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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위헌 논란에 상승⋯AI 반등·산업주 강세
-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심리에서 회의적인 기류가 감지되자 동반 상승했다. 전날 약세였던 인공지능(AI) 관련주도 반등해 지수 상승을 거들었다. 다우지수는 312포인트(0.7%)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8%, 나스닥은 1.2% 상승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의 적법성을 놓고 구두변론을 진행했으며, 보수·진보 성향을 막론한 일부 대법관이 광범위한 관세의 법적 근거를 따져 묻는 질문을 던졌다. 예측시장에서는 관세 유지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칼시(Kalshi)에서 '관세 유지' 확률이 심리 전 약 50%에서 30% 수준으로 하락했고,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관세 민감주로 분류되는 포드와 GM이 각각 3% 올랐고 캐터필러는 4% 상승했다. AI 종목도 회복했다. AMD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며 3% 상승했고 브로드컴은 약 2%, 마이크론은 9% 올랐다. 전날 약세였던 엔비디아와 오라클도 반등했다. 필 블랑카토 오자이크 최고전략가는 CNBC에서 "AI 거래는 과열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시장의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한 고용지표는 침체 국면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ADP 민간고용과 ISM 서비스 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며 미국 경기의 견조함이 재확인됐고, 10년물 국채금리는 4.15%대에서 소폭 상승했다. [미니해설] 트럼프 관세 회의론에 '완화 랠리' 기대…AI 반등과 경기 신호가 맞물리다 이번 반등의 1차 동인은 관세 이슈였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의 합법성을 따졌다. 보수·진보 성향 대법관이 모두 집행 권한의 범위를 집중적으로 물으며 행정부 재량의 한계를 점검했다는 점이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줬다. 배런스에 따르면 지수는 현지시간 오전 10시 21분을 전후해 상승 탄력이 붙었다고 전했다. 예측시장은 이를 빠르게 가격에 반영했다. 칼시에서 '관세 유지' 베팅 확률이 심리 전 약 50%에서 30% 수준으로 하락했고, 폴리마켓에서도 유사한 변동이 확인됐다. 관세 민감도가 높은 산업·소비재 종목이 강세를 보였고, 포드·GM이 3% 내외, 캐터필러가 4% 상승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남아 있지만, 관세 강도 완화 가능성이 점쳐지며 공급망 불확실성 축소 기대가 확대됐다. AI 주가의 기술적 반등…"선별적 접근" 요구 AI 관련주는 하루 만에 톤이 바뀌었다. 전날 팔란티어와 슈퍼마이크로디바이스가 실적 변수로 하락하며 밸류에이션 부담 논란이 재점화됐지만, 이날은 AMD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심리를 되돌렸다. AMD가 3% 오르고 브로드컴(약 2%)·마이크론(9%)이 뒤를 이었으며, 엔비디아와 오라클도 손실을 회복했다. 필 블랑카토 오자이크 최고전략가는 CNBC에서 "AI 거래는 과열로 숨이 찼지만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국면에서 선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단일 테마 추종보다 실적과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는 종목에 대한 선별이 요구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용·서비스 지표 개선…침체 신호와는 거리 거시지표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그림을 보탰다. ADP 민간고용은 시장 예상보다 견조했고 ISM 서비스 지수는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52.4로 집계됐다. 블랑카토는 "강한 고용지표는 침체 환경과 거리가 있다. 현재 미국 경제의 탄탄함을 보여주는 강세 신호"라고 평가했다(CNBC). 지표 개선은 기업 실적의 방어력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인식됐다. 금리·달러 상승과 밸류에이션 부담…상단은 무거운 구간 지표 호조는 채권시장에는 역풍이 됐다. 배런스에 따르면 10년물 국채금리는 4.15%를 상향 돌파했고, 달러는 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12월 연준의 추가 인하 기대는 일부 되돌려졌다. 금 가격은 온스당 3,990달러대로 재상승하며 4,000달러 재탈환을 앞뒀다. 주식시장은 관세 완화 기대와 AI 반등, 경기 신호 개선이라는 세 가지 동력을 얻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금리 변수는 여전히 상단을 누르는 요인으로 남는다. 블랑카토는 "밸류에이션이 높아 단기 상방이 열려 있지는 않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뚜렷한 촉발 요인이 부재한 구간의 '선별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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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위헌 논란에 상승⋯AI 반등·산업주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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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월 서비스업 PMI 52.6⋯확장세 유지했지만 경기 둔화 신호
- 중국의 10월 서비스업 경기가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확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S&P글로벌)이 5일 발표한 중국의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9월(52.9)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 52.5에 부합한다. 루이팅거우 지수는 민간·수출 중심 기업의 경기 흐름을 잘 반영하는 '차이신 PMI'로, 기준선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이번 결과는 10월 연휴 기간 소비와 여행 증가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졌으나, 고용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니해설] 중국, 10월 서비스업 소폭 둔화 중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탄력은 한풀 꺾였다. 5일 발표된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전월(52.9)보다 0.3포인트 낮았다. 여전히 기준선(50)을 웃돌아 경기 확장을 의미하지만, 회복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지표는 중국 민간 조사기관 루이팅거우(瑞霆狗·RatingDog)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S&P글로벌)이 공동 발표한 것으로, 과거 ‘차이신 PMI’로 불리던 민간 경기지표다. 공공부문 중심의 국가통계국 PMI보다 민간·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의 경기 흐름을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중간값(52.5)과 거의 일치한 이번 수치는, 중국의 경기 흐름이 안정세를 보이면서도 성장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10월 연휴(국경절) 기간 소비와 여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며 서비스업 수요를 지탱했지만, 근본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서비스업 기업활동지수도 9월 50.1에서 10월 50.2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내수 경기의 회복이 여전히 불안정하며, 소비심리가 완전히 살아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루이팅거우의 10월 종합 PMI는 51.8로 전월(52.5)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1일 발표된 제조업 PMI(50.6)가 수출 둔화로 하락한 여파가 서비스업 전반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루이팅거우 창업자 야오위는 "고용 축소와 수익성 악화가 여전히 서비스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용 유지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가계의 소비 여력도 약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 정부의 재정 악화가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국가통계국 자료에서도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신규 주문지수가 각각 하락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불안을 반영했다. 중국 정부는 향후 2026∼2030년을 아우르는 5개년 경제계획에서 제조업 및 기술 자립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수와 소비 진작을 통한 서비스업 활성화 없이는 성장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기술 산업 중심의 공급 측면 개혁만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소비 회복이 어렵다"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진작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해외 수요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도 중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제조업 PMI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수출 감소가 꼽힌 만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중국 내 서비스 수요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PMI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즉각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국무원 차원의 소비 확대 정책, 지방 정부의 인프라 프로젝트 확대, 부동산 금융 완화 조치 등 점진적인 지원책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내부에서는 서비스업이 고용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서비스업 둔화는 단순한 산업 문제를 넘어 사회 안정과도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젊은층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서비스업의 고용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경기 회복의 속도는 더욱 늦춰질 수 있다. 이번 10월 지표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확장세의 질적 안정성은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서비스업의 완만한 성장과 제조업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향후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의 균형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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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월 서비스업 PMI 52.6⋯확장세 유지했지만 경기 둔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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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대형 트럭에 25% 관세 부과⋯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 재점화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대형 트럭과 그 부품에 25%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현지시간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버스에 대한 10% 관세 부과와 동시에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해 관련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도록 상무부에 명령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이 같은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중형 트럭은 총중량 1만4001파운드(약 6.35t)에서 2만6000파운드(약 11.79t) 사이, 대형 트럭은 이보다 큰 차량을 가리킨다. 미국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소형 승용차와 경트럭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새로 시행된 트럭 관세는 철강(25%), 알루미늄(25%), 목재(10%), 구리(50%) 등 품목별 관세와는 별도로 적용된다. 