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우주의 속삭임(116)] 중국 톈궁 우주정거장에서 신종 미생물 발견⋯우주 생명과학 연구 새 장 연다
-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Tiangong, 天宮)에서 지구상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미생물 균주가 발견됐다. 중국 선저우(神舟) 우주생명공학연구소와 베이징우주비행체시스템공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국제 계통진화 미생물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새로운 균주 '니알리아 톈궁엔시스(Niallia tiangongensis)'를 공식 보고했다. 중국 우주 생명과학 연구진은 이 미생물이 우주 환경에 특화된 적응 능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했다고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전했다. 아울러 향후 우주 의학·농업·자원재활용 분야 등에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미생물은 2023년 5월, 선저우 15호 우주비행사들이 톈궁 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이던 시기에 채집된 것이다. 이 균주는 기존 지구상의 니알리아(Niallia) 속 박테리아에서 변형된 새로운 형태로, 텐궁에 체류중이던 선저우 15호 승무원이 우주정거장 내부 모듈 표면에서 채취했다. 니알리아 톈궁엔시스는 기존 지구 박테리아의 유전적 변형체로, 극한 우주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한 특성을 지녔다. 연구에 따르면 이 박테리아는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이 높고, 방사선으로 인한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이 향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유인우주국(CMSA)은 이번 발견이 '우주정거장 서식 구역 마이크로바이옴 프로그램(CHAMP)'의 일환으로 수행된 미생물 모니터링 활동의 성과라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장기 우주체류 중 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추적·분석하고 있다. 선저우 15호 승무원들은 정거장 체류 기간 중 모듈 표면을 멸균 포로 닦아 미생물을 채취했고, 이를 지구로 회수해 냉동 보관 후 유전체 분석 및 대사 특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새로운 균주임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 신종 미생물이 특정 유기 화합물을 분해하는 능력을 지녀 우주 내 폐기물을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생물학적 기술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첫째, 우주 환경에서 미생물이 생존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는 향후 우주선 내 미생물 통제 전략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해당 미생물이 특정 유기 화합물을 분해하는 능력을 지녀, 향후 우주 및 지구 환경에서 폐기물 처리와 자원 재활용 기술 개발에 응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 중국 우주 당국은 "톈궁 우주정거장은 향후 미생물 생존, 유전학, 대사 작용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것이며, 이는 지구상의 농업과 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 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생물학뿐 아니라 우주공학, 자원 순환기술, 바이오메디컬 분야에까지 확장 가능한 다학제적 의미를 지닌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
- 포커스온
-
[우주의 속삭임(116)] 중국 톈궁 우주정거장에서 신종 미생물 발견⋯우주 생명과학 연구 새 장 연다
-
-
[신소재 신기술(176)] MIT·하버드 연구팀, AI로 단일 세포 수준 단백질 위치 예측⋯질병 진단·신약 개발 새 길
- 미국 MIT, 하버드대, 브로드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간 세포 내 거의 모든 단백질의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단백질 이상 분포가 원인이 되는 알츠하이머병, 낭포성 섬유증, 암 등 다양한 질환 진단과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현지시간) MIT뉴스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단일 세포 수준에서 단백질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 AI 기반 모델 'PUPS(Protein localization Using Protein and cell representationS)'를 중심으로 소개됐다. 해당 연구는 1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서즈(Nature Methods)'에 게재됐다. 단일 세포 내 단백질 분포 예측⋯기존 한계 돌파 단백질은 세포 내 위치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며, 잘못된 위치에 존재할 경우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세포 하나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그 변이 수는 7만여 개에 달하며, 실험실에서 이들을 일일이 검출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된다. 기존의 AI 기반 예측 모델들은 훈련 데이터로 활용된 단백질 및 세포에 국한된 분석만 가능하거나, 세포 단위 평균치만을 예측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PUPS는 개별 단백질 서열 정보와 세포 염색 이미지를 결합해, 실험에 사용된 적이 없는 단백질과 세포에서도 단일 세포 수준의 위치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단백질 언어모델+영상 AI 결합⋯미지 영역 탐색 PUPS는 두 개의 AI 모델을 결합한 형태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단백질 서열 기반 언어모델로, 아미노산 서열을 통해 3차원 구조와 세포 내 위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분석한다. 두 번째는 '이미지 인페인팅(image inpainting)' 기법을 적용한 컴퓨터 비전 모델로, 세포의 핵, 미세소관, 소포체 등 세 가지 염색 이미지를 바탕으로 세포의 형태, 스트레스 상태 등 전반적 특성을 파악한다. 연구진은 이 두 모델이 생성한 정보 표현을 통합해 특정 단백질이 어느 세포 소기관에 위치할지를 시각적으로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미노산 서열과 세포 염색 이미지를 입력하면, 단백질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포 부위를 이미지로 출력받을 수 있다. 단백질-세포 간 조합 없이도 예측 가능⋯신규 치료 타깃 발굴 기대 PUPS의 강점은 기존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단백질과 세포 간 조합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모델 학습 시 단백질의 위치를 예측하는 주된 작업 외에, 단백질이 속한 소기관의 이름을 직접 추론하도록 하는 ‘부가 학습 과제’를 부여해 정확도를 높였다. 공동 제1저자인 MIT 시스템생물학 대학원생 Yitong Tseo는 "이전에는 단백질에 직접 염색 시약을 붙이고 실험을 해야만 위치를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연구실 벤치에 손대지 않고도 그 과정을 컴퓨터에서 선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며, 실험 설계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세포 실험으로 검증…"기존 AI보다 오차 작아" 연구팀은 PUPS의 예측 결과가 실제 단백질 위치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실 실험을 병행했다. 비교 대상이 된 기존 AI 모델보다 평균적으로 오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연구진은 PUPS가 단일 단백질이 아닌 다중 단백질 상호작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배양 세포를 넘어 실제 조직 단위의 예측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브로드연구소 산하 에릭 앤 웬디 슈미트 센터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과학재단(NSF), 해군연구청(ONR), 에너지부(DOE) 등 주요 기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176)] MIT·하버드 연구팀, AI로 단일 세포 수준 단백질 위치 예측⋯질병 진단·신약 개발 새 길
-
-
[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난 한 신생아가 세계 최초로 '1인 전용' 유전자 치료를 받은 사례로 기록되며, 정밀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USA투데이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병원에서 태어난 KJ 멀둔(KJ Muldoon)은 출생 직후부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임신 35주, 예정일보다 약 5주 이르게 태어난 그는 팔을 들어올리면 경직되고, 다시 내릴 때는 이상한 떨림이 동반됐다. 의료진은 이례적인 증상을 포착하고 정밀 검사를 진행한 끝에,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극단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KJ는 병원 맞은편에 위치한 필라델피아 아동병원(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의료진은 그의 몸이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희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질환은 암모니아가 체내에 축적돼 뇌를 포함한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n-of-1(단일환자 맞춤형)' 치료법, 차세대 정밀의학의 상징적 모델 간주 이에 따라 KJ는 기존 의료계에 전례가 없는 실험적 치료를 받게 됐다. 바로 특정 환자 한 명을 위해 설계된 '단일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n-of-1 therapy)'였다. 치료 방식은 유전자를 교정하는 명령을 담은 나노 크기의 지질입자 수십억 개를 간세포에 주기적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간세포가 CPS1(Carbonyl Phosphate Synthetase 1)이라는 효소를 생산하도록 유전적 결함을 일부 복구해, 암모니아 분해 기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KJ는 생후 3개월 동안 매달 해당 치료를 받아왔으며, 현재 그의 암모니아 수치는 정상 범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료진은 아직 '완치'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어머니 니콜(34)은 "출생 당시 의료진이 제시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그저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전부였다"며 "지금은 또래 아이들과 동일한 발달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세포 유전자 편집' 기술로 'CPS1 결핍증' 극복 이번 치료는 KJ가 태어나기 전부터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소속 심장학자 키란 무수누루(Kiran Musunuru) 박사 연구팀이 준비해온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다. 무수누루 박사는 간세포 유전자 교정을 핵심으로 하는 정밀 치료법을 개발해왔으며, 관련 기술은 그가 공동 창립한 바이오기업을 통해 구현됐다. 치료의 핵심은 '간세포 유전자 편집(Gene Editing of Hepatocytes)' 기술이다. 인간의 간은 단백질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분해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때 필수적인 효소가 바로 CPS1이다. 이 효소는 간세포 내 특정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며, 해당 유전자에 결함이 있을 경우 체내 암모니아가 축적돼 중증 대사성 질환으로 발전한다. KJ는 CPS1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채로 태어났으며, 이는 'CPS1 결핍증' 또는 '요소회로 장애(Urea Cycle Disorder, UCD)'로 분류되는 희귀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신생아기 발현 시 수 시간 내 의식 저하, 경련, 뇌 손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질 나노입자 활용⋯윤리적 논란도 적어 의료진은 이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기 위해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를 활용했다. 이 입자에는 CPS1 유전자의 정상 설계도를 담은 전령 RNA(mRNA) 또는 CRISPR 유전자가위 시스템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간세포에 전달해 유전자 기능을 복구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는 체세포 유전자 치료(somatic gene therapy)의 일환으로, 생식세포나 수정란을 건드리지 않고 환자 본인의 특정 조직 세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도 상대적으로 적다. 세계 최초 인간 대상 임상 적용 해당 기술은 지금까지 동물실험 또는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특히 단 한 명의 유전형을 위해 개발된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정밀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무수누루 박사팀의 치료법은 기존의 유전자 대체요법(gene replacement therapy)보다 훨씬 정밀하며, 특정 유전자의 기능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치료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면, 평생 지속 가능한 치료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요소회로 결손(UCD)은 물론, 페닐케톤뇨증(PKU), 윌슨병 등 특정 효소 결핍에 기반한 다양한 간 유전 질환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밀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은 이제 '한 사람을 위한 치료'가 이론을 넘어 실현 가능한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의학계는 이번 KJ 사례가 향후 희귀 유전 질환 치료의 새로운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안정성과 부작용 여부에 대한 지속적 추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당 치료법의 보편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
