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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6500억달러⋯'빅테크 치킨게임'에 시장은 흔들
-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AI 인프라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과잉 투자에 대한 시장의 경계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자본지출을 1750억~1850억달러로 제시해 지난해의 약 두 배 수준으로 늘렸다. 아마존은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중심으로 2000억달러를, MS는 1400억달러 이상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 역시 올해 자본지출이 1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들 4개사의 올해 자본지출 합계가 65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직후 구글·아마존·MS 주가는 5~10%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미니해설] AI에 올인한 빅테크…'승자독식' 논리와 거품 논쟁의 교차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가 올해 제시한 자본지출 규모를 합치면 6500억달러를 넘어선다. 단일 산업을 향한 투자로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1990년대 닷컴 버블이나 19세기 미국 철도망 건설 붐과 비교하는 시각도 나온다. "뒤처지면 끝"…AI를 둘러싼 승자독식 인식 이 같은 투자 경쟁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시장을 '승자독식' 구조로 인식하는 공통된 시각이 자리 잡고 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미국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AI 인프라 경쟁에서 한 번 뒤처지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어느 누구도 속도를 늦추려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는 막대한 데이터센터, 고성능 반도체, 전력 인프라가 필요하다. 기술 발전 속도 또한 빨라, 초기 투자 규모에서 격차가 벌어질 경우 서비스 품질과 생태계 확장력에서 구조적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빅테크들이 단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자본지출을 늘리는 이유다. 시장은 '투자 규모'보다 '가시적 성과'를 본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구글은 AI 챗봇 '제미나이'의 사용자 수가 오픈AI의 챗GPT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광고와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도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자본지출이 실적 개선 속도를 앞지른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주가는 발표 당일 5~10% 급락했다. 아마존 역시 지난해 매출이 약 12% 증가하고 클라우드·광고·구독 서비스·전자상거래가 고르게 성장했지만,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가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투자자들의 불안이 증폭됐다. MS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급증하는 호실적을 냈음에도, AI 관련 지출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평가 속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MS의 고민과 메타의 예외적 반등 뉴욕타임스(NYT)는 MS의 주가 약세 배경으로 "AI 사업이 아직 투자자를 설득할 만큼의 실질적 성장 스토리를 보여주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AI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빠르게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반면 메타는 예외적인 흐름을 보였다. 자본지출 확대 계획을 공개한 뒤에도 주가가 약 10% 상승했다. AI 기술이 메타의 핵심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설득력 있게 제시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같은 AI 투자라도 '수익화 경로'를 얼마나 명확히 보여주느냐에 따라 시장 평가가 엇갈린 셈이다. 다시 고개 드는 AI 거품론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AI 과잉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재점화하고 있다. 범용 AI가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실제 산업별 도입과 상품화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회의론이 맞서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일 1.59% 하락하며 사흘 연속 1%대 낙폭을 기록했다. AI 투자는 분명 장기적 관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은 '얼마를 쓰느냐'보다 '언제, 어떻게 벌 것이냐'를 더 집요하게 묻고 있다. 빅테크의 AI 치킨게임이 진정한 혁신 경쟁으로 이어질지, 또 한 번의 거품 논쟁으로 남을지는 이제 실적과 수익화 속도가 가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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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6500억달러⋯'빅테크 치킨게임'에 시장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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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 3년 만에 40조원 회복⋯'양극화 회복' 신호
-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이 3년 만에 다시 40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금액 기준 회복세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3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1만3414건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반면 거래금액은 40조7561억원으로 2.5% 늘어나 2022년(47조734억원) 이후 처음으로 40조원대를 회복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전체 거래량의 21.4%로 가장 많았고 서울(16.1%), 경북(7.9%), 경남(6.6%) 순이었다. 거래금액은 경기(7조8151억원, 21.9%↑), 충남(6816억원, 24.0%↑), 경남(6918억원, 11.8%↑), 부산(1조9359억원, 6.1%↑) 등에서 증가했다. 금액대별로는 10억원 미만 빌딩 거래가 8427건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했다. 지난해 최고가 거래는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원(1조9820억원)이었다. [미니해설] 거래는 줄고 돈은 몰렸다…상업용 빌딩 시장, '선별적 회복'의 본질 2025년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은 '거래량 감소 속 거래금액 증가'라는 상반된 흐름을 동시에 보여줬다. 외형상으로는 회복 국면에 진입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자산별·지역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구조적 조정 국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플래닛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량은 4.4% 줄었지만 거래금액은 2.5% 늘었다. 이는 중소형·비우량 자산 거래가 위축된 반면, 수도권 핵심 입지와 대형 우량 빌딩을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거래금액 상위권에는 판교 테크원, 서울 인터내셔널 타워, 흥국생명빌딩, 대신파이낸스센터, 페럼타워 등 대부분 핵심 업무지구의 대형 오피스가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영남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경기도와 서울이 전체의 37% 이상을 차지했고,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서울 강남구가 6조8317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다수 지방 지역에서는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동반 감소하며 시장 온도 차가 확연히 갈렸다. 이 같은 흐름은 금리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3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5년 전반에 걸친 금리 하락으로 차입금리와 자산수익률 간 역마진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그간 관망하던 기관·대형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오피스 자산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 8조8807억원 가운데 오피스 거래가 63%를 차지했다. 서울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3.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명목 임대료(㎡당 4만768원)와 실질 임대료(3만8304원)도 각각 2.0%, 1.8% 상승했다. 이는 핵심 업무지구 오피스의 수급 구조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류센터 시장 역시 과잉공급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연간 신규 공급은 104만㎡로 집계됐지만, 평균 공실률은 17%, 상온 물류는 10% 수준까지 내려오며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이 같은 '옥석 가리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거래량은 조정 국면에 머물렀지만 우량 자산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확인됐다"며 "실물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자산별 경쟁력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의 회복은 전면적 반등이라기보다, 자금이 갈 곳을 명확히 가리는 '질적 회복'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모든 자산이 같은 속도로 회복하는 국면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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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 3년 만에 40조원 회복⋯'양극화 회복'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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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오픈AI 투자자그룹에 합류⋯엔비디아·MS와 함께 85조원 투자 논의
-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3개사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최대 600억 달러(약 85조 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8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엔비디아가 최대 300억 달러(약 43조 원), MS가 100억 달러(약 14조 원) 미만, 아마존이 100억 달러 이상 또는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 투자 규모는 오픈AI가 향후 7년간 총 380억달러 규모 AWS(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를 이용하기로 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난해 11월 맺은 기존 계약을 확대하거나 아마존이 기업용 챗GPT 등 오픈AI 제품을 구매하는 거래에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초기 투자자 MS와 오픈AI 기업구조를 비영리 단체 '오픈AI 재단' 지배 아래 이익 창출과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법인인 '오픈AI 그룹 PBC'를 설립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MS는 '오픈AI 그룹 PBC' 지분 27%를 소유하고 있다. 또 지난해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대신 오픈AI는 엔비디아 칩이 탑재된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비해 아마존은 오픈AI에 아직 투자한 바 없다. 이들 3개 회사의 투자 논의는 오픈AI가 1000억달러를 목표로 하는 투자 유치 라운드의 일환이며 투자 유치에서 소프트뱅크가 30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은 거의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라운드에서 엔비디아, MS, 아마존으로부터 약 400억 달러(약 57조 원)를 투자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최대 200억달러, 아마존은 100억달러 이상, MS는 수십억달러를 각각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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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오픈AI 투자자그룹에 합류⋯엔비디아·MS와 함께 85조원 투자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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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장관, '대(對)한국 관세 25%' 발언 대응⋯미국 급거 방문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한국 관세 인상 발언과 관련해 한미 협의를 위해 28일(현지시간)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김 장관은 이날 밤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캐나다 출장 중이던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를 현행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언급하자 일정을 변경해 곧바로 미국행에 나섰다. 김 장관은 29일 오후(한국시간 30일 오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관세 발언의 배경과 미국 측 입장을 확인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한 오해를 해소할 계획이다. 그는 "입법 상황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한미 협력과 투자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관세는 경고, 본질은 협상…트럼프式 통상 압박에 한국의 선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한국 관세 25%' 발언은 단순한 통상 압박을 넘어, 한미 관계 전반을 시험하는 신호로 읽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전격적인 방미는 이 발언을 외교·통상 현안으로 격상시킨 정부의 대응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김 장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국 측의 불만은 한국의 대미 투자 의지 자체보다는 이를 뒷받침할 국내 입법 절차의 지연에 맞춰져 있다. 