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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45)] "남극 대륙이 솟아오르고 있다"…해수면 상승 가속 우려
- 남극 대륙의 빙하가 녹으면서 무게가 가벼워지고 있다. 수축해 있던 스펀지가 다시 팽창하는 것처럼, 얼음에 눌려 있던 남극 대륙이 융기, 즉 바다에서 솟아오르고 있다고 사이언스얼라트가 경고했다. 이 과정은 빙하 후 융기(post-glacial uplift)라고 불린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것이 미래의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극 대륙의 해수면 억제력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도 있고, 대기에 열을 가두고 남극의 빙하를 녹이는 화석연료 연소를 얼마나 계속 유지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연구팀원인 캐나다 맥길 대학교 빙하학자 나탈리아 고메즈는 "바다에 접한 해안 지역에 사는 인구가 약 7억 명에 달하고, 금세기말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비용이 수조 달러에 달할 수 있기 때문에, 남극 빙하가 녹는 데 따르는 도미노 효과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 몇 년 동안 남극 빙하가 최악으로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 고메즈와 연구팀은 남극 빙상 아래에 있는 지구의 맨틀을 조사했고, 일부 주요 지역에서 특히 찌그러지고 물렁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곳의 지진 데이터는 높은 수준의 점도가 예상치 못할 정도로 빠르게 땅이 융기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 냈다. 다른 연구원 오하이오 주립대학 지질학자 테리 윌슨은 "우리가 측정한 결과 남극 빙상의 기초를 형성하는 단단한 땅의 모양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지표면의 얼음이 줄어들어 땅이 융기하는 것은 수천 년에 걸친 것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 만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3D 모델링을 사용,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남극 대륙의 육지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시뮬레이션했다. 온난화 수준이 낮게 유지되면 2500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1.7m 상승하지만, 지구 온난화가 계속 증가할 경우 최대 19.5m까지 치솟는다. 이는 빙하가 줄어드는 속도가 융기보다 빠를 때, 더 많은 물이 바다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빙하가 녹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융기하는 육지가 따뜻한 바닷물에서 얼음의 일부를 들어 올려 더 오래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빙하학자 롭 디콘토는 "이 연구는 기후 변화가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예측하고 효과적인 환경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지구는 완벽하게 매끄러운 구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의 다른 부분은 중력, 회전 및 지질학적 특성으로 인해 독특한 해수면 영향을 받게 된다. 고메즈와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는 저위도 지역의 섬과 해안 지역이 남극 빙하 손실로 인해 평균보다 높은 해수면 상승을 겪을 것이라는 최근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 결과는 해수면 상승에 대한 취약성이 높은 반면 배출량은 적은 국가에 대한 기후 불공평이 심각함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연구 모델에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으며, 특히 서남극 대륙의 지진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추정치는 그린란드의 빙하와 정상에 얼음을 안고 있는 전 세계 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고려되지 않았다. 남극 대륙을 벗어나 지구 전체를 감안할 때 실상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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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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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45)] "남극 대륙이 솟아오르고 있다"…해수면 상승 가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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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48)] 대마초 사용, 두경부암 발병 증가?⋯인과관계 규명 위한 연구
- 대마초를 자주 피우면 두경부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 케크(Keck) 의대와 USC 카루소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산하 USC 두경부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가 두경부암 발병을 높인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CNN과 메디컬 익스프레스 등 다수 외신이 전했다. USC 두경부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불법 물질인 대마초가 두경부암 발생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JAMA 이비인후과학-두경부외과학(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에 발표된 대규모 다기관 연구 결과, 대마초 사용 장애를 가진 성인은 대마초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3.5배에서 5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대마초 사용 장애'는 대마초 갈망, 대마초 효과에 내성화, 의도한 것보다 많이 사용, 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데도 마리화나 사용, 고위험 상황에서 사용, 금단 증상 및 끊지 못하는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있는 경우 진단한다. 이 연구는 400만개의 전자 건강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두경부암 환자 중 11만6000건 이상이 대마초 사용 장애와 연관됐음을 발견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USC 두경부 센터의 두경부 외과 의사 니엘스 코코트(Niels Kokot) 박사는 "이번 연구는 두경부암과 대마초 사용의 연관성을 밝힌 최초의 연구 중 하나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큰 규모의 연구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이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알게 되면 두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코트 박사는 USC 케크 의과대학의 이비인후과-두경부 외과 교수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흔한 암인 두경부암은 구강, 인두, 후두, 구인두(혀, 편도선, 목 뒤쪽 벽) 및 인접한 침샘의 암을 포함한다. 미국에서 두경부암은 전체 암의 4%를 차지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재단에 따르면 2024년에는 7만1000건의 이상이 신규 발병하고, 1만6000건 이상의 사망이 예상된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구강암 또는 인후암 진단을 받은 사람의 약 69%가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한다. 그러나 암이 대사되면 그 비율은 14%로 떨어진다. 후두암 진단을 받은 사람의 약 61%는 5년 후에도 생존하지만, 암이 전이되면 그 비율은 16%로 떨어진다. 케크 의과대학의 MD/MPH 후보자이자 연구의 주 저자인 틸러 갈라거(Tyler Gallagher)를 포함한 연구진은 대마초 사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모든 유형의 두경부암 발생률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대마초 사용 장애 환자의 두경부암 유병률은 연령, 성별, 인종 등 다른 요인과 무관하며, 두경부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코올 및 담배 사용도 이번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코코트 박사와 그의 동료 연구원들은 대마초가 두경부암 위험을 높이는 주된 이유는 연기의 해로운 영향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대마초는 주로 흡입을 통해 소비(이번 연구에서는 소비 방법을 구분하지 않았지만)된다. 연구에 따르면 담배 연기에는 DNA 손상 및 염증을 유발하는 수많은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염증이 방치될 경우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대마초 연기도 유사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코코트 박사는 대마초 연기가 담배 연기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마초 흡연은 일반적으로 필터 없이 이루어지며 담배보다 더 깊이 흡입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대마초는 담배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연소되어 암을 유발하는 염증 위험을 증가시킨다"라고 말했다. 코코트 박사는 대마초와 두경부암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가 사람들이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하고 두경부암과 대마초 사용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연구진은 9000만 명 이상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64개 의료 기관의 건강 연구 네트워크를 통해 20년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마초 사용 1년에서 5년 사이의 암 발생 사례를 추적해 이번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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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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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48)] 대마초 사용, 두경부암 발병 증가?⋯인과관계 규명 위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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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92)]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 포집, 짠 물로 바꿔 바다에 저장하는 원자로 나왔다
- 국제해운선이 차지하는 세계 무역의 비중은 80%에 달한다. 해운 부문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심각한 현재 해운은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단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해운을 규제하는 유엔 기관인 국제해사기구는 다른 산업들과 연계해 2050년까지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운 산업의 탄소 배출을 강화했다. 그러나 메탄올, 수소, 암모니아 등 저배출 연료의 공급은 빠르지 않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의 화학 해양학자 제스 애드킨스가 연료 연소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를 바닷물 소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원자로를 화물선에 장착함으로써 탄소 제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애드킨스는 이 방법으로 탄소를 10만 년 동안 가두어 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아이디어는 바다에서 이미 자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 비슷하다. 원자로를 설계하고 테스트하는 스타트업 칼캐리아(Calcarea)를 설립한 애드킨스는 이 방법이 지구가 수십억 년 동안 자연적으로 진행해 온 반응이라고 언급했다. 해수는 대기로 방출되는 탄소의 약 3분의 1을 자연스럽게 흡수해 물을 산성화하고 바다에 풍부한 탄산칼슘을 용해시킨다. 탄산칼슘은 산호의 뼈대, 조개 및 바다 바닥의 대부분의 퇴적물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을 만든다. 용해된 탄산칼슘은 물 속의 탄소와 반응해 중탄산염을 형성하고 탄소를 가두어 둔다. 바닷물에는 현재 이미 3만8000기가톤(38조 톤)의 중탄산염이 존재한다. 칼캐리아는 선박의 배기 가스를 선체의 원자로로 흘려보내 이런 자연적 과정을 모방하고자 한다. 대부분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암석인 석회암과 배기 가스 속의 탄소는 혼합물과 반응, 탄소를 중탄산염의 형태로 가두는 짠 물을 만든다. 애드킨스는 원자로를 통해 선박의 탄소 배출량의 약 절반을 포집해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연계에서는 이 반응이 1만 년 이상 걸리지만 칼캐리아의 원자로에서는 불과 1분이면 된다고 한다. 이는 탄소와 석회암을 서로 밀접하게 접촉시켜 이루어진다. 만들어진 짠 물은 바다로 방출되며, 이는 해양 생물이나 해수의 화학적 균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회사는 또 미립자 및 연소되지 않은 연료와 같은 다른 오염 물질과 기타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필터를 추가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애드킨스는 2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2023년 1월 회사를 칼텍에서 분사했다. 칼텍의 학부생인 멜리사 구티에레즈, 엔지니어인 피에르 포린,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 교수이자 지구화학자인 윌 베렐슨 등 세 명이 공동 창립자로 참여했다. 회사는 350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조달하고 시스템 개발에 집중했다. 칼캐리아는 USC 주차장과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각각 하나씩의 프로토타입 원자로를 건설했다. 5월 말, 칼캐리아는 국제 운송 회사인 로마(Lomar)와 연구개발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애드킨스는 이를 통해 첫 번째 원자로가 선박에 장착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드킨스는 칼캐리아 솔루션이 해운 산업이 보다 친환경적인 연료로 전환하는 것과 함께, 해운의 탈탄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더 먼 미래에는 이 원자로가 대기에서 포집된 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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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92)]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 포집, 짠 물로 바꿔 바다에 저장하는 원자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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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42)] 귀리 속 식이섬유, 비만 치료제와 유사한 효과
