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6개월 만에 최대 낙폭⋯1분기 전망 어두워 투자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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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26일(현지시간) 12% 급락했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있는 팹 42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 공장 외부 간판에 인텔 코퍼레이션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26일(현지시간) 12% 급락했다. 이는 2020년 7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의 하락세이다. 


인텔은 이날 열린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을 122억~132억 달러, 주당순이익을 0.13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 141억5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0.33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시장에서는 인텔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분야에서 경쟁사인 AMD와 엔비디아에 뒤처져 있는 상황이 부진한 실적 전망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PC와 서버용 칩 시장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AI 반도체 칩 시장에서는 AMD와 엔비디아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특히 AMD는 최근 AI 반도체 칩인 '젠 4'를 출시해 인텔을 위협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핵심 사업인 PC와 서버 부문이 비핵심 사업과 함께 계절적 수요 감소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의 주가 하락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와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올해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지난해의 22% 성장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된 수준이다.


인텔의 주가 하락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성장 둔화와 함께 인텔의 인공지능 칩 경쟁력 저하라는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월가, 인텔의 AI 칩 경쟁력 저하 우려


미국 월가에서는 반도체 업계에서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엔비디아와 같은 일부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서버 부품을 만드는 인텔과 같은 업체들은 성장 모멘텀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로젠블라트 증권의 한스 모세만 애널리스트는 인텔 주식에 매도 의견을 제시하며 "AI는 인텔을 제외한 모든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텔이 AI 칩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또 다른 과도기적인 해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투자플랫폼 AJ벨의 러스 몰드 투자 책임자도 "엔비디아와 AMD와 같은 칩 회사들이 데이터에 굶주린 AI 산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이 인텔은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인텔이 전용 AI 칩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지만, 인텔의 CPU가 종종 엔비디아의 AI 칩과 함께 사용되며 인텔 서버 CPU 중 3분의 1가량이 현재 AI 시스템의 일부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이터는 최소 15개 증권사가 인텔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목표주가 중간값은 44달러다. 이는 인텔의 실적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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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인공지능(AI) 칩 경쟁력 저하로 12%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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