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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발의 사람과 결(5)] 결핍과 욕망의 변주곡-전쟁
- 결핍과 욕망의 변주곡-전쟁 현대사의 시작을 알린 국가란 18세기 후반 미국 독립 전쟁과 프랑스 혁명으로 국가의 주인이 왕이 아닌 시민임을 선포하면서 탄생했습니다. 그런 국가의 의사를 결정하는 주권도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 국경선도 단순한 선이 아닌 자원과 생존권이 직결된 날선 경계선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 권력인 주권은 민주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주권이 누구에게 있고 어떻게 행사되는지에 따라 역사의 흐름이 바뀌어 왔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도 지도자 한 명의 야욕이 아니라 수세기에 걸쳐 축적된 지정학적 결핍의 산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륙국이 바다로 나가기 위해 부동항(바닷물의 표면이 얼지 않는 항구)을 갈구하고, 에너지 자원을 독점하여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려는 시도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경제적 풍요가 곧 국력인 시대에 자원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은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지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이데올로기의 몰락과 정체성의 충돌이후 냉전 시대의 종식은 인류에게 평화를 약속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의 벽이 허물어진 자리에는 파편화되고 날 선 정체성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문명의 충돌』을 쓴 사무엘 헌팅턴이 예견했듯이 현대의 전쟁은 문명과 문명, 종교와 종교, 인종과 인종 사이의 미시적인 균열에서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과거의 전쟁이 영토 확장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졌다면, 현대의 전쟁은 우리와 저들을 구분 짓는 혐오와 공포를 먹고 자라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은 정보를 공유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타자에 대한 적대감을 순식간에 증폭시키는 확성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고립된 집단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받기 위해 선택하는 손쉬운 방법은 공동의 적을 상정하고 무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쟁은 정치적 수단을 넘어 집단적 존재 증명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현대 전쟁은 기술 역설의 연속성을 논할 때 경제적 구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경고했던 군사 공업 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는 현대 국가 경제의 거대한 축이 되었습니다. 전쟁은 파괴적인 행위인 동시에 누군가에겐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거대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무기 체계의 고도화는 전쟁의 문턱을 낮추는 역설을 낳았습니다. 드론과 미사일 기술의 발전은 피를 적게 흘리는 전쟁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정치 지도자들이 무력 사용을 결정할 때 느끼는 도덕적 부채감을 경감시키기도 합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전쟁은 더 정교해지고, 더 은밀해지며, 결과적으로는 더 지속적인 형태를 띠게 된 것입니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무기를 만드는 행위가 다시 전쟁을 부르는 안보적 딜레마는 현대사가 직면한 가장 아픈 모순 중 하나입니다. 이렇듯 전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인간의 망각에 있습니다. 참혹한 전쟁을 겪은 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전쟁의 고통은 추상적인 기록으로 남게 된 것입니다. 평화가 길어질수록 그것을 당연한 공기처럼 여기는 세대는 전쟁을 일종의 게임이나 해결책으로 오판하기 쉽습니다. 현대사의 비극은 우리가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해서가 아니라, 배운 것을 너무 빨리 잊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전쟁은 인간의 이성이 마비된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차가운 계산과 뜨거운 감정이 뒤섞여 합리적이라고 착각하는 순간에 터져 나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외치지만, 그 외침의 기저에는 상대를 굴복시켜야만 내가 안전할 수 있다는 원시적인 공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현대사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인간 본성의 결함이라기보다 우리가 구축한 현대 문명의 구조적 결함에 가깝습니다. 국가라는 틀, 자원의 한계, 정체성의 벽, 경제적 이윤, 이런 엔진들이 맞물려 전쟁이라는 기계를 계속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비극적인 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반전(反戰) 구호를 넘어, 국경과 이익을 초월한 새로운 인류적 연대의 틀을 고민해야만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일어나게끔 방치되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봐야 할 때입니다. <필자 소개> 이위발 1959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 『지난밤에 내가 읽은 문장은 사람이었다』 출간했습니다. 산문집 『된장 담그는 시인』과 『솜솜한 인연』을 펴냈으며, 안동문화100선 『이육사』를 출간했습니다. 현재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웹진 《엄브렐라》 주간과 한국디카시인협회 경북지부장을 맡아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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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발의 사람과 결(5)] 결핍과 욕망의 변주곡-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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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유가 100달러' 돌파⋯호르무즈 봉쇄가 흔든 세계 경제
- 중동의 전운(戰雲)이 터진 지 보름 만에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이 초래한 지정학적 격변은 단순한 '단기 진통'을 넘어, 이미 균열이 시작된 글로벌 경제의 연쇄 붕괴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팬데믹 이후 최대의 공급 측면 쇼크에 직면하며 물가 폭등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덮치는 '복합 위기'의 터널로 진입했다. 호르무즈의 비명⋯멈춰선 유조선단 이란 전쟁이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세계 에너지의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블룸버그의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초순 해협 물동량은 예년 대비 80% 급감했다. 이란 정권의 해협 폐쇄 고수와 미군의 무차별 공습이 맞물리며, 주요 선사들은 보험료 폭등과 피격 위험에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이러한 물류 마비는 즉각적인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 금요일 배럴당 100달러 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선물 시장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컸던 일주일로 기록될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심리적 불안을 넘어 '물리적 공급 절벽'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美 경제⋯금리 인하의 실종 미국 경제 역시 전쟁의 여파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WSJ은 공습 전부터 미국 경제가 이미 여러 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치(1.4%)의 절반 수준인 0.7%에 그쳤고, 가계 지출은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으며 급격히 위축됐다. 가장 치명적인 대목은 근원 물가의 역습이다.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연준 목표치(2%)를 크게 웃도는 3.1%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 폭등은 연준의 발을 묶어버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단 한 차례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40%까지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동시에 가계를 압박하는 '피냐타(Piñata)' 형국이 현실화된 것이다. 한국, 에너지 쇼크 '최대 위험군' 전락 대륙별 명암은 더욱 짙다. 독일 산업 생산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유럽의 '병자'로 다시 전락했고, 영국 역시 성장이 멈춰 섰다. 아시아 국가들의 처지는 더욱 절박하다. 노무라 글로벌 이코노믹스는 한국과 태국을 이번 유가 쇼크에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높은 에너지 집약도와 화석 연료 수입 의존도 때문이다. 중국 역시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연초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으나, 중동발 수요 위축과 물류비 상승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 목표를 설정했던 베이징에 이번 전쟁은 '치명적 외부 충격'이 되고 있다. [Key Insights]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100달러 돌파는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의 서막이다. 노무라 등 주요 기관이 한국을 유가 쇼크의 최대 피해국으로 지목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원유 수입 비용 급증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제조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라는 연쇄 파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소멸한 상황에서 가계 부채 부담은 한계점에 다다를 전망이다. 정부와 기업은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환경'을 상시 전제로 두고,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내수 방어를 위한 비상 경영 체제로 즉각 전환해야 한다. [Summary] 이란 전쟁 보름 만에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은 성장 둔화 속 물가 상승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급격히 낮아졌다. 유럽은 산업 생산 부진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는 에너지 수입 비용 폭등에 따른 신용 위험과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했다. 글로벌 통상 질서가 팬데믹 이후 최대 충격을 받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를 장기 불황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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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유가 100달러' 돌파⋯호르무즈 봉쇄가 흔든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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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3개월 연속 감소⋯2금융권 3조3000억 급증에 전체는 두 달째 증가
- 정부와 은행권의 강도 높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 2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23년 1∼3월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2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3000억원 늘며 증가 폭을 키운 탓에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에서 4000억원 늘어 반등했고, 상호금융권 집단대출이 급증하면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대출 조이니 2금융권으로…가계부채 숨은 팽창, 규제의 역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은행권 대출 증가세를 눌렀지만, 전체 가계부채 흐름까지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지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6월 6조2000억원까지 불어났던 월간 증가 폭은 6·27 대책과 10·15 대책, 여기에 연말 총량관리까지 겹치면서 급격히 둔화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2조원 감소로 돌아선 뒤 올해 1월 1조1000억원 감소, 2월 3000억원 감소로 석 달 연속 줄었다. 은행권만 놓고 보면 대출 조이기가 일정한 효과를 낸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흐름은 엇갈렸다. 주택담보대출은 934조9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신학기 이사 수요까지 겹친 영향이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36조6000억원으로 7000억원 줄어 석 달째 감소했다. 연초 상여금 유입에도 주식투자 수요가 늘면서 감소 폭은 다소 축소됐다. 문제는 은행권 억제만으로 전체 가계부채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늘어 1월 1조4000억원 증가보다 폭이 더 커졌다. 은행권에서 3000억원 줄었지만 2금융권에서 3조3000억원이 늘며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특히 상호금융권이 3조1000억원 증가하며 전체 확대를 주도했다. 집단대출 위주 증가라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과 맞물린 자금 흐름이 여전히 강하다는 뜻이다. 대출 항목별로 봐도 부동산 자금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4조2000억원 늘어 전월 3조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줄었지만 전월 1조6000억원 감소에 비해 줄어든 폭은 축소됐다. 은행 창구를 조여도 시장 전체에서는 주담대 중심의 증가세가 살아 있다는 의미다. 당국도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다소 꺾이고 일부 강남 지역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있지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듯하다가 다시 확대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가계대출 흐름은 집값 기대 심리, 정책 강도, 비은행권 자금공급 속도에 따라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한편 2월 은행 기업대출은 9조6000억원 늘어 137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이 5조2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4조3000억원 증가했고, 개인사업자 대출도 1조원 늘었다. 수신은 47조3000억원 급증했다.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 대기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39조6000억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10조7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자금 흐름의 결은 단순하지 않다. 자산운용사 수신에서는 주식형펀드가 34조1000억원 급증했고 기타펀드도 7조6000억원 늘었다. 반면 채권형펀드는 2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정기예금에서 가계 자금이 2조원 후반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통상 2월 상여금으로 대출을 갚거나 예금을 늘리던 패턴과 다른 움직임이다. 예금과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일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2월 금융 흐름은 세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첫째, 은행권 대출 규제는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 둘째, 그 효과는 2금융권 확대로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 셋째, 가계 자금은 대출 상환과 예금 확대보다 투자처 이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가계부채를 안정시키려면 은행권 총량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까지 포괄하는 정교한 관리 없이는 규제가 다른 통로를 키우는 역설만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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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3개월 연속 감소⋯2금융권 3조3000억 급증에 전체는 두 달째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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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산유국, 호르무즈 봉쇄에 '감산' 응수⋯에너지 공급망 동맥경화 현실화