국회에 발의된 대미투자특별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으면서, 미국 내에서는 "한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문제는 통상의 논리가 정치·입법 영역과 뒤섞이면서 협상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관세는 본래 무역 불균형이나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활용돼 왔지만, 이번 사안은 특정 법안의 처리 속도와 연계돼 거론됐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캐나다, 유럽 등 주요 교역국들이 동시에 겪고 있는 새로운 통상 환경의 단면이기도 하다. 김 장관이 "통상 환경이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고 표현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로 캐나다 역시 미국과의 통상 마찰 속에서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전략은 개별 국가를 상대로 한 '상시 압박'에 가깝다. 한국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과도한 불안보다는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읽힌다. 이번 방미의 핵심은 '설명'이다. 김 장관은 러트닉 상무장관과의 회동에서 한국의 입법 절차가 정치·제도적 맥락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대미 투자와 산업 협력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경우 단순한 금액 집행이 아니라, 국익과 상업적 합리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디지털 규제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안 역시 협상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지만, 김 장관은 이를 '관리 가능한 이슈'로 선을 그었다.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 문제는 어느 나라에서도 민감한 사안이며, 미국 역시 동일한 상황에서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세와 같은 본질적 통상 사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방미 일정이 상무부를 넘어 에너지부, 국가에너지위원회 등으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이는 관세 문제를 넘어 에너지·산업 전반의 협력 틀 속에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대미 투자 역시 단발성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중장기 산업 협력의 일부로 설계하겠다는 메시지다. 이번 사안을 통해 드러난 것은 트럼프 행정부식 통상의 특징이다. 명확한 기준보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앞서고, 협상은 공개 발언과 압박을 통해 속도를 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정적 대응이나 즉각적 양보보다는, 사실관계와 제도적 현실을 차분히 설명하는 외교력이 요구된다. 김정관 장관의 방미는 이런 현실 인식 위에서 이뤄진 첫 번째 대응이다. 관세 인상 위협이 실제 조치로 이어질지, 아니면 협상 카드로 소멸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협의는 향후 한미 통상 관계의 기조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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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장관, '대(對)한국 관세 25%' 발언 대응⋯미국 급거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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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선정적 광고 실태 점검⋯자율규제 강화 공감대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이하 인신윤위)와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28일 서울YMCA회관에서 최근 인터넷신문에 노출되고 있는 애드플랫폼 유통 광고의 선정성 실태를 점검한 특별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고, 선정적 광고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자율규제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기자설명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신윤위 권서연 연구원이 '2025년 인터넷신문 심의 현황을 통해 본 선정적 광고 실태'를 발표한 데 이어, 단국대학교 전종우 교수가 '인터넷신문에 노출되는 애드플랫폼 유통 광고의 비윤리적 선정성 실태와 자율규제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이후 인신윤위 김태희 실장과 서울YMCA 성수현 팀장, 전종우 교수가 참여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전 교수는 발제를 통해 인터넷신문 전반에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선정적·자극적 광고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광고 자동화 유통 구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환경에서 아동과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유해 광고가 사전 차단되지 못한 채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문제로 꼽았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광고 시장 전반의 윤리 기준이 약화되고, 콘텐츠 제작 환경 역시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광고 플랫폼 사업자의 자체 심의와 검수 절차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즉각적인 차단 및 제어 기능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선정적 광고가 노출되는 인터넷신문의 자율규제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광고주와 광고대행·유통사(애드네트워크 포함), 매체사 간 공동 책임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820여 개 인터넷신문을 대상으로 자율규제를 수행 중인 국내 유일의 독립 민간 규제기구인 인신윤위의 모니터링 및 자정 활동을 확대하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제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인터넷신문 대표와 기자, 광고 실무 담당자들이 참여해 글로벌 광고 플랫폼의 선정적 콘텐츠에 대한 자율규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과, 현재 광고 자동화 프로그램 환경에서 매체 차원의 개별 삭제 조치가 일회성 대응에 그치고 있는 현실적 한계 및 개선 방향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인신윤위와 서울YMCA는 이번 기자설명회를 계기로 선정적인 인터넷신문 광고 콘텐츠에 대한 후속 연구와 공동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건전한 광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개선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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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선정적 광고 실태 점검⋯자율규제 강화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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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도 압도적 1위"⋯AI 수요 폭증에 하반기 재고 바닥 전망
-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시장에서도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재고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4 역시 HBM3, HBM3E와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HBM2E 시절부터 고객과 인프라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을 개척해 온 점을 강조하며, 양산 경험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단기간에 추월될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따라 HBM4 양산을 진행 중이며, 1b 공정 기반에서도 고객 요구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서버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과 동시에 판매가 이뤄지며 재고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해설] HBM4 전쟁의 승부처는 '기술'이 아니라 '양산력'…SK하이닉스의 계산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4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신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기술 선점 이상의 전략적 축적이 깔려 있다. 회사는 HBM4를 또 하나의 '신제품'이 아닌, 이미 검증된 HBM 사업 구조의 연장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양산 경험, 품질 신뢰, 고객과의 협업 구조까지 포함한 종합 역량이 진입 장벽이라는 판단이다. HBM은 일반 메모리와 달리 고객 맞춤형 설계와 안정적 대량 공급 능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이다. SK하이닉스는 HBM2E부터 HBM3, HBM3E에 이르기까지 주요 고객과 장기간 협업하며 성능 검증과 양산 최적화를 반복해 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공정 노하우와 품질 관리 체계는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으로 평가된다. 이번 HBM4에서도 같은 전략이 적용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1b 공정 기반에서도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했고, 독자 패키징 기술인 MR-MUF를 통해 HBM3E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공정 전환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안정적인 양산을 유지할 수 있는 유연성을 의미한다. 수요 환경은 공급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증했지만, 업계 전체의 공급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생산력을 극대화하고 있음에도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부 경쟁사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성능과 양산성, 품질을 기반으로 한 주도적 공급사 지위는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재고 흐름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버 고객들은 메모리를 확보하는 즉시 시스템 제조에 투입하면서 재고 수준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PC와 모바일 고객 역시 공급 제약으로 직간접적인 수급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낸드 역시 서버와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재고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의 병목으로 인식되면서, 고객들의 선제적 구매 움직임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는 거래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상대적으로 유연했던 장기공급계약은 최근 들어 쌍방의 책임을 전제로 한 보다 견고한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고도화된 기술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공급사 역시 수요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력 제약으로 인해 고객 요청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상당 수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력 증대와 공정 전환 가속화, 미래 인프라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중장기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실적과 현금 흐름을 감안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도 탄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IT 제품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상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일부 고객이 출하량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스펙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만,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따른 교체 수요가 이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메모리 탑재량은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바라보는 HBM4 경쟁의 본질은 '누가 먼저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누가 안정적으로, 오래, 많이 공급할 수 있는가'에 있다. 기술과 양산, 고객 신뢰가 결합된 이 삼각 구도가 유지되는 한, SK하이닉스의 HBM 리더십은 단기간에 흔들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시장 전반에서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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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도 압도적 1위"⋯AI 수요 폭증에 하반기 재고 바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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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4)] 금값 5300달러 돌파, 인류 화폐史 다시 썼다
