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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합의⋯수년간 이어진 안보 논란 일단락
-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이 미국 사업부 매각에 합의하며 수년간 이어진 안보 논란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오라클, 실버레이크, 아부다비 국부펀드 계열 투자사 MGX와 함께 미국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가 이날 보도했다. 쇼우 츄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미국 내 데이터 보호와 알고리즘 보안을 담당할 독립 법인이 출범한다"고 설명했다. 합작회사는 '틱톡 USDS 조인트벤처 LLC'로 명명되며, 내년 1월 22일 거래가 종결될 예정이다. 합작회사 지분은 오라클·실버레이크·MGX가 각각 15%씩 총 45%를 보유하고, 바이트댄스는 19.9%를 유지한다. 나머지 30.1%는 기존 바이트댄스 투자자 계열사가 보유하게 된다. 이번 거래로 틱톡 미국 사업 가치는 약 140억 달러(약 20조 6900억 원)로 평가됐다. 새 법인은 미국 내 데이터 보호, 추천 알고리즘 보안, 콘텐츠 관리, 소프트웨어 검증에 대한 전권을 갖는다. 틱톡 글로벌 조직은 전자상거래와 광고 등 글로벌 상업 활동을 담당한다. [미니해설] 틱톡 미국 사업부, 오라클 등에 매각 틱톡의 미국 사업부 매각 합의는 단순한 기업 거래를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데이터 주권 갈등의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처음으로 틱톡 매각을 요구한 이후 5년 가까이 이어진 논쟁이 제도적 타협으로 귀결된 셈이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소유'보다 '통제'에 있다. 형식적으로는 바이트댄스가 20%에 가까운 지분을 유지하지만, 미국 합작회사는 데이터 보호와 알고리즘 운영을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특히 추천 알고리즘을 미국 사용자 데이터로 재학습시키고, 외부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점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우려에 대한 제도적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안 구조 역시 미국 중심으로 재편된다. 오라클은 합작회사의 '신뢰 보안 파트너'로 지정돼 알고리즘과 데이터 관리 전반을 감사·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단순한 서버 제공을 넘어, 틱톡의 핵심 기술에 대한 사실상 미국 내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에는 지정학적 이해관계도 짙게 반영돼 있다. MGX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UAE 기술기업 G42가 설립한 투자사로, 미국과 중동 자본이 틱톡 미국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다. 중국 자본을 배제하면서도 글로벌 투자자 구성을 통해 '탈중국화'를 완성하려는 미국 측 전략이 읽힌다. 틱톡은 미국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가 약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최대 플랫폼 중 하나다. 광고, 전자상거래, 크리에이터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서비스 중단은 미국 내 산업 전반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미 의회가 2024년 통과시킨 '틱톡 금지법'과 올해 초 연방대법원의 합헌 판단 이후에도 실제 집행이 미뤄진 배경에는 이런 현실적 고려가 깔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행정명령을 통해 매각 시한을 수차례 연장하며 협상을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중국과 틱톡 문제에 대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계약은 그 연장선상에서 성사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알고리즘 라이선스에 쏠린다. 틱톡의 경쟁력 핵심인 고성능 AI 추천 알고리즘은 바이트댄스가 개발했으며, 미국 합작회사는 이를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받아 자체적으로 재훈련하게 된다. 기술 이전을 금기시해온 중국 정부가 이 구조를 용인했다는 점은 미·중 간 전략적 절충의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합의는 글로벌 빅테크 규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국가 안보와 데이터 보호를 이유로 외국 플랫폼의 소유 구조와 기술 운영 방식까지 개입한 사례로,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틱톡 사태는 '플랫폼의 국적'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통제권'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시대적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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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합의⋯수년간 이어진 안보 논란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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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2.7% 둔화에도 '통계 왜곡' 논란⋯시장 해석 엇갈려
-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지표 산출 과정의 한계로 신뢰성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8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3.1%)를 밑도는 수치로, 9월(3.0%)보다 낮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2.6% 상승해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지표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일부 데이터가 누락되고 비조사 자료가 활용돼 정확성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악관은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니해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 전년대비 2.7%↑⋯통계 왜곡 논란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표는 발표 시점부터 산출 과정의 특수성으로 인해 '왜곡 논란'이 뒤따르며 금융시장의 해석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1%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9월(3.0%)보다도 낮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2.6% 상승에 그쳐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수개월간 이어진 고질적인 물가 압박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지표의 '질'이다. 이번 CPI는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이어진 43일간의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당초 예정일보다 여드레 늦게 발표됐다. 이 과정에서 10월 CPI는 아예 집계되지 못했고, 11월 CPI 역시 일부 핵심 항목에서 통상적인 조사 데이터 대신 '비조사 데이터'가 활용됐다. BLS는 홈페이지를 통해 "예산 편성 중단으로 일부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월간 CPI가 발표되지 않은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미 CNN 방송은 "새로운 2.7%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7월 이후 최저치이지만, 경제학자들은 급격히 둔화한 수치가 연방정부 셧다운과 관련된 데이터 수집 과정의 차질 때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9월 자료와 대조해 보면 주요 품목별 월간 변동률 산출에 제약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지표를 두고 '구멍 난 스위스 치즈'에 비유하는 평가도 나왔다. 수치 자체는 낮아졌지만, 지표의 연속성과 비교 가능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산탄데르 US 캐피털 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이례적인 보고서가 여러 이상 신호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며 "결과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모두 위험하다"고 말했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로이터통신에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잡음 수준을 넘어 인플레이션을 하향 편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해석도 논란을 키웠다. 백악관은 이번 CPI를 두고 인플레이션 둔화를 공식 성과로 평가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라며 "과거 9%에 달했던 물가 위기와는 분명한 대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반 가계가 체감하는 생활물가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지표와 현실 간 괴리를 지적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시장은 이번 CPI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는 정책 완화 기대를 자극할 수 있지만, 데이터의 불완전성을 고려할 때 이를 추세적 하락의 출발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CNBC는 "투자자 기대를 키울 수 있는 수치지만, 분석용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연준은 이미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3.50~3.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정책 입안자들이 이번 11월 CPI를 향후 결정의 핵심 근거로 삼을지는 불투명하다. 불완전한 지표가 오히려 정책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CPI는 인플레이션 둔화라는 '숫자'와 통계 신뢰성이라는 '그늘'이 동시에 드리운 결과로 평가된다.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낙관이나 비관이 아니라, 데이터의 한계를 냉정하게 인식한 신중한 해석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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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2.7% 둔화에도 '통계 왜곡' 논란⋯시장 해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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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러시아서 제네시스·현대 매트릭스 상표 등록
-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에서 '제네시스'와 '현대 매트릭스(Hyundai Matrix)' 상표를 등록하며 해당 브랜드로 차량과 부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고 러시아 현지매체 www1.ru가 보도했다. 러시아 특허청(로스파텐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9월 제출한 두 건의 상표 출원 신청이 승인되면서, 러시아 내에서 제네시스와 현대 매트릭스 브랜드를 사용할 법적 권한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는 물론 관련 부품의 생산과 유통도 가능해졌다. 러시아 내 현대차의 이해관계는 현지 법인인 '현대모터 CIS LLC'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러시아 기업 정보 플랫폼 루스프로파일(Rusprofile)에 따르면 현대모터 CIS의 2024년 매출은 65억 루블, 순이익은 27억 루블로 집계됐다. 제한적인 시장 활동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해석된다.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중대형 세단과 고급 비즈니스 차량을 중심으로 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 매트릭스는 2000년대에 생산된 소형 다목적차량(MPV) 모델로, 러시아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차종이다. 이번 상표 등록은 과거 유럽 및 중국 브랜드가 주도하던 일부 세그먼트에 한국 브랜드가 다시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2023년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아트-파이낸스(Art-Finance)에 매각했으며, 해당 거래는 2024년 초 마무리됐다. 다만 계약 조건에 따라 현대차는 향후 2년 이내에 해당 법인을 재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시장 여건이 개선될 경우 현대자동차가 비교적 신속하게 현지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부여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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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러시아서 제네시스·현대 매트릭스 상표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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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36개 주, 현대차·기아 도난방지 미적용 책임 합의
