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퓨처 Eyes(98)] 버지니아텍, 얼음 스스로 움직이는 '슬링샷 효과' 발견
- 미국 버지니아텍 연구팀이 금속 표면 위에서 얼음이 저절로 움직이는 새로운 현상을 밝혀냈다고 phys.org, 아르스 테크니카 등 과학 전문 매체들이 최근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얼음 원반이 금속판 위에서 한동안 멈춰 있다가, 갑자기 활처럼 튕겨 앞으로 미끄러졌다. 바람이 분 것도, 사람이 밀어 준 것도 아니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슬링샷(slingshot, 새총) 효과'라 이름 붙였다. 이 연구의 출발점은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레이스트랙 플레이야(Racetrack Playa)였다. 이곳에서는 수박 크기 바위들이 마른 호수 바닥을 길게 가르며 이동한 흔적을 남긴다. 바위가 이동하는 과정(Sailing stone, 세일링 스톤, 움직이는 바위)은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지만, 2014년 조사에서 원리가 밝혀졌다. 비가 온 뒤 고인 얕은 물이 밤에 얼고, 낮에 녹기 시작하면서 얇은 얼음판이 형성됐다. 이 얼음판이 바람을 타고 떠다니며 바위를 조금씩 밀어 옮겼던 것이다. 자연의 섬세한 조건이 모여 돌을 움직이게 한 셈이다. 버지니아텍 연구팀은 이 현상을 모방하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바람이 없어도 얼음이 움직일 수 있는 인공적 방법을 찾고자 한 것이다. 조너선 보레이코 버지니아텍 기계공학과 교수는 "자연에서는 바람이 불어야 얼음이 바위와 함께 움직였지만, 우리는 표면 구조만으로도 얼음을 스스로 이동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얼음을 움직이는 헤링본 무늬 길 연구팀은 금속 표면을 다듬어 얼음을 이동시키는 길을 만들었다. 알루미늄 판에 화살촉이 이어진 '헤링본(생선뼈) 무늬' 홈을 파자, 녹은 물이 홈을 따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됐다. 흐름이 생기자 얼음은 물 위에 떠서 함께 이동했다. 강에서 튜브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과 흡사했지만, 여기서는 중력이 아니라 표면의 모양이 흐름을 만든다. 실험에 쓰인 얼음은 증류수를 얇은 원반 모양으로 얼린 것이었다. 바닥부터 위로 얼려 공기방울이 생기는 것을 줄였고, 알루미늄 판 위에 올려 녹이는 과정 전체를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했다. 실험 장치는 얼음이 표면 위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녹은 물이 단순히 흘러내리는 것이 아니라 표면 구조에 따라 방향성을 띤 흐름을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얼음을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첫 단추였다. 잭 타포칙 버지니아텍 박사과정 연구원은 "헤링본 무늬는 물이 거꾸로 흐르는 것을 막고 반드시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한다. 물이 흐르는 방향에 얼음도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총처럼 튕겨 나간 얼음의 비밀 뜻밖의 결과는 발수 코팅을 한 표면에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얼음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만들기 위해 표면에 물을 잘 튕겨내는 처리를 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얼음은 오히려 표면에 달라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 얼음 앞쪽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홈을 따라 흐르던 녹은 물이 얼음 앞쪽으로 빠져나가 납작한 웅덩이를 형성했다. 이때 앞쪽과 뒤쪽의 표면장력 차이가 생기며 얼음을 앞으로 당겨냈다. 표면이 평평해지려는 힘이 얼음을 한순간에 튕겨낸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슬링샷 효과'라고 불렀다. 타포칙 연구원은 "발수 코팅 표면에서는 물이 홈 속에 머무르지 않고 얼음 앞쪽에 길게 고인다. 얼음은 이 웅덩이 중심으로 재배치되며, 그 과정에서 강한 표면장력 차이가 생겨 새총처럼 튀어 오른다. 이전 실험보다 훨씬 흥미로운 물리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표면장력은 낯선 개념 같지만 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컵 가장자리에 맺힌 물방울이 둥글게 뭉치거나, 젖은 나뭇잎 위에서 물방울이 구슬처럼 굴러가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얼음 앞쪽에 납작한 웅덩이가 생기면 표면은 더 넓어지려 하고, 이 힘의 불균형이 얼음을 앞으로 밀어낸다. 보레이코 교수는 "얼음이 단순히 녹는 과정에서 물의 흐름과 표면장력이 맞물려 방향성을 만든다. 이는 기존의 라이덴프로스트(Leidenfrost) 현상과도 다르고, 얼음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는 매우 뜨거운 프라이팬에 물을 몇 방울 떨어트리면, 물 방울이 프라이팬 위를 부유하면서 미끄러지듯 마구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표면온도가 400℃(물의 끓는 점보다 훨씬 높음) 이상이면, 물방울 아래에 수증기(또는 증기)의 큐션이 형성되어 프라이팬의 공중에 떠 있게 된다. 이 효과는 기름이나 알코올을 포함한 다른 액체에도 적용되지만, 이 현상이 나타나는 온도는 다 다르다. 자연 원리의 재현과 과거 연구와의 연결 보레이코 연구팀은 이전에도 물과 얼음의 독특한 거동을 연구했다. 특히 라이덴프로스트 현상에 주목했다. 이는 뜨거운 팬 위에 물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물방울이 수증기 쿠션을 타고 둥둥 떠다니는 현상이다. 물은 약 섭씨 200도(℃) 이상에서 이런 효과를 보이지만, 얼음은 훨씬 높은 온도에서야 가능하다. 연구팀은 섭씨 550도 이상에서 얼음이 수증기 층 위에 뜨는 현상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보레이코 교수는 "이번 실험은 더 이상 끓거나 뜨는 효과를 찾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녹는 얼음을 올려두었을 때 표면 구조로 방향성을 줄 수 있느냐를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그런 극한 조건을 쓰지 않았다. 상온에서 단순히 녹는 과정과 표면의 기하학적 설계만으로 얼음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자연의 원리를 실험실에서 새롭게 재현한 사례다. 단순 호기심 넘어선 실용적 응용 연구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실질적인 활용 방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째, 얼음이나 성에를 제거하는 제상(除霜) 기술이다. 항공기 날개, 냉동고, 태양광 패널, 열교환기 표면은 겨울마다 얼음과 성에로 효율이 떨어진다. 기존에는 열을 많이 가하거나 화학제를 써서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처럼 부분적으로만 녹여도 얼음이 스스로 떨어져 나가면, 열 에너지를 최대 10배 줄일 수 있다. 둘째, 소규모 발전 장치다. 금속 표면을 원형으로 설계하면 얼음 원반이 계속 회전한다. 원반에 자석을 붙여 코일과 결합하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큰 발전소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전력 소모가 적은 센서나 웨어러블 기기에는 충분하다. 셋째, 미세 유체 제어 기술이다. 반도체 공정이나 바이오 칩에서는 작은 물방울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펌프나 전기장을 써야 했다. 연구팀의 방식은 단순히 표면 구조와 표면장력만으로 물방울을 제어할 수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해당 논문은 'ACS 응용 재료 및 인터스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저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한 가지 잠재적 응용 분야는 에너지 수확이다. 예를 들어, 금속 표면을 직선이 아닌 원형으로 패턴화하면 녹는 얼음 디스크가 지속적으로 회전하게 된다. 디스크에 자석을 부착하면 자석도 회전하며 전력을 생성한다. 또한 회전하는 디스크에 터빈이나 기어를 부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이번 성과는 자연의 원리를 모방한 과학이 어떻게 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실제 장비에 적용하려면 표면이 오랫동안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먼지나 기름때가 홈을 막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얼음의 크기와 모양, 온도 변화 속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만큼 표준화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98)] 버지니아텍, 얼음 스스로 움직이는 '슬링샷 효과' 발견
-
-
[신소재 신기술(191)] 중국 칭화대, '투명 뇌' 기술 개발⋯정밀 3D 이미징 새 시대 연다
- 중국 칭화대학 연구진이 뇌와 심장을 비롯한 장기를 투명하게 만들어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으며, 생체 조직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고해상도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VIVIT, 조직을 '이온 유리 상태'로 전환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VIVIT(vitreous ionic-liquid-solvent-based volumetric inspection of trans-scale biostructure)'라고 명명했다. 이는 생체 조직을 ‘이온 유리 상태(ionic glassy state)’로 전환해 조직을 투명화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친 장기는 팽창이나 수축 같은 손상 없이 원래의 형태와 미세 구조를 유지하면서 빛을 투과한다. 이 기술 덕분에 이제 희미한 신호(희귀 단백질이나 미묘한 뉴런 연결 등)도 볼 수 있게 됐다. VIVID 기술은 3D 이미징과 같은 응용 분야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수 있으며, 연구자들은 이제 미세한 규모에서 전체 장기를 더욱 정확하게 매핑할 수 있게 됐다고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평가했다. 특히 VIVIT 기법은 기존의 '조직 투명화(optical clearing)' 방식이 갖고 있던 문제-심각한 조직 변형, 동결·해동 과정에서의 손상-을 극복했다. VIVIT 처리된 조직은 저온에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며, 얼음 결정이 생기지 않고 유리 상태로 굳어 안정성이 높다. 형광 신호 강화, 미세 신경망까지 포착 이 기술은 형광 염색 효과를 2~30배 증폭시켜 희귀 단백질이나 세포 간 미세 연결까지 뚜렷하게 드러낸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생쥐의 시상(thalamus) 신경세포 간 연결망을 3차원으로 정밀하게 규명했으며, 인간 뇌 조직에서도 개별 신경세포의 미세 연결성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칭화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기술을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X선 시야와 같은 해부학적 투명성, 그리고 샘플 준비·형광 염색·3D 재구성을 관리하는 내비게이션 엔진을 동시에 갖춘 혁신적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의학·생명과학 전반에 파급력 기대 전문가들은 VIVIT 기술이 뇌과학, 심혈관 연구, 정밀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뇌 신경망의 3차원 지도 제작, 퇴행성 뇌질환 원인 규명, 신약 개발 등에서 큰 진전을 이끌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중국이 생명과학과 의료기기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주목된다. 연구팀은 "향후 비장, 간,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 적용해 인체 전반의 미세 구조를 규명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191)] 중국 칭화대, '투명 뇌' 기술 개발⋯정밀 3D 이미징 새 시대 연다
