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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발의 사람과 결(1회)]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기술-가면
- 이위발의 <사람과 결>은 현대인이 살아가면서 관계의 본질이나 거리감, 심리적 내면의 그림자, 사유와 실존, 일상 속 통찰의 길을 따라 사고의 모순을 전달하고, 마음의 작동 원리와 억눌린 감정들을 탐구하면서, 삶의 의미와 죽음, 그리고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물어봅니다. 또한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들을 통해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편집자 주> 우리는 각자의 현실이란 무대 위에 서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집을 나서는 순간, 옷장에 걸린 옷을 고르듯 그날의 '나'를 고릅니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이를 페르소나(Persona)라고 불렀습니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뜻합니다. 가면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외적인 인격이나 사회적 역할을 의미합니다. 현대인의 삶은 거대한 가면무도회와 같습니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얼굴로 세상을 살아가진 않습니다. 하나의 얼굴만으론 이 복잡한 사회적 그물망을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얼굴 보면 다 알아', '얼굴에 다 써져 있어!'라고 말합니다. 얼굴에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 하는 말입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보여지는 이면에 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가면 뒤에 숨겨진 것을 우리는 마음에서 찾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단단한 가면을 씁니다. 여기에서의 가면은 '유능함'과 '평정심'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도 입술 끝을 살짝 올리며 짓는 미소, 동료의 실수 앞에서도 차분함을 유지하는 목소리는 내 본연의 감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 가면은 나를 보호하는 방패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슬픔이나 나약함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장벽입니다. 하지만 퇴근길 자동차 백미러에 비친 내 얼굴과 마주할 때, 가끔 이질감을 느낍니다. 입가는 웃고 있지만 눈동자는 메말라 있는 낯선 얼굴과 대면하게 됩니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모임에서 쓰는 가면은 조금 더 부드럽고 화려합니다. 여기서는'‘유머러스함'이나 '경청하는 자세'가 주요한 장식이 되기도 합니다. 타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혹은 그 모임의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내 생각의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냅니다. 상대방의 취향에 맞추어 고개를 끄덕이고, 내가 잘 모르는 주제에도 적당한 추임새를 넣습니다. 사회적 위치에 따라 갈아 쓰는 이 가면들은 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침묵하게 만듭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는 말은 목구멍으로 삼키고, 가면의 표정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상황에 따라 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은 아마도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자아가 타인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가 요구하는 표준 규격에 맞춘 얼굴들을 생산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가면은 우리가 사회 속에서 안전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모든 사람이 어떤 장소에서 자신의 본능과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면 사회적 질서는 순식간에 붕괴될 것입니다. 가면은 타인에 대한 예의이자,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문제는 가면을 벗어야 할 때를 잊어버리는 순간 발생합니다. 하루 종일 여러 개의 가면을 바꿔 쓰다보면, 정작 거울 앞에 홀로 섰을 때 '진짜 내 얼굴'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입니다. 가면의 무게가 영혼의 무게보다 무거워질 때, 우리는 극심한 공허함을 느낍니다. 진정한 성숙이란 가면을 완전히 벗어던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위험한 일입니다. 대신, 내가 지금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지 자각하고, 상황에 따라 그 무게를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오늘 하루 고생한 가면을 벗어 선반에 올려두고, 세면대 앞에 서서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어내며, 그 아래 숨어있던 투박하고 못나 보이는 가장 정직한 '나'와 마주서게 됩니다. 가면은 나의 일부분일 뿐, 나의 전부는 아닙니다. 사회적 위치가 주는 요구 사항에 유연하게 대처하되, 그 가면 아래 흐르는 나의 진심만큼은 오염되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 그것이 수많은 얼굴을 바꿔 쓰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고귀한 숙제입니다. <필자 소개> 이위발 1959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 『지난밤에 내가 읽은 문장은 사람이었다』 출간했습니다. 산문집 『된장 담그는 시인』과 『솜솜한 인연』을 펴냈으며, 안동문화100선 『이육사』를 출간했습니다. 현재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웹진 《엄브렐라》 주간과 한국디카시인협회 경북지부장을 맡아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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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발의 사람과 결(1회)]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기술-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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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900선 첫 돌파⋯장중 5,931 찍고 5,840선 마감
- 23일 코스피가 장 초반 사상 처음 5,900선을 돌파했으나 상승 폭을 줄이며 5,840선에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56포인트(0.65%) 오른 5,846.0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94.58포인트(1.63%) 급등한 5,903.11로 출발해 장중 5,931.86까지 치솟았지만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닥은 2.01포인트(-0.17%) 내린 1,151.99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6원 내린 1,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1.53%)와 SK하이닉스(0.21%)는 상승했고, 현대차(2.75%)도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관세 안도 랠리'와 차익실현…5,900선 돌파의 의미 23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900선을 넘어섰다. 장 초반 5,931.86까지 치솟으며 상징적 고점을 새로 썼지만, 종가는 5,846.09(0.65%)로 마감했다. 숫자만 보면 강세장이 이어진 듯 보이지만, 장중 흐름은 기대와 경계가 교차한 하루였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린 데 있다. 관세 리스크 완화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고, 뉴욕증시가 다우(0.47%), S&P500(0.69%), 나스닥(0.90%) 동반 상승으로 화답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관세 부담 완화 기대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 즉각적인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장 초반 급등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빠르게 5,900선 아래로 밀렸다.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부담, 단기 과열 인식이 맞물린 결과다. 코스닥이 1,151.99(-0.17%)로 약보합 마감한 점도 투자심리가 완전히 확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지수 방어에 기여했다. 삼성전자(1.53%)는 193,000원으로 올라섰고, SK하이닉스(0.21%)도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AI 수요 지속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다. 자동차주 역시 현대차(2.75%), 기아(0.52%)가 강세를 보이며 수출주 중심의 매수세를 확인시켰다. 반면 금융주는 KB금융(-0.06%), 신한지주(-0.20%), 하나금융지주(-1.68%)가 약세를 보였다. 금리 경로 불확실성과 차익 실현 수요가 반영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1.0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8%)도 하락했다.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뚜렷해진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440.0원으로 마감하며 6.6원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97선 초반으로 밀린 가운데, 미 4분기 GDP 성장률 둔화(1.4%)와 예상보다 높은 PCE 물가 상승률(2.9%)이 혼재된 신호를 내놓으면서 달러 강세 동력이 약화됐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대응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 변수다. 이날 시장은 '정책 리스크 완화'라는 호재와 '단기 급등 부담'이라는 현실이 동시에 작동한 하루였다. 5,900선 돌파는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선 상징적 사건이지만, 안착 여부는 실적과 글로벌 정책 환경에 달려 있다.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고 관세 불확실성이 추가로 해소될 경우 상단 재도전도 가능하다. 그러나 변동성 장세 속에서는 지수보다 종목 선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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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900선 첫 돌파⋯장중 5,931 찍고 5,840선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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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2회)
- 1 스파이의 장 버려진 스파이(1) 그의 이름은 허민. 그의 동료들은 그를 '허밍(Humming)'이라고 불렀다. 목숨이 걸린 위험한 임무에도 콧노래를 부르며 달려드는 그를 보면 벌새 허밍버드(Hummingbird)가 연상된다고 했다. 그래서 회사에서 그의 코드네임은 '벌새'가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CIA 특수작전팀 친구들은 그를 '험비(Humvee)'라고 불렀다. 작전지에서 왼쪽 어깨와 오른팔 관통상을 입고도 중상을 입은 CIA 파트너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반 이탈한 그에게 이 이름을 주었다. 그들의 존경을 담은 이름이었다. 미군의 고기동 다목적 차량(HMMWV, 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의 애칭 험비(Humvee). 그가 파키스탄의 미군 후송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추가 수술을 위해 귀국할 때 미국인 친구들은 그에게 험비의 상용 버전인 허머(Hummer)를 선물했다. 그가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사랑하는 동료에게 새생명을 선물한 은인에 대한 아주 작은 선물이라고 우기는 데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틀 후 그가 한국의 권위 있는 대학병원의 수술대 위에 있을때 파트너의 피를 상징하는 빨간색 허머(Hummer)가 그의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떻게? 괜히 천하의 CIA이겠는가? 3개월 후 그는 회사에 복귀했다. 업무와 재활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주어진 업무는 현장요원들의 보고서를 분류하여 평가부서에 전달하는 간단한 일이었다. 한두 시간이면 충분한 업무를 마치고는 곧바로 재활 및 적응훈련장으로 직행하여 저녁 늦게까지 땀을 흘렸다. 어깨의 회복은 순조로웠다. AK47 칼리시니코프의 7.62미리 탄두가 견갑대의 핵심구조를 용케 피해 구멍만 내고 빠져나간 덕분이었다. 문제는 오른팔이었다. 탄두가 상완부를 관통하며 근육과 힘줄, 신경계통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준 때문에 회복이 더디었다. 회사의 재활치료 전문가는 최대 6개월을 더 지켜보자고 했다. "부상 부위에 대한 초동 처치와 후속 수술은 완벽했음. 재활치료 과정에서 치료 프로그램의 설계와 운용도 효율적이었음. 특히 치료와 재활에 임하는 대상자의 의지와 노력은 경이로웠음. 그러나 탄두가 상완부를 관통하며 심부 연부조직을 광범위하게 손상시킨 데다 굴곡과 신전 기능을 담당하는 힘줄과 말초신경이 부분적으로 절단된 것이 제한요소로 작용하였음. 이로 인해 손가락의 미세 운동과 감각 피드백이 저하되었으며, 방아쇠 압력 조절과 격발 후 복귀 동작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되었음. 이는 단발사격은 가능하나 연속사격 시 총기 조작의 일관성이 무너지고 오 조작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의미임. 실제로 특수환경 하 사격활동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었음. 탄창 교환과 슬라이드 볼트 조작, 그리고 장전 불량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 능력에 있어 동작 지연과 오류가 동반되는 사례가 수차 확인되었음. 결론적으로 대상자는 장기간 재활과 훈련에도 불구하고 정밀사격, 특히 근접전투 상황에서 임기표적에 대한 즉각적인 총기조작 같은 스트레스 하 반복 사격 능력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임. 다시 한번 치료와 재활, 이어진 복귀훈련 과정에서 보인 대상자의 경이로운 의지와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함. (복무적성평가위원회)" 보고서 한 장으로 그의 현장 경력은 끝났다. 이제 버마(미얀마) 아웅산에서 28살 터질듯한 장단지에 토카레프의 7.62미리 탄두를 영접하지 않아도 된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밀림의 벌목지에서 남북 합동으로 인질 구출 작전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연길에서 시작하여 내몽골을 거쳐, 네팔에서 모사드의 특별기를 구걸하여 탄자니아로 날아가는 일은 영화에서나 볼 것이다. 거기 탄자니아 커피농장 외진 곳에, 미사일 기술자 남편의 탈북 성공을 기다리다 죽은 가여운 북한 여인의 무덤을 만드는 일 따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질 구출 협상에 성공하고도, 다른 경쟁 무장세력의 기습공격 같은 것, 상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AK 탄두가 신체 두 군데를 동시에 통과하는 행운은 더 더군다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는 정말 상상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그에게 정보분석 파트로 가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회사는 그가 아내 다음으로 사랑하는 글록17을 데려가고 가장 혐오하는 노트북을 안겨주었다. 