-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에너지 공급망의 물리적 마비로 전이되며 '3차 오일쇼크'의 문턱을 넘어섰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선박의 통항 중단으로 이어지자,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 및 정제 시설 가동을 전격 축소하기 시작했다. 원유를 실어 나를 유조선이 끊기며 저장 시설이 한계치에 다다른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출구 잃은 원유, 산유국들 줄지어 '포스 마쥬르' 선언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OPEC 내 핵심 산유국인 쿠웨이트와 UAE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불능 상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생산량 감축에 돌입했다. 쿠웨이트 석유공사(KPC)는 "이란의 선박 통행 위협으로 인한 예방적 조치”라며 불가항력적 계약 불이행을 의미하는 '포스 마쥬르(Force Majeure)'를 선언했다. 쿠웨이트는 토요일 10만 배럴 감산을 시작으로 일요일에는 그 규모를 세 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에너지 시장의 병목 현상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이라크가 일일 150만 배럴을 감산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최대 정유 시설을 폐쇄했고, 카타르 역시 세계 최대 LNG 수출 플랜트 가동을 중단했다. 산유국들은 생산된 원유를 보관할 저장 탱크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유정을 잠그는 최악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유가 주간 35% 폭등⋯'100달러 시대' 재진입 초읽기 시장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35% 이상 급등하며 선물 거래 역사상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92.69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0.90달러로 장을 마쳤다. JP모건은 해협 폐쇄가 3주 이상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분쟁을 "단기적인 진통"이라며 조기 수습을 장담했으나, 시장의 공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UAE가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150만 배럴 규모의 푸자이라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지만, 해협을 통해 쏟아져 나오던 일일 2,000만 배럴의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원유와 LNG 공급의 동시 중단은 화석 연료에 기반한 현대 문명의 에너지 하방 지지선을 무너뜨리고 있다. [Key Insights]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는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90%를 넘는 한국 경제에 '국가 비상사태'급 타격을 의미한다. 유가 100달러 진입은 국내 물가 상승률을 다시 5~6%대로 밀어 올릴 수 있으며,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소멸시키고 가계 부채 부담을 가중시킨다. 특히 카타르산 LNG 공급 중단은 전력 요금과 도시가스 가격의 폭등을 예고하는바, 이는 국내 제조업 전반의 원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치명타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 등 단기 처방을 넘어, 미국 및 북해산 원유 수입 확대를 위한 긴급 쿼터 확보와 국가 에너지 소비 효율을 강제로 높이는 '전시 에너지 로드맵'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 [Summary]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위협으로 선박 통행이 마비되자 쿠웨이트와 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저장 시설 포화로 인해 원유 생산 감축을 시작했다. 국제 유가는 한 주 만에 35% 이상 폭등하며 90달러 선을 넘어섰고, 사태 장기화 시 100달러 돌파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사우디와 카타르 등 지역 내 주요 에너지 거점이 연쇄적으로 가동을 멈추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사상 초유의 '공급 절벽'에 직면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금융 시장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하며 안전 자산으로의 대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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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산유국, 호르무즈 봉쇄에 '감산' 응수⋯에너지 공급망 동맥경화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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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용등급 강등⋯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은 상향
-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반면,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가 24일 발표한 '2025년 주요국 국가신용등급 변동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무디스에서 Aaa에서 Aa1으로 강등됐다. 감세로 세입이 줄었으나 의무지출이 늘며 재정적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중국도 피치에서 A+에서 A로 낮아졌다. 내수 부진과 성장 둔화, 디플레이션 압력이 반영됐다. 반면 이탈리아(Baa3→Baa2), 스페인(A-→A), 포르투갈(A-→A) 등은 재정 개선과 성장세를 인정받아 등급이 올랐다. 한국은 S&P AA, 무디스 Aa2, 피치 AA-로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미니해설] 재정이 가른 신용지도…美·中 하향, 남유럽은 반등 2025년 글로벌 신용지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24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나란히 하향 조정된 반면, 재정 취약국으로 분류되던 남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재정 건전성과 구조개혁 성과가 신용평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은 무디스가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감세 정책으로 정부 수입이 감소했지만 사회보장 등 의무지출은 증가해 재정적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된 점이 주요 배경이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국채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신용등급에 반영된 셈이다. 피치는 중국을 A+에서 A로 등급을 낮췄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성장률이 둔화했고, 내수 부진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구조적 성장 둔화 우려도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역시 정치적 불안정과 재정 경직성이 문제로 부각됐다. S&P와 피치 모두 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다. 연금 개혁을 유예하면서 재정개혁 의지가 약화됐고, 높은 세율에도 추가 세수 확대 여력이 제한적인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회지출 비중이 EU 평균보다 높은 구조 역시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이탈리아는 무디스와 피치가 각각 한 단계씩 등급을 올렸다. 정부 투자 확대와 디지털화, 세수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페인은 대규모 이민 유입으로 노동 공급이 늘고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성장 기반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르투갈도 관광산업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전망, 낮은 실업률 등이 반영돼 등급이 상향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국가가 여전히 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임에도 등급이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부채 규모보다 성장 잠재력과 재정 운용의 신뢰도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S&P AA, 무디스 Aa2, 피치 AA-로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상향된 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거시경제 안정성과 재정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등급 변동은 글로벌 경제의 '재정 시험대'를 보여준다. 고금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재정 여력과 구조개혁 의지가 국가 신용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 성장률, 정치 안정성, 부채 관리, 개혁 추진력 등 복합 요인이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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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용등급 강등⋯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은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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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유의⋯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개선"
-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개선을 전망하면서도 미 관세 정책과 글로벌 AI 투자 조정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경고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수출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서울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재확대 가능성 등 금융 불균형 리스크가 병존하는 만큼 통화정책은 신중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미국의 관세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 부각 등에 따라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정책 추진과 반도체 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기조적으로 하락 전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용 총재는 "내수 회복과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국제 유가와 환율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연율 10%를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금융 불균형 누증 우려도 제기됐다. [미니해설] '성장 개선' 속 변동성 경고…통화정책은 신중 모드 한국은행이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 '상당 폭 개선'을 예고하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불안 요인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았다. 성장률 상향 기대와 자산시장 리스크가 교차하는 국면에서 통화정책의 운신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내수 회복과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회복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 호조와 공급자 우위 상황이 이어지면서 최소 올해까지는 추세를 웃도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한다. 상방 요인으로는 '피지컬 AI' 확산 등 신산업 수요 확대가 꼽혔고, 하방 요인으로는 AI 투자 조정 가능성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제시됐다. 한은은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글로벌 교역과 금융시장에 파급력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반영해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AI 기업의 고평가 논란과 수익성 검증 이슈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조정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기조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변동성 확대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율 역시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지속,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 수급 요인과 달러·엔화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외 차입 여건과 외화 유동성은 양호하며, 정부가 낮은 가산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는 보다 경계적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과열은 다소 진정됐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연율 기준 10%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 3구보다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의 상승폭이 더 확대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는 시장 열기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계대출 역시 잠재 리스크로 지목됐다.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될 경우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노력과 최근 대출 금리 상승은 일부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물가는 목표 수준인 2%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은 국내 물가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이 총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경기·물가·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기 완화나 긴축 전환을 단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장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자산시장 과열과 금융 불균형 우려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정책 신중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과 대미 투자 재원 문제도 언급됐다. 한은은 대미 투자 소요 재원은 보유 외화자산 운용수익 범위 내에서 충당할 계획이며,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공사 손실 누증 시 정부 보전 필요성 등 제도적 전제도 함께 언급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과 '높은 변동성'이라는 두 축 위에 서 있다. 반도체 호황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미 관세 정책과 AI 투자 조정, 자산시장 과열 가능성은 변동성의 근원으로 남아 있다. 한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성장 회복을 긍정하되, 자산시장과 금융 불균형의 누증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낙관과 경계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이다. 코스피의 방향성보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 관리이며, 부동산과 가계부채 흐름은 통화정책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은은 '성장 개선'이라는 희망 신호와 함께, 정책의 나침반을 여전히 신중 쪽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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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유의⋯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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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대법원 '철퇴' 맞은 트럼프 관세⋯'플랜B' 무역법 122조 꺼내며 전면전 예고