- 귀리의 식이섬유가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과 동일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연구팀은 귀리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이라는 섬유가 비만 치료제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뉴아틀라스가 전했다. 연구팀은 고지방·고당분 식단을 섭취하는 쥐들을 대상으로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 셀룰로오스, 펙틴, 베타글루칸, 밀 덱스트린, 저항성 전분 등 5가지 식이섬유를 각각 10%씩 추가해 18주 동안 관찰했다. 연구팀은 실험 쥐의 체중 증가, 지방량 및 순수 근육량의 백분율을 평가했다. 또한 섭취후 최대 2시간까지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살표봤다. 연구 결과 베타글루칸을 섭취한 쥐 그룹은 고지방, 고당분 식단에도 불구하고 체중 증가가 현저히 적었다. 또한 체지방량은 현저히 적었지만 순수 근육량 유지율은 월등히 높았다. 베타글루칸 섭취 그룹은 또한 18주 동안 인슐린 민감성과 혈당 조절 능력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가 베타글루칸이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켜 부티르산(butyrate)이라는 대사산물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티르산은 뇌에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인 GLP-1 분비를 촉진하고 갈색 지방 연소를 유도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작용 기전은 최근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는 세마글루타이드(Ozempic)와 유사하지만, 베타글루칸은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GLP-1(Glucagon-Like Peptide-1)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이다. 주로 음식 섭취 후 소장에서 분비되며, 혈당 조절, 식욕 억제, 위 배출 지연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GLP-1의 작용을 모방하거나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GLP-1 유사체 및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가 개발되어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GLP-1 RA 약물로는 삭센다(Saxenda),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등이 있다. 연구팀은 귀리 이외에도 보리, 쌀, 버섯, 해조류 등에 베타글루칸이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귀리는 1컵당 3~5%의 베타글루칸을 함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프랭크 듀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베타글루칸이 체중 감소 및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베타글루칸을 강화한 식품 개발을 통해 비만 및 대사 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더 저널 오브 뉴트리션(The Journal of Nutri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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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42)] 귀리 속 식이섬유, 비만 치료제와 유사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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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24)] 극심한 산불, 기후 변화로 20년 만에 2배 급증
- 지구가 불타고 있다. 최근 그리스에서는 70건이 넘는 산불이 동시에 발생했다. 2024년 초 칠레는 역사상 최악의 산불 시즌을 겪었고, 1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해 캐나다에서는 3~11월까지 기록적인 산불이 일어났고, 8월에는 하와이 마우이 섬이 불길로 휩쓸렸다. 지금도 산불은 계속되고 있다. 재앙적인 극심한 산불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네이처 생태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극심한 산불의 횟수와 강도가 지난 20년 동안 두 배로 늘어났다. 이 연구는 호주 태즈매니아 대학이 수행한 것이다. 연구팀은 2003~2023년까지 21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했던 대형 화재에 의해 방출된 에너지를 처음으로 계산해 냈다. 연구팀은 화재에서 열에너지를 추적하는 위성 센서를 사용, 불길이 분출하는 에너지량을 측정했다. 연구팀이 조사한 화재 건수는 무려 3000만 건에 달한다. 이들을 전수조사해 가장 많은 에너지가 방출된 상위 2913개, 즉 0.01%의 '가장 극단적인' 산불을 선정했다. 분석한 결과, 극심한 산불은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으며, 지난 20년 동안 그 횟수가 두 배로 늘어났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2022년 한 해를 제외한 최근 6년 동안은 지구에 가장 많은 극심한 산불이 발생한 기간이었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극심한 산불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극단으로 분류된 산불은 조사 초기, 즉 2003년 언저리에 발생했던 극단적인 산불보다 두 배나 많은 에너지를 방출했다. 강도가 2배 이상 늘었다는 의미다. 이는 산불이 악화되고 있다는 최근의 다른 연구 및 관찰과도 일치한다. 예를 들어, 매년 소실되는 산림 면적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림 탄소 배출량도 늘고 있다. 초지 및 농경지 화재의 경우 상대적으로 산불보다 강도가 낮고 탄소 배출량도 적다. 화재가 생태계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화상 심각도' 역시 많은 지역에서 악화되고 있다. 심각도가 높은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는 토지의 비율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화재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회되고 있으며, 지역별로 뚜렷한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극북 지역의 아한대 산림과 온대 침엽수림에서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산불 증가 추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은 심각한 화재 발생이 더 빈도가 높아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동시에 총 연소 면적과 비율 면에서 심각한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동부 시베리아, 서부 미국 및 캐나다 지역의 화재 상황이 두드러졌다. 극심한 산불이 두 배 증가하면 지금까지의 소방 활동으로는 제어하기 어려워진다. 토지 변화, 산림 정책 및 관리, 기후 변화 등 산불 악화 이면에 숨어 있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대처가 거의 불가능한 극심한 화재에 대비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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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24)] 극심한 산불, 기후 변화로 20년 만에 2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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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22)] 기후 변화로 상어 알 부화 둔화, 2100년까지 알 부화율 90% 급락 우려
- 상어 알 부화율이 금세기 말, 즉 2100년까지 최대 90%까지 급락할 수 있으며, 이는 상어 종의 생존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이다. 해양 온난화와 산성화가 증가하면서 배아가 상당수 사망함에 따라 전 세계의 알을 낳는 상어는 세기말까지 개체 수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100종 이상의 상어 종이 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노에미 쿨롱(Noémie Coulon) 박사팀이 발견했다. 지중해와 북동 대서양에서 관찰되는 작은 점박이 고양이상어(Scyliorhinus canicula)에 대한 연구에 기초한 것으로 뉴사이언티스트가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전했다. 작은 점박이 고양이상어는 배아가 들어 있는 튼튼한 가죽 알통을 낳아 번식하는 상어 종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 상어 배아는 해수 온도와 산도를 의미하는 pH 수치 등 해양 조건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에 따라 바다는 과거에 비해 대기로부터 과도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바다는 더욱 더워지고 더 산성화되고 있다. 박물관 연구팀은 바다 환경을 재현한 실험실 수조에서 월별 온도 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해양 조건에 작은 점박이 고양이상어 알을 넣었다. 연구팀이 이 종을 선택한 이유는 유럽에서 가장 풍부한 상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테스트에서는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온도가 섭씨 2.7도 상승하고 2100년까지 pH가 0.2로 떨어지는 '중간 수준 기후 시나리오'에서 예상되는 수질 조건을 만들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세계가 계속해서 화석연료 연소에 크게 의존하는 '악화 상황'을 가정해 금세기 말까지 기온이 섭씨 4.4도 상승하고 pH가 0.4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 번째는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상어 서식지의 수온과 pH를 그대로 유지하는 '기본 수준의 시나리오'로 정했다. 연구팀은 배아가 발달하는 4개월 동안 세 가지 시나리오 각각의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실험 조건에 따라 배아 부화 성공에 극적인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기본 시나리오와 중간 시나리오에서는 약 82%의 알이 성공적으로 부화했다. 그러나 가장 따뜻한 수온의 시나리오에서는 배아 45개 중 5개만 살아남았다. 이는 거의 90%가 손실된 것이다. 쿨롱 박사는 "좋지 않은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배아의 높은 사망률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기후 변화 대응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 이런 조건이 만들어지면 상어 종은 멸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8월과 같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간이 짧아도 부화 실패를 야기하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쿨롱 박사는 돔발상어(너스하운드)와 같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취약한 종을 포함, 다른 산란 상어도 마찬가지로 멸종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했다. 쿨롱 박사는 다만 "아직 온난화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 "금세기 말까지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정도만 유지한다면 상어 종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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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22)] 기후 변화로 상어 알 부화 둔화, 2100년까지 알 부화율 90% 급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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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20)] 극심한 기후 변화로 심장 건강 악화
