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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9)] AI로 리튬이온 대체 물질 발견⋯美 NJIT, 차세대 전지 재료 개발에 돌파구
- 미국 뉴저지공과대학교(NJIT)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 탐색에 성공했다. 전통적인 실험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수천 개의 결정 구조를 AI가 빠르게 탐색하면서, 고용량 차세대 전지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NJIT 기계·산업공학과 디바카르 다타(Dibakar Datta)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물리과학(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7월 31일 NJIT에 따르면 다타 교수팀은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도입해 다가이온(multivalent-ion) 배터리용 다공성 전이금속산화물 소재를 신속히 발굴했다. 다가이온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이온당 2~3개의 양전하를 지닌 마그네슘, 칼슘, 알루미늄, 아연 등 풍부한 원소를 활용한다. 이론상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이들 이온의 전하량과 크기가 커 소재 내부에서의 이동이 어려운 점이 상용화의 큰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연구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AI 기반 탐색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연구팀은 결정 확산 변분 오토인코더(Crystal Diffusion Variational Autoencoder, CDVAE)와 대형 언어모델(LLM)을 조합한 이중 AI 기법을 개발했다. CDVAE는 대규모 결정 구조 데이터셋을 학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구조를 생성해냈으며, LLM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구조 후보를 정밀하게 선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AI 모델을 활용해 연구진은 수천 개의 새로운 다공성 결정 구조를 탐색했고, 이 중 다가이온 배터리용으로 적합한 5종의 새로운 전이금속산화물 구조를 도출했다. 해당 물질들은 이온 확산에 유리한 넓고 균일한 채널을 갖추고 있어, 고용량 저장과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구조들의 물리적 특성을 양자역학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했으며, 실험적 합성 가능성도 확인했다. 다타 교수는 "문제는 유망한 전지 화학의 부재가 아니라, 수백만 개에 달하는 조합을 실험실에서 모두 검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며, "AI는 이 방대한 재료의 조합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선별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배터리 재료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전자소자부터 청정에너지 소재까지 폭넓은 응용 분야에 걸쳐 고속 탐색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실험실 기반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반으로 설계한 소재의 실제 합성과 상용화 가능성 검증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AI 기반 재료 과학이 전통적인 실험 중심 연구방식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전환점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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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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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9)] AI로 리튬이온 대체 물질 발견⋯美 NJIT, 차세대 전지 재료 개발에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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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6 흥행에 '어닝 서프라이즈'⋯2분기 매출 944억 달러
- 애플이 올해 2분기(4~6월, 회계연도 3분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7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은 매출 944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5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 기준 시장 예상치(매출 895억3000만 달러, EPS 1.43달러)를 모두 웃도는 성과다. 아이폰과 서비스 부문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3분기 매출도 59%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해설] 아이폰16 '흥행'…애플, 실적 회복 신호탄 쏘다 애플이 2분기(4~6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기술 대장주 반등 신호탄을 쏘았다. 지난달 31일 애플은 분기 매출 944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1.5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895억3000만 달러)보다 5.5% 높고, EPS도 예상치(1.43달러)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9.6%로,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아이폰·서비스 부문, 예상을 넘은 호실적 특히 아이폰 매출이 445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 증가했고, 시장 예상치(402억2000만 달러)보다 10% 이상 높았다. 팀 쿡 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폰16이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업그레이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부문도 13% 증가한 274억2000만 달러로, 역시 예상치(268억 달러)를 상회했다. 맥(Mac) 매출은 80억5000만 달러로 15% 가까이 증가했다. 총 마진율도 46.5%로, 시장 예상치(45.9%)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부 제품 부진…아이패드·기타 제품은 예상 미달 반면 아이패드 매출은 65억8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72억4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애플워치 등을 포함한 기타 제품 매출도 74억 달러로 예상치(78억2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실적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애플은 관세 비용 증가로 인해 2분기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 초중반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실제 성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쿡 CEO는 "관세를 우려한 선(先)구매 수요가 약 1%포인트의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 상향…중화권 회복도 주목 애플은 3분기(7~9월) 매출 가이던스를 한 자릿수 중반후반대(5~9%) 성장으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3%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지역별 실적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났다. 중국,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은 15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이전 두 분기 연속 감소세(-2%, -11%)에서 반등한 것이다. 쿡 CEO는 일부 제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AI·M&A·신제품 전략까지…애플의 전방위 드라이브 이날 실적 발표에서는 애플의 인공지능(AI) 전략과 인수합병(M&A) 기조도 언급됐다. 쿡 CEO는 CNBC 인터뷰에서 "AI 분야에서 애플은 긍정적 진전을 이뤘으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외부 AI 기술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쿡은 "올해 소규모 기업 7곳을 인수했고, 더 큰 규모의 M&A에도 열려 있다"며 로드맵 가속화를 위한 공격적 투자 의지를 밝혔다. 신제품 전략과 관련해, 쿡은 "스마트 안경 등 새로운 기기들은 아이폰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아이폰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번 실적을 통해 아이폰 중심의 견조한 수요와 서비스 부문의 성장세, 중화권 시장 회복 등 다각적인 회복 신호를 보여줬다. 고금리와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충성도에 기반한 복합 성장 모델이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한 셈이다. 다만, 향후 AI 경쟁력 강화와 아이패드 등 일부 제품군의 실적 개선, 신흥 시장 내 점유율 확대는 지속 성장을 위한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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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6 흥행에 '어닝 서프라이즈'⋯2분기 매출 944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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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전환 신호⋯美 SEC 위원장 "대부분 가상자산은 증권 아니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규제 기조를 대대적으로 전환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SEC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 규제 프레임워크인 '프로젝트 크립토'를 출범시키고, 기존의 '증권 간주' 기조를 공식 철회했다. 이는 바이든 정부 시절 SEC의 강경한 규제 노선을 뒤집는 입장이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7월 31일(현지시간) "대부분의 가상화폐 자산은 증권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증권성 판단 기준과 공시 면제 제도를 포함한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 '프로젝트 크립토'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날 앳킨스 위원장은 SEC가 가상화폐 증권성 판단 기준과 공시·면제 규정을 명확히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은 차익 실현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여파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SEC의 대전환…"대부분은 증권 아니다" 선언이 의미하는 것 가상화폐의 법적 지위와 규제 틀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폴 앳킨스 위원장이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증권이 아니다"라고 공개 선언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 기조가 본격화됐다. 앳킨스 위원장은 7월 3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디지털 금융 혁신' 콘퍼런스에서 "대부분의 가상화폐 자산은 증권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 직속 실무그룹의 권고에 따라 SEC 전 부처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크립토'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새롭게 출범한 '프로젝트 크립토'는 SEC 전 부처가 참여하는 전방위 규제 현대화 프로젝트로, 업계 오랜 숙원이었던 맞춤형 규제 수립에 시동이 걸린 셈이다. '바이든 시대 규제' 뒤집기…트럼프 정부, 가상화폐에 날개 달다 이번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개리 겐슬러 전 SEC 위원장이 대부분의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하며 강경한 규제를 펼쳤던 기조를 전면 수정하는 발언이다. 당시 SEC는 리플(XRP) 등과의 소송에서 시장 내 '증권성' 여부를 두고 법적 분쟁을 벌였고, 뉴욕지방법원은 2023년 XRP가 기관투자자에게는 증권이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양측은 항소를 이어갔지만, 트럼프 정부의 기조 변화에 따라 소송 취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위 테스트'에 작별…투자자 스스로 판단 가능한 '가이드라인' 예고 앳킨스 위원장은 "SEC가 과거에 뭐라고 했든, 대부분의 코인은 증권이 아니다"라며 증권성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던 '하위(Howey) 테스트'의 오남용을 비판했다. 그는 "이 기준의 애매함 때문에 많은 혁신가들이 모든 코인을 증권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SEC가 증권성 여부, 공시 요건, 규제 면제 등 핵심 영역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황금시대' 구상과 맞물려 있다. 