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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수도권 주담대 한도 최대 5% 축소⋯지방은 연말까지 유예
- 오는 7월부터 수도권에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3~5%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관계기관 및 시중은행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새 제도는 주담대·신용대출 금리에 가산금리 1.5%를 일괄 적용하는 것으로, 수도권은 기존 1.2%에서 상향돼 한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비수도권은 연말까지 유예돼 기존 0.75%가 유지된다. 혼합형·주기형 주담대는 가산금리 적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한도가 더 줄어든다. 당국은 5월 가계대출 증가세를 예의주시하며 금융권에 사전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미니해설]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수도권 주담대 한도 최대 3천만원 축소 오는 7월 1일부터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현재보다 대출한도가 평균 1000만~3000만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의 시행에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및 5대 시중은행과의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 중심 주담대 한도 축소…최대 5% 감소 새 제도에 따르면, 주담대 및 신용대출에 스트레스 금리 1.5%가 일괄 적용된다. 기존 수도권의 가산금리는 1.2%였으나, 이를 1.5%로 상향 조정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반면, 비수도권은 올해 연말까지 유예돼 기존 0.75% 수준이 유지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연소득 1억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한도는 기존 5억 9000만 원에서 5억 7100만원으로 약 1900만원 감소한다. 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 상품은 3300만원, 주기형(5년 단위 금리 변동)은 1800만원 축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형·주기형 주담대 타격 더 커져 이번 개편에서는 대출 금리유형별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도 조정된다. 변동형은 기존과 동일하게 100%를 적용하지만, 혼합형은 60%에서 80%, 주기형은 30%에서 40%로 높아져 대출 한도는 추가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용대출의 경우,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할 때만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만기 3년 미만 단기 고정 또는 변동형 대출에는 100%, 3~5년 만기 고정금리 대출에는 60%, 5년 이상 고정금리 대출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스트레스 DSR, 가계대출의 '자동 브레이크' 스트레스 DSR 제도는 금리 상승 등 미래 리스크를 반영해, 실제 대출금리보다 높은 가상의 금리를 대입해 차주의 원리금 상환능력을 계산하는 제도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자의 상환 부담도 커지므로, 대출 한도를 미리 줄여 리스크를 줄이는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작년 2월과 9월 각각 1단계, 2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됐으며, 이번 3단계 적용으로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거의 모든 가계대출에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다. 사실상 금융권 전체에 걸친 '가계대출 조기경보 시스템'이 완성된 셈이다. 집단대출·기존 계약 건은 2단계 기준 유지 금융당국은 6월 30일까지 입주자모집공고가 완료된 집단대출 및 부동산 매매 계약이 체결된 일반 주담대는 예외적으로 종전 2단계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실수요자의 계약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5월 가계대출 증가세에 '경고등' 당국은 4월 가계대출이 5조 3000억원 증가하며 증가폭이 커졌고, 특히 주택거래가 늘면서 주담대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신용대출도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전체 가계부채 흐름에 대한 선제적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리 인하 기대와 제2금융권 예금자보호한도 확대에 따른 자금 유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며 "7월 시행 전 대출 쏠림현상까지 감안해 금융권이 자율적·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월별·분기별 금융회사들의 대출 관리목표 준수 여부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즉각적인 규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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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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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수도권 주담대 한도 최대 5% 축소⋯지방은 연말까지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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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xAI '그록' 애저 탑재-AI 주도권 굳히기 돌입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본격화했다. MS는 오픈AI에 이어 그록 등 외부 AI 기술까지 통합하며 윈도 이후 또 한 번의 표준 운영체제(OS) 지위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에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MS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25'에서 머스크의 AI 기업 xAI가 개발한 '그록3'와 '그록3 미니'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그록3는 xAI가 지난 2월 공개한 최신 AI 모델이다. 이번 xAI와의 협력으로 애저에서 이용할 수 있는 AI 모델 수는 1900개를 넘어섰다. MS는 그록 외에도 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과 독일의 블랙 포레스트 랩스 모델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오픈AI에 집중됐던 기존 전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I 모델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전반적인 생태계 유연성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MS는 챗GPT 흥행 직후인 지난 2022년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코파일럿과 빙(Bing) 검색 등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왔지만, 최근에는 애저 플랫폼에서 다양한 AI 모델을 함께 제공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MS는 이번 행사에서 기존보다 한층 진화한 AI 코딩 에이전트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의 새로운 기능도 공개했다. 기존 코파일럿이 일부 코드를 제안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간단한 명령만으로 전체 코드를 작성하고, 작업이 완료되면 사용자에게 최종 확인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MS는 기업들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해 다양한 업무에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자사 플랫폼인 '애저 파운드리'를 통해 원하는 AI 모델을 선택해 전용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 기조연설에서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나델라 CEO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사람과 조직을 위한 애플리케이션과 에이전트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기술 전반을 다시 설계해 오픈 에이전틱 웹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오픈 에이전틱 웹(Open Agentic Web)'으로 규정하고, 앞으로 인터넷 환경이 사용자 중심에서 에이전트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 전망했다. MS는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성하는 3대 핵심 플랫폼으로 ▲ AI 모델 선택부터 미세 조정까지 지원하는 '애저 AI 파운드리' ▲ 로우코드 기반 에이전트 생성 도구 '코파일럿 스튜디오' ▲ 개발 전 과정에 AI를 통합한 '깃허브 코파일럿 에이전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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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xAI '그록' 애저 탑재-AI 주도권 굳히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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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지구 지각 속 '청정 수소' 17만 년치 잠자다⋯전 세계에 숨은 에너지 금맥
- 지구 지각 속에 존재하는 천연 수소가 인류에게 최대 17만 년간 사용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과학기술 전문매체 사이테크 데일리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더럼대, 캐나다 토론토대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수소가 지하에 자연적으로 생성·축적되는 조건을 규명하고, 이를 산업적으로 탐사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지구 및 환경(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에 5월 13일자로 발표됐다. 연구진은 "지구의 대륙 지각은 수백만 년에 걸쳐 수소를 생성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량이 특정 암석층에 축적돼 아직 사용되지 않은 채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는 수소가 포획되는 암석 유형, 온도, 유체, 지질학적 역사 등을 바탕으로 '탐사 레시피'를 체계화해 업계가 천연 수소를 산업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소는 비료와 정유, 철강 등 산업 전반에서 이미 1350억 달러 규모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청정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시장 규모가 2050년까지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수소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며, 이 과정에서 전 세계 탄소배출의 2.4%를 유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풍력 기반 수전해나 탄소포집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천연 수소는 탄소 배출 없이 지구 내부에서 자연 생성되며, 기존 석유·가스 시추 기술을 응용할 수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연구 공동저자인 더럼대 존 글루야스 교수는 "헬륨 탐사 경험에서 얻은 지질학적 탐사 원칙을 수소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토론토대 바버라 셔우드 롤러 교수는 "지하 미생물이 수소를 소비할 수 있어, 미생물이 없는 환경을 탐색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대 지구과학과 크리스 볼런타인 교수는 "수소 탐사는 정확한 지질 조건의 조합이 필요한데, 이는 마치 수플레 요리와 같다"며, "이 레시피가 상업적으로 반복 가능할 경우, 저탄소 청정수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바탕으로 천연 수소 탐사 전문 기업 '스노우폭스 디스커버리(Snowfox Discovery Ltd.)'를 설립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 참고 문헌: '대륙 지각의 천연 수소 자원 축적' 작성자 크리스 발렌타인(Chris J. Ballentine), 루타 카롤리테, 안란 쳉, 바바라 셔우드 랄라, 존 글루야스, 마이클 데일리, 2025년 5월 13일, Nature Reviews 지구 및 환경. DOI: 10.1038/s43017-025-006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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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지구 지각 속 '청정 수소' 17만 년치 잠자다⋯전 세계에 숨은 에너지 금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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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EU·日·대만산 플라스틱 제품에 최대 75% 반덤핑 관세 부과⋯5년간 유지
