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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ESS 시장 '싹쓸이'⋯조 단위 연쇄 수주로 영토 확장
- 삼성SDI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글로벌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30일 미주법인(SDIA)이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계약 상대와 금액은 경영상 비밀 유지에 따라 2030년까지 비공개됐으나, 업계에서는 테슬라와의 4~5조 원 규모 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삼성SDI가 주력해 온 삼원계(NCA)를 넘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분야에서 거둔 가시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SDI는 지난달에도 현지 인프라 업체와 2조 원대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삼성SDI는 미국 내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라는 독보적인 입지를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AI 산업 성장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ESS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SDI가 성능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며 시장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니해설 ] 'K-배터리'의 반격, 삼성SDI는 왜 LFP와 ESS에 승부수를 던졌나 삼성SDI가 다시 한번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30일 공시된 미주법인의 배터리 공급 계약은 그 규모와 상대 측면에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상세 내용이 유보됐으나, 증권가와 배터리 업계는 이를 테슬라와의 '조 단위' 계약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에 이어 한 달 만에 들려온 낭보다. LFP 배터리, '전략적 선택'이 '가시적 성과'로 그동안 삼성SDI는 하이니켈 기반의 삼원계(NCA) 배터리에 집중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저가형인 리튬인산철(LFP) 중심으로 재편되자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이번 수주는 삼성SDI가 추진해 온 LFP 라인 확보 노력이 결실을 본 사례다. 특히 테슬라와의 계약으로 추정되는 이번 건은 3년간 매년 10GWh, 총액 4~5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이는 삼성SDI가 고성능 프리미엄 시장뿐만 아니라 보급형 ESS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과 양산 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각형' 기술력과 '비(非)중국' 공급망의 시너지 삼성SDI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각형 배터리'다. 파우치형에 비해 내구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각형 배터리는 장기 사용이 필수인 ESS 인프라에 최적화된 형태다. 더욱이 삼성SDI는 미국 내에서 사실상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제조사'라는 독보적 입지를 점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삼성SDI는 현지 기업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에 지정학적 이점까지 더해지며 북미 ESS 시장 공략의 '골든타임'을 제대로 포착한 셈이다. AI와 신재생 에너지가 쏘아 올린 ESS 전성시대 최근 ESS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인공지능(AI) 산업의 급팽창과 궤를 같이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ESS 시스템은 필수다. 여기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 저장 장치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삼성SDI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NCA와 LFP라는 투트랙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가고 있다. 안전성을 담보한 각형 기술력으로 화재 위험을 낮추고, LFP를 통해 가격 부담을 덜어주며 고객사의 입맛을 모두 맞추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에너지 리더로의 도약 연이은 수주 성과는 삼성SDI의 실적 성장은 물론, 주가와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순히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조사를 넘어,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기에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향후에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EV)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속에서도 ESS라는 확실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 삼성SDI의 행보가 향후 K-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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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ESS 시장 '싹쓸이'⋯조 단위 연쇄 수주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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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건설 울었다⋯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 비상계엄 여파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이 5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반도체와 조선 등 주력 수출 산업은 호조를 보였으나, 기록적인 건설업 부진이 전체 산업의 활력을 깎아먹었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는 114.2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됐던 시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3.2%)와 기타운송장비(23.7%)의 호황에 힘입어 1.6%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1.9% 증가하며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건설기성(시공 실적)은 전년 대비 16.2% 급감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다만 소비 부문에서는 반등의 신호가 포착됐다. 민생소비쿠폰 등 정책 효과로 소매판매가 0.5% 늘며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전년 대비 상승하는 '트리플 플러스'가 4년 만에 실현됐다. [미니해설] 반도체가 끌고 건설이 밀어내고…'지독한 불균형'에 갇힌 2025 한국 경제 2025년 한국 경제는 극단적인 양극화 속에서 움직였다. 반도체와 조선업이 기록적인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지만, 건설업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특히 2024년 연말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사회적 혼란은 회복 기로에 섰던 경제 전반의 동력을 약화시키며 지표 곳곳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0.5%'의 그늘… 멈춰버린 성장 엔진 전산업생산 증가율 0.5%는 단순한 둔화 그 이상의 경고음을 의미한다. 2021~2022년 강한 반등을 보였던 산업생산은 2023년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해 지난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대내외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마비시키며 신규 투자와 생산 확대를 가로막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조선의 독주, 제조업 내 'K-양극화'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첨단 제조업은 예외였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 폭발과 글로벌 선박 발주 사이클이 맞물리며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등 제조업 내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켰고,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는 20%를 상회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기계류 도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일부 확인됐다. 건설업의 '자유낙하'… 통계 작성 이래 최악 가장 뼈아픈 대목은 건설업의 붕괴다. 건설기성이 16.2% 급감한 것은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민간·공공 발주 위축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건설업의 부진은 자재 공급사와 인력 시장 등 후방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며 내수 침체의 핵심 고리가 됐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5년은 반도체가 강력하게 견인했다"며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기계류 도입이 확대되는 선순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업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지표상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일부 건설업의 하방리스크가 있어서 업종 간에 온도 차를 보인 2025년이었다"고 진단했다. '트리플 플러스'의 역설과 과제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 정부의 민생소비쿠폰 등 확장 재정 투입으로 소매판매가 0.5% 증가하며 4년 만에 반등했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장비 위주로 1.7% 늘었다. 특히 민생소비쿠폰 사용이 집중된 3분기를 중심으로 소비 회복이 두드러졌고, 승용차와 정보기기 등 내구재 판매도 늘었다. 소비심리 개선이 실질구매력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설비 투자 역시 1.7% 증가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더체 제조용 장비와 자동차 관련 투자가 이를 견인했지만 운송장비 투자 감소는 부담으로 남았다.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트리플 플러스'를 4년만에 달성했음에도 체감 경기가 차가운 이유는 업종 간 온도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2026년의 과제,격차 해소와 불확실성 관리 전문가들은 2025년을 "반도체 외줄 타기를 한 경제"라고 정의한다.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가계 부채와 금융권 건전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즉, 2025년 산업활동의 핵심 키워드는 '불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첨단 제조업 중심의 성장과 전통 산업의 침체가 동시에 진행된 한 해 였고, 이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가 올해 경기 회복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경기 회복의 온기를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거시경제 관리 수위를 높이고, 균형 성장을 위한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정부는 경기 회복 모멘텀 확산을 위해 거시경제를 적극 관리하고 잠재성장률 반등, 국민균형성장 등 '2026년 경제성장전략'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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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건설 울었다⋯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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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8)] 지진계로 우주 쓰레기 추적⋯소닉붐 데이터 분석 성공
- 지진계로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 궤도를 이탈한 인공위성과 우주선 잔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사례는 하루 평균 세 차례를 넘는다. 이 과정에서 우주쓰레기는 대부분 소실되지만, 일부는 유해 물질을 방출하거나 지표면까지 도달해 환경을 오염시키고 건물·인프라, 나아가 인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문제는 추적의 어려움이다. 시속 2만9천㎞에 달하는 속도로 이동하는 우주쓰레기는 갑작스럽게 궤도를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의 레이더와 광학 관측 방식만으로는 낙하지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재진입 과정에서 물체가 여러 조각으로 분해될 경우, 위치 추정 오차는 더욱 커진다. 이로 인해 독성 잔해 회수나 환경 대응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진계로 '음속 돌파' 포착…전혀 다른 접근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공동 연구진은 우주쓰레기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소닉붐(음속 돌파 충격파)'을 지진계로 포착해 경로를 추정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지진계는 통상 지진을 감지하는 장비지만, 대기 중에서 발생한 강한 충격파가 지면으로 전달될 경우 이를 진동 신호로 기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특성에 주목해, 대기권을 통과하는 우주쓰레기가 만들어내는 소닉붐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벤저민 페르난도 박사(존스홉킨스대)는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우주물체가 소닉붐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이를 지진학적 데이터로 체계적으로 활용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화성 탐사 경험의 지구 적용 이번 접근법의 토대는 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 임무에서 축적된 경험이다. 인사이트 착륙선은 2018년 화성에 착륙한 이후 1300건이 넘는 화성 지진을 감지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운석이 대기권을 통과하며 만든 충격파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당시 단일 지진계만으로도 운석 충돌 지점을 특정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궤도선이 분화구를 촬영해 화성 표면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페르난도 박사는 "자연 운석을 연구하며 개발한 기법을 지구의 우주쓰레기 문제에 적용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도약"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주쓰레기는 자연 운석과 다르다. 대기권 진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진입 각도가 얕으며, 분해 양상도 훨씬 복잡하다. 이로 인해 지상에 미치는 위험성은 오히려 더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중국 선저우-15 사례로 검증 연구진은 2024년 4월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발생한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15의 비통제 재진입 사례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폭 1m, 무게 1.5톤이 넘는 궤도 모듈이 대기권을 통과하며 발생시킨 소닉붐은 지상 125개의 지진계에 포착됐다. 연구진은 신호 강도를 토대로 물체의 이동 경로를 재구성했고, 미 우주군이 레이더로 예측한 궤적과 비교한 결과 약 40㎞ 남쪽으로 치우친 경로가 도출됐다. 실제 잔해가 회수되지 않아 어느 예측이 정확한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존 방식과 다른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환경 대응 위한 '시민용 감시 도구' 목표 연구진은 추가 검증을 거쳐 이 방식을 민간 감시 체계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진계 데이터는 대부분 공개돼 있어, 재진입 시작 후 수 초~수 분 내에 우주쓰레기 낙하를 감지하고 잠재적 대기 오염 위치를 신속히 추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주쓰레기의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78년 소련 위성 '코스모스 954'의 재진입 당시 캐나다 북부에 방사성 물질이 확산됐고, 최근에는 대형 로켓 폭발로 중금속 잔해가 해양과 주거 지역에 흩어진 사례도 보고됐다. 연구진은 "우주선에 포함된 화학 물질 상당수가 독성을 띠며 오존층 파괴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완 수단으로서 가치"…한계도 명확 외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저비용·확장 가능한 보완 수단'으로 평가한다. 영국 버밍엄대 휴 루이스 교수는 "기존 레이더가 포착하기 어려웠던 재진입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우주쓰레기를 포착할 수 있는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모리바 자 교수는 "충격파가 충분히 강해야 지진계에 기록된다"며 "작거나 고고도에서 소실되는 잔해는 감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나 폭발 등 다른 소음과의 구분도 과제로 남아 있다. 2024년 9월 발표된 유럽우주국(ESA)의 최신 수치에 따르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활성 위성은 1만 개가 넘고, 수명이 다하거나 파괴되어 작동하지 않는 위성은 3000개가 넘는다. NASA에 따르면, 최소 야구공 크기의 물체 약 2만5000개와 훨씬 더 작은 물체인 연필심 크기를 포함하면 1억 개 이상이 지구 위 우주 상공을 돌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레이더·광학 추적과 결합할 경우, 대기권 재진입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 활동이 지구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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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8)] 지진계로 우주 쓰레기 추적⋯소닉붐 데이터 분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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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미친 속도', 현대차는 '3만대 현실화'⋯휴머노이드 양산 전략 갈렸다