앳킨스 위원장은 "SEC는 우리나라 혁신가들을 격려할 것이며, 불필요한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사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 슈퍼앱 언급…금융 빅테크 플랫폼에 날개 이날 연설에서 앳킨스 위원장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최근 출시한 '슈퍼앱'을 언급하며, "임기 내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슈퍼앱이 효율적인 단일 라이선스 체계 하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규제기관 간 중복 규제는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퍼앱은 위챗, 알리페이처럼 금융, 결제,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미국에서도 가상화폐·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혁신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앳킨스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금융 빅테크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제도적 후방 지원이 될 수 있다. "규제는 맞춤형으로"…SEC 발언에도 시장은 하락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언은 디지털 자산 업계의 오랜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규제의 신호탄이며, 가상화폐가 전통 금융과 더 깊게 얽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은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 동부 기준 31일 오후 7시 30분,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17% 하락한 11만6,057달러에 거래됐고, 이더리움은 3,712달러(-1.52%), 엑스알피(XRP, 리플)은 3.03달러(-1.69%)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날 발표된 미국 6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지표가 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전년 대비 2.8% 상승해 예상치(2.6%)를 웃돌았다. 앳킨스 위원장의 규제 완화 발언이 긍정적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론 금리 기대감이 시장을 더 크게 짓누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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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전환 신호⋯美 SEC 위원장 "대부분 가상자산은 증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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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5)] 최고 정밀도 인간 게놈 지도 공개⋯'정크 DNA'·구조 변이 비밀 풀었다
-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된 지 22년 만에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하고 정밀한 인간 유전 변이 목록이 나왔다. 전 세계 1,084명의 유전체를 긴 DNA 조각으로 정밀하게 연결하고 비교한 이번 연구는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구조 변이'의 실체를 대거 밝혔다. 구조 변이란 DNA 설계도에서 글자 하나가 바뀌는 작은 오류가 아니라, 문단 전체가 통째로 빠지거나 다른 곳에 복사되는 것처럼 유전 정보의 큰 덩어리가 변하는 현상이다. 또한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정크 DNA'와 스스로 복제해 이동하는 '점핑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확인했다. 과학계는 이번 성과가 난치성 질환 진단의 새로운 문을 열고 정밀 의료의 미래를 앞당길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네티컷 대학교의 바버라 멜로니 분자세포생물학 교수는 "기념비적인 논문"이라며 "오랫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진단 사례들을 해결할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 2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두 편의 논문을 내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신 장문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써서 5개 대륙 26개 인구 집단을 대표하는 1,019명과, 이와는 별개로 5개 대륙 28개 인구 집단에서 확보한 65명의 게놈을 고해상도로 분석했다. 이는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 초안 발표, 2022년 최초의 '틈 없는(gapless)' 인간 게놈 완성, 2023년 '판게놈(pangenome)' 발표에 이은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다. 판게놈은 한 사람의 유전 정보가 아닌, 여러 인종과 집단의 유전 정보를 합쳐 인류 전체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종합 게놈 지도'다. 이번 연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 게놈 데이터에서 기존에 빠져 있던 92%를 채우며 유전체 지도의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네이처에 이번 주 게재된 두 편의 논문은 유럽계 중심의 기존 유전체 분석을 넘어, 보다 다양한 인류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조명하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첫 번째 논문에서 국제 공동연구팀은 다섯 대륙 26개 인구 집단을 대표하는 1,019명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각 염기서열이 수만 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롱 리드(long read)'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도를 높였다.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염기쌍 하나는 그 사다리의 가로막대 하나에 해당한다. "기존의 100개 염기쌍 안팎의 짧은 읽기로는 서로 유사하게 생긴 유전체 영역들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바르셀로나 유전체조절연구소(CGR)의 박사과정 연구원 헤수스 에밀리아노 소텔로-폰세카는 설명했다. "반복서열이 많은 유전체에서는 이런 문제가 특히 심각하지만, 2만 염기쌍 수준의 장기 읽기를 사용하면 각 염기서열을 유전체 상의 고유한 위치에 정확히 할당할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새로운 유전체 변이의 절반 이상은 이러한 반복 영역에서 발견됐다. 특히 그중 많은 수가 '점핑 유전자(jumping genes)'로 알려진 전이인자(transposon)에서 유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이인자는 유전체 내 여러 위치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염기서열을 복사·붙여넣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들이 어디에 착지하느냐에 따라 유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거나, 유해한 돌연변이를 유발해 암 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공동저자인 CGR의 독립 연구원 베르나르도 로드리게스-마르틴은 라이브 사이언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일부 전이인자가 조절 서열을 '탈취'해 자신들의 활성을 증폭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히며, "이는 이들의 돌연변이 유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일부 점핑 유전자가 특정 조절 분자인 '비암호화 장기 RNA(long noncoding RNA)'와 결합함으로써, 보통보다 훨씬 많은 복제본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도 포착됐다.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코르벨 연구실 출신의 로드리게스-마르틴 박사는 "이처럼 점핑 유전자가 조절 분자와 ‘동승’하는 방식은 매우 이례적인 생물학적 전략"이라며 "우리에게도 놀라운 발견이었다"고 밝혔다. 정밀도 높인 '원투 펀치' 분석 기술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유전 정보의 큰 덩어리가 변하는 '구조 변이'에 대한 이해를 크게 넓힌 데 있다. 특히 과거 '정크 DNA'로 불리며 별다른 기능이 없다고 알려졌던 반복 서열에서 유전체 변이의 절반 이상이 발견돼, 그 생물학적 중요성을 새롭게 조명했다. 이러한 성과는 옥스퍼드 나노포어(Oxford Nanopore)와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Pacific Biosciences)의 기술을 조합한 덕분이다. 옥스퍼드 나노포어의 기술은 DNA의 매우 긴 조각을 한 번에 읽어 전체적인 뼈대를 잡는 데 쓰였고,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은 각 글자(염기)를 아주 정확하게 읽어내 정밀도를 높이는 데 활용됐다. 코네티컷 대학교 보건센터의 크리스틴 벡 수석 저자 겸 유전학자는 이 '원투 펀치' 전략 덕분에 과거의 기술 장벽을 넘어 빠져 있던 게놈 영역을 밝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각 개인의 염기서열을 부모에게서 함께 물려받는 유전자 묶음인 '하플로타입(haplotypes, 일배체형)'으로 나눈 뒤, 이를 기준 게놈과 비교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 변이를 찾아냈다. 암·당뇨병 등 질병 핵심 유전자 첫 해독 연구팀은 당뇨병, 척수성 근위축증 같은 질병과 연관된 가장 복잡한 유전 영역 일부를 완벽하게 해독했다. 대표적인 예로 면역 반응의 핵심인 '주조직적합성복합체(MHC)' 영역이 있다. MHC는 우리 몸의 세포가 '나'인지 아니면 외부에서 침입한 '적'인지를 구별하는 신분증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영역의 유전 정보는 암, 제2형 당뇨병, 바이러스 감수성의 개인차와 관련이 깊다. 또한,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표적인 SMN1 및 SMN2 유전자의 서열과, 녹말 음식 소화를 돕는 아밀라아제 유전자 묶음도 완전히 해독했다. 세포 분열의 중심 역할을 하는 '동원체(centromere)'의 숨겨진 특징도 드러났다. 동원체는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가 양쪽으로 정확하게 나뉘도록 밧줄(방추사)을 거는 고리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고리를 이루는 '알파 위성 배열'이 개인에 따라 그 길이가 최대 30배까지 차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벡 박사는 이런 동원체 변이가 다운 증후군, 에드워즈 증후군, 파타우 증후군과 같은 삼염색체성 질환, 즉 특정 염색체를 3개 갖는 염색체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 염기' 넘어 '구조 변이'로…정밀 의료의 새 길 이번 연구 결과는 정밀 의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서던캘리포니아 의과대학의 찰스턴 치앙 의학 집단 유전학자는 "이번 연구는 개인의 질병 위험도를 더 명확히 정의하는 데 근본 구실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유전병 진단 연구가 대부분 DNA 글자 하나만 바뀌는 작은 변이(단일 염기 다형성, SNP)를 찾는 데 집중해, 이번 연구에서 다룬 '문단' 단위의 큰 변화(구조 변이)를 지나쳐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가 이를 보완할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유전 다양성 보고는 아프리카"…편중된 연구에 경종 연구의 또 다른 뜻은 샘플의 다양성에 있다. 이번 연구에서 아프리카계 혈통 샘플에 가장 많은 구조적 다양성이 나타났는데, 이는 인류 유전적 다양성의 가장 깊은 원천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기존 이론을 뒷받침한다. 멜로니 교수는 전통적으로 유럽계에 치우쳤던 기준 게놈을 생각할 때 이 발견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치앙 박사는 표본 크기가 여전히 적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 세계 인구 전체를 대표하려면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 분야가 유전 변이 데이터 생성 쪽에서 나아가고 있는 명백한 방향"이라며 "오랫동안 논의해 온 생각들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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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5)] 최고 정밀도 인간 게놈 지도 공개⋯'정크 DNA'·구조 변이 비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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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1)] 달 토양에서 물과 산소, 연료까지⋯우주 생존 기술에 새 이정표