- 미국 워싱턴주를 포함한 36개 주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업계 표준 도난방지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차량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다주(多州) 합의에 도달했다고 긱와이어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소비자 보상과 함께 수백만 대의 차량에 대한 기술적 보완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워싱턴주 법무장관실은 16일 성명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가 향후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차에 엔진 이모빌라이저 기반 도난방지 기술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기존 대상 차량 소유주와 리스 이용자에게는 아연 보강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보호장치는 기존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제공받았던 차량에도 적용된다. 또 양사는 차량 절도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최대 450만 달러(약 66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조사 비용 충당을 위해 각 주 정부에 총 450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했다. 보상 대상 소비자는 차량이 전손된 경우 최대 4500달러(약 664만 원), 일부 손해를 입은 경우 최대 2250달러(약 332만 원)까지 받을 수 있으며, 청구 마감일은 2027년 3월 31일이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스마트 키에 저장된 전자 보안 코드를 인식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해당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차량이 대량 유통되면서 워싱턴주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차량 절도가 급증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닉 브라운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차량 보안은 가정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요소임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수년간 업계 표준 보호장치가 없는 차량을 판매했다"며 "그 결과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범죄의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2020년 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차량 절도 방법이 확산되면서 더욱 커졌다. 이른바 '기아 보이즈(Kia Boys)'로 불린 영상들은 운전대 하단 플라스틱을 제거한 뒤 USB 케이블로 차량을 훔치는 방법을 소개했고, 관련 영상은 2022년 9월 기준 틱톡에서 33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워싱턴주 법무장관실은 현대차와 기아가 이러한 위험이 수년간 제기됐음에도 2023년에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해당 조치 역시 도난을 완전히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애틀시 역시 2023년 1월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앤 데이비슨 시애틀시 검사장은 "비용 절감을 우선한 기업의 선택이 공공 안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소송은 범죄자 처벌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공 안전보다 이익을 앞세운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3년 5월에도 차량 절도 사태와 관련해 2억 달러 규모의 소비자 집단소송 합의에 도달했지만, 당시 합의에는 지방정부가 제기한 소송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해당 차량 소비자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가까운 현대차 또는 기아 공식 딜러십에서 아연 보강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설치받을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했음에도 2025년 4월 29일 이후 차량 절도 또는 절도 시도를 당한 경우, 관련 비용에 대한 추가 보상 청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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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36개 주, 현대차·기아 도난방지 미적용 책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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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관세 부메랑' 맞은 美 경제…고용 얼어붙고 지갑 닫혔다
- 미국 경제를 지탱하던 ‘고용’과 ‘소비’라는 두 강력한 엔진이 동시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야심 차게 밀어붙인 전방위 ‘관세 폭탄’과 강경한 국경 통제 정책이 실물 경제를 옥죄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형국이다. 16일(현지 시각)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4.6%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발표치인 9월의 4.4%에서 0.2%포인트 뛴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2021년 10월(4.8%)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43일간 이어진 초유의 연방 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사태로 10월 통계가 누락된 채 11월 데이터와 통합 발표되면서 고용 시장의 충격파는 더욱 거칠게 드러났다. 신규 고용 창출 동력도 급격히 식어버렸다. 올 초 시행이 유예됐던 해고 조치들이 셧다운 해제와 함께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10월 한 달간 정부 부문 고용에서만 무려 16만 2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근로자들의 지갑 두께를 결정하는 11월 시간당 평균 임금 역시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0.3%)를 밑도는 등 임금 상승세마저 뚜렷한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월가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용 한파의 주범으로 ‘트럼프발(發) 관세’를 지목한다. 대규모 관세 부과로 원가 압박에 직면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무한정 올리는 대신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기존 인력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으로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이민자 노동력 유입마저 쪼그라들며 노동시장의 역동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실물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마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소매판매는 약 1080조 원 규모로, 전월 대비 ‘0.0%’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는 지난 9월(0.1% 증가)보다 둔화한 수치이자, 최근 5개월 새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여름 휴가철 반짝 호조를 보였던 소비 심리가 가을 들어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다. AP통신은 “고율 관세 여파로 식료품과 생필품, 임대료 등 체감 물가가 치솟자, 생활고에 직면한 미국 가계가 지갑을 굳게 닫아버린 상황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결국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징벌적 관세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갉아먹고, 기업의 고용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성장(고용)은 둔화하는데 물가(관세)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향후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Key Insights]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반이민 정책이 미국 실물경제의 두 축인 고용과 소비를 동시에 냉각시키고 있다. 이는 '관세 부메랑'이 현실화된 것으로, 미국 내 수요 위축을 뜻한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직접적인 타격이다. 고율 관세 장벽에 더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수출 기업들은 서둘러 수출 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전략 재편에 나서야 한다. [Summary] 미국의 11월 실업률이 4.6%로 치솟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1년 10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따른 기업들의 채용 축소가 맞물린 결과다. 노동시장 한파와 함께 10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변동 없는 0% 성장률을 기록하며 5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관세발 물가 상승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며 미국 경제를 이끄는 소비 엔진마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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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관세 부메랑' 맞은 美 경제…고용 얼어붙고 지갑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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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 등 영향 4거래일 연속 하락
- 국제유가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과 원유 공급과잉 우려 등 영향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7%(1.55달러) 내린 배럴당 55.27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장중 한때 3%이상 하락하며 배럴당 54.98달러까지 떨어져 2021년 2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9월 말~10월 초 이후 처음이며 이기간 동안 5%이상 빠졌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2.7%(1.64달러) 하락한 배럴당 58.9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시한으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약화됐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들이 수년간 유지해 온 감산 기조를 사실상 종료하고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 전망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역시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11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6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연방정부 인력 감축 영향으로 10월 비농업 고용이 10만5000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로 전환된 수치다. 하지만 실업률은 4.6%로 상승해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분석 수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인프라 공격과 미국의 대러 제재가 빠르게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단기적으로 러시아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이 크게 줄어들고 현재 해상에 저장된 1억7000만배럴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종료될 경우 산유국이 원유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에도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4거래일만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가격은 2.9달러 내린 온스당 433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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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 등 영향 4거래일 연속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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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둔화 신호에 발걸음 멈췄다⋯다우 0.7%↓
