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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관세 25%로 인상"⋯자동차 업계 다시 '패닉'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2·3분기에만 관세로 4조6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한 점을 감안하면,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정 세부 합의를 전제로 경영계획을 재정비했지만, 이번 발언으로 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관세가 다시 25%로 오를 경우 수익성 악화는 물론 가격·생산·투자 전략 전반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니해설] 트럼프, 돌연 '한국차 25%'로 인상⋯입법 압박용 발언 추정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다시 국내 자동차 산업을 강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등을 포함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CBS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고, 한국의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에서 "한국 의회가 미국과의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에 유리한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2025년 10월 29일 내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 조건을 재확인했다. 한국 의회는 왜 이를 승인하지 않는가?"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실상 한국만을 겨냥한 고율 관세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업계는 지난해 4월 '관세 악몽'의 재연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업계가 느끼는 충격은 작지 않다.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정 세부 합의가 타결되며 11월부터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졌고,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전제로 가격 정책과 생산·투자 계획을 다시 짰다. 그러나 불과 석 달 만에 관세 인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졌다. 실제 수치가 보여주는 부담은 명확하다. 관세가 25%로 적용됐던 지난해 2·3분기 동안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부담한 관세 비용은 총 4조6000억원에 달한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4분기까지 포함하면 전체 관세 비용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관세 여파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기간 내내 감소했고, 지난해 전체 대미 수출액도 전년 대비 13.2% 줄어든 301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전기차 분야의 타격은 더욱 컸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한국산 전기차의 대미 수출은 일부 달에서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세와 보조금 정책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가격 경쟁력 자체가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관세가 다시 25%로 인상될 경우 파급효과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대미 관세율이 2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관세 비용이 8조원을 넘고, 영업이익률은 6.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올해 둔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 부담은 수익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자동차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비전에 힘입어 현대차 주가는 한 달 새 80% 가까이 급등했고, 시가총액 100조원 돌파와 코스피 장중 5,000선 터치를 이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인상은 자동차 업계를 넘어 국내 증시와 산업 전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악재로 평가된다. 상대적 경쟁 환경 악화도 심각한 문제다. 한국만 25% 관세를 적용받을 경우, 여전히 15% 관세를 유지하는 일본·유럽산 자동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만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비상사태에 가까운 충격"이라고 토로했다. 직영 정비센터 폐쇄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GM의 경우 철수설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을 단순한 통상 압박을 넘어 정치적·입법적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에 약속한 투자 이행을 위해 국회 통과가 필요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의 처리를 서두르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 전 원장은 "한국만 25% 관세가 적용되면 자동차 업계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신속히 나서 업계의 비즈니스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시간이다. 관세 협상이 재개되고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큰 만큼, 단기적으로는 자동차 업계와 국내 경제 전반에 부담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가 다시 한 번 한국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과 통상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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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관세 25%로 인상"⋯자동차 업계 다시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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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달러화 전면 붕괴, '미국 매도' 공포가 글로벌 외환시장 강타
- 달러화가 사방에서 무너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그린란드 분쟁으로 촉발된 미유럽 무역 갈등,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재연 위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깊어지는 의구심이 삼중으로 겹치며 주요 통화 대비 전방위적 약세를 연출했다.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손을 맞잡고 시장에 개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기름을 부으며, 엔화는 153엔대까지 뛰며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달러 인덱스 97대 추락, 4거래일 연속 내리막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엔화·파운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0.6% 내린 97.03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이 미국과 유럽 사이에 '대서양 무역전쟁'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달러 인덱스가 99선 부근에 있었던 이달 19일과 비교하면 단 일주일 만에 2.4%나 빠진 수치다. 달러화는 최근 3거래일 동안에만 약 3%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방위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던 2025년 4월 이후 동일한 기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비달러 통화들에 돌아갔다.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호주 달러도 2024년 10월 이후 약 1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가 특정 화폐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로 퍼졌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의 본질이 단순한 수급 변동이 아닌 달러 자체에 대한 신뢰 훼손임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엔화, 153엔대 돌파…미일 협조개입 15년 만에 부활 조짐 이날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엔화였다. 엔화 가치는 전장 대비 1% 오른 달러당 154.15엔으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에는 153엔대까지 치솟으며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발단은 지난 2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이례적으로 급락한 사건이다. 시장에서는 곧바로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이 개입을 전제로 금융기관에 환율 제시를 요구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번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재무부 지시를 받은 뉴욕연방은행이 자체적으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는 정보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됐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미국이 달러·엔 환율과 관련해 일본과 손잡고 협조개입에 나선 것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15년 만의 일이 된다. 당시 G7 각국은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급등하던 엔화를 진정시켰다. 노무라증권의 G10 외환전략 수석 도미닉 버닝은 "일본 재무성과 미국 재무부 양측이 나란히 엔저 진행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개입이 실제로 단행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단독 개입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외환 전략가 역시 "미국이 함께 참가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입 시그널의 강도는 2022년이나 2024년보다 훨씬 강하다"면서도 "다만 구조적 요인이 환율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는 직접 개입의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본 당국은 조심스럽지만 경계 신호를 뚜렷이 보내고 있다.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이날 "환율 움직임을 긴장감을 갖고 주시 중"이라고 밝혔으나 미국과의 협조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답할 수 없다"며 확인을 피했다. 미무라 준 재무관도 레이트 체크 실시 관련 질문에 침묵을 유지했다. 그린란드 충격파, 달러를 조준하다 이번 달러 급락의 출발점을 역추적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월 초부터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미국 영토 편입 의지를 공공연하게 내비치며 군사적 선택지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U와 나토 동맹국 8개국이 즉각 반발하며 그린란드 파병을 결의하는 등 대서양 동맹 관계가 균열을 드러냈고, 미국이 유럽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무역 갈등 우려가 연쇄적으로 번졌다. 결과적으로 달러화·미국 주가지수·미국 국채가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다. 이는 통상 투자자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무너지거나 외국인 자본이 미국 자산 전반에서 이탈할 때 나타나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을 일부 거둬들이면서 시장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달러 매도세는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이날까지 이어졌다. 베리언트 퍼셉션의 조나단 피터슨 거시 전략가는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는 것은 '미국 매도(Sell America)'의 재연"이라고 표현했다. 셧다운 카운트다운…1월 30일, 달러의 데드라인 달러를 압박하는 두 번째 주요 악재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중단) 재연 위기다. 오는 30일은 지난해 43일간 이어졌던 기록적인 정부 폐쇄를 수습하며 설정했던 임시예산안의 유효 기한이 만료되는 날이다. 이민 단속 정책 범위, 사회보장 프로그램 예산 규모, 정부 지출 구조 개편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네 번째 셧다운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피터슨 전략가는 "임시예산안 기한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재차 업무를 중단하는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이번 달러 약세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정부 서비스 마비에 따른 경제적 손실 외에도, 미국의 재정 거버넌스 자체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는다는 점에서 달러 가치와 직결된다. 연준 독립성 공포, 달러 약세의 진짜 뿌리 세 악재 중 가장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것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왔고 연준 이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중앙은행 독립성을 정면으로 겨냥해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이면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내에 후임 인선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지면서 향후 연준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달러 매도 포지션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27~28일 열리는 올해 첫 FOMC 회의에서도 파월 의장이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얼마나 단호하게 내놓느냐가 달러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달러 패권의 균열, 이미 수치로 드러났다 이번 달러 약세는 '트러피즘'이 낳은 즉흥적 충격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돼온 구조적 균열의 표면화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자산 비중은 1999년 72%에서 현재 57% 수준으로 장기 하락세를 걷고 있다. 중국·인도·폴란드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표시 미 국채 보유를 꾸준히 줄이며 실물 금(金) 매입을 늘리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분석 노트에서 "달러 순매도 투기적 포지션이 최근 수년 내 가장 높은 수준에 축적돼 있다"며 "시장의 상당한 자금이 이미 추가 달러 약세에 대비한 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올해 4분기 달러 인덱스가 94.5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97대보다도 한 단계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입…한국엔 기회이자 리스크 달러 전면 약세의 파장은 국내 외환시장에도 즉각 미쳤다. 이달 21일 장중 148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달러 인덱스 하락과 함께 가파르게 내려오며 이날 1439원대에 안착했다. 달러 인덱스 97대 추락이 원화 가치 회복을 이끈 직접적 동인이었다. 