외부 반출 절대 엄금 및 외부환경 작동 불능, 세이프박스 노트북. 회사를 그만 두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뭐 어쩌겠는가? 아내와 두 아들을 둔 가장이. 생계형 스파이에게 선택은 없다. 회사만이 선택하고 결정한다.■ <편집자주> 하이브리드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는 은퇴한 스파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는 대의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 그 대의가 국가든 이념이든 정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대의의 깃발이 내려졌을 때 종종 스파이들은 버려진다. 때로는 제거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대의의 깃발이 다시 올랐을 때, 스파이는 그들을 버렸던 세상의 싸움에 다시 나선다. 스파이의 숙명이다.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동해안의 소도시에 은거하여 정원을 가꾸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대의의 깃발이 올랐다. 신물질 마약의 탄생을 막아 세상을 구해야 한다. 종래의 마약이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였다면 신물질 마약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강릉의 조그만 농장 정원 '더파든'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힌두쿠시산맥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 부족장의 딸 '자흐라', 전 CIA 부국장으로 비정부기구 STC(Save the Cat)의 집행위원인 '코르맥 오로크',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물리학 교수이며 STC의 설립자인 '엘리아스 워드' 그리고 고양이 머리를 한 이집트 신 '바스테트'의 눈인 세상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스파이의 여정에 함께 한다. ■ 작가 프로필 김남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GMU)에서 공부했다. 육군과 국가기관에서 31년간 국가의 업무에 봉직하였다. 은퇴 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있는 대학교에 강좌를 열고 본인이 태어난 마을이 바라보이는 강의실에서 학부와 대학원생들에게 테러리즘과 범죄정보에 대해 강의하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물려준 아담한 땅에 농장 정원 ‘더 파든’을 가꾸면서 가드닝 잡지에 정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제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섞어 사실 같으면서 사실 아닌 이야기를 꾸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허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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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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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유의⋯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개선"
-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개선을 전망하면서도 미 관세 정책과 글로벌 AI 투자 조정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경고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수출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서울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재확대 가능성 등 금융 불균형 리스크가 병존하는 만큼 통화정책은 신중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미국의 관세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 부각 등에 따라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정책 추진과 반도체 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기조적으로 하락 전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용 총재는 "내수 회복과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국제 유가와 환율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연율 10%를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금융 불균형 누증 우려도 제기됐다. [미니해설] '성장 개선' 속 변동성 경고…통화정책은 신중 모드 한국은행이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 '상당 폭 개선'을 예고하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불안 요인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았다. 성장률 상향 기대와 자산시장 리스크가 교차하는 국면에서 통화정책의 운신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내수 회복과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회복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 호조와 공급자 우위 상황이 이어지면서 최소 올해까지는 추세를 웃도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한다. 상방 요인으로는 '피지컬 AI' 확산 등 신산업 수요 확대가 꼽혔고, 하방 요인으로는 AI 투자 조정 가능성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제시됐다. 한은은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글로벌 교역과 금융시장에 파급력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반영해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AI 기업의 고평가 논란과 수익성 검증 이슈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조정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기조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변동성 확대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율 역시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지속,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 수급 요인과 달러·엔화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외 차입 여건과 외화 유동성은 양호하며, 정부가 낮은 가산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는 보다 경계적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과열은 다소 진정됐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연율 기준 10%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 3구보다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의 상승폭이 더 확대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는 시장 열기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계대출 역시 잠재 리스크로 지목됐다.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될 경우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노력과 최근 대출 금리 상승은 일부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물가는 목표 수준인 2%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은 국내 물가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이 총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경기·물가·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기 완화나 긴축 전환을 단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장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자산시장 과열과 금융 불균형 우려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정책 신중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과 대미 투자 재원 문제도 언급됐다. 한은은 대미 투자 소요 재원은 보유 외화자산 운용수익 범위 내에서 충당할 계획이며,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공사 손실 누증 시 정부 보전 필요성 등 제도적 전제도 함께 언급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과 '높은 변동성'이라는 두 축 위에 서 있다. 반도체 호황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미 관세 정책과 AI 투자 조정, 자산시장 과열 가능성은 변동성의 근원으로 남아 있다. 한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성장 회복을 긍정하되, 자산시장과 금융 불균형의 누증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낙관과 경계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이다. 코스피의 방향성보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 관리이며, 부동산과 가계부채 흐름은 통화정책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은은 '성장 개선'이라는 희망 신호와 함께, 정책의 나침반을 여전히 신중 쪽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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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유의⋯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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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당 담합 조사 착수⋯업계, 잇단 3~5% 가격 인하
-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분 및 당류(전분당) 시장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관련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하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상, 삼양,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의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조CPK는 전분·물엿·과당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5% 인하한다고 밝혔고, CJ제일제당도 B2B와 B2C 제품 가격을 최대 5% 낮추기로 했다. 대상 역시 올리고당과 물엿 가격을 5% 인하했다. 공정위는 밀가루·설탕 등 생활 원재료 시장에 대한 조사도 병행 중이다. [미니해설] 가격 내리는 전분당 업계…담합 조사 파장 어디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분 및 당류(전분당) 시장의 담합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하자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점 구조로 형성된 국내 전분당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점검이 시작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공정위는 대상, 삼양,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은 국내 전분당 시장을 사실상 분할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다. 전분과 물엿, 과당 등은 식품·음료·제과·제빵 산업의 핵심 원재료로, 가격 변동이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업체들은 잇달아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사조CPK는 전분, 물엿, 과당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5% 인하한다고 밝혔다. 적용 범위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기업간거래(B2B), 소비자용(B2C) 전반을 아우른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변동을 반영하고 파트너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달 B2B 전분당 가격을 3~5% 낮춘 데 이어, B2C 제품 가격도 최대 5% 인하하기로 했다. 대상도 올리고당류와 물엿 등 주요 소비자 제품 가격을 5% 인하한다고 발표했으며, B2B 가격도 평균 3~5% 낮출 계획이다. 가격 인하의 명분은 '국제 원재료 가격 반영'과 '물가 안정 동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시점에 주목한다. 담합 조사 착수 직후 연쇄적인 가격 인하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점 시장에서는 가격 결정이 경쟁이 아닌 '묵시적 합의'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공정위의 문제의식이다. 전분당 시장은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산업 특성상 국제 곡물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국제 원재료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는 점은 가격 인하의 배경이 될 수 있다. 다만 원가 하락이 실제로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조사는 전분당에 그치지 않는다. 공정위는 밀가루와 설탕 등 생활물가와 직결된 원재료 시장에 대해서도 전방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담합 혐의로 제분·제당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 기업도 최근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은 설탕과 밀가루 B2C 전 제품 가격을 인하했고, 삼양사도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낮추기로 했다. 사조동아원은 밀가루 가격을 평균 5.9% 인하했고, 대한제분도 일부 제품 가격을 4.6% 내렸다. 담합 의혹과 가격 인하가 맞물리며 시장 구조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점 구조'다. 소수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한 구조에서는 가격 변동이 동시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명시적 합의가 없더라도 서로의 가격 정책을 관망하며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의식적 병행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강조한다.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맞물려 원재료 업체에 대한 사회적 압박도 커진 상황이다. 소비자 체감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식품 원재료 가격은 정치·경제적 민감도가 높다. 이번 조사와 가격 인하 조치는 단기적 물가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개편과 경쟁 촉진 여부가 관건이다. 