- 미국 뉴욕증시가 고용 둔화 신호와 유가 급락이 겹치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4% 하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50포인트(0.7%)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1% 상승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이날 시장은 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연 공개된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를 소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6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4만5000명)를 웃돌았다. 그러나 10월 고용은 10만5000명 감소로 수정됐고, 실업률도 4.6%로 예상치(4.5%)를 상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9월 고용 증가 폭이 3만3000명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유가 급락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5달러 아래로 내려가 2021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엑슨모빌과 셰브론이 각각 약 2% 하락하는 등 에너지주는 S&P500 업종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기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24%로 전날과 같았다. 투자자들은 고용과 소비 둔화 신호를 확인하면서도 연준의 조기 정책 전환 가능성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니해설] '전력 질주' 멈춘 미국 경제…뉴욕증시가 보내는 속도 조절 신호 이번 장세의 출발점은 고용 지표였다. 11월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실업률 상승과 과거 수치의 대폭 하향 조정에 쏠렸다.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의 지나 볼빈 대표는 이날 고용 지표를 두고 "오늘의 데이터는 경제가 숨을 고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은 버티고 있지만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는 아직 서 있지만, 전력 질주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고용의 절대 수준보다 속도와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가 55달러 붕괴, 경기 체온계가 식었다 유가 급락은 이날 시장의 또 다른 핵심 변수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하락 배경으로 경기 둔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을 동시에 지목했다. 유가는 실물 경기의 체온계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55달러 선 아래로 내려오자 에너지주는 즉각 매도 압력에 노출됐고, S&P500 업종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민감 자산에서 방어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조정은 붕괴 아닌 '호흡 조절' 최근 시장을 지배해온 AI 관련 대형주 조정도 이날 흐름을 흔들었다. 브로드컴과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종목이 약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AI 트레이드 종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웰스 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톤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AI와 기술주가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며 "이것은 건강하지 않은 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헬스케어와 보험, 소비재 일부 종목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며 자금 이동이 확인됐다. 연준은 움직이지 않았다…시장은 기다림을 택했다 고용 둔화와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정책 기대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볼빈 대표는 "이 조합은 연준에 공포 없이 방향을 틀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그 전환의 시점을 앞당기지 않았다. 1월 금리 인하 확률이 24%에 머문 것은, 뉴욕증시가 여전히 '확인 대기 구간'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뉴욕증시는 공포의 시작이 아니라 속도 조절 국면의 진입 신호에 가깝다. 미국 경제는 더 이상 전력 질주 상태가 아니며, 증시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반영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지표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둔화 이후 어디로 확산되는가에 맞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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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둔화 신호에 발걸음 멈췄다⋯다우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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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 기대에 연중 최고치⋯신고가 눈앞
-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자율주행 기대감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6% 오른 475.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481.77달러까지 오르며 작년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479.86달러)에 근접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4월 장중 214달러대까지 급락한 이후 변동성을 겪었으나, 9월 중순 400달러선을 회복한 뒤 최근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테슬라는 차별화된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실험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미니해설] 테슬라 주가, 연중 최고치 경신⋯산타 랠리 기대감↑ 테슬라 주가가 연말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시장의 중심에 섰다. 1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3%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해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불과 수 달러 차이까지 접근하면서, 연말 '산타 랠리' 국면에서 신고가 경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는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차량에 아무도 타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가 완전 무인 상태로 주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함께 게시됐다. 그동안 테슬라는 안전 요원이 동승한 제한적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해왔는데, 무인 주행 시험이 공개되면서 상용화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테슬라 공식 계정 X(엑스·옛 트위터)도 15일 "천천히, 그러다 한꺼번에(Slowly, then all at once)"라는 글과 "(차량) 함대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활성화될 것(The fleet will wake up via over-the-air software update)"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다만 회사 측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의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기술 시연과 실제 상업 서비스 사이에 상당한 규제·안전 검증 절차가 남아 있다는 점을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본다. 주가 강세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중장기 기대가 꼽힌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차기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로봇 산업 육성 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는 전기차 업체를 넘어 로봇·AI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해왔고, 이런 서사가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의 움직임은 다른 대형 기술주와 뚜렷이 대비됐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 다수가 하락한 가운데, 테슬라는 독자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는 AI 반도체·클라우드 중심의 기존 기술주 랠리에서 벗어나, 자율주행·로보틱스라는 새로운 성장 스토리에 자금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테슬라 주가 상승과 맞물려 일론 머스크 CEO의 자산가치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67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최근 내부 거래에서 8000억달러로 평가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스페이스X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5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 소셜미디어 X를 통합한 xAI홀딩스의 기업가치 역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머스크가 보유한 이들 비상장 자산까지 감안하면, 그가 인류 최초의 '조(兆) 단위 자산가'가 될 가능성도 점차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기술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 경쟁 심화, 자율주행 규제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중장기 리스크로 남아 있다. 테슬라의 최근 주가 랠리가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기대 선반영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전환될지는 연말과 내년 초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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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 기대에 연중 최고치⋯신고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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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 실리콘밸리의 역사적인 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2025년 12월, 81세의 노장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회장이 그 중심에 섰다. 오픈AI, 소프트뱅크, 그리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가 그 무대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편, 월가(Wall Street)에서는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오라클이 AI 버블이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신세가 된 것을 넘어, 이제는 금융 시장의 새로운 고통을 잉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혁신'으로 포장되었던 오라클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제는 주식 폭락을 넘어 채권 시장의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 돌변했다는 분석이다. 주가 30% 폭락보다 무서운 '채권 시장'의 비명 오라클의 위기는 주식 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지난 9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오라클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대한 열광이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에 대한 회의론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스마트 머니'가 움직이는 채권 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라클이 발행한 '투자적격등급(Investment Grade)' 채권이 최근 시장에서 사실상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오라클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불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오라클은 AI 투자를 위해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우량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현재 약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Paper loss)을 떠안은 상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3일 장중 한때 1.513%p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라클의 신용 리스크가 위험 수위를 넘었음을 시사한다.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된 '역사상 최대 도박' 이 위기의 시발점은 2024년 봄, 오픈AI의 임원이 오라클 영업팀에 보낸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이었다. 챗GPT 이후 만성적인 컴퓨팅 파워 부족에 시달리던 오픈AI는 절박했고, 오라클은 텍사스에 거대 데이터센터 부지를 가지고 있었다. 양사의 이해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스타게이트'라는 3000억 달러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비화했다. 문제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수익성'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은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인해 오픈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일부의 완공 시점을 당초 목표보다 늦춰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이는 AI 투자 수익 실현 시점이 더 멀어졌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가스 발전기를 돌리는 고비용 구조까지 선택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MS가 버린 '독이 든 성배'…AI 생태계 전반으로 공포 확산 오라클의 행보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중함과 대비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의 무리한 인프라 요구를 "경제성이 없다"며 거절했다. MS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려놓은 그 '독이 든 성배'를 오라클이 덥석 받아든 셈이다. 