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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베트남서 전자제품 가격 하락에 '수익성 비상'
- LG전자가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가전제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변동, 중국의 저가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상반기 주요 품목의 평균 판매단가가 일제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VN리뷰는 LG전자가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냉장고와 세탁기의 평균 판매가는 전년 대비 4.9%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TV는 2.5%, 모니터와 디지털 사이니지는 각각 1.8%, 3.6% 떨어졌다. 에어컨의 경우 낙폭이 가장 커 15.2%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7.5%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카메라 모듈 역시 13.6% 하락해 자회사 LG이노텍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소비심리 위축과 환율 변동, 글로벌 경쟁 심화로 평균 판매단가가 하락했다"며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가격정책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프로모션을 확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가전(H&A)과 공조(ES)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18조989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3.7%를 차지했다. TV·모니터 사업(MS) 부문 매출 9조3,430억 원(21.5%)을 포함하면 가격 하락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매출은 21조2720억 원, 영업이익은 6130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18.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니해설] 글로벌 경기 둔화·중국 저가 공세에 흔들리는 '한국 가전 강자' LG전자가 베트남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가격 인하의 역풍'을 맞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력 가전의 평균 단가 하락은 단순한 할인 경쟁을 넘어 구조적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고가 제품 수요가 위축됐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의 대대적인 저가 공세가 겹치며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TV와 에어컨 시장에서 TCL·하이센스 등 중국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LG전자도 할인 폭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환율 요인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 시에는 수출 단가가 높아져 단기적으로 이익이 개선되지만, 최근 원화 강세와 글로벌 통화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환차익 효과가 줄었다. B2C(소비자 직접 판매) 중심의 가전 산업 특성상, 단가 하락은 곧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된다. 이번 가격 인하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춰 판매량을 늘릴 수 있지만, 원자재·물류·인건비가 높은 상황에서 단가 인하가 지속되면 영업이익률은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의 평균 단가가 15% 이상 떨어진 것은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LG전자는 하반기 대응 전략으로 '질적 성장'을 내세웠다. 가전 부문 의존도를 줄이고,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전장·공조·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변동성이 큰 소비재 시장의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구독형 서비스, webOS, D2C(자사몰 직접 판매) 등 '논하드웨어(Non-HW)' 사업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특히 B2B 사업은 단가 변동이 적고, 고객사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LG전자가 지향하는 '수익 기반 강화'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또한 D2C 사업을 통해 유통 단계를 줄이고, 직접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도 병행한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이번 가격 인하를 "글로벌 가전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된 신호"로 본다. LG전자의 과제는 단기 실적 방어와 중장기 체질 개선의 병행이다. 가격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보다 질'의 전략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베트남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도 브랜드 가치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수익성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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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베트남서 전자제품 가격 하락에 '수익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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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장 긴급 회동⋯"금융행정·감독 전면 쇄신"
-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긴급 회동을 열고 금융행정과 감독 전반의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철회된 이후 두 기관장이 처음으로 마주한 자리다. 두 사람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소비자 보호 강화 ▲현장·소비자 중심의 업무 전환 ▲금융행정의 투명성 제고 등 세 가지 개혁 방향이 제시됐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조직·기능·인력 재편을 통해 소비자 중심의 감독 체계를 구축하고, 해킹·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에 대한 엄정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원팀으로 국민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미니해설] '조직개편 후폭풍' 진화 나선 금융당국, 핵심 키워드는 '신뢰 회복'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29일 긴급 회동은 최근 논란이 된 금융당국 조직개편 철회 이후 금융 행정 전반의 신뢰를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감독 일원화' 논의가 급히 철회되면서 불거진 내부 혼선과 대외 불신을 수습하기 위한 상징적 행보다. 이번 회동에서 두 기관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현장 중심의 행정체계 전환, 공공성과 투명성 제고라는 3대 개혁 방향을 내세웠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금융사 중심의 행정, 관행적 감독, 민생 대응 부족 등으로 비판받았던 점을 정면으로 인정하고,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선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자 보호 기능 강화'다. 최근 해킹, 보이스피싱,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가 잇따르며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이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각각 조직과 인력을 재편해 소비자 피해 예방·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금융범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재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처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사후 제재 중심의 감독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축은 '현장·소비자 중심의 업무 방식 전환'이다. 금융당국은 기존의 '행정 편의 중심 구조'를 벗어나, 현장 의견을 반영하는 정책 결정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소비자단체·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현장 중심의 민원 해소 체계를 마련한다. 이찬진 금감원장 또한 "감독 현장의 실무 인력이 직접 참여하는 피드백 체계를 구축해, 금융감독의 체감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 방향은 '금융행정의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다. 금융위는 법과 원칙에 기반한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규제개혁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감독 결정 과정의 기록·공개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억원 위원장은 "금융행정이 특정 집단이나 이해관계에 치우쳤다는 인식을 바꾸겠다"며 "모든 정책 과정에서 투명성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별도로 열린 간부 회의에서도 "금융 사고와 행정 불투명, 현장 소통 부재, 민생 지원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위원회 심의 기능 내실화를 통해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향후 금융위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감원 역시 이번 쇄신 기조에 발맞춰 내부 조직 재정비에 착수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전산 차질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피해 최소화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예기치 못한 재난 상황에서도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금융보안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금융당국의 쇄신이 단순한 조직 문제가 아니라, 국민 신뢰와 금융시장 안정성의 문제라는 점을 다시 일깨웠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약속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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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장 긴급 회동⋯"금융행정·감독 전면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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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갤럭시 S24, 인도 Jio 5G망 '불통' 논란 확산