일반 자동차에 대한 기존 관세 체계와도 구분되며,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협정을 체결했음에도 이번 조치는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AFP는 트럭에는 교역 상대국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한국산 트랙터 등 중·대형 차량의 대미 수출에도 일정한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트랙터·트럭·레미콘 등 중·대형 차량과 관련 부품에는 앞으로 25%의 관세가, 버스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들 품목은 기존에 15% 수준의 상호관세가 적용돼 왔다. 현재 미국이 수입하는 트럭의 대부분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어온다. 특히 대형 트럭의 경우 약 70%가 멕시코, 20%가 캐나다산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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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대형 트럭에 25% 관세 부과⋯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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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 우주가 텅 비어있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 138억 년 전 빅뱅(Big Bang) 직후, 세상은 물질과 그 거울상인 반물질로 똑같이 나뉘어 있었다. 이 둘은 만나면 빛을 내며 쌍소멸(雙消滅)하는 운명이었다. 만약 이론대로 이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뤘다면, 우주는 텅 빈 빛으로만 가득 찼어야 한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 균형을 깼고, 물질만 남아 지금의 우주와 우리가 존재하게 됐다.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인 이 '대칭 위반'의 증거를 찾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원자핵 내부의 비밀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 이는 원자 자신의 전자를 '소통 수단(communicator)'으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 대신, 분자(molecule) 자체를 '초소형 정밀 실험실'로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원자 자신의 전자가 핵 내부를 탐사하고 그 정보를 밖으로 가져오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핵물리학 분야의 중대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현대 물리학의 근간인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은 물리학자들이 가진 '우주 규칙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칙서의 첫 장부터 '왜 물질만 남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이 완벽해야 할 저울을 한쪽(물질)으로 기울게 한 '보이지 않는 손', 즉 '기본 대칭 위반(violation of fundamental symmetries)'의 추가 근원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강력한 증거가 특정 원자의 핵 내부에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문제는 원자핵 내부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이 미시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인류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퍼져 있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의존해왔다. 입자 가속기는 전자나 양성자 같은 입자들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목표물인 원자핵에 강력하게 충돌시킨다. 이 충격으로 원자핵이 산산조각 날 때 나오는 파편들을 분석해 내부 구조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거대 가속기 대체할 '분자 실험실' 그러나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연구팀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연구팀은 지난 10월 2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자핵을 부수는 대신 '분자' 환경을 이용해 원자핵 내부를 '탐색'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분자 중심의 접근법을 사용하여 핵 구조를 직접 탐사하는 더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물질은 '플루오린화 라듐(Radium monofluoride, RaF)'이라는 특수 분자다. 연구팀은 라듐(Radium) 원자와 플루오린(Fluorine) 원자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연구팀은 이 분자 구조 내에서 라듐 원자 궤도를 도는 전자의 에너지 수준을 세심하게 측정했다. 이 설정은 사실상 소형 입자 충돌기를 모방한 것으로, 전자를 가두고 전자가 때때로 핵을 뚫고 들어가 그 구성 요소와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핵심은 원자가 분자라는 더 큰 구조물 내부에 갇히면, 그 궤도를 도는 전자들 역시 분자 내부의 강력한 전기장으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실비우-마리안 우드레스쿠 박사는 "이 방사성 원자(라듐)를 분자 내부에 넣으면, 그 전자가 경험하는 내부 전기장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생성하고 적용할 수 있는 전기장보다 몇 차수나 더 크다"라며 "이 구성은 어떤 면에서 분자가 거대한 입자 충돌기처럼 작동하여 라듐의 핵을 탐사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강력한 내부 전기장은 라듐 원자의 전자들을 사실상 '압착'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렇게 행동반경이 좁아진 전자들은 원자핵 주변을 맴돌다가, 핵 내부로 잠시 '스며들어갈' 확률이 극적으로 높아진다. 핵 정보 빼내 온 '전령 전자' 연구팀은 이렇게 생성한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를 포획해 냉각시킨 뒤, 진공 챔버를 통해 조심스럽게 이동시키며 분자와 상호작용하도록 맞춤 제작한 레이저 빛을 쏘였다. 이 레이저를 통해 라듐 전자의 에너지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예상치와 미세한 '에너지 변화(shift)'가 있음을 감지했다. 이 에너지 변화는 비록 분자를 들뜬 상태로 만드는 데 사용된 레이저 광자 에너지의 약 100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미미했다. 그러나 이 '미묘한 불일치'야말로, 전자가 핵 외부가 아닌 '핵 내부'로 분명히 진입했으며, 그 안의 양성자 및 중성자들과 상호작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핵을 방문하고 빠져나온 전자가 핵 내부의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에너지 변화를 회수하여 외부 세계로 전달하는 '전령(messenge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셰인 윌킨스 박사는 "우리는 핵과 핵 외부 전자 간의 상호작용이 어떤 모습인지 이미 알고 있다"라며 "이 전자 에너지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했을 때, 전자가 핵 외부에서만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한 예상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그 차이가 반드시 핵 내부에서의 전자 상호작용 때문임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우주 비밀의 열쇠, '배 모양' 라듐 핵 그렇다면 연구팀은 왜 수많은 원소 중에 하필 '라듐'을 선택했을까? 대부분의 원자핵은 완벽한 '공 모양'이라 대칭이 깨진 신호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라듐의 핵은 럭비공처럼 한쪽이 더 불룩한 비대칭 '배(pear) 모양'을 하고 있다. 이론가들은 바로 이 독특한 기하학적 구조가, 우리가 찾고 있는 미세한 '대칭 위반' 신호를 수백 배 이상 '증폭'시켜 관측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줄 특별한 실험실이라고 예측해왔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널드 페르난도 가르시아 루이스 MIT 부교수는 "라듐 핵은 전하와 질량이 비대칭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특성 때문에, 이러한 대칭성 깨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그룹은 이 라듐 핵에서 대칭 위반의 징후를 찾기 위한 방법 개발에 주력해왔다. 물론 라듐 핵을 탐사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라듐은 자연 방사성 원소이며 반감기(수명)가 짧다. 연구팀은 플루오린화 라듐을 소량만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련 상호작용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민감한 측정 기술이 필수였다. "핵 내부 지도 그릴 것"…물질-반물질 수수께끼 풀린다 이번 성공으로 연구팀은 원자핵 내부의 '자기 분포(magnetic distribution)'를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원자핵 속의 양성자와 중성자는 각각 작은 자석처럼 행동하는데, 이 자석들의 방향이 핵 내부의 공간 배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어떻게 정렬되어 있는지) 상세히 규명할 수 있게 됐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우리는 이제 핵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증거를 가졌다"라며 "이는 배터리의 전기장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배터리 외부의 전기장은 측정할 수 있지만, 배터리 내부를 측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이번 성과의 의미를 비유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핵 내부의 힘 분포를 매핑하기 위해, 이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들을 더 낮은 온도로 냉각시키고, '배 모양' 핵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확립하는 것이다. 현재는 분자 속의 라듐 핵이 무작위 방향으로 있지만, 그 방향을 통제할 수 있으면 더 정밀한 측정으로 핵 내부의 힘 분포를 상세히 규명하고, 마침내 우주론의 난제인 기본 대칭 위반의 증거를 탐색할 수 있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라듐 함유 분자는 자연의 기본 대칭 위반을 탐색하는 데 매우 민감한 시스템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우리는) 이제 그 탐색을 수행할 방법을 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새로운 방법으로 라듐의 특성을 더 탐구하여, 우리 우주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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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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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일과 3자 통화스와프 추진⋯'위안화 블록' 구축 나서
- 중국이 한국과 일본과의 3자 통화스와프 추진에 나서며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와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은행·IMF 연차총회 기간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만나 3자 통화스와프 협정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통화스와프는 금융 불안 시 상호 유동성을 지원하는 제도로, 환율 방어와 위기대응 수단으로 활용된다. SCMP는 이번 논의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협정이 아시아 역내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CM)' 틀 안에서 추진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미니해설] 중국, 한·일과 3자 통화스와프 추진 중국이 한국, 일본과의 3자 통화스와프 협정 추진에 나서면서, 동북아 금융안정망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논의는 미국 주도의 달러 체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의 ‘위안화 블록’ 전략과 맞물려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기간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회동해 통화스와프 체결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SCMP는 "협정의 구체적 형태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CM)' 틀 내 추진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아세안 정상회의 및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후속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 통화를 일정 환율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외환시장의 급변이나 대외 채무불이행 위기 시 자국 통화 대신 외화를 확보할 수 있어, 금융안정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한다. 한국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시기마다 통화스와프를 통해 시장 신뢰를 유지해 왔다. 