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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구글·오픈AI, AI 플랫폼 대전(大戰)⋯수익 모델 vs 인프라 격돌
- 범용 인공지능(AI) 플랫폼 시장의 패권을 놓고 오픈AI와 구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일상·업무 통합형 AI 플랫폼'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방대한 기술 인프라를 등에 업고, 오픈AI는 혁신과 사용자 기반 확대를 발판 삼아 질주하는 형국이다. 이 승부는 궁극적으로 어느 쪽이 AI를 일상과 업무 영역에 가장 성공적으로 융합하는지에 따라 판가름난다. 오픈AI, 챗GPT를 '슈퍼 비서'로… 메타를 최대 위협으로 지목 오픈AI의 2025년 상반기 내부 전략 문건이 최근 유출되면서, 회사의 야심 찬 구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픈AI는 자사의 챗GPT를 '자율적·멀티모달·개인화된 슈퍼 어시스턴트'로 진화시켜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 인터페이스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챗GPT 기반 범용 AI 플랫폼화라는 핵심 전략에 따른 것이다. 나아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챗GPT를 기본 AI 도우미로 탑재하도록 정책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전략도 문건에 담겼다. 이 문건은 구글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메타 AI 등 챗봇 라이벌뿐만 아니라, 구글 검색 및 크롬, 마이크로소프트 빙 및 엣지, 애플 시리,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 같은 기성 플랫폼까지 광범위하게 경쟁 상대로 규정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오픈AI가 구글을 최우선 위협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의 충돌 없이 AI를 여러 제품에 매끄럽게 내장할 수 있는' 또 다른 회사를 가장 큰 경쟁 상대로 지목했고, 시장에서는 이를 메타로 해석한다. 메타는 광고 매출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로, AI 제품을 앱 전체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구글의 발목 잡는 광고 수익 구조 유출된 문건은 구글이 광고 기반의 수익 모델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AI를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데 핵심 장애물이라고 진단했다. 오랜 기간 구글의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는 검색 광고(광고 노출 및 클릭 기반)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AI 챗봇이 여러 링크 대신 통합된 답변을 제공하고, 이로 말미암아 '링크를 줄이고, 광고 노출을 줄이는 구조'로 전통적인 광고 공간이 소멸하며, 이는 구글의 핵심 사업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AI 상용화 속도 조절 뒤에 숨겨진 원천 기술력 대부분의 신흥 AI 서비스가 구독이나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달리, 구글은 광고 기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수익 모델로의 전환은 구글 재무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투자자와 광고주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반면, 오픈AI는 챗GPT 플러스 구독, API 라이선싱, 기업용 AI 솔루션 등 다양한 수익 창출 경로를 탐색하는 데 제약이 되는 레거시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에 선다.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는 세일즈포스 드림포스(Dreamforce)에 참석해, 2022년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할 당시 구글 역시 초기 챗봇 시제품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신뢰성과 위험 문제"로 상용화를 늦췄다고 언급했다.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가진 구글은 신중하고 위험 회피적인 출시를 요구받는다. 이는 스타트업 지위에서 빠른 실험이 가능한 오픈AI와 달리 구글의 제품 개발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구글, 트랜스포머의 원천 기술력으로 반격 채비 비록 챗봇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는 오픈AI가 주도하나, 구글은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뿌리를 오랜 기간 동안 구축했다. 구글은 2006년부터 ASIC(특화 연산칩) 연구를 시작하고 2014년에는 엔비디아(Nvidia) GPU에 투자했다. 특히 2015년 자체 설계 텐서 처리 장치(TPU)를 도입했고, 구글 브레인(Google Brain)과 딥마인드(DeepMind) 같은 세계적인 연구팀을 지원한다. 구글은 2017년 발표한 영향력 있는 논문 "어텐션이 전부다(Attention Is All You Need)"를 통해 트랜스포머(Transformer) 구조를 확립했다. 이 혁신은 BERT, LaMDA, 그리고 GPT 모델 같은 오늘날 AI 발전의 근간이 되었고, 구글이 2023년에 선보인 제미나이 시리즈의 개발로 이어졌다. 현재 구글은 제미나이 2세대와 TPU v6 개발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구글은 AI의 근본기술(모델·하드웨어·데이터 인프라) 측면에서 오픈AI보다 훨씬 깊은 구조적 자산을 갖추고 있다. 인프라 비용의 딜레마: 78억 달러 손실과 수익화 강화 과제 오픈AI는 AI 역량과 시장 도달 범위에서 구글에 필적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컴퓨팅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오픈AI는 오라클·소프트뱅크 그룹의 '프로젝트 스타게이트(Project Stargate)'에 협력했고, 최근에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대규모 LLM 학습 시 비용과 공급 안정성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오픈AI, 인프라 및 재정 압박이라는 난제 봉착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5년 상반기 매출이 2024년 총매출 대비 16%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속적인 막대한 R&D 및 GPU 조달비용 지출로 78억 달러(약 11조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오픈AI는 2025년 130억 달러(약 18조 5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하는 동시에 현금 소진액을 85억 달러(약 12조 1600억 원)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성형 AI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은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오픈AI는 AI 운영에 필수적인 고가의 컴퓨팅 자원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자당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그러나 분석 회사 앱토피아(Apptop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챗GPT 모바일 앱의 전 세계 다운로드와 사용자 참여도가 줄어들며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폭발적인 과대광고(hype)가 사그라지고 사용량이 정상적인 활용 패턴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픈AI는 사용자 1인당 수익화 강화(per-user monetization)를 필수적인 과제로 삼는다. 크롬 아성에 도전하는 '챗GPT 아틀라스', 정보 수집 목적 관측도 오픈AI는 최근 웹 브라우징 경험을 재편하고 구글 크롬의 지배력에 도전하기 위한 AI 기반 브라우저인 '챗GPT 아틀라스(ChatGPT Atlas)'를 출시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챗GPT 아틀라스가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가장 진보된 AI 에이전트 기능을 사용하려면 월 20달러의 챗GPT 플러스 구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용자들이 크롬을 포기할 유인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시장 데이터에 의하면, 크롬은 미국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의 약 64%와 전 세계적으로 74%를 차지하며 AI 통합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코멧(Comet)과 더 브라우저 컴퍼니(The Browser Company)의 디아(Dia) 등 최근 출시된 여러 AI 강화 브라우저들이 있지만,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1%를 넘어선 사례는 없다. 일각에서는 챗GPT 아틀라스가 구글의 브라우저 지배력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기보다는, 오픈AI의 AI 모델 정교화를 위한 광범위한 브라우징 데이터 확보 및 모델 정교화 데이터셋 수집 인프라로 활용된다는 분석을 제시한다. [Key Insights] 구글와 오픈AI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 대결을 넘어 AI 생태계의 '운영체제(OS)' 주도권 싸움이다. 구글의 광고 수익 모델 제약과 오픈AI의 막대한 인프라 비용 문제는 한국 IT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AI 시대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구독 및 API)과 안정적인 자체 컴퓨팅 인프라 확보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사용자당 수익화 강화는 국내 플랫폼 기업의 필수 전략이 될 것이다. [Summary] 오픈AI는 챗GPT를 '슈퍼 비서'로 만들고 메타를 최대 경쟁자로 지목하며 브라우저 '아틀라스'로 구글 크롬에 도전한다. 하지만 78억 달러 영업 손실과 인프라 의존성이라는 재정적 압박에 직면했다. 구글은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의 제약으로 AI 도입에 신중하지만, 트랜스포머와 TPU 같은 심층 기술 자산을 바탕으로 반격 채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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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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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구글·오픈AI, AI 플랫폼 대전(大戰)⋯수익 모델 vs 인프라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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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해운·조선 보복 철회⋯한화오션 제재 해제 가능성
-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해운·조선산업에 부과한 제재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이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등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부과한 제재도 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미·중 무역합의 팩트시트(설명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해운·조선산업에 대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국가안보 위협) 조사에 보복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를 철회하기로 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6월 중국의 해운·조선산업 전반에 걸쳐 무역법 301조 조사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가 조선·해운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과 금융 지원을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덤핑과 과잉생산을 조장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지난 9월 중국 선박의 항만 입항 수수료 인상, 정부 조달사업에서 중국계 기업 배제, 중국 국유 해운·조선사의 미국 내 투자 제한 등 잠정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은 곧바로 보복 조치에 나서 미국과 동맹국 관련 기업을 제재했다. 하지만 중국이 제재를 풀기로 하면서 미국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 해운·조선산업을 겨냥한 조치를 오는 10일부터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중단할지는 팩트시트에 설명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 일본과 역사적인 협력을 계속하는 동안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해빙 모드에 들어서고 있다. 양측이 상대방에 부과한 해운·조선사 제재를 1년간 철회한다고 밝히면서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합성마약 펜타닐과 그 원료의 밀수출을 단속하면 펜타닐과 관련해 중국에 매긴 관세를 완전 폐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미국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자신이 펜타닐 문제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논의했다며 "중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난 중국이 그럴 인센티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중국 정부의 펜타닐 단속을) 보는 대로 우리는 나머지 10%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취임 후 중국이 펜타닐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협력 약속을 받고 20%이던 '펜타닐 관세' 세율을 10%로 인하했다. 중국이 펜타닐 단속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남아 있던 관세 10%도 없애겠다는 뜻이다. 중국은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특정 화학물질의 북미 선적을 막고, 다른 특정 화학물질의 전 세계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엔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 무역 합의의 주요 내용을 다룬 팩트시트(설명자료)를 공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월 9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 조치의 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의 최종 사용자와 그들의 전 세계 공급업자를 위해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흑연 수출을 위한 포괄적인 허가를 발급할 계획이다. 