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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건설 울었다⋯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 비상계엄 여파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이 5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반도체와 조선 등 주력 수출 산업은 호조를 보였으나, 기록적인 건설업 부진이 전체 산업의 활력을 깎아먹었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는 114.2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됐던 시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3.2%)와 기타운송장비(23.7%)의 호황에 힘입어 1.6%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1.9% 증가하며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건설기성(시공 실적)은 전년 대비 16.2% 급감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다만 소비 부문에서는 반등의 신호가 포착됐다. 민생소비쿠폰 등 정책 효과로 소매판매가 0.5% 늘며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전년 대비 상승하는 '트리플 플러스'가 4년 만에 실현됐다. [미니해설] 반도체가 끌고 건설이 밀어내고…'지독한 불균형'에 갇힌 2025 한국 경제 2025년 한국 경제는 극단적인 양극화 속에서 움직였다. 반도체와 조선업이 기록적인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지만, 건설업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특히 2024년 연말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사회적 혼란은 회복 기로에 섰던 경제 전반의 동력을 약화시키며 지표 곳곳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0.5%'의 그늘… 멈춰버린 성장 엔진 전산업생산 증가율 0.5%는 단순한 둔화 그 이상의 경고음을 의미한다. 2021~2022년 강한 반등을 보였던 산업생산은 2023년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해 지난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대내외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마비시키며 신규 투자와 생산 확대를 가로막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조선의 독주, 제조업 내 'K-양극화'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첨단 제조업은 예외였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 폭발과 글로벌 선박 발주 사이클이 맞물리며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등 제조업 내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켰고,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는 20%를 상회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기계류 도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일부 확인됐다. 건설업의 '자유낙하'… 통계 작성 이래 최악 가장 뼈아픈 대목은 건설업의 붕괴다. 건설기성이 16.2% 급감한 것은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민간·공공 발주 위축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건설업의 부진은 자재 공급사와 인력 시장 등 후방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며 내수 침체의 핵심 고리가 됐다. '트리플 플러스'의 역설과 과제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 정부의 민생소비쿠폰 등 확장 재정 투입으로 소매판매가 0.5% 증가하며 4년 만에 반등했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장비 위주로 1.7% 늘었다. 특히 민생소비쿠폰 사용이 집중된 3분기를 중심으로 소비 회복이 두드러졌고, 승용차와 정보기기 등 내구재 판매도 늘었다. 소비심리 개선이 실질구매력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설비 투자 역시 1.7% 증가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더체 제조용 장비와 자동차 관련 투자가 이를 견인했지만 운송장비 투자 감소는 부담으로 남았다.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트리플 플러스'를 4년만에 달성했음에도 체감 경기가 차가운 이유는 업종 간 온도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2026년의 과제,격차 해소와 불확실성 관리 전문가들은 2025년을 "반도체 외줄 타기를 한 경제"라고 정의한다.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가계 부채와 금융권 건전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즉, 2025년 산업활동의 핵심 키워드는 '불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첨단 제조업 중심의 성장과 전통 산업의 침체가 동시에 진행된 한 해 였고, 이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가 올해 경기 회복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경기 회복의 온기를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거시경제 관리 수위를 높이고, 균형 성장을 위한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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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건설 울었다⋯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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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부실, 포스코홀딩스까지 책임 확대⋯채무 최대 1조원대
- 브라질 법원이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자회사의 채무에 대해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에 채무 책임을 직접 묻는 결정을 내렸다. 브라질 세아라주 사법부는 포스코엔지니어링앤컨스트럭션 브라질(Posco Engenharia & Construção do Brasil)의 법인격을 제한 없이 부인(disregard corporate entity)하고, 해외 모회사(포스코엔지니어링)와 지주사(포스코홀딩스)에 채무 책임을 확장했다고 현지 매체 데바치 주리디쿠(Debate Jurídico)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법원의 이번 결정은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 자산과 모회사 자산 간의 혼재, 자회사의 지급불능 상태, 채권 회수 좌절 우려가 인정될 경우 법인격을 제한 없이 부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포스코엔지니어링앤컨스트럭션 브라질은 지난해 8월, 6억4400만헤알(약 1600억 원)이 넘는 부태로 재정 위기를 호소하며 파산 신청을 했다. 지난해 9월 법원은 해당 요청을 받아들였다. 포스코측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신규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자산 부족으로 인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전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파산 신청서에는 회사가 가용 자산이 약 1만1000헤알(약 300만 원)에 불과하며 , 전체 재산은 70000헤알(약 1934만 원) 상당의 자동차 한 대, 160만헤알(약 4억 4000만 원)에 구입한 토지 한 필지 , 그리고 1억 9헤알(약 276억 원)의 당좌 예금 잔액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브라질 세아라주 사법부 산하 '사법 4.0 전담부'는 최근 포스코엔지니어링앤컨스트럭션 브라질의 법인격을 부인하고, 채무 변제 책임을 한국의 포스코엔지니어링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까지 확장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채권 집행 절차에서 내려진 것으로, 두 건의 중재 판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둘러싼 분쟁과 관련돼 있다. 해당 중재는 브라질 법무법인 캄펠루 코스타가 제기했다. 재판부는 브라질 자회사가 사실상 단일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었으며, 운영 전반에서 해외 모회사 자금 지원에 의존해 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특히 자회사가 재무적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종료한 뒤 실질적 자산 없이 청산 수순에 들어가 채권자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근거로 해외 계열사에 대한 소환 이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법인격 부인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채권 집행 대상은 해외에 소재한 그룹 계열사 자산으로까지 확대된다. 법원이 정한 기한 내에 채무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해외 계좌를 포함한 온라인 자산 압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계획된 파산' 의혹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자회사는 지난해 말 파산을 신청하며 약 6억4000만 헤알의 채무를 신고했으나, 채권자 측은 실제 채무 규모가 최대 10억 헤알(약 25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고되지 않은 채무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직접적 피해를 입은 기업만 약 40곳, 간접 피해 기업은 150곳 이상으로 추산된다. 채권자 측은 세아라주에 위치한 페셈 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현지 업체들이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납 세금만도 약 2억 헤알(약 55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법에 따라 외국 기업은 현지 사업을 위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자회사 지분의 99%를 모회사가 보유하고 나머지 1%도 모회사 임원이 소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독립된 법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채권자 대표는 "브라질에서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사실상 사업을 접고 자진 파산을 선택했다"며 "국제 기업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린 사례"라고 비판했다. 브라질 법원의 이번 판단은 다국적 기업이 현지 법인을 통해 책임을 제한하려는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선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해외 모회사와 지주사까지 책임 범위를 넓힌 만큼, 향후 국제 기업들의 브라질 투자와 법적 리스크 관리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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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부실, 포스코홀딩스까지 책임 확대⋯채무 최대 1조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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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폭주'에 월가 급랭
