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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0.89%·S&P 0.96%↑⋯월가, '전쟁 공포' 딛고 금리인하 기대에 '환호'
-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뉴욕 증시가 이례적인 동반 랠리를 펼쳤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9% 오른 42,581.7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96%, 0.94%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 크게 반응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고,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이 소식에 국제 유가는 7% 이상 폭락하며 증시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발표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견조한 경제 지표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정책금리 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시장은 지정학적 우려감을 하루 만에 털어내고 통화정책으로 빠르게 시선을 옮겼다. [미니해설] '전쟁보다 금리'…월가가 지정학적 악재를 '호재'로 둔갑시켜 미국과 이란이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주고받은 다음 날, 월스트리트에서는 전쟁의 공포 대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3대 지수가 일제히 1% 가까이 급등하고 변동성지수(VIX)는 오히려 하락하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시장은 어떻게 지정학적 대형 악재를 하루 만에 '호재'로 둔갑시킨 것일까. 그 이면에는 '안도감'이라는 포장지 안에 감춰진 '유동성에 대한 갈망'이라는 월스트리트의 본모습이 자리 잡고 있다. 계산 끝난 지정학…'찻잔 속 태풍' 표면적인 급등 동력은 '안도 랠리'다. 시장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미국의 핵시설 타격에 비해 훨씬 절제된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카타르 미군기지를 향한 미사일은 사상자 없이 요격됐고,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레드라인'은 건드리지 않았다. 바이털 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분쟁의 극심한 비대칭성"과 "풍부한 전 세계 원유 공급량" 등을 근거로 사태의 여파가 억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역시 이란의 군사적, 외교적 한계가 명확하고, 유가 급등을 유발할 실질적 능력은 부족하다고 냉정하게 계산을 마친 것이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은 오직 원유 공급 충격에만 신경 쓴다"고 잘라 말했다. 시장의 본심…'전쟁보다 값싼 돈' 하지만 안도감만으로 이번 랠리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진짜 이유는 시장의 오랜 갈증, 바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타는 목마름이다. 공교롭게도 이란 리스크가 부각된 날, 연준에서는 비둘기파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정책 금리 조정을 고려할 때"라고 밝혔고, 오스탄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며 긴축 명분을 약화시켰다. 머피 & 실베스트의 폴 놀티 수석 전략가는 "시장은 항상 낮은 금리를 사랑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저금리'라는 신호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역설적 자신감…'견조한 펀더멘털' 금리 인하에 대한 갈망은 역설적으로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이 뒷받침했기에 더욱 힘을 받았다. 이날 발표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유지했고, 서비스업 PMI 역시 예상을 상회하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음을 증명했다. 시장에서는 '경기는 침체되지 않아 기업 실적은 좋을 것이고, 유가 하락으로 물가는 안정되어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이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 즉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가 피어올랐다. 인프라캡의 제이 햇필드 CEO는 "6월은 본래 조정이 예상되는 시기"임에도 "시장의 움직임이 극도로 강세적"이라고 평가했다. 위험 선호 귀환…'골디락스를 향한 질주' 23일의 랠리는 '안도'를 명분 삼아 '유동성'을 향한 갈망을 표출한 장세였다. 시장의 기저에 깔린 강력한 상승 에너지가 중동 리스크라는 걸림돌을 가볍게 뛰어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라는 날개를 달고 폭발했다.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식 출시한 테슬라가 8.2% 넘게 급등하며 임의소비재 업종 전체의 상승을 이끈 것은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전쟁의 공포마저 투자 동력으로 치환하는 현재 월스트리트의 강한 낙관론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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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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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0.89%·S&P 0.96%↑⋯월가, '전쟁 공포' 딛고 금리인하 기대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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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팬데믹·전쟁이 할퀸 5년⋯마이너스 유가에서 중동 위기까지, 격랑의 석유 시장
-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 긴장이 높아지며 국제 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5년간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분쟁과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얼마나 휘둘리는지, 유가 변동이 세계 경제 성장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줬다. 유가와 경제 성장의 관계는 직접적이면서도 복잡하다. 유가 급등은 사실상 모든 경제 부문의 비용을 상승시키는 '세금'처럼 작용해 경기 확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반대로 유가 하락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여 경제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지난 5년간의 시장은 이 이론을 실제로 증명하는 무대였다. 사상 첫 마이너스 충격 안긴 팬데믹 2020년 4월 20일,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극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록다운(도시 봉쇄)으로 경제 활동이 멈추고 수요가 급감한 탓이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이동이 제한되면서 하루아침에 수백만 배럴의 수요가 증발했고, 저장 시설이 가득 차 생산자가 구매자에게 돈을 주고 원유를 처리해달라고 하는 전례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전쟁이 부른 에너지 위기, 2008년 이후 최고가 하지만 회복세 역시 극적이었다. 각국 경제 활동이 다시 시작되자 2021년에는 원유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석유 시장은 또다시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다. 침공 직후인 3월 7일, WTI 선물 가격은 배럴에 133.46달러, 브렌트유 선물은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일으킨 공급 충격의 파장은 심각했다. 당시 WTI 가격은 37.14달러(52.33%)나 폭등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가한 제재는 전 세계 공급망에 혼란을 불러왔고,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국가들이 다른 공급원을 찾아 나서면서 전 세계적인 수요와 가격 급등을 불렀다. 2023년 이후 유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세계 경제 둔화 우려와 OPEC 플러스(OPEC+)의 증산, 미중 무역 갈등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배럴에 60달러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런데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때마다 가격은 큰 폭으로 출렁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시 불붙은 중동…지정학적 위험의 귀환 최근 유가 급등의 진원지는 2025년 6월 깊어진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양국 사이 충돌은 가장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시장은 바로 반응해 브렌트유는 4.4% 오른 배럴에 76.45달러, WTI는 4.28% 상승한 74.84달러에 마감했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운송 석유의 3분의 1(하루 약 2100만 배럴)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두고 시장의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분쟁이 생산 시설에 직접 타격을 주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최근 며칠 사이 거의 중단된 점도 우려를 키운다. 전문가들은 이란산 원유 공급이 완전히 막힐 경우 유가가 배럴에 85~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물가·소비 위축…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유가 급등은 에너지 부문을 넘어 경제 생태계 전반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낳는다. 먼저, 운송비와 생산 비용이 직접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그 결과 중앙은행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게 되면서 경제 성장은 둔화한다. 또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자의 쓸 돈을 줄여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가 받는 타격이 크다. 만약 이번 분쟁으로 이란 에너지 시설이 망가진다면, 현재 배럴에 73달러 선인 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 에너지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를 지연시키며, 원유 수입국의 무역수지를 악화시켜 나라 사이 부의 재분배와 통화 가치 변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앞으로 유가 움직임과 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주요 산유국 정책에 따라 유가는 배럴에 80~100달러 선까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세계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OPEC 플러스의 증산 흐름이 이어진다면 60달러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함께 있다. 지난 5년의 경험은 유가 변동이 세계 경제 안정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임을 똑똑히 보여줬다.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현재의 중동 위기까지, 석유 시장은 세계 안정의 지표이자 경제 성장의 명운을 쥔 핵심 요인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정책 당국과 기업 모두 유가 변동성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기민한 전략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취약성: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의 경제 구조상, 국제 유가 변동은 국내 물가와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팬데믹, 전쟁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유가가 급변동하는 현실은 한국 경제가 통제 불가능한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시화: 국제 유가 급등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운용에도 큰 부담을 주어 경제 안정성을 위협한다. 주력 산업의 원가 부담 및 경쟁력 문제: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은 원가 구조상 유가에 매우 민감하다. 유가의 불안정성은 이들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국가 경제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정학적 위험 관리의 중요성 부각: 과거 시장 논리를 넘어 팬데믹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따라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특히 한국의 주된 원유 수입로인 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더욱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 [Summary] 지난 5년간 국제 원유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례 없는 수요 붕괴로 WTI 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경제가 회복되며 가격이 반등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위기가 불거지며 유가는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3년 이후에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잠시 안정세를 찾는 듯했지만, 2025년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격화되며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져 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이처럼 지난 5년간의 유가 흐름은 단순한 수급 논리를 넘어, 팬데믹과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세계 경제와 에너지 시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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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팬데믹·전쟁이 할퀸 5년⋯마이너스 유가에서 중동 위기까지, 격랑의 석유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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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중동 긴장·소비 위축에 다우 299p 하락 마감
- 뉴욕 증시가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란 분쟁 격화와 예상치를 하회하는 소매 판매 데이터라는 악재를 맞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99.29포인트(0.70%)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0.84%, 0.91%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하루였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하고 미군이 중동에 추가 전투기를 배치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는 국제 유가를 4% 이상 끌어올렸고, 에너지 섹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5월 미국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며 소비 심리 위축이 확인된 점도 증시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이번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부 키웠으나, 경기 둔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기술주 중심의 '매그니피센트 7' 주식들도 일제히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하방 압력을 가중했다. [미니해설] 흔들리는 뉴욕증시, 중동 긴장과 소비 둔화 영향에 촉각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거시경제 지표 악화라는 두 가지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이 격화되고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의 상황에 직면했다. 중동發 불확실성⋯시장 불안감 증폭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은 어느덧 5일째를 맞이하며 시장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게시물을 통해 이란 지도자를 향해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하는 한편,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그곳에서는 안전하다. 우리는 그를 제거(살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민간인이나 미군 병사들에게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발언과 함께 미 국방부가 중동 지역에 추가 전투기를 배치하며 '옵션 확대'에 나선 점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불확실성 확대로 유가는 급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 선물은 각각 4% 이상 상승하며 월요일의 하락세를 뒤집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Terry Sandven) 수석 주식 전략가는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우리는 가시성이 좋지 않고 불확실성이 높으며 우려의 벽이 건설 중인 시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분쟁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그의 감세 법안, 그리고 미국 금리 향방 등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들을 면밀히 주시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소비 심리 위축⋯경기 둔화 신호탄?