오라클의 재무 상태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경고등이 켜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0년대 후반까지 약 700억 달러의 현금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오라클발(發) 공포는 이미 AI 업계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AI 칩 수혜주로 꼽히던 브로드컴(Broadcom) 역시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11%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실체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AI 베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있다. 중국조차 엔비디아 칩 대신 7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칩 육성 패키지를 고려하는 등, AI 하드웨어 시장의 수요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AI 파티가 끝나고 음악이 멈추는 순간, 가장 먼저 의자가 없음을 깨닫게 될 기업은 오라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량채가 정크본드로 전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 충격파가 실물 경제를 넘어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불길한 전조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 '묻지마 AI 투자'의 청구서가 날아든다 오라클 사태는 'AI 맹신'에 취해있던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에 날아든 독촉장과 같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조차 명확한 수익 모델 없는 무리한 AI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재무적 파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채권 시장이 이에 얼마나 냉혹하게 반응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수요를 '상수(Constant)'로 놓고 설비 투자를 늘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심각한 경고다. 오라클과 같은 빅테크들이 자금 경색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곧바로 재고 급증과 실적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장밋빛 전망 대신, 이제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네이버 등 국내 AI 플랫폼 기업들 역시 B2B, B2C 시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라클처럼 주가 폭락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Summary] 기사 요약 오라클이 오픈AI와 손잡고 추진 중인 3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흔들리며 주가가 고점 대비 30% 폭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권 시장이다. 오라클의 우량 채권이 투자자들의 불신 속에 '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력 및 자재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완공이 2028년으로 지연되는 등 수익성 우려가 현실화된 탓이다. 이는 실체 없는 AI 기대감에 기댄 투자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버블 붕괴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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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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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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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무역적자 5년 만에 최저치…'金 수출'이 만든 트럼프 관세의 착시 현상
- 미국의 무역적자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화려한 지표가 발표됐다. 수치만 놓고 보면 미국 경제의 고질적인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제조업 부흥이나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이 아니라, 관세 정책의 오락가락 행보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통계적 착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1일(현지 시각) 미국 상무부는 9월 상품·서비스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0.9% 급감한 528억 달러(약 77조 74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631억 달러)를 100억 달러 이상 크게 밑도는 수치이자, 202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표면적인 적자 축소의 1등 공신은 ‘수출’이다. 9월 미국의 수출은 전월보다 3.0% 늘어난 2893억 달러(약 425조 9940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반면, 수입은 0.6% 늘어난 3421억 달러(약 503조 7000억 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지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수출 증가를 견인한 핵심 품목이 첨단 기술 제품이나 주력 제조업 상품이 아닌 ‘비통화용 금(Gold)’과 ‘의약품’이라는 점이다. 특히 금 수출의 급증은 철저히 정치적 변수에서 기인했다. 올해 상반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 공포가 시장을 덮치자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을 미국 내로 대거 유입시켰다. 그러나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관세 리스크가 사라지자 미국 창고에 쌓여 있던 금이 9월 들어 다시 해외로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이것이 장부상 거대한 ‘수출 실적’으로 잡힌 것이다. 이러한 일시적 요인은 미국 거시경제 지표 산출에도 상당한 혼선을 빚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9월 무역수지 개선을 반영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6%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산업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금 거래를 GDP 산출에서 제외하는 원칙을 두고 있어, 금으로 왜곡된 무역 지표를 경제 성장률에 온전히 반영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가 전문가들 역시 이번 지표의 ‘신기루’적 성격을 경계하고 있다. 올리버 앨런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면제로 인한 금 수출 특수는 4분기 들어 거의 확실하게 급감할 것”이라며 “9월 무역적자 축소는 미국 무역의 펀더멘털이나 전반적인 상황을 대변하는 지표가 결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올해 미국의 무역 지표는 관세 정책에 인질로 잡혀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상호 관세 발효를 앞두고 수입업체들이 이른바 ‘프런트 로딩(Front-loading·선제적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3월까지 무역적자가 폭증했다가 4월에 다시 축소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수입 수요의 증감이 아니라, 정치적 이벤트와 관세 리스크가 글로벌 물동량을 인위적으로 쥐락펴락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5년 만의 최저 무역적자는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초래한 글로벌 공급망 왜곡의 민낯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에 불과하다. [Key Insights] 미국의 9월 무역적자 급감은 금 수출 급증에 따른 일시적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기초체력이 개선된 것이 아니므로,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압박은 결코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 수출 기업들은 겉으로 드러난 지표 호전에 안심할 것이 아니라, 4분기 지표 악화 시 재점화될 미국의 전방위적 통상 압박과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수출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한층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Summary]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9월 무역적자는 전월 대비 10.9% 감소한 528억 달러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관세 부과를 피해 유입됐던 금이 관세 면제 조치 이후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며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수입은 0.6% 증가에 그친 반면 수출은 역대 두 번째 규모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금 수출 효과가 사라지는 4분기에는 적자가 다시 급증할 것이라며, 잦은 관세 정책 변경이 무역 지표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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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무역적자 5년 만에 최저치…'金 수출'이 만든 트럼프 관세의 착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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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권가 "美 ⋯연준, 예상보다 비둘기파⋯T-빌 매입에 시장 '완화 신호' 주목"
- 한국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이 우려하던 수준보다 '비둘기파' 성향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베이시스 포인트, 1bp=0.01%) 인하해 3.50~3.75%로 낮추고, 지급준비금 유지를 위한 재정증권(T-bill) 매입을 전격 발표했다. 금리 인하는 선물 시장 기대와 일치했지만, 단기 국채 매입 계획은 '깜짝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시장은 유동성 환경 개선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증권가도 대체로 완화적 효과를 예상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임기 내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파월 임기는 내년 5월 종료되며, 일부는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봤고, 다른 일부는 고용·물가 둔화를 근거로 최소 1회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니해설] 기대보다 비둘기적이었던 FOMC…'T-bill 매입'이 핵심 변수로 부상 미국 연준의 12월 FOMC 결과는 시장이 우려한 만큼의 긴축 기조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25bp 인하됐고, 금리는 3.50~3.75% 구간으로 조정됐다. 선물시장이 이미 90% 가까운 확률로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었던 만큼 '결과 자체'는 놀라울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이 주목한 것은 금리 인하 그 자체가 아니라, 연준이 갑작스럽게 단기 국채(T-bill)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대목이었다. 연준은 "지급준비금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던기 국채 매입을 개시하겠다"고 설명하며 이를 본격적인 양적완화(QE)와는 구분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유동성 공급 확대의 신호로 받아들이며 강한 관심을 보였다. 금리 인하와 T-bill 매입이 동시에 발표된 것은 최근 고용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연준이 '유동성 안전판'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연준이 고용 둔화 흐름을 반영해 보험성 인하 사이클을 12월까지 연장했다"며 "QT 종료 가능성과 재정증권 매입 확대는 시장금리의 상단을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도 "파월 의장이 4월 세금 납부를 앞두고 조기 단행했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유동성 공급 의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QE는 아니지만 '국채 매입'의 심리적 효과는 뚜렷 시장에서는 '사실상 QE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단기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로 본격적인 자산 확대는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단기 시장금리 안정과 위험자산 선호 회복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는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연준이 금리와 별개로 유동성 관리 수단을 복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는 점은 금융시장 전반에 '정책 전환 신호'로 작용한다. 