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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검은 화요일' 7.24% 폭락⋯5,800선 붕괴
코스피가 3일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충격으로 452.22포인트(-7.24%) 급락한 5,791.91에 마감했다. 낙폭은 역대 최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6,165.15(-1.26%)로 출발해 장중 5,791.65까지 밀렸고, 정오께 코스피200선물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55.08포인트(-4.62%) 내린 1,137.70에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6.4원 오른 1,466.1원(+26.4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9.88%), SK하이닉스(-11.50%) 등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한화시스템(29.14%),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 등 방산주는 급등했다. [미니해설] 중동 리스크 직격탄…6천피 신화 3일 만에 붕괴 사상 첫 '6천피' 돌파의 열기는 단 사흘 만에 사라졌다. 코스피는 3일 5,791.91(-7.24%)로 마감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 5% 이상 급락하자 코스피200선물 기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이 2조원 이상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개인 매수세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폭락의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확산 우려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며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오프' 흐름이 동시에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1,466.1원(+26.4원)으로 치솟으며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등 주도주가 동반 붕괴했다. 삼성전자(-9.88%)는 195,100원으로 마감하면서 '20만전자'를 내줬고, SK하이닉스(-11.50%)는 939,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100만닉스'가 무너졌다. 한미반도체(-12.83%)도 급락했다. 현대차(-11.72%), 기아(-11.29%), LG에너지솔루션(-7.96%), LG화학(-13.53%) 등 경기민감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했다. 한화시스템(29.14%)은 상한가에 근접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 현대로템(8.03%)도 강세를 보였다. 전쟁 리스크가 실적 기대감으로 연결된 대표적 업종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충격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과도한 공포 확산을 경계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핵심은 유가와 금리 변동성"이라며 "실제 봉쇄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환율이 1,480원 상단을 열어두는 리스크 오프 구간에 진입했다"면서도 "중동 갈등이 확전 없이 관리된다면 낙폭 과대 종목 중심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동성 지표인 VKOSPI가 56선을 넘기며 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점은 시장 불안의 강도를 보여준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120달러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이는 인플레이션 재자극과 금리 경로 불확실성 확대라는 2차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건은 중동 정세의 확산 여부다. 지정학 리스크가 단기 이벤트로 그친다면 급락은 '과잉 반응'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군사 충돌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6천피 신화가 붕괴된 지금, 시장은 공포와 기회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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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인도, 러시아산 S-400 '수다르샨' 5개 포대 추가 도입⋯대공 방어망 '철벽' 쌓는다
인도가 세계 최강의 대공 미사일 방어 체계로 평가받는 러시아산 S-400 '수다르샨(Sudarshan)' 5개 포대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속에서도 인도 국방부가 러시아와의 전략적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독자적인 안보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인도 ANI 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 시간) 인도 국방부가 영공 방어 능력의 획기적 강화를 위해 S-400 시스템의 추가 구매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하늘의 신(神) 무기' 수다르샨, 400km 밖 표적도 '바늘귀' 타격 인도에서 '수다르샨(힌두교 신의 원반 무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S-400 시스템은 현존하는 지대공 미사일 중 가장 위협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최대 사거리 400km 내에서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동시에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다기능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이미 인도 공군은 2018년 체결된 55억 달러 규모의 1차 계약분 중 3개 포대를 인도받아 중국 및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인 펀자브(Punjab)와 라자스탄(Rajasthan) 등에 실전 배치한 상태다. 이번에 추가로 도입되는 5개 포대까지 합류할 경우, 인도는 총 10개 포대의 S-400을 보유하게 되어 유라시아 대륙에서 손꼽히는 촘촘한 '중층 방공망'을 완성하게 된다. 미국 '제재'보다 '안보'가 우선…인도의 전략적 자율성 인도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적대국 대응 제재법(CAATSA)' 위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단행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그동안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 도입을 강하게 견제해 왔으나, 인도는 "국가 안보와 주권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지속해 왔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 등 중동 정세의 급변과 중국의 공세적인 공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도입 가능한 러시아산 시스템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S-400은 인도가 자체 개발 중인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BMD)와 통합되어 입체적인 대공 방어망의 핵심 '두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의 S-400 추가 도입은 우리 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도는 한국산 K9 자주포와 천무 등 다양한 무기 체계를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핵심 방산 파트너지만, 대공 분야에서는 여전히 러시아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는 인도 방산 시장이 성능뿐만 아니라 '정치적 자율성'과 '기술 이전'을 중시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 방산업계로서는 향후 인도 시장 공략 시 L-SAM(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등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기술적 우수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인도의 독자적 안보 노선에 부합하는 유연한 협력 패키지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S-400의 레이더 탐지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 인도 인근 지역에서 작전하는 우리 군 자산의 보안 대책에 대해서도 전략적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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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H200 對중 수출 '업체당 7만5천개' 제한 검토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대중국 수출 물량을 업체당 7만5천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중국 주요 AI 기업들이 요청한 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식통들은 AMD의 'MI325' 등 유사 성능 제품에도 같은 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고성능 AI 칩이 중국의 군사용 AI 역량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H200은 한때 수출이 금지됐다가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허용됐지만, 전체 수출 상한은 100만개로 묶여 있다. 보도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 하락했다가 반등, 한국시간 3일 오전 11시28분 기준 2.93% 상승했다. [미니해설] AI 패권전의 새 변수, '칩 쿼터 외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H200의 대중국 수출을 업체별 7만5천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순한 수출 허용 여부를 넘어 ‘물량 쿼터’라는 정교한 통제 장치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AI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규정한 미국의 통제 기조가 한층 세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H200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영상 처리 AI 학습에 폭넓게 활용되는 고성능 칩이다. 최신 블랙웰 제품군보다는 효율이 낮지만, 여전히 중국 화웨이 제품 대비 경쟁력이 높다. 중국 AI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다.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은 수십만 개 단위 주문을 희망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미국이 제시한 7만5천개 한도는 이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이번 조치는 AMD의 MI325 등 유사 성능 칩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정 기업이 아닌 ‘성능 기준’ 중심의 통제로 전환될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AI 생태계 전체의 수출 전략과 직결된다. 미국 내 강경론자들은 고성능 AI 칩이 중국의 군사용 AI 개발, 특히 감시·무기체계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실제로 미국은 텐센트를 중국군 연계 의심 기업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바이두와 알리바바에 대해서도 제재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는 이제 상업적 상품을 넘어 안보 자산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은 다르다.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이 자체 반도체 개발을 가속화해 미국의 AI 주도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공급 차단은 단기적 압박 수단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자를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기업은 자체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쿼터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말 H200 수출을 재허용하면서도 전체 물량을 100만개로 제한한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블랙웰 제품까지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안보 우려가 제기되며 후퇴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완전 차단'과 '전면 허용' 사이에서 정밀 통제를 선택했다. 시장 반응은 민감했다. 블룸버그 보도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2.93% 상승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단기 충격보다 장기 수요 전망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향후 쿼터가 실제 시행될 경우 매출 구조에 변동이 불가피하다. 이번 조치는 AI 시대의 새로운 통상 질서를 보여준다. 관세가 아닌 '칩 수량'이 외교·안보 협상의 카드가 되는 시대다. 미국은 AI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을 통제하고, 중국은 자립을 가속화하며 대응한다. H200 7만5천개라는 숫자는 단순한 물량 제한을 넘어, 기술패권 경쟁의 상징적 분수령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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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1)] 36년 만의 귀환 정월대보름, 붉은 달이 되다
밤하늘이 오늘만큼은 달력을 거슬러 올라간다. 음력 정월 열닷새, 한 해 첫 보름달이 가장 둥글고 밝게 떠오르는 정월대보름(正月大望月)의 밤. 그 달이 오늘 밤 붉게 물든다.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일직선으로 들어서며 달을 제 그림자 속에 완전히 가두는 개기월식(皆旣月食), 이른바 '블러드문(Blood Moon)'이 36년의 침묵을 깨고 정월대보름 하늘로 돌아온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정월대보름 당일 개기월식이 관측되는 것은 1990년 2월 10일 이후 36년 만이다. 그리고 오늘 이 우연한 만남을 다시 목격하려면 인류는 207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붉은 달은 왜 붉은가 달이 붉어지는 이유는 지구 대기(大氣)의 작용 때문이다.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은 지구 본그림자 속에 완전히 잠기지만, 지구 대기를 비스듬히 통과한 태양빛 일부가 굴절되어 달 표면에 닿는다. 이 과정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대기 중에 산란되어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이 살아남아 달을 물들인다. 마치 지구 전체의 일출과 일몰이 한꺼번에 달 표면에 투영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 결과 평소의 하얗고 밝은 보름달은 검붉고 신비로운 빛깔로 변모한다. 서양에서 이를 '블러드문(Blood Moon)'이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국-오늘 밤, 전국이 블러드문 관측 무대 오늘 한반도의 하늘은 저녁부터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맨눈으로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놓여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날씨만 허락한다면 전국 모든 지역에서 달이 뜬 이후 개기월식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상청 예보상 오늘 오후 강원 영동과 경상권, 제주도는 구름이 남을 가능성이 있어 서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 달의 고도는 최대식 시각인 오후 8시 33분경 동쪽 하늘 약 24도에 위치한다. 시야가 탁 트인 공터나 야산 정상, 혹은 강변이라면 더없이 훌륭한 관측지가 된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있다면 달 표면을 가로지르며 번지는 붉은 음영의 농담(濃淡)을 한층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다. 전국 과학관과 천문대도 오늘 밤만큼은 문을 활짝 열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공개 관측회와 함께 전통 악기 연주회와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과학관(오후 6시 30분~)과 충북 증평 좌구산천문대(유튜브 '좌구산별밤TV' 생중계), 제주 별빛누리공원, 국립대구과학관, 대전시민천문대 등도 특별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찾아갈 여건이 안 된다면 각 기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붉은 달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 미국-새벽을 깨워야 만나는 블러드문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블러드문이 뜨는 장면은 3월 3일(현지시간) 이른 새벽의 이야기다. 2일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블러드문 현상은 3일 오전 6시 3분(미국 동부시간)에 시작돼 58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관측 여건이 크게 갈리는 까닭에, 서부 해안 지역 거주자들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동부 시간대의 경우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이 지평선 아래로 기울기 시작해 관측이 어려울 수 있다. 최적의 조망은 북미 서부 지역의 몫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미국 내 으뜸 관측지로는 빛 공해가 극히 적고 고도가 높은 와이오밍(Wyoming) 일대와 미시간주의 공식 다크스카이(Dark Sky) 공원인 닥터 로리스 카운티 파크(Dr. Lawless County Park) 등이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오전 3시 04분(PST) 기준 개기월식 관측이 가능하며, 태평양을 끼고 트인 해안가 언덕이라면 블러드문과 수평선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장관을 기대할 수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이번 개기월식을 전혀 볼 수 없다. 미국에서 다음 블러드문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는 2029년 새해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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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5회)