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 미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소비 지표의 악화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5월 소매 판매는 예상치(0.6% 하락)를 뛰어넘는 0.9%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며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지난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Fwdbonds의 크리스 럽키(Chris Rupkey)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둔화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안해하며 상점과 쇼핑몰에서 현금을 사용하는 대신 전반적으로 저축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소비 감소를 넘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의 고민⋯데이터와 정책 사이 이러한 소매 판매 데이터는 이번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발표돼 더욱 주목받았다. 시장은 대체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약화된 소비 지표가 향후 통화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어드(Baird)의 로스 메이필드(Ross Mayfield) 투자 전략가는 "연준이 소매 판매 데이터에 대응하여 정책을 변경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약화된 보고서가 연준에게 좀 더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취할 여지를 줄 수 있다.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비둘기파적인 언급을 분명히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방기금 선물은 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지만, 7월은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Brian Jacobse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에 의존하는 연준은 왜 데이터에 반응하지 않는지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현재 경제 지표를 어떻게 해석하고 정책에 반영할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주요 종목별 희비와 시장의 향방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끌어내렸다. 특히 테슬라가 3% 이상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고, 애플 또한 1% 이상 하락했다. 반면, 알파벳은 0.1%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종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전자 제조 회사인 자빌(Jabil)은 실적 호조와 가이던스 상향 조정에 힘입어 12% 가까이 급등했다. 유가 상승 덕분에 발레로 에너지, 셰브론, 헤스, 아파 코퍼레이션 등 에너지 관련 주식들도 2%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항공주들은 부진한 여행 수요와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제트블루 항공(JetBlue Airways)은 최고경영자가 "올해 손익분기점 영업 마진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3.4% 하락했고, 유나이티드 항공, 델타 항공, 아메리칸 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도 동반 하락했다. 월마트(Walmart)는 1972년 이후 최장 기간인 10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위기에 처하는 등 소비재 기업들의 고전도 눈에 띄었다. 또한, 미국 상원 공화당이 트럼프의 감세 법안 변경안을 발표하며 2028년까지 태양광, 풍력 및 에너지 세금 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하자 엔페이즈 에너지(Enphase Energy)와 선런(Sunrun) 등 태양광 관련 주식들도 하락했다.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동 상황의 전개와 더불어 이번 주 연준 회의 결과, 그리고 이어질 경제 지표 발표들이 시장의 다음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대비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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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중동 긴장·소비 위축에 다우 299p 하락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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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강남발 상승세 확산
- 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남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2일 발표한 '6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6% 올라 지난해 8월 넷째주 이후 40주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강남 3구 중 송파구가 0.71%, 강남구 0.51%, 서초구 0.45%를 기록했고, 강동구도 0.50% 올라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공급 위주의 정책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니해설] 아파트 가격, 정책 기대감에 강남발 상승세 수도권 전역 확산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9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새 정부의 공급 확대 중심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매수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12일 발표한 '6월 둘째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넷째주(0.26%) 이후 40주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0.10% 이하의 보합세를 보였으나, 5월 둘째주 0.10%를 시작으로 셋째주 0.13%, 넷째주 0.16%, 6월 첫째주 0.19%로 상승폭이 점차 확대됐다. 이번 주는 그 정점에 도달한 셈이다. 특히 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송파구는 0.71% 올라 3월 셋째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강남구도 0.51%로 급등했다. 서초구 역시 0.45% 상승했다. 이들 지역의 상승세는 인접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강동구는 0.50% 올라 2018년 9월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성동구(0.47%), 용산구(0.43%) 등 도심지 주요 지역도 동반 상승했다. 새 정부 공급 중심 부동산 정책이 상승 요인 상승 요인으로는 새 정부의 공급 중심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심리적 안도감을 준 것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 그리고 규제보다 공급을 우선시하겠다는 기조가 수요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출 규제 강화 우려와 공급 부족 전망이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이 매수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 것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매도 호가가 오르고 있고, 실제로 상승 거래가 체결되면서 전반적인 상승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동구의 경우 입주 10년 이내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뚜렷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세는 외곽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종로(0.17%), 성북(0.13%), 노원(0.07%), 구로(0.06%) 등도 소폭이나마 상승하며, 그간 상승폭이 적었던 지역들마저 움직이고 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0.09% 올라 전주보다 상승폭이 0.04%포인트 확대됐다. 지방 아파트 침체⋯전세가 상승 반면, 지방 시장은 여전히 침체 양상을 보였다. 지방 전체는 이번 주에도 0.03% 하락했고, 5대 광역시는 0.00%, 8개도는 0.02% 내리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세종시는 0.18% 올라 상승 전환을 강화했다. 전셋값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전세가는 전주보다 0.08% 올라 전주(0.06%)보다 소폭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송파(0.18%), 강동(0.17%), 광진(0.16%) 등 주거 선호 지역의 상승폭이 높았고, 신축 대단지 입주로 하락세를 보이던 서초구도 0.01% 상승하며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 중심의 가격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거래량과 실수요 흐름의 변화에 따라 상승폭 조정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계획, 금리 기조, 정책 실행 여부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수요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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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강남발 상승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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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 기후변화가 토양 속 항생제 내성균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이나 폭염, 허리케인 등 기후 재난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지만, 인류의 공중보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용한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토양 속 항생제 내성 유전자(antibiotic resistance genes, ARGs)와 병원성인자(virulence factors)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쿨다운,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토양 샘플의 메타게놈 분석, 현장조사, 실험실 실험을 종합해 온도 상승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s) 발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그 결과, 기온이 오를수록 토양 내 박테리아가 생존에 유리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더 많이 보유하고, 새로운 내성 균주가 출현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유전자는 환경 속 세균에서 인간 감염원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더럼대 환경공학자 데이비드 W. 그레이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건강과 환경 변화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대다수 전염병의 병원체는 환경에서 유래하는 만큼, 토양 내 내성 증가가 곧 치료 불가능한 감염증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항생제 내성 문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2023년 유엔환경위원회 보고서 '슈퍼버그에 대비하기(Bracing for Superbugs)'에서도 예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예측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최초의 정량적 결과로 평가된다. 연구에 따르면, 토양 내 ARGs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까지 최대 23%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와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의간균류) 등 항생제 내성과 병원성 유전자를 보유한 세균군의 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항생제의 효과를 무력화할 새로운 '슈퍼박테리아' 출현 가능성과 직결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엔 병원체가 생존하기 어려웠던 미국 알래스카주 북부, 핀란드 북부와 동부, 스웨덴 북부, 아이슬란드 북부, 러시아 연방 북부, 칠레 최남부 등 한대 지역조차 이들의 서식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연구진은 "저온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세균 생존이 어렵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들 지역에서도 내성균이 살아남고 진화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실에서 이뤄진 온도 상승 실험 결과도 경고 신호를 보낸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온도가 높을수록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는 세균이 항생제를 배출하는 '에플럭스 펌프'나 스트레스 대응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보건 위기와 직결된 다층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을 통해 인간, 동물, 환경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시민 과학의 참여도 요청했다. 고온 지역의 토양 변화, 항생제 내성균 출현 사례 등에 대한 기록과 시각 자료가 향후 데이터 축적과 대응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이지 않는 토양 속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는 곧 인간 사회로 연결될 수 있다. 코로나19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경험이 말해주듯, 미생물의 환경 내 진화와 확산은 언제든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줄 수 있다. 연구진은 "우리가 보는 것 너머의 생태계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항생제 내성 문제는 기후 위기의 또 다른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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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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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쇼크에 다우 0.22%↓⋯S&P 보합·나스닥 0.32%↑
-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민간 고용 및 서비스업 지표 부진의 여파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1.90포인트(0.22%) 내린 42,427.74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연속 이어진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1% 소폭 오른 5,970.8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32% 상승한 19,460.49로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된 ADP 민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신규 고용은 3만 7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1만 명)를 크게 밑돌며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5월 서비스업 경기도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진입,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 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추이와 주 후반 발표될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고용 쇼크에 '휘청' 뉴욕증시…무역전쟁 그림자 속 향방은? 4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또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S&P 500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나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만이 홀로 상승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시장을 짓누른 것은 예상보다 훨씬 부진했던 민간 고용지표와 1년 만에 위축세로 돌아선 서비스업 경기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불허 무역정책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소폭의 등락 속에 평온을 가장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속내는 복잡하게 꼬여만 간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짙어지는 무역전쟁 그림자, 경제는 '빨간불'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것은 ADP가 발표한 5월 민간 고용 수치였다. 