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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유의⋯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개선"
-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개선을 전망하면서도 미 관세 정책과 글로벌 AI 투자 조정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경고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수출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서울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재확대 가능성 등 금융 불균형 리스크가 병존하는 만큼 통화정책은 신중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미국의 관세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 부각 등에 따라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정책 추진과 반도체 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기조적으로 하락 전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용 총재는 "내수 회복과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국제 유가와 환율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연율 10%를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금융 불균형 누증 우려도 제기됐다. [미니해설] '성장 개선' 속 변동성 경고…통화정책은 신중 모드 한국은행이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 '상당 폭 개선'을 예고하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불안 요인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았다. 성장률 상향 기대와 자산시장 리스크가 교차하는 국면에서 통화정책의 운신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내수 회복과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회복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 호조와 공급자 우위 상황이 이어지면서 최소 올해까지는 추세를 웃도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한다. 상방 요인으로는 '피지컬 AI' 확산 등 신산업 수요 확대가 꼽혔고, 하방 요인으로는 AI 투자 조정 가능성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제시됐다. 한은은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글로벌 교역과 금융시장에 파급력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반영해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AI 기업의 고평가 논란과 수익성 검증 이슈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조정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기조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변동성 확대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율 역시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지속,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 수급 요인과 달러·엔화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외 차입 여건과 외화 유동성은 양호하며, 정부가 낮은 가산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는 보다 경계적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과열은 다소 진정됐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연율 기준 10%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 3구보다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의 상승폭이 더 확대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는 시장 열기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계대출 역시 잠재 리스크로 지목됐다.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될 경우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노력과 최근 대출 금리 상승은 일부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물가는 목표 수준인 2%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은 국내 물가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이 총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경기·물가·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기 완화나 긴축 전환을 단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장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자산시장 과열과 금융 불균형 우려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정책 신중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과 대미 투자 재원 문제도 언급됐다. 한은은 대미 투자 소요 재원은 보유 외화자산 운용수익 범위 내에서 충당할 계획이며,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공사 손실 누증 시 정부 보전 필요성 등 제도적 전제도 함께 언급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과 '높은 변동성'이라는 두 축 위에 서 있다. 반도체 호황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미 관세 정책과 AI 투자 조정, 자산시장 과열 가능성은 변동성의 근원으로 남아 있다. 한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성장 회복을 긍정하되, 자산시장과 금융 불균형의 누증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낙관과 경계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이다. 코스피의 방향성보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 관리이며, 부동산과 가계부채 흐름은 통화정책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은은 '성장 개선'이라는 희망 신호와 함께, 정책의 나침반을 여전히 신중 쪽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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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유의⋯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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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 묵호 사용 설명서(2회)
- 묵호는 어떤 도시인가? 우리는 도시를 정의하는 가장 정직한 방법에 대해서 그 도시에 무엇이 살아남았는가를 본다.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기항지이자 희망의 땅 묵호였다. 개발이 비껴간 자리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무엇이 버티고 있는가. 묵호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살아남은 것들 앞에서 멈춘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무언가. 낡음인데 낡음이 아닌, 쇠락인데 쇠락이 아닌 그 감각. 묵호는 그 감각의 도시다. 그렇다면 묵호는 어떤 도시인가. 나는 이 질문을 나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언어에서 먼저 찾아보기로 했다. 작가 김훈은 바다에 대해 이렇게 썼다. 바다는 육지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그 말을 묵호에서 떠올리면 이상하게 잘 맞는다. 묵호는 강원도 동해안의 끝자락에 붙어 있다. 지도 위에서 보면 육지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자리에 항구가 있다. 그 끝에서 배가 출발하고, 그 끝에서 파도가 돌아온다. 끝이 시작되는 곳. 묵호는 그런 도시다. 끝과 시작이 같은 자리에 있는 도시는 독특한 기질을 갖게 된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으므로 버티는 법을 먼저 배우고, 버티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 모이므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묵호 사람들의 말투에는 그 기질이 배어 있다. 과장이 없고, 빠르지 않고, 무겁지 않다. 바다를 옆에 두고 사는 사람들의 언어는 대체로 그렇다. 바다가 이미 매우 크기 때문에, 의외로 바닷가 사람이면서 말을 크게 할 필요가 없다. 철학자 가스통 루이 바슐라르는 그의 책 『공간의 시학』에서 장소가 인간의 내면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장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장소 또한 사람을 만든다는 것. 어떤 공간에서 오래 살면 그 공간의 논리가 몸 안에 들어온다. 묵호라는 공간의 논리는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경사라고 생각한다. 이 도시는 평평한 공간이 도로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항구에서 논골까지, 바다에서 언덕 꼭대기까지, 묵호는 끊임없이 오르거나 내려간다. 그 경사가 이 도시 사람들의 몸에 들어갔다. 쉬운 길을 찾지 않는 습관, 가파른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 묵호 사람들은 비탈을 평지처럼 걷는다. 바슐라르의 말을 더 빌리면, 집은 우주의 첫 번째 세계다. 그렇다면 항구는 무엇인가. 나는 항구가 세계의 첫 번째 문이라고 생각한다. 나가는 문이기도 하고, 돌아오는 문이기도 한. 묵호항은 그 문이 아직 열려 있는 도시다. 새벽에 배가 나가고, 저물녘에 배가 돌아온다. 그 반복이 수십 년 쌓인 자리에 묵호가 있다. 노벨상에 빛나는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바다는 인간에게 겸손을 가르친다고 했다. 파도가 아무리 거세도 결국 돌아오고, 아무리 잔잔해도 언제든 뒤집힌다는 것. 그 앞에 서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지를 배운다. 동해는 지중해보다 거칠다. 묵호의 바다는 특히 그렇다.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도시 전체에 울린다. 그 소리를 들으며 자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겸손해진다. 자신이 설계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바다가 매일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내가 논골담길을 기획하면서 가장 자주 부딪혔던 것도 그 겸손이었다. 아무리 좋은 기획이어도 이 도시의 논리를 이길 수 없다. 묵호는 외부의 언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카뮈의 말처럼, 이 도시 앞에 서면 기획자도 겸손해진다. 그것이 이 도시의 첫 번째 가르침이었다. 박경리는 소설 『토지』에서 장소는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썼다. 어디서 태어났는가, 어떤 땅 위에서 살았는가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그 통찰을 묵호에 적용하면, 묵호에서 태어나 묵호에서 자란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보인다. 오징어 건조대가 있는 골목을 걸어서 학교에 가는 것, 방파제를 오후 산책 코스로 아는 것, 새벽 경매 소리를 자장가처럼 듣고 자라는 것. 그 감각들이 쌓여 한 사람의 세계관이 된다. 묵호 출신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무언가가 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만나면 느껴지는 것. 덜 꾸미고, 덜 서두르고, 불필요한 그것을 채우려 하지 않는 어떤 태도. 그것이 이 도시가 사람에게 입히는 기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장소가 운명을 결정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면, 묵호는 버티는 사람을 만드는 도시다. 시인 정지용은 바다를 처음 본 순간을 이렇게 노래했다. "넓고 넓은 바다는 끝이 없고, 그 앞에 선 자신이 어린아이처럼 작아진다"라고. 묵호의 바다도 그런 바다다. 지금 글을 쓰는 동해시 일출로 121번지 논골담길 커먼즈 역시 그런 곳이다. 묵호는 어느 골목 모퉁이를 돌아도 문득 바다가 나타나는 도시. 시야가 갑자기 열리고, 수평선이 쏟아지고, 자신이 지금까지 걷던 골목이 얼마나 좁았는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 그 갑작스러운 열림이 묵호를 나 홀로 여행지로 만든 이유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좁고 가파른 골목을 혼자 걷다가 갑자기 열리는 수평선. 그 대비가 주는 감각은 혼자일 때 더 강하게 온다. 둘이면 그 순간 말이 나온다. 혼자면 그 순간 침묵이 온다. 그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안의 무언가와 대면한다. 묵호가 비움의 도시가 되는 것은 그 지형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묵호는 어떤 도시인가. 나는 여러 사람들의 언어를 빌려 이 질문에 답하려 했지만, 결국 내 답은 이렇다. 묵호는 7번 국도를 이어가는 강원 영동 남부의 끝자락에 있는 도시인데 끝이 아닌 도시다. 천천히 변하는 도시, 원형이 남아 있는 도시고 원형이 힘인 도시다. 경사진 도시인데 그 경사가 기질이 된 도시다. 바다가 겸손을 가르치는 도시이고, 골목이 버팀을 가르치는 도시다. 그리고 지금, 혼자 오는 사람들에게 비움을 허락하는 도시다. 이 도시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는 그것은 오만한 일일지 모른다. 묵호는 정의되기를 거부하는 도시다. 정의되는 순간 소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묵호 사용 설명서 이번 회에서 답을 내리는 대신 질문을 계속 열어두기로 한다. 묵호는 어떤 도시인가. 이 연재가 끝날 때, 독자 각자의 답이 생겨 있기를 바란다. 장소는 결국 그 장소를 경험한 사람의 수만큼 다른 이야기를 가진다. 묵호도 그렇다. <편집자주> 조연섭 -문화 기획자, 브런치 작가, 논골담길 기획 조연섭 작가는 숨겨진 원형을 발굴해 현대적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문화 기획자이자 작가다. 언더그라운드 방송 DJ와 아나운서를 거친 방송인 출신으로, 2004년 동해문화원 공채 사무국장으로 임용 한국문화원국장협의회 수석부회장을 역임하고 2025년 12월30일 퇴직했다. 그는 그동안 지역의 역사와 유휴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인구 소멸 시대의 실천적 해법을 제시해 왔다. 그의 기획력은 공간 재생과 로컬 브랜딩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묵호 '논골담길' 프로젝트를 통해 청와대에서 창조경제 성공 사례를 발표하며 문화 담론을 주도했다. 또한, 방치된 양조장을 커뮤니티 거점으로 복원한 '강원막걸리학교(막걸리 익는 홍월평)'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와 공동체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했다. 예술적 감각 또한 남다르다. 국가유산청 공모로 뮤지컬 '동해의 선선 심동로'와 '동해랑'을 기획하여 지역민에게는 자긍심을, 관광객에게는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로컬 콘텐츠의 전형을 만들었다. 이러한 공로로 대한민국 문화원상 '창의 인재상'을 받았으며, 전국 문화원 임직원을 대상으로 추진한 지역 문화경영 고급 아카데미 전국 1위와 함께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공론장 '논골담길 커먼즈'와 함께 24시 문화 순환 체계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브런치 작가로서 《논골담길》, 《맨발 걷기》 등의 브런치 북을 발간하며, 현장의 기록을 글에 담아 사람과 공간을 잇는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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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 묵호 사용 설명서(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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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당 담합 조사 착수⋯업계, 잇단 3~5% 가격 인하