- 뉴욕증시가 20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을 압박하며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 부과를 공개적으로 경고하자, 시장은 위험자산뿐 아니라 달러와 미 국채까지 동시에 내던지는 전형적인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73.55포인트(1.77%) 급락한 4만8485.7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5.66포인트(2.10%) 밀린 6794.35로 내려앉았고, 나스닥지수도 558.51포인트(2.38%) 하락한 2만2956.8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은 연초 이후 기준으로도 하락 전환했다. 시장의 불안은 변동성 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VIX)는 장중 20.78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미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4.29% 선까지 뛰었고, 달러화는 유로·엔·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 대비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의 완전한 인수가 이뤄질 때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8개국을 상대로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부터는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프랑스가 반대에 나설 경우 와인과 샴페인에 최대 200%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유럽 각국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연합(EU)이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발동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무역 갈등의 전선이 동맹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외교 발언 충격을 넘어, 자본 흐름 자체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이날 "미국의 재정과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미 국채 약 1억달러어치를 이달 말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돼 온 미 국채에서조차 이탈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자금은 금과 은 등 전통적 실물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76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지정학적 충돌과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기형 자산 이동'이다. [미니해설] 관세의 '정치화'가 흔든 월가…이번 하락의 본질은 무엇인가 관세가 경제정책을 넘어 '지정학 무기'로 변했다 이번 급락의 핵심은 관세가 물가·경기를 조절하는 전통적 정책 수단이 아니라, 영토·안보 문제를 관철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 도구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시장은 이미 고평가 논란 속에서 '완벽한 실적'을 전제로 가격이 형성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가 동맹국을 겨냥한 강압 수단으로 비치자,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재가격화됐다. 브래드 롱 웰스파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비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기간에 무기화된 점은 시장에 새로운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리스크 오프'가 아닌 '미국 회피' 신호 통상적인 위험회피 국면에서는 달러와 미 국채가 강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달랐다. 달러 약세, 미 국채 매도, 주식 급락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리스크 오프'가 아니라 미국 자산 비중 자체를 줄이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설립자는 "무역 전쟁의 반대편에는 자본 전쟁이 있다"며 "미국 국채를 사려는 의지가 약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이날 시장 흐름을 상징적으로 설명한다. 다음 변수는 '말의 정책화' 속도 향후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정책 일정과 법적 조치로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되느냐다. 관세 대상국 확대, 관세율 인상, 특정 품목에 대한 초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의 대응 수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월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2025년 봄 이후 잠잠했던 '트럼프 변동성'의 재개 신호가 될지를 가늠하고 있다. 고평가된 주식시장, 흔들리는 미 국채 수요, 연준 독립성 논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정책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변동성은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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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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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폭주'에 월가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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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IFRS17 혼선 정비⋯손해율·사업비 가정 가이드라인 제시
- 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별 해석 차이로 혼선이 빚어졌던 손해율·사업비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20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계리가정을 일관적·체계적으로 정비해 비교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손해율 가이드라인에서는 신규 담보에 대한 유사 담보 준용을 제한하고, 보수적 손해율과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적용하도록 했다. 또 비실손보험의 목표손해율 가정을 현실화하고, 불리한 손해율 변동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사업비 가정에도 물가상승률 반영과 공통비 전 기간 인식을 의무화했다. 가이드라인은 2분기 결산부터 적용된다. [미니해설] 금융당국, 보험업권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 제시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불거졌던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결산 시점의 할인율과 계리가정에 따라 현재가치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 손익을 추정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가정 설정에 상당한 재량이 허용되면서 회사별로 손해율과 사업비 추정치가 크게 엇갈렸고, 그 결과 실적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손해율·사업비 가정의 대원칙으로 '최선추정(Best Estimate)' 방식을 명시했다. 이는 중립적인 확률가중치를 적용해 장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라는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 원칙으로는 중립성, 보수성, 비교가능성을 제시했고, 내부통제 강화와 시장규율 강화를 보조 원칙으로 설정했다. 손해율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과도한 낙관적 가정 차단이다. 경험 통계가 5년 이내인 신규 담보에는 유사 담보 손해율을 그대로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수적 손해율(90%)과 상위 담보의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사용하도록 했다. 실제 손해율이 악화되는 국면에서도 이를 가정에 즉시 반영하지 않거나, 적용 시점을 늦춰 보험부채를 축소하는 관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비실손보험 갱신형 상품에 대한 가정이 대폭 손질됐다. 그동안 일부 보험사는 갱신 주기마다 손해율이 목표치로 회복될 것으로 가정해 보험부채를 과소 산정해 왔다. 가령 갱신 주기가 3년이고 목표손해율이 80%인 경우, 실제 손해율이 100%에 달하더라도 갱신 시점마다 다시 80%로 개선될 것으로 가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관행을 바로잡아, 비실손보험의 목표손해율도 보수적 손해율과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으로 설정하도록 했다. 손해율 산출 단위 역시 세분화된다. 담보 유형별 통계 특성을 반영해 최종손해율 적용 시점을 결정하고, 매년 계리가정 산출 시 기존 산출 단위의 적절성을 사후 검증하도록 했다. 이는 손해율 변동을 인위적으로 완화하거나 특정 시점의 유리한 수치를 선택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사업비 가정에 대한 기준도 명확해졌다. 보험계약 관련 사업비 현금흐름은 보험료·보험금과 마찬가지로 현재가치로 보험부채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을 가정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했다. 또한 간접비 성격의 공통비는 보험부채 과소 평가를 막기 위해 보험계약 전 기간에 걸쳐 인식하도록 규정했다. 감독체계도 함께 정비된다. 보험사는 통계 기간 설정, 통계 배제 기준 등 계리가정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문서화해야 하며, 준법감시·감사 부서의 내부 점검 기능도 강화된다. 아울러 보험사가 금융감독원에 매년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계리가정보고서가 도입되고, 계리가정에 대한 공시 의무도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을 1분기 중 업계에 배포하고, 2분기 결산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내부통제 강화와 감독체계 정비를 위한 제도 개선은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2분기 중 시행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보험사 실적의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보험부채 증가와 실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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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IFRS17 혼선 정비⋯손해율·사업비 가정 가이드라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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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디플레 우려 완화 신호
-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이는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치로, 로이터는 34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라고 전했다. 중국 CPI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다 10월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 효과로 반등한 이후 11월 0.7%, 12월 0.8%로 오름폭을 키웠다. 전월 대비로도 12월 CPI는 0.2% 상승해 시장 예상(0.1%)을 웃돌았다. 한편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9% 하락해 여전히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미니해설] 중국 작년 12월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말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논쟁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2024년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해 11월(0.7%)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중국 내 소비 회복 신호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중국 CPI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3분기까지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됐다. 그러나 10월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를 기점으로 여행·외식 등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며 물가가 상승 전환했고, 연말까지 그 흐름이 이어졌다. 전월 대비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12월 CPI는 전달보다 0.2% 올라 로이터 전망치(0.1%)를 웃돌았다. 계절적 요인 외에도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과 지방 정부의 재정 집행 확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추진해온 재정·통화 정책이 소비자물가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생산 단계의 물가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해 2022년 10월 이후 3년 넘게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제조업 과잉 공급과 부동산 경기 침체,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하락 폭은 지난해 7월의 -3.6%를 저점으로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간의 온도 차에 주목하고 있다. CPI 반등이 내수 회복의 초기 신호일 수는 있지만, PPI가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는 한 기업 수익성 개선과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부동산 부문 부진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 CPI 지표는 중국 경제가 최악의 디플레이션 국면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과 소비 진작 정책이 물가 흐름을 어떻게 끌어올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CPI의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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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디플레 우려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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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은행·기업 금융 연결성 강화⋯가계·비은행은 약화"