과점 시장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신규 진입 장벽 완화, 유통 구조 개선, 원가 공개 투명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가격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생활 물가와 직결된 원재료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과점 구조의 건전성에 대한 시험대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 질서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격 인하 발표가 '선제적 책임 이행'으로 평가될지, 아니면 '조사 대응'으로 해석될지는 향후 공정위의 판단과 시장의 반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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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당 담합 조사 착수⋯업계, 잇단 3~5% 가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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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 증가율이 3%대에 머물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보다 12만원(3.3%) 늘었다. 중위소득은 288만원으로 10만원(3.6%) 증가했다. 대기업은 613만원,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각각 3.3%, 3.0% 늘었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격차가 유지됐다.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고, 70세 이상 증가율(5.8%)이 가장 높았다. [미니해설] 임금 둔화 속 고령층 약진…청년층 체감 소득은 왜 더 낮은가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증가율이 3%대에 그치며 사실상 '저성장 임금 구조'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12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 대비 12만원(3.3%)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2023년 2.7%보다는 소폭 반등했지만, 2022년 6.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표면적으로는 임금이 늘었다. 그러나 증가 폭은 물가 상승과 체감 비용 증가를 고려하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위소득 역시 288만원으로 3.6% 증가했지만, 분포의 중심이 크게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 규모별 격차는 여전히 구조적이다. 대기업 평균소득은 613만원으로 20만원(3.3%) 늘었고,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9만원(3.0%) 증가했다. 증가율은 비슷하지만 절대 격차는 300만원을 넘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레벨 차이'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성별 격차도 유지됐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약 1.5배 차이를 보였다. 증가율은 모두 3.6%로 동일했지만,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격차는 그대로다. 노동시장 내 직무·근속·산업 분포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령 구조 변화다. 40대가 평균 46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445만원), 30대(397만원), 60대(293만원), 20대(271만원) 순이었다. 특히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데이터처는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60세 이상을 60대와 70세 이상으로 세분화했다. 70세 이상 평균소득은 165만원으로 절대 수준은 낮지만, 증가율은 5.8%로 가장 높았다. 보건·사회복지업을 중심으로 돌봄 수요가 확대되고,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청년층의 소득 증가율은 20대 3.0%, 30대 2.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층의 노동시장 잔존과 확대가 청년층의 일자리 구조와 경쟁 구도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시장 ‘연령 역전’ 현상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근속기간과 소득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명확했다. 근속 20년 이상은 평균 848만원, 10~20년 미만 608만원, 5~10년 미만 430만원 순이었다. 장기 근속이 소득 상승의 핵심 경로임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신규 진입자의 소득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산업별 편차도 크다. 금융·보험업 평균소득은 777만원,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은 699만원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숙박·음식업은 188만원, 협회·단체·기타 개인서비스업은 229만원에 그쳤다. 산업 구조 자체가 임금 격차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일자리'는 취업자와 다른 개념이다.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고용 위치를 점유할 경우 각각 하나의 일자리로 집계된다. 이는 다중 직업 구조가 확대될수록 통계상 일자리는 늘어나지만 개인 체감 소득은 반드시 개선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통계는 세 가지 신호를 던진다. 첫째, 임금 증가율 둔화의 구조화. 둘째, 고령층 소득 상승과 청년층 정체의 교차. 셋째, 기업·산업·성별 격차의 지속이다. 노동시장은 단순히 평균값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평균 375만원이라는 숫자 뒤에는 188만원의 숙박업 종사자도 있고, 777만원의 금융업 종사자도 있다. 고령층의 참여 확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청년층의 소득 정체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주택·결혼·출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금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 체력의 바로미터다. 증가율 3.3%라는 수치는 회복과 둔화 사이, 그 미묘한 경계선 위에 한국 노동시장이 서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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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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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트럼프 글로벌 관세 15%, 미·EU 무역 '균형' 흔들 위험"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인상 움직임이 미·EU 간 무역관계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CBS 인터뷰에서 "무역 관계자들이 익숙해진 균형이 다시 흔들리면 비즈니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차에 타기 전 도로 규칙을 알아야 하듯 무역도 명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에 향후 조치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지난해 체결한 무역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미니해설] '균형의 붕괴' 경고한 ECB…트럼프 관세에 유럽 통화·무역질서 시험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다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는 달라졌지만 보호무역 기조는 유지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의 균형 상태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지난해 7월 미국과 EU는 미국이 EU 회원국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EU가 향후 수년간 6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타협을 이뤄냈다. 관세 인하와 대규모 투자라는 교환 조건을 통해 양측은 새로운 ‘균형점’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 균형이 정책 예측 가능성 위에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차에 타기 전에 도로 규칙을 알고 싶다"며 무역에서도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소급 적용되거나 환급 여부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장기 계약과 공급망 설계를 전제로 움직이는데, 관세 체계가 수시로 바뀌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특히 ECB 수장으로서 라가르드 총재가 우려하는 지점은 무역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환경에 미칠 파장이다. 관세는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흔들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의 최종 부담자가 된다는 그의 언급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그는 "관세 대부분은 미국 수입업체가 부담했고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경로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유럽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EU 기업의 대미 수출 가격 경쟁력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미국 내 생산기지 확대를 요구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유럽 산업정책과 투자 전략 전반에 재조정을 요구하는 신호다. EU 집행위원회는 즉각 반응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미국 측에 향후 조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지난해 체결한 무역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합의의 법적·정치적 구속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유럽의회가 대미 무역합의 승인을 추가로 보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합의 이행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유럽 내부의 정치적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균형(equilibrium)' 언급은 경제학적 의미를 내포한다. 무역관계는 단순한 관세율의 합이 아니라 투자·환율·금리·소비심리 등이 맞물린 복합적 시스템이다. 한 축이 흔들리면 다른 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특히 미·EU 관계는 세계 교역의 핵심 축인 만큼, 작은 균열도 글로벌 시장에 파급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은 국내 정치적 계산과도 맞물려 있다. 보호무역을 통해 제조업과 노동자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무역 상대국의 보복과 공급망 재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이 미국과의 합의를 재검토하거나 승인을 지연할 경우, 양측 간 신뢰 자산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이번 ECB 총재 발언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라가르드 총재가 반복해 강조한 '명확성'은 기업과 금융시장이 요구하는 최소 조건이다. 관세 환급 여부, 적용 범위, 기간 등 세부 규칙이 불투명하면 투자 결정은 지연되고 자본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한다. 이는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행정부 권한에 대한 제동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러나 행정부가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해 관세를 유지한다면 정책 불확실성은 지속된다. 유럽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경고는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시스템 안정에 대한 요구다. 미·EU 간 균형이 무너질 경우 그 여파는 대서양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세율 경쟁이 아니라,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재확인이라는 점을 유럽은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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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트럼프 글로벌 관세 15%, 미·EU 무역 '균형' 흔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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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장관 "미 15% 관세 현실화 대비⋯한미 합의 이익균형 지킨다"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와 관련해 "한미 관세 합의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301조 등 대체 수단을 통한 관세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 적용될 경우 우리 기업의 경쟁 여건 변화가 예상된다며 수출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 대책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 작업은 변함없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니해설] 'IEEPA 판결' 이후 통상전선 재편…122·301조 변수 속 韓 대응 시계 빨라진다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미국의 통상정책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관세 공세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를 공표했고, 곧이어 이를 15%까지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무역법 301조 조사 방침까지 천명했다. 법적 근거는 달라졌지만 통상 압박의 기조는 유지되는 셈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IEEPA에 제동이 걸렸다고 해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낙관은 금물이라는 판단이다. 김 장관은 "미국 관세정책은 IEEPA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무역법 122조·301조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을 통해 공세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불확실성의 확대를 의미한다. 무역법 122조는 국제수지 문제 등을 이유로 대통령이 최대 150일간 15% 이내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은 복합적 영향을 받게 된다. 관세가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상대적 불리함은 줄어들 수 있지만, 세부 품목별 예외나 추가 조치 여부에 따라 경쟁 구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분석에서 미국의 관세 체계가 '최혜국대우(MFN) 관세 + 무역법 122조에 따른 15% 관세' 구조로 전환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의 경쟁력이 일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미 FTA에 따른 기본 관세 인하 효과가 여전히 작동한다면, 비(非)FTA 국가에 비해 상대적 우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통해 특정 국가나 산업을 겨냥할 경우 상황은 급변한다.