1 스파이의 장 스파이와 평화(2) 며칠 후 그는 경포호수의 산책로를 걸었다. 강릉 경포호수의 벚꽂은 아름답다. 경포대 정자를 둘러싼 벚꽃도 좋지만, 호수 둘레길을 따라 늘어선 벚꽃이 물에 비친 정경은 마치 호수가 수면 위로 벚꽃을 들어 나에게 바치는 듯한 착각을 준다. 아름답다 못해 신비감에 젖게 한다. 마침 벚꽃 축제기간.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연인과 또는 혼자서 봄의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모두들 행복해 보였다. 허민과 그의 아내와 강아지 '슈나'도 행복해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행복해지기로 했다. 순간 작은 바람이 일면서 눈 앞 자욱하게 벚꽃 잎이 날렸다. 왜 벚꽃은 지는 것이 아니라 산산히 부서지는 것일까? 날리는 벚꽃 잎을 보며, 허민은 문득 그가 영국에 잠깐 근무하던 시절 만났던 '알렉세이' 생각이 났다. 현장작전 전문이었던 그에게, 회사가 잠깐 선심을 쓴 시기였다. 직전 작전에서 그는 오른발 뒤꿈치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요즘 시대에 부비트랩 같은 유물에 다 당하다니. 발 뒤꿈치 부상의 후유증은 상당기간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이는 곧 현장 투입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 사고는 한국 모 대학 인류문명학 교수의 국적세탁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필리핀을 거쳐 레바논까지 갔었다. 베이루트 항 부두 구석진 곳의 한 창고에 진입했을 때 어두운 모퉁이에 설치되어 있던 사냥용 덫에 걸렸다. 왼발 뒤꿈치 3센티미터 정도가 잘려나갔다. 마침 특수전용 안전화를 신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레바논 범죄조직 '샤리카트 알 아르즈(Sharikat al-Arz al-Mutawassit)'의 창고였다. 덕분에 레바논 경찰은 엄청난 양의 대마합성 각성제인 '캡타곤'을 압수했다. 그들이 직전 삼 년 간 압수한 양을 훨씬 웃돌았다. 당시 경찰 특수작전팀 ISF의 팀장이었던 '카림 알 하다드'는 나중에 경찰청장이 되었다. '알렉세이'는 러시아 대사관 공보담당 참사, 허민은 한국 대사관의 공보담당 서기관이었다. 각국 대사관의 공보담당 중 상당 수는 그 나라 정보기관 출신이다. 대외활동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영국 외교부에서 개최한 여왕 생일축하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그 후 두 사람은 가까워져 서로 집으로 초대하는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이 같은 국제학교를 다닌 데다 두 사람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라는 게 그들을 가까워지게 만들었다. 허민은 KMA, '알렉세이'는 '프룬제(Frunze)'를 졸업했다. 스파이의 세계에서 절대적 적은 없다. 절대적 동맹도 없다. 그러나 친구는 있다. 비록 어느 훗날 적으로 만나 총구를 겨눠야 하는 운명에 처해질 때도 프로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한다. 그것이 스파이 사회에서의 우정이다. "은퇴를 하면 호젓한 시골에 농장을 갖고 싶다네. 농장 가득하게 벚나무를 심는 거야. 왕벚꽃나무 백 그루. 벚나무 사이 사이에 작은 밭을 일구어 채소를 심고 말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벚꽃 그늘에서 우유를 듬뿍 넣은 홍차를 마시는 그런 꿈을 꾸지." 어느 날 문득 '알렉세이'가 말했다. 허민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테라스에서 코냑을 마실 때였다. 그날따라 왠지 '알렉세이'의 눈빛이 공허해 보였다. 얼마 후 허민은 귀국하였다. 그리고 일년쯤 되었을 때 '알렉세이'가 영국으로 망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후 벚꽃철이 되면 허민은, 영국 어느 시골 농장의 벚꽃나무 그늘 아래에서 홍차를 마시는 '알렉세이'를 떠올리곤 했다. 그리고 그의 평화를 기원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알렉세이'가 스코틀랜드 시골 농장에서 독극물이 든 홍차를 마시고 사망했다는 슬픈 소식을 듣게 되었다. 상세한 사망경위에 대한 영국 정부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다만 몇 군데 탐사보도 매체에서 정원의 야외탁자 위 찻잔에서 검출된 방사능 물질 폴로늄을 근거로 러시아 정보기관을 거론했다. 그것이 끝이었다. 더 이상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 세계의 대부분 나라와 정보기관은 국가정보활동과 관련되는 한 그 어떤 사항도 확인하지 않는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오직 NCND(No Confirm Nor Deny)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주 희귀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와 정보기관도 있다. 그 나라의 정보기관과 스파이는 정치적 희생물이 될 뿐이다. '알렉세이'의 가족에 대한 소식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의 스코틀랜드 농장에 벚나무가 심어져 있었는지, 몇 그루가 심어져 있었는지, 벚꽃이 피어 있었는지, 야외탁자가 벚나무 아래에 놓여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날 저녁 그와 그의 아내는 주문진 항의 생선회센터에서 대게 찜을 먹었다. 모처럼 소맥도 몇 잔 말아 마셨다. 시원한 소맥이 가져오는 느긋한 취기를 즐기면서 허민은 결심했다. "그래. 벚나무를 심는 거야. 아버지의 포도밭을 농장정원으로 만드는 거야. 왕벚나무와 함께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겹벚나무를 마주 보게 심는 거야. 지형에 어울리게 여러 품종의 목련을 심고 때죽나무, 팥배나무, 복자기, 산수유를 배합해야지. 과실이 열리는 살구와 체리와 호두나무를 빠트리면 안 돼. 그리고 나무들 사이 사이에 작은 밭을 일구어 꽃과 채소를 심어 가꾸는 거야. 알리움, 히야신스, 수선화 같은 구근 류와 수십 종의 붓꽃을 심어야지. 그리고 코스모스, 봉숭아, 과꽃 씨앗을 여기 저기 흩어 뿌려 온통 꽃마을을 만들 테야. 땀 흘려 일 한 날 저녁에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벼운 소설책도 좀 보다가 잠자리에 들 때면, 기분 좋은 피로감과 함께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나오겠지. 평화라는 선물에 감사하는 기도." 사월의 주문진 밤 바다는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했다. 파도는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와 순순히 백사장에 스며들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했다.■ <편집자주> 하이브리드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는 은퇴한 스파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는 대의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 그 대의가 국가든 이념이든 정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대의의 깃발이 내려졌을 때 종종 스파이들은 버려진다. 때로는 제거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대의의 깃발이 다시 올랐을 때, 스파이는 그들을 버렸던 세상의 싸움에 다시 나선다. 스파이의 숙명이다.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동해안의 소도시에 은거하여 정원을 가꾸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대의의 깃발이 올랐다. 신물질 마약의 탄생을 막아 세상을 구해야 한다. 종래의 마약이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였다면 신물질 마약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강릉의 조그만 농장 정원 '더파든'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힌두쿠시산맥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 부족장의 딸 '자흐라', 전 CIA 부국장으로 비정부기구 STC(Save the Cat)의 집행위원인 '코르맥 오로크',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물리학 교수이며 STC의 설립자인 '엘리아스 워드' 그리고 고양이 머리를 한 이집트 신 '바스테트'의 눈인 세상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스파이의 여정에 함께 한다. ■ 작가 프로필 김남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GMU)에서 공부했다. 육군과 국가기관에서 31년간 국가의 업무에 봉직하였다. 은퇴 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있는 대학교에 강좌를 열고 본인이 태어난 마을이 바라보이는 강의실에서 학부와 대학원생들에게 테러리즘과 범죄정보에 대해 강의하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물려준 아담한 땅에 농장 정원 ‘더 파든’을 가꾸면서 가드닝 잡지에 정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제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섞어 사실 같으면서 사실 아닌 이야기를 꾸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허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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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조치 혼선⋯자치구, 재계약 매물 토허 불허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일몰(5월 9일)을 앞두고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보완책을 내놨지만, 일선 자치구가 이를 잘못 해석해 거래를 막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보완책에서 무주택 매수자가 다주택자 주택을 살 경우 현행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자치구는 재계약·계약갱신권 행사 매물의 경우 '최초 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국토부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이 재계약이더라도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는 데 문제가 없다"며 "일선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일선 허가관청에 공문을 보내 명확한 지침을 재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팔겠다는데 왜 막나"…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혼선, 무엇이 문제였나 정부 보완책의 취지는 무엇이었나 올해 5월 9일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온 조치가 끝나는 날이다. 정부는 이 시한 전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유도해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조정대상지역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도 묶여 있어, 주택을 취득한 매수자에게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샀다가는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의 '전세 낀 매물'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했고, 보완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보완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핵심은 무주택자가 다주택자로부터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을 살 경우, 해당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임차인은 계약 기간 중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면서 집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책 의도만 놓고 보면 매도자·매수자·임차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이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그러나 보완책 발표 후 현장은 달랐다. 주택 매매의 토지거래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자치구 일부에서 재계약이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매물에 대해 허가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서울 성북구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 A씨가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A씨의 세입자는 성북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되기 전인 2021년부터 거주해왔고, 계약을 연장해 내년 6월까지 임대 기간이 남아 있다. A씨는 국토부 보완책을 보고 무주택 매수자를 구해 거래를 추진했지만 관할 자치구로부터 "국토부 지침에 '최초 계약'이라고 명시돼 있어 허가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3개 자치구에 문의해도 결과는 같았다. 실제로 국토부가 지난달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실거주 의무가 개정안 발표일(2026년 2월 12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상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자치구들은 이 '최초 계약'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재계약 매물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다. 또 다른 다주택자 B씨도 비슷한 황당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2026년 2월 11일 신규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면 2028년 2월 11일까지 실거주가 유예되지만, 2024년에 신규 계약하고 2026년에 재계약한 물건은 유예가 안 된다는 것이 구청의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오래 살아온 세입자를 둔 집주인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국토부 "재계약도 유예 가능…지침 혼선 인정"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자치구의 해석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존재하는 임대차계약이 최초 계약인지를 따지지 않는다"며 재계약 상태의 매물도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수 이후 기존 임대차계약을 또다시 갱신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를 허용할 경우 갭투자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일선에서 약간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자치구 등 일선 허가관청에 명확한 의미를 담은 공문을 발송해 재지침을 내리겠다고 했다. 왜 이런 혼선이 생겼나 이번 혼선의 근본 원인은 정책 보도자료의 표현 모호성에 있다. '최초 계약 종료일'이라는 문구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의 만료일'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일선 담당자들은 이를 '처음 체결된 신규 계약에만 해당한다'고 오독했다. 정책 입안 단계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은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이 5월 9일로 불과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행정 혼선은 매물 출회를 기대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자치구 공문 재발송으로 혼선이 조속히 수습되더라도, 시한 내에 매도를 완료하려는 다주택자들의 거래 기회는 이미 일부 소실됐다.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지침 전달과 함께 피해 사례에 대한 신속한 구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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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0)] 태양계 외곽 '우주 눈사람'의 비밀⋯미행성 충돌 속도가 형태 갈랐다