신규 고용은 고작 3만 7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11만 명)에 한참 못 미쳤을 뿐 아니라, 2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 수치는 곧 발표될 정부의 5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설상가상으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월 서비스업 경기는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세를 보였고, 기업들은 상승한 투입 비용에 신음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영향이 서비스 부문 기업들이 지불하는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관세가 촉발한 비용 상승과 수요 위축의 이중고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경제지표의 경고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한 데 이어, 다른 교역 상대국들에도 7월 초 새로운 징벌적 관세 부과를 피하려면 최후통첩성 시한까지 제시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상이 "극도로 어려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의 안개가 쉬이 걷히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라덴버그 탈만 자산운용의 필 블란카토 최고경영자(CEO)는 "만약 우리가 중국과의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관세 전쟁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주요 뉴스가 될 것이며 국내외 경제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란카토 CEO의 경고는 관세 전쟁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간 시장을 짓누를 구조적 위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포와 기대 사이, 월가의 '줄타기' 물론 시장이 비관론에만 함몰된 것은 아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력한 상승세를 구가하며 관세 우려를 떨쳐내는 듯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단순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양호한 기업 실적이 투자심리를 부추겼던 것이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의 마이크 딕슨 리서치 헤드는 "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아마도 나을 것"이라며 신중한 낙관론을 폈다. 그는 "ADP 보고서는 과거에도 상당히 변동성이 컸다"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올바른 방향으로 건전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그러나 딕슨 역시 시장이 단기적으로 박스권에 머무르며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 방향성 탐색 국면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월 초 이후 최저치로 하락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해석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ADP 보고서 발표 직후 "너무 늦었다 파월"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또다시 공개적으로 비난,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연준의 딜레마와 레이 달리오의 '경고음' 백악관의 노골적인 금리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창립자가 의미심장한 경고를 던졌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금리 인하의 부정적 결과를 지적하며, "금리를 낮추거나 돈을 찍어낸다고 더 부유해지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일갈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위한 인위적인 금리인하는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달리오는 현재 시장이 "평소보다 큰 위험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투자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채권 자산을 줄이면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포트폴리오의 10%에서 15%를 금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며, 금이 "좋은 자산일 뿐 아니라 분산 투자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달리오의 이러한 진단과 조언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현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침체 우려 속 빛나는 '혁신 성장주'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시장은 한 줄기 빛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가 하락한 반면 나스닥 지수가 상승한 것은 그 단적인 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릴 때도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술주는 상대적인 강인함을 보여주곤 한다. 실제로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는 AI 서버 수요 호조에 힘입어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상승했고, 반도체 제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 역시 대규모 투자 확대 계획에 주가가 올랐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변혁적 혁신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유망한 조짐을 보이는 기업에 집중한다면 주식 시장에서 상승 여력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변동성은 예상되지만, 온전한 장기적 추세가 계속해서 주식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혁신은 장기적인 주식 성과의 핵심 동인"이라고 강조했다. UBS가 주목한 분야는 "인공지능(AI), 전력 및 자원, 그리고 장수(Longevity)" 관련 산업이다. 특히 AI에 대해서는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이 분야의 모멘텀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기술 경쟁 심화에 따른 "반도체 관련 규제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시장은 지지력을 유지하고 있는 펀더멘털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물론 모든 기술주가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부진한 분기 매출 전망에 주가가 급락했고, 테슬라는 유럽 시장 판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세 직격탄을 맞은 할인점 달러 트리는 2분기 이익이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에너지주의 동반 약세도 시장의 부담 요인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철저한 분석을 통한 '옥석 가리기'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변동성 속 '선택과 집중' 필요 뉴욕증시는 당분간 경제지표 발표와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달리오가 지적한 '평소보다 큰 위험'이 시장에 상존하는 만큼,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신중한 접근과 분산투자가 요구된다. 그러나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UBS가 강조하는 '변혁적 혁신' 분야 등에서 장기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위기 국면에서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격랑의 시기일수록 냉철한 분석과 현명한 선택이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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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쇼크에 다우 0.22%↓⋯S&P 보합·나스닥 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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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간 레이더] 뉴욕증시, 다음 주 3대 변수 촉각⋯고용지표·기업실적, 트럼프 관세 주목
- 다음 주 뉴욕 증시의 향방은 고용 지표와 주요 기업 실적 발표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다시 논란을 일으키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오는 6월 6일 발표될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CNBC의 짐 크레이머는 "금요일(6월 6일)에 강력한 고용 지표가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단기 금리를 인하할 방법이 없을 것이며, 장기 금리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용이 둔화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지만, 크레이머는 "고용 지표가 약하게 나온다면, 연준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연준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실적 발표 또한 주식 시장의 주요 변수다. 룰루레몬, 브로드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이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미니해설] 고용·관세·실적 삼중고…뉴욕증시 향방 가를 핵심 변수들 다음 주 뉴욕 증시는 다가올 경제 지표, 기업 실적 발표, 다시 불거지는 관세 논란이라는 세 가지 핵심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지난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주간 상승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강세를 보였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수들이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5월 고용 보고서-연준 금리 인하 '열쇠' 오는 6월 6일 금요일에 발표될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이 보고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5월 고용은 13만 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직전 달의 17만 7000건 증가보다 둔화한 수치다. CNBC의 '매드 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강력한 고용 지표가 가져올 파장을 경고했다. 그는 "금요일에 강력한 고용 지표가 나온다면, 연준은 단기 금리를 인하할 방법이 없을 것이며, 장기 금리도 상승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강력한 고용 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해 연준의 금리 인하 명분을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약화할 경우, 시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크레이머는 이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고용 지표가 약하게 나온다면, 연준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발언은 단순히 고용 수치만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연준이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담겼다. 웰스 파고 투자 연구소의 스콧 렌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이제 우리가 사상 최고치에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돌아왔기에, 여기서 더 나아가려면 실제 데이터가 시장 예상보다 더 잘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시장이 추가 상승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더 좋은 경제 지표가 필수적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관세-다시 떠오른 시장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한다. 지난주 말, 트럼프 관세를 차단하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가 다시 항소 법원에서 관세가 복원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한 4월 2일 광범위한 수입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투자자들은 관세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앰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새글림벤 최고 시장 전략가는 5월 데이터가 "기업들이 관세 불확실성과 시장의 압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가 기업의 운영과 수익성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스 스타 투자 운용사의 에릭 큐비 최고 투자 책임자는 관세 상황이 "처음에는 흥분했지만, 이것이 이 과정의 또 다른 단계일 뿐이고 그다지 명확하게 해준 것이 없다는 현실이 자리 잡았다"고 밝혀, 법원의 판결이 시장의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관세가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주요 기업 실적-종목별 희비 엇갈릴 전망 다음 주에는 룰루레몬, 브로드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달러 제너럴, 캠벨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개별 기업의 실적은 해당 종목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크레이머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실적에 대해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하며, 최근 사이버 보안 동종 업체들의 실적 부진과 지난 분기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실망스러운 실적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약 1년 전 큰 서비스 중단 사태를 겪은 후에도 살아남아 '놀라운 회복'을 이뤘기 때문에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여, 회복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달러 제너럴, 달러 트리, 파이브 빌로우와 같은 저가 소매업체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크레이머는 이들이 "핵심 공급처인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이전에 많은 상품을 들여왔기 때문에 견고한 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가파른 세금으로 인해 가격을 올리거나 수익성 수준을 낮춰야 할 것이므로 실적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소매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이윤을 줄여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캠벨에 대해서는 원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총이익 압박과 GLP-1 체중 감량 약물의 인기가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브로드컴에 대해서는 "기술 대기업"이라고 칭찬하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룰루레몬은 중국 사업 비중이 높지만, 크레이머는 "중국이 이 애슬레저 소매업체에게는 오히려 밝은 지점이었다"고 언급하며 긍정적인 기대를 내비쳤다. 변동성 장세 대비해야 전반적으로 다음 주 뉴욕 증시는 고용 지표의 방향, 관세 논란의 전개 양상, 개별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데이터와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투자자들 또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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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간 레이더] 뉴욕증시, 다음 주 3대 변수 촉각⋯고용지표·기업실적, 트럼프 관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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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최대 34% 할인 공세⋯中 전기차 '가격 전쟁' 점화
- 중국 전기차 시장 대표 주자 BYD가 지난 23일(현지시간), 22개 모델 가격을 6월 말까지 최대 34%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할인은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가격 인하 중 가장 큰 폭이다. 발표 뒤 26일 BYD 주가는 장중 한때 8.25% 급락하며 지난주 기록적인 고점에서 크게 밀렸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보도했다. BYD는 대표 모델인 시걸 해치백 가격을 기존보다 20% 낮춰 5만 5800위안(약 1065만 원)으로, 씰 듀얼모터 하이브리드 세단은 34% 낮춰 10만 2800 위안(약 1962만 원)으로 각각 정했다. 눈덩이 재고·격화되는 경쟁…BYD '승부수' BYD의 이번 가격 인하는 중국 내 전기차 재고가 빠르게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승용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판매 대리점 재고는 350만 대(57일치)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시장 공급 과잉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이번 조치는 BYD가 연초에 발표했던 다른 가격 조정에 뒤이은 것이다. 당시 한 세단과 탕 SUV는 이전 모델보다 시작가를 각각 10.35%, 14.3% 낮춰 선보였다. BYD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투자자들은 단기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면서도,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다른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26일 장 마감 기준 BYD 주가는 8.6% 하락했고, 지리자동차는 9.5%, 니오와 리오토, 리프모터 등도 3~8.5% 내렸다. 씨티 등 주요 증권사 분석가들은 이번 가격 인하로 24일과 25일 BYD 전시장을 찾은 방문객 수가 지난 주말보다 30%에서 40% 급증했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BYD의 가격 인하가 단기에는 저가 신에너지차(20만 위안 미만)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잠식하지는 않을 것이며, 해당 가격대에서는 "경쟁이 비교적 약해" "꾸준한 판매 증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업계 수익성 '빨간불' 하지만 업계 전반으로 이익률 압박에 더해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자동차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7년 7.8%에서 2024년 4.4%로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가 구조적 문제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BYD는 2025년 1분기에도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36.35%, 100.38% 증가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가격 경쟁이 장기화하면 업계 내 양극화와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BYD의 이번 대규모 가격 인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공급 과잉, 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단기적인 판매 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업계 전반의 출혈 경쟁을 부추기고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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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최대 34% 할인 공세⋯中 전기차 '가격 전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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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2% 급등…2,640선 회복
