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말 건설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60%·제조업 0.32%
- 2분기 건설업 성장률 IMF 이후 최저…"PF 리스크로 건전성 악화"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건설업 부실 대출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 부실 대출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다른 산업들과 비교했을 때도 현저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9일 전국은행연합회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상반기 말 건설업 총여신은 28조6790억원으로, 이중 고정이하여신은 4575억원(1.60%)을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총여신 24조1878억원 중 고정이하여신 2825억원(1.17%) 대비 0.43%p(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은 대출 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하는데, '고정이하여신'은 석달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 채권을 말한다.
특히 NH농협은행의 경우 건설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35%로 가장 높았으며, 다른 은행들도 모두 건설업 부실 대출 비율이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여신 고정이하여신 비율 0.37%와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제조업(0.32%)의 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건설업 대출의 건전성이 다른 산업들보다 현저히 악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58%에서 1.80%로 늘었으며, 우리은행은 0.26%에서 1.61%로, 하나은행은 1.13%에서 1.26%로, 신한은행은 0.70%에서 0.99% 등으로 일제히 건설업 부실 대출 비율이 증가했다.
건설업 대출의 부실 정도는 다른 산업들에 비해 월등히 심각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체 여신은 1008조1002억원으로,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3조6878억원(0.37%)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대출은 285조2391억원 중 9212억원(0.32%), 도소매업 대출은 132조2964억원 중 5659억원(0.43%), 숙박·음식업 대출은 41조583억원 중 1767억원(0.43%)이 각 고정이하여신으로 잡혔다.
아울러 부동산업 대출은 227조3426억원 중 8534억원(0.38%), 서비스업·기타 대출은 293조4848억원 중 7131억원(0.24%) 등이었다.
건설업을 제외한 각 업종의 부실 대출 비율이 모두 0.5%를 밑돈 셈이다. 단순 계산하면 건설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제조업의 5배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건설업 대출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건설업 성장률은 2분기 -6.0%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건설 경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주거용·상업용 부동산 입주 물량 감소와 신규 착공 위축으로 공사 물량 감소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