중국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금융안정 차원을 넘어선 외환·무역전략적 의미가 크다. SCMP는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하고, 역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포석”이라며 “동북아 3국의 금융협력을 기반으로 자유무역협정(FTA)과 공급망 재편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전 세계 32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스와프 총 규모는 4조5천억 위안(약 904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과는 2020년 10월 4천억 위안(약 80조 원) 규모로 5년 만기 협정을 체결했으며, 일본과는 2024년 10월 2천억 위안(약 40조 원) 규모의 스와프 계약이 유효하다. 한국과 중국의 협정은 이달 만료를 앞두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SCMP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판궁성 총재는 지난주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무역 긴장이 세계 금융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민은행 산하 금융시보에 따르면, 거시건전성감독국 관계자도 “향후 통화스와프 협력 범위를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중국과 긴밀한 무역관계를 맺은 국가 및 지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스와프 자금은 유동성 공급 확대와 무역·투자 촉진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3자 스와프 추진은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질서에서 ‘위안화 블록’ 확대를 노리는 중국의 야심을 드러낸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 중동, 동남아와의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해 왔으며, 브릭스(BRICS) 확장을 통해 신흥국 중심의 새로운 금융축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3자 협정이 체결될 경우, 동북아 금융 협력의 상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선주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의 외환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한·일 간 스와프는 달러 중심 금융시장에서 역내 유동성 버퍼를 형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효성에 대한 신중론도 존재한다. 위안화가 국제결제통화로서 신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스와프 자금이 실제 위기 시 활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서울대 국제금융학과 조성훈 교수는 “스와프가 체결되더라도 각국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면 즉시 가동하기 어렵다”며 “중국이 금융안정보다 외환정책의 전략적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3자 스와프 논의는 단순한 금융 협정을 넘어, 미중 패권경쟁 속 동북아 경제질서 재편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위안화를, 한국과 일본은 금융안정을 각각 중시하고 있어, 세 나라의 이해관계 조율이 협상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외교가 본격화될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판궁성 총재와 이창용·우에다 총재의 후속 합의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이번 논의가 현실화된다면, 아시아 금융안전망의 축이 '달러'에서 '위안화'로 미세하게 이동하는 첫 신호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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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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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일과 3자 통화스와프 추진⋯'위안화 블록' 구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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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원숭이 얼굴' 드라큘라 난초, 야생서 사라진다
- '원숭이 얼굴 난초'로 유명한 '드라큘라 난초(Dracula Orchid)'가 야생에서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보도했다. 최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식물학자팀과 옥스퍼드 대학과 국제자연보존연맹(IUCN)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133종의 드라큘라 난초를 대상으로 보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약 70%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큘라속에는 110개 이상의 변종이 있으며, 꽃 가운데 원숭이 얼굴 모양이 특징이다. 드라큘라 난초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안데스 산맥 운무림에서 주로 자생한다. 이 지역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지만, 농지 개간·광산 개발·도로 확장 등으로 숲이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특히 중·고지대의 서늘하고 습한 기후에 의존하는 이 난초들은 특정온도, 빛, 습도 등 미세 기후가 변하면 생존이 어렵다. 또 다른 위협 요인은 인간의 과도한 관심이다. 독특한 '원숭이 얼굴' 형태로 인해 SNS를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이후, 일부 수집가들이 야생 개체를 불법 채집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안데스 고산 시대 운무림에서 서식하는 드라큘라 난초는 자생지를 떠나서는 번식 성공률이 낮아 생존이 어렵지만, 인간의 탐욕으로 상업적 거래가 활발하다. 개체 수가 수십 본에 불과한 종의 경우, 단 한 차례의 채집만으로도 서식지가 붕괴될 수 있다. 신종 드라큘라 난초의 경우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에콰도르 북서부의 '드라큘라 보호구역(Reserva Drácula)'은 이 난초가 가장 많이 분포한 지역 중 하나로, 현재 10여 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 5종은 지구상 유일한 개체군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마저 불법 채집과 무분별한 벌목으로 위협받고 있다. 현지 보전단체 '에코밍가재단(Fundación EcoMinga)'은 지역 주민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농업과 생태관광을 통해 보호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연구진은 "드라큘라 난초는 판다처럼 상징적이면서도 심각하게 위협받는 식물"이라며 "대중적 인기를 보전 활동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드라큘라 난초라는 이름은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흡혈귀'가 아닌 라틴어로 '작은 용(little dragon)'을 뜻한다. 이는 자라나는 난초 꽃을 보호하는 길고 송곳니 같은 꽃받침에서 따온 것이다. 이름처럼 기묘한 모양을 지닌 이 난초는 미지의 숲속에서 인간의 탐욕과 공존의 경계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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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원숭이 얼굴' 드라큘라 난초, 야생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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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우디 원전 수주전서 '미국식 모델 압박' 직면⋯APR1400 수출 기로에 서다
-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참여한 '팀코리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를 추진 중인 가운데, 미국이 한국 측에 미국식 원전 모델(AP1000) 채택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방한한 제임스 댄리 미국 에너지부 차관은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전 고위 관계자와 회동에서 사우디 원전 사업에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모델을 공동 수출 형태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올해 1월 체결한 글로벌 합의문에는 원전 1기당 약 9300억 원 규모의 구매 계약과 2500억 원대 기술 사용료 지급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미국의 협력 요청을 공식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APR1400 등 다양한 수출 옵션을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니해설] 미국, 사우디 원전 수주전서 'AP1000 모델' 채택 압박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끄는 '팀코리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에 자국 원전 모델(AP1000) 채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방한한 제임스 댄리 미국 에너지부 차관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고위 관계자에게 사우디 원전 프로젝트에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모델을 적용해 공동 수출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측은 이미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해소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양국 간 원전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AP1000 모델을 통해 실현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한국의 독자 수출형 모델인 APR1400 노형을 배제하고 미국식 모델을 수출 표준으로 채택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국감서도 쟁점 부상…정부 "여러 옵션 검토 중"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미국 정부가 한전과 웨스팅하우스의 공동 수주를 요구하며 APR1400 대신 AP1000 모델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는 한전의 독자적 수출 역량을 제한하고 자국 기업의 이해를 관철하려는 부당한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사우디 프로젝트 관련 다양한 협의가 진행 중이며 APR1400을 포함한 여러 수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지만, "APR1400 역시 미국 기술 허가 없이는 수출이 어려운 구조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미국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서 의원의 제보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다. 원전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이 사우디 원전 수출 준비 과정에서 APR1400 대신 AP1000 노형을 적용하자는 제안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 속내⋯'붕괴된 공급망 복원'과 '기술 리더십 유지'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안이 단순한 협력 요청을 넘어 붕괴된 자국 원전 공급망을 복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미국은 원전 설계와 기술력에선 세계 선도국이지만,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인허가가 장기간 중단되며 건설·조달·시공(EPC) 능력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미국은 한국이 사우디 원전에서 AP1000을 먼저 건설함으로써 관련 부품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이 구조를 향후 자국 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로 확대하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를 통해 부품 조달 기간을 단축하고, 자국 내 원전 건설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을 현재 100GW에서 400GW로 4배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 착공을 목표로 하며, 그 건설 비용은 750억 달러(약 107조 원) 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공급망·수익성·기술 자율성" 고민 한국 정부와 한전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단기 협력은 가능하지만, 독자 기술 기반의 수출 경쟁력과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체코 신규 원전 수주(올해 6월)에서 APR1400 모델로 성과를 냈고, 이를 중심으로 공급망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반면 AP1000 모델을 적용할 경우 설비·인력·부품망을 새로 짜야 하므로 공기 지연과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APR1400은 한국이 10여 년간 축적한 독자 설계 모델로, 실제 운전 경험과 경제성이 검증됐다”며 “미국식 모델을 수용할 경우 기술적 종속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합의문'의 함정 문제는 올해 1월 체결된 한전·한수원-웨스팅하우스 간 글로벌 합의문이다. 