-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4'가 5G 통신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27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웹프로뉴스에 따르면 현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Jio) 네트워크에서 스냅드래곤 칩셋이 탑재된 일부 수입형 갤럭시 S24 모델이 5G 신호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통화 중단이나 4G 전환이 잦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문제가 제기된 제품은 중동 등 해외 시장용 스냅드래곤 버전으로, 인도 현지용 엑시노스 모델과 달리 Jio의 독자적 5G 주파수 대역(n78·n258)과 완벽히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들은 통신이 불안정해 5G 아이콘이 표시되더라도 실제 속도는 LTE 수준에 그치거나, 신호가 자주 끊긴다고 호소하고 있다. 일부 기술 전문 포럼과 커뮤니티에서는 펌웨어 차이로 인한 인증 실패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또다른 현지 매체 샘모바일(SamMobile)은 "글로벌 버전이 인도 통신망에 맞춘 최적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 네트워크 핸드셰이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인도 법인은 사용자 불편을 인지하고 있으며,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한 수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9월 말 기준으로 공식 패치는 배포되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APN 초기화, 수동 네트워크 선택 등 임시 해결책을 시도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모델 수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보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5G가 확산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로, Jio 단독망(SA) 기반 인프라가 인구의 85% 이상을 커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신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은 해외형 단말은 속도 저하, 신호 불안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공식 유통 모델보다 싸다고 직구폰을 샀다가 불통폰이 됐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테크 블로거는 VoLTE를 비활성화하고 특정 밴드를 수동 선택하는 '우회 설정법'을 공유하며 대응 중이다. 한편, 삼성은 "서비스센터를 통한 소프트웨어 재설치를 권장하고 있으며, 관련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픽셀 등 경쟁 브랜드가 5G 네트워크 호환성을 앞세운 만큼, 이번 문제가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속에서 지역별 통신망 최적화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며 “삼성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인도 시장 맞춤형 소프트웨어 개발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5G 가입자는 2026년 5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갤럭시 S24 불통 논란'은 단말기 성능 못지않게 지역별 네트워크 호환성과 현지화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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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갤럭시 S24, 인도 Jio 5G망 '불통'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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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반도체 개수로 전자제품 관세 부과 검토⋯대미수출 빨간불 우려
- 미국 트럼프 정권이 전자제품에는 제품내에 들어있는 반도체 개수에 맞춰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반도체의 경우 미국 생산량에 비례해 관세를 매기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이 지연되면 스마트폰과 TV 등 한국 핵심 수출품의 대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수입 전자기기에 들어 있는 반도체 칩의 가치에 비례해 15%, 25% 등 관세율을 차등 부과하는 새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권은 미국 내에서 제조한 반도체와 수입한 반도체 물량 비율을 1 대 1로 맞추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령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서 반도체 100개를 생산하면, 이 회사가 미국으로 수입하는 반도체 100개에 무관세 혜택을 주는 것이다. 다만 이를 넘어설 경우 고관세를 매긴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생각이다. 전자제품의 부품인 반도체 칩의 가치를 따져 전자기기 관세율을 확대 부과하는 초유의 발상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칩 가치를 어떻게 판단할지 등 실제 적용 과정에서 상당한 복잡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회사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고, 관세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러지(관세 부과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그들도 그러지(미국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전자·IT 업계는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노트북·스마트폰 등 주요 수출품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고, 칩 개수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면 제품 설계와 원가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준다. 특히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려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 있어 추가 투자나 공장 신설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율 관세는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도 새 계획이 시행되면 전동칫솔에서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소비재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목표치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율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소비재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조차 관세 때문에 주요 부품 가격이 올라 비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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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반도체 개수로 전자제품 관세 부과 검토⋯대미수출 빨간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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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심리-소비 '탈동조화'⋯'두 개의 미국' 현실로
- 미국 경제가 심상치 않은 불균형에 빠져들었다. 경제를 바라보는 대중, 특히 중산층의 소비 심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나쁜 수준으로 얼어붙었지만, 실제 소비는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드문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와 고용 불안에 대한 공포가 번지며 소비자 심리 지표는 추락을 거듭하는데도, 시장에서는 씀씀이가 줄지 않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살림살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두 개의 미국 경제'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탄탄한 자산 시장을 등에 업은 고소득층의 소비가 경제 전체를 떠받치는 동안,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물가 상승 압박에 신음하며 경제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역대급 비관론 "고물가가 살림 갉아먹는다" 미시간대학교가 지난 26일 발표한 9월 소비자 심리 지수 최종치는 55.1로, 195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일곱 번째로 낮은 암울한 수치를 기록했다. 몇 달 전의 비관론이 가시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진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날마다 측정하는 소비자 심리 지수는 이런 양극화, 특히 중산층의 붕괴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해 소득 10만 달러가 넘는 고소득층은 경제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는 태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반면 5만 달러 미만 저소득층의 시각은 줄곧 부정적이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를 버는 중산층이다. 이들은 올봄까지만 해도 고소득층과 비슷한 낙관론을 보였으나,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심리가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15일 기준 중산층의 심리 지수는 중립(100)에도 못 미치는 98.7을 기록했지만, 고소득층은 121.5, 저소득층은 86.9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현장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다.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고소득층보다 중·저소득층 가계의 소비에서 지출 축소가 더 많이 보인다"고 밝혔다. 콜스의 마이클 벤더 임시 CEO 역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 고객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더 값싼 상품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제너럴 CEO는 중산층 고객들이 할인점으로 더 많이 몰리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관론의 가장 큰 원인은 고질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럭, 가구, 의약품 등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격적인 무역 정책이 물가를 더욱 부채질하리라는 우려가 가득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튼튼할 것만 같았던 노동 시장에 대한 불안감마저 퍼지기 시작했다. 미시간대학교의 조앤 수 조사 책임자는 "소비자들은 고물가가 계속되는 것에 끊임없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며 "응답자의 44%가 '높은 물가가 개인 살림을 갉아먹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는데, 이는 지난 1년 중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달 조사는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 가능성과 노동 시장 약화 위험이라는 두 가지 압박을 동시에 느끼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꽁꽁 언 심리, 그러나 뜨거운 소비 하지만 차갑게 식은 심리 지표와 달리, 실제 경제의 피와 같은 소비는 여전히 활발하게 돌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 분석을 보면, 현재 소득 상위 10%가 미국 전체 소비의 49%를 웃돌고 있는데, 이는 수십 년 데이터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전염병 대유행 이후 소비자 심리가 실제 소비 흐름을 예측하는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던 2022년 여름이나, 의회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던 2023년에도 미국인들의 소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공연, 여행 같은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지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새 학기 쇼핑 기간이 있던 지난 8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달보다 0.6% 늘었다.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 소비 역시 0.4% 증가하며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톰 바킨 총재는 지난 26일 한 행사에서 "최근 데이터는 소비자들이 여름 동안, 특히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를 다시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며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명목 임금은 계속 오르며, 자산 가치는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데 왜 소비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두 개의 경제', 양극화가 만든 착시 이러한 경제 불일치를 푸는 열쇠는 노동 시장의 흐름과 소득 계층 사이의 자산 격차에 있다. 물론 최근 미국 노동 시장은 일자리 증가세가 주춤하고 실업자들이 새 일자리를 얻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둔화할 조짐을 보인다. 지난 8월 신규 고용은 2만 2000개에 그쳤고, 앞서 6월에는 일자리가 1만 3000개 줄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순감소를 기록했다. 실업률 4.3%는 그 자체로는 낮아 보이지만,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주 금리를 내린 것도 이런 위험을 생각한 조치였다. 하지만 노동 시장의 바탕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대규모 해고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안정적인 고용 환경이 심리적 불안감에도 소비를 계속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다. 