- 26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 이상 급등하며 2,64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52.31포인트(2.02%) 오른 2,644.40에 마감했으며, 코스닥도 9.29포인트(1.30%) 상승한 725.2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하겠다고 밝히며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반도체주, 2차전지주, 조선주, 금융주 등 시가총액 상위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원/달러 환율은 11.2원 내린 1,364.4원으로 마감했다. [미니해설] 트럼프 관세 유예에 코스피 2% 급등…2,640선 회복 26일 국내 증시가 전방위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가 2,640선을 회복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이 상승장을 견인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31포인트(2.02%) 오른 2,644.40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598.45로 출발한 지수는 개장 이후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 역시 9.29포인트(1.30%) 오른 725.27로 마감하며 투자 심리 회복을 반영했다. 트럼프, EU 관세 유예 발표에 시장 '안도 랠리' 글로벌 증시를 짓눌렀던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확보했다. 전일(현지시간 2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6월 1일부터 발효 예정이던 EU산 제품에 대한 50% 고율 관세를 7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 해외 생산 스마트폰을 포함한 수입 제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시사하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개장 전부터 관망세가 감돌았지만, 관세 유예 결정이 전해지며 장 초반부터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2원 내린 1,364.4원에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살아났다는 신호로, 외환시장 역시 주식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반응했다. 이날 원 달러 환율은 약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달러 자산 신뢰가 약화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약달러 모멘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2차전지·조선주·금융주 '전방위 상승' 이날 상승장은 특정 섹터에 국한되지 않았다. 반도체를 비롯해 2차전지, 조선, 금융 등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고르게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0.92%)와 SK하이닉스(1.50%)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마감했다. 한미반도체는 6.98%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 POSCO홀딩스(3.43%) 등 2차전지 관련주도 탄력을 받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2.66%) 등 바이오 대형주와 현대차(1.11%)·기아(1.15%) 등 자동차주도 상승했다. 조선 관련주 역시 강세를 보였다. HD현대중공업(6.04%), 삼성중공업(4.64%), 한화오션(3.82%), HD한국조선해양(2.77%)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은행주를 중심으로 금융 섹터도 강세였다. KB금융(3.03%), 신한지주(2.18%), 우리금융지주(1.27%), 하나금융지주(2.62%)가 나란히 상승하며 장세를 뒷받침했다. 스마트폰 관세 불확실성은 '상단 제한 요인' 다만 상승세 속에서도 시장 상단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하나였던 "해외 생산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 부과"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는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부담 요인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도 관세 대상이 될 수 있어, 관세 시행 여부에 따라 국내 전자 및 IT 업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예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장 초반 코스피는 관세 유예 소식에 급등했지만, 일부 반도체주는 이 같은 우려에 상승폭을 제한받는 모습을 보였다. 단기 반등 이어갈까…미국 변수 여전히 주목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단기적 안도 랠리에 그칠지, 중기적 추세 전환의 신호가 될지는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앞으로 실질적으로 집행될지 여부, 그리고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따라 시장 방향성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오늘의 랠리는 트럼프발 리스크 완화에 대한 반응이지만, 아직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방어적 포지션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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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2% 급등…2,640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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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 기업에 희토류 수출 일부 허가⋯공급망 우려 일단 진정
-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완화 합의 이후에도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수출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관련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최근 복수의 한국 기업에 희토류 수출을 허가했다. 이는 지난달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이후 첫 승인 사례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승인은 최대 45일이 소요되며, 일부 국내 기업은 여전히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중국과 핫라인을 유지하며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정부 수출 데스크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미니해설] 희토류 수출 허가받은 한국 기업…중국 수출 통제 속 숨통 트이나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유예 합의 이후에도 희토류 수출 통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 일부 기업에 대해 희토류 수출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관련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달 들어 희토류를 수입하려는 복수의 한국 기업에 수출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달 4일 중국이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단행한 이후 처음 확인된 한국 기업 대상 허가 사례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한동안 막혀 있던 희토류 수입 통로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국내 희토류 수요 기업들의 우려가 컸지만, 최근 일부 수출 허가가 나오면서 공급망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서 허가 절차에 최대 45일이 소요되고 있다"며 "다행히 한국 기업 몇 곳에 허가가 나오면서 한숨 돌린 분위기"라고 전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스마트폰 등 반도체, 방산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특히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디스프로슘(Dy) 등은 고성능 자석 제조에 쓰인다. 문제는 중국이 글로벌 희토류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 통제는 단순한 무역 문제를 넘어 공급망 리스크로 직결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가공 및 정제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한국 또한 국내 수요 희토류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희토류 대(對)중국 의존도(HSK코드 기준)는 반도체 부분품과 부속품의 경우 3.4%(1만1124t), 기타(희토류 포함 화학 제품) 29.1%(52만5522t), 기타(희토류 화합물) 61.1%(1533t), 희토류 금속 79.8%(145t) 등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달 2일 미국의 34% 관세 발표 이틀 뒤, 맞불 조치로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며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공식화했다. 해당 희토류 7종은 코발트 자석에 쓰이는 사마륨(Sm), 조영제로 쓰이는 가돌리늄(Gd), 형광체 원료인 테르븀(Tb), 모터나 전기차용 자석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Dy),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루테튬(Lu), 알루미늄 합금용으로 항공기 부품 등 사용되는 스칸듐(Sc), LED와 형광체, 고체 레이저 제조에 쓰이는 이트륨(Y) 등이다. 이들 7종은 모두 네 가지 주요 분류에 걸쳐 있으며, 해당 조치는 사실상 희토류 전반에 대한 수출 허가제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중국은 지난 12일 제네바 협상에서 미국과 90일간 상호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하고, 미국 기업 28곳에 적용되던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를 해제하는 등 일부 규제 완화에 나섰다. 하지만 희토류는 이 유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 중국이 독일의 폭스바겐에 희토류 자석 수출을 허가하고, 한국 기업에도 수출을 일부 허용한 것은 전략물자 통제 정책에 예외가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현재도 수출 허가를 기다리는 국내 기업이 여럿 있고, 미·중 간 통상 갈등이 다시 격화될 경우 수출 허가 정책이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희토류 수출 통제 발표 직후부터 국내 수요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측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신속한 허가를 지속 요청해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과의 수출 절차가 예상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출 데스크를 통해 기업의 개별 애로사항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회사명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기업들도 있어 정부 차원에서 민감한 정보 보호에도 신경 쓰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일부 수출을 허가하고 있지만 행정력이 외국 기업들의 허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과부하 상태"라며 "예상보다 긴 허가 대기 기간이 희토류 공급망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산업계에서는 중국의 희토류 독점에 대한 근본적 대응책으로 △국내 재활용 확대 △대체 광물 확보 △호주·캐나다 등 우방국과의 협력 확대 등의 방안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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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 기업에 희토류 수출 일부 허가⋯공급망 우려 일단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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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부채 공포에 다우 1.91%↓ S&P 1.61%↓ 동반 급락
-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 추진에 따른 미국 정부 부채 급증 우려로 국채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3대 주요 지수 모두 한 달 만에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16.80포인트(1.91%) 급락한 41,860.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5.85포인트(1.61%) 하락한 5,844.6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70.07포인트(1.41%) 떨어진 18,872.64를 기록했다.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 2000 지수 역시 4월 10일 이후 가장 큰 일일 손실을 나타내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음을 반영했다. 시장의 불안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감세안이 현실화될 경우, 이미 36조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 정부 부채에 추가로 3조에서 5조 달러가 더해질 수 있다는 초당파 분석가들의 경고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전망은 국채 발행 물량 증가로 이어져 채권 가격 하락(수익률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실제 이날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5.09%까지 치솟아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10.8bp(1bp=0.01%포인트) 급등한 4.589%를 기록, 2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미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투자자 수요가 부진했던 점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대형 유통업체 타깃이 연간 매출 전망 하향 조정과 관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5.2% 급락했고,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비밀 지급금 관련 보도와 HSBC의 투자등급 하향 조정 여파로 6% 가까이 하락했다. 반도체 공급업체 울프스피드는 파산 신청 준비 보도에 60% 폭락하는 등 개별 악재도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5.82대 1의 비율로 압도하며 시장 전반의 약세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날 미국 거래소의 총 거래량은 193억 9000만 주로, 최근 20거래일 평균인 175억 주를 상회했다. [미니해설] 월가 덮친 '부채 공포'⋯다우 800p대 급락 21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8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주저앉으며 투자자들에게 공포감을 안겼다. 표면적인 이유는 미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급등이지만, 그 이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안이 불러올지 모를 ‘재정 절벽’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시장의 일시적 조정을 넘어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력에 대한 의문과 경고를 동시에 던진다. 감세안 그림자, 국채시장 흔들며 '부채 리스크' 증폭 이날 시장을 뒤흔든 가장 큰 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감세 법안이었다. 의회 통과 시 향후 수조 달러의 재정 적자를 추가로 발생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초당파 분석가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연방 정부 부채 36조 2000억 달러에 3조에서 5조 달러가 추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 부채의 급격한 팽창은 곧바로 국채 발행 증가와 채권 가격 하락(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0.8bp(1bp=0.01%포인트) 급등한 4.589%를 기록했고,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5.09%까지 치솟으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 재무부가 실시한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 만기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기름을 부었다. 