- 태양계 외곽에는 마치 눈사람처럼 두 개의 구형 천체가 맞붙은 독특한 형태의 소천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른바 '접촉쌍성체(contact binary)'로 불리는 이 구조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최근 새로운 수치 모형 연구가 보다 구체적인 형성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해왕성 궤도 바깥 카이퍼벨트(Kuiper belt)에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잔해로 여겨지는 얼음질 미행성(planetesimal)들이 분포한다. 이들은 태양을 둘러싼 원시 원반 내에서 자갈 크기의 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응집되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이 근접 촬영한 '아로코스(Arrokoth)'는 이러한 접촉쌍성체의 대표 사례로, 두 개의 구체가 맞닿은 눈사람 모양을 하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전체 미행성의 약 10~25%가 이 같은 구조를 지닐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그 형성 과정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과거 모델들은 두 개의 완전한 구형 천체가 충돌해 결합하는 단순 병합 시나리오를 가정했지만, 이 경우 결과물 역시 다시 구형으로 수렴하는 한계가 있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잭슨 반스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연구진은 미행성을 하나의 단단한 구체가 아닌, 표면 위에 입자들이 얹혀 있는 '입자 구름'으로 모델링했다. 계산량은 크게 늘어났지만, 개별 입자의 운동과 상호작용을 추적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진화 과정을 재현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회전하는 입자 구름이 항상 하나의 천체로 응집되는 것은 아니었다. 경우에 따라 두 개의 미행성으로 분리돼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를 형성했다. 이후 이 쌍성계는 상호 중력 작용에 의해 점차 안쪽으로 나선 운동을 하며 접근했고, 비교적 완만한 속도로 접촉해 결합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결과물은 구형뿐 아니라 납작하거나 시가형, 그리고 눈사람형 등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 연구진은 최종 형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첫째는 천체들이 접근할 당시의 상대 속도, 둘째는 구성 입자들이 서로 맞물리는 결합 강도다. 충돌 속도가 낮고 입자 간 결속력이 강할수록 접촉쌍성체 형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처럼 형성된 '우주 눈사람'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카이퍼벨트는 밀도가 낮아 다른 천체와 충돌할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반스는 "추가 충돌이 없다면 수백만 년에서 수십억 년까지도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모형에서 접촉쌍성체가 차지한 비율은 전체의 약 4%로, 기존 관측 기반 추정치(10~25%)보다는 낮았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에 포함된 입자 수와 크기 범위의 한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입자 수와 크기 스펙트럼을 확장할 경우 접촉쌍성체의 형성 빈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회전하는 입자 구름이 두 개뿐 아니라 세 개 이상의 미행성으로 분화할 가능성도 시사했다는 점이다. 이는 카이퍼벨트에서 관측되는 일부 '삼중계' 천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삼중계 형성 메커니즘과 관측 사례 간의 연관성을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월간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태양계 외곽의 작은 얼음 천체들이 보여주는 단순한 외형은, 실은 초기 태양계의 역동적인 물리 과정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주 눈사람'은 태양계 형성사의 미세한 조건 차이가 수십억 년 뒤 어떤 형태로 남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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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0)] 태양계 외곽 '우주 눈사람'의 비밀⋯미행성 충돌 속도가 형태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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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전격 이란공습에 글로벌경제 충격 불가피
-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이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글로벌 증시는 급락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각)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외교적 해법이 우선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미국의 군사행동에는 중동 내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도 가세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선제 타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을 '포효하는 사자'라고 명명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 작전명인 '일어서는 사자'와 연결되는 명칭이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개월에 걸쳐 이번 공격을 기획했다고 보도했다. 한 보안 소식통은 초기 작전이 나흘가량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글에서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며 "이는 이란 국민뿐 아니라 모든 위대한 미국인들, 그리고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위한 정의"라고 주장했다. ▲장기 분쟁 확대 촉각-호르무즈 봉쇄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에서도 다시 전면전 위기가 커지면서 글로벌 안보와 세계 경제가 또 한 번 충격권에 들어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이번 군사 행동이 단기적이고 제한된 공세로 끝날지 장기적인 분쟁으로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세계 원유·가스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다. 오만과 이란 사이 위치한 이 해협은 지난해 기준 약 13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1%를 차지한다.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서거나 대리 세력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가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보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에는 이란의 정권 붕괴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속에 유가가 금세 안정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미국이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분쟁 장기화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1일 국제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OPEC+가 시장 안정을 위해 당초 예상치보다 3~4배 많은 대규모 증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분쟁 장기화 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27일 장중 3% 상승해 배럴당 73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한 달간 12%가량 상승했다. 유가 급등 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0.6~0.7%포인트(p) 상승하며, 이미 무역 갈등과 경기 둔화 압력에 시달리는 세계 경제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기조를 철회하거나 오히려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 글로벌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X ETF의 투자전략가 빌리 렁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 특히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변동성이 크거나 경기 민감 업종일수록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UOB케이하이안의 프라이빗자산관리 책임자 케네스 고는 "달러와 엔화 강세, 금으로의 자금 이동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역시 "위험 회피(risk-off) 장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증시가 1~2% 이상 하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5~10bp 하락, 유가는 5~10% 급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대응을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며 과도한 베팅을 경계했다. 국제금값은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의 매수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2026년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JP모건은 올해 말 국제금값이 온스당 63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목표가를 온스당 5400달러로 높여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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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전격 이란공습에 글로벌경제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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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 달의 자기장이 과거에 강했는지, 아니면 미약했는지를 둘러싼 50년 논쟁이 옥스퍼드대학교 과학자들의 새로운 분석으로 매듭지어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지구과학과 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아폴로 임무로 채집된 달 암석을 재검토한 결과, 초기 달에는 지구보다 강한 자기장이 존재한 시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짧은 예외적 현상이었으며, 대부분의 기간에는 약한 자기장이 유지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달의 자기장은 달 내부에 '다이너모(dynamo)'라 불리는 자기장 생성 메커니즘이 작동했는지 여부와 직결된다. 이는 달 내부 구조와 열 진화, 형성 역사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다. 그동안 일부 아폴로 암석에서는 매우 강한 고(古)자기 신호가 검출돼 "초기 달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달의 작은 핵과 빠른 냉각 속도를 고려하면 장기간 강한 자기장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반론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양측 주장이 모두 일정 부분 타당하다는 절충적 해석을 제시했다. 달 형성 이후 약 35억~40억 년 전, 특정 시기에는 지구보다 더 강한 자기장이 형성됐지만, 이는 매우 단속적이고 일시적인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달의 자기장은 약한 상태였으며, 강한 자기장은 예외적 화산 활동과 연계된 현상이었다는 설명이다. 핵심 단서는 고(高)티타늄 현무암이다. 연구진은 달 내부 깊은 곳의 티타늄이 풍부한 물질이 용융되면서 일시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고티타늄 암석의 형성과 강한 자기장 기록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달 내부의 화산 활동이 단속적 다이너모를 촉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과거 해석에는 '표본 편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드러났다. 아폴로 임무는 비교적 평탄한 '마레(Mare)' 지역에 착륙했는데, 이 지역은 고티타늄 현무암이 풍부하다. 우주비행사들이 상대적으로 이들 암석을 많이 채집하면서, 지구로 가져온 표본 역시 강한 자기장 신호를 보존한 암석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졌다. 그 결과 달이 오랜 기간 강한 자기장을 유지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은 이러한 표본 편향을 정량적으로 검증했다. 만약 달 표면에서 무작위로 암석을 채집했다면, 강한 자기장 사건을 기록한 표본을 확보할 확률은 극히 낮았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공동저자인 존 웨이드 옥스퍼드대 부교수는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단 여섯 번만 착륙했다면, 평탄한 지역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역시 표본 편향을 겪었을 것"이라며 "아폴로가 마레 지역에 집중한 것은 우연이었고, 착륙지가 달랐다면 우리는 달이 줄곧 약한 자기장만 가졌다고 결론 내렸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달 자기장 형성사를 '강하거나 약하거나'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단속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간헐적 다이너모' 모델로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달 내부의 열·화학적 진화 과정을 새롭게 조명하는 단서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검증이다. 공동저자인 사이먼 스티븐슨 박사는 "어떤 유형의 암석이 어떤 자기장 세기를 보존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아르테미스 임무는 이 가설을 시험하고 달 자기장 역사를 더욱 정밀하게 밝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로가 남긴 표본은 인류가 달을 이해하는 토대가 됐다. 그리고 반세기 만에, 그 표본을 다시 들여다본 과학은 달 내부의 숨은 역사를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달 탐사의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과학적 연속선 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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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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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넷플릭스 꺾고 워너 인수-'OTT 빅3'로 부상
-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받으며 워너브러더스를 노렸던 파라마운트의 물량 공세에 결국 물러섰다. 이에 따라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사들이면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미디어 기업 톱5에 진입하게 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6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의 최신 제안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가격 수준에서 해당 거래가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테드 서랜도스와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이 거래는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이날 파라마운트 제안이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한 직후 나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브러더스의 TV·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HBO맥스) 부문을 주당 27.75달러, 총 720억달러(약 103조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전체를 주당 31달러, 총 1110억달러(약 159조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겠다는 수정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는 앞선 제안(주당 30달러)보다 상향된 조건이다. 넷플릭스와의 계약이 파기되면 워너브러더스가 부담해야 하는 위약금 28억달러(약 4조원)도 파라마운트가 대신 지급하기로 했다. 파라마운트는 수개월간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집요하게 추진하며 공식 제안서를 총 10차례 제출했다.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브러더스 CEO는 "이사회가 해당 제안을 수용하면 주주에게 상당한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며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합쳐지면서 만들어낼 잠재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면서 넷플릭스는 4영업일 내 조건을 상향 조정하거나 철회해야 했다. 넷플릭스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해온 만큼 2차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회사는 예상과 달리 인수를 포기했다.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한때 13% 급등했다. 과도한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무리한 인수를 피했다는 점이 투자자의 안도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 후보로 거론된 이후 이날까지 넷플릭스 시총은 1700억달러(약 244조원) 증발했다. 합병 성사 땐 OTT 구독 2억명-미국 연방당국 규제 심사는 과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2006년 설립한 스카이댄스는 지난해 파라마운트와 합병하며 시총 기준 글로벌 10위권 미디어 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번 거래까지 성사되면 단숨에 글로벌 미디어업계 톱5·OTT 톱3로 도약한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다. 스트리밍 서비스 HBO맥스와 CNN, TBS, TNT 등 주요 케이블 네트워크도 거느리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미션 임파서블', '탑건', '스타트렉' 등 흥행작을 제작해왔다. 미국 대형 방송사 CBS와 음악 채널 MTV,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 등도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스트리밍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HBO맥스의 유료 구독자는 1억3160만 명, 파라마운트+는 7890만 명이었다. 양사를 합치면 구독자는 2억 명을 넘어선다. 다만 미국 연방 규제당국 심사를 통과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스카이댄스가 파라마운트를 인수할 당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BS 간 법적 분쟁이 길어지며 합병 승인 절차가 지연됐다. 파라마운트는 규제 문제로 거래가 무산되면 총 7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 해지 수수료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결합하면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에 맞설 수 있는 진정한 경쟁자가 탄생할 수 있다"면서도 "케이블 네트워크 등 전통 미디어 자산이 쇠퇴하는 가운데 이를 스트리밍과 SNS 중심의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전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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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넷플릭스 꺾고 워너 인수-'OTT 빅3'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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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4)] 전력 먹는 하마 된 데이터센터, '유리'와 'DNA'로 구원할까