- 지난해 은행과 기업 간 금융 연계성은 높아진 반면, 비은행과 가계의 연계성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8일 경제 주체와 금융기관 간 자금 흐름을 나타내는 '상세자금순환표'를 처음 공개하며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은행과 기업의 상호 연계 비율은 2023년 말 11.9%에서 2024년 말 12.1%로 상승했다. 반면 비은행과 가계는 같은 기간 9.7%에서 9.4%로 낮아졌다. 은행과 가계의 연계 비율은 13.9%로 변동이 없었다. 2024년 말 기준 경제 부문 간 전체 상호 연계 규모는 1경6706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28조원 증가했다. 한은은 기업의 은행 예치금 증가와 비은행 가계대출 감소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미니해설] 한국은행, "투자 둔화로 기업·은행 금융 연계성 높아져" 8일 한국은행이 처음 공개한 '상세자금순환표'는 국내 금융 시스템의 연결 구조를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단순히 대출이나 자금 공급 규모를 넘어, 경제 주체들이 서로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 있는지를 수치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은행과 기업 간 연계성의 확대다. 은행·기업 간 상호 연계 비율은 2024년 말 12.1%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기업 투자가 둔화되며, 기업 자금이 설비 투자나 확장 대신 은행 예치금 형태로 쌓인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경기 전망 속에서 유동성을 우선 확보하려는 보수적 자금 운용이 강화된 셈이다. 반대로 비은행과 가계의 연계성은 약화됐다. 비은행·가계 연계 비율은 9.7%에서 9.4%로 하락했다. 주택 거래량 감소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비교적 만기가 짧은 비은행권 대출이 상환되면서 가계의 비은행권 의존도가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는 가계 부채 구조가 일정 부분 보수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기관 상호 간 연계 구조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투자펀드와 기타 금융기관의 연계 비율은 10.1%에서 11.2%로 상승했다. 투자펀드가 기타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한 영향이다. 반면 비은행과 기타 금융기관,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 간 연계성은 각각 하락했다. 이는 비은행의 발행채 매도와 기타 금융기관의 은행 대출금 상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금융 리스크의 이동이라는 중요한 시사점이 담겨 있다. 기업 자금이 은행에 집중되는 구조는 단기적으로 은행 유동성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자금의 생산적 순환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반면 가계의 비은행권 의존도 감소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소비 회복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상세자금순환표를 매년 정례적으로 공개해 금융 리스크와 취약성을 보다 정밀하게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이 자료가 스트레스 테스트와 금융안정 지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 시스템의 연결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정밀한 데이터 공개는 정책 대응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도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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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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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은행·기업 금융 연결성 강화⋯가계·비은행은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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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수장들 "2026년은 불확실성의 해"⋯포용금융·생산적 금융에 방점
- 우리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들이 올해 경제 불확실성과 양극화 심화를 우려하며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권 주요 인사들은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경제 여건과 금융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통상 환경과 주요국 재정정책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K자형 회복으로 체감 경기와 성장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첨단산업 투자를 위한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정책서민금융 개편을 통해 생산적 금융 성과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등 잠재 리스크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금융정책 수장들 "2026년 경제 여건 쉽지 않아" 금융당국과 금융권 수장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불확실성과 구조적 양극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5일 진단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재정정책 변동성이 맞물리면서 성장 경로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금융의 역할 역시 단순한 중개 기능을 넘어 취약계층 보호와 미래 성장 동력 발굴로 확장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성장률 자체는 지난해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부문 간 격차가 큰 'K자형 회복'이 지속되면서 체감 경기는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특히 펀더멘털과 괴리된 환율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자본시장 제도 개선, 정부와 중앙은행 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통화정책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금융·산업이 공동 참여하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산업과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디지털자산 시장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며, 금융소외 계층의 고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서민금융 개편과 금융회사 기여의 제도화를 예고했다. 이는 성장 지원과 포용 강화를 병행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를 상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제와 소비자 보호를 통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회복력이 중요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드러난 공통된 메시지는 '안정 속 혁신'으로 요약된다.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인식이다. 금융당국과 업권 수장들이 제시한 과제들이 실질적인 정책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올해 금융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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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수장들 "2026년은 불확실성의 해"⋯포용금융·생산적 금융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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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4)] 중국, 내년부터 디지털위안화 예금에 이자 지급
- 중국이 중앙은행디지털통화(CBDC)의 이용촉진을 위해 새로운 운영체제하에서 디지털위안화(e-CNY)에 내년부터 이자를 지급키로 했다고 중국 국영 중앙TV(CCTV)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디지털지갑에 보관된 e-CNY는 예금금리에 근거해 이자가 붙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자지급 중앙은행디지털통화가 된다. CCTV는 e-CNY는 '디지털현금'에서 '디지털예금'의 시대로 접어든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위안화는 현재 일부 정부기관과 국유기업에 한정되고 있다. 중국에서 보급되고 있는 디지털결제 플랫폼 '알리페이(支付宝)'와 '위챗페이(微信支付)'를 통한 거래 대부분은 e-CNY와 관련이 없다. 중국인민은행은 올해 11월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재차 나타내면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위법행위 단속을 강화할 방침을 나타냈다. 반면 자국디지털통화의 이용촉진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e-CNY의 국제적인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상하이(上海)에 국제운영센터를 설립해 더 많은 상업은행이 취급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 루레이(陸磊) 부행장은 인민은행 기관지 금융시보(金融時報) 기고문에서 이번 행동방안이 디지털 위안화를 기존의 '디지털 현금' 단계에서 '디지털 예금 화폐(Digital Deposit Money)' 단계로 전환하는 제도적 기반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루레이 부행장은 앞으로 디지털 위안화가 중앙은행이 기술적 인프라를 제공하고 감독·규제를 담당하되, 법적·회계적으로는 상업은행의 부채 성격을 갖는 계좌 기반 디지털 화폐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또한 분산원장기술(DLT)의 특성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금융 시스템 내부에서 발행·유통되는 현대적 디지털 결제 및 유통 수단으로서 화폐의 가치 척도, 가치 저장 수단, 국경 간 결제 기능을 모두 수행하게 된다. 금융시보는 이날 중앙은행이 e-CNY의 관리에 관한 행동계획을 발표하면서 e-CNY의 관리와 운용 등에 관한 새로운 규정이 내년 1월1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인민은행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 누적 거래 건수는 34억8000만건, 누적 거래 금액은 16조7000억 위안(약 3425조5000억 원)에 달했다. 디지털 위안화 앱을 통해 개설된 개인 지갑 수는 2억3000만개, 법인·기관용 지갑은 1884만 개로 집계됐다. 또한 다자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플랫폼인 m브리지(mBridge)를 통한 국경 간 결제는 누적 4047건, 거래 금액은 약 3872억 위안에 이르렀으며 이중 디지털 위안화 거래 비중은 약 95.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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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4)] 중국, 내년부터 디지털위안화 예금에 이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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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년에도 '더 적극적 재정'⋯소비 진작·지출 확대 승부수
- 중국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한다.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은 지난 27~28일 열린 연례 국가 재정 업무회의에서 소비 촉진과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한 확장적 재정 운용 방침을 재확인했다. 29일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란 부장은 "소비를 적극적으로 진작하고 효과적인 투자를 확대해 국내 시장을 견고히 하겠다"며 대규모 소비재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포함한 재정 지출 확대를 예고했다. SCMP는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이 성장 안정을 위해 재정 적자와 부채 확대를 일정 부분 감내할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내 소비와 투자가 동반 둔화하는 가운데 재정정책이 경기 부양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중국 재정부장관 "2026년 더 적극적 재정 정책" 중국이 내년에도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를 공식화했다. 재정 확대를 통한 내수 부양 없이는 성장률 방어가 쉽지 않다는 당국의 위기의식이 정책 기조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소비 진작을 정책의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기존 인프라 중심 재정 운용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은 최근 국가 재정 업무회의에서 소비 확대와 투자 진작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규모 소비자 제품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지속·확대하겠다는 언급은 가계 소비를 직접적으로 자극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대목이다. SCMP는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성장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재정 적자와 부채 확대를 일정 수준까지 용인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재정 기조의 핵심은 '투자의 방향 전환'이다. 그동안 중국의 재정 확대는 철도, 도로, 공항 등 물리적 인프라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교육, 공공보건, 사회복지, 저소득층 소득 개선 등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수용해 물적 자산 투자와 인적 자원 투자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향후 5개년 계획의 틀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는 이달 중순 '내수 확대는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제목으로 시 주석의 과거 연설을 소개하며 최종 소비가 경제 성장의 지속적인 원동력임을 강조했다. 