- 세계 귀금속 시장이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상품 선물 시장에서 금값이 처음으로 온스당 530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단순한 가격 기록 경신이 아니다. 달러화 신뢰도 추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밀어붙이는 약달러 기조가 한데 맞물리면서 금은 이제 '투자 상품'을 넘어 새로운 국제 통화 질서의 기준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 선물 시장, 사상 첫 5300달러 돌파 이날 COMEX(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일 종가 대비 4.3%, 금액으로는 219.6달러가 오른 온스당 5340.2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5360.6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루 절대 상승폭 219.6달러는 금 선물 거래 역사상 단 하루 최대 기록이다. 현물 금 역시 전날 이미 3% 오른 데 이어 이날 2% 추가 상승하며 5311달러대에 안착했다. 속도는 더욱 놀랍다. 1월 26일 온스당 5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지 불과 이틀 만에 5300달러선마저 뚫렸다. 올해 들어서만 22%, 지난 1년 누적으로는 94%가 올랐다. 2025년 초 금값이 2641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남짓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른 셈이다. 2025년 한 해에만 64%가 폭등하며 53차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금이 새해에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은(銀)의 폭주, 금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 귀금속 랠리는 금에 그치지 않는다. 같은 날 COMEX 은 선물은 7.67% 폭등하며 온스당 114달러대에 올라섰다. 역시 사상 첫 기록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47%, 지난 1년 기준으로는 277%에 이른다. 금과 은의 상대 가격을 나타내는 금은비율(Gold-Silver Ratio)이 빠르게 좁혀지면서 귀금속 전반에 걸친 투자 수요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은은 금과 달리 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이 산업용으로 쓰인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공정 등 첨단 산업 전방위에 소요되기 때문에 은값 급등은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 글로벌 산업 공급망 우려까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의 한마디, 달러의 급소를 찌르다 이날 급등의 직접 도화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밤 공개적으로 밝힌 발언이었다. 그는 "강한 달러는 미국 제조업과 수출에 독이 된다"며 달러 약세를 오히려 반기는 입장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미국 대통령이 자국 통화의 평가 절하를 공개 석상에서 환영한 것은 현대 국제통화 체제에서 이례 중의 이례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95.86까지 밀리며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의 저점을 찍었다. 달러 인덱스가 95대로 내려선 것은 달러 강세 시대의 사실상 종언을 예고하는 신호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선임연구원은 "달러에 대한 신뢰가 정책 당국자 스스로에 의해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달러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금과 은이 동반 폭등하는 것은 시장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짚었다. 연준 독립성 위기, 구조적 약달러의 진짜 뿌리 이번 귀금속 랠리를 피상적인 '트럼프 발언 효과'로만 설명하는 것은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더 깊은 곳에는 미국 통화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구조적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왔고 연준 이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중앙은행 독립성을 정면으로 위협했다. 연준은 1월 27~28일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말까지 세 차례 연속 내렸던 금리를 처음으로 묶어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이 견조하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 그 자체보다 연준이 언제까지 정치적 압박을 독자적으로 버텨낼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이미 이동해 있었다. 이 불안은 달러 가치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약 1년 사이 달러 인덱스는 9%대 하락폭을 누적했다.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99년 72%에서 현재 57%까지 내려온 상태다. '믿을 수 있는 통화'라는 달러의 오랜 프리미엄이 조금씩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 달러 팔고 금 산다 이번 급등의 또 다른 축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가속화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금 총수요는 5002톤으로 집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2년 연속 세계 최대 매입국의 자리를 지키며 102톤을 사들였고 중국인민은행은 15개월 연속 순매입을 이어가며 보유량이 2300톤을 돌파했다. 브라질도 3개월 연속 매입 행진을 이어갔다. 주목할 것은 이들이 5000달러가 넘는 고가 상황에서도 매수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단기 차익을 겨냥한 투자가 아니라 달러 중심의 외환보유고를 금 실물로 대체하는 국가 전략 차원의 움직임이다. 2025년 상반기에만 주요국이 내다 판 미국 국채 규모는 480억 달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였다. 달러 자산에서 금으로 향하는 이 '조용한 대이동'이 금값 5000달러 시대를 열고 5300달러 고지마저 넘어서게 한 근본 동력이다. 반면 한국은 이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세계 39위에 그친다. 전체 외환보유고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하다. 외환보유액 규모 세계 9위 국가로서는 지극히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2013년 이후 13년째 금 보유량을 단 한 톤도 늘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탈달러화 물결 속에서 한국의 외환 포트폴리오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월가, 목표가 6000달러 시대 열다 이번 5300달러 돌파를 계기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목표가를 잇따라 올려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목표가를 540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UBS는 연중 최고 6200달러까지 오른 뒤 연말 5900달러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12개월 내 6000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JP모건은 2026년 한 해 동안 각국 중앙은행이 755톤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하며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8년까지 온스당 6000달러 돌파 시나리오를 공식화했다. 전 세계 금 ETF로의 자금 유입 역시 2026년에만 825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는 "지금의 금 랠리는 투자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달러를 축으로 한 전후 통화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금값, 1돈 100만 원 시대 초읽기 해외 충격은 국내 시장에도 즉각 파고들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은 1돈(3.75g)당 100만 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랐고, 한국금거래소에서는 골드바 기준 1돈당 112만1000원까지 상승했다. '국내 금 1돈 100만 원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국내 금 관련 ETF들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냉정한 시각을 주문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안전자산 수요가 금값의 하단을 단단히 받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산 투자 원칙을 지키되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을 10~15% 내외로 유지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다음 변수, 연준 의장 교체 카드 시장이 주시하는 다음 변수는 차기 연준 의장 지명 문제다. 파월 의장의 임기가 오는 5월이면 만료되는 가운데 후임 인선은 통화정책 방향은 물론 달러 가치와 금값을 동시에 흔들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인물을 선택한다면 달러 추가 약세와 함께 금값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공간이 생기지만, 연준 독립성을 중시하는 인물이 낙점될 경우에는 단기 되돌림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값 5300달러 돌파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초한 달러 신뢰도 하락, 주요국 중앙은행의 전략적 탈달러화,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깊어지는 의구심이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수천 년간 인류가 가치의 최후 보루로 선택해온 황금이 21세기 통화 전쟁의 한복판에서 다시 한번 그 본질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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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4)] 금값 5300달러 돌파, 인류 화폐史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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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아마존, AI 주도권 확보 향해 1만6000명 구조조정 단행
-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본사 조직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기존 인력을 줄여 확보한 자금을 AI 기술 투자에 집중하려는 빅테크 업계의 냉혹한 생존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본사 중심 1만6000명 감원… 조직 비대화 해소 베스 갈레티 아마존 인사·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은 사내 블로그를 통해 미국 내 감원 대상 직원들에게 사내 타 직무를 탐색할 수 있도록 90일의 유예 기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퇴직금 지급과 전직 지원 프로그램 등 원활한 전환을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이번 조치로 아마존이 최근 3개월간 단행한 누적 감원 규모는 약 3만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마존의 전 세계 고용 인력은 약 157만명이며, 물류센터를 제외한 본사 근무 인력은 35만명 수준이다. 이번 1만6000명 감원은 본사 인력의 약 4.6%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규모 감원 징후는 이른바 '프로젝트 던(Project Dawn)'이라는 명칭의 임원 회의가 소집되면서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쏠림 현상 속 빅테크 효율 경영 가속화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 기간 급증한 관리직 조직의 비대화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특히 AI 기술의 확산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인력 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조직 슬림화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이 같은 행보가 막대한 AI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실리콘밸리의 거대한 구조조정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는 AI 웨어러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리얼리티랩스 인력 1000여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핀터레스트와 오토데스크 역시 각각 전체 인력의 15% 미만, 약 1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예고하며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Key Insights] 아마존의 1만6000명 대규모 감원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AI 패권 경쟁을 위한 기업 체질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과거 대규모 인력이 담당하던 관리 업무를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최고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했다. 한국 기업들 역시 대규모 인력을 통한 외형 성장 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적 자원 중심의 전통적 조직에서 벗어나 AI 기술 내재화와 고도의 경영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글로벌 격변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조건임을 직시해야 한다. [Summary] 아마존이 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본사 인력의 약 4.6%에 해당하는 1만6000명을 감원한다. 최근 3개월간 누적 구조조정 규모는 3만명에 달한다. 앤디 재시 CEO는 팬데믹 기간 비대해진 조직의 슬림화와 AI 기술 확산에 따른 인력 축소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메타플랫폼스, 핀터레스트 등 경쟁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늘리고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효율 경영 기조와 일치하는 글로벌 산업계의 거대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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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아마존, AI 주도권 확보 향해 1만6000명 구조조정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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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엔비디아 H200 수입 첫 승인⋯40만개 물량
