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1%p 오를 때 금융지주들 3%p↑…KB는 80% 육박
- 주주환원 강화에 외국인 매수세…밸류업에 관심 더 커져
최근 우리나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외국인 지분율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강화된 각 사의 주주환원 정책에 더해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덕분에 '저평가주'로 지목된 금융지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결과라는 진단이다.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은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련의 전략적 조치나 정책을 위미한다.
2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 17일 장 마감 후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62.7%로 집계됐다.
이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늦게 증시에 들어온 우리금융 상장일(2019년 2월 13일) 당시 평균 58.2% 이후 5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말 평균은 59.6%로, 2024년에만 3.1%포인트(p) 높아졌다.
전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해 말 18.8%에서 지난 17일 19.8%로 1%p 상승했지만,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낮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72.0%에서 지난 17일 76.8%로 5%p 가까이 증가해 80%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갘은 기간 신한금융은 60.2%에서 61.2%로, 하나금융은 68.6%에서 70.1%로, 우리금융은 37.9%에서 42.5%로 외국인 지분이 전부 증가했다.
특히 KB금융은 지난 13일 77.0%로. 중시 상장일인 2008년 10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외국인 지분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 17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상장 이후 최고치다.
금융지주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한 결과 외국인 주주들의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 수익율 등을 노리고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외국계 큰 손 들이 지속적으로 주주로 진입했다는 해석이다.
KB금융 측은 "지난해 초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극적이고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으며,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익 창출 능력과 자본 관리 능력이 타사 대비 우위에 있는 점은 주주환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측은 올해 들어 10%가량의 외국인 지분 매도가 있었지만, 전체 외국인 지분율은 유지되고 있다며 "매도 물량이 무난히 소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4 들어 어피너티, BNP파리바, EQT(옛 베어링) 등 외국계 자본이 신한지주 지분을 대량으로 매도했지만, 꾸준한 주주환원 정책 덕분에 오히려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주주환원 증대와 주가 저평가 극복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올해 1월에는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더해지며, 일본 증시의 성공 사례를 경험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측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해온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합병을 통한 증권업 진출로 우리금융의 수익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