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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말 숨 고르기 들어간 뉴욕증시⋯기술주 독주 끝나고 2026년 분산 장세 시험대
- 2025년 마지막 거래일을 앞둔 뉴욕증시가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연말 랠리를 이끌었던 기술주에 차익실현 매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치며 관망 심리가 짙어졌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거의 변동 없이 거래됐고, 나스닥지수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0포인트(0.1%)가량 하락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했던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조정을 피하려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 약세의 중심에는 기술주가 있다.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등 인공지능(AI) 관련 대표 종목들이 연말 차익실현 압력에 밀리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엔비디아가 약 39%, 팔란티어와 AMD는 각각 140%대와 7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2025년 증시의 최대 수혜주로 남아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기술주 독주 이후의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 수혜주'에서, 실제 AI 활용과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질 업종으로 주도주가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편 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를 둘러싼 내부 이견이 확인됐다. 이는 2026년 통화정책 경로가 시장 기대만큼 순탄치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연말 증시의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키웠다. [미니해설] 기술주 랠리 이후, 시장은 무엇을 묻고 있나 2025년 뉴욕증시는 'AI의 해'였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이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연말 마지막 주에 접어든 지금, 시장은 더 이상 "얼마나 더 오를까"가 아니라 "다음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연말 조정은 경고가 아니라 재정렬 이번 조정은 추세 붕괴보다는 재정렬에 가깝다. 거래량이 급감하는 연말에는 작은 매도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기 쉽다. 특히 올해 가장 많이 오른 기술주부터 차익실현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실제로 기술주 약세 속에서도 에너지, 금융, 일부 산업주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시장의 폭이 서서히 넓어지고 있다. 연준 의사록이 던진 미묘한 신호 연준 의사록은 2026년을 향한 가장 중요한 단서다.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인하됐지만, 그 과정은 '아슬아슬한 합의'에 가까웠다.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추가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는 시장이 기대하는 연속적인 완화 국면이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다면, 고평가된 성장주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업종과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커진다. 2026년의 키워드: AI의 '확산'과 비용 2026년을 향한 또 하나의 변수는 비용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은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고, 미국 내 전기요금 인상 전망은 이미 정치·사회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 AI가 성장 동력이자 동시에 비용 압박 요인이 되는 국면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AI 투자에서 벗어나, 누가 비용을 감당하고 누가 그 혜택을 실질적인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로 이동하고 있다. 발전기, 전력 설비, 에너지 효율 솔루션 기업들이 새롭게 주목받는 배경이다. 결국 연말의 보합과 조정은 강세장의 끝이라기보다 다음 국면으로 가기 위한 분기점이다. 2026년 뉴욕증시는 'AI 단일 테마'에서 '확산과 선별'의 장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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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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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말 숨 고르기 들어간 뉴욕증시⋯기술주 독주 끝나고 2026년 분산 장세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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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장벽이 뫼비우스의 띠로"⋯美 기업 파산, 금융위기 후 15년 만에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 미국 경제가 겉으로는 4%대의 견조한 성장률(GDP)을 과시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가장 심각한 '기업 파산의 쓰나미'가 몰아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라는 기초 질환을 앓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결정타를 날린 형국이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5년 11월까지 미국 내 기업 파산 신청 건수는 717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급증한 수치이자, 대공황의 여진이 남아있던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자산 규모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이상의 '메가 파산(Mega Bankruptcies)' 역시 상반기에만 17건이 발생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을 넘어섰다. 2025년의 미국은, AI와 빅테크가 주도하는 화려한 숫자의 잔치 뒤에서 실물 경제의 근간이 무너져 내리는 '두 얼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제조업 부활의 꿈, 관세 장벽에 갇혀 질식하다 이번 파산 도미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바로 '산업재(Industrials)' 섹터의 붕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외치며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취했지만, 역설적으로 그 관세 장벽이 미국 제조 기업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조 기업들이 원자재 관세 인상분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제조업 분야에서만 지난 1년간 7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재생 에너지 분야다. 루이지애나에 본사를 둔 태양광 기업 '포시젠(PosiGen)'은 최근 챕터 11 파산을 신청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태양광 세액 공제 혜택을 축소한 데다, 태양광 모듈 및 철강 등 필수 수입 자재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미시간 주립대 제이슨 밀러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5월 이후 수입 태양광 패널에 대한 실효 관세율은 20%까지 치솟았다. 이는 기존 5% 미만에서 4배나 폭등한 수치다. 이것은 단순한 비용 상승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얽혀 있는 현대 경제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관세는 결국 자국 기업의 원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경제학의 오랜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니콜라(Nikola)와 같은 전기 트럭 제조업체 역시 배터리 리콜 비용과 규제 당국의 벌금, 그리고 원자재 비용 상승의 삼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지갑 닫은 소비자…소매업의 '데스 밸리(Death Valley)' 관세 인상은 기업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이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그 청구서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미 고물가에 지친 미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이는 '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기업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초저가 항공사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의 파산 신청은 상징적이다. 필수적인 이동 외에 여행과 같은 재량적 소비를 극도로 줄이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10대들의 필수 코스였던 액세서리 체인 클레어스(Claire's) 역시 중국 등지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부과된 관세 부담과 소비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을 선언했다.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 심리 지수는 전년 대비 28%나 폭락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얼마나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지표다. 10대 소매업체인 조앤(Joann)의 폐업이나, 의류 소매업체들의 잇따른 구조조정은 '편리함'과 '최저가'를 앞세운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밀린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구매력을 상실한 중산층의 붕괴를 방증한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메건 마틴-쇤버거는 "AI 관련 등 일부 부유층과 기업의 지출이 경제 지표를 왜곡하고 있지만, 서민 경제는 이미 한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피난처는 없다'…자영업과 가계로 번지는 전방위적 위기 과거의 경제 위기는 특정 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 2022년의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위기)가 그랬다. 하지만 로버트 스타크 브라운 러드닉 변호사가 지적했듯, 2025년의 파산 행렬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all over the place)" 나타나고 있다. S&P 글로벌과 에픽(Epiq)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브챕터 V(Subchapter V)' 파산 신청은 12월 중순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11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23%나 급증했다. 대기업의 하청을 받는 중소기업들이 원가 상승과 주문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개인 파산의 증가세다. 11월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4만 973건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특히 빚을 전부 탕감받는 '챕터 7' 파산이 11% 늘어났다는 점은, 더 이상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한계 가구가 급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7할인 '소비'가 구조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다. 지금 미국 경제는 겉으로 보이는 성장률의 숫자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관세라는 정치적 도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할 때, 그리고 고금리가 한계 기업의 숨통을 끊어놓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 생태계의 붕괴와 가계의 빈곤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2025년의 미국이 보여주고 있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에 던지는 경고장 미국의 이번 파산 사태는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보호무역의 역설'에 대한 대비다. 미국 내 기업들조차 관세로 인한 원가 부담으로 쓰러지는 상황에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 특히 중간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장벽과 미국 내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고금리 장기화의 후폭풍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한계 기업(좀비 기업) 문제가 심각하다. 고금리가 지속될 때 기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넓게 타격을 입는다는 '2025년 미국발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시점이다. [Summary] 2025년 미국 기업 파산 건수가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월까지 717개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고금리,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제조업 보호를 위해 시행된 관세 정책이 오히려 수입 원자재 가격을 올려 제조 기업(포시젠, 니콜라 등)의 줄도산을 유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위기는 대기업을 넘어 중소기업과 가계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4%대 GDP 성장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실물 경제의 붕괴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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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장벽이 뫼비우스의 띠로"⋯美 기업 파산, 금융위기 후 15년 만에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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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기관 매수에 코스피 4,020선 회복⋯AI 버블 경계 완화 신호