- 중국 정부가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의 첫 물량 수입을 승인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H200 칩 수십만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입 승인이 이뤄졌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해당 승인 물량이 40만개라고 전했다. 이 물량은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 3곳에 배정됐고, 다른 기업들도 승인을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구체적인 기업 명단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승인은 중국이 엔비디아 칩 사용 자제를 권고했던 기존 입장에서 다소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그동안 H200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개별 심사를 거쳐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칙을 개정했다. 그러나 중국은 세관에 H200 통관 금지를 지시하고 기업에도 구매 금지를 종용하는 등 사실상 수입 금지 조처를 해 중국 정부의 수입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승인 소식은 황 CEO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를 앞두고 상하이와 선전 등을 차례로 방문한 가운데 나왔다. 홍콩 매체 성도일보는 황 CEO가 지난 24일 상하이에서 엔비디아 지사를 방문하고 시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밤과 탕후루를 구입하고 상인에게 사인과 훙바오(붉은색 봉투에 담아서 주는 세뱃돈)를 전달했다. 26일에는 베이징을 방문했으며 27일에는 친구 6명과 선전시의 한 훠궈 식당을 찾는 등 공개적으로 친근한 행보를 보였다. '슈퍼 갑부'인 황 CEO가 800위안(약 16만원)의 서민적인 식사를 했다면서 관련 목격담과 사진이 중국 온라인을 달구기도 했다. 그는 이번 중국 방문 이후 대만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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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엔비디아 H200 수입 첫 승인⋯40만개 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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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인하 멈춘 연준…파월, '독립성 수호' 마지막 배수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과 사법 처리 위협 속에서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의 ‘숨 고르기’를 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오던 금리 인하 행진에 제동을 걸며 연준의 최우선 가치인 ‘정치적 독립성’과 ‘데이터 후행적(Data-dependent) 정책’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표결 결과는 10대 2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대세는 ‘동결’이었다. 이로써 3차례 연속 이어지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 멈춰 섰다.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연준의 확연히 달라진 경기 진단이다. 성명서 곳곳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연준은 기존 12월 자료의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문구를 “견조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고용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문구를 과감히 삭제하고, 대신 “실업률이 일부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고용 악화 우려보다 “여전히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불씨를 더 경계하겠다는 선회다. 연준은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경제 지표와 전망, 위험의 균형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밝혀 시장에서는 연준이 빨라야 오는 6월에나 금리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 지표 이면에는 오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벼랑 끝 대치가 자리 잡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연준 청사 개보수 문제로 미 법무부 대배심의 소환장을 받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그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수사를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전례 없는 행정부의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임기 말 파월 체제의 연준이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번 금리 동결로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연준의 독립성 수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 경제 연설에서 “차기 의장 후보를 곧 발표할 것”이라며 “새 의장 체제에서 금리가 크게 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이 떠난 5월 이후, 트럼프의 의중이 반영된 새 의장이 연준의 운전대를 잡을 경우 글로벌 통화정책은 또 한 번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Key Insights] 미 연준의 금리 동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장악 시도는 한국 경제에 중대한 도전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은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 속도를 제약해 내수 회복에 부담을 준다. 반대로 5월 이후 트럼프 입맛에 맞는 새 연준 의장이 인위적인 대폭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극심한 환율 변동성이 촉발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통화정책의 정치화가 부를 외환·금융 시장의 거대한 충격에 대비해 철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Summary] 미 연준은 올해 첫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하며 3회 연속 이어온 인하 행진을 멈췄다. 경제의 견조한 성장과 고용 안정 조짐을 반영해 인플레이션 경계감으로 선회한 조치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미 법무부의 기소 위협을 받으며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파월 퇴임 후 새 의장 체제에서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압박해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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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인하 멈춘 연준…파월, '독립성 수호' 마지막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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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 미국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 '기록 경신'과 '상승 둔화'가 교차하는 장을 연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장중 7000선을 사상 처음 넘어 7002.28까지 치솟았지만, 연준이 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고 경제 평가를 '견조' 쪽으로 끌어올리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해 보합권으로 밀렸다. 다우지수도 보합권, 나스닥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0.3% 안팎 오름세를 유지했다. 연준 성명은 "경제 활동이 탄탄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넣고, 실업률에 대해서도 "안정 조짐"을 언급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며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고, 통화정책 경로가 '서두르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자 위험자산의 추격 매수도 한 템포 느려졌다. 지수 상단을 떠받친 것은 반도체·AI 관련주였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가 AI 데이터 저장 수요를 근거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며 주가가 20% 급등했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와 2026년 낙관 전망을 제시하며 장중 강세를 이끌었다. 또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엔비디아가 1% 넘게 오르는 등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가 붙었다. 마이크론, TSMC도 동반 강세를 보였고, 반도체 ETF(SMH)는 2%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칩 랠리'가 장 전체로 넓게 번지지 못하면서 S&P500의 상승도 연준 발표를 기점으로 힘이 빠졌다. 시장의 다음 초점은 초대형 기술주의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가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고, 애플은 다음 날 성적표를 공개한다. 월가는 AI 투자 규모(설비·운영비)와 수익화 속도, 클라우드 성장률이 이번 분기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니해설] '7000 돌파'의 의미…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S&P500이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선 장면은 분명 상징적이다. 그러나 이번 돌파는 과거와 같은 '환호성 랠리'와는 결이 달랐다. 지수는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장중 7002선까지 올라섰지만, 고점을 확인한 직후 매수세는 빠르게 둔화됐다. 연준의 정책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지수 숫자’ 자체에 반응하기보다, 그 숫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펀더멘털의 지속성을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뉴욕증시는 AI 기대감이 촉발한 랠리를 통해 이미 상당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거쳤다. 7000선 돌파는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었지만, 동시에 "이 가격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시장에 던졌다. 특히 연준 회의를 전후로 한 매매 패턴은, 상승 추세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기록 경신 이후 곧바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점은, 시장이 과열보다는 균형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Fed의 메시지 변화…'인하 방향'은 유지, '속도'는 후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은 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의 인식 변화에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 평가를 '완만한 속도'에서 '탄탄한 속도'로 상향했고,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안정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준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경기 둔화 우려에서 한 발 물러선 신호로 읽힌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지만, 실물 경제를 압박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연준 내부에서 10대2라는 비교적 단단한 동결 표결이 나온 점 역시, 정책 방향에 대한 내부 합의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메시지는 금리 인하 기대를 완전히 꺾지는 않았지만, 그 시계(時系)를 뒤로 미뤘다. 시장은 여전히 올해 하반기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는 반등했고,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반납한 배경에는 이러한 금융 환경의 미묘한 재조정이 자리 잡고 있다. AI 랠리의 재편…'이야기'에서 '실적 언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급락하지 않은 것은 AI를 둘러싼 실적 기반 신뢰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는 AI 데이터 저장 수요 급증을 근거로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등했고, ASML은 사상 최대 수주 잔고와 함께 2026년까지 이어지는 강한 수요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소식도 반도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 이 같은 흐름은 AI 랠리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처럼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거시적 서사보다는, 누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를 증명하느냐가 주가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반도체·장비·메모리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에서 수요 초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AI 투자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임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랠리가 지수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특정 섹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경계 요소다. 기술주 외 업종에서는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는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낙관론과 경계심을 동시에 안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S&P500의 7000선 돌파는 AI 시대의 또 다른 이정표이지만, 그 위에서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선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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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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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I 메모리로 '영업익 47조' 신기록⋯삼성전자 첫 추월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8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6.8%, 영업이익은 101.2% 증가했다. 4분기 실적도 매출 32조8267억원, 영업이익 19조169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58%로,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실적 개선은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가 견인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2조1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도 결정했다. 추가 배당과 자사주 전량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AI 시대의 '메모리 표준' 된 SK하이닉스…실적으로 증명한 HBM 패권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시대의 최대 수혜 기업임을 숫자로 증명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매출 97조원, 영업이익 47조원을 넘기며 반도체 산업 역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58%에 달하며 '규모의 성장'을 넘어 '질적 지배력'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단연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지난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HBM은 단순한 메모리 부품을 넘어 AI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HBM4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계 유일 기업이라는 점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일반 D램에서도 기술 리더십이 두드러졌다. 