-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강행해 온 상호 관세 정책에 최종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무역 적자 해소와 미국 제조업 부흥을 명분으로 이 관세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 전반에 10퍼센트 기본 관세를 매기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보복성 세금을 부과하면서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 국정 운영 동력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 전반에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위법 행위라고 6대 3으로 판결했다. 이 판결로 지난 반세기 동안 단 한 번도 관세 부과에 쓰이지 않았던 비상경제권한법을 앞세운 상호 관세는 즉각 법적 근거를 상실했다. 다수 의견을 집필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헌법이 세금과 관세를 매길 권한을 오직 입법부인 의회에만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 역시 보충 의견에서 "입법 과정의 숙고적 특성이야말로 자유를 지키는 방파제"라며 의회를 우회하려는 행정부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관세를 매겼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법률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주지만 관세를 부과할 명시적 권한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가 경제와 정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의회가 명확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는 법리를 엄격하게 적용해 행정부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소송은 갑작스러운 관세 폭탄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 내 수많은 기업과 12개 주 정부가 연합하면서 시작됐다. 핵심 국정 과제가 무력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며 법망을 우회하는 대안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결정을 "수치스럽다"고 비난했다. '대법관들이 외국 세력에 부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정치적 이유로 고금리를 선호하는 무능한 인물"이라며 불만을 터트리는 등 경제 정책 전반에 걸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본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미국을 착취하던 외국 국가들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겠지만 그 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기존 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수단으로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3일 안에 새로운 10퍼센트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위법 판결을 받은 관세 정책 대신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는 무역법 301조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법 232조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두 법안은 대통령 선에서 바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다. 무역법 122조는 심각한 국제 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최대 150일 동안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낡은 조항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러한 대체 법안을 동원하면 올해 미국 정부가 거둬들이는 관세 수입은 기존과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대한 환급대란 예고 대법원 판결은 당장 미국 경제 전반에 거대한 환급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전국소매연맹 등 주요 경제 단체는 기업들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급심 법원이 명확한 환급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조세재단 부사장 에리카 요크는 대법원이 위법으로 판단한 법률을 근거로 미국 정부가 징수한 관세 규모가 최소 1600억 달러(약 232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법관들은 관세 환급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반대 의견을 낸 브렛 캐버너 대법관은 "이미 수입업자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한 상황에서 수십억 달러를 환급하는 과정은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아마존 브랜드 매니저이자 컨설턴트인 마틴 호이벨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통 공룡들이 이번 판결을 빌미로 납품 단가 인하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정부가 관세 수입 감소로 구멍 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장기물 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피치 레이팅스 소속 경제학자 올루 소놀라는 "이번 판결로 올해 부과된 관세 가운데 60퍼센트 이상이 소멸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등 주요 교역국 대미 투자 재협상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독단적인 관세 행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관세 면제를 대가로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맺었던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이 마주한 불확실성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하던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지면서 국제 사회는 새로운 무역 역학 관계 재편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관세 면제를 대가로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맺었던 주요 교역국들은 일제히 복잡한 계산에 돌입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연합 등 여러 국가는 상호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건네며 새로운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07조 원),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97조 원), 유럽연합은 6000억 달러(약 870조 원) 규모 투자를 압박받았다. 그러나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하던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지면서 국제 사회는 새로운 무역 역학 관계 재편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존 합의를 둘러싼 정당성 논란과 전면 재협상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유럽연합 의회는 판결 직후 미국과 맺은 무역 협정 이행을 연기할지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미국의 높은 관세 장벽에 고전하던 스텔란티스와 BMW 등 유럽 자동차 기업과 럭셔리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통상 장관은 이날 대법원 판결을 두고 "미국의 관세 부과가 정당하지 않다는 캐나다 입장을 명백히 뒷받침해 준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 관세에 맞서 싸워 거둔 중요한 승리"라며 "백악관 후속 조치를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앞서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호 관세 무효 판결이 나올 경우 미국과 합의를 맺은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면서 상황에 따라 최적의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행정부 권한 팽창을 저지한 사법부 판단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헌법이 정한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했다"며 대법원 결정을 반겼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역시 이번 판결을 "삼권분립의 위대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판결이 터무니없다"며 "의회가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을 즉각 입법화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법원 판결조차도 트럼프 관세가 남긴 거대한 경제적 상처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관세 수입 증발로 미국 국가 부채가 2조 달러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 수단으로 내세운 무역법 301조와 122조 조항들은 적용 기한이 짧고 조사 절차가 복잡해 이전처럼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관세 부과 효과를 거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법적 허점을 끊임없이 파고들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억지로 연장하려 시도할 수록 세계 무역 시장 불확실성은 한동안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Key Insights] 트럼프 관세에 대한 미 대법원의 위헌 판결은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해 온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법적으로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이 관세 면제를 조건으로 미국과 맺었던 막대한 규모의 투자 합의(약 507조 원)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명분을 제공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 등 우회로를 통해 10% 보편 관세를 강행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한국 정부와 기업은 환급 소송 등 단기적 법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150일 주기로 변동성이 극대화될 미국의 ‘꼼수 관세’ 리스크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을 펼쳐야 한다. [Summary]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앞세워 부과한 광범위한 상호 관세에 대해 행정부의 권한 남용이라며 6대 3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을 맹비난하며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3일 내 새로운 10%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는 '플랜 B'를 선언했다. 이번 판결로 미국 내에서는 최소 232조 원 규모의 초대형 관세 환급 대란이 예고됐으며, 관세 면제를 대가로 막대한 대미 투자를 약속했던 한국과 EU 등 주요 교역국들의 전면적인 재협상 요구가 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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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대법원 '철퇴' 맞은 트럼프 관세⋯'플랜B' 무역법 122조 꺼내며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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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1천978조 사상 최대'⋯빚투·영끌에 2천조 눈앞
- 지난해 4분기에도 '빚투'와 '영끌'이 이어지며 가계 빚이 다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잔액은 2천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1978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조원 늘었다. 200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연간 증가액은 56조1000억원(2.9%)으로 2021년 이후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정부 규제로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 기타대출이 주식 투자 수요 영향으로 확대됐다. 가계신용은 7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니해설] 2천조원 코앞 가계부채…주담대 눌러도 '빚투'가 밀어 올렸다 한국 가계부채가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다소 줄었지만, 주식 투자 수요가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를 자극하며 전체 부채를 끌어올렸다. ‘영끌’과 ‘빚투’가 동시에 작동한 구조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14조원 증가했다. 2024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분기 증가 폭은 3분기(14조8천억원)보다 소폭 축소됐지만, 절대 규모는 사상 최대다. 연간으로는 56조1천억원 늘어 2021년(132조8천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만 보면 4분기 말 1852조7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7조3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8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대출 창구별 흐름이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6조원 늘었다. 주담대가 4조8000억원 증가했고, 3분기 감소했던 기타대출도 1조2000억원 반등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주담대가 6조5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줄었다. 특히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신용공여가 2조9천억원 급증한 점은 '빚투' 흐름을 뒷받침한다. 보험약관대출과 은행 신용대출 증가도 주식 투자 수요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 대금 등 판매신용 역시 2조8000억원 늘어 소비 회복 흐름도 일부 반영됐다. 다만 한은은 거시 건전성 측면에서 다른 시각도 제시한다. 지난해 연간 가계신용 증가율(2.9%)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대 후반 추정)보다 낮아,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오히려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부채 절대 규모는 늘었지만, 경제 규모 대비 부담은 다소 완화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구조다.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되면 자금은 다른 자산시장으로 이동한다. 실제로 4분기에는 주담대 증가 폭이 둔화된 대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이 확대됐다. 