- 중국 정부가 미국·유럽연합(EU)·대만·일본산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POM) 제품에 대해 최고 74.9%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 부과를 19일부터 공식 개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본토 산업의 실질적 피해를 근거로 향후 5년간 유지된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EU, 대만, 일본에서 수입되는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 제품이 시장에서 정상 가격 이하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 내 관련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5월 19일부터 해당 국가와 지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국가·지역별 기본 관세율은 △ 미국 74.9% △ EU 34.5% △ 대만 32.6% △ 일본 35.5% 수준이다. 다만 일본의 아사히카세이는 24.5%, 대만의 포모사플라스틱스는 4.0%, 폴리플라스틱스는 3.8%의 개별 세율이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5월 19일 착수된 반덤핑 조사에 따른 최종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 16일 예비 판정을 통해 덤핑 사실과 자국 산업의 피해를 잠정 인정한 바 있으며, 이후 수개월간의 후속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식 관세 부과 결정을 내렸다. 문제가 된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는 기계적 강도와 내피로성이 우수해 구리, 아연, 주석, 납 등 금속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성 플라스틱이다.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제품, 산업기계, 일상용품, 스포츠용품, 의료기기, 건축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어 산업적 활용도가 높다. 한편, 중국은 2017년부터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산 POM 제품에도 6.2~34.9%의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 조치 역시 지난해 10월 재검토를 거쳐 2028년 10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이번 조치는 미국 등 주요국과의 통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일환으로 해석되며, 관련국의 대응 여부에 따라 통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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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EU·日·대만산 플라스틱 제품에 최대 75% 반덤핑 관세 부과⋯5년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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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소비심리, 관세 공포에 5개월째 '뒷걸음질'⋯기대 인플레이션 44년래 최고
- 미국의 소비자 심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세 철회 조치에도 불구하고 5개월 연속 하락하며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미시간대학교가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8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53.5)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물가가 7.3% 급등할 것으로 예상, 이는 1981년 이후 44년 만의 최고치다. 응답자의 약 75%가 관세를 언급하며 물가 상승 불안감을 드러냈다. 월마트 등 유통업체도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을 경고하고 나서, 실제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소 안정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는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합의 효과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지속되는 관세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소비심리 50.8 쇼크, 기대인플레 7.3% 공포…'관세 올가미'에 걸린 美 경제 5월 미국 경제는 기묘한 이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고용 같은 일부 거시경제 지표는 탄탄한 흐름을 보이지만, 경제의 실핏줄인 소비자 심리는 다섯 달 내리 얼어붙으며 3년 전 극심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시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 50.8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미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진다. CNN은 1952년 이 조사가 시작된 뒤 수많은 경기 침체, 석유 가격 파동(오일 쇼크), 전쟁, 물가 상승, 금융 위기, 세계적 유행병(팬데믹)이 있었지만 "거대한 무역 전쟁이 거의 모든 것을 능가한다"고 평가하며 현실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에 매겼던 일부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소비자들은 왜 여전히 지갑을 닫으려 하는가? 해답의 열쇠는 '관세'와 그로 말미암은 '물가 상승 공포'에 있다. 무색해진 관세 완화책…불신만 키운 '트럼프표 관세'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보복 관세를 줄이고, 수십 개 나라에 대한 상호 관세 미루기, 자동차와 특정 부문 관세 낮추기, 멕시코와 캐나다산 일부 상품 관세 없애기 같은 누그러뜨리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이런 긍정적인 움직임에도, 경제학자들은 애초 5월 심리지수를 55(팩트셋 집계)로 예상하며 나아질 수 있다고 점치기도 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론대로라면 이런 조처는 소비자 부담을 덜고 심리를 좋게 해야 했다. 그러나 미시간대 조사에서 응답자 약 4분의 3이 스스로 '관세'를 이야기하며 어두운 전망을 내비쳤다. 현재 부과되는 관세의 범위와 강도가 여전히 광범위한 탓이다. 거의 모든 나라 수입품에 적용하는 10%의 전면 관세, 자동차 부품,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 그리고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30%의 높은 관세율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과 견줄 수 없을 만큼 높다. 미시간대학교 소비자 조사국의 조앤 슈 이사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말하며, 이런 소비자들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월마트 경영진이 "커피, 아보카도, 바나나 같은 신선 수입품과 장난감,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때문에 값이 오를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이런 걱정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예다. 미시간대 조사가 4월 22일부터 5월 13일 사이에 진행돼 미·중 합의(5월 12일 발표)의 좋은 영향이나 월마트의 가격 인상 경고(5월 15일쯤)를 제대로 담지 못했을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점이 앞으로 발표될 최종치에서 소비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불길한 신호로도 읽힌다. 물가 안정됐다는데…44년 만의 '7.3% 인플레 공포' 왜? 얄궂게도 실제 물가 상승 지표는 다소 안정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 발표를 보면 지난달 물가 상승은 조금 누그러져 2021년 뒤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기대 물가 상승률'은 치솟고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물가가 7.3% 치솟을 것이라는 예상은 1981년 뒤 무려 44년 만의 가장 높은 수치다. 단순히 물건값 상승을 넘어 앞날 소득의 실질 가치 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미시간대학교의 조앤 슈 조사 담당 이사는 이런 현실을 두고 "많은 조사 지표가 중국 관세의 일시적인 인하 뒤 일부 나아지는 조짐을 보였지만, 이런 처음의 오름폭은 전체 그림을 바꾸기에는 너무 작았다"며 "소비자들은 경제에 대해 계속 어두운 생각을 밝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정책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엇갈리는 전문가 진단…'정치색' 따라 심리도 출렁 소비자 심리에는 정치 성향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심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계속 떨어져 이번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33.9)를 기록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심리(84.2)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지만, 이 역시 지난해 11월 뒤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컬럼비아대학교의 로버트 Y. 섀피로 정치학 교수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관세가 나쁘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실이 뚜렷해졌다"며 "나쁜 경제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낮추고 특히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정책의 경제적 부담이 정치 지형마저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너드월렛(NerdWallet)의 엘리자베스 렌터 수석 경제학자는 CNN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나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며 "관세를 낮추고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어떻게 풀리고 무엇을 내다볼 수 있는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책을 잘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쪽에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슈워스 북미 담당 경제학자는 이번 예비치가 중국에 대한 145%라는 극단적인 관세가 매겨질 때의 불안감을 주로 담았을 것이라며, "다소 어지럽지만, 5월 최종 수치에서는 기대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안전한 예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강력한 대중국 관세 미루기 조치가 조사 기간 막바지(5월 12일)에 발표된 만큼, 그 영향이 최종치에 담기리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2022년과 다르다'…고용 불안·소득 타격에 소비 '절벽' 경고 경제학에서 '경성 자료'(고용, 생산 같은 실제 수치)와 '연성 자료'(심리, 기대 같은)의 차이는 종종 나타난다. 지금 미국 경제는 고용 시장이 탄탄하고 실제 물가 상승이 비교적 심하지 않은 '경성 자료'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극도의 불안감을 담는 '연성 자료' 사이의 틈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금 경제 현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현재경제여건지수 역시 57.6으로 떨어지며 2022년 12월 뒤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경제 주체들의 '느낌'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때 생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암울하다고 느끼는 가구들은 휴가를 그만두거나 집 고치는 일을 미룰 수도 있다"고 보도하며 소비 위축 가능성을 짚었다.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면, 경제 성장 둔화는 피할 수 없다. 소비자의 앞날 기대치를 재는 다른 지수 역시 (2024년 11월 뒤 5달 내리 떨어져) 5월에 46.5로 내려앉아, 1980년 뒤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이런 걱정을 더욱 키운다. 