10나노급 6세대(1c나노) DDR5 양산을 본격화하고, 업계 최대 용량인 256GB DDR5 RDIMM을 선보이며 서버 메모리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AI 서버 확산으로 고용량·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을 정확히 포착한 결과다. 낸드 부문 역시 구조적 개선이 이뤄졌다. 상반기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321단 QLC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하반기부터 기업용 SSD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며 연간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스토리지 시장에도 본격적인 성장 국면을 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목할 대목은 SK하이닉스의 실적 구조가 단기 호황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는 AI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메모리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 고성능 낸드까지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생산 기반 확충도 병행된다. 청주 M15X의 생산 능력을 조기에 극대화하고, 용인 1기 팹 건설을 통해 중장기 공급 기반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과 청주 P&T7까지 포함하면,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생산 체계가 완성된다. 이는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이른바 '커스텀 HB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사상 최대 실적은 주주환원으로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추가 배당을 통해 주당 1875원을 지급하고, 연간 기준 주당 배당금을 3000원으로 확정했다. 총 환원 규모는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분율 2.1%에 해당하는 1530만 주의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주당 가치 제고 효과까지 노렸다. 이는 단순한 '호황기 배당'이 아니라,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구조적 우위를 자신하는 선언에 가깝다. 송현종 사장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하이닉스는 더 이상 메모리 공급자가 아니라, 고객의 AI 성능을 구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번 실적은 AI 반도체 경쟁의 승부처가 '로직'이 아니라 '메모리'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 중심에 SK하이닉스가 있다는 점을, 숫자와 전략, 그리고 주주환원으로 명확히 증명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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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I 메모리로 '영업익 47조' 신기록⋯삼성전자 첫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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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개인 매수에 5,100선 돌파⋯삼성전자 '16만 전자' 시대 개막
- 코스피가 28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5,100선을 넘어선 채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5.96포인트(1.69%) 오른 5,170.81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5,183.44까지 오르며 전날 기록한 장중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50.93포인트(4.70%) 오른 1,133.52로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전날 사상 최대 시가총액을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23.7원 내린 1,422.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대형 반도체주의 상승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1.82% 오른 162,4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16만 전자'를 달성했고, SK하이닉스도 5.13% 급등한 84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니해설] 코스피 5,100선 돌파해 사상 최고치 경신 국내 증시가 역사적 이정표를 새로 썼다. 코스피는 28일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5,100선을 넘어섰고, 코스닥은 5%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며 중소형주 랠리를 재점화했다.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와 환율 안정이 투자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5.96포인트(1.69%) 오른 5,170.81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반에는 4,9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지만,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오전 11시께에는 5,183.44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후에도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종가 기준으로 5,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코스닥의 상승 탄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지수는 전장 대비 50.93포인트(4.70%) 오른 1,133.52로 마감했다. 전날 1,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2004년 지수 개편 이후 최고치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쓴 것이다. 최근 2년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1.82% 오른 162,400원에 마감하며 '16만 전자' 시대를 열었다. 장중에는 164,0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SK하이닉스도 5.13% 급등한 84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0만 닉스'를 굳혔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강세였다. SK스퀘어(6.55%), LG에너지솔루션(5.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72%), 셀트리온(3.31%) 등이 상승한 반면, 금융주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KB금융(-3.57%), 신한지주(-2.67%), 하나금융지주(-2.19%) 등이 하락했다. 환율 환경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20원 이상 하락하며 1,42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달러 지수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를 키우며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했다. 시장 외형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이날 3조2,500억달러로 독일 증시를 추월하며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76%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20% 넘는 상승률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반도체 실적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뒷받침되는 한 강세 흐름이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수 급등 이후 주도주 쏠림과 업종 간 격차 확대는 향후 조정 국면의 변수로 지목된다. '오천피'를 넘어선 국내 증시가 새로운 가격대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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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개인 매수에 5,100선 돌파⋯삼성전자 '16만 전자'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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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관세 직격탄에 영업익 28% 감소⋯매출·판매는 사상 최대
- 기아가 지난해 미국 자동차 관세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8% 넘게 감소했다. 다만 매출은 2년 연속 1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글로벌 판매량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아는 28일 열린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설명회에서 연결 기준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0%로 3.8%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자동차 관세와 유럽 일부 지역 판매 부진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313만5873대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하이브리드·전기차 확대와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와 수익성 회복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니해설] 기아, 미국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 28.3% 급감 기아의 지난해 실적은 '수익성 후퇴, 외형 성장'이라는 상반된 흐름으로 요약된다. 매출은 사상 처음 110조원을 넘어섰고 판매량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관세와 경쟁 비용 증가에 밀려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친환경차 전환과 보호무역이라는 이중 압력에 놓인 가운데, 기아 역시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셈이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0%로 하락했다. 특히 4분기에는 매출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28조877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조8425억원에 그치며 수익성 부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미국 자동차 관세였다. 지난해 11월부터 관세율이 15%로 조정됐지만, 기존 재고 물량에는 약 두 달간 25% 관세가 적용되며 비용 부담이 이어졌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인센티브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관비 부담도 늘었다. 유럽의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와 보조금 축소가 맞물리며 수익성 압박을 키웠다. 그럼에도 외형 성장은 친환경차가 견인했다. 지난해 기아의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74만9천대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45만4천대로 23.7% 늘었고, 전기차 역시 23만8천대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친환경차 비중은 전체 판매의 24.2%로 확대되며 매출 증가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기아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 판매 335만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6.8%, 7.2% 증가한 목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 믹스와 평균판매가격(ASP)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역별 전략도 구체화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차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고, 유럽에서는 EV2 출시를 시작으로 EV3·EV4·EV5로 이어지는 대중형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신형 셀토스를 앞세워 프리미엄 SUV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관세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기아는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한다. 올해 주당 배당금은 6800원으로 전년보다 300원 인상됐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TSR)은 35%로, 밸류업 정책 시행 원년 효과가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기아의 향후 실적이 관세 협상 추이와 친환경차 수요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외형 성장 기반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는 비용 통제와 시장별 차별화 전략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기아가 올해 제시한 '판매 확대와 수익성 동반 개선'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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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관세 직격탄에 영업익 28% 감소⋯매출·판매는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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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가 끌고 중고차가 밀었다⋯중소기업 수출 1,186억달러 '역대 최대'