포괄적 허가는 중국이 올해 4월과 2022년 10월 시행한 수출 통제의 사실상 철회를 의미한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는 것에 대해 "현재 우리(미국)가 상쇄 조치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를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희토류에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레버리지(협상 지렛대)는 12∼24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또 "중국은 모든 이(국가)에 위험을 알렸다. 그들은 정말 실수했다"며 "총을 탁자 위에 올려놓는 것과 공중에 총을 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가 중국 자회사에서 생산한 반도체에 대한 수출 금지도 완화하기로 했다. 중국이 넥스페리아의 차량용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면서 자동차업계에선 공급망 대란 우려가 커진 상태였다. 실제 혼다의 멕시코 공장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하는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반독점, 반덤핑 조사를 끝내기로 했다.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절차를 연장하고, 관련 관세 면제도 내년 12월 31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든 닭고기, 대두 등 농산물에 대한 보복성 관세 조치도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미국산 닭고기, 밀, 옥수수, 면, 수수, 대두, 돼지고기, 소고기, 수산물, 과일, 야채, 유제품 등 농산물 관세, 그리고 미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대상 지정이 포함된다. 중국은 올해 남은 기간 최소 1200만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고, 향후 3년간 매년 최소 2500만t의 대두를 매입하기로 했다. 대두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한 고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미국 중서부 농업지대가 주요 생산지인 데다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거래를 중단하면 이를 대체할 수요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두 수입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2016년 20%에서 지난해 12%로 낮춘 데 이어 올해 최근까지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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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국, 해운·조선 보복 철회⋯한화오션 제재 해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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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만 껐다" 미·중 무역휴전, 기업엔 여전히 '지뢰밭'
- 미국과 중국이 '무역휴전'에 합의했지만, 기업들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이 관세 인하와 희토류 통제 유예 등 부분적 타협에 나섰으나 근본적 갈등은 해소되지 않아 글로벌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후 "이번 합의에 10점 만점에 12점을 주겠다"고 자평했지만, 실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췄으나, 중국산 제품 평균 관세율은 여전히 47%에 달한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 인하와 무관하게 공급망을 베트남·인도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으며, 희토류와 반도체 통제 등 기술전쟁은 잠시 유예된 상태일 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강대국 대치 속에 기업들에는 진정한 평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미니해설] 미·중, "12점짜리 회담" 자평했지만…효과는 제한적 미국과 중국이 '무역휴전'을 선언했지만, 양국 갈등의 뿌리는 그대로다. 관세 일부 인하와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가 이루어졌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초강대국 경쟁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10점 만점에 12점을 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은 중국산 상품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평균 관세율이 57%에서 4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부터 누적된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부담은 완화되지 않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7% 줄었다. 미중 무역 마찰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이미 '탈중국 소비'를 일상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 "중국 의존도 낮추기 지속"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에 대해 "초강대국 대치 속에 기업에는 평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밀워키의 공급망 관리업체 ABC 그룹의 벤저민 저컨 부사장은 "기업들은 관세 완화와 상관없이 이미 중국 밖에서 생산을 다변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예품 판매업체 니콜 크래프트 브랜즈의 글로벌 소싱 담당 조지 소프 부사장 역시 "이번에 100% 관세 부과 위협이 철회된 것은 다행이지만, 중국 이외 지역 생산 확대 방침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 멕시코,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를 신규 공장 후보지로 꼽으며 "모든 생산을 한 나라에 집중하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국적의 가구 제조업체 대표 미셸 베르치도 "미국 고객들은 이미 '비(非)중국산' 제품을 찾기 시작했으며, 이번 합의로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번 '휴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은 이미 '포스트 차이나'로 재편되는 흐름을 돌릴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희토류 통제·반도체 규제 '휴전 아닌 정지' 희토류 수출통제와 반도체 수출규제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였다. 중국은 10월 9일 발표한 까다로운 희토류 금속 역외 수출통제 제도의 시행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수출허가 절차 자체는 지난 4월에 발표했던 까다로운 절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자동차·전자·방위산업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정부의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며, 승인 지연이나 불허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허가가 나오더라도 공급망 병목이 여전하다"고 토로한다. 반대로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들을 상무부의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려 제재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담판을 계기로, 블랙리스트 규정의 적용 대상을 '50% 이상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확대하는 조항의 시행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일시 정지'일 뿐이다. 미국이 언제든 유예를 철회하고 규제를 강화할 수 있어, 기업들로서는 전략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기술전쟁의 본질 "AI와 반도체의 패권 다툼" 이번 합의의 가장 민감한 부분은 첨단기술이다. 양국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패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중국 측과 AI 반도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기술이 포함된 AI용 고성능 칩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해왔지만, 이번 휴전을 계기로 일부 완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미 의회 안팎에서는 "첨단 반도체 수출 완화는 국가안보를 해치는 일"이라며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결국 반도체는 양국의 '무역카드'이자 '전략무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휴전은 잠시, 근본 갈등은 그대로"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일시적 봉합'으로 평가한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미중관계는 본질적으로 경쟁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아시아 그룹(Asia Group)'의 파트너이자 전직 외교관인 대니얼 크리텐브링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미중관계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며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경쟁적인 관계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1년에 한 번씩 '휴전 연장'을 결정하는 구조적 긴장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합의로 일부 관세와 규제가 완화됐지만, 기술·안보·공급망 등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기업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의 포로" 결국 이번 미중 휴전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얻은 건 '시간'뿐이라는 평가다. 관세 부담은 완화됐지만, 장기적인 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 국제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불씨를 잠시 꺼놓은 정도"라며 "기업들은 이미 공급망 재편과 비용 부담을 고려해 '탈중국화' 전략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AI 반도체, 희토류, 블랙리스트 규제 등이 다시 갈등의 불씨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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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만 껐다" 미·중 무역휴전, 기업엔 여전히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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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6)] 기후 대응 부재, 연간 수백만 명 목숨 위협⋯"폭염 사망 23% 급증"
-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연구진이 29일(현지시간) 공동 발간한 '랜싯 카운트다운 2025'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이미 전 세계에서 심각한 보건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화석연료 의존과 적응 부족이 지속되면서 기후 관련 사망이 빠르게 늘고, 보건 시스템과 경제에도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대비 폭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23% 증가했다.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평균적으로 1인당 16일의 위험한 고온에 노출됐으며, 영유아와 노년층은 20일 이상 폭염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년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폭염 관련 연간 사망자는 약 5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가뭄과 열파로 인한 식량 불안도 확대됐다. 2023년에는 추가로 1억2400만 명이 중등도 이상의 식량 부족 위험에 처했다. 또한 폭염으로 인한 노동 손실은 2024년에만 6400억 노동 시간에 달했고, 이에 따른 생산성 손실은 미화 1조9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됐다. 고령층 폭염 사망에 따른 비용 역시 2610억 달러로 평가됐다. 한편 각국 정부의 화석연료 보조금은 2023년 9560억 달러에 달해, 기후 취약국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가 약속한 재정의 3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가는 보건 예산 전체보다 많은 금액을 화석연료에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기후 대응이 곧 건강 보호라는 점을 강조했다. 석탄발 전력 감축만으로도 2010~2022년 매년 16만 건의 조기 사망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사상 최고치인 12%에 도달했고, 관련 일자리는 1600만 개 이상 창출됐다. 의료 분야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1년 새 16% 줄이는 등 변화가 진행 중이다. WHO 건강 증진 및 질병 예방·관리 담당 사무차장보 제레미 패러 박사는 이번 결과가 "기후 위기가 곧 건강 위기"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러 박사는 "기후 변화 대응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건강 기회이기도 하다. 더 깨끗한 공기, 더 건강한 식단, 그리고 회복력 있는 보건 시스템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현재와 미래 세대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에 대해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 ▲기후적응형 보건체계 구축 ▲오염 저감과 건강한 식단 확대 등 건강 중심의 기후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랜싯 카운트다운(Lancet Countdown) 대표이사인 마리나 로마넬로 박사는 "우리는 이미 기후 재앙을 피할 해결책을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 지역 사회와 지방 정부는 진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청정 에너지 성장부터 도시 적응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하는 조치들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는 이러한 추진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마넬로 박사는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청정 재생 에너지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 기후 변화를 늦추고 생명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동시에, 더 건강하고 기후 친화적인 식단과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오염, 온실가스, 삼림 벌채를 대폭 줄여 연간 천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는 내년 브라질 베렘에서 개최될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있다. WHO는 COP30 특별보고서를 통해 건강 불평등 완화와 기후 회복력을 아우르는 글로벌 행동 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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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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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6)] 기후 대응 부재, 연간 수백만 명 목숨 위협⋯"폭염 사망 23%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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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내년 AI칩 출시 공식화⋯엔비디아에 도전장