-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던 증시에서 회의론이 다소 완화되며 19일 코스피가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04포인트(0.65%) 오른 4,020.55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61.27포인트(1.53%) 오른 4,055.78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 외국인 매도세에 3,997.05까지 밀렸다가 다시 4,000선을 회복하며 상승폭을 조절했다. 코스닥 지수는 13.94포인트(1.55%) 오른 915.27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0원 내린 1,476.3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SK하이닉스는 1.81% 올랐으나 삼성전자는 1.21% 하락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기관 순매수에 4,020대 마감 최근 증시를 압박해 온 인공지능(AI) 산업 버블 논란이 한풀 꺾이면서 국내 증시가 점진적인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19일 코스피는 장 초반 큰 폭의 상승 출발 이후 외국인 매도세에 흔들렸으나, 기관 투자자의 꾸준한 매수 유입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간밤 뉴욕 증시가 기술주 반등에 성공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이크론의 실적 서프라이즈와 함께 최근 불거졌던 오라클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차질 우려가 다소 희석되며 글로벌 기술주 전반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점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여전히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지만,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떠받쳤다. 특히 조선·방산·중공업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과 금융주,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HD현대중공업(3.37%), 한화오션(5.80%), 삼성중공업(6.72%) 등 조선주가 일제히 상승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8%)와 두산에너빌리티(3.89%)도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반면 AI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차익 실현 매물에 밀리며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AI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부정론이라기보다는 단기 급등 이후 가격 부담을 반영한 조정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황 회복 기대와 AI 서버 수요 확대 전망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국내 증시는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제기됐으나, 해당 이슈는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환율 측면에서는 미국 물가 둔화 신호에 따라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긍정적인 변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점차 좁혀지는 과정에서, 증시가 '전면적인 거품 붕괴'가 아닌 '옥석 가리기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 경로와 글로벌 IT 기업 실적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실적 기반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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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기관 매수에 코스피 4,020선 회복⋯AI 버블 경계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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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7)] 기후변화가 가른 번식의 길⋯남극 황제펭귄 새끼 70% 사라졌다
- 기후변화로 남극 빙붕 붕괴와 대형 빙산 이동이 잦아지면서 황제펭귄 번식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했다. 극지연구소는 19일 남극 로스해 쿨먼섬에서 황제펭귄 새끼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약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쿨먼섬은 로스해 최대 황제펭귄 번식지로, 새끼 수가 지난해 2만2000 마리에서 올해 6700마리로 급감했다. 연구진은 난센 빙붕에서 분리된 대형 빙산이 번식지와 바다를 잇는 통로를 장기간 차단해 어미 펭귄의 먹이 공급이 어려워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극지연구소는 이번 사례가 기후변화로 인한 빙붕 붕괴가 남극 생태계 전반에 구조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황제펭귄 새끼, 거대빙산에 막혀 개체수 70% 급감 남극 황제펭귄 번식지에서 벌어진 새끼 개체 수 급감 사태는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더 이상 '장기적 위험'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위기'임을 보여준다. 19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남극 로스해 쿨먼섬에서 황제펭귄 새끼 수는 지난해 2만2000마리에서 올해 약 6700마리로, 1년 전보다 70% 가까이 줄었다. 단일 번식지에서 이 정도 규모의 감소가 관측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형 빙산이다. 김종우·김유민 연구원은 지난달 현장에서 길이 약 14㎞, 축구장 5000개 넓이의 거대 빙산이 번식지와 바다를 잇는 주요 출입구를 막은 것을 확인했다. 위성 자료 분석 결과 이 빙산은 지난 3월 난센 빙붕에서 분리돼 북상했고 7월 말 황제펭귄 번식지 앞바다를 가로막았다. 문제는 이 빙산이 단순한 '지형 변화'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황제펭귄의 번식 주기와 정확히 맞물리며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황제펭귄은 남극의 혹독한 겨울인 6월 산란을 한 뒤, 수컷이 알을 품고 암컷은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나간다. 암컷은 약 2~3개월 뒤 부화 시기에 맞춰 돌아와 새끼에게 먹이를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빙산이 주요 이동 경로를 차단하면서 상당수 어미가 번식지로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드론 촬영 영상에는 빙산 절벽 앞에서 장기간 체류한 황제펭귄 성체와 다량의 배설 흔적이 확인됐다. 연구를 총괄한 김정훈 박사는 살아남은 약 30%의 새끼는 어미가 우회 경로를 통해 먹이를 공급한 경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회 생존'은 모든 개체에게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 장거리 이동은 에너지 소모를 크게 늘리고, 이는 번식 성공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빙산 발생 자체가 기후변화와 깊이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남극 주변 빙붕은 해수 온도 상승과 해빙 증가로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빙붕 붕괴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위성 자료를 분석한 박진구 박사는 난센 빙붕에서 분리된 빙산의 이동 경로가 다른 주요 황제펭귄 서식지 인근도 지나고 있다며, 비슷한 피해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황제펭귄은 해빙 안정성에 크게 의존하는 종이다. 번식지 접근로가 조금만 변해도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는 기후변화가 특정 종의 '서식 조건'을 서서히 악화시키는 단계를 넘어, 번식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로스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보호구역으로, 황제펭귄뿐 아니라 고래, 물범, 크릴 등 남극 생태계의 핵심 종이 밀집해 있다. 극지연구소는 2017년부터 위성·항공 원격탐사와 현장 조사를 병행해 생태 변화를 추적하고 있으며, 이번 사례를 국제기구인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에 공식 보고할 계획이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태는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어떤 방식으로든 '예외 없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빙붕 붕괴와 같은 물리적 변화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연쇄 효과를 국제사회가 보다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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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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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7)] 기후변화가 가른 번식의 길⋯남극 황제펭귄 새끼 70%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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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둔화에 기술주 반등⋯마이크론 호실적에 나스닥 1.5% 상승
- 미국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둔화된 물가 지표와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반등했다. 최근 기술주 조정으로 이어졌던 4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끊으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0.9% 상승하며 나흘 연속 하락세를 마감할 것으로 보였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5%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08포인트(0.2%) 올랐다. 이날 시장을 끌어올린 핵심 변수는 물가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지연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1%)를 크게 밑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2.6%로, 예상치(3%)를 하회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물가가 급등하기 이전인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근원 물가 상승률이다. 금리 부담 완화 기대가 커지자 기술주가 즉각 반응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를 배경으로 현재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12%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론의 실적이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되살렸다"고 전했다. 전날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조달 논란으로 흔들렸던 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진정됐다. 오라클 주가는 2%대 반등에 그쳤지만, AI 전반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은 후퇴했다. [미니해설] 물가는 식고, AI는 갈린다…전면 랠리 아닌 '선별 반등'의 신호 이번 반등의 출발점은 물가 지표였다. 11월 CPI 상승률은 2.7%로 둔화됐고, 근원 CPI는 2.6%까지 내려왔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해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이번 CPI는 정부 셧다운으로 10월 물가 데이터가 누락된 상태에서 발표됐다. CNBC는 "경제학자들이 이번 수치를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의 시작으로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오키프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조금 더 빠르게 내려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2% 물가 목표가 현재 환경에서 달성 가능하냐에 대해 점점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이 확인시킨 AI 수요…'투자는 계속된다' 이번 반등의 실질적인 동력은 마이크론이었다. 마이크론은 AI 개발자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향후 12~18개월간 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오키프는 이에 대해 "마이크론의 실적은 AI를 둘러싼 지출이 매우 크고,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승자와 패자는 갈리겠지만, 실적을 따라간다면 AI 투자 테마를 쉽게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오라클의 투자 논란으로 흔들렸던 AI 투자 심리가 하루 만에 되살아난 배경이기도 하다. AI에 대한 기대가 꺾인 것이 아니라, 누가 실제 수요와 실적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검증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AI 전체 랠리'는 끝…시장 내부의 분화 가속 CNBC ‘할프타임 리포트’에 출연한 조시 브라운은 최근 흐름을 "건강한 강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평가했다. 그는 "강한 시장은 스스로 불필요한 부분을 걷어내며, 확신하는 기업에는 매우 이른 단계에서 가격 차별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마이크론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모두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에 속해 있지만, 시장은 마이크론을 선택했고 SMCI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AI 주식 간 디버전스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하나의 테마로 묶여 움직이던 국면이 끝나고, 개별 기업의 실적·재무 구조·수익 가시성에 따라 주가가 갈리는 단계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기술적 관점의 경고…주도주 교체 가능성 기술적 분석에서는 여전히 경계 신호도 남아 있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는 "AI 주식들이 수요일에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며 골드만삭스 TMT AI 바스켓의 상대 강도가 12월 저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수준이 붕괴될 경우, 2026년을 향해 AI 테마의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AI 주식의 정점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단순한 속도 조정 이상의 신호가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등은 확인, 그러나 기준은 더 까다로워졌다 이번 뉴욕증시 반등은 물가 둔화와 실적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안도 랠리를 펼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AI 투자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 AI는 여전히 중장기 성장 테마다. 그러나 이제 시장은 묻는다. 누가 실제 수요를 확보했는가, 누가 현금을 만들고 있는가, 누가 투자 회수 시점을 증명할 수 있는가. 이번 반등은 AI 랠리의 재점화라기보다, AI 내부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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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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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둔화에 기술주 반등⋯마이크론 호실적에 나스닥 1.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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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오라클발 충격에 코스피 4,000선 붕괴⋯AI 투자 셈법 흔들