-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8일 발표한 '2025년 중소기업 수출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6.9% 증가한 1,186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8219개로 2.5% 늘며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분기별로는 2·3·4분기 수출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10.8%로 상반기(2.8%)를 크게 웃돌았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와 화장품이 수출 성장을 주도했다. 자동차 수출은 90억달러로 76.3% 급증했고, 화장품 수출도 83억달러로 21.5% 늘며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지난해 중소기업수출 1천186억달러로 사상 최대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성적표는 '양적 확대'와 '구조적 개선'을 동시에 보여준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와 고금리,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중소기업 수출은 외형과 저변 모두에서 뚜렷한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수출액뿐 아니라 수출 기업 수까지 동시에 늘었다는 점에서 체질 변화가 확인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품목 구조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상위 10대 품목 집중도는 36.1%로, 전체 수출 집중도(60.9%)보다 크게 낮았다.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글로벌 경기 변동에 대한 완충력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는 중소기업 수출이 과거 일부 주력 품목 중심에서 벗어나 점차 다변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장 동력의 양축은 자동차와 화장품이었다. 자동차 수출은 90억달러로 전년 대비 76.3%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독립국가연합(CIS)과 중동을 중심으로 한국산 중고차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가 높아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완성차뿐 아니라 중고차 수출 확대는 물류·정비·금융을 아우르는 파생 산업 효과까지 동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화장품은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83억달러로 21.5% 증가했고, 수출 대상 국가는 204개국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에 집중되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연합(EU), 중동, 신흥국으로 시장이 확장된 점이 특징이다. 특히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확산이 소비재 수출 증가로 직결되며 '디지털 기반 수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수출의 반등이 상징적이다. 지난해 중국으로의 중소기업 수출은 189억달러로 5.5% 증가하며 3년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중국은 다시 중소기업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화장품·의류 등 소비재가 회복을 이끌었고, 구리·플라스틱 제품 등 중간재 수출도 동반 호조를 보였다. 미국 수출은 관세 부담에도 182억8000만달러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화장품과 전력용 기기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철강(-8.6%) 등 일부 품목 감소를 상쇄했다. 유통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은 11억달러로 6.3%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온라인 수출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75.6%에 달했다. 화장품은 영국(261.7%)·네덜란드(130.8%) 등 유럽에서, 의류는 중국(109.8%)·대만(149.8%) 등 중화권에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며 플랫폼 기반 수출의 확장성을 입증했다. 이순배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수출 지원 정책 확대와 기업들의 자구 노력이 맞물리며 중소기업 수출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며 "관세 등 통상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수출 회복 흐름이 지속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단기 반등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초입에 들어섰다. K뷰티와 중고차라는 상징적 품목을 넘어, 품목·지역·유통 방식의 다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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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가 끌고 중고차가 밀었다⋯중소기업 수출 1,186억달러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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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투자 목표 200억달러로 상향⋯기업가치 5백조원 눈앞
-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Anthropic)이 투자 유치 목표액을 기존의 두 배인 200억달러(약 28조 6000억 원)로 상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앤스로픽이 당초 1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했으나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면서 목표액을 대폭 늘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될 경우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3천500억달러로 평가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코튜, 세쿼이아캐피털 등이 주요 투자자로 거론되며, 회사는 올해 기업공개(IPO)도 병행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해설] 오픈AI 대항마 앤스로픽, 투자 목표 200억 달러로 상향⋯상장 준비도 속도 글로벌 AI 투자 열기가 다시 한 번 정점을 향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대항마로 꼽히는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이 투자 유치 목표를 200억달러로 끌어올리며, 빅테크 중심의 AI 경쟁 구도에 또 하나의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기업가치 역시 50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거론된다. FT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사업 확장을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계획했지만, 실제 투자 수요는 그 5~6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목표액을 2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투자 유치가 마무리될 경우 기업가치는 약 3500억달러(약 501조 원)로 평가될 전망이다. 이는 AI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핵심은 기업용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이다. 앤트로픽은 챗봇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겨냥한 프로그램 개발 도구 '클로드 코드'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기업을 중심으로 클로드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으며, 안정성과 보안성을 중시하는 기업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더십 안정성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라디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 초기 핵심 개발진 출신으로, AI 안전성 문제를 둘러싼 노선 차이 끝에 2020년 회사를 떠나 앤로픽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안전성과 통제 가능성을 강조해 왔고, 이는 규제 환경에 민감한 기업 고객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미국 금융투자사 코튜, 세쿼이아캐피털 등 글로벌 자본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도 이번 투자와 별도로 최대 150억달러(약 21조 5000억 원)를 앤스로픽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 구도 역시 강화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AI 반도체 공급망 측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AI 생태계 확장 차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앤스로픽이 상장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는 IPO 실무를 위해 법무법인 윌슨 손시니와 계약을 체결했고, 주요 투자은행들과도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투자 유치와 상장 추진을 병행하는 전략은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AI 시장의 경쟁 구도도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그리고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기업용 AI 시장의 3강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특히 기업 고객을 둘러싼 경쟁에서는 안정성, 데이터 보호, 맞춤형 개발 역량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앤스로픽이 강점을 보이는 영역이다. 다만 기업가치 급등에 대한 경계의 시선도 존재한다. AI 인프라 투자와 수익화 모델이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 단위 밸류에이션이 지속 가능하냐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AI가 향후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점에 베팅하고 있다. 앤스로픽의 투자 확대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AI 패권 경쟁이 이제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기업 시장 장악전'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클로드가 기업용 AI의 표준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오픈AI·구글과의 경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가 향후 글로벌 AI 산업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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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투자 목표 200억달러로 상향⋯기업가치 5백조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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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 한파 여파 등 원유공급 차질 우려에 반등
- 국제유가는 27일(현지시간) 미국에 몰아닥친 눈 폭풍 여파로 정유사 가동중단이 속출하는 등 글로벌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반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9%(1.76달러) 오른 배럴당 62.39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0%(1.98달러) 상승한 배럴당 67.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미국에 심각한 눈 폭풍이 몰아닥쳐 정유 시설이 대부분 가동을 중단하며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파에 직면한 미국에서는 각지역에서 기온이 급락해 난방용 에너지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한파가 원유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유사 정유량이 최대 200만배럴 준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주말중에 미국의 원유생산산이 최대 15% 감소했다고 전했다. 유명 투자은행 시티의 원유 시장 분석가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악천후가 원유 선물을 급등하게 했으며 눈 폭풍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 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카자흐스탄의 텡기즈유전이 발전소 화재로 지난 18일 조업이 중단됐다. 글로벌 원유생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와 안전자산 선호 등 영향으로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랠리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 상승폭은 소폭에 그쳤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0.1달러 오른 온스당 508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국제금값은 이날 시간외거래에서는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일시 온스당 5187.2달러까지 오르면 사상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이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약달러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장은 트럼프 정권이 약달러를 용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금 매수세가 더욱 강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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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 한파 여파 등 원유공급 차질 우려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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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달러화 전면 붕괴, '미국 매도' 공포가 글로벌 외환시장 강타