지난 2022년 6월, 심리지수가 가장 낮았던(50.0) 그때는 물가 상승이 극심했지만 노동 시장은 탄탄했고 소비자들은 쓸 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조앤 슈 이사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은 노동 시장이 나빠질 것을 정말로 걱정하고 있다"며 "이미 소득에 타격을 입었다고 답한 사람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 이사는 이어 "분명 소비자들이 다시 일어서는 힘에 나타난 걱정스러운 틈"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불러온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두려움이 미국 소비자들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일부 관세 낮추기라는 '당근'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넓은 관세라는 '채찍'의 두려움이 더 크다.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소비 심리의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체감 경기 나빠짐'이 '실물 경제 가라앉음'으로 이어지는 나쁜 순환이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숫자로 나타나는 경제와 사람들이 느끼는 경제 사이의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그리고 소비자들이 다시 일어서는 힘의 '틈'이 현실이 된다면, 미국 경제는 뜻하지 않은 소비 절벽에 맞닥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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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소비심리, 관세 공포에 5개월째 '뒷걸음질'⋯기대 인플레이션 44년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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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소비자들, LG전자 '구매일 기준 보증'에 집단소송 제기
- LG전자 미국법인이 소비자 보증 기간을 부당하게 단축해 소비자를 속였다는 혐의로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이 소송은 캘리포니아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됐으며, 캘리포니아 소비자보호법(Song-Beverly Consumer Warranty Act)과 부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Law) 위반이 쟁점이다. 16일(현지시간) USA 헤럴드, 로360(Law360) 등 외신에 따르면 원고인 피터 아브레고(Peter Abrego)와 버지니아 샤멜(Virginia Shamel)은 LG가 제품을 실제로 받은 날이 아닌, 구매일 기준으로 보증 기간을 시작하도록 정책을 운영해 소비자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온라인 구매자 등은 법적으로 보장된 전체 보증 기간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원고들은 LG전자의 획일적 보증 정책이 실질적 보증 유효 기간을 단축시키고 제품 가치와 소비자 보호를 모두 저하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기 보증 관행을 통해 LG전자는 고객들을 희생시켜 가며 보증 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적 쟁점과 구체적 사례 캘리포니아 주법은 제품 인도일 기준으로 보증이 시작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LG전자는 일괄적으로 구매일을 적용해 소비자 보호를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소장에 따르면 구체적 사례는 다음과 같다. 아브레고는 2023년 8월 8일 홈디포(Home Depot)에서 가스레인지를 구매해 13일 뒤에 받았고, 샤멜은 2024년 6월 1일 코스트코(Costco)에서 식기세척기를 주문해 6월 19일에 받았다. 두 경우 모두 LG 보증 문서에는 '구매일'부터 보증이 시작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는 캘리포니아 소비자 보호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원고 측 입장과 소송 범위 원고 측 대리인인 카제루니 법률 그룹(Kazerouni Law Group) 소속 라이언 맥브라이드(Ryan McBride)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대기업이 소비자 권리를 조용히 침해하는 행위에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는 약속받은 보증의 완전한 가치를 누릴 자격이 있다. 약관 작은 글씨에 숨겨진 단축된 보증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3년 7월 1일 이후 LG전자 제품을 구매하고, 실제 인도일이 구매일보다 늦었던 캘리포니아 소비자들이 이번 소송 대상이다. 배송일이 아닌 구매일에 명시적 보증이 시작된 소비자들을 위한 하위 집단도 제안됐다. 이 사건 명칭은 '피터 아브레고 외(Peter Abrego, et al.) 대 LG전자 미국법인(LG Electronics U.S.A., Inc.)'이며, 사건 번호는 2:25-at-00615다. 이 소송은 LG전자가 미국 내에서 소비자 보호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기업의 보증 정책이 각국 법률과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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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소비자들, LG전자 '구매일 기준 보증'에 집단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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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6)] MIT·하버드 연구팀, AI로 단일 세포 수준 단백질 위치 예측⋯질병 진단·신약 개발 새 길
- 미국 MIT, 하버드대, 브로드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간 세포 내 거의 모든 단백질의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단백질 이상 분포가 원인이 되는 알츠하이머병, 낭포성 섬유증, 암 등 다양한 질환 진단과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현지시간) MIT뉴스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단일 세포 수준에서 단백질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 AI 기반 모델 'PUPS(Protein localization Using Protein and cell representationS)'를 중심으로 소개됐다. 해당 연구는 1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서즈(Nature Methods)'에 게재됐다. 단일 세포 내 단백질 분포 예측⋯기존 한계 돌파 단백질은 세포 내 위치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며, 잘못된 위치에 존재할 경우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세포 하나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그 변이 수는 7만여 개에 달하며, 실험실에서 이들을 일일이 검출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된다. 기존의 AI 기반 예측 모델들은 훈련 데이터로 활용된 단백질 및 세포에 국한된 분석만 가능하거나, 세포 단위 평균치만을 예측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PUPS는 개별 단백질 서열 정보와 세포 염색 이미지를 결합해, 실험에 사용된 적이 없는 단백질과 세포에서도 단일 세포 수준의 위치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단백질 언어모델+영상 AI 결합⋯미지 영역 탐색 PUPS는 두 개의 AI 모델을 결합한 형태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단백질 서열 기반 언어모델로, 아미노산 서열을 통해 3차원 구조와 세포 내 위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분석한다. 두 번째는 '이미지 인페인팅(image inpainting)' 기법을 적용한 컴퓨터 비전 모델로, 세포의 핵, 미세소관, 소포체 등 세 가지 염색 이미지를 바탕으로 세포의 형태, 스트레스 상태 등 전반적 특성을 파악한다. 연구진은 이 두 모델이 생성한 정보 표현을 통합해 특정 단백질이 어느 세포 소기관에 위치할지를 시각적으로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미노산 서열과 세포 염색 이미지를 입력하면, 단백질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포 부위를 이미지로 출력받을 수 있다. 단백질-세포 간 조합 없이도 예측 가능⋯신규 치료 타깃 발굴 기대 PUPS의 강점은 기존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단백질과 세포 간 조합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모델 학습 시 단백질의 위치를 예측하는 주된 작업 외에, 단백질이 속한 소기관의 이름을 직접 추론하도록 하는 ‘부가 학습 과제’를 부여해 정확도를 높였다. 공동 제1저자인 MIT 시스템생물학 대학원생 Yitong Tseo는 "이전에는 단백질에 직접 염색 시약을 붙이고 실험을 해야만 위치를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연구실 벤치에 손대지 않고도 그 과정을 컴퓨터에서 선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며, 실험 설계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세포 실험으로 검증…"기존 AI보다 오차 작아" 연구팀은 PUPS의 예측 결과가 실제 단백질 위치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실 실험을 병행했다. 비교 대상이 된 기존 AI 모델보다 평균적으로 오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연구진은 PUPS가 단일 단백질이 아닌 다중 단백질 상호작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배양 세포를 넘어 실제 조직 단위의 예측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브로드연구소 산하 에릭 앤 웬디 슈미트 센터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과학재단(NSF), 해군연구청(ONR), 에너지부(DOE) 등 주요 기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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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6)] MIT·하버드 연구팀, AI로 단일 세포 수준 단백질 위치 예측⋯질병 진단·신약 개발 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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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EU 반독점 압박에 '팀즈 제외 오피스 할인판매' 제안
- 업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Office)와 화상회의 앱 팀즈(Teams)를 묶어 팔아 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MS가 유럽경제지역(EEA)에서 팀즈가 제외된 오피스 제품군을 팀즈가 포함된 제품군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시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도 팀즈가 빠진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MS는 또한 경쟁사들이 자사 제품군과 더 잘 연동되도록 기술적 상호운용성을 확대하고, 사용자가 팀즈에서 타 서비스로 데이터를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EU 경쟁당국이 MS의 '팀즈 끼워팔기' 관행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자 MS가 시정안을 제출한 것이다. MS 유럽 정부정책 담당 부사장인 나나-루이즈 린데는 블로그에서 "이번 제안은 경쟁사들의 우려를 완전하게 해결하고 유럽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즈 제외 제품의 할인 판매는 7년간 유효하며 기술적 상호운용성과 데이터 이동성 관련 조치는 10년간 유지된다. MS는 이번 시정안이 최종 수용되면 전 세계적으로도 동일한 제품 구성과 가격 정책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MS는 팀즈를 지난 2017년 출시하면서 오피스 제품군에 기본 탑재했다.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팀즈 이용자 수는 급증했다. 첫해인 2017년 일일 이용자 수는 약 200만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3억명으로 늘었다. 기업용 메신저업체인 슬랙(Slack) 등은 2020년 "MS가 팀즈를 오피스에 끼워파는 것은 부당하다"며 EU에 공식 문제를 제기했다. 슬랙은 2021년 클라우드 기반 고객 관리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세일즈포스에 인수됐다. EU 경쟁당국은 경쟁업체의 민원에 2023년 7월 공식 조사를 개시했고 지난해 6월 MS가 시장 지배적 위치를 남용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MS 측에 이 같은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심사보고서(State of Objections)를 발송했다. 