-
트럼프, UAE서 280조원 규모 협정⋯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착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중 15일(이하 현지시간) 280조 원(2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을 이끌어냈다. 이 중 핵심은 아부다비에 5기가와트(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미국 외 지역 최대 규모로, 추후 25.7㎢(10제곱마일)에 달하는 AI 캠퍼스로 확장된다. 미국 상무부는 15일 이 협정을 통해 AI 기술 인프라와 반도체 수출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연간 50만 개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UAE에 수출하게 되며, 이와 함께 미국은 중동 내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해설] 트럼프 중동 순방서 'AI 인프라 제국' 구축⋯UAE와 280조원 초대형 경제 협약 체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아랍에미리트 방문 중 2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 협정을 이끌어냈다. 이번 합의에는 AI, 항공, 반도체, 에너지, 금속 등 미국 전략산업 전반이 포함됐다. 그중에서도 아부다비에 건설되는 5기가와트(GW) 용량의 초대형 AI 데이터 센터 단지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아부다비에 세계 최대급 AI 캠퍼스⋯엔비디아 반도체 연 50만 개 수출 미 상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라며 "초기 1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로 출발해 장차 약 25.7㎢(10제곱마일)의 AI 캡퍼스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주요 도시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만큼 막대한 규모로, 미국 AI 기업의 남반구 진출 거점으로 호라용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UAE 국영기업 G42가 주도하며, 복수의 미국 기업이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CNN은 이날 회담에서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UAE 회동 중 하나에 참석했지만 엔비디아는 언급을 회피했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연간 50만개에 댈하는 AI 반도체를 수출할 예정이다.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성명을 통해 "이번 협정은 세계 최고의 미국 기술 스택을 이 지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에게 확장함으로써 미국 AI 우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수출 제한 완화…中 우회 차단 전제로 UAE '특별대우' 이번 합의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 설정됐던 AI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를 트럼프 정부가 UAE에 한해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으로의 우회 유입을 막기 위해 동맹국 외 국가에는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협정에서 UAE는 "자국 내 중국산 장비 사용을 줄이고, 중국 투자를 축소한다"는 조건 하에 특별 예외를 인정받았다. 백악관은 "UAE가 미국과 같은 성능의 데이터센터를 미국 내에도 건설하거나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며, AI 인프라 협력이 양국 간 안보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첨단 산업 전방위 협력…항공, 에너지, 희귀광물까지 포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단순한 경제 협력 차원을 넘어 미국 기술 패권을 중동에 확산하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퀄컴은 UAE 통신사 '이엔드(e&)', 아부다비투자진흥청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통신 인프라에 AI 칩셋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보잉과 GE 에어로스페이스는 에티하드항공으로부터 145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희귀금속 분야에서는 미국 RTX사가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 및 UAE 타와준카운슬과 함께 갈륨(Gallium) 개발에 착수했다. 갈륨은 중국이 2023년부터 수출을 통제한 금속으로, 질화갈륨은 첨단 반도체 핵심 소재로 꼽힌다. 한편,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40억 달러를 투자해 알루미늄 제련소를 설립하기로 했으며, 이는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트럼프의 'AI 외교'⋯기술을 무기로 중동 재편 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재임기간부터 "미국 기술 기업의 성공이 곧 미국의 세계 패권 유지"라고 강조해왔다. 이번 순방에서도 그는 UAE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 장악은 물론, 반도체 공급망까지 미국 주도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UAE는 2031년까지 인공지능 선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협정은 그 야심에 미국이 강력한 동반자로 가세한 셈이다. 사라 알 아미리 UAE 교육부 장관은 "AI와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경제 다각화는 탈석유 시대를 분지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밝히며, 미국과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AI 패권, 중동 거점 확보로 가속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미국의 AI 패권 강화에 있어 '중동 교두보 확보'라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미중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AI 반도체, 인프라, 클라우드 분야에서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UAE는 그 전략의 첫 실험장이 될 수 있다. 아부다비 데이터센터가 향후 실제로 10제곱마일 규모로 확장된다면, 이는 단일 국가가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허브 중 가장 큰 시설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AI 인프라를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의 무대가 미국 본토를 넘어 중동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정은 글로벌 기술 질서 재편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
- 경제
-
트럼프, UAE서 280조원 규모 협정⋯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착공
-
-
구글 딥마인드, 알고리즘 진화형 AI '알파이볼브' 공개⋯구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도 개선
-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수학·과학 분야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형 AI 시스템 '알파이볼브(AlphaEvolve)'를 14일 공개했다. 딥마인드는 이를 통해 일반 목적의 알고리즘 개발 지원은 물론, 자사 서비스의 운영 효율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제미나이(Gemini)'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면서, 기존 챗봇과 차별화된 '진화적 알고리즘 평가'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문제와 가능한 접근 방법을 입력하면, 제미나이 플래시(Gemini Flash)와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를 활용해 다양한 해법을 생성하고, 이를 자동 평가 시스템이 검증해 최적 해법을 도출한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14일(현지시간) 이같은 '다중 해법 생성→자동 평가→개선 반복'의 진화적 프레임워크는 기존 LLM의 비결정성에 따른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 문제 해결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 딥마인드 측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기존 딥마인드의 대표적인 AI 성과인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AlphaFold)'가 특정 분야에 특화됐던 것과 달리, 알파이볼브는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 전반에 적용 가능한 범용 시스템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관리 시스템인 '보그(Borg)'에 투입돼 스케줄링 휴리스틱 개선안을 제시했으며, 이를 적용한 결과 전 세계 컴퓨팅 자원 사용량의 약 0.7%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구글 같은 초대형 기업에겐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로 직결된다. AI 고속 연산의 핵심인 행렬 곱셈 최적화에도 알파이볼브는 성과를 냈다. 딥마인드는 1969년 수학자 폴커 슈트라센이 개발한 복소수 4×4 행렬 곱셈 알고리즘보다 효율적인 해법을 알파이볼브가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전문 AI 시스템 '알파텐서(AlphaTensor)'가 접근했던 문제로, 범용 AI인 알파이볼브가 그보다 우수한 해법을 도출한 사례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또한 20%의 사례에서, 알파이볼브는 이전에 가장 잘 알려진 솔루션을 개선해 해당 미해결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키싱 넘버 문제(kissing number problem)를 개선한 것. 이 기하학적 난제는 300년 넘게 수학자들을 매료시켜 왔으며 , 공통 단위 구에 접하는 서로 겹치지 않는 구의 최대 개수를 다루는 문제다. 알파이볼브는 593개의 외곽 구의 구성을 발견하고 11차원에서 새로운 하한을 확립했다고 딥마인드는 강조했다. 차세대 반도체 설계에도 알파이볼브는 기여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이 AI가 구글의 텐서 처리 유닛(TPU) 차세대 칩 설계에서 불필요한 비트를 제거하는 변경안을 제안했으며, 현재 검증 과정을 거쳐 실제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알파이볼브는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로선 구글 내부 연구 및 서비스 최적화에만 사용되고 있다. 딥마인드는 향후 알파이볼브의 진화 알고리즘 평가 방식을 경량화해 소형 AI 도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IT/바이오
-
구글 딥마인드, 알고리즘 진화형 AI '알파이볼브' 공개⋯구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도 개선
-
-
[퓨처 Eyes(84)] 양자 순간이동·통신망 현실화⋯미래 인터넷 혁명 '성큼'