그러나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가 770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불어난 데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도 300조 원을 넘어서면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가 하락해도 원화가 동반 강세로 이어지지 않는 이례적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이날 달러 약세 속에서 국제 금값은 장중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서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불신'이 귀금속 안전자산 랠리에 불을 지피는 연결 고리가 다시 한번 작동한 것이다. 외환시장 불안이 귀금속 시장으로 귀금속 시장의 급등이 다시 달러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달러 약세의 본질적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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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달러화 전면 붕괴, '미국 매도' 공포가 글로벌 외환시장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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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첫 상용화 AI칩 '마이아200' 공개⋯엔비디아 의존 탈피 시동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 인공지능(AI) 칩을 공개하며 엔비디아 의존도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26일(현지시간) 추론 작업의 효율성을 높인 AI 칩 '마이아200'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TSMC의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한 마이아200은 AI 추론의 단위가 되는 '토큰' 생성의 경제성을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MS는 AI 답변 생성을 위한 마이아200의 경량 연산(FP4) 성능이 아마존의 자체 칩 '트레이니엄' 3세대의 3배에 달하며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보다도 연산 효율성이 높다면서 "하이퍼 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용사)가 만든 자체 반도체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업계 최고의 추론 효율성을 위해 설계된 이 제품은 현존 시스템 대비 달러당 성능이 30% 높다"고 설명했다. 이 칩은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5.2와 MS의 '코파일럿' 등을 포함해 다양한 모델을 지원한다. MS는 이 칩을 미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에 이미 설치했고, 애리조나주의 데이터센터에도 추가해 향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MS는 "첫 실리콘 생산부터 데이터센터 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유사한 AI 인프라 프로그램의 절반 이하로 단축했다"며 실전 배치 속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MS가 자체 칩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23년 11월 첫 AI 칩인 '마이아 100'을 공개한 지 2년여 만이다. 그러나 마이아100은 애저 클라우드에 탑재해 외부 고객에 제공되지 않고 내부용으로만 사용돼 시장 파급력이 제한적이었고, MS는 자체 칩 시장에서 경쟁사인 아마존이나 구글보다 성과가 늦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MS는 자체 칩 개발을 위해 투자사인 오픈AI가 브로드컴과 협업해 만드는 칩의 설계 등을 참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 CEO는 지난해 11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체 칩 개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오픈AI가 혁신을 이루면 우리는 그 모든 것에 접속할 수 있다"며 "우리는 우선 그들이 성취한 걸 먼저 보고 이후에 이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MS는 사실상의 첫 상용화 칩인 마이아200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의존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마이아200과 함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도 새로 내놨다. 로이터 통신은 이 SDK가 엔비디아가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를 겨냥해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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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첫 상용화 AI칩 '마이아200' 공개⋯엔비디아 의존 탈피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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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실적이 받치고 정치가 흔들었다
-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대형 기술주의 실적 기대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만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정치·통상 리스크를 반영한 불안 신호도 동시에 나타났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4% 오른 6959.8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80.63포인트(0.78%)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0.57% 올랐다. 이번 상승은 애플·메타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이들 기업 주가가 2~3%대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인텔은 실적 가이던스 부진 여파로 약세를 이어갔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통상 리스크가 재부각됐다. 캐나다 정부는 즉각 부인했지만, 동맹국을 상대로 한 고강도 관세 압박이 반복되며 투자심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연방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셧다운 가능성도 거론됐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5000달러를 넘어섰고,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2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시그널과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Fed) 의장 지명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니해설] 실적은 버티지만, 시장은 정치 리스크를 가격에 넣기 시작했다 이번 뉴욕증시는 '안도 랠리'라기보다 불안 위에 세운 반등에 가깝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위험을 재차 점검하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실적이 주가를 받치고 있지만, 정치는 그 위를 계속 흔들고 있다. 첫째, 실적 시즌의 핵심은 'AI가 비용을 넘어 수익이 되는가'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 등 대형 기술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 인공지능(AI) 투자 회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월가는 데이터센터·반도체·인력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성장 스토리로 용인해 왔다. 그러나 이제 시장은 “언제 돈이 되는가”를 묻고 있다. 이번 주 실적은 AI 기대가 지속 가능한지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연준은 동결하겠지만, 시장은 '말'을 더 두려워한다.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문제는 성명과 기자회견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견조하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시장은 올해 두 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이 ‘데이터 의존’ 원칙을 재확인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주식·채권 모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셋째, 트럼프식 관세 정치가 다시 '시장 리스크'로 복귀했다. 캐나다에 대한 100% 관세 경고는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관세를 협상 카드로 상시 활용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다. 월가는 이제 트럼프 발언을 단순한 정치 수사가 아닌, 언제든 가격에 반영해야 할 변수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시장의 할인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넷째, 금값 5000달러는 단순한 인플레이션 신호가 아니다. 금과 은 가격의 급등은 위험 회피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주식 상승과 모순되지 않는다. 월가는 '오르면서도 헤지하는 장세'에 들어섰다. 즉, 주식은 들고 가되 정치·정책 리스크에 대비해 안전자산 비중을 동시에 늘리는 국면이다. 이번 장세의 본질은 명확하다. 실적은 아직 시장을 배신하지 않았지만, 정치는 언제든 변수가 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지금 '강세장'이라기보다, 신뢰를 시험받는 국면에 있다. 이번 주 실적과 연준 메시지가 그 신뢰를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흔들지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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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실적이 받치고 정치가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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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2)] 인류 역사상 처음, 금값 온스당 5000달러를 넘다
- 마침내 5000달러였다. 26일(현지시간) 아시아 장이 열리자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인류 금융 역사에서 한 번도 기록된 적 없는 숫자를 찍어냈다. 싱가포르 시장 오전 거래에서 현물 금은 온스당 5071.96달러까지 치솟았다. 4000달러 고지를 처음 밟은 게 고작 석 달 전이었다. 그 짧은 기간에 1000달러가 더 쌓였다. 과거 3000달러에서 4000달러로 넘어오는 데 거의 2년이 걸렸음을 감안하면, 이번 질주의 속도는 차원이 다르다. 석 달 만에 1000달러 추가, 전대미문의 가속도 국제 금값은 지난해 한 해에만 65% 가까이 상승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이미 16%를 추가로 얹으며 올해 상승분만 따져도 4000달러 진입 속도를 이미 앞질렀다. 2월 인도분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도 현물과 나란히 5000달러를 넘어서며 시장 전체에 걸친 강세를 확인했다. 은(銀) 시장도 함께 끓어올랐다. 이달 23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은 현물은 이날도 100달러 중반대에서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서만 40%를 웃도는 상승률이다. 지난해 이미 150%를 넘게 뛰어오른 은이 올해에도 금과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금값의 강세가 단독 플레이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구조적 동력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했다 이번 랠리는 하나의 재료가 아닌 복합적인 구조 변화의 산물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핵심 동력은 세 가지다. 첫째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완화 기조 지속이다. 연준은 2025년 하반기에만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낮췄다. 달러 표시 채권이 주는 이자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무이자 실물 자산인 금의 상대적 매력은 그만큼 커졌다. 이번 주 예정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이 흐름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둘째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중앙은행이 사들인 금은 863톤에 달한다. 이 수치는 2026년에 950톤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UBS의 전망이다. 폴란드·인도·터키·중국을 비롯한 비서방 국가들의 금 매입은 단순한 자산 다각화를 넘어 미국 달러 중심 금융 질서로부터 전략적으로 거리를 두는 '탈달러화(de-dollarization)'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의 총액이 미국 국채 보유액을 추월했다는 세계금협회의 집계는 이 흐름이 이미 임계점을 넘었음을 시사한다. 셋째는 금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쏠림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700톤이 넘는 자금이 금 ETF로 순유입됐다. UBS는 2026년 ETF 유입 규모가 825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마다 주식 위험을 금으로 상쇄하려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헤지 매수가 ETF 통로를 통해 쏟아지는 구조가 고착됐다. 트럼프 재집권…새로운 가속 연료가 붙었다 2년에 걸친 구조적 상승에 올해 들어 새로운 불쏘시개가 얹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글로벌 질서가 일거에 재편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다. 블룸버그는 연준 독립성 훼손 시도, 그린란드 병합 위협,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가능성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일련의 행보가 투자자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불안의 종착지가 금이었다는 것이다.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수석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방식과 영구적으로 단절했다"며 그 결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통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iM증권의 박상현 연구원도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 따른 달러 신뢰 약화가 금 수요를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오는 5월로 끝나는 가운데 후임 인선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금 매수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달러 신뢰 균열…채권도 주식도 아닌 금으로 달러와 금은 오랫동안 역방향으로 움직여왔다. 달러가 흔들리면 금이 빛난다. 지난주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한 주 동안 1.6% 하락했다. 2025년 5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가 미국과 유럽을 무역 분쟁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팔기 시작한 결과였다. 퍼스트이글 투자운용의 맥스 벨몬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은 신뢰의 반대편에 있는 자산"이라고 규정했다.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시장 급락, 지정학적 위기가 동시에 닥쳤을 때 금만큼 포트폴리오를 지켜주는 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더 주목할 것은 채권마저 피신처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 주식 자금이 채권으로 이동하는 것이 교과서적 흐름이었다. 