- 달 표면의 토양에서 물을 추출하고, 이를 이용해 우주인이 내뿜는 이산화탄소(CO₂)를 산소와 연료로 전환하는 차세대 기술이 개발됐다. 이 획기적인 기술은 향후 유인 달 탐사 및 장기 우주 거주 계획의 핵심 자립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전했다. 홍콩중문대학(심천캠퍼스)의 루 왕(Lu Wang) 교수 연구팀은 7월 16일 국제 학술지 줄(Joul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태양광을 활용한 광열 반응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달 토양에서 물을 추출하고 이를 곧바로 연료 성분과 산소로 전환하는 통합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물과 연료를 지구에서 운반해야 하는 기존 방식의 비용과 물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달 토양이 가진 가능성, 예상을 뛰어넘었다" 루 교수는 "달 토양이 지닌 '마법' 같은 특성에 연구진 모두 놀랐다"며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물 추출과 이산화탄소 촉매 반응이 동시에 이뤄지는 통합 기술이 개발되면서 에너지 효율은 물론 인프라 구축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중국 창어(Chang’e) 5호 임무를 통해 확보된 실제 월면 토양 샘플과 모의 달 토양을 활용해 실험이 이뤄졌다. 연구진은 CO₂를 채운 반응기에 고집광 태양광 시스템을 연결해 태양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시키고, 이를 통해 달 토양 내 일메나이트(ilmenite) 등 중금속 산화물로부터 물을 추출했다. 이와 동시에 CO₂를 일산화탄소(CO)와 수소(H₂)로 분해해 연료 전구체로 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우주인 호흡을 통해 발생하는 CO₂를 재활용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어, 미래의 달 기지나 심우주 탐사선에서 생명 유지 및 추진체 생산의 핵심 기술로 적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물 한 갤런에 8만 달러…달 자원 활용이 경제성 해법 NASA와 유럽우주국(ESA) 등 각국 우주 기관은 오랜 기간 달을 기반으로 하는 ‘우주 탐사의 전진 기지’ 구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과 산소, 연료 등을 지구에서 지속적으로 운반하는 데 따른 막대한 비용과 물류 복잡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물 한 갤런(약 3.78리터)을 우주로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8만 3000달러(약 1억 1500만 원)에 달한다. 우주인 한 명이 하루에 평균 4갤런의 물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류 문제는 단순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가능성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이번 연구는 자립적 생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원 현지화(local resource utilization)의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실적 과제도 여전…극한 환경, 불균일한 토양 성분 그러나 기술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연구진은 달의 극심한 온도차, 고에너지 방사선, 중력 부족, 비균질적인 토양 성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실제 환경에서 시스템 작동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주인의 호흡만으로 발생하는 CO₂ 양은 전체 산소·연료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현재의 촉매 효율 역시 실험실 환경에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지만, 장기간·대규모 운영이 필요한 실제 우주 거주 환경에서는 추가적인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연구진은 "지속가능한 월면 자원 활용과 우주 탐사를 실현하려면 기술적 한계와 개발·운영 비용을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며 국제적 협력과 장기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세대 우주경제 기반 기술로 부상 이번 연구는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넘어, 향후 우주경제 구축에 있어 '월면 자원 자립형 생태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산소 및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은 장기적으로 화성 탐사와 같은 심우주 미션에서도 응용 가능성이 높다. 해당 연구는 중국 국가중점 R&D계획, 국가자연과학기금, 광둥성 과학기술혁신기금, 심천시 기초과학재단 등 다수의 국가·지자체 자금을 지원받아 수행됐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의 전략적 우주기술 투자와 연계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향후 연구 개발의 지속성과 확장성도 주목된다. 지금까지 달은 인류의 도달 목표였다면, 이제는 자립적 생존과 지속가능한 탐사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우주 속의 지구화'를 위한 기술적 초석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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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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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1)] 달 토양에서 물과 산소, 연료까지⋯우주 생존 기술에 새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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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누적 가입액 40조원 돌파⋯상반기 7.5조원 급증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누적 가입액이 40조원을 돌파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가입금액이 올해 6월 말 기준 40조3,847억원으로 집계돼 도입 9년 3개월 만에 40조원을 넘었다. 가입자 수는 631만6000명이다. 특히 상반기에만 7조5,000억원이 늘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투자자가 직접 운용하는 투자중개형이 가입금의 60.2%로 가장 많았다. 금융사별로는 증권사를 통한 가입 비중이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미니해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올해 상반기 7.5조원 급증 국민 재산 증식을 목표로 2016년 도입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 9년여 만에 누적 가입금액 4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투자협회는 30일 "올해 6월 말 기준 ISA 가입금액이 40조3,847억원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9년 3개월 만에 달성한 성과"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ISA 가입자 수는 63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ISA 가입액은 작년 말보다 올해 상반기에만 7조5000억원이 증가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입자 수 역시 상반기에만 약 33만명이 늘었다. ISA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통합해 관리·투자할 수 있고, 비과세 및 저율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점에서 장기 자산 증식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ISA는 크게 투자중개형, 신탁형, 일임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 중 투자중개형 ISA는 개인이 직접 국내 주식이나 채권, ETF 등에 투자·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전체 가입금의 60.2%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가입자 수도 전체의 83.8%에 달하는 529만명으로 압도적이다. 해당 유형에서 주요 투자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가 40.8%, 주식이 34.3%로 나타났다. 반면 신탁형 ISA는 가입자가 신탁업자를 통해 운용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예·적금 중심의 안정적 상품에 주로 투자된다. 가입금 비중은 37.2%이며, 가입자는 90만5000명으로 전체의 14.3%다. 신탁형 ISA에서 예·적금의 비중은 94.7%에 달했다. 전문가에게 운용을 일임하는 일임형 ISA는 전체 가입금 중 2.6%에 불과하고, 가입자 수도 12만명(1.9%)에 그쳤다. 이 유형은 펀드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며, 전체 투자 중 97.6%가 펀드에 집중돼 있다. 금융사별로는 증권사를 통한 ISA 가입 금액이 전체의 6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주로 투자중개형 ISA가 증권사를 통해 개설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탁형 ISA를 주로 취급하는 은행의 비중은 39%였다. 금투협은 ISA가 세제 혜택과 함께 장기 투자 유인을 제공하는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경기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가 크다"며 "ISA의 가입연령 확대와 같은 제도 개선이 이어진다면, 중산층의 자산 증식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코스피 5000시대' 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SA는 복수의 금융상품을 통합해 운용하면서도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유일한 계좌로, 2021년 투자중개형 도입 이후 비과세 대상 자산이 확대되고 운용 자유도가 커지면서 활용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가입 연령 하향, 연간 납입한도 증액 등 제도 정비가 지속된다면 장기투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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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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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누적 가입액 40조원 돌파⋯상반기 7.5조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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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8)] 기후변화로 뜨거워지는 여름⋯열대야, 조용한 건강 위협으로 부상
-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밤기온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열대야가 공중보건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낮 동안의 극심한 더위뿐 아니라,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신체의 열 방출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인체 회복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미 ABC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 기후 분석기관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197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전역 241개 지역의 여름철 야간 평균기온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야간 기온이 평균 약 1.7℃(약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변화가 단지 낮 시간대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지난 7월 2일 한국 기상청이 발표한 '1973∼2024년 연간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 대비 2010년대 폭염일수는 평균 8.3일에서 14.0일로 1.7배, 열대야 일수는 평균 4.2일에서 9.0일로 2.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향후 수십 년간 여름철 열대야 발생 빈도가 더욱 잦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미 전역 다수 지역에서는 밤 기온이 섭씨 약 21도(화씨 70도)를 넘는 날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열대야가 불러오는 건강 문제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극한 고온은 미국 내 기상 재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폭염은 토네이도, 홍수, 허리케인보다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한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건강 위협은 바로 밤 시간대에 나타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야간 기온이 지나치게 높게 유지되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특히 노인,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신체적 부담이 가중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밤 동안의 높은 온도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면역력 저하, 정신 건강 악화,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CDC는 "열대야는 단순한 불쾌지수를 넘어선 실질적인 건강 리스크"라며 경각심을 당부했다. 도시가 더 덥다…열섬현상 심화 열대야 현상은 도시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환경보호청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 지역은 식생이 줄어들수록 열을 더 많이 흡수하고 방출하며, 이로 인해 야간 기온이 더욱 높게 유지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도시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이다. 이러한 도심의 고온화는 단지 인간의 건강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프라와 생태계 역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며, 이로 인해 냉방 수요 증가, 전력망 부담, 도심 생물다양성 저하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대기 중 수증기 증가도 야간 냉각 방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온실가스 농도 상승과 대기 중 수증기 증가가 최근 수십 년간 야간 기온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따뜻해진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품을 수 있으며, 이는 단열층 역할을 하며 복사 냉각을 차단해 밤에도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다. 이처럼 여름철 야간의 고온화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장기적인 건강과 사회 인프라,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에서 야간 온도 변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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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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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8)] 기후변화로 뜨거워지는 여름⋯열대야, 조용한 건강 위협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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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4년 만에 3,230선 돌파⋯관세 불확실성에도 외국인 매수세 유입