투자자들이 미국의 재정 적자 심화와 국채 물량 부담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정건전성 우려"와 "협상용 엄포" 사이 시장 고심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이제 재정적 관점에서 세법이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단순히 부채 수준을 더 느린 속도로 증가시킴으로써 최근의 모든 재정 긴축 노력을 무효화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우리가 인플레이션 속도를 늦추고 부채를 줄이기 위해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재정 건전성 확보 노력 부재에 대한 실망감이 국채 매도로 표출되고 있다는 상황 인식이다. 스토벌은 "이제 세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체 부채 수준을 계속해서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소재 투자자문회사 파, 밀러 앤 워싱턴의 마이클 파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실제로 현실화될 경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헤드라인이 다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위협 중 다수는 상당히 빨리 사라지며, 시장은 무엇이 중요하고 실질적인지, 또는 어쩌면 행정부 측의 협상용 엄포인지를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이 현재 재정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엎친 데 덮친 격, 개별 기업 악재와 꺼지지 않는 관세 불씨 거시 경제적인 불안감 외에도 개별 기업들의 악재와 지속적인 관세 문제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는 데 일조했다. 대형 유통업체 타깃은 연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후 주가가 5.2% 급락했다. 회사 측은 관세 불확실성과 함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노력 축소에 대한 반발 등을 이유로 꼽아 소비 심리 위축과 기업 경영 환경의 복잡성을 드러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요양원에 비밀리에 보너스를 지급하며 병원 이송을 줄이려 했다는 가디언지의 보도와 HSBC의 투자 등급 하향 조정이 겹치며 주가가 6% 가까이 추락했다. 반도체 공급업체 울프스피드는 몇 주 내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무려 60%나 폭락하는 충격을 안겼다. 특정 기업의 문제일 수 있지만,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취약할 때 더욱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나이키가 관세 부담을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여전히 기업 비용 부담과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조치로 글로벌 시장이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기억이 생생한 만큼, 관세 문제는 언제든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 단기 급등 피로감 속 '옥석 가리기'⋯변동성 장세 전망 S&P 500 지수는 지난 4월 저점 이후 17% 이상 상승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스토벌 전략가는 "일부 투자자들은 우리가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상승했으며, 최근 상승분에 대한 소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다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의 하락이 단기 급등에 따른 건강한 조정의 일환인지, 아니면 더 깊은 하락의 시작인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5.82대 1의 비율로 압도하고, S&P 500의 11개 섹터 중 10개가 하락한 점은 시장 전반에 걸쳐 매도 압력이 광범위했음을 시사한다. 모건 스탠리가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세계 경제의 느린 확장을 이유로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한 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함을 보여주지만, 단기적인 시장의 불안감은 쉬이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정책 방향과 그에 따른 부채 증가 가능성, 그리고 이것이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스토벌 전략가가 언급한 "세법이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그것이 "최근의 모든 재정 긴축 노력을 무효화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전까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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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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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부채 공포에 다우 1.91%↓ S&P 1.61%↓ 동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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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약세로 다우 114포인트 하락…S&P 500 6일 상승 마감
- 뉴욕 증시가 대형 기술주 약세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압력으로 일제히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이어오던 상승 랠리를 마감해 시장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4.83포인트(0.27%) 내린 42,677.2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2.75포인트(0.38%) 하락한 19,142.71을 기록했으며, 광범위한 시장을 대변하는 S&P 500 지수는 23.14포인트(0.39%) 밀린 5,940.46으로 마감하며 6일 연속 상승 행진을 멈췄다.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점이 이날 하락을 부추겼다. 엔비디아는 0.9% 하락했으며,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메타 플랫폼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의 주가도 떨어졌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금 국채 수익률 상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 추진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 법안 통과를 위해 의회 설득에 나섰으나, 공화당 내 주 및 지방세 공제 한도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어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빌 노시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 투자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속 낙관론'에 갇혀 있다"고 진단하며, 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일부 개별 종목에서는 긍정적인 소식도 있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가 향후 5년간 전기차 제조업체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0.5% 상승했다. 또한 구글과의 AI 안경 개발 파트너십을 발표한 워비 파커는 14%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니해설] 뉴욕증시 조정 국면 진입? 기술주 둔화와 불확실성 가중 뉴욕 증시가 뜨거웠던 상승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대형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동력을 잃으면서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 전환했고, S&P 500은 지난 6거래일 동안의 상승세를 마감하며 시장에 경고음을 울렸다. 이는 단순히 하루짜리 조정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나타나는 시장의 구조적 변화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술주 랠리 주춤, 시장 하락 견인 지난 몇 주간 시장을 이끌었던 기술주들의 기세가 확연히 꺾였다. 엔비디아(Nvidia)가 0.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dvanced Micro Devices),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애플(App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시가총액 상위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열풍과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과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이 맞물려 조정 압력을 받았다. S&P 500의 11개 섹터 중 8개가 하락세를 보였으며, 에너지, 통신 서비스, 경기 소비재가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유틸리티,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와 같은 방어적 성격의 주식들은 오히려 소폭 상승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나틱시스 투자운용(Natixis Investment Managers)의 개럿 멜슨(Garrett Melson)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겪었던 상승세 이후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르고 시장이 다소 통합되고 표면 아래에서 약간의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약간의 변명일 뿐이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과 트럼프발 불확실성 이날 시장을 짓누른 또 다른 요인은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4bp 상승한 4.481%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식 대신 채권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매력을 제공했다. 이는 높아지는 연방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무디스(Moody's)를 비롯한 피치(Fitch),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 등 주요 신용 평가 기관들이 이미 정부 부채 프로필을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어,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또한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 법안 통과를 위해 의회 설득에 나섰으나, 공화당 내에서 주 및 지방세 공제(SALT) 한도 문제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연휴 전에 법안 통과를 목표로 했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법안 통과가 6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은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불확실성 속 낙관론'과 소비 위축 우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U.S. Bank Wealth Management)의 빌 노시(Bill Northey) 투자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 시장 상황을 "불확실성 속 낙관론"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장 큰 고려 사항은 관세 도입과 관련된 급락, 그리고 그 관세 이행의 완화와 관련된 격렬한 랠리였으며, 이제 많은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명확성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관세 문제의 해소에 따른 일시적인 안도감은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티펠(Stifel)의 배리 배니스터(Barry Bannister) 수석 주식 전략가는 CNBC의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에서 "올해는 워싱턴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 지원금 이후 우리는 흥청망청 지냈고, 개인 소비와 기업 불확실성 모두에서 약간의 후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중간 분기는 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별 종목 희비 교차와 향후 시장 전망 전반적인 시장 하락 속에서도 일부 종목들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가 향후 5년간 회사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0.5% 상승했다. 그는 카타르 경제 포럼에서 "네,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또한, 안경 브랜드 워비 파커(Warby Parker)는 구글과의 AI 안경 개발 파트너십 발표에 힘입어 14% 이상 급등했다. 이는 다중 모드 AI를 탑재한 스마트 안경을 2025년 이후 출시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나타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홈디포(Home Depot)는 1분기 매출이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0.6% 하락하며 초기 상승분을 반납했다. 에버코어 ISI(Evercore ISI)의 그레그 멜리치(Greg Melich)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일부 유사한 SKU(재고 관리 단위)의 가격은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관세 압박으로 인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향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2025년 말까지 최소 두 차례의 25bp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첫 인하는 9월로 점쳐진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실제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해소되기 전까지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속 낙관론'이라는 노시의 진단처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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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 약세로 다우 114포인트 하락…S&P 500 6일 상승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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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이란 핵협상 타결 기대감에 이틀째 하락
- 국제유가는 15일(현지시간)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 타결 기대감 등 영향으로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하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4%(1.53달러) 내린 배럴당 61.62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7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2.4%(1.56달러) 하락한 배럴당 64.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간 것은 미국과 이란 간 핵 합의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중동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장기 평화를 위한 매우 진지한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이란과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위 보좌관도 "경제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한 핵 합의 체결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며 시장에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란과 핵 합의가 성사될 경우 이란은 무기급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감시를 받는 조건으로 경제 제재가 해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최대 100만배럴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핵 합의 소식이 유가 약세의 핵심 요인"이라며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가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원유 공급 확대 계획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어 충격은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C+는 최근 몇 달간 원유 공급을 꾸준히 늘려왔다. OPEC+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하루 41만1000 배럴의 증산을 결정했다. 이란 경제는 2018년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와 통화 가치 폭락, 생활비 급등에 더해 중동 내 주요 우방인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와 헤즈볼라 고위 지도부 암살로 외교적 고립이 심화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과거 미국과의 협상에 반대 입장이었으나 정부 고위 인사들의 설득 끝에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전세계 석유 공급과잉 우려를 부추겼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5월 석유시장 월간보고서에서 전세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말까지 전세계 석유수요가 하루 65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올해 1분기 99만 배럴 증가 전망에서 후퇴한 것이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 등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1.2%(38.3달러) 오른 온스당 322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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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이란 핵협상 타결 기대감에 이틀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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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S&P 500 4일 연속 상승 속 혼조 마감⋯다우 271포인트↑, 나스닥 약세