-
-
[인도네시아 K-뷰티 ③] Z세대, '효능·가치·신뢰' 3단계로 화장품을 검증한다
- 인도네시아 뷰티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단연 Z세대다. 자카르타 등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18~34세의 젊은 소비층은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이들은 수동적인 트렌드 수용자가 아니라, 성분을 직접 분석하는 '스킨텔렉추얼(Skintellectuals)'이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체험에 개방적인 소비자다. 이들의 등장은 K-뷰티를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에 새로운 소통 방식과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인도네시아 Z세대의 평균 프로필은 하루 7.6시간의 스크린 타임, 10개 이상의 소셜미디어 브랜드 팔로잉으로 요약된다. 이들에게 뷰티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닌 자기표현(self expression)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품'이다. 여성의 경제 활동 증가와 외모 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이러한 인식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남성 소비자 역시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다. 과거 스킨케어, 향수 등에 머물렀던 남성들의 관심은 최근 미백, 트러블 케어 등 기능성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광고는 불신, 성분은 분석…까다로운 소비자의 3단계 검증법 Z세대의 구매 여정은 '효능→가성비→신뢰'라는 3단계의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 관문인 '효능' 단계에서 이들은 자신의 피부 타입과 고민(여드름, 유분, 과색소침착, 넓은 모공 등)에 맞춰 나이아신아마이드, 병풀추출물, 레티놀 같은 과학적 효능이 입증된 성분을 직접 찾아 분석한다. 제품 라벨의 전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두 번째는 '가성비(Value for Money)'다. 소비자의 91%가 3개 이상의 제품을 비교하고 온라인 후기를 수차례 교차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할 정도로, 이들은 효능 대비 가격을 꼼꼼히 따지는 합리적 소비를 지향한다. 마지막 관문은 '신뢰'다. 브랜드의 화려한 광고보다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동료 소비자의 '진짜 후기'다. 특히 유명인(KOL)이 아닌 일반인 소비자에 가까운 'KOC(Key Opinion Consumer)'가 제작한 솔직한 영상 리뷰는 구매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이슬람 율법에 따른 '할랄 인증'은 제품의 효능과 가치를 보증하는 가장 강력한 신뢰의 상징이자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한 조사에서 소비자의 78%가 '할랄 인증 없는 제품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답했을 정도로, 할랄은 청결과 안전, 윤리성을 상징하는 품질 보증 마크로 통용된다. 2022년 할랄 화장품 소비액이 54억 달러 기록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할랄 화장품 소비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서원태 KTC(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무슬림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글로벌 할랄 시장에서 키 플레이어로 자리김 하기 위해 국가 할랄 인증 시스템 구축 및 표준화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참고로 2025년 1분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 현지 브랜드 와르다(Wardah)는 인도네시아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할랄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벼운 제형, 명확한 효능…뷰티테크로 진화하는 Z세대 제품에 대한 선호 기준 또한 명확하다. 덥고 습한 기후 탓에 끈적임 없는 젤, 세럼, 에센스 등 가벼운 제형을 선호하며, 빠르게 흡수되는 제품을 높게 평가한다. 기능적으로는 자외선 차단(SPF 30-50+), 진정·보습, 미백, 트러블 케어 순으로 수요가 높다. 민감성 피부 인구가 많아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 '무자극 테스트 완료' 등의 문구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최근 Z세대는 기술을 통해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소비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가르니에(Garnier)의 '스킨 코치 AI' 앱처럼 인공지능이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제품을 추천하거나, 왓슨스(Watsons)의 '컬러미(ColorMe)' 서비스처럼 증강현실(AR)로 메이크업 제품을 가상 체험하는 '뷰티테크'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술 기반의 개인화된 경험은 온라인 구매의 불확실성을 줄여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과학적 마케팅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Z세대의 소비 코드는 명확하다. 이들은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보다, 스스로 검증한 데이터와 동료 소비자의 진솔한 경험을 더 신뢰한다.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의 목소리가 시장의 담론을 형성하는 시대로의 전환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K-뷰티가 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목소리를 줄이고,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이야기하게 만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
- 생활경제
-
[인도네시아 K-뷰티 ③] Z세대, '효능·가치·신뢰' 3단계로 화장품을 검증한다
-
-
[글로벌 핫이슈] K팝 팬덤, '문화 소비'를 넘어 글로벌 세대의 정신적 안전망으로
-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 수 2600만 건을 돌파하고, 33개국에서 스트리밍 1위를 차지했다. 가상의 K팝 걸그룹이 악마 사냥꾼으로 활약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한류(K-콘텐츠)의 확장된 세계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 학자들이 발표한 연구는 한류가 단순히 소비되는 문화상품을 넘어, 팬들의 정신 건강과 공동체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월드 레저 저널(World Leisure Journal)〉에 게재된 이 연구는 필라델피아 지역의 비(非)한국인 한류 팬 30명(18~30세)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참가자들은 "K팝과 드라마, 예능, e스포츠 등 한국 대중문화가 '정서적 피난처이자 공동체적 유대의 공간'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류, 서구 미디어 공백 메운 정서적 대안 연구에 따르면 젊은 팬들은 서구 주류 미디어가 보여주는 과도한 폭력성, 선정성, 냉소적인 분위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K팝과 K드라마는 밝고 따뜻하며 인간적인 교감을 중시해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했다. 24세 사회복지사는 "서구 음악은 무겁고 우울한 정서를 반복해 마음을 더 어둡게 한다"며 "밖으로 나가 세상을 향해 웃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K드라마는 사소한 손잡기 같은 장면조차 큰 의미로 그려내며, 관계의 소중함을 강조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19세 대학생은 "포옹이나 간단한 입맞춤을 극도로 친밀하게 표현하는 한국 콘텐츠가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며 "나의 성적 정체성과 맞닿아 있어 더욱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음악이 치유로…BTS 사례가 보여준 '자기 돌봄' 참가자 다수는 한류를 '자기 돌봄(self-care)'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한 25세 연구원은 "한류는 나의 낙관적인 기질을 보완하며 행복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BTS 음악이 정신적 치유의 경험으로 연결된 사례도 있었다. 한 대학생은 우울증을 겪을 때 '매직샵(Magic Shop)'을 들으며 담요를 두르고 차를 마셨던 기억을 전했다. 그는 "순식간에 기분이 나아졌다"고 회상했다. 연구진은 "이는 BTS가 데뷔 초기부터 자기 사랑(self-love)과 정신 건강의 가치를 꾸준히 전파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24세 의료 보조원은 "BTS는 '스스로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의 사랑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한다"며 "그 덕분에 나 또한 자기 긍정의 힘을 배웠다"고 밝혔다. 팬덤의 자발적 조직화, 사회적 자본으로 확장 한류 팬덤은 단순한 음악 취향 공유를 넘어 사회적 네트워크와 연대의 구심점으로 작동한다. 템플대학교 K팝 동아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지금도 당시 만난 친구들이 중요한 인맥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활동도 활발하다. 팬들은 자발적으로 번역과 자막을 공유하고, 팬 아트를 제작하며,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기부·자선 활동을 진행한다. 한 28세 정부 감정평가사는 "BTS 멤버 생일마다 자선 프로젝트를 열고, 세븐틴 민규의 생일에는 헌혈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팬덤 활동은 개인적 성장에도 기여한다. 영상 편집, 번역, 행사 기획, 모금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쌓는 경우가 많았다. 한 26세 식당 관리자는 세븐틴의 뮤직비디오 의상을 심층 분석해 온라인에 올렸다고 회상했다. 정체성 확인·사회적 기여, '삶의 투자'로 자리매김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팬들은 한류를 통해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새롭게 발견했다. 중국계 미국인 대학생은 "한국 드라마에서 전통적 가치와 예절을 접하며, 아시아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더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비아시아인 팬들도 한국 콘텐츠의 가치에 깊이 공감했다. 유대인 박사 과정 학생은 “한국과 유대인 가족 구조가 공유하는 도덕과 가치관이 잘 맞아떨어진다”며 문화적 친밀성을 언급했다. 팬들은 K팝과 드라마에 쏟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치료 시간"에 비유했다. 이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정신적 안정과 자기 성장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라는 의미였다. 실제로 일부는 한류를 계기로 사회 공헌 활동에도 나섰다. 동물 보호소 후원, 지역 댄스 스튜디오 지원 등 선한 영향력이 팬덤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이번 연구는 한류가 세계 젊은층에게 제공하는 정서적 피난처, 공동체 형성, 정체성 탐구의 장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냉소와 폭력이 지배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한류는 여전히 "기쁨과 연약함, 그리고 연결이 존중받는 공간"을 제시하고 있었다.