- 코스피가 29일 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구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1.05포인트(0.66%) 오른 3,230.57에 마감하며, 2021년 8월 10일(3,243.19)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장 초반 낙폭을 보였으나 외국인의 매수 전환 속에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는 0.05포인트(0.01%) 오른 804.45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9.0원 오른 1,3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니해설] 코스피, 닷새 연속 상승⋯3,230선 돌파하며 4년 만에 최고치 코스피가 29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230선을 돌파, 2021년 8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통상 이슈와 원/달러 환율 급등이라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1.05포인트(0.66%) 오른 3,230.5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 10일 기록한 3,243.19 이후 최고치다. 장중 낙폭 딛고 반등…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지수 견인 지수는 장 초반 17.35포인트 하락한 3,192.17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며 3,169.03까지 내려앉았지만, 이후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오후 들어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장중 외국인은 ‘사자’로 전환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0.05포인트(0.01%) 오른 804.45에 마감하며 800선을 지켰다. 장중 낙폭을 보였으나 개인과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보합권에서 반등했다. 환율 급등에도 국내 증시 상승세 유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9.0원 오른 1,39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1,393.4원까지 오르며 단기 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미국과 한국 간 관세 협상이 막바지 조율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시장은 관련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전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영국에서 미국 상무장관과 접촉을 시도한 데 이어, 오는 3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막판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환율 상승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IT·바이오 강세, 셀트리온·삼성바이오 상승세 주도 주요 업종별로는 IT, 방산, 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7만 원선을 회복한 뒤 0.28%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장 초반 하락을 딛고 0.10% 상승 전환했다. 다만 한미반도체는 0.94% 하락 마감하며 차별화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미국에 7,000억 원 규모의 현지 공장 인수 투자를 발표하며 0.68% 상승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내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고, 자사 제품의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1.97% 상승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항공우주는 2.03% 상승했다. 회사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571억 원으로 3% 늘었고, 매출은 8,283억 원으로 7.1% 감소했다. 방산·에너지주도 강세…중소형주는 혼조세 LG에너지솔루션(3.02%), LIG넥스원(3.49%), 한화에어로스페이스(4.72%), HD현대중공업(1.94%) 등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방산 수출 확대 기대감이 방산주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0.23% 하락한 반면, 기아는 0.19% 상승 마감했다. 인터넷 플랫폼 업종에서는 NAVER가 1.06% 하락한 반면, 카카오는 0.18% 상승하며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시장 방향성, 관세 협상 및 美 연준 발언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관세 협상 결과와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방향이 단기적으로 시장 흐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로 인해 일부 수출주는 관세 리스크 완화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환율과 금리, 기업 실적이라는 기본 펀더멘털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시가 기술적 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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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4년 만에 3,230선 돌파⋯관세 불확실성에도 외국인 매수세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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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7)] 해수 온난화가 만든 재앙⋯플랑크톤부터 고래까지 무너졌다
-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북동 태평양을 강타한 해양 폭염이 해양 생태계 전반에 심대한 혼란을 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University of Victoria) 연구진이 발표한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이례적으로 장기화된 고수온 현상이 플랑크톤부터 대형 해양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해양 생물 전반에 걸쳐 대규모 폐사와 서식지 이동, 어업 붕괴를 초래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유로뉴스닷컴, 사이테크데일리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폭염이 미래 기후변화 속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사상 최장기 해양 폭염, 해수 온도 최대 6도 상승 빅토리아대학교 바움 연구실(Baum Lab)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북미 서부 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한 해양 폭염의 생태학적 영향을 총 331건의 과학 논문과 정부 보고서를 종합해 분석했다. 해당 기간 동안 태평양 연안의 해수 온도는 역사적 평균 대비 2도에서 최대 6도까지 상승한 상태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해양 폭염으로 인해 최소 240종의 해양 생물이 통상적인 분포 구역을 벗어나 이동했으며, 일부 종은 기존 서식지에서 1000km 이상 북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방돌고래(Northern right whale dolphin)와 해양연체동물의 일종인 플라시다 크레모니아나(Placida cremoniana)는 대표적인 예다. 켈프숲 붕괴와 연쇄 생태계 혼란 해수 온도의 급격한 상승은 해양 생태계 구조 전반에 걸쳐 연쇄적 충격을 가했다. 해양 식생의 기반인 켈프숲과 해초밭이 광범위하게 쇠퇴하거나 붕괴되었으며, 성게, 불가사리, 바닷새, 해양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 종에서 대규모 폐사 사건이 관측됐다. 암반 해안 생태계의 핵심 포식자인 '해바라기불가사리(Pycnopodia helianthoides)'는 사실상 멸종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종 수준의 직접 피해는 먹이망을 따라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결과적으로 플랑크톤에서 고래에 이르기까지 생태계 전반이 구조적으로 재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온으로 유발된 불가사리 괴사병(sea star wasting disease)과 같은 질병은 해양 생태계 불안정을 가속화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플랑크톤 군집의 구성 변화와 영양 단계 하위 종들의 질적·양적 감소는 상위 포식자의 생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현상은 해양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으며, 특히 원양 지역의 생태계 탄력성을 크게 약화시켰다. 수산업 붕괴와 수백억 원대 경제적 피해 해양 폭염은 생태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피해도 동반했다. 주요 어종의 분포 변화, 서식지 소실, 질병 확산 등으로 인해 북미 연안에서는 여러 어장이 폐쇄됐으며, 이로 인한 수산업 피해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후변화 속 미래 바다의 경고 신호" 해당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해양생태학자인 줄리아 바움(Julia Baum) 교수는 "이번 북동 태평양 해양 폭염은 기후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더욱 빈번하고 강도 높은 해양 폭염이 반복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지금이 바로 생태계 기반의 해양 보전 전략과 기후 대응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본 연구는 캐나다 자연과학공학연구위원회(NSERC), 어업·해양청(DFO), 민간 연구재단(Forest Research Foundation)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3번(기후 행동), 14번(수중 생물 보존)과 연계된 정책적 시사점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후속 과제로 다른 지역 해양 폭염 사례에 대한 비교 분석과 함께, 인간 활동이 해양 생태계 복원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량적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해양학 및 해양생물학: 연례 총설(Oceanography and Marine Biology: An Annual Review)」(2025)에 게재됐다. ◇ 참고 문헌: Ecological Responses to Extreme Climatic Events: A Systematic Review of the 2014–2016 Northeast Pacific Marine Heatwave DOI: 10.1201/9781003589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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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엣지 브라우저에 'AI 코파일럿 모드' 도입⋯웹 탐색 방식의 전환 예고
-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자사의 웹브라우저 엣지(Edge)에 인공지능(AI) 기반 '코파일럿 모드(Copilot Mode)'를 새롭게 도입하며, 브라우저의 역할을 단순한 탐색 도구에서 '지능형 조력자'로 확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9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용자가 웹을 검색하고 탐색하는 과정 전반에 AI의 실시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코파일럿 모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 기능은 실험 단계에 있으며, 윈도우 및 맥용 엣지 사용자 누구나 코파일럿(Copilot)에 접속 가능하면 한정 기간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설정은 사용자의 선택(opt-in) 하에 활성화된다. 코파일럿 모드가 활성화되면 엣지 브라우저의 새 탭 페이지는 AI 기반 검색, 대화, 웹 탐색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로 전환된다. 사용자는 웹 페이지를 열람하는 도중에도 AI 조수를 호출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름 휴가 용 숙소를 검색할 때, 코파일럿과 채팅하며 해변에 가장 가깝고 주방이 완비된 숙소를 재빨리 검색할 수 있고, 요리 레시피 페이지에서 "이 레시피를 비건식으로 바꿀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면 코파일럿이 대체 재료를 제안하는 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일일이 콘텐츠를 복사하거나 붙여넣지 않고도 AI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AI는 단순히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탐색 목적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행동을 제안하거나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향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이 사용자의 과거 탐색 이력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나 리서치의 다음 단계를 추천하는 기능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중단한 작업을 손쉽게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다만, AI가 사용자의 검색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만큼,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각적 표시 등을 통해 접근 여부를 명확히 고지할 방침이다. 사용자의 명시적 허용 없이는 브라우징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도록 설계됐지만, AI가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행동을 '보거나 듣는' 방식이 일부 사용자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MS 측은 코파일럿은 사용자가 활성화한 경우에만 탐색 콘텐츠에 엑세스할 수 있으며, 백그라운드에서 지원될 때는 명확한 시각적 신호를 표시하므로 사용자는 항상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파일럿 모드'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브라우저가 정보의 창구에서 능동적인 디지털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를 통해 AI 브라우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하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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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엣지 브라우저에 'AI 코파일럿 모드' 도입⋯웹 탐색 방식의 전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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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美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추진⋯"연내 인수 마무리"