이는 금리 변동이나 주가 조정 시 가계의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는 취약성을 내포한다. 가계부채는 소비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잠재 리스크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와 자산시장 반등이 맞물릴 경우 차입을 통한 투자 확대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천조원을 눈앞에 둔 가계부채가 안정 국면으로 돌아설지, 아니면 다시 가속 페달을 밟을지는 자산시장 흐름과 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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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1천978조 사상 최대'⋯빚투·영끌에 2천조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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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변동금리 5개월 만에 하향 조정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준거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다섯 달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2.77%로, 전월(2.89%)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잔액 기준 코픽스는 2.84%에서 2.85%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를 토대로 산출되는 지표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지수가 낮아지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오르면 조달 부담이 확대된다. 신규 취급액 및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 등 수신 상품 금리를 기반으로 산정된다. 2019년 6월 도입된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는 2.48%로 전월(2.47%)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코픽스에는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의 금리까지 포함된다.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20일부터 이번에 공표된 코픽스 수치를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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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변동금리 5개월 만에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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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인수전' 다시 안갯속⋯파라마운트와 재협상
- 글로벌 콘텐츠·미디어 업계 공룡 기업 탄생을 예고했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이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시간 17일 워너브러더스는 지난해 12월 중단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와의 인수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협상 재개에는 일주일의 기간이 부여됐다. 파라마운트는 오는 23일까지 최종 인수안을 제시해야 한다. 워너브러더스 데이비드 자슬라브 최고경영자(CEO)와 새뮤얼 A. 디피아자 주니어 이사회 의장은 파라마운트 이사회에 보낸 서신에서 "파라마운트가 우월한 가치를 지닌, 실행 가능하고 구속력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는지 신속하게 판단할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애초 워너브러더스는 회사를 1080억 달러(약 156조 원)에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거절하고 넷플릭스에 스트리밍과 스튜디오 사업 부문만 830억 달러(약 120조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당 가격은 27.75달러다. 워너브러더스는 넷플릭스의 제안이 주주들에게 더 유리한 거래라고 설명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계약 체결 후 워너브러더스 인수·합병 신고서를 미 당국에 제출하고 승인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보다 먼저 워너브러더스 인수 의향을 밝혔던 파라마운트는 포기하지 않고 적대적 인수·합병(M&A)까지 선언하며 주주 설득에 나섰다. 이후 약 두 달간 파라마운트는 두 차례에 걸쳐 제안서를 수정했으며, 매번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제기한 우려 사항을 보완해 왔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넷플릭스의 인수안이 규제 당국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펜트워터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일부 워너브러더스 투자자들도 우려를 표하며 사측에 파라마운트와의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현재까지 파라마운트는 공식적으로 제안가를 주당 30달러에서 올리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주 워너브러더스는 파라마운트의 고위 관계자가 이사회에 구두로 "협상을 승인한다면 주당 31달러를 지급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최신 제안서에서 워너브러더스가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해지하면 지불해야 할 위약금 28억 달러를 대신 부담하고, 워너브러더스의 부채 비용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파라마운트는 거래 종결이 지연되면 2027년부터 매 분기 약 6억 5천만 달러의 현금을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에게 지급하겠다고도 제안했다. 넷플릭스와의 계약 조건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는 경쟁사 제안이 "합리적으로 우월한 제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될 때만 경쟁사와 협상할 수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아직 그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넷플릭스가 우려 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7일간의 유예 기간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의 이 같은 결정을 인정하면서도 "시한 없이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며 "이사회 조치가 이례적이지만, 파라마운트는 선의를 갖고 건설적 논의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파라마운트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넷플릭스도 자사 입찰 가액을 높일 권리를 갖는다. 넷플릭스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거래가 가치와 확실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확신하지만 파라마운트의 기행으로 인해 워너브러더스 주주들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지속적인 혼란이 일어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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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인수전' 다시 안갯속⋯파라마운트와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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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두 달째 감소⋯2금융권 '풍선 효과'에 전체는 다시 증가
- 정부와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로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6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에서는 1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에서 1조원이 줄었지만 2금융권에서 2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상호금융권 증가액은 2조3000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주담대 수요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대출 조이니 다른 곳이 부풀었다…가계부채 '풍선 효과'의 역설 은행권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정부의 대출 규제가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듯 보인다. 그러나 금융권 전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은행에서 줄어든 대출이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뚜렷해지면서 전체 가계대출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6월 6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던 월 증가 폭은 6·27, 10·15 대책 등의 영향으로 점차 축소됐고, 연말 총량 관리까지 겹치며 12월(-2조원) 감소 전환했다. 이후 1월까지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1년 만이다. 대출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6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4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3000억원 줄어 5개월째 내리막이다. 이는 주택 거래 둔화와 은행권 심사 강화, 총량 관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위·금감원이 집계한 전체 금융권 수치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1월 전체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에서 1조원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에서 2조4000억원이 늘어 전체를 밀어 올렸다. 특히 상호금융권이 2조3000억원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확장을 기록했고, 저축은행도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이는 대출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2금융권으로 옮겨간 것이다. 전형적인 '풍선 효과'다. 정책적으로 특정 영역을 압박하면 다른 영역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전 금융권 기준으로 오히려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1월 전 금융권 주담대는 3조원 늘어 전월(2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이는 수도권 주택시장 반등 기대와 맞물려 수요 압력이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해 전월(-3조6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상여금 유입 등 유동성 요인이 일부 작용한 가운데, 주식 투자 증가 등 자금 수요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대출 흐름도 눈에 띈다. 1월 은행 기업대출은 5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3조4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2조3000억원 늘었다. 연초 운전자금 수요와 회사채 시장 여건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동안 기업대출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정책 효과의 지속 가능성이다. 은행권만 조이는 방식으로는 가계부채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2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출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주의 상환 부담과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주담대 수요 압력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값 기대 심리가 다시 살아날 경우 대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경우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은 '채널 이동'을 차단하는 데 있다. 특정 업권만을 대상으로 한 규제는 단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전체 부채 구조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차주 단위 규제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효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가계부채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구조적 위험 요인이다. 은행권 감소라는 숫자에 안도하기에는 전체 금융권의 증가 전환이 주는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른다는 단순한 물리 법칙이, 금융시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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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두 달째 감소⋯2금융권 '풍선 효과'에 전체는 다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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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투자' 수십조원 채권 발행⋯AI 인프라 투자 '실탄' 마련
- 올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등에 최대 1850억 달러(약 270조원)를 쓰겠다고 밝힌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스페이스X의 자회사가 된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는 사모 대출을 통해 엔비디아 칩 구매 비용 34억 달러(약 5조원)를 조달한다. 블룸버그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알파벳은 미국 채권시장에서 150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이번에 알파벳이 발행하는 달러화 채권은 각기 만기가 다른 7종류이며 가장 만기가 긴 40년물(2066년 만기)은 미국 국채 대비 1.2%포인트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얹은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알파벳은 달러화 채권 외에 영국 파운드화와 스위스 프랑화 채권도 함께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지만 이들 채권의 구체적인 발행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이 가운데 파운드화로는 만기가 100년인 초장기채 발행도 타진 중이다. 100년물은 초저금리 시기 국채 등으로 발행된 적이 있으나 기술기업의 채권으로는 이례적이다. 영국 시장에서 100년 만기 채권은 옥스퍼드대, 프랑스전력공사(EDF), 웰컴트러스트 등이 발행한 적이 있다. 기술기업 가운데는 IBM이 30년 전인 1996년에 100년물 달러화 채권을 발행했다. 알파벳은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채권시장에서 175억 달러(약 25조 원), 유럽에서 65억 유로(약 11조 원)를 조달했는데 당시 발행한 50년물은 지난해 미국에서 기술기업이 발행한 채권 중 가장 만기가 길었다. 알파벳의 잇따른 회사채 발행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 차원으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자본지출(CAPEX)이 최대 18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벳을 포함해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AI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지난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1650억 달러(약 240조원)를 차입하는 '빚투'에 나서고 있다. 오라클은 이달 들어서도 250억 달러(36조6000억 원)를 채권 시장에서 추가 확보했다. 모건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올해 차입액이 4000억 달러(약 585조 원)에 달하고, 이에 따라 전체 투자등급 채권 규모가 사상 최대인 2조2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는 미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서 34억 달러를 조달하는 협상에서 마무리단계에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거래가 특수목적법인(SPV)이 아폴로에서 자금을 빌려 엔비디아 칩을 구매한 뒤 이를 xAI에 임대해주는 구조라고 전했다. 이는 스타트업인 xAI는 신용도가 높은 다른 거대 기술기업들과 달리 채권 발행이 어려운 점, 모회사 스페이스X의 상장을 앞두고 부채를 관리할 필요 등을 감안한 전략적 선택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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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투자' 수십조원 채권 발행⋯AI 인프라 투자 '실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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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사나에노믹스' 날개 단 다카이치…日 '전쟁 가능 국가' 개헌 빗장 푸나
