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시장 예상 뛰어넘는 '깜짝' 결정
  • 수출 부진·성장률 둔화에 '비상벨'…환율·가계부채 리스크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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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8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며 경기 둔화 리스크에 대응했다. 이는 금융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결정으로, 물가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과 성장률 하락 전망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보였지만, 한국 경제는 2분기 역성장(-0.2%)에 이어 3분기에도 0.1% 성장에 그치는 등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됐다.


금리 인하로 환율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1400원대를 넘나들며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가계신용 잔액도 1913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통위 내부에서는 금리 인하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창용 한은 총재는 "환율과 금융 안정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한은 금리 인하 배경과 파급 효과


한국은행이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며 시장에 강한 충격파를 던졌다. 이번 결정은 경제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처방으로 풀이되지만, 가계부채와 환율 문제 등 복합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 또한, 이로 인한 채권시장 변화와 통화정책 신뢰도에도 새로운 도전이 제기되고 있다.


"예상 못 한 깜짝 인하"…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


금리 인하가 '깜짝'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최근까지 한국은행이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고 10월에는 1.3%로 낮아지는 등 안정세를 보였지만, 한은은 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3분기 수출 부진과 함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한은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 2기 정책이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핵심 산업에 미칠 충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너무 늦다"…실기론에 선제적 대응


지난 8월 동결 결정 이후 실기론에 시달렸던 한은은 이번 결정을 통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 안정이 이미 한 사이클을 마쳤다"며 경기 부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금리 인하 요구가 빗발친 상황에서 이번 인하는 시장 신뢰 회복과 경기 안정, 두 마리 토끼를 노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내년 1월에 금통위를 열기에는 시기가 늦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FOMC를 통해 금리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어, 한은으로서는 미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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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시중은행 ATM. 사진=연합뉴스

 

국채 금리 급락…채권시장 랠리 지속될까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은 채권시장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0.3bp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2.638%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9.2bp 떨어져 2.788%를 기록했으며, 대부분의 만기 국채가 연중 최저 금리를 나타냈다.


NH투자증권의 강승원 연구원은 "예상하지 못했던 '깜빡이 없는' 인하 기조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며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채권가격 상승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의 백윤민 연구원도 "한국은행이 경기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적이 없었기에 시장이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현 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은 적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발표가 새로운 국면을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과 가계부채, 해결할 숙제


금리 인하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환율 상승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을 넘어섰고, 미 대선 이후 국내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환율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보다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인정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과 '영끌' 대출 수요가 여전히 꺾이지 않은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망과 과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과 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환율과 가계부채라는 민감한 문제가 재점화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 총재가 밝힌 대로 "금리 인하의 효과와 부작용을 균형 있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채권시장에서 나타난 즉각적인 반응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신뢰도와 유연성을 보여주지만, 그로 인한 중장기적 파장은 계속 지켜봐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금리 인하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새로운 불확실성을 초래할지는 향후 정책 조합과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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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한국은행의 승부수…경기 침체 막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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