-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Cloud)' 아이콘을 누를 때, 우리는 흔히 하늘에 떠 있는 푹신하고 가벼운 구름을 상상한다. 하지만 현실의 클라우드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그것은 축구장 몇 배 크기의 거대한 창고 안에서, 에어컨이 뿜어내는 매서운 냉기를 맞으며 굉음을 내고 돌아가는 수십만 대의 시커먼 철제 서버(Server)들이다. 우리가 무심코 저장하는 유튜브 영상, 인스타그램 사진, 챗GPT와 나눈 대화들은 모두 이 물리적인 서버의 하드디스크에 쌓인다. 그리고 이 기계들이 과열되어 불타지 않게 식히는 데만 천문학적인 전기가 소모된다. 바야흐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시대, 인류는 지식을 축적할수록 지구가 뜨거워지는 무서운 역설에 직면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고는 섬뜩하다. 현재 전 세계 전력의 1.5%를 먹어 치우는 데이터센터는 불과 4년 뒤인 2030년, 그 수요가 두 배로 폭증할 전망이다. 이때 뿜어져 나오는 탄소 배출량은 약 25억 톤. 미국 전체가 1년 동안 내뿜는 매연의 절반에 육박하는 양이다. 이 거대한 에너지 재앙을 막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은 실리콘과 반도체를 버리고, 가장 원초적인 물질인 '유리(Glass)'와 생명의 설계도인 'DNA'에서 궁극의 해법을 찾고 있다. 아무도 안 보는데 전기를 먹는다? '콜드 데이터'의 딜레마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려면 우리가 생산하는 데이터의 성격을 뜯어봐야 한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의 최대 80%는 '콜드 데이터(Cold Data)'로 분류된다. 당장 오늘 꺼내볼 일은 없지만, 법적 의무나 백업을 위해 지워서는 안 되는 정보들이다. 은행의 15년 전 이체 내역, 병원의 옛날 X레이 사진, 혹은 당신이 10년 전 헤어진 연인과 주고받은 메일함 속 편지들이 모두 콜드 데이터다. 현재 이 콜드 데이터는 대부분 하드디스크(HDD)나 자기 테이프에 저장된다. 진짜 비극은 여기서 발생한다. 하드디스크는 데이터를 그저 '가만히' 쥐고 있는 데도 끊임없이 전기를 먹는다. 테이프 역시 16~25도의 쾌적한 온도를 365일 내내 유지해 줘야 곰팡이가 슬거나 망가지지 않는다. 심지어 10여 년이 지나 수명이 다하면, 데이터를 새 테이프에 옮겨 적고 헌 테이프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과거의 기억을 숨 쉬게 하려고 오늘날의 막대한 에너지를 태우고 있는 셈이다. 영원히 깨지지 않는 기억…유리에 새기는 '5차원(5D) 메모리'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피터 카잔스키(Peter Kazansky) 교수는 투명한 '유리'에서 이 전력 낭비를 멈출 마법을 찾아냈다. 보통 종이에 펜으로 글씨를 쓰면 가로와 세로, 2차원(x, y)으로 정보가 기록된다. 책을 여러 장 겹치면 깊이가 생겨 3차원(z)이 된다. 카잔스키 교수는 특수한 초고속 레이저를 유리에 쏴서 미세한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여기에 빛이 튕겨 나가는 '방향(편광)'과 빛의 '밝기(강도)'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추가했다. 이것이 바로 '5차원(5D)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비유하자면, 하나의 점(Pixel) 안에 글자 하나만 적는 게 아니라, 그 점이 뿜어내는 빛의 색깔과 반짝임의 정도에 따라 수십 권의 책을 압축해서 구겨 넣는 식이다. 이 '메모리 크리스털(Memory Crystal)'의 위력은 엄청나다. CD만 한 5인치 유리판 한 장에 자그마치 360테라바이트(TB)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 고화질 영화 약 7만 편 분량이다. 가장 위대한 점은 '전력 소모가 0'이라는 것이다. 데이터를 새길 때만 레이저를 쏘기 위해 전기가 필요할 뿐, 한 번 새겨진 유리는 전원 플러그를 뽑아도 1만 년 이상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다. 끓는 물에 넣어도,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안전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2017년부터 이 기술을 차세대 저장 장치로 점찍고 '프로젝트 실리카(Project Silica)'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값비싼 특수 유리가 아닌, 집에서 쓰는 내열 오븐용 유리(보로실리케이트)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성공해 상용화의 문턱을 한층 낮췄다. 찻숟가락 하나면 전 세계 데이터를 품는다…'DNA 저장소' 유리와 함께 꼽히는 또 다른 혁신은 놀랍게도 생명체의 유전 정보가 담긴 'DNA'다. 컴퓨터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은 '0'과 '1'의 조합이다. 과학자들은 이 디지털 언어를 DNA를 구성하는 4개의 알파벳(A, T, G, C)으로 번역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예컨대 00은 A, 01은 C, 10은 G, 11은 T로 규칙을 정한다. 그리고 컴퓨터 파일의 0과 1 배열에 맞춰 실제 인공 DNA 분자를 합성해 액체나 분말 형태로 보관하는 것이다. 나중에 데이터가 필요할 때는 유전자 검사를 하듯 DNA 염기서열을 읽어내 다시 0과 1로 번역하면 그만이다. DNA 저장의 가장 큰 무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압축률'이다. DNA 단 1그램(g)에는 무려 215페타바이트(PB)의 데이터가 들어간다. 이론적으로 찻숟가락 하나 분량의 DNA 분말만 있으면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의 정보를 다 담을 수 있다. 또한 매머드 화석에서 수만 년 전 DNA를 추출하듯, 냉각 장치 없이 서늘한 곳에 두기만 하면 수천 년을 버틴다. 자연이 만들어낸 궁극의 USB인 셈이다. 기술의 장벽, 그리고 남겨진 '선택의 문제' 물론 당장 내년 백업을 유리나 DNA에 할 수는 없다. 유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는 아직 기존 하드디스크에 한참 못 미친다. DNA 저장은 데이터를 기록(합성)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과 긴 시간이 든다. 아일랜드 더블린 공과대학의 타니아 말릭(Tania Malik) 교수는 "이 혁신적 기술들이 기존의 저장 장치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상당한 인프라 교체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기술적 한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데이터를 대하는 '태도'다. 우리는 언젠가 완벽한 영구 저장 장치를 갖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매일 쏟아내는 수백억 개의 의미 없는 스팸 메일과 흔들린 사진들까지 영원히, 지구의 에너지를 축내며 보관해야 할까? 데이터 폭증 시대, 과학기술은 무한한 저장 공간을 약속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기술은 인류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후세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가." 유리와 DNA라는 영원의 기록장치 앞에서, 진정으로 걸러내야 할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인류의 정보에 대한 맹목적인 탐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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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4)] 전력 먹는 하마 된 데이터센터, '유리'와 'DNA'로 구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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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대법원 '철퇴' 맞은 트럼프 관세⋯'플랜B' 무역법 122조 꺼내며 전면전 예고
-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강행해 온 상호 관세 정책에 최종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무역 적자 해소와 미국 제조업 부흥을 명분으로 이 관세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 전반에 10퍼센트 기본 관세를 매기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보복성 세금을 부과하면서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 국정 운영 동력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 전반에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위법 행위라고 6대 3으로 판결했다. 이 판결로 지난 반세기 동안 단 한 번도 관세 부과에 쓰이지 않았던 비상경제권한법을 앞세운 상호 관세는 즉각 법적 근거를 상실했다. 다수 의견을 집필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헌법이 세금과 관세를 매길 권한을 오직 입법부인 의회에만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 역시 보충 의견에서 "입법 과정의 숙고적 특성이야말로 자유를 지키는 방파제"라며 의회를 우회하려는 행정부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관세를 매겼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법률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주지만 관세를 부과할 명시적 권한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가 경제와 정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의회가 명확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는 법리를 엄격하게 적용해 행정부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소송은 갑작스러운 관세 폭탄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 내 수많은 기업과 12개 주 정부가 연합하면서 시작됐다. 핵심 국정 과제가 무력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며 법망을 우회하는 대안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결정을 "수치스럽다"고 비난했다. '대법관들이 외국 세력에 부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정치적 이유로 고금리를 선호하는 무능한 인물"이라며 불만을 터트리는 등 경제 정책 전반에 걸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본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미국을 착취하던 외국 국가들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겠지만 그 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기존 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수단으로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3일 안에 새로운 10퍼센트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위법 판결을 받은 관세 정책 대신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는 무역법 301조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법 232조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두 법안은 대통령 선에서 바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다. 무역법 122조는 심각한 국제 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최대 150일 동안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낡은 조항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러한 대체 법안을 동원하면 올해 미국 정부가 거둬들이는 관세 수입은 기존과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대한 환급대란 예고 대법원 판결은 당장 미국 경제 전반에 거대한 환급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전국소매연맹 등 주요 경제 단체는 기업들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급심 법원이 명확한 환급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조세재단 부사장 에리카 요크는 대법원이 위법으로 판단한 법률을 근거로 미국 정부가 징수한 관세 규모가 최소 1600억 달러(약 232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법관들은 관세 환급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반대 의견을 낸 브렛 캐버너 대법관은 "이미 수입업자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한 상황에서 수십억 달러를 환급하는 과정은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아마존 브랜드 매니저이자 컨설턴트인 마틴 호이벨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통 공룡들이 이번 판결을 빌미로 납품 단가 인하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정부가 관세 수입 감소로 구멍 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장기물 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피치 레이팅스 소속 경제학자 올루 소놀라는 "이번 판결로 올해 부과된 관세 가운데 60퍼센트 이상이 소멸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등 주요 교역국 대미 투자 재협상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독단적인 관세 행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관세 면제를 대가로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맺었던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이 마주한 불확실성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하던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지면서 국제 사회는 새로운 무역 역학 관계 재편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관세 면제를 대가로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맺었던 주요 교역국들은 일제히 복잡한 계산에 돌입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연합 등 여러 국가는 상호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건네며 새로운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07조 원),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97조 원), 유럽연합은 6000억 달러(약 870조 원) 규모 투자를 압박받았다. 그러나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하던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지면서 국제 사회는 새로운 무역 역학 관계 재편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존 합의를 둘러싼 정당성 논란과 전면 재협상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유럽연합 의회는 판결 직후 미국과 맺은 무역 협정 이행을 연기할지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미국의 높은 관세 장벽에 고전하던 스텔란티스와 BMW 등 유럽 자동차 기업과 럭셔리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통상 장관은 이날 대법원 판결을 두고 "미국의 관세 부과가 정당하지 않다는 캐나다 입장을 명백히 뒷받침해 준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 관세에 맞서 싸워 거둔 중요한 승리"라며 "백악관 후속 조치를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앞서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호 관세 무효 판결이 나올 경우 미국과 합의를 맺은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면서 상황에 따라 최적의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행정부 권한 팽창을 저지한 사법부 판단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헌법이 정한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했다"며 대법원 결정을 반겼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역시 이번 판결을 "삼권분립의 위대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판결이 터무니없다"며 "의회가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을 즉각 입법화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법원 판결조차도 트럼프 관세가 남긴 거대한 경제적 상처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관세 수입 증발로 미국 국가 부채가 2조 달러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 수단으로 내세운 무역법 301조와 122조 조항들은 적용 기한이 짧고 조사 절차가 복잡해 이전처럼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관세 부과 효과를 거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법적 허점을 끊임없이 파고들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억지로 연장하려 시도할 수록 세계 무역 시장 불확실성은 한동안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Key Insights] 트럼프 관세에 대한 미 대법원의 위헌 판결은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해 온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법적으로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이 관세 면제를 조건으로 미국과 맺었던 막대한 규모의 투자 합의(약 507조 원)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명분을 제공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 등 우회로를 통해 10% 보편 관세를 강행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한국 정부와 기업은 환급 소송 등 단기적 법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150일 주기로 변동성이 극대화될 미국의 ‘꼼수 관세’ 리스크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을 펼쳐야 한다. [Summary]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앞세워 부과한 광범위한 상호 관세에 대해 행정부의 권한 남용이라며 6대 3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을 맹비난하며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3일 내 새로운 10%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는 '플랜 B'를 선언했다. 이번 판결로 미국 내에서는 최소 232조 원 규모의 초대형 관세 환급 대란이 예고됐으며, 관세 면제를 대가로 막대한 대미 투자를 약속했던 한국과 EU 등 주요 교역국들의 전면적인 재협상 요구가 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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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美 대법원 '철퇴' 맞은 트럼프 관세⋯'플랜B' 무역법 122조 꺼내며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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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 9개월 고립 전말 공개⋯NASA "스타라이너 실패는 리더십 붕괴"