- 셀트리온이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글로벌 경쟁사 2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셀트리온은 해당 공장을 연내 100% 인수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미국 제약산업 중심지에 위치한 대규모 원료의약품(cGMP) 생산시설로, 향후 셀트리온 제품 생산 거점으로 활용된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며, 증설 시 최대 7000억 원이 추가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로 미국 내 관세 리스크 해소와 함께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니해설] 셀트리온, 美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 임박…"관세 리스크 해소·현지 생산 본격화" 셀트리온이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본격화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29일,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원료 생산시설 인수 입찰에서 글로벌 제약사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7천억 투자, 연내 인수 목표 셀트리온이 인수를 추진 중인 해당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Drug Substance, DS) 생산시설로,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해 있다.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 바이오의약품이 수년간 생산돼온 이 시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부합하는 cGMP 설비로, 높은 생산 안정성과 품질 수준을 자랑한다. 공장 인수와 관련된 세부 사항은 오는 10월 초로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 시까지 비공개로 유지된다. 서정진 회장 "연내 인수 완료, 4분기부터 경영 시작"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번 인수에 약 7000억 원이 투입되며, 관세 부담에 따라 향후 증설 시 최대 7000억 원이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부터 10월 초까지 본계약을 추진하고 미국 정부 승인 절차를 거쳐 연내 해당 공장을 100%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경영은 올해 4분기부터 시작되고, 셀트리온 제품의 병행 생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자금 조달은 자체 조달과 금융기관 협조를 병행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백지상태에서 새 공장을 짓는 것보다 기간과 비용 면에서 인수가 더 효율적"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셀트리온 제품을 '메이드 인 USA'로 생산·판매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관세 회피를 위한 전략으로 2년 치 재고를 선제적으로 미국에 이전해 놓은 상태다. 관세 리스크 해소·생산 생태계 구축…CDMO와는 무관 이번 공장 인수는 셀트리온이 지난 5월 발표한 ‘관세 대응 종합 플랜’의 일환이다. 2년치 재고 확보, 현지 위탁생산(CMO) 계약 확대 등 단기 대응책에 이어, 현지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근본적인 관세 해소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장 인수로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요 제품들을 현지 생산할 수 있게 돼,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의약품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최초로 미국 내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한 바이오제약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투자는 셀트리온의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와는 관련이 없으며, CDMO 투자 여부는 미국 관세 정책이 보다 명확해진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서 회장은 선을 그었다. 공장 활용 계획…50%는 기존 제품 생산, 50%는 셀트리온 제품 투입 이번에 인수될 공장은 인수 즉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로 평가된다. 전체 설비의 절반은 기존 피인수 기업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하는 CMO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인수 이후 바로 가동될 수 있다. 나머지 절반은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요 제품의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셀트리온은 미국 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신제품 출시 일정을 고려해 추가 증설도 계획 중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현지 생산 캐파는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현지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향후 출시될 제품들까지 관세 영향권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현지 생산부터 물류까지…"美 시장서 독자 생태계 완성" 셀트리온은 향후 증설이 마무리되면 원료의약품(DS)뿐 아니라 완제의약품(DP), 포장, 물류까지 아우르는 미국 내 전주기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내 판매망이 확보된 만큼, 직접 제조를 통해 원가 경쟁력은 물론 물류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연구, 생산, 판매를 모두 미국 현지에서 수행하는 이상적인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라며 "관세 리스크를 제거함과 동시에, 점유율 확대를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셀트리온홀딩스는 8월 5일부터 2,500억 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 매수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향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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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美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추진⋯"연내 인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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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FX 마진거래 투자 사기 일당 1,400억 가로채⋯총책 등 2명 구속
- 외환 증거금 거래(FX 마진거래) 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1,40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9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등 혐의로 불법 사설 FX 마진거래 업체 총책 A씨(60대)와 관리책 B씨(60대)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400여 명을 상대로 매달 5% 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모집한 뒤 이를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와 투자자금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미니해설] "매달 5% 수익" 미끼로 1,400억 투자금 가로챈 불법 FX마진거래 일당 적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집해 거액을 편취한 불법 FX 마진거래 사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사설 FX 마진거래 업체 총책 A씨(60대)와 관리책 B씨(60대)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26명도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2년간 "FX 마진거래 상품에 투자하면 매월 5%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총 2400여 명으로부터 약 1400억 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FX 마진거래는 통상 외환 환율의 변동을 예측해 차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일정 금액의 증거금을 맡기고 레버리지를 활용해 거래하는 고위험 금융상품이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은 정식 금융투자회사만이 이 상품을 합법적으로 취급할 수 있으며, 사설 업체를 통한 판매는 불법이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법인까지 동원한 조직적 범행 A씨 일당은 이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FX 마진거래 상품을 판매하는 외형상 법인을, 말레이시아에는 거래를 수행할 선물사를 각각 설립해 구조적으로 합법처럼 위장했다. 국내에서는 B씨가 중심이 돼 법인을 설립하고 전국 7개 지사를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이 과정에서 각 지역별 지사장과 상위 직급자들이 구성돼 투자 설명회와 강의를 진행하며 신뢰를 구축했고, 1천 평 규모의 연수원까지 갖춰 조직적·체계적인 범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자금은 약속한 FX 거래에 사용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A씨는 선물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관리 권한을 이용해 투자금이 실제 거래되는 것처럼 조작된 화면을 사이트에 표출했다. 피해자들은 이 조작된 자료를 보고 자신들의 자금이 안전하게 운용되는 것으로 착각했다. 실상은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전형적 폰지 사기 실제로는 후순위 투자자의 자금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일명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러한 구조는 새로운 투자자 유입이 끊기면 곧바로 붕괴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형태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2023년 6월께 수익 지급이 지연되면서 피해자들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까지 42명의 피해자(피해액 약 70억 원)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전체 피해 규모는 투자금 추적 결과 약 1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10여 년 전부터 FX 마진거래를 해온 개인 투자자 출신으로, 더 큰 수익을 노리고 방문판매 전문가인 B씨와 손잡아 사기를 기획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본사-지사-연수원 등 조직 체계를 갖추고,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꾸며 피해자들을 철저히 속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계좌 내역과 투자금 유치 자료 등을 정밀 분석해 추가 피해자 규모를 확인 중이며, 향후 관련자 전원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투자자들에게는 무인가 사설 금융상품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고수익 보장이라는 유혹 뒤에 숨겨진 위험성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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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FX 마진거래 투자 사기 일당 1,400억 가로채⋯총책 등 2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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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6)] 남극 최대 빙하 균열 가속⋯'스웨이츠 붕괴' 현실화되나