단기 경기 부양을 넘어 구조적으로 내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재정정책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배경에는 중국 경제의 뚜렷한 소비·투자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에 그치며 10월(2.9%)보다 크게 둔화했다. 증가율 둔화는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고정자산 투자 역시 올해 1~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기업 투자 위축, 가계의 소비 심리 악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통화정책의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도 재정정책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부동산 부실과 지방정부 부채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는 실물 경기 회복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재정 지출을 통해 직접 수요를 창출하고,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는 전략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다만 재정 확대가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소비 진작이 일회성 보조금이나 보상판매에 그칠 경우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고, 지방정부 부채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으로서는 성장 둔화를 방치할 수 없는 만큼, 내년에도 재정정책이 경기 관리의 최전선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중국의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성장률 방어에 기여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과 정책 효율성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될 전망이다. 소비 중심 내수 전환이라는 목표가 실제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중국 경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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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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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년에도 '더 적극적 재정'⋯소비 진작·지출 확대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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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 여전⋯금융 불균형 누증 경계해야"
- 한국은행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민간부문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금융시스템의 주요 잠재 위험으로 지목하고,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인 장용성 위원은 23일 "하반기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이 정부 대책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금융 불균형이 누증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관된 거시건전성 정책과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대책, 취약 부문에 대한 미시적 보완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말 45.4로 전 분기보다 상승해 장기 평균 수준에 근접했다. 민간신용 레버리지도 GDP 대비 200%를 웃돌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니해설] 한은, '주택시장 안정'에 무게 한국은행의 진단은 표면적으로는 '안정', 이면에서는 '불균형 누증'이라는 이중 구조로 요약된다. 실물 경기 회복과 통상 환경 불확실성 완화로 금융시스템의 즉각적인 위기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자산 가격과 신용 흐름이 특정 부문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중장기적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주택시장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택이 단순한 거주 수단을 넘어 투자·수익 추구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 불균형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인식이다. 장용성 위원이 "경제주체의 수익 추구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서울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을 반영해 소폭 상승했고, 민간신용 레버리지는 GDP 대비 200%를 웃돈다. 가계와 기업의 빚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 신용 레버리지 비율은 신흥국 평균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충격 발생 시 조정 폭이 커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한은은 정책 대응의 방향으로 '완화 기조 전환'이 아닌 '정책 일관성'을 택했다. 장정수 부총재보가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가 확실히 이뤄진 이후에야 제도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은행 자본규제 강화 역시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분에 대한 위험가중치 하한이 상향되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고, 자본비율은 평균 0.08%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치상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부동산 대출 확대에 따른 자본 부담이 구조적으로 커진다는 의미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기업 부문으로 신용을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을 반영한다. 주담대의 상대적 매력을 낮추고, 기업대출·주식·펀드 등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흐름을 돌리겠다는 신호다. 다만 고환율 지속에 따른 외화자산 환산액 증가, 기업 부실 확대 가능성, 바젤3 최종안 적용에 따른 규제 부담까지 겹치며 은행의 자본 관리 여건은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번 한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기적 안정에 안주해 정책 기조를 흔들 경우, 누적된 불균형이 향후 더 큰 조정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다. 주택시장, 가계부채, 은행 건전성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관리하지 못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은 언제든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화도, 급격한 긴축도 아닌, 일관성과 인내를 전제로 한 구조적 관리라는 점을 한은은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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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 여전⋯금융 불균형 누증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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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에너지 인프라기업 인터섹트 7조원에 인수
-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인터섹트를 현금 47억5000만 달러(약 7조 원)에 인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알파벳은 22일(현지시간) 인터섹트를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측은 인터섹트의 부채도 인수하는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전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해 인터섹트의 소수 지분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구글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 센터와 발전 용량을 더 빠르게 가동할 수 있게 되며 에너지 개발·혁신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에는 인터섹트의 전문 인력과 구글과의 기존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 중이거나 건설 중인 수GW(기가와트) 규모의 에너지 및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또 인터섹트는 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다각화하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연구하고 구글의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텍사스에 있는 인터섹트의 기존 운영 자산과 캘리포니아에서 운영·개발 중인 자산은 이번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해당 자산들은 기존 투자사들의 지원을 받아 독립 기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인터섹트는 우리가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장하고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춰 새로운 발전 설비를 유연하게 구축하는 운영 효율화와 미국 혁신과 리더십을 주도할 에너지 솔루션 재구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섹트 창립자 겸 CEO 셸던 킴버는 "인터섹트는 항상 업계에 혁신을 가져오는 데 주력해 왔으며, 구글의 일원으로 규모를 더 빨리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터섹트가 미국 내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에너지 자산이 150억 달러(약 22조2000억 원) 규모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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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에너지 인프라기업 인터섹트 7조원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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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 신설⋯원장 직속 '사전 예방' 감독체계로 전환
-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 기능을 전면 강화하기 위해 원장 직속의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신설하고, 민생금융범죄 대응을 위한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추진한다. 금감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사후적 분쟁 조정 중심에서 사전 예방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기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확대·개편한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은 원장 직속으로 설치돼 감독·검사·제재 등 모든 감독 수단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전사적 대응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별로 흩어져 있던 금융 민원은 각 업권 담당 부서에서 원스톱 처리하도록 개편된다.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등 민생금융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 도입 태스크포스(TF)도 신설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금융질서 확립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금감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신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 조직을 대폭 재편하며 감독 체계의 무게중심을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긴다. 22일 발표된 조직개편은 소비자 보호 기능을 금감원 전 부문으로 확장하고, 민생금융범죄에 대한 직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은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의 신설이다. 기존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소비자 보호 업무를 전담해 왔지만, 감독·검사 권한이 없어 구조적 피해를 확인하더라도 관련 업권 부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대응 속도가 늦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번 개편으로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은 원장 직속으로 격상되며, 소비자보호감독총괄국, 소비자피해예방국, 소비자소통국, 소비자권익보호국, 감독혁신국 등을 아우르게 된다. 