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기후의 역습(17)] 기후 변화, 어린이 뇌 손상에 영향…가난한 어린이 위험 더 커
- 기후 변화의 가장 불평등한 측면은 지구를 달구는 탄소 배출에 가장 책임이 없는 사람들, 특히 빈곤층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노동 인구의 70%가 건강 위험에 노출되고 궁극적으로 약 10억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빈곤층이다. 영향을 받는 것은 환경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신체 자체라는 게 심각한 문제다.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저널에 실린 최신 연구는 기후 변화가 빈곤한 개인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사례로, 태어나기도 전인 태아의 뇌까지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네덜란드, 미국, 스페인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은 '네덜란드 R세대 출생 집단(Netherlands Generation R birth cohort)'로 알려진 환자 그룹에서 2681명의 어린이를 12년 이상 동안 관찰했다. ‘네덜란드 R세대 출생 집단’은 로테르담의 다민족 도시 인구를 대상으로 태아 생활에서 태어나 자라기까지의 예비 인구 집단에 대한 연구다. R세대 연구 결과는 임산부와 어린이의 건강 및 의료를 최적화하는 전략 개발에 활용된다. 이 연구는 처음에는 9896명의 임산부가 참여했지만 수년에 걸쳐 다수가 제외됐다. 연구는 특히 태아기에 겪는 극심한 더위와 추위가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했다.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네덜란드 출신이었으며, 10%는 수리남 또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출신이고 나머지는 튀르키예, 모로코 및 기타 다양한 국가 출신이었다. 참가자 75% 이상이 자녀가 9~12세가 되기 전에 실험 그룹에서 이탈했다. 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가구 소득이 월 2200유로를 초과하고 이전 자녀가 없는, 높은 교육 수준의 네덜란드 부모 출신이었다. 연구진은 이런 인구 통계학적 동질성이 연구 결과를 다소 왜곡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결과는 대단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수년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환자를 검사한 결과, 더위와 추위에 노출된 임신 초기 태아와 영유아는 청소년기 이전에 뇌의 미엘린(뉴런을 둘러싼 절연체)과 백질에 구조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았다. 또 이들의 뇌는 평균 확산도(MD), 즉 뇌 조직에서 물 분자가 쉽게 이동하는 정도가 감소했다. 그리고 이렇게 고통받는 아이들은 불균형적으로 저소득층 출신이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는 두뇌 발달이 왕성한 유년기에 추위와 열에 노출되면 백질 미세 구조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심각하게 진행 중인 기후 변화의 맥락에서 고려해야 할 큰 위험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팀은 보고서에서 "임신, 유아기 및 9~12세 어린이에게서 추위와 열 노출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예상되는 지구 온도 상승과 극심한 한파의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현재 진행 중인 기후 변화 비상 상황에서 이러한 영향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라고 썼다. 태아기나 초기 유아기 동안 극심한 더위나 추위에 노출된 어린이들이 건강한 백질, 즉 지적 활동, 신체 균형 유지 등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발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는 온도와 관련된 뇌의 물리적 구조를 조사한 최초의 분석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는 평가다. 지금까지는 온도에 따라 어린이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조사했을 뿐, 행동 관찰을 뇌의 물리적 구조에 직접적으로 연관시킨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가속하는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시급히 개발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IT/바이오
-
[기후의 역습(17)] 기후 변화, 어린이 뇌 손상에 영향…가난한 어린이 위험 더 커
-
-
노인 절반, 월 소득 80만원 미만⋯여성 노인 빈곤 심화
- 우리나라 노인 중 절반 가까이가 월 소득이 80만원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 노인 중엔 여성과 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더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8일 제1차 통계·행정데이터 전문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로 분석한 한국 빈곤 노인의 특성'에 대해 논의한다고 7일 밝혔다.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는 전 국민의 20%(약 1000만 명)를 표본으로 부처별 자료를 모아서 만든 통합데이터다.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에 해당하는 빈곤 노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성별 분포(가처분소득 기준)는 여성 60.3%, 남성 39.7%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은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으로 개인소득에서 세금 등을 제하고 연금 등 이전소득을 보탠 것이다. 빈곤 노인의 지역별 분포에서는 수도권 거주자가 39.6%로 제일 많았다. 이어 경상권 거주자가 전체의 30.5%, 전라권 거주자가 13.4%였다. 이들의 가처분소득 수준은 빈곤하지 않은 노인보다 1000만 원가량 낮았다. 비(非)빈곤 노인의 연 가처분소득이 1797만원인데 비해 빈곤 노인의 연 가처분소득은 804만원이었다. 