-
- 생활경제
-
[글로벌 핫이슈] K팝 팬덤, '문화 소비'를 넘어 글로벌 세대의 정신적 안전망으로
-
-
[단독]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플레어링 논란⋯시민 불안 확산
-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PT LCI( PT Lotte Chemical Indonesia)가 플레어링 활동으로 인한 환경문제 논란에 휘말렸다.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의 대학생 단체인 찔레곤학생연합(IMC)이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의 플레어링(flaring·가스 연소) 활동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고 현지매체 반텐뉴스(bantennews)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활동이 불길과 짙은 연기를 동반하며 인근 주민 불안을 키우고, 안전·환경·정보 공개 문제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IMC 의장 아흐마드 마키(Ahmad Maki)는 "플레어링이 사전 안내나 충분한 대비 없이 발생할 경우 주민이 유해 연기와 오염물질에 노출돼 건강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주민은 산업 활동의 영향으로부터 안전과 건강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다. IMC는 "플레어링이 발생할 때마다 회사가 즉각적이고 명확하며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며, 연소 시간·기술적 원인·재발 방지 조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IMC는 환경 규제 준수 여부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촉구했다. 마키 의장은 "찔레곤시 환경청(DLH)과 반텐주 당국이 배출가스를 측정하고, 대기질 기준을 위반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을 강조했다. IMC는 LCI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와 함께 인근 주민에게 산업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등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키 의장은 "산업 발전은 환경 지속 가능성과 공공 안전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주민과 학생의 목소리가 대규모 산업 운영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측은 이번 문제 제기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반텐뉴스는 전했다. 한편 LCI는 2016년 인도네시아 내 에틸렌 100만 톤(t) 규모의 석유화학공장 건설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올해 상업 생산 착수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6 자사가 보유중인 LCI 지분 49% 중 25%에 대해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해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PRS는 회사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미국 내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인 LCLA(Lotte Chemical Louisiana LLC) 지분 40%를 활용하여 6600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왑(PRS)을 체결했으며, 이번 LCI 지분을 활용한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
- 산업
-
[단독]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플레어링 논란⋯시민 불안 확산
-
-
[월가 레이더] 다우, UNH 12% 폭등에 0.08%↑⋯반도체 쇼크에 나스닥 0.40%↓
-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 소식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교차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전날보다 0.08% 오른 44,946.12에 마감했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헬스케어 기업 유나이티드헬스(UNH)의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는 소식에 UNH 주가가 12% 폭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9%, 0.40%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가 중국 수요 부진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 전망을 내놓자 주가가 14% 급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엔비디아 역시 1% 가까이 하락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7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견조한 소비를 보여줬지만,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하락하며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시장은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 결과와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해설] '버핏의 가치주' vs '반도체의 경고'…혼돈의 시장, 어디로 제이 햇필드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CEO 는 "AI 붐과 필연적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8월과 9월의 좋지 않은 계절성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은 제이 햇필드의 말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라는 단비가 곧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2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도이체방크 역시 "역사적으로 연준이 경기 침체가 아닌 연착륙 국면에서 금리를 인하했을 때 시장은 매우 강력한 배경을 맞이했다"며 긍정론에 힘을 실었다. UBS가 "인플레이션이 현금 보유 수익률을 갉아먹는 만큼 초과 현금을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버핏의 '선별적 투자'…전면 강세장 신호 아니다 하지만 15일 시장은 이 장밋빛 전망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다우지수는 올랐지만 S&P 500과 나스닥은 하락한 이날의 혼조세는 시장 참여자들이 겪는 극심한 혼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워런 버핏의 선택'과 '반도체의 경고'가 자리 잡고 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유나이티드헬스 지분을 16억 달러어치 사들였다. 올 들어 40%나 폭락하며 소외됐던 가치주에 베팅한 것이다. 이는 시장의 관심이 AI와 반도체 등 성장주에서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리솔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시 브라운 CEO는 "버크셔의 3000억 달러 포트폴리오에서 16억 달러는 반올림 오차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의 지적처럼 버크셔는 같은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버핏의 선택은 전면적인 강세장 베팅이 아니라, 옥석 가리기를 통한 '선별적 투자'에 가깝다. 반도체 업황 경고등…구조적 위기 그림자 반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경고는 훨씬 더 직접적이었다. 중국 수요 부진을 이유로 암울한 4분기 전망을 내놓자 주가는 14% 폭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둔화가 회사에 특화된 문제"라면서도 "과잉 공급된 성숙 공정, 특히 중국 시장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중 갈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특정 기업을 넘어 산업 전체를 위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대와 현실의 괴리…갈림길에 선 투자자들 엇갈린 경제지표는 혼란을 가중시킨다. 견조한 7월 소매판매는 '소비가 살아있다'는 증거지만, 급락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앞으로 지갑을 닫겠다'는 예고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치 대표는 "문제는 관세가 상품 가격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시장이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안일함에 빠져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15일의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기업 실적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투자자들은 '버핏처럼 옥석을 가릴 것인가', 아니면 '반도체의 경고를 더 무겁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시장은 햇필드의 말처럼 "여전히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곳곳에서 울리는 경고음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들리는 하루였다.
-
- 금융/증권
-
[월가 레이더] 다우, UNH 12% 폭등에 0.08%↑⋯반도체 쇼크에 나스닥 0.40%↓
-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모험자본·상생지수로 중소·벤처 지원 강화"
-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14일 취임식에서 "모험자본 공급 펀드와 중소기업 상생지수 도입을 통해 금융권의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 대전환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조작, 독점 지위 남용, 불공정 영업행위 등 시장 질서와 공정을 해치는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며 시장 신뢰 회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어 "금융회사가 혁신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든든한 성장 파트너가 되도록 제도와 인센티브를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상생지수·모험자본 펀드 구상 상생지수는 금융권의 중소기업 지원·협력 수준을 계량화한 지표다. 대출·투자 비중, 협력 프로그램, 공급망 지원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해 평가하며, 금융권의 동참을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모험자본 공급 펀드는 성장성이 높지만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에 위험자본을 공급하는 기금으로, 민간과 공공이 함께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감독기능 강화 이 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처 조직 개편과 검사·감독 기능 강화를 통해 소비자 권익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고위험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불투명 수수료 구조, 보험금 지급 지연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는 관행을 철저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부실 조기 정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는 금융권 안정성을 해치는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이 원장은 "잔존 부실을 신속히 정리해 건설·주택 금융의 정상화를 앞당기겠다"며 "PF 대출 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로 재발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 대응 그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자산 등 금융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규제·감독 틀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가 AI를 활용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데이터 보호·투명성·책임성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과 금융혁신을 병행할 방침을 내놨다.