하지만 주요국 재정적자 확대와 금리 발작(채권 가격 급락) 우려가 이 경로를 차단했다. iM증권의 박 연구원은 AI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심도 위험 회피 심리를 키워 금 수요를 자극하는 복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도, 채권도 온전히 믿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4000년의 검증을 받은 실물 자산이 자금의 최후 피난처로 지목받는 것이다. 금은비 붕괴…은(銀)이 금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 금 랠리와 나란히, 국제 은 시장도 유례없는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은 현물 가격은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150% 넘게 오른 은이 올해에도 금보다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금값 대비 은값의 비율을 나타내는 금은비는 수십 년 평균인 70~80배 수준에서 50배대 중반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은이 금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두 가지 수요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하나는 금과 공유하는 달러 헤지·안전자산 수요, 또 하나는 태양광 패널·전기차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이 끌어올리는 산업 수요다. 투 트랙 수요를 가진 은의 공급 제약은 귀금속 시장 전반에 새로운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골드만삭스 5400달러, 로스 노먼 6400달러…전망 경쟁 금값이 예상을 앞지르는 속도로 오르자 주요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목표가를 기존 4900달러에서 5400달러로 높였다. JP모건은 2026년 4분기 평균 가격을 5055달러로 제시하고, 2027년에는 54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2개월 이내에 6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메탈스포커스의 필립 뉴먼 매니징 디렉터는 위험 회피 자금이 미국 국채를 건너뛰고 곧바로 금으로 향하는 흐름을 강조하며 올해 후반 금값이 5500달러 안팎에서 꼭짓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로스 노먼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가장 공격적인 수치를 내걸었다. 올해 금값의 연평균이 5375달러를 기록하고, 연중 최고점은 640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골드뱅킹 2조원 돌파, 국내도 '슈퍼 골드' 시대 국제 시세 급등의 여파는 국내 금 시장으로도 고스란히 번졌다. 이달 22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 3개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조14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조9296억 원에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2198억 원(11.4%)이 더 몰린 것이다. 잔액이 1조 원을 넘긴 것이 지난해 3월이었으니, 10개월 만에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실물 수요는 더 적나라하다. 소형 골드바의 경우 주문 후 수령까지 상당한 대기 기간이 생겼다. 인플레이션 불안과 달러 약세 심리가 맞물리면서 실물을 손에 쥐려는 투자 수요가 공급 물량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KRX 금 현물 시장으로도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KRX를 통한 금 거래는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면제되는 비과세 혜택이 있어,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골드뱅킹보다 세후 수익률이 유리한 거래 통로로 주목받는 추세다. 돈(貞) 단위 금값도 심리적 고지를 목전에 뒀다.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의 동반 움직임 속에서 국내 시장에서 금 한 돈(3.75g)의 거래가가 100만 원에 근접하고 있다. 종로 금은방 거리에서는 오가는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다음 관문 5500달러…이번 주 FOMC가 변곡점 5000달러 돌파 이후 시장의 시선은 벌써 다음 고지를 향하고 있다. 메탈스포커스가 제시한 5500달러가 단기 목표선으로 부상했다. 당장 이번 주가 향방을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 27~28일 열리는 올해 첫 FOMC 회의에서 연준이 3회 연속 인하 이후 금리를 동결하느냐, 아니면 트럼프의 압박에 응하는 어떤 시그널을 내보내느냐에 따라 달러 가치와 금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UBS는 달러 약세와 연준의 추가 완화 기대가 함께 이어지는 한 중앙은행과 ETF를 통한 수요가 금 상승세를 구조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봤다. 물론 단기 과열 경계도 나온다. 최근 한 달 사이 금값이 11% 이상 뛰며 내재 가치 대비 10% 가까이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시장 일각에 존재한다. 그러나 블루라인 퓨처스의 필 스트라이블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금에 우호적인 조건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강세장의 연속성을 확신했다. 달러와 국채를 우회해 금으로 향하는 자금의 흐름이 멈추지 않는 한 2026년 1월이 새겨 넣은 '5000달러'라는 숫자는 당분간 역사적 출발선이 아닌 새로운 바닥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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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2)] 인류 역사상 처음, 금값 온스당 5000달러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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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 외화예금 한 달 새 160억달러 급증⋯달러 강세 기대 반영
- 지난해 말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 달 새 160억달러 가까이 급증하며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194억3000만달러로, 11월 말보다 158억8000만달러 늘었다. 11월(+17억2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이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2년 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기업예금은 140억7000만달러, 개인예금은 18억2000만달러 늘었고, 통화별로는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예금이 모두 증가했다. [미니해설] 지난해 12월 외화예금 159억달러 급증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지난해 말 급증하며 외환시장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194억3000만달러로, 한 달 새 158억8000만달러 늘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보유한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이번 증가세는 단순한 개인 달러 저축 확대를 넘어, 기업 자금과 금융시장 자금 이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체별로 보면 증가분의 대부분은 기업예금에서 발생했다. 기업 외화예금은 한 달 사이 140억7000만달러 늘어 전체 증가액의 약 90%를 차지했다. 개인 외화예금도 18억2000만달러 증가하며 완만한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과 환율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 예금이 83억4000만달러 늘어나 증가세를 주도했다. 달러화 외화예금 잔액은 959억3000만달러에 달한다. 유로화 예금은 63억5000만달러 급증해 11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엔화 예금도 8억7000만달러 늘어나 90억달러로 집계됐다. 특정 통화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 통화 전반에서 예금이 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은행은 달러화 예금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외국인의 국내 기업 지분 취득 자금 유입(약 20억달러), 수출입 기업의 경상대금 결제 자금,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예치 등을 꼽았다. 연말을 앞두고 기업 간 거래와 금융 거래가 집중되면서 외화 자금이 일시적으로 은행 예금 계정에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유로화 예금 급증 역시 실물 거래 요인이 컸다. 연초 지급이 예정된 대규모 수입 중간재 대금이 지난해 말 은행에 일시 예치되면서 유로화 예금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엔화 예금 증가도 일본과의 교역 및 자금 결제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개인 외화예금 증가 배경에는 달러 강세 기대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환차익을 노리거나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외화를 그대로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개인 외화예금 증가 폭은 기업에 비해 제한적이었다. 해외 주식 투자 확대와 외화예금 증가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한국은행은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이 해외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외화예금으로 추가 유입됐을 가능성과, 반대로 해외 주식이나 금융자산을 처분한 자금이 아직 환전되지 않은 채 외화 예탁금 형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 모두를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증권사 예탁금 증가 요인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화예금 급증이 단기적인 자금 이동 성격이 강하다고 보면서도, 환율 기대와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가 맞물릴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 외화예금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은 향후 환율 방향에 따라 환전 수요가 한꺼번에 출회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번 통계는 국내 경제 주체들이 여전히 달러와 주요 외화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실물 거래와 금융 거래가 뒤섞인 복합적 외화 수급 구조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외화예금 증가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환율 추이와 글로벌 금융 환경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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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 외화예금 한 달 새 160억달러 급증⋯달러 강세 기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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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1)] 원·달러 환율 장 초반 20원 급락, 1440원대로 복귀
- 외환시장이 개장 벨과 함께 요동쳤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1,465.8원)보다 19.7원 낮은 1,446.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달 7일 종가 1,445.8원 이후 19일 만에 1,440원대를 되찾은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발언 이후 나흘째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이날의 낙폭은 이전과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엔화가 초강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시그널이 동시에 포착됐고 달러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개장 직후부터 대규모 하락이 나타났다. 엔·달러 155엔대 급락…원화 강세의 진원지 이날 급락의 진원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도쿄 외환시장이 나온다. 지난주만 해도 160엔에 육박하며 엔화 약세가 절정에 달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23일부터 방향을 뒤집어 이날 155엔대 초반까지 빠졌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2% 하락한 154.08엔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5원 이상 회복된 것이다. 원화와 엔화는 구조적으로 강한 동조성을 보인다. 두 통화 모두 아시아 수출 경제를 대표하는 화폐로 글로벌 달러 흐름에 함께 반응한다. 엔화가 급등하면 원화도 따라 오르고, 엔화가 약해지면 원화도 밀리는 패턴이 반복돼왔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4원대를 나타내며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0원 이상 올라 이날 엔화 강세 폭이 원화를 웃돌고 있음을 보여줬다. 달러 약세는 특정 통화에 국한되지 않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오전 0.28% 내린 97.2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가 한 주 동안 1.6% 하락하며 2025년 5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로 미국과 유럽 사이에 무역 갈등 공포가 번지면서 달러 표시 자산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 이 흐름의 도화선이 됐다. 미·일 레이트체크 동시 포착…15년 만의 협조 개입 신호탄 시장을 더 크게 흔든 것은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구체적 정황이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이 최근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엔·달러 환율 제시를 요청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트 체크는 실제 외환 개입에 앞서 당국이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선행 작업으로, 개입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행위로 해석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정보가 시장을 긴장시켰다. 미국 재무부의 지시를 받은 뉴욕 연방준비은행도 자체적으로 레이트 체크를 진행했다는 보도가 나돈 것이다. 미국이 달러·엔 환율에 직접 관여하는 방식으로 일본과 협조 개입에 나선다면 이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G7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래 15년 만의 일이 된다. 당시에는 급등하던 엔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각국이 공동 매도에 나섰지만 지금은 방향이 반대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되돌리는 쪽으로 개입 의지가 모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는 15년 전과 다를 바 없다. 일본 정치권의 공식 발언도 시장의 경계심을 높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방송 토론에서 "투기적이고 비정상적인 외환 움직임에 대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환율 방어를 위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한두 달에 1,400원"…이 대통령 발언이 심리 전환 이끌었다 국내에서도 고환율을 억누르려는 정책 의지가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두 달 안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환율은 나흘 연속 하락했다. 