여기에 소득 상위 계층의 '자산 효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진보 성향 연구소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레이티브의 린지 오웬스 이사는 "최상위 계층은 굉장한 호황을 누리는 반면, 나머지 사람들은 서로 비슷해지는 이중 경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틀리 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식의 거의 90%를 최상위 10% 부유층이 갖고 있으며, 이는 고소득층이 자산 시장 호황의 열매 대부분을 거둬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로빈후드의 스테파니 길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전체 소비의 대부분은 고소득층이 이끌며, 이들은 투자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집단"이라고 짚었다. 지난 몇 달간 미국 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인공지능(AI) 열풍, 좋은 기업 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경신을 되풀이했다. 이는 주식을 많이 가진 고소득층의 재산을 불려 소비 여력을 키우는 효과를 낳았다. 미시간대 조사에서도 이런 양극화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앤 수 책임자는 "주식을 많이 보유한 소비자들의 심리는 9월에도 안정세를 보인 반면, 주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나빠졌다"고 밝혔다. 반면 중산층의 처지는 다르다.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이 전염병 대유행 초기에 역사적인 수준으로 돈을 모았지만, 물가 상승과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같은 빚을 갚기 위해 모아둔 돈을 모두 쓰고 그 이상을 썼다"고 분석했다. 길드 CIO는 "최근 며칠간의 조정에도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은 사람들이 자기 자산에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최상위 소득 계층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마크 잔디는 "주가가 오를 때는 상황이 좋지만, 만약 떨어진다면 상황은 매우 빠르게 뒤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Key Insights] 미국 경제의 양극화는 국내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자산가치 상승이 소수 고소득층의 소비를 지탱하며 전체 경제 지표를 왜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이와 유사한 구조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다. [Summary] 미국 경제는 소비자 심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음에도 소비는 견조한 '탈동조화' 현상을 보인다. 이는 주식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부유층의 소비력은 유지된 반면, 저축이 바닥난 중산층은 고물가와 부채에 허덕이며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에게 의존하는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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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美 경제, 심리-소비 '탈동조화'⋯'두 개의 미국'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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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산망 마비, 은행권 비대면 거래 '올스톱'
-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은행권의 비대면 계좌 개설, 대출 심사, 본인 확인 등 주요 금융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서비스가 중단돼 실물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등록증이나 26일 이전 발급된 모바일 신분증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창구에서도 신원 확인이나 서류 발급이 어려워 업무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신용대출·주택담보대출은 공공 마이데이터 중단으로 신청이 막혀 부동산 거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인터넷전문은행 이용 고객들의 불편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니해설] 금융권 비대면 대출심사·계좌개설 등 차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가 단순한 행정 차질을 넘어 금융권 전반의 비대면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비대면 계좌 개설과 대출 심사, 체크카드 발급이 사실상 멈춰섰다. 이는 디지털 금융의 핵심 인프라인 ‘공공 인증 체계’가 일시적으로 마비된 결과로, 금융권이 얼마나 정부 전산망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26일 발생한 화재 이후 정부 전산망을 통한 신원 확인이 불가능해지자, 실물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외국인등록증 등 물리적 신분증 없이는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26일 이전 발급된 모바일 신분증만 유효해 신규 발급이 막힌 상황이다. 정부24, 국민비서, 전자증명서, 민생쿠폰 주소변경 등 공공 서비스와 연계된 금융업무도 동시에 중단됐다. 은행권은 즉각 비상대응에 돌입했다. 신한금융은 리스크부문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은행·카드·증권 등 그룹 차원의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하나금융도 전 관계사 영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영업점 고객 응대 매뉴얼을 긴급 배포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NH농협금융 역시 비대면 대응회의체를 가동해 장애 상황에 따른 고객 응대 방안을 마련 중이다. 문제는 단순한 시스템 복구 이상의 문제다. 실물 서류 발급이 막히면서, 은행 창구를 방문해도 업무를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자금 조달용 주택담보대출이나 생활비용 신용대출도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 중단으로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한 업무는 실물 서류를 지참해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지만, 일부 증명서가 아예 발급되지 않아 고객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고객은 특히 타격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심사를 위해 고객이 실물 서류 이미지를 직접 업로드하는 대체 방식을 시행 중이다. 반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일부 대출상품 심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금융의 상징’이던 인터넷은행이 정부 시스템 의존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카드·보험업계도 주민등록증 인증이 불가능해지자 대체 수단을 긴급 안내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운전면허증 사용을 홈페이지 공지로 안내하고, 보험사와 상호금융사들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인증 절차를 마련 중이다. 이번 사태는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공공 인프라에 얼마나 깊이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가 긴밀히 연동된 구조 속에서, 단 한 번의 시스템 장애가 전 국민 금융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권이 공공 인증 체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백업·대체 인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업권별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2차 회의를 열고 있다. 복구가 지연될 경우 비대면 금융은 물론 공공·민간 서비스 전반에 광범위한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화재는 '디지털 행정'과 '비대면 금융'이 공유하는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를 드러낸 경고 신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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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산망 마비, 은행권 비대면 거래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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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정권 의약품관세, 무역협상 타결국엔 적용안돼
-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수입 의약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와 관련, 이미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국가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EU)나 일본처럼 협상을 타결한 무역 상대국에도 의약품 관세가 적용되느냐는 로이터 질문에 "그 협정의 일부로서 15% 상한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 중 특정 상표명으로 판매되는 제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미 15% 관세를 약속받은 EU와 일본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EU의 경우 지난달 미국과의 공동성명에서 "EU산 의약품, 반도체, 목재에 부과되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른 관세를 합산한 (최종)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신속히 보장"한다고 발표됐다. 일본은 의약품에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이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EU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공동성명에 따라 15%를 넘지 않으며, 일본 의약품도 협정에 따라 같은 관세가 적용된다고 블룸버그에 확인했다. 한국은 지난 7월 30일 미국과 큰 틀에서의 무역협정을 합의했을 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반도체·의약품에 대해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양국 간 최종 문안 합의 및 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EU에 소속되지 않은 영국의 경우 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협상을 타결했지만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아직 협상 중이기 때문에 100%의 관세가 그대로 매겨질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유럽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 경기 참관을 위해 뉴욕에 도착하면서 전날 발표한 관세 부과 조치의 영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많은 회사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그들은 관세를 내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그러지(관세 부과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그들도 그러지(미국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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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정권 의약품관세, 무역협상 타결국엔 적용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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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안정 속 4거래일 만에 반등⋯S&P500 3주 상승세 마감