-
- 금융/증권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모험자본·상생지수로 중소·벤처 지원 강화"
-
-
[퓨처 Eyes(97)] 달에서 산다⋯中·캐나다·獨, '집 짓고 먹고 숨 쉬는' 월면 기지 경쟁 본격화
- 인류의 달 복귀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이제 인류의 시선은 달에 '가는 것'을 넘어 '사는 것'으로 향하고 있다. 지구에서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없는 만큼, 달 현지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자급자족 기술은 영구 기지 건설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최근 중국, 캐나다, 독일이 각각 건설, 식량, 생명 유지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공상과학 소설 같던 '월면 도시'의 꿈을 현실로 앞당기고 있다. 中, 태양열 3D 프린터로 '달 기지 외벽' 짓는다 달 기지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진공 상태의 우주와 운석, 그리고 극심한 온도 변화다. 중국 허페이의 심우주탐사연구소(DSEL)가 이 문제의 해법으로 '월면토 벽돌' 기술을 제시했다. 달 표면을 덮고 있는 곱고 날카로운 흙먼지인 달의 표토(lunar regolith, 월면토)를 녹여 단단한 벽돌을 만드는 기술이다. NASA에 따르면 달의 표면층은 조각난 날카로운 암석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 토양은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달의 표토는 운석의 충돌과 태양 및 별에서 오는 전하를 띤 입자의 영향으로 형성된다. 지구의 토양은 바람과 물에 노출되어 입자의 가장자리가 닳아지지만, 달 표토의 암석 물질은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하며 매우 뾰족한 파열 표면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표토는 우주복과 장비를 빠르게 닳게 만들고 우주비행사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등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3D 프린터와 원리가 같지만, 열원으로 태양 에너지를 사용한다. 돋보기처럼 빛을 한 점으로 모으는 오목한 거울(포물선형 반사경)로 태양빛을 모으고, 이를 빛이 다니는 길인 가느다란 유리 섬유 묶음(광섬유 다발)을 통해 한 점에 집중시킨다. 이때 초점의 온도는 1,300℃ 이상으로 치솟아, 달의 표토(월면토)를 마치 용암처럼 녹여 원하는 모양의 벽돌로 찍어낼 수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지구에서 어떤 첨가물도 가져갈 필요 없이 오직 달에 있는 흙과 태양 빛만으로 건설 자재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지구의 현무암으로 만든 모의 월면토를 이용해 평면, 곡면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 제작에 성공하며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양훙룬 DSEL 수석 엔지니어는 "이 벽돌은 사람이 숨 쉴 수 있도록 내부 공기압을 유지하는 생활 공간(가압 모듈)을 감싸는 튼튼한 보호 외피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강력한 우주 방사선, 시속 수만 km로 날아드는 미세 운석, 낮 120℃와 밤 영하 130℃를 오가는 극한의 온도 변화로부터 우주비행사와 내부 시설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벽돌 시제품은 2024년 11월 중국 톈궁 우주정거장으로 보내져 3년간의 혹독한 우주 환경 내구성 시험을 거치고 있다. 연구팀의 최종 목표는 로봇을 투입해 이 모든 건설 과정을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캐나다, '겨울잠 자는 온실'에서 곡물을 키운다 건물을 지었다면 다음은 식량이다. 크리스티안 살라버거 캐나다넨시스 최고경영자(CEO)는 "가루 주스나 동결건조 아이스크림만으로는 진정한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신선 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회사 캐나다넨시스 에어로스페이스는 캐나다 구엘프대, 맥길대와 손잡고 극한의 달 환경에서 신선한 작물을 재배하는 '월면 온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달의 밤은 지구 시간으로 2주나 계속되고, 이때 온도는 급강하하며 햇빛도 전혀 없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이 마치 겨울잠을 자듯 활동을 최소화하는 '준동면(quasi-hibernation)' 전략을 고안했다. 온실은 햇빛이 없는 밤 동안 에너지 소비를 극도로 줄여 버티다가, 다시 해가 뜨면 정상적으로 성장을 이어간다.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실험에서 연구팀은 지구 대기압의 절반에 불과한 저압 환경과 기나긴 어둠 속에서도 보리와 귀리를 성공적으로 생존시켰다. 또한 흙 없이 영양분을 녹인 물을 순환시켜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의 단점도 극복했다. 물을 공유하기 때문에 병원균 하나가 전체 시스템을 오염시킬 수 있는데, 전기를 이용해 물속 유해균을 없애는 소독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NASA가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와 연계되어, 2027년으로 예정된 유인 달 착륙 임무의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연구를 이끄는 겔프 대학교의 마이크 딕슨 교수는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언제나 술을 만들어왔다"며 "달에서도 좋은 술을 맛볼 수 있도록 보리를 재배하는 것이 오랜 목표"라는 유쾌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독일, 조류(Algae)로 식량과 산소를 동시에 잡는다 독일 뮌헨공과대학교(TUM)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식량과 산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해답은 바로 미세조류(algae)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광생물반응기(PBR)'는 빛(光)을 이용해 미세조류 같은 생물(生物)을 키워 유용한 물질을 얻는 장치다. 우주비행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공급하면, 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신선한 산소를 만들어내고, 빠르게 증식한 조류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량(바이오매스)이 된다. 연구팀은 가느다란 관을 이용하는 '튜블러' 방식과 넓은 판을 쓰는 '평판형' 방식의 두 가지 PBR 설계를 비교 분석했다. 평판형이 생산 효율은 더 높지만, 유지보수가 더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은 비용 절감 효과다. 지구에서 1kg의 화물을 달로 보내는 데 약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가 드는 것을 감안할 때, PBR 구조물 대부분을 월면토로 만들면 시스템당 수백만 달러, 튜블러 방식의 경우 최대 5000만 달러(약 650억 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PBR 가동에 필요한 빛을 태양에서 직접 얻으려면 투명한 유리가 필요한데, 월면토로 완벽하게 투명한 유리를 만드는 기술은 아직 초기 연구 단계다. 내부 LED 조명을 쓰자니 전력 소모와 부품 조달이 문제다. 플라스틱이나 전자부품, 그리고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탄소(C)와 질소(N) 같은 원소들도 달에는 매우 희귀하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사의 소변이나 생활 하수를 정화해 희소 원소를 재활용하는 '완전 순환(폐쇄 루프)' 방식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래의 달 기지, '통합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중국, 캐나다, 독일이 개발 중인 기술들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서로 결합될 때 진정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미래의 달 기지는 중국의 벽돌로 지은 튼튼한 외피가 우주의 위협을 막아주고, 그 안에서 캐나다의 온실이 신선한 채소를, 독일의 광생물반응기가 식량과 산소를 공급하는 '통합 아키텍처' 형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물과 폐기물을 100% 재활용하는 기술이 더해지면, 지구의 보급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영구 기지 운영이 가능해진다. 현재 각국의 기술들은 초기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건설-식량-생명 유지'로 이어지는 이 기술 삼각편대는 인류가 달에서 스스로 짓고, 먹고, 숨 쉬는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97)] 달에서 산다⋯中·캐나다·獨, '집 짓고 먹고 숨 쉬는' 월면 기지 경쟁 본격화
-
-
샘 올트먼, 뇌신경과학서 머스크와 정면 승부⋯머지 랩스에 2억5천만달러 투자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챗봇 경쟁에 이어 이번엔 뇌신경과학 분야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맞붙을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트먼은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와 경쟁할 벤처기업 '머지 랩스'에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 머지 랩스는 기업가치 8억5000만 달러(약 1조1770억원)로 평가되며, 이번에 2억5000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인데 이 중 대부분을 오픈AI 벤처팀이 부담한다. 해당 회사는 최신 AI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구축을 목표로 하며, 머스크가 2016년 설립한 뉴럴링크와 직접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AI·BCI 융합 기술, 글로벌 패권 경쟁의 새 전장 열다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는 한때 오픈AI를 함께 세운 공동 창업자였지만, 2018년 경영 방향 차이로 결별한 뒤 AI·기술 산업 전반에서 경쟁 구도를 이어왔다. 이번에 올트먼이 지원하는 머지 랩스는 '인간-기계 융합'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도화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개발 중이다. 머지 랩스의 목표는 단순한 신호 해독을 넘어, AI를 결합해 뇌와 컴퓨터 간 데이터를 고속·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고대역폭 BCI’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언어·동작·감각 정보를 실시간 전송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해석·보완해 사용자의 의도를 정밀하게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머지 랩스의 기업가치는 약 8억5000만 달러로 평가되며, 이번 투자 유치 목표액은 2억5000만 달러다. 오픈AI의 벤처팀이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가운데, 올트먼은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리지만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월드'라는 디지털 신원인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등 AI·바이오 접목 분야에 관심을 보여 왔다.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2016년 설립 이후 인간 뇌에 칩을 이식해 신경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올해 초 첫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 칩 이식 후 신경 신호 해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러나 동물 실험 윤리 논란, 장기 안전성 검증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이번 머지 랩스 투자는 기술 산업의 상징적인 '억만장자 라이벌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머스크는 현재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며 올트먼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고, 2023년에는 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해 챗GPT와 경쟁하는 챗봇 '그록'을 출시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시장에는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 싱크론 등 다른 스타트업도 가세해 뉴럴링크를 추격하고 있다. FT는 머지 랩스의 AI 융합형 BCI가 상용화에 성공하면, 의료·산업·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쟁이 단순한 스타트업 간 기술 경쟁을 넘어, AI와 신경과학 융합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뇌 데이터의 윤리적 활용, 정보 보안, 의료 규제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아, 양측 모두 기술력과 사회적 신뢰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IT/바이오