파월 의장 임기 내 추가 인하 여부…증권가 전망은 '반반'으로 갈려 시장의 초점은 이제 파월 의장의 임기(내년 5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이번 RMP(준비금 관리 매입) 개시는 금리 동결기에도 완화 효과를 주는 절충안으로 기능할 것"이라며 "파월 임기 내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추가 인하는 빠르면 내년 6월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 역시 "연준 내부 이견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 퇴임 전까지 현 수준 유지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 전망으로는 2026년 말까지 기준금리 3.25%(2회 추가 인하)를 제시했다. 이와 달리 SK증권 원유승·윤원태 연구원은 "고용·물가 둔화가 이어질 경우 파월 의장 임기 내 1회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며 더 적극적인 해석을 내놨다. 나아가 "차기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해싯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참모로 '강경 비둘기파'"라며, 취임 이후 전망 중심의 정책 판단을 근거로 2회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점도표 변화…'매 회의 인하'에서 '분기당 1회'로 속도 조절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이번 성명서 문구 변화에 주목했다. 연준이 "금리 조정"에서 "금리 조정의 정도와 시기"로 표현을 바꾼 것은 9월 이후의 '매 회의 인하' 기조가 이제 속도 조절기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NH투자증권은 내년 3월·6월 두 차례 추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비둘기파'로 기운 연준…시장은 '유동성 회복 사이클'에 주목 종합하면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FOMC를 완화적 기조로 평가하면서도, 그 강도와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정증권 매입을 통한 유동성 회복이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기적으로는 고용·물가 지표와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12월 회의의 메시지는 완화적이지만, 연준은 인하 속도를 조절하는 2단계에 진입했다"고 해석한다. 정책 금리 인하·QT 조정·T-bill 매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국면에서, 시장은 당분간 '완화 국면 속의 속도 조절'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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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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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권가 "美 ⋯연준, 예상보다 비둘기파⋯T-빌 매입에 시장 '완화 신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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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연속 금리 내린 연준, 쪼개진 표심…파월 "인상 없다" 쐐기에도 커지는 불확실성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하)’을 밟으며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방향타를 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에서는 2019년 이후 가장 격렬한 표 대결이 벌어졌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고용 시장 냉각이라는 두 가지 맹점 사이에서 연준의 셈법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졌음을 시사한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춘 3.5~3.75%로 결정했다. 지난 9월과 10월에 이은 세 번째 연속 인하다. 표면적으로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조치였으나, 이면의 득표 결과는 아슬아슬했다.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9명만이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고, 무려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고용 침체를 막기 위해 0.5%포인트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동결해야 한다”며 맞섰다. 완화와 긴축을 둔 연준 내부의 극심한 분열이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이러한 고심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도 반영됐다. 연준은 2026년 금리 인하 전망치를 기존 9월과 동일한 ‘1회(0.25%포인트)’로 유지했다. 시장이 내심 2회(0.5%포인트) 이상의 인하를 기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스탠스다.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준은 2026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3%로 대폭 끌어올렸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6%에서 2.4%로 소폭 낮췄다.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는 만큼, 굳이 무리해서 금리를 빠르게 내릴 이유가 없다는 ‘완만한 완화(Slow and steady easing)’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의 ‘금리 인상(긴축 선회)’ 공포는 확실히 차단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기준금리는 경기를 부양하지도, 저해하지도 않는 ‘중립(Neutral)’ 수준”이라며 “금리 인상은 누구의 기본 시나리오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최근 불거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우려에 대해서도 “관세 요인을 제외하면 물가 상승률은 2% 초반”이라며 “관세발 인플레이션은 2026년 1분기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부터 약화할 일회성 요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오히려 파월 의장이 방점을 찍은 곳은 ‘고용’이었다. 연준은 성명서에 “올해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했고,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시장의 냉각을 더 큰 리스크로 보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연준은 초단기 자금 시장의 발작 가능성에 대비해 이달부터 재무부 국채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덧붙이며 유동성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Key Insights] 미 연준의 3연속 금리 인하와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불가' 선언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 일단 숨통을 틔워준다. 하지만 연준 내 극심한 의견 대립과 내년 단 1회로 점쳐진 보수적인 금리 인하 전망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예고한다. 특히 파월 의장이 ‘일회성’이라고 선을 그은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경로는 언제든 뒤틀릴 수 있다. 한국은 수출 방어와 동시에 환율 변동성에 대비한 보수적인 외환·유동성 관리가 필수적인 시점이다. [Summary] 미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5~3.75%로 결정하며 3회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투표권자 12명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인하 폭과 동결을 두고 극심한 내부 이견을 노출했다. 점도표상 내년 금리 인하 횟수는 1회(0.25%p)로 유지돼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가 '중립'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고, 관세발 물가 상승은 일회성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단기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국채 매입 재개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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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연속 금리 내린 연준, 쪼개진 표심…파월 "인상 없다" 쐐기에도 커지는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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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베네수엘라 긴장고조 등 3거래일만에 반등
- 국제유가는 10일(현지시간) 미국과 베네수엘라간 지정학적 긴장고조 등 영향으로 3거래일만에 상승반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21센트) 상승한 배럴당 58.46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4%(27센트) 오른 배럴당 62.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반등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대형 유조선을 억류하면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아주 큰 유조선, 사실상 지금까지 억류한 유조선 중 가장 크다. 다른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유조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스키퍼'라는 유조선이 이날 새벽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나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유조선은 과거 '아디사'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당시 이란산 석유 거래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마약 테러 집단과의 '전쟁'을 이유로 올해 8월부터 카리브해 일대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했다. 이번 억류는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를 겨냥한 새로운 고강도 조치가 시작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아직까지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직접 방해하는 조치는 아직 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는 제재를 받는 러시아·이란산 석유와 경쟁이 심해지면서 최대 구매국인 중국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커머디티컨텍스트뉴스레터의 로리 존스턴 설립자는 "이는 단기적 공급 가능성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지정학적·제재 리스크"라면서도 "이번 유조선 억류는 즉각적인 공급 우려를 키우지만 근본적 상황을 바꾸는 것은 아니며 어차피 이 물량은 당분간 바다 위에 떠 있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자신을 축출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9월 이후 미군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21차례 이상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8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해당 선박들이 실제로 마약을 운반했다는 증거나 폭격이 불가피했다는 근거가 거의 공개되지 않아 이러한 공격들이 불법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9월 2일 베네수엘라 국적 선박 격침 당시 '전원 살해하라'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선박의 잔해에 매달려 있던 생존자 2명을 추가 공격해 사살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최근 나오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다수가 이런 해상 공습에 반대하고 있으며 공화당원 약 20%도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가 강해지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내 석유제품 수요둔화 조짐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이날 발표한 주간 미국 석유재고통계에서 원유재고가 감소했지만 가솔린과 디젤연료 등의 재고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차익실현 매물 등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가격은 0.3%(11.5달러) 내린 온스당 422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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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베네수엘라 긴장고조 등 3거래일만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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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급제동⋯주담대 2년8개월 만에 최소