-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용 칩과 컴퓨터 출시를 공식 발표하며 업계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던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퀄컴은 27일(현지시간) 차세대 AI 가속기 칩인 AI200과 AI250을 각각 2026년과 2027년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AI200은 독립형 부품, 기존 기계에 추가할 수 있는 카드와 전체 서버 랙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칩 형태로만 제공될 경우에는 엔비디아나 다른 경쟁사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장비에서도 작동한다. 전체 서버 형태로 제공되면 경쟁사 제품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새 제품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스마트폰에서 처음 도입된 NPU는 AI 관련 작업 속도를 높이면서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퀄컴은 이를 노트북용 칩으로 발전시켰고 규모를 또다시 확장해서 AI 가속기 칩을 개발했다. 전 세계 최대 스마트폰 프로세서 제조업체인 퀄컴은 AI 반도체 시장에는 다소 늦게 진입하는 편이다. 퀄컴은 스마트폰 판매가 예전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자동차와 PC용 칩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두르가 말라디 퀄컴 수석 부사장은 "퀄컴은 이 분야에서 조용히 시간을 들이며 역량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회사는 자사 하드웨어 기반 서버 랙 배치를 위해 모든 주요 칩 구매사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퀄컴은 모바일 기기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메모리 관련 기능과 전력 효율성이 고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했다. 퀄컴의 AI 가속기 칩의 첫 고객은 사우디아라비아의 AI 스타트업 휴메인이다. 휴메인은 내년부터 이 칩을 기반으로 하는 200메가와트(MW) 규모의 컴퓨팅 시스템을 배치할 계획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쿠난 소바니와 오스카 에르난데스 테하다 애널리스트들은 휴메인과의 계약이 퀄컴의 새로운 AI 가속기가 "초기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퀄컴이 아직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실질적으로 위협한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5000억달러가 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소폭의 점유율만 확보해도 매출이 수십억달러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퀄컴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와 같은 기업의 주문을 확보할 경우 주요 신규 매출원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AI 분야에서의 성장은 퀄컴이 애플로 인해 발생한 매출 손실을 상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년간 퀄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던 애플은 자체 칩으로 전환하고 있다. AI 컴퓨팅 분야 최강자인 엔비디아는 올해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180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퀄컴을 포함한 다른 모든 칩 제조사의 총매출을 능가할 전망이다. 퀄컴의 이같은 발표에 퀄컴주가는 이날 오전장에서 15%대까지 급등하다 결국 11.09%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퀄컴은 지난 2년간 안정적이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10% 상승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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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내년 AI칩 출시 공식화⋯엔비디아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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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해양 플라스틱, 사라지지 않았다⋯'표면→심해' 오가는 오염 순환 밝혀져
- 전 세계 과학자들이 오랜 기간 의문을 가져왔던 "바다 속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해양 표면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양은 유입량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이른바 '실종된 플라스틱(missing plastic)' 문제를 두고, 국제 연구진이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 지리 및 환경 과학과의 과학자들은 부력이 있는 플라스틱이 수중을 통해 어떻게 가라앉는지 보여주는 간단한 모델을 개발했으며, 바다 표면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하는 데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단순히 해안선으로 밀려오거나 표면에서 부유한 채 남는 것이 아니다. 태양광, 파도, 미생물에 의해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분해되며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 뒤, 해양 유기물 입자인 '마린 스노우(marine snow)'와 결합해 심해로 천천히 가라앉는다. 다시 부유층으로 떠오르는 과정까지 반복되며, 바다는 사실상 플라스틱을 위아래로 순환시키는 '자연 오염 컨베이어벨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린 스노우(marine snow)는 바다에 있는 눈(snow)으로 비유된다. 즉, 사멸한 플랑크톤과 기타 유기 입자로 이루어진 작고 끈적거리는 조각들이 뭉쳐서 천천히 가라앉으며, 미세 플라스틱처럼 달라붙은 조각들을 깊은 바다로 운반한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플라스틱의 장기 분해 과정, 해수 중 입자와의 결합, 해류 이동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바다에 유입된 부유성 플라스틱의 약 10%는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수면 근처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미세화와 침강 과정을 거쳐 심해로 이동하지만, 이 또한 극도로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연구는 또 하나의 우려를 지적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마린 스노우와 대량 결합할 경우, 탄소와 영양분을 심해로 운반하는 해양 '생물학적 펌프'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 생태계뿐 아니라 지구 기후 조절 기능까지 영향을 미칠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이 단순 청소나 수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수십 년 전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지금도 미세 플라스틱을 생성하며 새로운 오염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사용·폐기 전 과정에 걸친 구조적 감축 없이는 해양 오염이 수 세대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진단이다. 연구팀은 "해양은 결국 모든 것을 연결한다"며 "오늘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언젠가 심해로 가라앉고, 다시 형태를 바꿔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 지리학 및 환경 과학과의 논문 주저자인 난 우 박사는 "사람들은 바다 속 플라스틱이 그냥 가라앉거나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희 모델은 대부분의 크고 부력이 있는 플라스틱이 수면에서 천천히 분해되어 수십 년에 걸쳐 더 작은 입자로 분해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은 조각들은 바다의 눈과 함께 해저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100년이 지난 후에도 원래 플라스틱의 약 10%가 여전히 수면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교 지리 및 환경 과학과의 공동 저자이자 프로젝트 책임자인 케이트 스펜서 교수는 "이 연구는 미세하고 끈적끈적한 부유 퇴적물이 미세 플라스틱의 이동과 이동을 조절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저희의 광범위한 연구의 일환이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문제이며, 우리가 내일 당장 플라스틱 오염을 막더라도 우리 후손들은 여전히 바다를 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3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A: Mathematical, Physical and Engineering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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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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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해양 플라스틱, 사라지지 않았다⋯'표면→심해' 오가는 오염 순환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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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5)] 지구 남·북반구 간 '태양광 반사 대칭' 깨진다
- 지구의 북반구와 남반구가 유지해온 태양복사 에너지 균형이 최근 20여 년 사이 무너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나사(NASA) 랭글리연구센터 노먼 로브 박사 연구팀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반구가 남반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태양빛을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26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가 전했다. 연구진은 NASA 위성 'CERES'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1~2024년 지표 반사율과 일사 흡수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북반구는 10년마다 1㎡당 0.34W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빙하와 만년설 감소, 오염물질 저감, 수증기 증가 등이 지목됐다. 특히 연구진은 구름량이 에너지 불균형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기후 시스템의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경고했다. [미니해설] 지구 에너지 균형 '균열'…북반구 일사 흡수 급증 지구 기후 균형 무너지는 징후…북반구 일사 흡수 증가, '비대칭 지구'로 가나 지구 기후 시스템에서 북반구와 남반구 간의 에너지 균형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업활동과 도시화가 집중된 북반구가 오히려 태양광 반사율이 높은 특성을 보여온 ‘기후의 역설’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학계는 이를 기후변화가 본격적인 '불안정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균형이 깨지고 있다"…24년 관측이 말해준 변화 NASA 랭글리연구센터 노먼 로브 박사 연구팀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반구의 일사 흡수 증가 추세가 남반구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밝혔다. 분석에는 2001년 이후 24년간 NASA의 '구름 및 지구복사에너지시스템(CERES)' 위성 관측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반구는 10년마다 ㎡당 약 0.34W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작아 보일 수 있으나, 행성 규모로 확대하면 거대한 에너지 유입 증가를 의미한다. 에너지 불균형은 결국 기온 상승, 강수 패턴 변화, 극한 기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구는 태양에서 흡수한 에너지와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를 통해 기후 균형을 유지한다. 어느 한쪽이 어긋나면 전체 시스템이 재구성된다. 메릴랜드대 잔칭 리 교수는 "이는 지구의 에너지경제가 적자 상태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장기적으로 기후 시스템이 새로운 상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강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왜 북반구만 더 뜨거워지나…3대 원인 분석 로브 박사팀은 '부분복사교란(PRP)' 분석 방식을 통해 불균형의 원인을 분해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요인이 핵심으로 지목됐다. ① 빙하·만년설 감소 북극 빙권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밝은 얼음이 녹으면 어두운 바다와 토지가 드러나 일사 흡수가 증가하는 '빙하-알베도 피드백'이 발생한다. ② 대기오염물질 감소 중국·미국·유럽 등에서 에어로졸 배출 저감 정책이 진행되면서 태양광을 반사하는 미세 입자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역설적이게도 환경정책의 성과가 기후 균형 측면에서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③ 수증기 증가 온난화가 더 빠른 북반구에서 대기 수증기량이 증가하면서 흡수되는 단파 복사 에너지량이 확대됐다. 