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구글 연구팀, 전자현미경 사용해 뇌지도 제작
과학자들이 고해상도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인간 뇌조직을 이미지화해 나노 스케일의 3D 지도를 제작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구글 연구팀이 인간 뇌 1㎣(1입방밀리미터)의 세포 연결까지 보여주는 초고해상도 뇌지도를 제작했다고 하버드 매거진과 사이테크 데일리 등 다수 외신이 전했다. 이 지도는 뇌의 복잡성을 보여주고, 뇌 기능 이해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자금을 지원한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저널에 게재됐다.
하버드 대학교의 제프 리히트만 박사와 구글 리서치의 비렌 자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전자 현미경(EM)을 사용해 입방밀리미터(1㎣) 크기의 인간 뇌 조직 조각을 고해상도로 이미지화했다. 이 뇌 조직은 뇌전증 수술의 일환으로 환자의 대뇌 피질에서 제거한 것이다.
하버드 매거진에 따르면 리피트만 박사의 연구팀은 10년 동안 대뇌 피질 1㎣를 분석해 인간 뇌의 연결에 대한 최초의 정밀 지도를 제작했다.
뇌 조직 분석 결과 매우 아름답고 목적을 알 수 없는 수 많은 복잡한 구조가 밝혀졌다. 신경 섬유가 다른 세포와 연결되는 경로에 정착하기 전에 마치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처럼 소용돌이 모양으로 성장하는 모습, 정반대 방향이 두 개의 수용체(수상 돌기)만을 가리키고 연결되지 않은 백질 기저층의 신경 섬유와 연결된 새로운 종류의 뉴런, 신경 섬유가 단일 세포에 50개 이상 연결되는 드문 사례인 다중 시냅스 연결 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관찰은 뇌가 어떻게 연결 되었는지에 대한 가정을 뒤집었다. 리히트만은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고, 치료할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이 경우에는 단순히 자연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먼저 조직을 다이아몬드 칼을 사용해 인간 머리카락의 1천분의 1보다 얇은 5000개 이상의 슬라이스 또는 섹션으로 자른 다음 각 섹션을 EM으로 이미지화했다. 그 결과 약 1.4페타바이트, 즉 14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성됐다.
팀은 뇌 조직을 5000개 이상의 얇은 조각으로 나누어 각 조각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했다. 이렇게 얻은 1.4페타바이트(PB, 14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3차원 뇌지도를 만들었다. 뇌지도는 5만 7000개 이상의 세포와 약 1억 5000만 개의 시냅스(신경세포 연결 부위)를 포함하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뇌 구조 세부 정보를 제공한다.
바렌 제인이 이끄는 구굴의 연구팀은 각 슬라이스 내의 객체를 감지하고 일르 연결해 3차원 공간을 렌더링하는 새로운 신경망 기술을 개발했다.
리히트만은 '플러드 필링 신경망' 기술을 사용해 세포, 신경 섬유 및 혈관을 색칠했으며 "기본적으로 여러 섹션에 걸쳐 이러한 객체에 페인트를 붓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신경교세포는 신경교세포에 구조적인 지원과 전기적 절연을 제공하는 과립세포였다. 1㎣ 샘플에는 약 230mm의 혈관 세포도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연구팀은 재구성을 통해 뇌의 가장 깊은 층에 있는 삼각형 세포들이 서로 마주 보는 두 가지 방향으로 배열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이러한 배열의 의미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 기능 이해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연결체학(뇌 세포 간 연결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뇌 기능 연구에 새로운 자원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데이터셋과 분석 도구를 공개하여 다른 연구자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BRAIN Initiative 책임자인 존 응아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자,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 간의 협력이 뇌 기능 이해를 위한 완전한 지도 구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