금융상품의 제조·설계·판매 전 과정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 경보 발령이나 상품 판매 중지 명령 지원 등 선제적 조치도 가능해진다. 특히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원장 직속 자문위원회 운영과 소비자보호 실태 평가를 전담함으로써 정책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소비자 보호가 특정 부서의 역할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핵심 책무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원 처리 방식도 바뀐다. 그간 금소처에 집중됐던 분쟁조정 기능을 은행·보험·증권 등 각 업권 부서로 이관해 상품 심사부터 분쟁조정, 감독·검사까지 일괄 처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분쟁 민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보험 부문은 금소처로 이관하면서, 보험상품별 기초서류 심사와 감리 업무를 같은 조직에 배치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였다. 민생금융범죄 대응도 강화된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등 사회적 피해가 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 도입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자본시장 특사경에 이어 금융소비자 피해 분야까지 수사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생금융범죄정보분석팀'을 신설해 범죄 수법과 동향을 상시 분석한다. 피해 현장 정보와 온라인 채널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경찰과 금융당국에 공유함으로써 선제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신설도 눈에 띈다. 디지털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디지털리스크분석팀', 사적연금 시장 혁신을 위한 '연금혁신팀', 보험부채 평가 정교화를 위한 '보험계리감리팀'이 새로 꾸려진다. 금융권의 인공지능 활용을 지원하는 'AI·디지털혁신팀'도 신설된다. 아울러 국민성장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생산적 금융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산운용감독국 내 '특별심사팀'을 설치하고,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대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준비반'도 가동한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를 위해 시장감시반도 2개 반이 추가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감독 기구 내부에서는 "소비자 보호가 규제의 부수적 기능이 아니라 금융 감독의 출발점이 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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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 신설⋯원장 직속 '사전 예방' 감독체계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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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이상한 나라' 된 美 경제⋯트럼프 관세 vs AI 순풍 '정면충돌'
- 2025년 미국 경제는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만큼 기이했다. 고용 시장은 얼어붙었고 소비자 심리는 바닥을 기는데, 주식 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소매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서로 모순되는 신호가 뒤엉킨 이 상황을 두고 블룸버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경제'라고 명명했다. 토끼 굴 속으로 떨어진 앨리스처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거울 나라'에 미국 경제가 갇혀버렸다는 것이다. 이제 세계의 시선은 2026년을 향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장벽'이라는 거대한 역풍(Headwind)과 'AI(인공지능) 혁명'이라는 강력한 순풍(Tailwind)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내년,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것인가, 아니면 예고된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인가. '데이터의 안개'에 갇힌 시장…'인지 부조화'의 경제학 2025년 말, 월가(Wall Street)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안개 속 운전"을 강요받았다. 가을에 발생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주요 경제 지표의 신뢰도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안개가 걷히자 드러난 것은 '지표의 배신'이었다. 11월 실업률은 4.6%로 상승하며 '완전 고용' 신화에 균열을 냈다. 그런데도 소비는 꺾이지 않았다. 이 기이한 현상의 배후에는 극심한 'K자형 양극화'가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신음하는 서민 경제는 '딥 프리즈(Deep Freeze·급랭)' 상태지만, AI 랠리로 자산이 불어난 상위 10% 부유층이 전체 소비의 절반을 주도하며 지표를 왜곡시키고 있다. 스테이시 바넥 스미스 블룸버그 에디터는 "심리지수는 최저인데 쇼핑 매출은 폭발하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가 2025년의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2026년 경제가 겉보기엔 견조해도, 속으로는 불평등이라는 뇌관이 곪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디스의 경고 "침체 확률 42%"…AI만이 유일한 동아줄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42%로 제시했다. 통상적 위험 수준(15%)의 3배에 달한다. 2026년 경제의 운명은 결국 '트럼프발(發) 탈세계화'와 'AI 생산성' 간의 줄다리기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이민 제한은 명백한 악재다. 이미 제조업과 운송업은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RBC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관세 효과가 실물 경제에 전이되는 2026년 상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본다. 이 하방 압력을 버텨내는 유일한 버팀목은 AI다. S&P500 상승분의 대부분을 '매그니피센트 7'이 견인했듯, AI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고용과 생산성을 떠받치고 있다. 잔디는 "AI와 관세라는 두 거대한 힘이 위태로운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AI 거품이 꺼지거나 주가가 조정을 받아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사라지는 순간, 미국 경제는 침체라는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상 초유의 '트리플 악재'…재정 절벽의 공포 더 근본적인 위협은 미국의 재정 건전성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GDP 대비 ▲부채 ▲재정 적자 ▲이자 비용 등 3대 건전성 지표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빨간불을 켰다. 감세를 통한 단기 부양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 장기적으로는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재정 절벽(Fiscal Cliff)'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Blue Chip Forecasters) 사이에서도 2026년 전망은 극명하게 갈린다. 상위 10%는 2.5%의 성장을, 하위 10%는 1.2%의 저성장을 점친다. 격차의 핵심은 'AI가 기대만큼의 생산성을 낼 것인가'에 대한 시각차다. 결국 2026년은 데이터의 안개 속에서 트럼프의 관세 칼춤과 AI의 혁신 성과가 복잡하게 얽히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Zero Visibility)'의 해가 될 전망이다. [Key Insights] 미국 경제의 '이상한 나라' 현상은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정교한 '투 트랙' 전략을 요구한다. 첫 번째 전략은 수출의 'K자형' 대응이다. 미국 내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 프리미엄 가전·전기차는 자산가 계층을, 가성비 제품은 인플레이션에 지친 중산층 이하를 타깃으로 하는 이원화된 수출 전략이 필수적이다. 다른 하나의 전략은 AI 밸류체인 사수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유일한 축이 AI임이 확인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미국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에 더욱 깊숙이 결합해야 생존할 수 있다. 미국의 재정 적자 심화는 장기 국채 금리 상승과 강달러를 유발할 수 있다. 2026년 불확실한 금리 경로에 대비해 외환 건전성 관리와 금융 시장 모니터링 수위를 한층 높여야 한다. [Summary] 2025년 미국 경제는 고용 냉각과 자산 시장 과열이 공존하는 '이상한 나라'였다. 셧다운에 따른 데이터 왜곡 속에 '트럼프 관세'의 역풍과 'AI 붐'의 순풍이 충돌하며 2026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무디스는 내년 경기 침체 확률을 42%로 예측하며, AI가 기대만큼의 생산성을 내지 못하거나 주식 시장이 조정받을 경우 '부의 효과'가 사라지며 경제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사상 최고 수준의 재정 적자는 장기적인 경제 뇌관이다. 결국 2026년은 AI 혁신의 성패와 보호무역주의의 파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는 변동성의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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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이상한 나라' 된 美 경제⋯트럼프 관세 vs AI 순풍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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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반등에 AI주 되살아나⋯나스닥 1.2% 상승
- 미국 뉴욕증시가 오라클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반등하며 상승 마감했다. 주 초반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과 부채 우려로 흔들렸던 AI 거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연말을 앞둔 시장 심리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2%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9% 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298포인트(0.6%)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반등으로 주요 지수는 전날에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을 끌어올린 핵심 변수는 오라클이었다. 오라클 주가는 틱톡이 미국 사업부를 분리해 신설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이 과정에 오라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가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7% 넘게 급등했다. 오라클은 최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부채 부담 논란으로 급락하며 AI 투자 불안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이번 거래로 단기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AI 반도체주도 동반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첨단 AI 칩의 중국 판매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3% 이상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전날 실적 가이던스 상향 발표에 이어 이날도 7% 넘게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나이키는 중국 시장 매출 부진과 관세 부담을 이유로 매출 감소 전망을 제시하며 주가가 10% 넘게 급락했다. AI주 반등 속에서도 업종·종목별 차별화는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미니해설] 오라클이 봉합한 AI 불안…연말 랠리는 '선별 장세' 이번 반등은 AI 거래가 다시 전면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신호라기보다, 급격히 확대됐던 불안이 일단 봉합되는 과정에 가깝다. 오라클은 최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핵심 투자자가 이탈했다는 보도로 AI 투자 버블 우려의 상징처럼 부각됐지만, 틱톡 미국 사업 합작 참여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를 빠르게 되돌렸다. 