-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분 및 당류(전분당) 시장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관련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하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상, 삼양,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의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조CPK는 전분·물엿·과당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5% 인하한다고 밝혔고, CJ제일제당도 B2B와 B2C 제품 가격을 최대 5% 낮추기로 했다. 대상 역시 올리고당과 물엿 가격을 5% 인하했다. 공정위는 밀가루·설탕 등 생활 원재료 시장에 대한 조사도 병행 중이다. [미니해설] 가격 내리는 전분당 업계…담합 조사 파장 어디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분 및 당류(전분당) 시장의 담합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하자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점 구조로 형성된 국내 전분당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점검이 시작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공정위는 대상, 삼양,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은 국내 전분당 시장을 사실상 분할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다. 전분과 물엿, 과당 등은 식품·음료·제과·제빵 산업의 핵심 원재료로, 가격 변동이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업체들은 잇달아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사조CPK는 전분, 물엿, 과당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5% 인하한다고 밝혔다. 적용 범위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기업간거래(B2B), 소비자용(B2C) 전반을 아우른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변동을 반영하고 파트너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달 B2B 전분당 가격을 3~5% 낮춘 데 이어, B2C 제품 가격도 최대 5% 인하하기로 했다. 대상도 올리고당류와 물엿 등 주요 소비자 제품 가격을 5% 인하한다고 발표했으며, B2B 가격도 평균 3~5% 낮출 계획이다. 가격 인하의 명분은 '국제 원재료 가격 반영'과 '물가 안정 동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시점에 주목한다. 담합 조사 착수 직후 연쇄적인 가격 인하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점 시장에서는 가격 결정이 경쟁이 아닌 '묵시적 합의'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공정위의 문제의식이다. 전분당 시장은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산업 특성상 국제 곡물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국제 원재료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는 점은 가격 인하의 배경이 될 수 있다. 다만 원가 하락이 실제로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조사는 전분당에 그치지 않는다. 공정위는 밀가루와 설탕 등 생활물가와 직결된 원재료 시장에 대해서도 전방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담합 혐의로 제분·제당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 기업도 최근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은 설탕과 밀가루 B2C 전 제품 가격을 인하했고, 삼양사도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낮추기로 했다. 사조동아원은 밀가루 가격을 평균 5.9% 인하했고, 대한제분도 일부 제품 가격을 4.6% 내렸다. 담합 의혹과 가격 인하가 맞물리며 시장 구조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점 구조'다. 소수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한 구조에서는 가격 변동이 동시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명시적 합의가 없더라도 서로의 가격 정책을 관망하며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의식적 병행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강조한다.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맞물려 원재료 업체에 대한 사회적 압박도 커진 상황이다. 소비자 체감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식품 원재료 가격은 정치·경제적 민감도가 높다. 이번 조사와 가격 인하 조치는 단기적 물가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개편과 경쟁 촉진 여부가 관건이다. 과점 시장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신규 진입 장벽 완화, 유통 구조 개선, 원가 공개 투명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가격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생활 물가와 직결된 원재료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과점 구조의 건전성에 대한 시험대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 질서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격 인하 발표가 '선제적 책임 이행'으로 평가될지, 아니면 '조사 대응'으로 해석될지는 향후 공정위의 판단과 시장의 반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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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당 담합 조사 착수⋯업계, 잇단 3~5% 가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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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 증가율이 3%대에 머물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보다 12만원(3.3%) 늘었다. 중위소득은 288만원으로 10만원(3.6%) 증가했다. 대기업은 613만원,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각각 3.3%, 3.0% 늘었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격차가 유지됐다.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고, 70세 이상 증가율(5.8%)이 가장 높았다. [미니해설] 임금 둔화 속 고령층 약진…청년층 체감 소득은 왜 더 낮은가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증가율이 3%대에 그치며 사실상 '저성장 임금 구조'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12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 대비 12만원(3.3%)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2023년 2.7%보다는 소폭 반등했지만, 2022년 6.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표면적으로는 임금이 늘었다. 그러나 증가 폭은 물가 상승과 체감 비용 증가를 고려하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위소득 역시 288만원으로 3.6% 증가했지만, 분포의 중심이 크게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 규모별 격차는 여전히 구조적이다. 대기업 평균소득은 613만원으로 20만원(3.3%) 늘었고,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9만원(3.0%) 증가했다. 증가율은 비슷하지만 절대 격차는 300만원을 넘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레벨 차이'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성별 격차도 유지됐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약 1.5배 차이를 보였다. 증가율은 모두 3.6%로 동일했지만,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격차는 그대로다. 노동시장 내 직무·근속·산업 분포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령 구조 변화다. 40대가 평균 46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445만원), 30대(397만원), 60대(293만원), 20대(271만원) 순이었다. 특히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데이터처는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60세 이상을 60대와 70세 이상으로 세분화했다. 70세 이상 평균소득은 165만원으로 절대 수준은 낮지만, 증가율은 5.8%로 가장 높았다. 보건·사회복지업을 중심으로 돌봄 수요가 확대되고,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청년층의 소득 증가율은 20대 3.0%, 30대 2.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층의 노동시장 잔존과 확대가 청년층의 일자리 구조와 경쟁 구도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시장 ‘연령 역전’ 현상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근속기간과 소득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명확했다. 근속 20년 이상은 평균 848만원, 10~20년 미만 608만원, 5~10년 미만 430만원 순이었다. 장기 근속이 소득 상승의 핵심 경로임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신규 진입자의 소득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산업별 편차도 크다. 금융·보험업 평균소득은 777만원,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은 699만원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숙박·음식업은 188만원, 협회·단체·기타 개인서비스업은 229만원에 그쳤다. 산업 구조 자체가 임금 격차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일자리'는 취업자와 다른 개념이다.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고용 위치를 점유할 경우 각각 하나의 일자리로 집계된다. 이는 다중 직업 구조가 확대될수록 통계상 일자리는 늘어나지만 개인 체감 소득은 반드시 개선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통계는 세 가지 신호를 던진다. 첫째, 임금 증가율 둔화의 구조화. 둘째, 고령층 소득 상승과 청년층 정체의 교차. 셋째, 기업·산업·성별 격차의 지속이다. 노동시장은 단순히 평균값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평균 375만원이라는 숫자 뒤에는 188만원의 숙박업 종사자도 있고, 777만원의 금융업 종사자도 있다. 고령층의 참여 확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청년층의 소득 정체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주택·결혼·출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금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 체력의 바로미터다. 