연금·사회보장금을 제외한 빈곤 노인의 시장소득은 연 평균 고작 135만원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대부분의 소득이 국가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빈곤 노인이 전체 노인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45.6%였다. 성별로 보면 여성 노인 빈곤율이 49.0%로 남성 노인 빈곤율인 41.2%보다 8%포인트 정도 높았다. 다만 이같은 빈곤율은 용돈 등 사적 이전 소득 등을 제외한 것으로,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한 빈곤율 대비 5∼7%포인트가량 높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통계청 기준 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가처분소득)였다.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빈곤율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초기 노인인 60∼69세의 빈곤율이 35.0%로 가장 낮았고 나이대에 따라 점점 높아져 80세 이상에서는 56.5%가 빈곤 노인이었다. 지역별 노인 인구 대비 빈곤 노인의 비율을 따져 보면 농어촌 지역이 가장 높았다. 농어촌의 노인빈곤율은 가처분소득 기준 57.6%였고, 중소도시가 47.0%, 대도시 42.1% 순이었다. 성별·지역별 노인빈곤율을 합산해 파악한 결과 '여성이면서 농어촌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남성이면서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빈곤율이 22.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 생활경제
-
노인 절반, 월 소득 80만원 미만⋯여성 노인 빈곤 심화
-
-
아르헨티나 대선 우파 '밀레이' 당선, 정권 교체
- 남미 2대 경제국 아르헨티나에서 극우 자유주의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53)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대선 결선 개표율 90% 가까이 진행된 가운데 밀레이는 득표율 56%를 기록해 중도좌파 경제장관인 세리히오 마사(51) 후보의 득표율 44%를 앞서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적이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이로써 정권 교체를 맞게 됐다.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깜짝 1위에 오르며 아르헨티나의 변화를 예고했던 밀레이 당선인은 지난달 본선 투표에서는 마사 후보에 밀렸지만 이날 두 후보 간 결선 투표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마사 후보는 19일 밤 기자회견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마사는 밀레이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하고 일선 정치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히며 "아르헨티나 국민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마사는 "분명히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는 아니다"라며 "밀레이가 향후 4년간 아르헨티나 를 이끌 대통령으로 선택됐고 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밀레이는 53세 경제학자 출신으로 자칭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로 통한다. 종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비교된다. 과격한 언행과 극단적 선거 공약 때문이다. 그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인플레이션을 근절하겠다는 의미로 그동안 유세현장에서 전동 전기톱을 휘둘렀다. 아르헨티나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142.7%에 달한다. 또 밀레이는 페소가 "똥만도 못하다(not worth excrement)"며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무분별한 정부 지출을 중단하고 페소화를 버리고 미국 달러화를 사용하며 중앙은행을 없애버리겠다고 공언했다. 또 낙태를 금지하며 무기 판매를 자유화하고 인체 장기 판매시장을 개방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토르쿠아토 디 텔라 대학의 카를로스 게르바소니 교수는 AFP통신에 "아르헨티나는 50년 동안 거시경제적, 사회적 재앙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치를 뒤흔들고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틱톡에 정통한 외부인 밀레이의 등장은 수십 년간 이어진 아르헨티나의 쇠퇴와 침체의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20년 만에 최악의 아르헨티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재정적 고통이 수반된 선택이 불가피하다. 재정 축소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치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불안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공공부채는 4000억달러가 넘고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은 바닥 밑 지하로 내려 갔고 신용라인은 사라졌다. 그동안 정부는 연료, 교통, 전기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붓고 수 백만명이 사회복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빈곤율은 40%가 넘는다. 또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페소화 가치가 공식 환율보다 150%나 높은 상황에서 엄격하게 통제되는 페소화의 평가절하가 불가피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은다. 평가절하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급등시켜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미 5명 중 2명이 빈곤선 아래에 있는 상황에서 이 수치가 훨씬 더 높아지면 거리에 시위대가 넘쳐나고 사회 불안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위험이 있다. UBS는 아르헨티나의 사회 불안이 "투자자들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자는 오는 12월 10일 임기 4년의 대통령에 취임한다.
-
- 경제
-
아르헨티나 대선 우파 '밀레이' 당선, 정권 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