- 미국 오라클발 악재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며 코스피가 18일 4,000선을 지키지 못한 채 하락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1.90포인트(1.53%) 내린 3,994.5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66.81포인트(1.65%) 내린 3,989.60으로 출발해 장 초반 3,980선까지 밀렸다가 한때 4,03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낙폭을 다시 키우며 장중 3,975선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도 9.74포인트(1.07%) 내린 901.33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0.28% 내린 반면 SK하이닉스는 0.18%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와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해지 소식에 8.90%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5원 내린 1,478.3원으로 집계됐다. [미니해설] 코스피, 4천피 방어 실패⋯오라클 여파 국내 증시가 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 불확실성에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오라클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핵심 투자자의 이탈로 제동이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그 여파가 고스란히 국내 시장으로 전이됐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6%, 나스닥종합지수는 1.81% 하락했다. 특히 오라클 주가가 5%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엔비디아, 브로드컴, TSMC 등 AI 및 반도체 대표 종목들이 3~4%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AI 투자 피로감’이 다시 부각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 증시 개장 직후부터 반영됐다. 코스피는 장 초반 3,980선까지 밀리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4,030선까지 반등했지만, 반등 동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며 지수는 다시 4,000선을 하회했고, 장중 변동성은 한층 확대됐다. 종목별로는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엇갈린 신호가 교차했다. 미국 장 마감 후 발표된 마이크론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일부 되살아났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소폭 상승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0.28%)는 약보합에 그치며 관망세가 짙었다. 이날 가장 큰 충격은 LG에너지솔루션(-8.90%)에서 나왔다. 미국 포드와 체결했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 계약이 거래 상대방의 해지 통보로 종료됐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는 9% 가까이 급락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 조정 움직임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배터리 업종 전반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커졌다. 이날 시총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SK스퀘어(2.65%)는 올랐고, 삼성바이오로직스(-0.69%), POSCO홀딩스(-3,35%), HD현대중공업(-2.89%), 현대차(-1.22%), 기아(-0.91%), KB금융(-0.24%) 등이 내렸다. 환율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안정 의지가 작용하며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 다만 미국 증시 변동성과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환율 역시 제한적인 범위 내 등락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AI 버블 붕괴'로 단정하기보다는, 투자 속도와 수익성에 대한 재평가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라클 사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적과 현금 흐름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장의 질문을 다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반도체 실적과 AI 수요의 구조적 성장 흐름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다만 개별 기업의 투자 계획과 재무 여력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종목별 선별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의 4,000선 이탈은 글로벌 AI 투자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시장은 이제 ‘AI가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돈이 되는가’라는 보다 냉정한 질문을 던지며 다음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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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오라클발 충격에 코스피 4,000선 붕괴⋯AI 투자 셈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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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둔화 신호에 발걸음 멈췄다⋯다우 0.7%↓
- 미국 뉴욕증시가 고용 둔화 신호와 유가 급락이 겹치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4% 하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50포인트(0.7%)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1% 상승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이날 시장은 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연 공개된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를 소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6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4만5000명)를 웃돌았다. 그러나 10월 고용은 10만5000명 감소로 수정됐고, 실업률도 4.6%로 예상치(4.5%)를 상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9월 고용 증가 폭이 3만3000명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유가 급락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5달러 아래로 내려가 2021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엑슨모빌과 셰브론이 각각 약 2% 하락하는 등 에너지주는 S&P500 업종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기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24%로 전날과 같았다. 투자자들은 고용과 소비 둔화 신호를 확인하면서도 연준의 조기 정책 전환 가능성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니해설] '전력 질주' 멈춘 미국 경제…뉴욕증시가 보내는 속도 조절 신호 이번 장세의 출발점은 고용 지표였다. 11월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실업률 상승과 과거 수치의 대폭 하향 조정에 쏠렸다.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의 지나 볼빈 대표는 이날 고용 지표를 두고 "오늘의 데이터는 경제가 숨을 고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은 버티고 있지만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는 아직 서 있지만, 전력 질주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고용의 절대 수준보다 속도와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가 55달러 붕괴, 경기 체온계가 식었다 유가 급락은 이날 시장의 또 다른 핵심 변수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하락 배경으로 경기 둔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을 동시에 지목했다. 유가는 실물 경기의 체온계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55달러 선 아래로 내려오자 에너지주는 즉각 매도 압력에 노출됐고, S&P500 업종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민감 자산에서 방어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조정은 붕괴 아닌 '호흡 조절' 최근 시장을 지배해온 AI 관련 대형주 조정도 이날 흐름을 흔들었다. 브로드컴과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종목이 약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AI 트레이드 종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웰스 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톤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AI와 기술주가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며 "이것은 건강하지 않은 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헬스케어와 보험, 소비재 일부 종목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며 자금 이동이 확인됐다. 연준은 움직이지 않았다…시장은 기다림을 택했다 고용 둔화와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정책 기대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볼빈 대표는 "이 조합은 연준에 공포 없이 방향을 틀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그 전환의 시점을 앞당기지 않았다. 1월 금리 인하 확률이 24%에 머문 것은, 뉴욕증시가 여전히 '확인 대기 구간'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뉴욕증시는 공포의 시작이 아니라 속도 조절 국면의 진입 신호에 가깝다. 미국 경제는 더 이상 전력 질주 상태가 아니며, 증시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반영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지표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둔화 이후 어디로 확산되는가에 맞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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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고용 둔화 신호에 발걸음 멈췄다⋯다우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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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버블 경계·중국 둔화 겹쳤다⋯코스피 2.24% 급락, 4,000선 붕괴
- 인공지능(AI) 산업 버블 우려와 미국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에 중국 경기 둔화 부담까지 겹치며 16일 코스피가 2% 넘게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1.46포인트(2.24%) 내린 3,999.13으로 거래를 마치며 4,000선을 내줬다. 지수는 4,093.32로 강보합 출발했으나 장중 하락 반전해 오후 한때 3,996선까지 밀렸다. 코스닥 지수도 22.72포인트(2.42%) 하락한 916.11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0원 오른 1,477.0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기술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복합 리스크에 4,000선 아래로 후퇴⋯코스닥도 동반 하락 국내 증시가 다시 한 번 '복합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재점화된 데다, 이번 주 집중 발표될 미국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16일 코스피는 장 초반만 해도 4,090선에서 출발하며 방향성을 탐색했지만, 개장 직후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빠르게 키웠다. 오후 들어 매도 압력이 강화되면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4,000선이 무너졌고, 지수는 결국 3,999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2%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시장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은 AI 산업에 대한 기대 조정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는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 이후 마진 둔화,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AI 성장 스토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로봇, 2차전지 등 고밸류에이션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삼성전자(-1.91%)와 SK하이닉스(-4.33%)가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주도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1.02%)는 올랐고, 셀트리온(-1.17%)은 하락했다. KB금융(-0.96%), 신한지주(-1.81%) 등 금융주를 비롯해 HD현대중공업(-4.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3.63%), 한화오션(-4.06%), LG에너지솔루션(-5.54%), 삼성물산(-1.42%) 등이 내렸다.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 신호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기대를 하회하며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중국발 경기 둔화는 수출과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증시에 부정적이다. 미국 변수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등 핵심 지표가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인 만큼,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포지션 구축보다는 관망을 선택하는 분위기다. 달러 강세 전환 가능성도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며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방어주 성격의 바이오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소폭 상승했으나, 금융·조선·방산·에너지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코스닥에서는 디앤디파마텍(5.59%), 에임드바이오(2.70%) 등 제약·바이오 일부 종목이 선별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3.87%), 로보티즈(-6.87%), 에코프로비엠(-7.90%), 에코프로(-8.08%) 등 로봇과 2차전지 관련주는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AI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 자체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구간에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경기 흐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증시가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과 배당·현금흐름 안정성이 확보된 업종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조정이 구조적 하락의 시작인지, 아니면 과열에 대한 숨 고르기인지는 글로벌 지표와 정책 신호가 분명해지는 시점에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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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버블 경계·중국 둔화 겹쳤다⋯코스피 2.24% 급락, 4,0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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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8)] 비트코인 8만6천달러 붕괴⋯7만달러대 추락 우려도 제기돼