-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예상과 일치하면서 4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3주 연속 이어온 상승 흐름이 멈췄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99.97포인트(0.65%) 오른 4만6247.29, S&P500지수는 38.98포인트(0.59%) 상승한 6643.70, 나스닥지수는 99.37포인트(0.44%) 오른 2만2484.0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8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포함한 전체 PCE 물가지수는 2.7% 상승하며 모두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결과를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를 유지할 근거로 해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여전히 연내 두 차례(11월, 12월) 각각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데이비드 러셀 트레이드스테이션 글로벌전략본부장은 "3일 연속 하락한 뒤 오늘의 결과는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신호였다"며 "어제 발표된 고용지표와 GDP 상향 조정이 완화 기대를 억눌렀지만, 오늘의 PCE는 그런 우려를 진정시켰다. '뉴스가 없는 것이 좋은 뉴스'라는 표현이 지금 시장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전날 4.3% 급락에서 하루 만에 4.02% 반등하며 440.40달러로 마감했다. 인텔은 애플과 TSMC 등에 투자 제안을 했다는 보도에 4.44% 상승한 35.5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오라클은 8% 넘게 하락하며 인공지능(AI) 관련주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니해설] '예상된 물가, 예상된 안도감'…월가, 조정 속 연말 랠리 가능성 모색 8월 PCE 물가가 예상과 일치하면서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해석했다. S&P500지수는 하루 만에 0.59% 상승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0.3% 하락하며 3주 연속 이어온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러셀은 CNBC 인터뷰에서 "3일간의 조정 후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명분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제의 GDP 수정치와 고용지표가 비둘기파 기대를 억눌렀지만, 오늘의 PCE는 그 우려를 누그러뜨렸다"고 말했다. 근원 PCE 상승률 2.9%는 여전히 연준 목표(2%)를 웃돌지만, 시장은 이 수준을 '통제 가능한 물가 흐름'으로 판단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 범위에서 안정세를 보인 점이 투자 심리를 지탱했다. 경기 지표의 이중 신호…완화 기대와 긴장감 공존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경기의 견조함을 보여주면서도 연준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남겼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감소했고, 2분기 GDP 성장률은 3.8%로 상향 조정됐다. 이 같은 지표는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했지만, 동시에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됐다. 시장은 '좋은 경제지표가 곧 금리 완화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과 12월 두 차례의 0.25%포인트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AI 피로감, 실적주 중심의 재편 조짐 기술주는 이번 주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오라클은 8% 넘게 급락하며 AI 투자에 대한 피로감을 반영했다. 반면 인텔은 애플과 TSMC에 투자 제안을 했다는 소식에 4%대 상승했다. AI 반도체 경쟁이 기술력 중심에서 자금 조달과 생태계 확장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테슬라는 하루 만에 4% 이상 반등하며 변동성을 보였고, 주간 기준 3.36% 상승으로 마감했다. 애플은 0.55%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간 4% 상승률을 유지했다. AI 관련주 조정 속에서도 실적 기반 대형주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공포보다 유입 자금이 변수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낙'의 제프리 허쉬 편집장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시장 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크다"며 "강세장의 추진력을 쉽게 꺾기 어렵다. 이런 정점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10월은 역사적으로 주가 급락 사례가 잦아 '10월 공포(Octoberphobia)'로 불리지만, 올해는 예외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는 여전히 연착륙 기대가 자리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단기 조정보다는 연말 랠리의 발판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가 반등, 미·중 무역 갈등,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올해 남은 기간 월가의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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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안정 속 4거래일 만에 반등⋯S&P500 3주 상승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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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불황 장기화, 2분기 지역경제 성장률 0.4% 그쳐
-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2분기 지역경제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0.4%로 전분기(0.1%)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1%를 밑돌았다. 권역별로는 수도권(1.6%), 대경권(0.1%)이 증가했지만 호남권(-2.0%), 동남권(-1.0%), 충청권(-0.4%)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건설업 GRDP가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하며 5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도별로는 대구(-20.3%), 전남(-18.1%), 경북(-17.5%) 등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광업·제조업은 2.0%, 서비스업은 1.2% 성장했다. [미니해설] 지역경제 성장률 2분기 연속 0%대 국내 지역경제가 또다시 침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에 따르면, 전체 지역경제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지난 1분기(0.1%)보다 소폭 나아졌지만 두 분기 연속 1%를 밑돌며 여전히 저성장 국면이 지속됐다. 이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건설 경기 하락세였다. 2분기 건설업 GRDP는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어들며,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였던 지난 1분기(-12.4%)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건설업 생산은 2024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두 자릿수 역성장이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경권의 건설업 GRDP는 18.5% 급감했고, 호남권도 15.6% 줄었다. 수도권(-9.5%), 동남권(-8.1%), 충청권(-8.0%)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전국적으로 부진이 확산됐다. 시도별로는 대구(-20.3%)와 전남(-18.1%), 경북(-17.5%)이 큰 타격을 받았다. 제주(-17.2%), 광주(-15.3%), 세종(-15.2%)도 두 자릿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반면 서울(-3.7%), 부산(-3.1%)은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 성장률도 권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은 1.6% 증가하며 전국 평균을 상회했고, 대경권도 0.1%로 소폭 플러스 전환했다. 그러나 호남권(-2.0%), 동남권(-1.0%), 충청권(-0.4%)은 역성장을 기록하며 회복세에서 멀어졌다. 다만 제조업 부문은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지역경제를 일부 떠받쳤다. 2분기 광업·제조업 GRDP는 2.0% 증가해 전분기(0.4%)보다 성장폭을 확대했다. 특히 수도권(4.5%)과 대경권(4.4%)에서 반도체·전자부품 생산이 늘며 제조업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동남권(-1.7%)과 호남권(-1.5%)은 감소세를 나타내 지역별 차이를 드러냈다. 서비스업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2분기 서비스업 GRDP는 전기 대비 1.2% 늘어나 전분기(0.6%)의 두 배 수준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8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도·소매업이 플러스(0.6%)로 전환되며 회복의 신호를 보였다. 수도권(1.8%), 충청권(1.2%), 동남권(1.0%)에서는 금융·보험, 공공행정, 보건·복지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어난 반면, 대경권(-0.3%), 호남권(-0.2%)은 부동산과 사업서비스 부문 부진으로 역성장이 이어졌다. 이번 통계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건설업의 장기 불황은 지역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일정 부분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역성장의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건설업 의존도가 높은 지방권일수록 타격이 크고, 수도권과의 격차는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책 대응에서 지역경제의 불균형 해소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 호조가 일부 지역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지방의 전통 산업 기반이 흔들리면서 지역 간 격차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공 인프라 투자, 민간 프로젝트 활성화, 금융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비스업 회복은 긍정적 신호다. 특히 소비 관련 업종의 반등은 내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부동산과 사업서비스 등 일부 업종은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해 전반적 회복세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결국 이번 2분기 GRDP 결과는 한국 경제가 여전히 '투트랙' 구조 속에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업 침체와 지역 격차가 뚜렷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 지역경제는 제한적 회복세와 구조적 부진이 공존하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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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불황 장기화, 2분기 지역경제 성장률 0.4%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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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속도로 주행 중 차량 화재⋯브레이크 멈추자 운전자·동승자 뛰어내려 탈출
- 가아차가 미국 도로에서 주행 중 차량 화재로 제동 장치 마비됐으나 다행히 운전자와 동승자는 큰 부상 없이 탈출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주행 중이던 차량에서 엔진 화재가 발생해 제동 장치가 작동을 멈추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현지 매체 오리건라이브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포틀랜드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25일 오전 11시께 오리건 동물원 인근 고속도로(U.S. 26) 서쪽 방면에서 발생했다. 기아 차량 한 대에서 엔진룸 화재가 발생하면서 동시에 브레이크가 작동을 멈췄다. 운전자는 차량을 갓길 옆 비탈로 몰아 속도를 줄인 뒤, 동승자와 함께 차량이 완전히 멈추기 전 몸을 던져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예상외로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고 밝혔다. 불에 탄 차량으로 도로 옆 수풀에 불이 옮겨 붙었으나, 소방대가 출동해 차량과 주변 화재를 신속히 진화했다. 