수증기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그 결과, 북반구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열을 '가둬두는 행성'이 되고 있다. "구름이 상쇄해줘야 하는데"…기후 시스템의 경고 이 변화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구름의 보상 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후 시스템은 균형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다. 북반구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하면, 구름이 더 많이 형성되어 반사 작용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관측 결과, 지난 20년 동안 구름량 변화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로브 박사는 이를 두고 "기후 시스템의 '교정 매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후 변화가 새로운 체제(regime)로 넘어가는 초기 징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기후·경제·안보 전반에 파장…"불균형 확대되면 위험" 북반구 중심의 일사 흡수 증가는 △ 대기 대순환 변화, △ 해수면 온도 상승 가속, △ 폭염·폭우·한파 등 극한현상 불규칙화, △아열대 고기압대 확장, △식량 생산 지형 변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산업 기반이 집중된 북반구는 전 세계 GDP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기후 불균형이 경제·금융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리 교수는 "이 변화는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현실 데이터로 관측되는 기후 변곡점"이라며 "정책 대응의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계 "모델 고도화로 향후 10년이 관건" 연구진은 곧 공개될 차세대 기후 모델을 통해 △ 구름-에어로졸 상호작용, △ 열수지 변화에 대한 지역별 응답, △ 남·북반구 간 에너지 교환 메커니즘 등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로브 박사는 "다음 세대 관측과 모델링 연구가 이 의문을 풀 열쇠"라며 "'비대칭 지구'가 일시적일지, 새로운 표준이 될지 향후 10년 내 결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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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5)] 지구 남·북반구 간 '태양광 반사 대칭'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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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 완료⋯중국 희토류 규제-미국 대중 추가관세 유예
-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모두 유예하는 쪽으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유예되고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100% 추가 관세 부과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 중인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NBC, ABC, CBS 방송과 각각 인터뷰를 갖고 "저와 제 중국 카운터파트인 (허리펑) 부총리는 (무역 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릴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선트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양측 고위급 인사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이틀간 만나 최종 의제 조율을 마친 상태다. 이번 협상에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이 나섰고,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100% 관세 부과를)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또한 중국이 논의했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일정 기간 유예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NBC방송에 말했다. 그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저는 중국이 그것(희토류 수출 통제)을 검토하면서 1년간 시행을 연기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00% 관세 부과' 위협을 통해 나에게 막강한 협상 지렛대를 줬다"며 "그 결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에 따라) 관세 부과를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수출국인 중국은 오는 12월 1일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대폭 확대한다고 앞서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비판하며 중국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미중 무역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희토류 수출 통제 및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양측이 보류하는 방향으로 합의의 틀을 마련했음을 시사한다. 베선트 장관은 또한 "미국 농부들을 위한 대규모 농산물 구매에 대해서도 합의했다"며 "중국이 미국을 황폐화하는 펜타닐 원료물질 문제 해결을 돕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입 중단과 미국으로의 펜타닐 유입 차단 등에서도 접점이 마련됐다고 밝힌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아울러 중국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내용의 '틱톡 합의'와 관련, "우리는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며 "오늘 기준으로 모든 세부 사항이 조율됐으며, 그 합의를 두 정상이 목요일(30일) 한국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은 아시아와 중동에서 성공을 거둔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평화 구상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청강 부부장은 "하루가 넘는 매우 긴장된 토론을 거쳐 중미 양국은 이 의제들에 관해 일부 양국의 관심사를 적절히 처리하는 방안을 건설적으로 논의했고, 일차적 합의를 만들었다"며 "다음 단계로 각자는 내부 보고와 승인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도 "양국은 미국의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와 상호 관세 중단 기간 연장, 펜타닐 관세와 법 집행 협력, 농산물 무역, 수출 통제 등 양국이 함께 관심을 가진 중요 경제·무역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성이 풍부한 교류·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는 계획에 관해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며 "양국은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추가로 확정하고 각자 국내 승인 절차를 이행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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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 완료⋯중국 희토류 규제-미국 대중 추가관세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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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인플레 3%에도 '민심 이반'⋯지표와 체감의 거대한 괴리
- 미국 9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당초의 비관적 전망을 밑돌자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은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지표상의 안도가 현장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2%)를 여전히 웃도는 물가 상승률 속에서, 특히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이 체감하는 경제 고통은 임계치에 다다른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발표된 9월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3.0%로 집계됐다. 올봄 트럼프 대통령이 새 무역전쟁 조치를 발표했을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던 예상치(3.6%)보다 낮은 수치다. 공급망 문제나 유가 상승 등 일부 요인이 완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촉발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이다. 그러나 안도감은 잠시였다. 수치 자체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도는 데다, 팬데믹 이후 수년간 이어진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 위에 누적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식료품, 주거비, 보험료 등 필수 지출 비용 급등에 시달리는 수백만 미국인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계층 간의 체감 온도 차는 극명하다. 활황인 주식 시장 덕에 재정 여유가 있는 부유층은 물가 상승의 충격을 흡수하며 소비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임금 인상률은 급격히 둔화되면서 많은 가구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2023년 초 저소득층의 연간 임금 증가율은 6% 이상이었으나, 2025년 9월에는 1.4%로 급락하며 인플레이션율(3%)을 크게 밑돌았다.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부동산 전문가 트래비스 크룩은 "정말 낙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와 아내 캐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외식을 거의 중단하고 여행도 줄였다. 15년 된 차량 교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부부의 연간 소득은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겨우 넘지만 저축은 불가능하다. 그는 "청구서는 낼 수 있지만, 저축은 못 하고 있다"며 "경제 형편이 전혀 나아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인식은 현장과 괴리가 있다. 케빈 해싯(Kevin Hassett)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환상적인 수치"라고 자평하며 3% 상승의 원인을 인디애나주 정유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9월 물가 상승 내역을 보면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난다. 천연가스와 전기 요금이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식료품 비용 역시 전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커피 가격은 18.9% 폭등했고, 쇠고기 가격은 14.7%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품목들은 부유층보다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 가구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가격 상승이 이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임금은 물가 못따라가"…싸늘한 여론조사 여론조사 결과는 싸늘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달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응답자의 74%는 현 경제 상황을 "공정하거나 나쁘다(fair or poor)"고 평가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뱅크레이트(Bankrate)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임금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을 지속했다.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앞으로 1년간 훨씬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심리 자체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또한 1년 전보다 재정 면에서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더 나아졌다'는 응답을 압도했으며, 응답자의 68%는 앞으로 1년간 소득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5월 기록된 사상 최고치와 동일한 수치다. 높은 생활비를 둘러싼 불만은 올가을 선거판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주지사 후보가 '가계 부담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뉴욕의 민주당 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는 버스와 보육 무상화, 임대료 동결 등 파격 공약을 내걸었다. 주거비가 폭등한 마이애미에서는 후보들이 앞다퉈 공영토지 위에 신규 주택 건설, 재산세 감면, 무료 대중교통 등 생활비 인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저소득층 직격탄…월세 내고 나면 '빚더미' 문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관세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한 번에 전가하지 않고 시차를 두고 반영하고 있다. 