- 비트코인이 15일(현지시간) 8만6000달러 선까지 밀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전장보다 2.56% 내린 8만6205.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고점 대비 30% 넘게 급락한 가격이다. 이더리움은 4.72% 급락한 2936.89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본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 전반에 극단적 공포 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코인마켓캡이 집계하는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27점으로 공포 단계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코인텔레그래프는 일본은행이 예정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7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투자하는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했는데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이 자금이 대거 청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사업체 앤드류 BTC는 2024년 이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평균 20% 안팎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던 2024년 3월에는 비트코인이 23%, 같은 해 7월에는 26%, 2025년 1월에는 31% 각각 하락했다. 앤드류 BTC는 이러한 전례를 근거로, 이번에도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약 20%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고위 임원이 비트코인을 인기 장난감인 ‘라부부(Labubu)’에 비유하며 가치를 평가절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존 아메릭스 뱅가드 퀀트 주식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ETF 인 뎁스'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생산적인 자산이라기보다 투기적 수집품으로 이해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아메릭스 책임자는 특히 비트코인을 최근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끈 아트토이 캐릭터 '라부부'에 빗대어 "근본적인 기술이 지속적인 경제적 가치를 제공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비트코인은 나에게 '디지털 라부부' 그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뱅가드가 장기 투자처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이자 수익, 복리 효과, 현금 흐름 등의 속성이 비트코인에는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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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8)] 비트코인 8만6천달러 붕괴⋯7만달러대 추락 우려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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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조정 속 업종 로테이션⋯다우만 선방
-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과 경기 민감주 강세가 엇갈리며 혼조세로 한 주를 시작했다. 15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며 0.1%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5% 밀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0포인트(0.1%)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시장을 압박한 것은 AI 대표주의 추가 조정이었다. 브로드컴 주가는 5% 넘게 급락했고, 오라클도 2%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부 대형 기술주도 약세를 보이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면 소비재, 산업재, 헬스케어 등 경기 민감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하단을 지탱했다. 지난주에도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과 S&P500은 하락 마감한 반면, 다우지수는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 오라클은 12.7% 급락했고, 브로드컴도 7% 이상 밀렸다. S&P500 기술 섹터는 한 주 동안 2.3%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연기됐던 11월 비농업 고용지표와 10월 소매판매가 16일 공개될 예정이며, 주 후반에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고용 증가폭이 4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니해설] AI는 흔들리고, 시장은 갈라진다 이번 뉴욕증시는 단순한 지수 등락보다 시장 내부의 균열이 더 뚜렷했다. AI 관련주가 다시 한 번 조정 압력을 받으면서 나스닥과 S&P500을 끌어내렸고,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지수는 상대적 선방을 보였다. 앱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와그너는 CNBC 인터뷰에서 "지금은 모두가 AI 트레이드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 깔린 피로감과 경계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실제로 브로드컴과 오라클의 연속 급락은 AI 테마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기술적 관점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BTIG의 수석 기술분석가 조너선 크린스키는 "최근 몇 달간 AI 바스켓은 '더 낮은 저점'과 '더 낮은 고점'을 만들고 있다"며 "이는 천정 형성 과정의 전조"라고 분석했다. AI 랠리가 단기 과열을 넘어 중기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빅테크의 영업 레버리지, 아직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월가는 AI 트레이드의 종말을 단정하지는 않는다. 와그너는 "시장은 계속해서 소수 대형주,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며, 그 근거로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영업 레버리지"를 들었다. 그는 "어느 정도의 매출 성장만 확보된다면 이들 기업은 마진을 계속 확대할 수 있고, 내년에도 강력한 수익률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AI 투자 부담이 단기적으로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규모의 경제와 가격 결정력을 갖춘 초대형 기술주의 구조적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을 반영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이날 상승하며 AI 생태계 내에서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AI라는 하나의 테마 안에서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선별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지수는 정체, 내부는 이동…12개 종목의 사상 최고가 이번 장세의 또 다른 특징은 지수 대비 종목 간 괴리다. CNBC에 따르면 이날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12개 종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월마트,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존슨앤드존슨, 랄프 로런 등 전통 산업과 금융, 소비재가 다수 포함됐다. 반면 52주 신저가 종목은 일부 성장주에 국한됐다. 이는 시장이 AI라는 단일 서사에서 벗어나 실적 가시성과 현금흐름이 확인된 업종으로 자금을 분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WSJ도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지만, 나스닥은 AI 관련주 조정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면적인 위험 회피라기보다는, 스타일 로테이션이 조용히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은 강세, 비트코인 급락…위험 선호의 균열 자산시장 전반에서도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WSJ에 따르면 금 선물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은 가격도 기록적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8만7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WSJ는 "투자자들이 고위험 자산에서 이탈하면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AI 주식 조정과 맞물려 고변동성 성장 자산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위험 선호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위험을 감내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한층 엄격해진 국면이다. 관건은 고용과 물가…조정의 끝은 지표가 말한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이번 주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로 향한다. 11월 고용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고 CPI가 안정 흐름을 보일 경우, 연준의 완화 기조 기대는 유지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 반대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며 AI 고평가 논란과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현재 뉴욕증시는 붕괴 국면이 아니라 조정 속 재편의 국면에 있다. 핵심 질문은 AI가 끝났느냐가 아니라, 어떤 AI 기업이 살아남느냐다. 시장은 이미 그 답을 종목 선택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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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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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조정 속 업종 로테이션⋯다우만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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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거품 경계에 코스피 급락⋯4,090선 후퇴
- 인공지능(AI) 산업 거품 논란 재점화와 미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 속에 코스피가 15일 2% 가까이 급락하며 4,090선으로 밀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6.57포인트(1.84%) 내린 4,090.59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2.7% 넘게 급락한 뒤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장 막판 매도 압력이 다시 커졌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0.16% 오른 938.83으로 소폭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2.7원 내린 1,471.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3% 하락하는 등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1.8% 하락⋯AI 거품론 속 '리스크 회피 장세' 15일 국내 증시는 전형적인 '리스크 회피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급락세로 출발하며 한때 4,050선까지 밀렸고,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약세로 마감했다. 시장 전반을 지배한 키워드는 'AI 거품 경계'와 '미국 변수'였다. 우선 글로벌 증시를 흔든 것은 미국발 기술주 조정이다. 브로드컴과 오라클을 중심으로 제기된 AI 투자 수익성 둔화 우려는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를 넘어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확산됐다. 특히 데이터센터 증설 지연, 마진 압박 가능성, 설비 투자 부담 등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AI 밸류체인의 전반적인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 여파는 국내 증시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3.76%)와 SK하이닉스(-2.98%)는 장중 변동성 확대 속에 동반 하락했고, 방산·조선·에너지 등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대형주 역시 차익 실현 매물에 눌렸다. SK스퀘어(-5.03%), HD현대중공업(-3.84%), 한화에어로스페이스(-5.52%), 삼성물산(-3.33%), 두산에너빌리티(-3.26%), LG에너지솔루션(-0.67%), 한화오션(-0.70%) 등이 하락했다. 특히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52% 하락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후퇴했다. 여기에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됐다. 