- 공상과학 영화의 단골 소재였던 '양자 순간이동'과 이를 바탕으로 한 '양자 통신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미국 연구진들이 양자 입자를 기존 상용 통신망을 통해 장거리 전송하는 데 성공하고, 실제 캠퍼스 사이 양자 통신망을 구축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잇따라 발표하며 차세대 정보통신 혁명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들 연구는 미래 통신 보안을 크게 높이고, 상상하기 어려웠던 초고성능 컴퓨터 활용과 자료 전송을 가능하게 할 양자 통신망 시대로 가는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자 얽힘'으로 29km 전송…공용망 순간이동 시대 열다 먼저,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맥코믹 공과대학 연구팀은 2024년 12월 과학 학술지 '옵티카(Optica)'에 약 18마일(약 29km)에 이르는 공용 인터넷 기반 시설을 통해 양자 입자를 순간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0년에 걸친 연구의 결실이며, 양자 순간이동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사용 중인 인터넷 자료 채널을 통해 이뤄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양자 순간이동의 핵심 원리는 '양자 얽힘'이다. 1930년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처음 그 개념을 제시한 양자 얽힘은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서로 작용하는 아원자 세계의 기이한 현상이다. 한 입자의 양자 상태(위치, 방향 등)가 결정되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른 쪽 얽힌 입자의 상태가 즉시 똑같이 결정된다. 이때 정보가 전송되는 순간, 원본 입자는 사라지고 다른 곳에 완벽한 물리적 복제품이 생긴다. 이 원리를 큰 규모로 넓히면 상품이나 사람까지도 순간이동시킬 수 있다는 이론적 바탕이 된다. 1997년 첫 양자 순간이동 실험 성공 뒤 여러 연구가 진행됐지만, 양자 정보는 매우 취약해 외부 파형이나 자기장 등 미세한 흔들림에도 신호가 쉽게 약해지거나 '결어긋남(decoherence)' 현상으로 양자적 특성을 잃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이전까지 성공 사례는 대부분 독립된 전용 광섬유 채널을 통해서만 이뤄졌다. 연구팀은 "기존 통신망은 수많은 자료가 오가는 혼잡한 고속도로와 같아, 약한 양자 신호가 그 속에서 결맞음을 유지하며 전송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노스웨스턴 연구팀은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빛이 물질을 통과할 때 생기는 '빛 흩어짐' 현상을 제어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생각해냈다. 특정 조건을 설정해 광자(빛의 입자)를 쏘아, 신호가 움직이는 길을 최소화하고 외부 간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방법으로 연구팀은 최대 400기가비트에 이르는 일반 인터넷 통행량 속에서도 양자 입자의 결맞음을 유지하며 정보를 전송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성과는 양자 자료를 전송하려고 값비싼 전용 기반 시설을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기존 통신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양자 통신망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 하나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단일 광자·칩 기술로 캠퍼스 연결…'RoQNET' 통신망 구축 다음으로,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와 로체스터 공과대학교(RIT) 공동 연구팀은 최근 두 캠퍼스를 잇는 약 11마일(약 17.7km) 거리의 실험용 양자 통신망 'RoQNET(Rochester Quantum Network)'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옵티카 퀀텀(Optica Quantum)'에 발표했다. 이 통신망은 보통 온도에서 빛 알갱이 하나하나를 이용해 광섬유 선을 따라 정보를 보내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양자 통신은 정보를 양자 비트, 곧 '큐비트(qubit)'에 담아 보낸다. 큐비트는 한번 보면 상태가 바뀌는 양자적 특성 때문에 다른 사람이 중간에 정보를 가로채려 하면 바로 드러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복제나 도청이 불가능한, 궁극의 보안 통신을 이룰 수 있다. 큐비트는 원자, 초전도체, 다이아몬드 결함 등 여러 방식으로 만들 수 있지만, 먼 거리 통신에는 빛의 입자인 광자가 가장 알맞은 수단으로 꼽힌다. RoQNET 사업의 핵심 기술은 빛 알갱이 집적 회로(PICs)다. 연구팀은 고비선형 결정과 광섬유 배열 장치를 합친 빛 알갱이 칩을 개발해, 여기서 만든 '가시광선-통신 파장대역 얽힘 빛 알갱이 쌍'을 질화규소와 실리콘 바탕 빛 알갱이 집적 회로로 처리해 양자 정보를 보낸다. 가시광선 빛 알갱이는 작은 단일 광자 눈사태 다이오드(SPAD)로 효율 높게 찾아낼 수 있고, 통신 파장대역 빛 알갱이는 기존 광섬유에서 손실이 적어 먼 거리 전송에 유리하다. 로체스터 대학교의 니컬러스 바미바카스 교수는 "RoQNET은 통신을 보호하고 분산 컴퓨터 활용과 영상화에 대한 새로운 길을 열 양자 통신망을 만드는 흥미로운 단계"라며 "특히 양자 빛 생성과 고체 바탕 양자 기억 매듭(노드)을 위해 집적 양자 빛 알갱이 칩을 쓴다는 점에서 다른 실험용 양자 통신망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재 광섬유를 이용한 양자 통신 연구는 부피가 크고 값비싼 초전도 나노선 단일 광자 검출기(SNSPD)에 기대는 때가 많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장벽을 넘어서려고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RIT의 스테판 프레블 교수는 "빛 알갱이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넓은 파장 범위를 통해 여러 종류 큐비트와 통신할 수 있다"면서 "RoQNET은 분산 양자 얽힘을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시험대"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RoQNET을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 스토니브룩 대학교, 공군 연구소, 뉴욕 대학교 등 뉴욕주 안 다른 연구 시설과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궁극의 보안과 초고속 연산…양자 인터넷이 가져올 미래 이들 연구 성과는 '양자 통신망'이라는 궁극 목표를 향한 중요한 진일보로 평가된다. 양자 통신망이 이루어진다면, 현재 우리가 쓰는 인터넷과 견주어 그 성능과 가능성은 "일반 인터넷과 옛날 봉화의 차이만큼이나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양자 통신망은 우리가 아직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강력한 응용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으로 풀 수 없는 수준의 매우 강력한 암호 기술, 기하급수적으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배우는 인공지능(AI), 그리고 현재 기술로는 분석이 불가능한 온 세상 날씨 변화나 복잡한 금융 체계 등을 정확하게 모형으로 만들고 내다보는 수단 등을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통신망 활용 기대…상용화 향한 중요 이정표 오늘날 인터넷이 널리 흩어진 매듭(노드)과 전송 체계(공중파, 바닷속 케이블, 광섬유 등)로 정보를 주고받듯이, 양자 통신망 역시 비슷한 연결망 구조를 갖출 것이다. 지난날에는 양자 정보를 기존 자료 기반 시설과 함께 보내기가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는 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덕분에 양자 통신망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전선, 탑, 노드 체계를 만드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두 연구팀 성과는 저마다 다른 길을 따르지만, 궁극으로는 양자 정보를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보내 실용적인 양자 연결망과 양자 통신망을 만들려는 공동 목표를 향한다.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순간이동과 초지능형 연결망이 차츰 현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화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인류의 소통 방식과 정보 처리 능력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미래 통신망을 향한 거대한 도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84)] 양자 순간이동·통신망 현실화⋯미래 인터넷 혁명 '성큼'
-
-
현대차, 사우디에 첫 생산 공장 착공⋯연 5만대 생산 체제
-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합작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첫 생산 공장을 만든다. 현대차는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킹 압둘라 경제도시 내 킹 살만 자동차산업단지에서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yundai Motor Manufacturing Middle East·HMMME)'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착공식에는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를 비롯해 문병준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 대리,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양국 주요 인사와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사우디 합작공장을 급성장하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지역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비전 2030'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려는 사우디와 모빌리티는 물론 나아가 수소·에너지 사업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야지드 알후미에드 부총재는 "현대차와 협력은 사우디 자동차 산업의 기술 역량 강화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PIF의 확고한 의지를 입증하는 사례"라고 축하했다. 이어 "HMMME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사우디 모빌리티 생태계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오늘은 사우디 왕국과 현대자동차그룹 모두에게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현대건설이 1975년 주베일 산업항 건설을 맡은 이후 수십년이 지난 지금 또 한 번 과감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자동차를 만들고, 사우디 국민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기쁘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MMME는 현대차가 30%, PIF가 70% 지분을 투자한 합작 생산 법인이다. 축구장(7140㎡) 56개와 맞먹는 40만㎡ 부지에 들어서는 공장은 오는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지 인기모델과 친환경 전략모델을 위주로 연간 5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 공장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질 예정으로, 반제품조립(CKD) 방식을 택했다. 자동차 산업 기반이 없는 현지 사정을 고려해 차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해 조립, 생산하게 된다. 공장이 자리한 킹 살만 단지는 사우디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표로 새롭게 조성한 자동차 제조 허브다. 중장기적으로 현지 부품 공급망이 갖춰지면 HMMME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MMME 생산 차량은 사우디에 우선 풀리지만 장기적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현지 판매 및 수출은 현대차가 맡는다. 현대차는 사우디에 생산 기지를 확보하면 사우디 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 도요타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해 중동 시장에서 249만대가 팔렸는데 이 중 34%에 달하는 84만대가 사우디 판매량이다. 현대차는 사우디에서 지난해 13만 6000만대를 판매, 전년 대비 9% 성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 판매량은 3만 5000대로 전년 동기(2만 8000대) 대비 25%나 급증했다. 올해 판매량 14만대를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동 전체 시장에서는 23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1분기 기준 16.1%로, 도요타(26.0%)와 10%p 남짓 차이가 난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체제로 가격경쟁력은 물론 현지 소비자로부터 많은 호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현대차는 중동에서 친환경차 시장이 서서히 개화하고 있다고 보고 전략적으로 친환경차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1분기 중동 시장에서 친환경차 1만대 이상 판매, 전년 동기(6500대) 대비 55%나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3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고객 친화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첫 번째 미션"이라며 "시장 친화적인 상품 개발과 생산 현지화를 얼마만큼 가속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산업
-
현대차, 사우디에 첫 생산 공장 착공⋯연 5만대 생산 체제
-
-
미국, 화웨이 AI 칩 규제 강화⋯관세휴전에도 중국 반도체 차단 의도
