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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직원들, 내부자 주식 '8조원' 규모 매각 추진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내부자 주식 매각 규모가 60억 달러(약 8조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 전현직 직원들이 스라이브 캐피털, 소프트뱅크, 드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된 투자자에 이 정도 규모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5일 오픈AI가 5000억 달러(약 695조 원)로 의 기업 가치로 내부자 주식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은 초기 단계로 이번 지분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이끄는 4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400억 달러의 자금 조달 때 오픈AI의 기업가치는 3000억 달러로 평가됐다. 5000억 달러 가치가 확정될 경우 오픈AI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이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오픈AI 직원들에게 현금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공지능(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보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최근 파격적인 연봉 패키지를 제시하며 오픈AI를 비롯해 다른 AI 스타트업에서 AI 인재를 영입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지분 매각을 허용하는 것은 스타트업이 상장이나 인수 없이도 핵심 인재를 붙잡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번 지분 매각에는 오픈AI 투자자들은 참여할 수 없다. 최소 2년 이상 근무한 오픈AI 현직 및 전직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데 이번 지분 매각 협상은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GPT-5 출시 직후에 진행되고 있다. 오픈AI는 앞서 GPT-5 출시 명목으로 연구·개발 직원 1000여명에게 최대 수백만달러(수십억원) 수준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사내 메신저인 슬랙을 통해 "범용인공지능(AGI) 구축을 위한 직원들의 훌륭한 노고에 감사한다. 시장 흐름에 맞춰 기술팀 보상 체계를 재검토해왔다"며 "회사로서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보상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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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관세에도 폴더블폰 인기에 미국 시장점유율 높여
삼성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애플을 추격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31%로 1년 전의 23% 대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6%에서 49%로 하락했다.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CNBC는 삼성전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을 상당 부분 받았지만 경쟁사인 애플에 비해 다양한 가격대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제공하는 점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내년에 첫 폴더블폰을 선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선 2014년 미국 시장 패권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대화면을 선호하기 시작했지만 애플은 아이폰 5S 모델까지 스마트폰 화면 크기를 키우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대화면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소비자 요구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고, 애플은 부랴부랴 아이폰6부터 화면 크기를 키웠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출시 초기 내구성 문제가 자주 지적돼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구성에 대한 신뢰도가 쌓인 상태다. 최근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두께와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한 폴드7 사전예약은 역대 폴드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상태다. 갤럭시 Z 플립7과의 합산 사전예약도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해 이동통신사를 통한 예약은 6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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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인도 50% 관세폭탄 강행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하순부터 인도에 5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조치가 시행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과 인도가 이달 말로 예정된 예정된 무역 협상이 연기되면서 단기간 내 양국 간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오는 25∼29일 예정됐던 미국 무역 협상단의 인도 뉴델리 방문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협상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개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인도가 추가 관세 부과 전에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미국은 이달 초 인도에 25%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문제 삼아 오는 27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두 조치를 합하면 모두 50%로 이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상호관세 26% 부과를 예고한 뒤 지금까지 다섯 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미국산 농산물·유제품에 대한 인도의 수입 관세 인하 문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러시아 간 석유 거래를 강하게 비판하며 상호관세에 이어 별도의 제재를 예고했고, 결국 추가 관세 방침을 발표했다. 반면 인도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러시아산 상품을 계속 수입하고 있는데 인도만 부당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행정부는 미국에 맞서 최근 약 36억 달러 규모의 보잉 P-8 대잠초계기 6대, 스트라이커 장갑차,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 미국산 무기 도입 발표를 보류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15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강한 인도"를 강조하며 제트엔진, 전기차 배터리 등 주요 기술과 장비를 자급자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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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팔란티어 마피아,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권력 네트워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신생기업들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창업자 상당수가 팔란티어 출신이다. 팔란티어는 2003년 피터 틸과 알렉스 카프가 세운 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미군과 정보기관 프로젝트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까지 민감한 영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다섯 배나 뛰며 '안보와 빅데이터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 출신들은 단순한 퇴사자가 아니다. '팔란티어 마피아'라 불리는 이들은 스타트업 창업, 벤처 투자, 인재 영입, 정치적 영향력까지 행사하며 실리콘밸리의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난해 10월 팔란티어와 사우스파크 커먼스가 함께 연 행사에서도 '팔란티어 마피아'라는 표현이 공식 홍보 문구로 등장했다. 동문들은 왓츠앱, 시그널 대화방, 러시안 리버 캠핑 모임을 통해 긴밀히 교류한다. 350개 기업, 12곳 이상 유니콘 팔란티어에서 투자자관계 업무를 맡았던 루바 레시바는 지금 '팔루미니 VC(Palumni VC)'라는 벤처펀드를 운영하며 동문 기업에 투자한다. 그의 집계에 따르면 팔란티어 출신이 세우거나 이끄는 기업은 350곳이 넘고, 이 가운데 12곳 이상이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레시바는 팔란티어 동료들을 "사막이나 중서부의 한적한 공단에 던져져도 서버와 드라이버만 있으면 버티는 사람들, 고통을 견디며 일하는 집단"이라고 표현했다. 투자자 로스 푸비니는 2017년 발표 자료에서 "팔란티어가 차세대 창업자 집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팔란티어 출신 기업 10여 곳에 투자하며 "지난 1년간 이들에 대한 벤처 자금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현장 투입식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 팔란티어 출신들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독특한 조직 문화다. 이른바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 전략은 엔지니어를 고객 현장에 직접 파견해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이라크 전쟁터에서부터 네브래스카 오마하, 중동 오만의 프로젝트 현장까지 직원들이 투입돼 난제를 해결했다. 배리 맥카델은 2014~2018년 팔란티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BP의 글로벌 유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는 2주마다 앵커리지, 휴스턴, 스코틀랜드, 아제르바이잔을 오가며 현장 문제를 해결했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제안을 받을 만큼 우수한 엔지니어들을 현장에 투입한 것이 팔란티어의 마법이었다"고 회상했다. 2019년 창업한 헥스 테크놀로지스는 초기 멤버 대부분이 팔란티어 동문이었다. 맥카델은 동문 할로윈 파티에서 '곰' 분장을 하고 있다가 '벌'로 분장한 옛 동료를 만나 창립 디자이너로 영입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살인사건 수사 지원에서 25억 달러 기업으로 닉 누운은 팔란티어에서 군 특수작전 배치 프로젝트를 이끌며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 독일 등을 오갔다. 2017년 창업한 페레그린 테크놀로지스는 처음에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산 파블로 경찰과 데이터 분석 툴을 개선했지만, 곧 살인사건 수사까지 맡게 됐다. 기지국 신호, 과거 경찰 기록, 차량 번호판 데이터를 분석해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했고, 법정에서 직접 증언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경험은 회사의 정체성이 됐고, 올해 초 세쿼이아캐피털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25억 달러에 올랐다. 안보에서 헬스케어까지 확산 코비 블루멘펠트-간츠는 팔란티어에서 6년 동안 농업, 군사, 안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미 해병대와 함께 중동 사막과 동아시아 현장을 누볐다. 이후 그는 은퇴자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챕터(Chapter)'를 창업했다. 브라이언 심프와 트래이 스티븐스가 이끄는 앤듀릴 인더스트리도 팔란티어 출신이 만든 대표적 기업으로, 국경 감시와 군사 장비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미 국방부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네트워크의 빛과 그림자 팔란티어 마피아의 네트워크는 창업자들에게 자본과 인재를 빠르게 연결해 혁신을 앞당긴다. 하지만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특정 집단이 기회와 자원을 독점한다는 비판도 있다. 멜로디 힐데브란트, 개리 탄, 슈레야 머시 등도 이 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과 투자를 이끌며 팔란티어 마피아의 대표 얼굴로 떠올랐다. 팔란티어 마피아는 이제 실리콘밸리의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 중 하나가 됐다. 팔란티어 마피아는 단순한 인맥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딪힌 경험, 정부·산업과의 접점, 그리고 동문 네트워크가 결합해 권력 지형을 바꾸는 사례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기술 창업에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또한 자본과 인재가 순환하는 개방적 네트워크를 키워야 장기 경쟁력이 생긴다. [Key Insights] 팔란티어 마피아는 350개 기업과 12곳 이상의 유니콘을 배출하며 실리콘밸리 권력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 문화, 끈끈한 동문 네트워크, 정부·군사와의 접점이 결합해 정치와 경제 전반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Summary] 팔란티어 출신들은 '팔란티어 마피아'라는 이름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벤처투자, 정치권까지 장악하고 있다. 러시안 리버 캠핑과 메신저 모임 같은 교류망, 350개 기업 창업, 25억 달러 가치 기업 배출까지 결합해 새로운 권력 축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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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9월 0.25%p 금리인하 기대 93%⋯잭슨홀 파월 발언에 '촉각'
뉴욕증시의 시선이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잭슨홀 심포지엄으로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보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둔화하고 관세 영향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은 다음 달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3% 이상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번 심포지엄은 현지시간으로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며, 올해의 주제는 '전환기의 노동시장'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정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8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7월 주택 착공 실적 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와 캐나다·영국의 물가, 일본·뉴질랜드·인도네시아의 금리 결정 등 각국의 주요 정책 발표도 대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 결과 또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미니해설] 9월 인하 93% 선반영했지만…파월의 '강경 발언' 경계하는 월가 다음 주 잭슨홀 심포지엄은 글로벌 채권·외환·주식시장이 주목하는 최대 이벤트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들은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대와 다른 신호 나올 경우 주식·채권 되돌림 압력 IBKR의 스티븐 소스닉 시장전략가는 "올해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다시 '비둘기파 파월'을 기대하는데, 그가 강경한 메시지를 내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경고했다. 시장은 이미 9월 인하 가능성을 93.5%로 가격에 반영했지만, 잭슨홀에서 예상과 다른 신호가 나오면 주식과 채권 모두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주택건설주 랠리…'연준 인하' 시장 확신의 증거?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앤드루 슬림먼은 최근 주택건설주의 강세에 주목한다. 풀티그룹, 레너, 디알 호턴 등 대형 건설주는 지난주에만 4.2~8.8% 상승했다. 그는 "주택건설주의 랠리가 강해질수록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확신한다는 의미"라며 "잭슨홀에서 다른 신호가 나올 경우 조정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나친 부양 의지는 '경기 침체' 신호로 읽힐 위험 재너스핸더슨의 아슈윈 알랑카르는 파월 의장이 지나친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칠 경우, 오히려 시장이 '경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과열도, 침체 위험도 아닌 '골디락스' 상태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쿼리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역시 "수요일까지는 '메가 인하' 논의도 있었지만, 9월에 소폭의 비둘기파적 인하가 현실적"이라고 평가해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사상 최고치 증시·최저 변동성…예상 밖 발언에 취약 연준 의사록(21일 발표)과 8월 제조업·서비스업 PMI(22일)는 관세가 생산과 물가에 미친 최신 영향을 보여줄 지표다. HSBC는 "상응 관세가 시행된 만큼, 미국 PMI의 투입물가 항목이 관세의 가격 파급 효과를 가늠할 첫 단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캐나다, 영국, 일본의 물가 지표와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의 금리 결정 등 글로벌 변수가 많다. 특히 일본은 2% 목표를 웃도는 3% 안팎의 물가가 예상돼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음 주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메시지를 축으로 주요 경제·정책 이벤트들이 맞물려 움직일 것이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 있고, 변동성지수(VIX)는 연중 최저 수준이다. 호재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시장은 예상 밖 신호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소스닉 전략가는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이 들뜰수록, 예상치 못한 결과에 더 큰 충격을 받을 위험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확약하지 않더라도, 물가 경로와 경기 전망에 대한 그의 미묘한 어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이번 주는 단순한 ‘대기 모드’가 아니라, 9월 이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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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2030년 달 원자로 가동⋯중국과 '우주 영토' 경쟁 점화
