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부문 부진, 스마트폰 수요 회복 지연 등 악재 겹쳐
-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 5조 3000억원 추정
삼성전자가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 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과 PC 등 전방 산업의 수요 회복 지연, 범용 D램의 부진, 반도체 부문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특히,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 수준 증가로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인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 심화 등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수주 부진, 불리한 환율 환경,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축소 등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74.49% 증가했으며, 2022년 1분기의 77조 7800억원을 넘어서는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메모리 사업은 서버와 HBM 수요가 탄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구형 제품 공급 확대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HBM3E의 경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사업화가 예상보다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스마트폰 부문(DX)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 디스플레이 부문(SDC)은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실적이 일부 개선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DS)이 5조3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내에서 메모리 사업은 6조원 안팎(SK증권 6조3000억원, 대신증권 5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반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사업의 적자 규모를 1조원으로 예상하며 "비메모리는 스마트폰 등 완제품 시장 회복 지연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사업(MX)은 갤럭시 플립 6 판매 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이 2조5000억원 정도에 그치고, 디스플레이 사업은 OLED 경쟁 심화로 1조4000억~1조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V와 가전 사업은 2000억~4000억원, 하만은 3000억~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