-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하버드 의대(HMS)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폭염, 홍수, 허리케인과 같은 극한 기후가 빈발하면 사람들의 심장 건강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연구 결과는 'JAMA 심장학(JAMA Cardiology)'에 발표됐으며, 하버드 대학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됐다. 홈페이지에서 연구팀은 폭염이나 혹서와 같은 극한의 기온이나 허리케인 등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기상 이변들이 사람들의 심혈관 질환(CVD), 특히 취약한 계층의 건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에 이루어졌던 대규모의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CVD는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 3명 중 1명을 차지하는 주요 사망 원인이다. 예방 및 치료법 개선으로 최근 수십 년 동안 심혈관 사망이 크게 감소했지만,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기후 변화로 인해 심혈관 사망 증가가 우려된다는 연구팀의 지적이다. 나사(NASA)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1.1도 이상 상승해 기상 패턴이 크게 변하고 생태계가 교란되며 해수면이 상승했음을 확인했다. 기록상 가장 더운 10년은 모두 지난 10년 동안 일어났다. 보고서는 극한 날씨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연관성은 설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힌다. 예컨대 극심한 기상 변화로 받는 스트레스는 CVD 위험이 있거나 CVD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급성 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 오존이나 산불로 인한 미세물질에 노출되면 전신 염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자연재해는 심리적, 생리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허리케인과 홍수는 정전과 공급망 문제를 일으켜 의료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1970~2023년 사이에 발표된 거의 2만 1000개의 연구 분석을 통해 심장마비, 뇌졸중, 심장 박동 장애, CVD 등 급성 심혈관 질환과 기후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팀은 그중 492개의 글로벌 연구를 집중 분석했다. 182개는 극한 기온, 210개는 지상 오존의 영향 조사, 45개는 산불 연기 조사, 63개는 허리케인, 먼지 폭풍, 가뭄에 관한 것이었다. 극한 온도에 대한 노출은 심혈관 위험 및 사망 증가와 강력하게 연관됐다. 영향의 정도는 온도와 노출 기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지표면의 오존 수준은 높은 온도와 관련된 위험을 증폭시켰다. 열대성 폭풍, 허리케인, 사이클론도 심혈관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악천후 이후 몇 달 동안 지속되었다. 2012년 뉴욕시에 200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샌디에 대한 연구에서는 샌디의 타격 후 최대 12개월까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다른 기상 현상, 특히 산불 연기, 홍수, 가뭄, 산사태가 CVD와 다양하게 연결되어 있음도 발견했다. 산불 연기에 노출되면 심장 마비의 위험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의료진이 지역사회 내 기상 현상과 관련된 심혈관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이나 홍수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의 경우 의료진은 심장 질환자가 의약품과 의료 서비스에 중단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비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대한 의료 서비스 인프라의 탄력성을 평가해야 한다. 특히 기후 관련 심혈관 위험이 노인, 소수 민족이나 집단, 저소득 지역에 따라 다양하며 취약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 CVD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한 프레임워크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또 저소득 국가의 심혈관 질환에 대한 기후 변화 영향에 대한 지식차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거의 500개에 달하는 연구 중 저소득 국가에서 수행된 연구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지역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수행된 연구는 단 5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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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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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20)] 극심한 기후 변화로 심장 건강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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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등 거대 인공위성, 오존층 파괴 심화 우려
- 오존층을 파괴하는 산화알루미늄 농도가 향후 수십 년 동안 650% 증가할 수 있다는 최초의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고 스페이스닷컴이 전했다. 이는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연소되는 위성의 수가 급증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저궤도 위성 인터넷 등 최소 수백 개 이상의 위성 군단을 쏘아 올리는 민간 기업이 급증하고 있어, 지구의 보호막인 오존층에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다. 이는 로스앤젤레스의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연구진이 수행한 것으로, 대기 중 오염 물질의 발생을 모델링하고, 예상되는 위성 수 증가에 따른 산화알루미늄 농도의 변화를 추정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 결과는 '지구물리학연구(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위성으로 인한 산화알루미늄의 농도가 증가하면 심각한 오존층 파괴가 발생하며, 오존층의 회복도 크게 방해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오존층을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주선 본체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며, 이는 소각될 때 오존을 파괴하는 산화알루미늄을 발생한다. 오존층은 1980년대 에어컨 냉매와 에어로졸 스프레이에 프레온 가스(염화 플루오린화 탄소)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파괴됐고, 그 결과 남극 대륙 상공 오존층에 큰 구멍이 뚫렸다. 그러나 1987년 프레온 가스 등 오존층 파괴 물질 사용을 금지한 몬트리올 의정서 덕분에 상황은 호전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대로라면 오존층의 회복은 인간이 만든 인공위성의 위협으로 인해 심각하게 방해받게 된다. 수백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거대 위성 군단들이 특히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연구는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모형 위성 재진입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화알루미늄의 양을 측정한 뒤, 향후 계획된 초대형 위성의 지구 궤도 재진입에서 만들어질 산화알루미늄의 양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지난 2022년 약 332톤의 노후 위성이 대기 중에서 연소됐으며, 그 과정에서 17톤의 산화알루미늄 입자가 생성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USC의 조셉 왕 교수는 “2016~2022년 사이에 대기 중 산화알루미늄 농도는 8배 증가했으며, 발사 및 재진입 위성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농도는 계속해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현재 약 1만 2540개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으며 그 중 약 9800개가 작동 중이다. 앞으로 10년 후 위성 숫자는 10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민간 기업이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수만 개의 위성 군단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는 현재 6000개 이상의 위성 군단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4만 개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원웹(OneWeb), 아마존(Amazon), 중국 프로젝트인 G60 및 궈왕(Guowang) 둥 여러 유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되면 2030년대까지 매년 최대 3200톤에 달하는 위성체가 대기권에서 소각될 것이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연간 630톤의 산화알루미늄이 상층 대기로 방출돼 입자 농도가 최대 650%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구를 보호하는 오존층의 대부분은 고도 15~30km의 성층권에 집중돼 있다. 오존은 자외선(UV)을 흡수함으로써 지구 생명체를 보호한다. 연구팀은 위성 연소로 인해 증가하는 산화알루미늄은 오존층에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오존층 파괴 물질과 달리 산화알루미늄 입자는 소멸되지 않고 오존 파괴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화알루미늄은 오존층을 통과해 밑으로 내려올 때까지 계속 오존층을 파괴하며, 파괴 과정은 최대 30년이 걸릴 수 있다. 매년 인공위성보다 훨씬 더 많은 운석이 지구 대기권으로 유입되지만, 운석에는 알루미늄이 없기 때문에 오존층을 위협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의 환경 영향과 관련된 어떤 결론도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더 많은 분석이 진행되어야 하며 이번 연구가 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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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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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등 거대 인공위성, 오존층 파괴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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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 건물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
- 도시 소음에는 건설 노동자들이 새 건물을 건설하면서 드릴로 뚫고, 망치질하고, 땅을 파는 소음이 포함돼 있다. 전 세계는 매 5일마다 파리 크기 정도의 건축물을 건설하고 있다. 문제는 건물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건물 운영 및 건설로 인한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은 10기가톤으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7%에 해당한다. UNEP의 기후 완화 책임자인 루스 쿠토(Ruth Coutto)는 UNEP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가정, 사무실 및 기타 건물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건물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노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페이지에 실린 쿠토의 게시글을 요약해 소개한다. 사람들이 살고, 자고, 일하고, 노는 장소인 건물은 탄소의 주요 공급원이다. 이 온실가스는 지구의 대기에 열을 가두어 지구를 달구면서 기후 변화를 주도한다. 건물이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이 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건물은 난방, 냉방, 조명을 위해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UNEP의 건물 및 건설에 대한 글로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건축 부문은 전 세계 전력 소비의 34%를 차지했다. 많은 국가에서 에너지는 연소 시 탄소를 방출하는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로 만들어진다. 둘째, 건물은 강철, 시멘트, 알루미늄, 유리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을 제작, 운반, 설치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여기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여전히 건물 부문의 탈탄소화 길은 멀다. 