미국이 2030년까지 달 표면에 핵분열 원자로를 건설하는 계획을 본격화한다. 달 자원 선점을 둘러싼 중국과 우주 개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숀 더피 장관 대행은 2025년 8월 5일,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에 따라 2030년까지 100킬로와트(kW)급 실용 원자로를 달에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피 대행은 "미국은 달 개발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이는 중국과의 경쟁이다"라고 말해 이번 계획이 중국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했다. NASA는 원자로 건설이 단순히 달에 깃발을 꽂는 상징적인 행위를 넘어, 실질적인 영유권 주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 더피 대행은 원자로 주변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출입 금지 구역을 통해 물과 얼음이 있는 크레이터 같은 중요 자원 지역에 대한 실질 영향력과 '영토' 주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SA는 국제 협약의 안전 구역 조항을 근거로, 달 기지 주변에 '배타적 접근금지구역' 설정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태양광 안 통하는 '14일의 밤'…독자 에너지원 필수 달 기지 건설에 원자력 발전은 필수 요소로 꼽힌다. 달의 하루는 지구 시간으로 약 29.5일에 이르러 낮과 밤이 약 2주 간격으로 바뀐다. NASA에 따르면 달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 한계가 있지만, 핵 반응로는 영구적으로 그늘진 곳(물이 얼어 있을 수 있음)에 설치하거나 지구 시간으로 14일 반인 달의 밤 동안 계속해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달의 낮과 밤 사이 온도 차이가 무려 약 300도에 달한다. 달의 낮에는 태양빛을 직접 받아 표면 온도가 섭씨 약 120도까지 올라간다. 반대로 달의 밤에는 태양빛이 전혀 닿지 않아 급격히 식으면서 섭씨 -170도 정도까지 떨어진다. 태양광 패널만으로는 2주 동안 계속되는 혹독한 밤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다. 원자로는 이 기간에도 중단 없이 전력을 공급해 인류가 오래 머물고 기지를 운영할 핵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1960년대 아폴로 계획 시절부터 사용한 원자력 전지의 출력은 100와트(W) 미만에 불과하다. 이번에 추진하는 핵분열 원자로는 우라늄 연료를 이용해 100킬로와트(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지구 일반 가정 수십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으로, 앞으로 달 기지를 운영하려면 원자로 여러 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NASA는 '킬로파워 프로젝트'를 통해 초소형 원자로 기술을 검증했으며, 2022년에는 40kW급 원자로 설계 계약을 3개 연합체(컨소시엄)와 500만 달러 규모로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최종 목표인 100kW급 원자로 건설을 위해 민간 기업들의 제안을 받고 있다. 달 원자로의 요구 사양은 총중량 6톤 이내, 지름 4m·길이 6m의 원통형 용기에 담을 수 있어야 하고, 10년 동안 보수나 연료 보급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 운전 등 매우 까다롭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평균 40kW의 전력으로 33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록히드마틴·웨스팅하우스…개발 경쟁 나선 미 기업들 세바스찬 코르비시에로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INL) FSP 프로젝트 책임자는 "지구의 원자로는 가볍고 작게 설계되지 않지만, 우주에서는 로켓에 실을 수 있도록 질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기술상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달 원자로가 "화성 식민지 유지를 위한 체계(시스템) 개발의 필수 첫걸음"이라며 "달에서 계속 머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FSP 프로젝트에는 세 연합체가 참여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BWX 테크놀로지스 등과 협력하고, ▲원자로 개발 경험이 풍부한 웨스팅하우스는 에어로젯 로켓다인과 손을 잡았다. ▲신생기업 X-에너지는 보잉, 막사르와 팀을 이뤘다. 최종 원자로는 핵분열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스털링 엔진과 과열을 막는 액체 나트륨 순환 냉각 장치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행정부는 NASA의 다른 예산을 삭감하는 흐름 속에서도 달 원자로 프로젝트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해 우주 패권 확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030년까지 계획을 완수하지 못하면 비슷한 계획을 추진하는 중국과 러시아보다 전략상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코르비시에로 책임자는 5년 안에 원자로 설치가 가능하냐는 물음에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관련 예산이 확보된다는 조건이 붙는다. 아르테미스 2호의 첫 유인 비행은 2026년 초로 예정됐다. 지구에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건설 비용은 큰 과제다. 그러나 NASA는 중국의 추격 때문에 계획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은 2029년 달 탐사선 '창어 8호'를 쏘아 올려 2030년대 중반까지 로봇과 3차원(3D) 프린터로 달 기지를 짓는 기술을 시험할 계획이다. 더피 대행은 "햇빛이 항상 내리쬐고 얼음이 있는 달의 극지방은 최고의 땅"이라며 "미국은 그곳에 가장 먼저 도달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달 원자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면 화성 같은 더 먼 우주를 탐사하고 식민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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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발 핫이슈] 트럼프발 무역전쟁 G2간 '관세 치킨게임'으로 비화
- 트럼프 발(發) 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 G2 간 ‘관세 치킨게임’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에 다른 나라들은 즉각적인 관세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가장 먼저 보복 관세로 전면전에 나섰다. G2가 물러서지 않고 서로 34%의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오는 9일부터 중국에 34%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추가로 부과한 10%포인트의 관세까지 더하면 중국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총 54%까지 오르는 셈이다. 그러자 중국은 곧바로 맞불 조치를 내놨다. 이달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추가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루 차이로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선 셈이다. 중국정부는 보복관세 부과 뿐만 아니라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미국 군수 기업 16곳에 대한 이중용도 물품(군수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품) 수출 금지 등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이것은 경제 혁명이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관세 전쟁'을 강행할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버텨내라. 쉽지 않겠지만 마지막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최근 자신의 관세 드라이브에 미국 증시가 폭락하고 미국 내에서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자신이 관세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대중의 우려를 완화하고 지지층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도 현재로선 강대강 대응에서 한치도 물러나지 않을 태세다. 중국 싱크탱크의 한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을 토대로 2기에 대한 대비책을 일찌감치 세웠다고 봐야 한다"며 "관세전쟁에 대한 다양한 단계별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미국을 작심 비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4일 각각 5%대 하락 마감한 것을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증시가 말해준다"며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비판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의 격화 우려에 경기 침체 공포가 커져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패닉에 빠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타협 가능성도 나온다. 중국의 강경한 반격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틱톡을 고리로 중국과 대화할 의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추가 유예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중국과 좋은 신뢰 속에 계속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중국이 틱톡 매각과 관련해 협조하면 관세를 인하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틱톡 관련 대화를 명분으로 미·중 간 관세 관련 충돌 회피를 모색할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미·중이 치킨게임을 끝까지 벌이며 '2차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할지 막판에 타협에 나서며 파국을 피할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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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발 핫이슈] 트럼프발 무역전쟁 G2간 '관세 치킨게임'으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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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6)] '우주 된장' 맛은 어떨까?⋯국제우주정거장서 발효 실험
- 과학자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콩을 발효시켜 세계 최초로 우주 된장(우주 미소·space miso)을 탄생시켰다. 미소는 일본 요리에서 사용하는 된장을 말한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발효된 '우주 된장'이 처음으로 지구에 돌아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학자들은 이번 실험이 우주 환경에서의 미생물 생존 가능성과 향후 우주 탐사 시 식량 다양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매기 코블렌츠와 덴마크 공과대학의 조슈아 에반스 박사는 2020년 3월, 조리된 콩 반죽을 담은 용기를 ISS로 보냈다. 이 반죽은 약 30일간 미세중력 환경에서 발효 과정을 거친 뒤 '우주 된장'이 완성된 후 지구로 귀환시켰다. 해당 실험은 2025년 4월 2일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게재됐다. 된장이 담긴 용기에는 온도, 습도, 압력, 방사선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센서가 부착돼 발효 환경을 정밀하게 기록했다. 우주 발효와 비교하기 위해 미국 캠브리지와 덴마크 코펜하겐 두 곳에서 같은 재료를 이용한 된장을 발효시켰다. 에반스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주에서의 발효는 전례가 없던 시도였기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 된장은 색이 더 어둡고, 육안상으로도 더 많이 흔들린 흔적이 있었다"며 "이는 우주로의 운반 과정에서 발생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주 환경의 미세중력, 방사선 노출 등의 요소가 미생물의 성장과 대사 작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우주 된장'은 지구에서 발효된 된장과 유사한 감칠맛을 지녔지만, 구수한 맛이 강했고 볶은 견과류 향이 느껴졌다고 한다. 코블렌츠 박사는 "우주에서도 미생물 군집이 생존하고 활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실험은 우주에서의 생명 가능성과 식문화 확장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험은 우주 식량의 다양화 가능성을 실험한 여러 시도 중 하나다. 그간 우주에서는 상추, 무, 고추 등의 신선 농작물 재배 실험이 진행되어 왔으며, 2021년에는 고추 수확을 기념해 ISS 내에서 '타코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일본 주류업체 아사히 슈조는 자사의 인기 브랜드 '닷사이'를 우주에서 발효시키기 위한 실험을 준비 중이다. 해당 업체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를 통해 ISS 내 '기보(Kibo)' 모듈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으며, 우주 양조 장비 개발을 병행해 2025년 시험 발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향후 우주 탐사와 장기 체류 임무에서 건강과 문화적 다양성을 동시에 고려한 식량 개발의 단초로 평가된다. 다만, 에반스 박사는 "우주 된장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한 정밀 분석은 아직 진행 중이며, 단백질 조성이나 생리활성 물질의 함량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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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6)] '우주 된장' 맛은 어떨까?⋯국제우주정거장서 발효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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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관세폭탄 맞은 중국 등 대상국 비상대응 돌입⋯반격에는 온도차