법 위반으로 최종 판단되면 MS는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EU는 이번 시정 조치가 시장에서 경쟁을 회복하는데 충분한지를 검토하기 위해 이해당사자들에게 한 달간 의견을 수렴한다. 세일즈포스는 MS의 시정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MS는 과징금 폭탄을 회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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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EU 반독점 압박에 '팀즈 제외 오피스 할인판매'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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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난 한 신생아가 세계 최초로 '1인 전용' 유전자 치료를 받은 사례로 기록되며, 정밀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USA투데이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병원에서 태어난 KJ 멀둔(KJ Muldoon)은 출생 직후부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임신 35주, 예정일보다 약 5주 이르게 태어난 그는 팔을 들어올리면 경직되고, 다시 내릴 때는 이상한 떨림이 동반됐다. 의료진은 이례적인 증상을 포착하고 정밀 검사를 진행한 끝에,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극단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KJ는 병원 맞은편에 위치한 필라델피아 아동병원(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의료진은 그의 몸이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희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질환은 암모니아가 체내에 축적돼 뇌를 포함한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n-of-1(단일환자 맞춤형)' 치료법, 차세대 정밀의학의 상징적 모델 간주 이에 따라 KJ는 기존 의료계에 전례가 없는 실험적 치료를 받게 됐다. 바로 특정 환자 한 명을 위해 설계된 '단일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n-of-1 therapy)'였다. 치료 방식은 유전자를 교정하는 명령을 담은 나노 크기의 지질입자 수십억 개를 간세포에 주기적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간세포가 CPS1(Carbonyl Phosphate Synthetase 1)이라는 효소를 생산하도록 유전적 결함을 일부 복구해, 암모니아 분해 기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KJ는 생후 3개월 동안 매달 해당 치료를 받아왔으며, 현재 그의 암모니아 수치는 정상 범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료진은 아직 '완치'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어머니 니콜(34)은 "출생 당시 의료진이 제시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그저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전부였다"며 "지금은 또래 아이들과 동일한 발달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세포 유전자 편집' 기술로 'CPS1 결핍증' 극복 이번 치료는 KJ가 태어나기 전부터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소속 심장학자 키란 무수누루(Kiran Musunuru) 박사 연구팀이 준비해온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다. 무수누루 박사는 간세포 유전자 교정을 핵심으로 하는 정밀 치료법을 개발해왔으며, 관련 기술은 그가 공동 창립한 바이오기업을 통해 구현됐다. 치료의 핵심은 '간세포 유전자 편집(Gene Editing of Hepatocytes)' 기술이다. 인간의 간은 단백질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분해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때 필수적인 효소가 바로 CPS1이다. 이 효소는 간세포 내 특정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며, 해당 유전자에 결함이 있을 경우 체내 암모니아가 축적돼 중증 대사성 질환으로 발전한다. KJ는 CPS1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채로 태어났으며, 이는 'CPS1 결핍증' 또는 '요소회로 장애(Urea Cycle Disorder, UCD)'로 분류되는 희귀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신생아기 발현 시 수 시간 내 의식 저하, 경련, 뇌 손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질 나노입자 활용⋯윤리적 논란도 적어 의료진은 이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기 위해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를 활용했다. 이 입자에는 CPS1 유전자의 정상 설계도를 담은 전령 RNA(mRNA) 또는 CRISPR 유전자가위 시스템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간세포에 전달해 유전자 기능을 복구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는 체세포 유전자 치료(somatic gene therapy)의 일환으로, 생식세포나 수정란을 건드리지 않고 환자 본인의 특정 조직 세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도 상대적으로 적다. 세계 최초 인간 대상 임상 적용 해당 기술은 지금까지 동물실험 또는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특히 단 한 명의 유전형을 위해 개발된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정밀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무수누루 박사팀의 치료법은 기존의 유전자 대체요법(gene replacement therapy)보다 훨씬 정밀하며, 특정 유전자의 기능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치료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면, 평생 지속 가능한 치료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요소회로 결손(UCD)은 물론, 페닐케톤뇨증(PKU), 윌슨병 등 특정 효소 결핍에 기반한 다양한 간 유전 질환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밀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은 이제 '한 사람을 위한 치료'가 이론을 넘어 실현 가능한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의학계는 이번 KJ 사례가 향후 희귀 유전 질환 치료의 새로운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안정성과 부작용 여부에 대한 지속적 추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당 치료법의 보편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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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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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UAE서 280조원 규모 협정⋯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착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중 15일(이하 현지시간) 280조 원(2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을 이끌어냈다. 이 중 핵심은 아부다비에 5기가와트(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미국 외 지역 최대 규모로, 추후 25.7㎢(10제곱마일)에 달하는 AI 캠퍼스로 확장된다. 미국 상무부는 15일 이 협정을 통해 AI 기술 인프라와 반도체 수출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연간 50만 개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UAE에 수출하게 되며, 이와 함께 미국은 중동 내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해설] 트럼프 중동 순방서 'AI 인프라 제국' 구축⋯UAE와 280조원 초대형 경제 협약 체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아랍에미리트 방문 중 2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 협정을 이끌어냈다. 이번 합의에는 AI, 항공, 반도체, 에너지, 금속 등 미국 전략산업 전반이 포함됐다. 그중에서도 아부다비에 건설되는 5기가와트(GW) 용량의 초대형 AI 데이터 센터 단지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아부다비에 세계 최대급 AI 캠퍼스⋯엔비디아 반도체 연 50만 개 수출 미 상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라며 "초기 1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로 출발해 장차 약 25.7㎢(10제곱마일)의 AI 캡퍼스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주요 도시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만큼 막대한 규모로, 미국 AI 기업의 남반구 진출 거점으로 호라용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UAE 국영기업 G42가 주도하며, 복수의 미국 기업이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CNN은 이날 회담에서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UAE 회동 중 하나에 참석했지만 엔비디아는 언급을 회피했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연간 50만개에 댈하는 AI 반도체를 수출할 예정이다.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성명을 통해 "이번 협정은 세계 최고의 미국 기술 스택을 이 지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에게 확장함으로써 미국 AI 우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수출 제한 완화…中 우회 차단 전제로 UAE '특별대우' 이번 합의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 설정됐던 AI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를 트럼프 정부가 UAE에 한해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으로의 우회 유입을 막기 위해 동맹국 외 국가에는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협정에서 UAE는 "자국 내 중국산 장비 사용을 줄이고, 중국 투자를 축소한다"는 조건 하에 특별 예외를 인정받았다. 백악관은 "UAE가 미국과 같은 성능의 데이터센터를 미국 내에도 건설하거나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며, AI 인프라 협력이 양국 간 안보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첨단 산업 전방위 협력…항공, 에너지, 희귀광물까지 포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단순한 경제 협력 차원을 넘어 미국 기술 패권을 중동에 확산하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퀄컴은 UAE 통신사 '이엔드(e&)', 아부다비투자진흥청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통신 인프라에 AI 칩셋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보잉과 GE 에어로스페이스는 에티하드항공으로부터 145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희귀금속 분야에서는 미국 RTX사가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 및 UAE 타와준카운슬과 함께 갈륨(Gallium) 개발에 착수했다. 갈륨은 중국이 2023년부터 수출을 통제한 금속으로, 질화갈륨은 첨단 반도체 핵심 소재로 꼽힌다. 한편,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40억 달러를 투자해 알루미늄 제련소를 설립하기로 했으며, 이는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트럼프의 'AI 외교'⋯기술을 무기로 중동 재편 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재임기간부터 "미국 기술 기업의 성공이 곧 미국의 세계 패권 유지"라고 강조해왔다. 이번 순방에서도 그는 UAE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 장악은 물론, 반도체 공급망까지 미국 주도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UAE는 2031년까지 인공지능 선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협정은 그 야심에 미국이 강력한 동반자로 가세한 셈이다. 사라 알 아미리 UAE 교육부 장관은 "AI와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경제 다각화는 탈석유 시대를 분지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밝히며, 미국과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AI 패권, 중동 거점 확보로 가속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미국의 AI 패권 강화에 있어 '중동 교두보 확보'라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미중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AI 반도체, 인프라, 클라우드 분야에서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UAE는 그 전략의 첫 실험장이 될 수 있다. 아부다비 데이터센터가 향후 실제로 10제곱마일 규모로 확장된다면, 이는 단일 국가가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허브 중 가장 큰 시설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AI 인프라를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의 무대가 미국 본토를 넘어 중동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정은 글로벌 기술 질서 재편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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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UAE서 280조원 규모 협정⋯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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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7)] 2020년 이후 출생 아동 절반, '역대급' 기후 극단현상에 노출
