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보다 4%대 증가 분석…17조 돌파 전망
- 금융권 내부 "복합 위기 우려" 전망 엇갈려
- 5대 금융지주 회장, 새해 '상생' 화두…금융 사회적 책임 강화 주력
한국의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에 이어 2024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왔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7조231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순익 추정치(16조5510억원)보다 4.1% 더 늘어난 금액이다.
이같은 전망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이자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자산관리(WM)의 호조와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은행의 수익에 큰 변동은 없이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은행의 주요 자회사를 고려했을 때, 순이자마진(NIM)이 약간 줄어들 수 있으나, 가계 및 기업 대출 잔액의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2조 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 계획과 대손충당금의 추가적인 적립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생 금융으로 인해 다소 부정적이지만, 이 상황은 곧 지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총선 이후에는 관련 비난 여론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각 금융지주의 실적을 예측하며, KB금융의 순이익이 5조 1968억 원으로 3.1% 증가하고,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4조 9219억 원으로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각각 3조 9433억 원과 3조 169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4.5%, 5.7%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증권 및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들의 이익 기여도가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KB증권은 올해의 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지주들의 은행 자회사 이익이 3.4% 증가하고, 비은행 자회사 이익이 15.2% 증가할 것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금융지주들은 '이자 장사'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하여, 올해 경영 환경이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는 겸손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제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포함한 다양한 복합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견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 문제나 건설사의 우발 채무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은행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의 위험 노출을 고려하면, 지주 차원에서는 올해의 경영 목표를 작년에 비해 상당히 낮게 설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한편,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상생'을 주요 화두로 삼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연합뉴스가 1일 실시한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들은 금융과 상호 보완적인 비금융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각 회장들은 상생금융 실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청년과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각각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임대인 금리 우대 프로그램, 외식업 및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 지원, 스마트 결제 기기 지원, 저금리 대출 확대 등을 언급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소상공인에게 에너지 생활비 지원 및 사업장 컨설팅을, NH농협금융지주는 농업인과 농식품 기업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함영주 하나금융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AI 활용과 ESG 경영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이들은 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