- 세계에서 가장 넓은 빙하로 꼽히는 남극 대륙의 '스웨이츠(Thwaites) 빙하'가 붕괴 임계점에 근접하며 지구 해수면 상승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NASA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빙붕의 균열을 정밀 추적한 결과, 스웨이츠 빙하의 동쪽 빙붕에서 급속한 균열 확산이 진행 중이며, 빙하의 구조적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길이 120km(약 80마일)에 달하며, 서남극 해안에서 바다를 향해 거대한 빙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빙붕은 해수면에 떠 있지만 육지에 고정되어 있으며, 일종의 '방어벽' 역할을 하며 빙하 전체의 붕괴를 막고 있다. 그러나 이 빙붕이 무너지면 후방의 거대한 빙하가 바다로 유입되며,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을 수 미터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NASA의 고정밀 위성 ICESat-2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해 수직 방향의 빙붕 균열을 고해상도로 시각화하고, 균열의 깊이·위치·형태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슈지에 왕(Sujie Wang)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빙붕의 균열은 단순한 이론 모델로 설명하기엔 복잡도가 높으며, 실제 관측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이론이 놓쳤던 미세한 균열의 형성과 진화를 추적함으로써, 붕괴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사전 경보 시스템' 구축에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스웨이츠 빙붕 동쪽 구간에서 균열이 더 빠르게 진행 중인 반면, 서쪽 구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겨울철 이상 고온, 해빙 감소, 해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은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균열이 확산되면 얼음의 흐름이 빨라지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균열이 발생하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기 강화적 불안정성 메커니즘이 빙붕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동저자인 리처드 앨리(Richard Alley) 교수는 "한 번 무너진 빙붕이 다시 자라나는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붕괴 시점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02년 붕괴된 라르센B 빙붕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된 후속 프로젝트다. 당시 라르센B 빙붕은 수년간 누적된 온난화 영향 끝에 단 5주 만에 3200㎢ 규모가 완전히 붕괴됐다. 당시에는 예측 모델이 붕괴 전조를 포착하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는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관측 기반 분석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또한 향후 남극 전체 빙붕에 대한 분석을 확장하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이자 박사과정 연구원인 황 정루이(Zhengrui Huang)는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40개 이상의 남극 빙붕에서 균열 위치·깊이·형태를 3D로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자료는 향후 극지방 빙붕 역학을 연구하는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핵심 관측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황 연구원은 "이번 데이터셋은 남극 빙붕 붕괴 예측을 위한 관측 기반 모델의 정교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기후 변화에 따른 남극 빙하의 반응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계절 기후 변화, 하천 유입, 관광 활동, 해류 모델링 등을 연계해 빙붕 균열의 전개 과정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지구환경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Remote Sens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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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6)] 남극 최대 빙하 균열 가속⋯'스웨이츠 붕괴'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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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테슬라와 23조 원 반도체 수주 계약⋯파운드리 부문 반전 신호탄
- 삼성전자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며, 파운드리 사업 부문의 반등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분기별 수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해온 삼성 파운드리에 있어 사실상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계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총 22조7648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4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8년 이상 장기 물량이 확보됐다. 작년 삼성전자 전체 매출(300조8,709억 원)의 7.6%에 해당하는 대형 규모로, 반도체 부문 사상 최대급 단일 고객 계약으로 평가된다. 계약 상대는 비공개였으나, 같은 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삼성의 텍사스 대형 신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직접 밝히면서 계약 주체가 테슬라인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 CEO는 "삼성이 현재 생산 중인 AI4 칩은 평택 공장에서, 새로 양산될 AI6 칩은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에서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SMC는 AI5 칩을 설계 완료했으며, 초기 생산은 대만, 이후에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4·AI5·AI6 칩은 모두 테슬라가 독자 개발한 자율주행용 반도체로, 자사 차량의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구현에 핵심적으로 탑재되는 부품이다. 테슬라는 삼성전자와 TSMC에 칩 생산을 이원화함으로써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머스크는 "삼성이 테슬라의 생산 효율 극대화를 위해 협조하기로 동의했고, 자신이 직접 공장을 둘러보며 진척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며 해당 파운드리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테일러 공장은 내 집에서 멀지 않다"는 언급을 통해 자사 AI 반도체 생산 기지로서의 의미를 재차 부각시켰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삼성전자가 한동안 부진을 겪어온 파운드리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 4조6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부문(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 원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가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업계는 이번 계약 성사가 삼성의 첨단 공정 수율 개선과 미국 현지 생산 기반 확대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장에서는 삼성의 3나노 이하 공정 수율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대형 고객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테일러 공장의 조기 안착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와 TSMC 간의 관계도 유지되는 가운데, 양사는 AI 칩 공급을 분산 배치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양대 파운드리 기업을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은 향후 AI 칩 수요 확대 국면에서 테슬라의 생산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기술 경쟁력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 아니라, 향후 AI 반도체 전쟁에서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하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인프라 확보가 미국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인 점을 고려할 때, 삼성-테슬라의 협력은 향후 지정학적·산업 전략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28일 글로벌 테크기업과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발표한 삼성전자 주가는 계약 상대방이 테슬라인 것으로 확인되자 오름폭을 크게 키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6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69% 오른 69,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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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테슬라와 23조 원 반도체 수주 계약⋯파운드리 부문 반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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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EU, 미국과 자동차 관세 타결⋯한국만 남았다
-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자동차 관세 인하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회동하고, 미국이 EU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하던 27.5%의 고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일본이 앞서 체결한 동일한 수준의 관세 인하와 유사한 조건으로, 연 10만 대 규모의 영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10% 수준으로 관세가 조정됐다. 이로써 미국 시장에서 주요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이 관세 측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 유럽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 자동차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 지역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럽 완성차 기업들은 미국으로 약 60조 원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아직 미국과 자동차 품목에 대한 개별 관세 인하 협상을 타결짓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등 국내 기업들이 동일한 시장 내에서 일본·유럽산 차량보다 가격 면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미국 내 판매량 중 수입차 비중은 폭스바겐 80%, 현대차그룹 65%, 벤츠 63%로 집계돼, 관세 변화가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에 직결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EU와 일본은 막대한 대미 투자 및 에너지 구매를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한 반면, 한국은 이렇다 할 카드 없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관세 인하가 지체될수록 미국 내 점유율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EU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총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고, 여기에 더해 6000억 달러의 추가 대미 투자를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엄청난 양'의 미제 군사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관세 인하의 대가로 전략산업 중심의 협력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구체적인 투자나 협력 조건 없이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을 앞두고 협상을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앞서 예정됐던 한미 '2+2 통상 협의' 일정이 돌연 취소되며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이 직면한 상황을 '관세 외교의 시험대'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일본과 EU가 선점한 유리한 조건 속에서 미국 측이 한국에 동등한 수준의 관세 혜택을 부여할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EU 내부에서는 관세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적용 산업군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 등 그간 무관세였던 품목에 새로 15%의 관세가 부과되며 산업계 반발이 확산 중이다. 독일산업연맹(BDI) 등은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부 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킬 세계경제연구소(IfW)는 미국과의 관세 체제 변화가 독일 경제성장률을 0.15%, EU 전체로는 0.11%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각국은 '관세 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협상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정부가 하루빨리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세 역차별 구조가 고착되면, 향후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수출 여건은 계속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국들이 속속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상황에서, 이제 한국만 '빈손'인 셈"이라며 "8월 초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의 통상 전략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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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EU, 미국과 자동차 관세 타결⋯한국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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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AI 행동 계획' vs 중국 '세계 행동 계획'⋯AI 주도권 경쟁 격화