- 미국의 관세폭탄을 맞은 각국은 3일(현지시간)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하지만 반격을 놓고는 속도와 강약에 온도 차이가 표출되고 있다. 상당수 국가가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조치에서 빠진 캐나다와 멕시코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 이탈리아, 영국 등도 미국과의 '확전'을 피하고자 로키(저자세) 접근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부과한 25% 자동차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자동차에 25% 맞불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시민들에게 미칠 충격에 비춰볼 때 미 행정부는 결국 정책을 바꿔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잘못된 희망을 주길 원하진 않는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적용 상품은 관세 적용을 유예한 것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역시 USMCA 적용 상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자동차 부품 역시 신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앞서 부과한 캐나다의 맞불 관세 조치 역시 그대로 유지한다고 카니 총리는 밝혔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가장 큰 타깃인 중국은 누구보다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자국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반격 조치하겠다"며 "미국은 주관적이고 일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상호관세'를 도출했다. 이는 국제 무역 규칙에 부합하지 않고 당사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 괴롭힘"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시작된 시점에 맞춰 보복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도 중국에 대한 34% 상호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오는 9일쯤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20% 상호관세'를 얻어맞은 유럽연합(EU)은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향후 협상을 통한 합의 모색 의지를 강조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은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지만 일반 시민에게 오늘은 '인플레이션의 날'"이라며 "EU의 문은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찾는 데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동시에 (보복관세로)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4월 중에는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EU 집행위는 향후 4주간 EU에 부과된 20% 관세를 철폐하도록 미국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모든 유럽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며 강경론을 주장했다. 프랑스 국내에서는 이번 관세 부과로 프랑스산 와인과 주류 판매가 최소 20%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도 "트럼프가 버티도록 놔두거나 그를 달래려고 하는 전략은 어떤 상황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면서 "독일과 유럽이 하나로 뭉쳐 트럼프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압박을 받으면 굴복할 것"이라며 "이번 힘겨루기에서 누가 더 강한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응은 결단의 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4% 상호관세'를 부과받은 일본은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면서 자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끈질기게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쇼크로 인한 뉴욕증시 '발작'에도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며 관세 공격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장도, 주식도, 국가도 호황을 누릴 것"이라며 "나머지 세계는 (우리와) 거래를 성사할 방법이 있는지 알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수술이 끝났다"며 "환자는 살아남았고 치유되고 있다"고 썼다. 미국을 '환자', 상호관세를 '수술'에 비유해 관세 정책이 병든 미국 경제 회복과 재건을 이끌 것이란 취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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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관세폭탄 맞은 중국 등 대상국 비상대응 돌입⋯반격에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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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8)] 중국, '칩 혁명' 쏘아 올릴 레이저 개발…ASML 독주 시대 '흔들'
-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 칩, 그 안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빛이 새겨져 있다. 바로 극자외선(DUV) 레이저 광선이다. 현재 이 빛을 다루는 기술은 네덜란드의 거대 기업 ASML이 굳건히 움켜쥐고 있다. 그러나 최근, ASML의 아성에 도전하는 한줄기 빛이 포착됐다. 중국과학원(CAS)의 연구자들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차세대 반도체 생산의 판도를 뒤흔들 '꿈의 레이저'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국제광공학회(SPIE)는 지난 3월 22일, CAS 연구진이 실험실 환경에서 반도체 포토리소그래피에 사용되는 193nm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고체 심자외선(DUV) 레이저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가스 기반 엑시머 레이저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심자외선 레이저는 매우 짧은 파장에서 고에너지 빛을 방출하며, 반도체 제조, 고해상도 분광법, 정밀 소재 개공과 양자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의 엑시머 또는 가스 방전 레이저와 비교하면 DUV 레이저는 응집성이 더 낮고 더 낮은 전력 소비를 제공해 더 작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만약 이 새로운 극자외선 레이저 광원 기술이 실제 대량 생산에 적용될 수 있다면, 이는 곧 첨단 공정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반도체 칩 생산 장비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고체 레이저의 성능을 대규모 생산에 필요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존 DUV 레이저 기술의 한계 현재 ASML, 캐논, 니콘 등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193nm 파장의 DUV 레이저를 만들기 위해 주로 불화아르곤(ArF)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한다. 이 방식은 아르곤과 플루오린 가스를 혼합한 챔버에 고전압 전기 펄스를 가해 불안정한 ArF 분자를 만들고, 이 분자가 다시 안정화되면서 193nm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 레이저는 짧고 강한 에너지 펄스 형태로 최대 100~120W의 출력을 내며, 최신 액침 DUV 장비의 경우 초당 8000~9000번(8~9kHz)의 빠른 속도로 빛을 쏜다. 이 빛은 복잡한 광학 시스템을 거쳐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이 담긴 마스크를 통과하며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데 사용된다. 중국과학원의 새로운 해법 '고체 레이저' 하지만 CAS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방식 대신 완전히 새로운 고체 방식을 택했다. 이들은 자체 제작한 이터븀(Yb)이 첨가된 YAG(Yttrium Aluminum Garnet) 결정 증폭기를 이용해 1030nm 파장의 레이저 빔을 먼저 만든다. 이 빔을 두 갈래로 나눈 뒤, 각각 다른 광학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193nm 파장의 빛을 얻는 방식이다. 첫 번째 경로에서는 1030nm 빔을 비선형 광학 과정인 4차 조화파 발생(FHG)을 통해 원래 파장의 1/4인 258nm 빔으로 변환시킨다. 이 과정에서 약 1.2W의 출력이 발생한다. 두 번째 경로에서는 나머지 1030nm 빔을 광학 파라메트릭 증폭기에 넣어 1553nm 파장의 빔을 만들고, 이 빔은 약 700mW의 출력을 갖는다. 최종적으로 이 두 개의 빔, 즉 258nm와 1553nm 파장의 빔을 직렬로 연결된 리튬 삼붕산염(LBO) 결정에 통과시켜 평균 전력 70mW, 6kHz의 주파수, 그리고 880MHz보다 좁은 선폭을 가진 193nm 파장의 결맞는 빛을 얻게 된다. CAS 측은 이 테스트 시스템의 스펙트럼 순도가 현재 상용 시스템과 견줄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CAS 시스템이 만들어낸 193nm 파장의 빛은 고체 레이저 방식으로 얻어진 것으로, 평균 전력은 70mW, 주파수는 6kHz, 선폭은 880MHz 미만이다. 이는 ASML의 ArF 엑시머 기반 생산 시스템이 제공하는 100~120W 출력, 9kHz 주파수와 비교하면 아직 성능 면에서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과학기술 전문매체 톰스 하드웨어는 "ASML의 제품보다 훨씬 낮은 성능"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CAS의 성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존의 가스 기반 방식이 아닌 고체 방식으로 193nm 파장의 레이저를 만들었다는 점 자체가 혁신적인 시도이기 때문이다. 특히 CAS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1553nm 빔에 나선형 위상판을 적용하여 궤도 각운동량을 갖는 소용돌이 빔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사이테크 데일리는 이를 두고 "최초로 고체 레이저에서 193nm 소용돌이 빔이 생성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빔은 하이브리드 ArF 엑시머 레이저의 시딩에 유망하며 웨이퍼 처리, 결함 검사, 양자 통신 및 광학 미세 조작에 중요한 응용 분야를 가질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소용돌이 빔은 빛이 진행하면서 회전하는 독특한 형태를 띠는데, 이는 물질을 아주 정밀하게 제어하거나 정보를 담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특히 양자 기술 분야에서는 소용돌이 빔이 양자 통신이나 양자 컴퓨팅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반도체 기술의 판도 바꿀까 비록 현재 CAS 시스템의 출력은 상업용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치지만, 이번 연구는 고체 레이저 기반의 새로운 DUV 광원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높은 처리량과 안정적인 공정이 필수적인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CAS의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 여러 세대의 추가적인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테크 데일리는 "이 혁신적인 레이저 시스템은 반도체 리소그래피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첨단 제조 기술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193nm 소용돌이 빔을 생성하는 능력은 해당 분야에서 더 큰 발전을 이끌어 전자 장치 생산 방식을 혁신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쉬안훙원 박사를 비롯한 중국과학원 연구팀의 작은 빛줄기가 미래 반도체 산업의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ASML이 굳건히 지켜온 빛의 성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참고 문헌: 『광학 파라메트릭 증폭기를 이용한 소형 협대역 선폭 고체 193nm 펄스 레이저 광원 및 그 소용돌이 빔 생성』 저자: 장지타오, 헝샤오보, 왕준우, 천성, 왕샤오지에, 퉁천, 리정, 쉬안훙원, 2025년 3월 9일, 어드밴스드 포토닉스 넥서스. DOI: 10.1117/1.APN.4.2.02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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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8)] 중국, '칩 혁명' 쏘아 올릴 레이저 개발…ASML 독주 시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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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세계 무역상대국 무차별 상호관세 부과…글로벌 통상전쟁 격화
-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전세계 무역상대국에 무차별 관세부과를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런 내용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다른 국가를 향해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라면서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의 이번 상호관세는 기본관세(5일 시행)와 이른바 '최악 국가'에 대한 개별 관세(9일 시행)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 더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에도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 중국 34% ▲ 유럽연합(EU) 20% ▲ 베트남 46% ▲ 대만 32% ▲ 일본 24% ▲ 인도 26% 등이다.또 ▲ 태국에는 36% ▲ 스위스 31% ▲ 인도네시아 32% ▲ 말레이시아 24% ▲ 캄보디아 49% ▲ 영국 10% ▲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일부 국가와 품목을 넘어 모든 수입품에 대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키로 함에 따라 '트럼프 관세발(發) 통상 전쟁'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되게 됐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보복 조치 방침을 밝히면서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통상 질서도 보호무역체제로 급격하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은 일본(24%), 유럽연합(20%) 등보다 높은 상호관세율이 적용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주요 경쟁 상대인 이들 국가 업체들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또 한국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통상 협정을 체결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특히 국가적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글로벌 통상 전쟁이 격화하고 있어 한국은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10.4%가 증가한 1278억달러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무역 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 자동차 ▲ 반도체 ▲ 석유제품 ▲ 배터리 등이다.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수입 규모 기준으로 한국은 올 1월 10위(전체 물량 중 3.4%)를 기록했다. 나라별로는 멕시코, 중국, 캐나다, 스위스, 독일, 아일랜드, 베트남, 일본, 대만 등이 한국에 앞서 있었다. ▲ USTR, 국가별 무역장벽 연례보고서에 한국에 소고기, 디지털 무역장벽 등 제기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어서 현재 사실상 관세가 없다.다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상호관세 발표에 앞서 지난달 말 국가별 무역장벽 연례보고서를 내고 30개월 이상인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국방 분야의 절충 교역 규정, 디지털 무역 장벽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발표하면서 제시한 차트에는 한국이 '환율 조작 및 무역 장벽을 포함한 미국에 대한 관세'로 50%를 부과하는 것으로 계산돼 있다. 도표는 그러면서 한국에 적용된 25%가 '디스카운트(할인)'된 수치라고 소개했다.이와 관련,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한국의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미국보다 월등하게 높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MFN은 3.5%다. 