듀크대와 리치먼드 및 애틀랜타 연은이 공동 실시한 3분기 설문조사에서 미국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내년도 가격을 올해보다 평균 4.3%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가 없었을 경우의 예상 인상률(3.2%)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조사를 공동 지휘한 듀크대의 존 그레이엄(John Graham) 경제학자는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알베르토 카발로(Alberto Cavallo) 교수는 "저가 상품의 가격이 고가 상품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저소득층 미국인들에게 불균형하게 더 큰 타격을 준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이 물가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근본 문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초 저소득 가구의 연간 임금 상승률은 6%를 넘어 당시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 9월 이들의 임금 상승률은 1.4%로 곤두박질치며 인플레이션율 3%에 한참 못 미쳤다.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의 골프공 공장에서 주 40시간 일하는 아이올라 비자로(48) 씨의 사례는 저소득 노동자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가 2주마다 손에 쥐는 돈은 세후 1000~1100달러(약 140만~150만 원) 남짓이다. 하지만 두 자녀와 함께 사는 아파트 월세는 1600달러(약 230만 원), 자동차 할부금은 월 756.54달러(약 108만 원)에 달한다. 공과금과 식료품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녀는 "우유와 계란 가격이 통제 불능 수준"이라며 "식료품비 때문에 쌓인 신용카드 빚만 4000달러(약 570만 원)에 이르고 공과금도 제때 내기 어렵다. 지금 당장 삶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올해 초부터 지역 '푸드 팬트리(무료 식료품 배급소)'를 찾기 시작했다. 이 푸드 팬트리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PACE의 제니퍼 메데이로스 코디네이터는 "최근 정규직 직장인들을 위해 목요일 저녁 연장 운영을 시작했다"며 "보통 목요일 저녁이면 약 140명이 식료품을 받으러 오는데, 이 중 90%가 직업이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들 중에는 자신이 매대에 진열하는 식료품조차 살 형편이 안 되는 슈퍼마켓 직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유독 인플레이션에 분노하는 데는 심리 요인도 작용한다. 2021년 프란체스코 다쿤토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인식을 형성할 때 식료품처럼 자주 구매하는 품목 가격에 큰 영향을 받으며, 하락하는 가격(예: 달걀)보다 상승하는 가격(예: 커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버드대의 스테파니 스탄체바(Stefanie Stantcheva)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일시 현상'이라는 인식이 약해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Key Insights] 미국 내수 경제의 핵심인 중산층 붕괴는 한국 수출 전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발표하는 거시 지표와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 간의 괴리가 얼마나 큰 정치적 부담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 역시 금리 정책과 민생 안정 사이의 정교한 균형이 요구된다. [Summary] 미국 9월 인플레이션이 3.0%로 예상보다 낮았으나, 서민들의 불만은 크다. 임금 상승률(1.4%)이 물가(3.0%)를 밑도는 가운데 커피, 소고기 등 필수재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 여론조사는 비관론을 보여주며, '생활비 위기'가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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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인플레 3%에도 '민심 이반'⋯지표와 체감의 거대한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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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M7 실적과 연준 금리 결정⋯연말 랠리 중대 기로
- 뉴욕증시가 연말 상승세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한 한 주를 맞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시장은 '매그니피센트 7(M7)'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주는 3분기 실적 발표 기간 중 가장 바쁜 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5개 M7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이들 M7의 이익은 16.6% 증가해, 나머지 S&P 500 기업(8.1%)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3.75~4.00%로 낮출 것이 유력하다. 시장은 금리 인하 자체보다 12월 추가 인하 등 향후 경로에 대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4주차에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과 미·중 무역 갈등이 최대 복병이다. 셧다운 장기화는 4분기 GDP 성장을 저해하고 고용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지연시켜 연준의 정책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30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니해설] 'M7 실적·연준 메시지' 양대 관문…증시 랠리 동력 시험대 올라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저점 대비 36% 급등한 화려한 성적표다. 하지만 시장의 내면은 축포를 터뜨리기보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처럼 긴장감이 역력하다. 겉보기엔 화려한 이 상승세가 '빅테크 실적'과 '연준의 메시지'라는 두 개의 거대한 산을 넘고, '정부 셧다운'과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두 개의 암초를 피해야만 하는 '살얼음판 랠리'이기 때문이다. 'AI 열풍' M7, 높은 기대치 충족 관건 이번 주 시장의 심장은 단연 '매그니피센트 7(M7)'의 실적 발표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이들 M7 기업의 3분기 이익은 16.6% 증가해, 나머지 S&P 500 기업(8.1%)의 두 배가 넘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며 시장 전체를 끌어올린 주역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요인은 이들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될 것"이라며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이들 기업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 높은 기대치는 양날의 검이다. 최근 넷플릭스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시장이 즉각 냉각됐던 것처럼, M7 중 한 곳이라도 삐끗한다면 시장 전체의 투자 심리가 무너질 수 있다. 연준 금리 인하보다 중요한 '12월 신호' 두 번째 관문은 연방준비제도(Fed)다. 시장은 29일 발표될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 자료가 예상보다 온화했고, 노동 시장 약화 징후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얼라이언스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지속적인 노동 시장 약세가 연준의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 인하 자체는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자금 시장은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모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을 움직일 진짜 변수는 파월 의장이 12월 인하 가능성을 포함한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주느냐다. 모닝스타 웰스의 도미닉 파팔라도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가장 큰 영향은 연준이 금리 인하 경로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이 시장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못 미치는 신호를 보낸다면, 금리 인하 기대로 부풀어 오른 자산 시장은 즉각 방향을 틀 수 있다. 4주차 셧다운, 연준의 '눈' 가리고 경제 발목 '높은 실적'과 '우호적인 연준'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는 랠리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4주차에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은 이미 과거 평균 셧다운 기간보다 길어졌다.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얼라이언스는 셧다운 때문에 4분기 GDP 성장률이 0.4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셧다운이 연준의 '눈'을 가린다는 점이다. 고용보고서 등 핵심 경제 자료 발표가 줄줄이 지연되면서 연준이 정확한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가 바로 이 '신뢰'를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사람들이 긴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소비자 신뢰나 기업 신뢰가 하락하는 것을 볼 때"라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정상회담 '촉각'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1일 추가 관세를 위협한 가운데, 30일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사글림벤 전략가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위협하는 수준까지 관세가 인상된다면... 특히 투자자들이 그것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할 때, 시장은 더 크게 변동하고 아마도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M7은 시장의 '매우 높은' 기대를 넘어서야 하고, 연준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라는 시장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셧다운과 무역전쟁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무사히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크리스 파시아노 전략가가 지적했듯 "지속적인 (예상치 웃도는) 실적과 기업들의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상 최고치 랠리는 연말을 향한 질주가 아닌 짧은 축제로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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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M7 실적과 연준 금리 결정⋯연말 랠리 중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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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국 전자폐기물, 불법 수출로 '아시아 오염'⋯"1조 원대 독성무역 실태 드러나"
- 미국의 대형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들이 아시아 개발도상국으로 불법 폐기물을 대량 수출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는 국제사회가 금지한 '독성무역'이 여전히 세계 환경·ESG 체계를 무력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환경단체 바젤행동네트워크(BAN·Basel Action Network) 는 22일 발표한 보고서 「부끄러운 중개인(Brokers of Shame): 아시아로 향하는 미국 e-폐기물의 새로운 쓰나미」 에서, "미국 내 10개 주요 브로커가 2023년부터 2025년 초까지 약 1만 개 컨테이너(총 3만3000톤 규모)의 전자폐기물을 아시아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그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 에 달하며, 주요 수입국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확인됐다. BAN은 "매달 약 2000개의 전자폐기물 컨테이너가 미국을 떠나 개발도상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는 환경·보건·노동권 모두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바젤협약(Basel Convention)'을 비준하지 않은 유일한 주요 산업국으로, 선진국의 폐기물 수출을 금지하는 국제 규범의 사각지대에 서 있다. 짐 퍼켓 BAN 설립자는 "이들 기업은 '책임 있는 재활용'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저임금 노동력을 착취하고 독성 물질을 무단 배출하는 독성무역에 가담하고 있다"며 "이는 ESG 경영 원칙의 근간을 훼손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된 폐기물은 '비철금속 원자재' 또는 '재사용 가능 전자제품'으로 허위 신고돼 세금과 단속을 회피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은 바젤협약상 명백한 수입 금지국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폐전자 처리시설이 확산되고 있다. BAN은 또 "10개 주요 브로커 중 8곳이 국제 재활용 인증제도인 R2V3 인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법 거래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BAN에 따르면 전자폐기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독성 성분은 납, 수은, 난연제(브롬계 난연제ㅐ와 PBDE등), 카드뮴, 베릴륨, 비스페놀-A(BPA) 등 매우 다양하다. 또한 불에서 회로 기판을 태우면 다이옥신과 푸란이 방출된다. 현지 피해는 심각하다. 말레이시아 현장조사에 참여한 BAN 연구원 푸이이 웡(Pui Yi Wong)은 "팜농장 인근과 공장 주변에서 비공식 노동자들이 맨손으로 전선과 플라스틱을 태워 귀금속을 추출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유독가스가 대기와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말레이시아도 '세계의 재활용 공장'이 되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미국과 선진국이 "자국 내 폐기물 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AN의 보고서는 이번 사안을 기업의 환경 책임(ESG) 문제로 확대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미국의 글로벌 유통기업 베스트바이(Best Buy) 와 국방물자조달청(DLA)이 일부 거래 흐름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ESG 공시의 신뢰성과 기업 지속가능경영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제 환경정책 전문가들은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라며 "공급망을 통한 간접적 환경침해까지 규제하는 '확장된 책임(Extended ESG Accountability)'이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UN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전자폐기물 발생량은 6200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030년에는 8200만 톤으로 3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중 공식 재활용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상당 부분이 비공식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BAN 보고서는 글로벌 재활용 체계의 '그린워싱(greenwashing)' 실태를 드러낸 셈이다. BAN은 "이번 보고서는 업계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책임 있는 순환경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바젤협약을 비준하고,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유통기업이 ESG 감시 체계와 공급망 투명성 강화에 나서지 않는 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도시들은 계속해서 '선진국의 전자쓰레기 매립지'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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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국 전자폐기물, 불법 수출로 '아시아 오염'⋯"1조 원대 독성무역 실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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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 해킹에 SKT·KB금융·금융보안원 자료 포함⋯2차 피해 우려