-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사가 개발 중인 로보(무인)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생산 속도에 대해 "결국에는 미친 듯이 빨라질 것(insainly fast)"이라고 자신했다. 머스크 CEO는 2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초기 생산은 언제나 매우 느리게 시작해 S자 곡선을 따른다"며 "생산 증가 속도는 새로 도입되는 부품과 공정 단계의 수에 반비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캡과 옵티머스는 거의 모든 요소가 새로워 초기 생산 단계에서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더딜 수밖에 없지만, 일정 궤도에 오르면 속도는 급격히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답글을 단 게시물은 테슬라 관련 정보를 자주 공유해온 소여 메리트의 글로, 사이버캡 생산이 100일 이내에 개시되고 혁신적인 제조 공정이 처음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을 담고 있다. 해당 글은 사이버캡 1대가 10초 미만에 생산 라인을 통과하고, 장기적으로는 약 5초 이하의 사이클 타임을 목표로 한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주주총회에서 사이버캡 양산 시점을 2026년 4월로 못 박았고, 옵티머스를 연간 100만 대 규모로 생산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공언한 바 있다. 양산 시점인 2026년 4월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연기된 시점이다.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대량 생산품'으로 규정한 테슬라의 구상과, 보다 현실적인 제조 로드맵을 제시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와 대비된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산업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단계적 양산 전략을 공개했다.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연간 3만 대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공장 자동화와 물류·제조 현장에서 검증된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는 연구용 시연을 넘어 공장 자동화·물류·제조 보조 인력으로의 상용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또한 아틀라스는 지난 8일 글로벌 통신매체 씨넷(CNET)으로부터 'CES 최고의 로봇'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틀라스가 공장·물류 중심의 즉시 적용 가능한 산업형 휴머노이드라면, 옵티머스는 장기적으로 가정·서비스까지 노리는 범용 AI 휴머노이드라고 할 수 있다. 즉, 아틀라스는 "언젠가 (사용)될 로봇"이 아니라 이미 필요한 곳에 투입되는 로봇이라는 점이 옵티머스와의 성격이 다르다. 머스크가 '초기 정체 후 폭발적 성장'이라는 테슬라식 제조 혁신을 강조했다면,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이미 가동 중인 산업 시스템에 결합해 안정적인 수요와 품질을 먼저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속도와 규모, 그리고 현실적 적용이라는 서로 다른 해법 속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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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미친 속도', 현대차는 '3만대 현실화'⋯휴머노이드 양산 전략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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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AI, 마침내 '몸'을 얻다⋯'피지컬 AI' 시대 개막
- 2025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1만 4000석이 가득 찬 연단에 선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14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무대 위에 세워 놓고 선언했다. '로봇공학의 챗GPT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8년 만에 CES 기조연설대에 오른 실리콘밸리의 슈퍼스타가 내뱉은 이 한마디는, 지금껏 모니터 속에 갇혀 있던 인공지능이 이제 '몸'을 얻어 현실 세계로 걸어 나온다는 선전포고였다. 그것이 바로 '피지컬 AI(Physical AI)'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AI는 화면 속에서 질문에 답하는 '똑똑한 비서'에 가까웠다. 그러나 2026년의 AI는 더 이상 모니터 안에 머물지 않는다.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고, 집에서 커피를 내리며, 재난 현장을 직접 누빈다. AI의 역할이 '생각하는 존재'에서 '행동하는 존재'로 확장된 것이다. 본지는 피지컬 AI의 개념과 등장 배경, 글로벌 기업·전문가들의 발언, 그리고 우리 삶과 산업 현장에 미치는 파장을 심층 취재했다. 피지컬 AI란 무엇인가-'AI가 물리 법칙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피지컬 AI란 단순히 로봇에 AI를 얹은 개념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상황을 해석하고, 결과를 예측하고, 행동을 선택하는 시스템이다. 피지컬 AI는 말 그대로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 안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는 AI다. 챗GPT가 시를 쓰고 코드를 짰다면,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로 도로를 누비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되어 공장(스마트공장) 라인을 돌린다. 다시 말하면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등 센서로 주변을 인식하고, 모터 기반 액추에이터를 통해 물건을 집거나 이동하는 등 물리적 작업을 수행한다. 기존 로봇이 '사전에 정의된 규칙과 고정된 환경 안에서의 정밀 제어'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판단·대응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AI 다음의 개척 분야는 피지컬 AI입니다. 이제 AI가 물리 법칙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 CES 2025 기조연설 (2025년 1월 6일) 젠슨 황 CEO는 지난해 열린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처리와 추론, 계획과 행동이 가능한 피지컬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피지컬 AI를 대중화하기 위한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오픈소스로 2025년 1월 6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코스모스는 로봇이나 차량 등이 현실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을 포함한다.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를 통해 수백만 개의 휴머노이드 훈련용 합성 모션을 생성해 로봇을 효율적으로 학습시키는 것도 핵심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는 마치 LLM이 텍스트 데이터 입력으로 인간의 언어 능력을 모방했듯이, 피지컬 AI는 주변 환경 데이터를 입력으로 인간의 물리적 작업 능력을 모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ES 2026-피지컬 AI의 실체가 드러나다 1년 뒤인 2026년 1월, 같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은 피지컬 AI의 '실전 선언'이 되었다. 2025년이 '화려한 가능성의 전시'였다면, 2026년은 '현실 적용을 전제로 한 기술과 제품 중심의 전시'로 평가받았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킨지 파브리지오 회장은 행사 전 공식 브리핑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산업용 로봇이 동시에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CES 2026에서 차세대 완전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대중에게 처음 공개하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8년부터 반복 공정에 실제 투입하고, 2030년 이후에는 복잡한 공정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를 제시한다는 전략 아래, AI와 로봇을 단순한 자동화 수단이 아닌 인간의 역량을 확장하는 파트너로 정의했다. LG전자는 가사 작업에 특화한 홈로봇 'LG 클로이드(CLOi D)'를 공개했다. AI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학습하며, 거주자 스케줄과 생활 패턴에 맞춰 가전을 제어하는 AI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고 사람과 주먹 인사를 나누는 시연 영상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두산로보틱스는 0.1㎜ 수준의 정밀 작업이 가능하고 AI가 작업 경로를 스스로 생성하는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한 '스캔앤고'를 선보였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사물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한다. 도로 위에서 공이 굴러가면 사람이 뒤따라 나올 가능성까지 계산한다. 이는 인식이 아니라 추론이다. "AI의 발달은 인식형 AI, 생성형 AI를 거쳐 이제 처리·추론·계획·행동이 가능한 피지컬 AI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 글로벌 시장 규모-'자동차 붐 때의 석유'처럼 급팽창 피지컬 AI 시장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어스튜트 애널리티카(Astute Analytica)에 따르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24년 약 270억 달러(37조 7000억 원)에서 2033년 약 2350억 달러(328조 6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10년 새 약 9배의 폭발적 성장이다. 피지컬 AI의 보안 시장도 급팽창 중이다. 퓨처마켓인사이츠(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로보틱스 사이버보안 시장은 약 47억 달러(6조 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2035년에는 약 143억 달러(1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1.7%다. 피지컬 AI의 양산화는 '자동차 붐 당시 석유의 역할'에 비유된다. 피지컬 AI 채택이 가속화됨에 따라 희토류 등 전략적 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며, 이는 새로운 자원 패권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특히 자석용 희토류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중국이 이 시장의 전략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압도적인 양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잠식 중이다. 중국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Unitree)는 2024년 9만 달러(1억 3000만 원)에 출시한 휴머노이드 로봇 H1에이어, G1(1만 6000달러), R1(5900달러)으로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추며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UBTECH는 2025년 11월 휴머노이드 로봇의 첫 대량생산을 시작했으며, 2027년까지 연간 1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변화-'극한의 현장'부터 '내 집 안'까지 피지컬 AI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빠르게 변화를 일으키는 곳은 제조업과 물류 현장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컨베이어 벨트 위의 단순 반복 작업만 수행했다면, 피지컬 AI 로봇은 불규칙한 부품을 파악하고, 스스로 작업 경로를 설계하며, 돌발 상황에도 즉각 대응한다. 엔비디아가 창고 자동화를 위해 선보인 '메가 블루프린트(Mega Blueprint)'는 액센츄어, 키온 등 글로벌 선진 업체들이 이미 채택해 대규모 물류 자동화에 활용하고 있다. 의료 현장과 농업, 재난 대응 분야의 변화도 주목된다. 병원에서는 약품 배달 로봇이 이미 운용되고 있으며, 수술 보조 로봇은 더욱 정밀해지고 있다. 농장에서는 AI가 탑재된 수확 로봇이 무르익은 과실을 스스로 식별해 수확한다. 화재·붕괴 현장에는 인간이 진입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을 누비는 재난 대응 로봇이 투입되고 있다. 가정도 예외가 아니다. LG클로이드, 일본의 러봇(Lovot), 미국의 엘리큐(ElliQ) 등 홈 로봇들은 물리적 온기와 눈 맞춤, 미세한 표정 구현까지 구현하며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넘보고 있다. 엘리큐는 약 복용 알림, 대화, 가족 연결 기능으로 고령층의 일상에 직접 개입한다. 자율주행차 역시 피지컬 AI의 핵심 구현체로,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탑승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최적 경로를 실시간으로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충격- 327만 개의 일자리가 흔들린다 피지컬 AI의 확산은 노동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노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AI로 인해 직업 변화를 겪거나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취업자 중 24%는 AI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27%는 임금 삭감이나 실직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 일자리 수는 327만 개(전체의 13.1%)에 달한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은 더욱 구체적이다. AI 기술의 도입이 확산되면서 주로 청년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해왔다는 것이다. 서비스·단순노무직 고용 감소, 여성 임금 하락, 30~44세 남성 고용 악화 등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 반면 AI 및 머신러닝 전문가, 정보보안 분석가, 빅데이터 전문가 등 AI 관련 신규 직종은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일자리 보고서에서 피지컬 AI 확산으로 2025~2030년 사이 기술직과 AI 관련 직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자체가 일자리의 위협이 되기보다는, AI를 업무 조력자로 활용할 줄 아는 인력이 노동시장 수요를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삼일PwC경영연구원 분석 보고서 전문가들은 피지컬 AI의 빠른 확산이 '점진적 변화에서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전환되는 '티핑 포인트'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MIT CSAIL 연구팀은 현재 대다수의 근로자를 기계로 대체하기에는 경제적 효과가 아직 부족해 일자리 대체가 예상보다 점진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자동화 결정이 급격히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도전과 응전- 'ICT 강국'의 골든타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피지컬 AI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ICT 강점과 제조업 기반 등 산업적 특성을 반영한 국가적 차원의 피지컬 AI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경쟁력과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 AI 시대의 유력한 주자로 꼽힌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5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AI반도체 산업 도약 전략'을 심의·의결했다. 2030년까지 피지컬 AI 시대를 대비한 미래기술을 선점하고, 국산 AI반도체가 활용될 수 있도록 '피지컬 AI 특화 NPU'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피지컬 AI는 확산 과정에서 막대한 연산 자원, 개발 비용, 첨단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기술 보유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그 격차가 복지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윤리와 안전- '행동하는 존재'의 잘못된 판단은 생명 위협 피지컬 AI의 등장은 AI 윤리 논의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피지컬 AI의 잘못된 판단은 단순한 오정보가 아니라 실제 사고와 손해, 나아가 생명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자율 시스템이 동시에 운영되는 피지컬 AI 환경은 보안 위협도 새로운 차원으로 높인다. 