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수단이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대규모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가 바로 이 조항이었다. 한국이 301조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김 장관은 "예단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 대상이 되지 않도록 여러 통상 이슈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비관세 장벽·보조금·산업정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일단 '이익 균형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해 한미 관세·무역 합의를 통해 일정 부분 교역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그 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김 장관은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관세율 자체뿐 아니라 투자·공급망·기술 협력 등 포괄적 교환 조건을 포함한 균형을 의미한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역시 변수다. 일각에서는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 투자 필요성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김 장관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선정 작업은 변함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산업부 실무단이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상무부와 협의를 진행한 사실도 재확인했다. 이는 관세와 별개로 산업 협력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관세 환급 문제도 새로운 쟁점이다. IEEPA 판결 이후 기존에 납부된 관세의 환급 여부와 절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김 장관은 민관 협업을 통해 기업에 관련 정보를 적기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관세 환급은 기업의 현금흐름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특히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민관합동 회의에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업종 협회와 경제단체, 관계 부처가 총출동했다. 이는 통상 이슈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 영향을 미친다는 방증이다. 참석자들은 업종별 영향 점검과 함께 시장 다변화 전략, 수출 금융 지원, 통상 외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속도와 일관성이다. 미국의 통상정책이 단기간에 방향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한국 역시 단기 대응과 중장기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김 장관이 "조급하거나 성급하지 않게 차분히 대응하자"고 강조한 배경에는, 정치·법적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IEEPA 판결은 하나의 분기점이지만 종착점은 아니다. 무역법 122조와 301조라는 대체 수단이 작동하는 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대응 체계를 가동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관건은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할 전략적 민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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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장관 "미 15% 관세 현실화 대비⋯한미 합의 이익균형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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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BAE시스템스 무인 전차 아틀라스 자율주행·자동 타격 시험 성공
- 영국의 세계적인 방위산업체 BAE시스템스가 개발 중인 자율 전술 경장갑 시스템, 이른바 아틀라스(ATLAS) 무인 전차가 최근 복잡한 지형에서의 자율주행과 자동 표적 획득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기갑 부대의 화력과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지상 무인 전투 체계의 실전 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가 20일 보도했다. 16개월 만에 완전 기능 시제기 완성⋯장애물도 스스로 회피 BAE시스템스 호주 법인은 지난 2024년 9월 랜드 포스 방산 전시회에서 아틀라스를 처음 공개한 이후 불과 16개월 만에 완전한 기능을 갖춘 시제기 검증을 마쳤다. 최근 진행된 시험 평가에서는 원격 조종과 사전 설정된 경로(웨이포인트) 이동은 물론, 복잡하고 거친 지형에서 장애물을 스스로 감지하고 회피하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능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시험 결과 아틀라스는 인간 조종사의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도 역동적인 전장 상황과 장애물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조종사의 작업 부하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지휘관에게 더욱 다양한 전술적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궤도형 및 차륜형 전투 차량과 보조를 맞춰 험난한 지형과 혹독한 기상 조건 속에서도 고속 기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도 주요한 강점으로 꼽힌다. 자동 타격 체계로 교전 시간 단축⋯3D 업종 전담하는 전투 증수기 아틀라스는 주력 전차나 전투 정찰 차량과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을 수행하는 협동 전투 파생형(CCV) 모듈식 플랫폼이다. 강습 작전을 위해 무인 플랫폼 전용으로 특수 제작된 밴티지(VANTAGE) 중구경 포탑을 탑재하고 있다. 이 포탑의 핵심은 수동 다중분광 자동 표적 탐지, 추적 및 분류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고도의 자동화를 통해 적을 탐지하고 교전하기까지 걸리는 이른바 킬 체인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킨다. 반대로 적에게 발각될 확률은 낮춰, 여러 대의 무인기가 협력하는 분산 작전에서 생존성과 타격력을 동시에 보장한다. 앤드루 그레셤 BAE시스템스 호주 방산 납품 부문 전무는 아틀라스를 전장의 전투 증수기(Combat Multiplier)로 정의하며, 현대전에서 군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지루하고 더럽고 위험한 임무를 무인 전차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전방 정찰, 화력 지원, 고위험 지역 물자 보급 등 병력 손실 위험이 큰 임무를 로봇이 전담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아틀라스의 이러한 작전 개념은 유인 기갑 부대를 지원할 로봇 윙맨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미 육군 및 해병대의 현대화 교리와도 정확히 일치해 향후 동맹국들의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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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BAE시스템스 무인 전차 아틀라스 자율주행·자동 타격 시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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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왕좌 재탈환⋯1년 만에 SK하이닉스 추월
-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전 세계 D램 시장 1위를 SK하이닉스로부터 되찾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관련 매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간 차세대 HBM4를 앞세운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36.6%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32.9%로 2위에 자리했고, 마이크론과 중국 CXMT는 각각 22.9%, 4.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D램 매출은 191억56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40.6%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72억2600만달러로 25.2% 성장했지만 점유율은 34.1%에서 32.9%로 하락하며 순위가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D램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24년 4분기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HBM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 SK하이닉스에 일시적으로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업계 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HBM3E와 범용 D램 판매를 동시에 확대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회사는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 효과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판매 확대와 함께 고용량 DDR5, LPDDR5X 등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수요에 대응했다"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약 40%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순위 변화가 단기 반등을 넘어 구조적 경쟁 국면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6세대 HBM4를 앞세워 AI 메모리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최대 13Gbps 속도를 구현하며 차세대 AI 가속기 탑재가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HBM 공급처를 글로벌 빅테크로 넓히며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HBM 매출이 올해 3배 이상 증가하고, 전체 HBM 시장 점유율도 약 3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향 HBM 공급 확대를 예고하며 반격 채비를 갖추고 있어 선두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범용 D램 가격 상승 사이클과 AI 메모리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양사의 기술·수율·고객사 확보 경쟁이 올해 메모리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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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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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왕좌 재탈환⋯1년 만에 SK하이닉스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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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1) 유기·무기 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소재 개발⋯방사선 검출 속도 획기적 향상
-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 연구진이 기존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소재를 개발해 고속 방사선 검출 기술의 지평을 넓혔다. 오클라호마대는 최근 유기·무기 성분을 결합한 층상(2D)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신소재를 설계해, 방사선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발광 효율과 속도를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고 웹사이트 PHYS.org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 학술지인 「저널 오브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특정한 원자 배열을 지닌 결정성 물질로, 태양전지와 광전자소자 분야에서 주목받아 왔다. 그간 연구는 주로 무기 구조에서 나타나는 특성에 집중돼 왔으나, 이번 연구는 하이브리드 구조 속 유기 성분의 역할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팀은 유기 분자인 '스틸벤(stilbene)'을 맞춤형 층상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 도입했다. 그 결과, 단독 유기 분자 대비 최대 5배 높은 발광 효율을 달성했다. 특히 유기 성분에서 발생하는 발광은 무기 성분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특성을 지녀, 고에너지 방사선 검출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논문 제1저자인 무함마드 S. 무함마드(화학·생화학과 대학원생)는 "무기와 유기 구조를 하나의 하이브리드 소재로 결합함으로써 각각의 강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었다"며 "고속 방사선 검출에는 빠른 섬광(scintillation) 특성이 필수적인데, 유기 구조가 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이자 책임 연구자인 바이람 사파로프 교수는 "유기와 무기 구조의 발광 특성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특정 응용 분야에서는 발광 수명과 속도가 핵심 변수"라며 "이번 설계 전략을 통해 유기 성분의 발광 효율을 최대 5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소재는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다수의 방사선 검출 소재는 환경 노출 시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보호용 캡슐화가 필요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하이브리드 소재는 별도의 보호 장치 없이 공기 중에서 1년 이상 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소재가 현재 상용 고속 방사선 검출기와 견줄 만한 성능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발광 효율을 추가로 개선할 경우, 기존 최첨단 검출기를 능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연구는 무기 구조 중심이던 페로브스카이트 연구 패러다임을 확장해, 유기 성분의 기능적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고속 중성자, 엑스선, 감마선 검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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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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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1) 유기·무기 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소재 개발⋯방사선 검출 속도 획기적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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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예술인 정수연] 통섭의 눈물