다만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로보티즈(3.47%), 에이비엘바이오(3.05%), 디앤디파마텍(4.10%) 등 일부 종목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방어했고, 개별 재료에 따른 종목 장세 성격이 두드러졌다. 이는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서는 '실적·이슈 기반 선별 투자'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환시장은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변동성을 보였으나 위험 회피 심리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당국의 구두 개입 경계감도 작용하며 1,471.0원에서 마감했다.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아직 구조적인 단계로 번지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추세 붕괴'보다는 '속도 조절'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AI 산업의 성장 스토리 자체가 훼손됐다기보다는, 과도하게 앞서간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지표 결과와 연준 인사 발언, 그리고 글로벌 기술주의 추가 조정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날 하락은 한국 증시 고유의 악재라기보다는 글로벌 위험 선호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AI 이후'를 준비하는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주 일변도의 장세가 마무리될지, 아니면 조정 이후 또 다른 주도주가 등장할지, 그 분기점에 국내 증시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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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거품 경계에 코스피 급락⋯4,090선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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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 실리콘밸리의 역사적인 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2025년 12월, 81세의 노장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회장이 그 중심에 섰다. 오픈AI, 소프트뱅크, 그리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가 그 무대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편, 월가(Wall Street)에서는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오라클이 AI 버블이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신세가 된 것을 넘어, 이제는 금융 시장의 새로운 고통을 잉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혁신'으로 포장되었던 오라클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제는 주식 폭락을 넘어 채권 시장의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 돌변했다는 분석이다. 주가 30% 폭락보다 무서운 '채권 시장'의 비명 오라클의 위기는 주식 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지난 9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오라클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대한 열광이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에 대한 회의론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스마트 머니'가 움직이는 채권 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라클이 발행한 '투자적격등급(Investment Grade)' 채권이 최근 시장에서 사실상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오라클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불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오라클은 AI 투자를 위해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우량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현재 약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Paper loss)을 떠안은 상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3일 장중 한때 1.513%p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라클의 신용 리스크가 위험 수위를 넘었음을 시사한다.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된 '역사상 최대 도박' 이 위기의 시발점은 2024년 봄, 오픈AI의 임원이 오라클 영업팀에 보낸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이었다. 챗GPT 이후 만성적인 컴퓨팅 파워 부족에 시달리던 오픈AI는 절박했고, 오라클은 텍사스에 거대 데이터센터 부지를 가지고 있었다. 양사의 이해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스타게이트'라는 3000억 달러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비화했다. 문제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수익성'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은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인해 오픈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일부의 완공 시점을 당초 목표보다 늦춰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이는 AI 투자 수익 실현 시점이 더 멀어졌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가스 발전기를 돌리는 고비용 구조까지 선택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MS가 버린 '독이 든 성배'…AI 생태계 전반으로 공포 확산 오라클의 행보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중함과 대비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의 무리한 인프라 요구를 "경제성이 없다"며 거절했다. MS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려놓은 그 '독이 든 성배'를 오라클이 덥석 받아든 셈이다. 오라클의 재무 상태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경고등이 켜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0년대 후반까지 약 700억 달러의 현금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오라클발(發) 공포는 이미 AI 업계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AI 칩 수혜주로 꼽히던 브로드컴(Broadcom) 역시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11%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실체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AI 베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있다. 중국조차 엔비디아 칩 대신 7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칩 육성 패키지를 고려하는 등, AI 하드웨어 시장의 수요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AI 파티가 끝나고 음악이 멈추는 순간, 가장 먼저 의자가 없음을 깨닫게 될 기업은 오라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량채가 정크본드로 전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 충격파가 실물 경제를 넘어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불길한 전조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 '묻지마 AI 투자'의 청구서가 날아든다 오라클 사태는 'AI 맹신'에 취해있던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에 날아든 독촉장과 같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조차 명확한 수익 모델 없는 무리한 AI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재무적 파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채권 시장이 이에 얼마나 냉혹하게 반응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수요를 '상수(Constant)'로 놓고 설비 투자를 늘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심각한 경고다. 오라클과 같은 빅테크들이 자금 경색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곧바로 재고 급증과 실적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장밋빛 전망 대신, 이제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네이버 등 국내 AI 플랫폼 기업들 역시 B2B, B2C 시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라클처럼 주가 폭락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Summary] 기사 요약 오라클이 오픈AI와 손잡고 추진 중인 3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흔들리며 주가가 고점 대비 30% 폭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권 시장이다. 오라클의 우량 채권이 투자자들의 불신 속에 '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력 및 자재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완공이 2028년으로 지연되는 등 수익성 우려가 현실화된 탓이다. 이는 실체 없는 AI 기대감에 기댄 투자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버블 붕괴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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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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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서 자금 이탈 본격화⋯나스닥 1.6% 급락·다우는 주간 상승
-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주도주에서 자금이 빠져나오며 혼조세로 한 주를 마감했다. 12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 하락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1.6%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0.4% 내렸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 이상 상승을 유지했다. 이날 시장 조정의 중심에는 브로드컴이 있었다. 브로드컴 주가는 4분기 실적 호조와 AI 반도체 매출이 두 배로 늘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11%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매출 성장보다 마진 압박과 수익성 둔화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AMD, 마이크론, 팔란티어 등 AI 관련 종목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헬스케어·산업재 등 가치주 성격의 종목은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유나이티드헬스, GE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상승하며 다우지수를 떠받쳤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 이상 상승했다. 연준이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시장은 AI 성장주에서 금리 민감도가 높은 경기 민감주와 소형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증시 전반의 방향성보다는 지수 내부 수급 이동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AI 독주 멈추자 드러난 시장의 본심…'하락' 아닌 '재배치'의 신호 이번 뉴욕증시 조정은 하락장이 아니다. 돈의 이동이 눈에 띄게 빨라진 장세다. AI 주도주가 무너졌다기보다, 과도하게 집중됐던 자금이 흩어지고 있다. 연준의 세 번째 금리 인하 이후, 시장은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 들어갔다. 브로드컴 쇼크, 실적보다 '마진'을 묻다 브로드컴은 이번 장세의 상징적 종목이다. 실적은 좋았고, AI 반도체 매출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주가는 하루 만에 11% 급락했다. WSJ는 이 급락의 배경으로 매출 전망, 계약 잔고, 향후 마진에 대한 의문을 지목했다. 이는 시장의 질문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이제 투자자들은 "얼마나 성장하느냐"보다 "그 성장이 얼마나 남느냐"를 묻고 있다. "오늘은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선 날" CNBC에 따르면 아르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장을 이렇게 정의했다. "오늘은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서는 날이다. 투자자들은 AI에 대해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고, 긴장하고 있으며, 주저하고 있다." 이 발언은 AI 붕괴론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그는 이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그 투자에서 좋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AI 자체가 아니라 속도와 비용이다. 채권시장이 먼저 감지한 AI 투자 부담 WSJ는 이번 조정의 또 다른 신호를 채권시장에서 포착했다. 오라클이 예상보다 큰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개한 이후,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담 신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WSJ는 이를 두고 "AI 투자에 대한 소화불량 신호"라고 표현했다. 이는 중요한 대목이다. 주식시장은 기대를 반영하지만, 채권시장은 현금 흐름과 부담을 먼저 본다. AI 버블 논쟁이 본격화된다면, 주식보다 채권시장이 먼저 경고음을 낼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하의 수혜는 '빅테크'가 아니었다 이번 주 또 하나의 특징은 소형주의 강세다. 러셀20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주간 기준으로도 상승했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수석 시장기술자는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영역, 즉 소형주를 계속 공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곧바로 대형 기술주로 연결되지 않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종목군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변동성지수(VIX)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이번 뉴욕증시는 추세 붕괴가 아니다. AI 독주 이후의 정상화 국면, 그리고 금리 인하가 촉발한 다층적 로테이션 장세다. 다만 그 속도가 빠르다.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종목은, 실적이 좋아도 조정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이제 묻고 있다. "AI를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AI를 해서 남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종목이, 다음 조정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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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서 자금 이탈 본격화⋯나스닥 1.6% 급락·다우는 주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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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사태' 권도형, 미국서 징역 15년⋯법원 "400억달러 희대의 사기"