기존의 사이버 공격이 데이터를 탈취하거나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수준이었다면, 피지컬 AI에 대한 공격은 로봇이나 자율주행차를 물리적으로 오작동시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보안 기업들은 기존 SOC·XDR 기반 관제 역량을 피지컬 AI 환경 전반의 '운영 신뢰성 관리 인프라'로 확장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로봇과 사람이 함께 보행할 때의 규칙은 무엇인가, AI의 물리적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누가 지는가, 안전 인증과 윤리는 어디까지 요구해야 하는가. 2026년은 이 질문들에 대한 사회적 답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기술보다 선택이 먼저다' 피지컬 AI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로봇이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가 될지, 새로운 불평등의 원천이 될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재교육, 규제 정비, 사회 안전망 재구성이 피지컬 AI 시대의 필수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기술 격차가 복지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 설계, 그리고 AI를 적대적 위협이 아닌 인간 역량의 확장자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합의가 지금 이 순간 가장 절실하다. 2026년은 피지컬 AI 기술이 완성되는 해라기보다, 인간과 피지컬 AI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사회가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원년이다. AI가 몸을 갖게 된 지금,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다룰 인간의 선택과 제도다. 【참고 자료】 1.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 — CES 2025 기조연설 (2025년 1월 6일, 라스베이거스), NVIDIA Blog Korea 2. 시사위크 — '[CES 2026] 현실로 나온 인공지능, 피지컬 AI가 온다' (2026년 1월 5일) 3. Deloitte Insights — 'AI goes physical: Navigating the convergence of AI and robotics' (2025년 12월 10일) 4. Future Market Insights — 'Cyber Security in Robotics Market Size and Forecast 2025–2035' (2025년 9월 17일) 5. Astute Analytica — '산업용 로봇 시장 보고서' (글로벌 로봇 시장 2024~2033 성장 전망) 6. KDI 한국개발연구원 —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정책방향' (2025년) 7. 한국은행 조사국 — '한국 노동인구 AI 대체 위험 분석 보고서' (2024년) 8. 삼일PwC경영연구원 — 'AI와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 (2025년) 9. 아주경제 — '[미리보는 CES2026] 젠슨 황이 콕 찍은 피지컬 AI' (202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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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AI, 마침내 '몸'을 얻다⋯'피지컬 AI'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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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벤츠와 자율주행차 출시 예고
-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해 이 기술이 탑재된 모델을 1분기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알파벳의 웨이모와 테슬라가 주도하는 자율주행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차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소개했다. 이 기술은 벤츠의 준중형 세단인 CLA 모델에 처음 적용돼서 먼저 1분기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2분기에는 유럽, 3분기에는 아시아에서 출시된다. 엔비디아는 알파마요가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을 처리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더욱 안전하게 주행하며 주행 판단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심층 추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경찰이 통과를 지시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스스로 생각해 결정할 수 있다. 황 CEO는 자율주행차가 "챗GPT 모먼트"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2년 말 출시된 오픈AI의 챗GPT는 인공지능(AI) 열풍을 촉발했고 그 덕분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차를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밝혔고 올해 후반부에 출시될 벤츠 차량들이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반도체를 판매하고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알파마요는 오픈소스로 제공된다. 엔비디아는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거나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점은 테슬라와 웨이모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 기술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로보택시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루시드, 벤츠, 중국 BYD 등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칩 모듈인 '토르'를 사용하고 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5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황은 "이제 자율주행차가 로봇 산업 가운데 가장 큰 분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 자동차의 매우 큰 비중이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5년부터 '드라이브(Drive)' 브랜드 하에 자동차용 반도체와 관련 기술을 제공해 왔지만 이 부문은 회사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작년 10월 말로 마무리된 분기 기준 자동차 및 로보틱스용 반도체 매출은 5억9200만달러로 총 매출의 약 1%에 불과했다. 자율주행차는 AI 인프라 외에 엔비디아의 핵심 성장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황은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로보틱스가 AI 다음으로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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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벤츠와 자율주행차 출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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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AI 소비자 지출 2030년 1천조원 전망
-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소비자 지출이 향후 수년간 가파르게 증가해 2030년에는 7000억 달러(약 10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4일(현지시간) '글로벌 AI 소비자 지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생성형 AI 소비자 지출이 2023년 2천250억 달러에서 2030년 6천99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21%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지출의 상당 부분은 AI 하드웨어가 차지할 전망이다. 개인용 기기에 AI 기능이 본격적으로 통합되면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수요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6% 성장하고 관련 매출 역시 연평균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대상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세는 하드웨어보다 더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채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AI 챗봇 플랫폼을 중심으로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AI 챗봇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30년 세계적으로 5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분야별로는 챗봇 플랫폼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개인 비서와 콘텐츠 생성 도구 역시 의미 있는 성장이 전망된다. 챗봇을 넘어 아트 생성기, AI 동반자, 사진 편집기 등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도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경쟁 구도 변화도 주목된다. 보고서는 오픈AI가 최대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선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망 기간 동안 가장 높은 MAU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제공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 점유율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마크 아인슈타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는 "AI 하드웨어에 대한 지출은 향후 몇 년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지출 성장 여부가 AI 생태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AI 소프트웨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만간 뚜렷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생성형 AI는 대중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2030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매출을 견인하고, 이후 출하량 증가는 중가형 기기를 중심으로 확대되며 AI 기능 대중화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트북, XR, AI 네이티브 기기 등 새로운 AI 폼팩터도 차세대 성장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보고서는 이 같은 폭발적인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분야에 투입된 전례 없는 수준의 투자 규모를 실제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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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AI 소비자 지출 2030년 1천조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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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이상한 나라' 된 美 경제⋯트럼프 관세 vs AI 순풍 '정면충돌'
- 2025년 미국 경제는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만큼 기이했다. 고용 시장은 얼어붙었고 소비자 심리는 바닥을 기는데, 주식 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소매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서로 모순되는 신호가 뒤엉킨 이 상황을 두고 블룸버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경제'라고 명명했다. 토끼 굴 속으로 떨어진 앨리스처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거울 나라'에 미국 경제가 갇혀버렸다는 것이다. 이제 세계의 시선은 2026년을 향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장벽'이라는 거대한 역풍(Headwind)과 'AI(인공지능) 혁명'이라는 강력한 순풍(Tailwind)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내년,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것인가, 아니면 예고된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인가. '데이터의 안개'에 갇힌 시장…'인지 부조화'의 경제학 2025년 말, 월가(Wall Street)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안개 속 운전"을 강요받았다. 가을에 발생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주요 경제 지표의 신뢰도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안개가 걷히자 드러난 것은 '지표의 배신'이었다. 11월 실업률은 4.6%로 상승하며 '완전 고용' 신화에 균열을 냈다. 그런데도 소비는 꺾이지 않았다. 이 기이한 현상의 배후에는 극심한 'K자형 양극화'가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신음하는 서민 경제는 '딥 프리즈(Deep Freeze·급랭)' 상태지만, AI 랠리로 자산이 불어난 상위 10% 부유층이 전체 소비의 절반을 주도하며 지표를 왜곡시키고 있다. 스테이시 바넥 스미스 블룸버그 에디터는 "심리지수는 최저인데 쇼핑 매출은 폭발하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가 2025년의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2026년 경제가 겉보기엔 견조해도, 속으로는 불평등이라는 뇌관이 곪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디스의 경고 "침체 확률 42%"…AI만이 유일한 동아줄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42%로 제시했다. 통상적 위험 수준(15%)의 3배에 달한다. 2026년 경제의 운명은 결국 '트럼프발(發) 탈세계화'와 'AI 생산성' 간의 줄다리기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이민 제한은 명백한 악재다. 이미 제조업과 운송업은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RBC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관세 효과가 실물 경제에 전이되는 2026년 상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본다. 이 하방 압력을 버텨내는 유일한 버팀목은 AI다. S&P500 상승분의 대부분을 '매그니피센트 7'이 견인했듯, AI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고용과 생산성을 떠받치고 있다. 잔디는 "AI와 관세라는 두 거대한 힘이 위태로운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AI 거품이 꺼지거나 주가가 조정을 받아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사라지는 순간, 미국 경제는 침체라는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상 초유의 '트리플 악재'…재정 절벽의 공포 더 근본적인 위협은 미국의 재정 건전성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GDP 대비 ▲부채 ▲재정 적자 ▲이자 비용 등 3대 건전성 지표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빨간불을 켰다. 감세를 통한 단기 부양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 장기적으로는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재정 절벽(Fiscal Cliff)'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Blue Chip Forecasters) 사이에서도 2026년 전망은 극명하게 갈린다. 상위 10%는 2.5%의 성장을, 하위 10%는 1.2%의 저성장을 점친다. 격차의 핵심은 'AI가 기대만큼의 생산성을 낼 것인가'에 대한 시각차다. 결국 2026년은 데이터의 안개 속에서 트럼프의 관세 칼춤과 AI의 혁신 성과가 복잡하게 얽히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Zero Visibility)'의 해가 될 전망이다. [Key Insights] 미국 경제의 '이상한 나라' 현상은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정교한 '투 트랙' 전략을 요구한다. 첫 번째 전략은 수출의 'K자형' 대응이다. 미국 내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 프리미엄 가전·전기차는 자산가 계층을, 가성비 제품은 인플레이션에 지친 중산층 이하를 타깃으로 하는 이원화된 수출 전략이 필수적이다. 다른 하나의 전략은 AI 밸류체인 사수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유일한 축이 AI임이 확인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미국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에 더욱 깊숙이 결합해야 생존할 수 있다. 미국의 재정 적자 심화는 장기 국채 금리 상승과 강달러를 유발할 수 있다. 2026년 불확실한 금리 경로에 대비해 외환 건전성 관리와 금융 시장 모니터링 수위를 한층 높여야 한다. [Summary] 2025년 미국 경제는 고용 냉각과 자산 시장 과열이 공존하는 '이상한 나라'였다. 셧다운에 따른 데이터 왜곡 속에 '트럼프 관세'의 역풍과 'AI 붐'의 순풍이 충돌하며 2026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무디스는 내년 경기 침체 확률을 42%로 예측하며, AI가 기대만큼의 생산성을 내지 못하거나 주식 시장이 조정받을 경우 '부의 효과'가 사라지며 경제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사상 최고 수준의 재정 적자는 장기적인 경제 뇌관이다. 결국 2026년은 AI 혁신의 성패와 보호무역주의의 파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는 변동성의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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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이상한 나라' 된 美 경제⋯트럼프 관세 vs AI 순풍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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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AI 버블인가, 혁명인가