- < 통섭의 눈물 >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도 추악합니다. 눈부시게 성공하며 타인을 돕는 이가 있는가 하면, 누군가를 괴롭히고 해치는 이도 존재합니다. 악마의 축에 속하는 이스라엘과 트럼프, 앱스타인등이 세상의 지탄을 받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첫째, 철저한 자기 수양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찰하며, 스스로를 한 뼘씩 성장시켜 나아가야 합니다. 둘째, '내가 남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해야 합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인정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진심 어린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야 하겠죠. 그리고,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을 불러일으키고, 선한 동기부여의 불씨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합니다. 예술과 문화의 영역은 물론, 일상 속 작은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로도 세상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세상을 돕는 길입니다. 최근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클로이 킴과 최민정 선수가 보여준 장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자신의 후배인 최가온과 김길리에게 정상에 오른 순간에도 진심 어린 존중과 따뜻한 배려를 보낸 그 모습을요. 이미 정상에 섰던 이가 새롭게 정상에 오른 이를 기꺼이 인정하고 축하하는 순간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경험과 배경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순수한 감정의 공명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납니다. 통섭(統攝,Consilience)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분야와 장르를 초월해 모든 것이 결국 같은 원리와 흐름 속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것들이 깊이 통(通)하는 지점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우리를 하나의 영적, 감성적 공간으로 이끕니다. 그 눈물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깊이 흐르는가, 바로 그것이 한 사람 인생의 깊이와 품격을 말해줍니다. 깨달음의 크기는 그 사람이 지닌 그릇의 크기와 비례합니다. 평소 다양한 수련과 열린 마음으로 그릇을 키워놓았을 때, 더 큰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왜 우리가 결코 멈추지 않고 배워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입니다. 이 짧고 한 번뿐인 인생, 그의 주인인 내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하루 하루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영원히 사라지는, 유한한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의미 있게 쓰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통섭이란 '학문의 경계를 허무는 태도'입니다. 인문학과 과학, 예술을 두루 넘나들며 섭렵할 때, 세상을 더 넓고 깊이 이해하는 눈이 생깁니다. 통섭의 시선 앞에서 편견과 선입견, 이질감은 자연스레 녹아내립니다. 그러니 멈추지 말고 공부합시다. 2026년은 벌써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그 흐름보다 한 걸음 더 앞서 가야 합니다. 2026년 2월 22일 통섭 예술인 정수연 Tears of Consilience The world is still both beautiful and ugly. While some achieve dazzling success and help others, there are also those who harass and harm others. We see Israel, Trump, and Epstein, who fall under the "axis of evil," being condemned by the world. So, what kind of life should we live? First, it must be based on thorough self-cultivation. We must constantly learn, reflect, and grow, step by step. Second, we must constantly ponder, "How can I help others?" We must live a life of consideration and acceptance, offering genuine help in various ways. Furthermore, every word and action must inspire respect and serve as a spark of positive motivation for those around us. Third, we must create new values. Not only in the realms of art and culture, but even in everyday life, even a small creative idea can make people's lives a little more comfortable and warm. That is the way to truly help the world. The recent performance of Chloe Kim and Choi Min-jeong at the 2026 Milan Winter Olympics touched the hearts of many. They showed genuine respect and warm consideration to their juniors, Choi Ga-on and Kim Gil-li, even at the very moment they reached the summit. The moment when someone who had already reached the summit readily acknowledged and congratulated someone who had just reached the summit transcended borders and languages, touching the hearts of people around the world. We all have different experiences and backgrounds, but the resonance of pure emotion can occur anytime, anywhere. When we view the world through the lens of consilience, we realize that everything, regardless of field or genre, ultimately lies within the same principles and flow. The tears that flow at the point where seemingly disparate things connect deeply, lead us into a single spiritual and emotional space. The frequency and depth of those tears, are precisely what reveals the depth and quality of a person's life. The magnitude of one's enlightenment is proportional to the size of one's vessel. When we cultivate our vessel through diverse daily practice and an open mind, greater enlightenment comes. It is time to once again deeply remember why we must never stop learning. If I, the master of this short and one-time life, do not properly manage it, who will? Each day is finite, interconnected yet fleeting. Therefore, the importance of using time meaningfully cannot be overemphasized. Consilience is an attitude that breaks down academic boundaries. When we explore the humanities, science, and art, we gain a broader and deeper understanding of the world. Prejudice, preconceptions, and alienation naturally melt away under the gaze of consilience. So, let us continue to study. 2026 is already passing by quickly. We must stay one step ahead of the flow. February 22, 2026 Consilience Artist Michael Chung <정수연 프로필> 정수연(1956년생)은 경영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통섭형 예술인이자 문제해결 전문가다. 양정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친 뒤,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서강대 경영학과 박사과정을 수료(인사·조직 전공)했다. 1982년부터 2004년까지 LG그룹에서 근무하며 기업 현장에서 조직·인사·경영 전반을 경험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서강대, 건국대, 단국대, 서울여대, 나사렛대, 한성대 등에서 경영학과 겸임·외래교수로 활동하며 조직관리와 리더십, 인적자원 분야를 강의했다. 이후 리더십·영업·인성·창의성 분야 전문 강사로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트리즈(TRIZ) 기반 발명기법과 6시그마를 접목한 문제해결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예술가로서의 이력도 깊다. 세 살 때부터 미술을 시작해 학창 시절 내내 두각을 나타냈고, 대학 1학년 때 피카소와 같은 화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뒤 본격적으로 창작 활동에 몰두했다. 2003년부터 2021년까지 화랑을 운영했으며, 2005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00여 회 이상의 개인전을 열었다.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미술·문학·음악·과학을 넘나드는 '통섭예술인'으로 평가받으며, 경영과 예술, 과학을 융합한 창작과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전 콘텐츠산업신문 편집장을 지냈으며, 저서로 『기술의 대융합』을 포함해 총 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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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예술인 정수연] 통섭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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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인도도 눈독 들였던 '비운의 걸작'⋯라팔의 탄생을 이끈 '미라주 4000'
- 프랑스 다소(Dassault) 항공의 '라팔(Rafale)'은 현재 세계 방산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수출 실적이 전무해 '내수용'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이후 인도, 이집트, 카타르, 그리스, UAE, 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서 연이어 러브콜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인도는 최근 114대의 라팔 추가 도입을 위한 정부 간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1세기 라팔이 누리고 있는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는 1980년대 상업적으로 처참히 실패했던 또 다른 프랑스 전투기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바로 라팔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이자,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비운의 걸작 '미라주 4000(Mirage 4000)'이다. 초대형 쌍발 전투기의 등장: F-15와 견주다 항공 역사에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도 프로토타입 단계를 넘지 못한 프로젝트들이 즐비하다. 1976년, 다소는 단발 엔진 경전투기인 '미라주 2000' 개발과 동시에 쌍발 엔진을 장착한 대형 전투기 개발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단발기인 미라주 2000이 미국의 F-16 팰컨과 경쟁하는 포지션이었다면, 쌍발기인 미라주 4000은 미국의 F-15 이글이나 옛 소련의 Su-30과 같은 체급으로 제공권 장악 및 장거리 타격 임무를 위해 설계된 중(重)전투기였다. 특히 미라주 4000은 당대 최고의 혁신적인 신소재와 압도적인 비행 성능을 자랑했다. 세계 최초로 탄소 코팅 복합재를 수직 꼬리날개에 적용해 획기적인 무게 절감과 피로 저항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10톤의 추력을 내는 스넥마(Snecma) M53 엔진 2기를 탑재해 추력 대 중량비(Thrust-to-weight ratio)가 1을 초과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러한 쌍발 엔진의 힘을 바탕으로 탁월한 상승력도 과시했다. 첫 비행 1년 만인 1979년 마하 2의 속도를 거뜬히 돌파했으며, 단 3분 50초 만에 5만 피트 상공에 도달하는 경이로운 비행 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연료 탑재량 역시 미라주 2000의 3배에 달해 장거리 작전 수행에 완벽하게 최적화되어 있었다. 인도와 중동의 관심, 그러나 끝내 닫힌 양산의 문 미라주 4000의 압도적인 스펙은 첫 비행 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이란 샤(Shah)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가장 적극적이었던 국가는 인도였다. 인도는 이미 미라주 2000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미라주 4000을 고성능 하이급(High-tier) 전투기로 도입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검토에도 불구하고 단 1대의 실제 주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프랑스 정부와 군의 철저한 외면이었다. 다소는 자비로 미라주 4000의 개발비를 충당해야 했고, 자국 공군의 도입이라는 '보증수표'가 없는 무기를 덥석 구매할 해외 국가는 없었다. 결국 단 5대의 생산 계획마저 취소되며 프로젝트는 조용히 폐기 수순을 밟았다. 미라주 4000을 버린 프랑스의 진짜 이유: '항공모함'과 '독립' 프랑스 정부가 자국 방위산업의 결정체였던 미라주 4000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는 '항공모함 탑재 능력'과 '예산의 한계'에 있었다. 당시 프랑스는 영국, 서독, 이탈리아 등과 함께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공동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자국의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는 '함재기' 버전의 전투기를 강력히 요구한 반면, 타 유럽 국가들은 이에 관심이 없었다. 독자적인 안보 노선, 즉 '전략적 자율성'을 중시하는 프랑스는 결국 유로파이터 프로젝트에서 탈퇴한다. 프랑스 해군은 미국의 F/A-18 호넷에 의존하는 것을 거부했고, 독자적인 함재기가 절실했다. 하지만 몸집이 너무 크고 무거운 미라주 4000은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에 부적합했다. 