- 국내 대표 보안기업 SK쉴더스가 해커그룹에 해킹당한 자료에 SK텔레콤, KB금융그룹, 금융보안원 등의 내부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커그룹 '블랙 슈란탁'은 SK쉴더스의 데이터 약 24GB를 탈취했다며 관리자 계정, 보안시스템, API 등 증거 42건을 다크웹에 공개했다. 유출 자료에는 SK텔레콤의 보안 솔루션 검증 문서와 KB금융의 통합보안관제 기술자료, 금융보안원의 내부망 구성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쉴더스는 해커의 금품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며, 17일 다크웹 업로드를 확인하고 18일 침해 사실을 신고했다. KISA는 유출 정보의 진위를 조사 중이다. [미니해설] 국내 대표 보안기업 'SK쉴더스' 해킹 파문…SKT·KB금융·금융보안원까지 연루 국내 통합보안업계를 대표하는 SK쉴더스가 국제 해커조직의 침입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요 공공기관과 대기업으로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4GB 유출…해커그룹 "증거 사진 42건 제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의원실이 21일 공개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자료에 따르면, 다크웹 기반 해커그룹 '블랙 슈란탁(Black Shrantak)'은 SK쉴더스로부터 24GB 상당의 데이터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증거 사진 42건을 다크웹에 게시하며,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 해킹 자료에는 고객사 관리계정(ID·비밀번호), 웹사이트 소스코드, 보안시스템 구성도, API 등이 포함돼 있었다. SKT·KB금융·금융보안원 자료 유출 정황 공개된 파일에는 SK텔레콤의 보안 솔루션 검증 문서와 알람·자동화 기능 설명서가 포함돼 있었으며, KB금융그룹의 경우 통합보안관제시스템 구축 기술자료, SK하이닉스의 보안 점검자료 및 장애 대응 솔루션 문서도 확인됐다. 또한 금융보안원의 내부 정보제공망·보안관제망·SW 구성도와 HD한국조선해양의 PoC(상품 테스트) 자료도 다크웹에 업로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내용은 고객사 보안망 구조를 해커가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 향후 2차 침입이나 피싱 공격에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쉴더스 "허니팟용 자료" 해명했지만…직원정보 실제 유출 SK쉴더스는 해당 자료가 공격자를 유인하기 위한 '허니팟(Honeypot)' 기반 가짜 데이터라고 해명했으나, 최수진 의원실은 "일부 실제 직원 계정 및 내부 문서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SK쉴더스는 해커의 금전 요구를 두 차례(10일, 13일) 거부한 뒤 17일 다크웹 업로드를 확인하고서야 18일 침해 사실을 신고해 '늑장 대응' 논란도 일고 있다. 관련 기관 "내부자료 아냐"…KISA, 진위 조사 착수 SK텔레콤, KB금융, 금융보안원은 모두 "개인정보 유출은 없으며, 다크웹에 공개된 자료는 SK쉴더스가 제안서 형태로 제출한 사업 관련 문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안서에는 각 기관의 보안망 구조나 대응 체계가 간략히 서술돼 있어, 해커가 이를 토대로 취약점을 탐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KISA는 현재 각 기관과 협력해 보안 취약망 및 내부 피드백 자료 유출 여부를 정밀 분석 중이다. 통합보안기업 해킹, 상징적 충격 문제의 심각성은 피해 기관의 규모보다도 '국내 대표 보안기업이 공격당했다'는 점에 있다. SK쉴더스는 국가기관·금융사·통신사 등 약 2,000여 고객사의 통합보안관제 및 위협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한 번의 침해가 산업 전반의 신뢰도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 정보보안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데이터 유출이 아니라 '보안 인프라 설계도'가 노출된 형태로, 후속 공격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커 협박·금품 요구 패턴, 국제적 사이버 범죄 양상 '블랙 슈란탁'은 최근 동남아와 유럽 일부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랜섬웨어 협박형 데이터 탈취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기업이 금품 요구를 거부할 경우, 일정 기간 후 유출 증거를 다크웹에 게시하며 협상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다. SK쉴더스가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이 조직은 즉시 해킹 데이터를 공개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기 차단·신속 보고 체계 재정비 필요" 정부 관계자는 "SK쉴더스 사례는 통합보안사조차 해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보안업체 내부망의 인증·메일 시스템 보안점검 강화와 함께, 침해 발생 시 즉시 보고·공유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과기정통부와 KISA는 유출된 24GB 자료의 실제 범위와 피해 확산 가능성을 조사 중이며, 필요 시 관계기관 합동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보안기업이 뚫리면, 산업 전체가 노출된다" 최수진 의원은 "국내 대표 통합보안기업이 해킹에 뚫리면서 통신·금융·조선 등 핵심 산업 고객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와 KISA는 신속히 누출 정보를 확인하고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기업 자체의 사이버 방어력 검증 체계와 공공·민간 간 위협 인텔리전스 실시간 공유 시스템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안을 지키던 기업이 스스로 공격의 표적이 된 이번 사건은, 한국의 사이버 방어 체계 전반에 뼈아픈 경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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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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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 해킹에 SKT·KB금융·금융보안원 자료 포함⋯2차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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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중대 기로에 서다
- 4년간 이어진 강세장 끝에 뉴욕 증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오랜 평온을 깨고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다음 주 발표될 테슬라와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 연방정부 업무정지로 지연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재점화한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 지방은행의 신용 우려가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1월 1일까지 관세 인상을 위협하면서 무역 긴장이 고조됐다. 이로 인해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최근 급등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13.3%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균열 조짐이 뚜렷하다. LPL 파이낸셜에 따르면 상승 추세에 있는 S&P500 종목 비율은 7월 초 77%에서 최근 57%로 줄어든 반면, 하락 추세 종목은 23%에서 44%로 늘었다. 소수의 대형주가 지수를 떠받칠 뿐, 시장 전반의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2일(테슬라)과 21일(넷플릭스)에 각각 발표될 실적에 집중된다. 셧다운으로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성적표는 경기 상태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다. 또한, 24일 공개될 9월 CPI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은 10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물가 지표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니해설] 강세장 '속 빈 강정' 되나…내부 균열 속 3대 변수와 마주한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4년간 이어지던 뉴욕 증시의 강세장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오랜 기간 이어진 이례적인 평온을 깨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숨죽인 채 다음 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테슬라와 넷플릭스 등 주요 기술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로 지연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든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세 가지 거대한 변수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수는 최고치, 체력은 '경고등' 표면적으로 뉴욕 증시는 견고해 보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13.3% 상승했으며, 사상 최고치와 불과 1.3% 차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17일 약 6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내부 지표는 더욱 뚜렷한 경고 신호를 보낸다.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에 따르면, S&P 500 종목 가운데 상승 추세를 보이는 종목의 비율은 지난 7월 초 77%에 달했지만, 이달 15일에는 57%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하락 추세 종목은 같은 기간 23%에서 44%로 급증했다. 턴퀴스트 전략가는 "좁혀지는 격차는 시장 기반에 나타나는 균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일부 초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 뿐, 시장 전반의 체력은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선임 투자 전략가 역시 "오르는 기업 수는 적은데 초대형주 때문에 지수가 오르는 현상은 매우 중요한 괴리 신호"라고 지적했다. 경제지표 공백 속 '실적'이 유일한 등대 이런 상황에서 3분기 기업 실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10월 1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월간 고용보고서를 포함한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중단되면서, 기업들의 성적표가 사실상 미국 경제의 건강 상태를 가늠할 유일한 척도가 됐기 때문이다. 고든 전략가는 "기업 보고서와 경영진의 발언은 거시 경제의 건전성을 평가할 가장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주요 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으로 출발선을 끊었지만, 시장의 눈은 이제 기술 기업으로 쏠리고 있다. 다음 주 실적을 공개하는 넷플릭스와 테슬라는 물론, P&G, 코카콜라, IBM 등 각 분야 대표 기업들의 실적과 향후 전망이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만약 기업들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거나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한다면, 시장의 투자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 연준의 손발 묶는 '물가'와 글로벌 변수 오는 24일 발표될 9월 CPI는 시장의 또 다른 뇌관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팽배한 가운데, CPI 결과는 연준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장 예상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게 나타난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글렌미드의 마이클 레이놀즈 투자 전략 부사장은 "10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 경로를 이탈하게 하려면, 정말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말해, 시장이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얼마나 강하게 믿고 있는지 보여준다. 미국 밖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맞서 고율 관세를 위협하며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4.8%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둔화세가 뚜렷하다. 영국은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본은 새 총리 선출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에 놓여있다. 다음 한 주는 뉴욕 증시가 '내부 동력'과 '외부 충격'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강세장이 힘을 이어갈지, 아니면 깊은 조정 국면에 들어설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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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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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중대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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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무역 완화 기대에 상승 마감