당국은 피해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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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속도로 주행 중 차량 화재⋯브레이크 멈추자 운전자·동승자 뛰어내려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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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약품·트럭·가구에 고율 관세 예고⋯한국 업계 영향 촉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과 대형 트럭, 주방·욕실 가구, 소파 등 연질가구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외국산 의약품에 대해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대형 트럭에는 25%, 주방·욕실 가구에는 50%, 소파 등에는 30%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품에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앞서 올해 4월부터 의약품과 중대형 트럭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가구류는 지난 8월부터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이번 결정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의 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니해설] 트럼프, 브랜드·특허의약품 특허 관세 100%⋯"미국내 공장 건설중이면 면세"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의약품, 대형 트럭, 주방·욕실 가구, 소파 등 생활·산업 전반에 걸친 주요 수입품이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세 건의 글을 올려 이 같은 방침을 공식화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에는 100%, 대형 트럭에는 25%, 주방 및 욕실 가구에는 50%, 천이나 가죽으로 마감된 소파 등 연질가구에는 3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시행 시점은 불과 닷새 뒤인 10월 1일부터다. 이번 조치의 근거는 '무역확장법 232조'다.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직접 수입 제한이나 관세 부과를 명령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장치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올해 4월부터 의약품과 중대형 트럭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왔고, 가구류에 대해서도 지난 8월 관련 조사를 개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속하게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부문은 이번 관세 부과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이 미국 내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모든 브랜드 의약품 및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공장 건설 여부의 기준을 '착공 및 공사 진행 중'으로 정의하며, 실제로 생산 설비를 미국에 들이지 않는 한 관세 회피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미 투자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영국 GSK는 최근 5년간 300억달러를 미국 내 연구개발과 공급망 인프라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 일라이릴리 역시 50억달러 규모의 제조시설 신설 계획을 공개했다. 존슨앤드존슨은 550억달러,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까지 5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내놓는 등 대형 제약사들이 잇달아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압박이 직접적인 투자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대형 트럭 역시 주요 타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터빌트, 켄워스, 프라이트라이너, 맥 트럭스 등 미국의 대표적 트럭 제조업체를 외부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트럭 운전사들의 재정적 안정과 국가 안보적 필요성을 강조하며 25% 관세 부과를 정당화했다. 가구류도 예외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 수납장, 욕실 세면대, 소파 등 겉천이 씌워진 가구에 각각 50%,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으로부터의 대규모 유입이 불공정한 관행"이라며 "제조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피해 규모는 품목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미 화물차 수출은 올해 1~8월 기준 450만달러(약 64억원) 수준으로 미미하다. 가구류는 지난해 3000만달러(약 424억원)를 기록했지만,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그러나 의약품 부문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 제약사는 아직까지 대미 수출 비중이 높지 않지만, 원료의약품과 제네릭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시장을 넓혀온 만큼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조치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의약품과 함께 반도체 역시 지난 4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관세율이나 시점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상 반도체 역시 '국가 안보' 명분 아래 고율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사실상 '관세전쟁'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미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서 232조를 적용했던 전례가 있고, 이번에는 의약품과 트럭, 가구까지 대상을 넓혔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산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결국 고율 관세 부담을 안게 되고,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이동과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은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글로벌 기업들을 미국에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이어서 추가적인 비용 상승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적법성 판결을 앞두고도 관세 부과 전선을 넓히고 있으며, ‘제조업 부흥’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 입장에서는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대응 전략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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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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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약품·트럭·가구에 고율 관세 예고⋯한국 업계 영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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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FTC와 '프라임 꼼수' 25억 달러에 소송 취소 합의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고객을 속여 프라임(Prime) 멤버십에 가입하게 하고 탈퇴는 어렵게 만들었다며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FTC와 소송취하에 전격 합의했다. FTC는 25일(현지시간) 25억 달러(약 3조5000억 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번 소송을 취소키로 아마존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이 소송은 이번 주 9명의 배심원단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재판에 돌입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아마존은 FTC에 민사 벌금으로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원치 않게 프라임에 가입했거나 해지가 지연돼 피해를 당한 약 3500만 명의 고객에게 총 15억 달러를 환불하기로 했다. 또 프라임 조건을 허위로 설명하지 못하고 가입 과정에서 프로그램 조건을 명확하고 눈에 띄게 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독 요금을 청구하기 전에 소비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하며, 사용자가 쉽게 구독을 취소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키로 했다. 앤드루 퍼거슨 FTC 위원장은 이번 벌금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FTC가 거둔 기념비적인 승리"라며 "이 정부의 FTC는 기업들이 평범한 미국인들의 힘들게 번 돈을 속여 빼앗으려 할 때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측은 특별한 논평을 하지 않았다. FTC는 지난 2023년 6월 아마존이 결제 관련 세부 정보와 무료 체험 조건을 불분명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또는 동의 없이 프라임에 가입하도록 속였고, 탈퇴 절차는 복잡하게 만들어 FTC법과 '온라인 신뢰회복법'(Restore Online Shoppers' Confidence Act)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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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FTC와 '프라임 꼼수' 25억 달러에 소송 취소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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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맞춤형 비서 '펄스' 기능 출시
- 오픈AI는 25일(현지시간) 챗GPT 내에 '펄스(Pulse)'라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챗GPT 펄스'는 이용자가 잠자는 동안 맞춤형 리포트를 생성해 주며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할 수 있도록 5∼10개의 요약 브리핑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아침에 일어나면 소셜미디어나 뉴스 앱 대신 챗GPT를 통해 하루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픈AI의 신규 애플리케이션 최고경영자(CEO) 피지 시모는 블로그에 "우리는 지금까지 부유층만 누릴 수 있었던 수준의 지원을 모든 사람이 시간이 지나며 이용할 수 있게 하는 AI를 만들고 있다"며 "챗GPT 펄스는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기능은 이용자가 평소에 관심을 갖는 특정 주제에 대해 뉴스를 요약해주고, 이용자의 맥락에 기반한 맞춤형 브리핑을 제공한다. 각 리포트는 AI가 만든 이미지와 텍스트가 담긴 '카드' 형식으로 표시된다. 이용자는 카드를 클릭해 전체 리포트를 보고 챗GPT에 추가로 질문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또 외부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하는 챗GPT 커넥터(Connectors) 기능과 호환된다. 예를 들어 구글 캘린더나 지메일을 연결해두면 챗GPT 펄스가 밤사이에 이메일을 확인해 오전에 중요한 메시지를 보여주거나 캘린더를 바탕으로 예정된 일정의 어젠더를 만들어줄 수 있다. 이 기능은 이전 대화 맥락도 반영해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달리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전 대화를 통해 학습했던 챗GPT 펄스가 이용자의 런던 여행 일정에 달리기 코스를 자동으로 포함하는 식이다. 이 기능은 이날부터 월 200달러짜리 챗GPT 프로 요금제 구독자에게 제공된다. 오픈AI는 추후 모든 챗GPT 사용자에게 이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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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맞춤형 비서 '펄스' 기능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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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2035년까지 온실가스 10% 감축 선언⋯미국과 기후정책 정면 충돌