- 극심한 더위와 가뭄,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장기적 영향이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태어난 전 세계 아동의 절반 이상이 생애 전례 없는 수준의 기후 극단현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더라도, 폭염·가뭄·산불 등 극단적 기후 사건의 평생 노출 빈도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현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브뤼셀을 사례로 든 분석에서는 2020년생이 일생 동안 겪게 될 폭염 횟수가 11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는 동일 조건에서 산업화 이전 세대의 3배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노출을 "산업화 이전 기후에서는 1만 분의 1 확률로만 발생하는 정도의 이례적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일수록 이 같은 위험에 더욱 크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 기후위기 대응 위해 숙박·크루즈 관광세 인상 추진 한편, 미국 하와이주는 기후변화 대응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그린 피(Green Fee)'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숙박세를 인상해 기후재난 복구와 환경보호 예산으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주지사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호텔·리조트·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시설에는 기존 숙박세에 0.75%의 추가 세율이 부과된다. 또한 하와이 항구에 정박하는 크루즈 선박에는 최대 11%의 세율이 적용되며, 이는 선박이 머무는 기간에 따라 차등 계산된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하와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법안 서명 마감일인 7월 9일 이전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기타 주요 자연·기후 관련 최근 이슈 우리나라도 지난 3월 봄 철 지속된 건조한 날씨로 산청과 의성에서 산불이 발생해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입었다. 3월 21일 발화해 3월 31일 진화된 산청 산불은 연기가 멀리까지 타고 번져 진주시, 사천시, 광양시 등에서 탄내가 진동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는 등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의성 산불은 3월 22일 의성군 3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28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3만667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두 지역 모두 최근 수년 째 이어진 봄철 극심한 가뭄과 3월 고온건조한 환경 조성으로 인한 기후위기의 증거로 거론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변경안이 시행될 경우, 유럽 기업들이 기후 관련 소송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법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노후 인공위성의 환경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구물리학 연구 대기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Atmospher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궤도상에서 연소되는 위성은 오존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대기 오염 물질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기상연구단체인 세계기상기여연구소(World Weather Attribution·WWA)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중부 미시시피 계곡에서 발생한 4일간의 홍수성 폭풍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로 인해 강도가 9% 더 높아지고, 발생 가능성은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유발된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 지난 15년간 미국에서 약 1만5000 명의 조기 사망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피해는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에 집중됐다. 이처럼 기후·환경 이슈 대응의 시급성이 날로 강조되는 가운데, 개인과 국가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다양한 제도적·기술적으로 힘을 모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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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7)] 2020년 이후 출생 아동 절반, '역대급' 기후 극단현상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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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알고리즘 진화형 AI '알파이볼브' 공개⋯구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도 개선
-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수학·과학 분야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형 AI 시스템 '알파이볼브(AlphaEvolve)'를 14일 공개했다. 딥마인드는 이를 통해 일반 목적의 알고리즘 개발 지원은 물론, 자사 서비스의 운영 효율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제미나이(Gemini)'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면서, 기존 챗봇과 차별화된 '진화적 알고리즘 평가'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문제와 가능한 접근 방법을 입력하면, 제미나이 플래시(Gemini Flash)와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를 활용해 다양한 해법을 생성하고, 이를 자동 평가 시스템이 검증해 최적 해법을 도출한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14일(현지시간) 이같은 '다중 해법 생성→자동 평가→개선 반복'의 진화적 프레임워크는 기존 LLM의 비결정성에 따른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 문제 해결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 딥마인드 측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기존 딥마인드의 대표적인 AI 성과인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AlphaFold)'가 특정 분야에 특화됐던 것과 달리, 알파이볼브는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 전반에 적용 가능한 범용 시스템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관리 시스템인 '보그(Borg)'에 투입돼 스케줄링 휴리스틱 개선안을 제시했으며, 이를 적용한 결과 전 세계 컴퓨팅 자원 사용량의 약 0.7%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구글 같은 초대형 기업에겐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로 직결된다. AI 고속 연산의 핵심인 행렬 곱셈 최적화에도 알파이볼브는 성과를 냈다. 딥마인드는 1969년 수학자 폴커 슈트라센이 개발한 복소수 4×4 행렬 곱셈 알고리즘보다 효율적인 해법을 알파이볼브가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전문 AI 시스템 '알파텐서(AlphaTensor)'가 접근했던 문제로, 범용 AI인 알파이볼브가 그보다 우수한 해법을 도출한 사례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또한 20%의 사례에서, 알파이볼브는 이전에 가장 잘 알려진 솔루션을 개선해 해당 미해결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키싱 넘버 문제(kissing number problem)를 개선한 것. 이 기하학적 난제는 300년 넘게 수학자들을 매료시켜 왔으며 , 공통 단위 구에 접하는 서로 겹치지 않는 구의 최대 개수를 다루는 문제다. 알파이볼브는 593개의 외곽 구의 구성을 발견하고 11차원에서 새로운 하한을 확립했다고 딥마인드는 강조했다. 차세대 반도체 설계에도 알파이볼브는 기여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이 AI가 구글의 텐서 처리 유닛(TPU) 차세대 칩 설계에서 불필요한 비트를 제거하는 변경안을 제안했으며, 현재 검증 과정을 거쳐 실제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알파이볼브는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로선 구글 내부 연구 및 서비스 최적화에만 사용되고 있다. 딥마인드는 향후 알파이볼브의 진화 알고리즘 평가 방식을 경량화해 소형 AI 도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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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알고리즘 진화형 AI '알파이볼브' 공개⋯구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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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뇌파로 아이폰 제어하는 기술 개발 박차⋯BCI 시장 본격 진출