-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2024년 두 우주비행사가 9개월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고립됐던 사건의 전말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잉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 유인 시험비행과 관련한 약 300쪽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6월 4일 출발한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복합 결함으로 예정된 8일 귀환에 실패했다. 두 사람은 이듬해 3월 18일 크루 드래건을 타고 귀환했다. 보고서는 임무 초기부터 내부 회의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소통 붕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가장 큰 실패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리더십과 의사결정”이라며 사건을 최상위 단계인 ‘타입 A’ 사고로 분류했다. [미니해설] 8일 임무가 9개월 고립으로…스타라이너 사태, 기술 아닌 '리더십 실패' 2024년 여름, 인류의 저궤도 수송 체계에 또 하나의 균열이 드러났다. NASA가 뒤늦게 공개한 보고서는 보잉의 유인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 시험비행이 어떻게 8일 임무를 9개월 고립 사태로 키웠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2024년 6월 4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도킹 이후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이상이 잇따라 확인됐다. 추진 계통은 우주선의 자세 제어와 귀환 궤도 진입에 핵심적이다. 결함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귀환을 시도할 경우 승무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문제는 기술적 결함 그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이었다. 보고서는 임무 초기부터 내부 회의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고, 건강하지 못한 소통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귀환 방식을 둘러싸고 NASA와 보잉 관계자 간 기 싸움이 오갔으며, 일부 회의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는 증언도 담겼다. 한 관계자는 이를 “내가 본 중 가장 추악한 광경”이라고 표현했다. 두 우주비행사는 스타라이너가 아닌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이용해 2025년 3월 18일 귀환했다. 당초 8일 일정이 9개월로 늘어나며 상업 유인우주선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을 남겼다.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이번 사안을 최상위 단계인 '타입 A' 사고로 분류했다. 이는 2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우주선 손상이나 승무원 사망·영구 장애 위험이 확인될 때 적용되는 가장 심각한 등급이다. 그는 "가장 큰 실패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의사결정과 리더십"이라며, NASA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조기에 귀환을 결정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스타라이너는 NASA의 상업 유인수송 프로그램에서 스페이스X와 함께 양대 축을 이루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반복된 지연과 기술 결함, 이번 고립 사태까지 겹치며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상업 파트너에게 임무 수행을 맡기되 안전과 최종 책임은 NASA가 지는 구조에서, 권한과 책임의 경계가 모호해질 경우 어떤 혼선이 발생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는 기술적 결함보다 조직 문화와 리더십의 붕괴가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인류가 달과 화성으로 향하는 장기 심우주 임무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의사결정 체계의 투명성과 위기 대응 구조를 재정비하지 못한다면 유사한 사태는 반복될 수 있다. 9개월 고립은 단순한 일정 지연이 아니라, 미국 유인우주 체계 전반에 던진 경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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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 9개월 고립 전말 공개⋯NASA "스타라이너 실패는 리더십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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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의 100억 달러 베팅과 '가자 평화위'⋯유엔 우회하는 新 중동 질서의 신호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건과 전후(戰後) 중동 질서 재편을 위해 거침없는 독자 행보에 나섰다.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과 다국적 평화군 파견을 골자로 한 이른바 ‘가자 평화위원회(Peace Board)’를 출범시키며, 기존 유엔(UN) 중심의 국제 질서를 우회해 트럼프식(式) ‘힘을 통한 평화’를 중동에 이식하겠다는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미국평화연구소에서 40여 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가자 평화위원회 첫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철저히 ‘돈’과 ‘힘’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평화위원회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직접 지원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부국은 물론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까지 동원해 70억 달러 이상의 구제 패키지 동참을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영토 재건에 필요한 약 700억 달러 중 일부”라며 향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거대한 인프라 재건 시장이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파괴된 가자지구를 통치할 새로운 안보 청사진도 구체화했다. 재스퍼 제퍼스 국제안정화군(ISF) 사령관은 인도네시아, 모로코, 카자흐스탄, 코소보, 알바니아 등 5개국이 평화군 병력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특히 부사령관직을 맡은 인도네시아는 최대 8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경찰 훈련을 맡는다. ISF는 하마스의 최후 보루였던 가자지구 남부 라파(Rafah) 지역에 우선 배치되어 치안을 확보한 뒤 점진적으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2만 명의 ISF 전투 병력을 투입하고, 1만 2000명의 현지 경찰을 양성해 하마스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점은 이 위원회의 성격이다. 외신들은 이번 평화위 출범이 사실상 유엔을 대체하기 위한 ‘트럼프표 대안 기구’라고 분석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측근이 총출동한 가운데, 회의에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벨라루스까지 참석했다. 반면 유럽의 일부 핵심 동맹국들은 회원 가입을 꺼리며 거리를 두고 있다. 유엔의 무능을 비판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가자 사태 해결을 지렛대 삼아 글로벌 안보·경제의 주도권을 자신들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아주 단순하다. 평화”라며, 이란을 향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의미 있는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평화위를 지렛대 삼아 하마스와 레바논 문제를 넘어 이란까지 압박하는 광폭 행보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유가, 그리고 재건 경제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ey Insights] 트럼프 주도의 가자지구 재건 사업은 중동의 지정학적 지형을 흔드는 동시에 거대한 경제적 기회를 창출한다. 총 7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인프라 복구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한국의 건설, 인프라 기업들에게 새로운 중동 특수가 열릴 수 있다. 다만, 기존 유엔 체제를 우회하는 트럼프식 독자 노선이 심화할 경우, 동맹국인 한국 역시 전통적 다자주의와 트럼프발 신(新)질서 사이에서 외교·경제적 줄타기를 강요받을 위험이 상존하므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Summary]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건과 치안 유지를 위한 '평화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하고 1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아랍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70억 달러를 보탰다.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이 국제안정화군(ISF) 병력을 파견해 라파 지역부터 치안 확보에 나서며, 장기적으로 2만 명의 병력이 투입된다. 이번 위원회 출범은 가자지구 사태 해결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존 유엔 체제를 견제하고 트럼프 중심의 새로운 중동 질서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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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의 100억 달러 베팅과 '가자 평화위'⋯유엔 우회하는 新 중동 질서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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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3)] 뇌 속 '청소부' 깨우니 치매 단백질이 사라졌다⋯항체 주사 대체할 '알약' 길 열려
- 인류에게 '암(Cancer)'이 정복해야 할 산이라면, '알츠하이머 치매'는 서서히 차오르는 물과 같다. 전 세계 고령화 속도와 비례해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 물을 퍼낼 확실한 바가지조차 갖지 못했다. 최근 FDA 승인을 받은 '레켐비' 같은 항체 치료제들이 등장했지만,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과 뇌부종 같은 부작용, 그리고 정맥 주사라는 번거로움은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그런데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공동 연구진이 최근 이 장벽을 한 번에 허물 수 있는 '뇌 속의 숨겨진 스위치'를 찾아냈다. 외부에서 비싼 용병(항체)을 투입하는 대신, 우리 뇌가 본래 가지고 있던 '청소부'를 깨워 치매 원인 물질을 스스로 없애는 혁신적인 치료법의 길이 열린 것이다. 뇌 속의 '쓰레기 소각장'을 다시 가동하라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Aβ)'라는 독성 단백질 찌꺼기가 쌓이면서 시작된다. 마치 하수구가 막히면 집안이 물바다가 되듯, 이 찌꺼기가 신경세포 사이를 막아 기억과 인지 기능을 파괴한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의 뇌에는 이 찌꺼기를 잘게 잘라 없애는 천연 효소, '네프릴리신(Neprilysin)'이 존재한다. 일종의 '단백질 가위'이자 뇌 속의 '자체 소각장'이다. 문제는 나이가 들거나 치매가 시작되면 이 가위가 녹슬고 소각장이 멈춰버린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멈춰버린 이 소각장을 다시 가동할 '전원 스위치'를 찾아냈다. 바로 뇌의 해마(Hippocampus) 부위에 있는 '소마토스타틴 수용체(SST1, SST4)'다. 연구진이 유전자 조작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는 명확했다. 이 스위치(SST 수용체)를 제거하자, 청소부(네프릴리신)가 사라졌고 쥐의 뇌에는 순식간에 쓰레기(아밀로이드)가 쌓였다. 반대로 약물을 통해 이 스위치를 강제로 'ON' 시키자, 네프릴리신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뇌 속에 쌓여있던 독성 단백질이 분해되어 사라졌다. 실험 쥐의 기억력 또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탱크 대신 오토바이…'혈액-뇌 장벽'을 뚫어라 이번 연구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진짜 이유는 '약의 형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외부 물질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혈액-뇌 장벽(BBB·Blood-Brain Barrier)'이라는 아주 촘촘한 검문소를 가지고 있다. 현재 시판되는 항체 치료제들은 분자의 크기가 거대하다. 비유하자면 '탱크'와 같다. 화력은 좋지만 덩치가 너무 커서 이 좁은 검문소(BBB)를 통과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고용량을 혈관에 쏟아부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뇌혈관이 터지거나 붓는 부작용이 생긴다. 반면, 연구진이 타깃으로 한 SST 수용체는 '소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로 자극할 수 있다. 소분자는 항체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다. 탱크가 아니라 날렵한 '오토바이'다. 검문소(BBB)를 아주 쉽게 통과해 뇌 속 깊숙한 곳까지 약효를 전달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페르 닐손 박사는 "우리가 찾은 방식은 주사 바늘이 필요 없다"며 "환자가 집에서 물과 함께 삼키는 작은 '알약(Pill)' 하나로 뇌 속의 청소 시스템을 가동해 치매를 치료하는 미래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치료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변화다. 실패 확률 낮은 '익숙한 길'로 간다 신약 개발은 흔히 '도박'에 비유된다. 10년을 연구해도 실패할 확률이 90%가 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성공 확률이 높은 '익숙한 길'을 택했다. 연구진이 찾아낸 SST 수용체는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라는 거대한 단백질 가문에 속한다. 이 가문은 제약업계에서 가장 연구가 많이 된, 일종의 '베스트셀러 타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처방되는 의약품의 약 30~40%가 바로 이 GPCR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즉, 맨땅에 헤딩하듯 새로운 물질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안전성과 작동 원리가 검증된 시스템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만든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동물 실험에서 부작용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치료는 '외부의 힘'으로 억지로 찌꺼기를 긁어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뇌가 본래 가지고 있던 '자정 능력(Self-cleaning)'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치료법임을 증명했다. 1년에 수천만 원이 드는 주사제가 아니라, 매일 아침 비타민처럼 챙겨 먹는 알약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세상. 뇌 속의 작은 스위치 하나가 그 거대한 변화의 문을 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 알츠하이머와의 전쟁에서 인류는 이제 '방패'가 아닌 '검'을 쥘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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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3)] 뇌 속 '청소부' 깨우니 치매 단백질이 사라졌다⋯항체 주사 대체할 '알약'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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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인수전' 다시 안갯속⋯파라마운트와 재협상