- 중국과 미국의 기후정책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중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7∼10%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처음으로 절대적 감축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풍력·태양광 발전을 2020년 대비 6배로 확대하고 전기차 보급을 본격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청정에너지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국제사회가 올바른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사기(scam)"라며 파리협정 탈퇴를 재차 천명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의 조치가 의미는 있으나,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선 30% 이상 감축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기후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지만, 석탄발전 확대와 완화된 목표 설정으로 실효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중국, 기후풍력 태양광 발전 공약 2배 증가⋯트럼프, 기후 변화 대응은 '사기' 중국과 미국의 기후정책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2035년까지 경제 전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7∼1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파리협정에서 사실상 이탈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사기극(scam)'이라고 규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풍력·태양광 발전을 2020년 대비 6배 이상 확대하고, 신에너지차(전기차)를 신차 판매의 주류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2035년까지 산림 저장량을 240억㎥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기존의 '2030년 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 로드맵에 이어 중국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절대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번 중국의 목표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1.5도 상승 억제를 위해 중국이 최소 30% 이상의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2023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10% 감축은 영국 연간 배출량의 4배에 해당하는 14억톤에 달하지만, 지구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중국의 움직임은 미국과 뚜렷이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 연설에서 기후정책을 "그린에너지 사기"로 규정하며 "풍력과 태양광에 의존하면 국가 경쟁력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24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는 "중국은 풍력 터빈을 세계에 수출하지만 자국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국은 올해 들어서만 46GW 규모의 풍력 설비를 새로 설치했으며, 이는 30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표명한 것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특히 중국은 재생에너지 생산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 배터리, 풍력 설비 등 녹색기술 제조·수출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이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대규모 신재생 인프라를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실질적 행동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중국은 여전히 석탄발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에너지 수요 증가를 이유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승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탄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 한 감축 목표 달성은 한계가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정점 대비 감축'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실제 감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번 중국의 발표를 절반의 진전으로 본다.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역행' 속에서 중국이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신호로 평가되지만, 실질적으로 1.5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엔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앞으로 몇 년간 온실가스를 급격히 줄이지 않으면 1.5도 목표는 사실상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도 중국의 이번 조치는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자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중국이 신재생 확대를 본격화하면 관련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석탄 의존 지속은 기후협력 압박을 키울 수 있다. 미국이 관세와 무역정책을 기후 이슈와 연계할 경우, 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한국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미국의 정책 후퇴는 국제 기후 거버넌스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실제 배출 감소로 이어지는 구체적 이행 계획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과 중국 모두의 책임 있는 행동이 없이는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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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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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2035년까지 온실가스 10% 감축 선언⋯미국과 기후정책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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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원유공급 확대 기대감 등 영향 혼조세
- 국제유가는 25일(현지시간) 중동의 원유공급 확대 기대감 등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015%(1센트) 내린 배럴당 64.98달러에 마감됐다.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0.5%(33센트) 상승한 배럴당 68.79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중동지역에서 원유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라크북부의 쿠르드자치구에 있는 원유시설에서 조업하는 석유회사 8개사가 석유수출을 재개하기위해 이라크정부와 자치구정부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미국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감소 등 영향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건수는 21만8000건으로 다우존스통신이 집계한 시장예상치(23만5000건)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7월이후 최저수준이다. 미국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지난해와 비교해 3.8%로 크게 높아져 수정치(3.3% 증가)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냈다. 이와 함께 8월 미국 내구재 수주액도 시장예상치를 넘어섰다. 미국 경기가 이처럼 견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원유 매도세가 강해졌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도록 요청했다. 러시아산 원유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강화를 시사하고 있어 유가상승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 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등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0.1%(3.0달러) 오른 온스당 377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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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원유공급 확대 기대감 등 영향 혼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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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급락·국채금리 상승에 사흘째 하락
-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국채금리 상승 압박 속에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5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3.96포인트(0.38%) 내린 4만5947.3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3.25포인트(0.50%) 하락한 6604.72, 나스닥지수는 113.16포인트(0.50%) 떨어진 2만2384.70으로 장을 마쳤다. 하락세의 중심에는 오라클이 있었다. 오라클 주가는 5.55% 급락하며 최근 고점 대비 낙폭이 16%에 달했다. 로스차일드·레드번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기반 AI 계약 효과가 과대평가됐다며 매도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제시했다. 테슬라 역시 4% 넘게 하락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3만5000건을 밑돌았다. 2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도 3.8%로 상향 조정돼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고 경고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26일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정부 셧다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변동성지수(VIX)는 3.46% 오른 16.74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AI 거품 논란과 금리 불확실성, 뉴욕증시 흔드는 복합 리스크 뉴욕증시가 사흘째 하락했다.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라기보다 AI 업종에 대한 재평가와 금리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라클 충격, AI 랠리 지속성에 의문 오라클은 이날 5% 넘게 하락하며 최근 고점 대비 16%가량 떨어졌다. AI 열풍을 이끌던 종목이 급락하자 시장 전반에 불안이 확산됐다. 로스차일드·레드번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기반 AI 계약이 과대평가됐다며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제시했다. 키스 뷰캐넌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라클은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급등 뒤 일부 되돌림은 불가피하다"며 "클라우드 인프라 성장 전망에도 회의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문 규모 자체는 눈에 띄지만, 특정 시장과 몇몇 고객사에 집중돼 있다면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AI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불안정성이 드러난 대목이다. 탄탄한 경기 지표, 완화 기대 꺾다 하락세에는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점도 작용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적었고, 2분기 GDP 성장률은 3.8%로 상향 조정됐다. 고용과 성장세가 견조하다는 신호지만, 이는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동력을 약화시킨다. 최근 파월 의장이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고 직접 언급한 점도 투자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2%까지 오르며 기술주 전반의 매도를 자극했다. 테슬라는 4% 넘게 급락했다. 정치 불확실성, 셧다운 리스크 부각 정치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의회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높다. 나벨리에어앤드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어는 "셧다운은 단기적 시장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경고할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셧다운은 연방정부 인력 감축과 행정 지연을 불러오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곧 발표될 PCE 물가지수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재평가 국면, 투자 선택 더 까다로워져 엔비디아와 애플은 각각 0.4%, 1.8% 상승하며 차별화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불안심리가 강했다. VIX 지수가 16.74로 상승한 것은 단기 변동성 확대를 보여준다. 특히 오라클의 사례는 AI 산업의 성장 모멘텀을 다시 검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계약이 화려한 수치를 내세우더라도 실제 수익성과 고객 다변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은 언제든 고평가 논란을 제기할 수 있다. 앞으로 증시는 금리 경로, AI 산업의 실질 성장성, 그리고 정치 리스크라는 세 가지 축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경기 지표가 연준의 스탠스를 결정짓고, AI 산업의 수익 구조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정부 셧다운 변수까지 겹치면서 증시는 한동안 불확실성의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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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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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오라클 급락·국채금리 상승에 사흘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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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엔비디아 칩 리스로 '스타게이트' 자금 조달 본격화