게다가 제한된 국방 예산으로 공군용 대형 전투기(미라주 4000)와 해군용 함재기를 따로 개발할 여력도 없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다소 측에 공군과 해군의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완전히 새로운 다목적 전투기(Omnirole)를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이 결정이 미라주 4000의 관에 명백한 못을 박았고, 동시에 오늘날 전 세계를 누비는 라팔(Rafale)을 잉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비록 미라주 4000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쌍발 엔진 제어와 복합재 사용 기술은 라팔에 고스란히 이식되어 프랑스 항공 우주 기술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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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인도도 눈독 들였던 '비운의 걸작'⋯라팔의 탄생을 이끈 '미라주 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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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세계에 '글로벌 10% 관세' 전격 발효⋯대법원 제동에도 무역전면전 재점화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맞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10%의 '글로벌 관세' 카드를 전격 꺼내 들었다. 사법부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행정부 권한을 재해석해 관세 부과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미국발 무역 긴장이 다시 한 번 고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오벌오피스에서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글로벌 10% 관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조치가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백악관은 같은 날 포고령을 통해 이른바 '임시 관세'가 미 동부시간 24일 0시1분부터 적용된다고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기존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 직후 나왔다.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국가별 상호관세와 중국·캐나다 등에 적용한 '펜타닐 관세'가 법적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1, 2심의 위법 판결을 유지한 최종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로 차등세율을 적용해 부과해온 상호관세는 더 이상 징수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새로운 10% 관세를 발동했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불균형 등 경제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50일간 15% 이내의 관세를 일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기존 10% 기본관세를 다른 법적 틀로 대체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신규 관세 조사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응해 미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법적 근거로 활용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임시 조치를 넘어, 향후 특정 국가를 겨냥한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포고령은 다만 일부 품목에 대해선 신규 관세를 면제했다. 핵심 광물, 특정 전자제품, 승용차 및 버스 관련 부품, 일부 항공우주 제품이 예외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내에서 재배·채굴·생산이 불가능한 천연자원과 비료도 제외됐다. 이는 공급망 충격을 최소화하고, 전략산업에 대한 역풍을 차단하기 위한 계산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세계 교역 질서에 미칠 파장이다. 10%라는 단일 세율은 국가별 차등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식상 '보편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에 비용을 전가하는 조치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따라 최초 25%로 책정됐던 상호관세가 지난해 11월부터 15%로 인하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 국회의 대미 투자특별법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와 함께 상호관세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기존 상호관세는 무효화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국 압박 카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으로, 관세 인상 여부에 따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더구나 무역법 301조 조사가 병행될 경우 특정 산업을 겨냥한 고율 관세가 재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사법부와 행정부 간 권한 다툼이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제동했지만, 행정부가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 관세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정책 효과는 상당 부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 역시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관세 10%는 기업의 원가 구조를 압박하고,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변수를 던진다. 인플레이션이 재자극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치는 150일이라는 시한을 전제로 하지만, 무역법 301조 조사와 결합될 경우 구조적 관세 체제로 전환될 여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직후 곧바로 대응 카드를 꺼내든 점은 무역정책을 핵심 정치 의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번 '글로벌 10% 관세'는 단순한 임시 조치가 아니라, 미국의 통상 전략이 다시 강경 노선으로 선회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에 가깝다. 세계 교역 질서는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고,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들은 복잡해진 통상 지형 속에서 대응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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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세계에 '글로벌 10% 관세' 전격 발효⋯대법원 제동에도 무역전면전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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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대법원 '철퇴' 맞은 트럼프 관세⋯'플랜B' 무역법 122조 꺼내며 전면전 예고
-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강행해 온 상호 관세 정책에 최종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무역 적자 해소와 미국 제조업 부흥을 명분으로 이 관세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 전반에 10퍼센트 기본 관세를 매기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보복성 세금을 부과하면서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 국정 운영 동력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 전반에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위법 행위라고 6대 3으로 판결했다. 이 판결로 지난 반세기 동안 단 한 번도 관세 부과에 쓰이지 않았던 비상경제권한법을 앞세운 상호 관세는 즉각 법적 근거를 상실했다. 다수 의견을 집필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헌법이 세금과 관세를 매길 권한을 오직 입법부인 의회에만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 역시 보충 의견에서 "입법 과정의 숙고적 특성이야말로 자유를 지키는 방파제"라며 의회를 우회하려는 행정부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관세를 매겼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법률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주지만 관세를 부과할 명시적 권한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가 경제와 정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의회가 명확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는 법리를 엄격하게 적용해 행정부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소송은 갑작스러운 관세 폭탄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 내 수많은 기업과 12개 주 정부가 연합하면서 시작됐다. 핵심 국정 과제가 무력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며 법망을 우회하는 대안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결정을 "수치스럽다"고 비난했다. '대법관들이 외국 세력에 부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정치적 이유로 고금리를 선호하는 무능한 인물"이라며 불만을 터트리는 등 경제 정책 전반에 걸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본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미국을 착취하던 외국 국가들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겠지만 그 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기존 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수단으로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3일 안에 새로운 10퍼센트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위법 판결을 받은 관세 정책 대신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는 무역법 301조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법 232조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두 법안은 대통령 선에서 바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다. 무역법 122조는 심각한 국제 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최대 150일 동안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낡은 조항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러한 대체 법안을 동원하면 올해 미국 정부가 거둬들이는 관세 수입은 기존과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대한 환급대란 예고 대법원 판결은 당장 미국 경제 전반에 거대한 환급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전국소매연맹 등 주요 경제 단체는 기업들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급심 법원이 명확한 환급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조세재단 부사장 에리카 요크는 대법원이 위법으로 판단한 법률을 근거로 미국 정부가 징수한 관세 규모가 최소 1600억 달러(약 232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법관들은 관세 환급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반대 의견을 낸 브렛 캐버너 대법관은 "이미 수입업자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한 상황에서 수십억 달러를 환급하는 과정은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아마존 브랜드 매니저이자 컨설턴트인 마틴 호이벨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통 공룡들이 이번 판결을 빌미로 납품 단가 인하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정부가 관세 수입 감소로 구멍 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장기물 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피치 레이팅스 소속 경제학자 올루 소놀라는 "이번 판결로 올해 부과된 관세 가운데 60퍼센트 이상이 소멸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등 주요 교역국 대미 투자 재협상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독단적인 관세 행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관세 면제를 대가로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맺었던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이 마주한 불확실성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하던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지면서 국제 사회는 새로운 무역 역학 관계 재편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관세 면제를 대가로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맺었던 주요 교역국들은 일제히 복잡한 계산에 돌입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연합 등 여러 국가는 상호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건네며 새로운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07조 원),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97조 원), 유럽연합은 6000억 달러(약 870조 원) 규모 투자를 압박받았다. 