이날까지 누적 낙폭은 상당하다. 21일 장중 기록한 1,480원대 고점에서 이날 개장가 1,446.1원까지 40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대통령의 이 발언이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정부가 현재의 고환율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읽혔고, 달러 롱(매수) 포지션을 쌓아왔던 투자자들이 손절(롱스탑) 물량을 쏟아내는 계기가 됐다. 환율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꺾였고, 그 변화가 이날의 급락에 기름을 부었다. 한국은행도 부담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환율이 한때 낮아졌다가 1,400원대 중후반으로 다시 올라선 상황에서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환율 불안을 환율 동결 결정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지난 14일에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구윤철 부총리와 워싱턴에서 만나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 기금위 오후 개최…외환시장의 숨겨진 변수 이날 오후 열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외환시장에서 공개된 정책 신호 못지않게 중요한 잠재 변수로 떠올랐다. 통상 매년 3월에 열리는 첫 회의를 올해는 1월로 앞당긴 것이 이미 이례적이다.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기금위에서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 조정과 환 헤지 전략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 14.4%로 설정돼 있으나 전략적 자산배분(SAA) 규정상 ±3%포인트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기금위가 국내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는 메시지를 공식화한다면 그만큼 달러를 사들여 해외로 내보내야 할 필요가 줄어들면서 원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외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로 확인된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2025년 8월 말 기준 771조 원으로 한 해에만 70조 원 이상 늘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의 70%가 국민연금과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에서 비롯됐다. 국민연금이 움직이는 방향이 환율 흐름을 구조적으로 좌우한다는 뜻이다. 환 헤지 논의도 주목된다. 기금위는 지난해 12월 전략적 환 헤지 비율 조정 기간을 2026년 말까지 연장하면서 기금위 승인 없이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발동할 수 있는 집행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구체적 방안이 확정될 경우, 국민연금이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매입하지 않고도 한국은행과 맺은 65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를 활용해 환 리스크를 관리하는 통로가 열린다. 그 자체가 달러 수요 억제 신호로 작용해 원화 강세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 구조적 달러 수요는 건재…추세 전환 단정은 이르다 그러나 이날의 급락이 고환율 구조 자체를 허문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은 2025년 11월 말 기준 306조 원에 달한다. 9월 이후 매달 50억 달러 이상이 국내에서 해외 주식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예금으로 쌓아두는 흐름도 지속 중이다. 달러 예금 잔액은 67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미 금리 격차도 원화 약세를 구조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다. 미국 기준금리(3.50~3.75%)와 한국 기준금리(2.50%) 사이의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에 달한다. 내외 금리 차이가 클수록 국내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 지속,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수출 회복세, 4자 협의체(기재부·복지부·국민연금·한국은행) 외환 안정 노력이 맞물릴 경우 환율이 하향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IB 업계의 연간 평균 환율 전망치는 1,420~1,430원대가 중론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말도 엇갈린다. 한 시장 참가자는 "엔화 강세, 달러 인덱스 하락, 정책 시그널이 한날 한꺼번에 수렴한 조합은 최근 몇 달 동안 없었던 일"이라며 "추세 전환의 초기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오늘의 급락은 롱스탑과 정책 기대가 일시에 겹친 결과"라며 "구조적 달러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닌 만큼 1,440원대 안착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 급락에 그칠지는 이날 오후 기금위 결과와 오는 27~2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두 변수 모두 달러 공급과 수요의 방향성을 동시에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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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1)] 원·달러 환율 장 초반 20원 급락, 1440원대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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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주문 줘도 못 만드는 인텔⋯'트럼프 거품' 하루 만에 터졌다
- '미국 우선주의'의 상징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비상하던 인텔이 추락했다. AI 붐으로 주문이 쏟아지는 호재를 맞았음에도, 정작 이를 생산할 공장이 없어 팔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치가 기술을 구원할 수 없다"는 냉혹한 시장 논리 앞에, 기대감만으로 쌓아 올린 주가 거품은 하루 만에 흔적 없이 사라졌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인텔 주가는 17% 폭락하며 시가총액 460억 달러(약 66조 원)가 증발했다. 지난 5개월간 트럼프 행정부의 90억 달러(약 13조 원) 보조금 약속과 엔비디아 협력설 등에 힘입어 120% 넘게 폭등했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패닉 셀링'이다. "스스로 걷어찬 기회"…뼈아픈 수요 예측 실패 이번 사태의 본질은 '경영진의 오판'이다. 인텔은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를 밑도는 1분기 전망(가이던스)을 내놨다. 원인은 '주문 부족'이 아닌 '공급 불가'였다. 최근 아마존(AWS), 구글 등 빅테크들은 AI 구동을 위해 최신 칩뿐만 아니라 보조 연산을 담당할 일반 CPU(중앙처리장치)도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에 인텔에 구형(Legacy) CPU 주문을 쏟아냈으나, 인텔은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구형 공정 장비를 대거 매각하고 라인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 막는(hand-to-mouth) 상황"이라며 "오래된 장비를 헐값에 팔아치웠는데, 이제 와서 그것이 절실해졌다"고 실토했다. WSJ은 "인텔은 지난 7월 장비 매각으로 8억 달러(약 1조 1600억 원)의 손실까지 감수했는데, 결과적으로 스스로 기회를 걷어찬 꼴"이라고 꼬집었다. "바이브(Vibes)는 칩을 만들지 못한다" 월가는 이번 폭락을 '정치 테마주의 종말'로 해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을 '미국 재건'의 아이콘으로 내세웠고, 투자자들은 정부 보조금과 소프트뱅크 투자 등 뉴스 헤드라인만 보고 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분석가는 "인텔 주가는 팩트가 아닌 '분위기(Vibes)'와 '트윗'으로 수직 상승했다"며 "이론적으로는 지금 돈을 쓸어 담아야 할 인텔이 빈손이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치적 수사가 공장의 수율을 높여주거나, 없던 생산 라인을 만들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차세대 공정도 '미지수'…첩첩산중 미래도 불투명하다. 립부 탄(Lip-Bu Tan) CEO가 추진 중인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18A'와 '14A' 역시 난관에 봉착했다. 더스트리트는 "18A 공정 수율이 여전히 내부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 확보도 난항이다. 확실한 고객이 있어야 공장을 짓는데(14A), 공장이 없으니 고객이 오지 않는 '닭과 달걀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웨드부시의 맷 브라이슨 분석가는 "인텔의 주가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0배에 달할 정도로 고평가 상태"라며 "제조 능력을 회복하기까지는 멀고도 험한 길이 남았다"고 경고했다. [Editor’s Note] 보조금은 '링거'일 뿐, '근육'이 아닙니다 인텔의 몰락은 '국가 주도 반도체 육성론'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미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붓고 대통령이 세일즈맨을 자처해도, 결국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기업의 '기초 체력(Fundamental)'입니다. 인텔은 재무제표상의 숫자를 예쁘게 만들기 위해, 제조업의 심장인 '설비'를 팔아치우는 우를 범했습니다. 그 대가는 혹독합니다. 물이 들어왔는데 노가 없는, 아니 노를 땔감으로 써버린 인텔의 오늘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서늘한 경고를 보냅니다. 보조금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시장의 수요를 읽지 못하는 경영진의 근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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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주문 줘도 못 만드는 인텔⋯'트럼프 거품' 하루 만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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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절반 "한국 경제, 올해까지 1%대 저성장 고착"
- 국내 경제 전문가 과반이 우리 경제가 당분간 1%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6일에서 18일까지 전국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올해까지 1%대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25일 밝혔다. 완만한 회복으로 내년부터 2%대 성장을 예상한 응답은 36%였으며, 1%대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6%로 나타났다. 올해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1.8%로 정부(2.0%)와 국제통화기금(1.9%) 전망보다 낮았다. 원·달러 환율은 1,403∼1,516원 범위로 예상됐다. [미니해설] 경제전문가 과반 "당분간 1% 대 성장" 국내 경제가 단기간에 반등하기보다는 저성장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학계에서 우세하게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경제학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우리 경제가 최소 올해까지 1%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응답도 있었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전제가 달렸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평균 전망치는 1.8%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2.0%와 국제통화기금의 1.9% 전망치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과 내수 회복 지연, 고금리·고환율 부담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 전망 역시 이러한 인식을 반영한다. 올해 원·달러 환율 평균 전망 범위는 최저 1,403원에서 최고 1,516원으로 조사됐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주된 원인으로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53%)와 기업·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외화 수요 확대(51%)가 꼽혔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다. 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렸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대미 수출 감소와 국내 투자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58%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23%에 달했다.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 역시 상당했다. 미국 시장 확대와 한미동맹 강화 등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응답은 35%로, 부정적 영향이 낮을 것이라는 응답(38%)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관세 정책이 위험 요인이면서도 동시에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존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대목은 구조개혁과 제도 정비의 시급성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에 대해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7%에 달했다. ‘매우 시급하다’는 응답만 72%로, 기술 경쟁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현실을 반영했다. 노동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강했다. 기술 발전과 업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 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0%로 집계됐다.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 역시 필요하다는 응답이 80%에 달했다. 기존 연공 중심 임금·근로 체계로는 생산성 정체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AI가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하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92%에 달했다. 특히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고,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도 33%를 차지했다. AI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구조적 저성장을 완화할 중요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학계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첨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정책 지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최근 증가하는 전략산업 기술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이번 진단은 경기 부양책뿐 아니라 중장기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으면 저성장 고착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경고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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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절반 "한국 경제, 올해까지 1%대 저성장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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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연준은 멈췄다⋯시선은 빅테크 실적으로