- 미국정부는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華為)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빈도체 어센드칩을 전세계 어디에서라도 사용하는 것은 미국의 수출관리규정을 위반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수출 통제 정책 폐기를 발표하면서 화웨이 칩 사용 제한 등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내놨다. BIS는 우선 화웨이 어센드 칩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센드 칩을 포함한 중국산 고성능 칩이 미국산 소프트웨어, 설계 도구(EDA), 미국산 반도체 장비 등을 사용해 설계·생산됐다면 이는 미국 수출 통제법을 위반한 것이란 논리다. BIS는 이날 산업계에 이 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제공하며 수출 통제 규정 위반 가능성이 높은 칩으로 화웨이 어센드 910B·910C·910D 시리즈를 적시했다. 최근 중국에서 AI 훈련과 추론용으로 널리 활용되며 엔비디아 제품의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또한 BIS는 미국 AI 칩이 중국의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사용될 때 발생할 결과를 기업과 소비자에게 경고하기로 했다. 중국이 제3국을 통해 미국의 첨단 AI 칩을 확보하는 우회 전략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중국과 90일간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의 이날 발표는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 생산, 패키징 등 전 공정을 중국에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화웨이가 선전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위성사진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도되기도 했다. 미국 테크 전문 매체 WCCF테크는 “화웨이의 AI 칩이 공식 문서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사례일 것”이라며 “이는 어센드 AI 라인업이 상당한 발전을 이뤘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칩이 중국 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최신 반도체 '어센드 910C'의 성능은 엔비디아 대표 제품인 'H100'의 60~80%까지 올라왔다. 가격은 H100의 70~80%로 저렴하다. 최근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목받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AI 개발 과정에선 저사양 엔비디아 반도체를 썼지만 AI 서비스 과정에선 화웨이 제품을 사용했다. 화웨이가 지난달 최신 AI 칩 '어센드 910D'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중국 기술 업체들과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이르면 이달 말 첫 샘플 제품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이 칩이 엔비디아 주력 제품인 H100보다 강력한 성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조치가 반도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日本經濟新聞)에 따르면 조나 청 J&J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어센드 칩은 화웨이 자체 수요도 충족하지 못할 만큼 공급이 부족해 해외 칩 공급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중국을 공급망에서 제외하려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중국 반도체산업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
- IT/바이오
-
미국, 화웨이 AI 칩 규제 강화⋯관세휴전에도 중국 반도체 차단 의도
-
-
[우주의 속삭임(115)]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목성 오로라의 새로운 비밀 포착⋯지구보다 수백 배 밝아
-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의 오로라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특징을 포착했다. 이번 관측은 목성 자기권과 대기 상층부의 상호작용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NASA는 13일(현지시간) 웹 우주망원경이 2023년 12월 25일 관측한 목성 북극 오로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영국 레스터대학의 조너선 니콜스(Jonathan Nichols)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수행했으며, 주요 내용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목성의 오로라는 지구의 북극광·남극광처럼 태양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들이 자기장을 따라 대기 상층에 유입돼 형성된다. 그러나 목성에서는 이와 더불어 위성 '이오(Io)'에서 방출된 화산 분출물도 중요한 기여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오의 강력한 화산 활동으로 방출된 입자들은 목성 주변의 자기장에 포획돼 초고속으로 가속되며, 대기와 충돌해 강력한 오로라를 만들어낸다. 특히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를 활용한 이번 관측에서는 오로라 내에서 생성된 삼수소양이온(H₃⁺)의 방출선이 이전보다 훨씬 불규칙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는 목성 상층 대기의 열적 구조와 방출 메커니즘에 대한 기존 가설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니콜스 박사는 "오로라가 15분 간격으로 천천히 희미해졌다 다시 밝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전 영역이 초 단위로 변화하며 '튀고 터지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자료는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한 웹 망원경과 동시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자외선 센서를 활용해 목성 오로라를 관측했지만, 웹에서 관측된 가장 밝은 빛이 허블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 니콜스 박사는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종합해도 기존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매우 저에너지 입자가 대량으로 대기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현재의 물리학적 예측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측 결과는 향후 목성의 자기권 구조뿐 아니라 외계행성 오로라 연구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향후 NASA의 주노(Juno) 탐사선의 데이터와 추가적인 웹 망원경 관측을 결합해 분석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NAS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고 성능의 적외선 천문관측 장비로, 우주의 기원과 행성 시스템의 진화를 밝히기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
- 포커스온
-
[우주의 속삭임(115)]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목성 오로라의 새로운 비밀 포착⋯지구보다 수백 배 밝아
-
-
애플, 뇌파로 아이폰 제어하는 기술 개발 박차⋯BCI 시장 본격 진출
- 애플은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Global Accessibility Awareness Day, GAAD)'을 기념해 하반기 출시될 새로운 손쉬운 사용 기능들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아울러 사람의 뇌파를 이용해 아이폰 등 자사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인공지능(AI)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결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애플이 접근성 강화와 신시장 개척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씨넷은 애플이 5월 15일 세계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을 앞두고 텍스트 읽기부터 실시간 자막 보기, 멀미 완화까지 모든 기능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다양한 제품군에 대한 접근성 업데이트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애플의 접근성 업데이트는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맥(Mac), 애플워치(Apple Watch),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에 적용되며, 해당 기능은 올해말 출시될 예정이다. '손쉬운 사용 인식의 날'은 장애인이 디지털 기술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식을 높이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2012년에 처음 지정해, 매년 5월 셋째 주 목요일을 이날로 기념하고 있다. 애플은 우선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음성 명령과 실시간 자막인 라이브 캡션(Live Captions)에서 한국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음성 명령과 실시간 자막 기능은 2019년과 2022년 각각 처음 도입됐지만, 그동안 북미 지역에서 영어만 지원됐다. 올 하반기부터 라이브 캡션(Live Captions)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인도, 호주, 영국, 싱가포르), 중국어(중국 본토), 광둥어(중국 본토, 홍콩), 스페인어(라틴 아메리카, 스페인), 프랑스어(프랑스, 캐나다), 일본어, 독일어(독일) 등이 지원된다. 또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애플이 뇌파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의 초기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며 "BCI 스타트업 싱크론(Synchron)과의 협력을 통해 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도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싱크론이 개발한 뇌 임플란트 장치인 '스텐트로드(Stentrode)'를 자사 기기와 연동시키기 위한 전용 기술 표준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스텐트로드는 뇌 운동 피질 인접 정맥에 삽입되는 스텐트형 장치로, 내부에 전극이 탑재돼 뇌파를 감지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 사용자는 물리적인 움직임 없이도 화면의 아이콘을 선택하는 등의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다. 애플이 추진하는 이 신기술은 기존 스마트폰이 터치와 제스처를 입력으로 삼는 것과 달리, 뇌파를 직접 입력 수단으로 삼는 비접촉식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라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마우스처럼 커서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단순한 화면 탐색 및 아이콘 선택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애플이 올해 공개할 예정인 BCI 전용 인터페이스 표준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이미 2014년에도 블루투스 기반 보청기 연결 표준을 선도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이번 뇌파 인터페이스 개발도 접근성(Accessibility) 확대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애플의 BCI 기술 진입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와의 본격적인 기술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최근 사지마비 환자에게 뇌 칩을 이식해 화면 커서를 제어하고 의사소통까지 가능하게 한 사례를 공개했다. 애플은 이번 발표와 함께 청각, 시각, 인지 등 다양한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기능도 대거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라이브 캡션(Live Captions)' 기능이 아이폰뿐만 아니라 애플워치까지 확대 적용된다. 주변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보여주는 기능으로, 청각장애인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또한, 시각 장애인이나 시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돋보기(Magnifier)' 기능이 맥(Mac)에서도 사용 가능해진다. 돋보기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화면을 확대하고, 텍스트를 읽고, 주변 사물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 이제 맥에서도 이 기능이 적용된다. '접근성 리더(Accessibility Reader)' 기능은 난독증이나 저시력을 가진 사용자를 위해 텍스트 크기와 색상, 간격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개선됐다. 이 외에도 AI 기반 개인 음성 복제 기능인 '퍼스널 보이스(Personal Voice)', 점자 사용자 지원 기능 '브라유 액세스(Braille Access)', 멀미를 줄이기 위한 '차량 모션 큐(Vehicle Motion Cues)' 등 다양한 기능이 공개됐다. 퍼스널 보이스는 언어 상실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 AI와 기기내 머신 러닝을 활용해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애플 팀 쿡 CEO는 "접근성은 애플 DNA의 일부”라며 “모든 사람을 위한 기술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은 오는 6월 9일 열리는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애플이 발표할 iOS 19과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기반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도 소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구글 등 경쟁사가 AI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속속 선보이는 가운데, 애플이 BCI 기반 접근성과 AI 융합 기술로 시장의 판을 다시 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포커스온