- 최근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불거지면서 월스트리트의 최고 전문가들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2025년 AI 시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부(富)의 창출인가, 아니면 가장 잔인한 환상의 붕괴를 앞두고 있는가. 자본의 블랙홀-4조 달러가 빨려들어간다 2025년 12월, 글로벌 금융 시장은 전례 없는 실험 앞에 서 있다. 엔비디아(NVIDIA)의 시가총액은 지난 7월 9일 처음으로 4조 달러를 돌파했고,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연간 2,000억 달러가 넘는 자본을 인공지능 인프라에 쏟아붓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에 투입될 자금은 4조 달러로 추산된다. 이 숫자는 한국 GDP의 세 배에 달한다. 문제는 이 돈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느냐는 것이다. 투자의 속도는 수익 창출의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오픈AI는 챗GPT 운영에만 하루 수억 원을 소진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경쟁자들은 아직 그 문턱에도 서지 못했다. 기술의 열기가 극에 달한 이 순간, 월스트리트 최고의 두뇌들은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어떤 이는 '역사상 가장 위험한 거품'이라 경고하고, 또 다른 이는 '제2의 산업혁명'이라 선언한다. 본 기획은 양측의 핵심 논거를 추적하고, 그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자 한다. 거품론의 해부-"17배 버블"의 경고 줄리안 가란의 폭탄 선언 거품론의 가장 강경한 목소리는 매크로스트래티지 파트너십(MacroStrategy Partnership)의 줄리안 가란(Julien Garran)이다. 그는 2025년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충격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현재 AI 시장의 자본 오배분 규모는 2000년 닷컴 버블의 17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4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 역사상 가장 위험한 거품의 단계에 진입했다. 인위적으로 낮은 금리가 주택, 암호화폐에 이어 이번엔 AI로 비생산적인 자본을 흘러들게 했다."-줄리안 가란, 매크로스트래티지 가란이 특히 문제 삼는 것은 거대 언어 모델(LLM)의 상업적 실체다. 그는 AI가 생성하는 결과물이 근본적으로 통계적 확률에 기반한 '단어 조합'에 불과하며, 저작권 문제와 내용의 범용성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독자적 상업 가치를 지닌 서비스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누구나 비슷한 AI를 만들 수 있다면 경쟁 우위는 사라진다는 논리다. 골드만삭스의 경제적 비판-'원자력 발전소로 토스터 켜기' 골드만삭스 글로벌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Jim Covello)는 AI 투자의 비용 구조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그는 현재의 AI 투자가 "토스터기를 가동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격"이라는 비유를 들며, 비용 대비 효율의 근본적 역설을 지적한다. 코벨로의 논리는 이렇다. 인터넷은 고비용 오프라인 인프라를 저비용 디지털 솔루션으로 대체하며 실질적 가치를 창출했다. 반면 생성형 AI는 이메일 작성, 단순 검색 같은 저비용 업무를 천문학적인 컴퓨팅 비용이 필요한 사이클로 대체하고 있다. AI의 '환각(Hallucination-인공지능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그럴듯한 오답' 현상)' 문제는 여기에 결정적인 취약점을 더한다.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 기술은 결국 인간의 재검토를 필요로 하며, 그 순간 노동 대체와 생산성 향상은 환상으로 남는다. 다론 아세모글루-노벨상 수상자의 냉혹한 숫자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MIT의 다론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 교수는 숫자로 낙관론에 쐐기를 박는다. 그의 논문 「AI의 단순한 거시경제학」에 따르면, AI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총요소생산성(TFP)을 개선하는 수준은 고작 0.53~0.66%에 그친다. 골드만삭스가 예측한 약 9%와 비교하면 17배 가까이 낮은 수치다. 아세모글루는 AI가 성과를 보이는 과업이 '학습하기 쉬운 과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상황 판단과 맥락 이해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장하려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분석한다. 미국 노동 시장 과업 중 약 20%가 AI에 노출되어 있지만, 실제 수익성이 있는 자동화 가능 비중은 5% 미만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성장론의 반격-"추론의 시대가 시작됐다" 젠슨 황의 선언-실적이 말한다 성장론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있다. 그는 2025년 2월 25일(현지시간)에 발표된 2026 회계연도 실적 발표에서 경쟁자들의 회의론에 숫자로 응수했다. 엔비디아의 2025년 4분기 매출은 681억 달러, 전년 대비 73% 성장이다. 데이터 센터 부문만 623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기대가 아닌, 현금이 실제로 유입된 결과다. "AI는 이제 '학습'의 시대를 넘어 '추론'의 시대로 진입했다. 에이전트가 수만 개의 토큰을 생성할 때마다 그것은 즉각적인 수익으로 환산된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 황 CEO가 제시하는 또 다른 성장 엔진은 '소버린 AI(Sovereign AI)'다. 각국 정부가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 시장은 2025년 이미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국가 안보와 데이터 주권을 이유로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이 경쟁적으로 자국 AI 인프라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재무적 체력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현재의 AI 붐이 닷컴 버블과 본질적으로 다른 재무적 토대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는 연간 2,000억 달러 이상의 자본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강력한 잉여 현금 흐름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2025년 3분기 S&P 500 기업 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2021년 이후 최고 성장세를 기록했다. 데이터 센터 활용률도 성장론의 강력한 무기다. 닷컴 버블 당시 광섬유 네트워크의 활용률은 단 7%였다. 2025년 현재 글로벌 데이터 센터 활용률은 70%를 상회한다. 공실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과잉 투자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성장론자들의 주장이다. 닷컴 버블의 재현인가-지표가 보내는 신호 밸류에이션 비교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현재 시장의 과열은 2000년의 광기와 본질적으로 같은가, 다른가. 수치가 먼저 답한다. 2000년 3월 나스닥 1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60~70배를 돌파했다. 당시 시스코(Cisco)의 P/E는 최고 472배에 달했다. 그것은 수익이 아닌 기대와 꿈의 가격이었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은 시스코와 다르다. 시스코는 기대만 팔았지만, 엔비디아는 2022년 270억 달러에서 2025년 960억 달러로 3.5배 성장한 실제 매출로 주가를 정당화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은 고평가 구간이지만, 닷컴 당시처럼 수익 없는 기대가 만든 환상은 아니다. 닷컴과 다른 세 가지 결정적 차이 첫째, 자본 조달의 질이 다르다. 닷컴 버블은 수익성 없는 스타트업들이 IPO 자금으로 서로의 장비를 사는 위태로운 구조였다. 현재 AI 투자는 세계에서 가장 재무적으로 건전한 기업들이 내부 유보금과 현금 흐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체계적 리스크의 크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둘째, 채택 속도가 다르다. 1999년 당시 인터넷 보급률은 낮았고 비즈니스 모델은 불분명했다. 2024~2025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78%가 이미 업무에 AI를 도입했다.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100만 사용자를 확보했고, 2025년 현재 수억 명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셋째, 인프라 활용률이 다르다. 닷컴 거품이 꺼진 핵심 이유 중 하나는 깔아놓은 광케이블의 93%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현재 데이터 센터 공실률은 사상 최저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완전히 다르지도 않다 그렇다고 현재 시장이 건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비상장 시장은 공적 감시 밖에서 과열 중이다. 오픈AI 5,000억 달러, 앤스로픽 1,830억 달러, 데이터브릭스 1,000억 달러. 이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실질적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인지 검증할 방법은 없다. 거품은 불투명한 곳에서 자란다. 빅테크 간 순환금융 문제도 있다. 엔비디아가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 스타트업이 다시 엔비디아 칩을 사고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를 쓰는 구조는 매출을 인위적으로 부풀릴 수 있다는 비판이 러셀 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리적 천장-전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금융 논쟁이 아무리 치열해도, 결국 AI 경제의 지속 가능성은 물리적 인프라가 결정한다. 그 핵심은 전력이다. 2025년 현재 미국 내 데이터 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전체의 약 5%로, 2026년 12%로 급속한 증가가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2028~2035년 사이 데이터 센터가 글로벌 전력망에 15~20%의 추가 부담을 줄 것으로 경고했다. 미국 전력 시장(PJM)에서는 데이터 센터 수요로 인해 2024~25년 용량 시장 가격이 93억 달러나 폭증했다. 이 비용은 결국 일반 시민들의 전기요금으로 전가된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주요 주는 이미 규제 법안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AI가 전력망을 갉아먹는 괴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도 위기다. AI 서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반 PC·스마트폰용 메모리 생산 라인을 AI용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소비자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AI가 IT 생태계 전체의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의 증언-ROI가 말하는 진짜 이야기 성공 사례-깃허브 코파일럿 AI의 투자 수익률(ROI)이 가장 명확하게 입증된 분야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2025년 기준 5만 개 이상의 기업, 포춘 500대 기업의 3분의 1이 도입했다. 실증 연구에 따르면 코파일럿 사용 개발자는 코딩 과업 완료 시간을 평균 55% 단축했다. 주당 3~3.5시간을 아끼는 셈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대치가 아닌, 측정된 현실이다. 실패의 교훈-클라르나의 역주행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는 AI의 명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오픈AI 기반 어시스턴트를 도입해 고객 상담의 66%를 자동화하고 2024년 4,000만 달러의 이익 개선을 선언했다. 그러나 2025년에 클라르나는 다시 인간 상담사 채용에 나섰다.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처리할 수 있지만, 감정이 개입되고 복잡한 맥락이 필요한 상담에서는 고객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이 현장이 보내는 솔직한 신호다. 가능성의 최전선-신약 개발 바이오 분야의 사례는 AI가 단순 도구를 넘어 인류의 난제를 푸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는 AI 플랫폼으로 신약 후보 물질 도출 기간을 전통적 방식 대비 17개월 단축했으며, 2025년에는 AI 설계 신약 최초로 임상적 유효성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AI 거품론자들도 부정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기술의 진실과 시장의 환상 사이 2025년의 AI 시장은 '거품'과 '혁명'이 동시에 공존하는 복잡계다. 두 가지 진실이 얽혀 있다. 거품론은 옳다. 자본 오배분의 규모는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오픈AI는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전력망과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물리적 천장이 성장의 속도를 제한할 것이다. 비상장 AI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공적 검증의 영역 밖에 있다. 수많은 AI 스타트업들은 결국 시장의 냉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성장론도 옳다. 현재 AI 투자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2000년의 적자 스타트업들이 아니다. 수백 조 원의 현금을 보유한 세계 최강 기업들이다. 데이터 센터 공실률은 사상 최저이고, AI 채택 속도는 인터넷의 그것을 넘어서고 있다. 깃허브 코파일럿이나 리커전의 사례는 AI가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닷컴 버블과의 비교는 두 가지 결론을 동시에 허용한다. 밸류에이션 지표와 재무적 건전성 면에서는 '닷컴의 재현이 아니다'. 그러나 비상장 시장의 불투명성, 순환금융 구조, 생산성 지표로 나타나지 않는 막대한 투자 규모 측면에서는 '경고 신호가 이미 켜졌다'. 결국 승패는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첫째, 전력망과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물리적 천장을 기술 효율화가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느냐. 둘째, '학습'을 위한 투자가 '추론'을 통한 반복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 셋째, 기업 현장에서 입증 가능한 ROI가 충분히 축적되느냐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AI 테마'라는 거시적 명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별 기업의 단위 과업당 비용 절감 능력과 실질적인 현금 흐름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AI 기술이 인류의 거대한 진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는 늘 기술의 진보와 금융적 거품이 함께 왔음을 가르쳐준다. 그 붕괴는 잔인했고, 예외가 없었다. 인류는 지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 지능을 작동시키는 것은 결국 전기와 구리, 실리콘이라는 물리적 실체다. 4조 달러의 도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본 기사는 매크로스트래티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MIT, JP모건, 뱅크오브잉글랜드의 공식 보고서 및 엔비디아·클라르나·리커전·깃허브의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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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AI 버블인가, 혁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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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3)] 웹 망원경, 우주 탄생 7억 년 초신성 포착⋯관측 사상 최고령 기록