-
샘 올트먼, 뇌신경과학서 머스크와 정면 승부⋯머지 랩스에 2억5천만달러 투자
-
-
KDI, 올해 성장률 0.8% 전망⋯건설 부진에 발목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상반기 전망치와 동일하다. 경기 부양 기대와 소비 회복에도 건설투자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KDI는 12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지연, 대출 규제 강화, 건설현장 안전사고 여파 등을 이유로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을 -8.1%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은 반도체 경기 호조로 증가율 전망치를 상향했으나, 미국의 고율 관세와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 성장률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니해설] 건설투자 부진이 만든 '0%대 성장'…KDI, 올해 0.8%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8%로 제시하며, 상반기 전망치를 유지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의 소비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건설투자 부진이 전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건설 부진, 성장률 하락의 주범 KDI는 부동산 PF 정상화 지연과 6·27 대책 이후 강화된 대출 규제, 건설현장 안전사고로 인한 공사 중단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8.1%로, 기존 전망보다 3.9%포인트 낮췄다. 상반기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출·설비투자 전망은 개선 수출은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선제적 수출 효과로 전망이 개선됐다. 올해 수출 증가율은 2.1%로, 기존 대비 1.8%포인트 상향됐다. 상품수출 증가율도 1.6%포인트 올랐다. 설비투자는 금리 하락과 반도체 호조로 1.8%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관세 변수 '불확실성' 이번 전망에는 미국이 발표한 반도체 100% 관세가 반영되지 않았다. KDI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 간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산 반도체가 대만·아세안에서 중간재로 활용되는 만큼, 교역국에 대한 관세 인상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수 회복은 제한적⋯내년 1.6% 성장 전망 민간소비는 소비쿠폰, 추경 효과, 금리 하락 영향으로 올해 1.3%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상향된 수치지만, 소비 부양책에도 전반적인 회복 속도는 완만하다. 소비자물가는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작년(2.3%)보다 둔화하나, 유류세·공공요금 인상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KDI는 내년 성장률을 1.6%로 제시했다. 수출 증가율 둔화에도 건설투자(2.6%)와 민간소비(1.5%)가 반등하면서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통상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부동산 PF 정상화 지연이 여전히 주요 하방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재정정책 효과로 금리 인하의 시급성은 축소됐다"며, 통화·재정정책이 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경제
-
KDI, 올해 성장률 0.8% 전망⋯건설 부진에 발목
-
-
AI 확산, 전문직 고용 늘고 생산·농업직은 감소 전망
-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직종별 고용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2일 발간한 '인공지능 시대, 고용 정책의 방향성' 보고서에서 '직업별 AI 노출도(AIOE)' 분석 결과, 인문·사회 연구직, 법률직, 사무직 등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직종은 고용이 증가하는 반면, 건설·채굴직, 농림·어업직, 생산직 등은 감소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AIOE는 AI 응용 기술 10가지와 개인 업무 수행 능력 19가지를 직업별로 연계해 과업 수행 시 AI 활용 가능성을 수치화한 개념이다. 보고서는 AI로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종은 리스킬링과 직업 전환 지원이, AI와 보완성이 높은 직종은 전문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니해설] AI 확산, 고용지형 재편 본격화 인공지능(AI)의 빠른 확산이 노동시장의 지형을 재편하면서 직종별 고용 전망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12일 '인공지능 시대, 고용 정책의 방향성' 보고서를 통해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직종일수록 고용이 늘고, 낮은 직종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전문직·고학력 직종, AI와 함께 성장 분석에 따르면 인문·사회과학 연구원, 법률·회계·세무 전문가, 대학교수, 행정·경영·금융·보험 관리자 등 고학력·전문 자격이 필요한 직종은 AI 활용도가 높아 고용 증가세가 예상된다. AI의 데이터 분석·문서 작성·업무 자동화 기능이 이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보완재' 역할을 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농업·기능직, 대체 위험에 직면 반면 농·어업 종사자, 생산기계 조작원, 건축 마감 기능원, 설비 조작원 등은 AI 노출도가 낮고, 자동화·기계화의 대체 가능성이 높아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AI 기반 로봇, 스마트 팜, 자동 생산 설비 확산이 인력 수요를 줄이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직종별 맞춤형 대응 필요 보고서는 고용 감소가 예상되는 직종에 대해 실업 급여 확대, 직업 전환 리스킬링 프로그램 강화 등 적극적인 전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업 전환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조기 개입과 기술 교육 확대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AI와 보완성이 높은 직종은 인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산학 연계 AI 융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AI 전문 인력 비자 신설, 연구자 교환 프로그램 등 단기·중기적 인재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적 시사점 산업연구원은 AI와 노동시장의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통계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AI 도입·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직업별 고용 효과를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제적·효과적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AI가 산업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가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직종별 차별화된 전략이 노동시장 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 IT/바이오
-
AI 확산, 전문직 고용 늘고 생산·농업직은 감소 전망
-
-
폴란드 검찰, 한국 방산계약 2,500만 달러 수수 의혹 수사
- 폴란드 검찰이 한국산 무기 도입 계약과 관련해 2500만 달러(약 348억 원) 규모의 부패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튀르키예 국방 전문 웹사이트 사붠마사나이 ST닷컴(SavunmaSanayiST.com)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바르샤바에 본사를 둔 한 현지 기업이 한국의 방산업체로부터 거액을 수취한 정황으로, 최근 수년간 체결된 대규모 무기 공급 계약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샤바 지방검찰청은 지난 6월 수사를 개시했으며, 사건이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조달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2022년 당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국방장관이 처음 서명한 계약은 이후 수정·확대됐고, 현 블라디스와프 코시냐크카미시(Władysław Kosiniak-Kamysz) 국방장관이 지난주 K2 전차 추가 도입 및 현지 생산을 포함한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발주 규모는 약 70억 달러(약 9조 7200억 원)에 달한다. 검찰 대변인 마테우슈 마르티니우크는 "폴란드 기업이 한국 방산업체에 고액의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두 건의 청구서를 발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세금 의무 산정에 필요한 사실관계가 허위로 기재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특정 인물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피의자 신원도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의 기업은 2019년 두 명의 한국인에 의해 설립됐으며, 바르샤바 소재 사무용 건물 주소를 본사로 등록하고 경영 컨설팅 사업을 영위해 왔다. 법인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매출은 2022년 말까지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첫 한국산 무기 계약이 체결된 시기와 맞물려 약 25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번 수사는 폴란드가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인 군 현대화 계획의 한복판에서 진행되고 있다. 해당 계획은 주로 한국으로부터의 신속한 무기 공급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사건의 향방이 향후 양국 방산 협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022년 2월 전면전으로 확대된 이후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 핵심 허브로 부상했다. 급격한 전력 공백 보전과 억제력 강화를 위해 신속 조달·대량 도입·현지화(일부 생산·정비)를 축으로 한 현대화 전략이 가동됐다. 이 과정에서 폴란드는 전차, 자주포, 다연장로켓, 경전투기 등 대규모 패키지를 단기간에 계약·인수하고, 이어 추가 물량 및 현지 생산(라이선스·조립)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로드맵을 선택했다. 폴란드는 단순 구매가 아니라 부품 현지조달, 정비창(MRO) 설립, 교육·훈련, 탄약·부품 공급망 구축 등을 포괄하는 오프셋을 중시한다. 그로 인해 현지 파트너 선정, 자문·브로커 활용, 세제·회계 처리 등 복합적 절차가 얽히며, 바로 이 지점에서 투명성·준법감시(Compliance) 리스크가 커졌다. 검찰 수사는 이러한 '경계 영역'에서 발생했을 수 있는 과다 자문료·허위 용역·세무상 허위 기재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체계(전차·자주포·MLRS·경전투기 등)는 대량생산 라인, 방산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정부-업계 간 조달 협업을 바탕으로 납기 경쟁력이 높다. 전시 인접국이 요구하는 '시간 가치'를 충족시켰다는 점이 폴란드 수출의 핵심 성공 요인이다. 대량 전력의 안정적 가동에는 부품·정비·개량의 지속성이 필수다. 한국은 현지 MRO·부품창 구축, 단계적 개량(성능 블록업)으로 '판매 이후'를 비즈니스의 중심축으로 삼는다. 구매국 입장에선 가동률·탄약 보급·기술 이전의 확실성이 장점이다. 그러나 장점의 이면에는 컨설팅·대행·현지 파트너사 활용 과정에서 준법 위험이 상존한다. 다국적 조달은 입찰·가격결정·알선·과세의 기준이 얽혀, 각국 법령(FCPA·UKBA 유사 반부패법 포함) 및 내규 위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폴란드 사례는 자문료의 실재성·대가성·세무처리의 적정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음을 시사한다.