- 일본 열도의 정치 지형이 거대한 우경화와 팽창주의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승부수로 띄운 조기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탈바꿈시킬 헌법 개정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아울러 막대한 돈 풀기를 예고한 ‘사나에노믹스(Sanaenomics)’가 강력한 추진 엔진을 달게 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에 짙은 ‘엔저(低)’와 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 결과(NHK 출구조사 기준), 집권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274~328석을 휩쓸며 2021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단독 과반을 확정 지었다.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를 포함한 범여권 의석은 302~366석으로, 개헌 발의 기준선인 3분의 2(310석)를 가볍게 넘어섰다. 반면 제1야당 중심의 중도개혁연합은 37~91석으로 쪼그라들며 참패했다. 다카이치 총리 개인의 70%대 높은 지지율이 야당의 정권 심판론을 완전히 압도한 선거였다. 이번 압승으로 다카이치 내각은 중의원에서 참의원(상원)의 반대를 무력화하고 예산안과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수퍼 권력’을 손에 쥐었다. 고(故) 아베 신조 정권 시절의 권력 집중 현상이 고스란히 재현된 셈이다. 정치적 압승의 첫 번째 청구서는 경제로 향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기간 내내 부르짖었던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 방침이다. 가장 논쟁적인 카드는 ‘소비세 감세’다. 다카이치 총리는 “급여형 세액공제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2년간 소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불안하다. 이미 올해 122조 엔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이 편성된 상황에서, 감세와 재정 확대가 맞물리면 일본의 국가 부채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시장 전문가들은 확장 재정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조와 충돌하며 지속적인 ‘엔화 약세’를 유발하고, 이는 곧 수입 물가 폭등으로 이어져 서민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총선 승리의 축포가 꺼지기도 전에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암초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더욱 근본적인 지각변동은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 일어날 전망이다. 개헌선인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평생 숙원이었던 ‘헌법 9조(전쟁 포기 조항)’ 개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동력을 얻었다.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고 국방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보수 우익 진영의 오랜 열망이 현실화할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헌법심의회에서 구체적인 개헌안을 심의해 주길 바란다”며 논의의 불씨를 당겼다. 다만, 완벽한 독주 체제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현재 참의원이 ‘여소야대’ 구도라는 점이다.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중·참의원 모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기에, 다카이치 내각이 단기간에 무리한 개헌을 강행하기보다는 야당을 분열시키며 점진적인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돈 풀기’와 ‘군사 대국화’라는 두 개의 칼을 쥔 다카이치 총리의 위험한 질주가 막을 올렸다. [Key Insights] 다카이치 총리의 총선 압승은 일본이 아베 정권 시절의 '우경화'와 '적극 재정' 노선으로 완벽히 회귀했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사나에노믹스로 인한 '슈퍼 엔저'의 장기화가 수출 경합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철강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전쟁 가능 국가' 추진은 동북아 안보 지형에 거대한 지정학적 파장을 예고하는 만큼, 한미일 안보 협력의 틀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교하고 냉철한 대일(對日) 외교 전략이 시급하다. [Summary] 8일 일본 총선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자민당이 단독 과반, 연립여당이 개헌 발의선(3분의 2)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대규모 재정 지출과 한시적 소비세 감세를 뼈대로 한 '사나에노믹스'가 탄력을 받게 됐으나, 국채 증가와 엔화 약세, 인플레이션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막강한 의회 장악력을 무기로 아베 전 총리의 숙원인 '전쟁 가능 국가'를 향한 헌법 9조 개정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여소야대인 참의원 정치 구도가 개헌의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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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사나에노믹스' 날개 단 다카이치…日 '전쟁 가능 국가' 개헌 빗장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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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의 명암⋯'AI 거품' 걷어내고 '진짜 경제' 직면한다
- 2026년의 첫 달을 기록적인 변동성으로 마감한 뉴욕 증시가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2월 6일(현지 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만 선을 돌파하며 자본주의의 저력을 과시했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발 클라우드 실적 우려와 소프트웨어 섹터의 부진으로 'AI 수익성 회의론'이 확산되며 시장이 흔들렸으나, 주말을 앞두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드라마틱한 반전에 성공한 결과다. 신기원을 열었음에도 시장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기술주 섹터에서 불거진 AI 회의론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을 강타하며 강세장의 동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한 주간 기술주의 발목에 잡혀 7,000선 안착에 난항을 겪었으며, 금요일에 이르러서야 에너지와 산업재 등 '구경제(Old-economy)'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일어나며 간신히 반등할 수 있었다.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수석 전략가는 "올해 시장의 지배적 테마는 기술주에서 소외됐던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될 것"이라며 "동시에 기술주에 대한 기대치는 너무 높아져, 기업이 무엇을 발표하든 투자자들의 본능은 이익 실현으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2월 둘째 주(9~13일)로 향한다.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긴 안개가 걷힌 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깨끗한'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내주 월가는 지연됐던 고용(11일)과 소비자물가(13일) 등 메가톤급 지표들이 쏟아지는 '데이터의 주'를 맞이하며, 투자자들은 그동안 셧다운으로 왜곡됐던 노동 시장의 민낯을 확인하게 된다. 글렌메드(Glenmede)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셧다운 여파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깨끗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내주 지표들의 중요성은 평소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기업 실적 시즌 역시 정점을 찍는다. 알파벳, 아마존,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시가총액 거물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MS가 막대한 인프라 지출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감동시키지 못한 터라, 알파벳과 아마존이 보여줄 AI 현금 창출 능력에 시장의 사활이 걸려 있다. TD 웰스의 시드 바이드야 전략가는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에 멈춤이 없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이제는 그 지출이 실질적인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통화 팽창에 비판적이었던 강경파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리드문부터 맺음말까지, 다우 5만이라는 축배 뒤에 숨은 매파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심판대가 내주 뉴욕 증시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다우 5만 시대의 명암: 'AI 실익'과 '매파 의장' 사이의 줄타기 "성장만으론 부족하다"…심판대에 서는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을 쏟아붓고도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익화 속도에서 의구심을 남기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실제로 S&P 500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는 최근 일주일 새 15%나 급급락하며 8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앤스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코드'와 같은 에이전틱 AI의 등장이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수 있다는 공포를 반영한 결과다.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매슈 미스킨 수석 전략가는 "이전에는 'AI가 모든 배를 띄운다(AI lifted all ships)'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이 엄청난 기술 가속화가 다른 기업들의 성장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11일)과 아마존(12일)은 MS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알파벳은 최근 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48% 급증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으나, 연간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예상치인 1150억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1750억~1850억 달러로 대폭 상향하며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아마존 역시 올해 AI와 로봇 공학 등에 20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월가는 이들이 막대한 지출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향해 '현금을 태우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릴 준비를 마쳤다. '케빈 워시' 지명 서프라이즈…연준의 '독립성'과 '매파적 본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것은 월가에 이른바 '워시 쇼크(Warsh Shock)'를 불러일으켰다. 워시는 과거 금융 위기 당시 위기 해결사로 활약했으나, 동시에 연준의 자산 매입 확대에 비판적이었던 전형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그의 등장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의 지명 소식에 금과 은 가격은 각각 9%, 26% 폭락하며 자산 시장의 대대적인 부채 축소(deleveraging-디레버리징)를 촉발했다. 현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차기 의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 과정에서 보여줄 통화 정책 기조에 따라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쿠르카파스 전략가는 "금리 기대치가 최근 몇 주간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으나, 워시의 등장이 이 안정성을 시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 시장의 민낯 드러날 11일…'7만 명'의 의미 내주 수요일(11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될 것이다. 팩트셋(FactSet)의 중간 추정치에 따르면 시장은 약 8만 명(로이터 조사 7만 명)의 신규 고용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셧다운이라는 통계적 안개가 걷힌 뒤 마주할 미국 경제의 민낯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연구원은 "시장은 특정 섹터의 매도세를 견뎌낼 수 있지만, 주도 섹터인 기술주의 하락이 길어질수록 지수 전체가 버티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노동 시장의 균열을 증명한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결정은 '정책적 실수'로 비판받으며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지나치게 견조할 경우 차기 연준 체제 하에서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인플레이션 2.5%의 사투…13일 물가 데이터가 가를 향방 금요일(13일)에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다우 5만'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마지막 척도다. HSBC 이코노미스트들은 헤드라인 CPI가 전년 대비 2.5%로 둔화되었을 것으로 보면서도, 근원 CPI는 2.6% 수준에서 멈추며 '끈적한' 인플레이션의 전형을 보여줄 것이라 경고했다. 