증가율 3.3%라는 수치는 회복과 둔화 사이, 그 미묘한 경계선 위에 한국 노동시장이 서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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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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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트럼프 글로벌 관세 15%, 미·EU 무역 '균형' 흔들 위험"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인상 움직임이 미·EU 간 무역관계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CBS 인터뷰에서 "무역 관계자들이 익숙해진 균형이 다시 흔들리면 비즈니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차에 타기 전 도로 규칙을 알아야 하듯 무역도 명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에 향후 조치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지난해 체결한 무역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미니해설] '균형의 붕괴' 경고한 ECB…트럼프 관세에 유럽 통화·무역질서 시험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다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는 달라졌지만 보호무역 기조는 유지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의 균형 상태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지난해 7월 미국과 EU는 미국이 EU 회원국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EU가 향후 수년간 6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타협을 이뤄냈다. 관세 인하와 대규모 투자라는 교환 조건을 통해 양측은 새로운 ‘균형점’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 균형이 정책 예측 가능성 위에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차에 타기 전에 도로 규칙을 알고 싶다"며 무역에서도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소급 적용되거나 환급 여부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장기 계약과 공급망 설계를 전제로 움직이는데, 관세 체계가 수시로 바뀌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특히 ECB 수장으로서 라가르드 총재가 우려하는 지점은 무역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환경에 미칠 파장이다. 관세는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흔들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의 최종 부담자가 된다는 그의 언급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그는 "관세 대부분은 미국 수입업체가 부담했고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경로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유럽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EU 기업의 대미 수출 가격 경쟁력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미국 내 생산기지 확대를 요구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유럽 산업정책과 투자 전략 전반에 재조정을 요구하는 신호다. EU 집행위원회는 즉각 반응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미국 측에 향후 조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지난해 체결한 무역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합의의 법적·정치적 구속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유럽의회가 대미 무역합의 승인을 추가로 보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합의 이행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유럽 내부의 정치적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균형(equilibrium)' 언급은 경제학적 의미를 내포한다. 무역관계는 단순한 관세율의 합이 아니라 투자·환율·금리·소비심리 등이 맞물린 복합적 시스템이다. 한 축이 흔들리면 다른 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특히 미·EU 관계는 세계 교역의 핵심 축인 만큼, 작은 균열도 글로벌 시장에 파급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은 국내 정치적 계산과도 맞물려 있다. 보호무역을 통해 제조업과 노동자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무역 상대국의 보복과 공급망 재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이 미국과의 합의를 재검토하거나 승인을 지연할 경우, 양측 간 신뢰 자산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이번 ECB 총재 발언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라가르드 총재가 반복해 강조한 '명확성'은 기업과 금융시장이 요구하는 최소 조건이다. 관세 환급 여부, 적용 범위, 기간 등 세부 규칙이 불투명하면 투자 결정은 지연되고 자본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한다. 이는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행정부 권한에 대한 제동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러나 행정부가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해 관세를 유지한다면 정책 불확실성은 지속된다. 유럽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경고는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시스템 안정에 대한 요구다. 미·EU 간 균형이 무너질 경우 그 여파는 대서양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세율 경쟁이 아니라,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재확인이라는 점을 유럽은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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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트럼프 글로벌 관세 15%, 미·EU 무역 '균형' 흔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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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18회)
- 제18회 자신의 입술을 향해 다가오는 미상 씨의 입술을 감지한 희정 씨가 눈을 뜨고 말한다. "미상 씨, 안 돼요." 슬픔의 운명과 그 어떤 서러움의 기운이 입술과 입술 사이에서 맴돈다. "이 세상을 떠날 때 난 나 자신하고만 헤어지고 싶어요. 미련을 남긴 채 떠나진 않겠어요. 그러니 그만!" 미상 씨는 멈췄고 희정 씨는 슬그머니 눈을 감는다. "내게 애절한 감정을 지닌 사람을 이 세상에 남겨두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미상 씨는 내가 떠난 뒤 누군가를 사랑해야 해요. 그분을 위해 첫 키스를 고이 간직하게 있으세요." 미상 씨는 자신의 손바닥에서 옹크리고 잠든 다람쥐를 어루만지듯이 희정 씨의 볼과 어깨를 매만진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나 하지 못한다. 희정 씨와 처음 만나 당황스러운 상태에서 희정 씨네 집을 드나들고 희정 씨를 돕기 전까지 미상 씨는 다람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유튜브 채널에 탐닉했다. 너무나 외로웠던 탓이다. 다른 그 어떤 대상에도 애정을 가질 수 없었고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그가 시청하던 다람쥐 채널 유튜버는 캐나다 온타리오 숲속 호숫가에서 외국인 남편과 사는 한국인 여인이었다. 잠든 희정 씨를 남겨두고 돌아서면서 미상 씨는 그 여인을 떠올렸다. 야생 다람쥐와 친하려고 해바라기 씨가 담긴 손바닥을 내민 자세로 하염없이 기다리던 여인의 손바닥에 패인 손금을 생각했다. 사랑은 기다림이고 상대방의 뜻에 복종하는 배려와 희생의 태도라는 사실을 그 손금이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미상 씨는 코코와 초코에게 츄르를 줬다. 접시에 담긴 츄르를 먹느라 고개를 숙인 그들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미상 씨가 말한다. "사랑해 코코와 초코야. 봄이 오면 공원으로 산책을 가자." 그런 뒤 미상 씨는 인터넷을 통해 창덕궁 후원 관람권을 예매했다. 희정 씨가 진료받으러 종합병원에 가는 날을 골라 일시를 잡았다. 일주일 뒤 수요일 오후였다. 희정 씨는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이 빌라로 이사 오기 전까지 미상 씨에겐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희정 씨도 코코와 초코도 모르고 살던 그 시절 그에겐 운명과 같은 가난과 소설가로 살아가겠다는 욕망과 그리고 어젯밤에 쓴 자신의 소설이 인쇄된 A4용지에 내리치는 아침의 햇살과 거울에 비친 자신의 알몸과 소설 쓰기 위해 각목과 합판으로 만든 의자를 겸한 침상이 있었다. 그 다섯 가지가 그의 친구였고 운명의 표징이었으며 그의 모든 것이었다. 희정 씨를 만난 뒤 미상 씨는 희정 씨의 몸종과 같이 굴면서 행복했다. 그렇게 지낸 지난 삼 년 동안 미상 씨는 희정 씨가 시키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거절하거나 이유를 달지 않았고 기쁨으로 복종했다. 그랬기 때문에 신춘문예에 당선할 수 있었고 상금으로 중고 해치백 승용차를 살 수 있었고 쿠팡 카플렉서로 독립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소설가가 된 뒤 일 년이 지나지 않아 소설집을 출간할 수 있었던 행운도 희정 씨의 조력과 응원 덕분이었다. 도발적인 단편소설 기고와 출간요청은 희정 씨 아이디어였고, 그래서 출간한 소설집은 많이 팔리지도 않았고 경제적 보탬이 되지도 못했지만, 어쨌든 등단한 지 한 해 만에 소설가라는 직업인의 기반을 반듯하게 만들었다.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들이게 된 정황도 희정 씨가 만들었다. 핸드폰으로 이리저리 고양이 분양을 알아보던 희정 씨가 어느 날 기쁜 음성으로 말했다. "드디어 장거리 운전할 기회가 왔어요." 경남 거창까지 새끼 고양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고 희정 씨는 말했다. "교통량이 적은 새벽에 떠나면 아침나절 도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서둘러 돌아오면 점심시간이 돼요." 남쪽으로부터 폭풍우가 올라온다는 기상경보가 발령된 날이었다. 미상 씨는 서툰 운전실력으로 경부고속도로에 올랐다. 새벽이었다. 경남 거창 산골에 있다는 아기 고양이와 함께 그 뒤에서 불어닥치는 비바람을 영접하러 달려갔다. 이태 전 초여름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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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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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장관 "미 15% 관세 현실화 대비⋯한미 합의 이익균형 지킨다"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와 관련해 "한미 관세 합의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301조 등 대체 수단을 통한 관세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 적용될 경우 우리 기업의 경쟁 여건 변화가 예상된다며 수출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 대책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 작업은 변함없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니해설] 'IEEPA 판결' 이후 통상전선 재편…122·301조 변수 속 韓 대응 시계 빨라진다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미국의 통상정책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관세 공세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를 공표했고, 곧이어 이를 15%까지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무역법 301조 조사 방침까지 천명했다. 법적 근거는 달라졌지만 통상 압박의 기조는 유지되는 셈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IEEPA에 제동이 걸렸다고 해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낙관은 금물이라는 판단이다. 김 장관은 "미국 관세정책은 IEEPA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무역법 122조·301조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을 통해 공세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불확실성의 확대를 의미한다. 무역법 122조는 국제수지 문제 등을 이유로 대통령이 최대 150일간 15% 이내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은 복합적 영향을 받게 된다. 관세가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상대적 불리함은 줄어들 수 있지만, 세부 품목별 예외나 추가 조치 여부에 따라 경쟁 구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분석에서 미국의 관세 체계가 '최혜국대우(MFN) 관세 + 무역법 122조에 따른 15% 관세' 구조로 전환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의 경쟁력이 일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미 FTA에 따른 기본 관세 인하 효과가 여전히 작동한다면, 비(非)FTA 국가에 비해 상대적 우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통해 특정 국가나 산업을 겨냥할 경우 상황은 급변한다.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수단이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대규모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가 바로 이 조항이었다. 한국이 301조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김 장관은 "예단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 대상이 되지 않도록 여러 통상 이슈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비관세 장벽·보조금·산업정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일단 '이익 균형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해 한미 관세·무역 합의를 통해 일정 부분 교역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그 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김 장관은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관세율 자체뿐 아니라 투자·공급망·기술 협력 등 포괄적 교환 조건을 포함한 균형을 의미한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역시 변수다. 