인도는 15%, 한국은 13%, 베트남은 거의 10%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비관세장벽"이라면서 "그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같은 우리의 많은 농산물을 전면 금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MFN 관세는 FTA를 맺고 있는 미국과는 무관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다른 나라들도 고강도 대응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기존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에 상호관세에 대한 맞대응 관세도 더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캐나다도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겠다"라면서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중국은 자국을 타깃으로 한 기존 관세에 대응해 석탄, 액화천연가스(LNG)에 더해 농산물에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나아가 중국이 자국 기업의 대미국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멕시코의 경우 즉각적인 보복 관세 부과는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일부 국가는 향후 협상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발표 이후에 협상을 통해 이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즉각적인 협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현재로서 우리는 이 새로운 관세 체제가 자리 잡게 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국의 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그것은 분명히 행정명령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국가적 비상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이 약화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및 제조업 육성 정책의 전면에 관세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별로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 품목별로는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세부적인 시행 방침을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반도체 등에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리치몬드 연은, 관세조치로 미국 중서부와 남부 제조업 혼란 초래 분석 한편 미국 리치몬드지역 연방은행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관세조치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표한 가능성이 있는 관세조치로 미국이 수입하는 재화에 대한 평균실효관세율은 약 17%로 현재 2.2%에서 7배 이상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중서부와 남부의 제조업이 특히 광범위한 혼란에 휩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1기정부하의 2018년과 2019년에 도입된 관세조치로 미국내의 고용과 생산이 순감소했다면서 트럼프 2기정부가 내세운 추가적이고 적극적인 관세조치도 같은 영향을 초래할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제시된 관세조치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망이 혼란돼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 최종적으로는 보호받은 산업에서 예상되는 제한적인 고용증가 효과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은 비용과 정책목표를 신중하게 비교 검토해 관세조치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과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목표과녁을 좁히는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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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세계 무역상대국 무차별 상호관세 부과…글로벌 통상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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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9)] 우주여행, 뼈에 '치명적 구멍'⋯NASA의 실험쥐가 보여준 골다공증의 미래
- 인간의 우주여행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의 무중력 상태에 머무는 것이 심각한 골밀도 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인체에 미치는 충격적 결과가 드러났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37일간 실험쥐를 보내 수행한 골밀도 관련 연구에서, 뼛속이 '속부터 녹아내리는' 심각한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하중을 견디는 역할을 하는 대퇴골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3월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ASA와 블루마블우주과학연구소가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 웹사이트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 뼈가 비어간다⋯"지구의 하중 잃은 뼈, 내부부터 무너져" 연구진은 쥐를 이용해 무중력 상태에서의 골다공증 진행 과정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지구에 남아 있던 대조군 쥐들과 비교해 우주로 떠난 쥐들은 대퇴골 말단, 즉 엉덩이와 무릎 관절이 연결되는 부위에 커다란 공백(구멍)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척추 부위, 특히 요추는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됐다. 이는 뼈가 단순히 전신적으로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서 체중을 지탱하던 부위일수록 미세중력에서 훨씬 더 빨리, 더 심하게 손상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에 참여한 생체공학자 루크마니 케이힐 박사는 "우주에서는 신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에 뼈가 쓰임을 잃고, 그 결과 구조 자체가 붕괴하기 시작한다"며 "이는 뇌과학에서 말하는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는 개념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우주골다공증, 지구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진행 중력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인간의 몸에 꼭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우주에 다녀온 우주비행사들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1% 이상, 지구 평균보다 10배 가까운 속도로 골밀도를 상실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골다공증 노인 환자보다 더 빠른 속도이며, 수개월만 우주에 머물러도 수십 년 치의 골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이번 실험의 실험쥐들은 골격 성장이 마무리되지 않은 젊은 개체들이었음에도, 미세중력에서 대퇴골 내 연골이 조기 골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뼈의 성장이 멈추고, 오히려 발육이 저해될 수 있다는 신호다. 방사선 탓 아니다⋯"골 소실 문제는 중력 부재" 이번 연구의 핵심은, 우주 공간에서의 뼈 손상이 단순한 우주 방사선, 빛 부족 등의 전신적 요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대조군 쥐에게도 로켓 발사 시의 진동과 비행 조건을 모사했지만, 유의미한 골소실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우주에서 쥐가 받은 일일 방사선량은 극히 낮았으며, 과거 방사선 단독 실험에서 골소실을 유도한 수준과 비교해도 수십 분의 일에 불과했다. 결국, 골밀도 저하의 본질적인 원인은 '중력이 없는 환경' 그 자체라는 결론에 가까워지고 있다. 해답은 '운동'⋯식이요법은 한계 이러한 우주골다공증 현상을 막기 위해, NASA는 단순한 식단 조절이나 칼슘 보충제보다 무중력 환경에서도 하중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운동 기기의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ISS에서는 러닝머신에 몸을 고정해 사용하는 방식의 운동이 도입되어 있으며, 향후 중력 모사 웨이트 트레이닝 기기도 확대될 전망이다. 인류가 화성이나 그 너머로의 장기 우주여행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지금, 우주에서 모무는 동안 인간의 '뼈'는 최대 약점이자 극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에서의 '골다공증'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미래의 우주인들은 먼 별보다 지구의 중력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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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9)] 우주여행, 뼈에 '치명적 구멍'⋯NASA의 실험쥐가 보여준 골다공증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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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한국시간 3일 오전5시 상호관세 발표⋯관세전쟁 글로벌 확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오후(현지시간) 이른바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상호관세는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백악관 경내 정원인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고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다.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에 대응해 그만큼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개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상호관세 조치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되, 해당국가가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관세율을 매기겠다고 수차 언급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의 단일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로 개별적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관세율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공약했던 이른바 보편관세와 같은 개념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3일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에 관세 등 국가별 무역 장벽을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1일 낮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상·관세팀은 그것을 완벽하게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20% 일률 관세 부과 방안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서가지는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특히 상호관세는 발표 즉시 효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 백악관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일부 국가, 철강·알루미늄을 비롯한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전개됐던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글로벌 수준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등이 이미 보복 조치에 나선 데 이어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도 맞대응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했던 글로벌 통상 질서가 급변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특히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은 대(對)미국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상호관세 파고까지 덮치면서 비상사태를 맞게 됐다.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까지 사실상 무효가 되면서 미국과의 새로운 통상 규칙을 수립하는 동시에 전세계 주요 국가의 보호무역적 흐름에도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점에서다. USTR은 전날 연례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거론했다. 여기에는 ▲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금지 ▲ 국방 분야에서의 절충 교역 ▲ 온라인 플랫폼법 추진 동향을 비롯한 디지털 무역 장벽 ▲ 수입차 배출가스 규제 문제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4일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관세율이 '미국의 4배'라고 주장했으나 한국은 미국과 FTA를 맺고 있어 사실상 대미(對美)관세가 없으며 NTE도 이를 명시했다. 다만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지난해 55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1일 4대 그룹 총수를 불러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상호 관세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 시행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측과 전방위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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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한국시간 3일 오전5시 상호관세 발표⋯관세전쟁 글로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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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파나마항구 매각' 조사에 최종계약 보류⋯美中갈등 새 뇌관되나
- 파나마운하 내 항구 운영권을 미국에 매각하려던 홍콩 기업의 거래에 중국 당국이 개입해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파나마 운하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반(反)독점 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음 달 2일로 예상됐던 최종 계약 체결이 보류됐다"고 전했다. 홍콩 CK허치슨홀딩스는 파나마운하의 두 항구를 운영하는 파나마포트컴퍼니(PPC) 지분 90% 등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합의하고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중국 시장규제·감독 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CK허치슨과 블랙록 간의 파나마 항구 거래에 대해 "반독점 부서에서 주목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심사해 시장의 공정경쟁을 보호하고 사회의 공공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SAMR 등 중국의 여러 기관이 국가 지도급 인사들의 지시를 받아 이번 거래에 보안 위반이나 반독점법 위반이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는데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처럼 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CK허치슨은 블랙록 측과의 최종 계약 체결을 미뤘다. SCMP는 CK허치슨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양측이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던 내달 2일에 공식 서명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중국 국가 기관이 홍콩에 기반을 둔 기업이 관련된 거래를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CK허치슨은 리카싱 청쿵(CK·長江)그룹 창업자 가문의 주력 회사다. SAMR은 언제 조사를 시작되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며, 조사 대상이 이번 거래 전체인지 아니면 파나마 운하 항구 두 곳에 초점을 맞출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FT는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SAMR이 지난주부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매각이 중국 국내 해운과 국제 화물거래 시장에서 법규를 위반하거나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들에 따르면 한 명 이상의 업계 전문가가 이번 반독점 조사와 관련해 SAMR에 자문했으며, 한 전문가는 이번 파나마 항구 매각이 중국 해운사와 화주의 경쟁력을 약화하지 않도록 보장하라는 조건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요구하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파나마 운하에 있는 항구 5개 가운데 2개를 운영해온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하고 145일간 우선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228억 달러(약 33조5000억 원)이다. 이 발표는 지난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한다"며 운하 통제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 데 뒤이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파나마 항구 매각 거래를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라고 자랑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달 중순부터 파나마 항구 매각 거래를 강하게 비난하는 관변매체 논평들을 중국공산당 중앙홍콩마카오 공작판공실 등 당국 홈페이지에 연달아 올리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지난 27일에는 "이번 거래를 신중하게 고려하기를 바라는 여론에도 관련 기업은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홍콩 기업으로서 국익과 민족적 대의의 관점에 따라 국가 이익을 해칠 수 있는 거래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공보 기사를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내내 "파나마 운하를 중국으로부터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블랙록의 이번 계약을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상황에서 중국의 반대로 최종 계약이 지연되면서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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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파나마항구 매각' 조사에 최종계약 보류⋯美中갈등 새 뇌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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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R의 공포' 미국 경제 덮치나⋯소비자·기업 심리 '꽁꽁'