- 달러화가 사방에서 무너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그린란드 분쟁으로 촉발된 미유럽 무역 갈등,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재연 위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깊어지는 의구심이 삼중으로 겹치며 주요 통화 대비 전방위적 약세를 연출했다.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손을 맞잡고 시장에 개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기름을 부으며, 엔화는 153엔대까지 뛰며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달러 인덱스 97대 추락, 4거래일 연속 내리막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엔화·파운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0.6% 내린 97.03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이 미국과 유럽 사이에 '대서양 무역전쟁'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달러 인덱스가 99선 부근에 있었던 이달 19일과 비교하면 단 일주일 만에 2.4%나 빠진 수치다. 달러화는 최근 3거래일 동안에만 약 3%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방위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던 2025년 4월 이후 동일한 기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비달러 통화들에 돌아갔다.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호주 달러도 2024년 10월 이후 약 1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가 특정 화폐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로 퍼졌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의 본질이 단순한 수급 변동이 아닌 달러 자체에 대한 신뢰 훼손임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엔화, 153엔대 돌파…미일 협조개입 15년 만에 부활 조짐 이날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엔화였다. 엔화 가치는 전장 대비 1% 오른 달러당 154.15엔으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에는 153엔대까지 치솟으며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발단은 지난 2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이례적으로 급락한 사건이다. 시장에서는 곧바로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이 개입을 전제로 금융기관에 환율 제시를 요구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번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재무부 지시를 받은 뉴욕연방은행이 자체적으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는 정보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됐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미국이 달러·엔 환율과 관련해 일본과 손잡고 협조개입에 나선 것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15년 만의 일이 된다. 당시 G7 각국은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급등하던 엔화를 진정시켰다. 노무라증권의 G10 외환전략 수석 도미닉 버닝은 "일본 재무성과 미국 재무부 양측이 나란히 엔저 진행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개입이 실제로 단행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단독 개입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외환 전략가 역시 "미국이 함께 참가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입 시그널의 강도는 2022년이나 2024년보다 훨씬 강하다"면서도 "다만 구조적 요인이 환율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는 직접 개입의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본 당국은 조심스럽지만 경계 신호를 뚜렷이 보내고 있다.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이날 "환율 움직임을 긴장감을 갖고 주시 중"이라고 밝혔으나 미국과의 협조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답할 수 없다"며 확인을 피했다. 미무라 준 재무관도 레이트 체크 실시 관련 질문에 침묵을 유지했다. 그린란드 충격파, 달러를 조준하다 이번 달러 급락의 출발점을 역추적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월 초부터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미국 영토 편입 의지를 공공연하게 내비치며 군사적 선택지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U와 나토 동맹국 8개국이 즉각 반발하며 그린란드 파병을 결의하는 등 대서양 동맹 관계가 균열을 드러냈고, 미국이 유럽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무역 갈등 우려가 연쇄적으로 번졌다. 결과적으로 달러화·미국 주가지수·미국 국채가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다. 이는 통상 투자자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무너지거나 외국인 자본이 미국 자산 전반에서 이탈할 때 나타나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을 일부 거둬들이면서 시장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달러 매도세는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이날까지 이어졌다. 베리언트 퍼셉션의 조나단 피터슨 거시 전략가는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는 것은 '미국 매도(Sell America)'의 재연"이라고 표현했다. 셧다운 카운트다운…1월 30일, 달러의 데드라인 달러를 압박하는 두 번째 주요 악재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중단) 재연 위기다. 오는 30일은 지난해 43일간 이어졌던 기록적인 정부 폐쇄를 수습하며 설정했던 임시예산안의 유효 기한이 만료되는 날이다. 이민 단속 정책 범위, 사회보장 프로그램 예산 규모, 정부 지출 구조 개편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네 번째 셧다운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피터슨 전략가는 "임시예산안 기한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재차 업무를 중단하는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이번 달러 약세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정부 서비스 마비에 따른 경제적 손실 외에도, 미국의 재정 거버넌스 자체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는다는 점에서 달러 가치와 직결된다. 연준 독립성 공포, 달러 약세의 진짜 뿌리 세 악재 중 가장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것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왔고 연준 이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중앙은행 독립성을 정면으로 겨냥해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이면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내에 후임 인선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지면서 향후 연준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달러 매도 포지션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27~28일 열리는 올해 첫 FOMC 회의에서도 파월 의장이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얼마나 단호하게 내놓느냐가 달러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달러 패권의 균열, 이미 수치로 드러났다 이번 달러 약세는 '트러피즘'이 낳은 즉흥적 충격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돼온 구조적 균열의 표면화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자산 비중은 1999년 72%에서 현재 57% 수준으로 장기 하락세를 걷고 있다. 중국·인도·폴란드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표시 미 국채 보유를 꾸준히 줄이며 실물 금(金) 매입을 늘리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분석 노트에서 "달러 순매도 투기적 포지션이 최근 수년 내 가장 높은 수준에 축적돼 있다"며 "시장의 상당한 자금이 이미 추가 달러 약세에 대비한 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올해 4분기 달러 인덱스가 94.5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97대보다도 한 단계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입…한국엔 기회이자 리스크 달러 전면 약세의 파장은 국내 외환시장에도 즉각 미쳤다. 이달 21일 장중 148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달러 인덱스 하락과 함께 가파르게 내려오며 이날 1439원대에 안착했다. 달러 인덱스 97대 추락이 원화 가치 회복을 이끈 직접적 동인이었다. 그러나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가 770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불어난 데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도 300조 원을 넘어서면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가 하락해도 원화가 동반 강세로 이어지지 않는 이례적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이날 달러 약세 속에서 국제 금값은 장중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서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불신'이 귀금속 안전자산 랠리에 불을 지피는 연결 고리가 다시 한번 작동한 것이다. 외환시장 불안이 귀금속 시장으로 귀금속 시장의 급등이 다시 달러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달러 약세의 본질적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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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달러화 전면 붕괴, '미국 매도' 공포가 글로벌 외환시장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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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2)] 인류 역사상 처음, 금값 온스당 5000달러를 넘다
- 마침내 5000달러였다. 26일(현지시간) 아시아 장이 열리자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인류 금융 역사에서 한 번도 기록된 적 없는 숫자를 찍어냈다. 싱가포르 시장 오전 거래에서 현물 금은 온스당 5071.96달러까지 치솟았다. 4000달러 고지를 처음 밟은 게 고작 석 달 전이었다. 그 짧은 기간에 1000달러가 더 쌓였다. 과거 3000달러에서 4000달러로 넘어오는 데 거의 2년이 걸렸음을 감안하면, 이번 질주의 속도는 차원이 다르다. 석 달 만에 1000달러 추가, 전대미문의 가속도 국제 금값은 지난해 한 해에만 65% 가까이 상승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이미 16%를 추가로 얹으며 올해 상승분만 따져도 4000달러 진입 속도를 이미 앞질렀다. 2월 인도분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도 현물과 나란히 5000달러를 넘어서며 시장 전체에 걸친 강세를 확인했다. 은(銀) 시장도 함께 끓어올랐다. 이달 23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은 현물은 이날도 100달러 중반대에서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서만 40%를 웃도는 상승률이다. 지난해 이미 150%를 넘게 뛰어오른 은이 올해에도 금과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금값의 강세가 단독 플레이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구조적 동력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했다 이번 랠리는 하나의 재료가 아닌 복합적인 구조 변화의 산물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핵심 동력은 세 가지다. 첫째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완화 기조 지속이다. 연준은 2025년 하반기에만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낮췄다. 달러 표시 채권이 주는 이자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무이자 실물 자산인 금의 상대적 매력은 그만큼 커졌다. 이번 주 예정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이 흐름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둘째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중앙은행이 사들인 금은 863톤에 달한다. 이 수치는 2026년에 950톤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UBS의 전망이다. 폴란드·인도·터키·중국을 비롯한 비서방 국가들의 금 매입은 단순한 자산 다각화를 넘어 미국 달러 중심 금융 질서로부터 전략적으로 거리를 두는 '탈달러화(de-dollarization)'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의 총액이 미국 국채 보유액을 추월했다는 세계금협회의 집계는 이 흐름이 이미 임계점을 넘었음을 시사한다. 셋째는 금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쏠림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700톤이 넘는 자금이 금 ETF로 순유입됐다. UBS는 2026년 ETF 유입 규모가 825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마다 주식 위험을 금으로 상쇄하려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헤지 매수가 ETF 통로를 통해 쏟아지는 구조가 고착됐다. 트럼프 재집권…새로운 가속 연료가 붙었다 2년에 걸친 구조적 상승에 올해 들어 새로운 불쏘시개가 얹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글로벌 질서가 일거에 재편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다. 블룸버그는 연준 독립성 훼손 시도, 그린란드 병합 위협,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가능성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일련의 행보가 투자자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불안의 종착지가 금이었다는 것이다.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수석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방식과 영구적으로 단절했다"며 그 결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통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iM증권의 박상현 연구원도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 따른 달러 신뢰 약화가 금 수요를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오는 5월로 끝나는 가운데 후임 인선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금 매수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달러 신뢰 균열…채권도 주식도 아닌 금으로 달러와 금은 오랫동안 역방향으로 움직여왔다. 달러가 흔들리면 금이 빛난다. 지난주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한 주 동안 1.6% 하락했다. 2025년 5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가 미국과 유럽을 무역 분쟁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팔기 시작한 결과였다. 퍼스트이글 투자운용의 맥스 벨몬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은 신뢰의 반대편에 있는 자산"이라고 규정했다.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시장 급락, 지정학적 위기가 동시에 닥쳤을 때 금만큼 포트폴리오를 지켜주는 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더 주목할 것은 채권마저 피신처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 주식 자금이 채권으로 이동하는 것이 교과서적 흐름이었다. 하지만 주요국 재정적자 확대와 금리 발작(채권 가격 급락) 우려가 이 경로를 차단했다. iM증권의 박 연구원은 AI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심도 위험 회피 심리를 키워 금 수요를 자극하는 복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도, 채권도 온전히 믿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4000년의 검증을 받은 실물 자산이 자금의 최후 피난처로 지목받는 것이다. 