- 스테이블코인 '테라USD' 발행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온 테라폼랩스 창립자 권도형(34·Do Kwon) 씨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11일(현지시간) 선고 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400억 달러(약 58조 8840억 원) 규모의 희대의 사기"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권 씨는 앞서 사기 공모와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등 2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재판은 형량 결정 절차로 직행했다. 검찰은 플리바겐(유죄 인정 대가로 형량 조정)합의에 따라 최대 12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다만 미국 송환 이전 몬테네그로에서의 17개월 구금 기간은 형기에 산입됐다. 권 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책임을 인정했으며, 형기의 절반을 복역한 뒤 한국 송환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니해설] "400억 달러 피해"…법원, 테라 사태를 '역대급 금융 사기'로 규정 미국 연방법원이 테라USD 붕괴 사태를 "역대급 금융 사기"로 규정하며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액 규모가 4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 조작 정황이 명확히 드러난 점을 강조하며 "연방 검찰이 다루는 사건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사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암호화폐 시장 내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신뢰 붕괴를 촉발한 사건에 대한 첫 중형(重刑) 선고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죄 인정→형량 선고로 직행…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으로 마무리 권 씨는 당초 총 9개 혐의(증권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등에 자금세탁 공모 혐의 추가)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으나, 지난해 8월 돌연 입장을 바꿔 두 개 혐의를 인정했다. 권씨는 이들 9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30년 형에 처할 수 있었다. 플리바겐 합의에 따라 검찰은 최대 12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양형 기준상 15년형도 충분히 낮은 수준"이라며 더 무거운 처벌을 결정했다. 이는 테라 사태로 인한 피해 범위와 조작 정황이 예외적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동 복원'이 아니라 '은밀한 매수'…공개된 조작 과정 재판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진 부분은 테라USD 가격 유지 방식의 실체였다. 테라폼랩스는 스테이블코인 테라를 발행하면서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미화 1달러에 연동하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해왔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을 특정 자산(주로 미화 달러 1달러)에 고정(pegging) 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일반적으로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과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 두 가지가 있다.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달러·국채 등을 예치하는 것으로 테더(USDT), USD코인(USDC) 등이 있다. 반면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은 테라USD(UST)와 같이 실물 담보 없이 알고리즘과 시장 거래로 가격을 유지한다. 미 검찰과 법원이 문제 삼은 핵심은 "알고리즘이 스스로 가격을 회복한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외부 투자자를 동원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방어했다"는 것이다. 즉, '자동 안정화'라는 핵심 전제가 사실이 아니었고, 투자자에게 시스템의 안전성을 허위로 인식시켰다는 점이 사기 혐의의 핵심 근거가 됐다.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권 씨는 "테라 프로토콜이 자동으로 가치를 복원했다"고 대중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검찰 수사 결과,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외부 투자사가 시장에서 테라를 대량 매수하는 방식으로 인위적 가격 부양을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작이 없었다면 테라는 당시 이미 디페깅(de-pegging·달러 연동 붕괴)이 시작된 상태였다. 이후 약 1년 뒤인 2022년 5월 테라와 루나 가격이 폭락하며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다시 말하면, 2022년 5월 초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가 달러 연동(1달러 페그)을 이탈해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루나(LUNA) 가 대량 발행되며 가격이 급락했고, 불과 며칠 만에 루나 가격이 사실상 0원에 수렴하면서 생태계가 붕괴됐다. 즉, 테라·루나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실물 담보 없이, 루나라는 또 다른 코인의 가치와 시장 신뢰에만 의존해 1달러를 유지하려 한 구조'였고,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테라와 루나가 '죽음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시스템 전체가 붕괴된 것이다. 국제 도피와 송환 과정…법적 공방의 끝 권 씨는 테라 사태 직후 해외로 도피하다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적발돼 2023년 3월 체포됐다.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신병을 요구했고, 권 씨는 "한국이 1차 처벌권을 가져야 한다"며 송환 과정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였으나, 최종적으로 2024년 12월 31일 미국으로 이송됐다. 이번에 선고된 15년형 중 미국 송환 이전 17개월 구금 기간은 형기에서 공제됐다. 또한 플리바겐 조건에 따라 권 씨는 형기의 절반을 채운 후 국제수감자이송 프로그램을 통한 한국 송환을 신청할 수 있다. 미 법무부는 "조건 준수 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실제 송환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별도 형사 책임…이중 처벌 여부는 법적 쟁점으로 권 씨는 미국 재판과 별개로 한국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따라서 한국 송환 이후 재판에 다시 서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내 테라·루나 투자자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의 피해 금액은 약 3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권 씨 측 변호인은 "한국에서 중범죄로 처벌받을 예정인 만큼 미국에서의 형량을 감경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엥겔마이어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첫번째 법원이 두 번째 법원의 결정을 추측해 예단할 수 없다"며 "이는 정상참작 사유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가속 전망 테라USD 붕괴는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불신을 극단적으로 키운 사건이자, 이후 미국·EU·아시아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본격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형사 판결은 "가상자산 프로젝트 운영자의 책임 범위가 기존보다 훨씬 넓게 인정될 수 있다"는 선례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검증 절차 강화 △ 프로젝트 운영자의 시장 개입·가격 조작 여부에 대한 감시 강화, △ 발행 구조와 준비금 투명성 요구 확대 등 향후 관련 규제 및 기소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고가 가상자산 산업의 법적·제도적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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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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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사태' 권도형, 미국서 징역 15년⋯법원 "400억달러 희대의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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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4)] 2025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뜨거운 해⋯지구 평균기온 1.48℃ 상승
- 2025년이 기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4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뉴사이언티스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24년의 1.6℃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2023년과 사실상 같은 수치다. 2024년 지구 온난화가 엘니뇨 영향으로 가속화됐다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기온을 낮추는 라니냐 국면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배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온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전례 없는 폭풍, 산불, 폭염 등 극한 기상이 잇따랐다. 사만다 버지스 C3S 국장은 "사람과 사회, 생태계에 실제로 타격을 주는 것은 평균 기온이 아니라 극한 기상"이라며 "지구가 더 따뜻해질수록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되고, 그만큼 폭풍과 강우의 위력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올여름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1만6500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10월에는 자메이카에 사상 최강 허리케인 '멜리사'가 상륙해 80명 이상이 숨지고, 약 88억 달러(약 12조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국제 연구 단체인 '월드 웨더 애트리뷰션(WWA)'은 이 허리케인의 강수량이 기후변화로 16%, 풍속은 7%가량 증폭됐다고 평가했다. 11월에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에서 연쇄적인 사이클론과 폭풍이 산사태와 대규모 홍수를 유발해 16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극지방의 빙하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현재 북극 해빙 면적은 같은 시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이며, 남극 해빙 역시 평년을 크게 밑돌고 있다. C3S는 최근 3년간의 평균 기온이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1.5℃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2029년 이전에 장기 평균 기온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선이 사실상 붕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버지스 국장은 "1.5℃가 절대적인 임계선은 아니지만, 이를 초과할수록 극한 기상은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진다"며 "기후 시스템의 '임계점(tipping point)'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열대 산호초의 돌이킬 수 없는 붕괴가 이미 시작됐으며, 아마존 열대우림의 급속한 쇠퇴와 그린란드·서남극 빙상의 붕괴, 남극 해빙 소멸 등 연쇄적 전환점에 인류가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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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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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4)] 2025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뜨거운 해⋯지구 평균기온 1.48℃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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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SDI 헝가리 괴드 배터리공장 '불법 가동' 논란⋯환경허가 취소 후에도 생산 지속