합의문에는 한국이 원전을 수출할 때마다 1기당 약 9300억 원 규모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을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하고, 약 2500억 원의 기술 사용료를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업계는 "미국이 이번 사우디 수출부터 해당 조항을 현실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 프로젝트는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 아래 독자 노형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원전 동맹 외교' 가속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원자력 산업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규정하고, 핵심 동맹국과의 기술 협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댄리 차관 방한 당시에도 미국 측은 "미국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해달라"는 뜻을 공식 전달했다. 이는 한미 간 원전 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 주도의 원전 질서 재편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사우디 원전, 기술 동맹인가 종속인가 앞서 지적했듯이, 사우디 원전 프로젝트는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한미 원전 협력의 구조적 시험대가 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 기술 복원을 위해 한국의 협력을 절실히 원하지만, 한국은 독자 모델 APR1400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수출 통제 체계를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한국 정부의 선택은 '기술 자율성'과 '동맹 협력' 사이의 정치·산업적 균형점 찾기에 달려 있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사우디 원전 수주전은 한국 원전 산업이 독립적인 글로벌 주체로 설 수 있느냐, 아니면 미국의 그늘 아래 머무를 것이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미국, 사우디 원전 수주전서 'AP1000' 강요…팀코리아 독자 모델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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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우디 원전 수주전서 '미국식 모델 압박' 직면⋯APR1400 수출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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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나스닥 사상 최고치⋯엔비디아 반등에 AI 랠리 재점화
- 뉴욕증시가 엔비디아의 반등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 기대에 힘입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8% 오른 6753.72, 나스닥지수는 1.12% 상승한 2만3043.38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하루 만에 최고치 행진을 재개했으며, 나스닥은 사상 처음으로 2만3000선을 돌파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0포인트 하락한 4만6601.78로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시장은 연준이 지난 9월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위원들 간 인하 폭에 이견이 있으나 경기 둔화에 대응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2.2% 급등한 189.11달러로 마감하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올해,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대한 자금 지원에 매우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앗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AI 관련 투자는 순환적 소비가 아니라 실질 수요에 기반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수요의 실체를 가장 정확히 파악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장 신뢰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미 정부 셧다운은 8일째 이어지고 있으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다. 다만 장기화될 경우 소비와 고용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남아 있다. [미니해설] AI 수요 '실체 확인'…월가, 거품론보다 지속 가능성에 무게 9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다수는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연준은 첫 인하 이후 두세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며 "경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신호에 장기 금리가 하락했고,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월가에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젠슨 황 "컴퓨팅 수요 폭발"…AI 실수요 입증 AI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선 엔비디아는 이날 2.2%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젠슨 황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6개월 동안 컴퓨팅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머스크의 xAI 프로젝트 자금 조달에 매우 흥분돼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AI 산업의 성장세가 단기 유행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수요 확대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CNBC에 따르면 황 CEO는 또 "AMD가 자사 지분 10%를 오픈AI에 제공한 것은 매우 독창적이고 놀라운 결정"이라며 경쟁사 행보를 언급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상승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부문 마진 약화 보고로 흔들렸던 전날 시장 불안을 완화시켰다. 메이필드 전략가는 CNBC에 "AI 관련 설비투자가 단순 순환적 지출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는 지출의 선순환 구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AI 거품'보다 '순환 조정' 인식 확산 일부 투자자들은 AI 관련주가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을 연상케 한다는 점을 경계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아직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 메이필드는 "1990년대 후반에도 나스닥은 매년 큰 조정을 거쳤지만 상승세는 이어졌다"며 "AI 랠리 역시 몇 차례 조정이 반복되더라도 상승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투자 열기가 일시적으로 식더라도 산업 전반의 자본지출이 유지되고 있어 구조적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셧다운 리스크 제한적, 투자심리 개선 미 정부 셧다운은 8일째 이어지고 있다. 상원은 여야 각각의 임시예산안을 모두 부결시켜 여섯 번째로 합의에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공무원이 복귀 후 급여를 받을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해 일부 무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증시는 셧다운 이슈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S&P500과 나스닥은 오히려 최고치를 경신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5.6% 하락한 16.27로 떨어졌다. 델 테크놀로지스(9.06% 상승), 팔로알토네트웍스, 노스럽 그러먼 등 기술·방산주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견인했다. 반면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은 차익 매물로 조정을 받았다. 월가는 연준의 완화 전환과 AI 수요 확대, 그리고 셧다운 리스크의 단기적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맞물리며 낙관적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메이필드는 "AI 투자는 일부 변동성을 겪더라도 구조적 성장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지속 가능한 혁신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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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나스닥 사상 최고치⋯엔비디아 반등에 AI 랠리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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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5년 만의 매출 감소⋯中 정부 규제·내수 부진에 '전기차 왕국' 흔들
-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올해 3분기(7∼9월) 매출이 5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내수 부진과 정부의 가격경쟁 단속 여파가 겹친 결과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YD의 3분기 차량 판매량은 110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위축됐던 2020년 2분기 이후 첫 감소세다. 9월 판매량은 39만6000대로 5.8% 감소하며 하락폭을 키웠다. BYD는 올해 5월 대규모 할인 경쟁에 나섰다가 중국 당국의 '출혈경쟁' 단속을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과도한 가격 경쟁이 산업 전체의 이익을 훼손한다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BYD는 최근 올해 판매 목표를 550만대에서 460만대로 16% 하향 조정했다. 대신 수출 확대에 주력해 1∼9월 수출량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70만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BYD가 내수 대신 해외 시장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비야디, 3분기 매출 5년만에 성장세↓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비야디(BYD)가 내수 부진과 정부 규제 강화의 이중 압박 속에 5년 만에 성장세가 꺾였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분기 판매가 감소하면서 ‘무한경쟁’으로 불린 가격 인하 전쟁의 후폭풍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BYD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3분기(7~9월) 차량 판매량이 110만6000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2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을 당시 이후 처음이다. 특히 9월 판매량이 39만6000대로 5.8% 줄며 감소폭이 확대됐다. 월간 기준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4년 2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BYD의 실적 둔화는 중국 정부의 '출혈경쟁 단속'이 본격화된 시기와 맞물린다. BYD는 지난 5월 대규모 가격 인하를 단행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렸으나, 결과적으로 중국 당국의 경고를 촉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저가 경쟁과 무질서한 경쟁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내권(內卷·소모적 내부 경쟁)을 근절하라"고 직접 경고했다. 이는 BYD를 포함한 중국 전기차 업계 전반에 대한 '속도 조절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BYD는 지난 8월 올해 판매 목표를 550만대에서 460만대로 16% 낮췄다. 