- 1월 마지막 주(26~31일) 뉴욕증시는 통화정책보다 기업 실적이 더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애플·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의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성과가 증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연준은 28~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쏠려 있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는 경기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연준이 언제 추가 인하에 나설지에 대한 단서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번 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구성 종목의 약 20%가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비용을 넘어 수익 단계로 진입했는가"가 이번 실적 시즌의 최대 관전 포인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S&P500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22배를 웃돌고 있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금리보다 실적, 실적보다 AI의 실질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미니해설] 연준 뒤로 물러서고, 실적이 전면에 선다 AI는 이제 '스토리'가 아니라 '손익계산서'다 다음 주 뉴욕증시의 핵심 변수는 단연 실적이다. 특히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핵심 기업들이 동시에 성적표를 내놓는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3년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이라는 서사를 중심으로 상승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2025년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의 질문은 달라졌다. "AI가 정말 돈을 벌고 있는가"라는 보다 직접적인 물음이다. 데이터센터 증설, 고성능 반도체 확보, 인재 영입 등으로 늘어난 비용이 언제, 어떤 경로로 수익으로 전환되는지가 이번 실적 시즌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단기 매출 성장률보다 AI 관련 서비스·클라우드·광고 효율 개선 등 '질적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 대상이다. 연준은 '동결'이지만, 메시지는 여전히 위험 변수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도 이를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금리 자체가 아니라 연준의 발언 톤이다. 최근 지표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소비는 완만하지만 버티고 있고, 물가는 고점 대비 내려왔으며, 고용시장도 급격한 냉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연준이 '조기 인하' 기대에 선을 긋는다면, 시장은 다시 금리 경로를 재조정해야 한다. 특히 WSJ는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변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 가능성과 관련한 보도가 나올 경우, 채권·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지정학 리스크는 잠복…'트럼프 변수'는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지난주 시장을 흔들었던 그린란드 관련 지정학적 긴장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리스크가 해소됐다기보다 잠시 뒤로 밀린 것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행정부의 통상·외교 관련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관세, 무역, 동맹국과의 관계 설정은 언제든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다음 주 뉴욕증시는 ▲실적이라는 내부 변수와 ▲정책·지정학이라는 외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구조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높은 밸류에이션, '조용한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현재 S&P500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돈다. 이는 시장이 향후 실적 개선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면 상승 추세는 유지되겠지만, 일부 핵심 기업에서라도 실망스러운 가이던스가 나올 경우 지수 전반의 숨 고르기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월가는 다음 주를 "방향을 결정하는 주라기보다, 신뢰를 검증하는 주"로 보고 있다. 연준이 물러난 자리에서, 기업 실적이 과연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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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연준은 멈췄다⋯시선은 빅테크 실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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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정치적 외풍에 '숨 고른' 일본은행⋯금리 0.75% 동결에도 짙은 '매파적' 여운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잠시 멈춰 섰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30년 만의 최고치인 0.75%로 전격 인상한 직후,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점검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물가 상승 압력과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한 '매파적 동결(Hawkish Hold·금리 인상 기조 속 동결)'의 성격이 짙다. 특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조기 총선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이벤트가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3일(현지 시각) 닛케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이후 완만한 인상 기조를 밟으며 지난달 0.75%까지 금리를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번 동결의 핵심 배경으로 일본의 복잡한 '정치·경제적 방정식'을 지목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다음 달 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고물가에 신음하는 가계를 달래기 위해 ‘식료품 소비세 한시적 중단’이라는 5조 엔(약 45조 원) 규모의 초대형 감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가 세금을 깎아 시중에 막대한 돈을 푸는 확장 재정을 펴는데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를 올리는 긴축을 단행하면 정책 엇박자로 인한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감세 공약이 이미 국채 시장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BOJ가 정치적 역풍을 피하기 위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동결 발표 직후 외환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8.74엔까지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BOJ가 통화 완화로 돌아선 것은 결코 아니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은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9명 중 유일하게 소수 의견을 냈다. 이날 함께 발표된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 역시 향후 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 BOJ는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2%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7%에서 0.9%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2026년도 물가 전망치도 1.8%에서 1.9%로 올렸다. 디플레이션을 탈출한 일본 경제가 BOJ의 목표치(2%)를 안정적으로 웃도는 물가 상승 국면에 안착했음을 공식화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총선이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소멸하는 시점이 다음 금리 인상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수입 물가를 자극하는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BOJ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할 수 있다. BOJ 관계자들 역시 "추가적인 엔화 약세는 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며 외환시장을 향해 강력한 구두 경고를 남겼다. [Key Insights] 일본은행의 이번 동결은 '일시적 정지(Pause)'일 뿐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가 아니다. 위원의 소수 의견 등장과 내년도 물가 전망치 상향은 조만간 엔화의 강세 전환을 예고한다. 이는 자동차·철강·조선 등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회복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일본이 '금리 있는 세계'로 완전히 복귀할 경우 글로벌 자본이 일본으로 환류하며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 이탈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외환 당국의 선제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다. [Summary] 일본은행(BOJ)은 23일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하며 지난달 30년 만의 최고치 인상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는 다음 달 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다카이치 총리의 45조 원 규모 감세 공약 등 정치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위원 1명이 연속 인상을 주장했고 내년 물가·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매파적 동결'의 성격이 짙다. BOJ는 물가 목표 달성 시 추가 인상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과도한 엔저 지속 시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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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정치적 외풍에 '숨 고른' 일본은행⋯금리 0.75% 동결에도 짙은 '매파적'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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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서방 대거 불참 속 19개국으로 출범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가자 전쟁 휴전 등을 주도할 국제기구인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출범 서명식을 가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서명식으로 헌장이 발효돼 공식 국제기구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범 서명식에서 "모두가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이 기구가 유엔에 필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영국, 프랑스 등 많은 우방국들은 불참하거나 참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평화위 서명국에 대해 59개국이 서명했다고 밝혔으나 외신들은 참여 의사를 밝힌 나라가 20여개국이라고 전해 차이가 있었다. AP 통신은 실제로 행사에 참석한 정상, 외교관, 고위 관리들은 미국을 포함해 19개국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일부 국가 지도자들이 가입 의사를 밝혔지만 의회의 승인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가로 서명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 등 미국의 우방국들은 대부분 거절하거나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며 특히 유럽 국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여 의사를 밝힌 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 날에 맞춘 듯 이 위원회에 10억 달러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는 무엇보다도 팔레스타인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평화위원회에 10억 달러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푸틴 대통령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성공을 거두면 다른 분야에도 이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자 전쟁 종식 및 가자지구 재건 등을 위한 이 기구가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 의장'을 맡아 유엔을 대체하려 한다는 의혹을 다시 확인시켰다. 평화위는 가자 휴전을 감독하는 소수의 세계 지도자 그룹으로 구상되었지만 진행 과정에서 크게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가 유엔의 일부 기능을 대체하고 나아가 언젠가는 유엔 전체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는 이사회 구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나 다보스에 와서는 훨씬 더 화해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과 협력해 평화위 운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유엔이 세계 곳곳의 분쟁을 진정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프랑스는 가자지구 평화 계획을 지지하지만 유엔을 대체하려 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참여를 거부했다. 캐나다, 우크라이나, 중국, 그리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아직 확답을 하지 않았다. 