-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반도체 칩을 구매가 아닌 리스 방식으로 확보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픈AI는 엔비디아로부터 최대 1000억달러(약 140조원) 투자를 받기로 했으며, 우선 투입되는 100억달러는 칩 리스 계약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용을 10~15% 절감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해 추가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자금 조달 여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픈AI는 전날 텍사스 에빌린에서 첫 데이터센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오라클·소프트뱅크와 함께 총 5곳의 추가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완공 시 7GW급 전력을 소모하는 세계 최대 AI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미니해설] 오픈AI, '스타게이트' AI 칩 구매 아닌 리스로 자금 조달 오픈AI가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추진을 위해 전례 없는 자금 조달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오픈AI 경영진을 인용해 이 회사가 데이터센터용 핵심 반도체 칩을 ‘구매’ 대신 ‘리스(임대)’ 형태로 확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 시장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다. 실제로 오픈AI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최대 1000억달러(약 140조원)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이 가운데 첫 번째로 유입되는 100억달러는 엔비디아 AI 칩 리스 계약에 활용된다. 오픈AI는 리스 방식을 통해 최대 15%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채권 발행 시 신용도 개선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스는 구매와 달리 초기 일시 자본 투입이 필요하지 않고, 비용을 수년간 분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오픈AI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현금을 더 확보할 수 있으며,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지분 참여 역시 잠재적 채권자들에게 신뢰를 높여줄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가 주도하는 '매머드급' 인프라 사업으로, 미국 전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초거대 언어모델(LLM)과 차세대 AI 시스템을 운용할 기반을 마련하는 구상이다. 오픈AI는 지난 23일 텍사스 에빌린에서 첫 데이터센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오라클과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추가 5곳의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도 공개했다. 완공 후 전체 규모는 7GW 전력 소비에 달하며, 이는 당초 스타게이트 목표치인 10GW의 70%를 충족하는 수준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 글을 통해 "궁극적으로 매주 1GW 규모의 AI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와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려는 포부로 해석된다. 오픈AI의 대규모 투자 행보는 최근 AI 경쟁 구도의 변화와 맞물린다. 생성형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AI 학습용 칩과 데이터센터 확보는 경쟁사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오픈AI는 챗GPT 성공 이후 모델 고도화와 상용화를 위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엔비디아 H100 등 고성능 GPU 가격 급등과 한정된 공급량은 투자 부담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이에 오픈AI가 택한 리스 방식은 비용 절감과 투자 확장의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또한 AI 칩을 단순히 구매하지 않고 '서비스' 형태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향후 데이터센터 운영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전략이 모든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전력 소모와 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7GW 전력 소비는 미국 대형 원자력 발전소 여러 기에 맞먹는 수준으로, 에너지 조달과 친환경 규제 문제도 부각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채권 발행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요인, AI 산업의 수익성 불확실성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오픈AI의 이번 행보가 AI 인프라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스 형태의 칩 조달은 다른 AI 스타트업이나 클라우드 기업에도 자금 조달 대안으로 확산될 수 있고, 엔비디아 같은 칩 제조사에는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단순히 하나의 기업 투자 계획을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산업의 새로운 자금 조달 모델과 경쟁 구도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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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엔비디아 칩 리스로 '스타게이트' 자금 조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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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中 국유은행, 위안화 강세 억제 위해 달러 스와프 전략 선회
- 최근 가파른 강세로 주목받던 위안화 환율의 방향에 중대 변수가 나타났다. 2025년 들어 중국 국유은행들이 당국의 의중을 반영, 외환시장에서 달러 스와프 전략을 크게 바꾸며 위안화 가치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는 지난 2년간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려 취했던 조치와는 정반대의 행보로, 과도한 위안화 강세가 수출 경쟁력에 미칠 부담을 미리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국유은행들은 최근 몇 달간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대규모로 사들이는(위안화 매도) 동시에, 통화 스와프 시장에서는 보유한 달러를 대량으로 공급하는(위안화 매입) 서로 다른 거래를 하고 있다. 이러한 거래는 이론상 시간이 지나면 서로 상쇄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시장이 현물 시장의 대규모 위안화 매도 물량을 먼저 소화하면서 위안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은행들이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는 배경을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사실상 당국의 지시에 따른 '속도 조절'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2년 만의 정책 전환…위안화 약세 방어에서 강세 억제로 이번 조치는 지난 2년간 시장을 지배한 흐름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당시 국유은행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고자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빌리고 현물 시장에서 위안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통화가치를 방어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반대 전략으로 위안화의 지나친 강세를 경계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명확히 보내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 역내 위안화 환율은 지난주 11월 이후 최고치(가치 상승)를 기록한 뒤 최근 들어 달러당 7.12위안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꿈틀대는 스와프 포인트…시장 지표가 보내는 경고 국유은행들의 전략 변화는 외환시장의 기술 지표에도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미래 특정 시점의 환율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스와프 포인트'가 대표 사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역내 시장의 12개월 만기 스와프 포인트(선물 환율에서 현물 환율을 뺀 값)는 마이너스(-) 폭이 2022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으로 줄었다. 시장 참여자들이 미래 시점의 달러 가치를 현재보다 더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로, 그만큼 역내 시장에서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역내 시장과 홍콩 등 역외 시장 사이의 스와프 포인트 격차가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역내 시장의 달러 수요가 역외보다 훨씬 강하다는 의미로, 국유은행의 현물 달러 매수세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 당국이 이러한 정책 전환에 나선 까닭은 위안화 강세의 양면성 때문이다. 중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위안화가 너무 빠르게 강세를 보이면 내수 산업과 수출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보다 균형 잡힌 환율 수준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통화가치 상승은 수입물가를 안정시키고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좋은 점이 있지만,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생명으로 하는 중국 수출 기업들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베키 리우 중국 거시 전략 헤드는 국유은행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과거 위안화 약세 방어를 위해 취했던 매수-매도 스와프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위안화의 지나치게 빠른 평가 절상을 억제하려는 당국의 의도적인 노력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유은행의 달러 스와프 전략 변화는 위안화 강세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조절하고, 수출 경쟁력과 금융시장 안정을 함께 추구하려는 정책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미중 경제와 통화 정책 방향, 지정학적 위험 등에 따라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환율 균형을 유지하려는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 역시 중요한 변수로 남을 것이다. [Key Insights] 중국의 인위적인 환율 개입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직접 경쟁하는 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는 국내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원-위안 환율 변동성을 키워 한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 [Summary] 중국 국유은행이 위안화의 가파른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2년 만에 달러 스와프 전략을 정반대로 전환했다. 