-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날 지역은행의 대출 부실 우려로 흔들렸던 시장은 신용 불안이 제한적이라는 분석과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안정을 되찾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38.37포인트(0.52%) 오른 4만6190.61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3% 상승한 6664.01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0.52% 오른 2만2679.98로 거래를 마쳤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날 중국 측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미중 고위급 협상 재개 기대가 확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여전히 유력하다"고 언급해, 11월 1일 발효 예정이던 100%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퍼졌다. 전날 13% 급락했던 자이언스 뱅코프가 5.8% 반등했고, 웨스턴앨라이언스(3.1%)와 제프리스(5.9%)도 회복세를 보였다. 제프리스는 파산한 중고차 금융사 퍼스트브랜즈 익스포저(노출) 우려가 완화된 데다, 오펜하이머의 '매수' 상향 조정이 호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정부의 완화된 대중 기류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금융주를 비롯해 소비재·에너지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호실적에 7% 급등하며 다우지수를 약 140포인트 끌어올렸다. 반면 오라클은 장기 성장전망 하향 발표로 7% 넘게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은 1.7%, 나스닥은 2.1%, 다우는 1.6% 상승했다. ‘공포지수’ VIX는 전일 대비 17.7% 급락하며 20.8로 내려앉았다. [미니해설] 트럼프 발언으로 불안 진정된 월가…'신용 공포' 단발성에 그쳐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반등세를 보였다. 지역은행의 대출 부실 우려로 급락했던 전날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이 이달 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1일로 예정된 '대중 추가관세 100% 부과'가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베어드의 투자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CNBC 인터뷰에서 "오늘 오후의 긍정적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덕분"이라며 "그가 관세 위협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사실이 시장을 안심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번 발언은 행정부가 '해방의 날' 수준의 폭락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역은행·제프리스 반등…"체계적 신용문제 없다" 전날 폭락했던 자이언스 뱅코프(▲5.8%)와 웨스턴앨라이언스(▲3.1%)는 하루 만에 강하게 반등했다. 두 은행의 부실 노출은 중고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와 부품사 퍼스트브랜즈의 파산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제프리스도 11% 폭락 후 5.9% 상승으로 전환했다. 오펜하이머가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했고, 베어드 역시 "대출 손실 규모 대비 주가 낙폭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피프스 서드 뱅코프(Fifth Third Bancorp)는 부실 대출 증가에도 분기 순이익이 예상을 웃돌며 1.3% 상승했다. 비탈날리지(Vital Knowledge)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은행권 전반에 체계적 신용 문제는 없다"며 "이번 사태는 특정 기업에 국한된 것으로, 전체 신용건전성은 오히려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공포지수 급락·채권금리 회복…안정 신호 강화 전날 20% 폭등했던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7.7% 급락해 20.83으로 내려왔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빠르게 진정되며 '공포지수'는 정상 범위로 복귀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다시 4%를 웃돌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멈췄다. 안전자산 선호가 줄면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호실적·매수세 복귀, 기술주 중심 반등세 이어질까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4.14달러로 시장 예상치(4달러)를 웃돌며 7% 급등했다. 이 종목 하나가 다우지수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다. 반면 클라우드 대표주 오라클은 장기 성장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7% 가까이 하락했다. 찰스슈왑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 마졸라는 "에너지, 통신, 헬스케어 등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테슬라와 아마존처럼 조정받은 종목에서 '저가매수'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이번 주 다우는 1.6%, S&P500은 1.7%, 나스닥은 2.1%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완화된 대중 기류와 은행 신용불안 완화, 주요 기업의 호실적이 맞물리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눈에 띄게 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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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무역 완화 기대에 상승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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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원숭이 얼굴' 드라큘라 난초, 야생서 사라진다
- '원숭이 얼굴 난초'로 유명한 '드라큘라 난초(Dracula Orchid)'가 야생에서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보도했다. 최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식물학자팀과 옥스퍼드 대학과 국제자연보존연맹(IUCN)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133종의 드라큘라 난초를 대상으로 보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약 70%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큘라속에는 110개 이상의 변종이 있으며, 꽃 가운데 원숭이 얼굴 모양이 특징이다. 드라큘라 난초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안데스 산맥 운무림에서 주로 자생한다. 이 지역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지만, 농지 개간·광산 개발·도로 확장 등으로 숲이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특히 중·고지대의 서늘하고 습한 기후에 의존하는 이 난초들은 특정온도, 빛, 습도 등 미세 기후가 변하면 생존이 어렵다. 또 다른 위협 요인은 인간의 과도한 관심이다. 독특한 '원숭이 얼굴' 형태로 인해 SNS를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이후, 일부 수집가들이 야생 개체를 불법 채집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안데스 고산 시대 운무림에서 서식하는 드라큘라 난초는 자생지를 떠나서는 번식 성공률이 낮아 생존이 어렵지만, 인간의 탐욕으로 상업적 거래가 활발하다. 개체 수가 수십 본에 불과한 종의 경우, 단 한 차례의 채집만으로도 서식지가 붕괴될 수 있다. 신종 드라큘라 난초의 경우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에콰도르 북서부의 '드라큘라 보호구역(Reserva Drácula)'은 이 난초가 가장 많이 분포한 지역 중 하나로, 현재 10여 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 5종은 지구상 유일한 개체군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마저 불법 채집과 무분별한 벌목으로 위협받고 있다. 현지 보전단체 '에코밍가재단(Fundación EcoMinga)'은 지역 주민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농업과 생태관광을 통해 보호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연구진은 "드라큘라 난초는 판다처럼 상징적이면서도 심각하게 위협받는 식물"이라며 "대중적 인기를 보전 활동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드라큘라 난초라는 이름은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흡혈귀'가 아닌 라틴어로 '작은 용(little dragon)'을 뜻한다. 이는 자라나는 난초 꽃을 보호하는 길고 송곳니 같은 꽃받침에서 따온 것이다. 이름처럼 기묘한 모양을 지닌 이 난초는 미지의 숲속에서 인간의 탐욕과 공존의 경계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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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원숭이 얼굴' 드라큘라 난초, 야생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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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입 목재·가구에 최대 50% 관세⋯'산업 안보' 명분에 보호무역 강화
- 미국이 14일(현지시간)부터 수입 가공 목재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AFP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0시(한국시간 오후 1시)를 기해 수입 목재에 10%, 소파·화장대 등 천을 씌운 가구와 주방 찬장류에는 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올해 안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천 가구는 30%, 주방 수납장과 세면대는 50%로 관세가 인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와 목재 산업의 회복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부과로 캐나다와 베트남의 수출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내 주택 건설 비용 상승과 주택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니해설] 트럼프, "국가 안보 위한 조치"…목재·가구 수입품에 최고 50% 관세 미국이 14일(현지시간)부터 수입 목재 및 가구류에 대해 대규모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이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수입 목제품 및 가구 관세 부과 포고문'의 후속 조치다. AFP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수입 가공 목재에는 10%, 소파·화장대 등 천을 씌운 가구와 주방 수납장류에는 25%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다만 올해 안에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내년 1월 1일부터 천을 씌운 가구는 30%, 주방 수납장과 세면대는 최대 50%까지 관세가 오르게 된다. 이미 협정을 체결한 영국의 경우 목제품에 10%의 관세가 적용되며,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세율이 15%를 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상무부가 수입 목재의 양과 구조가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공급망 회복과 산업 재건, 고품질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베트남 직격탄…수출 의존 산업 타격 불가피 이번 조치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특히 캐나다와 베트남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는 미국 수입 연질 목재(softwood lumber)의 85%를 공급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이번 10% 추가 관세가 기존의 반덤핑·상계관세에 더해지면서 캐나다산 목재의 총 관세율은 약 45%에 이르게 된다. 이는 미국 주택 건설용 자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캐나다산 목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NAHB는 "이미 목재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추가 관세가 가해질 경우 건설업계와 소비자 모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구 부문에서는 베트남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가구 수입의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베트남은 전체 대미 수출의 10%가 가구 산업에 집중돼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멕시코와 비교해 베트남의 가구 수출 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이중 악재'…"건축비 상승·소비 위축 불가피"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은 이미 고금리와 공급난으로 수년째 침체 국면에 있다. NAHB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주택 건설 자재의 약 7%가 해외에서 수입됐다. 관세 인상 이전에도 2020년 12월 대비 건축 자재 비용이 34% 상승한 상태다. 버디 휴스 NAHB 회장은 "목재는 주택의 뼈대이자 기본 구조를 구성하는 핵심 자재로, 관세 인상은 건축비를 상승시키고 소비자의 주택 구매 의욕을 꺾을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무역정책이 아니라 모든 미국인의 경제적·물리적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량은 2023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관세 인상에 따른 건축비 부담은 이 추세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보호무역 '가속 페달'…트럼프 행정부의 선거 전략?