평화위원회 설립 아이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개 항으로 구성된 가자지구 휴전 계획과 함께 제시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아랍국들은 유엔 안보리가 승인한 가자지구 계획에만 위원회 활동이 국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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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서방 대거 불참 속 19개국으로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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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JP모건 상대 50억 달러 손해배상 소송 제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를 상대로 최소 50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월가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퇴임 직후인 2021년 은행 측이 정치적 이유로 자신의 계좌를 부당하게 폐쇄하는 이른바 ‘디뱅킹(Debanking)’을 단행했다는 것이 소송의 핵심 배경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측 "정치적 차별이자 캔슬 컬처"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브랜드 사업체들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JP모건이 2021년 1월 6일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근거 없는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신념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계좌를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트럼프 관련 기업을 내부 블랙리스트에 올리도록 지시했다고 적시하면서 이는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금융 접근을 차단하는 매우 위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2021년 2월 돌연 2개월 내 여러 계좌를 종료하겠다고 통보해 심각한 재정적 피해와 평판 훼손을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P모건 "법적 위험에 따른 정당한 조치" 피소된 JP모건은 즉각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은행 측은 이번 소송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계좌 종료는 정치적이나 종교적 이유가 아닌 법적·규제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당한 관리 절차였음을 강조했다. 금융권 특성상 '정치적 주요 인사(PEP)'에 대해서는 자금 세탁이나 테러 자금 조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한층 강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하며 의심스러운 거래나 규제 당국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거래를 종료하는 것은 원칙에 따른 조치라는 논리다. 다이먼 CEO가 최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구상에 대해서는 경제적 재앙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한 직후 이번 소송이 제기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법정에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ey Insights] 트럼프 대통령의 50억 달러 소송은 단순한 금융 분쟁을 넘어, 금융권의 '디뱅킹' 관행과 '정치적 올바름(Woke)'을 둘러싼 미국 내 거대한 이념 전쟁의 단면이다. 정치적 양극화가 월스트리트의 핵심 비즈니스 영역까지 덮치면서 금융사의 중립성 리스크가 극대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금융사들 역시 정치적 주요 인사(PEP)에 대한 규제 준수와 평판 리스크 관리 기준을 재점검하고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 가이드라인을 확립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퇴임 직후 정치적 이유로 자신의 계좌를 부당하게 폐쇄(디뱅킹)했다며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을 상대로 5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JP모건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법적·규제적 위험 관리를 위한 정당한 계좌 조치였다며 근거 없는 소송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다이먼 CEO의 비판 발언 직후 소송이 제기되며 양측의 갈등은 대규모 법정 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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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JP모건 상대 50억 달러 손해배상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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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트럼프 '관세 유턴'에 이틀 연속 반등
-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관세 방침 철회에 힘입어 이틀 연속 반등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이번 주 초 시장을 강타했던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33포인트(0.7%)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 나스닥 종합지수는 0.9% 올랐다. 다우지수는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고율 관세 경고로 기록했던 낙폭을 사실상 모두 만회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합의의 틀(framework)을 마련했다”며 2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유럽 8개국 대상 추가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대형 기술주가 반등을 주도했고,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중소형주 지수 러셀2000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만 소폭 상승권에 진입했을 뿐, S&P500과 나스닥은 여전히 약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관세 유턴이 단기 안도 랠리를 이끌었지만,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관세 한마디에 흔들린 월가, 다시 확인된 '트럼프 변수' 이번 반등은 실적이나 지표가 아닌 정치 발언 하나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월가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둘러싸고 유럽에 고율 관세를 경고하자,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으며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시장은 이를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실제 정책 리스크로 인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자 분위기는 즉각 반전됐다. 관세 철회와 함께 “합의의 틀”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자,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충돌이 전면화될 가능성을 낮게 보기 시작했다. 월가에서는 “백악관 발언이 협상용 레버리지라는 점을 시장이 다시 학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셀 아메리카'는 끝났나, 잠시 멈췄을 뿐인가 이번 반등으로 ‘셀 아메리카’ 흐름이 완전히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식은 반등했지만, 금 가격은 여전히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고, 미 국채 금리도 이번 주 초 급등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 안도 속에서도 구조적 리스크를 여전히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덴마크 정부가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역시 그린란드 사안을 안보·통상 차원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관세 갈등이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여기에 일본 장기 국채 금리 급등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이 동요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자본 이동과 환율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미국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재차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기술주·중소형주 반등이 던지는 신호 이번 장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시장 내부 체력이다.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는 여전히 적지 않았고, 저점으로 밀린 종목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지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은 비교적 견조하다는 의미다. 특히 러셀2000의 강세는 상징적이다. 중소형주는 매출 대부분이 미국 내에서 발생해 관세와 환율 변수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된다. 시장이 대형 기술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 기반 종목으로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번 주 급락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며 하방을 지탱했다. 이는 2025년 내내 이어졌던 ‘딥을 사라’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불확실성 해소가 아닌 '내성의 강화' 이번 반등은 불확실성의 종결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는 전제를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월가의 시선은 이제 다시 기업 실적, 연준 독립성 논란, 글로벌 자본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그 모든 변수 위에 여전히 ‘트럼프 리스크’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반등은 추세 회복이라기보다 정책 발언에 따른 변동성 국면의 한 장면으로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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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트럼프 '관세 유턴'에 이틀 연속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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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돌파에 재계 지형도 대격변
-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와 재계 지형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방산, 로봇 등 성장 산업을 보유한 그룹은 덩치를 급격히 키운 반면 내수·소비 중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4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 대비 91.63포인트(1.87%) 오른 5,001.56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날 사상 처음 '오천피'를 달성했다. 기업집단별 시가총액은 삼성이 1,194조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시총 급증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그룹 시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 2위는 SK는 시총 67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SK는 그룹 핵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시총이 158조7000억원에서 538조7000억원으로 증가한 결과다. 3위는 현대자동차그룹(300조6000억원)이었다. 반면 LG는 4위로 내려앉았고, 카카오·네이버 등 IT 그룹과 내수 비중이 큰 기업들은 코스피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오천피'돌파, 재계 순위 변동 코스피 5,000 돌파는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권력 지형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수 상승의 동력과 기업별 시가총액 변화를 들여다보면 '어떤 산업이 미래를 선점했는가'라는 질문에 시장이 분명한 답을 내놓고 있다. 이번 랠리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다. 삼성과 SK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AI 수요는 단순한 GPU 경쟁을 넘어 데이터센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인프라 투자로 확장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 반등과 중장기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그룹 전체 시총을 끌어올렸다. 시장은 이를 일회성 호재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약진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불과 1년 만에 시총이 두 배 이상 늘며 LG를 제치고 재계 3위로 올라섰다. 전통 완성차 기업의 재평가라기보다는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정체성 전환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2028년 생산라인 투입 계획은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에서 선두 주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조선·방산·중공업 그룹의 시총 확대 역시 시장 흐름을 상징한다. HD현대와 한화는 순위는 유지했지만 덩치를 2~3배 키우며 LG를 바짝 추격했다. 글로벌 해양 플랜트, 방산 수출,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이 장기 성장 스토리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 중후장대 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두산의 10위권 진입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가스터빈 수주 확대와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성은 '에너지+로봇'이라는 조합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반면 내수와 소비, 전통 IT 플랫폼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LG는 TV 사업 부진과 이차전지·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겹치며 4위로 밀려났다. 포스코는 철강 업황 부진과 전기차 캐즘 장기화라는 이중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코스피 랠리 속에서 존재감이 약해졌다. 성장 스토리가 명확하지 않으면 지수 상승 국면에서도 주가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20위권 변화도 의미심장하다. 효성과 미래에셋은 각각 전력기기·첨단소재, 증시 활황 수혜를 발판으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반면 롯데, KT, KT&G 등 내수 의존도가 높은 그룹은 소비 회복 지연과 비용·규제 부담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수출·기술·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피 5,000 돌파를 "산업 간 격차가 본격적으로 구조화되는 출발점"으로 본다. 반도체, AI 인프라, 조선·방산, 로봇처럼 중장기 성장성이 명확한 산업은 추가 재평가가 가능하지만, 내수와 전통 소비 산업은 구조조정과 신사업 없이는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스피 5,000 시대는 모든 기업에 축복이 아니다. 시장은 미래 성장 스토리를 가진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더욱 냉정하게 가려내고 있다. 재계 전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성장 동력 확보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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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돌파에 재계 지형도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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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률 1% 그쳐⋯내수 붕괴에 4분기 역성장