-
애플, 뇌파로 아이폰 제어하는 기술 개발 박차⋯BCI 시장 본격 진출
-
-
SK하이닉스, 삼성·현대차 제치고 '최우수 기업' 선정
- 고대역폭메모리(HBM) 특수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가 국내 500대 기업 경영평가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치고 2024년 최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14일 발표한 경영평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종합점수 622.9점을 기록해 800점 만점 중 최고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596.0점으로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90.0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현대차는 559.5점으로 5위로 밀렸다. 이번 평가는 고속성장, 투자, 글로벌 경쟁력 등 8개 부문에서 이뤄졌으며, SK하이닉스는 고속성장과 투자, 건실경영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니해설] 'HBM의 힘'…SK하이닉스, 2024년 최우수 기업 선정 고대역폭메모리(HBM) 호조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국내 500대 기업 경영평가에서 2024년 최고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상징하던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각각 2위와 5위로 밀어내며 6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14일,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비금융기업 268곳을 대상으로 한 ‘2024년 500대 기업 경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SK하이닉스는 800점 만점에 622.9점을 받아 종합 1위에 올랐다. 이는 2019년 이후 6년 만의 성과로, SK하이닉스는 특히 △ 고속성장 △ 투자 △ 건실경영 부문에서 두드러진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른 HBM 수요 급증으로 실적이 급등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고대역폭 메모리라는 뜻으로, 기존 D램(DRAM) 대비 훨씬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주로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 막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분야에서 사용된다. '대역폭'이란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의 넓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고, 실리콘 관통 전극(TSV, Through-Silicon Via) 기술로 연결해 데이터 통로를 넓힌 구조다. 따라서 GDDR6 등 기존 메모리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사적 차원에서 HBM 투자를 확대했고, 이는 평가 지표에서 고루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총투자액은 21조6170억 원에 달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종합점수 596.0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2023년 설비투자 53조7416억 원, 연구개발(R&D) 35조215억 원을 포함해 총 88조7631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체 조사대상 중 최대 규모로, SK하이닉스보다 4.1배 많은 수준이다. 투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상대적으로 고속성장성과 수익성 부문에서 점수를 잃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보다 두 단계 상승한 3위(590.0점)에 올랐다. 이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에서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서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국 최대 제약사 시노팜 대비 매출은 4.1% 수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률은 26.2%포인트나 높았다. 기아는 572.7점으로 2년 연속 4위를 유지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는 폭스바겐에 비해 매출 규모는 22.4%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5.9%포인트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보여줬다. 반면, 지난해 종합 1위였던 현대차는 559.5점으로 5위로 밀렸다. 2023년 실적이 전년 대비 고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종합 순위가 하락했다. 부문별 우수 기업도 눈길을 끈다. 고속성장 부문에서는 매출 10조 원 이상 기업 중 SK하이닉스, HMM, 한화오션, 고려아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고, 10조 원 미만 기업에서는 한화에너지, 삼양식품, 씨에스윈드, 크래프톤, 셀트리온이 이름을 올렸다. 투자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현대차, SK하이닉스가 선정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투자금액은 단일 기업 기준으로 압도적이었다.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기아, 현대차, 셀트리온, HMM 등이 포함됐다. 이 부문은 글로벌 1위 기업 대비 매출·수익 구조의 상대 경쟁력을 중심으로 평가된다. 지배구조 투명성 부문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 케이티앤지, 카카오, 삼성물산, 삼성전자, 유한양행이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건실경영 부문은 크래프톤, 오리온, 기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HMM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는 현대케피코, 에쓰오일, 코스맥스, 한일시멘트, SJG세종이, 양성평등 부문에서는 한세실업, 영원무역, 삼양식품, 현대케피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공헌 및 환경보호 부문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 SK케미칼, 한일시멘트, HD현대케미칼, LS전선이 우수기업으로 평가됐다. 이번 평가 결과는 단순한 재무성과를 넘어서 각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글로벌 경쟁력까지 아우른 종합적인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1위 등극은 반도체 산업 재편 속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적 경쟁력이 다시 한번 부각된 사례로 해석된다.
-
- 경제
-
SK하이닉스, 삼성·현대차 제치고 '최우수 기업' 선정
-
-
[신소재 신기술(174)] '셀카' 한 장으로 건강 상태 가늠⋯AI 알고리즘 '페이스에이지' 개발
- 단순한 얼굴 사진 한 장으로 실제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기존 의료진의 직관적 '눈대중' 판단에 과학적 정밀성을 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의학학술지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따르면, 하버드대 부속 병원인 매사추세츠 브리검 헬스(Mass Brigham Health)의 연구진은 사람의 얼굴 사진을 분석해 생물학적 연령을 산출하는 딥러닝 모델 '페이스에이지(FaceAge)'를 공개했다. 이 알고리즘은 6만 명이 넘는 건강한 고령자의 얼굴 데이터를 학습한 뒤, 방사선 치료 직전 촬영된 암 환자 6000여 명의 사진으로 검증을 거쳤다. 연구 결과, 암 환자의 생물학적 나이는 평균적으로 실제 나이보다 4.79세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기존 연령, 성별, 암 유형과 관계없이 환자의 예후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줬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고강도 치료의 적절성과 생존 가능성 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사추세츠 브리검 헬스의 종양학자이자 공동 수석 저자인 레이먼드 막(Raymond Mak) 연구책임자는 "페이스에이지는 환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정량화해 암 치료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75세지만 생물학적 나이가 65세인 건강한 노인은 고강도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지만, 60세이면서 생물학적 나이가 70세인 허약한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에이지는 기존 안면 노화 인식과 달리 백발이나 탈모보다 얼굴 근육의 미세한 변화 등을 더 중요한 요소로 반영한다. 연구진은 또한, 여덟 명의 의사에게 말기 암 환자의 사진만을 보고 6개월 내 사망 가능성을 예측하게 한 실험에서, 페이스에이지 데이터를 함께 제공했을 때 예측 정확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알고리즘이 조명, 화장, 성형 수술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연구진은 향후 약 2만 명 규모의 후속 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인종적 편향 여부에 대한 초기 점검에서는 유의미한 편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일반에 공개될 경우 생명보험사나 고용주 등에서 악용될 우려도 제기된다. 공동연구자 후고 에어츠(Hugo Aerts)는 "이 기술이 오로지 환자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도록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현재 일반 대중이 셀카를 업로드하고 생물학적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개 포털도 개발 중이다. 다만 상업적 의료 활용은 추가 검증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
- IT/바이오
-
[신소재 신기술(174)] '셀카' 한 장으로 건강 상태 가늠⋯AI 알고리즘 '페이스에이지' 개발
-
-
[단독] 삼성전자 일본법인, 日 법원서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 '무혐의' 판결
- 삼성전자 일본법인이 일본에서 제기된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하며 법적 위험을 해소했다. 도쿄지방법원은 심리 끝에 삼성전자 일본법인을 상대로 IT 기업이 제기한 모든 침해 및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소송은 한 IT 기업이 자사가 보유한 "고해상도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고 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 정보통신 장치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제품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특허 침해 소송의 주요 쟁점은 기술 구성요소의 일치 여부, 특허 권리범위의 해석, 그리고 피고 제품의 실제 기술 구현 방식이다. 도쿄지방법원은 심리 결과, 삼성의 스마트폰 제품들이 원고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삼성전자 일본법인의 스마트폰이 원고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는 삼성전자의 제품이 원고 특허의 핵심 기술 요소를 구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판결에 따라 재판부는 IT 기업이 삼성전자 일본법인에게 청구한 특허 침해 관련 모든 주장과 손해배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일본 법원이 특허권자의 주장 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하고, 실제 제품의 기술 구현과 특허 청구항이 일치하는지 세밀하게 검토하는 최근 경향을 반영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해당 특허와 관련된 제품의 일본 내 판매 및 기술 활용에 대한 법률 위험을 해소했으며, 이는 일본 시장에서의 영업 안정성과 기술 개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면 원고인 IT 기업은 판결문을 토대로 항소 등 추가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도 있다.
