세자들은 이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며 "미 환경보호청(EPA)의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려는 규정 개정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독립적 데이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벌컨 프로젝트는 지난 20여 년간 다수의 정부 기관 지원을 받아 진행돼 왔으며, 북미 탄소 예산의 정량화, 배출원과 흡수원의 식별, 초고해상도 화석연료 CO₂ 관측을 위한 과학적·기술적 수요 충족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이 공개한 지도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배출량 상위 지역은 동부 연안과 텍사스주 댈러스 등 인구 밀집 지역과 대도시권에 집중돼 있으며, 전반적으로 인구가 많은 미국 동부 지역의 배출 강도가 서부보다 현저히 높았다. 다만 이 지도는 벌컨 데이터의 일부를 시각화한 개요 수준에 불과하다. 공동저자인 파울록 다스 연구원은 "벌컨의 실제 데이터는 수 테라바이트에 달하며, 고성능 컴퓨팅 환경이 필요하다"며 "도시 블록 단위, 도로 구간, 개별 공장과 발전소 수준까지 CO₂ 배출을 포착하는 전례 없는 해상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는 연방 차원의 배출 보고 체계가 약화될 가능성 속에서 대안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EPA는 지난해 9월, 연간 CO₂ 환산 기준 2만5000t 이상을 배출하는 시설에 대해 의무 보고를 요구해온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GHGRP)'을 종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PA는 이를 통해 기업의 규제 비용을 최대 24억 달러 절감하면서도 청정대기법상 의무는 이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GHGRP는 약 1만3000개 시설을 대상으로 하며,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85~90%를 포괄하는 핵심 제도다. 이 제안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정 수준의 반발을 불러왔으나, 실제 폐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만약 연방 정부 차원의 배출 추적에 중대한 공백이 생길 경우, 벌컨과 같은 학술 기반 데이터가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니 교수는 "과학 연구 예산 삭감과 연방 데이터 보고에 대한 위협 속에서도, 기후변화와 환경의 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데이터를 계속 생산하고 공개할 것"이라며 연구 지속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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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8)] 미국 CO₂ 배출 '초정밀 지도' 공개⋯연방 통계 공백 속 과학의 역주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