일각에서는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 투자 필요성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김 장관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선정 작업은 변함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산업부 실무단이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상무부와 협의를 진행한 사실도 재확인했다. 이는 관세와 별개로 산업 협력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관세 환급 문제도 새로운 쟁점이다. IEEPA 판결 이후 기존에 납부된 관세의 환급 여부와 절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김 장관은 민관 협업을 통해 기업에 관련 정보를 적기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관세 환급은 기업의 현금흐름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특히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민관합동 회의에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업종 협회와 경제단체, 관계 부처가 총출동했다. 이는 통상 이슈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 영향을 미친다는 방증이다. 참석자들은 업종별 영향 점검과 함께 시장 다변화 전략, 수출 금융 지원, 통상 외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속도와 일관성이다. 미국의 통상정책이 단기간에 방향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한국 역시 단기 대응과 중장기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김 장관이 "조급하거나 성급하지 않게 차분히 대응하자"고 강조한 배경에는, 정치·법적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IEEPA 판결은 하나의 분기점이지만 종착점은 아니다. 무역법 122조와 301조라는 대체 수단이 작동하는 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대응 체계를 가동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관건은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할 전략적 민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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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장관 "미 15% 관세 현실화 대비⋯한미 합의 이익균형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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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의 시의 정원-드디어 상어가 되었다
- 드디어 상어가 되었다 노해정 머리 꼭대기까지 피가 몰리고 화끈거리며 가슴은 차디찬 얼음장처럼 변해가는 나를 보았지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려 하지 않을 때 마치 빙벽 속에 갇힌 것처럼 뜨거운 핏줄기는 꽁꽁 얼어가고 납덩이보다 무거워진 머릿속 겹겹이 쌓인 빙판을 뚫고 깊디깊은 심해 속으로 내 몸을 끌어들이지 깊은 곳에서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숨 쉬게 되고 매우 느린 속도로 몸을 계속 움직일 수 있게 돼 가라앉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아니야 그냥 그렇게 움직여지는 거야 심해의 바닥에 도달하는 것은 세상을 등지거나 삶을 포기하려 하는 것도 아니야 엄청난 수압에 짓눌리면서도 견뎌내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면 오히려 가슴이 뭉클해질 거야. 어느 순간 상어가 된 나를 느끼게 돼 " 양식장에 갇힌 철갑상어가 아닌 북극해에 사는 상어 " 떠오르다 보면 나와 같은 모습을 한, 무리를 만나기도 해 나의 친구일지도 애인일지도 부모일지도 모르는 저들의 유영은 늠름하고 아름다워 계속 떠오르다 보면 싱싱한 피 냄새도 느낄 수 있어 "물개를 사냥하는데 정신이 팔린 북극곰" 서서히 다가가 턱을 크게 벌려 꿀꺽 삼킬 수도 있지 대박이지? 나는 상어가 되었으니까 가라앉은 자리, 거침없는 유영이 시작되고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리다 끝내 닿지 못하고 얼어붙은 말들은, 어느새 무거운 납덩이가 되어 기어코 나를 바닥으로 끌어내립니다. 변명조차 삼켜버린 캄캄한 밤, 우리는 각자의 외로운 심해로 속수무책 가라앉곤 하지요. 숨이 턱턱 막혀오는 이 서늘하고 막막한 하강의 시간은 마치 영원할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바닥에 등짝이 닿을 때쯤, 문득 묘한 평온이 찾아옵니다. 온몸의 뼈를 으스러뜨릴 듯한 수압 속에서 발버둥 치기를 멈추는 순간, 요란했던 세상의 소음은 거짓말처럼 음소거가 되거든요. 그리고 비로소 그 고요의 틈바구니로 내 안의 가장 깊고 묵직한 고동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캄캄한 밑바닥이 실은 전혀 다른 방식의 호흡을 배우는 출발점이었던 셈입니다. 차갑게 식어버렸다고 믿었던 심장이 그 지독한 고독 속에서 가장 맹렬하게 깨어나는 경이로움이란, 길들여진 수조 안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감각입니다. 상처의 무게를 견디며 스스로 단단해진 이들은 더 이상 가라앉지 않기 위해 허우적거리지 않습니다. 그저 거대한 물결에 몸을 맡긴 채 느릿하고도 우아하게 유영할 뿐이지요. 이 묵묵한 유영의 길목에서 우리는 가끔, 나와 닮은 상처를 지느러미 삼아 헤엄치는 무리를 마주치기도 합니다. 바닥까지 가라앉아 본 이들만이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서늘한 온기. 그 곁을 나란히 헤엄치다 보면 웅크렸던 두려움은 어느새 서슬 퍼런 야성으로 벼려집니다. 나를 옥죄던 거대한 슬픔도,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던 세상의 잣대도 크게 입을 벌려 단숨에 삼켜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압도적인 생명력을 되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보이지 않는 빙벽에 갇혀 홀로 시린 시간을 앓고 있다면, 너무 억울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을 짓누르는 그 무거운 삶의 무게는 당신을 침몰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장 늠름하고 맹렬한 지느러미를 길러내는 중일 테니까요. 머지않아 차가운 수면 위로 불쑥 솟구쳐 오를, 거침없는 당신의 탄생을 가만히 기다려 봅니다. <편집자주> 프로필 2013년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미래서정문학상, 조지훈문학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한국예술위원회 문학창작산실 지원금 수혜.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주간, 유튜브 (시읽는고양이) 크리에이터. 주요 작품 시집 『힘없는 질투』, 디카시집 『편복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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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의 시의 정원-드디어 상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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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BAE시스템스 무인 전차 아틀라스 자율주행·자동 타격 시험 성공
- 영국의 세계적인 방위산업체 BAE시스템스가 개발 중인 자율 전술 경장갑 시스템, 이른바 아틀라스(ATLAS) 무인 전차가 최근 복잡한 지형에서의 자율주행과 자동 표적 획득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기갑 부대의 화력과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지상 무인 전투 체계의 실전 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가 20일 보도했다. 16개월 만에 완전 기능 시제기 완성⋯장애물도 스스로 회피 BAE시스템스 호주 법인은 지난 2024년 9월 랜드 포스 방산 전시회에서 아틀라스를 처음 공개한 이후 불과 16개월 만에 완전한 기능을 갖춘 시제기 검증을 마쳤다. 최근 진행된 시험 평가에서는 원격 조종과 사전 설정된 경로(웨이포인트) 이동은 물론, 복잡하고 거친 지형에서 장애물을 스스로 감지하고 회피하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능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시험 결과 아틀라스는 인간 조종사의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도 역동적인 전장 상황과 장애물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조종사의 작업 부하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지휘관에게 더욱 다양한 전술적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궤도형 및 차륜형 전투 차량과 보조를 맞춰 험난한 지형과 혹독한 기상 조건 속에서도 고속 기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도 주요한 강점으로 꼽힌다. 자동 타격 체계로 교전 시간 단축⋯3D 업종 전담하는 전투 증수기 아틀라스는 주력 전차나 전투 정찰 차량과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을 수행하는 협동 전투 파생형(CCV) 모듈식 플랫폼이다. 강습 작전을 위해 무인 플랫폼 전용으로 특수 제작된 밴티지(VANTAGE) 중구경 포탑을 탑재하고 있다. 이 포탑의 핵심은 수동 다중분광 자동 표적 탐지, 추적 및 분류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고도의 자동화를 통해 적을 탐지하고 교전하기까지 걸리는 이른바 킬 체인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킨다. 반대로 적에게 발각될 확률은 낮춰, 여러 대의 무인기가 협력하는 분산 작전에서 생존성과 타격력을 동시에 보장한다. 앤드루 그레셤 BAE시스템스 호주 방산 납품 부문 전무는 아틀라스를 전장의 전투 증수기(Combat Multiplier)로 정의하며, 현대전에서 군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지루하고 더럽고 위험한 임무를 무인 전차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전방 정찰, 화력 지원, 고위험 지역 물자 보급 등 병력 손실 위험이 큰 임무를 로봇이 전담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아틀라스의 이러한 작전 개념은 유인 기갑 부대를 지원할 로봇 윙맨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미 육군 및 해병대의 현대화 교리와도 정확히 일치해 향후 동맹국들의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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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BAE시스템스 무인 전차 아틀라스 자율주행·자동 타격 시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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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 13.5% 올라⋯팬데믹 이후 최대 상승폭
-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년보다 13.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시기 유동성 확대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했던 2021년 이후 최대치다. 서울시는 23일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작년 12월 가격 동향 내용 중 서울시 아파트에 관한 부분을 발췌·정리해 발표했다.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 신고가 완료된 실거래 자료 전수를 분석한 결과로, '주택가격 동향조사'와 달리 실제 신고된 가격을 토대로 하는 만큼 시장의 실질 흐름을 반영한다. 이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0.35% 상승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13.49% 올랐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2021년 10월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12월까지 하락했으나 2023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의 상승률은 2021년 이후 최대치다. 생활권역별로는 도심권이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동남권·서남권·서북권·동북권 4곳에선 상승했고, 특히 동남권의 상승률이 1.43%로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규모별로는 대형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으며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가 0.94%의 상승률로 오름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1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서울 동남권을 제외한 도심권·동북권·서북권·서남권에서 전월 대비 상승하며 서울 전체 기준 0.56% 올랐다. 동북권이 전월 대비 1.01%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연간 전세 가격 상승률은 5.6%로 2024년 상승률(2.7%)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시는 "실거주 의무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 매물 공급이 많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시는 올해 1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관련 정보도 함께 공개했다. 올해 1월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은 6450건으로 전월 대비 33.6% 늘었고 이 가운데 5262건이 처리됐다. 1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가격은 작년 12월에 비해 1.8%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12월 신청 가격의 전월 대비 상승률(2.31%)보다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권역별 전월 대비 상승률은 강남 3구와 용산구가 2.78%, 한강벨트 7개 구가 1.89%로 높았고 그외 강북지역 10개 구와 강남지역 4개 구는 각각 1.50%, 1.53%로 서울 전체 평균에 비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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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 13.5% 올라⋯팬데믹 이후 최대 상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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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왕좌 재탈환⋯1년 만에 SK하이닉스 추월