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 확대를 내세워 자국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노동계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이 조치는 단기적 물가상승보다 장기적 산업 회복에 초점을 둔 결정"이라며 "미국의 산업력 회복이 곧 국가 안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국내 생산 설비 확대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주택·가구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산업 회복'과 '소비 위축'의 줄타기 이번 목재·가구 관세 부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미국이 '산업 안보' 명분으로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국내 산업 회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주택·가구 시장 침체라는 부작용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목재 공급의 85%를 캐나다에 의존하는 구조적 현실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단순한 대외정책이 아닌 미국 내 인플레이션·건설경기·소비 심리 전반에 파급될 복합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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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입 목재·가구에 최대 50% 관세⋯'산업 안보' 명분에 보호무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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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 외환당국,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원/달러 1,430원 돌파에 '경고 메시지'
- 원/달러 환율이 13일 장중 1,430원을 돌파하자 외환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공동 문자 메시지를 통해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 쏠림 가능성을 경계하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두개입은 실개입 없이 발언을 통해 환율 급등락을 억제하는 수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430.0원에 출발해 1,434.0원까지 치솟았다가 당국 발언 이후 1,427원대로 내려왔다. 환율 급등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미국 셧다운 장기화, 한미 관세협상 교착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1년 6개월 만의 구두개입…당국, '시장 쏠림' 경계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30원을 돌파하며 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하자 외환당국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3일 오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의 쏠림 가능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실제 달러를 매도·매입하는 '실개입' 대신 시장에 개입 의지를 시사해 급등세를 진정시키려는 신호로, 이른바 '말로 하는 개입'이다. 기재부와 한은의 공동 구두개입은 지난해 4월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을 당시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430.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한때 1,434.0원까지 오르며 5월 2일(1,440.0원)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1,420원대 중후반으로 다소 진정되는 듯했으나 정오 무렵 1,432원까지 재차 상승했다. 당국의 경고성 발언이 전해지자 환율은 1,427원~1,428원대로 내려왔다. 트럼프의 '100% 관세' 예고…미중 갈등 재점화 이번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갈등의 재점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단행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해석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가 강해졌고, 원화 가치는 약세로 반응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되고, 한미 간 관세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한 점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국내에서는 연말을 앞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겹치며 환율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 1,430원대 '심리적 경계선'…실개입 가능성은 낮아 시장에서는 당국의 구두개입이 '심리적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1,430원 돌파에 대응한 조치로 보고 있다. 지난해 1,400원대 환율이 이어질 당시에도 정부는 실개입 없이 발언 중심의 개입으로 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구두개입은 환율 상승세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흐름을 바꾸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달러 매도를 동반한 실개입은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가 당장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대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경고 신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 원화 약세 기조 이어질 듯 한편,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한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강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외환전문가는 "현재 환율 급등은 단기적으로 과열된 측면이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1,420원원화약세기조~1,44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이 실개입에 나서지 않는 한 근본적 반전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구두개입은 시장 심리 안정에는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향후 미중 무역전쟁의 전개 방향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원화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연말까지 환율이 다시 1,440원을 시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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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 외환당국,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원/달러 1,430원 돌파에 '경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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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현물가격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에 또 최고치 경신
- 금 현물 가격이 13일(현지시간) 미중간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 등 영향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런던 장외(OTC)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온스당 4059.85달러를 기록하며 4060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9일 장중 40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금 현물 가격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내 반등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중국에 대해 한동안 거친 언사를 자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사이 관세를 대폭 올릴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서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빠르게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비판하며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추가로 조치를 내놓거나 변경을 가할 경우 이 같은 조치의 시행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은 이런 발언에 대해 "전형적인 이중잣대"라고 비판하며 "미국이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자국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반드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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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현물가격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에 또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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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중국 희토류 통제 등에 보복관세 대응⋯미중관계 전운 조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부침을 겪어온 미중관계가 또다시 '전운'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전 세계에 매우 적대적인 서한을 보내 2025년 11월 1일부터 자신들이 생산하는 사실상 모든 제품과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일부 제품에 대해서도 대규모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트루스소셜 글에서 "중국이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생산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중국의 조치에 대해 "이는 예외 없이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그들이 몇 년 전부터 계획한 사안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 무역에서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으며 다른 국가와의 거래에 있어 도덕적 수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런 전례 없는 조치를 한 사실을 근거로, 비슷하게 위협받은 다른 나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만을 대표하여, 2025년 11월 1일부터(또는 중국이 추가 조치나 변화를 취할 경우 더 빠르게) 미국은 중국에 대해 현재 그들이 내고 있는 관세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11월 1일, 우리는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초 경주에서 이달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관세 휴전 연장' 등을 논의할 계획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계기에 시 주석을 만나려 했으나 그럴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담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중국은 미중 무역 재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대해 선제공격성 카드들을 꺼내들었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9일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또한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순t(Net ton)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이 14일을 기준으로 중국 선박에 t당 50달러(약 7만1000원)의 입항료를 부과하고 순차적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중국 나름의 맞불 성격이 있어 보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오토톡스(Autotalks)' 인수에도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양측의 움직임은 미중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주도권싸움'의 측면이 없지 않아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일련의 조치 중 희토류 수출 통제 문제를 콕 집어서 거론한 것은 중국이 미중간 관세 휴전 합의의 틀을 흔들고 있다는 판단을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모두 지난 4월 '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됐던 관세전쟁을 거쳐 어느 정도 관리해온 미중관계를 다시 파국으로 몰고 갈 경우 서로 잃을 것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물밑 접촉 등을 통해 상황을 봉합하고, APEC 계기에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단순한 기 싸움 차원을 넘어서는 심각한 갈등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열릴 첫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렛대'를 최대화하는 수준을 넘어 더 이상 수세적 자세로 대미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 중국의 의중일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동 가자 전쟁 중재 외교에서의 성과에 찬물을 끼얹는 중국의 희토류 관련 조치에 강한 불쾌감을 표한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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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중국 희토류 통제 등에 보복관세 대응⋯미중관계 전운 조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