-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국제 공동 연구진이 우주 탄생 후 불과 7억3000만 년 만에 발생한 초신성 폭발을 포착했다. NASA는 지난 9일(현지시간), 약 130억 년 전 별의 폭발로 발생한 감마선 폭발(GRB)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웹 망원경은 이 초신성이 속한 모(母)은하까지 직접 확인하며 관측 성과의 완성도를 높였다. 감마선 폭발은 매우 드문 현상이다. 몇 초 동안 지속되는 폭발은 두 개의 중성자별, 또는 중성자별과 블랙홀의 충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약 10초 동안 지속되는 이번 폭발처럼 더 긴 폭발은 거대한 별의 폭발적인 죽음과 자주 연관된다고 NASA는 설명했다. 이번 기록은 기존 최고령 초신성 관측 기록이던 우주 나이 18억 년 시점을 10억 년 이상 앞당긴 성과다. 인류가 직접 관측한 초신성 가운데 가장 오래된 천체로 공식 기록될 전망이다. NASA는 해당 감마선 폭발이 관측 영상의 중앙 확대 영역에 붉은 점 형태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진인 앤드루 레번(네덜란드 네이메헌 라드바우드 대학교와 영국 워릭 대학교의 교수) 박사는 "우주의 나이가 지금의 5% 수준이던 시기에도 개별 별을 직접 관측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지난 50년간 첫 10억 년 이내 시기를 포착한 감마선 폭발은 극히 드문데, 이번 사례는 그중에서도 특히 희귀하다"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저널'에 두 편의 새로운 논문으로 게재됐다. 감마선 폭발은 일반적으로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지속되는 반면, 초신성은 몇 주에 걸쳐 빠르게 밝아진 후 천천히 어두워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 초신성은 몇 달에 걸쳐 밝아졌다. 우주 역사 초기에 폭발했기 때문에, 수십억 년에 걸쳐 우주가 팽창하면서 그 빛도 늘어난 것이다. 추가 분석 결과, 이번 약 130억 년 전 초신성은 현대 우주에서 관측되는 초신성과 물리적 특성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우주의 별들은 중원소 함량이 적고, 질량이 크며, 수명이 짧았을 것으로 예상돼 폭발 양상에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기존 가설과는 다른 결과다. 연구에 참여한 나이얼 탠비어 박사는 "선입견 없이 접근했는데, 웹 망원경은 이 초신성이 오늘날의 초신성과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번 관측은 국제 관측망의 정교한 협업을 통해 17시간 만에 완성됐다. 먼저 NASA의 닐 게럴스 스위프트 관측소가 X선 위치를 포착했고,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북유럽광학망원경이 초원거리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칠레의 유럽남방천문대 초대형망원경(VLT)이 빅뱅 이후 7억3000만 년 시점이라는 연령 추정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조기 우주의 감마선 폭발과 그 배후 은하를 추가로 관측하기 위해 웹 망원경의 추가 관측 시간도 배정받은 상태다. 레번 박사는 "초신성의 잔광은 해당 은하의 성분과 진화를 해독할 수 있는 일종의 '우주 지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초기 우주 은하 형성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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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3)] 웹 망원경, 우주 탄생 7억 년 초신성 포착⋯관측 사상 최고령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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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1)] 소행성 베누 시료서 생명 핵심 성분 검출⋯NASA, 태양계 기원 새 단서 확보
-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2일(현지시간)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시료 분석을 통해 생명 기원의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는 당류와 미지의 유기 고분자 물질, 그리고 초신성 기원의 성간 먼지가 대량으로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3편의 논문으로 동시에 공개됐다.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지구로 전달한 베누 시료에서는 생명체에 필수적인 당 성분인 리보스(ribose)와 포도당(glucose)이 검출됐다. 일본 도호쿠대 후루카와 요시히로 교수 연구진은 5탄당 리보스와 함께, 외계 물질에서 처음으로 6탄당 포도당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 당류는 생명 존재 자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DNA와 RNA, 단백질 형성의 기본 요소가 태양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결정적 증거로 평가된다. 리보스는 RNA의 핵심 구성 성분으로, 정보 전달과 생화학 반응을 담당하는 분자의 골격을 이룬다. 앞서 DNA와 RNA를 구성하는 5종의 핵염기와 인산염이 이미 베누 시료에서 확인된 가운데, 이번 리보스 검출로 RNA를 형성하는 모든 기본 요소가 베누에 존재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연구진은 베누 시료에서 디옥시리보스가 발견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며, 초기 태양계 환경에서는 DNA보다 RNA가 생명 기원의 핵심 분자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RNA 월드(RNA World)'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또 베누 시료에서는 생명체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포도당도 확인됐다. 이는 현재의 생명체 에너지 대사에 필수적인 물질이 생명 탄생 이전의 태양계 환경에도 이미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논문에서는 베누 시료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보고된 적 없는 '껌(gum)'과 유사한 고분자 유기물질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미국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스콧 샌퍼드 박사와 UC버클리의 잭 게인스포스 박사가 주도한 이 연구에 따르면, 해당 물질은 질소와 산소가 풍부한 고분자 구조를 지닌 유기물로, 초기 태양계에서 베누의 모천체가 가열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물질은 한때 부드럽고 유연했으나 현재는 굳어진 상태로, 얼음과 광물 입자 표면에 층층이 침착돼 있었다. 연구진은 이 유기물이 생명 발생에 필요한 화학 반응의 전구 물질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샌퍼드 박사는 "이 물질은 태양계 형성 초기, 극히 이른 시점에 일어난 물질 변화의 흔적으로 보인다"며 "말 그대로 '시작의 시작'에 해당하는 사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자현미경과 X선 분광 분석 결과, 이 물질은 지구의 폴리우레탄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일부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정한 규칙성을 갖는 인공 고분자와 달리, 베누의 유기물은 불규칙적이고 복합적인 결합 구조를 띠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우주 플라스틱(space plastic)'에 비견하며, 향후 추가 분석을 통해 보다 정밀한 화학적 기원을 규명할 계획이다. 세 번째 논문에서는 베누 시료에서 태양계 형성 이전 별에서 생성된 '성간 입자(presolar grains)'가 다량 포함돼 있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 NASA 존슨우주센터의 응우옌 앤 박사 연구팀은 베누 시료에서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진 먼지의 비율이 기존에 분석된 어떤 우주 암석보다 최대 6배 이상 높다고 보고했다. 이는 베누의 모천체가 초신성 잔해가 특히 풍부한 원시 원반 영역에서 형성됐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베누의 모천체는 과거 물에 의한 광범위한 변질 작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영역에서는 초기 상태가 거의 보존된 성간 물질과 유기물이 함께 남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응우옌 박사는 "수용성 변질에 쉽게 파괴되는 성간 규산염과 유기물이 동시에 보존됐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베누의 시료가 태양계 형성 당시 물질의 다양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태양계 초기 물질 순환, 생명 기원 물질의 우주적 분포, 그리고 생명 탄생의 조건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ASA는 베누 시료 분석이 향후 다른 천체 탐사와 외계 생명 탐색 연구의 과학적 기준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시리스-렉스 임무는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가 총괄 관리했으며, 애리조나대가 과학을 주도했다. 우주선 제작과 운용은 록히드마틴이 맡았고, 항법은 고다드와 키네틱스 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했다. 시료 보관·분석은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캐나다우주국(C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국제 협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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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1)] 소행성 베누 시료서 생명 핵심 성분 검출⋯NASA, 태양계 기원 새 단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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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삼성전자, 엔비디아와 'HBM4 동가(同價)' 계약 목전⋯2026년 2분기 공급 '승부수'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6세대 HBM) 공급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협상에서 경쟁자인 SK하이닉스와 동등한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며, 수익성과 자존심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다. 2026년 2분기 조기 공급을 목표로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삼성의 반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와 동등한 '550달러' 가격 책정…"기술 자신감"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대만 디지타임스 아시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와 2026년형 HBM4 공급 가격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가 최근 엔비디아와 합의한 것과 동일한 '스택당 500달러 중반(약 76만 원)' 수준의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종 결정은 2025년 연말 이전에 내려질 전망이다. HBM4의 예상 가격인 500달러 중반대는 기존 주력 제품인 12단 HBM3E의 가격(300달러 중반)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제조 원가 증가에 기인한다.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Base Die) 제조에 파운드리 공정이 도입되는데, 대만 TSMC 공정을 활용함에 따라 약 30%의 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가격 전략 변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크게 뒤처진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나 HBM4에서는 "더 이상의 할인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HBM4 아키텍처가 속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 굳이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할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결국 비슷한 가격대에서 엔비디아와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공급망 이원화' 필요성…삼성엔 기회 삼성전자가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배경에는 엔비디아의 시급한 공급망 다변화 니즈가 깔려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2026년 공급 물량을 확정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삼성전자를 협상장으로 불러들였다. 차세대 AI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HBM4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특정 업체에만 의존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듀얼 벤더(Dual Vendor)' 체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회를 틈타 공급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는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2026년 하반기로 예상됐던 HBM4 출하 시점을 2026년 2분기로 앞당긴다는 목표다. 엔비디아의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점이 조기 공급의 명분이 됐다. 만약 삼성이 내년 2분기 공급에 성공한다면, SK하이닉스와의 격차는 기존 6개월에서 1분기(3개월) 수준으로 대폭 좁혀지게 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누려왔던 '엔비디아 독점 공급' 체제를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수율 50% 돌파가 관건…1c D램 생산능력 대폭 확대 삼성전자의 조기 공급 목표 달성 여부는 결국 '수율(Yield)' 개선에 달려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1c(10나노급 6세대) D램 기반 HBM4 수율은 약 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HBM4는 메모리 다이에 1c D램을 적용하고, 베이스 다이에는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로직 공정을 활용하는 구조다. 이는 성능 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발열 제어(Thermal Management)라는 기술적 난제를 동반한다.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하느냐가 2026년 2분기 공급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4 양산을 위해 1c D램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말까지 HBM4용 1c D램 생산에 월 15만 장(웨이퍼 기준)을 할당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월 2만 장 수준인 1c D램 생산량을 7배 이상 늘리는 대규모 증설이다. 이를 위해 약 8만 장 규모의 신규 설비를 추가하고, 기존 구형 D램 라인 일부를 전환 배치할 방침이다. 이러한 물량 공세는 엔비디아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최선단 공정의 경제성을 확보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직 대수술 단행…'원팀'으로 기술 리더십 탈환 시동 기술 및 생산 준비와 더불어 조직 개편도 단행됐다. 삼성전자는 흩어져 있던 HBM 개발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D램 설계 사업부 산하에 HBM 개발팀을 통합 배치했다. 고부가가치 D램 및 HBM 분야의 리더로 꼽히는 황상준 부사장이 이 개편된 조직을 총괄한다. 이는 그동안 HBM3와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원인이 조직 분산에 따른 효율성 저하에 있었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조치다. 삼성전자는 엔지니어링 자원을 한곳에 집중시킴으로써 HBM4 및 향후 HBM4E 개발 속도를 높이고 기술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엔비디아에 HBM4 엔지니어링 샘플(ES)을 전달했으며, 이달 중 테스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S 테스트를 통과하면 즉시 고객용 샘플(CS) 공급 단계로 넘어가며, 최종 품질 인증(Qualification) 완료 목표 시점은 2026년 초다. 업계 관계자들은 "품질 인증 통과가 여전히 중요한 변수지만, 엔비디아의 로드맵 가속화와 공급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인증 완료 즉시 생산 및 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Key Insights] 삼성전자의 HBM4 '동가' 전략과 조기 공급 선언은 기술적 자존심 회복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성 방어'와 '시장 지배력 탈환'을 동시에 겨냥한 고도의 포석이다. 엔비디아의 공급망 다변화 니즈를 적기에 파고든 이번 승부수가 성공할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라는 양강 체제를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미세 공정의 수율 안정화라는 난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차세대 패키징 기술 등 포스트 HBM 시대를 대비한 초격차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Summary]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2026년 2분기 공급을 목표로 HBM4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삼성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동일한 수준의 가격(스택당 550달러선)을 요구하며 기술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1c D램 생산 라인을 기존 대비 7배 이상 대폭 증설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공급망 이원화 전략과 삼성의 조기 양산 의지가 맞물리면서 그간의 기술 지연 우려를 씻고 AI 메모리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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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삼성전자, 엔비디아와 'HBM4 동가(同價)' 계약 목전⋯2026년 2분기 공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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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2)] 日 리켄, 36년 걸릴 계산 115일에 끝냈다⋯'AI 은하' 신기원