전 세계 건축 부문 배출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보고서는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에 배출이 1%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전 세계 도로에 자동차 1000만 대를 추가하는 것과 같다. 2022년 건물에 사용된 에너지의 6%만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서 나왔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구상한 '2030년까지 18%'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건물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긴급한 현안이다. 2050년까지 존재할 건물의 절반은 아직 건설되지 않은 상태다. 세상이 건물을 짓고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기후 변화에 의미 있게 대처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며, 이는 특히 극단적인 날씨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지구가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건물이 2030년까지 새로운 표준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는 UNEP가 주도하는 건축 부문의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인 건물 혁신(Buildings Breakthrough)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인류는 건축 부문 전반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모두 줄여야 한다. 운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건물의 효율성을 높이고 난방 및 냉방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량을 줄여야 한다. 새 건물에 대한 더 높은 에너지 성능 표준 채택, 기존 건물의 개조, 보다 효율적인 기기 사용, 더 나은 에너지 계획 및 시스템 통합이 필요하다. 재생 에너지 사용도 늘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류는 건물을 기후 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지출하는 투자도 늘려야 한다. 건물 및 건설의 탈탄소 구조에 대한 투자는 2850억 달러에 달했지만,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3년에는 투자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UNEP는 탄소 발생 회피, 구조 전환 및 개선이라는 세 가지 솔루션을 제안한다. 먼저 건축 자재를 재사용하고, 더 적은 자재로 건물을 짓고, 보다 순환적인 접근 방식으로 기존 건물의 용도를 변경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회피할 수 있다. 둘째, 목재나 대나무 등 재생 및 지속 가능한 바이오 기반 건축 자재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콘크리트, 강철, 알루미늄 등 기존 건축 자재의 탄소 배출을 개선하고 줄여야 한다. 제조 과정에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면 가능하다. 이러한 모든 조치를 결합하면 2050년까지 건물 및 건설 부문에서 탄소 배출 순 제로 달성이 가능해진다. 정부 및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건물과 건설에 대한 기후 행동 로드맵을 개발하고 시행할 수 있다. 전 세계 161개 국가가 아직 이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 탈탄소화 구축 투자를 장려하고 지속 가능한 관행과 재료를 통해 탄소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오래된 건물의 개조를 촉진할 수도 있다. 국제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국가는 건물 부문의 지속 가능한 전환을 달성하고 더 광범위하게는 기후 변화에 관한 파리 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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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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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 건물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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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2)] 이산화탄소 수치, 역대 최고치 기록…극한 기후 지속돼 가파르게 상승
- 이산화탄소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대기에 축적되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NOAA(미 국립해양대기청)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스크립스해양학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offsite link)의 연구진이 발표했다. NOAA에 따르면 NOAA의 글로벌모니터링연구소(Global Monitoring Laboratory)가 마우나 로아 대기 관측소(Mauna Loa Atmospheric Baseline Observatory)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수준은 지난 5월 427ppm으로 급상승하며 동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년 5월은 이산화탄소가 북반구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달이다. 이번 측정 수치는 2023년 5월에 비해 2.9ppm 증가한 것이며 NOAA의 50년 기록 중 5번째로 큰 폭의 증가이기도 하다. 2023년의 3.0ppm 증가와 맞물리면, NOAA가 측정을 시작한 이래 2022~2024년까지 2년 동안의 상승폭으로도 최고 기록이다. 불길한 신호를 보내는 이산화탄소 측정 마우나 로아에서 1958년부터 이산화탄소 관측을 시작해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해 온 스크립스연구소는 지난 5월 월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를 426.7ppm으로 측정했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5월 측정치 423.78ppm보다 2.92ppm 증가한 수치다. 스크립스연구소에서 이산화탄소 수준이 2년 연속 가파르게 뛰어오른 것은 2020년에 세운 종전 기록에 이은 두 번째다. NOAA와 스크립스 연구진은 1~4월까지 이산화탄소 농도가 다른 해의 동기간 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했고 이에 따른 탄소 배출이 정체 상태에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실제 대기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는 더 짙어진 것이다. NOAA의 릭 스핀래드 박사는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기록상 가장 더운 한 해, 기록상 가장 뜨거운 해수 온도, 끝없는 폭염, 가뭄, 홍수, 산불 및 폭풍을 경험했다"라며 "이번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우리는 이것이 이산화탄소 오염이 기후 시스템에 끼치는 피해를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임을 인식하고 가능한 한 신속히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크립스연구소의 탄소 프로그램 책임자 랄프 킬링 박사는 “이산화탄소의 현재 농도는 수백만 년 만에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어느 때보다 빨리 증가하고 있다.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매년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화석연료 오염은 마치 매립지의 쓰레기처럼 계속 쌓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거대한 열을 가두는 담요 다른 온실 가스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는 대기에서 담요와 같은 작용을 한다. 지구 표면에서 방출되는 열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온난화된 대기는 폭염, 가뭄, 산불은 물론 폭우와 홍수 등 극심한 기상 현상을 촉발한다. 인간이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절반이 대기 중에 남아 있다. 나머지 절반은 지구 표면에 흡수되어 육지와 바다에 나뉘어 축적된다. 2022~2024년까지 관찰된 2년간의 기록적인 이산화탄소 수준 급증은 2년 째 이어지는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대량의 방출과 엘니뇨 현상의 결합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NOAA의 글로벌 탄소순환 연구원인 존 밀러 박사는 이를 두고 지구의 자정 능력과 한계를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이산화탄소의 과다 노출로 인해 해양의 화학적 성질이 변하고 있으며, 이는 해양 산성화와 함께 용존 산소량 감소로 이어져 일부 해양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해양 생태계 전반이 위기에 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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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2)] 이산화탄소 수치, 역대 최고치 기록…극한 기후 지속돼 가파르게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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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플라스틱, 인간과 개 고환 조직에서도 발견⋯생식 기능 저하 우려
-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 태반과 생쥐의 뇌뿐만 아니라 인간과 개의 생식기에서도 발견됐다.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뉴멕시코대학(UNM) 연구팀은 인간과 개의 고환 조직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다량 검출했다고 밝혀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의 생식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수행된 연구에서 미세 플라스틱은 인간의 태반과 장기, 생쥐의 뇌에서도 검출됐다. 지난 4월 10일 '환경 건강 관점(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된 연구 중 하나는 건강한 쥐에게 폴리스티렌 마이크로스피어(polystyrene microspheres)를 4~8주 동안 먹이는 실험이었다. 이후 과학자들은 폴리스티렌 마이크로스피어를 섭취한 쥐의 경우 뇌, 간, 신장 등의 조직에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쥐에게서 담석증 형성이 가속화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5mm 이하인 불용성 고체 고분자 입자를 말한다. 그보다 더 작은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는 일반적으로 미세 플라스틱이 아닌 나노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UNM 간호대학 교수인 샤오중 '존' 유(Xiaozhong 'John' Yu)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독성 과학(Toxicological Sciences)' 저널에 발표한 새로운 논문에서 사람 23명과 개 47마리의 고환에서 12종의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유 박사는 "우리 연구에서는 모든 인간과 개의 고환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분석 방법을 사용해 조직 검체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양을 정량화할 수 있었으며, 특정 플라스틱 종류와 개의 정자 수 감소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인체 생식계에 미치는 다양한 환경 요인을 연구하는 유 박사는 최근 들어 중금속, 농약, 내분비계 교란 물질 등이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정자 수 및 질적 저하에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인간 태반에서 미세 플라스틱 존재를 입증한 매튜 캠펜 박사(뉴멕시코 대학교 약대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의 인체 검출에 다른 원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유 박사는 캠펜 박사의 연구실에서 태반 연구에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실험 방법을 사용해 연구를 설계했다. 연구팀은 뉴멕시코 검시관 사무소로부터 익명 처리된 인체 조직(7년 보관 후 폐기)을 입수했으며, 개 조직은 앨버커키시 동물 보호소와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는 사설 동물 병원에서 제공했다. 연구팀은 시료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하고 각 시료를 초원심 분리기로 회전시켜 플라스틱 덩어리를 얻었다. 그런 다음 금속 컵에 담긴 플라스틱 펠릿을 섭씨 600도까지 가열했다. 연구팀은 질량 분석기를 사용해 특정 온도에서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연소할 때 배출되는 가스를 분석했다. 개의 경우 고환 조직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평균 농도는 1g당 122.63μg(마이크로그램, 1g의 백만분의 1)였다. 인체 조직에서는 329.44μg/g으로 개보다 거의 3배 높았다. 이는 캠펜 박사가 태반 조직에서 발견한 미세 플라스틱 평균 농도보다도 훨씬 높았다. 유 박사는 "처음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생식 기관에 침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라면서도 "개에 대한 결과를 처음 받았을 때 저도 놀랐다. 인간에 대한 결과를 받았을 때는 더욱 놀랐다"고 말했다. 폴리에틸렌(PE) 최다 검출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과 개의 조직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폴리머는 폴리에틸렌(PE)이었다. 