-
- 산업
-
폴란드 검찰, 한국 방산계약 2,500만 달러 수수 의혹 수사
-
-
엔비디아·AMD, 중국 수출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에 수익 15% 납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의 대중 수출을 다시 허용한 가운데 엔비디아와 AMD가 수출 허가 대가로 중국 반도체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엔비디아 등 두 업체는 지난주 중국 수출 허가를 얻기 위해 이 같은 조건에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내 H20 칩 판매 수익, AMD는 MI308 칩 수익의 15%를 내야 한다. 수출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이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매출의 일부를 내기로 합의한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FT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전형적인 협상 패턴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에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 내 투자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고 한다. AMD는 이와 관련한 FT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으며 "우리는 전 세계 시장 참여를 위해 미국 정부가 정한 규칙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판매 대가로 받은 자금의 활용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리서치 업체 번스타인은 올 초 규제가 시행되기 전 상황을 기준으로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 H20 칩 약 150만개를 판매해 230억달러(약 32조원)를 창출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대로라면 34억5000만달러를 내야 한다. 엔비디아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 개발에 사용되는 첨단 칩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자 중국 시장용으로 성능을 낮춘 H20 칩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H20 칩의 수출도 금지했다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뒤 돌연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수출 허가를 발급하지 않았고, 황 CEO는 이달 6일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이 문제를 제기했다. 회동 직후인 8일 BIS는 수출 허가를 시작했다.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H20 칩 수출 재개 조치를 비판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을 통제해 중국의 기술 역량 확보를 억제하는 것은 이전 행정부부터 이어져 온 기조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시 수출을 허용하면서 H20이 중국군의 역량을 강화하고 미국의 AI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매트 포팅거 등 20명의 안보 전문가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H20 수출 허가를 내리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
- IT/바이오
-
엔비디아·AMD, 중국 수출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에 수익 15% 납부
-
-
미국, 엔비디아·AMD 중국 매출 15% 징수 조건부 수출 허가
-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조건으로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H20 칩, AMD는 MI308 칩 판매 수익의 15%를 내기로 했다. 이는 전례 없는 조건으로,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가 H20 칩의 대중 수출을 금지했다가 지난달 재허용한 뒤, 미 상무부의 수출 허가 발급이 최근 시작되면서 성사됐다. FT는 이 방식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투자 또는 대가 지불' 접근법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안보 전문가와 상무부 당국자는 국가안보 우려를 제기했다. [미니해설] 엔비디아·AMD, "매출 귀속 방식으로 對중 수출 허가" 수용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전례 없는 조건을 수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는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대가로 중국 내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AI용 H20 칩, AMD는 MI308 칩이 대상이며, 이번 합의는 사실상 '매출 수수료'를 지불하고 수출 허가를 받는 방식이다. 전례 없는 매출 귀속 방식 미국 기업이 해외 수출 허가 대가로 매출 일부를 정부에 지급하는 사례는 전무했다. FT는 이를 "관세 회피 대신 미국에 투자 또는 대가 지불"을 요구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해당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지 않았으며, 일각에서는 산업 경쟁력 강화 기금이나 재정 적자 보전에 쓰일 가능성을 거론한다. 수출 규제와 허가 발급 과정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성능을 낮춘 H20 칩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입장을 바꿔 수출을 재허용했으며,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최근 엔비디아와 AMD에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지 이틀 만에 허가 발급이 개시된 점이 주목된다. 중국 시장의 비중과 경제적 이해관계 리서치업체 번스타인에 따르면, 수출 통제 이전 기준으로 엔비디아는 올해 중국에서 약 150만 개의 H20 칩을 판매해 230억 달러(약 32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로, 중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준다. AMD 역시 고성능 AI 칩 수요를 겨냥해 중국 판매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안보 우려와 논란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이 중국군의 역량 강화와 미국 AI 우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리자 토빈은 "중국은 미국이 수출 허가를 수익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반길 것"이라며 "다음에는 록히드 마틴의 F-35 전투기를 중국에 15% 수수료를 받고 허용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BIS 내부에서도 국가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 일부 납부 방식' 향후 파장 이번 합의는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이 단순한 안보 중심에서 경제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매출 일부를 납부하는 방식이 다른 전략물자나 첨단 기술 분야로 확산될 경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이를 '미국 내 제조 유인' 혹은 '산업 재투자 재원 확보'라는 실용적 해석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사례는 글로벌 기술 경쟁과 미·중 전략 대립 속에서, 기업의 시장 접근권과 국가 안보·산업 정책이 어떻게 절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
- IT/바이오
-
미국, 엔비디아·AMD 중국 매출 15% 징수 조건부 수출 허가
-
-
[신소재 신기술(190)] 중국군, '로봇 늑대' 첫 실전 훈련 공개⋯무인 병력 전장 배치 본격화
- 중국이 전장 환경에서 인간과 무인 병력이 협력하는 새로운 형태의 군사 작전을 시연했다. 이번 훈련에서 공개된 핵심 기술은 '로봇 늑대'로 불리는 4족 보행 무장 로봇으로, 중국군 정규 훈련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CCTV는 인민해방군(PLA) 76집단군의 보병 2개 중대가 로봇 늑대와 함께 실시한 훈련 영상을 보도했다고 과학 기술전문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이날 전했다. 훈련은 무인 장비를 전통 병력 운용에 통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로봇 늑대'와 공중 드론이 합동 정찰, 정밀 타격, 고지 돌파 작전에 투입됐다. 영상에는 QBZ-191 소총과 휴대용 로켓 발사기를 장비한 병사들이 로봇과 나란히 진격하는 장면이 담겼으며, 로봇은 등 부위에 화기를 탑재한 채 보행·등반·진형 유지 등 인간 병력과 유기적 협조 능력을 보여주었다. 로봇 주변에는 FPV(1인칭 시점) 드론이 비행하며 정찰 및 자폭공격 훈련도 실시됐다. 훈련에 참여한 여단 소속인 후터(胡特) 병사는 "이번 훈련은 로봇 늑대를 처음으로 직접 조종·운용한 사례"라며 "기초 전투단위부터 인간과 무인 전력을 융합한 운용 체계를 정립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로봇 협동 전장 실험, 中 '하이브리드 병력' 전략화 가속 '로봇 늑대'는 중국 남방공업그룹(China Sou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이 개발한 군용 4족 보행 로봇으로, 지난해 2024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무게는 약 70kg으로, 정찰·타격·화물 운반·지원 등 다기능 임무 수행을 목표로 설계됐다. 특히 계단 오르기, 장애물 극복 등 복합 지형 대응 능력이 높고, 인간 병력과의 혼성 편대 운용에 최적화된 점이 특징이다. 중국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로봇 늑대'가 도시, 고산, 고원지대 등 다양한 환경에서 기존 보병의 임무를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중국군사평론가 푸첸사오(傅前哨)는 "공중 드론보다도 지상 로봇이 실제 전장에서 더 큰 심리적·전술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로봇은 타격을 받아도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하기 때문에 적군의 사기를 약화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철 병사'의 시대…중국, 무인 전투체계 패러다임 전환 선언 이번 훈련은 단순 기술 실험을 넘어, 실질적인 전투 편제 내 로봇 배치를 목표로 한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과 지상 로봇을 활용한 러시아군 사례와 유사한 맥락에서 중국도 전장 자동화 및 무인화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AI 기반의 무인 병기, 자율 로봇 전투체계, 로봇-드론 연계 작전술 등에 대한 국방 투자를 확대해 왔다. 로봇 늑대와 같은 무장형 보행 로봇은 기존의 '탐색-보고' 임무를 넘어 '탐색-타격'까지 전환되는 상시 전장 자동화 체계를 가능케 한다. 한편, 향후 이 같은 무기체계의 실전 배치 여부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는 전쟁윤리·로봇 자율성 한계·AI 통제 시스템의 투명성 등 여러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Key Insight] 중국의 '로봇 늑대' 실전 훈련은 인간과 무인 병력이 융합된 전투 양상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미래 전장의 병력 구조 개편을 암시하며, 로봇 전쟁의 실체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Summary] 중국군이 베이징 인민해방군 훈련에서 무장형 4족 로봇 '로봇 늑대'를 실전에 처음으로 투입하며 인간-무인 융합 작전 체계를 실험했다. 이는 복합지형 대응, 병력 보호, 전술 유연성 강화 등 다양한 군사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의 AI 기반 전투체계 전략을 본격화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190)] 중국군, '로봇 늑대' 첫 실전 훈련 공개⋯무인 병력 전장 배치 본격화
-
-
[기후의 역습(160)] 머신 러닝, 전 세계 빙하 침식 속도 정밀 예측⋯"연 0.02~2.68㎜"