- 미국 경제의 침체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소비자와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월 발표된 각종 심리 조사 결과는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특히 컨퍼런스보드(CB)가 3월 25일 발표한 3월 기대지수는 전월 대비 9.6포인트 급락한 65.2를 기록하며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표는 경기 후퇴의 징후로 여겨지는 80 기준치를 크게 밑돌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최근 3일간 월스트리트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에 대한 태도 변화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론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는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고,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는 연간 매출에서 테슬라를 추월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및 경제 시스템에서 미국의 중심적인 역할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SAP나 BYD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 역시 광범위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CNBC 설문조사, 2025년 말 이전 경기 침체 가능성 경고 CNBC가 실시한 CFO 협의회 분기별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2025년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CFO들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관적"이며 주식 시장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응답자의 95%는 정책이 사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으며, 많은 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접근 방식이 "너무 혼란스럽고 파괴적이며 극단적이어서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 초반 트럼프 경제팀의 관세 완화 시사 발언에 잠시 안도 랠리가 나타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자동차 관세 발표를 준비하면서 상승세는 곧 꺾였다. 이는 기업 경영진들 사이에서 무역 전쟁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글로벌 경제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백악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함을 시사한다. 관세 계획에 혼란을 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메시지 역시 이러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CNBC CFO 협의회 1분기 설문 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나타났던 경제 활력에 대한 기대감이 '비관주의'로 되돌아섰음을 보여준다. 일부 CFO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공약대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상당수는 그의 정책 추진 방식이 예상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한 CFO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해 "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는 너무 혼란스럽다"고 평가했으며, 다른 CFO들은 "극단적", "파괴적", "공격적", "예측 불허의 여정"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현재 상황을 묘사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CFO의 60%는 올해 하반기에 경기 침체를 예상했으며, 15%는 2026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석 달 전인 2024년 4분기 설문 조사에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지에 대한 질문에 2025년 경기 침체를 예상한 CFO는 7%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비관적으로 기울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일부 금융기관에서 50%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새로운 '경기 침체 감시' 지표까지 등장하고 있다. 미국 무역 정책, 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 CFO들은 미국 무역 정책을 새로운 경기 침체 시나리오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30%가 이를 가장 큰 외부 사업 위험으로 지목했으며, 인플레이션(25%)과 소비자 수요 감소(20%)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소득, 사업, 고용 전망에 대한 소비자 신뢰 지수는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컨퍼런스보드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더 광범위한 소비자 신뢰 지수(CCI) 역시 전월 대비 7.2포인트 하락한 92.9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전문가 예측치인 94.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CFO의 90%는 "관세가 인플레이션 재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시점은 계속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조차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희망을 내비쳤지만, CFO 절반은 2% 목표 인플레이션율이 2026년 하반기 또는 2027년까지 달성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에 대한 압력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FO의 65%는 2025년 말에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현재 수준인 4~4.5%를 포함하는 4~5% 범위 내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불확실성 시대, '모르겠다'로 답한 CFO들 특이한 점은 향후 6개월 동안 가장 유망한 주식 시장 부문을 묻는 질문에 과거에는 주로 기술, 헬스케어, 에너지 부문이 꼽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대다수의 CFO가 "모르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높은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대다수의 CFO들은 현재의 약세장이 조만간 강세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응답자의 90%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0,000을 넘어서기 전에 40,000을 다시 시험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는 지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업들은 지출 계획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 자본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CFO의 비율은 지난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며, 가장 많은 응답자(45%)가 현재의 지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사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한 CFO는 전체 응답자의 95%에 달했다. 엇갈리는 전망 속 깊어지는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 가장 두드러진 비관론의 표현은 경제 상황에 대한 CFO들의 직접적인 평가에서 나타났다. 응답자의 75%는 현재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라고 답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비율의 CFO들이 자신의 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컨퍼런스보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향후 1년 이내에 미국이 "어느 정도" 또는 "매우 높은 확률"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메리카 은행의 경제학자인 빌 애덤스는 "소비자들은 관세 인상, 무역 전쟁, 정부 효율화 부서(DOGE)의 인력 감축, 주가 하락 등의 소식에 동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은 경기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그 강도가 "보통"(50%)이거나 "가벼울"(40%) 것이라고 CFO의 90%가 예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희망과 혼란이 뒤섞인 채 CFO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 CFO는 "현 행정부가 상황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얼마나 더 밀어붙일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100일 이후에는 상황이 좀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CFO는 이번 설문 조사에 응답하며 "종착역 전략이 없는 완전한 혼란"이라고 현재 상황을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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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R의 공포' 미국 경제 덮치나⋯소비자·기업 심리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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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7)] 지구 자전=무한 동력?⋯멈추지 않는 에너지의 비밀
- 지구가 팽이처럼 끊임없이 회전하는 힘, 그 속에 숨겨진 무한한 에너지를 인류가 사용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이 지구 자기장과 특별한 물질의 '마법' 같은 만남을 통해 극미량이지만 전기를 생성하는 데 성공하며 오랫동안 잊혀졌던 아이디어를 다시금 뜨거운 논쟁의 중심으로 불러왔다. 과연 지구 자전 에너지는 미래를 밝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치바를 비롯해 CIT의 제트추진연구소, 스펙트럴 센서 솔루션스(Spectral Sensor Solutions)의 물리학자 3명이 지구 자전 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PHYS.org,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 과학 전문 매체들이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이들은 지구 자기장과 특별한 장치의 상호작용을 통해 극미량이지만 실제로 전기가 생성되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며 오랜 논쟁에 새로운 불씨를 지폈다. 과학 전문 학술지 '피지컬 리뷰 리서치'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지구라는 거대한 발전기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지구의 회전 에너지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론적인 가능성에 머물렀다. 기존의 과학적 이해로는 지구 자기장 내에서 움직이는 도체가 전기를 발생시키더라도 곧바로 전자의 재배열로 인해 전압이 상쇄되어 실제 에너지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이론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상쇄되지 않는 미세한 전류, 실험으로 확인 연구팀은 전압 상쇄 현상을 막고 대신 미세한 전압을 포착하기 위해 특별한 장치를 고안했다. 핵심은 망간-아연 페라이트라는 특수한 물질로 만든 원통이었다. 이 물질은 약한 도체이면서 동시에 자기장을 특정한 방식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팀은 이 원통(실린더)을 지구 자전 방향과 지구 자기장에 특정 각도(57도) 기울여 북쪽-남쪽 방향으로 배치했다. 이는 지구의 자전 운동과 지구 자기장에 수직이 되는 각도이다. 다음으로 전압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실린더의 양쪽 끝에 전극을 배치한 다음 광전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불을 껐다. 놀랍게도 연구팀은 실린더 양 끝에서 18마이크로볼트라는 아주 작은 전압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단일 뉴런이 발화할 때 방출되는 전압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다른 외부 요인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구의 자전에서 나오는 에너지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연구팀은 실린더 끝 사이의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압을 고려했다면서 각도를 변경하거나 제어 실린더를 사용했을때는 그러한 전압이 측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치바는 "아이디어 자체는 직관에 어긋나지만, 실험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됐다"며 "매우 설득력 있고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모든 과학자가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의 은퇴한 물리학자 링커 와인하르덴은 이 연구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을 표하며, 자신의 실험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치바 등의 이론이 옳을 수 없다고 여전히 확신한다"고 단언하며, 추가적인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구 자기장과 특수 물질의 절묘한 조화 그렇다면 지구의 자전 에너지가 어떻게 미세한 전류로 바뀔 수 있었을까? 연구팀은 발전소의 원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발전소에서는 자기장 속에서 도체가 움직이면 전자가 이동해 전류가 발생한다. 지구도 마찬가지로 자전하면서 지구 자기장의 일부를 통과하는 도체가 있다면 전기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 자기장은 비교적 균일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도체에서는 전자가 스스로 배열되어 전기적인 힘이 상쇄된다. 그러나 연구팀이 사용한 망간-아연 페라이트 원통은 이러한 균일한 지구 자기장을 특정한 형태로 왜곡시키는 역할을 한다. 