- 헝가리 시민사회단체들이 삼성SDI 괴드(Göd) 배터리 공장이 환경 인허가 취소 이후에도 불법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헝가리 현지 매체 24.hu에 따르면 그린피스 헝가리는 "괴드 공장은 법원 판결로 환경허가가 취소된 2025년 11월 27일 즉시 가동을 중단했어야 하지만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괴드-에르트 협회(Göd-ÉRT Egyesület)는 이를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에너지부에 즉각 폐쇄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은 감산 형태의 제한적 가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괴드 공장은 최근 정부 결정으로 1330억 포린트(약 5918억 원)의 보조금까지 추가로 지원받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미니해설] 헝가리 배터리 허가 논란, '환경 규제'와 '산업 육성' 충돌 헝가리에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규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쟁점의 중심에는 삼성SDI 괴드 배터리 공장의 불법 가동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법원 판결로 환경 인허가가 취소된 공장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헝가리 정부의 규제 집행 의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린피스와 지역 시민단체 괴드-에르트 협회에 따르면 괴드 공장은 지난 11월 27일 환경허가 취소 판결 이후 즉각 가동을 멈췄어야 했지만, 현재까지 공장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허가가 없는 상태에서 산업시설이 가동되는 것은 어떤 나라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논란을 키운 대목은 정부의 이중적 태도다. 시민단체의 폐쇄 요구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에너지부는 해당 공장의 '감산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환경 인허가 취소의 법적 효력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괴드 공장이 최근 개별 정부 결정으로 1330억 포린트의 추가 보조금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시민사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앞서 삼성 SDI는 2023년 하반기에 헝가리 정부와 9549억 포린트(약 4조 2400억 원)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헝가리 정부는 투자 약속을 받은 지 2년 뒤인 지난 10월 보조금 규모를 1330억 포린트로 공식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헝가리 괴드에 처음으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 뒤 이듬해 양산을 시작했다. NMP 처리 공장까지 겹친 유해물질 논란 논란은 삼성SDI 공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코마롬 인근에 위치한 JWH사의 NMP(엔메틸피롤리돈) 처리 공장을 둘러싼 환경 규제 공백도 도마에 올랐다. 이 시설은 배터리 산업에 적용되는 강화된 배출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1㎥당 150mg(150 mg/m3)이라는 높은 유해물질 배출 허용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헝가리 정부가 배터리 산업에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1㎥당 1mg(1 mg/m3)기준과도 크게 괴리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시설이 주거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최근 데브레첸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량의 NMP 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단체들은 "행정 해석 하나로 주민들이 장기간 고농도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 무대응에 쌓여가는 불신 이미 헝가리 시민단체 40여 곳과 전문가 그룹은 두 달 전 에너지부에 주민 건강 보호, 유해물질 통제, 운영 투명성 확보, 불법 가동 차단을 위한 공동 요구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의 공식 답변이나 실질적인 후속 조치는 없는 상태다. 그린피스는 최근 추가 공문을 통해 정부에 공식 해명과 전문가 협의를 재차 요구했다. 시몬 게르게이 그린피스 헝가리 화학물질 전문가는 "배터리 산업이 헝가리 제조업의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했지만, 정작 환경 보호와 주민 안전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는 산업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은 행정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치 경쟁'과 '환경 규제' 사이에서 흔들리는 헝가리 헝가리는 현재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거점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를 확대하면서 산업 기반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괴드 공장 논란은 헝가리식 '속도전 산업 육성'이 환경 규제와 정면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 산업에 대해 강화된 환경 기준과 공급망 투명성 규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헝가리가 현행과 같은 느슨한 규제 집행 기조를 유지할 경우, 향후 EU 차원의 제재나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삼성SDI를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중장기 유럽 전략에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지역 민원 차원을 넘어, '환경 규제를 무시한 산업 성장'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될 경우 기업 이미지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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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SDI 헝가리 괴드 배터리공장 '불법 가동' 논란⋯환경허가 취소 후에도 생산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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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국 증시, 금리 인하 확신 속 4거래일 연속 상승⋯S&P 사상 최고치 0.7% 앞
- 미국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확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 속에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2% 상승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 대비 0.7% 차이까지 접근했다. 나스닥지수는 0.3%,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0포인트(0.3%) 올랐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8%로, 시장 예상치(2.9%)를 소폭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예상에 부합했다. Fed의 최종 판단을 앞둔 마지막 물가지표가 안정 흐름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고용 둔화에 더 집중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87%까지 높아졌다. 기술주는 대형주보다 중형 반도체·소프트웨어주가 강세를 보였다. 인텔, 마이크론, 어도비, 세일즈포스 등이 4% 이상 상승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의 스튜디오·스트리밍 자산 인수를 발표한 이후 2% 넘게 하락한 반면, WBD는 5%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아래로 밀리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니해설] 금리 인하 '확정 구간' 진입한 뉴욕증시…이제 싸움은 '실적과 구조'다 이번 PCE 지표는 단순한 '양호한 물가' 수준을 넘어, 연준 정책 스탠스가 본격적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9월 근원 PCE 상승률 2.8%는 연준이 용인 가능한 범위에 이미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이제 물가가 아닌 '경기 둔화와 고용 냉각 속도'를 정책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 머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크라카워 부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표는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해 온 '다음 주 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실시된다'는 인식을 더욱 굳혀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현재처럼 안정 흐름을 유지하거나 더 둔화될 경우, 내년 초까지 추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뉴욕증시가 더 이상 '정책 기대의 초입'이 아니라 '정책 변화가 실제로 가격에 반영되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기술주 랠리의 확장과 '대장주 교체' 신호 이번 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기술주가 아닌 인텔, 마이크론, 어도비, 세일즈포스 등 중대형 기술주의 동반 급등이다. 이는 AI 메가캡 중심의 단일 랠리에서 반도체·소프트웨어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는 구조적 상승 국면으로 시장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크라카워는 향후 증시 흐름에 대해 "상승 흐름은 완만할 수도 있고, 변동성이 큰 구간을 거칠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여전히 긍정적인 경로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급등보다 변동성 속 완만한 상승, 즉 2026년 실적을 선반영하는 장세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리튬·원자재 시장, 2026년 공급 부족 경고음 UBS는 알버말(Albemarle)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며 "에너지 저장 수요 확대와 서방권 생산능력 증설 지연이 맞물리면서 2026년 리튬 시장이 구조적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리튬 가격은 내년 한 해 동안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알버말 주가에도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금리 인하 국면이 단순한 주식시장 랠리를 넘어 2차전지·에너지 저장·원자재 섹터 전반의 재평가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달러 약세 전환과 함께 구리 선물 가격도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빅딜, 미디어 산업 질서 재편의 서막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720억~830억 달러 인수(약 106조~122조 원)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유통 질서의 재편을 예고하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번 거래로 600억 달러(약 88조 원) 이상의 신규 부채를 떠안게 된다. 시장 반응은 즉각 엇갈렸다. WBD 주가는 급등한 반면, 넷플릭스 주가는 재무 부담 확대 우려로 하락했다. 극장 체인 주가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WSJ는 웨드부시 분석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 기간을 대폭 단축하거나 아예 우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AMC·시네마크 등 극장주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콘텐츠–플랫폼–극장으로 이어져 온 기존 유통 질서가 또 한 번 구조적 균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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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국 증시, 금리 인하 확신 속 4거래일 연속 상승⋯S&P 사상 최고치 0.7%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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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준 결단 앞두고 뉴욕증시 숨 고르기…다우 0.2%↓·나스닥 보합
- 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다음 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7.43포인트(0.22%) 내린 4만7775.47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85포인트(0.09%) 하락한 6843.87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6.02포인트(0.03%) 오른 2만3460.11로 강보합에 그쳤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1%로 전일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고,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1.941%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리의 동반 상승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는 19만1000건으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시장은 이를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계절적 왜곡으로 해석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 고용 알선업체 챌린저 자료에서는 올해 누적 감원 규모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고용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7%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연말을 앞두고 적극적인 베팅보다는 관망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한편 개별 종목에서는 실적 전망을 상향한 세일즈포스가 4% 안팎 상승했고, 메타는 대규모 구조조정 검토 소식에 3% 넘게 올랐다. 반면 실적 부진을 기록한 크로거는 6% 이상 급락했다. [미니해설] 금리 인하 앞두고도 시장이 멈춘 이유…'기대는 반영, 확신은 유보' 이번 장세의 핵심 키워드는 '기대의 소진'이다. 시장은 이미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해 둔 상태다. 이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은 오리온(Orion)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IO)의 발언이다. 홀랜드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은 연초 이후 꾸준히 잘 올라왔고, 11월 하반기에도 강한 흐름을 보였다. 여기서부터 시장이 옆으로 기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0.25% 포인트 금리 인하는 이미 너무 널리 예고돼 왔고, 시장도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개월간의 강한 상승과 최근 변동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시장이 시간을 보내듯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증시 정체가 악재가 아닌, '호재 소진 이후의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고용 지표는 '좋은 수치, 나쁜 신호'의 모순 이번 주 발표된 고용 지표 역시 시장의 혼란을 키웠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시장은 이를 고용 개선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씨티그룹은 "이번 실업수당 청구 감소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계절 요인의 영향이 크며, 이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계절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통계 왜곡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즉 숫자는 좋았지만, 시장 신뢰도는 낮았던 셈이다. 오히려 구조조정과 감원에 대한 경계는 더 커지고 있다. 챌린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들의 누적 감원 규모는 100만 명을 넘어서며 코로나 이후 최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인공지능 도입, 기업 구조조정, 관세 부담이 고용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힘을 얻는다. 