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이변 동시다발화…국가 간 연계효과 반영한 새 경제모델 제시
  • '1.7도 상승'이 최적 시나리오…파리협정 목표 타당성 재확인
한국 의성 산불 AFP 연합뉴스.jpg
영국 액서터대학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이 금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3도 이상 상승할 경우, 세계 경제가 최대 40%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2025년 3월 24일, 대한민국 의성에서 산불이 번지는 가운데 한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다. 유럽의 기후 모니터는 2025년 4월 8일, 전 세계 기온이 3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예상을 뒤엎고 최고의 과학을 시험하는 이례적인 더위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는 유럽에서 3월은 역대 가장 더운 3월이었으며, 다른 어떤 대륙보다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는 대륙에서 극심한 강우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구 평균기온이 금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3도 이상 상승할 경우, 세계 경제가 최대 40%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존 예측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피해가 그동안 과소평가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영국 엑서터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극단적 기상이변이 세계 각국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반영했을 때, 지구온난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기존 추정치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과학 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기존의 대부분 경제 모델은 각국의 경제가 자국 내 기후 조건에만 영향을 받는다는 전제하에 설계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국가 간 무역, 공급망, 식량 수급 등의 국제적 연계를 반영해, 기상이변이 지구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의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프랑스 남동부 푸이 생 마르탱 마을 교외의 폭염 AFP 연합뉴스.jpg
2023년 8월 22일에 촬영된 이 사진은 프랑스 남동부 푸이 생 마르탱 마을 교외의 기온이 43도에 달했던 들판에서 폭염으로 타버린 해바라기를 보여준다. 프랑스 정부는 2025년 3월 10일, 최대 4°C의 기온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52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프랑스는 1900년보다 1.7도 더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 홍수, 해안 침식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남미가 가뭄 피해를 입더라도 북미나 유럽의 수확량이 양호할 경우 식량 수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이상기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세계 무역과 생산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연구진은 기존 대표적 모델 세 가지를 기후영향의 상호 연계성을 반영해 수정하고, 그 평균값을 산출했다. 그 결과, 지구 평균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할 경우 세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40%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모델이 추정한 평균 손실치(11%)의 3.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기존에는 러시아나 북유럽처럼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은 기온 상승으로 오히려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기후충격의 전 지구적 파급력으로 인해 "모든 국가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 곳곳에서 동시에 기상 이변 발생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악화된 열파가 식량 인플레이션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홍수 AFP 연합뉴스.jpg
이 사진은 2025년 1월 31일 프랑스 서부 레동에서 빌레인 강과 낭트 브레스트 운하가 교차하는 지점 근처의 홍수에 잠긴 주거 지역을 보여준다. 사진=AFP/연합뉴스

 

특히 극심한 날씨 변화로 인한 피해가 지구 곳곳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발생한 미국 LA 화재와 한국에서 발생한 의성 산불은 극심한 가뭄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가뭄은 농작물 수확량에 커다란 피해를 입히며, 폭풍과 홍수는 광범위한 농작물 파괴의 원인이 되고, 상품 공급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번 분석은 단순한 이론적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 온실가스 감축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후위기의 대가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시사점이 크다.


일부 경제모델은 지구온난화가 2.7도 수준에서 정점에 이를 경우 단기 비용과 장기 피해 간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고 보지만, 이번 연구는 최적의 온도 상승 허용치는 1.7도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는 파리기후협정의 가장 야심찬 목표(1.5도)와도 부합하는 수치다.


연구진은 "현재 지구가 따르고 있는 탄소배출 경로는 미래 세대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지금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느냐가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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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0)] 지구 온난화 3도 넘으면 세계 경제 최대 40% 손실…기후경제 충격 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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