- 뉴욕증시가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완화 합의 기대감 속에 혼조 양상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5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기술주 부진 속에 하락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71.69포인트(0.65%) 오른 42,322.75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41% 상승한 5,916.93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18% 내린 19,112.32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며, 국채 수익률 하락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다만, 유나이티드헬스가 법무부 조사 보도에 11% 급락하고 일부 기술주가 하락하면서 나스닥 지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스코 시스템즈는 연간 전망 상향에 힘입어 5% 가까이 뛰었다. [미니해설] S&P 500 4일 연속 상승에도 뉴욕증시 혼조세…관세 기대와 '걱정의 벽' 충돌 뉴욕증시가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완화 움직임에 주목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곳곳에 도사린 개별 기업 및 거시경제적 위험 요인들이 시장의 발목을 잡으며 혼조세를 연출하고 있다. 목요일(15일) 뉴욕증시 마감 결과는 이러한 복합적인 시장 심리를 잘 보여준다. S&P 500과 다우 지수는 관세 인하 기대감과 국채 금리 하락에 힘입어 상승했지만, 나스닥 지수는 주요 기술주와 개별 종목의 악재에 발목 잡히며 하락했다. 특히 S&P 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촉발됐던 4월의 깊은 하락세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관세 완화 기대와 금리 하락…'신중한 낙관론' 확산 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는 미중 간의 관세율 일시적 인하 합의 소식에서 비롯됐다.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관세를 철회하는 협상에 도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딜(deal) 기대감"이라고 표현한다. 트리플 D 트레이딩의 데니스 딕(Dennis Dick) 트레이더는 "사람들은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미리 움직이고 있으며 주식 공매도를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을 '합의 기대감'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시장 심리를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도매 물가가 예상치 않게 하락하고 소매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완화된 인플레이션 지표도 국채 금리 하락을 부추기며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헌팅턴 내셔널 뱅크의 존 어거스틴(John Augustine) 최고 투자 책임자(CIO)는 이러한 지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급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거시경제적 환경 변화와 함께 시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서 '신중한 낙관론'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인다. 캘러모스 인베스트먼트의 조 쿠식(Joe Cusick) 전문가는 "시장이 신중한 낙관론으로 전환되었으며,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주식 시장이 근본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별 기업 악재와 호재 충돌…유나이티드헬스 vs 시스코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기류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개별 종목의 희비가 엇갈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대표적으로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미 법무부의 형사 수사 보도에 11% 폭락하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형사 수사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는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5% 가까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풋 락커 역시 딕스 스포팅 굿즈의 인수 계획 발표에 86% 폭등하는 등 기업 특유의 이벤트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술주 부진 및 관세 여파…'걱정의 벽' 공존 관세 완화 기대감 속에서도 무역 전쟁의 여파를 보여주는 사례도 있었다. 대형 소매업체 월마트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로 인해 이달 말부터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월마트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을 이유로 2분기 실적 전망도 제시하지 않았는데, 다른 기업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마존 또한 관세 노출 우려로 하락하며 나스닥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기술주 내부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났다. 메타 플랫폼스는 핵심 AI 모델 출시 연기 보도에 4% 하락했으며, 엔비디아도 동반 하락했다. 애플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팀 쿡 CEO에게 인도 생산 확대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압력을 받았다. 리스홀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 브라운(Josh Brown) CEO는 이러한 정치적 발언에 대해 "이러한 지뢰밭이 우리가 거래하는 환경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반응하지 않을수록 투자자로서 더 유리할 것입니다. 저는 그 역학 관계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기업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사례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D.A. 데이비슨은 매출 예상치 상회에도 불구하고 "자산에 대해 5% 수익률만 창출하고 부채에 12.5%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면 확장할 가치가 없는 사업"이라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전문가 진단 "랠리 지속 여부 관건…신중론도 여전" 이처럼 뉴욕증시는 미중 관세 완화라는 강력한 동력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나이티드헬스와 같은 개별 기업의 악재, 월마트의 경고처럼 여전한 관세의 그림자, 그리고 코어위브 사례와 같은 밸류에이션 및 사업 모델에 대한 의문 등 다양한 '걱정의 벽'에 직면해 있다. 캘러모스 인베스트먼트의 조 쿠식 전문가는 "다수의 거시적 및 미시적 위험이 투자자들이 헤쳐나가야 할 '걱정의 벽'을 계속 형성하고 있습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다음 단계는 현재의 랠리가 여름철까지 확대 및 지속될 수 있는지, 아니면 건전한 조정이나 하락세로 이어질지에 달려있을 것입니다"라고 전망하며, 시장의 향방이 여전히 안갯속에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의 광범위함을 보여주는 S&P 500 내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보다 2.9대 1로 많았고, S&P 500에서는 15개의 신고가가 나왔지만, 나스닥에서는 107개의 신저가가 나온 것 또한 이러한 차별화된 시장 상황과 '걱정의 벽'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자자들은 관세 완화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개별 악재와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신중한 접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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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S&P 500 4일 연속 상승 속 혼조 마감⋯다우 271포인트↑, 나스닥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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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 증시, 무역 협상 기대에 일제히 상승…다우 300P 급등 마감
-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무역 협상 타결 임박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시장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0.03포인트(0.75%) 오른 40,527.62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58% 상승한 5,560.82를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0.55% 오른 17,461.32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S&P 500과 다우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최근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은 개장 초반 보합권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오후 들어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상무부 장관의 무역 협상 관련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 폭을 확대했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은 CNBC 방송에 출연해 특정 국가와의 무역 협상이 사실상 타결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히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무역 전쟁의 영향은 여전히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는 하락했고, 안전자산인 금 가격 또한 소폭 내렸다. 이번 주 이어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 지표(소비자 신뢰도, 구인 건수 감소) 역시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부추겼다. [미니해설] '정책 변수'가 뉴욕증시 움직였다…다우 300P 상승 뒷배경은?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하루 종일 널뛰기를 거듭한 끝에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4만선을 훌쩍 뛰어넘었고,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동반 상승했다. S&P 500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이날 시장의 움직임은 경제 펀더멘털이나 기업 실적보다는 '정책 변수'에 극명하게 반응하는 현재 증시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정책 결정권자 발언의 위력 이날 뉴욕 증시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합권에서 큰 변동 없이 보냈다. 그러다 오후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은 완료되었고, 완료되었고, 완료되었고, 완료되었다. 다만 상대국의 총리와 의회의 승인을 기다려야 하는데,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역 전쟁의 직격탄을 맞는다고 여겨졌던 제너럴 모터스나 애플 같은 종목들이 장중 저점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페닝턴 파트너스의 크리스 울프 최고 투자 책임자는 이러한 시장 반응을 두고 "시장은 하루 시작할 때 다소 약세, 방향성 없이 움직이다가 백악관에서 논의나 요점들이 나오면 시장이 움직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실시간으로 정치와 정책이 전개되는 것을 지켜보는데 정말 묶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초점은, 당연하게도, 관세와 잠재적인 협상, 관세 인하에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초점이 온통 '정책'에 쏠려 있다는 분석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 역시 로이터를 통해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이며 미-중 무역 협상의 책임은 베이징에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무역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시장의 우려를 다독이려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관세 영향을 완화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중국이 특정 품목(에탄)에 대한 고율 관세를 면제하는 등의 움직임은 현재 관세 상황이 매우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이러한 유동성은 시장에 기대를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적·지표보다 우선하는 정책 이슈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번 주 대거 예정되어 있다. 특히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빅 테크 기업들의 실적은 시장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시즌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본다. CNBC에 인용된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에 상승 또는 하방으로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로스 메이필드 전략가는 현재 시장이 정책으로 유발된 매도세와 잠재적 경기 침체 속에 갇혀 있으며, 이를 벗어나려면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기업들의 실적이나 경제의 펀더멘털적인 움직임만으로는 현재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의 하방 압력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지 못했다. 소비자 신뢰도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었고, 구인 건수 역시 감소했다. 이러한 지표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나아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로이터 통신은 경기 침체 우려와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유가가 하락했다고 보도했으며, 국채 금리 역시 부진한 경제 지표 여파로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는 주식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이날은 무역 협상 기대감이라는 정책 변수가 이러한 부정적인 경제 신호를 상쇄하며 시장을 끌어올렸다. 개별 종목과 안전자산의 희비 물론 모든 종목이 정책 기대감에만 움직인 것은 아니다. 허니웰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 발표 후 5.4% 급등하며 다우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부진한 영업이익 발표 후 하락했고, 제너럴 모터스는 관세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전망 재고 가능성을 시사하며 약세를 보였다. S&P 500 종목 중에서는 캠벨 스프, 펩시코, 제너럴 밀스, 패카 등 4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특정 기업 또는 섹터의 어려움을 반영하기도 했다. 아마존 역시 관세 추가 요금 계획에 대한 백악관의 부정적 발언으로 장중 한때 하락하는 등 정책 리스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롤린스 같은 기업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선별적인 강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안전자산의 움직임도 흥미롭다. 통상 무역 긴장이나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금값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날 금 가격은 달러 강세와 반대로 소폭 하락했다. 무역 협상 진전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지지했고, 이는 상대적으로 금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 큰돈을 벌었던 투자자 존 폴슨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긴장과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를 언급하며 2028년까지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 근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중앙은행들과 사람들이 돈을 더 안정적인 곳에 두려 하면서 금이 세계에서 그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무역 불확실성이 금의 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정책 변수에 촉각 세워야 할 때 캐나다 총선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는 로이터의 보도와 잉골스 앤 스나이더의 팀 그리스키 전략가의 "캐나다는 중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에게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 "그들은 무역 문제에 대해 매우 강경하게 나올 것"이라는 발언처럼, 글로벌 무역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고 협상 과정에서 변수가 많다. 화요일 뉴욕 증시의 상승은 무역 협상 진전 기대감이라는 '정책적 희망'에 크게 의존한 결과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 지표와 일부 기업의 실적 및 가이던스 우려는 경기 둔화와 관련된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현재 시장은 정책으로 유발된 변동성 장세에 갇혀 있으며, 이를 벗어나려면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기업 실적이나 경제 지표 자체보다는 무역 정책을 포함한 정부의 움직임에 더욱 촉각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변수에 따라 시장이 언제든 급격하게 방향을 틀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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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 증시, 무역 협상 기대에 일제히 상승…다우 300P 급등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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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역할 LPR 6개월 연속 동결⋯경기 부양은 신중 모드