이는 전년(430만대) 대비 7% 증가에 불과한 수치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리윈페이 BYD 마케팅 책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건강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부 규제와 내수 둔화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BYD가 내수 대신 수출 확대에 방점을 두는 '전략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본다. 홍콩계 투자은행 CLSA의 펑샤오 중국 산업 리서치 책임자는 "BYD는 이제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내년에는 수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가격 인하 대신 규제 리스크를 피하고, '중국 내 경쟁전선'에서 한발 물러서는 전략(lie down, 힘을 빼고 쉬기)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수출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BYD는 올해 1~8월 유럽과 영국에서 전년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9만6000대를 판매했다. 1~9월 누적 기준으로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이 70만대를 넘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내수에서는 부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1~9월 BYD의 전체 판매량은 320만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사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판매가 114%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지리자동차는 오히려 올해 목표를 기존 271만대에서 3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산업이 정부의 규제 강화와 경쟁 심화로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BYD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테슬라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해왔지만, 최근에는 샤오미·리오토·니오 등 신흥 제조사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건전한 경쟁'을 강조하며 보조금 지원을 축소하고 가격 인하 경쟁을 규제하면서 성장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내수 소비 둔화가 겹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중산층의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자동차 구매를 미루는 현상이 확산됐다. 일부 도시에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다만 BYD는 유럽·동남아·중남미 등에서 '중국판 테슬라'로서 입지를 강화하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노르웨이·덴마크·영국 등 북유럽 중심으로 전기 SUV '앳토3(Atto 3)'가 인기를 얻고 있고, 태국·브라질 등 신흥국에서는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BYD는 올해 말까지 해외 조립공장 8곳을 추가로 가동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BYD의 중장기 성패가 "글로벌 브랜드로의 진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중국 내수에 의존하던 모델에서 벗어나, 유럽형 프리미엄 브랜드와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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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5년 만의 매출 감소⋯中 정부 규제·내수 부진에 '전기차 왕국'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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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1년 새 공장 로봇 30만 대 늘려⋯세계 전체보다 빠른 확장세
- 중국이 지난해 공장에 30만 대의 산업용 로봇을 새로 설치하며 세계 최대의 로봇 제조·도입국으로 부상했다. 국제로봇연맹(IFR)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에만 약 30만 대의 산업용 로봇을 신규 도입해 공장에서 가동 중인 로봇 수가 총 200만 대를 넘어섰다. 이는 미국과 주요 선진국을 모두 합친 수치를 뛰어넘는 규모다.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공장 내 신규 설치 로봇은 3만4000대에 그쳤다. '중국제조 2025'의 결실 이번 성과는 2015년 베이징 정부가 발표한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전략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중국은 첨단 제조업 중심의 산업 고도화를 목표로 로봇,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기술력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국가 주도의 산업 정책과 막대한 공공 자본 투입이 핵심 동력이었다. 국유은행들은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했고, 정부는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을 적극 지원했다. 기술분석기관 옴디아(Omdia)의 수석 애널리스트 리안 제이 수(Lian Jye Su)는 "중국의 로봇 산업 성장은 우연이 아니라 다년간의 집중적 투자와 정부 정책의 결과"라며 "중국 기업들은 체계적 지원 속에 제조업 패권 달성을 향해 움직여왔다"고 평가했다. 10년간 이어진 '로봇 굴기' 중국의 로봇 보급 확대는 10년 넘게 이어진 정부 주도 전략의 산물이다. 2017년 이후 중국 공장들은 매년 15만 대 이상의 로봇을 새로 설치해 왔으며, IFR은 이를 "지속적 자동화 정책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제조 상품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독일·일본·한국·영국을 모두 합친 수준을 넘어선다. 2024년까지 중국의 공장에 설치된 로봇은 대부분 수입산이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설치된 로봇의 60%가 자국산 제품이었다. IFR은 "중국 내 로봇 기술의 자립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로봇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는 미국의 약 5배에 달한다. 반면 일본, 한국, 독일, 미국 등 주요 로봇 강국은 지난해 로봇 신규 설치 수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아시아·미국 등 지역별 로봇 도입량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은 전 세계 로봇 도입량의 54%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시장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29만 5000대로, 역대 최고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제조업체들이 자국 내에서 해외 공급업체보다 더 많은 로봇을 처음으로 판매한 점이 주목된다. 중국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0년 전 28% 수준에서 지난해 57%로 급등했다. 현재 중국 공장에 가동 중인 로봇은 200만 대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로봇 수요의 감소 조짐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IFR은 중국 제조업이 2028년까지 연평균 10% 성장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해 산업용 로봇 4만 4500대를 설치하며 전년 대비 4% 감소했지만, 여전히 세계 2위 시장으로 자리했다. 가동 중인 로봇은 3% 늘어난 45만 500대로 집계됐다. IFR은 일본의 로봇 수요가 2025년 소폭 반등한 뒤 중기적으로 한 자릿수 중반 성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2024년 3만 600대의 로봇을 설치하며 3% 감소세를 기록했다. 연간 설치 규모는 2019년 이후 약 3만 1000대 수준에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중국·일본·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의 산업용 로봇 시장이다. 인도는 지난해 9100대의 로봇을 새로 설치하며 7% 성장,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전체 설치의 45%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IFR은 인도가 연간 설치 기준 세계 6위 로봇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미국의 로봇 설치 대수는 4년 연속 5만대를 넘어서 5위를 차지했다. 2024년에는 50,100대가 설치되었는데, 이는 2023년 목표치보다 10% 감소한 수치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생태계 구축 IFR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는 최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산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보조금과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전용 구동 모터, 관절, 제어칩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인간형 로봇의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자동차·물류·제조 분야로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로봇산업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인공지능과 결합한 차세대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로봇 확산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로봇이 생산을 이끌고, AI가 이를 지휘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의 이행을 상징한다. 중국이 30만 대의 로봇을 추가 설치한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로봇 강국'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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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1년 새 공장 로봇 30만 대 늘려⋯세계 전체보다 빠른 확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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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러시아와 유럽간 군사적 긴장 고조 등 영향 급등세
- 국제유가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유럽간 군사적 긴장고조와 미국의 원유재고 급감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5%(1.58달러) 오른 배럴당 64.99달러에 마감됐다.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2.0%(1.36달러) 상승한 배럴당 68.3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러시아와 유럽의 긴장국면이 고조되고 있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와 유럽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확산일로에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볼고그라드 지역의 석유 주유소 두 곳을 밤 사이에 공습했다. 러시아의 흑해 주요 항구 도시이자 주요 석유 및 곡물 수출 터미널이 있는 노보로시스크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분석가는 "최근 시장의 관심은 다시 동유럽으로 옮겨 갔다"며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감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지난 19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60만7000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80만배럴 증가였다. 실제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가솔린과 디젤류 등의 재고도 감소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EIA 보고서는 원유와 증류유, 가솔린 재고의 전반적 감소를 감안할 때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상승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달러강세 등에 4거래일만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1.2%(47.6달러) 내린 온스당 376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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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러시아와 유럽간 군사적 긴장 고조 등 영향 급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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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AI 투자 둔화 시 증시 최대 20% 하락 가능성"