에버코어 ISI는 이번 거래를 "오라클에 선택적 상승 여지를 제공하는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커크 마터니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작은 오라클에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고객을 확보해주는 동시에, AI 추천 시스템과 데이터 전략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자금 조달 논쟁은 단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AI 투자의 핵심 논점이 기술 경쟁력에서 재무 구조와 자본 집행 능력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마이크론, 정책과 실적이 만든 차별화 엔비디아의 반등에는 정책 변수도 작용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중국 판매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된 고객에 한해 H200 칩 판매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은 실적이 직접적인 동력이 됐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를 근거로 현재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대폭 상향했고, 이는 전날 10% 급등에 이어 추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AI 투자 불안 속에서도 실제 수요와 실적이 확인된 기업은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다. 대규모 옵션 만기…변동성은 여전 이날 시장은 네 가지 파생상품이 동시에 만기되는 '쿼드러플 위칭'을 맞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날 만기되는 옵션의 명목 규모는 7조100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S&P500과 다우지수가 전날 이미 4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끊었다는 점에서, 시장은 급락 국면보다는 방향성 탐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타랠리 기대…그러나 '전면 상승'은 아니다 연말을 앞두고 산타클로스 랠리에 대한 기대도 살아 있다. CNBC는 역사적으로 연말 7거래일 동안 S&P500이 평균 1% 이상 상승해 왔다고 전했다. 제프리 허쉬는 "12월 중순의 변동성과 저점 형성은 전형적인 연말 패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연말 장세는 과거와 같은 전면 랠리와는 거리가 있다. AI라는 대형 테마 안에서도 누가 실적을 증명했는지, 누가 부채 부담을 관리할 수 있는지에 따라 주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AI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은 이제 훨씬 까다로워졌다. 이번 오라클 반등은 AI 랠리의 재점화라기보다, 선별 장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다. 연말 뉴욕증시는 안도와 경계가 공존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마지막 장세를 지배할 키워드는 'AI'가 아니라 '누가 살아남는 AI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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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반등에 AI주 되살아나⋯나스닥 1.2%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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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쇼크에 기술주 급락⋯AI 투자 회수 의문에 나스닥 1.5%↓
-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대형주의 급락 속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조달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그간 시장을 이끌어온 AI 관련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17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약 1%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5%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39포인트(0.3%) 밀리며 약세로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S&P500과 다우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의 핵심 변수는 오라클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오라클의 100억달러 규모 미시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핵심 투자자인 블루아울 캐피털이 자금조달에서 이탈했다고 보도하자, 오라클 주가는 5% 급락했다. 보도는 오라클의 부채 부담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 지출에 대한 우려가 배경이라고 전했다. 오라클은 이후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I 투자 테마 전반으로 조정이 확산됐다. 브로드컴은 4.5% 이상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3.5%, AMD는 4% 넘게 밀렸다. 알파벳도 2.9%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술주 하락이 나스닥을 끌어내렸다"며 오라클·브로드컴·엔비디아의 동반 약세를 지적했다. 반면 자금은 가치주와 경기 방어적 섹터로 이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제재 유조선에 대한 봉쇄를 지시하면서 국제 유가가 반등하자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선 회복을 시도했고, 에너지 기업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대형 이벤트의 희비도 엇갈렸다. 미국 의료용품 업체 메드라인은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며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IPO 흥행 사례로 기록됐다. 다만 이 같은 개별 호재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중심의 시장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니해설] AI 투자 열기, 이제는 '누가 돈을 버는가'의 문제로 이번 조정은 단순한 기술주 차익 실현과는 결이 다르다. 시장은 AI라는 거대한 투자 테마가 실제 수익 창출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자금조달 논란은 그 질문을 가장 직접적으로 건드린 사례다. 자크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흐름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대형 성장주에서 대형 가치주로의 매우 뚜렷한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보다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AI 투자 확대 자체보다 그 비용을 누가, 언제,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멀베리는 "지금 시장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이 막대한 AI 투자를 누가 실제로 수익화할 것인가'다"라고 짚었다. 밸류에이션 재조정 국면…'AI 프리미엄'에 대한 재평가 12월 들어 오라클은 11% 이상, 브로드컴은 19% 넘게 하락했다. 기술주 ETF(XLK)도 이달 들어 2% 넘게 밀렸다. 이는 개별 악재가 아니라 고평가된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을 다시 따지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멀베리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고평가된 종목에서 보다 공정하게 평가된 섹터로의 이동은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자유현금흐름(FCF)을 핵심 지표로 꼽았다. "AI 수익화 시점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를 판단하는 데 자유현금흐름 같은 요소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차대조표는 꾸밀 수 있지만, 자유현금흐름은 속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주 이탈 자금의 향방…에너지·가치주로 이동 실제 자금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질 캐리 홀은 "지난주 헤지펀드 고객들이 주식과 ETF를 합산 기준으로 가장 큰 순매도 주체였다"고 밝혔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금융, 헬스케어, 에너지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제재 강화 조치가 더해지며 유가가 반등했고, 에너지주는 기술주 조정 국면에서 대안 투자처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렌트유가 60달러선으로 반등하며 엑손모빌, BP, 셸 등 에너지 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고 전했다. 메드라인 IPO의 의미…시장은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다 같은 날 메드라인의 IPO 흥행은 시장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메드라인은 62억6000만달러를 조달하며 202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IPO로 기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향후 대형 IPO에 대한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평가했다. 이는 시장이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선별하고 있다는 신호다. AI처럼 대규모 자본 투입이 요구되는 산업보다, 현금흐름과 사업 구조가 비교적 명확한 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AI, 이제는 '가장 큰 동력'에서 '가장 큰 시험대'로 멀베리는 현재 시장을 이렇게 요약했다. "한때 수익의 가장 큰 동력이었던 요소가 이제는 시장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바뀌었다." AI는 여전히 중장기 성장 테마다. 그러나 시장은 더 이상 'AI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 누가 비용을 통제하고, 누가 현금을 만들어내며, 누가 투자 회수 시점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주가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뉴욕증시는 지금 AI의 미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진짜 가격을 다시 매기고 있다. 이번 조정은 그 출발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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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쇼크에 기술주 급락⋯AI 투자 회수 의문에 나스닥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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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위기 재부각⋯당국, 자금 유용 차단·금융 규율 강화
- 중국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위기 우려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주무 장관이 개발업체 자금 유용을 차단하고 금융·감독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은 16일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고부채·고레버리지·고회전 모델의 폐해가 누적돼 지속 가능성이 약화됐다"며 "공급 구조와 경영·감독 방식 개혁을 통해 리스크를 예방·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 프로젝트 자금의 불법 유용과 조기 배당을 엄격히 금지하고, 프로젝트별 주관 은행제를 도입해 자금 흐름을 통제하겠다고 했다. 또 현물 판매제 도입과 분양 자금 감독 강화를 통해 주택 인도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미니해설] 중국 부동산 위기론 재부각⋯주택장관 "업체 자금 유용 규제"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에 이어 국유 자본이 최대 주주인 완커까지 디폴트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동산 리스크가 중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이 직접 시장 안정화 구상을 밝힌 것은 당국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 부장은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중국 부동산 산업이 고속 성장 과정에서 '고부채·고레버리지·고회전' 구조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고 진단했다. 자본의 신속한 확장과 대규모 차입에 기반한 성장 모델이 단기간에는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경기 둔화와 금융 여건 변화 속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다. 그가 제시한 핵심 대책은 자금 흐름에 대한 통제 강화다. 니 부장은 개발 프로젝트 법인을 실질적인 독립 주체로 운영하고, 모회사는 투자자 책임을 명확히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 인도 이전에 투자자가 판매 대금이나 융자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자본 도피나 조기 배당도 강력히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과거 일부 대형 개발업체들이 분양 대금을 다른 프로젝트나 채무 상환에 전용하다 유동성 위기를 키운 전례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 부문에서는 '주관 은행제' 도입이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마다 하나의 은행 또는 은행단이 주관 은행을 맡아 자금을 관리하고, 개발·건설·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을 해당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은행은 자금 관리와 동시에 융자를 제공해 프로젝트 성과에 따른 이익과 리스크를 개발업체와 함께 부담하게 된다. 