- 인류가 만든 가장 정교한 슈퍼컴퓨터조차 흉내 내지 못했던 '신의 영역'이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문을 열었다. 밤하늘을 수놓은 1000억 개의 별, 그 거대한 은하의 10억 년 역사를 낱낱이 파헤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리켄) 학제간 이론 및 수학적 과학 프로그램(iTHEMS)의 히라시마 케이야 박사팀은 최근 AI 딥러닝과 슈퍼컴퓨팅을 결합해 우리 은하(Milky Way) 내 1000억 개 이상의 별을 개별 단위로 추적하는 시뮬레이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1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 슈퍼컴퓨팅 학술대회 'SC 2025'에서 공개된 이 성과는 천체물리학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거시와 미시의 통합'을 이뤄낸 기술적 쾌거다. '별 뭉치' 아닌 '낱개'로 본다 그동안 천체물리학계에서 은하 시뮬레이션은 '타협의 산물'이었다. 은하의 웅장한 진화를 구현하려면 수천억 개의 별을 다뤄야 하는데, 이를 계산할 컴퓨터 자원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기존 최고 성능의 시뮬레이션조차 입자 하나를 '별 100개의 뭉치'로 가정해 계산했다. 숲을 보기 위해 나무의 디테일을 포기한 셈이다. 이 방식은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우주의 진화는 단순히 별들이 중력으로 묶여 도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별 하나가 생을 마감하며 일으키는 '초신성 폭발'은 주변 우주 공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내고, 생명 탄생의 씨앗이 되는 무거운 원소들을 흩뿌린다. 기존의 '뭉치 모델'은 이러한 개별 별의 역동적인 드라마가 주변 성간 물질(Interstellar medium)에 미치는 미세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평균값으로 뭉개버릴 수밖에 없었다. AI가 뚫어낸 '계산 지름길' '별 하나하나'를 쪼개서 계산하면 되지 않을까. 문제는 시간이다. 리켄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기존 방식으로 은하 내 모든 별을 개별 입자로 구현해 100만 년의 시간을 시뮬레이션하는 데만 315시간(약 13일)이 걸린다. 우주적 시간 척도인 10억 년을 계산하려면 꼬박 36년 동안 슈퍼컴퓨터를 돌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만으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물리적 장벽이었다. 히라시마 박사팀은 이 난제를 풀기 위해 '딥러닝 대리 모델(Surrogate model)'이라는 우회로를 뚫었다. 무식하게 모든 물리 방정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산하는 대신, AI에게 '패턴'을 가르친 것이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초신성 폭발 데이터를 AI에 집중적으로 학습시켰다. 36년→115일, 속도의 혁명 별이 폭발한 직후 10만 년 동안 가스와 먼지가 어떻게 퍼져나가고, 주변 성간 물질의 화학적 조성을 어떻게 바꾸는지 AI가 예측하도록 훈련했다. 이렇게 훈련된 AI 모델은 초신성 폭발이라는 국지적이고 급격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복잡한 유체 역학 방정식을 푸는 과정을 건너뛰고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정답'을 내놓는다. 효과는 극적이었다. AI 모델을 장착한 시뮬레이션은 100만 년의 은하 진화를 단 2.78시간 만에 처리했다. 기존 방식보다 100배 이상 빠른 속도다. 36년이 걸려야 볼 수 있었던 10억 년의 우주 파노라마를, 이제는 115일이면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일본의 슈퍼컴퓨터 '후가쿠(Fugaku)'와 도쿄대 '미야비(Miyabi)' 시스템을 통해 이 결과가 실제 물리 법칙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함을 입증했다. 우주 넘어 '기후 난제' 푼다 이번 연구가 갖는 함의는 단순히 계산 속도 단축에 그치지 않는다. '멀티 스케일(Multi-scale)' 문제, 즉 아주 작은 나비의 날개짓(미시적 현상)이 거대한 태풍(거시적 현상)으로 이어지는 복잡계 시스템을 해석하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히라시마 박사는 "AI와 고성능 컴퓨팅의 결합은 단순한 패턴 인식을 넘어, 과학적 발견을 위한 진정한 도구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이 방법론은 천체물리학의 울타리를 넘어설 전망이다. 기상학이나 해양학에서도 국지적인 구름의 생성이나 해류의 작은 변화가 지구 전체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리켄 연구팀의 'AI 대리 모델' 방식은 이러한 기후 모델링의 난제를 풀고, 기상 이변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즉각적으로 응용될 수 있다. 36년의 시간을 100일로 압축한 이 기술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는 해상도를 HD에서 8K 초고화질로 바꿔놓은 거대한 전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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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12)] 日 리켄, 36년 걸릴 계산 115일에 끝냈다⋯'AI 은하' 신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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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 완료⋯27일 새벽 비상 준비 태세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5일 네 번째 발사를 앞두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위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후 1시 36분, 누리호의 발사대 기립 및 고정 작업이 최종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누리호는 전용 이송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조립동을 출발했으며, 약 1시간 42분에 걸쳐 1.8km 떨어진 제2발사대로 이동했다. 당초 오전 7시 40분에 예정됐던 이송은 비 예보로 1시간 20분 지연됐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기립장치 '이렉터'를 통해 수직으로 세워진 뒤, 4개의 고정 고리를 갖춘 지상고정장치(VHD)에 의해 단단히 고정됐다. 이 장치는 발사 직전 엔진이 최대 추력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항우연은 "누리호의 전원 및 추진제 공급을 위한 엄빌리컬 연결과 기밀 점검 등 발사 준비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라며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발사대 설치 작업은 오늘 늦은 시각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기상 상황에 따라 일부 절차가 내일 오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발사 시각이 27일 새벽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일정 조정의 여유는 충분한 상황이다. 우주항공청은 내일 오후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추진제 충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기술적 준비 현황, 기상 여건, 발사 윈도우(발사 가능 시간대), 우주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발사 시각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우주항공청은 오는 27일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우주환경 관측과 생명과학 실증 연구를 위한 첨단 탑재체가 포함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위성에는 오로라 발생 영역과 변화를 고해상도로 포착할 수 있는 '오로라 및 대기광 관측기(ROKITS)'가 실렸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우경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 장비는 700㎞에 이르는 광시야를 갖추고 있어 기존 관측이 어려웠던 자정 무렵(태양 반대편)의 오로라 활동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주환경 변동 예측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할 전망이다. 특히 태양활동이 11년 주기의 극대기에 진입한 가운데, 이달 초 강력한 흑점 폭발이 발생하면서 낮은 위도 지역까지 오로라가 확장되는 등 우주환경 연구에 최적의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유광선 박사팀이 제작한 '전리권 플라스마 및 자기장 관측기(IAMMAP)'도 함께 탑재됐다. 이 장비는 고도 100~1000㎞ 구간의 전리권에서 플라스마 밀도와 자기장 변화를 동시에 측정해, 태양폭발이나 대기 요동으로 인한 통신장애 및 GPS 오차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우주생명과학 분야의 독립적 연구를 목표로 개발된 '바이오캐비넷(Bio Cabinet)'도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실린다. 한림대학교 박찬흠 교수 연구팀이 설계한 이 장치는 미세중력 환경에서도 세포 배양과 3차원(3D) 프린팅이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역분화 심장 줄기세포를 3D 프린팅한 뒤 조직의 자발적 수축 여부를 관찰하고, 편도유래 줄기세포를 혈관세포로 분화시키는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강경인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이번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된 바이오캐비넷 실험은 우리나라가 저궤도 미세중력 환경에서 자체 위성을 이용해 수행하는 첫 우주의학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우주환경 관측과 미세중력 기반 연구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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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 완료⋯27일 새벽 비상 준비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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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제약사 첫 시총 1조 달러 돌파⋯'비만 치료제 시대'의 승자
-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로 알려진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70조 원)를 돌파하며 상장 제약사 최초의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일라이 릴리 주가는 1.57% 오른 1,059.70달러로 마감해 시총 1조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젭바운드와 당뇨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의 폭발적 매출 성장 덕분이다. 두 제품의 3분기 합산 매출(101억 달러)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릴리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로, 엔비디아(22배)를 웃도는 고평가 수준이다. [미니해설] 일라이릴리, 제약사 최초 '1조 달러 클럽' 등극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의 성공에 힘입어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사상 첫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70조 원)를 돌파했다. 기술주가 아닌 제약사가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일라이 릴리 주가는 1.57% 오른 1059.70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조18억 달러로 불어났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은 37%에 이르며, 2023년 말 젭바운드 출시 이후로는 75%나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0배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22배)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이번 주가 급등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맞물린다.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2021년 '위고비(Wegovy)'를 출시했지만, 공급 부족과 생산 차질로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젭바운드의 대량 생산 설비 확충과 유통망 확장을 신속히 추진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 이 결과 젭바운드와 당뇨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의 합산 매출은 지난 3분기 101억 달러에 달해 전체 매출(176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투자자들은 릴리가 '비만 치료제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고 평가한다. BMO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 에반 시거맨은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투자자들이 노보 노디스크보다 일라이 릴리를 더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고평가 논란과 함께 정치적 리스크를 지적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인하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일라이 릴리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비만 치료제 접근성을 확대해 시장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또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릴리가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 능력 확충과 함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릴리는 젭바운드의 글로벌 생산 시설 확충과 차세대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소형 바이오벤처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비슷한 시기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44% 급락했다. 공급망 병목과 경쟁 심화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양사 간 희비는 엇갈렸다. 시장에서는 릴리가 '제약업계의 엔비디아'로 불리며,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PER 50배 수준은 지나친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라며 경계의 시각도 제기된다. RBC 캐피털마켓은 "젭바운드의 수요가 안정기에 접어들거나 경쟁 신약이 등장할 경우 현재의 주가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일라이 릴리는 현재 비만·당뇨 치료제를 넘어 알츠하이머, 심혈관, 항암제 등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회사 측은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의 성공을 토대로 대사질환 치료 생태계를 새롭게 정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릴리가 당분간 세계 제약 산업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만 치료제가 새로운 글로벌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릴리가 그 선두에 섰다는 사실은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술이 아닌 '건강'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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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제약사 첫 시총 1조 달러 돌파⋯'비만 치료제 시대'의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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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엔비디아 효과에 코스피 4,000선 재탈환⋯삼성전자 '10만 전자' 복귀
