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매물가 전년비 3.4% 급등·연준 "올해 한 차례 인하"…파월 "인플레 진전, 기대보다 더딜 것" 경고
  • 다우 200일선 붕괴, 2022년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 향해

뉴욕증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거래를 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진전이 기대보다 더딜 것이라고 경고하자 다우지수는 768포인트 폭락하며 올해 최저치로 마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시가 도매물가 쇼크와 연준의 금리 동결, 유가 급등이 동시에 덮치면서 폭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68포인트 내려앉으며 올해 최저치를 새로 쓰고, 2022년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을 향해 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68.11포인트(1.63%) 내린 4만6225.15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36% 떨어진 6624.70, 나스닥지수는 1.46% 급락한 2만2152.4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했다.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이 중장기 추세선이 무너졌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강한 경고 신호다.


시장을 가장 먼저 흔든 것은 도매물가 지표였다. 미국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3.4% 상승해 시장 예상치 2.9%를 크게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7% 올라 예상(0.3%)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에 이미 물가가 위험한 수준이었다는 증거가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찬성 11표, 반대 1표였다. 올해 한 차례 인하를 여전히 시사했지만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이 있을 것이지만 당초 기대한 것보다 더딜 것"이라고 경고했고, 성명은 "중동 정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고 명시했다.


유가는 연준 결정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브렌트유는 3.83% 뛴 배럴당 107.38달러에 마감했고, 이란 언론이 남파르스·아살루예 지역 석유 시설 공격을 보도하면서 장중 11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부셰르주 이란 최대 가스처리 시설을 타격했다는 보도와 이란의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 에너지 시설 보복 위협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선박 호위 관련 60일 한시 해운법 면제 조치를 발동했다.


[미니해설] 전쟁 이전부터 이미 불붙어 있던 물가…연준은 '속도 감속 불가' 함정에 빠졌다


이날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은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PPI가 이란 전쟁 이전 데이터임에도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에너지 충격이 지표에 본격 반영되기도 전에 물가는 이미 연준의 목표 범위를 한참 벗어나 있었다. 크로스체크 매니지먼트의 토드 쇼엔버거는 "금속, 산업 투입재, 제조 비용 모두 오르고 있다"며 "이것은 구조적 인플레이션이지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3분기 깊숙이까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이 아직 지표에 반영조차 안 됐다. PPI는 2월 데이터고,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3월이다. 앞으로 발표될 3월 물가 지표들은 훨씬 더 높게 나올 공산이 크다. 연준이 올해 한 차례 인하를 시사한 것이 오히려 시장 실망으로 돌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를 정당화할 경로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준의 딜레마…"속도 감속"도 "긴급 브레이크"도 선택할 수 없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메시지는 겉으로는 온건했다. 연내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을 유지하고, 에너지 충격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일시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내비쳤다. 그러나 시장이 읽은 것은 달랐다. 금리를 올릴 수도, 빠르게 내릴 수도 없는 연준이 사실상 '수동적 관찰자'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CFRA의 샘 스토볼 전략가는 연준의 메시지를 "경제는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 상황이 단기에 해소될 수 있다. 속도 감속이지 벽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낙관론이 성립하려면 유가가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 지금 그 조건은 갖춰지지 않고 있다.


사비 웰스의 안슐 샤르마 CIO는 이 상황을 더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에너지 충격이 인플레이션으로 흐르고 성장이 동시에 둔화하면 연준의 양대 책무 균형은 위험한 조합이 된다." 경기침체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공존하는 국면이 길어질수록 금리 인하의 명분은 약해지고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높아진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에너지 충격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이 이를 곧이 믿기엔 지표의 방향이 너무 불편하다.


기술적 지표도 경고를 보낸다. 다우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 붕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심리적 의미를 지닌다.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이 지지선이 무너졌다는 것은, 지난 9개월간 증시를 지탱해온 장기 상승 추세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후속 매수세가 진입하지 않는다면 추가 하락을 배제하기 어렵다.


에너지주는 사상 최고, 소비재는 2009년 저점…시장이 쪼개지고 있다


폭락장 속에서도 방향이 완전히 반대인 종목군이 공존했다. 마라톤 페트롤리엄과 발레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반도체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베이징으로부터 차상위급 AI 칩 판매 승인을 받은 데 힘입어 나홀로 소폭 강세를 보이며 M7(매그니피센트7) 중 유일하게 하락을 피했다.


반면 소비재 대형주들은 다년래 저점으로 추락했다. 캠벨 수프는 2003년 5월, 제너럴 밀스는 2018년 12월, 맥코믹은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유가가 유통·식품 비용을 끌어올리고 소비 심리를 갉아먹는 스태그플레이션 구도가 현실화할수록, 에너지와 방어주로의 쏠림과 소비재 이탈이 동시에 가팔라지는 장세가 굳어지고 있다.


개별 종목에서는 룰루레몬이 분기 실적 호조로 강세를 보였고, 메이시스는 관세 영향이 하반기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히며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60일 한시로 해운법 면제 조치를 발동하면서 해운 ETF가 2% 넘게 올랐다. AMD는 삼성전자와 AI 인프라용 메모리 공급 전략적 협력 확대에 합의한 소식에 강세였다. 반면 소파이 테크놀로지는 머디워터스의 공매도 보고서 여파가 지속되며 추가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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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PPI 쇼크·연준 동결·브렌트 110달러 육박…다우, 2026년 최저치로 주저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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