이는 플라스틱 가방과 병 제조에 사용된다. 개에게는 산업, 도시 및 가정용 배관과 여러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PVC가 그 뒤를 이어 검출됐다. 유 박사는 연구팀은 화학적으로 보존된 인간 시료에서는 정자 수를 세어볼 수 없었지만, 개의 경우 시료의 정자 수를 셀 수 있었으며, 조직 내 PVC 농도가 높을수록 정자 수가 적다는 상관관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PE 조직 농도와는 관련성이 없었다. 그는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 잠재적인 기능과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며 "PVC는 정자 생성을 방해하는 많은 화학물질을 방출할 수 있으며,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몇 가지 이유로 인간과 개의 조직을 비교했는데, 그 중 하나는 개가 사람과 함께 살고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또한 개와 사람은 생물학적 특징도 일부 공유하고 있다. 유 박사는 "쥐나 다른 동물에 비해 개는 인간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적으로 그들의 정자 생성은 인간에 더 가깝고 농도도 인간과 더 유사하다"면서 개의 정자 수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개와 인간이 정자 수 감소에 기여하는 공통적인 환경 요인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햇빛의 자외선에 노출되어 매립지에서 분해될 때 발생한다. 바람에 날리거나 인근 수로로 운반될 수 있으며, 일부 조각은 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단위로 측정될 정도로 매우 작다. 매년 강과 바다호 흟러드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8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플라스틱은 이제 환경에 어디에나 존재한다. 심지어 남극 대륙의 크릴 새우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유 박사는 OMI 부검 시료에 포함된 남성의 평균 연령이 35세로, 플라스틱 유통량이 적었던 수십 년 전부터 플라스틱에 노출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플라스틱이 환경에 존재하는 지금이 젊은 세대에게 더 큰 악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미세 플라스틱이 고환의 정자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추가 연구의 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 우리는 잠재적인 장기적인 영향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정자 감소에 기여하는 요인 중 하나인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유 박사는 "우리는 사람들을 겁주고 싶지 않다"며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사람들이 당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과학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사람들에게 미세 플라스틱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우리는 플라스틱 노출을 피하고, 생활 방식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기 위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며 플라스틱의 폐해를 줄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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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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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플라스틱, 인간과 개 고환 조직에서도 발견⋯생식 기능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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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4)] 기후 과학자 77%, "2.5°C 지구 온난화 피할 수 없다" 경고
- 기후 과학자 중 약 80%가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최소 섭씨 2.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로 제한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 과학자는 6%에 불과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거의 4분의 3에 달하는 응답자는 세계 지도자들의 부족한 행동을 ‘의지 부족의 소치’라고 비난했으며, 60%는 화석연료 회사와 같은 기업의 이익이 온난화를 늦추는 기후 대응 조치의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과학자는 가디언지에 "남반부 주민들이 막대한 고통과 고난을 겪게 될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를 우려한다"면서 "현재까지 세계의 반응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우리는 바보들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가디언의 대미언 캐링턴이 2018년부터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보고서의 선임 저자로 활동한 모든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연락처 정보가 제공되는 843명의 과학자 중 383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설문은 2100년까지 지구의 기온이 얼마나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77%는 최소 2.5도 이상을 예측했고, 거의 절반은 3도 이상까지 예측했다. 캐링턴은 소셜미디어에 "기후 연구에 일생을 바친 전문가들의 개인적 고뇌가 너무 크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답변에서는 ‘희망이 없다’, ‘망가졌다’, ‘격분했다’, ‘겁이 났다’, ‘압도당했다’ 등의 어구가 많이 사용됐다"고 적었다. 1.5도는 2015년 파리 협약에서 합의된 지구 온난화 목표다. 세계 지도자들은 온난화를 2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은 지구를 3도 이상으로 올려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기록적인 캐나다 산불과 극심한 폭염, 치명적인 홍수를 겪는 등 극한의 재난 직후에 이루어졌다. 2024년 첫 4개월은 모든 달이 역대 가장 더웠으며, 올해는 이미 전 세계적인 산호초 백화 현상이 네 번째로 발생했다.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대학 그레타 페클 교수는 “향후 5년 안에 우리는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정부는 극단적인 사건의 연속으로 압도될 것이고, 식량 생산도 중단될 것이다. 미래에 대해 이보다 더 큰 절망을 느낄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과학자들은 화석연료 연소로 이익을 얻는 정부와 기업이 기후 대응 조치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많은 과학자는 "불평등을 창출한 부유한 세계가 자국의 배출량은 줄이면서도 기후에 취약한 국가에 대한 지원은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런던 경제 대학의 스티븐 험프리스는 "특히 영미권(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러시아와 중동의 주요 화석연료 생산국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취약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구조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암울한 예측에도 불구하고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는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에서 기후 모델링을 연구하는 루스 세레소-모타 박사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권력자들이 몰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젊은 세대의 인식과 기후 운동에서 희망을 찾는다. 온난화를 0.1도만 방지해도 1억 4000만 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공격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영국 엑서터 대학교의 피터 콕스 교수는 "기후 변화로 1.5도 이상으로 올라도 지구가 갑자기 위험해지지는 않는다. 2도를 넘기더라도 '게임 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1.5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답한 과학자들은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전기자동차와 같은 기후 친화적 기술의 출시 속도와 가격 하락을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는 2023년 전 세계 전력의 30%가 재생에너지라고 보고하면서, 전력 부문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낙관적인 과학자들조차도 기후 위기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엔 코펜하겐 기후 센터의 헨리 뉴펠트 박사는 "우리는 1.5도 제한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갖고 있으며 향후 20년 안에 이를 구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단 공격적인 대응으로 실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라고 못박았다. 한편 과학자들은 기후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권장 사항도 제시했다. 험프리스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제안했고, 프랑스 과학자는 "더 공정한 세상을 위해 사람들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 국제열대농업센터의 루이스 베르쇼 박사는 "전 인류가 합심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기후 대응에 시민들이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카디프 사회과학대학원 연구원인 애런 티에리는 이번 설문 조사 결과가 네이처지에 발표된 다른 과학적 의견 조사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2100년까지 3도 이상의 온난화가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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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4)] 기후 과학자 77%, "2.5°C 지구 온난화 피할 수 없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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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나무 태워 탄소 포집⋯스웨덴 파트너와 330만 톤 탄소 제거 계약 체결
-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나무를 연료로 하는 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의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두 배 이상 크게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웨덴의 에너지 회사인 스톡홀름 엑서지(Stockholm Exergi)와 스톡홀름에 위치한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333만 톤의 탄소를 포집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ICT 전문 매체 더버지가 전했다. 이는 현재까지 발표된 이 부문 최대 규모의 거래다. 포집하는 양은 휘발유 자동차 79만 대가 1년 동안 운행해 방출하는 탄소의 양과 맞먹는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30년까지 회사가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포집한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50년까지 창립 이래 지금까지 배출한 만큼의 탄소를 대기에서 없애겠다는 기후 경영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은 회사의 장기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나무 연료 발전소가 실제로 기후 변화 대응에 적절한 것인지, 아니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센터(Centre for Biological Diversity)와 세계 3대 환경보호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등 저명한 환경 단체들은 이에 대해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8년에는 약 800명의 과학자들이 유럽의회에 바이오에너지를 위한 목재 사용 지원을 중단하라는 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엑서지는 스톡홀름에서 산림 바이오매스라고도 알려진 산림 폐기물의 목재 펠릿과 잔여물을 사용해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이론적으로 발전소가 나무를 태워 방출하는 탄소를 포집하고, 나무는 탄소를 흡수하며 다시 자라나므로 탄소 중립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바이오매스 연소가 유럽과 미국 전역의 산림 벌채와 관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재생에너지원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엑서지는 발전소에 장비를 추가,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 전에 대부분을 포집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탄소의 마이너스 배출까지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즉, 방출하는 총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한다는 것이다. 