- 코스피가 20일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호실적을 동력으로 4,000선을 다시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에 마감했다. 장 초반 4,059.37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으나 마감 무렵 상승 폭은 소폭 둔화됐다. 엔비디아가 자체 회계연도 3분기 매출 570억1천만 달러(약 83조4000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 성장한 것이 국내 증시에 강한 상승 압력을 제공했다. 코스닥 역시 20.62포인트(2.37%) 오른 891.9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3원 오른 1,467.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60% 상승한 571,000원에, 삼성전자는 4.25% 오른 100,600원에 마감하며 '10만 전자'를 회복했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호실적의 파급력…코스피, 외국인 매수 힘입어 4,000선 회복 코스피가 20일 엔비디아의 역대급 실적 효과를 정면으로 받으며 다시 한 번 4,000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기대감으로 되살아난 가운데, 한국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며 아시아 주요 증시 중에서도 비교적 강한 탄력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4,030.97로 출발해 한때 4,059.37까지 치고 올라갔다. 개장 직후 급등세가 조정을 받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장 초반의 강한 매수세가 지수 전체의 흐름을 견인했다. 최종 마감 지수는 4,004.85로, 종가 기준 4,000선 재탈환이라는 상징적 고지를 복원했다. 엔비디아 매출 62% 급증…세계 시장 흔든 '초격차 AI 모멘텀' 이번 상승장의 절대적 요인은 엔비디아의 서프라이즈 실적이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 570억1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549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데이터센터·AI 가속기 수요가 여전히 폭발적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또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650억 달러로 제시하며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도 시장을 자극했다. 글로벌 증시 전반이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였고, 한국 증시의 반도체·2차전지·인터넷 플랫폼 종목에도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삼성전자 '10만 전자' 탈환…SK하이닉스도 동반 상승 엔비디아 효과는 국내 대표 AI·반도체 종목으로 바로 확산됐다. 삼성전자는 4.25% 오른 100,600원에 마감하며 이틀 만에 '10만 전자'를 다시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1.60% 상승한 57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반도체(2.32%), 두산에너빌리티(4.44%), NAVER(3.42%), SK스퀘어(3.71%) 등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자동차·금융주는 약세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0.76%, 0.96% 하락했고, KB금융(-0.82%), 하나금융지주(-0.76%), 우리금융지주(-0.19%)도 소폭 내렸다. IT·반도체 중심의 매수세가 강하게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축소가 나타난 것으로 읽힌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다우·S&P500·나스닥 모두 상승 마감한 것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장 후반 들어 엔비디아 중심으로 기술주 매수세가 몰리면서 'AI 버블 우려'가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다만 금리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10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취소하면서, 노동시장 지표에 기반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한 점도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향해 "기준금리가 너무 높다. 빨리 고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말해 정치적 압박 요인을 더했다. 환율은 소폭 상승…달러 강세·엔저 영향 원/달러 환율은 2.3원 오른 1,467.9원에 마감했다. 이날 엔비디아 호재로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왔음에도 환율은 △미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점, △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회복하며 달러 강세 재진입, △ 엔화 약세 심화 등의 이유로 상승했다. 즉, 주식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가 나타났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여전히 연준의 긴축 지속 가능성이 반영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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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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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엔비디아 효과에 코스피 4,000선 재탈환⋯삼성전자 '10만 전자'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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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3분기 매출 83조원 첫 돌파⋯데이터센터가 '90% 독주' 이끌었다
-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4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 전망치인 549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은 데이터센터 부문이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난 512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했다. 게임 부문은 43억 달러로 30%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1% 감소했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공학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000만 달러, 5억9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주당 순이익(EPS)은 1.3달러로 시장전망치(1.25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이 6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PU '블랙웰' 수요가 폭증하면서 클라우드 GPU는 사실상 품절 상태라는 설명이다. 젠슨 황 CEO는 "AI는 모든 산업에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3분기 실적 사상 최대⋯블랙웰칩 수요 폭발 덕분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세계 시총 1위'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AI 투자의 폭발적 증가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며, 3분기 매출·이익·부문별 실적 모두 시장 예상치를 압도했다. 엔비디아가 이날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 매출 570억1000만 달러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수치이자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이다. LSEG가 집계한 시장전망치(549억2000만 달러)를 20억 달러 넘게 웃돌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엄청난 성장'이라 평가된 실적이 매 분기마다 갱신되는 셈이다. 데이터센터가 사실상 '엔비디아 실적' 이끌어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데이터센터 매출이다. 해당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5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게임 회사가 아닌 '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한 지 오래다. 데이터센터 매출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아키텍처 '블랙웰(Blackwell)'이 자리한다. 블랙웰 기반 GPU는 생성형 AI 모델 훈련·추론에서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확충 경쟁에 돌입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젠슨 황 CEO가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표현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주요 클라우드 기업의 GPU 재고는 품절 상태이며, 고객사는 수개월 단위 대기줄에 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시각화·차량용 부문도 견조…그러나 중심축은 AI 게임 부문 매출은 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1%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AI 특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 매출은 7억6000만 달러, 자동차·로봇공학 부문은 5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두 부문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에 불과하다. AI 생태계 폭발…엔비디아는 "AI의 선순환 구조 진입" 황 CEO는 실적 발표에서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라며 "더 많은 AI 스타트업, 더 많은 산업군이 GPU 기반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는 모든 곳에 침투해 동시에 일을 수행하고 있다"며 '전산업 AI화'를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자신들의 시장이 단기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4분기 전망도 '역대 최대'…650억 달러 제시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이 6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또 하나의 사상 최고치다. AI 투자 속도가 멈추지 않는 한 엔비디아의 분기별 최고 실적 경신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GPU 공급 병목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고, 클라우드 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을 ‘전력 인프라가 따라오느냐’에 따라 조절하고 있다. 즉, 수요는 이미 넘치고 있으며 문제는 공급 능력이라는 의미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주가 애프터마켓에서 5% 이상 급등 나스닥 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에서 장기호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일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마감했다. 이후 실적 발표 직후 애프터마켓에서는 5% 넘게 급등하며 196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AI 시대의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가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엔비디아는 또 오는 12월 4일 기준 주주들에게 주당 1센트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제 단순 기업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를 더 이상 GPU 제조사로 보지 않는다. AI 산업의 표준·플랫폼·생태계의 핵심을 장악한 ‘대체 불가 기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블랙웰의 성공과 AI 인프라 수요 폭증이 이어지는 한, 엔비디아의 실적 경신 행진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올해 시장을 사상 최고치로 이끈 AI 주도 랠리에 대한 시험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뉴욕 50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애덤 사르한은 로이터에서 "엔비디아가 AI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시장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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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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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3분기 매출 83조원 첫 돌파⋯데이터센터가 '90% 독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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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보택시 '전면 확장'⋯웨이모·죽스·테슬라, 전국 시장 경쟁 불붙었다
- 미국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 웨이모(Waymo)는 18일(현지시간) 마이애미를 비롯해 댈러스·휴스턴·샌안토니오·올랜도 등 5개 도시에서 완전 무인주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마이애미는 이날부터 운행이 시작됐고, 나머지 도시는 몇 주 안에 서비스를 개시한다. 웨이모는 내년부터 해당 지역에서 유료 운행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회사는 "도시별 주행 환경 차이는 AI 개선으로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도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전용 로보택시의 무료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슬라와 우버까지 시장 진입을 서두르면서 미국 로보택시 산업은 기술 경쟁과 상업화 속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니해설] 미국 로보택시 시장, 기술 실험 넘어 본격 확장 단계로 미국의 자율주행 산업이 '실증 테스트'의 범위를 벗어나 전면적 상업화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주행 기술의 정교화와 도시 단위 규제 환경의 완화가 맞물리면서 로보택시 주요 사업자들의 신규 진출 속도가 뚜렷하게 빨라졌다. 웨이모, 5개 대도시로 확대…"전국적 운영망 구축 본격화" 웨이모는 18일(현지시간)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마이애미를 시작으로 텍사스와 플로리다의 핵심 도시 5곳에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피닉스·오스틴 등 기존 운행 지역에 더해 동부·남부 지역으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첫 행보다. 웨이모의 강점은 방대한 주행 데이터와 운영체계다. 회사는 "수십 개 도시에 적용 가능한 표준 운영 매뉴얼과 승객 지원 시스템을 이미 확보했다"며 도시 확장의 속도가 기술의 완성도와 함께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웨이모는 지난 5월 유료 운행 누적 1천만 건을 넘기며 안정적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웨이모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LA), 애리조나주 피닉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료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피닉스에서는 최근 고속도로를 포함하는 주행 서비스도 시작했다. 2026년에는 디트로이트, 라스베이거스, 내슈빌, 샌디에이고, 워싱턴DC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죽스, '운전대 없는 진짜 로보택시'로 차별화 아마존 산하 죽스(Zoox)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무료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죽스의 차량은 기존 자동차를 개조하는 방식과 달리, 처음부터 무인 운행을 전제로 설계된 플랫폼이다. 운전대·페달이 완전히 제거돼 있으며 차량 내부는 서로 마주 보는 좌석 네 개가 배치된다. 전후방 구분이 없는 양방향 주행 구조는 도심 회전·정체 상황에서 기동성을 높이는 장점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를 추가하며, 죽스는 본격적인 시장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아마존이 보유한 자본력과 물류·IT 기반을 감안하면 향후 공격적 확장이 예상된다. 테슬라·우버까지 가세…'AI 주행 생태계' 경쟁으로 재편 테슬라는 텍사스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모델Y 기반 로보택시를 제한적으로 운행 중이다. 다만 안전요원이 동승하는 조건이 붙어 있어 완전 무인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FSD(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고도화를 앞세워 2026~2027년 완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호출 플랫폼의 대표 기업인 우버도 지난달 말 엔비디아의 AI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로보택시 10만대 운영 계획을 공개하며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플랫폼 기반 사업자가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운영 전략을 선택한 사례다. 이처럼 미국 로보택시 산업의 경쟁 구도는 완성차·플랫폼이 아니라 AI·지도·센서·주행데이터를 확보한 기술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상업화 속도 높이는 구조적 요인 자율주행 확산의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자리한다. 첫째, AI 인지 능력의 비약적 향상이다. 보행자 움직임 예측, 신호 판단, 복잡한 도심 교차로 이해 등 과거 취약했던 영역의 정확도가 크게 개선됐다. 둘째, 운행 데이터의 폭발적 축적이다. 웨이모와 테슬라는 누적 주행거리가 수억 km를 넘어서면서, 실제 도로 환경 기반의 학습이 기술 고도화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셋째, 규제 환경의 변화다. 미국 일부 주는 이미 로보택시의 야간 운행, 고속도로 주행, 상업 운행을 허용하면서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넷째, 경제적 요인이다. 로보택시는 운전 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차량 호출 서비스의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적 수익성 확보에 매력적인 분야다. 향후 5년, "시장 판도 갈리는 결정적 시기"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5년이 미국 로보택시 산업의 본격적인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주행 기술은 고속도로·도심·난폭 운전자 대응 등 다양한 극한 상황을 포함하는 고난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중이며, 도시별 도입 장벽도 낮아지는 추세다. 웨이모·죽스·테슬라·우버가 동시에 확장을 선언한 것은, 미국 내 자율주행 시장이 '혼잡한 실험단계'를 지나 '규모 경쟁'으로 넘어갔다는 신호로 읽힌다. 향후 기술 격차가 수익성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로보택시 산업은 빅테크 간 AI 경쟁의 핵심 전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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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보택시 '전면 확장'⋯웨이모·죽스·테슬라, 전국 시장 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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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주도주發 밸류에이션 쇼크⋯뉴욕증시, 나흘 연속 하락