이는 금융기관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무분별한 차입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주택 인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니 부장은 거래용 주택이 실제로 인도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현물 판매제 도입을 검토하고, 분양 자금에 대한 감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완공 주택 분양이 일반화된 중국 부동산 시장 구조상, 주택 인도 지연과 미인도 문제는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수요 측면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강조했다. 니 부장은 중국 도시 지역의 1인당 주택 면적이 40㎡를 넘어섰고, 가구당 주택 보유 수가 1.1채를 웃돌고 있다고 소개하며 "주택 수요는 '있느냐 없느냐'에서 '좋으냐 안 좋으냐'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적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품질과 거주 환경 개선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저소득층을 위한 보장성 주택 확대와 노후 지역 주거 환경 개선, 이른바 '좋은 집' 공급이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니 부장은 부동산 산업의 경제적 비중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2024년 기준 부동산업과 건축업의 부가가치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며, 부동산 산업이 지난 20여 년간 중국의 도시화와 경제 성장을 지탱해온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발전 잠재력이 존재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정책 의지보다 실행력에 쏠려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부동산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지만, 개발업체 부실과 수요 위축, 금융 경색이 맞물리며 시장 신뢰 회복에는 한계를 보여왔다. 특히 국유 자본이 참여한 대형 업체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은 정책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위기 진화보다는 중장기 구조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자금 유용 차단과 금융 규율 강화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반등을 이끌기보다는, 연착륙을 목표로 한 관리 국면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 국면으로 복귀하기는 어렵고, 정책의 성패는 리스크 통제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얼마나 병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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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위기 재부각⋯당국, 자금 유용 차단·금융 규율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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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 실리콘밸리의 역사적인 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2025년 12월, 81세의 노장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회장이 그 중심에 섰다. 오픈AI, 소프트뱅크, 그리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가 그 무대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편, 월가(Wall Street)에서는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오라클이 AI 버블이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신세가 된 것을 넘어, 이제는 금융 시장의 새로운 고통을 잉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혁신'으로 포장되었던 오라클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제는 주식 폭락을 넘어 채권 시장의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 돌변했다는 분석이다. 주가 30% 폭락보다 무서운 '채권 시장'의 비명 오라클의 위기는 주식 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지난 9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오라클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대한 열광이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에 대한 회의론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스마트 머니'가 움직이는 채권 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라클이 발행한 '투자적격등급(Investment Grade)' 채권이 최근 시장에서 사실상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오라클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불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오라클은 AI 투자를 위해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우량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현재 약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Paper loss)을 떠안은 상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3일 장중 한때 1.513%p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라클의 신용 리스크가 위험 수위를 넘었음을 시사한다.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된 '역사상 최대 도박' 이 위기의 시발점은 2024년 봄, 오픈AI의 임원이 오라클 영업팀에 보낸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이었다. 챗GPT 이후 만성적인 컴퓨팅 파워 부족에 시달리던 오픈AI는 절박했고, 오라클은 텍사스에 거대 데이터센터 부지를 가지고 있었다. 양사의 이해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스타게이트'라는 3000억 달러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비화했다. 문제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수익성'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은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인해 오픈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일부의 완공 시점을 당초 목표보다 늦춰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이는 AI 투자 수익 실현 시점이 더 멀어졌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가스 발전기를 돌리는 고비용 구조까지 선택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MS가 버린 '독이 든 성배'…AI 생태계 전반으로 공포 확산 오라클의 행보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중함과 대비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의 무리한 인프라 요구를 "경제성이 없다"며 거절했다. MS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려놓은 그 '독이 든 성배'를 오라클이 덥석 받아든 셈이다. 오라클의 재무 상태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경고등이 켜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0년대 후반까지 약 700억 달러의 현금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오라클발(發) 공포는 이미 AI 업계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AI 칩 수혜주로 꼽히던 브로드컴(Broadcom) 역시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11%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실체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AI 베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있다. 중국조차 엔비디아 칩 대신 7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칩 육성 패키지를 고려하는 등, AI 하드웨어 시장의 수요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AI 파티가 끝나고 음악이 멈추는 순간, 가장 먼저 의자가 없음을 깨닫게 될 기업은 오라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량채가 정크본드로 전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 충격파가 실물 경제를 넘어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불길한 전조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 '묻지마 AI 투자'의 청구서가 날아든다 오라클 사태는 'AI 맹신'에 취해있던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에 날아든 독촉장과 같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조차 명확한 수익 모델 없는 무리한 AI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재무적 파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채권 시장이 이에 얼마나 냉혹하게 반응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수요를 '상수(Constant)'로 놓고 설비 투자를 늘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심각한 경고다. 오라클과 같은 빅테크들이 자금 경색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곧바로 재고 급증과 실적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장밋빛 전망 대신, 이제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네이버 등 국내 AI 플랫폼 기업들 역시 B2B, B2C 시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라클처럼 주가 폭락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Summary] 기사 요약 오라클이 오픈AI와 손잡고 추진 중인 3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흔들리며 주가가 고점 대비 30% 폭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권 시장이다. 오라클의 우량 채권이 투자자들의 불신 속에 '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력 및 자재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완공이 2028년으로 지연되는 등 수익성 우려가 현실화된 탓이다. 이는 실체 없는 AI 기대감에 기댄 투자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버블 붕괴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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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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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완커, 채무 연장 좌절에 디폴트 위기⋯中 부동산 불안 재점화
-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萬果·Vanke)가 채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완커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위안(약 4189억 원) 규모 채무의 상환 기한을 1년 연장하려 했으나,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완커는 만기 연장, 신용 보강, 이자 기한 준수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모두 가결 요건인 90%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해당 채권은 5영업일 내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완커는 이달 28일 만기인 37억위안(약 7749억 원) 규모 채무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며, 채권자 회의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대형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 이후에도 살아남았던 완커마저 흔들리면서 중국 부동산업계 전반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부동산 거물' 완커, 디폴트 위기…채무상환 1년 연장안 부결 중국 부동산업계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완커가 채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중국 부동산 위기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완커는 국유기업이 최대 주주로 참여한 비교적 안정적인 건설사로 평가받아 왔지만, 최근 유동성 압박이 급격히 커지며 시장의 신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완커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위안 규모 채무에 대해 채권자들에게 1년 만기 연장과 신용 보강 등을 제안했으나, 어느 안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채무 만기 연장은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이었지만, 이마저 좌절되면서 완커는 사실상 디폴트 문턱에 서게 됐다. 28일 만기인 37억위안 채무 역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커의 위기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구조적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이 무너진 이후에도 시장은 '완커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주택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완커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완커의 최대 주주인 선전메트로가 최근 자금 지원 조건을 강화한 점은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선전메트로는 그동안 300억위안(약 6조 2839억 원)이 넘는 주주 대출을 제공하며 완커를 떠받쳐 왔지만, 추가 지원에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면서 완커의 유동성 여건은 한층 악화됐다. 