그러나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하던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지면서 국제 사회는 새로운 무역 역학 관계 재편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존 합의를 둘러싼 정당성 논란과 전면 재협상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유럽연합 의회는 판결 직후 미국과 맺은 무역 협정 이행을 연기할지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미국의 높은 관세 장벽에 고전하던 스텔란티스와 BMW 등 유럽 자동차 기업과 럭셔리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통상 장관은 이날 대법원 판결을 두고 "미국의 관세 부과가 정당하지 않다는 캐나다 입장을 명백히 뒷받침해 준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 관세에 맞서 싸워 거둔 중요한 승리"라며 "백악관 후속 조치를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앞서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호 관세 무효 판결이 나올 경우 미국과 합의를 맺은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면서 상황에 따라 최적의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행정부 권한 팽창을 저지한 사법부 판단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헌법이 정한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했다"며 대법원 결정을 반겼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역시 이번 판결을 "삼권분립의 위대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판결이 터무니없다"며 "의회가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을 즉각 입법화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법원 판결조차도 트럼프 관세가 남긴 거대한 경제적 상처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관세 수입 증발로 미국 국가 부채가 2조 달러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 수단으로 내세운 무역법 301조와 122조 조항들은 적용 기한이 짧고 조사 절차가 복잡해 이전처럼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관세 부과 효과를 거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법적 허점을 끊임없이 파고들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억지로 연장하려 시도할 수록 세계 무역 시장 불확실성은 한동안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Key Insights] 트럼프 관세에 대한 미 대법원의 위헌 판결은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해 온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법적으로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이 관세 면제를 조건으로 미국과 맺었던 막대한 규모의 투자 합의(약 507조 원)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명분을 제공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 등 우회로를 통해 10% 보편 관세를 강행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한국 정부와 기업은 환급 소송 등 단기적 법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150일 주기로 변동성이 극대화될 미국의 ‘꼼수 관세’ 리스크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을 펼쳐야 한다. [Summary]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앞세워 부과한 광범위한 상호 관세에 대해 행정부의 권한 남용이라며 6대 3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을 맹비난하며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3일 내 새로운 10%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는 '플랜 B'를 선언했다. 이번 판결로 미국 내에서는 최소 232조 원 규모의 초대형 관세 환급 대란이 예고됐으며, 관세 면제를 대가로 막대한 대미 투자를 약속했던 한국과 EU 등 주요 교역국들의 전면적인 재협상 요구가 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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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대법원 '철퇴' 맞은 트럼프 관세⋯'플랜B' 무역법 122조 꺼내며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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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대법, 트럼프 '비상관세' 제동⋯S&P500 0.6% 급등
- 뉴욕증시가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에 반등했다.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기업 비용 부담 완화 기대가 부각됐다. 20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1.43포인트(0.60%) 오른 6903.32에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76.26포인트(0.78%) 상승한 2만2858.99,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4.73포인트(0.37%) 오른 4만9579.89를 기록했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던 다우는 상승 전환했다. 대법원은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2% 상승했고, 홈디포·파이브빌로우 등 관세 민감 소비주도 강세를 보였다. WSJ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에스티로더·스탠리블랙앤드데커 등 무역 민감주도 약 2% 안팎 올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를 새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150일간 한시적으로 관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기존에 납부된 관세 환급 여부는 판결문에 명시되지 않았다.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1.4% 증가에 그쳐 예상(2.5%)을 밑돌았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로 연준 목표(2%)를 웃돌았다. [미니해설] 대법원 판결이 던진 신호…"불확실성 해소" vs "새 변수 등장" 이번 판결은 단순한 통상 이슈를 넘어 정책 불확실성의 방향을 바꾼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시장은 이를 관세 부담 완화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CNBC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판결이 "주식시장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B.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은 "시장에 혼란을 주던 관세 이슈라는 거시적 역풍이 하나 줄었다"고 말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즉각 반응했다. 중국에서 상품을 대량 조달하는 아마존이 2% 상승했고, 홈디포·파이브빌로우 등 소비재 유통기업도 강세를 보였다. 제프리스는 예티홀딩스·나이키·샤크닌자를 수혜 종목으로 지목하며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의 비용 압박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제학자 헤더 롱은 CNBC에서 이번 판결을 "경제에 주는 선물"로 표현했다. 중소기업이 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10% 글로벌 관세…정책은 계속된다 시장의 안도는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항은 최대 150일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동시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추가 조사 착수 방침도 밝혔다. 이는 보다 영구적인 관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행정부가 다른 법적 권한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재구성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문제는 이미 납부된 관세의 환급 여부다. 대법원 판결은 이 부분을 명확히 다루지 않았다. 수입업체들은 당분간 관세를 계속 납부하고 있으며, 환급 절차는 하급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환급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일종의 재정 부양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책 불확실성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형태만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 둔화 신호와 물가의 이중 부담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시장을 압박했다. 4분기 GDP 성장률은 1.4%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상무부는 사상 최장 정부 셧다운이 성장률을 약 1%포인트 낮췄다고 추정했다. 물가 역시 안도하기 어려웠다.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는 3%로 목표치 2%를 상회했다. 성장 둔화와 물가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주간 기준으로 S&P500은 1% 상승했고, 나스닥은 5주 연속 하락세를 끊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우 역시 주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반다트랙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후 개인 순매수는 강하게 확대되지 않았다. 지난해 랠리를 이끌었던 개인 자금의 적극성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다. 범위 장세 탈출의 촉매 될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GDS 웰스 매니지먼트의 글렌 스미스는 CNBC에서 “올해 들어 이어진 좁은 거래 범위를 벗어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관세 환급, 추가 조사, 새 관세 부과 방식 등 법적·행정적 절차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반등은 정책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됐기 때문이 아니라, 법적 균형이 다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은 법원과 행정부, 그리고 향후 경제지표를 동시에 주시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관세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지만, 무역 정책은 여전히 핵심 변수다. 다만 이날 뉴욕증시는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정책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위험자산은 즉각 반응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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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대법, 트럼프 '비상관세' 제동⋯S&P500 0.6%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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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1천978조 사상 최대'⋯빚투·영끌에 2천조 눈앞
- 지난해 4분기에도 '빚투'와 '영끌'이 이어지며 가계 빚이 다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잔액은 2천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1978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조원 늘었다. 200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연간 증가액은 56조1000억원(2.9%)으로 2021년 이후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정부 규제로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 기타대출이 주식 투자 수요 영향으로 확대됐다. 가계신용은 7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니해설] 2천조원 코앞 가계부채…주담대 눌러도 '빚투'가 밀어 올렸다 한국 가계부채가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다소 줄었지만, 주식 투자 수요가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를 자극하며 전체 부채를 끌어올렸다. ‘영끌’과 ‘빚투’가 동시에 작동한 구조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14조원 증가했다. 2024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분기 증가 폭은 3분기(14조8천억원)보다 소폭 축소됐지만, 절대 규모는 사상 최대다. 연간으로는 56조1천억원 늘어 2021년(132조8천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만 보면 4분기 말 1852조7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7조3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8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대출 창구별 흐름이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6조원 늘었다. 주담대가 4조8000억원 증가했고, 3분기 감소했던 기타대출도 1조2000억원 반등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주담대가 6조5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줄었다. 특히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신용공여가 2조9천억원 급증한 점은 '빚투' 흐름을 뒷받침한다. 보험약관대출과 은행 신용대출 증가도 주식 투자 수요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 대금 등 판매신용 역시 2조8000억원 늘어 소비 회복 흐름도 일부 반영됐다. 다만 한은은 거시 건전성 측면에서 다른 시각도 제시한다. 지난해 연간 가계신용 증가율(2.9%)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대 후반 추정)보다 낮아,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오히려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부채 절대 규모는 늘었지만, 경제 규모 대비 부담은 다소 완화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구조다.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되면 자금은 다른 자산시장으로 이동한다. 실제로 4분기에는 주담대 증가 폭이 둔화된 대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이 확대됐다. 이는 금리 변동이나 주가 조정 시 가계의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는 취약성을 내포한다. 가계부채는 소비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잠재 리스크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와 자산시장 반등이 맞물릴 경우 차입을 통한 투자 확대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천조원을 눈앞에 둔 가계부채가 안정 국면으로 돌아설지, 아니면 다시 가속 페달을 밟을지는 자산시장 흐름과 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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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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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1천978조 사상 최대'⋯빚투·영끌에 2천조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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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6년 담합 혐의⋯공정위,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 꺼내나