- 뉴욕 증시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인공지능(AI) 기술주들의 조정이 심화하고, 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18일(현지시간) 나흘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시장의 상승 모멘텀을 이끌어온 주도주들이 흔들리자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후퇴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28포인트(0.7%)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 떨어지며 8월 이후 최장 기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0.6% 하락했다. 장중 다우지수는 700포인트 가까이 밀리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하락세의 중심에는 AI 칩의 대명사인 엔비디아가 있었다. 엔비디아는 1% 넘게 하락했고, 빅테크 '매그니피센트 세븐(M7)'의 핵심인 마이크로소프트(-2%)와 아마존(-3%)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들 빅테크 기업 주가의 동시 조정은 고평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WSJ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막대한 부채 증가와 높은 밸류에이션이 AI 버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성향은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포착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한때 9만 달러 선을 하회하며 기술주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CNBC는 "기술주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비트코인의 급락이 주식 시장의 추가 하락 전조로 인식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거시 경제에 대한 우려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대표 기업인 홈디포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전망까지 하향 조정하면서 5%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미국 소비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다우지수의 조정 폭을 심화시켰다. 다만,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0.8% 상승하며 대형주와 상반된 흐름을 보인 점은 눈에 띄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엔비디아 3분기 실적과 미국 노동부의 고용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FRA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엔비디아가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고 고용이 침체 신호가 아니라면 조정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다"고 진단하며, 두 지표의 조합이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니해설] AI 버블론 vs. 일시적 숨고르기 뉴욕 증시가 나흘 연속 미끄러지면서, 그동안 시장을 지탱해온 'AI 성장 서사'가 과연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이번 조정은 단순히 차익 실현을 넘어, AI 주도주들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거시 경제 둔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발생한 구조적 변곡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AI 밸류에이션 논란: '꿈'에서 '현실'로의 전환 요구 현재 뉴욕 증시 하락의 핵심 동인은 AI 관련 대형 기술주들의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회의론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들의 주가는 미래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WSJ에 따르면, 최근 설문조사에서 펀드매니저의 45%가 'AI 버블'을 시장의 최대 꼬리 위험(Tail Risk)으로 지목했다. 문제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본적 지출(CAPEX)을 쏟아붓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채(Debt Offering)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이 막대한 투자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구체적인 현금 흐름(Cash Flow)과 수익(Monetization)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증명을 요구하고 있다. CFRA의 샘 스토벌 전략가는 이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 "진정한 질문은, '우리가 이 모든 CAPEX(자본적 지출)를 언제 현금화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당장 이번 분기나 다음 분기는 아니겠지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한 힌트는 필요합니다." 그는 AI 관련 종목들이 단순히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실적 기반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강조했다. 엔비디아 실적: AI 랠리의 '운명'을 가를 변곡점 이러한 상황에서 19일 장 마감 후 발표될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단순한 기업 보고서를 넘어 AI 랠리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매출 550억 달러(전년비 +57%), EPS 1.25달러(+54%)로 높은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현재의 '숫자'보다 향후 '전망(Guidance)'이다. 스토벌 전략가의 말처럼, 엔비디아가 "매우 낙관적인 메시지와 함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 매출 및 이익 마진"을 제시한다면, 이는 AI 테마의 강력한 펀더멘털을 재확인시키며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반면, 전망이 모호하거나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고평가 논란은 더욱 격화되며 기술주 조정의 파고를 키울 수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TSMC,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팔란티어(Palantir) 등 AI 생태계에 속한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핵심 요인이다. 비트코인 급락과 위험회피: 시장의 '경고등' 역할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9만 달러 아래로 급락한 현상은 기술주 조정과 궤를 같이하며 시장의 위험회피(Risk-Off) 심리를 명확히 드러냈다. CNBC에 따르면, 이는 기술주에 크게 투자하는 성향이 암호화폐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조정이 주식 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경고 신호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진 점은,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보다 위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참여자들이 AI 주도주의 조정 폭을 예의주시하며 포트폴리오의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양상으로 해석된다. 홈디포發 소비 우려와 러셀2000의 분리 기술주 외적으로는 홈디포의 실적 부진이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 여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둔화는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일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간접적인 신호로 읽히며 다우지수를 압박했다. 그러나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나는 대형 기술주에 집중된 위험을 피한 수급의 이동이며, 다른 하나는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S&P500의 종목별 움직임에서도 절반가량의 종목이 상승한 점은 지수 하락이 특정 소수 빅테크 종목에 집중되었음을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현재 뉴욕 증시는 AI 주도주의 '밸류에이션 리스크'와 '거시 경제 둔화 리스크'가 중첩된 복합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시장의 단기적인 방향성은 이제 오롯이 엔비디아의 '낙관적 전망'과 고용지표의 '안정적인 약세'라는 두 퍼즐 조각이 어떻게 맞춰지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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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주도주發 밸류에이션 쇼크⋯뉴욕증시, 나흘 연속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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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엔비디아 투매 여파에 코스피 4,000선 붕괴⋯반도체·2차전지 일제 급락
- 18일 코스피가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 급락과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가 확산된 영향으로 4,000선 아래로 밀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63포인트(3.32%) 하락한 3,953.62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23.97포인트(2.66%) 내린 878.70으로 장을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465.3원으로 마감하며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됐다.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매 여파 속에 SK하이닉스는 5.94% 급락해 57만 원대로 떨어졌고, 삼성전자도 2.78% 내린 9만7,800원으로 '10만전자'가 붕괴됐다. HD현대중공업은 강보합을 기록했으나 한화오션(-2.73%), 한화에어로스페이스(-5.92%), LG에너지솔루션(-4.32%), 삼성SDI(-4.89%) 등 주요 대형주 대부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니해설] 뉴욕증시 급락 여파에 코스피 4,000선 아래로 하회 국내 증시가 18일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 급락과 투자심리 위축의 직격탄을 맞으며 4,000선이 무너졌다. 특히 엔비디아에 대한 대규모 매도세가 촉발되면서 글로벌 AI 밸류체인이 흔들렸고, 이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와 2차전지·로보틱스·방산 등 주요 성장 산업 전반으로 충격을 확대했다. 코스피, 3% 넘는 급락…4,000선 이탈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2% 하락한 3,953.62에 마감했다. 장 초반 4,044.47까지 반등을 시도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강화되며 낙폭은 장 내내 커졌다. 코스닥도 2.66% 떨어진 878.70으로 마감하며 성장주 중심의 조정이 두드러졌다. 'AI 대장주' 엔비디아 충격이 국내 반도체 직격 전날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55%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가 전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매가 발생했고, 이는 세계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48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코스피는 135.63포인트(3.32%) 급락한 3,953.62로 장을 마치며 4,000선이 무너졌다. 이 여파는 국내 대표 반도체 2개 종목에 그대로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종가가 57만 원대로 하락, '60만 닉스'가 붕괴됐다. 삼성전자 또한 하루만에 다시 '10만전자' 아래로 후퇴했다. 반도체 주도주의 하락은 코스피 전체를 끌어내리는 핵심 요인이 됐다. 기술주 전반 투자심리 냉각…대형주 대부분 약세 엔비디아 실적 발표(19일 예정)를 앞두고 AI 버블 논란이 재부각되면서 기술주 전반에 경계감이 강화됐다. 올해 들어 AI·반도체·로보틱스·2차전지 섹터에서 폭발적 랠리가 이어졌던 만큼, 수익 실현 매물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NAVER(-2.35%), SK스퀘어(-6.90%), LG에너지솔루션(-4.32%), 삼성SDI(-4.89%)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주도 KB금융(-3.39%), 신한지주(-2.30%) 등 한꺼번에 밀리며 지수 하락을 가속했다. 조선·방산주는 엇갈림…"MASGA 기대감은 유지" 한미 조선 협력 사업 'MASGA' 기대감이 이어지며 HD현대중공업은 장중 변동 속에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반면 한화오션(-2.73%), 한화에어로스페이스(-5.92%)는 글로벌 시장 불안과 투자심리 냉각에 영향을 받으며 약세를 기록했다. 방산주는 지정학 리스크 확대 속에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으나 이날은 전반적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비트코인도 폭락…"위험회피 확산" 뉴욕증시 하락과 함께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이날 8만9,000달러까지 급락하며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증폭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다. 시장 관심은 엔비디아 실적·미국 고용보고서 오는 19일 발표될 엔비디아 3분기 실적, 20일 발표되는 미국 9월 고용보고서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치를 넘으면 기술주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으나 부진할 경우 AI 버블론이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57%, 인하 확률은 43%로 최근 일주일 사이 금리 동결 전망이 크게 높아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한국 고유 악재가 아니라 글로벌 위험회피 흐름의 파급효과"라며 "3%대 급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어 무리한 매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월/달러 환율도 급등세 원/달러 환율이 18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확대와 함께 다시 1,460원대로 올라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 대비 원화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7.3원 상승한 1,465.3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출발과 동시에 5.0원 오른 1,463.0원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 폭을 키우며 오전 10시13분에는 1,467.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9일 예정된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와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시장의 경계 심리가 커진 가운데,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며 달러 강세가 지속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99.457을 기록 중이다. 엔화 역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4.87원으로 전날 오후 3시30분 대비 2.61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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