-
- IT/바이오
-
[단독] 삼성전자 일본법인, 日 법원서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 '무혐의' 판결
-
-
KDI "한국 경기 둔화 징후 본격화"⋯건설·수출 부진에 내수심리도 위축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진단했다. 12일 발표한 '5월 경제동향'에서 KDI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건설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미국 관세 인상 여파로 수출 둔화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3월 건설업 생산은 전년 대비 14.7% 급감했고, 대미 수출은 10.6% 줄었다. 소비·고용 지표도 취약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KDI는 기존의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보다 강한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미니해설 기사] 건설·수출 흔들리고 소비 회복 더뎌…KDI "한국경제, 경기 둔화 본격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경기 둔화 국면 진입을 경고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동향'에서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표현은 기존 '경기 하방 압력'보다 더 직접적인 표현으로, 본격적인 둔화기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3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건설업 생산이 14.7%나 급감한 영향이 컸다. 주거용·비주거용 건축과 토목 공사 모두 부진했으며, 국민계정상 1분기 건설투자도 -12.2%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침체가 내수 회복을 발목 잡는 양상이다. 미국 관세 인상, 수출 직격탄 4월 수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오히려 0.6%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관세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10.6% 감소했다. 자동차(-20.7%)와 철강(-11.6%) 등 주요 품목이 큰 타격을 받았다. 내수 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 판매가 3월에 10% 증가해 전체 소매판매는 1.5% 상승했다. 하지만 승용차를 제외하면 소매판매는 0.5% 증가에 그쳐 민간 소비의 회복력은 제한적이다. 숙박·음식점업은 전년 대비 3.7% 감소하면서 서비스 소비의 약세가 이어졌다. 고용지표, 겉보기와 다른 민낯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9만3000명 늘었지만, 이 중 15만5000명이 정부 재정 일자리 관련 부문이었다. 민간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11만2000명)과 건설업(-18만5000명)에서는 오히려 취업자가 감소했다. 청년층 실업률도 6.3%에서 6.6%로 소폭 상승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수입 증가에 힘입어 3월 14.1% 늘었지만,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BSI(설비투자전망)는 90으로 장기평균인 95를 밑돌았다. 이는 기업들이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가, 환율·정책 변수로 상승 압력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동일한 2.1%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 정책적 요인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그간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을 써왔지만 이번에는 '경기 둔화'라는 직설적 표현을 사용해,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둔화 흐름에 진입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대외 환경 악화에 따라 하반기에는 민간 주도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
- 경제
-
KDI "한국 경기 둔화 징후 본격화"⋯건설·수출 부진에 내수심리도 위축
-
-
[단독] 현대차·기아 '세타 II' 엔진 고질적 문제점 심층 분석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주력 엔진으로 활용해온 '세타 Ⅱ(Theta Ⅱ)' 엔진이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과 집단소송에 휘말리며 신뢰성 논란에 직면했다. 엔진 결함으로 인한 시동 꺼짐, 과도한 오일 소비 등 구조적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면서, 품질 리스크가 기업 이미지와 장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04년 소나타에 최초로 탑재한 '세타(Theta)' 엔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연비 개선과 출력 향상을 내세우며 한국 자동차 기술의 전환점을 상징했다. 현대자동차의 세 번째 올 알루미늄 엔진인 세타는 가솔린 4기통 자동차 엔진 제품군으로, 2004년 8월 한국에서 공개된 4세대 현대 소나타 세단(코드명 NF)에 처음 적용됐다. 알루미늄 블록 기반의 이 엔진은 이후 2009년 '세타Ⅱ(Theta II)' 엔진으로 진화했고, 소나타를 비롯해 싼타페, 투싼 등 주요 중형급 모델은 물론, 기아의 포르테, 옵티마, 쏘렌토 등 다양한 차량에 폭넓게 탑재됐다. 또한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HMMA)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자동차 공장 부지에 세타 II 엔진 공장을 건설했다. 그러나 세타Ⅱ 엔진은 수백만 대의 리콜과 미국 내 대규모 집단소송으로 이어진 심각한 결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2015년 현대차는 2011~2012년형 일부 모델에 대해 첫 리콜을 실시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 결과,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세타Ⅱ 엔진에서 금속 이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채 조립돼 크랭크축 인근에 잔류, 오일 순환을 방해하고 커넥팅 로드 베어링 손상 및 엔진 시즈(engine seizure)를 유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후 2017년 리콜 범위가 확대됐으며, 기아차 역시 동시기에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엔진 내부에서 노킹(knocking) 소리가 발생하거나 계기판의 엔진 경고등 및 오일 압력 경고등이 점등되면 이상 징후로 간주해야 하며, 이 경우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심각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킹 감지 시스템(Knock Sensor Detection System, KSDS)을 개발, 일부 차량에 장착하고 있으나, 완전한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또한 세타Ⅱ 엔진은 엔진 시즈 외에도 △ 흡기밸브 카본 축적 △ 오일 과소비 문제로 신뢰성에 지속적인 의문을 받고 있다. GDI(가솔린 직분사) 방식 특성상 연료가 흡기밸브를 통과하지 않고 연소실에 직접 분사되기 때문에, 장기간 운행 시 흡기밸브에 탄소가 쌓여 엔진 효율 저하 및 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오일 과소비 문제도 상당하다. 미국 자동차 소비자 불만 사이트인 카컴플레인트닷컴(CarComplaints.com)은 2011~2013년형 및 2015년형 소나타에 대해 "절대 피해야 할 모델(avoid like the plague)" 또는 "고물(clunker)" 등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경고했다. 2020년 기아가 발행한 정비 기술 공문(TSB)에 따르면, 2011~2022년 생산된 기아 차량 중 세타 및 일부 엔진이 오일 소모 과다로 인해 오일 슬러지 형성, 이상 마모, 카본 축적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공식 홈페이지 및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사이트를 통해 해당 차량이 리콜 대상에 포함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내연기관 기술에서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던 시점에 개발된 쎄타 엔진이 결과적으로 신뢰성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준 사례"라고 지적하며, "지속적인 결함 대응과 품질 개선이 없다면 장기적 경쟁력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 산업
-
[단독] 현대차·기아 '세타 II' 엔진 고질적 문제점 심층 분석
-
-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 '반토막'⋯강남·과천은 신고가 거래 비중 높아
-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서울 강남구와 경기 과천시 등 고가 단지 밀집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만3423건으로 전월(2만5456건)보다 47% 감소했다. 그러나 강남구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59.0%로,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과천시도 62.5%로 수도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입지 경쟁력이 높은 지역 중심의 선별 매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미니헤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급감 속 강남·과천 ‘신고가 행진’…고가 주거지에 매수세 집중 올해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47% 급감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와 경기 과천시 등 고가 단지 밀집 지역에서는 오히려 신고가 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이중적 양상이 포착됐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4년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만3423건으로, 3월(2만5456건) 대비 47.3% 감소했다. 전체적인 거래량 감소는 정책 및 제도 변화에 대한 시장의 관망 심리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직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7월 도입 예정인 DSR 3단계, 그리고 조기 대선 등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수요자들이 거래를 미루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고가 단지 밀집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서울 강남구다. 4월 한 달간 강남구의 전체 아파트 거래 가운데 59.0%가 종전 최고가 이상에 거래됐다. 이는 2022년 4월(53.7%)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긴 수치다. 강남구는 고급 주거지 수요가 풍부하고, 가격 하방 경직성이 강해 하락기에도 신고가 거래가 잦은 특성을 보인다. 그 뒤를 이어 용산구(46.2%), 양천구(44.0%) 역시 높은 신고가 거래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양천구는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돼 전월(25.9%)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밖에도 서초구(33.3%), 송파구(27.9%), 마포구(26.0%), 강동구(22.8%), 성동구(22.2%) 등 한강변과 주요 도심 지역도 20%를 웃도는 신고가 비중을 보였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도봉구(0.9%), 강북구(1.5%), 노원구(1.9%) 등은 1% 안팎에 머물렀고, 거래 자체도 크게 줄었다. 입지 경쟁력과 개발 기대감 차이에 따라 신고가 거래 비중이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시가 압도적이었다. 과천의 4월 신고가 거래 비중은 62.5%로 수도권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정부청사 이전, GTX-C 노선, 신도시 개발 등 다양한 개발 호재에 힘입어 강남권 수요의 대체지로 자리 잡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15.7%)는 판교 백현동 대형 아파트와 수내·서현동 리모델링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왔다. 부천시 오정구(15.4%)와 소사구(10.1%)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가격 부담이 낮은 중소형 구축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붙었다. 인천의 경우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었지만, 미추홀구만은 예외였다. 4월 미추홀구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7.5%로 인천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정비사업에 따른 신축 공급, 역세권 중심 브랜드 아파트의 매수세 유입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주택 시장이 '양극화' 흐름을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는 줄었지만 수요자들은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고 향후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한해 선별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직방은 "일부 고가 단지의 상승 거래는 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며 이른바 '앵커링 효과'를 통해 주변 단지 가격에도 간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 고가 단지의 신고가 거래는 해당 지역의 매물 호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의 회복 기대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는 처음 제시된 숫자나 정보(앵커)가 이후 판단이나 결정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아파트가 '신고가'에 거래됐다는 정보가 나오면, 근처 비슷한 단지나 같은 단지의 다른 매물들도 그 가격을 기준(앵커)으로 삼아 매도자가 호가를 높이거나, 매수자가 가격을 정당화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합리적인 근거보다 첫 제시 가격에 기대어 판단하게 되는 일종의 인지 편향이다. 한편, 향후 수도권 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 강화, 금리 향방, 공급 확대 여부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거래 양극화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강남, 과천, 용산 등 고급 주거지에 쏠리는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 산업