-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증시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AI 투자 속도 둔화 시 증시가 최대 2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포춘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라이언 해먼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지출을 줄일 경우 스탠더드앤드푸ㅠ어스(S&P)500 밸류에이션은 15~20% 하락할 수 있다"며 "2023년 초 수준으로 성장 전망이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AI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메타는 향후 3년간 6,0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네비우스와 5년간 1,74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해먼드는 일부 시장 분석가들이 2025년 4분기와 2026년을 기점으로 AI 투자 속도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며, AI 의존도가 높은 현 증시 구조상 투자 축소가 지수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S&P500에서 약 7% 비중을 차지하며, AI에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는 종목이다. 시가총액 상위 8개 기업 모두 AI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들만으로 S&P500의 36% 이상을 차지한다. 오라클, 팔란티어, 시스코 등도 적극적으로 AI에 투자하면서 지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투자 흐름이 계속될 경우 증시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지만, 만약 둔화한다면 S&P500 전반에 상당한 조정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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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AI 투자 둔화 시 증시 최대 20% 하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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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소송 지면 한국 등과 무역 합의 무효될수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행정부가 상호관세 소송에서 지면 미국이 한국 등 다른 나라와 체결한 무역 합의가 무효로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에서 관세 소송에 대해 "내가 본 미국 연방대법원 사건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질 기회가 있지만 우리가 그 사건을 이기지 못하면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난 우리가 크게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심 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근거로 사용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하지만, 그 권한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행정부의 상고를 허용하기 위해 10월 14일까지 판결의 효력을 정지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다른 나라들이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했지만, 관세 덕분에 대응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대법원에서 승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유럽연합(EU)이 우리한테 거의 1조달러를 주는 합의를 체결했다"면서 "이들 합의는 다 끝났다. 난 우리가 (소송에서 지면) 그걸(합의를) 되돌려야만(have to unwind) 할 것으로 짐작한다. 우리는 일본, 한국, 여러 나라와 합의를 체결했으며 다른 나라와도 체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도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와 무역 협상에 지장을 주고 상대국의 협상 지연이나 보복 관세를 막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결국 각국과의 무역 합의가 상호관세 부과에 입각한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한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하면서 '상호관세'라는 이름으로 국가별로 차등화한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각국에 대해 설정한 상호관세의 세율을 인하해주는 대가로 무역합의를 이끌어낸 터에, 그 합의의 기반인 상호관세가 법원의 결정으로 무효화할 경우 각국과의 무역합의도 무효화할 수 있어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인 셈이다. 결국 상호관세 폐지 여부의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연방 대법원을 압박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 지난 7월 30일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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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소송 지면 한국 등과 무역 합의 무효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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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현대차·기아, EU '2035년 내연기관 금지' 후퇴 땐 투자 충격 우려
-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연합(EU)의 '2035년 승용·밴 신차 CO₂ 100% 감축(사실상 내연기관 판매 금지)' 규제 후퇴 움직임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고 포브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현지에서 전기차(EV) 라인업 확대와 생산 거점을 앞당겨 깔아 놓은 만큼 정책 선회가 오히려 비용과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아 유럽법인 마크 헤드리히 CEO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EV4 양산 개시와 함께 "'전기차 '폭주'가 곧 시작된다. 지금 출시 일정을 멈추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2035년 100% 준수를 달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에 EV9과 EV3를 내놓았고, 올해 EV5를 투입한다. EV2와 EV4는 2026년 유럽 시장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유럽 완화론 확산…"하이브리드·대체연료도 허용해야" 반면 유럽 완성차 업계 전반에는 목표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35 전기차 전환' 약속에서 물러나 '2050 넷제로' 기조를 강조하고, 폭스바겐·스텔란티스·르노그룹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와 유럽 자동차부품공급업체연합(CLEPA)은 유럽집행위원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2021년 대비 2030년 -55%, 2035년 -100% 이행은 현재로선 현실성이 낮다"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연장 주행형, 고효율 내연기관, 수소·탈탄소 연료 등 '다중 해법' 채택을 요구했다. ACEA 의장인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CEO는 "유럽 제조사는 중국 CATL·BYD, 한국 LG에너지솔루션·SK·삼성SDI 등 아시아 배터리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충전 인프라 불균형과 높은 제조비용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아시아 톱10' 현실…유럽 자립 구상 차질 2023년 글로벌 EV 배터리 상위 10개 공급사는 중국·한국·일본 업체가 싹쓸이했다. 유럽의 대형 배터리 양산 퍼즐은 스웨덴 노스볼트의 파산 여파로 추가 변수가 생겼다. 업계는 수요 둔화와 중국 브랜드의 가격·품질 공세까지 겹치며 '2035년 직행'의 부담이 커졌다고 본다. 양측의 입장은 9월 12일 유럽집행위 논의에서 정면 충돌할 전망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중재 역할을 맡게 된다. 한쪽에는 현대차처럼 유럽 현지 생산과 유통망에 이미 투자한 기업과 볼보·재규어·르노 등 EV 전환에 무게를 둔 업체, 그리고 유럽 내 판매·서비스망을 구축한 아시아 수입사가 서 있다. 다른 쪽에는 유럽·미국의 EV 수요 둔화와 중국 변수로 '완화론'을 펴는 제조사들이 포진한다. 정책 후퇴의 역설…선도 투자자에 '패널티'? 현대차·기아는 규제 후퇴가 '선(先) 투자 기업'에 역으로 패널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전용 플랫폼과 모델 포트폴리오, 현지 생산 체계를 맞춰 놓은 상황에서 방향 전환은 공급망·설비·출시일정 전반을 다시 짜야 한다. 헤드리히 CEO가 "EV 출시를 멈추면 막대한 비용"이라고 못 박은 이유다. 반대로 규제 일정을 유지하면 전환 속도가 느린 기업에는 단기 부담이 커진다. 2030년 중간 목표(-55%)와 2035년 최종 목표(-100%) 사이에서 '일정 유지 vs 유연성 확대' 중 무엇이 유럽 자동차 산업 경쟁력에 더 유리한지, 집행위의 선택이 향후 10년 유럽 시장의 지형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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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현대차·기아, EU '2035년 내연기관 금지' 후퇴 땐 투자 충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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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항소법원도 "상호관세 불법" 판결⋯공은 연방대법원으로 넘겨져
- 미국 항소법원은 2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당수 관세정책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는 법적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는 원심 판결을 인용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IEEPA는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부여한다"면서도 "이들 중 어떤 조치도 명시적으로 관세, 관세 부과금, 또는 그와 유사한 것을 부과하거나 과세할 권한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 법은 관세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담은 절차적 안전장치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지난 1997년 제정된 IEEPA는 적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주로 활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무역 불균형과 제조업 경쟁력 쇠퇴, 마약 밀반입을 이유로 IEEPA를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지난 5월 재판부 3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 등은 위법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 항소하면서 항소심 심리가 이뤄졌는데 항소심 역시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은 IEEPA에 따른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에 부과한 관세, 지난 4월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관세를 대상으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는 이번 소송에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정치편향적이며,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사라지면 국가에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더 이상 거대한 무역적자, 다른 나라들이 부과한 불공정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감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도움 아래 우리는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할 것"이라며 대법원 상고 방침을 시사했다. 항소심 위법판단에도 당분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효력이 유지되며 보수 성향으로 평가되는 미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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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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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항소법원도 "상호관세 불법" 판결⋯공은 연방대법원으로 넘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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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K-뷰티 ⑤] 'Made for Indonesia' 실현을 위한 6대 필수 조건