- 지난해 한국 경제가 건설·설비투자 부진 속에 1% 성장에 그쳤다. 전년(2.0%)의 절반 수준으로,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도 크게 못 미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두 달 전 제시한 전망치(0.2%)보다 0.5%포인트(p) 낮고, 2022년 4분기(-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4분기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0.3%, 0.6% 증가했지만, 건설투자가 3.9% 급감했고 설비투자도 1.8% 감소했다. 수출은 2.1% 줄었고 수입도 1.7% 위축됐다. 성장률 기여도는 내수 -0.1%포인트, 순수출 -0.2%포인트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를 역성장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으나, 시장에서는 경기 판단이 과도하게 낙관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니해설] 한은 "지난해 경제 성장률 1%대⋯4분기 역성장"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 1%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성장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점에서다. 특히 건설·설비투자 부진이 성장률을 직접적으로 끌어내렸다는 점은 내수 기반의 취약성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기 흐름을 보면 변동성은 더욱 뚜렷하다. 2024년 1분기 1%대 성장 이후 곧바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반등과 정체를 반복하다 2025년 4분기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깜짝 성장' 이후 불과 한 분기 만에 -0.3%로 꺾였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의 지속 가능성은 애초부터 취약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내수다. 4분기 내수 기여도는 -0.1%포인트로, 직전 분기(1.2%포인트)와 비교해 1.3%포인트나 급락했다. 그 중심에는 건설투자가 있다. 건물·토목을 가리지 않고 위축되면서 성장률을 0.5%포인트 깎아냈다. 설비투자 역시 0.2%포인트를 끌어내렸다. 이는 단기 경기 요인이라기보다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시장 침체, 기업 투자 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소비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0.1%포인트씩 성장에 기여했다. 다만 재화 소비는 여전히 부진했고, 의료 등 서비스 소비에 의존한 증가라는 점에서 체력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소비의 질적 회복 없이 정부 지출과 서비스 소비만으로 성장을 떠받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수출 역시 발목을 잡았다. 자동차·기계·장비 중심으로 수출이 2.1% 감소하면서 순수출이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췄다. 글로벌 교역 둔화와 주요 수출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제조업이 1.5% 감소하고, 전기·가스·수도업이 9% 넘게 급감한 점도 산업 전반의 활력이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한은은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를 역성장의 원인으로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전망 실패 책임론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불과 두 달 전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수치의 격차가 0.5%포인트에 달한다는 점에서 경기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0.8% 증가하며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는 점은 위안이지만, 이는 교역조건 개선 등 외생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생산과 투자, 고용을 동반한 성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번 성장률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뉴노멀'에 본격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경고에 가깝다. 내수 회복 없는 수출 의존 성장, 투자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 1%대가 일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책 당국의 보다 현실적인 경기 인식과 구조적 처방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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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률 1% 그쳐⋯내수 붕괴에 4분기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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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유럽 8개국 관세 철회⋯그린란드 야욕 전술적 후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압박하기 위해 예고했던 유럽 8개국 대상의 징벌적 관세 부과를 전격 철회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확전을 자제했지만, 핵심 목표인 그린란드 병합을 향한 전술적 일보 후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21일(현지 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를 계기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및 북극 지역 전체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해결책이 실현될 경우 미국과 모든 나토 회원국에 유익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월 1일 발효 예정이었던 10% 관세 부과 조치를 취소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8개국을 겨냥해 6월에는 관세를 25%까지 올리겠다며 경제적 압박을 가한 바 있다. 나토와 미래 합의 틀 마련…관세 압박 임시 보류 관세 철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목표인 그린란드 병합이라는 총론은 바뀌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750억 달러(약 240조 원) 규모의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 돔'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해 "모두가 달려들 만한 거래"라며 진정한 국가 안보를 위해 원했던 모든 것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장기적 합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골든 돔 야욕은 여전…유럽 동맹국 향한 경고 지속 외교가에서는 이번 조치를 경제와 군사 양면에서의 강압 수단을 잠시 거두고 협상 공간을 여는 전술적 후퇴로 해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의 안보 불안을 다독이면서도 협조를 강요하는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유럽 국가들을 향해 제안에 동의하면 깊이 감사하겠지만 거절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향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언제든 경제적 강압 조치가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관세 위협에서 벗어난 유럽 국가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덴마크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을 반겼고, 스웨덴 외교장관은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원칙과 동맹국 간의 협력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Key Insights]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관세 철회는 동맹국을 상대로 한 거래 중심 외교의 전형이다. 안보와 경제를 연계한 벼랑 끝 전술이 언제든 재가동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역시 방위비 분담금이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경제적 강압과 전술적 타협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발 관세 위협과 안보 청구서가 동시에 날아오는 복합 위기 상황에 대비해 동맹국 간의 전략적 공조와 철저한 국익 중심의 협상 카드를 선제적으로 마련해 두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압박하기 위해 유럽 8개국에 부과하려던 관세 조치를 전격 철회했다.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후 그린란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선언하며 확전을 자제한 결과다. 그러나 우주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 구축을 위한 그린란드 병합 목표는 포기하지 않아, 이번 조치는 협상을 위한 전술적 후퇴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의 협조를 압박하는 경고를 남겼으며, 스웨덴 등은 관세 철회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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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유럽 8개국 관세 철회⋯그린란드 야욕 전술적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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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9)] 연일 사상 최고치 국제금값 어디까지 치솟나
- 숫자 자체가 역사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5%(71.7달러) 상승한 온스당 4,837.5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장중에는 4,891.1달러까지 치솟으며 5,000달러 돌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전날 4,700달러를 처음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100달러 이상 추가로 올라 금값은 이틀 연속 역사를 새로 썼다. 금 현물 가격 역시 이날 종가 기준 4,831.73달러로 마감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지난 1년 동안 75% 상승했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50회 이상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97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상승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값이 과거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5,00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며 "상승의 핵심 원인은 약달러 우려와 저금리 기조"라고 진단했다. 방아쇠를 당긴 것은 트럼프…그린란드 관세 위협과 안전자산 쏠림 이날 금값 급등의 직접 도화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유럽 관세 위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그린란드 합병 구상을 재차 강조하며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자 글로벌 무역전쟁 재점화 공포가 시장에 번졌다. 위험 자산에서 이탈한 자금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집중됐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실질금리 하락, 투자자·각국 중앙은행의 탈달러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금이 '궁극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단단히 굳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급등을 트럼프 변수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좁게 보는 것이다. 그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터진 충격파가 금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07년 발행 이래 처음으로 4%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불안이 번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조기 총선 선언과 감세 공약이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고, 채권 투매와 주식 급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디에도 안착할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금으로 몰렸다. 주식도 채권도 더 이상 피난처가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때 금의 '최후의 안전자산' 지위는 더욱 빛을 발한다. 3개월 만에 1,000달러 추가 상승…역사상 가장 빠른 가속도 금의 상승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2025년 초 온스당 2,641달러에서 연말 4,341달러까지 단 한 해 만에 64.4% 급등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만 53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강세가 이어져 불과 3주 만에 11% 이상 추가 상승했다. 4,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것이 지난해 10월이었는데 그로부터 석 달 남짓 만에 4,800달러를 넘었다. 800달러에 달하는 상승폭이 단 3개월에 이루어진 셈이다. 역사적으로 이 속도는 유례가 없다. 2000년대 중반 금 강세장에서 1,000달러를 돌파하는 데 걸렸던 시간과 비교해도 지금의 가속도는 현격히 빠르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금값 기준으로도 현재 가격은 1980년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다. 귀금속 시장의 한 전문가는 "올라서는 안 될 가격대라고 했던 구간들을 금이 속속 돌파하고 있다"며 "시장이 금의 적정 가격 개념 자체를 다시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달러화 물결…중앙은행이 국채 대신 금을 선택하는 이유 금 강세의 저변에는 단기 투기 세력보다 훨씬 크고 지속적인 힘이 자리 잡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3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고 있다.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폴란드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는 탈달러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UBS는 2025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가 863톤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95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금협회(WGC)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1999년 72%에서 현재 57% 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금 비중은 꾸준한 상승 궤도에 있다. 왜 중앙은행들은 달러 자산을 줄이고 금을 선택하는가.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 부채 급증이 달러 자산의 장기 신뢰성에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제재 이후 미국이 외국 정부의 달러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는 선례가 생기면서 신흥국들은 서방의 통제 밖에 있는 실물 금을 선호하게 됐다. 