- 기후 변화로 전 세계 빙하가 급속도로 녹고 있는 가운데,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활용해 전 세계 빙하의 침식 속도를 정밀하게 추정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장기적인 지형 변화뿐만 아니라, 핵폐기물 저장지 선정 및 퇴적물 이동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웹사이트 Phys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University of Victoria)의 지리학자 소피 노리스(Sophie Norris) 박사 연구팀은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전 세계 18만 개 이상의 현대 빙하 중 약 85%에 해당하는 빙하에 대해 침식 속도를 예측했다. 이들은 러닝 머신 기반 회귀 분석을 통해 빙하 침식 속도의 99%가 연간 0.02~2.68밀리미터(mm) 범위에 있다는 정량적 결과를 도출했다. 이는 신용카드 두께와 유사한 수준이다. 노리스 박사는 "빙하 하부에서 발생하는 침식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메커니즘에 의해 이뤄진다"며 "기온, 빙하 하부 수량, 암석 유형, 지열 등 다양한 요소가 침식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됐다. 최근 10년간 지구에서 사라진 빙하 2,700Gt…해수면 8mm 상승 기여 지난 10년간 지구 전역에서 사라진 빙하의 총량이 2700기가톤(G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조 리터의 물을 의미하며, 스위스 전역이 6m 깊이로 잠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유럽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지구의 중력장 측정 위성 그레이스(Grace)와 그레이스 포(GRACE-FO)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270Gt의 빙하가 손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해수면은 약 8mm 상승했으며, 이는 동기간 전체 해수면 상승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손실이 두드러진 지역은 알프스, 알래스카, 히말라야, 남미 안데스 산맥 등 중위도 및 고산 지역이다. 알프스 지역은 10년 사이 빙하 면적의 30~40%가 소멸됐으며, 알래스카와 히말라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빙하가 줄어드는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다. 히말라야는 연간 약 810Gt의 빙하를 잃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 주요 강 유역의 수자원 안보에도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Nature, Hugonnet et al. 2021)와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2021)에 따르면, 21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 빙하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 인근의 저지대 소규모 빙하 후퇴 속도가 빠르게 가속화되면서 식수, 농업, 수력발전 등 생활 기반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문의 공동 저자인 캐나다 달하우지대학교(University of Dalhousie)의 존 고스(John Gosse) 교수는 "실제 빙하 환경에서 침식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는 전 세계 오지의 빙하 침식 과정을 예측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노리스 박사가 달하우지대 박사후연구원 시절 시작해 빅토리아대에서 마무리했으며, 프랑스 그르노블알프대(University of Grenoble Alpes), 미국 다트머스대(Dartmouth College), 펜실베이니아주립대, UC어바인 등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캐나다 핵폐기물관리기구(NWMO)의 재정 지원과 협력 아래 수행됐다. 연구팀은 향후 이 예측 모델을 활용해 기후변화에 따른 빙하 후퇴와 지형 변화, 유사 퇴적 및 영양염류 순환 등 지구 시스템 전반의 변화 양상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 빙하는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해수면, 강수량, 지형 변화, 생태계 순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가장 눈에 보이는 지표'로서 빙하의 지속적인 관측과 대응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 ESGC
-
[기후의 역습(160)] 머신 러닝, 전 세계 빙하 침식 속도 정밀 예측⋯"연 0.02~2.68㎜"
-
-
[인도네시아 K-뷰티 ①] 중국 C-뷰티 약진 속 K-뷰티의 생존 조건은 '현지화'
- 아시아 뷰티시장의 심장부인 인도네시아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 전체 인구 2억 700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인 이 '젊은 소비 대륙'에서 화장품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K-뷰티를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의 전면적인 전략 재편을 요구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인도네시아 뷰티·퍼스널 케어(BPC) 시장 규모는 약 60억달러(약 8조 3000억원)에서 80억 달러(약 11조 790억원)로 추산된다. 성장세 또한 가파르다. 향후 5년간 연평균 7~9%의 견고한 성장이 예견되며, 전체 소비재(FMCG) 시장보다 4배 빠른 연간 16%의 가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가장 강력한 산업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성장은 세 가지 구조적 동력에 기반한다. 첫째, 평균 연령 29세의 역동적인 인구 구조다. 화장품을 사치가 아닌 자기 관리의 '필수품'으로 인식하는 30세 이하 젊은 세대는 스스로 성분을 분석하고 학습하는 '스킨텔렉추얼(Skintellectuals)'로 진화하고 있다. 둘째,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이다. 1인당 스마트폰 보유율 76%,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 7.6시간에 달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행을 탐색하고 구매까지 완결하는 소비 패턴의 주축이다. 마지막으로, 도시화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는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뷰티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가성비'와 '효능'으로 무장한 Z세대, 시장 판도를 바꾸다 제품 카테고리별로는 스킨케어가 시장을 압도한다. 특히 연간 가치 기준으로 70% 이상 성장하는 자외선 차단제 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꼽힌다. 고온다습하고 자외선이 강한 기후 탓에 SPF 30~50 이상의 고기능성 제품 수요가 폭증하는 것이다. 또한 민감성 피부를 위한 '더마 코스메틱'과 자연 유래 성분의 '비건 뷰티'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색조 시장 역시 파운데이션, 틴트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 중이다. 덥고 습한 기후는 소비자의 제형 선호도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 가볍고 끈적임 없으며 빠르게 흡수되는 젤·세럼·에센스 타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효능 면에서는 자외선 차단, 수분/진정, 브라이트닝, 트러블/유분 케어 순으로 수요가 높다. 시장의 또 다른 핵심 특징은 '매스티지(Masstige)'의 부상이다. 전체 시장의 78%가량이 매스 마켓에서 형성되지만, 소비의 무게중심은 '프리미엄급 효능을 갖춘 합리적 가격의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하면서도 '가격 대비 효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10달러 내외 가격대에서 브라이트닝, 진정 등 특정 효능에 집중한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의 91%가 최고의 조건을 찾기 위해 제품을 비교할 정도로 가치 소비 경향이 뚜렷하다. 이 거대한 시장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 조건은 '할랄(Halal)' 인증이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할랄은 종교를 넘어 소비자에게 신뢰, 품질, 안전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특히 2026년 10월 17일부터 화장품 전 품목에 대한 할랄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사전 인증 확보는 시장 진입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또한 지성 피부 타입이 많은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은 지속성이 오래 가는 화장품 제품을 선호한다. 현지·C-뷰티·글로벌 강자 격돌…K-뷰티의 설 자리는? 최근 쇼피(Shopee)의 판매 데이터는 현지 화장품 브랜드, C-뷰티(중국 화장품), K-뷰티, 글로벌 브랜드가 벌이는 4자 구도의 전쟁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5년 1분기 기준 C-뷰티 브랜드인 스킨티픽(Skintific)이 4.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현지 브랜드 와르다(Wardah)가 뒤를 이었다. K-뷰티 브랜드 중에서는 스킨1004(Skin1004)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K-뷰티는 '고품질'과 '유리알 피부'로 대표되는 K팝 스타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긍정적 인식을 유지하고 있으나, '한국산'이라는 후광만으로는 부족하다. C-뷰티는 틱톡 중심의 공격적인 바이럴 마케팅으로, 현지 브랜드는 '사워 마탕(sawo matang)'이라 불리는 현지인의 피부톤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K-뷰티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초현지화(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 Hyper-localization)'가 부상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는 중국의 성장하는 뷰티 시장과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C-뷰티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중국의 뷰티 제품 수출액은 2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했다. C-뷰티는 화교 인구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에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신흥 시장인 베트남과 동남아시아는 새로운 브랜드를 시험해보는 데 개방적인 젊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C-뷰티가 확장하는 자양분이 됐다. K-뷰티의 미래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었던 '한국 제품(Made in Korea)'을 넘어, '인도네시아인을 위해 탄생한 제품(Made for Indonesia)'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데 달려있다. 이를 위해선 외국 기업의 직접 등록이 불가능한 식약청(BPOM) 인허가를 해결해 줄 신뢰도 높은 현지 파트너사 발굴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후 현지 기후와 '사워 마탕' 피부톤에 맞춘 제품 개발, 수입 관세(15%), 부가세(11%), 소득세(10~20%) 등을 모두 계산한 정교한 가격 책정, 할랄 인증 획득은 기본이다. 나아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피지털(Phygital)' 유통 전략을 구사하고, 인지도 확보는 '틱톡샵'에서, 직접 매출은 '쇼피 라이브'에서 유도하는 이원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AR 가상 체험(Virtual Try-On) 같은 '뷰티테크'를 활용해 Z세대의 구매 경험을 혁신하는 노력 또한 뒤따라야 한다. 한국의 기술력으로 만들되, 철저히 인도네시아 소비자를 위해 기획된 제품만이 치열한 경쟁의 파도를 넘어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
-
- 생활경제
-
[인도네시아 K-뷰티 ①] 중국 C-뷰티 약진 속 K-뷰티의 생존 조건은 '현지화'
-
-
네이버, 2분기 매출 2조9천억⋯AI·커머스 성장세 이어가
- 네이버가 2분기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와 커머스 플랫폼 성장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 2조9151억 원, 영업이익 521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10.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9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부문별로는 서치플랫폼이 1조365억 원, 커머스 8611억 원, 핀테크 4117억 원, 콘텐츠 4740억 원, 엔터프라이즈 1317억 원을 기록했다. AI 브리핑, AI 탭, 새벽배송 도입 등 하반기 전략도 구체화했다. [미니해설] AI 탑재한 네이버, 2분기 매출 2조9,151억…커머스·핀테크 동반 성장 네이버가 AI 신기능 도입과 커머스 플랫폼 강화에 힘입어 2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네이버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9151억 원, 영업이익 521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10.3%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9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커머스·핀테크 두 자릿수 성장…AI 전략 효과 가시화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전통적인 검색광고 기반의 서치플랫폼이 여전히 안정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부문은 AI 기반 피드 강화와 체류시간 증가, 광고 고도화에 따라 전년 대비 5.9% 증가한 1조36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커머스 부문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앱 안정화와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8%, 전분기 대비 9.3% 증가한 8,61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핀테크 부문도 네이버페이 외부 결제 생태계 확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해 411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20조8000억 원으로, 스마트스토어 성장과 더불어 외부 가맹점 확대의 효과가 반영됐다. 네이버는 연내 페이스사인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통합한 단말기를 출시하고, 온·오프라인 금융 연계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콘텐츠와 엔터프라이즈도 안정 성장 콘텐츠 부문은 웹툰 실적 반등과 카메라앱 유료 구독자 증가에 따라 47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기업용 AI 솔루션 확산에 힘입어 131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1% 성장했다. AI 브리핑·AI 탭 확대…플랫폼 고도화 본격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전략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AI 브리핑 커버리지를 전체 검색의 20% 수준까지 확대하고, 내년에는 통합검색에 대화형 AI 탭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브리핑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사용자 맞춤 콘텐츠를 제시하는 네이버 고유의 기능이다. 