- 인도네시아는 K-뷰티에 기회의 땅인 동시에,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전략을 요구하는 시험대다. 한류 콘텐츠의 확산으로 브랜드 인지도는 확보됐지만, 약 60억~8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2억 7000만 명이라는 거대 시장의 이면에는 복잡한 인허가, 종교 규제, 치열한 디지털 경쟁이 얽혀있다. 이제 단순한 시장 진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로컬 맞춤형 종합 로드맵'이 필요하다. K-뷰티가 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6가지 생존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할랄(Halal) 인증과 BPOM(식약청) 등록을 통해 제도적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2026년 10월 17일부터 모든 화장품에 할랄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선제적인 인증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무슬림 소비자에게 할랄 마크는 안전과 신뢰의 상징이다. 동시에 외국 기업은 직접 등록이 불가능한 BPOM 규정상,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사를 선정해 인허가부터 라벨링, 광고 심의까지 포괄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참고로 BPOM 신고 절차는 약 14영업일이 소요되며, 비용은 품목당 100달러 수준으로 유효 기간은 3년이다. 제도적 신뢰 위에 세우는 시장 맞춤형 전략 둘째, 시장 맞춤형 유통 및 가격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유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복잡하게 얽힌 '피지털(Phygital)' 구조다. 온라인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쇼피(Shopee)와 유행을 선도하는 틱톡(TikTok)을 연계하는 동시에,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왓슨스(Watsons), 가디언(Guardian), 소시올라(Sociolla) 등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 진입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채널 안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격 전략은 '매스티지(Masstige)'다. 현지 시장의 78%가 매스 마켓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5~10달러 사이의 합리적인 가격대에 우수한 품질을 제공하며 '글로벌 브랜드보다 뛰어난 가성비'와 '로컬 브랜드보다 세련된 감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궁극의 경쟁력, '소비자 경험'과 '제품'의 완전한 현지화 셋째, 소비자 경험 혁신과 제품의 완전한 현지화다. AI 피부 분석이나 AR 가상 메이크업 같은 '뷰티테크'는 Z세대 소비자와 소통하는 새로운 언어다. 온라인 구매의 불확실성을 줄여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으므로, 가상 체험 기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마케팅 자산이다. 하지만 이 모든 기술적 접근의 근간에는 제품 자체의 '초현지화(Hyper-localization)'가 자리한다. 끈적임 없는 젤·세럼 제형, 자외선 차단·미백·진정 등 현지 수요가 높은 기능, 그리고 인도네시아 특유의 '사워 마탕(Sawo Matang)' 피부톤과 과색소침착, 넓은 모공 등 주요 피부 고민에 맞춘 제품 개발은 모든 전략의 기초가 된다. 과거 K-뷰티의 성공이 '한류'라는 파도에 올라탄 결과였다면, 이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성공은 이 여섯 가지 방정식을 얼마나 정교하게 풀어내는지에 달려있다. 할랄, BPOM, 유통, 가격, 기술, 제품 현지화는 더 이상 개별적인 과제가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생존 시스템이다. 'Made for Indonesia(인도네시아를 위해 탄생한 제품)'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이 모든 전략이 통합적으로 구현되었을 때 비로소 획득할 수 있는 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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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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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K-뷰티 ⑤] 'Made for Indonesia' 실현을 위한 6대 필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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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주가 7% 급등⋯소프트뱅크 20억달러 투자·美 정부 지분 참여 기대
- 경영난에 시달리던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19일(현지시간) 7%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인텔 주가는 전일 대비 6.97% 오른 25.31달러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26.5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20억달러를 투자해 인텔 지분 약 2%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경영 정상화 기대감이 반영됐다. 손정의 회장은 "미국 내 선진 반도체 제조와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인텔 지분 10%를 취득할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미니해설] 인텔 반등의 명암⋯투자 기대와 거품 논란 교차 분기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인텔은 전일 대비 6.97% 오른 25.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6.53달러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8월 들어서만 주가가 28% 상승해 시가총액이 240억달러(약 33조6000억원) 늘었다. 이번 급등세의 직접적 동력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전략적 투자다. 손정의 회장은 인텔 지분 약 2%(20억달러 규모)를 확보하며 "미국 내 선진 반도체 제조와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 역량 회복을 통한 인텔의 정상화 가능성이 부각된 것이다. 또 다른 상승 요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 참여 가능성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인텔에 109억달러 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약 10%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성사될 경우 미국 정부는 인텔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정부의 직접 개입이 주가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주식시장에 반영됐다. 그러나 지나친 고평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인텔의 향후 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3배에 달한다. 이는 2002년 닷컴 버블 시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S&P500 기업 평균치(22.1배)의 두 배를 넘는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인내 끝에 보상을 받고 있지만, 버블적 과열 양상이 감지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 여부에 의문을 던진다.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의 웨인 카우프먼은 "현재 주가는 정부가 고객사를 압박해 인텔을 승자로 만든다는 가정에 기댄 것"이라며 "놀라울 정도로 비싸다"고 말했다. 텡글러 인베스트먼트의 낸시 텡글러 CEO 역시 "기술에서 너무 뒤처졌고 비용 절감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며 "인텔 주식은 어떤 가격에서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개입 효과에 대한 시각도 엇갈린다. 머피앤드실베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놀티는 "이건 올라타기는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어려운 길"이라며 정책 리스크를 경고했다.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자율성을 훼손하고 투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인텔은 한때 PC·노트북 CPU 시장을 지배하며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군림했다. '인텔 인사이드' 광고와 블루맨 그룹의 파격적 마케팅으로 대중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스마트폰 혁명과 AI 반도체 시장 흐름을 타지 못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18~2021년 연평균 200억달러가 넘던 이익은 최근 연 10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게릿 스미트 스톤헤지 플레밍 매니저는 "CEO 팻 겔싱어의 리더십을 신뢰하지만 안정적 경영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인텔이 다시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는 미 정부의 지원 정책, 투자 유치, 그리고 기술 혁신 역량 확보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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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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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주가 7% 급등⋯소프트뱅크 20억달러 투자·美 정부 지분 참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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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국 소매판매·산업생산 동반 부진⋯하반기 성장 우려
- 중국의 7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4.6%)를 밑돌았다. 산업생산 역시 5.7% 늘어 5.9% 전망치에 미달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폭염·홍수 등 기상 악화와 '이구환신(以舊換新, 낡은 제품을 새 것으로 교체 지원)' 보조금 공백기가 소비 위축을 불렀다. 1∼7월 고정자산투자는 1.6%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2.7%)에 못 미쳤고, 부동산 개발투자는 12% 감소하며 침체가 이어졌다. 전국 도시 실업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5.2%였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집중된 경기 부양 효과가 약화된 가운데 국내 소비 부진과 글로벌 리스크가 하반기 성장세를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니해설] 정책 효과 약화와 내수 부진이 짙힌 중국 경기 불확실성 중국의 7월 경제 지표가 전방위적으로 부진하며 하반기 성장 전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해 시장 예상치 4.6%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폭염과 홍수 등 계절적 악재, ‘이구환신(以舊換新)’ 보조금 지원 공백이 소비 위축을 불렀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소매 유통채널의 매출 합계로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산업생산은 5.7% 증가해 예상치 5.9%에 미치지 못했고, 8개월 만의 최저치다. 공장 가동에 영향을 준 기상 악화 외에도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7월 고정자산투자는 1.6% 늘었으나 전망치 2.7%를 밑돌았다. 공장·도로·전력망 등 인프라와 부동산 개발 투자가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부동산 개발 투자는 같은 기간 12% 급감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용지표 역시 부담 요인이다. 7월 전국 도시 실업률은 5.2%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대학 졸업 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장기적인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인다. 부동산 시장도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3% 하락해 2023년 5월 이후 지속된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집중 투입된 정부 지원이 단기적으로 둔화를 막았으나, 효과가 약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추가 부양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천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지원이 한 해 초반에 몰려 있었고 그 영향이 희미해졌다"며, 약한 내수와 글로벌 리스크가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최근 경기 부양 대책을 대규모로 발표하기보다 기업 간 과도한 경쟁 억제에 방점을 찍고 있어, 시장은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휴전 국면에서 수출 물량을 서둘러 내보내며 급격한 둔화를 피했지만, 3분기에는 국내 소비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이 맞물려 경기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지표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기상 악화, 내수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중국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고 강력한 정책 패키지를 내놓을지, 그리고 그것이 하반기 성장 둔화를 막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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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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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국 소매판매·산업생산 동반 부진⋯하반기 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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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닛산과 마이크로소프트, '2만명 감원'의 동상이몽
