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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버핏, 3252억 달러 현금 쌓고 관망…'현금 왕'이 전하는 시장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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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2024년 3분기 말 기준 3252억 달러(약 485조 원)의 사상 최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분기 말에 기록한 2769억 달러(약 382조 2600억 원)보다 483억 달러(약 66조 6780억 원) 증가한 수치다. 버크셔는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규모 주식을 매각하면서 현금을 비축했고, 동시에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다. 버핏의 이 같은 결단은 현재 주식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요 주식 매각…애플 지분 25% 축소
버크셔는 3분기에만 총 361억 달러(약 49조 83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 그중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분을 대거 처분했다. 특히 애플은 4분기 연속으로 보유 지분을 줄이며 총 25% 가까이 축소했다. 버핏의 이 같은 행보는 기술주와 금융주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최근 기술주 주가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버핏의 신중한 투자 태도와도 맞아떨어진다.
버핏은 애플을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해 왔지만, 금리 변동성과 기술주 전반의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일부 지분을 처분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결정은 기술주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크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CNBC 금융 애널리스트 스티븐 와일즈는 "버핏이 기술주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애플 지분을 축소한 것은 그의 보수적 투자 철학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중단…"주가 고평가 판단"
자사주 매입 중단 또한 버크셔의 새로운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버크셔는 그동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해 왔지만, 올해 3분기에는 자사주 매입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버핏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내재 가치보다 낮을 때만 진행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으며,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버크셔 주가가 고평가되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자사주 매입 중단은 현재 주가가 본질적 가치에 도달했다고 평가되며, 추가 매입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따라서 버크셔는 높은 주가에 추가 매입을 피하고, 현금 보유를 통해 더 나은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현금은 왕'
버핏의 이 같은 행보는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미국 주식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연착륙 전망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버핏은 시장이 과도하게 고평가된 상태라 보고 있다. 그는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인 투자를 피하고 있으며, 미국의 재정 적자 문제와 세금 정책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재정 적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금리 인상과 세금 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버핏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일부 주식을 매각하고 현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보수적 전략은 단기적인 시장 호황보다는 장기적인 안정성을 중시하는 그의 투자 철학을 잘 보여준다.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장기 투자와 냉정한 판단'
버핏의 '현금 보유' 전략은 투자자들에게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안정성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버핏은 항상 "가치가 있는 자산을 오래 보유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번에도 그는 시장 과열을 경계하며 현금을 비축함으로써 향후의 투자 기회에 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버핏의 이러한 보수적 접근이 변동성 높은 시장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강조한다.
버핏이 보여준 보수적 투자 전략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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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