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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에세이] 야옹이네 연대기(1회)
- 『야옹이네 연대기』는 고양이를 싫어하던 한 사람이 숙명처럼 반복되는 고양이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새끼 고양이의 죽음에서 시작된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이는 단순히 반려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집안으로 들어왔다가 살다가 죽고, 또 남겨진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며 변화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기도 하다. 필자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던 과거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마음에서 출발해 결국 왜 이 생명들과 함께 살게 되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돌봄은 선의인가, 책임인가, 아니면 무너지는 자신을 붙들기 위한 방식이었는가. 만남과 이별이 거듭되는 사이, 필자는 어느새 돌보는 사람이 되어 있다. 집 역시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떠난 것과 남은 것이 뒤섞여 숨 쉬는 공간이 된다. 이 연재 산문은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오래 바라보고 기억하고 적어 나간다. 지붕 위, 천장, 다락, 장판 아래, 좁은 복도와 골목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건이 벌어진 자리다. 생명은 그 자리를 오가며 어떤 것은 남고 어떤 것은 사라진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야옹이네 연대기』는 한 마리의 고양이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한 집의 시간과 한 사람의 변화를 따라간다. 구조의 순간, 병과 죽음, 죄책감과 다짐,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일상까지. 그리하여 이 산문은 동물 에세이에 머물기를 거부한다.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을 감당하는 일인지, 남겨지는 사람이 어떤 시간을 버텨야 하는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한 생명을 받아들이는 일은 삶의 방향을 조금씩 틀어놓는 일이라는 사실을 과장하지 않고 보여 준다. <편집자주> 제1장. 검은 천장 아래 이 낡은 한옥으로 이사 온 때는 7년 전이었다. 서울의 오래된 골목 안쪽, 비틀어진 골조로 겨우 버티고 선 낡은 한옥. 연고 하나 없는 동네였지만 도망치듯 도착한 유일한 피난처였다. 당시 내 옆에는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딸 강아지 '또또'가 있었다. 처음엔 조용했다. 아니 조용하다고 믿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천장과 지붕 사이에서였다. 쿵, 쿵, 사각사각, 때로는 바스락거리는 기묘한 소리의 연속. 처음엔 쥐인가 싶었다. 아니, 내가 겁을 먹은 거겠지.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또렷한 울음소리가 섞였다. 삐약삐약. 그건 쥐가 아니었다. 생후 몇 주도 안 된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였다. 방 안에는 다락이 있었고, 위로 여는 널빤지 문이 하나 달려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그 문을 삐거덕 열고 고양이 사료를 그 천정과 지붕 사이에 올려두었다. 천장 구석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기척이 느껴졌다. 그렇게 며칠을 두자, 사료가 사라져 있었다. 누군가 와서 먹고 간 흔적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기척이 사라졌다. 울음도 천장을 쿵쾅대던 소리도 멈췄다. 대신 지나치게 고요한 정적이 집 안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 직후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천장 틈새와 모서리 사이, 문틀 구석에서 흰 구더기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또는 그것들을 쫓아다녔고, 나는 또또를 방에 격리시킨 채 사방을 닦아냈다. 그러나 닦을수록 더 나왔다. 혹시 얼마 전 울어대던 새끼들이 죽어 썩어 생긴 것이라면, 그렇게 보기엔 수가 지나치게 많았다. 천장 모서리와 작은 틈들에서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구더기는 멈추지 않았다. 새하얗고 퉁퉁했으며 활기차게 꿈틀댔다. 며칠이 지나자 집 안은 다시 파리로 가득 찼다. 이전에는 본 적 없는 빠른 속도였다. 나는 두려움과 혐오 그리고 고양이 새끼를 살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점점 숨이 막혔다. 결국 119와 구청, 동물구조협회, 방송국까지 닥치는 대로 전화를 걸었다. 며칠 뒤 특수 청소 용역업체에서 찾아왔다. 나는 소리가 나던 천장 위치를 가리켰고 그들은 그곳을 열었다. 그 안에는 여섯 구의 고양이 사체가 있었다. 얼룩진 몸들이 서로 겹친 채 성묘 셋과 아기 셋. 그제야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나는 울었다.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내 머리 위에서 여섯 구의 사체가 썩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그날 이후 나는 골목을 떠돌며 쓰레기봉투를 뒤지던 고양이 어미와 새끼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다. 적어도 이 근처에서는 굶어 죽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때 내 앞에 나타난 고양이 모녀 가운데 새끼 고양이가 '야옹이'였다. <고고고하우스 프로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에 열중했고 글짓기에 소질을 보여 백일장에서 날렸다. 그때는 몰랐지만 결국 오늘 이렇게 글쓰기를 시작하는 운명을 맞는다. 이와 같이 삶은 거창한 사건의 연속이 아니라 뜻밖의 사소한 우연에 의해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이 산문 연재 역시 그 어떤 우연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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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에세이] 야옹이네 연대기(1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