- 글로벌 콘텐츠·미디어 업계 공룡 기업 탄생을 예고했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이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시간 17일 워너브러더스는 지난해 12월 중단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와의 인수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협상 재개에는 일주일의 기간이 부여됐다. 파라마운트는 오는 23일까지 최종 인수안을 제시해야 한다. 워너브러더스 데이비드 자슬라브 최고경영자(CEO)와 새뮤얼 A. 디피아자 주니어 이사회 의장은 파라마운트 이사회에 보낸 서신에서 "파라마운트가 우월한 가치를 지닌, 실행 가능하고 구속력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는지 신속하게 판단할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애초 워너브러더스는 회사를 1080억 달러(약 156조 원)에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거절하고 넷플릭스에 스트리밍과 스튜디오 사업 부문만 830억 달러(약 120조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당 가격은 27.75달러다. 워너브러더스는 넷플릭스의 제안이 주주들에게 더 유리한 거래라고 설명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계약 체결 후 워너브러더스 인수·합병 신고서를 미 당국에 제출하고 승인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보다 먼저 워너브러더스 인수 의향을 밝혔던 파라마운트는 포기하지 않고 적대적 인수·합병(M&A)까지 선언하며 주주 설득에 나섰다. 이후 약 두 달간 파라마운트는 두 차례에 걸쳐 제안서를 수정했으며, 매번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제기한 우려 사항을 보완해 왔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넷플릭스의 인수안이 규제 당국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펜트워터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일부 워너브러더스 투자자들도 우려를 표하며 사측에 파라마운트와의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현재까지 파라마운트는 공식적으로 제안가를 주당 30달러에서 올리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주 워너브러더스는 파라마운트의 고위 관계자가 이사회에 구두로 "협상을 승인한다면 주당 31달러를 지급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최신 제안서에서 워너브러더스가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해지하면 지불해야 할 위약금 28억 달러를 대신 부담하고, 워너브러더스의 부채 비용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파라마운트는 거래 종결이 지연되면 2027년부터 매 분기 약 6억 5천만 달러의 현금을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에게 지급하겠다고도 제안했다. 넷플릭스와의 계약 조건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는 경쟁사 제안이 "합리적으로 우월한 제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될 때만 경쟁사와 협상할 수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아직 그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넷플릭스가 우려 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7일간의 유예 기간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의 이 같은 결정을 인정하면서도 "시한 없이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며 "이사회 조치가 이례적이지만, 파라마운트는 선의를 갖고 건설적 논의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파라마운트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넷플릭스도 자사 입찰 가액을 높일 권리를 갖는다. 넷플릭스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거래가 가치와 확실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확신하지만 파라마운트의 기행으로 인해 워너브러더스 주주들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지속적인 혼란이 일어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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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인수전' 다시 안갯속⋯파라마운트와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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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8)] CHEOPS, 적색왜성 LHS 1903서 '정반대 배열 암석 행성' 발견
- 바깥 행성이 암석 형이고 안쪽 행성이 가스 형으로 되어 있는, 기존 행성과 정반대되는 배열로 이루어져 있는 외계 행성계가 발견돼 천문학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12일(현지시간) 외계행성 관측 위성 CHEOPS가 적색왜성 LHS 1903 주위를 도는 네 개의 행성이 공전하는 독특한 행성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장 안쪽 행성은 암석형이고, 그 다음 두 행성은 가스형이며, 가장 바깥쪽의 네 번째 행성 역시 암석형으로 추정되는, 기존 행성 형성 이론과 상반되는 배열이 드러난 것이다. ESA에 따르면 영국 워릭대 토머스 윌슨 박사 연구팀은 지상·우주 망원경 자료와 외계행성 특성 분석 위성(CHEOPS) 관측을 결합해 LHS 1903을 도는 네 개의 행성을 분석했다. 중심에 가까운 첫 번째 행성은 암석형, 그 바깥 두 개는 가스형으로 분류됐다. 문제는 가장 멀리 떨어진 네 번째 행성이다. 통상 별에서 멀수록 두꺼운 대기를 지닌 가스 행성이 형성된다는 이론과 달리, 이 네 번째 행성은 작은 암석 행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열은 은하계 전체와 우리 태양계에서 볼 수 있는 패턴과 모순된다. 12일 CNN에 따르면 우리 태양계에서는 암석형 행성(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태양에 더 가까이 공전하고, 가스형 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더 멀리 떨어져 공전한다. 현행 이론에 따르면 항성 가까이에서는 강한 복사로 가스가 제거돼 암석형 행성이, 외곽에서는 차가운 환경 덕분에 가스가 축적돼 거대 가스 행성이 형성된다. 그러나 LHS 1903 행성계는 '암석-가스-가스-암석'이라는 역전된 배열을 보였다. 연구진은 과거 충돌로 대기가 벗겨졌거나 행성 간 궤도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도 검토했으나, 시뮬레이션 결과 이를 배제했다. 대신 연구진은 행성들이 동시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태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네 번째 행성은 원시 원반의 가스가 거의 소진된 환경에서 뒤늦게 형성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약 10년 전 제기된 '안쪽에서 바깥으로 형성되는(inside-out) 행성 형성' 가설을 뒷받침하는 첫 강력한 증거로 평가된다. ESA 연구원 이사벨 레볼리도는 "지금까지의 행성 형성 이론은 태양계를 기준으로 발전해왔다"며 "다양한 외계행성계가 발견되면서 기존 이론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1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한편, 적색왜성 LHS 1903이라고 불리는 이 암석형 행성은 지구에서 약 116광년 떨어져 있다. 반지름이 지구의 약 1.7배에 달해 천문학자들이 '슈퍼지구'라고 부르는, 밀도와 구성은 비슷하지만 크기가 더 큰 행성이다. 이 행성계는 2018년 NASA가 발사한 외계행성 탐사 위성(TESS)을 이용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2019년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외계행성 특성 분석 위성(CHEOPS)을 이용해 분석이 진행됐다. CHEOPS는 이미 외계행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별들을 연구하는 위성이다. 이번 발견은 태양계의 질서가 보편적이라는 전제를 흔들며, 우주에 존재하는 행성계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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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8)] CHEOPS, 적색왜성 LHS 1903서 '정반대 배열 암석 행성'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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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바마 기후정책 '심장' 도려낸 트럼프…온실가스 규제 근거 전면 폐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의 근간을 뒤흔드는 초강수를 두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돼 미국의 각종 온실가스 규제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해 온 핵심 토대인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 규정을 공식 폐기한 것이다. 이로써 화석연료와 내연기관차 산업의 족쇄가 풀리게 됐지만,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과 법적 공방이 예고돼 미국 내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EPA의 절차에 따라 우리는 공식적으로 이른바 ‘위해성 판단’을 종료한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단일 조치로는 최대 규모의 규제 완화”라고 발표했다. 2009년 제정된 위해성 판단은 6가지 주요 온실가스가 대중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연방정부 차원의 공식 결론이다. 지난 17년간 이 규정은 미국 내 자동차 연비 규제, 발전소 및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 등 거의 모든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해왔다. 이 기둥이 뽑혀 나감에 따라,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굴뚝 산업과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을 옥죄던 규제들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해성 판단을 “미국 자동차 산업에 치명타를 입히고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가격 인상을 강요한 오바마 시대의 재앙적 정책”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번 철폐 조치로 1조 3000억 달러(약 1800조 원) 이상의 규제 비용이 허공으로 사라지며 자동차 가격은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화석연료의 정당성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 연료는 수세대에 걸쳐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고, 수십억 명을 빈곤에서 구제했다”며 억눌렸던 석탄·석유 산업의 화려한 부활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순조롭게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규제 허물기에 맞서 환경단체들이 대규모 소송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기후 정책의 근간을 둘러싼 행정부와 환경단체 간의 세기의 법적 공방이 대법원까지 이어지며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ey Insights] 트럼프 행정부의 온실가스 규제 철폐는 글로벌 에너지·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결정이다. 내연기관차 규제가 완화되면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자동차 및 K-배터리 기업들에게 중장기 전략의 전면 수정을 요구한다. 화석연료 부활로 인한 에너지 비용 절감은 기회일 수 있으나, 글로벌 친환경 기조와의 엇박자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통상 마찰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미 행정부가 2009년 도입된 온실가스 규제의 핵심 근거인 '위해성 판단'을 전격 폐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규제 완화로 규정하며, 1조 3000억 달러의 비용 절감과 내연기관 자동차의 부활을 선언했다. 이번 조치로 발전소와 공장, 자동차 산업에 드리웠던 환경 규제가 대폭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대규모 소송이 예고돼 있어 규제 철폐를 둘러싼 미국 내 법적 공방과 정책적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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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바마 기후정책 '심장' 도려낸 트럼프…온실가스 규제 근거 전면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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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2)]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거울' 찾았다⋯정상 세포는 통과, 종양엔 '독'이 되는 반전 분자
- 암 정복의 역사는 '부작용과의 전쟁'이었다. 기존의 방사선이나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무차별 폭격해 탈모, 구토, 면역 저하 같은 고통을 수반했다. 과학계가 오랫동안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마법의 탄환'을 찾아 헤맨 이유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대학교(UNIGE)와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생명의 기본 블록인 아미노산의 '거울상(Mirror image)' 구조를 이용해 이 난제를 풀 실마리를 찾았다. 연구진은 특정 아미노산의 '쌍둥이 분자'가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오직 암세포의 숨통만 조인다는 사실을 밝혀내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발표했다. 왼손 장갑을 오른손에 낄 수 없는 이치 아미노산의 '거울상(Mirror image)' 구조 발견을 이해하려면 먼저 생명의 기묘한 특성인 '카이랄성(Chirality·손대칭성)'을 알아야 한다. 자연계의 분자들은 화학식은 똑같지만, 구조가 거울에 비친 것처럼 정반대인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마치 왼손과 오른손이 겹쳐지지 않는 것과 같다. 이를 'L형(좌선성)'과 'D형(우선성)'이라 부른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단백질을 만들 때 오직 'L형' 아미노산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D형'은 자연계에 존재하지만, 생체 활동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일종의 '그림자 분자' 취급을 받아왔다. 연구진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생명체가 외면해 온 D형 아미노산이 암세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암세포만 열어주는 '지옥의 문' 연구진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스테인(Cysteine)의 거울상 분자, 'D-시스테인(D-cysteine)'을 실험에 투입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정상 세포는 D-시스테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특정 암세포들은 이를 걸신들린 듯 빨아들였다. 비결은 '수송체(Transporter)'에 있었다. 세포막에는 영양분을 받아들이는 전용 출입문(수송체)이 있는데, 연구진이 발견한 특정 수송체는 오직 암세포 표면에만 존재했다. 이것은 마치 '트로이 목마'와 같다. 암세포는 D-시스테인을 영양분인 줄 알고 전용 문을 열어 받아들인다. 하지만 일단 세포 안으로 들어온 D-시스테인은 영양분이 아니라 치명적인 독으로 돌변한다. 반면, 이 전용 문이 없는 정상 세포는 D-시스테인이 곁에 있어도 흡수하지 않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연구를 주도한 장클로드 마르티누 교수는 "정상 세포와 암세포의 대사적 차이를 완벽하게 파고든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세포의 배터리, 미토콘드리아를 셧다운 시키다 세포 내부로 침투한 D-시스테인은 암세포의 심장부인 미토콘드리아를 정조준한다. 구체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 내부에 있는 'NFS1'이라는 효소를 마비시킨다. NFS1은 세포의 호흡과 에너지 생산, DNA 합성에 필수적인 '철-황 클러스터(Iron-sulfur clusters)'를 만드는 핵심 효소다. D-시스테인에 의해 NFS1이 차단되면, 암세포는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호흡 곤란), 유전 정보(DNA)를 복제할 수도 없게 된다. 결국 배터리가 방전된 기계처럼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이 멈춰버리는 것이다. 마르부르크대 롤란드 릴 교수는 "D-시스테인은 암세포 내부에서 연쇄적인 붕괴를 일으킨다"며 "에너지 생산 중단, DNA 손상, 세포 주기 정지라는 삼중고를 겪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부작용 없이 암 성장 억제…전이 막을 가능성도 연구진은 공격성이 매우 강한 유방암을 이식한 쥐 모델에 D-시스테인을 투여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암세포의 성장은 눈에 띄게 느려졌고, 쥐에게서 체중 감소나 장기 손상 같은 중대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선택적 독성'이 생체 내에서도 작동함을 입증한 셈이다. 