이는 국유 자본의 암묵적 지원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도 균열을 내는 대목이다. 중국 당국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하며 공급 통제와 공실 해소 등 안정화 정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대형 개발업체의 자금 경색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완커의 이자부 부채 규모는 3600억위안(약 75조 4025억 원)을 웃돌아 과거 헝다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규모를 넘어선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만기 연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전면적인 부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포레스트캐피탈 홍콩의 리환 공동 창립자 등은 "시간을 버는 조치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며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완커 사태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 리스크로 재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가 맞물린 상황에서 완커의 향방은 중국 경제 전반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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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완커, 채무 연장 좌절에 디폴트 위기⋯中 부동산 불안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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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급제동⋯주담대 2년8개월 만에 최소
-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5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7000억원으로 2023년 3월 이후 가장 작았다. 반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4조1000억원 늘어 2금융권의 증가세는 오히려 확대됐다. [미니해설] 11월 금융권 가계대출 4조 증가⋯제2금융권 '풍선 효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금융권의 대출 관리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2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축소되며 정책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다만 2금융권 대출은 오히려 증가 폭이 확대되며 가계부채 구조의 '풍선효과'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5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6월 6조20000억원에 달했던 증가 폭이 9월 1조9000억원까지 축소됐다가 10월 3조5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난 뒤, 11월 들어 다시 둔화한 것이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935조5000억원으로 7천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담대 증가 폭은 2023년 3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전세자금 대출은 오히려 3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2000억원 늘어 10월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10·15 대책 이전 늘어난 주택 거래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생활안정자금 상환이 늘고 전세자금 수요도 줄었다"며 "신용대출은 국내외 주식 투자 확대 영향으로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됐다. 11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000억원으로 전월(4조9000억원)보다 8000억원 줄었다. 은행권 증가 폭은 3조5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2금융권은 1조4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되레 확대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분명히 둔화하고 있으나,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신용공급 확대가 다시 가계부채 증가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중·저신용 차주가 많이 이용하는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시장의 온도 차도 가계대출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도권 전반의 가격 상승 폭은 줄었지만 서울 핵심 지역과 일부 인기 지역의 가격 조정 속도는 더디다. 주택 거래 역시 10·15 대책 이후 서울은 위축됐지만 경기와 인천 지역은 거래 감소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계절적 요인도 가계대출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말·연초 부실채권 매각과 상여금 유입, 대출 상환 증가 등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증가세는 더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주택 관련 대출 증가 압력 자체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의 긴장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기업대출은 오히려 증가 폭이 확대됐다. 11월 은행권 기업대출은 6조2000억원 늘어 9월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대기업 대출은 2조4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주요 은행들이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일부 기업들의 시설투자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신 부문에서는 예금은행으로 36조6000억원이 유입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이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방자치단체 재정자금 유입으로 15조2천억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은행권의 예금 유치 경쟁으로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는 일정 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비은행권 확산과 부동산 가격의 지역별 온도 차, 주식 투자에 따른 신용대출 확대 등 구조적 불안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며 "가계부채 관리의 초점이 단기 규제에서 중장기 구조 개선으로 옮겨가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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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급제동⋯주담대 2년8개월 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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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가계빚 줄이고 기업신용 늘리면 성장률 올라간다"
-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기업 등 생산 부문으로 자금 흐름을 전환하면 장기 경제성장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10%포인트 낮아질 경우 한국의 장기 성장률이 연평균 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과 고생산성 기업에 대한 신용 배분이 성장 효과를 키운 반면, 부동산 부문 신용은 성장 기여도가 낮았다. [미니해설] "돈의 방향이 성장의 방향이다…가계에서 생산으로의 금융 대전환" 한국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가계부채 중심의 금융 구조를 생산 부문 중심으로 전환해야 성장 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제시됐다. 한은은 9일 '생산 부문 자금 흐름 전환과 성장 활력' 보고서를 통해 자금 배분 구조가 장기 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한은이 1975년부터 2024년까지 43개국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민간 신용 총량이 동일하더라도 자금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이동할 경우 성장률은 뚜렷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현재 90.1% 수준에서 80.1%로 10%포인트 낮아질 경우 장기 성장률은 연평균 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신용이 중소기업과 고생산성 기업에 배분될수록 성장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반면 부동산 부문으로 흘러간 자금은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중심의 대출이 단기적인 자산 가격 상승 효과는 있지만, 생산성과 고용, 기술 축적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크다는 의미다. 한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하고,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낮춰 금융기관들이 기업 대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비생산 부문에 대해서는 '경기 대응 완충자본' 적립을 강화해 신용 쏠림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출 심사 관행에 대한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한은은 현재의 대차대조표·담보·보증 중심의 심사 체계가 성장 잠재력이 큰 신생·혁신기업의 자금 조달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재무제표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초기 기업이나 기술기업은 담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자금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중소기업에 특화된 사업성·기술력 기반 신용평가 제도와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기술력, 시장성, 성장성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심사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생산 부문 자금 유도 전략 자체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보고서는 이날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공개됐다. 한은은 금융이 단순한 자금 중개 기능을 넘어 경제의 성장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금융 구조 재편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부동산과 가계대출에 쏠린 자금이 생산성과 혁신 부문으로 옮겨가지 않는 한, 잠재성장률 하락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이미 2%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이며, 지금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2040년대에는 0%대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저출생·고령화로 인구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이를 상쇄할 만큼 기업의 투자 확대와 생산성 향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이 현재도 연 2%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역시 2%를 웃도는 성장 경로를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 가운데서도 금융이 담당해야 할 역할은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이번 분석은 '돈의 방향'이 성장의 질과 속도를 동시에 결정한다는 점을 수치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가계부채 관리와 함께 기업 신용 확대, 금융 인센티브 구조 개편이 동시에 추진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경로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경고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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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가계빚 줄이고 기업신용 늘리면 성장률 올라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