대화형 AI 탭은 통합검색에 적용될 예정이며, 향후 사용자 경험을 AI 기반으로 재정의할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새벽배송·콜드체인 도입…커머스 물류 강화 커머스 사업과 관련해 네이버는 오는 3분기 컬리,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새벽배송을 도입하고, 저온 유통망(콜드체인) 확대를 통해 상품 신선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최 대표는 "내년 초 직계약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마무리해 N배송 도입률을 높이고, 연내 구매자 전용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소버린 AI 사업 본격화…중동·동남아 협력 강화 네이버는 글로벌 AI 전략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최 대표는 "데이터센터와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GPU 인프라 운용 경험을 토대로 소버린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구축, 태국 LLM 개발, 모로코 AI 데이터센터 및 GPU 엣지 인프라 구축, MIT와의 휴머노이드 연구 협력, 일본 이즈모시 AI 안부전화 서비스 등 글로벌 다각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AI 기반 플랫폼 확장 지속" 최 대표는 "AI 기반 플랫폼 경쟁력과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네이버의 중장기 성장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해 신뢰 기반의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네이버가 단순 플랫폼 기업을 넘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술기업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 IT/바이오
-
네이버, 2분기 매출 2조9천억⋯AI·커머스 성장세 이어가
-
-
오픈AI, 기업가치 5천억달러로 급등⋯직원 지분 매각 논의
-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업가치 5000억달러(약 696조원)를 기준으로 전·현직 직원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라이브 캐피털 등 기존 투자자들은 직원 보유 지분 수십억달러어치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오픈AI는 전 세계 비상장 기업 중 최고 수준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경신하게 된다. 최근 오픈AI는 주간 활성 사용자 수 7억명을 발표했고, 연간 순환 매출(ARR)은 약 12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식 매각은 직원 유동성 확보와 인재 유출 방지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니해설] 5천억달러로 치솟은 오픈AI…직원 지분 매각으로 '초거대 AI 기업' 위상 굳힌다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혁신을 선도해온 오픈AI가 기업가치 5천억달러(약 696조원)를 기준으로 내부자 주식 매각을 논의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 전·현직 직원이 보유한 지분을 기존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형태의 거래가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상장 기업 사상 최고 수준…직원 지분 유동화 협의 거래를 제안한 주체로는 트라이브 캐피털(Tribe Capital) 등이 언급됐다. 이들은 오픈AI가 회사에서 발행해 직원들에게 보상 형태로 지급한 주식 수십억달러어치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5000억달러까지 치솟는다. 이는 앞서 소프트뱅크와 마크네타 캐피털 등으로부터 400억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평가받은 3000억달러보다 무려 66% 높아진 수치다. 당시 오픈AI는 비상장 기업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월 10억달러 매출…사용자 수 급증도 가치 상승 배경 시장에서는 이번 주식 매입 논의가 단순한 내부 지분 거래를 넘어 오픈AI의 성장성과 시장 지배력을 반영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최근 보도를 통해 오픈AI의 연간 순환 매출(ARR)이 올해 1~7월 기준 약 120억달러(16조7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구독 기반 서비스에서 월평균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로, 기업형 API 서비스와 챗GPT 유료 모델 수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용자 증가세도 주목된다. 오픈AI는 이번 주 발표에서 챗GPT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7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말 기준 5억명에서 석 달 사이 2억명이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로, 기업 가치 평가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 제공과 인재 방어, 두 마리 토끼 노리는 전략 오픈AI가 비상장 기업임에도 내부자 주식 거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직원 유동성 제공과 인재 유출 방지라는 현실적 목적도 있다. 통상 비상장 스타트업의 직원들은 보유한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오픈AI는 기업가치 급등에 따라 외부 투자자 수요를 활용해 직원 지분의 일부를 유동화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직원의 보상 실효성을 높이고,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블룸버그는 메타플랫폼의 '초지능 연구소(Superintelligence Lab)'를 비롯한 경쟁 AI 기업들이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 패키지로 오픈AI 연구인력 영입에 나서고 있는 점도 주식 매각 추진의 배경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고급 AI 인재를 둘러싼 기업 간 스카우트 경쟁은 최근 들어 한층 치열해지는 추세다. '초거대 AI' 시대의 주도권 경쟁…상장 가능성도 거론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수십억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해 고성능 연산 자원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독보적 기술 경쟁력을 구축했다. 챗GPT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군도 지속 확대 중이며, 기업 고객 전용 모델 및 API도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직원 주식 매각 논의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 전 단계적 자산 유동화 조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오픈AI는 비영리 모체 구조 및 MS와의 파트너십 계약상 여러 제약이 존재해, 단기 내 상장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5000억달러 가치 평가는 오픈AI가 '초거대 AI 생태계'에서 선도적 지위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I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오픈AI의 자금 조달 전략 및 인재 확보 전술에 대한 관심도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
- IT/바이오
-
오픈AI, 기업가치 5천억달러로 급등⋯직원 지분 매각 논의
-
-
디스플레이 업계도 '캐즘' 위기⋯LGD·삼성D, OLED·AI로 정변 돌파
-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수요 정체 '캐즘(Chasm)'에 직면한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탈출 전략을 제시했다. LG디스플레이 황상근 상무는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5'에서 OLED TV 중심의 대중화 전략을 강조했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의 강점을 기반으로 대형화·보급화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조성찬 부사장은 같은 행사에서 저전력·고화질 구현을 위한 OPR, MFD, LEAD 등 핵심 기술을 소개하며, AI를 통한 제조 혁신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미니해설] 디스플레이도 '캐즘' 위기…LGD·삼성D, 기술과 AI로 돌파구 모색 디스플레이 산업도 '캐즘(Chasm)'의 국면에 진입했다. 캐즘은 혁신기술이 등장해 초기 수요를 형성했지만, 대중 시장으로 확산되기 전 정체기를 맞는 시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위기에 OLED 기술을 중심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다.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5' 기조연설에서 황상근 LG디스플레이 상무는 "OLED TV가 하이엔드 시장에서 이미 특정 크기 구간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대중 시장으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OLED에서 '대중화'로…LG디스플레이의 시장 확장 전략 황 상무는 글로벌 TV 수요가 정체되는 주요 요인으로 디스플레이 기술의 과잉 세분화, TV 시청 시간 감소, TV 제품에 대한 소비자 가치 인식 저하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여전히 큰 화면과 좋은 화질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견고하다"며 OLED의 특성이 이러한 수요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OLED는 픽셀 하나하나가 자발광 구조로 명암비, 색 재현력, 반응 속도, 소비 전력 등에서 기존 LCD를 압도하며, 스마트폰, 모니터, TV 전반에 걸쳐 채택 비중을 넓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고유의 OLED 기술력을 기반으로 '매스 프리미엄(mass premium)' 시장을 새롭게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사 AI 기술을 개발·생산·제조 전 과정에 접목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차세대 기술·AI로 '초고효율·저전력' 구현 삼성디스플레이는 AI와 결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같은 포럼에서 'AI와 함께하는 디스플레이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발표한 조성찬 부사장은 "디스플레이는 이제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과 연결된 플랫폼이 됐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핵심 기술로 ▲OPR(On Pixel Ratio) ▲MFD(Multi-Frequency Driving) ▲LEAD(무편광판 기술)를 소개했다. OPR은 화면에서 불필요한 픽셀을 비활성화해 전력 소비를 줄이고, MFD는 화면의 영역별로 주사율을 달리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LEAD는 편광판을 제거하고도 밝기를 50% 이상 향상시키면서 전력 효율까지 높일 수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고유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고해상도와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폴더블 기기, 노트북 등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제조현장까지 침투한 AI…디스플레이 생산 구조의 대전환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도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AI는 케미컬(발광 소재) 디자인 단계부터 디스플레이 품질 관리, 공정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돼 제조 효율과 수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한 품질 예측, 불량 분석, 재료 배합 자동화 등은 불확실성이 높은 디스플레이 생산 환경에서 수율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는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제조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조적 수요 정체 속 기술로 돌파…산업 전환기의 해법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모바일 시장 성장 둔화, TV 수요 감소, 중저가 중심의 중국 패널 공급 확대 등으로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프리미엄 가치를 지키며 대중 시장으로의 확산을 꾀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저전력·고해상도 기술과 AI 중심의 제조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모색 중이다. 양사는 OLED와 AI라는 전략 축을 중심으로 '수요 캐즘'을 넘어서고,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글로벌 TV 및 모바일 수요 회복과 더불어, 디바이스 폼팩터의 변화가 본격화될 경우 이러한 기술력과 전략의 차별성이 시장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IT/바이오
-
디스플레이 업계도 '캐즘' 위기⋯LGD·삼성D, OLED·AI로 정변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