복잡한 계산을 통해 연구팀은 이 특수한 물질과 원통형 구조가 지구 자기장을 예상치 못한 형태로 만들어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기적인 힘이 내부의 전기적인 힘으로 상쇄되지 않아 전류가 흐르게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마치 좁은 길목을 통과하는 물줄기가 압력을 받아 더 강하게 흐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넘어야 할 과제와 미래 에너지 혁명의 가능성 이번 연구는 지구 자전이라는 거대한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실용적인 에너지원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다른 연구팀의 독립적인 검증이 필수적이다. 링커 와인하르덴의 지적처럼,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동일한 실험을 반복하여 일관된 결과를 얻어야만 이 현상이 실제로 지구 자전에 의한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 만약 추가 검증을 통해 이 연구 결과가 확증된다면, 다음 단계는 장치의 규모를 확대하여 실제로 유용한 수준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치바 역시 "우리 방정식은 규모 확대가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주지만, 실제로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까지 생성된 전압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장치 개발과 효율 증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더욱이 이 기술은 지구의 운동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구 자전 속도에 아주 미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만약 전 세계의 모든 전력을 이 방식으로 생산한다면 1세기 동안 지구의 자전 속도는 7밀리초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달의 인력과 같은 자연 현상에 의한 변화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구 자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무한한 에너지원, 지구 자전 에너지 활용의 작은 씨앗을 뿌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마치 팽이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듯, 지구의 자전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이 영원한 움직임 속에 숨겨진 에너지를 우리가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불가능해 보였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탐구와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지구 자전 에너지가 정말로 우리의 미래를 밝혀줗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한 여정을 함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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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7)] 지구 자전=무한 동력?⋯멈추지 않는 에너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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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정권,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부과 공식발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정권은 지난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또 하나의 품목에 대해 추가 관세를 매긴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우리가 할 일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외국산 자동차 관세로 연간 1000억달러 수입을 기대한다”고 했다. 자동차 부품도 똑같이 관세 부과 대상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품이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자동차는 그렇지 않을 경우 그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 등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감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나는 자동차가 한 곳에서 제조되게 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자동차가 여기서 만들어져 캐나다로 보내지고 멕시코로 보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9년에도 자동차 관세 부과를 추진했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고 수입차 및 특정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6년 만에 다시 자동차 관세 카드를 빼들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타격도 클 전망이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며 한국은 2023년 기준으로 멕시코, 일본, 캐나다에 이어 대미 자동차 수출국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707억8900만달러) 가운데 대미(對美) 수출액은 약 49%(347억4400만달러)에 달한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에는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두루 감안해 설정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다음 달 2일을 ‘해방의 날’이라 표현하며 “매우 공정하고 관대해서 (다른 나라들이) 놀라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상호관세가 모든 나라 대상인지 아니면 최악의 국가만 대상으로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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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정권,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부과 공식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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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몽골 고비사막서 '완전 보존된 최대 공룡 발톱' 발견…신종 테리지노사우루스 화석 공개
- 몽골 고비사막에서 발굴된 신종 공룡 화석이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공룡은 현재까지 완전한 형태로 보존된 공룡 발톱 가운데 가장 큰 크기를 기록한 것으로, 학계는 이를 공룡 진화와 생태계 이해에 중요한 단서로 평가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캐나다 캘거리대학교의 고생물학자 달라 젤레니츠키(Darla Zelenitsky) 교수 연구팀은 이번 발견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했다. 이들이 발견한 화석은 신종 공룡 '두오니쿠스 초그트바타리(Duonychus tsogtbaatari)'로 명명됐으며, 종명은 몽골의 저명한 고생물학자인 히시그자브 초그트바타르(Хишигжав Цогтбаатар)를 기려 붙여졌다. 속명 '두오니쿠스(Duonychus)'는 그리스어로 '두 개의 발톱'을 의미한다. 이번 화석의 가장 큰 특징은 케라틴(각질)으로 이루어진 발톱 외피가 손상 없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공룡의 발톱 길이는 약 30cm로, 뼈 구조보다 훨씬 더 길고 곡선 형태를 띠고 있어 식물을 움켜쥐거나 방어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젤레니츠키 교수는 "이처럼 케라틴 외피까지 완전하게 보존된 공룡 발톱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발톱 길이나 구조는 현존하는 나무늘보의 발톱과 유사하며, 영화 속 '가위손(Edward Scissorhands)'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두오니쿠스 초그트바타리'는 수각류(Theropoda)에 속하는 테리지노사우루스(Therizinosauria) 계통으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육식공룡과는 달리 초식성 또는 잡식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체 크기는 약 3m 높이에 체중은 260kg에 달하며, 발톱을 이용해 최대 10cm 두께의 식물을 움켜쥘 수 있었던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화석에서는 두 개의 손가락 외에도 척추, 꼬리, 엉덩이뼈, 앞다리와 뒷다리 등이 함께 발굴되었으며, 몽골과학아카데미 산하 고생물학연구소의 연구진이 수년 전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런던 퀸메리대학교의 고생물학자 데이비드 혼(David Hone) 박사는 "고비사막에서는 다양한 공룡 화석이 발굴됐지만, 이처럼 케라틴 외피까지 온전히 보존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이는 뼈 구조와 외피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에든버러대학교의 고생물학자 스티브 브루사테(Steve Brusatte) 교수도 "테리지노사우루스류 공룡들은 흔히 ‘가위손 공룡’으로 불릴 만큼 길고 곡선형의 발톱이 특징인데, 이번에 발견된 공룡은 특히 두 개의 손가락만을 가진 독특한 형태로, 마치 고기 굽는 집게(tongs)처럼 보인다"고 언급했다. 브루사테 교수는 이어 "T. 렉스처럼 두 손가락만 가진 공룡은 일부에 불과하며, 단일 손가락만 가진 공룡은 더욱 희귀하다. T. 렉스의 팔은 사실상 사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공룡의 발톱은 먹이나 식물 섭취에 적극적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젤레니츠키 교수는 이 공룡이 다른 테리지노사우루스처럼 깃털로 덮여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이며, "만약 이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런 기이한 공룡이 존재했으리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공룡의 형태적 다양성과 생태적 진화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며, 고비사막이 여전히 고생물학적 보물창고임을 다시금 입증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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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몽골 고비사막서 '완전 보존된 최대 공룡 발톱' 발견…신종 테리지노사우루스 화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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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8)] 화성에서 긴 탄소 분자 사슬 발견, 고대 생명체 존재 가능성 시사
- 화성에서 최대 12개의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사슬이 고대 호수 바닥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견되어, 고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NASA의 큐리오시티 로버에 탑재된 샘플링 장비가 이번 발견을 이끌었으며, 국제 연구팀이 지구 실험실에서 결과를 검증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분석화학자 카롤린 프라이시네(Caroline Freissinet) 박사가 주도했다. 발견된 탄소 화합물 자체는 비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생성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수십억 년 전에 형성되었을 수 있는 긴 유기 분자를 화성 표면에서 식별할 수 있는 로버의 능력을 입증한다. 프라이시네 박사는 인터뷰에서 "깨지기 쉬운 선형 분자가 형성된 지 37억 년이 지난 후에도 화성 표면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수십억 년 전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났을 때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오늘날에도 그 고대 생명체의 화학적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의 주요 목표는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혹은 존재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알려줄 단서를 수집하는 것이다. 게일 크레이터(분화구)의 퇴적암을 탐사하는 동안 큐리오시티는 염소 및 황 함유 유기 화합물과 질산염 등 다양한 흥미로운 퇴적물을 발견했으며, 이는 고대 암석에서 더 복잡한 생명체 지표가 발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컴벌랜드(Cumberland)라는 이암(머드스톤) 퇴적물에서 채취한 광물 샘플을 분석하기 위해 화학적 증강제를 사용하는 실험 절차를 이용했다. 실험 조건은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을 위해 온도를 약 850°C(1,562°F)까지 올릴 때 연소 위험을 제한하기 위해 분자 산소를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분석 결과, 현재까지 화성에서 발견된 가장 긴 탄소 사슬 중 일부인 데케인(C10H22), 운데케인(C11H24), 도데케인(C12H26) 형태의 포화 탄화수소 사슬이 미량 검출됐다. 연구진은 실험실 조건에서 다양한 분석 실험을 수행하여, 샘플에 함께 존재했던 벤조산을 포함한 다른 유기 화합물로부터 화성과 유사한 광물 조건이 어떻게 탄소 사슬을 생성할 수 있는지 밝혔다. 어떤 경우든, 샘플 분석과 실험실 연구 모두 화성 머드스톤에 상당한 길이의 탄소 분자 사슬이 존재함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프라이시네 박사는 "검출된 분자는 10개, 11개, 12개의 선형 탄소 사슬로, 알케인 또는 탄화수소로 알려져 있다"며, "이는 최대 6개의 탄소로 구성된 원형 고리인 방향족 분자를 검출한 이전 결과와는 상당히 다르다. 원형 고리는 선형 분자보다 더 안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이 화합물이 실제로 암석에 존재했다면, 생명체의 도움 없이 수소와 일산화탄소와 같은 더 간단한 분자로부터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 징후일 수 있는 더 복잡한 화합물의 분해를 포함한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는 퇴적암에 보존될 수 있는 종류의 카르복실산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연구진은 "비록 비생물학적 과정이 이러한 산을 형성할 수 있지만, 이들은 지구 및 어쩌면 화성의 보편적인 생화학적 산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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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8)] 화성에서 긴 탄소 분자 사슬 발견, 고대 생명체 존재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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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2단계로 상호관세 검토…최고 50% 즉시부과 가능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달 2일 상호 관세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이를 2단계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권이 교역국들의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한편으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그간 거의 쓰이지 않던 법 조항을 꺼내 긴급 관세를 바로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의 중인 방안에는 연방법 301조를 근거로 교역 상대국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동시에 1930년 관세법 338조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를 사용해 즉각적인 관세를 임시로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338조의 경우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조항으로, 미국과 교역에서 부당한 조처를 한 국가에 최고 50%의 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한다. 앞서 로이터 통신도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이 조항을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법조계와 이 계획을 잘 아는 인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에 자동차 관세를 즉각적으로 부과하고 1기 행정부 때 했던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대한 '국가 안보 연구'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동차 관세가 "향후 며칠 내로"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 논의됐으나 가능성은 줄어든 또 하나의 방안으로 1974년의 무역법 122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최장 150일간 상한선 15%의 관세를 일시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 상호 관세부과를 예고했고, 아시아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여러 양보안과 대응책을 제시하며 미국과 협상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교역국들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도 상당수 나라에 면제를 줄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 이 같은 엇갈린 메시지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관세 체계와 집행 방식을 놓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FT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국들이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한다고 불평하는 가운데, 관리들은 관세를 외국 정부와의 협상 카드보다는 감세로 줄어들 세수 보충용으로 사용하는 데 더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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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2단계로 상호관세 검토…최고 50% 즉시부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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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7)] 히말라야 상공에 펼쳐진 붉은 섬광, '레드 스프라이트'의 신비 풀리다