- 애플은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Global Accessibility Awareness Day, GAAD)'을 기념해 하반기 출시될 새로운 손쉬운 사용 기능들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아울러 사람의 뇌파를 이용해 아이폰 등 자사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인공지능(AI)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결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애플이 접근성 강화와 신시장 개척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씨넷은 애플이 5월 15일 세계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을 앞두고 텍스트 읽기부터 실시간 자막 보기, 멀미 완화까지 모든 기능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다양한 제품군에 대한 접근성 업데이트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애플의 접근성 업데이트는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맥(Mac), 애플워치(Apple Watch),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에 적용되며, 해당 기능은 올해말 출시될 예정이다.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은 장애인이 디지털 기술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식을 높이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2012년에 처음 지정해, 매년 5월 셋째 주 목요일을 이날로 기념하고 있다. 애플은 우선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음성 명령과 실시간 자막인 라이브 캡션(Live Captions)에서 한국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음성 명령과 실시간 자막 기능은 2019년과 2022년 각각 처음 도입됐지만, 그동안 북미 지역에서 영어만 지원됐다. 올 하반기부터 라이브 캡션(Live Captions)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인도, 호주, 영국, 싱가포르), 중국어(중국 본토), 광둥어(중국 본토, 홍콩), 스페인어(라틴 아메리카, 스페인), 프랑스어(프랑스, 캐나다), 일본어, 독일어(독일) 등이 지원된다. 또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애플이 뇌파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의 초기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며 "BCI 스타트업 싱크론(Synchron)과의 협력을 통해 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도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싱크론이 개발한 뇌 임플란트 장치인 '스텐트로드(Stentrode)'를 자사 기기와 연동시키기 위한 전용 기술 표준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스텐트로드는 뇌 운동 피질 인접 정맥에 삽입되는 스텐트형 장치로, 내부에 전극이 탑재돼 뇌파를 감지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 사용자는 물리적인 움직임 없이도 화면의 아이콘을 선택하는 등의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다. 애플이 추진하는 이 신기술은 기존 스마트폰이 터치와 제스처를 입력으로 삼는 것과 달리, 뇌파를 직접 입력 수단으로 삼는 비접촉식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라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마우스처럼 커서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단순한 화면 탐색 및 아이콘 선택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애플이 올해 공개할 예정인 BCI 전용 인터페이스 표준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이미 2014년에도 블루투스 기반 보청기 연결 표준을 선도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이번 뇌파 인터페이스 개발도 접근성(Accessibility) 확대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애플의 BCI 기술 진입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와의 본격적인 기술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최근 사지마비 환자에게 뇌 칩을 이식해 화면 커서를 제어하고 의사소통까지 가능하게 한 사례를 공개했다. 애플은 이번 발표와 함께 청각, 시각, 인지 등 다양한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기능도 대거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라이브 캡션(Live Captions)' 기능이 아이폰뿐만 아니라 애플워치까지 확대 적용된다. 주변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보여주는 기능으로, 청각장애인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또한, 시각 장애인이나 시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돋보기(Magnifier)' 기능이 맥(Mac)에서도 사용 가능해진다. 돋보기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화면을 확대하고, 텍스트를 읽고, 주변 사물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 이제 맥에서도 이 기능이 적용된다. '접근성 리더(Accessibility Reader)' 기능은 난독증이나 저시력을 가진 사용자를 위해 텍스트 크기와 색상, 간격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개선됐다. 이 외에도 AI 기반 개인 음성 복제 기능인 '퍼스널 보이스(Personal Voice)', 점자 사용자 지원 기능 '브라유 액세스(Braille Access)', 멀미를 줄이기 위한 '차량 모션 큐(Vehicle Motion Cues)' 등 다양한 기능이 공개됐다. 퍼스널 보이스는 언어 상실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 AI와 기기내 머신 러닝을 활용해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애플 팀 쿡 CEO는 "접근성은 애플 DNA의 일부”라며 “모든 사람을 위한 기술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은 오는 6월 9일 열리는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애플이 발표할 iOS 19과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기반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도 소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구글 등 경쟁사가 AI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속속 선보이는 가운데, 애플이 BCI 기반 접근성과 AI 융합 기술로 시장의 판을 다시 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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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뇌파로 아이폰 제어하는 기술 개발 박차⋯BCI 시장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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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달 말 희토류자석 수출허가⋯수출통제 후 처음
- 중국 당국이 지난달 초 자국산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4개 이상의 희토류 자석 생산업체에 수출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기차 모터용 자석을 만드는 '바오터우톈허(包頭天和) 마그네틱스'를 비롯한 희토류 자석 업체 최소 4곳이 지난달 말 당국의 수출허가를 발급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들은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에 희토류 자석을 공급하기 위한 수출허가를 받았다. 폭스바겐도 로이터의 관련 질의에 "제한된 수의 자석 공급사가 중국 정부의 수출허가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확인했다. 한 소식통은 수출허가 발급 과정에서 폭스바겐이 중국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또한 이번 허가가 중국이 지난달 초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 공급이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로이터는 다만 해당 희토류 자석 업체들이 폭스바겐 외에 다른 고객사 대상으로도 수출허가를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동시에 자국산 중희토류와 희토류 자석 등 7종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은 이들 품목이 이중용도 물품(군수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품)이라며 중국 밖으로 반출하려면 특별 수출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같은 조치는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 희토류 공급 국가인 중국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적용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한동안 이들 희토류의 수출허가를 내주지 않아 사실상 수출이 중단되면서 전기차 등 관련 산업 분야에서 '희토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에 폭스바겐 납품업체들이 받은 허가는 지난 12일 미·중의 관세 한시 인하 합의 이전에 나왔다. 하지만 업계 소식통은 앞으로 미국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한 수출허가를 받기도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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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달 말 희토류자석 수출허가⋯수출통제 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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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휴전에 '희토류' 부상⋯중국, 전략 자산 통제 강화
- 미국과 중국이 고조됐던 관세 전쟁에 일시적인 휴전을 선언하면서, 향후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희토류(희귀 광물)' 수출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특히 희귀광물의 전략적 중요성과 중국의 시장 지배력이 맞물리며, 양국간 복잡한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은 지난 주말인 5월 10일~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무역 정상회담에서 관세 인상 조치를 상호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성명서에 따르면 양국은 90일간 관세를 대폭 완화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매기던 125%를 10%로 인하했다. 양국 모두 관세를 115%포인트(p)씩 인하한 셈이다. 이러한 결정은 지난 2월 이후 양국이 주고받은 보복성 관세의 유예를 의미한다. 미국은 지난달 2일 발표한 대중(對中) 관세 가운데 초기 34% 부과분 중 24%를 90일간 잠정 유예하고, 이후 추가되는 관세는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3월 중 부과된 이른바 펜타닐 관세 20%를 포함해, 미국 측이 유지하는 관세는 30% 수준으로 축소됐다. 중국 역시 대미(對美) 보복 관세 가운데 10%를 제외한 대부분을 90일간 유예하거나 철회했다. 이번 합의는 양국 간 관세 전쟁이 최고조에 달한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대표단이 직접 만나 진행한 마라톤 협상 끝에 도출됐다. 14일부터 적용되는 이번 조치는 90일간의 유예기간 동안 추가 협상에 돌입하겠다는 양측의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민감한 현안이 남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미사일, 레이더 등 첨단 산업과 국방 기술의 핵심 원료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원이다.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덱스터 로버츠 선임 연구원은 미 경제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귀광물 산업 지배력은 미국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지렛대 중 하나"라며 "중국은 이를 무역 보복 수단으로 활용한 이상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4월 2일 미국 백악관이 새로운 글로벌 관세 정책을 발표하자 곧바로 희귀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외국 기업이 중국산 희토류를 구매하려면 정부의 수출 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이는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대응이었다. 다만 중국이 미국을 완전히 배제할 희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통상 전무가이자 자문사 DGA-앨브라이트스톤브리지 그룹 파트너인 외르크 우트케는 "중국은 미국을 차단하기보다 위협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희토류는 중국 기업에도 중요한 수익원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4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5만5431톤에 달했으나, 국제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액은 36% 감소한 4억88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견조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수출 규제와 국제 정세가 가격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달 미중 긴장이 극에 달했을 당시에는 희토류 생산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구매 상승 비용과 정부 승인 절차 강화로 공급망 전반에 무담이 가중됐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지난 4월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7종류의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4월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월 4일부터 희토류 수출이 중단됐으며 해당 조치에 따라 방위, 에너지, 자동차 산업 등에 쓰이는 주요 희토류가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으며, 수출 규제는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원 무기화를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미중 간 후속 협상에서는 희귀광물 수출과 관련된 규제 완화 여부 및 거래 조건 설정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자원 전략과 미국의 기술·안보 수요가 정면 충돌하는 국면에서, 단순한 관세 유예를 넘어선 보다 정교하고 복합적인 협상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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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휴전에 '희토류' 부상⋯중국, 전략 자산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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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관세부과 영향 아이폰 가격인상 검토