-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6개월째 동결했다. 중국 중안은행인 인민은행(PBC)은 21일 1년물 LPR을 3.1%, 5년물 LPR을 3.6%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LPR은 주요 상업은행 20곳이 제출한 금리를 바탕으로 결정되며, 당국이 장기간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아 사실상 정책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 다수도 이번 동결을 예상한 바 있으며, 일부는 5년물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중국은 경기 둔화와 외부 충격에 대응해 점진적 부양책을 검토 중이다. [미니해설] 중국 시살상의 기준금리 LPR 6개월 연속 동결⋯경기부양은 '신중 조율' 중국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6개월 연속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신중한 통화정책 조율을 통해 내부 경제 여건과 외부 리스크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1일 1년물 LPR을 3.1%, 5년물 LPR을 3.6%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LPR은 중국 내 시중은행들의 대출 기준금리로, 사실상 정책금리 기능을 한다. 형식상 기준금리는 존재하지만, 인민은행이 수년째 이를 변경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통화정책 수단으로는 LPR이 중점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LPR은 중국 내 주요 20개 상업은행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제출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가 집계하고, 인민은행이 이를 최종 점검·공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현재 1년물 LPR은 기업 대출 기준으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쓰인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5년물 LPR을 3.85%에서 3.6%로, 1년물 LPR을 3.35%에서 3.1%로 각각 인하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로이터통신이 이달 초 진행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1명 중 27명(87%)이 이번 LPR 동결을 예상했고, 나머지 4명은 5년물의 추가 인하를 점쳤다. 이는 중국 경제의 반등 기미 속에서 금리 인하의 긴박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실제로 지난 16일 발표된 1분기 GDP 성장률은 5.4%로, 당초 시장 예상치(5.0%)를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5.2%)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당국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 카드 사용을 보류하고, 당분간 현수준을 유지하려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중국은 내수 회복 지연, 부동산 시장 침체, 비장정부 재정 악화, 미중 무역 갈등 등 복합적인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 특히 주책 가격 하락과 관련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등 부동산 부문 리스크는 가계 소비와 금융 시장의 불안 요인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작년 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와 올해 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치협상회의)는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정 적자율 확대 및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 그리고 지급준비율(지준율) 및 LPR 조정 가능성 등을 열어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의 리창 총리도 이달 초 기업인 및 경제 전문가들과의 좌담회에서 "올해는 외부 충격이 경제 안정성에 압박을 가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경기부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민은행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최근 금리와 지준율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대규모 금리 인하 보다는, 국유 상업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자체 대출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확대 등 '핀셋형 부양책'이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기거나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통화완화보다, 구조개혁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내수 진작과 고용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본다. 특히 고용 창출, 중소기업 지원, 녹색 산업 투자 확대 등 질적 성장 동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2분기 이후 경기 흐름과 소비·투자 회복세다. 만일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거나, 외부 충격(예: 미국의 추가 관세, 지정학 리스크 등)이 커질 경우 인민은행이 금리나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경제는 올해도 '방향은 완화, 속도는 신중'이라는 기조 아래 다층적인 경기 대응 전략을 펼쳐갈 것으로 예상된다. LPR 동결은 그 전략의 한 단면일 뿐, 시계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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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역할 LPR 6개월 연속 동결⋯경기 부양은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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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미국과 무역 전쟁 발발…홀로 설 수 있을까?
- 미국과 중국, 세계 경제의 두 거인이 격돌하는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칭다오항에는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지난 4월 9일 정오를 기점으로 미국의 매서운 '상호' 관세가 발효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홍콩의 람블러 해협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컨테이너들로 가득하다. 7km가 넘는 부두에는 갠트리 크레인이 쉴 새 없이 화물을 나르고, 지난해에만 100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이곳을 거쳐 전 세계로 흩어졌다. 하지만 이날 정오 1분, 항구의 풍경은 평소와 다름없이 고요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어떤 요란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중국 전역의 항구를 출발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엄청난 관세 폭탄을 맞게 된다. 이는 그동안 세계 무역의 강력한 옹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의 태도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發 관세 폭탄…트럼프의 강경 드라이브 이번 관세 폭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허한 무역 정책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 2일 중국산 제품에 34%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이 맞대응하자 이를 84%로 대폭 인상했다. 이에 중국 역시 즉각적인 보복으로 응수했다. 미국의 관세 발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칼을 빼 들었다. 정오에는 104%였던 관세를 해 질 녘 이후 125%로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이 104%에는 중국의 펜타닐 생산 역할을 문제 삼아 부과된 이전 20%의 벌칙 관세까지 포함된 수치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의 무역 흑자 규모에 따라 부과될 예정이었던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상호 관세는 90일간 유예됐다. 대신 이들 국가는 대통령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10%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요동치는 시장…미국은 환호, 중국은 고심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유화적인 제스처에 미국 금융 시장은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채권 시장은 그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채권 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였다"고 인정했다. 발표 이후 주가는 급등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9일 약 9%나 상승하며, 전체 무역 갈등이 시작되기 전인 4월 1일 종가보다 불과 3% 낮은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후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관세는 역사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의 수입액을 기준으로 가중 평균하면 모든 무역 파트너에 대해 25%를 넘는다. 특히 거대 무역국인 중국에 대한 막판 관세 인상은 인도, 일본, 한국, 대만 등 다른 국가들에 대한 일시적인 관세 유예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전체 가중 평균 관세율은 악명 높았던 1930년 스무트-홀리 법 제정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당시 이 법안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관세 역사상 가장 놀라운 장의 비극적이고 희극적인 결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보복과 압박 속 90일…미중 관계 '안갯속' 앞으로 90일 동안 국가별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는 무역 협상의 긴 역사에서 극히 짧은 시간이다.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일부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구리, 목재,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5월 2일부터는 800달러 미만의 중국발 소포에 대해서도 이전에는 징수 실익이 없어 면제되었던 높은 관세와 복잡한 서류 요건이 적용될 예정이다. 중국 역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캘빈 클라인의 모기업인 PVH를 포함한 여러 미국 기업을 정부의 감시와 제재 대상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올린 상태다. 중국은 이를 근거로 이들 기업의 사업 활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또한 일부 미국 드론 제조업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하고, 다양한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몇몇 영향력 있는 논평가들이 중국의 가능한 추가 보복 조치 목록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미국의 펜타닐 문제에 대한 협력 전면 중단, 미국산 가금류와 콩, 수수 등 주로 공화당 지지 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수입 금지 등이 포함됐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중국의 보복 가능성은 제기된다. 이번 주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이 서비스 무역에서 중국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상품 무역에서 미국의 막대한 적자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만약 중국이 미국이 상호 관세를 계산할 때 사용했던 단순한 방식을 따른다면 미국 서비스에 대해 28%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영향력 있는 블로거는 중국이 미국 기업이 보유한 지적재산에 대해서도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중국의 보복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더욱 낮출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과 먼저 대화하며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선호하는 듯하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은 얻을 것은 거의 없고 위험만 큰 도박과 같다. 미국은 무역 수지 균형과 상관없이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진하고 중국의 경제 성장을 억제하려 한다. 두 초강대국 간의 경제 관계는 일시적인 침체 국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어떤 이익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중국 지도부는 협상이 잘못될 경우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질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어떤 측근도 그를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겪었던 것과 같은 공개적인 망신에 노출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게는 무역 전쟁이 차라리 견딜 만하지만,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일 수 있다. 경제적 파급 효과…불확실성 속 생존 전략 모색 만약 두 초강대국이 계속해서 대립한다면, 누가 먼저 꼬리를 내릴까?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은 다소 불안정하지만, 전반적으로 강력한 경제를 물려받았다. 미국의 최신 고용 지표는 예상을 뛰어넘었고, 가계 재정 역시 탄탄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유산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정책을 펼쳐왔다. 관세 유예 조치 이전, JP모건 체이스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60%, 이로 인해 세계 경제까지 침체될 가능성을 40%로 전망했다. 물론 관세 유예로 인해 이러한 전망은 다소 완화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고율 관세는 물가 상승을 부추겨 가계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상품의 3분의 1 이상에서 중국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지배적인 공급국이다. 이번 무역 전쟁은 이들 상품의 가격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 이전부터 이미 불확실성은 크게 증폭됐다. 이는 투자와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연준의 다리오 칼다라가 산출하는 무역 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무역 전쟁 당시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1980년대부터 꾸준히 관세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정책은 일관성보다는 예측 불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는 분명 중상주의자이지만, 그보다 더 변덕스러운 '머큐리얼리스트'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인플레 위협⋯중국, 디플레이션 그림자 드리워 중국의 경제 정책 결정 역시 약점을 안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부는 미국의 약점과 유사하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 중국은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 또한 중국 정책 당국은 목표 설정에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고, 정책 전환에도 굼뜬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9월에야 비로소 장기간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다가오는 무역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 소비 촉진이라는 목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 무역 전쟁은 중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강도로 현실화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가 50% 인상될 경우(중국이 보복하기 전의 상황과 유사) 중국의 GDP는 약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실제 125% 관세 인상은 올해 중국의 GDP를 2.2%나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즉, 처음 50%포인트의 관세 인상이 두 번째나 세 번째 인상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준다는 의미다. 