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공룡들,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회복 움직임
  • 표현의 자유 논란 속에서 기업들의 정치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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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진행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을 위해 현대차와 도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과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1억 5000만 달러(약 2190억 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5년 1월 8일 브뤼셀에서 촬영된 이 사진 일러스트레이션은 '팩트'라는 단어를 형성하는 스크래블 글자 뒤에 미디어 대기업 Meta의 로고가 스마트폰에 표시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소셜 미디어 대기업 메타는 2025년 1월 7일,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의 우선순위에 따라 미국 팩트체크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등 콘텐츠 중재 정책을 대폭 축소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을 위해 현대차와 도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과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1억 5000만 달러(약 2190억 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등은 각각 100만 달러(약 14억 6000만 원)를 기부했으며, 애플과 오픈AI도 참여했다. 이번 기금은 2017년 트럼프 첫 취임식 당시의 1억 700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이와 같은 대규모 기부는 단순히 축하의 의미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메타는 1월 7일 트럼프의 재선을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화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며 페이스북 팩트체크 프로그램 폐지를 발표했다. 이는 2021년 1월 6일 폭동 이후 트럼프 계정을 정지했던 과거와는 상반된 태도다.


도요타 역시 과거 트럼프의 관세 부과 정책에 반대했던 입장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현실적 선택을 했다.


IT 업계의 이런 변화는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테네시 공화당 상원의원 마샤 블랙번은 이를 두고 "규제를 피하려는 계략"이라 비판했다. 보수 논객 캔디스 오웬스는 "결과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믿는다는 건가?"라며 기업들의 태도를 꼬집었다.


트럼프는 "이번 임기에는 모두가 나의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빅테크와 트럼프의 관계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새로운 정치적 지형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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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군악대가 2025년 1월 12일 워싱턴 DC의 미 국회의사당 서쪽 전선에서 취임식 리허설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1월 20일에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다. 트럼프 취임식 리허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미니해설] 트럼프 취임식 기부, 빅테크의 정치 셈법은?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애플, 오픈AI는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 이 같은 행보는 과거 트럼프와 대립했던 기업들의 입장을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대표적으로 메타는 2021년 1월 6일 폭동 이후 트럼프 계정을 정지시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나, 이번에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화적 전환점"이라는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하며 트럼프와의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저커버그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만찬에서 메타의 인공지능 카메라 안경을 선물하며 관계 회복을 공식화했다.


구글도 트럼프 취임식을 유튜브 메인 화면에 생중계하겠다고 발표하며, 과거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했던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의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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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대통령 당선인이 2025년 1월 9일 목요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에서 공화당 주지사들과의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정치적 복종인가, 전략적 계산인가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정치적 복종으로만 보기 어렵다. 다트머스 대학 브렌던 니한 교수는 "기술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예방적 복종(preventive compliance)을 선택했다"며, 이는 단순한 축하 행위를 넘어 정치적 생존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기부는 상대적으로 작은 일이지만, 행정부와의 협력이 향후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중요한 투자"라고 밝혔다. 올트먼은 과거 트럼프를 "위협적이고 변덕스러운 인물"로 비판했으나, 이제는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트럼프와의 관계 재설정을 시도했다.


논란 속의 빅테크와 정치


이 같은 변화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보수 논객 캔디스 오웬스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선거에서 승리한 후에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은 위선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테네시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마샤 블랙번 역시 "규제를 피하려는 계략"이라며 기업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기부 행렬이 규제 당국의 경계를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방거래위원회(FTC) 리나 칸 위원장은 "기업들이 정치적 호의를 통해 경쟁 환경을 왜곡하려는 시도는 공정 경쟁 원칙을 해칠 수 있다"며 규제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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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빅테크 기업 구글과 애플이 오는 20일 치러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을 위해 각각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애플과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기부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


이번 기부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도요타는 2021년 폭동 이후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했던 의원들에게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 도요타 대변인은 "대통령 취임은 전통적으로 축하할 일"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강조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정치적 계산의 결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회복 시도는 빅테크가 정치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동시에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이번 임기에는 모두가 나의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며 기업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지만, 규제와 비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술 업계가 이러한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점과 정치적 리스크는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관찰 대상이 될 것이다. 트럼프와 빅테크의 관계 변화는 기술 산업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전반에 걸쳐 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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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빅테크 기업들, 트럼프 취임식에 1억 5천만 달러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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