- 애플이 올해 출시하는 신형 아이폰 시리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은 애플이 오는 9월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7 시리즈에 새로운 기능 추가 및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면서 가격도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의 가격 인상은 달러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3년 만이 된다. 현재 아이폰 기본 모델은 799달러(128GB)부터, 고급 모델인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부터 시작된다. 가격 인상 폭과 추가되는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아이폰에 탑재되는 새 운영체제의 디자인은 전반적인 변경이 예상되고 있다. 또 새로운 라인업에는 미국에서 899달러에 판매되는 현재 아이폰16 플러스(Plus)를 대체할 더 얇은 모델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아이폰은 지난달 1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제외 품목으로 지정됐지만 이른바 펜타닐 관세 20%는 여전히 적용받고 있다. 이에 공급업체로부터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서 대(對)중국 관세 비용을 충당하기 쉽지 않아 가격 인상이 없다면 애플의 마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분기 실적 발표 당시 현재 관세로 인해 이번 분기에 9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그 이후에는 더 많은 비용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가격을 올리더라도 미국의 관세 영향에 따른 것이라는 점은 경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일부 상품 가격에 관세로 추가된 금액을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백악관으로부터 "적대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며 질타를 받았고 이에 이를 백지화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을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다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테크 연구 기업 테크인사이트 분석가 아빌라시 쿠마르에 따르면 인도는 작년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의 약 13∼14%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 인도의 수요를 따르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그는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까지 인도 공장이 미국과 인도의 아이폰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지만, 부품 조달에는 여전히 중국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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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관세부과 영향 아이폰 가격인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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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기아 '세타 II' 엔진 고질적 문제점 심층 분석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주력 엔진으로 활용해온 '세타 Ⅱ(Theta Ⅱ)' 엔진이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과 집단소송에 휘말리며 신뢰성 논란에 직면했다. 엔진 결함으로 인한 시동 꺼짐, 과도한 오일 소비 등 구조적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면서, 품질 리스크가 기업 이미지와 장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04년 소나타에 최초로 탑재한 '세타(Theta)' 엔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연비 개선과 출력 향상을 내세우며 한국 자동차 기술의 전환점을 상징했다. 현대자동차의 세 번째 올 알루미늄 엔진인 세타는 가솔린 4기통 자동차 엔진 제품군으로, 2004년 8월 한국에서 공개된 4세대 현대 소나타 세단(코드명 NF)에 처음 적용됐다. 알루미늄 블록 기반의 이 엔진은 이후 2009년 '세타Ⅱ(Theta II)' 엔진으로 진화했고, 소나타를 비롯해 싼타페, 투싼 등 주요 중형급 모델은 물론, 기아의 포르테, 옵티마, 쏘렌토 등 다양한 차량에 폭넓게 탑재됐다. 또한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HMMA)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자동차 공장 부지에 세타 II 엔진 공장을 건설했다. 그러나 세타Ⅱ 엔진은 수백만 대의 리콜과 미국 내 대규모 집단소송으로 이어진 심각한 결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2015년 현대차는 2011~2012년형 일부 모델에 대해 첫 리콜을 실시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 결과,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세타Ⅱ 엔진에서 금속 이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채 조립돼 크랭크축 인근에 잔류, 오일 순환을 방해하고 커넥팅 로드 베어링 손상 및 엔진 시즈(engine seizure)를 유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후 2017년 리콜 범위가 확대됐으며, 기아차 역시 동시기에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엔진 내부에서 노킹(knocking) 소리가 발생하거나 계기판의 엔진 경고등 및 오일 압력 경고등이 점등되면 이상 징후로 간주해야 하며, 이 경우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심각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킹 감지 시스템(Knock Sensor Detection System, KSDS)을 개발, 일부 차량에 장착하고 있으나, 완전한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또한 세타Ⅱ 엔진은 엔진 시즈 외에도 △ 흡기밸브 카본 축적 △ 오일 과소비 문제로 신뢰성에 지속적인 의문을 받고 있다. GDI(가솔린 직분사) 방식 특성상 연료가 흡기밸브를 통과하지 않고 연소실에 직접 분사되기 때문에, 장기간 운행 시 흡기밸브에 탄소가 쌓여 엔진 효율 저하 및 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오일 과소비 문제도 상당하다. 미국 자동차 소비자 불만 사이트인 카컴플레인트닷컴(CarComplaints.com)은 2011~2013년형 및 2015년형 소나타에 대해 "절대 피해야 할 모델(avoid like the plague)" 또는 "고물(clunker)" 등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경고했다. 2020년 기아가 발행한 정비 기술 공문(TSB)에 따르면, 2011~2022년 생산된 기아 차량 중 세타 및 일부 엔진이 오일 소모 과다로 인해 오일 슬러지 형성, 이상 마모, 카본 축적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공식 홈페이지 및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사이트를 통해 해당 차량이 리콜 대상에 포함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내연기관 기술에서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던 시점에 개발된 쎄타 엔진이 결과적으로 신뢰성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준 사례"라고 지적하며, "지속적인 결함 대응과 품질 개선이 없다면 장기적 경쟁력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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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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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기아 '세타 II' 엔진 고질적 문제점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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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3)] 은하에서 쏟아진 '유령 입자'⋯중성미자 생성 메커니즘의 새 해석
- 남극 얼음속에 묻힌 입자 망원경이 우리 우주의 가장 수수께끼 같은 입자인 '중성미자(neutrino)'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포착했다. 미국 UCLA와 일본 오사카대, 도쿄대 카블리 우주물리수학연구소(Kavli IPMU)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오징어 은하로도 불리는 '은하 NGC 1068'에서 유래한 고에너지 중성미자 신호를 분석해 기존 이론과는 다른 생성 경로를 제안했다고 UCLA 매거진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성미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물질과 거의 상호 작용하지 않아 '유령입자'로 불린다. 이러한 특성 탓에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지만, 감지 자체가 극도로 어렵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남극 빙하 1㎦ 깊숙이 5160개의 센서를 설치한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IceCube Neutrino Observatory)를 활용해 이 입자를 추적해왔다. UCLA의 물리 및 천문학 교수이자 카블리 IPMU의 선임 연구원인 알렉산더 쿠센코(Alexander Kusenko)는 "우리는 빛을 사용하여 별을 보는 망원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천체 물리학 시스템 중 상당수는 중성미자를 방출한다"고 말했다. 남극 입자 망원경에 대해 쿠센코 교수는 "중성미자를 보려면 다른 유형의 망원경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남극에 있는 망원경이다"라고 설명했다. NGC 1068에서 이번에 감지된 중성미자는 놀랍도록 강한 신호를 보였지만, 통상 함께 나타나야할 고에너지 감마선의 발산은 에상보다 훨씬 약했다. 일반적으로 활동성 은하핵(AGN)에서는 양성자와 광자의 충돌로 중성미자와 감마선이 동시에 생성되는데, NGC 1068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깨진 것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논문에서 이 현상의 원인을 중성자 붕괴로 설명했다. 해당 은하 중심에서 방출된 제트가 자외선 광자와 충돌하며 헬륨 원자핵이 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방출된 중성자가 붕괴하며 중성미자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전자도 감마선을 만들지만, 그 세기는 매우 약해 관측 결과와 부합한다. 논문 제1저자인 야스다 고이치로 UCLA 박사과정 연구원은 "수소는 양성자 하나로 이뤄져 광자와 충돌하면 강한 감마선과 중성미자를 동시에 만든다. 반면, 헬륨에는 중성자가 있어 감마선 없이도 중성미자를 생성할 수 있다"며 NGC 1068에서 관측되는 중성미자의 기원은 헬륨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이론은 NGC 1068뿐 아니라 우주 곳곳에 존재하는 유사한 은하에도 적용될 수 있어, 향후 관측 자료를 통해 검증이 가능하다. 