탄소 마이너스 배출 기술은 최근 여러 기업들이 연구와 채택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소 포집 바이오에너지(BECCS)’에 대한 수학적인 계산은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뚝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장치는 탄소를 100% 포집할 수 없다. 또 숲을 개간하고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목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추가 배출이 발생한다. BECCS는 결국 탄소 중립이 아니며 실제로는 대기에 온실가스의 주범인 탄소 오염을 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이크로스프트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는 작년 덴마크 에너지 회사인 오스테드(Ørsted)와 덴마크의 나무 연료 발전소에서 276만 톤의 탄소를 포집하는 또 다른 계약을 체결했다. 스톡홀름에서 이 발전소의 탄소 포집 장치의 건설은 엑서지가 다른 계약과 함께 정부 지원으로 충분한 추가 자금을 확보한다면, 내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면 계약에서 합의된 333만 톤의 탄소를 모두 제거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이다. 엑서지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계약을 자사의 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인증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회사는 “이번 계약은 우리 프로젝트의 중요성은 물론 품질 및 지속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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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나무 태워 탄소 포집⋯스웨덴 파트너와 330만 톤 탄소 제거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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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41)] 극한의 강도와 인성 가진 혁신적인 합금
- 미국 버클리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은 원자 수준에서 합금 결정의 꼬임이나 굽힘으로 인해 극한의 온도에서도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특별한 금속 합금을 발견했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는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와 UC 버클리의 연구원들이 개발한 신소재에 대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강도와 인성으로 재료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혁신적인 새로운 합금이라고 전했다. 니오븀, 탄탈륨, 티타늄, 하프늄으로 구성된 금속 합금은 지금까지 거의 달성하기 불가능해 보였던 극한의 고온과 저온 모두에서 놀라운 강도와 인성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강도는 재료가 원래 모양에서 영구적으로 변형되기 전에 견딜 수 있는 힘의 양으로 정의되며, 인성은 파단(균열)에 대한 저항력을 의미한다. 광범위한 조건에서 굽힘과 파단에 대한 합금의 복원력은 더 높은 효율로 작동할 수 있는 차세대 엔진을 위한 새로운 종류의 재료에 대한 문을 열 수 있다고 평가된다. 이전에는 이러한 특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이 연구는 로버트 리치(Robert Ritchie) 박사가 이끄는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Berkeley Lab)와 UC 버클리 팀과 디란 아펠리안(Diran Apelian) 교수가 이끄는 UC 어바인 팀, 엔리케 라베르니아(Enrique Lavernia) 교수가 이끄는 텍사스 A&M 대학교 팀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는 최근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게재됐다. 이 합금의 특징은 넓은 온도 범위에서 강도과 파손에 대한 놀라운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차세대 엔진을 위한 새로운 소재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새로운 금속 합금 RHEA/RMEA 연구팀은 이 합금의 놀라운 특성을 발견하고 원자 구조에서 발생하는 상호 작용으로 인해 이러한 특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밝혀냈다. 이들은 특히 RHEA/RMEA(Refractory High or Medium Entropy Alloys)라고 불리는 새로운 금속 합금 계열에 속하는 합금에 집중했다. 리치 연구실의 박사 과정 학생인 제1저자 데이비드 쿡(David Cook)은 "열을 전기 또는 추력으로 변환하는 효율은 연료가 연소되는 온도에 따라 결정되며, 온도가 높을수록 더 좋다. 그러나 작동 온도는 이를 견뎌야 하는 구조 재료에 의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쿡 연구원은 "우리는 현재 고온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더욱 최적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금속 재료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합금이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RMEA의 한계 돌파한 뛰어난 인성 대부분의 상업용 또는 산업용 응용 분야에서 사용되는 금속은 하나의 주요 금속에 소량의 다른 원소를 혼합하여 만든 합금이지만, RHEA/RMEA는 매우 높은 녹는점을 가진 금속 원소를 거의 동일한 비율로 혼합해서 만든다. 이로 인해 RHEA/RMEA는 과학자들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리치 박사 팀은 고온 응용 분야의 잠재력으로 인해 수년 동안 이러한 합금을 연구해 왔다. 해당 논문의 공동 저자인 푸닛 쿠마르(Punit Kumar)박사는 "저희 팀은 이전에 RHEA/RMEA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러한 재료가 매우 강하지만 일반적으로 극도로 낮은 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이 합금이 예외적으로 높은 인성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을 때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극한의 온도에서도 강도와 인성 유지 쿡에 따르면 대부분의 RMEA는 파단 인성이 10MPa√m 미만으로, 기록상 가장 부서지기 쉬운 금속 중 하나다. 골절에 견디도록 특별히 설계된 최고의 극저온 강은 이 소재보다 약 20배 더 강하다. 하지만 니오븀, 탄탈륨, 티타늄, 하프늄(Nb45Ta25Ti15Hf15) RMEA 합금은 상온에서 일반적인 RMEA보다 25배 이상의 강도를 기록하여 극저온 강철을 능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196°C(액체 질소 온도), 25°C(실온), 800°C, 950°C 및 1200°C의 총 5가지 온도에서 새로운 합금의 강도와 인성을 평가했다. 마지막 온도인 1200°C는 태양 표면 온도의 약 1/5에 해당한다. 마침내 연구팀은 합금이 추위에서는 가장 강도가 높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넓은 범위에서 인상적인 수치를 자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성은 기존 균열에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한지 계산해서 산출되며 모든 온도에서 높았다. 원자 배열의 비밀 풀기 거의 모든 금속 합금은 결정질이며, 이는 재료 내부의 원자가 반복 단위로 배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완벽한 결정은 없으며 모두 결함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결함은 결정 내 원자의 미완성 평면인 전위라고 불리는 결함이다. 금속에 힘이 가해지면 모양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많은 전위가 움직이게 된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으로 만든 종이 클립을 구부리면 종이 클립 내부의 전위가 움직이면서 모양이 변한다. 그러나 낮은 온도에서는 전위의 움직임이 더 어려워지고, 그 결과 많은 재료가 저온에서 전위가 움직이지 못해 부서지기 쉽다. 타이타닉의 강철 선체가 빙산에 부딪혔을 때 부서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녹는 온도가 높은 원소와 그 합금은 이러한 현상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800°C까지 부서지기 쉽다. 하지만 이 RMEA는 액체 질소(-196°C)와 같은 낮은 온도에서도 잘 깨지지 않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공동 연구자인 앤드류 마이너와 연구팀은 이 놀라운 금속 내부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버클리 랩 분자 파운드리의 일부인 국립 전자 현미경 센터의 4차원 주사 투과 전자 현미경(4D-STEM)과 주사 투과 전자 현미경(STEM)을 사용해 응력을 받은 샘플과 구부러지지 않고 금이 가지 않은 대조 샘플을 분석했다. 전자 현미경 데이터에 따르면 합금의 특이한 인성은 '꼬임 밴드(kink band)'라는 희귀 결함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꼬임 밴드는 가해진 힘으로 인해 결정 조각이 스스로 붕괴되어 갑작스럽게 구부러질 때 결정에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RMEA에서 꼬임 밴드가 쉽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연화 효과가 격자를 통해 균열이 퍼지기 쉽게 만들어 재료의 강도를 낮출 것이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쿡은 "우리는 원자 사이에 날카로운 균열이 있는 경우 꼬임 밴드가 실제로 손상을 멀리 분산시켜 균열의 전파에 저항하여 균열을 방지하고 매우 높은 파괴 인성을 이끌어 낸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리치는 "기계 엔지니어는 실제 세계에서 사용하기 전에 재료의 성능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당연히 필요하기 때문에 Nb45Ta25Ti15Hf15 합금을 제트기 터빈이나 스페이스X 로켓 노즐과 같은 것을 만들기 전에 훨씬 더 근본적인 연구와 엔지니어링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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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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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41)] 극한의 강도와 인성 가진 혁신적인 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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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레기를 화산에 던져서 태워버릴 수 없을까
- 쓰레기를 용암이 끓고 있는 화산에 던져서 태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산의 용암이 일부 쓰레기를 태울 정도로 뜨거운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18년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 킬라우에아 화산이 폭발했을 때, 용암류는 섭씨 1100도 이상이었다. 이는 금성 표면보다 더 뜨거운 온도다. 암석을 충분히 녹일 정도로 높은 온도였다. 쓰레기를 태우는 폐기물 소각로의 온도가 섭씨 1000~1200도임을 감안하면, 화산의 용암류로도 쓰레기를 태울 수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야후 테크에 실린 정보에 따르면 실제는 그렇지 않다. 모든 화산 용암이 그렇게 높은 온도인 것은 아니다. 하와이에서의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은 현무암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용암을 생성한다. 현무암은 다른 화산에서 분출되는 용암보다 훨씬 뜨겁고 더 유동적이다. 워싱턴주의 세인트 헬렌스 산에서 분출한 화산 등 일반적인 화산의 경우 현무암보다 더 두꺼운 데이사이트 용암(석영안산암 화산암)이다. 세인트 헬렌스 산에서 2004~2008년까지 분출된 화산은 표면 온도가 섭씨 704도 미만의 용암 돔을 생성했다. 다시 말해 쓰레기를 완전히 태울 충분한 고온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온도 외에도, 화산에서 쓰레기를 태울 수 없는 이유가 몇 가지 더 있다. 첫 번째로, 섭씨 1100도 온도의 용암은 음식물 찌꺼기, 종이, 플라스틱, 유리 및 일부 금속 등을 녹일 수는 있지만, 강철, 니켈 등 특수한 일부 물질들은 녹이지 못한다. 둘째, 지구에는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용암 호수나 용암으로 가득 찬 그릇 모양의 분화구가 있는 화산이 많지 않다. 지구상에 있는 수천 개의 화산 중, 과학자들이 발견한 활화산 용암 호수는 남극의 킬라우에아, 에레부스 산, 콩고민주공화국의 니라공고 등을 포함해 8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활화산은 세인트 헬렌스 산과 같이 바위와 냉각된 용암으로 채워진 분화구이거나 오레곤주의 크레이터 호수처럼 물로 채워진 분화구들이다. 세 번째는 활성 용암 호수라 해도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용암 호수는 냉각된 용암의 지각으로 덮여 있지만, 그 지각 바로 아래는 용암이 녹아 있어 온도가 매우 높다. 암석이나 다른 물질들이 용암 호수의 표면으로 떨어지면 지각이 깨지고, 밑에 있는 용암의 흐름을 방해해 폭발을 일으키게 된다. 2015년 킬라우에아에서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 분화구 가장자리의 암석 덩어리가 용암 호수로 떨어져 큰 폭발을 일으켰고, 암석과 용암이 분화구 위로 분출됐다. 사람이 용암 호수에 쓰레기를 버린다면 불타 오르는 쓰레기와 폭발하는 용암을 피해 도망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화산에 쓰레기 버리면 유독가스 방출 용암 호수에 쓰레기를 안전하게 버릴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플라스틱, 쓰레기, 그리고 금속이 연소되면 많은 유독 가스가 방출된다. 화산은 이미 황, 염소, 그리고 이산화탄소 등 수많은 유독 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유황 가스는 ‘보그(vog)’라고 부르는 산성 안개를 생성한다. 이는 식물을 죽이고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위험한 화산 가스에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다른 가스가 섞이면 화산 근처의 사람과 식물에 더욱 해로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많은 원주민 공동체는 화산을 신성한 장소로 여긴다. 예를 들어, 킬라우에아에 있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는 하와이 원주민이 섬기는 불의 여신 펠레의 고향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분화구 주변은 하와이 원주민에게는 신성한 지역이다. 화산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그들에게는 큰 모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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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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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레기를 화산에 던져서 태워버릴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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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34)] 수소 저장용 신소재, 칠수소화 세슘(CsH7)과 9수소화 루비듐(RbH9) 합성 화합물