특히 연초 기업들의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1월 효과'가 변수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케빈 워시 지명자의 매파적 본능은 더욱 자극될 것이며, 이는 증시의 멀티플(배수)을 깎아내리는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주 금과 은 가격의 폭락에서 보듯, 투자자들은 이미 호재를 선반영해 달려온 증시가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리턱' 상태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수익 확정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동조화…한국 반도체 수출 34% 급등의 힘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속에서도 한국의 경제 지표는 독보적인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1일 발표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33.9% 증가한 65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7% 급증한 205억 4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 확대가 한국의 실물 경제에는 강력한 호재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다만 수요일 발표될 중국의 물가 지표가 다시 디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은 미국 기술주와 동조화되어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내주 월가는 셧다운 이후의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며 다우 5만 선의 안착 여부를 치열하게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2월 9일(월): 멕시코 CPI, 일본 경상수지 2월 10일(화): 고용비용지수(ECI), 3년물 국채 입찰, 노르웨이 CPI 2월 11일(수): 미국 1월 고용 보고서(신공표), 중국 CPI/PPI, 10년물 국채 입찰 2월 12일(목): 영국 4분기 GDP,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30년물 국채 입찰 2월 13일(금):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유로존 4분기 GDP 수정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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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의 명암⋯'AI 거품' 걷어내고 '진짜 경제'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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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건설 울었다⋯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 비상계엄 여파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이 5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반도체와 조선 등 주력 수출 산업은 호조를 보였으나, 기록적인 건설업 부진이 전체 산업의 활력을 깎아먹었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는 114.2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됐던 시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3.2%)와 기타운송장비(23.7%)의 호황에 힘입어 1.6%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1.9% 증가하며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건설기성(시공 실적)은 전년 대비 16.2% 급감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다만 소비 부문에서는 반등의 신호가 포착됐다. 민생소비쿠폰 등 정책 효과로 소매판매가 0.5% 늘며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전년 대비 상승하는 '트리플 플러스'가 4년 만에 실현됐다. [미니해설] 반도체가 끌고 건설이 밀어내고…'지독한 불균형'에 갇힌 2025 한국 경제 2025년 한국 경제는 극단적인 양극화 속에서 움직였다. 반도체와 조선업이 기록적인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지만, 건설업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특히 2024년 연말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사회적 혼란은 회복 기로에 섰던 경제 전반의 동력을 약화시키며 지표 곳곳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0.5%'의 그늘… 멈춰버린 성장 엔진 전산업생산 증가율 0.5%는 단순한 둔화 그 이상의 경고음을 의미한다. 2021~2022년 강한 반등을 보였던 산업생산은 2023년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해 지난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대내외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마비시키며 신규 투자와 생산 확대를 가로막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조선의 독주, 제조업 내 'K-양극화'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첨단 제조업은 예외였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 폭발과 글로벌 선박 발주 사이클이 맞물리며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등 제조업 내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켰고,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는 20%를 상회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기계류 도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일부 확인됐다. 건설업의 '자유낙하'… 통계 작성 이래 최악 가장 뼈아픈 대목은 건설업의 붕괴다. 건설기성이 16.2% 급감한 것은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민간·공공 발주 위축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건설업의 부진은 자재 공급사와 인력 시장 등 후방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며 내수 침체의 핵심 고리가 됐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5년은 반도체가 강력하게 견인했다"며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기계류 도입이 확대되는 선순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업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지표상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일부 건설업의 하방리스크가 있어서 업종 간에 온도 차를 보인 2025년이었다"고 진단했다. '트리플 플러스'의 역설과 과제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 정부의 민생소비쿠폰 등 확장 재정 투입으로 소매판매가 0.5% 증가하며 4년 만에 반등했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장비 위주로 1.7% 늘었다. 특히 민생소비쿠폰 사용이 집중된 3분기를 중심으로 소비 회복이 두드러졌고, 승용차와 정보기기 등 내구재 판매도 늘었다. 소비심리 개선이 실질구매력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설비 투자 역시 1.7% 증가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더체 제조용 장비와 자동차 관련 투자가 이를 견인했지만 운송장비 투자 감소는 부담으로 남았다.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트리플 플러스'를 4년만에 달성했음에도 체감 경기가 차가운 이유는 업종 간 온도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2026년의 과제,격차 해소와 불확실성 관리 전문가들은 2025년을 "반도체 외줄 타기를 한 경제"라고 정의한다.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가계 부채와 금융권 건전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즉, 2025년 산업활동의 핵심 키워드는 '불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첨단 제조업 중심의 성장과 전통 산업의 침체가 동시에 진행된 한 해 였고, 이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가 올해 경기 회복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경기 회복의 온기를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거시경제 관리 수위를 높이고, 균형 성장을 위한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정부는 경기 회복 모멘텀 확산을 위해 거시경제를 적극 관리하고 잠재성장률 반등, 국민균형성장 등 '2026년 경제성장전략'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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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웃고 건설 울었다⋯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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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부실, 포스코홀딩스까지 책임 확대⋯채무 최대 1조원대
- 브라질 법원이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자회사의 채무에 대해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에 채무 책임을 직접 묻는 결정을 내렸다. 브라질 세아라주 사법부는 포스코엔지니어링앤컨스트럭션 브라질(Posco Engenharia & Construção do Brasil)의 법인격을 제한 없이 부인(disregard corporate entity)하고, 해외 모회사(포스코엔지니어링)와 지주사(포스코홀딩스)에 채무 책임을 확장했다고 현지 매체 데바치 주리디쿠(Debate Jurídico)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법원의 이번 결정은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 자산과 모회사 자산 간의 혼재, 자회사의 지급불능 상태, 채권 회수 좌절 우려가 인정될 경우 법인격을 제한 없이 부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포스코엔지니어링앤컨스트럭션 브라질은 지난해 8월, 6억4400만헤알(약 1600억 원)이 넘는 부태로 재정 위기를 호소하며 파산 신청을 했다. 지난해 9월 법원은 해당 요청을 받아들였다. 포스코측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신규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자산 부족으로 인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전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파산 신청서에는 회사가 가용 자산이 약 1만1000헤알(약 300만 원)에 불과하며 , 전체 재산은 70000헤알(약 1934만 원) 상당의 자동차 한 대, 160만헤알(약 4억 4000만 원)에 구입한 토지 한 필지 , 그리고 1억 9헤알(약 276억 원)의 당좌 예금 잔액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브라질 세아라주 사법부 산하 '사법 4.0 전담부'는 최근 포스코엔지니어링앤컨스트럭션 브라질의 법인격을 부인하고, 채무 변제 책임을 한국의 포스코엔지니어링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까지 확장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채권 집행 절차에서 내려진 것으로, 두 건의 중재 판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둘러싼 분쟁과 관련돼 있다. 해당 중재는 브라질 법무법인 캄펠루 코스타가 제기했다. 재판부는 브라질 자회사가 사실상 단일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었으며, 운영 전반에서 해외 모회사 자금 지원에 의존해 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특히 자회사가 재무적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종료한 뒤 실질적 자산 없이 청산 수순에 들어가 채권자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근거로 해외 계열사에 대한 소환 이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법인격 부인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채권 집행 대상은 해외에 소재한 그룹 계열사 자산으로까지 확대된다. 법원이 정한 기한 내에 채무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해외 계좌를 포함한 온라인 자산 압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계획된 파산' 의혹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자회사는 지난해 말 파산을 신청하며 약 6억4000만 헤알의 채무를 신고했으나, 채권자 측은 실제 채무 규모가 최대 10억 헤알(약 25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고되지 않은 채무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직접적 피해를 입은 기업만 약 40곳, 간접 피해 기업은 150곳 이상으로 추산된다. 채권자 측은 세아라주에 위치한 페셈 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현지 업체들이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납 세금만도 약 2억 헤알(약 55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법에 따라 외국 기업은 현지 사업을 위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자회사 지분의 99%를 모회사가 보유하고 나머지 1%도 모회사 임원이 소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독립된 법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채권자 대표는 "브라질에서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사실상 사업을 접고 자진 파산을 선택했다"며 "국제 기업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린 사례"라고 비판했다. 브라질 법원의 이번 판단은 다국적 기업이 현지 법인을 통해 책임을 제한하려는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선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해외 모회사와 지주사까지 책임 범위를 넓힌 만큼, 향후 국제 기업들의 브라질 투자와 법적 리스크 관리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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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부실, 포스코홀딩스까지 책임 확대⋯채무 최대 1조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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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0)] 엔화, 레이트 체크 한 방에 158엔대서 155엔대로⋯4주 만의 최고치
- 하루 사이에 3엔 이상이 오갔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고점 158.13엔에서 저점 155.65엔까지 수직 낙하했다가 155.82엔에 거래를 마쳤다. 변동 폭이 2.5엔에 달하는 하루였다. 한때 159엔대를 위협하며 18개월 만의 최저치를 경신하던 엔화가 불과 수 시간 만에 방향을 뒤집은 것이다. 트리거는 하나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미 재무부의 지시를 받아 주요 딜러들을 상대로 달러·엔 환율 수준을 점검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는 순간, 달러 매도와 엔화 매수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4주 만의 최고치를 되찾았다. 정오의 기습…뉴욕연은의 '레이트 체크'가 판을 뒤집다 이날 반전의 열쇠는 뉴욕 시간으로 정오 무렵 확인된 정보 한 줄에 있었다. 외환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뉴욕연은이 미 재무부를 대신해 일부 주요 카운터파티(거래 상대방)에 달러·엔 환율 수준을 문의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했다. 단순한 시세 조회처럼 보이지만, 외환시장에서 레이트 체크는 실제 개입 직전 당국이 개입 단가를 확인하는 선행 절차로 받아들여진다. 개입 의지를 직접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투기 세력에 강력한 경고를 날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다. 레이트 체크라는 용어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오래된 관용어다. 실물 거래 없이도 시장 포지션을 순식간에 되돌릴 수 있는 이 수법이 힘을 발휘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2022년 9월 일본 재무부가 독자 개입에 앞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을 때도 엔화는 한꺼번에 수 엔씩 반등했다. 이번에는 미국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 달랐다. 미 재무부가 동맹국 통화 방어를 위해 뉴욕연은을 직접 동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시장은 이를 미·일 공조 개입의 예비 단계로 해석했다. 외환 전문가들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미국 자본시장·외환 전문 서비스기업 배넉번 캐피탈 마켓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새로운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엔 시세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바닥에 깔린 약세 심리와 당국 개입 경계감뿐"이라며 "레이트 체크가 확인된 이상 달러 롱(매수) 포지션을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라고 짚었다. 실버골드불의 외환·귀금속 리스크 담당 디렉터 에릭 브레가는 "주말을 앞두고 상황 파악이 불충분한 불투명감 속에서 당국 개입 시그널까지 겹치자 시장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시발점은 우에다의 '침묵'…BOJ 기자회견이 159엔 문을 열었다 이날의 드라마는 도쿄에서 시작됐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예상된 결과였다.