특히 이러한 은하들에서 감마선이 약하다는 이유로 간과됐던 중성미자 신호들이 실제로는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연구에 참여한 이노우에 요시유키 오사카대 교수는 "이 모델은 기존 코로나(corona, 은하 코로나는 주로 X선이나 자외선 파장에서 탐지되며 수백만~수천만도의 온도를 가진 플라즈마로 구성됨)이론을 넘어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며 "향후 다양한 은하에서의 중성미자 검출이 이 가설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성미자 천문학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이번 연구는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극한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공동저자인 쿠센코 UCLA 교수는 "과학에 대한 투자는 당장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수십 년 후 인류 삶을 바꿀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물리학 저널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으며, 공개된 논문은 arXiv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세계 최초 국제 연구센터 이니셔티브(WPI), 일본 과학진흥협회에서 이번 연구를 지원했다. ◇ 참고 문헌: Koichiro Yasuda 외, '활성 은하핵 NGC 1068 제트의 베타 붕괴에서 발생하는 중성미자와 감마선', Physical Review Letters (2025). DOI: 10.1103/PhysRevLett.134.151005 . arXiv : DOI: 10.48550/arxiv.2405.0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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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3)] 은하에서 쏟아진 '유령 입자'⋯중성미자 생성 메커니즘의 새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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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강국 도약" 한국형 생태계 구축⋯민관 '원팀' 협력 강조
- 한국이 글로벌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학계가 협력하는 'AI 원팀' 전략이 본격 추진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인공지능학회, 인공지능법학회는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한민국 AI 정책 포럼'을 열고,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안덕근 산업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은 제조 AI 활성화, 컴퓨팅 인프라 확충, K-대형언어모델 경쟁력 확보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산업 AI 인프라 및 인재 양성에 나서고, 민간은 역량을 결집해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니해설] "AI 패권의 열쇠는 생태계"…민관학 '원팀'으로 한국형 AI 전략 본격화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한 실질적 협력 구상이 출발점을 알렸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인공지능학회, 한국인공지능법학회는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한민국 AI 정책 포럼'을 공동 개최하고, 민관학이 '원팀'이 돼 AI 생태계 전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포럼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염재호 태재대 총장 겸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조연설 및 패널 토론 좌장을 맡았다. 염 총장은 기조 발표에서 "AI는 21세기형 신대륙과 같은 충격으로, 무역과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변화"라며, "정부가 데이터·인프라·인재 등 AI 생태계 요소를 선도 확보하고, 민간과 협력해 자생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의 역할 분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이어졌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컴퓨팅 인프라와 독자 모델 기반으로 사회 각 분야에 AI 확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제조업 AI 적용은 강국 도약의 핵심 조건"이라며 산업 AI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 등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AI 없이는 기존 수출품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각자의 자원을 집중해 대한민국에 맞는 AI 전략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의 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김민기 KAIST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 생태계의 취약성을 극복하려면 전력, 데이터, 인재 등 핵심 투입 요소의 공급 기반이 시급하다"며 정부의 초기 투자가 민간 투자를 이끄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 AI의 전략적 활용에 대해서는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가 "AI는 생산성 향상을 넘어 주요 산업을 업그레이드할 열쇠"라며, AI 바우처, 맞춤형 데이터센터, 메가 샌드박스 등 민관 협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순구 연세대 교수는 "K-대형언어모델(K-LLM)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며 ,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정부, 기업, 학계가 하나의 전략 주체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포럼에서는 또 대한상의가 발표한 'AI 생태계 구축 전략 보고서'도 공유됐다. 보고서는 에너지·데이터·인재를 핵심 투입 요소로, 인프라·모델·전환(AIX)을 주요 밸류체인으로 설정한 '3+3 이니셔티브' 구조를 중심으로 10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이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G3에 진입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평가된다.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AI는 기술 경쟁을 넘어선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이라며, "정부의 제도 정비, 기업의 전략 투자, 학계의 연구·인재 양성이라는 삼각축이 어우러져야 지속가능한 AI 생태계가 실현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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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강국 도약" 한국형 생태계 구축⋯민관 '원팀' 협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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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 지준율·정책금리 인하…192조원 유동성 푼다
- 중국이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인한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1조 위안(한화 약 192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리도 0.1%포인트(p) 낮춘다. 오는 15일부터 인하된 지준율이 적용된다. 또한 역레포 금리, 대출우대금리(LPR), 자동차 금융사 지준율, 주택공적금 대출금리 등도 줄줄이 인하된다. 당국은 이를 통해 내수와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병행하며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니해설] 미중 관세전쟁 여파에 中 경기부양 가속…'현금 살포'로 총력 대응 중국이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섰다.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재점화되며 중국의 대미 수출 급감과 내수 침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이 대규모 현금 유입 조치를 발표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시장 심리 지원을 위한 패키지 금융정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RRR)을 0.5%포인트 인하해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2조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민은행 기준으로 상당한 유동성 방출로, 내수 소비와 기업 투자를 자극하려는 조치다. 정책금리도 0.1%포인트 인하된다. 구체적으로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5%에서 1.4%로 낮춰, 시장 실세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연쇄적으로 0.1%포인트 내릴 전망이다. 자동차금융사·금융리스사 지준율은 전면 폐지된다. 이는 자동차 소비 진작을 노린 조치로, 최근 중국 내수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자동차 수요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기 위한 정책이다. 여기에 구조적 통화정책 도구 금리도 0.25%포인트 인하됐다. 농촌 및 소기업 지원을 위한 재대출 금리 등은 1.75%에서 1.5%로, 담보보완대출(PSL) 금리는 2.25%에서 2.0%로 조정된다. 이를 통해 자금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과 농촌경제의 금융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주택시장 부양도 본격화된다. 주택공적금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고, 5년 만기 첫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85%에서 2.6%로 인하한다. 판 행장은 이를 통해 연간 약 200억 위안(약 3조9천억 원)의 이자 부담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병행을 거시경제 기조로 삼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과 2기 행정부 하 관세 강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내에서는 조속한 경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됐다. 판 행장은 이어 내수 진작 및 고령층 복지 확대를 위한 재대출 5,000억 위안(약 96조 원)을 신설하고, 과학·기술혁신 지원 재대출 한도도 5,000억 위안에서 8,000억 위안(약 154조 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안정화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증권사·보험사·기금 운용사를 대상으로 스왑 자금 5,000억 위안을 공급하고, 주식 자사주 매입 및 증자 재대출을 통해 3,000억 위안을 추가 공급한다. 이를 통해 총 8,000억 위안(약 154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자본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리윈쩌 국가금융감독총국장은 보험사의 장기 투자 확대와 관련해 600억 위안(약 11조6천억 원) 규모의 시범 투자 자금이 이미 승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1분기 중국의 부동산 대출 잔액이 7,500억 위안으로 2022년 이래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며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부실 부동산기업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대출이 6조7000억 위안(약 1296조 원)에 달해 1600만 채 이상의 주택 완공·인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국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 부동산 안정화 △ 중소·민영기업 자금 지원 △ 관세 피해 기업 보전 △ 기술혁신 보험 등 8개 분야에 걸친 새로운 금융지원 정책도 발표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도 증시에 대한 국유자본의 적극적인 개입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중앙후이진 등 국유 투자기관이 투입한 증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지원해 우량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구조개혁과 자산시장 안정, 내수 촉진까지 포괄하는 '올인형' 부양 패키지로 평가된다. 중국이 미중 통상 격화와 내부 경기 둔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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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 지준율·정책금리 인하…192조원 유동성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