- 미국과 중국이 며칠 간격으로 각자 AI 미래상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사이의 기술 주도권 경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미국이 '세계 패권 유지, 민간 혁신 최우선, 정치적 편향 배제'를 내걸고 규제 철폐로 '미국 기술의 표준화'를 선언하자, 중국은 '세계 협력, 규범화, 개방형 공유'를 내세우며 세계 AI 협력 기구 창설을 제안하고 나섰다. AI의 미래를 둘러싼 두 진영의 대립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 미국, '규제 완화'로 AI 엔진 가속 포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열었다. 미국은 지난 23일 ▲혁신 가속 ▲미국 내 AI 기반시설 구축 ▲미국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세계 표준화라는 세 가지 축을 바탕으로 'AI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실리콘밸리의 '빠른 혁신'을 돕기 위해 AI 개발을 막는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없애고,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규제를 크게 완화하는 것이다. 나아가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대규모 언어 모델(LLM)까지 아우르는 'AI 종합 기술 수출 꾸러미'를 동맹국에 제공해 미국 표준을 퍼뜨리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정치적 편향'을 두고는 예외로 엄격한 규제를 내세웠다. 'LLM을 위대하고 중립적으로 만들자'는 기조에 따라, 연방 정부가 쓰는 LLM에는 '정치·이념 편향이 없는 객관성'을 요구하고 '편향 없는 개발자'와만 계약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편향'의 정의가 모호해 되레 민간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산업을 "태어난 아름다운 아기"에 비유하며 "어리석은 규칙으로 성장을 멈추게 할 수 없다"고 강조해 규제 완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해친다'는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의 AI 반도체 대중 수출 제한 조치 등은 상당 부분 없앴다. 중국, '국제 협력' 카드로 맞불 그러자 사흘 뒤인 26일, 중국은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 개막식에서 AI에 관한 세계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맞대응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개막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세계 AI 협력 기구"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히며, 기술 개발과 규제에 대한 국제 협력을 촉구했다. 특히 중국은 AI 기술이 특정 국가의 "독점적 장난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독주를 겨냥했다. 또 'AI 플러스' 계획으로 AI 기술을 모든 산업에 녹여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특히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의 개발도상국)'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두 개의 진영' 형성…반도체 전쟁도 격화 잇따른 발표에 아시아 그룹의 조지 첸 파트너는 "이제 두 진영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여러 나라가 함께하는 방식을 지키려 하는 반면, 미국은 AI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을 겨냥해 자체 진영을 만들려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이 전통 동맹국과 손을 잡는다면,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 참여국 등 비서방권을 끌어들이고 AI를 '세계의 공공재'로 만들어 자국 중심의 연대를 꾸리려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 양국의 전략 경쟁은 AI 모델 훈련에 꼭 필요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치열하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막아왔으며, 최근 석 달 만에 자국 기업 엔비디아의 저사양 H20 칩 중국 수출을 다시 허용했지만 미국의 견제는 여전하다. 하지만 중국 또한 자체 대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중국을 세 번 찾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중국의 자체 개발 칩을 두고 "무섭다"고 평가하며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다. 두 정부 정책이 부딪치면서 AI의 '안전과 혁신' 논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권단체와 노동조합이 개인정보와 노동권 침해 등을 걱정하며 '국민 AI 행동 계획'을 제안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두 달에서 한 해 안에 눈에 보이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회적 합의를 둘러싼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 세계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중국의 '국제 협력주의' 가운데 어떤 생각이 미래 AI 시대의 기준이 될지 지켜보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은 '가치 동맹'을 명분으로 자국 기술 표준과 플랫폼 생태계에 한국의 동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AI 기업의 독자적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라는 지위를 무기로 경제적 실리를 앞세워 우리 기업을 끌어당기고 있어, 섣부른 선택은 곧 막대한 시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를 넘어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와 선제적인 글로벌 AI 규범 논의 참여를 통해 우리의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국가 차원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Summary]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AI를 '아기'에 비유하며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는 철폐하되 정치적 편향성은 배제하는 'AI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와 동맹국 중심의 기술 표준 수출로 자국 우선주의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리창 총리 주도로 '세계 행동 계획'을 공개하고, '글로벌 AI 협력 기구' 창설을 제안했다. 국제 협력과 개도국 지원을 명분으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다자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기술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국이 각자의 진영을 꾸리면서 세계 기술 지형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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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AI 행동 계획' vs 중국 '세계 행동 계획'⋯AI 주도권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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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 무칼로리 감미료로 알려진 천연 식물 스테비아가 단순한 설탕 대체제를 넘어 항암 치료 보조물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연구진은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바나나잎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발효한 결과, 췌장암 세포에는 강력한 독성을 보이면서도 건강한 신장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택적 항암 활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의학전문지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4월 28일 '국제분자의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히로시마대 의생명·보건과학연구과 예방의학 프로바이오틱스학과의 난란달라이 단시츠도르(Dr. Narandalai Danshiitsoodol) 부교수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 미치지 못할 만큼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에도 높은 내성을 보인다"며 "따라서 약리 활성이 입증된 약용 식물 기반의 새로운 항암 후보물질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스테비아는 이전에도 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암세포에 유효한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스테비아 추출물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항암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방식을 실험에 도입했다. 연구는 식물 유래 유산균 Lactobacillus plantarum SN13T 균주로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발효한 뒤(FSLE), 이를 사람의 췌장암세포(PANC-1)와 비암성 인간 태아신장세포(HEK-293)에 각각 처리해, 비발효 추출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기야마 마사노리(Masanori Sugiyama) 교수는 “동일 농도에서 FSLE는 비발효 추출물보다 현저히 높은 암세포 독성을 나타냈으며, 정상 세포에는 유의미한 독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HEK-293 세포에서는 최대 농도에서도 성장 저해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어 분석을 통해 해당 항암 효과의 주요 성분이 ‘클로로겐산 메틸에스터(CAME)’임을 밝혀냈다. 흥미롭게도 발효 과정에서 원래 추출물 내 클로로겐산 함량은 6분의 1로 감소했으며, 이는 균주의 특수 효소가 클로로겐산을 변형시켜 CAME를 생성한 결과로 추정된다. 단시츠도르 부교수는 “CAME는 기존 클로로겐산보다 더 강한 세포독성과 세포자살 유도 효과를 보였다”며 “이번 연구는 특정 균주를 활용한 식물성 추출물의 발효가 어떻게 약리 효과를 강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쥐 모델을 활용한 전신 실험을 통해 발효 스테비아 추출물의 유효 농도 및 생체 내 항암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히로시마대 병원 내과의 사야카 요네자와, 간노 게이시 박사와 함께, 같은 대학의 장런타오(Rentao Zhang), 노다 마사후미(Masafumi Noda)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천연물의 약리 활성 증진을 위한 ‘미생물 생체전환(microbial biotransformation)’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암 보조요법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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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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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K-뷰티 ⑤] 기후 맞춤 제형·더마 공략 '초현지화'로 돌파⋯이니스프리·클레어스의 성공 방정식