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1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해 기준금리를 0.75%로 끌어올린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고, 시장 이코노미스트 52명 전원이 동결을 점쳤다. 시장의 관심은 동결 자체가 아니라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어느 강도의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쏠렸다. 결론은 실망이었다. 우에다 가즈오 BOJ총재는 추가 인상 의지를 분명히 하는 대신 원론적 발언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금리가 오르는 방향성은 재확인했지만 속도와 시점에 대한 구체적 신호는 의도적으로 비워뒀다.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 신호로 읽었다. 달러·엔 환율은 우에다 총재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158.64엔까지 밀렸고 도쿄 장중에 18개월 만의 최저치인 159엔 전반대까지 내달렸다. 우에다 총재가 강경 메시지를 삼킨 배경에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날 2월 8일 조기 총선을 선언하면서 식료품 소비세 8%를 2년간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감세와 재정 확대를 핵심 어젠다로 내건 총리 아래서 통화 긴축을 가속하는 것은 정치적 마찰을 자초하는 일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우에다 총재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서 카드를 아끼며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화약고는 이미 쌓여 있었다…일본 국채발 글로벌 충격파 이번 엔화 급등은 레이트 체크 한 번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이달 초부터 일본 금융시장에는 이미 화약이 잔뜩 쌓여 있었다. 지난 20일 일본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07년 발행 이래 처음으로 4%를 돌파했다. 30년물도 25bp 이상 급등했고 10년물 수익률도 2.4%에 바짝 다가섰다. 30년·40년물이 하루 만에 25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해방의 날'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다. 채권 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닛케이225지수도 1.1% 하락했다. 이날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흐름 속에서 엔화만 역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일본 고유의 재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이례적 신호였다. 국채 급락의 진원지는 정치권의 방만한 재정 경쟁이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을 선언하면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식료품 소비세 면제 공약을 쏟아냈다. 재원 마련 없는 감세는 대규모 국채 추가 발행을 의미한다. 다카이치 내각 출범 이후 20년물과 40년물 국채 수익률은 각각 80bp 안팎 치솟았다. NLI 리서치의 후쿠모토 유키 수석 금융 연구원은 "소비세 인하에 대한 명확한 재원 마련 방안이 없어 시장에서는 정부가 채권 발행으로 비용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탕위쉬안 아시아 거시 전략 총괄은 "GDP 대비 부채가 200%에 달하는 나라에서 재정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초장기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을 더욱 높이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보험사들은 지난해 12월 만기 10년 이상 채권을 사상 최대 규모인 8,224억 엔어치 순매도했다.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순매도 규모다. 이런 수급 공백에 정치 불안까지 겹치자 채권 매도세는 증폭됐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미 독일 30년물(약 3.55%)을 넘어섰다. 수년간 초저금리로 글로벌 채권 시장보다 훨씬 낮은 수익률을 유지해온 일본 국채가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M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 초기 1%에 못 미쳤던 10년물 금리가 지금은 2%를 넘어섰고, 40년물은 4% 선을 돌파했다"며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일본 국채발 금리 급등은 도쿄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달 20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9bp 상승한 4.93%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글로벌 채권 시장이 일본의 변동성에 연동해 함께 흔들린 것이다. 달러 인덱스 97.5대로 후퇴…그린란드·셧다운이 달러를 흔들다 이날 엔화 강세는 달러 약세라는 더 큰 흐름과도 맞물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97.571을 기록하며 한 주 동안 1%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이다. 유로화는 0.5% 오른 달러당 1.181달러에, 파운드화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 약세의 뿌리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만들어낸 복합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린란드 병합 시도가 미국과 유럽 동맹국 사이의 무역 갈등 공포를 키웠고, 연방정부 셧다운 위협이 재정 불안을 자극했다. 여기에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표시 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 투기 순매도 포지션은 최근 수년 내 최고 수준으로 쌓였다. "레이트 체크는 경고이지 개입이 아니다"…시장의 냉정한 시선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냉정한 시각도 유지하고 있다. 레이트 체크가 실제 개입의 전 단계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추세가 뒤집히지는 않는다는 역사적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사례에서도 레이트 체크 이후 실제 개입까지 수 주가 걸렸고 그사이 엔화 약세가 한 차례 더 진행됐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레이트 체크를 할 뿐 실제 개입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SEB의 유제니아 파본 빅토리노 아시아 전략 책임자는 우에다 총재가 다음 인상 시점을 7월로 미루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금리 차에 의한 구조적 엔화 약세 환경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봤다. JP모건증권 후지타 아야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의 엔화 약세가 BOJ의 연속 인상 불가 입장을 바꿀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달러·엔이 레이트 체크 한 번에 방향을 완전히 돌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전문가 사이에서도 지배적이다. 이번 레이트 체크 이후 시장이 주시하는 다음 변수는 오는 27~2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현재 연준이 3.50~3.75%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금리 경로 힌트가 달러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두 번째 관문은 BOJ의 태도 변화다. 4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대규모로 재점화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달러·엔 연말 목표치는 대체로 달러당145~148엔 범위에 집중돼 있다. 현재 155엔 안팎에서 출발해 연내 5% 안팎의 엔 강세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그 경로가 실현되려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와 BOJ의 추가 인상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이날 레이트 체크는 그 방향의 서막이 될 수도 있고, 단발성 경고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 시장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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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0)] 엔화, 레이트 체크 한 방에 158엔대서 155엔대로⋯4주 만의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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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9)] 연일 사상 최고치 국제금값 어디까지 치솟나
- 숫자 자체가 역사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5%(71.7달러) 상승한 온스당 4,837.5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장중에는 4,891.1달러까지 치솟으며 5,000달러 돌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전날 4,700달러를 처음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100달러 이상 추가로 올라 금값은 이틀 연속 역사를 새로 썼다. 금 현물 가격 역시 이날 종가 기준 4,831.73달러로 마감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지난 1년 동안 75% 상승했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50회 이상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97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상승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값이 과거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5,00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며 "상승의 핵심 원인은 약달러 우려와 저금리 기조"라고 진단했다. 방아쇠를 당긴 것은 트럼프…그린란드 관세 위협과 안전자산 쏠림 이날 금값 급등의 직접 도화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유럽 관세 위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그린란드 합병 구상을 재차 강조하며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자 글로벌 무역전쟁 재점화 공포가 시장에 번졌다. 위험 자산에서 이탈한 자금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집중됐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실질금리 하락, 투자자·각국 중앙은행의 탈달러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금이 '궁극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단단히 굳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급등을 트럼프 변수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좁게 보는 것이다. 그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터진 충격파가 금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07년 발행 이래 처음으로 4%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불안이 번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조기 총선 선언과 감세 공약이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고, 채권 투매와 주식 급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디에도 안착할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금으로 몰렸다. 주식도 채권도 더 이상 피난처가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때 금의 '최후의 안전자산' 지위는 더욱 빛을 발한다. 3개월 만에 1,000달러 추가 상승…역사상 가장 빠른 가속도 금의 상승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2025년 초 온스당 2,641달러에서 연말 4,341달러까지 단 한 해 만에 64.4% 급등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만 53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강세가 이어져 불과 3주 만에 11% 이상 추가 상승했다. 4,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것이 지난해 10월이었는데 그로부터 석 달 남짓 만에 4,800달러를 넘었다. 800달러에 달하는 상승폭이 단 3개월에 이루어진 셈이다. 역사적으로 이 속도는 유례가 없다. 2000년대 중반 금 강세장에서 1,000달러를 돌파하는 데 걸렸던 시간과 비교해도 지금의 가속도는 현격히 빠르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금값 기준으로도 현재 가격은 1980년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다. 귀금속 시장의 한 전문가는 "올라서는 안 될 가격대라고 했던 구간들을 금이 속속 돌파하고 있다"며 "시장이 금의 적정 가격 개념 자체를 다시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달러화 물결…중앙은행이 국채 대신 금을 선택하는 이유 금 강세의 저변에는 단기 투기 세력보다 훨씬 크고 지속적인 힘이 자리 잡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3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고 있다.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폴란드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는 탈달러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UBS는 2025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가 863톤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95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금협회(WGC)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1999년 72%에서 현재 57% 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금 비중은 꾸준한 상승 궤도에 있다. 왜 중앙은행들은 달러 자산을 줄이고 금을 선택하는가.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 부채 급증이 달러 자산의 장기 신뢰성에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제재 이후 미국이 외국 정부의 달러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는 선례가 생기면서 신흥국들은 서방의 통제 밖에 있는 실물 금을 선호하게 됐다. 금은 어떤 정부도 동결하거나 해킹할 수 없는 자산이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금 ETF 수요도 덩달아 증가 추세다. UBS는 올해 글로벌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825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900명 이상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36%가 올해 말까지 금값이 5,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답했고 33%는 4,500~5,000달러 구간을 예상했다. 두 그룹을 합하면 70% 이상이 올해 금값 추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상승 원인으로는 중앙은행 매입(38%)과 재정 불안(2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은(銀)도 폭주 중…95달러 고점, 산업 수요가 불씨를 키웠다 금과 나란히 은(銀)도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 온스당 95.8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1일에는 소폭 조정을 받아 94.58~95.04달러 범위에서 마감했지만 올해 들어 은의 상승 탄력은 금을 웃도는 구간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은값은 두 배 이상 오르며 금과 나란히 역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은 강세에는 금의 안전자산 수요에서 비롯된 공통 동력 외에 은만의 독자적 상승 요인이 더해진다. AI 서버, 전기차, 태양광 패널, 로봇 등 차세대 첨단 산업에서 은이 핵심 소재로 쓰이는 만큼 산업용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지난해 11월 은을 '중요 광물'로 공식 지정하면서 그 전략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금값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가격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도 은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금·은 교환 비율(금 1온스를 사는 데 필요한 은의 온스 수)은 51배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인 65배를 크게 밑돌아, 은의 상대적 강세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월가의 목표가 경쟁…골드만삭스 4900달러에서 7150달러까지 금 강세에 대한 월가의 전망치 경쟁도 뜨겁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가격 목표를 온스당 4,900달러로 제시하며 금을 현재 "가장 확신하는 롱(매수) 또는 기본 시나리오 자산"으로 규정했다. 