금은비 붕괴…은(銀)이 금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 금 랠리와 나란히, 국제 은 시장도 유례없는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은 현물 가격은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150% 넘게 오른 은이 올해에도 금보다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금값 대비 은값의 비율을 나타내는 금은비는 수십 년 평균인 70~80배 수준에서 50배대 중반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은이 금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두 가지 수요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하나는 금과 공유하는 달러 헤지·안전자산 수요, 또 하나는 태양광 패널·전기차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이 끌어올리는 산업 수요다. 투 트랙 수요를 가진 은의 공급 제약은 귀금속 시장 전반에 새로운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골드만삭스 5400달러, 로스 노먼 6400달러…전망 경쟁 금값이 예상을 앞지르는 속도로 오르자 주요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목표가를 기존 4900달러에서 5400달러로 높였다. JP모건은 2026년 4분기 평균 가격을 5055달러로 제시하고, 2027년에는 54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2개월 이내에 6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메탈스포커스의 필립 뉴먼 매니징 디렉터는 위험 회피 자금이 미국 국채를 건너뛰고 곧바로 금으로 향하는 흐름을 강조하며 올해 후반 금값이 5500달러 안팎에서 꼭짓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로스 노먼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가장 공격적인 수치를 내걸었다. 올해 금값의 연평균이 5375달러를 기록하고, 연중 최고점은 640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골드뱅킹 2조원 돌파, 국내도 '슈퍼 골드' 시대 국제 시세 급등의 여파는 국내 금 시장으로도 고스란히 번졌다. 이달 22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 3개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조14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조9296억 원에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2198억 원(11.4%)이 더 몰린 것이다. 잔액이 1조 원을 넘긴 것이 지난해 3월이었으니, 10개월 만에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실물 수요는 더 적나라하다. 소형 골드바의 경우 주문 후 수령까지 상당한 대기 기간이 생겼다. 인플레이션 불안과 달러 약세 심리가 맞물리면서 실물을 손에 쥐려는 투자 수요가 공급 물량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KRX 금 현물 시장으로도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KRX를 통한 금 거래는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면제되는 비과세 혜택이 있어,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골드뱅킹보다 세후 수익률이 유리한 거래 통로로 주목받는 추세다. 돈(貞) 단위 금값도 심리적 고지를 목전에 뒀다.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의 동반 움직임 속에서 국내 시장에서 금 한 돈(3.75g)의 거래가가 100만 원에 근접하고 있다. 종로 금은방 거리에서는 오가는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다음 관문 5500달러…이번 주 FOMC가 변곡점 5000달러 돌파 이후 시장의 시선은 벌써 다음 고지를 향하고 있다. 메탈스포커스가 제시한 5500달러가 단기 목표선으로 부상했다. 당장 이번 주가 향방을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 27~28일 열리는 올해 첫 FOMC 회의에서 연준이 3회 연속 인하 이후 금리를 동결하느냐, 아니면 트럼프의 압박에 응하는 어떤 시그널을 내보내느냐에 따라 달러 가치와 금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UBS는 달러 약세와 연준의 추가 완화 기대가 함께 이어지는 한 중앙은행과 ETF를 통한 수요가 금 상승세를 구조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봤다. 물론 단기 과열 경계도 나온다. 최근 한 달 사이 금값이 11% 이상 뛰며 내재 가치 대비 10% 가까이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시장 일각에 존재한다. 그러나 블루라인 퓨처스의 필 스트라이블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금에 우호적인 조건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강세장의 연속성을 확신했다. 달러와 국채를 우회해 금으로 향하는 자금의 흐름이 멈추지 않는 한 2026년 1월이 새겨 넣은 '5000달러'라는 숫자는 당분간 역사적 출발선이 아닌 새로운 바닥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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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2)] 인류 역사상 처음, 금값 온스당 5000달러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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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1)] 원·달러 환율 장 초반 20원 급락, 1440원대로 복귀
- 외환시장이 개장 벨과 함께 요동쳤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1,465.8원)보다 19.7원 낮은 1,446.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달 7일 종가 1,445.8원 이후 19일 만에 1,440원대를 되찾은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발언 이후 나흘째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이날의 낙폭은 이전과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엔화가 초강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시그널이 동시에 포착됐고 달러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개장 직후부터 대규모 하락이 나타났다. 엔·달러 155엔대 급락…원화 강세의 진원지 이날 급락의 진원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도쿄 외환시장이 나온다. 지난주만 해도 160엔에 육박하며 엔화 약세가 절정에 달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23일부터 방향을 뒤집어 이날 155엔대 초반까지 빠졌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2% 하락한 154.08엔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5원 이상 회복된 것이다. 원화와 엔화는 구조적으로 강한 동조성을 보인다. 두 통화 모두 아시아 수출 경제를 대표하는 화폐로 글로벌 달러 흐름에 함께 반응한다. 엔화가 급등하면 원화도 따라 오르고, 엔화가 약해지면 원화도 밀리는 패턴이 반복돼왔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4원대를 나타내며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0원 이상 올라 이날 엔화 강세 폭이 원화를 웃돌고 있음을 보여줬다. 달러 약세는 특정 통화에 국한되지 않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오전 0.28% 내린 97.2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가 한 주 동안 1.6% 하락하며 2025년 5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로 미국과 유럽 사이에 무역 갈등 공포가 번지면서 달러 표시 자산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 이 흐름의 도화선이 됐다. 미·일 레이트체크 동시 포착…15년 만의 협조 개입 신호탄 시장을 더 크게 흔든 것은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구체적 정황이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이 최근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엔·달러 환율 제시를 요청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트 체크는 실제 외환 개입에 앞서 당국이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선행 작업으로, 개입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행위로 해석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정보가 시장을 긴장시켰다. 미국 재무부의 지시를 받은 뉴욕 연방준비은행도 자체적으로 레이트 체크를 진행했다는 보도가 나돈 것이다. 미국이 달러·엔 환율에 직접 관여하는 방식으로 일본과 협조 개입에 나선다면 이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G7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래 15년 만의 일이 된다. 당시에는 급등하던 엔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각국이 공동 매도에 나섰지만 지금은 방향이 반대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되돌리는 쪽으로 개입 의지가 모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는 15년 전과 다를 바 없다. 일본 정치권의 공식 발언도 시장의 경계심을 높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방송 토론에서 "투기적이고 비정상적인 외환 움직임에 대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환율 방어를 위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한두 달에 1,400원"…이 대통령 발언이 심리 전환 이끌었다 국내에서도 고환율을 억누르려는 정책 의지가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두 달 안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환율은 나흘 연속 하락했다. 이날까지 누적 낙폭은 상당하다. 21일 장중 기록한 1,480원대 고점에서 이날 개장가 1,446.1원까지 40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대통령의 이 발언이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정부가 현재의 고환율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읽혔고, 달러 롱(매수) 포지션을 쌓아왔던 투자자들이 손절(롱스탑) 물량을 쏟아내는 계기가 됐다. 환율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꺾였고, 그 변화가 이날의 급락에 기름을 부었다. 한국은행도 부담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환율이 한때 낮아졌다가 1,400원대 중후반으로 다시 올라선 상황에서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환율 불안을 환율 동결 결정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지난 14일에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구윤철 부총리와 워싱턴에서 만나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 기금위 오후 개최…외환시장의 숨겨진 변수 이날 오후 열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외환시장에서 공개된 정책 신호 못지않게 중요한 잠재 변수로 떠올랐다. 통상 매년 3월에 열리는 첫 회의를 올해는 1월로 앞당긴 것이 이미 이례적이다.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기금위에서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 조정과 환 헤지 전략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 14.4%로 설정돼 있으나 전략적 자산배분(SAA) 규정상 ±3%포인트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기금위가 국내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는 메시지를 공식화한다면 그만큼 달러를 사들여 해외로 내보내야 할 필요가 줄어들면서 원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외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로 확인된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2025년 8월 말 기준 771조 원으로 한 해에만 70조 원 이상 늘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의 70%가 국민연금과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에서 비롯됐다. 국민연금이 움직이는 방향이 환율 흐름을 구조적으로 좌우한다는 뜻이다. 환 헤지 논의도 주목된다. 기금위는 지난해 12월 전략적 환 헤지 비율 조정 기간을 2026년 말까지 연장하면서 기금위 승인 없이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발동할 수 있는 집행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구체적 방안이 확정될 경우, 국민연금이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매입하지 않고도 한국은행과 맺은 65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를 활용해 환 리스크를 관리하는 통로가 열린다. 그 자체가 달러 수요 억제 신호로 작용해 원화 강세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 구조적 달러 수요는 건재…추세 전환 단정은 이르다 그러나 이날의 급락이 고환율 구조 자체를 허문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은 2025년 11월 말 기준 306조 원에 달한다. 9월 이후 매달 50억 달러 이상이 국내에서 해외 주식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예금으로 쌓아두는 흐름도 지속 중이다. 달러 예금 잔액은 67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미 금리 격차도 원화 약세를 구조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다. 미국 기준금리(3.50~3.75%)와 한국 기준금리(2.50%) 사이의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에 달한다. 내외 금리 차이가 클수록 국내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 지속,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수출 회복세, 4자 협의체(기재부·복지부·국민연금·한국은행) 외환 안정 노력이 맞물릴 경우 환율이 하향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IB 업계의 연간 평균 환율 전망치는 1,420~1,430원대가 중론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말도 엇갈린다. 한 시장 참가자는 "엔화 강세, 달러 인덱스 하락, 정책 시그널이 한날 한꺼번에 수렴한 조합은 최근 몇 달 동안 없었던 일"이라며 "추세 전환의 초기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오늘의 급락은 롱스탑과 정책 기대가 일시에 겹친 결과"라며 "구조적 달러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닌 만큼 1,440원대 안착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 급락에 그칠지는 이날 오후 기금위 결과와 오는 27~2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두 변수 모두 달러 공급과 수요의 방향성을 동시에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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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1)] 원·달러 환율 장 초반 20원 급락, 1440원대로 복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