- 베트남에서 한국 화장품은 '가장 갖고 싶은 브랜드'인 동시에 '가장 쉽게 위조되는 브랜드'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 모순적인 위상 속에서 K-뷰티는 기회와 위기의 경계에 서 있다. 한국은 베트남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그 뒤를 유럽 23%, 일본 17% 등이 쫓고 있다), '한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팔리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K-뷰티는 이제 '한국 브랜드'라는 이름값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K-뷰티가 여전히 강력한 이미지 자산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새롭고, 효과 좋으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좋은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형과 자연에서 얻은 성분,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포장, K-드라마와 K-팝이 지닌 매력은 베트남 Z세대로부터 뚜렷한 호감을 얻고 있다. 여기에 높은 품질에도 알맞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손에 넣고 싶은 합리적 제품'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는 거의 유일한 국가 브랜드다. 실제로 이니스프리, 라네즈, 디어, 클레어스, 스킨1004 등은 베트남 소비자 사이에서 '믿고 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한국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쇼피몰(Shopee Mall)이나 하사키(Hasaki) 같은 공식 유통 채널에서 안정된 판매고를 올리며 K-뷰티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을 모든 한국 브랜드가 누리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이면에는 실패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한때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던 이글립스(Eglips), 머지(Merzy) 같은 일부 색조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만 의존하다 제품력과 유통 전략의 허점을 드러내며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 브랜드'를 내세우며 시장을 흐리는 경우다. '하나유키(Hanayuki)'는 한국 기술로 만들었다고 알리며 자외선 차단 지수(SPF)를 허위로 광고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과학으로 증명된 자료 없이 효능을 과장한 사실이 드러나자 베트남 당국이 퇴출시켰다. '응언 코리아(Ngan Korea)'의 밀수 문제 또한 현지 언론이 보도해 K-뷰티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이런 사건들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가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경계심과 K-뷰티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남기는 계기가 됐다. 위기의 K-뷰티, 생존 해법은 '초현지화' 생존의 열쇠는 '초현지화(Hyper-localization)' 전략에 있다. 이는 단순히 언어만 바꾸는 차원을 넘어, 베트남 소비자의 피부 특성, 덥고 습한 기후, 문화적 감수성, 가격 수용 범위, 디지털 사용 행태까지 두루 고려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을 뜻한다. K-뷰티 자외선 차단제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베트남의 기후 특성에 맞춰 끈적임 없이 가벼운 제형을 개발하고, 피부 관리 기능을 더해 현지화에 성공하며 하나의 큰 시장을 차지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자연주의'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기후에 맞는 가벼운 제형의 수분 크림과 자외선 차단제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쇼피몰과 하사키에 동시 입점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점을 모두 확보하고, 현지에서 공병 수거 캠페인 같은 친환경 활동을 펼치며 브랜드 호감도를 높였다. 단순히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베트남 소비자와 교감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 성공 방정식이었다. 중소 브랜드인 '디어, 클레어스'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은 베트남에서 빠르게 크고 있는 민감성 피부 시장을 겨냥해 '무향', '비건', '저자극'을 앞세운 더마 화장품 전략을 펼쳤다. 특히 신뢰도가 중요한 더마 화장품이 하사키나 약국 채널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파고들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믿음을 쌓으며 입소문만으로 성장을 일궈냈다. '공식 인증'과 '현지 파트너십'…신뢰가 먼저다 K-뷰티가 베트남 시장에서 가품 위험을 넘어 꾸준히 성장하려면 '공식 한국 브랜드'임을 모든 접점에서 증명해야 한다. 진출 방식 또한 신중히 골라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처럼 현지 법인을 세우는 '직접 투자'는 브랜드 통제력이 높은 대신 초기 비용과 위험 부담이 크다. 대부분의 중소·중견 브랜드가 택하는 '공식 유통사 파트너십'은 위험 부담이 적지만 파트너 역량에 크게 의존한다. 가격 통제가 불가능하고 위조품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단순 수출'이나 '그레이 마켓' 유통은 길게 보면 브랜드 가치를 해칠 수 있다. 믿을 만한 공식 유통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은 기본이며, 정품 인증 QR코드 도입, 현지 법인 운영, 베트남어 고객센터 구축 등 여러 방면의 노력을 통해 '진짜'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또한 베트남 보건부의 광고 심의, 라벨링, 성분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증명하는 제품 정보 파일(PIF)과 시험 성적서를 갖추는 것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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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K-뷰티 ⑤] 기후 맞춤 제형·더마 공략 '초현지화'로 돌파⋯이니스프리·클레어스의 성공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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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희토류 수출 병목 해소 합의⋯공급 불안 완화 신호
-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에 합의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양측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원소와 자석의 수출을 원활하게 하는 새로운 공급 메커니즘에 합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즉시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체계"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지난 4월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공급 차질을 겪은 EU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니해설] 中-EU, 희토류 수출 갈등 완화 합의…공급 병목 해소 위한 메커니즘 도입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 24~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희토류 원소와 자석의 수출을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직접 발표했다. 그는 "중국과 새로운 방식의 업그레이드된 수출 공급 메커니즘에 합의했다"며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문제를 즉시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비공개 상태다. 이번 협상의 배경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대한 EU의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제재에 대응해 희토류 원소와 자석 수출에 대한 허가를 강화했고, 이로 인해 미국과 함께 유럽도 심각한 공급 차질을 겪었다.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터빈, 스마트폰, 항공우주산업 등 전략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중국의 통제는 사실상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드는 조치였다. 중국은 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인공지능(AI) 칩 H20의 대중국 수출 재개를 끌어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유럽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특히 EU는 자국 내 전략산업 보호 차원에서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해왔고, 중국의 공급 압박은 EU 내에서의 탈중국 움직임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5월 희토류 공급을 대폭 감축했지만, EU의 반발이 거세지자 6월부터 수출량을 늘리는 조정을 단행했다. 6월 한 달 동안 중국은 희토류 자석 3188톤을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43%인 1,364톤이 EU 국가로 향했다. 이는 전월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EU의 영향력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비롯한 EU 지도자들의 방중이 이뤄졌고, 희토류 공급 문제가 정상급 의제로 격상됐다. SCMP는 중국의 리창 총리와 EU 측 인사들이 별도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중국이 중요 원자재에 대한 수출 허가를 신속히 처리하려는 노력을 인정한다"며 "중국과 EU 무역 관계의 신뢰 회복을 위해 희토류 공급에 관한 진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가 실제로 EU의 안정적 희토류 확보에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 양측이 무역 갈등의 긴장을 완화하고 협력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를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는 흐름 속에서, EU가 공동 대응 체계를 갖춰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으로 이 메커니즘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제도화될지에 따라 희토류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산업계 대응 전략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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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희토류 수출 병목 해소 합의⋯공급 불안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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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손 제스처만으로 컴퓨터 제어 AI손목밴드 공개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손 제스처를 이용해 컴퓨터를 제어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였다. 메타는 23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손의 움직임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손목밴드를 공개했다. 이 손목밴드를 차고 손을 부드럽게 돌리면 노트북 화면에서 커서를 움직일 수 있고, 엄지와 검지를 맞대면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앱이 실행된다. 연필을 쥐고 있는 것처럼 공중에 이름을 쓰면 글자가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난다. 손목밴드는 손가락을 움직일 때 근육을 통해 흐르는 전기 신호를 읽는다. 이 신호는 뇌에서 보낸 명령으로 생성되며,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기 전에 이미 무엇을 하려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메타의 리서치 부사장인 토머스 리어든은 "실제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며 "단지 움직이려는 '의도'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단순한 생각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지만, 움직이려는 '의도'를 가졌을 때 이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의 손목밴드는 신경과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분석하는 근전도(EMG)라는 기술을 활용해 팔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수집한다. 이 신호는 뇌나 척수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받아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알파 운동 뉴런에서 생성되는데, 이 뉴런이 근섬유에 직접 연결돼 생성되는 전기 신호가 피부 바깥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하다는 점을 활용했다. 신호는 실제 손 움직임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돼 손목밴드와 같은 기기가 감지하면 손가락보다 훨씬 빠르게 타이핑할 수 있다. 리어든 부사장은 "손가락이 움직이기도 전에 전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손목밴드는 사용자가 기기를 직접 만지지 않고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하나로, 노트북과 스마트폰은 물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롭고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는 그동안 기술을 외부에 비공식적으로 시연해 왔지만, 이제는 일반에 공개할 만큼 성숙했다고 보고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메타는 시제품을 실험한 1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챗GPT와 같은 AI 기술인 '신경망'(neural network)을 활용해 공통된 패턴을 찾아냈다. 이에 새로운 사용자가 착용해도 바로 작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리어든 부사장은 메타가 "향후 수년 내에 이 기술을 제품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작년 9월 이 손목밴드를 통해 사진 촬영과 동영상 녹화, 음악 재생, 시각 정보 설명 등이 가능한 스마트 안경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메타는 지난 2019년 신경망을 연구하는 'Ctrl 랩스'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리어든 부사장은 공동 창업자로, 이 스타트업은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라는 연구 조직 산하에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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