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A, 길이 600km에 달하는 뱀처럼 긴 협곡 이미지 발표
  • 그리스 신화 참조해 ‘아가니페 포사’로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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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그랜드 캐년보다 더 긴 협곡 '아가니페 포사' 이미지. 사진=ESA

 

유럽우주국(ESA)이 화성 탐사선을 통해 화성 표면에서 600km에 이르는 뱀 같이 긴 협곡 이미지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화성 표면은 긁힌 자국과 흉터로 가득 차 있는데, 아가니페 포사(Aganippe Fossa)라는 이름의 이 협곡은 가파른 벽이 있는 도랑 같은 홈 중 하나다.

 

더 구체적으로 아가니페 포사는 '그라벤(graben)'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라벤은 나란한 두 개 이상의 정단층 사이에 발달된 길고 낮은 협곡 지대를 말한다.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ESA 관계자는 "최근 그랜드 캐년보다 긴 협곡 아가니페 포사가 포착됐으며, 이것이 어떻게, 언제 생겨났는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화성의 거대한 타르시스(Tharsis) 화산 밑에서 솟아오르는 마그마로 인해 화성의 지각이 늘어나고 갈라지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행성 명명의 가장 흔한 방법에 따라, 아가니페 포사라는 이름도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다. 테르메소스 강의 딸인 아가니페는 그리스 헬리콘 산기슭에서 발견되는 샘의 요정(님프)이었다. 아가니페 포사는 화성의 가장 큰 화산 중 하나인 아르시스 몬스의 기슭에 있다. 포사는 도랑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파생됐으며, 행성이나 행성을 도는 위성(달) 표면의 길고 좁은 협곡을 의미한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2003년부터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유럽 최초의 화성 임무인 ESA의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촬영한 것이다. 화성 착륙선인 비글2호는 분실됐지만, 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는 화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물 지도 작성, 대기 연구, 지각 하부 조사, 위성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탐사한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로 아가니페 포사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한편, 다양한 표면 특징도 매우 자세하게 공개했다. 울퉁불퉁하고 고르지 못한 언덕과 함께 매끄럽고 완만하게 경사진 절벽을 보여준다.

 

ESA에 따르면 이 지형은 고대 빙하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아르시스 몬스 화산 기저부 주변 10만 평방km의 고리 모양의 '후광'이 특징이다. 이 후광은 화산의 북서쪽 측면에만 형성됐는데, 이는 얼음이 자리잡는 반대 방향의 바람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ESA는 또 이 지역의 바람에 날린 먼지와 모래 역학에 대해 “이는 더 어두운 물질이 더 밝은 땅에 퇴적된 결과로, 행성 표면에 "얼룩말과 같은" 패턴을 생성했다. 그 표면에는 화산이 활동했던 시기 용암 흐름의 증거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가니페 포사는 화성에 있는 많은 알베도(달이 반사하는 태양광선) 특징 중 하나다. 이는 지구에 있는 망원경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궤도선을 통해 천문학자들은 화성 표면의 독특한 지형에 대한 이례적인 정보를 획득했다.

    

ESA는 "마스 익스프레스가 매우 생산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화성에 대한 이해 증진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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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25)] 화성 탐사선, 그랜드 캐년보다 긴 신비한 협곡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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