물론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인간에게 투여했을 때의 적정 용량과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D-시스테인이 암의 성장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지는 '전이(Metastasis)'를 억제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더 강한 독'을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대신 암세포가 가진 생물학적 허점, 즉 '거울 분자'를 구별하지 못하고 받아들이는 탐욕을 역이용하는 '정밀한 덫'이 미래 항암 치료의 핵심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자연이 선택하지 않은 '오른손(D형)' 분자가, 인류를 괴롭히는 암을 잡는 '신의 한 수'가 될지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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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2)]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거울' 찾았다⋯정상 세포는 통과, 종양엔 '독'이 되는 반전 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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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행정부, USMCA 탈퇴 검토…북미 무역협정 파기 위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첫 임기 때 주도했던 북미무역협정(USMCA)의 탈퇴 가능성을 비공개로 저울질하며 글로벌 통상 환경에 거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한 다자간 협정 대신,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양자 협상으로 판을 새로 짜겠다는 노골적인 압박으로 풀이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SMCA의 효용성 깎아내리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2019년 체결된 USMCA를 언급하며 왜 우리가 여기서 탈퇴하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하는 등 협정의 존속 가치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멕시코 및 캐나다와의 무역 관계 재정립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9년의 합의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캐나다 및 멕시코와 각각 별도의 양자 협상을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탈퇴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해 더 나은 거래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최종 결정권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7월 연장 심사 앞두고 북미 통상 질서 안갯속 USMCA는 오는 7월 1일 협정 연장 여부를 결정짓는 의무 검토 시한을 맞이한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이 과정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불만 표출과 새로운 요구 조건 제시로 인해 거대한 무역 갈등의 진원지로 돌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USMCA를 향해 무의미하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으며, 캐나다와 멕시코의 제품이 미국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탈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외환 시장에서는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가 즉각적인 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의 USMCA 탈퇴 검토는 다자주의 무역 체제를 무너뜨리고 철저히 미국의 이익만을 좇는 양자 협상으로 통상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신호탄이다. 멕시코나 캐나다를 북미 수출의 우회 기지로 활용해 온 한국 자동차 및 부품, 배터리 기업들은 관세 면제 혜택 박탈이라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만큼, 기업들은 북미 현지 생산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공급망 다변화 등 컨틴전시 플랜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 [Summar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2019년 체결했던 북미무역협정(USMCA)의 탈퇴를 비공개로 검토하며 양자 협상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현행 협정이 국익에 맞지 않는다며 캐나다, 멕시코와의 개별 협상 추진을 예고했다.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USMCA 연장 검토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무의미하다고 깎아내리면서 북미 3국 간의 통상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 글로벌 외환 시장과 경제의 불확실성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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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행정부, USMCA 탈퇴 검토…북미 무역협정 파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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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 미국 상대 관세부과 중단·환급 소송 제기⋯지난해 4월이후 관세 대상
-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중국 비야디(BYD)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관세 부과 중단 및 환급 소송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BYD의 미국 자회사 4곳은 미국 정부가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련 관세는 위법이므로 취소하고 환급해 달라는 소송을 지난달 말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냈다. 피고는 미 연방 정부와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CBP), 무역대표부(USTR), 재무부의 주요 관계자들이며 원고는 북미지역 유통과 서비스를 맡는 BYD아메리카와 상용 전기차를 제조하는 BYD코치앤버스, 배터리 제조 BYD에너지,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BYD모터스입니다. 이들 기업은 작년 2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발효한 관세 행정명령 및 수정안 9건이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멕시코와 캐나다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국경관세, 중국을 겨냥한 펜타닐 관련 상호·보복관세, 러시아 석유 거래와 관련된 국가별 관세 등이 포함됐다. BYD 측은 IEEPA 체계 하에서 이들이 관세를 부과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이에 따라 관련된 모든 관세 행정 명령을 무효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원이 피고의 관세 부과 및 시행 권한을 박탈하고 그간 부과한 IEEPA 관세 전액 환급 및 이자 지급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관세 환급 권리를 인정받으려는 세계 여러 기업의 소송 움직임에 중국 기업이 합류한 첫 사례다. 중국 내에서는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자국 기업이 권익 보호를 위해 나선 데 대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쑨샤오훙 중국기계전자제품수출입상공회의소 자동차부문 총서기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에 "소송 결과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중국 기업들이 법적 조치를 통해 권익을 지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쑨 총서기는 "미국이 수입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는 국내외 자동차 제조업체 모두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 역시 위협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법적 수단을 통해 권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차이징 매거진은 BYD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브라질에서 생산된 BYD 전기차가 15% 미만의 관세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승소 시)미국 및 인접 국가 시장에서 획기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과거 중단됐던 멕시코 공장 프로젝트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의 적법성을 두고 이미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1심 재판부(국제무역법원)는 작년 5월 권한 남용을 지적하며 무효 결정을 내렸고, 2심 재판부(항소법원) 역시 같은 해 8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사건은 미국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갔지만 아직 선고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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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 미국 상대 관세부과 중단·환급 소송 제기⋯지난해 4월이후 관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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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사나에노믹스' 날개 단 다카이치…日 '전쟁 가능 국가' 개헌 빗장 푸나
- 일본 열도의 정치 지형이 거대한 우경화와 팽창주의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승부수로 띄운 조기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탈바꿈시킬 헌법 개정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아울러 막대한 돈 풀기를 예고한 ‘사나에노믹스(Sanaenomics)’가 강력한 추진 엔진을 달게 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에 짙은 ‘엔저(低)’와 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 결과(NHK 출구조사 기준), 집권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274~328석을 휩쓸며 2021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단독 과반을 확정 지었다.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를 포함한 범여권 의석은 302~366석으로, 개헌 발의 기준선인 3분의 2(310석)를 가볍게 넘어섰다. 반면 제1야당 중심의 중도개혁연합은 37~91석으로 쪼그라들며 참패했다. 다카이치 총리 개인의 70%대 높은 지지율이 야당의 정권 심판론을 완전히 압도한 선거였다. 이번 압승으로 다카이치 내각은 중의원에서 참의원(상원)의 반대를 무력화하고 예산안과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수퍼 권력’을 손에 쥐었다. 고(故) 아베 신조 정권 시절의 권력 집중 현상이 고스란히 재현된 셈이다. 정치적 압승의 첫 번째 청구서는 경제로 향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기간 내내 부르짖었던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 방침이다. 가장 논쟁적인 카드는 ‘소비세 감세’다. 다카이치 총리는 “급여형 세액공제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2년간 소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불안하다. 이미 올해 122조 엔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이 편성된 상황에서, 감세와 재정 확대가 맞물리면 일본의 국가 부채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시장 전문가들은 확장 재정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조와 충돌하며 지속적인 ‘엔화 약세’를 유발하고, 이는 곧 수입 물가 폭등으로 이어져 서민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총선 승리의 축포가 꺼지기도 전에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암초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더욱 근본적인 지각변동은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 일어날 전망이다. 개헌선인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평생 숙원이었던 ‘헌법 9조(전쟁 포기 조항)’ 개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동력을 얻었다.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고 국방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보수 우익 진영의 오랜 열망이 현실화할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헌법심의회에서 구체적인 개헌안을 심의해 주길 바란다”며 논의의 불씨를 당겼다. 다만, 완벽한 독주 체제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현재 참의원이 ‘여소야대’ 구도라는 점이다.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중·참의원 모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기에, 다카이치 내각이 단기간에 무리한 개헌을 강행하기보다는 야당을 분열시키며 점진적인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돈 풀기’와 ‘군사 대국화’라는 두 개의 칼을 쥔 다카이치 총리의 위험한 질주가 막을 올렸다. [Key Insights] 다카이치 총리의 총선 압승은 일본이 아베 정권 시절의 '우경화'와 '적극 재정' 노선으로 완벽히 회귀했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사나에노믹스로 인한 '슈퍼 엔저'의 장기화가 수출 경합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철강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전쟁 가능 국가' 추진은 동북아 안보 지형에 거대한 지정학적 파장을 예고하는 만큼, 한미일 안보 협력의 틀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교하고 냉철한 대일(對日) 외교 전략이 시급하다. [Summary] 8일 일본 총선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자민당이 단독 과반, 연립여당이 개헌 발의선(3분의 2)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대규모 재정 지출과 한시적 소비세 감세를 뼈대로 한 '사나에노믹스'가 탄력을 받게 됐으나, 국채 증가와 엔화 약세, 인플레이션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막강한 의회 장악력을 무기로 아베 전 총리의 숙원인 '전쟁 가능 국가'를 향한 헌법 9조 개정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여소야대인 참의원 정치 구도가 개헌의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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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사나에노믹스' 날개 단 다카이치…日 '전쟁 가능 국가' 개헌 빗장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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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가 덮친 美 고용시장…1월 해고 17년 만에 최다
- 미국 산업계에 인공지능(AI) 발(發) ‘칼바람’이 본격적으로 몰아치고 있다. 기업들이 AI 도입을 통한 업무 효율화를 명분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미국의 고용 지표가 급격히 냉각되는 양상이다. 탄탄했던 고용 시장이 흔들리자, 시장에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5일(현지 시각)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고용조사기관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는 1월 미국 기업 및 정부 기관의 인력 감축 계획 규모가 총 10만843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대비 3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배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1월 기준으로는 2009년 1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아마존·UPS 등 전방위적 감원…AI가 사무직 대체 이번 인력 감축은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1월 한 달간 IT 기업에서만 2만2291명의 감원이 이루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만6000명을 해고한 아마존이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이번 구조조정의 칼끝이 본사 기획 및 관리 부문 등 주로 ‘화이트칼라’ 사무직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AI 도입으로 효율화가 진전돼 앞으로 수년간 총직원 수가 감소할 것”이라며 일찌감치 AI 발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러한 여파는 생태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물류 대기업 UPS는 최대 고객사인 아마존의 물량 축소 등을 이유로 무려 3만 명의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비단 IT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병원 등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1월 감축 규모가 1만7107명에 달해 2020년 4월 이후 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1월 신규 채용 발표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306명에 그쳐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래 사상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구인 건수 5년 만에 최저…'금리 인하' 베팅 늘어난 월가 정부 공식 통계 역시 고용 시장의 한파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동태조사(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구인 건수는 전월 대비 6% 감소한 654만2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로, 전문·비즈니스 서비스와 소매, 금융·보험 부문의 타격이 컸다. 