-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5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7000억원으로 2023년 3월 이후 가장 작았다. 반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4조1000억원 늘어 2금융권의 증가세는 오히려 확대됐다. [미니해설] 11월 금융권 가계대출 4조 증가⋯제2금융권 '풍선 효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금융권의 대출 관리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2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축소되며 정책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다만 2금융권 대출은 오히려 증가 폭이 확대되며 가계부채 구조의 '풍선효과'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5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6월 6조20000억원에 달했던 증가 폭이 9월 1조9000억원까지 축소됐다가 10월 3조5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난 뒤, 11월 들어 다시 둔화한 것이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935조5000억원으로 7천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담대 증가 폭은 2023년 3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전세자금 대출은 오히려 3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2000억원 늘어 10월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10·15 대책 이전 늘어난 주택 거래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생활안정자금 상환이 늘고 전세자금 수요도 줄었다"며 "신용대출은 국내외 주식 투자 확대 영향으로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됐다. 11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000억원으로 전월(4조9000억원)보다 8000억원 줄었다. 은행권 증가 폭은 3조5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2금융권은 1조4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되레 확대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분명히 둔화하고 있으나,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신용공급 확대가 다시 가계부채 증가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중·저신용 차주가 많이 이용하는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시장의 온도 차도 가계대출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도권 전반의 가격 상승 폭은 줄었지만 서울 핵심 지역과 일부 인기 지역의 가격 조정 속도는 더디다. 주택 거래 역시 10·15 대책 이후 서울은 위축됐지만 경기와 인천 지역은 거래 감소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계절적 요인도 가계대출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말·연초 부실채권 매각과 상여금 유입, 대출 상환 증가 등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증가세는 더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주택 관련 대출 증가 압력 자체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의 긴장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기업대출은 오히려 증가 폭이 확대됐다. 11월 은행권 기업대출은 6조2000억원 늘어 9월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대기업 대출은 2조4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주요 은행들이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일부 기업들의 시설투자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신 부문에서는 예금은행으로 36조6000억원이 유입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이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방자치단체 재정자금 유입으로 15조2천억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은행권의 예금 유치 경쟁으로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는 일정 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비은행권 확산과 부동산 가격의 지역별 온도 차, 주식 투자에 따른 신용대출 확대 등 구조적 불안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며 "가계부채 관리의 초점이 단기 규제에서 중장기 구조 개선으로 옮겨가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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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급제동⋯주담대 2년8개월 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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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AI 챗봇, 아동 안전 '적색경보'⋯5분마다 유해 콘텐츠 노출
-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가 아동과 청소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CBS 방송은 7일(현지시간)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를 통해 실제 인물을 모방하는 AI 챗봇 서비스 '캐릭터 AI(Character AI)'를 둘러싼 위험성을 집중 조명했다. 캐릭터 AI는 이용자가 AI가 생성한 가상 인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다. 일부 챗봇은 실존 인물을 모방해 외형과 음성, 말투까지 흉내 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아동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영리단체 '페어런츠 투게더(Parents Together)'는 가족 안전 문제 제기를 위해 6주간 아동인 척 캐릭터 AI를 사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평균 5분마다 한 번꼴로 유해 콘텐츠를 접했다"고 밝혔다. 셸비 녹스 페어런츠 투게더 관계자는 폭력, 자해, 타인에 대한 위해, 약물과 음주를 권유하는 대화가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며, 특히 성적 착취와 ‘그루밍(온라인 유인)’ 관련 사례가 약 300건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실존 인물을 무단으로 모방하는 기능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60 Minutes'의 샤린 알폰시 기자는 자신의 얼굴과 음성을 그대로 본뜬 챗봇을 직접 확인했다. 해당 챗봇은 실제 알폰시 기자와 전혀 다른 성격으로 설정돼 있었고, 실제로는 개를 매우 좋아하는 알폰시 기자를 두고 "개를 싫어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알폰시 기자는 "내 얼굴을 보고, 내 목소리를 듣는데, 내가 결코 하지 않을 말을 하는 장면을 접하는 것은 매우 기이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사례를 통해 타인의 음성과 외형을 모방한 챗봇이 허위 발언을 실제 인물의 발언처럼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동의 뇌 발달 특성상 AI 챗봇에 더욱 취약하다고 경고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기술·뇌 발달 윈스턴 센터’ 공동소장을 맡고 있는 미치 프린스타인 박사는 “AI 챗봇은 성인들조차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새롭고도 위협적인 세계’의 일부”라며 “현재 아동의 약 75%가 이미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프린스타인 박사는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25세 전후에야 완전히 발달하는 점을 들어, 아동과 청소년이 보상 자극에 유난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챗봇과의 상호작용은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며, 강한 몰입과 의존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0세부터 25세까지가 가장 취약한 시기"라며 "이 시기 아이들은 가능한 많은 사회적 반응을 원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는 다수의 챗봇이 이용자의 말에 무조건 동조하는 '아부형(sycophantic)' 구조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프린스타인 박사는 이러한 구조가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반대 의견, 교정, 갈등 경험을 차단해 건강한 사회성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챗봇은 스스로를 상담사나 치료사처럼 설정해 실제 의학적 근거가 없는 조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잃거나 심각한 심리적 상처를 입은 사례를 호소하고 있다"며 "기업이 아동 참여도를 높여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집착하지 않고, 아동의 복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4년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당시 14세였던 소년 시월 세처 3세(Sewell Setzer III)가 캐릭터 AI를 집착적으로 사용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그의 어머니 메건 가르시아(Megan Garcia)는 캐릭터 AI와 제작사 캐릭터 테크놀로지스(Character Technologies, Inc.), 공동 창업자, 그리고 협력 업체(당시 기술 제휴가 거론되던 구글)를 상대로 2024년 가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과실, 고의적인 정신적 고통 유발, 제품 책임, 부당 사망 등을 근거로 삼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은 2025년 5월 챗봇의 발언을 '표현의 자유(First Amendment)'로 보호해야 한다는 피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계속 진행하도록 허용했다. 이는 AI 챗봇 플랫폼의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중요한 판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2025년 9월에는 비영리 단체 '소셜미디어 피해자 법률센터(Social Media Victims Law Center, SMVLC)'가 콜로라도주에서 캐릭터 AI 사용 이후 숨진 13세 소녀 줄리아나 페랄타(Juliana Peralta)의 유가족을 대신해 연방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역시 챗봇이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심리적 압박과 자살 유도 가능성을 방치했다는 취지다. 업계의 자율 규제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논란이 된 플랫폼들은 안전 장치 강화를 약속했지만, 사후 대응에 그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로 캐릭터 AI는 2025년 10월 18세 미만 이용자의 챗봇 대화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 조치만으로는 안전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소송에서는 캐릭터 AI가 치료사·상담사처럼 행동하도록 설계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살 유도, 정신적 의존, 정서적 조작 등이 실제 피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는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심리적 영향력을 가진 제품'으로 봐야 한다는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계는 "이제는 기업의 선의에 기대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아동 보호는 산업 진흥과 동등한 정책 목표로 격상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논란이 확산되자 캐릭터 AI는 지난 10월 새로운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위기 상황에 처한 이용자를 관련 지원 기관으로 연결하고, 18세 미만 이용자의 챗봇 간 지속 대화를 제한하는 조치가 핵심이다. 캐릭터 AI는 '60 Minutes'에 보낸 입장문에서 "우리는 항상 모든 이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왔다"고 밝혔다. AI 챗봇을 둘러싼 아동 안전 논란은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디지털 시대에서 '미성년자의 권리와 보호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규제 공백을 메우는 입법과 집행 속도가 향후 AI 산업의 사회적 신뢰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ey Insights] AI 챗봇은 단순한 대화 도구가 아니라 아동의 정서를 실시간으로 파고드는 '심리적 제품'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데이터 수집과 이용자 체류 시간 확대에만 몰두하는 빅테크의 알고리즘이 우리 아이들의 전전두엽 발달을 왜곡하고 목숨까지 앗아가는 현실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국 역시 아동 보호를 산업 진흥보다 상위의 정책 가치로 두고, AI 챗봇에 대한 엄격한 연령 인증과 실시간 유해성 모니터링 의무를 법제화하는 '디지털 아동 안전망'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Summary] 캐릭터 AI 등 가상 대화 서비스가 아동들에게 자해 및 성착취 등 유해 콘텐츠를 빈번히 노출하며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뇌 발달이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AI에 정서적으로 의존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미 법원은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허용하며 규제 강화에 힘을 실었다. 기업들이 뒤늦게 18세 미만 이용 제한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근본적인 알고리즘 설계 변경과 강력한 입법 없이는 규제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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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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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AI 챗봇, 아동 안전 '적색경보'⋯5분마다 유해 콘텐츠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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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FOMC 경계 속 '널뛰기 끝에 상승'⋯하이닉스 6% 급등