다안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대표는 "금이 현재 다년간의 강세장에 있으며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을 헤지하려는 민간 투자자들이 올해도 보유분을 매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수요가 가격 전망의 출발점 자체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는 더 앞서나가 올해 마지막 분기에 금값이 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실시한 연례 귀금속 전망 설문에서는 응답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금 평균 가격이 5,0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가운데 ICBC스탠다드은행의 줄리아 두 수석 원자재 전략가가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금 가격이 온스당 최고 7,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벨리 골드 펀드의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 만치니는 "연준이 올해도 금리를 계속 낮춘다면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더욱 줄어들어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올해 말 금값이 4,400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보수적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전망치의 편차가 크지만 공통점은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유지, 중앙은행의 구조적 매입, 지정학적 불안의 만성화 중 어느 하나라도 지속되는 한 금의 상승 여력이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조적 상승의 3대 엔진…금리·탈달러화·지정학적 리스크 전문가들이 현재의 금 강세를 단순한 투기 버블이 아닌 구조적 상승으로 보는 근거는 세 가지 동력으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실질금리 하락이다. 미 연준은 2025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낮을수록 보유 매력이 커진다. 연준이 올해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한, 금의 기회비용은 계속 낮아진다. 두 번째는 달러 패권의 구조적 균열이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부채 한도 갈등,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이 맞물리면서 달러 자산의 신뢰가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최근 97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약세 흐름을 타고 있다. 달러가 밀리면 달러 표시 금값은 자동으로 오른다. 세 번째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만성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불안, 미·중 갈등에다 이번에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긴장까지 더해졌다. 국제 정치 불안이 일상이 되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금을 항구적으로 편입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위기가 터질 때마다 금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금을 기본 자산으로 들고 가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국내 금값 1돈 90만 원 돌파 목전…골드뱅킹 2조 원 시대 국제 금시장의 열기는 국내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금통장) 잔액은 최근 2조 원을 처음 돌파했다. 금통장 계좌 수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순금 1돈(3.75g) 가격도 9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는 수요가 공급을 웃돌며 매진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방법도 다양해졌다. KRX 금 현물 계좌는 매매 차익에 비과세가 적용되는 데다 부가세도 면제돼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금 ETF를 통한 간접 투자는 소액으로도 접근이 가능해 입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최근 금융 리포트를 통해 "현 가격대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보다 분할 매수를 통한 자산 배분 관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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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39)] 연일 사상 최고치 국제금값 어디까지 치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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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폭주'에 월가 급랭
- 뉴욕증시가 20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을 압박하며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 부과를 공개적으로 경고하자, 시장은 위험자산뿐 아니라 달러와 미 국채까지 동시에 내던지는 전형적인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73.55포인트(1.77%) 급락한 4만8485.7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5.66포인트(2.10%) 밀린 6794.35로 내려앉았고, 나스닥지수도 558.51포인트(2.38%) 하락한 2만2956.8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은 연초 이후 기준으로도 하락 전환했다. 시장의 불안은 변동성 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VIX)는 장중 20.78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미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4.29% 선까지 뛰었고, 달러화는 유로·엔·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 대비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의 완전한 인수가 이뤄질 때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8개국을 상대로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부터는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프랑스가 반대에 나설 경우 와인과 샴페인에 최대 200%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유럽 각국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연합(EU)이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발동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무역 갈등의 전선이 동맹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외교 발언 충격을 넘어, 자본 흐름 자체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이날 "미국의 재정과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미 국채 약 1억달러어치를 이달 말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돼 온 미 국채에서조차 이탈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자금은 금과 은 등 전통적 실물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76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지정학적 충돌과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기형 자산 이동'이다. [미니해설] 관세의 '정치화'가 흔든 월가…이번 하락의 본질은 무엇인가 관세가 경제정책을 넘어 '지정학 무기'로 변했다 이번 급락의 핵심은 관세가 물가·경기를 조절하는 전통적 정책 수단이 아니라, 영토·안보 문제를 관철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 도구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시장은 이미 고평가 논란 속에서 '완벽한 실적'을 전제로 가격이 형성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가 동맹국을 겨냥한 강압 수단으로 비치자,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재가격화됐다. 브래드 롱 웰스파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비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기간에 무기화된 점은 시장에 새로운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리스크 오프'가 아닌 '미국 회피' 신호 통상적인 위험회피 국면에서는 달러와 미 국채가 강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달랐다. 달러 약세, 미 국채 매도, 주식 급락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리스크 오프'가 아니라 미국 자산 비중 자체를 줄이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설립자는 "무역 전쟁의 반대편에는 자본 전쟁이 있다"며 "미국 국채를 사려는 의지가 약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이날 시장 흐름을 상징적으로 설명한다. 다음 변수는 '말의 정책화' 속도 향후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정책 일정과 법적 조치로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되느냐다. 관세 대상국 확대, 관세율 인상, 특정 품목에 대한 초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의 대응 수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월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2025년 봄 이후 잠잠했던 '트럼프 변동성'의 재개 신호가 될지를 가늠하고 있다. 고평가된 주식시장, 흔들리는 미 국채 수요, 연준 독립성 논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정책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변동성은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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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폭주'에 월가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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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IFRS17 혼선 정비⋯손해율·사업비 가정 가이드라인 제시
- 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별 해석 차이로 혼선이 빚어졌던 손해율·사업비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20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계리가정을 일관적·체계적으로 정비해 비교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손해율 가이드라인에서는 신규 담보에 대한 유사 담보 준용을 제한하고, 보수적 손해율과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적용하도록 했다. 또 비실손보험의 목표손해율 가정을 현실화하고, 불리한 손해율 변동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사업비 가정에도 물가상승률 반영과 공통비 전 기간 인식을 의무화했다. 가이드라인은 2분기 결산부터 적용된다. [미니해설] 금융당국, 보험업권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 제시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불거졌던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결산 시점의 할인율과 계리가정에 따라 현재가치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 손익을 추정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가정 설정에 상당한 재량이 허용되면서 회사별로 손해율과 사업비 추정치가 크게 엇갈렸고, 그 결과 실적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손해율·사업비 가정의 대원칙으로 '최선추정(Best Estimate)' 방식을 명시했다. 이는 중립적인 확률가중치를 적용해 장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라는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 원칙으로는 중립성, 보수성, 비교가능성을 제시했고, 내부통제 강화와 시장규율 강화를 보조 원칙으로 설정했다. 손해율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과도한 낙관적 가정 차단이다. 경험 통계가 5년 이내인 신규 담보에는 유사 담보 손해율을 그대로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수적 손해율(90%)과 상위 담보의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사용하도록 했다. 실제 손해율이 악화되는 국면에서도 이를 가정에 즉시 반영하지 않거나, 적용 시점을 늦춰 보험부채를 축소하는 관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비실손보험 갱신형 상품에 대한 가정이 대폭 손질됐다. 그동안 일부 보험사는 갱신 주기마다 손해율이 목표치로 회복될 것으로 가정해 보험부채를 과소 산정해 왔다. 가령 갱신 주기가 3년이고 목표손해율이 80%인 경우, 실제 손해율이 100%에 달하더라도 갱신 시점마다 다시 80%로 개선될 것으로 가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관행을 바로잡아, 비실손보험의 목표손해율도 보수적 손해율과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으로 설정하도록 했다. 손해율 산출 단위 역시 세분화된다. 담보 유형별 통계 특성을 반영해 최종손해율 적용 시점을 결정하고, 매년 계리가정 산출 시 기존 산출 단위의 적절성을 사후 검증하도록 했다. 이는 손해율 변동을 인위적으로 완화하거나 특정 시점의 유리한 수치를 선택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사업비 가정에 대한 기준도 명확해졌다. 보험계약 관련 사업비 현금흐름은 보험료·보험금과 마찬가지로 현재가치로 보험부채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을 가정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했다. 또한 간접비 성격의 공통비는 보험부채 과소 평가를 막기 위해 보험계약 전 기간에 걸쳐 인식하도록 규정했다. 감독체계도 함께 정비된다. 보험사는 통계 기간 설정, 통계 배제 기준 등 계리가정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문서화해야 하며, 준법감시·감사 부서의 내부 점검 기능도 강화된다. 아울러 보험사가 금융감독원에 매년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계리가정보고서가 도입되고, 계리가정에 대한 공시 의무도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을 1분기 중 업계에 배포하고, 2분기 결산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내부통제 강화와 감독체계 정비를 위한 제도 개선은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2분기 중 시행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보험사 실적의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보험부채 증가와 실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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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IFRS17 혼선 정비⋯손해율·사업비 가정 가이드라인 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