금은 어떤 정부도 동결하거나 해킹할 수 없는 자산이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금 ETF 수요도 덩달아 증가 추세다. UBS는 올해 글로벌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825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900명 이상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36%가 올해 말까지 금값이 5,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답했고 33%는 4,500~5,000달러 구간을 예상했다. 두 그룹을 합하면 70% 이상이 올해 금값 추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상승 원인으로는 중앙은행 매입(38%)과 재정 불안(2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은(銀)도 폭주 중…95달러 고점, 산업 수요가 불씨를 키웠다 금과 나란히 은(銀)도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 온스당 95.8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1일에는 소폭 조정을 받아 94.58~95.04달러 범위에서 마감했지만 올해 들어 은의 상승 탄력은 금을 웃도는 구간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은값은 두 배 이상 오르며 금과 나란히 역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은 강세에는 금의 안전자산 수요에서 비롯된 공통 동력 외에 은만의 독자적 상승 요인이 더해진다. AI 서버, 전기차, 태양광 패널, 로봇 등 차세대 첨단 산업에서 은이 핵심 소재로 쓰이는 만큼 산업용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지난해 11월 은을 '중요 광물'로 공식 지정하면서 그 전략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금값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가격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도 은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금·은 교환 비율(금 1온스를 사는 데 필요한 은의 온스 수)은 51배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인 65배를 크게 밑돌아, 은의 상대적 강세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월가의 목표가 경쟁…골드만삭스 4900달러에서 7150달러까지 금 강세에 대한 월가의 전망치 경쟁도 뜨겁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가격 목표를 온스당 4,900달러로 제시하며 금을 현재 "가장 확신하는 롱(매수) 또는 기본 시나리오 자산"으로 규정했다. 다안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대표는 "금이 현재 다년간의 강세장에 있으며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을 헤지하려는 민간 투자자들이 올해도 보유분을 매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수요가 가격 전망의 출발점 자체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는 더 앞서나가 올해 마지막 분기에 금값이 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실시한 연례 귀금속 전망 설문에서는 응답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금 평균 가격이 5,0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가운데 ICBC스탠다드은행의 줄리아 두 수석 원자재 전략가가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금 가격이 온스당 최고 7,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벨리 골드 펀드의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 만치니는 "연준이 올해도 금리를 계속 낮춘다면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더욱 줄어들어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올해 말 금값이 4,400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보수적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전망치의 편차가 크지만 공통점은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유지, 중앙은행의 구조적 매입, 지정학적 불안의 만성화 중 어느 하나라도 지속되는 한 금의 상승 여력이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조적 상승의 3대 엔진…금리·탈달러화·지정학적 리스크 전문가들이 현재의 금 강세를 단순한 투기 버블이 아닌 구조적 상승으로 보는 근거는 세 가지 동력으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실질금리 하락이다. 미 연준은 2025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낮을수록 보유 매력이 커진다. 연준이 올해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한, 금의 기회비용은 계속 낮아진다. 두 번째는 달러 패권의 구조적 균열이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부채 한도 갈등,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이 맞물리면서 달러 자산의 신뢰가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최근 97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약세 흐름을 타고 있다. 달러가 밀리면 달러 표시 금값은 자동으로 오른다. 세 번째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만성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불안, 미·중 갈등에다 이번에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긴장까지 더해졌다. 국제 정치 불안이 일상이 되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금을 항구적으로 편입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위기가 터질 때마다 금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금을 기본 자산으로 들고 가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국내 금값 1돈 90만 원 돌파 목전…골드뱅킹 2조 원 시대 국제 금시장의 열기는 국내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금통장) 잔액은 최근 2조 원을 처음 돌파했다. 금통장 계좌 수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순금 1돈(3.75g) 가격도 9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는 수요가 공급을 웃돌며 매진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방법도 다양해졌다. KRX 금 현물 계좌는 매매 차익에 비과세가 적용되는 데다 부가세도 면제돼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금 ETF를 통한 간접 투자는 소액으로도 접근이 가능해 입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최근 금융 리포트를 통해 "현 가격대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보다 분할 매수를 통한 자산 배분 관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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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9)] 연일 사상 최고치 국제금값 어디까지 치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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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카자흐스탄 원유수출 차질 우려 등 영향 이틀째 상승
- 국제유가는 21일(현지시간) 주요 산유국 카자흐스탄 원유수출 차질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무력 불사용 발언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상승세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4%(26센트) 상승한 배럴당 60.62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0.5%(32센트) 오른 배럴당 65.2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한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원국인 카자흐스탄 원유생산 차질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 카자흐스탄 석유 생산업체 텡기체브로일은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텡기즈와 코롤료프 유전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중단 사태는 7~10일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텡기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번 정전은 원유 흐름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겨울 에너지 수요가 강해진 점은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미국내 광범위한 지역에서 겨울 폭풍우 주의보가 발령내려졌으며 주말에는 폭풍우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미국내에서 에너지수요 급증이 원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시도 과정에서 무력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유가상승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트럼프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그린란드 병합 문제는 EU와 협상으로 풀 것이라며 "무력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트럼프는 그린란드 병합을 시도할 때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었다. 이에 유럽 8개국이 그린란드에 파병하면서 양측의 긴장감은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트럼프는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대담한 뒤에는 내달 1일부터 유럽 8개국에 부과하려던 관세를 철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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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카자흐스탄 원유수출 차질 우려 등 영향 이틀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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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철회'에 월가 급반전
- 뉴욕증시가 21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을 상당 부분 되돌리며 강하게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겨냥해 예고했던 그린란드 관련 관세 부과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날 시장을 지배했던 지정학·정책 불확실성이 일시 완화된 영향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56.10포인트(1.30%) 오른 4만9094.3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8.21포인트(1.30%) 상승한 6885.07로 반등했고, 나스닥지수도 312.33포인트(1.36%) 오른 2만3266.66에 거래를 마쳤다. 세 지수 모두 전날 기록한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낙폭에서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동을 통해 그린란드와 북극 전반에 관한 협상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며 “이에 따라 2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도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취득하지 않겠다고 언급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렸다. 전날 시장을 압박했던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도 하루 만에 되돌려졌다. 미 국채 가격이 반등하며 10년물 국채금리는 4.25%대로 내려왔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회복했다. 주식·채권·통화가 동반 약세를 보였던 전날과는 뚜렷한 대비다. 반등은 기술주가 주도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 대형 반도체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나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내수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도 강세를 보이며 러셀20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관세 리스크 완화가 상대적으로 해외 노출이 적은 종목군에 더 강하게 작용한 셈이다. 은행주 역시 소폭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 연설에서 신용카드 금리 상한(10%) 도입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입법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우세해 금융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연방대법원이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해임 권한을 둘러싼 심리에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점은 시장에 또 다른 부담으로 남아 있다. [미니해설] '하루 만에 뒤집힌 월가'…반등의 성격과 남은 시험대 안도 랠리의 본질: 신뢰 회복이 아닌 '최악 회피' 이번 반등은 정책 방향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기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단 접혔다는 안도감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즉각 정책으로 집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학습 효과가 다시 작동했다는 의미다. 제드 엘러브룩 아전트캐피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트럼프의 발언은 매우 빠르게 바뀌며, 시장은 더 이상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그린란드 관세가 실제로 시행될 것이라 믿었다면 전날 낙폭은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반등이 '정책 신뢰'가 아니라 '정책 피로'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셀 아메리카' 경보는 꺼졌지만 해제되진 않았다 전날 나타난 달러 약세, 미 국채 매도, 주가 급락의 동시 발생은 구조적으로 가벼운 신호가 아니다. 하루 만에 되돌림이 나왔지만, 정책 리스크가 재점화될 경우 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덴마크 연기금의 미 국채 매각 결정, 유럽 정치권의 보복 관세 검토 움직임은 단발성 뉴스라기보다 자본 흐름의 민감도를 높이는 변수다. 시장은 무역 갈등을 물가 변수보다 ‘자본 이동 변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연준 독립성 논란, 다음 변동성의 뇌관 이날 미 연방대법원에서 연준 이사 해임과 관련해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거나 붕괴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온 점은 중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이 정치 논리에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은 금리·환율·주가 전반의 위험 프리미엄을 끌어올린다. 월가에서는 이번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보다는 변동성 장세의 한 국면으로 평가한다. 관세, 연준 독립성, 지정학 이슈가 번갈아 시장을 자극하는 환경에서 지수는 '상승'보다 '흔들림'에 더 취약한 구조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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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철회'에 월가 급반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