- 코스피가 8일 장중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1% 넘게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4.80포인트(1.34%) 오른 4,154.8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4,109선에서 출발해 장 초반 약세로 전환됐다가 오후 들어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코스닥지수는 3.05포인트(0.33%) 오른 927.79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9원 내린 1,466.9원으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6.07% 급등했고 삼성전자도 1.01% 상승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1% 상승 4,154대 마감⋯코스닥도 동반 상승 코스피가 8일 장중 '널뛰기 장세'를 연출한 끝에 1%를 웃도는 상승률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54.80포인트(1.34%) 오른 4,154.85에 마감했다. 지수는 4,109.25에서 출발한 뒤 한때 4,100선 아래로 밀리며 약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을 키웠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경계 심리 속에서도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는 927.79로 0.33%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대형주 중심의 매기가 코스피로 쏠리며 상승 탄력은 제한됐다. 원/달러 환율은 1,466.9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9원 하락했다. 장 초반 1,472원대까지 올랐다가 외환시장은 오후 들어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날 증시는 미국 물가 지표와 FOMC를 동시에 주시하는 흐름 속에 방향성 탐색이 이어졌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다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가 모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9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8% 상승하며 연준의 물가 목표 경로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번 주 12월 FOMC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상존하면서 미 증시는 상승폭을 제한한 바 있다. 국내 증시도 이날 장 초반 약보합권에서 출발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오후 들어 반도체와 2차전지, 방산·조선주로 매기가 확산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6.07% 급등해 578,000원에 마감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실적 기대가 반영되며 오후 들어 급반등했다. 삼성전자도 1.01% 오른 109,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1만원을 넘기며 심리적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LS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18조6,000억 원, SK하이닉스를 16조1,000억 원으로 각각 전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향 HBM 공급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구글 TPU 수요 확대에 따른 HBM 수요 다변화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5.99%), 삼성SDI(2.1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 한화오션(5.07%), 기아(1.62%) 등이 올랐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0.71%), 두산에너빌리티(-4.48%), KB금융(-2.14%), 신한지주(-2.74%) 등은 약세를 보였다. 환율 시장은 미 연준(Fed)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9월 미 PCE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회의 결과와 점도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증권업계는 이번 주를 국내 증시의 단기 방향성을 가를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주 FOMC와 함께 오라클, 브로드컴 등 글로벌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반도체 투자 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분위기 반전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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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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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FOMC 경계 속 '널뛰기 끝에 상승'⋯하이닉스 6%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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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값 2년 만에 반등⋯부울경이 시장 온기 주도
-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값이 2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비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월 첫째 주 0.01% 오르며 2023년 11월 이후 100주 만에 상승 전환한 뒤 12월 첫째 주까지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부산·울산·경남 등 부울경 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부산 수영구·해운대구는 주간 0.1%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울산 동구·북구·남구도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지방 전체 상승거래 비중은 11월 45.2%로 전달보다 소폭 낮아졌고, 제주와 대전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 지역 간 온도 차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지방 아파트값, 5주째 상승 지속 지방 아파트 시장이 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반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8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 첫째 주 0.01% 상승하며 2023년 11월 이후 100주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12월 첫째 주까지 5주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마지막 주 보합 전환 이후 두 달 가까이 단 한 차례도 가격이 꺾이지 않은 점은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실거래가격지수 역시 지방 시장의 회복 조짐을 뒷받침한다. 지방 실거래가격지수는 6월 전월 대비 0.32% 오르며 반등에 성공한 뒤 7월 보합, 8월 0.14%, 9월 0.35% 상승으로 흐름을 굳히는 모습이다. 표본 가격이 아닌 실제 거래를 반영한 지표라는 점에서 시장 체감도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반등을 이끄는 핵심 지역은 부산·울산·경남이다. 부산은 10월 마지막 주 상승 전환 이후 6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수영구, 해운대구, 동래구 등에서 0.1%대 중반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 역시 매주 0.1%대 상승률을 이어가며 동구·북구·남구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경남에서는 진주가 10월 이후 주간 0.28%까지 오르는 등 일부 지역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같은 흐름에는 지역 개발 이슈와 산업 경기 회복이 맞물려 있다. 부산은 해양수산부 이전 기대감이, 울산은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경기 회복이 주택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고 있고, 비규제지역이라는 점도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도권 대비 가격 수준이 여전히 낮아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도 신축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방에서도 '신축 쏠림'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2027년까지 입주 물량 부족 우려와 전세 매물 감소가 겹치면서 지방에서도 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울산 남구의 경우 입주권·분양권 프리미엄이 실수요 중심으로 지속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 지표에서는 아직 매수세의 완전한 회복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호도 함께 나타난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가운데 상승거래 비중은 45.3%로 전달보다 소폭 낮아졌다. 지방 역시 45.2%로 미세한 조정을 보였다. 울산, 전북, 부산, 대전, 대구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유지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관망 심리가 여전히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여전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8080채로 이 가운데 84.5%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공급 과잉에 따른 부담이 상존하는 구조다. 실제로 제주와 대전처럼 상승 전환에 실패한 지역도 적지 않다. 제주는 202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주간 상승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고, 대전 역시 올해 내내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연구위원은 "지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투기적 수요가 거의 없고 실수요 중심 시장이라는 구조적 특성상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는 부울경 권역 내에서 순환매 성격의 움직임이 관측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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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값 2년 만에 반등⋯부울경이 시장 온기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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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연준 금리 인하, '트럼프 관세 장벽'에 막혔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야기한 불확실성과 구조적인 경제 요인들로 인해, 연준의 통화 완화 조치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설상가상으로 연준 내부에서는 금리 인하를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며 제롬 파월 의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과 더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 관계자들은 이번 주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내릴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통화 정책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들이 산적해 있어,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으로 이어지는 '정책 시차'가 통상적인 18개월보다 훨씬 길어지거나 효과 자체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 불확실성'에 멈춰선 공장들 가장 큰 걸림돌은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불확실성'이다. 블룸버그는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제조업 등 주요 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시로 변하는 관세 정책 탓에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조사에 따르면 미 제조업 활동은 9개월 연속 위축 국면이다. ISM의 제조 설문 조사 위원장인 수잔 스펜스는 "기업인들은 물론 낮은 자본 비용(금리)에 관심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관세라는 또 다른 문제가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9월 설문 조사의 한 응답자는 "낮은 금리는 우리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확실성이 생길 때까지 모든 자본 프로젝트는 보류 상태"라고 단언했다. 