-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전 세계 D램 시장 1위를 SK하이닉스로부터 되찾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관련 매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간 차세대 HBM4를 앞세운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36.6%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32.9%로 2위에 자리했고, 마이크론과 중국 CXMT는 각각 22.9%, 4.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D램 매출은 191억56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40.6%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72억2600만달러로 25.2% 성장했지만 점유율은 34.1%에서 32.9%로 하락하며 순위가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D램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24년 4분기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HBM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 SK하이닉스에 일시적으로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업계 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HBM3E와 범용 D램 판매를 동시에 확대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회사는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 효과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판매 확대와 함께 고용량 DDR5, LPDDR5X 등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수요에 대응했다"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약 40%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순위 변화가 단기 반등을 넘어 구조적 경쟁 국면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6세대 HBM4를 앞세워 AI 메모리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최대 13Gbps 속도를 구현하며 차세대 AI 가속기 탑재가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HBM 공급처를 글로벌 빅테크로 넓히며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HBM 매출이 올해 3배 이상 증가하고, 전체 HBM 시장 점유율도 약 3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향 HBM 공급 확대를 예고하며 반격 채비를 갖추고 있어 선두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범용 D램 가격 상승 사이클과 AI 메모리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양사의 기술·수율·고객사 확보 경쟁이 올해 메모리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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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왕좌 재탈환⋯1년 만에 SK하이닉스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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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지구가 좁다, 우주로 가는 '데이터 함대'와 머스크의 야망
- 인공지능(AI) 혁명이 지구의 전력망과 수자원을 집어삼키는 '에너지 블랙홀'로 부상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시선이 지구 밖 우주로 향하고 있다. 지상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 사회의 반발과 전력 부족 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하자, 무한한 태양광 에너지와 천연 냉각 시스템을 갖춘 궤도상에 연산 장치를 띄우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거물들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터무니없는 환상" vs "100만 위성 데이터 함대"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을 향해 "터무니없다(Ridiculous)"며 직격탄을 날렸다. 올트먼은 지난 20일 뉴델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현재의 기술 수준과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궤도 데이터센터는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주가 유용한 공간임을 인정하면서도 "막대한 발사 비용과 궤도상에서의 칩 수리 난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라며, 적어도 이번 10년 안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반면 일론 머스크는 이를 xAI와 스페이스X의 핵심 미래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우주 데이터센터 역할을 수행할 100만 개의 위성 군단(Constellation)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전담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머스크는 지난 12월 xAI 전체 회의에서 우주 데이터센터가 최우선 순위임을 명확히 했으며, 최근 추진 중인 스페이스X의 xAI 인수를 통해 궤도 데이터센터 배포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반도체 패러다임의 변화와 '방사선 내성' 경쟁 우주 데이터센터 논쟁은 단순한 입지 싸움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우주는 지상과 달리 강력한 우주 방사선에 상시 노출되어 있어, 기존의 초미세 공정 칩들은 오작동을 일으키기 쉽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블랙웰' 같은 고성능 칩을 넘어 방사선 내성을 갖춘 '스페이스 그레이드(Space-grade) AI 반도체'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특수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향후 AI 메모리 패권의 향방을 가를 핵심 관전 포인트다. 지상의 대안: '빅 쇼트' 마이클 버리의 원전 회귀론 우주로 눈을 돌리는 대신 지상의 전력 문제를 '원자력'으로 정면 돌파하자는 현실론도 거세다. 영화 '빅 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1조 달러 규모의 원자력 및 전력망 확충 계획을 가속할 것을 촉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에 나선 것처럼, 우주로 서버를 쏘아 올리는 천문학적 비용보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통한 전력 자립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한국의 SMR 기술 수출에도 중대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운명은 재사용 로켓 기술을 통한 '발사 비용의 혁신적 하락'에 달려 있다. 20년 전 재사용 로켓이 공상과학처럼 여겨졌으나 현실이 되었듯, 2030년대에 우주가 거대한 분산형 클라우드 허브가 될지, 아니면 실리콘밸리의 값비싼 신기루로 남을지는 기술 경제학의 냉정한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Key Insights] 인공지능 혁명의 본질이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해 지능을 추출하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으로 변모함에 따라 지상 인프라가 전력망 과부하와 수자원 고갈이라는 물리적 임계점에 도달한 것이 우주 데이터센터 논쟁의 근본적인 배경이다. 일론 머스크와 구글이 우주를 태양광 에너지를 24시간 확보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의 땅으로 보고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반면, 샘 올트먼과 금융권 전문가들은 우주 공간에서의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과 기술적 난도를 근거로 경제적 실익이 결여된 실리콘밸리 특유의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회의론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우주 환경은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장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방사선 내성을 갖춘 특수 AI 반도체 설계 및 제조 능력이 새로운 국가 경쟁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결국 AI 패권의 승부처는 알고리즘 고도화를 넘어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는 에너지 안보 전쟁으로 전이되고 있으며, 우주 데이터센터의 현실화 여부는 재사용 로켓을 통한 발사 비용의 혁신적 하락이 상업적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Summary] 인공지능 수요 폭증에 따른 전력난과 환경 규제로 인해 일론 머스크와 구글이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100만 개의 위성을 띄워 궤도 컴퓨팅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으나,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발사 및 수리 비용 문제를 들어 이를 터무니없는 구상이라고 비난했다. 우주 클라우드는 방사선 내성 반도체 등 새로운 기술적 도전을 요구하며, 지상에서는 대안으로 원전 확충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결국 발사 비용의 획기적 절감 여부가 우주 데이터센터의 상업적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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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지구가 좁다, 우주로 가는 '데이터 함대'와 머스크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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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1) 유기·무기 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소재 개발⋯방사선 검출 속도 획기적 향상
-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 연구진이 기존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소재를 개발해 고속 방사선 검출 기술의 지평을 넓혔다. 오클라호마대는 최근 유기·무기 성분을 결합한 층상(2D)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신소재를 설계해, 방사선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발광 효율과 속도를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고 웹사이트 PHYS.org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 학술지인 「저널 오브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특정한 원자 배열을 지닌 결정성 물질로, 태양전지와 광전자소자 분야에서 주목받아 왔다. 그간 연구는 주로 무기 구조에서 나타나는 특성에 집중돼 왔으나, 이번 연구는 하이브리드 구조 속 유기 성분의 역할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팀은 유기 분자인 '스틸벤(stilbene)'을 맞춤형 층상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 도입했다. 그 결과, 단독 유기 분자 대비 최대 5배 높은 발광 효율을 달성했다. 특히 유기 성분에서 발생하는 발광은 무기 성분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특성을 지녀, 고에너지 방사선 검출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논문 제1저자인 무함마드 S. 무함마드(화학·생화학과 대학원생)는 "무기와 유기 구조를 하나의 하이브리드 소재로 결합함으로써 각각의 강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었다"며 "고속 방사선 검출에는 빠른 섬광(scintillation) 특성이 필수적인데, 유기 구조가 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이자 책임 연구자인 바이람 사파로프 교수는 "유기와 무기 구조의 발광 특성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특정 응용 분야에서는 발광 수명과 속도가 핵심 변수"라며 "이번 설계 전략을 통해 유기 성분의 발광 효율을 최대 5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소재는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다수의 방사선 검출 소재는 환경 노출 시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보호용 캡슐화가 필요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하이브리드 소재는 별도의 보호 장치 없이 공기 중에서 1년 이상 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소재가 현재 상용 고속 방사선 검출기와 견줄 만한 성능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발광 효율을 추가로 개선할 경우, 기존 최첨단 검출기를 능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연구는 무기 구조 중심이던 페로브스카이트 연구 패러다임을 확장해, 유기 성분의 기능적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고속 중성자, 엑스선, 감마선 검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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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1) 유기·무기 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소재 개발⋯방사선 검출 속도 획기적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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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이크로 LED 전사기술' 특허 2천22건⋯글로벌 1위