- 러시아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소(스콜테크·Skoltech) 연구팀과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슈브니코프(shubnikov) 결정체 연구소 및 중국, 일본, 이탈리아 연구 기관의 과학자들은 현재 최고의 수소 저장 물질보다 4배 더 많은 양의 수소 기체를 "흡수"할 수 있는 수소 화학 저장 물질을 발견했다고 테크익스플로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한 화합물인 칠수소화 세슘(CsH7)과 9수소화 루비듐(RbH9)은 각각 금속 원자당 최대 7개와 9개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기존 금속 합금기술로는 금속 원자 하나당 약 2개의 수소 원자를 넣을 수 있었다. 수소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미래의 지속 가능한 경제에 통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저장 기술을 갖춘 수소는 향후 고온의 산업 공정과 운송에 연료를 공급하고 전력망의 공급과 수요를 균형 있게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첨단 에너지 재료(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수소는 미래의 저탄소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는 재생 가능하게 생산될 수 있고, 연료 전지나 연소를 통해 전기나 열을 생성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수소 에너지로 인해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제철, 유리 및 시멘트 생산, 화학 산업 등이다. 국제 해운 및 일반적인 운송과 모빌리티 전반도 수소 에너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수소는 재생 가능 에너지의 불규칙한 공급을 포함해 잉여 에너지를 저장함으로써 전력망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소 발전의 광범위한 채택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공기보다 14배 가볍고, 반응성이 높으며, 가두기 어렵고 폭발성이 있는 가스인 수소를 저장하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경제적인 기술력의 부족이다. 가스 실린더, 튜브, 극저온 탱크 및 파이프 라인에서 수소를 축적하고 운반하려면 압축 또는 액화하거나 수소 분자로 구성된 고체로 변환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이러한 처리에는 매우 많은 비용이 든다. 압축 및 냉장 과정은 최종적으로 수소가 제공하는 총 에너지의 약 20%~40%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는 매우 높은 손실이다. 둘째, 수소는 질량당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화학 연료이지만 너무 가벼워 압축 또는 액화된 천연가스보다 단위 부피당 여전히 약 절반의 에너지를 보유한다. 이는 특히 차량에 불편하다. 셋째, 수소는 가장 작은 분자이기 때문에 컨테이너에서 쉽게 빠져나가고 심지어 금속 벽에도 침투해 벽을 부서지게 하고 균열과 누출을 일으킨다. 연구의 주요 저자 중 한 명인 스콜테크의 재료 과학 및 공학 박사 드미트리 세메노크(Dmitrii Semenok)는 "대안은 화학 저장"이라고 지적했다. 세메노크 박사는 "예를 들어 마그네슘-니켈 및 지르코늄-바나듐 합금과 같은 특정 물질은 금속 원자가 결정 구조를 형성하는 사이의 공극에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축전기는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고 안전하며 필요에 따라 가열 시 빠르게 수소를 방출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수소를 포집하고 방출하는 데 필요한 조건과 얼마나 많은 충방전 사이클을 견딜 수 있는지에 따라 금속 합금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금속 원자 하나당 약 2개의 수소 원자를 넣을 수 있다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제한이 있다. 이것이 가장 큰 지표다"라고 부연했다. 세메노크 박사는 "우리가 합성한 화합물인 칠수소화 세슘(세슘 헵타하이드라이드·CsH7)과 9수소화 루비듐(루비듐 비수소화물·RbH9)은 금속 원자당 각각 최대 7개와 9개의 수소 원자를 담고 있다. 이 두 물질은 대기압에서 안정적으로 수소가 풍부한 최초의 물질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후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어쨌든 이 화합물에서 수소 원자의 비율은 알려진 모든 수소화물 중에서 가장 높으며 메탄 CH4보다 두 배나 높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의 수석 연구자인 스코테크의 재료 발견 연구실 책임자 아르템 오가노프(Artem R. Oganov) 교수는 "우리는 수소가 풍부한 암모니아 보란 분말을 세슘 또는 루비듐과 반응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면 세슘 또는 루비듐 아미도보란으로 알려진 염이 생성된다. 열을 가하면 이러한 염이 세슘 또는 루비듐 일수화물과 다량의 수소로 분해된다. 오가노프 박사는 "실험은 대기압의 10만 배에 달하는 압력을 가하는 두 다이아몬드 사이의 셀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여분의 수소가 결정 격자 공극으로 강제 이동하여 세슘 헵타하이드라이드와 루비듐 비수소화물(후자는 두 가지 다른 결정 격자 종류)을 형성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슘과 루비듐은 원자의 크기가 커서 결정 구조에서 수소가 차지할 수 있는 빈 공간이 더 커지기 때문에 "예정된 운명"이라고 한다. 이 화합물의 형성은 연구팀의 시뮬레이션과 기본 물리 법칙에 기반한 계산의 예측과 일치했다. 화합물의 존재는 여러 분석 기법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X-선 분석, 라만 분광법, 반사/투과 분광법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통해 화합물의 존재를 확인했다. 후자는 스콜테크의 하이브리드 포토닉스 연구소의 데니스 산니코프 연구원의 기여로 가능했다. 연구팀은 이제 약 1만기압의 낮은 압력에서 대규모 유압 프레스를 사용해 실험을 반복하여 더 많은 양의 세슘과 루비듐 폴리하이드리드를 얻고, 이 화합물이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폴리하이드리드와 달리 일단 합성되면 대기압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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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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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34)] 수소 저장용 신소재, 칠수소화 세슘(CsH7)과 9수소화 루비듐(RbH9) 합성 화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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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9)] 물 엔진, 역사적 첫 작동! 수소 엔진 능가하는 성능 기록
- 역사상 최초로 움직이는 물 엔진(Water engine·수력 엔진)이 오스트리아에서 개발됐다. 오스트리아의 레이싱 기업 AVL 레이스텍(AVL Racetech)은 물을 주입하는 분사 시스템을 통해 강력한 수소 연소 엔진을 개발했다고 에코뉴스가 전했다. 최근 수소는 경제의 탈탄소화 과정에서 주목받는 대안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수소 생산에 대한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경우 2022년 1분기에 세계 신규 수소 프로젝트의 20%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존 수소 연소 엔진은 출력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VL 레이스텍은 헝가리의 훔브다(HUMDA) 연구소와 협력해 혁신적인 수소 연소 엔진을 개발했다. 이 엔진은 물 분사 시스템을 통해 기존 수소 연소 엔진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이 수소 연소 엔진은 더 나아가 레이싱카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물 분사 시스템 통한 성능 향상 AVL 레이스텍은 기존의 물 주입 방식인 PFI(포트 액체 분사)를 사용해 엔진의 공기 흡입 시스템에 물을 주입했다. 이를 통해 부품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조기 점화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연소를 촉진한다. 회사 측은 이는 '린번 엔진(lean-burn engine)'의 잠재적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린번 엔진은 공연비(공기와 연료의 비율)가 일반적인 엔진보다 훨씬 높다. 이는 엔진이 연료 대비 더 많은 양의 공기를 사용해 연소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연료 효율이 개선되고 배출가스 중 일부 오염 물질의 양이 줄어든다. 린번 방식은 특히 질소산화물(NOx) 같은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으며, 이는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기술은 연소 과정에서 고온이 발생할 수 있어, 질소산화물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술이나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 린번 엔진은 주로 가솔린 엔진에 적용되지만, 디젤 엔진에서도 유사한 원리의 연소 방식이 사용된다. 수소 연소 엔진의 미래 물 주입 방식인 PFI분사와 같은 개선을 통해 분당 3000~4000회 회전에서 410hp(마력)과 500Nm(뉴터 미터)의 토크를 내는 2리터 수소 엔진이 탄생했다. 이 엔진 리터당 약 205마력(리터당 150kW)의 특정 출력 밀도를 달성했다. 실제 테스트 결과 이 엔진은 하이 레벨 모터 레이싱 대회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모터스포츠 AVL 디렉터이자 전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인 엘렌 로어(Ellen Lohr)는 "H2 레이싱 엔진으로 얻은 결과는 이 기술로 매우 경쟁력 있는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설명했다. AVL 레이스텍은 이번 개발을 통해 모터스포츠의 지속 가능성 확보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이 수소 연소 엔진은 레이싱뿐만 아니라 일반 자동차의 탈탄소화 전환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수소 에너지의 자동차 산업 활용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 이처럼 수소의 잠재력은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자동차의 수소 개념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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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9)] 물 엔진, 역사적 첫 작동! 수소 엔진 능가하는 성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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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6)] 암석의 혁신, '지질학적 수소' 생산 가능