포장 솔루션 기업 메나샤(Menasha)의 크리스토퍼 드리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금리와 관세 전반에 대한 명확성이 확보되어야 고객들이 투자를 늘릴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시 보스트잔치치 네이션와이드 뮤추얼 인슈어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고용을 멈춘 것은 금리가 높아서라기보다 관세 및 경제 정책 변화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금리 인하 효과가 경제에 스며드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꿈쩍 않는 집값…서민만 '이자 고통' 통상 금리 인하의 즉각적인 수혜를 입는 주택 시장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고 고용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마이클 프라탄토니 M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은 자신의 직업 전망과 개인 재정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며 "금리가 낮아지고 매물이 늘어나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MBA는 향후 2년 동안 모기지 금리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의 혜택이 고소득층에 편중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준이 작년 정점 대비 금리를 1.5%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고소득 가구는 주식 시장 랠리로 자산이 증식되어 소비 여력이 커졌다. 반면, 중산층 이하 가구는 자동차 대출과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에 시달리며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고용이냐 물가냐…길 잃은 파월 연준 내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하다. 더힐은 이번 FOMC 회의가 최근 기억에 남을 만한 가장 흥미로운 회의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월 말 회의 후 "12월 진행 방식에 대해 강하게 엇갈리는 견해들이 있다"며 추가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님을 시사한 바 있다. 연준이 직면한 핵심 난제는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상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 시장은 냉각 조짐을 보이며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어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2025년 잭슨홀 미팅에서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FAIT)'의 종료를 공식 선언하고, 두 목표 간의 균형을 강조하는 전통적 프레임워크로 회귀했다. FAIT는 고용을 위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 정책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 측근들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되, 향후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개적인 불협화음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압박에 흔들리는 '연준 독립성' 정치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이 예전처럼 배경으로 물러나 상황을 진정시키고 통화 정책을 올바른 경로로 설정해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명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만약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시장에 비친다면, 단기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장기 국채 수익률이 오히려 상승해 모기지 금리를 밀어 올리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다음 주 연준의 결정은 단순한 금리 조정을 넘어, 변화된 정책 프레임워크와 정치적 외풍, 그리고 구조적 경제 난제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될 전망이다. [Key Insights] 미국의 금리 인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복합적이다. 통상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의 금리 운용 폭을 넓혀주지만, 미국의 실물 경제 회복은 '트럼프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의 대미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연준 내부의 분열과 정책 노선의 변화(FAIT 폐기)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경우,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등 예기치 못한 시장 발작이 발생할 수 있어 한국 금융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Summary] 미 연준(Fed)이 이번 주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고물가·고용 불안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블룸버그와 더힐에 따르면, 미 제조업계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투자를 보류하고 있으며, 주택 시장도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연준 내부는 인플레이션 통제와 고용 방어라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이견이 심화하고 있으며, 파월 의장은 '평균물가목표제' 폐기 후 균형적 접근을 모색 중이다. 정치적으로는 트럼프 측근들의 압박이 거세지며 연준의 독립성이 시험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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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연준 금리 인하, '트럼프 관세 장벽'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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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국 증시, 금리 인하 확신 속 4거래일 연속 상승⋯S&P 사상 최고치 0.7% 앞
- 미국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확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 속에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2% 상승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 대비 0.7% 차이까지 접근했다. 나스닥지수는 0.3%,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0포인트(0.3%) 올랐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8%로, 시장 예상치(2.9%)를 소폭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예상에 부합했다. Fed의 최종 판단을 앞둔 마지막 물가지표가 안정 흐름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고용 둔화에 더 집중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87%까지 높아졌다. 기술주는 대형주보다 중형 반도체·소프트웨어주가 강세를 보였다. 인텔, 마이크론, 어도비, 세일즈포스 등이 4% 이상 상승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의 스튜디오·스트리밍 자산 인수를 발표한 이후 2% 넘게 하락한 반면, WBD는 5%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아래로 밀리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니해설] 금리 인하 '확정 구간' 진입한 뉴욕증시…이제 싸움은 '실적과 구조'다 이번 PCE 지표는 단순한 '양호한 물가' 수준을 넘어, 연준 정책 스탠스가 본격적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9월 근원 PCE 상승률 2.8%는 연준이 용인 가능한 범위에 이미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이제 물가가 아닌 '경기 둔화와 고용 냉각 속도'를 정책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 머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크라카워 부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표는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해 온 '다음 주 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실시된다'는 인식을 더욱 굳혀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현재처럼 안정 흐름을 유지하거나 더 둔화될 경우, 내년 초까지 추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뉴욕증시가 더 이상 '정책 기대의 초입'이 아니라 '정책 변화가 실제로 가격에 반영되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기술주 랠리의 확장과 '대장주 교체' 신호 이번 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기술주가 아닌 인텔, 마이크론, 어도비, 세일즈포스 등 중대형 기술주의 동반 급등이다. 이는 AI 메가캡 중심의 단일 랠리에서 반도체·소프트웨어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는 구조적 상승 국면으로 시장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크라카워는 향후 증시 흐름에 대해 "상승 흐름은 완만할 수도 있고, 변동성이 큰 구간을 거칠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여전히 긍정적인 경로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급등보다 변동성 속 완만한 상승, 즉 2026년 실적을 선반영하는 장세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리튬·원자재 시장, 2026년 공급 부족 경고음 UBS는 알버말(Albemarle)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며 "에너지 저장 수요 확대와 서방권 생산능력 증설 지연이 맞물리면서 2026년 리튬 시장이 구조적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리튬 가격은 내년 한 해 동안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알버말 주가에도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금리 인하 국면이 단순한 주식시장 랠리를 넘어 2차전지·에너지 저장·원자재 섹터 전반의 재평가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달러 약세 전환과 함께 구리 선물 가격도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빅딜, 미디어 산업 질서 재편의 서막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720억~830억 달러 인수(약 106조~122조 원)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유통 질서의 재편을 예고하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번 거래로 600억 달러(약 88조 원) 이상의 신규 부채를 떠안게 된다. 시장 반응은 즉각 엇갈렸다. WBD 주가는 급등한 반면, 넷플릭스 주가는 재무 부담 확대 우려로 하락했다. 극장 체인 주가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WSJ는 웨드부시 분석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 기간을 대폭 단축하거나 아예 우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AMC·시네마크 등 극장주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콘텐츠–플랫폼–극장으로 이어져 온 기존 유통 질서가 또 한 번 구조적 균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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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국 증시, 금리 인하 확신 속 4거래일 연속 상승⋯S&P 사상 최고치 0.7%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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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교착 등 영향 이틀째 상승
- 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교착 등 영향으로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2%(72센트) 오른 배럴당 59.67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한때 1.8% 정도 오르며 60.02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1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9%(59센트) 상승한 배럴당 63.2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 등 국제유가가 이틀째 오른 것은 지난달 13~14일 이후 처음입니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종전안 합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등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황을 이어가면서 그동안 커졌던 공급 확대 관측이 약화되는 모양새다. 악천후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의 영향으로 러시아 흑해에 있는 주요항구로부터 석유수출량이 지난 11월 계획을 크게 밑돌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인도 방문을 계기로 현지 매체 인디아투데이TV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마련한 28개 조항의 종전안에 대해 러시아가 바로 논의할 준비가 된 조항도 있었지만 "동의할 수 없는 조항도 있었다"며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케플러는 보고서에서 "러시아 정유 인프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작전이 더 지속적이고 전략적으로 조율된 단계로 접어들었다"면서 "이에 따라 9월부터 11월까지 러시아의 정유 처리량은 전년대비 33만5000 배럴 감소한 하루 약 500만 배럴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등에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가격은 0.2%(10.5달러) 오른 온스당 424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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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교착 등 영향 이틀째 상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