- 한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전사(轉寫)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다 특허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지식재산당국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20년간 한국·미국·중국·유럽연합·일본 등 이른바 IP5(주요 5대 특허청)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전사기술 특허 출원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총 2,022건으로 가장 많은 출원 건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당 분야 전체 특허 출원은 4813건으로, 국가별로는 중국이 1107건, 미국 739건, 일본 295건, 유럽 272건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전체의 약 42%를 차지하며 기술 주도권을 확보한 셈이다. 기업별로는 LG전자가 648건으로 최다 출원에 올랐고, 삼성전자가 50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147건), 삼성디스플레이(132건), 포인트엔지니어링(124건) 등 국내 기업 5곳이 글로벌 상위 10대 다출원 기업에 포함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LCD(액정표시장치)를 능가하는 밝기와 수명, 에너지 효율, 유연성을 갖춘 차세대 패널로 평가된다. 초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해 TV·태블릿을 넘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반 웨어러블 기기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전사기술은 수천만 개에 이르는 초미세 LED 칩을 기판 위에 정밀하게 배열하는 핵심 공정으로, 상용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술로 꼽힌다. 관련 응용 제품은 2024년 약 3만 개 수준에서 2030년에는 44만 개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식재산당국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본격적인 상용화 초기 단계에 진입한 분야로, 단기간 내 기술 고도화와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이 지식재산권을 토대로 원천 전사기술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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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이크로 LED 전사기술' 특허 2천22건⋯글로벌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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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예술인 정수연] 통섭의 눈물
- < 통섭의 눈물 >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도 추악합니다. 눈부시게 성공하며 타인을 돕는 이가 있는가 하면, 누군가를 괴롭히고 해치는 이도 존재합니다. 악마의 축에 속하는 이스라엘과 트럼프, 앱스타인등이 세상의 지탄을 받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첫째, 철저한 자기 수양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찰하며, 스스로를 한 뼘씩 성장시켜 나아가야 합니다. 둘째, '내가 남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해야 합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인정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진심 어린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야 하겠죠. 그리고,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을 불러일으키고, 선한 동기부여의 불씨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합니다. 예술과 문화의 영역은 물론, 일상 속 작은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로도 세상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세상을 돕는 길입니다. 최근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클로이 킴과 최민정 선수가 보여준 장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자신의 후배인 최가온과 김길리에게 정상에 오른 순간에도 진심 어린 존중과 따뜻한 배려를 보낸 그 모습을요. 이미 정상에 섰던 이가 새롭게 정상에 오른 이를 기꺼이 인정하고 축하하는 순간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경험과 배경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순수한 감정의 공명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납니다. 통섭(統攝,Consilience)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분야와 장르를 초월해 모든 것이 결국 같은 원리와 흐름 속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것들이 깊이 통(通)하는 지점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우리를 하나의 영적, 감성적 공간으로 이끕니다. 그 눈물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깊이 흐르는가, 바로 그것이 한 사람 인생의 깊이와 품격을 말해줍니다. 깨달음의 크기는 그 사람이 지닌 그릇의 크기와 비례합니다. 평소 다양한 수련과 열린 마음으로 그릇을 키워놓았을 때, 더 큰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왜 우리가 결코 멈추지 않고 배워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입니다. 이 짧고 한 번뿐인 인생, 그의 주인인 내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하루 하루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영원히 사라지는, 유한한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의미 있게 쓰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통섭이란 '학문의 경계를 허무는 태도'입니다. 인문학과 과학, 예술을 두루 넘나들며 섭렵할 때, 세상을 더 넓고 깊이 이해하는 눈이 생깁니다. 통섭의 시선 앞에서 편견과 선입견, 이질감은 자연스레 녹아내립니다. 그러니 멈추지 말고 공부합시다. 2026년은 벌써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그 흐름보다 한 걸음 더 앞서 가야 합니다. 2026년 2월 22일 통섭 예술인 정수연 Tears of Consilience The world is still both beautiful and ugly. While some achieve dazzling success and help others, there are also those who harass and harm others. We see Israel, Trump, and Epstein, who fall under the "axis of evil," being condemned by the world. So, what kind of life should we live? First, it must be based on thorough self-cultivation. We must constantly learn, reflect, and grow, step by step. Second, we must constantly ponder, "How can I help others?" We must live a life of consideration and acceptance, offering genuine help in various ways. Furthermore, every word and action must inspire respect and serve as a spark of positive motivation for those around us. Third, we must create new values. Not only in the realms of art and culture, but even in everyday life, even a small creative idea can make people's lives a little more comfortable and warm. That is the way to truly help the world. The recent performance of Chloe Kim and Choi Min-jeong at the 2026 Milan Winter Olympics touched the hearts of many. They showed genuine respect and warm consideration to their juniors, Choi Ga-on and Kim Gil-li, even at the very moment they reached the summit. The moment when someone who had already reached the summit readily acknowledged and congratulated someone who had just reached the summit transcended borders and languages, touching the hearts of people around the world. We all have different experiences and backgrounds, but the resonance of pure emotion can occur anytime, anywhere. When we view the world through the lens of consilience, we realize that everything, regardless of field or genre, ultimately lies within the same principles and flow. The tears that flow at the point where seemingly disparate things connect deeply, lead us into a single spiritual and emotional space. The frequency and depth of those tears, are precisely what reveals the depth and quality of a person's life. The magnitude of one's enlightenment is proportional to the size of one's vessel. When we cultivate our vessel through diverse daily practice and an open mind, greater enlightenment comes. It is time to once again deeply remember why we must never stop learning. If I, the master of this short and one-time life, do not properly manage it, who will? Each day is finite, interconnected yet fleeting. Therefore, the importance of using time meaningfully cannot be overemphasized. Consilience is an attitude that breaks down academic boundaries. When we explore the humanities, science, and art, we gain a broader and deeper understanding of the world. Prejudice, preconceptions, and alienation naturally melt away under the gaze of consilience. So, let us continue to study. 2026 is already passing by quickly. We must stay one step ahead of the flow. February 22, 2026 Consilience Artist Michael Chung <정수연 프로필> 정수연(1956년생)은 경영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통섭형 예술인이자 문제해결 전문가다. 양정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친 뒤,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서강대 경영학과 박사과정을 수료(인사·조직 전공)했다. 1982년부터 2004년까지 LG그룹에서 근무하며 기업 현장에서 조직·인사·경영 전반을 경험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서강대, 건국대, 단국대, 서울여대, 나사렛대, 한성대 등에서 경영학과 겸임·외래교수로 활동하며 조직관리와 리더십, 인적자원 분야를 강의했다. 이후 리더십·영업·인성·창의성 분야 전문 강사로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트리즈(TRIZ) 기반 발명기법과 6시그마를 접목한 문제해결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예술가로서의 이력도 깊다. 세 살 때부터 미술을 시작해 학창 시절 내내 두각을 나타냈고, 대학 1학년 때 피카소와 같은 화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뒤 본격적으로 창작 활동에 몰두했다. 2003년부터 2021년까지 화랑을 운영했으며, 2005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00여 회 이상의 개인전을 열었다.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미술·문학·음악·과학을 넘나드는 '통섭예술인'으로 평가받으며, 경영과 예술, 과학을 융합한 창작과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전 콘텐츠산업신문 편집장을 지냈으며, 저서로 『기술의 대융합』을 포함해 총 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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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예술인 정수연] 통섭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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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17회)