- 히말라야 산맥 위에서 펼쳐지는 희귀한 붉은색 번개, '레드 스프라이트(Red Sprite·붉은 요정)' 현상이 포착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허구도 아니고, 단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아닌, 뇌우 위 고층 대기에서 발생하는 실제 전기 방전 현상이다. 레드 스프라이트는 중간권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현상이다. 50~90km의 고도에서 발생하는 붉은색-주황색 빛의 섬광으로 40km에 달하는 매우 큰 규모이지만 1밀리초 정도만 번쩍이기 때문에 포착하기가 매우 힘들다. 2022년 5월 19일 밤, 중국 천체사진작가 안젤 안(Angel An)과 둥 수창(Shuchang Dong)은 티베트 고원 남부 푸모용초(Pumoyongcuo) 호수 인근에서 100개가 넘는 레드 스프라이트의 장관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은 해파리를 닮은 선명한 붉은 섬광뿐 아니라, '댄싱 스프라이트', 희귀한 2차 제트, 그리고 아시아 최초로 밤하늘 전리층 하부에서 녹색 대기광(green airglow·일명 '고스트 스프라이트')까지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 놀라운 사건은 전 세계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과학기술대학교 가오펑 루(Gaopeng Lu)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대기과학 발전(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 거대한 '스프라이트 불꽃놀이'의 원동력이 번개와 뇌우임을 밝혀냈다고 어스닷컴과 웹사이트 PHYS.org, IFL과학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루 교수는 "이번 관측은 실로 경이로운 사건"이라며, "모(母)번개 방전을 분석한 결과, 거대한 규모의 대류 시스템(Mesoscale Convective System) 내에서 발생한 높은 첨두 전류의 양(+)극성 낙뢰가 스프라이트를 유발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히말라야 지역의 뇌우가 지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강력한 상층 대기 전기 방전을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상세 분석을 위한 정확한 시간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공위성 궤적과 별자리 분석을 이용해 각 스프라이트가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파악했다. 이 기술은 미래의 레드 스프라이트 현상을 연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데이터가 정확할수록 폭풍이 몰아치는 동안 상공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많이 알아낼 수 있다. 연구 결과, 모번개방전은 갠지스 평원에서 티베트 고원 남쪽 산기슭까지 뻗어 있는 대류 복합체의 층상 강수 지역내에서 발생했다. 이번 관측은 남아시아에서 단일 뇌우 동안 발생한 레드 스프라이트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으며, 이는 이 지역의 뇌우가 미국 대평원 및 유럽 연안 폭풍과 유사한 상층 대기 방전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번 연구는 이러한 폭풍이 더욱 복잡한 방전 구조를 생성해 물리적, 화학적 영향이 큰 대기 결합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참고 문헌: Hailiang Huang et al., Massive Outbreak of Red Sprites in South Asia Observed from the Tibetan Plateau, 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 (2025). DOI: 10.1007/s00376-024-4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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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7)] 히말라야 상공에 펼쳐진 붉은 섬광, '레드 스프라이트'의 신비 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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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전면관세 아닌 대상국가 제한 표적관세 예고
-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은 다음달 2일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예고한 상호 관세와 관련해 모든 나라에 전방위적인 관세 조치를 시행하기보다 무역 적자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표적화된 관세를 먼저 발표할 전망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전면적인 관세전쟁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와 트럼프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가 상호 관세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경우 어떤 국가들이 포함될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유럽연합(EU)·멕시코·일본·한국·캐나다·인도·중국 등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24일 전했다. 모두 미국의 10대 무역 적자국에 포함된 나라들이다. 트럼프 정권은 동맹국을 포함한 무역상대국의 관세율과 비관세장벽에 대응해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도입을 4월 2일부터 단행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로 부르는 이날 발표에서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광범위하고 본격적 글로벌관세는 아니고 대상국가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광범위한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하지만 일부 국가와 지역은 제외될 전망이다. 현시점에서는 별도의 산업문야마다 관세발표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의 당국자들은 최근 대상국과 지역의 리스트가 미국이외의 모든 국가와 지역이 아니라 철강 등에 대한 기존의 관세도 반드시 누적적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이들 분야에 대한 관세 타격이 상당히 경감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상호적 조치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당국자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효과를 즉시 기대하면서 발표한 관세율을 즉시 적용할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일련의 관세조치는 동맹국과의 관계를 더욱 긴장시켜 적어도 어떤 보복조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미국이 무역흑자를 올리는 나라와 지역만이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하의 대부분의 정책 프로세스와 같이 상황은 유동적이며 어떤 결정도 대통령이 발표할 때까지 확정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측근은 지난주 관세프로그램의 실시방법을 둘러싼 내부 충돌에 대해 반복해 언급했다. 가장 매파적인 시그널이 트럼프 자신으로부터 나온 점도 있어 공언해온 수입세 대폭인상에 대한 관심을 부각시켰다. 모든 국가와 지역으로부터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전면적인 관세부과 계획은 이미 후퇴했으며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에 대응해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계획으로 변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관세 접근에 어떤 나라와 지역이 포함될지는 분명치 않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 문제를 논의할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을 악용하는 국가와 지역으로 유럽연합(EU)와 멕시코, 일본, 한국, 캐나다, 인도, 중국을 꼽았다고 전했다. 한국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은 "200여 명의 미 무역대표부(USTR) 직원들이 전 세계 모든 국가를 조사해 상호 관세 세율을 정하고 부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트럼프는 그간 공언한 자동차·반도체·의약품·목재 등의 품목별 관세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행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만 우선 25%의 관세를 일괄적으로 발효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는 자동차 관세 등도 상호 관세와 같은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당초 예고했지만 지금으로선 품목별 관세가 2일 함께 발표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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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전면관세 아닌 대상국가 제한 표적관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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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發 달러 쇼크 올까?"⋯유럽, 연준 의존도에 '빨간불'
- 글로벌 금융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달러 유동성 공급에 대한 유럽 금융 당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일부 유럽 중앙은행 및 금융감독 당국자들이 금융 시장 위기 발생 시 연준의 달러 자금 지원에 계속 의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3일 보도했다. 흔들리는 신뢰, 커지는 불안감 관계자들은 연준이 자금 지원 약속을 불이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친러시아적인 입장을 보이고, 유럽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기존 미국의 외교 정책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그는 미중 무역 분쟁, 파리 기후 협약 탈퇴 등 국제 협력보다는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유럽 포럼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준에 압력을 가해 달러 스와프(통화스와프)를 중단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계자들은 연준을 대체할 만한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연준 대체 불가"⋯딜레마에 빠진 유럽 하지만, ECB와 유럽연합(EU) 은행 감독 당국 고위 관계자 등 6명의 소식통은 "연준을 대체할 만한 좋은 대안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들은 익명을 전제로 비공개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 실제로,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상황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23년 3월 스위스 중앙은행에 수백억 달러를 제공하여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한 것이다. 당시 ECB는 유로존 은행 자금의 약 17%가 달러로 구성되어 있어 연준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리스크', 국제 경제 뇌관 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금융 당국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 당국의 국제 협력 감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준의 달러 지원에 대한 의존도 문제가 곧 더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유럽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연준과의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대한 압력을 높여 달러 자금 지원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연준은 의회에 책임을 지는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등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파월 연준 의장을 '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연준의 자금 지원 중단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며,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나? 이러한 유럽의 불안감은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성향 때문만은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정치 시스템과 연준의 독특한 위상에서 비롯된다.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대통령이 의장을 임명하고 의회가 예산을 통제하기 때문에 정치적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는 국제 공조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연준의 국제적 역할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미국과 연준의 입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은 이와 상반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장을 위해 저금리를 선호하며, 이를 위해 연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연준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경제 지표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정치적 외풍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가능한 대안은 무엇인가? 유럽 금융 당국은 연준의 달러 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자체적인 달러 유동성 확보,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 강화, 유로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연준의 역할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장기적으로는 다자주의적 국제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고, 특정 국가의 통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제다. 유럽 금융 당국의 고민은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정책과 그로 인해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문제는 단순한 우려를 넘어, 국제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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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發 달러 쇼크 올까?"⋯유럽, 연준 의존도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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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6)] 초기 우주에서 풍부한 산소 발견, 천문학계 '경악'