금리·환율·채권, 동시에 흔들리는 글로벌 금융축 이번 증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1.94%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글로벌 채권 시장의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은행의 우에다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발언하면서도, 시장은 일본의 장기 완화 기조가 사실상 종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역시 10년물 국채 금리가 4.11%로 반등하며 주식시장에 압력을 가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을 직접적으로 압박한다. 특히 AI·기술주 중심으로 고평가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의 추가 반등은 증시의 '뚜껑'을 당분간 닫아두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시장은 '베팅'이 아니라 '확인'을 기다린다 현재 시장의 태도는 공격이 아니라 검증이다. 빅테크,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연준의 실제 정책 결정과 2026년 경기 방향에 대한 확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수 자체를 위로 밀어 올릴 매수 동력이 부족한 상태다. 그럼에도 종목별 움직임은 이미 다음 국면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메타에 대해 하이타워 어드바이저스의 스테파니 링크 최고투자전략가는 "나는 계속해서 비중을 늘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주가가 지금보다 훨씬 더 올라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AI·광고·비용 구조조정이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기업에 대한 중장기 베팅은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 하나 주목할 흐름은 러셀2000 지수의 강세다. 중소형주 지수는 대형주 대비 1% 이상 웃돌며 자금이 서서히 대형 기술주 일변도에서 분산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이는 2026년을 대비한 포트폴리오 '재편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연준은 다음 주, 시장은 2026년을 본다 지금의 뉴욕증시는 방향을 잃은 것이 아니라 시계를 미래로 넘기는 구간이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는 거의 기정사실이 됐고, 시장의 관심은 '얼마를 내리느냐'보다 '얼마나 더 내릴 것이냐'로 이동하고 있다. 고용은 둔화되고 있지만 붕괴는 아니고, 금리는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지만 자산시장을 밀어올릴 만큼 빠르지도 않다. 결국 이번 횡보장은 2026년 경기 방향과 AI 산업의 실질 수익성 검증을 앞둔 '전초전 성격의 정지 구간'에 가깝다. 숫자는 움직였지만 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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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준 결단 앞두고 뉴욕증시 숨 고르기…다우 0.2%↓·나스닥 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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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6)] 가상화폐 매도세 재연⋯엔캐리 청산 우려 악재 겹쳐
-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이 12월 들어서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1일 오전장에서 약 7% 하락해 심리적 저항선인 8만5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장중 일시 8만4000달러도 무너졌다. 또한 시총 2위 이더리움도 약 7%초반 급락해 2800달러 아래로 말렸다. 솔라나도 약 8% 미끌어지는 등 가상화폐가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10월 초순 연쇄적인 강제청산이 발생한 이후 불안정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17% 추락했지만 지난주에는 매물 압박이 완화되면서 9만달러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12월 첫날 매도세가 재연되면서 추가적인 급락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팔콘X의 아시아태평양 파생상품 책임자 숀 맥널티는 "12월은 리스크 회피 개막"이라면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비트코인 상장투자신탁(ETF)로의 자금유입이 부족해 이번달도 구조적인 역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다음 중요 저항선으로 8만달러를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초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광범위한 거시적인 요인의 변동에 따른 영향도 받았다. 우에다 가츠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발언으로 일본증시와 채권이 크게 하락했다. 엔화가치는 달러대비 상승반전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CoinEX의 수석애널리스트 제프 코는 "거시환경에서는 일본국채 수익률 상승이 추가적인 악재가 됐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가속화할 가능성을 시장이 감안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이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리스크자산을 압박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보유한 스트래티직은 이날 앞으로의 배당과 이자지급에 대비해 14억 달러(약 2조590억 원)의 준비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보유중인 비트코인의 매각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시킬 목적이 있다. 다만 불안감을 해소하는데에까지는 이르지 못해 스트래티직 주가는 장중 일시 7.9%나 급락했다. 새로운 준비금은 클래스A 보통주 매각자금으로 충당돼 적어도 앞으로 21개월분의 배당금 지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최장 2년분의 지급을 충당할 만큼의 자금을 준비금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주 7000만 달러의 유입에 그쳤다. 지난 1개월간 약 46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는데 이 유출자금의 대부분은 i 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에서 였다. 투자자들은 이 펀드로부터 5주연속으로 자금을 빼내고 있으며 지난 2024년1월 상장이후 최장기간 유출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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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6)] 가상화폐 매도세 재연⋯엔캐리 청산 우려 악재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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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급락에 뉴욕증시 동반 하락⋯12월 첫 장부터 변동성 경고
-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7% 급락하며 8만 5000달러 선이 무너진 12월 첫 거래일, 뉴욕증시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휘말려 일제히 하락했다. 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5% 내렸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4%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357포인트(0.7%) 밀리며 5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8만 5000달러 아래로 급락했고,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22% 하락했다.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12만 6000달러대) 대비 낙폭은 30%를 넘겼다. 스트래티지, 코인베이스,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동반 급락했다. AI(인공지능) 대표 종목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브로드컴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2% 넘게 하락했다. 다만 엔비디아가 시놉시스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놉시스 주가는 급등했고, 엔비디아도 1% 넘게 올랐다. 소비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홈디포와 월마트가 동반 상승했고, 소매업종 ETF(XRT)는 1% 가까이 오르며 최근 5거래일 상승률이 7%를 웃돌았다. 에너지 업종도 우크라이나 드론의 러시아 원유 인프라 공격과 OPEC+의 감산 유지 결정으로 1% 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을 '숨 고르기'로 평가했다. 로버트 샤인 블랭키샤인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은 현재 소화 국면에 있다"며 "연준이 다음 주 다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주식의 기본 여건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비트코인 쇼크와 AI 조정, 12월 증시는 '속도 조절' 국면으로 12월 첫 거래일의 핵심 변수는 단연 비트코인 급락이었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8만 5000달러 선이 붕괴되며 하루 낙폭 7%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은 3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근 한 달 하락률은 22%, 10월 초 사상 최고치(12만 6272달러) 대비로는 33% 가까이 밀린 상황이다. 이 여파는 주식시장으로 즉각 전이됐다. 스트래티지는 9% 급락했고, 코인베이스와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WSJ는 "가상자산 급락이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스트래티지 등 암호화폐 관련 종목의 동반 약세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는 단순한 코인 가격 조정이 아니라 레버리지를 활용한 위험자산 전반의 동시 디레버리징(위험 축소)이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AI 거품 논쟁 속 옥석 가리기…델 저평가 논쟁의 의미 AI 관련주도 조정 흐름을 이어갔다. 브로드컴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2% 이상 밀렸고, 11월 한 달 동안 나스닥지수는 1.5% 하락하며 7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 끊겼다. CNBC는 "11월 중 한때 나스닥은 10월 종가 대비 8% 가까이 밀리며 AI 밸류에이션 우려가 고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AI 산업 자체의 붕괴보다는 '속도 조절'과 '선별적 재평가'에 맞춰져 있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AI 지출의 실효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검증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이는 강세장을 끝낼 만큼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저점에서의 반등은 여러 측면에서 인상적이며, 연말 시장을 강하게 마무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종목이 델 테크놀로지스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기술 리서치 책임자 폴 믹스는 "지난주 반등 이후에도 델은 절대적으로,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델은 올해 약 250억 달러 규모의 AI 서버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몇 년간 매출 성장률은 10% 이상, 주당순이익(EPS)은 15%까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믹스는 특히 "AI 인프라 핵군비 경쟁(nuclear arms race)은 앞으로 최소 2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델 같은 종목은 이 흐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연준 3연속 인하 기대와 트럼프 변수의 이중 압력 시장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이다. WSJ는 "투자자들은 12월 10일 종료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세 번째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CME 그룹 자료상 인하 확률은 80%를 웃돈다. CNBC에서도 로버트 샤인 CIO는 "주식은 현재 소화 국면에 있다"며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식의 기본 환경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 후보를 결정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예측시장에서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 논란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4.099%까지 상승하며 위험자산에 부담을 줬다. 금리·채권·성장주·AI주·가상자산이 하나의 고리로 다시 연결되며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재가동되고 있다. OPEC+·우크라이나 변수, 에너지만 살아남은 하루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은 가운데 에너지 업종만은 강세를 보였다. CNBC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원유 수송 선박과 흑해 수출 터미널을 타격한 데다, OPEC+가 2026년 1분기까지 증산을 보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APA, 발레로는 2~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당일 시장이 'AI·코인 같은 고위험 자산에서 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한 실물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전형적 방어 패턴'을 보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12월 증시, '비트코인·AI·연준' 3대 축의 시험대 통계적으로 12월은 S&P500 기준 연중 세 번째로 강한 달이다. 그러나 올해 12월은 비트코인 급락, AI 조정, 연준 인사 변수,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겹치며 출발부터 변동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강세장의 종말로 보지는 않는다. 메이필드의 말처럼 이는 "치명적인 붕괴가 아닌 검증 과정"에 가깝다. 결국 12월 증시는 비트코인의 하방 안정 여부, 연준의 3연속 금리 인하 실행, 그리고 AI 인프라 실적주의 실적 가시성 확인이라는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다시 방향성을 잡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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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급락에 뉴욕증시 동반 하락⋯12월 첫 장부터 변동성 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