-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암석 기반 수소 생산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은 철분이 풍부한 암석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 가스를 생산하는 천연 촉매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가 전했다. 기존 방식에 비해 저탄소 대안을 제공하는 이 기술은 미래 에너지 시장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지질학적 수소'라는 새로운 산업 분야를 창출하며 에너지 전환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UT 잭슨 지구과학대학 경제지질학국의 연구 부교수이자 이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 토티 라슨 박사는 "우리는 암석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슨은 "철분이 풍부한 암석에서 수소를 비화석 연료로 생산하는 것은 산업적 규모로 시도된 적이 없는 일종의 비화석 연료 생산이다"라고 설명했다. 수소는 연료로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 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일한 부산물은 물뿐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생산되며 이 과정에서 CO₂도 배출한다. 라슨은 철분이 풍부한 암석에서 지질학적 수소를 생산하면 탄소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은 지질학적 현상인 '사문석화'를 촉진하는 원리다. 사문석화 과정에서 철분이 풍부한 암석은 화학 반응의 부산물로 수소를 생성한다. 사문석화는 일반적으로 고온에서 일어난다. 연구팀은 현재 기술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낮은 온도와 심도에서 수소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니켈과 백금족 원소 등을 포함하는 천연 촉매 물질을 활용하고 있다. 즉, 철이 풍부한 암석에서 천연 촉매를 사용해 수소를 생산하면 전 세계적으로 수소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기존의 대부분 수소 생산 방식은 천연가스를 이용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지질학적 수소 생산은 저탄소 배출 특징을 지니고 있어 에너지 전환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 잭슨 스쿨의 연구 부교수이자 이 프로젝트의 공동 연구자인 에스티 우카르 박사는 "전 세계에서 지질학적 수소의 자연 축적이 발견되고 있다. 탐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규모가 작고 경제성이 없다"며 "자연에서 수백만 년이 걸리는 반응을 유도해 이러한 암석에서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면 지질학적 수소는 정말 획기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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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6)] 암석의 혁신, '지질학적 수소' 생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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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독제 등 가정용 화학용품, 자폐증 유발 가능성 제기
- 손소독제나 세탁 세제 등 개인 위생용품과 가구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을 포함한 특정 가정용 화학물질은 뇌 건강에 위험을 초래해 잠재적으로 다발성 경화증과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뉴로사이언스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1800가지 화학물질을 조사한 결과 가구에서 헤어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에서 발견되는 일반 가정용 화학물질이 다발성 경화증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일부 가정용 화학물질이 신경 세포 보호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뇌의 희소돌기아교세포(올리고덴드로세포·oligodendrocytes)를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생쥐 실험에서 세 가지 4차 화합물 중 하나를 경구 투여한 새끼는 며칠 후 뇌 조직에서 해당 화학 물질이 검출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화합물이 혈류와 뇌 세포 사이의 보호 요새인 혈액 뇌 장벽을 통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경학적 문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유전적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는 알려지지 않은 환경적 요인이 신경 질환의 중요한 원인임을 나타낸다. 이 연구의 수석 연구자인 폴 테사르(Paul Tesar) 도널드 앤드 루스 웨버 굿맨 혁신 치료학 교수 겸 의과대학 신경교과학연구소 소장은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손실은 다발성 경화증 및 기타 신경 질환의 기초가 된다"고 말했다. 테사르 소장은 "이번 연구는 소비자 제품의 특정 화학물질이 희소돌기아교세포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이는 이전에는 인식되지 않았던 신경 질환의 위험 요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1800가지 화학물질 분석 연구팀은 '화학물질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인간에게 노출될 수 있는 1800여 가지 화학물질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유기인산계 난연제와 소독제 성분의 제4급 암모늄 화합물 등 두 종류의 가정용 화학물질이 희소돌기아교세포에 더욱 유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기인산 난연제는 플라스틱의 내연소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하는 첨가제다. 특히 제4 암모늄 화합물은 최근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소독제 사용량 증가로 인해 노출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들 화학물질이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성숙을 저해하거나 직접 세포 사멸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희소돌기아교세포는 뇌 신경 세포를 보호하는 절연막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세포 및 오가노이드 시스템을 사용해 제4급 암모늄 화합물이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사멸시키는 반면 유기인산염 난연제는 희돌기아교세포의 성숙을 막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코로나19 후 손소독제 등 사용증가 또한 연구팀은 동일한 화학물질이 생쥐의 발달 중인 뇌에서 희돌기아교세포를 어떻게 손상시키는지 확인했다. 아울러 화학물질 중 하나에 대한 노출이 어린이들의 신경학적 결과 저하와 관련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소독제인 제4급 암모늄 화합물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특히 어린이의 신경학적 결과와 연관된 맥락에서 뇌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의과대학 의료 과학자 훈련 프로그램의 수석 저자이자 대학원생인 에린 콘(Erin Cohn)은 "우리는 다른 뇌 세포가 아닌 희소돌기아교세포가 제4급 암모늄 화합물과 유기인산염 난연제에 놀랍도록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콘 연구원은 "이러한 화학 물질에 대한 인간의 노출을 이해하면 일부 신경계 질환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누락된 연결 고리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콘과 동료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CDC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한 어린이 소변 샘플에서 한 가지 난연제 대사산물인 BDCIPP의 수순을 연구해 난연제 수치를 분석했다. 3~11세 어린이 1763명 중 거의 모두의 소변에서 BDCIPP가 발견됐다. 가장 높은 수준의 사람들은 노출이 낮은 사람들보다 운동 기능 장애나 교육 지원 요구 사항과 같은 부정적인 신경 발달 결과를 경험할 가능성이 2배, 6배 더 높았다. 그러나 관찰 데이터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연관성을 가리킬 뿐이다. 이 연구처럼 대부분의 데이터가 동물과 세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화학물질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그렇기 때문에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러한 화합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발달 중인 중추신경계는 환경에 특히 민감하며, 화학물질 노출이 중요한 발달 시기에 발생하면 어린이에게 특히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추가 조사 필요성 강조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화학물질에 대한 인체 노출과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 획기적인 연구는 이러한 화학물질이 신경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시사하며 공중 보건을 위해 보다 엄격한 조사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성인과 어린이의 뇌에서 화학물질 수준을 추적하여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데 필요한 노출의 양과 기간 등을 밝혀내야 한다. 테사르 소장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이러한 일반적인 가정용 화학물질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가 화학물질 노출을 최소화하고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조치 또는 행동 개입에 관한 정보에 입각한 결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뇌 질환 발생에 미치는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며, 신경 질환 예방을 위한 화학물질 규제 및 사용 제한 필요성을 제안한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의과대학과 미국 환경보호청의 벤자민 클레이튼, 마유르 마다반, 크리스틴 리, 사라 야콥, 유리 페도로프, 마리사 스카부조, 케이티 폴 프리드먼, 티모시 셰퍼 등이 이 연구에 추가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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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독제 등 가정용 화학용품, 자폐증 유발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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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 폐기 배터리, 지구 대기권 재돌입…위험성 논란
- 약 3톤에 달하는 폐배터리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역대 가장 무거운 국제우주정거장(ISS) 쓰레기 귀환을 기록했다. 과학 기술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12일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사용했던 폐기 배터리 묶음(팔레트)이 지난 3월 8일 멕시코 만 상공에서 지구 대기권에 재돌입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 폐기물 배터리 묶음은 무게가 약 2.9톤에 이르며, 9개의 배터리로 구성되어 있다. 2021년 3월 로봇 팔 캐나다암2(Canadarm2)에 의해 우주로 던져진 이후 무연소 재돌입 상태로 지구 궤도를 맴돌고 있다. ISS 쓰레기를 추적해온 아마추어 천체 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에 따르면, 이 폐기물은 지난 3월 8일 오후 3시 29분경 칸쿤과 쿠바 상공 어딘가에서 마침내 지구 대기권에 재돌입했다. 재돌입 시 전체 폐기물이 소멸되었는지 또는 일부 파편이 남아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유럽우주국(ESA)은 재돌입 과정을 모니터링했으며 일부 파편이 지상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사람을 맞을 확률은 매우 낮다고 추정했다. 현재까지 이 물체의 지구 귀환으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 보고는 없었다. ESA에 따르면 재진입은 남위 -51.6도에서 북위 51.6도 사이에서 발생한다. 주로 대기 항력 수준의 변동으로 인한 큼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 정확ㅇ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팔레트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폐기된 가장 큰 물체다. 2020년 5월 일본 우주화물선에 의해 우주정거장으로 룬반됐으며 우주 비행사들이 기존 니켈-수소 배터리를 새로운 리튬-이온 배터리로 교체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 이 배터리는 우주 정거장의 태양 전지 패널에서 수집된 에너지를 저장했다. 원래 계획은 폐기된 배터리를 일본 HTV 화물선 내부에 넣어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이러한 장비 폐기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NASA는 우주 정거장의 로봇 팔을 사용하여 단순히 화물 팔레트 안에 배터리를 던져 지구 대기권에 무연소 재돌입하도록 했다. 폐기물 팔레트와 같은 거대한 물체의 무연소 재돌입은 비교적 드문 일이며 지구 대기권을 통해 소멸하는 대부분의 물체는 보통 흔적도 남지 않고 땅에 닿기 전에 불타서 소실된다. 대부분의 우주선, 발사체, 운영 하드웨어는 재진입과 관련된 위험을 제한하도록 설계됐다. 유럽 우주국에 따르면 우주 기관들은 단일 무연소 재돌입 사고에 대한 사상자 발생 위험 기준치를 1만분의 1로 설정하고 있다. 우주 산업이 계속 성장함에 따라 규칙을 준수하는 사람들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새로운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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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 폐기 배터리, 지구 대기권 재돌입…위험성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