- 우주 탄생 후 불과 3억 년이라는 이른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은하에서 기존 학설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다량의 산소가 발견돼 천문학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최근 관측된 JADES-GS-z14-0 은하는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초기 우주에는 극히 드물었을 것이라는 과학계의 통념을 뒤엎는 산소 풍부도를 나타냈다고 과학전문 매체 사시언스얼럿과 CNN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초기 우주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숙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또 다른 강력한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 천문대의 우주론 학자인 산더르 스하우스는 이번 발견에 대해 "마치 갓난아기들만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서 청소년을 발견한 것과 같다"며 감격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해당 은하가 매우 빠르게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은하 형성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JADES-GS-z14-0 은하의 존재 자체도 기존 우주론 모델에는 이미 상당한 문제였다. 은하가 탐지될 만큼 거대하고 밝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134억 광년이 넘는 거리에서 관측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밝기는 기존 이론으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의 형성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 또한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더한다. 빅뱅 직후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만이 존재했으며, 밀도 차이로 인해 최초의 별들이 탄생했다. 별의 중심핵에서 수소 원자들이 융합하여 점차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산소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렇게 생성된 원소들이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기 위해서는 별이 수명을 다하고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야 한다. 이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날 수 있지만, 가장 무거운 별의 수명도 1천만 년 이하일 수 있다. 하지만 칠레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망원경(ALMA)을 이용한 관측 결과, JADES-GS-z14-0 은하에서 검출된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양은 예측치의 10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소 생성 속도 또한 기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고등사범학교의 천체물리학자인 스테파노 카르니아니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매우 놀랐으며, 이는 초기 은하 진화의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갓 태어난 우주에서 이미 성숙한 은하의 증거는 은하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방출된 빛은 도플러 효과로 인해 붉은 파장으로 늘어난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은 이러한 적색편이된 천체를 탐지하는 데 최적화된 가장 강력한 적외선 우주 망원경이다. JWST 발사 이후 천문학자들은 빅뱅 후 첫 10억 년 동안 초기 우주에서 예상보다 훨씬 큰 은하들을 다수 발견했으며, 이는 초기 우주 진화에 대한 기존의 그림과는 매우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JADES-GS-z14-0 은하에서의 산소 발견은 초기 우주에서 은하들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진화했다는 것을 점점 더 강력하게 시사하는 또 다른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과학자들은 이러한 빠른 성장이 우주론적 시간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초기 우주에 대한 기존의 다른 가설들을 어떻게 재검토해야 할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과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저널에 게재될 예정이며, 사전 공개 사이트인 arXi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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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6)] 초기 우주에서 풍부한 산소 발견, 천문학계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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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EU, 대미 보복관세 시행 4월 중순으로 연기
- 유럽연합(EU)이 약 열흘 앞으로 예정돼 있던 대(對)미국 보복 관세 부과 시점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보복 관세가 미국의 더 큰 보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EU 회원국 우려를 반영해 속도 조절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은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산하 무역위원회에 출석해 "내달 1일로 예정돼있던 대미 보복 관세 시행 시점을 같은달 중순으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당초 EU는 내달 1일 약 80억 유로(약 12조 원) 상당의 미국산(産) 상품에 최고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1단계 보복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보편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맞불 성격이었다. 나아가 EU는 4월 13일부터 180억 유로(약 29조 원) 규모 '2단계 대미 보복 관세'도 적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미 보복 관세를 1·2단계로 나눠 시행하지 않고 4월 중순부터 일괄 적용하겠다는 게 이날 EU 발표의 골자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이번 결정 배경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4월 2일 시행을 예고한 상호관세의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상호관세는 개별 교역국마다 다른 관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미리 보복 조치를 단행하기보다는 협상을 통해 '관세 전쟁 완화'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셰프초비치 위원은 "(미국과)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지체없이 보복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복 관세 품목을 둘러싼 EU 내 마찰도 시행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EU는 1단계 보복 관세 품목에 미국 버번 위스키를 포함시켰는데 이를 두고 일부 유럽 국가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키 보복 관세가 부과되면 모든 EU산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미 와인 수출 비중이 높은 프랑스 등은 '위스키 제외'를 요구해왔다. 이날 무역위 회의에서도 관련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1단계 보복 관세 부과 연기를 통해) 1·2단계 조치 대상 품목 목록을 회원국들과 한꺼번에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추가 논의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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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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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EU, 대미 보복관세 시행 4월 중순으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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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6)] 뇌파로 움직이는 '꿈의 팔', 마비 환자에 희망 심다
- 마비 환자가 뇌파로 팔을 움직였다. 과거에는 그저 공상 과학 소설 속 이야기로 여겨졌던 일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 San Francisco, UCSF)의 연구진이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통해 마비 환자가 오직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획기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이는 마비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특히 BCI 기술의 장기적 안정성과 적응형 학습 능력을 뚜렷하게 입증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BCI 장치들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며칠 이상 안정적인 작동을 담보하기 어려웠으나, UCSF 연구진이 개발한 AI 강화 BCI는 무려 7개월이라는 놀라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더욱 획기적인 것은 이 장치가 뇌 활동의 일일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능력을 갖춰, 시간이 흐르더라도 초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꾸준히 유지한다는 점이다. 연구를 총괄 지휘한 UCSF 웨일 신경과학 연구소의 신경과 교수 카루네시 강굴리(Karunesh Ganguly) 박사는 "인간의 학습 능력과 AI의 강력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융합하는 것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BCI 기술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 훈련 거쳐 '현실' 로봇 팔 제어 성공 강굴리는 동물의 뇌활동 패턴이 특정 움직임을 어떻게 나타내는지 연구했고, 동물이 학습함에 따라 이러한 패턴이 매일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인간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뇌졸중 발병 후 수년 동안 마비 상태로 지내온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의 뇌 표면에 아주 작은 센서들을 심어, 그가 움직임을 상상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뇌 활동 신호를 감지하도록 설계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2주 동안 손가락, 손 또는 엄지손가락으로 간단한 동작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요청하고 센서가 뇌 활동을 기록하여 AI를 훈련시켰다. 그런 다음 참가자는 로봇 팔과 손을 제어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정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굴리는 참가자에게 가상의 로봇 팔로 연습하게 하고 시각화의 정확도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참가자가 실제 로봇 팔로 연습을 시작한 후 몇 번의 연습 세션만 거치면 자신의 기술을 실제 세계로 옮길 수 있었다. 그는 로봇 팔로 블록을 집어 돌리고 새로운 위치로 옮길 수 있었다. 심지어 캐비닛을 열고 컵을 꺼내 정수기까지 들어올릴 수 있었다. 연구 초기 단계에서 환자는 시각화 훈련을 통해 가상 로봇 팔을 정확하게 제어하는 연습에 집중했다. 강굴리 박사는 "환자가 가상 환경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팔을 움직이는 방법을 완전히 숙달하자, 놀랍게도 실제 로봇 팔을 제어하는 데에는 단 몇 번의 훈련 세션만으로 충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로봇 팔을 이용한 실험에서 환자는 단순히 생각만으로 물건을 집어, 옮기고, 원하는 장소에 내려놓는 등 섬세한 동작들을 막힘없이 수행해냈다. 심지어 컵을 집어 들고 물 디스펜서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비교적 복잡한 일상생활 동작까지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AI 기반 BCI 기술이 더 이상 실험실 안의 몽상이 아닌, 실제 삶의 영역에서 마비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AI, 뇌파 변화 '실시간'으로 읽는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공 요인은 개발된 AI 모델이 인간 뇌 활동 패턴의 미묘한 변화를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하는 데 있다. 강굴리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 동물이 새로운 동작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뇌 활동 패턴이 매일매일 미세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뇌 활동의 '변동성'이 BCI 기술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환자가 특정 동작을 반복적으로 상상하는 동안 뇌 활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뇌 활동의 변화 패턴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BCI 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뛰어난 적응 능력을 갖춘 AI 덕분에 개발된 BCI는 장기간 사용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BCI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니킬레스 나타라즈(Nikhilesh Natraj) 박사는 "AI는 뇌 활동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자동으로 보정함으로써 BCI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BCI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의료 현장과 일상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시점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비 환자 삶, BCI로 바꿀 수 있다" 현재 강굴리 박사 연구팀은 개발된 AI 모델을 더욱 고도화하여 로봇 팔의 움직임을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부드럽게 만들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BCI 기술을 환자의 가정 환경에 적용했을 때의 실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계획 중이다. 강굴리 박사는 "마비 환자들이 BCI 기술을 통해 스스로 식사를 하고, 목마를 때 물을 마실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의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바뀔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드디어 BCI 시스템을 실용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으며, 머지않아 이 기술이 실제 환자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NIH 지원, '셀' 논문 게재 '주목'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셀(Cell)' 2025년 3월 6일자에 정식 게재되어 전 세계 과학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에는 UCSF의 사라 세코(Sarah Seko)와 아델린 투-찬(Adelyn Tu-Chan), 그리고 로드아일랜드대학교의 레자 아비리(Reza Abiri)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연구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마비 질환 환자들에게 AI 기반 BCI 기술이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춰줄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성과다. 향후 BCI 기술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더욱 발전하여, 마비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이 불편함 없이 로봇 팔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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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6)] 뇌파로 움직이는 '꿈의 팔', 마비 환자에 희망 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