- 전 세계 산업계에 부는 감원 칼바람은 관세나 경기 변동 같은 외부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구조 변화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일본의 거인 닛산자동차와 미국의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나란히 2만 명이 넘는 인력을 줄이기로 한 결정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한다. 그러나 '2만 명'이라는 같은 숫자 이면에는 두 기업이 처한 현실과 미래 전략의 본질이 다르다고 닛케이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위기의 닛산, 호황 속 MS 닛산의 감원은 생존을 위한 '축소 균형'에 가깝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이 결정타였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약 4조 7000억 엔(약 40조 원)의 막대한 순손실을 낸 닛산은 세계 최초로 전기차(EV) 양산 모델을 생산했던 상징적인 옷파마 공장(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마저 가동을 유지할 수 없었다. 한때 기술력을 자랑하던 닛산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혁신 모델로 업계를 선도한 테슬라의 길을 가지 못했고, 무섭게 성장한 중국 업체에 뒤처지며 쇠락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17개였던 공장을 10개로 줄이는 대규모 폐쇄를 단행하는 등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MS의 감원은 '호황 속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현재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경영진은 다가올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과감한 재편을 선택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AI 중심 사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겹치거나 효율이 낮은 인력을 재배치하고 '미래형 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MS의 감원 대상에 수많은 기술자가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AI 시대일수록 기술 인력 확보가 중요하리라는 일반의 상식을 벗어나는 움직임이다. MS가 기술자를 감원 대상에 올린 배경에는 AI가 이미 상당한 속도로 기존 기술자의 전문 영역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MS의 인력 재편은 2023년 1만 명 감축을 시작으로, 2025년 상반기 6000명에 이어 7월 9000명을 더하는 등 3년간 모두 2만 5000명에 이르지만, 아직 끝을 예고하지 않았다. 기술자를 줄이는 대신 MS가 집중하는 분야는 고객 접점 마케팅이다. 고객과 관계 맺기를 사업의 핵심으로 보고,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라는 임원직까지 새로 만들어 힘을 싣고 있다. 개발과 기반 시설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기업의 진정한 가치는 고객과 소통하며 창출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고객 창조' 실패가 부른 엇갈린 운명 두 기업의 서로 다른 행보는 20세기 최고의 경영 사상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통찰을 떠올리게 한다. 올해로 세상을 떠난 지 20주기를 맞은 그는 저서 '매니지먼트'를 통해 "기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한 문장 속에 현재 두 기업의 처지가 뚜렷하게 담겨 있다. 드러커는 "혁신이(이상과 현실의) 격차', '(사람들의) 인식 변화' 같은 고객에게서 비롯된 '창(窓)'을 통해 이룬다"고 봤다. 모노즈쿠리 대학의 이사카 야스시 공동대표이사는 "드러커는 '자사의 이해를 넘어선 고객의 의견, 불만, 가치관에야말로 혁신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고객과 치열한 대화야말로 가치 창조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드러커의 지적은 닛산의 부진이 '고객 창조'의 실패 탓임을 명확히 한다. 과거 '기술의 닛산'이라는 명성에 기댄 채 '이 기술을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공급자 중심 사고에 빠졌다. 최고경영자(CEO)를 뽑을 때도 부품 조달과 비용 관리에 강점을 둔 인물들을 중용하면서, 회사는 전통 기술과 제품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토요타처럼 끈질기게 현장 고객을 늘려가는 우직함도, 테슬라처럼 고객 요구에서 미래를 역산하는 날카로움도 부족했다. 반면 MS는 AI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고객 중심 혁신'을 실천하며 진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저서 '히트 리프레시'에서 강조했듯, '그런 건 이미 안다'는 식의 고정된 사고방식을 버리고 고객에게서 배우려는 자세로 바꾼 것이 지금의 MS를 만든 힘이다. 타는 듯한 더위 속, 닛산 옷파마 공장이 있는 게이힌 급행전철 옷파마역 주변 상점가에는 셔터를 내린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공장의 침체가 지역 경제에 미친 여파를 드러내는 풍경이다. 과거 닛산의 곤 전 회장은 "해답은 모두 직원 안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안이 아닌, 고객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야만 얻을 수 있는 해답이야말로 지금 닛산에 가장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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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닛산과 마이크로소프트, '2만명 감원'의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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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 폭 55% 급감⋯서울 집값·금리 변수 여전
-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와 은행권 추가 억제책 영향으로 7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늘어난 1164조2000억원으로, 증가액이 6월(6조2000억원)보다 55%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4000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6000억원 줄었다. 한은은 "서울 집값 상승률과 금리 인하 기대, 지역 간 풍선 효과 등 불안 요인이 남아 있어 추세적 안정 판단은 이르다"고 밝혔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으며, 2금융권은 오히려 감소했다. [미니해설] 규제 효과 나타났지만 '집값·금리' 변수에 완전 안정은 미지수 7월 가계대출 증가 폭 축소는 정부의 6·27 규제와 은행권 자율 관리 강화가 맞물린 결과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3조4000억원 증가했지만, 생활자금 용도의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은 규제 영향이 즉각 반영되며 감소세로 전환됐다. 한국은행은 이를 “규제 시차가 짧은 대출 항목이 빠르게 위축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 집값·금리 인하 기대가 불씨 다만 한국은행은 추세적 안정 판단에는 신중하다.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여전히 높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대출 수요를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환경 완화와 지역 간 ‘풍선 효과’ 가능성은 향후 대출 억제 효과를 상쇄할 변수로 꼽힌다. 금융권별 흐름, 은행은 증가·2금융권은 감소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원으로, 6월(6조5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은행권은 2조8000억원 늘었지만, 저축은행·보험·카드사 등 2금융권은 6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 금융권 합산 4조1000억원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전달보다 2조원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9000억원 급감했다. 기업대출·수신 변화도 뚜렷 기업대출은 6월 3조6000억원 감소에서 7월 3조4000억원 증가로 반전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5000억원, 2조9000억원 늘었는데,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일부 은행의 중소기업 영업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예금은행 수신은 분기 말 이후 재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11조4000억원 감소했지만, 자산운용사 수신은 MMF, 채권형·주식형 펀드 유입으로 46조6000억원 급증했다. 이번 수치는 규제 효과가 단기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는 유효함을 보여주지만, 부동산 가격·금리 전망·지역 간 자금 이동 등 복합 요인이 남아 있어 향후 흐름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참고로 미국은 경기 국면과 무관하게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상환능력(Ability-to-Repay, ATR)·적격모기지(QM) 규칙이 기본 틀을 이룬다. 대출자는 소득·부채·고정비 등을 바탕으로 상환능력을 ‘합리적이고 성실하게’ 입증해야 하고, 요건을 충족한 QM 대출은 법적 보호를 받는다. 이는 경기부양·긴축과 별개로 상시 작동하는 '미시 규율'이다. 여기에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패니매·프레디맥의 대출단계가격조정(LLPA)을 수시로 손질해 신용도·LTV·DTI·용도(구입/재융자) 등 위험요인을 가격에 반영한다. 2023~2024년 행정서한·매트릭스 개편은 위험·취약 차주에 대한 가격 차등을 더 촘촘히 만든 사례로, 사실상 '가격 기반 거시건전성' 역할을 보완한다. 한국의 '총량·용도 규제(DSR·LTV·생활자금 차단 등)'는 단기간 대출팽창 억제에 유효하다. 반면 미국은 상시적 상환능력 심사+가격 차등으로 위험을 미세 조정한다. 우리도 급팽창기에는 총량 규제가 필요하지만, 정상 국면에선 가격·위험기반 미세조정 도구 확충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영국은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FPC)가 2022년 '모기지 스트레스테스트 권고(affordability test)' 폐지를 결정했지만, 고(高) LTI(>4.5배) 대출 비중을 연간 신규대출의 15%로 제한하는 '흐름(flow) 한도'는 유지하고 있다. 2025년에는 소형대출기관의 규제 역진성을 줄이기 위해 LTI 흐름 한도 적용의 ‘디미니미스(threshold)’ 상향을 제안하는 등, 경쟁·성장과 건전성 사이 조정을 시도 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또한 최근에는 고 LTI 대출 여지 확대로 생애최초구입자(FHB) 지원을 강화하되, 연간 총량(15%) 울타리 안에서 운용하도록 해 위험의 총량을 통제한다. 영국의 주택 정책의 핵심은 '총량 캡(LTI flow limit) 유지 + 일부 규제 완화'라는 투트랙이다. 한국도 생애최초·실수요자 지원을 강화하되, 고 LTI·고 DSR 대출의 총량 상한을 병행하면 수요 취약층 지원과 시스템 리스크 억제를 함께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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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 폭 55% 급감⋯서울 집값·금리 변수 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