-
4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 '반토막'⋯강남·과천은 신고가 거래 비중 높아
-
-
[정책] 정부, 휴머노이드 로봇·항공엔진 기술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
- 정부가 로봇과 방위산업 분야 핵심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새롭게 지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관보를 통해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고시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구동기 및 항공 엔진 핵심 기술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가첨단전략기술은 총 19개로 확대됐다. 이번 지정은 기술 유출 방지와 체계적 육성 차원에서 외국인 투자 제한,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해 집중 지원된다. 정부는 휴머노이드 기술을 2027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첨단 항공 엔진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미니해설] '로봇+항공엔진' 국가전략기술로 격상…정부, 미래 산업 주도권 확보 나선다 정부가 차세대 산업의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구동기와 고출력 항공 엔진 부품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관보를 통해 관련 고시를 개정하고, 로봇과 방산 분야 각각 1개의 전략기술을 추가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체 지정 기술 수는 17개에서 19개로 확대됐다. 이번 지정은 지난해 12월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행정예고 등 절차를 거쳐 확정한 것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국가와 경제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산업 연관 효과가 큰 기술을 지정해 보호·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다. 이번에 지정된 기술은 '초속 3.3m 이상으로 이동하면서 전신 조작을 통해 20㎏ 이상의 중량을 운반할 수 있는 로봇 구동기 및 프레임 설계·제조·공정 기술'이다. 이는 인간과 유사한 동작이 가능하면서 실질적인 산업 활동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고성능 휴머노이드를 겨냥한 기술이다. 휴머노이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로봇으로, 산업 생산성은 물론 물류, 보건, 재난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9월 AI 대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휴머노이드 개발을 포함한 선도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7년까지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 전망도 밝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약 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AI 반도체, 센서, 모터 등 관련 부품 기술까지 연쇄 발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유·무인기용 1만5천lbf 이상 첨단 항공 엔진 핵심 소재·부품 기술'이 전략기술로 새로 지정됐다. 해당 기술은 차세대 전투기, 고성능 무인기 등 자주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국내 독자 개발이 성공할 경우 무기 수출 확대, 유지비 절감, 기술 자립에 따른 국부 유출 방지 등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3월 '민관 합동 첨단 항공 엔진 개발 TF'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국산화 개발 로드맵을 마련하고 타당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민간 기업과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진흥연구소(KDIT),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산업부는 "첨단 항공 엔진 기술 개발을 위한 특성화대학원 설립, 세제 혜택, 인프라 구축 등 다방면의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전략기술 보호와 함께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유도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고시 개정은 단순한 기술 보호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미래 먹거리 산업 확보와 경제·안보 통합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향후 다른 핵심 기술군에 대해서도 전략지정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
- IT/바이오
-
[정책] 정부, 휴머노이드 로봇·항공엔진 기술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
-
-
오픈AI와 MS, 오픈AI 조직 재편 위해 제휴조건 재검토
-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휴조건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오픈AI가 향후 상장할 수 있게 하면서도 MS가 인공지능(AI)기술에 대한 접근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에서 양사간 제휴 재검토가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MS가 제휴 계약이 기한을 맞는 2030년이후에 개발될 AI모델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는 대신에 오픈AI의 새로운 영리사업에 대한 지분 일부를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양사의 제휴 재검토는 오픈AI의 조직 재편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양사간 제휴계약은 MS가 6년전에 처음 10억 달러를 출자했을 때에 이루어졌으며 MS는 이후 추가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오픈AI와 MS는 이와 관련한 FT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이달 영리기업으로 경영주체를 전환할 계획을 단념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영리부분을 '공익목적사업(PBC)'으로 재편하는 조치를 계속 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비영리조직으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오픈AI의 영리화 계획과 관련해서는 공동설립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를 비롯해 전 직원과 전문가, 경쟁기업 등으로부터 반발이 거세지고 있었다.
-
- IT/바이오
-
오픈AI와 MS, 오픈AI 조직 재편 위해 제휴조건 재검토
-
-
[글로벌 핫이슈] '집중 포화' 속 美 방산주, 옥석 가리기 분주⋯AI 전쟁 승자는 누구?
- 군산 복합체에 격변이 닥치면서 방산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한 해 미국 주요 방산 기업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새로운 전쟁 방식과 기술 변화 속에서 오히려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한 해 노스롭 그루먼, 록히드 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 같은 방산업체는 두 가지 전선에서 격변과 마주했다. 첫째, 전쟁 양상이 급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값싼 드론이 인력과 장비 부족을 대체하는 무기로 등장했고, 중동에서는 무인 항공기가 공격, 정찰, 표적 지정 등 핵심 전투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 130억 달러(약 18조 1805억 원) 규모의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조차 수백만 달러짜리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자율 잠수함, 어뢰가 위협하는 시대다. 값싼 기술이 어떤 무기든 구식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긴 개발 기간과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은 비효율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둘째, 미 행정부의 혼란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는 예년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였다. 피트 헵세스 국방부 장관 인준은 J.D. 밴스 부통령의 결정권 행사로 겨우 통과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C.Q. 브라운 합참의장을 전격 해임했다. 이런 지도부의 혼란과 함께, 일론 머스크 같은 인사들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안두릴 인더스트리즈 등 신생 기업의 AI 기술이 기존 군사 프로그램을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결과적으로 록히드, 노스롭, 제너럴 다이내믹스, L3해리스 주가는 선거 이후 평균 10%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250억 달러(약 34조 9625억 원)가 증발했다. 표면적으로 방산 부문은 수년 동안 후위 방어전을 치러야 할 것처럼 보인다. "격변 속 사라지지 않는다"…전통 강자들의 반격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전통 방산업체도 변화에 적응하고 필요시 신무기 개발 능력을 입증해왔다. 군이 AI 기반 첨단 무기로 전환하더라도, 대형 전통 플랫폼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노스롭과 록히드 같은 기업만이 제트기, 함선, 탱크, 미사일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현재 방산 주요 계약업체 주가는 2011년 예산 통제법 당시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의 바이런 캘런 분석가는 파괴적 혁신 기업과 기존 기업의 경쟁 구도를 '아마존 대 반스앤노블이 아닌, 아마존 대 월마트'에 비유하며, 기존 기업의 저력을 강조했다. 값싼 기술의 역습…전쟁 양상 변화와 국방부의 고민 전쟁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화살이 총알로, 나무 선체가 철갑함으로, 프로펠러기가 제트기로 바뀌었듯,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로운 무기와 전략이 등장한다. 최근 전장은 신무기 실험실이다. 우크라이나는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시스템 메이븐 AI로 후티 반군 표적을 추적한다. 후티 반군은 RTX가 제조한 패트리엇 미사일로 드론을 요격하지만, 수백만 달러 미사일로 값싼 드론을 잡는 것을 "퀸과 폰을 맞바꾸는 것과 같다"는 비유가 나온다. 값이 저렴한 무기가 중요해지면서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진다. 기존 '원가 가산 계약'은 공급망 전반에서 비용을 부풀릴 잠재 문제를 안고 있다. 대신 회사가 가격을 제시하고 물품을 납품하는 '확정가 입찰 시스템'이 드론이나 탄약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는 논의가 제기된다. 국방부도 비용 효율성을 인지하고 있다. 