- 제17회 목욕이 끝났다. 깨끗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깨끗한 담요를 깐 침대에 누워 깨끗한 이불을 덮은 희정 씨가 미상 씨를 불렀다. "여기 앉아 봐요." 미상 씨는 희정 씨가 말하는 침대 가에 앉았고 그런 미상 씨에게 희정 씨가 물었다. "미상 씨는 언젠가 신을 만나본 적이 있던가요?" 말소리는 또렷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대로 웃을 수 없다. 일그러진 얼굴일지언정 웃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다발경화증은 근육의 이상 증상이 아니라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그리고 지금 희정 씨의 병증은 대단히 심각하다. "아프기 전, 그러니까 대학교 다니고 학교에 근무할 때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다녔어요. 대학교 때는 이호선, 학교에 근무할 때는 이호선과 삼호선.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신을 만났어요." 미상 씨는 그렇게 말하는 희정 씨의 눈을 내려다보고 있다. "신은 언제나 혼자 있어요." 희정 씨의 눈동자는 미상 씨가 아니라 천정을 향해 있다. "이쁜 신, 미운 신, 좀 덜떨어져 보이는 신, 당당하려고 애쓰는 신, 어쩔 수 없이 가난해 보이는 신, 오만한 신, 화난 신…… 뭐 그렇고 그런 신이 바로 신의 본래 모습입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승강 구역에 서서 플랫폼 스크린 도어에 비친 그런 신을 영접하고 전송해요. 그래요, 미상 씨. 신은 플랫폼 스크린 도어에 비친 나에요. 정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어렴풋하고 희미하고 자신만이 알아볼 정도로 내 맞은편에 선 신. 그 신의 모습은 언제나 어렴풋해요. 진실처럼." "주무세요. 푹 자요, 희정 씨." 미상 씨가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희정 씨는 그런 미상 씨를 향해 눈동자를 움직였다. 손을 잡아 달라는 뜻이다. "코코하고 초코가 기다려요. 어서 가보세요." 힘이 없었지만 희정 씨는 미상 씨의 손바닥에 맞닿은 자신의 손에 힘을 주고 싶었다. 희정 씨의 의도를 눈치챈 미상 씨가 자신의 손가락 다섯 개에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힘을 주었다. 하나하나 차례차례 전해지는 미상 씨 손가락의 운동을 느끼고 즐기면서 희정 씨가 또 말한다. "빈번하게 전쟁이 일어나던 국경 마을에 한 노인이 살았어요. 그 노인이 노인이 되도록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그 노인이 맹인이었기 때문인데, 사실은 거짓 맹인이었어요. 눈 뜬 봉사 노릇으로 병역과 전화를 피하며 노인이 되었죠. 우리말로는 눈뜬장님이지만 다른 말로는 당달봉사라기도 하고 청맹과니라기도 해요. 그런데 그 노인이 진정으로 듣고 싶어 한 노래는 전쟁에서 승리한 병사들이 부르는 승리의 찬가가 아니라 패잔병 무리가 부르는 자기 위안의 합창이었다고 해요. 침울하고 절망스러운 낮고 슬픈 합창.” "그래요. 이젠 푹 자요, 희정 씨." 이제는 그만 일어서려는 미상 씨의 손을 희정 씨는 놓아주지 않는다. 희정 씨가 또 말한다. "신은 그 패잔병들의 슬픈 합창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나는 생각해요. 미상 씨, 정말 사랑해요. 그래서 말하고 싶어요. 이 세상에도 저세상에도 날마다 사과가 열리는 사과나무는 없어요. 그리고 날마다 다른 과일이 열리는 그런 사과나무도 없어요. 오늘은 복숭아가 열리고 내일은 포도가 열리고 모레는 감이 열리고 글피는 귤이 열리는 그런 사과나무는 없어요. 사랑해요, 미상 씨." 그러면서 눈을 감고 희정 씨는 잠을 청한다. 그제야 희정 씨의 손을 놓은 미상 씨는 그녀의 얼굴 위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가며 몸을 숙였다. 한 손은 그녀의 한쪽 겨드랑이 사이에 두고 다른 손은 그녀의 다른 쪽 목과 어깨 사이를 짚었다. 그렇게 미상 씨의 숨결이 가까워질 때 돌연 희정 씨가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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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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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에도 3,500억달러 대미투자 계획대로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한국 정부가 상호관세 인하를 전제로 약속한 3500억달러(약 51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은 일단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22일 통상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선정 절차를 중단 없이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는 여전히 유효하고, 반도체·바이오 등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한미 간 우호적 협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역시 대미투자특별법 제정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미니해설] 상호관세 무효 이후 한미 통상 시계, 투자로 돌파구 찾나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한미 통상 환경에 중대한 변곡점이 형성됐다. 그러나 정부는 상호관세 무효와 별개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겉으로는 '전제 조건'이 흔들린 셈이지만, 통상 당국은 오히려 전략적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는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하지만 자동차·철강 등에 적용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와 대중(對中) 제재 성격의 301조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관세' 10% 부과를 발표했고, 곧바로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정책의 방향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대미 투자 약속을 재검토하거나 협상 재개를 요구할 경우, 오히려 더 강한 통상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판결 이후 미국의 관세 환급 절차, 글로벌 관세 인상, 추가 관세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성급한 입장 표명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위원회'를 구성해 투자 후보 프로젝트 선별 작업에 착수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기금 조성과 투자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도 병행하고 있다.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는 입법 공청회를 열고 다음 달 본회의 처리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미 투자 구상은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를 넘어 미국이 중시하는 전략 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를 선점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발전·에너지·핵심광물 등 공급망 안정과 직결된 분야가 우선 검토 대상이다. 박정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실무단은 판결 직전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상무부 등과 구체적 투자 협의를 진행했다. 비슷한 통상 환경에 놓인 일본의 행보도 변수다. 일본은 이미 360억달러 규모의 1호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하고 2호 사업 선정에 착수했다.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 텍사스주 석유·가스 수출 시설, 조지아주 합성 다이아몬드 설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한국이 주춤할 경우, 전략 산업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상호관세가 무효가 된 만큼 그 전제 아래 체결된 투자 합의 역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진보당과 사회민주당은 특별법 논의 중단 또는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통상 협상의 연속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선택은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향후 미국의 추가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2조, 301조, 관세법 338조, 수입 라이선스 수수료 등 다양한 수단을 거론하며 관세 확대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상호관세가 무효가 됐다고 해서 보호무역 기조가 완화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미 투자 전략은 통상 리스크를 분산하는 ‘보험’ 성격도 갖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 합동 대책 회의를 통해 업종별 영향을 점검하고, 수출 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급변하는 미국 통상 정책 속에서 정부는 '속도 조절'이 아니라 '속도 유지'를 선택했다. 상호관세 무효라는 법적 판단 이후에도 3,500억달러 투자 카드가 유지되는 배경에는, 관세보다 더 무거운 전략적 계산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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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에도 3,500억달러 대미투자 계획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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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5만 고지 앞둔 '운명의 일주일'⋯엔비디아 실적이 'AI 랠리' 생사 가른다
- 역사적인 다우지수 5만 선 돌파를 목전에 둔 뉴욕 증시가 이번 주 'AI의 심장'이라 불리는 엔비디아(Nvidia)의 실적 발표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 기술주를 덮친 'AI 회의론'을 잠재우고 강세장의 동력을 회복할 열쇠를 엔비디아가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가 올해 들어 0.2% 상승하는 데 그치며 횡보하는 가운데, 시장의 모든 시선은 25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 쏠려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매출 659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71%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월가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다는 점이 오히려 리스크다. 엠파워(Empower)의 마르타 노턴 수석 투자 전략가는 "모두가 깜짝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시장을 다시 놀라게 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젠슨 황 CEO가 컨퍼런스 콜에서 고객사들의 AI 투자 수익성에 대해 얼마나 강력한 확신을 주느냐가 이번 주 AI 생태계 전체의 생사를 결정할 전망이다. 기술주 전반에 확산된 'AI 무용론'도 이번 주 시험대에 오른다. 올해 들어 마이크로소프트(-17%)와 아마존(-11%)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인튜이트(Intuit)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이들이 AI 기술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고 있음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올해 20% 가까이 폭락한 소프트웨어 섹터의 투매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정치·사법적 변수 역시 증시를 흔들 전망이다. 미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 관세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리며 시장은 일시적으로 안도했으나,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조치와 무역 분쟁 가능성이라는 더 큰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다. 24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은 향후 경제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며, 관세 무효화 판결 이후 행정부의 대응 방식은 달러화와 국채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크로 환경 또한 녹록지 않다. 최근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매파적' 본능을 드러낸 가운데, 27일 발표될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물가의 끈적함을 증명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은 7월 이후로 더욱 밀려날 수 있다. 결국 내주 월가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트럼프의 입, 그리고 물가 지표라는 세 개의 파고를 한꺼번에 넘어야 하는 '운명의 일주일'을 맞이하게 됐다. [미니해설] '엔비디아의 입'과 '트럼프의 관세'에 걸린 5만 시대의 운명 ① 엔비디아, '전설' 지속과 '거품' 붕괴의 기로 내주 수요일(25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단순한 기업 성과 공개를 넘어 'AI 강세장'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심판대가 될 것이다. 현재 월가의 전망치는 극명하게 갈린다. S&P 글로벌 비저블 알파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최저 6.28달러에서 최고 9.68달러까지 편차가 매우 크다. 멜리사 오토 연구원은 "낙관론자가 옳다면 주가는 여전히 저렴하지만, 비관론자가 옳다면 지금의 밸류에이션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수치보다 젠슨 황 CEO의 '코멘트'가 중요하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고객사(하이퍼스케일러)들의 주가가 AI 투자 대비 수익성 부족 우려로 압박받고 있는 만큼, 젠슨 황이 이들의 지속적인 구매 의사와 AI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순환매(rotation)'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② 소프트웨어 잔혹사: AI는 축복인가, 저주인가 올해 뉴욕 증시의 가장 뼈아픈 손가락은 소프트웨어 섹터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것이라는 공포에 관련 지수가 20% 급락했다. 베이커 애비뉴 웨스트 매니지먼트의 킹 립 최고 전략가는 "내주 세일즈포스와 인튜이트의 실적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생존 능력을 가늠할 지표"라며 "혁신을 통해 적응하는 기업만이 이 투매 장세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이들이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내놓는다면, AI 열풍은 '장비주(엔비디아)만의 잔치'로 끝날 위험이 크다. ③ 트럼프 관세 무효화 판결: '사법적 제동'이 부른 새로운 불확실성 미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부과를 무효화한 판결은 시장에 단기적인 안도감을 줬으나, 속내는 복잡하다. 