거시경제 분석기관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AI를 활용해 구인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해고 동향을 짐작할 수 있는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1월 25일~31일) 역시 23만1000건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21만2000건)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약 2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고용 지표가 일제히 하강 곡선을 그리자, 월가에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전환(Pivot)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던 뜨거운 고용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이 반영하는 3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10%대에서 20%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연준의 정책 방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국채 금리 역시 장중 일시적으로 3.4% 후반대까지 하락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AI 혁명이 쏘아 올린 인력 효율화의 파장이 역설적으로 미국 거시 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금리 인하의 방아쇠가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 산업계를 휩쓰는 ‘AI 구조조정’은 단순한 경기 침체에 따른 해고가 아닌, AI가 사람의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구조적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한국 기업들 역시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AI 도입과 뼈아픈 인력 재배치 과제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미 고용 냉각이 불러온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고금리에 짓눌린 한국 경제와 한은의 통화정책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지만, 대미 수출 수요 위축이라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Summary] 1월 미국 기업과 정부의 인력 감축 규모가 약 10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배 폭증하며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마존 등 빅테크와 헬스케어 부문을 중심으로 AI 도입에 따른 ‘사무직 대체’ 해고가 본격화된 여파이다. 구인 건수 역시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도 예상치를 웃돌며 고용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미 연준(Fed)의 3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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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가 덮친 美 고용시장…1월 해고 17년 만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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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 중국 상하이의 한 무대. 165cm의 '여성'이 관객을 향해 걸어 나온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눈을 맞추고, 입가에는 묘한 미소를 띠고 있다. 관객들은 환호성 대신 잠시 숨을 죽였다. 너무나 인간 같지만,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 '드로이드업(DroidUp)'이 공개한 인간형 로봇 '모야(Moya)'가 글로벌 로봇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이 로봇은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는 투박한 기계가 아니다. 체온을 가지고, 눈을 맞추며, 미세한 표정으로 감정을 흉내 낸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질 때 느껴지는 기이한 감정,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건너뛰겠다는 중국의 야심 찬 선전포고다. 뇌만 있던 AI, '육체'를 입다…'체화 지능'의 진화 드로이드업은 모야를 '세계 최초의 완전 생체모방형(Biomimetic) 체화 지능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주목할 키워드는 '체화 지능(Embodied AI)'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한 챗GPT 같은 AI가 '서버라는 유리병 속에 갇힌 뇌'였다면, 체화 지능은 그 뇌에 팔다리와 감각 기관을 달아준 것이다. 모야는 디지털 공간이 아닌 물리적 세계에서 보고, 듣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영상 속 모야는 단순한 입력 반응을 넘어선다. 상대방의 눈과 눈 맞춤을 하며(Eye contact) 고개를 끄덕이고, 상황에 따라 눈꼬리를 내리거나 입꼬리를 올리는 '미세 표정(Micro-expressions)'을 구사한다. 이는 로봇 공학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기술 중 하나다. 찡그림, 놀람, 미소 같은 인간의 비언어적 소통을 모사해 '기계'가 아닌 '동반자'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된 것이다. 36.5도의 온기, 그리고 92%의 보행 정확도 모야의 스펙은 철저히 '인간 친화적'이다. 키 165cm에 무게는 32kg. 성인 여성의 키와 비슷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볍다. 가장 놀라운 점은 '체온'이다. 모야는 섭씨 32~36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왜 로봇에게 체온이 필요할까. 이는 모야의 주 무대가 차가운 공장이 아니라, 병원이나 가정, 요양원임을 시사한다. 사람이 로봇의 손을 잡거나 부축을 받을 때, 차가운 금속성의 감촉 대신 따뜻한 생명체의 온기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보행 능력 또한 수준급이다. 회사 측은 모야의 '보행 자세 정확도'가 9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단순히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넘어, 골반과 무릎, 발목의 움직임이 실제 인간의 보행 메커니즘과 92% 흡사하다는 의미다. 부자연스러운 '로봇 걸음'을 지우고, 인간 무리에 섞여 있어도 위화감이 없는 이동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껍데기'만 바꾼다…모듈형 설계의 비밀 기술적 세부 사항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외신과 전문 매체들은 모야의 하드웨어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 전문 매체 '로보호라이즌(RoboHorizon)'은 모야가 '워커 3(Walker 3)'라는 섀시(뼈대)를 기반으로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워커'는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기업 유비테크(UBTECH)의 간판 모델명이라 기술 제휴 의혹이 일었으나, 양사 모두 공식적인 연관성은 부인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뼈대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 위에 적용된 '모듈형 설계'다. 모야는 내부의 기계적 구조(골격)는 유지한 채, 외부의 스킨(피부)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유하자면 '마네킹'과 같다. 마네킹의 몸통은 그대로 둔 채, 필요에 따라 의료진의 얼굴, 가정교사의 얼굴, 혹은 특정 캐릭터의 외형으로 '갈아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로봇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다양한 서비스 현장에 맞춤형으로 투입할 수 있는 양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서양은 '기계답게', 중국은 '사람답게' 모야의 등장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개발의 두 갈래 길을 명확히 보여준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인간의 형태를 하되 얼굴은 매끈한 디스플레이나 기계 장치로 마감해 "나는 로봇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인간을 극한까지 모방하는 길을 택했다. 이 같은 '극사실주의'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논쟁을 불렀다. "너무 리얼해서 감탄스럽다"는 반응과 "영혼 없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게 섬뜩하다"는 불쾌한 골짜기 반응이 엇갈린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모야는 산업용도, 캐릭터형도 아닌 그 중간의 불안한 지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드로이드업은 이 불쾌함을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익숙해짐의 단계를 넘어서면, 인간은 자신과 닮은 존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낸다는 계산이다. 1100만 원의 충격…'1가구 1로봇' 시대 여나 가장 파괴적인 것은 가격이다.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모야의 예상 시작가는 약 120만 엔(약 1100만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산업용 협동 로봇 하나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가격 혁명'에 가깝다. 저렴한 가격과 인간 닮은 외형, 따뜻한 체온. 이 세 가지 조합은 모야가 노리는 시장이 명확함을 보여준다. 바로 고령화 사회의 돌봄(Care), 교육, 그리고 서비스업이다. 모야는 2026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야의 등장이 우리에게 묵직한 사회적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한다. 인간과 똑같은 표정으로 웃고, 따뜻한 체온을 가진 존재가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올 때, 우리는 그들을 가전제품으로 대할 것인가, 아니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행 정확도 92%라는 숫자는 기술의 지표지만, 나머지 8%의 간극이 채워지는 날, 인류는 '인간성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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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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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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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중국 정상, 두 달 만에 전화 통화… 4월 방중 재확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첫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간 핵심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무역과 안보를 둘러싼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도 양국 정상은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재확인하며 관계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긍정적 성과 기대"… 중국의 대규모 구매로 지지층 결집 노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심도 있고 훌륭한 통화였다고 평가하며, 시 주석의 초청에 따른 4월 중국 방문 계획을 공식화했다. 올해 양국 정상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포함해 최대 네 차례 대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통화에서는 무역, 대만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반정부 시위 등 굵직한 글로벌 이슈가 두루 다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석유·가스와 함께 핵심 지지층인 농가의 주력 수출품인 대두를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번 시즌 2000만 톤, 다음 시즌 2500만 톤의 대두 구매를 약속했다고 전하며 실용적인 무역 성과를 부각했다. 시진핑 "대만은 핵심 이익" 경고… 중·러 밀착 속 복잡해진 지정학 경제적 실리를 주고받는 이면에서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날 선 견제가 오갔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으로 규정하며,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한 신중한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행정부가 111억 달러 규모의 역대급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대한 직접적인 견제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의 우려를 중시한다면서도 향후 3년간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통화는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결속을 다진 직후 이루어졌다. 푸틴 대통령 역시 올해 상반기 방중을 앞두고 있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러 밀착과 이에 대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중심 외교가 맞물리며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은 한층 짙어지고 있다. [Key Insights] 미·중 정상의 전화 통화는 겉으로는 대규모 농산물 구매 등 경제적 타협을 보여주지만, 본질적으로는 대만과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단층선에서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다. 트럼프는 국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실리를 챙겼고, 시진핑은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한 '레드라인'을 명확히 했다. 한국은 철저한 실리 외교로 무장해 미·중 간 거래가 한반도 안보와 공급망에 미칠 불똥을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Summary]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약 두 달 만에 전화 통화를 갖고 4월 방중 일정을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대규모 미국산 대두 및 에너지 구매 약속을 과시하며 경제적 성과를 부각했다. 반면 시 주석은 미국의 역대급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며 핵심 이익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러 밀착과 맞물려 미·중 간 실리 탐색과 패권 견제가 동시에 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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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중국 정상, 두 달 만에 전화 통화… 4월 방중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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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7)] "목성,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납작했다"
- 최근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목성의 크기와 형태에 대한 기존 인식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과학 기술전문매체 기즈모도와 웹사이트 Phys.org가 보도했다. 핵심은 목성이 과거에 알려진 것보다 극지방에서는 더 납작하고, 적도 방향으로는 더 날씬하다는 점이다. 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최신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재산정한 목성의 반지름은 1970년대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파이오니어·보이저 탐사선이 제시한 수치보다 다소 작다. 연구진은 목성의 적도 반지름이 기존 추정치보다 약 8㎞ 줄었고, 극 반지름은 약 24㎞ 더 납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사용돼 온 목성의 크기 수치는 1973년 파이오니어 10호와 이후 보이저 1·2호의 근접 비행 당시 확보된 제한적인 전파 관측 자료에 근거해 산출됐다. 당시 6개의 라디오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측정된 목성의 반지름은 적도 기준 약 7만1492km, 극지 기준 6만6854km였다. 하지만 이 데이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 단 몇 차례의 비행 데이터에 의존했을 뿐만 아니라, 목성 대기를 뒤흔드는 강력한 대기 흐름(강풍)의 변수를 충분히 계산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지난 50년간 천문학계의 난공불락과 같은 '정답'으로 군림해 왔다. 변화의 서막은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열었다. 2016년부터 목성을 공전 중인 탐사선 주노는 보다 정밀한 관측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지구에서 볼 때 탐사선이 목성 뒤편을 통과하는 궤도 구간에서는 전파 신호가 목성 대기에 의해 굴절·차단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연구진은 이 신호 변형을 분석해 행성의 실제 형태와 대기 구조를 세밀하게 재구성했다. 연구를 이끈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소속 과학자들은 이러한 방식이 목성의 온도 분포와 대기 역학을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목성의 적도 반지름은 극 반지름보다 약 7% 더 크다. 이는 지구(약 0.33%)와 비교하면 20배 이상 더 납작한 형태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수치상으로는 수㎞ 수준에 불과해 보이지만, 목성 내부 구조와 중력장, 대기 흐름을 설명하는 물리 모델의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데 결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연구 책임자인 요하이 카스피 교수는 "목성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지만, 측정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며 "교과서의 내용도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수치 수정을 넘어선다. 목성은 태양계 밖 가스 행성을 연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표준 기준(Standard Reference)'이기 때문이다. 미세하게 조정된 반지름은 목성 내부 구조 모델과 중력 측정값이 완벽하게 일치하도록 돕는다. 이번 결과는 태양계는 물론 외계 행성 연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목성이라는 '표준'이 정교해질수록, 먼 우주의 가스 행성들을 탐사하는 인류의 계산식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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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7)] "목성,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납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