과도한 관세는 무역 자체를 질식시키고, 이미 죽은 무역을 다시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 타격 외에도 신뢰도 하락과 금융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 증가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복을 결정한 후, 4월 7일 중국 증시는 폭락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국영 은행과 투자 펀드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을 투입해 주가 안정을 시도해야 했다. 중국 지도부는 필요하다면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국채 발행 확대 등 추가적인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 부양책 대폭 확대해야 관세 충격 완화 가능 하지만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 은행은 중국이 지난 3월 발표한 2조 4000억 위안 완화 정책 외에 최대 7조 5000억 위안(1조 달러 이상 또는 올해 GDP의 5%)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계산한다. 심지어 이 정도의 경기 부양책으로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4%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대략' 5%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7조 5000억 위안이 아닌 12조 위안(GDP의 9%)에 가까운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생산기지 해외 이전 후 미국 우회 수출도 위험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 수출 기업들의 또 다른 생존 전략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이다. 중국에서 부품을 생산한 뒤, 주변 국가로 수출하여 완제품을 조립하고, 이를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중국이 100%가 넘는 미국의 관세에 묶여 있는 반면, 태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은 10%의 관세만 적용받는다면 이러한 전략을 따를 유인은 매우 강력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백악관의 무역 전쟁론자들에게 비밀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자문인 피터 나바로는 최근 베트남을 중국 제조업체들의 '식민지'라고 비난하며 "그들은 중국산 제품에 '메이드 인 베트남' 라벨을 붙여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보낸다"고 폭스 뉴스에 불만을 토로했다. 베트남이 중국과 거리를 두지 않으면 미국 시장 접근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 역시 이러한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아시아 주변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개별적인 '맞춤형' 합의를 맺는다 해도, 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불안정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서명한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무역 협정조차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해당 국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거시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미국의 무역 흑자가 1~2년 안에 줄어들지 않는다면 상호 관세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미국이 주도하여 만들어진 전후 무역 질서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며 수출 기업들에게 세계 최대 시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지만, 그 확실성은 이제 사라졌다. 미국의 관세가 발효되는 순간,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구에서 요란한 종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화물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지만, 전후 무역 질서의 종말을 알리는 조종이 울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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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미국과 무역 전쟁 발발…홀로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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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예상 웃돈 실적에 주가 반등 기대감
- 삼성전자가 8일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주가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으로, 연합인포맥스 집계 시장 전망치(4조9431억원)를 33.5% 상회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주요 요인으로는 갤럭시 S25 출시 효과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이 꼽힌다. 증권가는 이번 실적이 저점일 가능성에 주목하며 연간 증익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니해설] 삼성전자, 실적 바닥 찍었나⋯'메모리+스마트폰' 회복에 주가 반등 기대 vs 美 관세 리스크 여전 삼성전자가 2025년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반등 신호를 보냈다. 지난 8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 6조6천억원, 매출 79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30% 이상 웃돌며 '실적 바닥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도체·스마트폰 동반 회복⋯1분기가 저점?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연초부터 중국발 수요 회복 조짐과 함께 D램 출하량이 늘면서 메모리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활 가능성에 따라 미국 내 고객사들이 출하를 앞당긴 것도 일시적으로 출하량을 부추긴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작년 4분기(2조9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업계 일각에서 '적자 전환' 우려까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증권가도 낙관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가전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까지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 S25 효과'⋯모바일 사업도 기대 이상 이번 실적의 또 다른 축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다. 1월 출시된 '진정한 AI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는 국내 사전 판매에서 역대 최대인 130만대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고가 모델인 S25 울트라가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수익성에도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 김록호 연구원은 "MX 부문은 갤럭시 S25 효과와 원가 효율화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MX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을 3조4000억~4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가에 긍정적 신호⋯그러나 '관세 변수'는 남아 이 같은 실적 개선 흐름은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회복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한 달간 8%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 순매수세가 뚜렷해지며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8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3% 가까운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10시 02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9% 오른 54,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3.38% 오른 주가는 장중 한때 3.95%까지 오르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대표적이다. 반도체는 아직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무역 장벽으로 스마트폰은 이미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구조다. iM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미국 판매량은 약 3000만대, 약 25조원 규모"라며 "관세가 판매가의 40~50% 수준이 되면 최대 5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분기부터는 갤럭시 신제품 효과가 약화되고, 관세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간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MX 부문의 2분기 수익성을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30일 확정 실적 발표⋯'실적 vs 정책' 줄다리기 본격화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메모리 가격 인상과 함께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 확대, 비메모리 적자 폭 축소 여부 등이 향후 실적 전망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번 1분기 실적은 분명 반등의 신호로 읽히지만, 글로벌 정책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시장은 이제 '실적 회복의 속도'와 '정책 불확실성의 강도'라는 두 개의 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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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예상 웃돈 실적에 주가 반등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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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1470원 돌파…하루 만에 34원 폭등
-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부터 폭등해 오전 9시 11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보다 34.0원 오른 1,468.1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 1,462원에서 출발해 한때 1,470원을 돌파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상호관세 부과와 중국의 보복관세 발표로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면서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달러와 엔화는 강세를 나타낸 반면 원화는 급격히 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트럼프發 글로벌 관세전쟁 확산⋯금융시장 또다시 '패닉'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부터 급등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4.0원 상승한 1,468.1원을 기록했으며, 한때 1,470원을 넘어서며 시장 참여자들을 긴장시켰다. 이번 환율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모든 무역 상대국에 최소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한국(25%), 중국(34%), 일본(24%) 등 주요 교역국에는 더욱 높은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밝힌 데 따른 파장이다. 이에 중국이 즉각적으로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34% 보복관세 부과와 함께 희토류 수출 규제까지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다. 이 같은 긴장 고조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달러화와 엔화로 투자자금이 집중되면서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102.772로 전일보다 0.86% 뛰어올랐다.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1,008.52원을 기록하며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반해 엔화는 달러 대비 0.31% 강세를 나타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며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통상 갈등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도 급격히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초부터 4% 넘게 급락하며 결국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개장 직후 5% 넘게 하락하며 시장이 공황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편, 아시아 증시 역시 크게 요동쳤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장 초반 8% 넘게 떨어졌으며, 미국 S&P 500과 나스닥 선물시장도 각각 4%와 5%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트럼프발 글로벌 관세 충격이 다시 한번 '블랙 먼데이'를 불러올 가능성을 높이며 시장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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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1470원 돌파…하루 만에 34원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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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79)]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달러가치 급락⋯엔화 6개월만 최고치
- 달러가치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의 관세폭탄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영향으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달러가치는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과 스위스프랑에 대해 6개월여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주요 6개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1.64% 내린 101.80를 기록했다. 전날 103대에서 급락한 달러지수는 지난달 10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엔화가치는 달러당 2.95% 오른 146.445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4년 10월이후 6개월만의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유로화는 1.74% 상승한 1.1037 달러에 거래됐다.이는 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며 하루 상승폭으로도 지난 2022년11월 이래 최대폭이다. 영국 파운드도 0.66% 뛴 1.3093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정권의 상호관세가 경기불안정을 높이고 미국 금리인하와 달러악세를 불러일으켰다.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는 미국에 대한 불신감이 강해지며 ‘안전자산’으로 간주돼 왔던 달러화에 대한 신뢰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전세계 무역상대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모든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10% 기본관세를 부과한데가 각국의 관세와 비관세장벽을 고려해 나라와 지역별로 세율을 추가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포렉스라이브 외환애널리스크 아담 바톤은 "외환시세 추세에서 미국 경제성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점, 이와 함께 미국주도의 세계경제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다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달러를 둘러싼 거래가 올해초 가장 활성화를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조치에 대해 소유한 모든 달러를 매각하려는 반응이 즉각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부진도 달러약세를 부추겼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비제조업종합지수가 50.8로 전달(53.5)보다 크게 떨어졌으며 2024년6월이래 9개월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융정책 향방을 지켜보는 가운데 4일 발표된 노동부의 고용통계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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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79)]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달러가치 급락⋯엔화 6개월만 최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