미군은 이미 수십 개의 무인 시스템을 운용 중이며, 육군은 더 비싼 미래공격정찰기 프로그램(FARA)을 2024년에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무인 협업 전투기(CCA)를 지지하지만, 동시에 보잉에게 6세대 유인 전투기 프로그램 계약을 수여하는 등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방산업체는 필요시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 제1차 걸프전 당시, 전통 방산업체와 미군은 사담 후세인의 지하 시설 파괴용 벙커 버스터 GBU-28을 한 달 내 개발·배치하며 전쟁을 조기에 끝내는 데 기여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은 감찰관들을 해임하고, 내분으로 고위 관계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 위협까지 가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목표는 분명하다. 신기술을 빠르게 배치하여 중국 등 위협에 맞서 미국의 군사 우위를 유지할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군사 기구를 원한다. 세계 평화가 오지 않는 한, 미국은 앞으로 수년 간 GDP의 약 3%를 국가 안보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 회계연도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국방 예산 요청은 1조 달러(약 1398조 5000억 원)를 약간 웃돌며, 2025년 대비 13% 증가했다. 전년 대비 1130억 달러(약 158조 305억 원) 증가한 예산에는 함선 건조 확대, F-47 차세대 전투기 자금, 핵무기 현대화, '골든 돔' 미사일 방어막 개발 등이 포함된다. 제안일 뿐이지만 방산 부문에는 긍정 신호로 해석된다. 판 흔드는 '아마존형 스타트업' 등장 세부 사항에 따라 그림은 달라진다. 투자자에게는 더 많은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흘러가고 기존 대형사 비중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 주목할 만한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안두릴이 꼽힌다. 안두릴은 스페이스X가 우주 발사 산업에 했던 것처럼 방산 시장에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려 2017년 설립됐다. 트레이 스티븐스 공동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은 안두릴의 목표가 상용 기술에 소프트웨어와 AI를 결합해 더 저렴하고 유능한 제품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두릴은 아직 작지만 성장세다. 계약 수주 총액은 약 40억 달러(약 5조 5940억 원), 비상장 시장 가치는 약 300억 달러(약 41조 9550억 원)로 평가된다. L3해리스 시가총액 410억 달러(약 57조 3385억 원), 수주 잔고 330억 달러(약 46조 1505억 원)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안두릴은 "다양한 시장 부문에 많은 베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스타트업과 차별화된다고 바이런 캘런은 설명했다. 마크 인더스트리즈(저비용 공격 드론), 쉴드 AI(군용 하드웨어 AI) 등 다른 비상장 스타트업과, 상장사 에어로바이런먼트, 카르만 홀딩스, 크라토스 디펜스 앤 시큐리티 솔루션스(스마트 탄약과 드론 기술)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이들 신생 기업의 등장은 기존 방산업체들이 더 빠르고 저렴하게 움직이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에어로다이내믹 어드바이저리의 리처드 아불라피아 상무이사는 "새로운 경쟁이 있다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종목별 진단…옥석 가리기 나선 투자자들 투자자들은 안두릴 대신 에어로바이런먼트에 투자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스위치블레이드 체공형 정밀유도탄과 푸마 정찰 드론을 만든다. 우크라이나 정책 변동성으로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 2024 회계연도 총매출 38% (약 2억 7400만 달러)가 우크라이나발이었으나 이후 줄었다. 주가는 11월 선거 후 29% 하락했다. 최근 자율 시스템 업체 블루헤일로와 합병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제퍼리스 그렉 콘래드 분석가는 2026 회계연도 합산 매출 20억 달러(약 2조 7970억 원), EBITDA 약 3억 5000만 달러(약 4894억 7500만 원)를 예상한다. 그는 EBITDA가 25배 멀티플 또는 주가 190달러(최근 156달러 대비 22% 상승)를 정당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래드 분석가는 "에어로바이런먼트가 수주 잔고, 파이프라인, 블루헤일로와의 기회 등 현재보다 좋은 위치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배런스는 전통 방산업체 중에서는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가 사업 다각화로 유망하다고 꼽았다. 통합 임무 시스템, 우주와 공중 시스템, 통신 사업 외 2023년 7월 에어로젯 로켓다인 인수로 로켓 엔진 사업까지 확장했다. 골드만삭스 노아 포포낙 분석가는 L3해리스가 특정 프로그램에 집중되지 않아 예산 변화로부터 잘 보호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매수' 등급과 283달러 목표 주가(최근 216달러 대비 약 31% 상승)를 제시했다. 노스롭도 또 다른 승자로 꼽힌다. 스텔스 폭격기로 유명하지만, 항공우주, 미사일 방어, 핵무기, 감시, 무인 시스템, 우주 등 광범위하게 다각화되어 있다. 해군 6세대 유인 전투기를 개발하는 차세대 공중 방어(NAGD) 프로그램 계약을 보잉으로부터 따내면 추가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노스롭 주가는 2025년 예상 수익 19배로 록히드 마틴 대비 12% 프리미엄에 거래되지만, 모건스탠리 크리스틴 리와그 분석가는 정당한 프리미엄이라고 본다. 앞으로 3년 연간 9% 성장률은 록히드보다 2%포인트 빠르다. 리와그는 노스롭을 해당 부문 '최고 추천주'로 꼽으며, 570달러 목표 주가는 최근 467달러에서 22%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록히드 마틴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2024년 6월 배런스 추천주였으나, 11월 24일 일론 머스크의 유인 전투기 비난 트윗 이후 주가가 14% 하락하며 허리케인급 역풍을 맞았다. 현재 2026년 예상 수익 15.5배에 거래되며, S&P 500 지수 대비 15% 할인된 수준은 군사 지출 감소기였던 2011-2015년(10% 할인)보다 크다. 머스크의 트윗은 2조 달러(약 2797조 원) 규모의 국방 프로그램이자 회사 매출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F-35 전투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1억 달러(약 1398억 5000만 원)짜리 F-35는 스텔스, 첨단 센서, 수직 이착륙 등 고기능으로 유지보수 비용도 막대하다. 머스크가 비난하더라도 F-35는 미국의 공중 우위를 상징하며 수십 년간 운용될 전망이다. 버티컬 리서치 파트너스 롭 스탤러드 분석가는 행정부와의 긴장이 당분간 주가를 억누를 것으로 본다. 스탤러드 분석가는 록히드 주식에 대해 "록히드는 적절한 멀티플에, 공정하게 평가됐다"고 진단하며, '보유' 등급과 505달러 목표 주가(최근 467달러 대비 8% 상승)를 제시했다. 큰 폭으로 하락한 부즈 앨런 해밀턴 홀딩은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후 36% 급락했는데, 정부 효율성 부서의 정부 계약 손질 여파다. 회사 사업의 약 4분의 3이 국가 안보 관련이라 타격이 컸다. 하지만 부즈는 단순 컨설팅 기업 이상이다. 9·11 사태 후 미 안보 기관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했고, 12월 팔란티어와 협력해 미군 전투원에게 AI 기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공급한다. 'AI'와 '국가 방위' 조합 덕에 팔란티어는 2026년 예상 수익 163배에 거래되지만, 부즈는 약 16.6배에 불과하다. 헤드라인 리스크는 있지만, 수익은 앞으로 수년 간 11% 성장 예상되며(S&P 500보다 약간 빠름), 밸류에이션은 지난 5년래 최저 수준이다. 전쟁 양상은 변하지만, 부즈 같은 방산 기업들은 언제나 변화 속에서 이익을 창출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 IT/바이오
-
[글로벌 핫이슈] '집중 포화' 속 美 방산주, 옥석 가리기 분주⋯AI 전쟁 승자는 누구?
-
-
'디지털 전쟁의 미끼'⋯영국, 초정밀 디코이로 전장 판도 흔든다
-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조립식 디코이(Decoy·기만체)를 대규모로 제공하며 전장에서 전략적 기만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군은 챌린저-2 전차, 자주포, 방공시스템 등 실제 무기처럼 보이는 디코이를 '이케아 스타일' 조립키트로 제작해 우크라이나에 공급 중이다. 이 디코이들은 정찰위성, 드론, 열 감지기 등을 통해도 실제 무기처럼 인식돼 러시아군의 공격을 유도한다. 실제보다 더 많은 무기가 배치된 듯한 착시 효과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디코이들이 정교하게 설계돼 육안은 물론 첨단 정찰 기술로도 진위 구분이 어렵다고 분석한다. [미니해설] "가짜가 진짜를 이긴다"…영국, '조립식 디코이'로 러시아 속인다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은 단순히 드론과 인공지능만이 아니다. 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펼치고 있는 전략 중 하나는 의외로 '디코이(Decoy, 기만)'이다. 그것도 '이케아식 조립 키트'라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구현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영국군이 우크라이나에 제공 중인 첨단 디코이(기만체) 전략을 소개했다. 이 디코이는 단순한 모형이 아니다. 육안은 물론이고, 정찰 드론, 정찰위성, 적외선 감지기, 전자신호 탐지기까지도 실제 무기로 인식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고정밀 조립식 장비다. 디코이는 적의 유도탄이나 각종 탐지 장비들을 혼란시키고 교란하기 위해서 만든 가짜를 뜻한다. 전쟁에서 디코이의 사용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풍선 탱크, 목재 항공기 등으로 적을 혼란에 빠뜨린 사례가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정찰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환경에서는 단순한 모형만으로는 적을 속일 수 없다. 이에 따라 현대 디코이는 진짜 무기와 구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설계되며, 열 발생 장치나 금속 코팅, 전파 반사 재질, 모조 전자신호 등도 포함된다. 이케아식 무기 조립? 영국, '가짜 탱크'로 전선 뒤흔든다 영국군이 제공한 디코이 키트는 조립식 형태로 제작되어 우크라이나에 전달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전선에서 직접 조립해 배치하며, 몇 시간 안에 설치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로는 챌린저-2 전차, AS-90 자주포, 스타스트리크 방공미사일 발사기가 탑재된 스토머 장갑차 등이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 디코이들이 러시아군의 판단을 흐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디코이를 실제 무기로 착각해 파괴한 사례도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일부는 레이븐 방공시스템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디코이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디코이 전략은 전장에 배치된 무기의 숫자를 실제보다 과장되게 보이도록 만들어, 러시아군의 작전 계획 자체를 왜곡시키는 효과를 낸다. 영국 해병대 소속 올리 토드 대령은 "진짜 무기 5대를 보낼 때 디코이 30대를 함께 보내며, 25m 거리에서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고 말했다. 디코이 전략 핵심은 '레이븐 시스템' 디코이 전략의 핵심에는 '레이븐(Raven)' 시스템이 있다. 이는 영국군이 사용하던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ASRAAM)과 구형 항공기 부품을 재활용해 만든 지대공 방공 시스템으로, 전술 트럭에 탑재해 활용된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개발됐으며, 현재까지 400회가량 실제 전투에 투입됐다. 이 시스템은 이란제 샤헤드 드론과 순항미사일에 대해 약 70%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실전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젤렌스키 대통령 관저 방어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이 시스템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동시에 이 시스템의 디코이도 함께 배치돼 러시아군의 혼란을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디코이 전략이 단순한 보조 전술이 아니라, 실질적인 전력 증강 수단이자 전장 지형을 바꾸는 '비대칭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이러한 전략은 값비싼 첨단 무기를 줄이고, 저비용 고효율로 전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만은 전쟁의 고전적 수단이지만, 그 방식은 기술 발전에 따라 진화한다. 영국의 이케아식 디코이는 단순한 조립 키트가 아니라, 현대전의 교란과 위장을 결합한 최첨단 전술 자산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실험장이자, 효과를 증명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
- IT/바이오
-
'디지털 전쟁의 미끼'⋯영국, 초정밀 디코이로 전장 판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