투자자들은 이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대신 어떤 형태의 무역 장벽을 세울지, 그리고 이미 징수된 관세의 환급 문제가 재정 적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24일 예정된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를 향해 어떤 공세를 펼치고, 새로운 통상 전략을 내놓느냐에 따라 달러화와 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극대화될 수 있다. ④ 7월 인하론에 배수진 친 월가 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는 더욱 안갯속이다. 최근 GDP 성장률이 1.4%로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지표(PCE)의 가속화와 견조한 고용 지표가 연준의 손발을 묶고 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7월 첫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올해 총 2회의 인하(0.5% 포인트)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내주 발표될 1월 PPI가 예상을 상회할 경우, 시장은 '연내 1회 인하'라는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각 기준) *2월 23일(월): 일본 물가 지표(도쿄 CPI), 독일 IFO 기업환경지수 *2월 24일(화):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SOTU),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홈디포·로우즈 실적 *2월 25일(수): 엔비디아 실적 발표, 세일즈포스 실적, 미국 신규주택매매, 5년물 국채 입찰 *2월 26일(목):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7년물 국채 입찰 *2월 27일(금): 미국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1월 PCE 가격지수(최종), 인도 3분기 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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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5만 고지 앞둔 '운명의 일주일'⋯엔비디아 실적이 'AI 랠리' 생사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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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손잡은 인도, 핵심광물·희토류 협력 체결⋯중국 의존도 낮춘다
- 인도를 국빈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1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핵심 광물·희토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모디 총리는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밝혔고, 룰라 대통령도 재생에너지·핵심 광물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브라질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국은 디지털·보건 등 9건의 협정도 체결하고, 교역액을 2030년 2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룰라 대통령은 방한을 위해 22일 서울로 향한다. [미니해설] 룰라·모디, 핵심광물 전선 확대…中 견제·AI 공급망 재편 본격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뉴델리에서 체결한 핵심 광물·희토류 협정은 단순한 자원 협력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인도가 반도체·전기차·재생에너지 산업의 전략 자원으로 꼽히는 핵심 광물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 중심 구조에 균열을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번 협정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국 정상의 발언은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모디 총리는 이를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전략 자원의 안정적 확보 체계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미다. 룰라 대통령 역시 재생에너지와 핵심 광물 분야에 대한 투자·협력 증진을 강조했다. 브라질은 니오븀·리튬·희토류 등 주요 광물 매장량에서 세계 상위권을 차지한다. 특히 일부 핵심 광물 매장량은 세계 2위로 평가된다. 인도는 최근 수년간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풍력 설비 확충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와 리튬 등 전략 자원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해왔다. 중국은 채굴뿐 아니라 정련·가공 단계에서도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인도의 산업 전략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인도는 자국 내 생산과 재활용 확대, 해외 광산 투자,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병행해왔다. 브라질과의 협력은 이러한 다층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전날 인도가 미국 주도의 인공지능(AI) 공급망 동맹 '팍스 실리카'에 가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팍스 실리카는 핵심 광물·에너지·반도체 등 AI 산업 기반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경제안보 협의체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일본·호주·이스라엘·싱가포르·영국·카타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인도의 합류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는 인도 정부 전략과 맞물린다. 핵심 광물 확보는 곧 AI 경쟁력의 토대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자원 분야 외에도 디지털 협력·보건 등 9건의 협정과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는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양국은 지난해 기준 150억달러 수준인 교역액을 2030년 2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모디 총리는 브라질을 중남미에서 인도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언급하며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도 "무역은 신뢰의 반영"이라고 화답했다. 브라질 측의 행보도 주목된다. 룰라 대통령은 장관 14명과 260여개 기업이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사절단을 이끌고 인도를 찾았다. 이는 단순 외교 방문이 아닌 경제 외교 총력전의 성격을 띤다. 특히 브라질의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는 인도 대기업 아다니 그룹과 제휴해 인도 현지에서 제트기를 생산하기로 했다. 방산·항공 산업까지 협력 범위가 확장되는 셈이다. 이번 협정은 세 갈래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인도의 전략 자원 확보 다변화. 둘째, 브라질의 신흥 시장 확대와 글로벌 위상 강화. 셋째, 중국 중심 공급망에 대한 구조적 견제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와 브라질이 자원과 산업을 매개로 결속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사우스의 연대가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22일 인도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브라질의 자원 외교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되는 국면이다. 핵심 광물을 둘러싼 경쟁은 더 이상 경제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안보·외교가 교차하는 전략 자산 확보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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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손잡은 인도, 핵심광물·희토류 협력 체결⋯중국 의존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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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인도도 눈독 들였던 '비운의 걸작'⋯라팔의 탄생을 이끈 '미라주 4000'
- 프랑스 다소(Dassault) 항공의 '라팔(Rafale)'은 현재 세계 방산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수출 실적이 전무해 '내수용'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이후 인도, 이집트, 카타르, 그리스, UAE, 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서 연이어 러브콜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인도는 최근 114대의 라팔 추가 도입을 위한 정부 간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1세기 라팔이 누리고 있는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는 1980년대 상업적으로 처참히 실패했던 또 다른 프랑스 전투기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바로 라팔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이자,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비운의 걸작 '미라주 4000(Mirage 4000)'이다. 초대형 쌍발 전투기의 등장: F-15와 견주다 항공 역사에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도 프로토타입 단계를 넘지 못한 프로젝트들이 즐비하다. 1976년, 다소는 단발 엔진 경전투기인 '미라주 2000' 개발과 동시에 쌍발 엔진을 장착한 대형 전투기 개발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단발기인 미라주 2000이 미국의 F-16 팰컨과 경쟁하는 포지션이었다면, 쌍발기인 미라주 4000은 미국의 F-15 이글이나 옛 소련의 Su-30과 같은 체급으로 제공권 장악 및 장거리 타격 임무를 위해 설계된 중(重)전투기였다. 특히 미라주 4000은 당대 최고의 혁신적인 신소재와 압도적인 비행 성능을 자랑했다. 세계 최초로 탄소 코팅 복합재를 수직 꼬리날개에 적용해 획기적인 무게 절감과 피로 저항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10톤의 추력을 내는 스넥마(Snecma) M53 엔진 2기를 탑재해 추력 대 중량비(Thrust-to-weight ratio)가 1을 초과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러한 쌍발 엔진의 힘을 바탕으로 탁월한 상승력도 과시했다. 첫 비행 1년 만인 1979년 마하 2의 속도를 거뜬히 돌파했으며, 단 3분 50초 만에 5만 피트 상공에 도달하는 경이로운 비행 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연료 탑재량 역시 미라주 2000의 3배에 달해 장거리 작전 수행에 완벽하게 최적화되어 있었다. 인도와 중동의 관심, 그러나 끝내 닫힌 양산의 문 미라주 4000의 압도적인 스펙은 첫 비행 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이란 샤(Shah)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가장 적극적이었던 국가는 인도였다. 인도는 이미 미라주 2000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미라주 4000을 고성능 하이급(High-tier) 전투기로 도입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검토에도 불구하고 단 1대의 실제 주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프랑스 정부와 군의 철저한 외면이었다. 다소는 자비로 미라주 4000의 개발비를 충당해야 했고, 자국 공군의 도입이라는 '보증수표'가 없는 무기를 덥석 구매할 해외 국가는 없었다. 결국 단 5대의 생산 계획마저 취소되며 프로젝트는 조용히 폐기 수순을 밟았다. 미라주 4000을 버린 프랑스의 진짜 이유: '항공모함'과 '독립' 프랑스 정부가 자국 방위산업의 결정체였던 미라주 4000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는 '항공모함 탑재 능력'과 '예산의 한계'에 있었다. 당시 프랑스는 영국, 서독, 이탈리아 등과 함께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공동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자국의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는 '함재기' 버전의 전투기를 강력히 요구한 반면, 타 유럽 국가들은 이에 관심이 없었다. 독자적인 안보 노선, 즉 '전략적 자율성'을 중시하는 프랑스는 결국 유로파이터 프로젝트에서 탈퇴한다. 프랑스 해군은 미국의 F/A-18 호넷에 의존하는 것을 거부했고, 독자적인 함재기가 절실했다. 하지만 몸집이 너무 크고 무거운 미라주 4000은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에 부적합했다. 게다가 제한된 국방 예산으로 공군용 대형 전투기(미라주 4000)와 해군용 함재기를 따로 개발할 여력도 없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다소 측에 공군과 해군의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완전히 새로운 다목적 전투기(Omnirole)를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이 결정이 미라주 4000의 관에 명백한 못을 박았고, 동시에 오늘날 전 세계를 누비는 라팔(Rafale)을 잉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비록 미라주 4000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쌍발 엔진 제어와 복합재 사용 기술은 라팔에 고스란히 이식되어 프랑스 항공 우주 기술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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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인도도 눈독 들였던 '비운의 걸작'⋯라팔의 탄생을 이끈 '미라주 4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