- 국내 주요 제분사 7곳이 6년간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판대에 올랐다. 공정위는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 발동 여부까지 심의한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등 7개사가 2019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기업 간 거래(B2B)에서 밀가루 판매가격과 물량을 반복적으로 합의한 혐의로 심사보고서를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심사관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부과, 가격 재결정 명령을 요청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기준 국내 B2B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하며, 담합 영향 매출은 약 5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관련 매출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별도로 6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을 기소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전원회의 결론 전 공개 브리핑하는 첫 사례로 남겼다. [미니해설] 밀가루 담합 6년, 5조8천억 시장 흔들다…공정위·검찰 '투트랙 압박' 국내 밀가루 시장을 좌우해온 제분업계가 또다시 담합 의혹으로 격랑에 휩싸였다. 2006년 제재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에는 가격 재결정 명령이라는 '실효적 카드'가 다시 거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대선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한탑 등 7개사가 2019년 말부터 지난해 10월까지 B2B 시장에서 가격 인상 시기와 폭, 거래 물량을 사전에 조율했다고 판단했다. 심사보고서는 이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중대한 행위를 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건의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격 재결정 명령이다. 이는 사업자 스스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해 시장가격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조치다. 2006년 제재 당시에도 포함돼 약 5% 가격 인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담합 구조를 해체하는 동시에 소비자·수요 기업에 직접적인 인하 효과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번 사건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제분 7사는 지난해 기준 국내 B2B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했다. 심사관이 산정한 담합 영향 매출은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전원회의가 이를 상당 부분 인정할 경우 과징금은 관련 매출의 최대 20%까지 가능하다. 다만 실제 부과액은 인정 매출액, 리니언시 적용 여부, 가중·감경 사유 등에 따라 달라진다. 조사 속도도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조사에 착수해 약 4개월 반 만에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통상 담합 사건에 평균 300일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다. 민생 밀접 품목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와 맞물려 태스크포스를 꾸려 집중 조사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검찰 수사도 병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가격 변동 여부와 폭, 시기를 합의한 혐의로 6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을 기소했다. 검찰이 파악한 관련 규모는 약 5조9000억원이다. 통상 공정위가 조사 후 고발하면 검찰이 수사하는 구조지만, 이번에는 검찰이 먼저 고발을 요청하는 등 이례적 흐름을 보였다. 공정위가 심의 결론 전 사건을 공개 브리핑한 것도 처음이다. 그동안은 심사보고서 제출 사실을 대외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관행이 있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안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의 선례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 권한을 둘러싼 제도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전속고발제를 둘러싼 비판과 검찰과의 역할 조정 문제 속에서 공정위는 존재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다. 전원회의 판단에 따라 과징금과 가격 재결정 명령이 현실화될 경우, 밀가루를 원재료로 쓰는 식품·외식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0년 전과는 다른 결론이 나올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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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6년 담합 혐의⋯공정위,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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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獨 TKMS, 이스라엘 엘빗과 잠수함 복합소재 공장 가동⋯기술동맹 본격화
- 독일의 세계적인 잠수함 건조 업체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이스라엘 방산 기업 엘빗 시스템즈(Elbit Systems)와 손잡고 이스라엘 현지에 잠수함 핵심 부품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이는 무기 도입국에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절충 교역(Offset)'의 모범 사례이자, 이스라엘이 독일의 기술력을 흡수해 해양 방위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브라질의 군사 전문 매체 '데페사 아에레아 에 나발(Defesa Aérea & Naval)'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TKMS와 엘빗 시스템즈가 이스라엘에서 잠수함용 구조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생산 라인을 공식 개소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기술, 이스라엘의 제조…'복합소재'로 뭉쳤다 이번에 문을 연 공장은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PRFV·Fiber Reinforced Polymer)을 활용한 잠수함용 복합소재 부품 생산에 특화되어 있다. PRFV는 가볍고 강도가 높으며 해수에 의한 부식에 강해 차세대 잠수함의 스텔스 성능과 내구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다. 엘빗 시스템즈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항공우주 분야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양 분야로 확장하게 됐다. TKMS의 폴 글레이저(Paul Glaser)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것은 TKMS와 이스라엘에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이번 공장 설립은 이스라엘이 수중 부품을 독자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기술적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의 교훈…"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위태롭다" 이번 공장 설립의 이면에는 이스라엘 국방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제브 란다우(Ze’ev Landau) 이스라엘 국방부 생산 및 조달 국장은 "이번 공장 설립은 전쟁 중에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국방 생산 기반을 확장하려는 국방부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는 잦은 분쟁과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해외 공급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뼈저리게 느낀 이스라엘이, 독일 잠수함 도입(다카르급 등)을 계기로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했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에 들어선 이 공장은 안보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정치적 함의도 갖는다. 요람 슈무엘리(Yoram Shmuely) 엘빗 시스템즈 항공우주 부문 총괄은 "갈릴리 공장 확장은 북부 지역 경제를 강화하고 수십 가구에 생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TKMS의 무서운 '현지화 전략'…K-방산에 주는 시사점 이번 TKMS의 행보는 한국 방산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TKMS는 단순히 잠수함 완제품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시설 구축이라는 파격적인 '당근'을 제시하며 구매국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TKMS가 현지 건설사와 손잡고 인프라 구축을 제안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전략이다.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식의 TKMS식 현지화 전략은, 성능과 납기 준수를 앞세운 한국의 'K-방산'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높은 파도다. 이스라엘 경제산업부의 누리트 주르 라비노(Nurit Tzur Rabino) 국장은 "단순한 물리적 시설 건설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산업이 글로벌 해양 엔지니어링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고 자평했다. 기술을 내어주고 시장을 얻는 독일, 그리고 그 기술을 받아 독자 생존의 길을 닦는 이스라엘. 두 나라의 밀월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술 동맹'이 갖는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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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獨 TKMS, 이스라엘 엘빗과 잠수함 복합소재 공장 가동⋯기술동맹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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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USMCA서 캐나다 배제 검토⋯북미 무역질서 '재편' 신호탄
-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계한 북미 무역협정(USMCA)에서 캐나다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 발효된 USMCA는 올해 7월 일몰조항에 따른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더 큰 이익을 얻었다는 입장으로, 삼자 협정에서 탈퇴해 양자 협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USMCA가 반드시 하나의 협정일 필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적자는 2024년 620억달러에서 2025년 464억달러로 줄었으나, 이는 교역 전반의 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북미 동맹의 균열인가, 협상용 지렛대인가…USMCA 재협상 전면 해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시절 주도해 출범시킨 북미 무역협정, 이른바 '트럼프표 협정'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정부가 USMCA에서 캐나다를 배제하고 양자 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단순한 통상 이슈를 넘어 북미 경제질서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한다. USMCA는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 위해 2018년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이 타결하고 2020년 발효한 협정이다. 자동차 원산지 규정 강화, 디지털 무역 규범 신설, 노동 기준 상향 등 일부 조항이 수정됐지만, 기본 골격은 북미 역내 관세 철폐를 통한 통합 시장 유지에 있다. 세 나라 경제는 이미 공급망 차원에서 깊이 얽혀 있다. 자동차 한 대가 완성되기까지 부품이 국경을 수차례 넘나드는 구조다. 문제는 협정에 포함된 '일몰조항'이다. 6년마다 협정 지속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올해 7월이 첫 분수령이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삼자 협정 틀을 흔들 경우, 북미 공급망 전체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의 불만은 명확하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협정 체제 아래에서 대미 수출을 확대했지만,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와 무역적자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국가 경쟁력의 척도로 보는 인식을 견지해 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USMCA가 반드시 하나의 협정이어야 할 자연적인 이유는 없다"고 언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삼자 틀을 해체하고, 보다 유리한 조건의 양자 협정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수치를 보면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적자는 2024년 620억달러에서 2025년 464억달러로 줄었다. 표면적으로는 적자 축소지만, 이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한 결과다. 양국 교역이 둔화했다는 의미다. 경제적 긴장과 정치적 갈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정치적 변수도 작지 않다. 캐나다는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마크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3월 트럼프 비판을 기치로 총리에 선출됐다. 미국 내에서는 이를 '비우호적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와는 비교적 우호적인 협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캐나다를 상대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분할 통치 전략'이다. 47억달러가 투입된 고디 하우 국제대교의 개통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언급, 각종 무역 제재 강화 조치 등은 캐나다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카드로 읽힌다. 다만 이것이 단순한 협상용 전술인지, 실제 탈퇴 수순의 시작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캐나다 정부 내부에서는 삼자 협정이 온전히 갱신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설령 새로운 양자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그 지속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만약 미국이 삼자 협정에서 이탈할 경우, 북미 통합 시장은 구조적 재편을 피하기 어렵다. 자동차·에너지·농산물 등 주요 산업에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재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캐나다 경제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충격이 클 수 있다. 반면 미국 기업 역시 역내 공급망 재조정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통상 분쟁을 넘어, 트럼프식 무역 질서 재편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동맹과 협정을 재협상의 대상으로 삼아 미국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겠다는 접근이다. 7월 일몰조항 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북미 경제를 떠받쳐 온 삼각 구도가 유지될지, 아니면 양자 중심의 새로운 질서로 전환될지, 그 향방이 글로벌 무역 지형에도 적잖은 파장을 던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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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USMCA서 캐나다 배제 검토⋯북미 무역질서 '재편' 신호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