현물 시장에서 위안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환율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으며, 이는 수출 경쟁력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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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中 국유은행, 위안화 강세 억제 위해 달러 스와프 전략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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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로봇·산업기계에 안보조사 착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기계 설비를 대상으로 국가 안보 영향 조사에 착수했다. 24일(현지시간) 연방 관보에 따르면 상무부는 지난 9월 2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로봇과 산업기계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중이다. 조사 대상에는 자동차 공정용 프레스·스탬핑 장비, CNC(컴퓨터수치제어기), 절단·용접기 등 첨단 공장 핵심 장비가 포함됐다. 업계는 미국이 중국산 장비의 영향력 차단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한국·독일·일본 등 동맹국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산업기계 수출은 약 7조원 규모로 급증해 이번 조치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니해설] 트럼프, 스마트 팩토리 설비도 관세 부과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조업 부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기계류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4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이달 초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국가 안보 영향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과거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이어 전략 산업으로 분류된 로봇과 첨단 산업기계까지 안보 논리로 묶어 수입 규제를 확대할 수 있는 조치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스탬핑·프레싱 장비, 금속 절단·용접기, 표면 처리 장비뿐 아니라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불리는 CNC(컴퓨터수치제어기)까지 포함됐다. 사실상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 설비 대부분이 조사 범위에 들어간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들 장비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자국 제조업 기반이 위협받고, 특정 국가의 공급 중단이 발생하면 국가 안보에도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 배경에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고려가 자리한다. 중국은 최근 10여 년 사이 로봇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며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반도체·배터리에 이어 로봇 분야에서도 중국산 장비 의존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제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일본, 독일 등 미국의 동맹국 기업들 역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의 경우 상황이 더 민감하다. 최근 현대차·기아,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기업들이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생산기지를 대규모로 건설하면서 한국산 자동화 설비와 기계류의 대미 수출이 급증했다. 통계청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산업기계 수출액은 약 7조원에 달하며, '기타 기계류' 수출액만 26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3.7% 늘었다. 이는 투자 확대가 곧 설비 수출 증가로 이어진 '투자 유발형 수출' 성격이 강하다. 문제는 미국이 자국 내 고용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동맹국 제품에도 예외 없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비자 문제로 한 차례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번에 설비 반입 비용까지 급증한다면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여건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은 높은 인건비와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해결해왔는데, 여기에 관세까지 붙는다면 한국 기업의 투자 부담은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반드시 위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영향력 차단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산 장비의 입지가 축소되면 한국 기업에는 반사이익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미국이 중국 전력기기·태양광 제품을 배제한 뒤 한국 기업들이 현지 시장을 빠르게 점유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관세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되느냐에 따라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외국산 로봇·산업기계 공급 중단 시 자국 산업이 받을 충격"과 "외국 정부 보조금, 약탈적 무역 관행이 미국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요 검토 항목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미국이 겪었던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첨단 산업기계가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만큼, 안보·정보 유출 우려도 중요한 고려 요소로 제기된다. 이번 조치는 약 1년에 걸친 조사와 행정부 내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만약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된다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전략적 위치를 확보할 기회도 될 수 있다. 향후 미국의 정책 방향과 한미 간 협의 과정이 한국 기업들의 투자 전략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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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로봇·산업기계에 안보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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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180억달러 채권 발행⋯클라우드 투자에 '초대형 베팅'
-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재원 마련을 위해 180억달러(약 25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발행은 만기 40년물을 포함한 6종으로 구성됐다. 발행 금리는 같은 만기의 미 국채보다 1.37%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으며, 당초 논의된 1.65%포인트보다 낮게 확정됐다. 채권 발행 규모는 올해 미국 기업 투자등급 채권 중 두 번째로 크다. 매입 수요는 880억달러에 달해 흥행에 성공했다. 오라클은 최근 오픈AI와 향후 5년간 300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메타플랫폼 등과도 대규모 계약을 진행 중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뒤처졌던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커지자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해설] 오라클, 25조원 회사채 발행⋯클라우드 확장 자금 오라클이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확대를 위해 사상 최대 수준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24일(현지시간) 오라클이 총 180억달러(약 25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채권은 만기 40년물을 포함해 6가지 종류로 구성됐으며, 40년물의 발행 금리는 동만기 미국 국채 대비 1.37%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확정됐다. 이는 처음 논의된 1.65%포인트보다 낮아 시장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몰렸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매입 주문 규모는 880억달러에 달해 발행액의 약 5배에 육박했다. 이번 채권 발행은 올해 미국 기업들의 투자등급 회사채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만큼 오라클이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에서 본격적인 추격전을 벌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오라클은 그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이른바 '빅3'에 밀려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에서 후발주자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최근 오픈AI, 메타플랫폼 등 굵직한 고객사와 대규모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면서 판도를 바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오라클은 지난 10일 오픈AI와 향후 5년간 약 3000억 달러(416조 원)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단일 기업과 체결한 클라우드 계약 중에서도 이례적인 초대형 규모로 꼽힌다. 더 나아가 올해 초에는 오라클, 오픈AI, 일본 소프트뱅크가 손잡고 향후 4년간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최근 오픈AI는 텍사스주 애빌린에 위치한 첫 데이터센터 건물의 가동을 시작했으며, 추가 7개 동도 완공 단계에 들어섰다. 이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매출 확대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확장은 비용 부담을 수반한다.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임대 및 운영에 앞으로 수천억달러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 같은 재무적 압박 속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재무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6회계연도 1분기(6~8월) 매출은 14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으며, 이 중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55% 급증한 3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잔여이행의무(RPO)'라고 불리는 계약된 미이행 매출은 4550억달러로 전년 대비 359% 증가해 향후 성장이 이미 보장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프라 캐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올해 77% 증가해 1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4년간 320억달러, 730억달러, 1140억달러, 144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장밋빛 청사진은 대규모 자금 조달의 필요성과도 직결된다. 이번에 클레이 마구어크와 마이크 시실리아가 공동 CEO로 임명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에서, 기술과 운영에 강점을 가진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된 것이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이번 채권 발행이 오라클의 성장 전략에 어떤 속도를 더할지에 쏠린다. 발행 금리가 당초 논의보다 낮게 결정된 만큼, 오라클의 신용도와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 신뢰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막대한 자본 지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번 채권 발행은 오라클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강자로 도약하기 위한 '베팅'으로 평가된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주도해온 판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가 향후 클라우드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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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180억달러 채권 발행⋯클라우드 투자에 '초대형 베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